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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실 경기고 ‘접수’

    한명숙 전 총리 후임에 경기고 출신의 한덕수 총리 지명자가 내정되자 관가에서 “총리실은 경기고가 사실상 접수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지명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 총리실에 공식 입성하면 총리실의 핵심 고위직 대부분이 경기고 동창들로 포진되기 때문이다. 한 지명자(행시 8회)는 경기고 63회로 총리실 경기고 멤버 중 좌장이다. 한·중 마늘협상 파동으로 낙마했던 한 총리 내정자의 앞길을 열어 준 것은 바로 이해찬 전 총리라는 후문인데, 이 전 총리의 손위 처남인 김지수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한 지명자와 경기고 동기동창이다. 한 총리 지명자를 보좌하게 될 국무조정실의 ‘양날개’인 두 차관 역시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총리실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이병진 기획차장은 경기고 71회이고, 기획예산처에서 최근 자리를 옮긴 신철식 정책차장은 이 차장보다 2년 선배인 69회다. 신 차장(행시 22회)은 고시로도 이 차장(행시 24회)보다 두 해 빠르다. 종전의 1급 공무원격인 김석민 사회문화조정관은 경기고 72회다. 고시가 비교적 빨라 이 차장과 같은 행시 24회다. 최고참 국장인 신정수 총괄심의관(행시 25회)은 경기고 70회로 신 차장 후배이지만 이 차장이나 김 조정관보다는 선배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해찬 전총리 김영남 면담때 김정일에 모종의 서신” 盧대통령 친서 전달 가능성

    “이해찬 전총리 김영남 면담때 김정일에 모종의 서신” 盧대통령 친서 전달 가능성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서울 구혜영 기자|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깊숙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유력한 소식통은 11일 “이 전 총리가 김영남 위원장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모종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친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것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편지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총리 방북 전 참여정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간에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라면서 이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7∼10일 방북했던 이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특사가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방북기간 중 북측 인사들과 남북정상회담 성사 조건 및 시기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혀 향후 진전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이 전 총리의 특사 역할을 거듭 부인했다. 북한 방문을 마치고 지난 10일 베이징에 도착한 이 전 총리는 한국기자들과의 회견에서 “4월 중순 이후에는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구체적인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 시기를 공식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는 “(남북)정상회담은 ‘북핵 관련 초기 이행계획의 진행을 봐가면서 이행조치 기한인 60일이 끝난 이후 판단할 사항’이라는 제 생각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해 북측 관계자들과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했음을 인정했다. 이는 이 전 총리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2·13 초기조치 이행의 연관성에 대해 북측에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는 이어 “정상회담은 6자회담과 병행해 가는 것이며 초기단계 이행계획이 끝나고 검토·논의가 가능하다는 데는 북한도 별 이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북측 관계자들과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 및 전제조건, 시기 등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음을 시사한다. 이 전 총리는 또 “3월중 북·미관계 신뢰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행동들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북쪽이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북측의 2·13합의 이행과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밀접하게 연계돼 있음을 감안할 때 북한의 약속이행에 따른 남북정상회담의 조기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만날 예정도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위원장, 최승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났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1일 이 전 총리가 “4월 중순 이후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발언과 관련,“‘뒷거래’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jj@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DJ·YS 참으세요’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DJ·YS 참으세요’

    한나라당의 대권 후보 ‘빅3’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얼마 전 사석에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강하게 드러냈다. “(대선 후보군 중)민주계 적자(嫡子)는 나인데,YS는 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1993년 문민정부 첫 해 서강대 교수였던 자신을 발탁해 광명 재·보선에 출마케 하고, 이후 대변인을 비롯한 주요 당직과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맡기며 두터운 신임을 보여줬던 김 전 대통령인데,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는 울분이었다. 손 전 지사의 불평은 이해할 만하다.YS측은 15대 총선 때 이 전 시장을 서울 종로구에 공천한 것은 YS라며 정치적 인연을 강조한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문민정부 시절 당과 정부에서 맡은 직책이나 역할에 견줘볼 때 YS에 대한 이 전 시장의 ‘정치적 근접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YS는 오는 13일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한다. 이 자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다. 그야말로 이 전 시장의 대선 출정식이다. 이런 데서 YS가 축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이다. 실제 YS는 올들어 이 전 시장과 세 번이나 만났다. 정가에서는 YS가 중량급 옛 민주계 인사들에게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손을 뗄 것을 지시(?)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어떤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파와 우리당, 그리고 민주당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범여권이 단일한 통합정당을 만들거나 적어도 선거연합을 이뤄내 단일후보를 내세울 것을 주문했다. 제대로 안될 경우 자신이 중심축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마저 읽혀진다. 더구나 DJ의 핵심 측근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면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두 사람이 연말 대선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일정부분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DJ는 특히 자신의 승리방정식이었던 ‘호남+충청 연합’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충청 출신인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나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해 우호적인 것도 그런 이유다. 차남인 홍업씨의 4·25 재·보선 출마(전남 무안·신안) 문제 역시 이런 구도 속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한편으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연대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정가에서는 4월이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며 구체적 시기까지 거론된다. 현실화될 경우 가해자인 박정희와 피해자인 김대중의 ‘화해’라는 명분과 함께 영향력 유지 등의 실리를 챙길 수 있다. 하나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활동은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아나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범여권에서 이번 대선도 결국은 지역주의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분석하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YS는 부산·경남을 영향권 아래 두고 있고 DJ는 여전히 호남의 맹주다. 그러나 YS와 DJ의 국가경영 평점은 썩 좋은 게 아니다.YS는 더 심한 편이다. 이런 마당에 두 사람이 국가 발전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혹여 개인적 이익 보호와 두 사람간의 묘한 라이벌 의식이 아직도 중요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과거를 등에 업는 선거행태로는 국가의 미래 가치를 견인할 수 없다.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이 새삼 중요한 대목이다. jthan@seoul.co.kr
  • 이해찬 前총리 北 김영남 만나

