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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실패한’ 97세대, 죽어야 산다/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실패한’ 97세대, 죽어야 산다/박록삼 논설위원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경선은 뜨거웠다.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만 44세의 김영삼 원내총무와 45세 김대중 의원, 48세 이철승 의원의 각축장이었다. 엎치락 뒤치락 정치공학이 뒤섞인 가운데 김대중 의원이 신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김대중 후보는 이듬해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관권·금권 선거 속 94만표 차이로 아깝게 패했다. 40대 기수론의 핵심은 새 시대를 향한 젊은 세대의 도전과 기성세대에 대한 투쟁이었다. 5·16 쿠데타로 좌절된 민주주의의 근본적 가치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통일 등 4·19 혁명이 담은 시대정신에 대한 갈증이었다. 1990년대 들어 청년세대의 도전 역시 웅장했다.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망 등을 계기로 전두환 정권에 대한 대중적 저항의 봇물이 터졌다. 당시 6월 항쟁의 핵심 주역은 청년들이었다. 전국적 변화의 흐름을 조직했고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을 주도했다. 훗날 ‘386세대’라는 칭호가 부여됐고, 스스로 한국 사회 경영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정신의 정수는 오롯이 이들에게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86세대는 이후 제도권으로 대거 진출했다. 여야를 아우르며 국회의원이 됐고, 여러 정부에 걸쳐 각 부처의 장관을 역임했고, 정당의 원내대표ㆍ당대표를 맡았고, 청와대 요직을 지냈다. 세상을 바꾸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졌던 셈이다. 그러나 86세대가 전면에서 역할을 하는 동안 변화는 더뎠다. 국가총생산은 높아졌지만 사회 양극화는 극심해졌고, 민주주의는 절차와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지 못했다. 물론 성과도 좌절도 오롯이 86세대만의 몫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동시대의 성원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사회적·정치적 권한을 가졌음에도 사회 모순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책임은 명백하다. 역량의 한계를 대내외에 천명하며 기득권이 돼 버린 86세대에서 하나둘씩 ‘정계 은퇴’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며 오히려 너무 미미해서 문제일 뿐이다. 정치의 주체가 바뀌지 않았는데 실질적 변화를 바라는 건 요원한 일이다. 90년대 학번 및 70년대 출생 세대, 이른바 ‘97세대’는 지난 민주당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도전했고, 실패했다. 22.23%를 득표한 박용진 의원 개인이야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자평할지 모르겠지만 이 실패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고, 세대 공통의 가치와 과제를 만들지 못한 원죄다. 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식의 좌충우돌 싸움이 아닌, 청년을 자신의 정치 수단으로 삼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너 죽고 나 죽자식 싸움이 아닌, 정교하게 준비된, 동세대와 함께하는 싸움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97세대가 살아남는 방법은 있다. 적극적인 징검다리 역할이다. 차세대 주역인 80년 이후 출생한 청년세대를 빛나게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그 과제가 청년세대를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후위기, 사회적 양극화, 정체기를 겪는 경제성장, 주변 열강 속 제자리 못 잡는 외교, 해법 못 찾는 한반도 평화 등에서 청년세대가 약진할 공간을 열어 주도록 기성세대와 더 적극적인 싸움을 벌이고, 그러다 장렬히 전사하는 것이다. 피투성이가 돼 쓰러져 그 등을 밟고 청년세대가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97세대는 그렇게 죽어야 역사적 소임을 다한 세대로 살아날 수 있다. 기성세대, 기득권 세대와 싸워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와 비전이 구현될 수 있는 세대교체의 공간을 열어 주는 것이 97세대에게 주어진 마지막 과제다. 다음번 총선은 그 전장이 될 것이다.
  • 민주유공자법 ‘셀프 특혜’ 논란에, 우상호 “내가 보상받을 생각 없어”

    민주유공자법 ‘셀프 특혜’ 논란에, 우상호 “내가 보상받을 생각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을 재추진하고 나서면서 ‘셀프 특혜’ 논란이 일자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반박에 나섰다. 학생 운동권 출신인 우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상호는 절대 보상받을 생각이 없다. 셀프 보상이라고 말하는 건 사실 왜곡”이라며 “돌아가신 분들에게 드리는 혜택이 어떻게 셀프 보상이 되는가”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민주화 유공자 농성장을 방문해서도 “4·19 혁명 이후에 많은 분들이 희생됐는데 유공자법에 의해서 이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고 수당도 드리고 있다”며 “4·19도 민주화운동이고 80년대 운동도 민주화운동인데, 그때는 주고 그 이후에 돌아가신 분들은 왜 혜택을 안 주나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공정 논란을 불렀던 ‘취업 시 가산점’에 대해서도 “박종철·전태일·이한열 열사는 결혼을 안 하고 돌아가셔서 자녀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며 “(대상자는) 중증 장애 상해자 몇 분으로 혜택의 폭이 넓지 않은데 너무 침소봉대하는 건 과도하다”고 했다. 2020년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우원식 의원도 “민주화 유공자에게(만 적용되는) 특별한 혜택은 없다. 다른 유공자에 대한 혜택을 가져온 법안”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명예회복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합의 처리를 한다면 수정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해당 법안 추진을 위한 연판장을 돌려 민주당 의원 164명과 정의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등을 포함한 175명의 동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청년 박탈감 선사법’이라며 입법 중단을 주장했다.
  • 민주유공자법 ‘셀프 특혜’ 논란에 우상호 “내가 보상 받을 생각 없어”

    민주유공자법 ‘셀프 특혜’ 논란에 우상호 “내가 보상 받을 생각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을 재추진하고 나서면서 ‘셀프 특혜’ 논란이 일자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반박에 나섰다. 학생 운동권 출신인 우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상호는 절대 보상받을 생각이 없다. 셀프 보상이라고 말하는 건 사실 왜곡”이라며 “돌아가신 분들에게 드리는 혜택이 어떻게 셀프 보상이 되는가”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민주화 유공자 농성장을 방문해서도 “4·19 혁명 이후에 많은 분들이 희생됐는데 유공자법에 의해서 이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고 수당도 드리고 있다”며 “4·19도 민주화운동이고 80년대 운동도 민주화운동인데, 그때는 주고 그 이후에 돌아가신 분들은 왜 혜택을 안 주나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공정 논란을 불렀던 ‘취업 시 가산점’에 대해서도 “박종철·전태일·이한열 열사는 결혼을 안 하고 돌아가셔서 자녀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며 “(대상자는) 중증 장애 상해자 몇 분으로 혜택의 폭이 넓지 않은데 너무 침소봉대하는 건 과도하다”고 했다. 2020년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우원식 의원도 “민주화 유공자에게(만 적용되는) 특별한 혜택은 없다. 다른 유공자에 대한 혜택을 가져온 법안”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명예회복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합의 처리를 한다면 수정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해당 법안 추진을 위한 연판장을 돌려 민주당 의원 164명과 정의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등을 포함한 175명의 동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청년 박탈감 선사법’이라며 입법 중단을 주장했다.
  • [사설] 野 ‘운동권 셀프특혜법’ 재추진, 지금이 그럴 때인가

    [사설] 野 ‘운동권 셀프특혜법’ 재추진, 지금이 그럴 때인가

    더불어민주당이 두 차례나 추진했다가 ‘셀프 특혜법’,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에 내려놨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민주유공자 예우법)을 또 추진할 태세다. 우원식 의원은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 의원은 “이한열 열사 어머님이 올해 돌아가시면서 ‘87체제를 만드는 데 희생한 이한열·박종철이 아직 유공자가 아닌 게 맞느냐’를 유언으로 남겼다”며 재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우 의원이 밝힌 대로 물고문으로 치사한 박종철과 직격탄에 절명한 이한열이 유공자에 오르지 않은 것은 우리 사회가 되돌아볼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 의원과 설훈 의원이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이 법안을 주도했다가 중단한 배경이 청년의 거센 반발과 사회적 거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3차 시도는 부적절하다. 21세기 한국 사회가 추구하는 ‘공정’과 부합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함께한 청년들을 대통령실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한 것과 관련해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받는 시절이 아닌가. 민주유공자 예우법에는 유신 반대 운동 및 5·18 민주화운동 등을 한 유공자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학 입학 및 편입 때 유공자 별도 전형을 제공하고 정부나 공기업, 민간기업 등에 취업할 때 가산점을 10% 더 주는 내용도 있다. 유공자의 존비속이나 배우자에게 의료 지원을 하고 중고생과 대학생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가장 예민하게 공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대학 편입학이나 취업은 다르다. 우 의원이 “(민주유공자는) 죽고, 다치고, 실종된 사람들로 한정돼 적용 대상이 800명 정도”라고 해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운동권 자녀를 위한 특혜, ‘아빠 찬스’라는 비판이 다시 나올 것이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다 의문사하거나 실종된 청년들의 헌신을 기리고, 이들의 남은 가족을 위해 사회적 부조를 조성할 필요는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 다수의 힘을 내세워 이 법안을 재추진한다면 오히려 그 의도가 퇴색되고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 또 사회적 부조가 꼭 법 제정으로만 해결되는 것인지도 재고하길 바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민생 초당적 협력”을 다짐했다. 경제 위기에 내몰린 국민에게는 그 약속이 지켜지는 게 더 중요하다.
  • 우원식·김성환 의원 청소노동자 면담 “학부생 고소 소식 마음 아파”