    북한을 방문중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8일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8일 만수대 의사당에서 위원장 이해찬을 단장으로 하는 남조선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대표단을 만나 동포애적 분위기 속에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북측에서 민족화해협의회 최성익 부회장과 관계 부문 일꾼(간부)들이 참석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러나 중앙통신은 더 이상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 등은 전하지 않았다. 또 김 상임위원장 면담 외의 일정도 언급하지 않았다.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정의용 이화영 의원,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과 함께 7일 평양에 도착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해찬 방북 ‘정상회담용’ 5가지 징후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부인에도 불구, 이 전 총리의 7일 방북이 ‘남북 정상회담용´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문들을 추적해 본다. 1.공식문건 작성 준비? 여권 일부에선 직업외교관 출신 정의용 의원이 방북단에 포함된 점에 주목한다. 남북간 공식문건 작성을 위해 전문가 정 의원이 동행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정 의원은 일을 공식화하는 데 필요한 인물이다. 방북 목적이 달성돼 문서를 작성할 경우를 대비, 정 의원을 일행에 포함시킨 것이다.”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 등과 달리 정 의원은 최근에야 방북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 北과 사전 비밀접촉? 이 전 총리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지난해부터 북한측과 비밀 접촉해 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전 총리와 이화영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베이징 한국대사관 국정감사 때 특별한 이유 없이 국감장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 시기 안희정씨는 베이징 등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과 비밀리에 만났다는 소문도 있다. 이 전 총리 등도 북한 고위층과 접촉했을 것이란 관측이 당시 국감 참여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3. 黨빠진 黨직함 방북 열린우리당은 2·14 전당대회 직후 동북아평화위원장 직함을 새로 만들어 이 전 총리에게 맡겼고, 그는 이번에 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북측에서 이 전 총리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그 때문에 직함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과는 관련 없이 진행해온 것”이라는 이화영 의원의 말처럼 당은 이번 방북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 청와대측 요청으로 직함만 만들어 줬다는 얘기가 된다. 노 대통령의 ‘투명한 대북협상’ 원칙에 흠이 나지 않도록 이 전 총리에게 공식 직함을 달아준 셈이다. 4. 당·청 엇갈리는 진술 열린우리당과 청와대 진술도 엇갈린다. 정세균 의장은 이번 방북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했지만, 청와대는 “협의는 없었다.”고 했다. 서로 말도 맞추지 못할 만큼 사안이 민감하단 뜻으로 풀이된다. 5. 통일부는 왜 몰랐나 통일부도 모르게 극비리에 추진됐다는 점도 정상회담용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근거다. 통일부측은 “5일 저녁 8시 온라인을 통해 접수됐다.”고 했지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초 방북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일부측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는다고 해도 ‘5일 신청→6일 승인→7일 방북’은 극히 이례적이다. 소식통은 “정상회담과 같이 극비사안의 경우 관할 부처인 통일부는 왕따를 당해 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아직 정상회담 거론 단계 아니다”

    “아직 정상회담 거론 단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이자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아직 남북정상회담 문제를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현 단계는 정상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며, 북핵 6자회담의 성공적 이행계획이 마련된 뒤에 논의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우리당 정의용·이화영 의원,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과 함께 출국, 중국 선양을 거쳐 북한 고려민항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한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공동의장은 이날 “이 전 총리가 특사가 아니라도 중요한 의사전달 통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안희정 ‘고진감래’?

    노무현 대통령의 ‘386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또다시 정가의 뉴스메이커가 될 조짐이다. 조만간 개편되는 청와대 비서실의 핵심요직인 국정상황실장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지난해 8·15 사면 이후 노 대통령의 집권 하반기 구상을 ‘조용히’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우리당 충남 논산 당원협의회장에 출마하려다 막판에 포기했다는 정도가 공개적 정치활동의 실체였다.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의 방북을 둘러싸고 안씨의 역할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한 게 아니냐는 설이다. 안씨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의구심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안씨의 비서실 입성설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온갖 추론이 흘러나온다. 안씨가 노 대통령과 정치인생 10여년을 동고동락하면서 ‘최악의 터널’만 지나 왔다는 평가를 반영하듯 이번엔 보은·배려 인사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국정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사실상 마지막으로 라인업되는 비서실 진용에 ‘정치적 동업자’를 포진하는 게 당연하지 않으냐는 반문까지 들린다. 한편으로 범여권 새판짜기와 맞물려 청와대를 개혁세력 통합의 한 축으로 상정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는 후임 비서실장으로 확실시되는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기용과도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안씨 기용설은 단순한 보은인사라기보다 노 대통령의 정국주도권 강화라는 측면에서 좀더 입체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의 경우 개헌안 발의에 맞춰 정무기능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문 전 수석과 안씨의 역할에 주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이번 비서실 개편에서 이호철 현 국정상황실장과 정윤재 의전비서관 등 부산 출신 인맥들의 이동 가능성도 점친다.‘12·19’ 승리를 위해 노 대통령의 하반기 정국운용 과정에서 이미 이들의 역할분담이 이뤄졌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교수 정운찬’ 강의실 들여다보니