    우원식·김성환 의원 청소노동자 면담 “학부생 고소 소식 마음 아파”

    연세대 출신 정치인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해온 학내 청소·경비 노동자를 만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토목공학과 76학번)·김성환(법학과 83학번) 의원은 13일 연세대 노조 사무실에서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 등 청소·경비 노동자를 만나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었다. 우 의원은 “연세대 학생이 청소노동자를 고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학교가 용역업체를 통해 계약하기 보다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학교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면서 새로운 틀을 하나 만들면 된다”고 했다. 앞서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학교 측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시급 440원 인상, 인력 충원,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모(23)씨 등 재학생 3명이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김남주 변호사를 비롯해 이 학교 출신 법조인 26명은 노동자를 지원하는 법률대리인단을 꾸렸다. 이들은 지난 12일 “청소노동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행동을 봉쇄하기 위해서 형사고소를 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윤동주, 이한열 선배를 배출한 연세의 정신은 약자의 권리를 봉쇄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재학생 단체인 ‘연세대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지난 6일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학생 3007명의 연서명을 받았다.
  • 법조인들 “집회 노동자들 고소, 이한열의 연세대에 안 어울려”

    법조인들 “집회 노동자들 고소, 이한열의 연세대에 안 어울려”

    집회 소음이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연세대학교 학생들에게 고소당한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위해 나선 이 학교 출신 법조인들이 학교 측에 조속한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 등 4명은 12일 백양관 앞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 집단교섭 집회에서 학교 측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원청인 학교가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모두 연세대를 졸업한 법조인으로, 집회를 주도한 김현옥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 등을 위한 법률대리인단을 꾸렸다. 대리인단에는 모두 26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서울서부지법에 소송 위임장을 제출했다. 앞서 5월 연세대 재학생 3명은 캠퍼스 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집회 소음 때문에 자신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지난달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대리인단은 “(노동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학생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행동을 봉쇄하기 위해 형사 고소를 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윤동주, 이한열 선배를 배출한 연세의 정신은 약자들의 권리를 봉쇄하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를 한 학생과 동문으로서 열린 태도로 대화하기 위해 변호를 맡게 됐다”며 “법이란 약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자기와 타인을 벨 수 있는 칼과도 같다는 걸 당부하고 싶다”고 호소했다.또 연세대가 이 사태의 최종 책임자라며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리인단은 “(노동자들의) 용역 대금을 결정하는 원청인 연세대학교가 이 문제를 풀지 않고 있다”며 “그 분쟁으로 주변 사람들이 간접적인 피해를 보게 됐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연세대는 방관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원고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취하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사태가 계속되면 연세 정신이 훼손될 수 있고, 학교 위상에도 좋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 송영길 “尹정부, 외교공관 관저로…참 대책없는 사람들”

    송영길 “尹정부, 외교공관 관저로…참 대책없는 사람들”

    새 대통령 관저로 서울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이 최종 확정되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비판 목소리를 냈다.  송 전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의 저를 만든 모교인 서울 신촌의 연세대학교를 찾았다”는 글을 올리며 이렇게 비난했다. 그는 “신촌에서 만난 시민들은 저의 출마를 응원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우려하는 말씀을 주셨다”며 “언론을 보니 결국 외교공관을 관저로 결정했다. 참 대책없는 사람들이다”라고 적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5년 동안 사용할 관저로 서울 용산구 외교부 장관 공관이 확정됐다. 송 전 대표는 “윤동주 시비, 이한열 동산을 찾았다”며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교에서 희망의 기운을 얻어간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앞서 지난 23일에도 “멀쩡한 청와대 고쳐 쓰면 될 것을 국방부 내쫓고 이제는 외교부 장관 공관마저 대통령관사로 뺏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외교부장관 공관 리모델링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다음달 10일부터 시작돼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윤 당선인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의 집무실로 출퇴근한다. 그는 교통 흐름이 가장 적은 시간대에 반포대교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 [진경호 칼럼] 송영길, 비루하다/수석논설위원