    (구)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그는 현직 경제학 교수다. 예비 정치인의 포장을 걷어낸 ‘교수 정운찬’은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이런 궁금증을 안고 7일 정 교수의 이번 학기 첫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서울대로 향했다.4학년 전공 수업인 ‘경제학 연습’은 멀티미디어동 202호 강의실에서 예정돼 있었다. 강의 10분 전 대학생들 틈에 끼어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는 순간, 앞쪽 자리 두 여학생의 대화가 들린다. “(교수님)사실상 대선 출마 기사 났어. 봤어?”“정말일까?”“글쎄….” 학생들의 관심 역시 ‘대선주자 정운찬’이었다. 조교가 강의용 유인물을 나눠준 뒤 ‘드디어’ 감색 양복 차림의 정 교수가 들어섰다. 그는 첫 수업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는 듯 “방학 잘 지냈어요?”라는 인사말로 운을 뗐다. 강의실 문틈 사이로 터지는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에 개의치 않고, 정 교수는 곧바로 ‘수강원칙’을 고지했다.“텍스트를 미리 읽지 않으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50∼60%도 이해 못하면 올 필요 없다.”는 말에 꼬장꼬장함이 묻어났다. 그는 “내 수업은 토론 위주이니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뭔가를 얻어 가라.”는 주문도 했다.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됐다. 딱딱한 주제를 시사적인 실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는 편이었다. 정 교수는 “경제학은 선택에 관한 학문이고 우리의 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다. 북한에 이해찬씨를 보낼까 말까도 다 대통령의 선택”이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얘기도 나왔다.“예찬은 아니지만 수출진흥에 공헌했다. 선견지명인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박 대통령이 당시 은행원들의 월급을 깎자 엑소더스처럼 사람들이 종합상사로 빠졌고 그들이 수출의 역군이 돼 경제를 일으켰다.” 학생들은 “질문 좀 하라.”는 정 교수의 압박에 1시간 넘게 시달려야 했다. 정 교수는 강의실을 헤집고 다니면서 질문을 유도했지만 반응이 없자 “다른 대학 학생들은 질문 많이 한다. 서울대만 안 바뀐다.”고 따금하게 일침을 가했다. 이에 한 학생이 “우리나라 콜금리 수준을 어떻게 보냐.”고 물었고, 정 교수는 주저없이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것에 비해 콜금리가 낮다.”고 거침없이 ‘소신’을 밝혔다.“만약 이자율이 조금 높고 융자 조건이 까다로웠다면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고향 공주를 땅값 상승의 예로 들려 하다가 “어이쿠, 또 지역주의 발언한다고 하는 거 아닌가 몰라.”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수업 종료가 임박하자 그는 학생들의 ‘불안감’을 의식한 듯 ‘대선’ 얘기를 꺼냈다.“혹시 오늘 수업 하루만 하고 마는 것 아닌가 하고 오해할 것 같다.(정치에 대한)생각을 전혀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적어도 이번 학기는 어떤 정치적 결정을 안 할 것이다. 그러니 걱정 말고 이번 학기 페이퍼는 꼭 내야 한다.” 첫 수업임에도 예정된 시간을 다 채웠다. 정 교수는 “이 수업은 절대 일찍 끝내 주는 법이 없다. 정말로 책 안 읽었으면 들어 오지 말라.”며 끝까지 ‘깐깐함’을 잃지 않았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뉴욕 이도운특파원|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끝난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두 나라의 관계를 ‘적대’에서 ‘우호’로,‘불신’에서 ‘신뢰’로 변화시키는 중대한 분수령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궁극적으로 수교를 이루기 위한 양국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점검했다.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 프로그램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이행조치 평가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13합의에 따라 미국측이 약속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청했다. 북측은 “오는 4월에 발표될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부터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테러지원국 삭제 등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절차를 설명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납치문제 해결이 없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빼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을 미국은 물론 북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외교소식통은 설명했다. 미국측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 즉 영변 핵 시설의 폐쇄 및 불능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 등에 대해 일단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영변의 5㎿ 원자로 등 5개 핵 시설뿐 아니라 북한이 건설 중이던 50㎿와 200㎿ 원자로도 모두 폐기하고, 이미 생산된 50㎏가량의 플루토늄을 이른 시일 내에 국제 감시하에 두고,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합의 60일 이후 이뤄질 2단계 조치에까지 북·미 양국의 논의가 이뤄져 회담의 낙관적 전망을 가져 왔다. 그러나 2단계 조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북측의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힐 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HEU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북측이 먼저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또 힐 차관보는 양국의 전문가들이 기술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혀 HEU 문제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문제에서 ‘기술적’ 문제로 변모시키고 있음을 엿보였다. 특히 김 부상이 이번 회의 직전에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NCAFP) 간담회에서 HEU 핵무기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면서도 “해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대로 북한은 우라늄 핵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에너지를 얻기 위한 초기단계의 실험이었다는 식으로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도 그같은 북한의 해명을 검증하기 위한 사찰을 추진하는 선에서 양해할 가능성이 있다. ●연락사무소 설치 힐 차관보는 이틀간의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락사무소 설치가 미·중간 수교과정에 성공적 케이스로 작용했지만 북한이 이런 중간단계를 원치 않고 있다.”고 밝혀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연락사무소 설치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양국 공관 설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고위인사의 방북 당초 평양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의 두 번째 회의 장소는 베이징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힐 차관보의 방북도 추후로 미뤄지게 됐다. 힐 차관보는 김계관 부상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방북을 거론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북·미 관계 진전 속도로 보면 힐 차관보뿐만 아니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dawn@seoul.co.kr ■ 힐 차관보 일문일답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틀간의 실무회담을 마친 뒤 “매우 유익하고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2·13 베이징 합의에 따라 60일 이내에 이행하기로 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해 상당한 논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주요 일문일답. ▶회담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는 강한 공감을 갖고 있고,2·13합의가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것에 북한도 강한 공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60일 이행기간 이후 및 다음 단계 이후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단지 초기 60일뿐 아니라 핵시설 불능화라는 더욱 어려운 단계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의지를 보여줘 고무됐다.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란 확신를 갖게 됐는가. -우리는 다음 단계로 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제기했는가. -HEU가 존재하는 한 비핵화된 북한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 점을 매우 강조했다. ▶양국간 외교관계 회복에 관한 논의는 진전되고 있나. -외교관계 회복의 정치적이고 법적인 측면도 논의했다. 우리는 외교관계 회복을 추진하기로 했고 북한에 이 점을 재차 확인해 줬다.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측이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외교관계 수립 전 연락사무소 개설 가능성 있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중국과 했던 모델이며 미·중 관계에서 볼 때 매우 훌륭한 모델이었다. 북한과는 그런 점이 공유되지 않았다. 북한은 외교관계로 가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핵화 문제와 연계돼 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일부가 해제되는 것인가. -재무부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내가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다만 이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결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앞으론 마카오 금융당국의 문제가 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는 얼마나 해야 하나. -가능한 한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싶다. 