    [진경호 칼럼] 송영길, 비루하다/수석논설위원

    대학 1학년 말, 짱돌을 내려놨다. 선배들이 건넨 운동권 바이블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이 여러 구석에서 눈에 걸리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질문과 이견을 불허하는 선배들의 독선에 숨이 막혔다. 군사독재 타도, 민주화를 외치는데 정작 하는 행동은 군부정권을 빼박았고 민주하고는 더더욱 거리가 멀었다. ‘까라면 까!’라는 윽박으로 자기 모순과 무지, 위선을 덮었다. 군사정권 타도라는 대의 앞에서 말바꾸기, 언행 불일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를 삼는 게 문제였다. 엄혹했던 1980년대 중반, 잘나가던 학생 운동권 지도부가 김민석, 송영길, 우상호, 윤호중 등등이다.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 ‘백골단’ 수백이 죽치고, 걸핏하면 최루탄이 강의실로 날아들던 그때, 이들은 ‘구국의 영웅’이었다.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 등을 꿰차고 앉아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그러나 스크럼 맨 앞줄에서 짱돌 하나라도 던져 본 586들은 안다. 그들은 앞장선 게 아니라 앞세워졌다는 것, 그들 뒤에 정말 투쟁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따로 있다는 것, 대개의 586들은 기억한다. 1987년 6·29 선언과 함께 찾아온 민주화는 ‘잡혀 가도 좋을 간판들’이 이뤄 낸 게 아니다. 박종철과 이한열의 죽음이 있었고, 이들로 표상되는 수많은 민초들의 희생이 있었고, 민중의 분노가 있었다. 아무려나 민주화 시대가 열리고 제정구, 이부영 등 유신독재 타도 대열에 섰던 선배들을 뒤따라 정치권에 발을 디딘 ‘386’ 학생운동 세력들은 민주화 투쟁으로 잠깐 투옥됐던 이력을 대체불가 훈장 삼아 벼슬을 얻었고, 권력이 됐다. 지난 20여년 여의도 국회 주변에 옹골차게 서식하며 국회의원도 되고, 장관도 되고, 도지사와 시장, 집권여당 대표도 됐다. 민주화 투쟁세는 대체 얼마여야 하나. 그들 가슴에 단 훈장은 유효기간이 어떠하길래 87년 이후 정권이 네 번 바뀌고 대통령이 여덟 번 바뀌었는데도 이 나라 정치의 주역을 자임할 수 있는가. 기득권이 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타도 대상을 찾아 국민을 갈라치고, 40년 전 학생운동 시절 익힌 조직보위론에 여태 포박된 채 부끄러움 모르는 내로남불을 시전하며 미래세대 가슴에 멍을 안기나. 배우고 익힌 전문성도 없는 터에 무슨 장관에 앉아 청와대 하명에 맞춰 집값을 두 배로 높이고 청년들을 거리로 내모는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민주당 전 대표 송영길의 서울시장 출사표는 586정치가 끝장나야 할 사유서다. 출마하지 않겠다는 건 총선이지 지방선거가 아니었노라고 할 텐가. 불출마한다니까 정말 불출마하는 줄 알더라고 할 텐가. 집권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온 국민 앞에 비장한 얼굴로 내놓은 말을 이렇게 버젓이 주워 먹어도 되는 것인가. 송영길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에 “누가 나오든 지는 선거”라고 반박했다. 어차피 질 선거, 자신이 져주겠다니 이 무슨 거룩한 희생 정신인가. 이 무슨 너절한 패배의식인가. 질 선거라 자신이 나서는 게 아니라, 자신이 나서기에 지는 선거다. 지난 대선, 야당의 정권교체론에 맞서 송영길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전 후보는 군색하게나마 정치교체를 읊조렸다. 송영길은 586 용퇴도 주창했다. 진심이든 아니든 옳은 말이다. 정권교체를 넘어 병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당을 혁신하겠다며 영입한 26세 청년 정치인 박지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송영길을 보는 심정이 어떠할지 사뭇 궁금하다. 아니 “민주당의 변화가 가능한 것인지 묻게 된다”는 청년 박지현의 깊은 한숨을 40년 전 청년 송영길은 어떤 마음으로 듣고 있을지 더 궁금하다. ‘검수완박’ 논란의 와중에 송영길은 “검찰보다 경찰이 권력을 잘 따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제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지경에 다다랐다. 586 운동권, 너무 많이 왔다. 밀려나지 말자. 물러나자. 학생운동의 훈장만은 더럽히지 말자.
  •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빈소 조문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빈소 조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전 장관은 암 투병 끝에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빈소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고 배은심 여사를 조문한 이후 4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삼가 위로의 말씀 드린다.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았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전 장관의 장례는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를 지키던 황희 문체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문체부 장관이 됐을 때 첫 일정으로 이 전 장관을 찾아뵙고 말씀을 들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SNS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문화의 발굴자이고, 전통을 현실과 접목해 새롭게 피워낸 선구자였다”며 “우리가 우리 문화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 데는 선생님의 공이 컸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시상식에서 이 전 장관에게 금관 문화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줘요”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줘요”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줘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임종 사흘 전에 남긴 말이다. 오랜 시간 가까운 거리에서 이어령 선생을 보필했던 윤재환 전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사무국장이 문안 인사 차 고인을 찾았다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이다. 결코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 이어령 전 장관이 26일 별세했다. 89세. 지난 2017년 암 투병 사실을 처음 밝인 이 전 장관은 이후 항암치료 대신 글쓰기를 선택한 뒤 마지막까지 글쓰기 작업을 벌이다 이날 세상을 떴다. 고인은 한국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큰 산이었다. 문학 평론가, 언론인, 관료, 교수, 시인, 소설가 등 다양한 직함으로 생애를 보냈다. 고인은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대 약관의 나이에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고인은 ‘삼각주’(서울신문), ‘여적’(경향신문), ‘분수대’(중앙일보), ‘만물상’(조선일보) 등에 칼럼을 쓰며 당대 최고의 논객으로 활약했다.1960년대부터는 학계에 몸을 뒀다. 1966년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1989년까지 문리대학 교수,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고, 2011년 명예교수가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선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문화 기획자로서의 면모도 선보였다. 개회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년’도 고인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태우 정부 때는 신설된 문화부의 초대 장관(1990~1991)을 역임했다.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을 설립했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경복궁 복원계획을 수립했다. 이후로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신부여팔경’의 저자 윤재환 작가는 고인을 “물음표와 느낌표에 생애를 바친 인물”이라고 했다. 세상 모든 것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졌고, 이를 해결해 세상 사람들에게 ‘유레카’를 안겨줬던 고인의 생애를 함축하는 말이다. 윤 작가는 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가까운 거리에서 고인을 보필했던 이다. 그는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흘 전 이 전 장관님을 뵀던 날, 제가 별세 소식을 알려도 좋겠냐고 여쭸더니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메멘토 모리’도 이 전 장관의 생애를 설명하는 말 중 하나다. 고인의 마지막 저서가 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말로,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윤 작가는 “이 전 장관님께서는 자아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던 6세 때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 왔다”고 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죽음에 호기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는 것이다. 고인은 이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얻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고 배은심 여사를 조문한 이후 4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았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며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셔서 안타깝다”고 유족을 위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천안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있다. 고인의 장녀 이민아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 검사를 지내던 2012년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5일간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부처의 전임 장관을 부처장으로 치르는 건 처음이다. 이날 장례식장을 지킨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 전 장관의 영결식이 새달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황 장관이 장례위원장, 김현환·오영우 차관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장지는 충남 천안의 한 공원묘지로 알려졌다. 손원천 기자
  • 文, 대선 2주 전 호남행… 野 “텃밭 표심 챙기나”