조속히 진행될수록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에서 마지막 핵물질이 정확히 언제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다. ▶6자회담이 이란 문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나. -불행하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그 일을 나에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북한은 여전히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핵무기는 북한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란도 이 점을 중시하기 바란다. dawn@seoul.co.kr ■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6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꿰면서 과연 지구촌의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봄이 도래할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뉴욕 북·미 회담과 ‘유럽연합(EU) 트로이카’의 평양 방문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지각 변동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논란속에 이해찬 전 총리도 7일 방북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5∼6일 뉴욕에서 미측으로부터 깍듯한 대접을 받았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록 차수가 미측의 환대를 받고, 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후 북한측의 망설임과 강경 부시 행정부 등장으로 사라진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꿈은 7년 뒤 다시 가능성을 보여주며 찾아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전면 압박·제재라는 두 가지 상황은 미국과 북한에 쓰라린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상황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2002년 10월 2차 핵위기 이후 중단됐던 EU와 북한의 대화도 물살을 타고 있다. 안드레아스 미하엘리스 독일 외무부 아태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EU 트로이카 대표단이 평양과의 관계 정상화 논의 및 인권 문제 토론 등을 위해 6일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인사들과 만나 ‘2·13합의’의 성실한 이행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에 이어 호주도 조만간 북한에 외교부 대표단을 파견, 해제와 복원을 거듭했던 외교관계 정상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일련의 외교 이벤트 가운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적이고도 강한 상징성을 갖는 것은 오는 13일 이틀간 일정으로 잡혀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북이다. 북한이 2002년 12월 영변에 주재하던 IAEA 사찰관을 추방한 이후,4년 만에 다시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들이고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6일 북측과의 회담을 마친 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봄이 쉽게, 곧바로 찾아올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복병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BDA 北 계좌 해제 안팎 2005년 북핵 9·19 공동성명 채택을 무위로 돌려놓은 뒤, 한반도 정세를 핵실험 정국으로 꽁꽁 묶어놓았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문제가 마침내 종착역을 찾았다. 미국은 그동안 “BDA 문제는 법집행상의 문제로 6자회담과 별개”라는 완고한 원칙을 고수하다, 지난해 말 불법·합법 여부를 조사해 동결된 2400만달러 가운데 일부 계좌만 풀어주는 쪽으로 살짝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지난 5,6일 열린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을 계기로 북한측의 입장을 전폭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논의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BDA계좌의 전면 동결해제를 요구해 왔다. 미국은 BDA 계좌를 불법·합법이 아닌 ‘위험한(Risky)’ 또는 ‘덜 위험한(Less risky)’ 계좌로 분류하고 BDA측에 재량권을 넘겼다. 불법·합법 분류는 미 정부 정책의 신축적인 전환에 족쇄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또 50여개,2400만달러 상당의 북한 계좌를 사실 동결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BDA은행이기 때문에 “은행이 알아서 한다.”는 점도 형식논리상 하자가 없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7일 “미국의 BDA 문제 해결은 그야말로 ‘정치적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으며,BDA문제도 부시 대통령-라이스 국무장관-힐 차관보로 이어지는 외교라인의 정무적 판단이 재무부 입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북한의 불법 활동을 근절을 촉구하고 핵 문제 해결시 국제금융 체제에도 편입시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지난 2일 미 하원 외교위 북핵청문회에 출석,“재무부가 북한당국과 지난 해 12월과 1월 금융실무회의를 열었을 때 북한은 BDA계좌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북한측의 협력과 성의있는 자세를 미 의원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국제금융기구들에 가입하기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권고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005년 9월 베이징 회담 직후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 발표했고 고객들의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BDA측은 북한측 계좌를 동결했다. 이에 북한은 강력 반발,11월 열린 6자회담에서부터 BDA문제 해결없이는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며 반발해 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계관 시종 밝은 표정 |뉴욕 이도운특파원|그는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뉴욕 실무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6일(현지시간) “이번 회담에서 의견을 나눈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며 진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나 조·미 현안을 논의하면서 조·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러저러한 문제들도 의견을 나눴다.”면서 “앞으로 결과에 대해선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 보이지 않던 그의 모습과 비교하면 이번 회담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이틀째 실무회담을 가진 데 이어 자신의 숙소인 밀레니엄플라자호텔 인근 중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미국측과 협상을 계속했다. 김 부상은 카운터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뿐 아니라 미 외교정책의 대부격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도 따로 만났다. 미 외교가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dawn@seoul.co.kr ■ 북·미 공조 취재진 완벽히 따돌려 |뉴욕 이도운특파원|제1차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은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 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취재진을 따돌리는 데도 매우 능숙했다. 김 부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6일(현지시간)에는 아예 미국측 협상단과 긴밀한 공조체제까지 선보이며 취재진을 물먹이는 솜씨를 발휘했다. 김 부상은 이날 뉴욕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추격하던 취재진을 능숙하게 따돌렸다. 숙소 인근 중국식당에서 미국측과 오찬회동을 가졌지만 취재진은 회동 자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뒤늦게 식당에 도착한 취재진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을 보고서야 회담을 알아챘다. 그때까지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행방은 묘연했다. 식당에서 나온 김 부상은 불과 10m도 안 되는 거리를 차로 이동한 뒤 차에서 내려 호텔로 방향을 잡았다. 이 사이 힐 차관보는 식당을 나와 다른 미 협상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가 공조해 완벽하게 취재진을 따돌린 것이다. 김 부상의 경호를 맡은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은 신호등까지 무시하며 맨해튼 도심을 질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dawn@seoul.co.kr
  • [사설] 남북정상회담, 투명하게 추진해야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평양 방문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란이 뜨겁다. 청와대, 통일부와 열린우리당이 부인했음에도 불구, 한나라당은 ‘남북정상회담 사전정지용 특사파견’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제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과민반응을 거둬야 할 때라고 본다.6자회담 타결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검증되지도 않은 대선 유·불리를 따져 남북문제를 정치공방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북핵 폐기 수순이 확실해지면 남북정상회담이 당장 성사되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지금 북·미, 북·일 간에 관계정상화 실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쇄접촉을 통해 김정일 정권의 핵포기 의지가 확인된 뒤 북·미 최고위급 회동이나 수교 등 엄청난 사건들이 일어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을 유용한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남측 내부가 다투면 북한에 이용당할 가능성만 높여준다. 평양당국이 많은 반대급부를 요구함으로써 우리 정부와 정치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분열시킬 여지가 있다. 한나라당의 자제와 함께 범여권 역시 신중함의 미덕을 보여야 한다.‘8월 남북정상회담 기획설’을 비롯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계획을 혹시라도 짜는 곳이 있다면 청와대가 앞장서 엄중 경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투명성이 중요하다. 대북송금 특검의 전례에서 보듯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결과가 빛을 바랜다. 이 전 총리가 청와대 정무특보 직함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오해를 부른 측면이 있다. 이 전 총리를 초청한 단체는 북한 민화협이다. 비공식 창구의 성격이 있는 만큼 대화 깊이나 합의 수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특사교환, 장관급회담 등 공식창구를 통해 논의를 진전시키는 게 후유증을 줄이는 길이다.
  •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 방북… 당과 관련없이 추진”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평양에 가는 정의용·이화영 의원에게 6일 방북에 관해 물었다. ▶방북 목적은 뭔가. -(정의용)남북 현안 문제를 종합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정상회담이 목적은 아닌 것으로 안다. -(이화영)다녀와서 결과를 보고드리기로 했다. 그렇게 오늘 (이 전 총리로부터)지침을 받았다. ▶누구 초청인가. -(정·이)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초청이다.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자격으로 위원장인 이 전 총리와 위원 3명이 간다. ▶동북아평화위는 위원장만 있고 위원은 없는 조직인 것으로 당에서 확인했다. -(이)동북아평화위는 사실 유령 같은 조직이다. 만들 때부터 위원장만 정하고 위원은 그때그때 유연하게 정하기로 했다. ▶어제와 오늘 갑자기 위원들을 선임한 것인가. -(이)뭐 그런 셈이다. ▶누굴 만나나. -(정·이)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만나나. -(이)그런 것은 아니다. -(정)예정에 없다. ▶지난해 12월부터 이 전 총리가 방북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다. -(이)훨씬 전부터 준비했다. ▶당과 관련 없이 추진한 것 같다. -(이)당과는 관련 없이 진행해온 것이 맞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8·15 회담說 사실로?

    8·15 회담說 사실로?

    대통령 정무특보인 이해찬 전 총리가 방북하기로 함에 따라 참여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제기돼온 남북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3단계 6자회담이 ‘2·13합의’를 이끌어냈고, 이어 지난 2일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이 타결된 직후 이뤄지는 이 전 총리의 방북인 만큼, 참여정부 초기 특사 추진 이후 물밑으로 이뤄져온 것으로 알려진 정상회담 개최가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정부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평양에서 열린 장관급회담에서는 대북 지원을 둘러싼 이면합의설이 삐져나오면서 정상회담을 위한 정지작업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등의 관측도 없지 않았다. 참여정부의 정상회담 추진설은 2월 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라디오방송에서 “노무현 정권이 시작됐을 때 남북 간에 정상회담이 일단 합의가 돼가던 시기가 있었으며 얘기가 거의 다 됐다가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참여정부 출범 초기에 특사파견 문제가 남북간 논의된 적은 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확인한 뒤 “정상회담과 관련, 가장 근접하게 얘기가 오간 것은 2005년 정동영 장관이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로, 그때가 가장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초기 특사 파견이 무산된 뒤 정부는 남북장관급회담 등을 통해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차례 이뤄진 장관급회담에 수석대표로 참가한 통일부 장관들의 ‘특사’ 변신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2005년 6·15행사때 당국 대표단장으로 평양을 방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 성공함으로써 정상회담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후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정상회담설도 가라앉았다가 최근 6자회담 및 장관급회담 타결로 정상회담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장관급회담에서 이재정 장관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면서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만큼 6자회담 타결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시작됨에 따라 정상회담 추진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이 지난달 “정부 일각에서 8·15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북한과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6자회담 이후 정상회담 조건은 마련됐다고 보고 올해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통일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6자회담 타결 이후 장관급회담, 특사교환, 정상회담 수순이 전망될 수 있다.”며 “시기적으로는 6·15시점을 전후한 특사교환,8·15시기 정상회담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북 소식통은 “그동안 남측의 정상회담 제의에 북측이 대가 등을 요구하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 무엇을 주고받을지 확실해져야 구체적인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민화협 1998년 창립된 노동당 외곽 사회단체 조직으로 대남 교류사업을 주로 담당한다. 우리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북측 파트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등과 함께 당 통일전선사업부의 지도를 받는다. 대남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대 사회민주당 위원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 美 “北 고농축우라늄도 폐기하라”