    文, 대선 2주 전 호남행… 野 “텃밭 표심 챙기나”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의 현대중공업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공식선거운동 이후 첫 현장 일정으로 여권 지지기반인 호남을 찾았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역대 민주당 후보에게 못 미치는 사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도 겹친다. 문 대통령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으로 전북·군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완전 가동되면 최대 2조원 이상 생산유발효과가 창출되고 조선산업 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산의 봄 소식을 임기가 끝나기 전 보게 돼 매우 기쁘다”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우리 정부가 함께했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군산조선소는 세계적인 조선산업 불황의 영향으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정부와 전북도, 군산시 등이 현대중공업과 대화를 이어 간 끝에 4년 7개월 만에 재가동이 결정되면서 내년 1월부터 연간 10만t 규모의 블록생산이 시작된다.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조문을 위해 광주를 찾은 지 46일 만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선 개입 논란을 피하고자 지난달 30일 충북 오송 자가검사키트 생산공장 방문 이후 현장 일정을 자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는 대통령이 오랫동안 염려한 문제”라며 “군산은 문 대통령에게 제일 아픈 손가락”이라며 대선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생 경제 행보라고 설명했지만, 텃밭 표심을 챙기는 행보”라며 “말년답지 않은 지지율을 악용해서 민심에 교묘히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울지 않는 아기에게/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울지 않는 아기에게/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한 아이의 미소가 잠시 풀꽃처럼 흔들리다 머무는 곳. 꿈으로 그늘진 그러나 환한 두 뺨. 사랑해 사랑해 나는 네 입술을 빨고 내 등뒤로, 일시에, 휘황하게 칸나들이 피어나는 소리. 멀리서 파도치는 또 한 대양과 또 한 대륙이 태어나는 소리. -최승자 시, ‘시작’ 중에서 모든 아기는 태어날 때 운다. 울음으로 이 세상, 자기 자리를 증명한다. 나 여기 왔어요. 이 세상 모든 아기의 울음은 생명, 존재 자체다. 어디가 아프거나 불편할 때 아기는 으앙, 운다. 여기 좀 봐주세요. 아파요. 울음은 아기의 존재다움을 선명히 보여 주는 환한 소리다. 그런데 울지 않는 아기가 있다. 늙은 아기다. 그 아기의 속울음을 잘 살펴야 한다는 걸 이모님과 영별하면서 뒤늦게 깨달았다. 지난번 칼럼을 쓴 직후 애타는 기도에도 불구하고 이모님께서 먼 길 떠나셨다. 하나의 거대한 우주가 닫히는 과정은 참 간단했다. 곤히 쉬던 숨을 쉬지 않는 것, 생명의 지표를 가늠하는 기계음이 삐익, 멈추는 것. 끝은 너무, 허무하게 왔다. 내게 이모님은 평생 곧은 나무였다. “높은 산 주목처럼 꿋꿋함이여” 언젠가 아부지께서 당신 처형인 이모님께 보내신 생신 축시에서 이모님은 주목에 비유된다. 그 꿋꿋한 어른이 투병 중에 서서히 연약한 아기가 되어 갔다. 당당한 주목이 연한 이파리가 되는 시간. 식사는? 약은? 우리는 열심히 살폈지만 그 어른-아기가 깊은 통증을 감추고 있는 건 몰랐다. 괜찮다, 물 좀 다오. 이 땅의 참을성 많은 어른들은 아파도 울지 않는다. 자녀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이자 안간힘이다. 한 어른-아기가 울지 않고 잠든 곳에서 나는 최승자 시인의 이 시를 떠올렸다. 시는 생명에 바치는 아름다운 경외의 시선이다. 한 아이의 미소가 잠시 풀꽃처럼 흔들리는 세상, 탄생의 자리. 거기서 새순이 돋고, 꽃이 핀다. 사랑해, 사랑해, 그 다정한 소리에 둘러싸여 하나의 대륙이 탄생하고 그 대륙은 깊고 넓은 우주가 된다. 그 우주에 온갖 다른 생명이 깃든다. 꽃씨들이 온 땅에 가득 뿌려진다. 새순 같은 아이들의 손가락이 거기서 무럭무럭 자란다. 예쁜 시 ‘시작’은 아이의 미소에서 시작하여 아이들이 자라는 풍경을 그리다가 “그리하여 이제 소리의 가장 먼 끝에서/강물은 시작되고//지금 흔들리는 이파리는 영원히 흔들린다”로 끝맺는다. 나의 이모 류옥영 어머니나 이한열의 배은심 어머니, 그리고 수많은 우리의 부모님들, 사랑을 주는 법만 알던 어른-아가들이 속울음으로 앓으며 지상에서 흔들리다 머나먼 별이 되는 계절이다. 아픔을 삭이던 아기들이 떠나며 말하는 것 같다. 울지 않는 아기들을 더 세심히 살피라고. 이모님 가르릉 숨소리와 통증을 알아듣지 못한 내 회한을 울지 않는 아기들 낮은 숨에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으로 바꾸며 다시 시작하는 아침, 환한 칸나가 피어난다.
  • 칩거하던 심상정, 광주 사고현장 방문

    칩거하던 심상정, 광주 사고현장 방문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칩거 나흘째인 16일 광주 신축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17일 ‘숙고’의 결과를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기 전 노동재해 현장을 찾아 정의당과 심 후보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심 후보는 이날 예고 없이 광주 서구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주변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 천막 안에서 가족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마음이 쓰여서 내려왔다”며 “참사가 났는데 그대로 있기가 죄송해 실종자 가족들을 뵈러 왔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지난 12일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숙고에 돌입해 전날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찾지 못했다. 이후 심 후보는 이날 광주 북구 망월동을 찾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씨의 묘역을 비공개로 참배했다. 심 후보는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희생자 빈소를 조문한 뒤 국회에서 ‘심상정 후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기자회견으로 그동안 성찰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후보가 정리한 내용을 대표단·의원단과 공유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나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 “열사 어머니 넘어 민주화 유산”

    “열사 어머니 넘어 민주화 유산”

    30년 넘는 세월을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하다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배은심씨의 영결식이 그의 음력 생일(12월 9일)인 11일 엄수됐다. 전국에서 온 노동·정치·종교계 인사가 광주 조선대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영정 앞에는 생일 케이크가 놓였다. 발인을 끝낸 유해는 동구 5·18 민주광장으로 운구됐으며 민주광장에서 열린 노제에는 추도객 2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장례식장에서 민주광장까지 만장과 도보 행렬이 뒤따르는 노제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 그의 장녀이자 이한열 열사의 친누나인 이숙례씨는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했다. 고맙고 사랑한다”면서 추도객을 향해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 3층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에는 그가 지난해 6월 9일 연세대 한열동산에서 열린 이 열사의 34주기 추모행사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과 현수막이 있었다. 6월 9일은 이 열사가 1987년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은 날이다. 노제를 마친 유해는 자택을 들른 뒤 망월동묘역 8묘원에 안치됐다. 이 묘역은 배씨의 남편이 안장된 곳이자 이 열사가 묻힌 민족민주열사 묘지에서 직선거리로 1㎞쯤 떨어진 곳이다. 그는 1987년 8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활동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도 국회 앞에서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을 촉구하는 농성을 했다. 그는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서울 분향소를 찾은 박순우(55)씨는 “이 열사의 어머니에 머물지 않고 민주화 운동가가 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남기신 발자취 모두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할 유산”이라고 말했다.
  • 배은심 여사 영결식 엄수...시립 망월 묘역에 안장

    배은심 여사 영결식 엄수...시립 망월 묘역에 안장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 배은심 여사가 11일 영결식을 끝으로 영면에 들어갔다.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앞 5·18민주 광장에서 수백명의 시민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제를 치렀다. 노제는 연세민주동문회 이인숙 회장이 연보낭독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한동건 상임장례위원장(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배 여사가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대표와 이용섭 광주시장,광주전남추모연대 박봉주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맡았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987년 잔인한 국가폭력에 사랑하는 아들을 앞세워 보내야 했던 어머니는 한평생을 편한 집 대신 비바람 몰아치는 거리로 나서야 했다”며 “약자를 품어 안은 시대의 어머니셨다.이 땅의 수많은 민주시민은 어머니의 강인한 눈빛과 따뜻했던 품을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인의 장녀인 이숙례 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했다.고맙고 사랑한다”며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제를 마친 배 여사의 유해는 지산동 자택을 들른 뒤 망월동묘역 8묘원으로 향했다. 이 묘역은 배 여사의 남편이 안장된 곳으로 이 열사가 묻힌 민족민주열사 묘지에서 직선거리로 1㎞쯤 떨어져 있다. 배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숨진 것을 계기로 민주화·인권 운동 등에 헌신했다. 그는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뒤 퇴원했지만,퇴원 사흘 만에 다시 쓰러져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은 배 여사의 여든세 번째 음력 생일로,영정 앞에는 고인을 위한 생일 케이크가 놓였다. 유족들과 장례위원회는 고인을 위한 제를 지낸 뒤 5·18 민주광장으로 유해를 운구했다. 당초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18 민주광장까지 만장과 도보 행렬이 뒤따르는 노제를 계획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
  • “민주노총이 대기업 노조 지배” 각 세운 尹… 주52시간 유연화 공약