    한반도 안팎에서 북한과 미·일 및 남북간 등 양 갈래 트랙으로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베이징 6자회담에서의 이른바 ‘2·13 합의’ 이후부터다. 지난 3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로 이뤄진 북·미 양자접촉을 통한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7∼8일로 예정된 북·일 접촉과 오는 13∼14일 계획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북도 한반도의 기상도를 바꿀 주요 변수다. 이런 가운데 제20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이어 7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방북길에 올라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우리 대선 국면에 미칠 파장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북핵을 매개로 한 이 같은 급류가 어떤 양상과 속도로 한반도 정치 지형의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된다.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과 북한은 5일(현지시간)과 6일 뉴욕에서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회의를 열어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 등 양국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양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이날 회담에서 북측은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북한을 조기에 삭제해줄 것을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대북 경제제재도 조속히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회담 관계자들이 전했다. 힐 차관보는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회의 이틀째 회의에 앞서 코리아소사이어티등이 공동주최한 강연회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북한이 수많은 원심분리기와 이를 운용하기 위한 매뉴얼을 구입해 (에너지용) 저농축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면 왜 그같은 사실을 숨겼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고가의 특수 ‘튜브’도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 포기 의미에 대해 “영변의 5㎿ 원자로뿐 아니라 건설중인 50㎿와 200㎿ 등 모든 원자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상태로 폐기되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미 생산된 50㎏ 가량의 플루토늄도 빠른 시일 내에 국제감시하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핵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이미 생산된 핵무기도 폐기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체제와 관련, 힐 차관보는 “직접 당사자인 남북한이 우선적으로 논의를 시작하고 미국과 중국이 그 다음 단계에서 논의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5일 밤 열린 첫 회의에서는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 등 의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번 실무회담에 앞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논의가 있었다.”면서 “그 절차에 대해 이번 회담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와 함께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투명성을 보여줘야 하며, 여기에는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도 포함된다.”면서 “북한은 궁극적으로 다른 핵 프로그램과 함께 HEU 프로그램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미는 다음 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dawn@seoul.co.kr
  • 한나라 “대선용”… 북풍 경계령

    이해찬 전 총리의 방북을 두고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대선용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전 총리의 정치적 무게와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한 신임, 대통령 정무특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점을 들어 단순한 정당 차원의 방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기정사실화하며 ‘북풍 경계령’을 내렸다.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나라당 우위의 대선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기준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이 전 총리와 함께 방북하는 의원들이 대통령 측근들이어서 사실상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렸다.지지율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 전 총리의 방북 목적과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임기말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국가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박근혜 전 대표측은 “방북시기와 목적에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며 “이 전 총리가 북한에 가서 해야 할 일은 북핵 완전 폐기와 남한 대선 불개입 요청이다.”라고 전했다.반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은 “정치적 목적만 배제된다면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 전 총리의 방북에 일정한 기대와 호의를 가지고 있다.”면서 “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상회담 추진 대북특사?

    정상회담 추진 대북특사?

    노무현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7일부터 10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이 6일 밝혔다. 열린우리당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해 초청자인 북측 민화협 관계자들과 동북아 평화와 경제협력 등 남북의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방북에는 열린우리당 정의용·이화영 의원과 함께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훈풍기를 맞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고려할 때 이 전 총리의 방북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사전답사성 방북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이 전 총리의 정치적 무게감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대북특사 자격이 아니냐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이 전 총리는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정무특보인데다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했다. 게다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단독으로 DJ를 만나 방북계획을 상의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지난달 13일 보좌진과 함께 비공개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이미 방북계획이 결정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전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 동북아평화위원회도 최근 신설된 조직이다. 우리당 고위관계자는 “이 전 총리의 방북일정이 진행된 이후 정세균 의장도 보고를 받았다. 그 뒤 기구가 만들어졌다.”며 사전준비설에 설득력을 더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핵문제의 출구’로 상정해왔다. 이 전 총리의 평양행이 정상회담의 ‘터 닦기’ 차원이라면 노 대통령이 베이징 ‘2·13합의’ 이후 정상회담 성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커진다. 특히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안희정씨와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이 지난해 10월 장성택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중국 베이징에서 접촉했다는 소문도 남북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같은 정치권 일각의 반응에 대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측은 한마디로 “정당 차원의 의원외교”라고 일축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이해찬·권노갑 골프회동 ‘눈길’

    범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특보인 이해찬 전 총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권노갑 전 의원이 27일 골프회동을 가졌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에 이뤄진 이날 라운딩에는 두 사람 외에 평민당과 국민회의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김영배 전 국회 부의장과 안동선 전 의원이 함께했다. 예전부터 골프모임을 자주 가져온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최근 사면된 권 전 의원을 위로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 탈당 이후 호남세력 연합, 통합신당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새 총리 누가 될까

    새 총리 누가 될까

    ‘이해찬형’이냐,‘고건형’이냐. 한명숙 총리의 사퇴가 공식화됨에 따라 새 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에선 인선과 관련, 아무런 방향도 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치권이나 총리실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7∼8명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물론 ‘제3의 인물’이 전격 등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우선 관심은 참여 정부 임기 말의 행정부를 이끌 총리가 ‘고건’으로 대표되는 ‘관리형’ 내지 ‘정책형’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해찬’으로 상징되는 ‘실세형’ 내지 ‘정치형’이 될 것이냐 하는 데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임기 말 총리로 관료 출신 내지 원로급 명망가들을 기용했다. 이 점에선 전자(前者)에 가깝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공식’을 따를지는 점치기 어렵다.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우선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에서 전윤철 감사원장,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등이 일단 ‘고건형’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모두 정통 관료출신이라는 점에서다. 전 감사원장은 총리 단골후보다.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국정 관리 경험이 풍부하다. 관료 출신으론 드물게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카리스마를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이 점에선 ‘이해찬형’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전 감사원장이 다소 까칠한 면은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워질 공직 분위기를 휘어잡기엔 적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감사원장 임기가 11월까지 남아 있고,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의 두 축이 호남 출신이어서 지역 안배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규성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초기 외환위기 수습정책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임기 말 경제관리에 적합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은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한 전 부총리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총리 직무대행 등 요직을 거쳤다. 따라서 임기 말 대미 장식에 적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제부총리 재임시 부동산 대란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이해찬형’으론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거론된다.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정통한 측근 인사들이다.‘레임덕’을 줄이는 데는 일정 역할이 기대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정경험이 거의 없는 데다, 초강세인 야당이 ‘코드인사’를 내세워 반발할 게 뻔해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게 부담거리다. 이밖에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박재규 경남대 총장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행정경험 및 조직 장악력에서 비교적 취약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 한총리 사임후 총리실 운영은

    한명숙 국무총리가 임시국회가 끝나는 3월6일 이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총리실은 어떻게 운영될까? 한 총리는 사임할 때까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부 일정을 중심으로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주 예정된 외부 스케줄은 모두 취소한 상태다. 한 총리가 사임하면 정부조직법에 따라 당분간 권오규 경제부총리 대행체제로 가게 된다. 청와대가 후임총리를 지명하면 총리지명자는 약 한 달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등 인선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동안 청사에 직접 출근하지는 않지만 청사 인근에서 업무와 관련한 보고는 받는다. 새 총리가 들어오면 총리비서실의 비서관 인사도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성진 비서실장은 자동적으로 교체된다. 한 총리 퇴진과 동시에 상당수 비서관들이 갈 곳을 잃을 것이라고 보는 게 대다수의 시각이다. 이한동 국무총리 이후 총리비서실은 이른바 ‘자기 사람’으로 진용을 메워 왔기 때문이다. 한 총리의 경우도 일반직 3명과 정무수석을 제외하고는 비서관을 모두 외부에서 데려온 경우다. 그러나 후임으로 ‘관리형 총리’가 임명될 경우 기존 비서진을 상당부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해찬 총리 때부터 총리를 보좌해온 황창화 정무수석은 앞으로 당과의 관계를 고려해서라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김석환 공보수석도 유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비서관 인사는 본인의 의지와 무엇보다 후임 총리의 손에 달렸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치플러스] 與사무총장 송영길… 당직인선 마무리

    열린우리당은 16일 송영길(재선)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사무부총장에는 선병렬·김교흥 의원, 윤리위원장에 지병문 의원이 기용됐고, 전략기획위원장 오영식 의원, 홍보기획위원장 조정식 의원, 전자정당위원장 정청래 의원, 교육연수위원장 이시종 의원, 국제협력위원장에 이은영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또 열린정책연구원장에 유재건 의원, 국정자문위원장 문희상 의원, 동북아평화위원장 이해찬 의원, 국민통합실천본부장에 배기선 의원이 임명됐다. 홍보미디어, 인권, 여성위 위원장은 각각 김형주, 양승조, 김영주 의원 등이 맡는다.
  • [기고] 노무현 대통령 교황청 방문을 앞두고/성염 駐 교황청 대사

    1984년 5월3일 오후 2시14분 김포공항에 도착, 알리탈리아 전용기에서 내린 백의의 인물이 트랩을 내려와 땅바닥에 입맞추며 “순교자들의 땅이로다.”라고 뇌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경외하여 그 흙에 입을 맞추는 다른 국가원수가 또 있을 성싶지 않다. 서툰 발음으로 “벗이 먼데서 찾아왔으니 기쁜 일 아닙니까?”라는 우리말 인사가 그의 입에서 나왔을 적에 국민들은 다시 한번 놀랐다. 첫 번 방문에서만도 “분단된 한국의 고난은 분열된 세계의 상징”이라고 한탄하면서도 “지나간 시대의 고통이 보다 나은 시대를 내다보는 자신감을 감소시켜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존중, 정의와 평화의 항구한 추구라는 굳건한 바탕에서 한국의 현시대와 미래를 정위시켜 나가십시오.”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광주를 직접 찾아가 그 지역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으로 아직도 시달리는 이들, 불안과 환멸로 가득찬 상처입은 가슴들의 아픔을” 달래주던 격려나 나환우들이 있는 소록도를 방문하여 그들의 처지를 나누던 모습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선지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85세로 서거한 2005년 4월8일 바티칸 장례식에 국가원수 및 행정수반들이 대거 참석하고 400만명의 젊은이들이 유럽에서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루던 장면에 우리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나라 조문사절단장 이해찬 총리를 수행하여 장례식장에 간 필자의 바로 눈앞에서 이스라엘 카사브 대통령이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 이란의 하타미 대통령과 차례로 악수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거기서는 군대와 돈과 권력이 아닌 다른 힘이 지배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경사롭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경악스럽게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자정에 다가가는 듯한 인류종말의 시계가 인류를 다시 군사와 경제의 논리가 아닌 도덕적 인도적 호소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게 하고 있다.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곳,“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그 깊은 경탄을 일컬어 복음, 곧 기쁜 소식이라고 한다.”고 타이르는 곳, 이라크 전쟁에 끝까지 반대하다 전쟁이 일어나자 “하늘 무서운 줄 알라!”고 호통치는 양심을 향해서. 교황청과 수교를 맺은 지 44년째 되는 해에,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문 이래로 두 번째로 노무현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하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핵으로 야기된 한반도의 긴장을 두고 “핵무기는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또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던 선교황의 호소도 있었고, 지난 1월8일 전세계의 주교황청 외교단을 향하여 “한반도에는 위험스러운 불씨가 잠재해 있다.”면서 “한민족을 화해시키고 한반도를 비핵화하려는 노력은 주변지역 전체에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이 같은 목표는 어디까지나 협상의 틀 안에서 추구되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우리의 6자회담을 격려한 교황, 그리고 “이런 대화가 북한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돌아갈 인도적 지원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 교황과의 회담에서 우리 겨레의 하나되려는 노력을 성사시키는 지혜로운 길이 열렸으면 한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교황직에 취임한 후 외교단과 처음 상견하는 자리에서 “나는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겪은 나라에서 왔습니다.”라고 자기를 소개하였기 때문에 우리 겨레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분이라고 여겨지는 까닭이다. 성염 駐 교황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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