    “민주노총이 대기업 노조 지배” 각 세운 尹… 주52시간 유연화 공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주52시간근무제에 대해 “근로시간 문제는 국민적인 합의를 다시 도출해서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고 충분한 보상을 해 주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공단의 자동차 부품 생산 중소기업 경우정밀을 방문,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주52시간의 근로시간을 늘려 달라는 건의를 받고 이렇게 답했다. 윤 후보는 “노사 간 합의에 의해서 당국의 승인이나 신고 없이 주52시간은 1년 평균으로 유지하되 집중적으로 일해야 할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그러지 않을 때는 줄여서 연평균 주52시간을 맞추게 해 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일어나는 것들은 대부분 중소기업들인데, 민주노총이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 노조들의 영향하에서 이뤄지다 보니까 중소기업은 노사 간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만들어져 있는 상태”라며 주52시간근무제의 유연화를 공약했다. 윤 후보는 “주52시간을 했을 때 저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는데 중앙지검의 우리 직원들 중에서도 거기에 대해 불편을 느끼고 반대한 사람들이 많았다. 소득이 줄어드니까”라며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4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주52시간을 1∼2개월 단위로 평균을 내 유연하게 적용하는 근로 조건을 노사가 협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윤 후보는 인천 송도의 한 호텔에서 인천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인천역 앞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수도권 민심 공략에 나섰다.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한국전쟁 당시 적의 허를 찔러 일거에 판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처럼 이 나라를 구할 역전의 드라마와 대장정이 인천에서 시작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인천에서 서울로 이동,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찾아 기초연금 인상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성장한 것에 비해서 부끄러울 정도로 노인 빈곤을 보인다”며 “돈을 쓸 때 제대로 써서 이 문제를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인천·서울 일정을 마치고 광주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빈소가 마련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의 제정을 촉구하는 장례위원회 측 관계자가 윤 후보를 가로막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처음 이야기를 들어서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며 “서울에 가서 당 지도부와 이 문제를 상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 윤석열, 배은심 여사 빈소 찾았다…밖에선 잠시 소란

    윤석열, 배은심 여사 빈소 찾았다…밖에선 잠시 소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후보가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과정에서는 다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윤 후보는 배 여사의 영정 사진 앞에서 예를 갖춘 뒤 유족의 손을 잡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윤 후보는 “고인은 이 열사가 돌아가신 뒤 일생을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셨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배은심 여사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사전에 윤 후보 방문 소식을 들은 일부 조문객들은 격양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윤 후보가 조문하고 있을 때에는 별다른 소란 없이 묵묵히 지켜봤다. 당초 윤 후보는 조문객들이 앉아있는 곳에 잠시 머물다 가려 했지만 장례위원회 관계자가 “조문객들이 (화를) 많이 억누르고 있다”며 “그냥 가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권유하자 곧장 장례식장을 나섰다. 유족들이 “누구라도 조문객은 모두 따뜻하게 맞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조문객들은 “윤 후보가 오든 말든 대응하지 말자”고 약속한 터였다.진보 성향 대학생들 “전두환 옹호한 사람이 무슨 낯으로 여길 오느냐” 윤 후보가 장례식장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과정에서는 다소 소란이 일기도 했다. 진보 성향의 대학생들은 윤 후보를 향해 “이한열을 죽인 전두환을 옹호한 사람이 무슨 낯으로 여길 오느냐”며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또 조문을 마치고 나가는 윤 후보 앞을 막아선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장남수 회장은 “배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시냐”며 “민주유공자법 만들어달라고 농성을 하던 중에 돌아가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배 여사는 지난 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퇴원했다. 이후 다시 쓰러져 전날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해 대학생·노동자·농민 등의 민주화 시위·집회 현장에 앞장섰다.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한 배 여사의 장례식은 시민사회단체 주관으로 ‘민주의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장례는 전날부터 사흘 간 진행되며 오는 11일 오전 9시 발인해 망월동 8묘역에 안장된다. 발인에 앞서 이날 오후 7시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삶과 민주화 투쟁 과정을 조명하는 ‘추도의 밤’이 펼쳐진다.
  •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발길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발길

    배은심 여사 별세 이틀째인 10일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종교계,정치계,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와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빈소를 찾아 “배은심 여사께서 하늘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우리나라 민주화는 민주 열사들의 피와 땀의 세례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며 “장한 민주열사를 아들로 낳아주신 여사님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1970년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는 이날 홀로 배 여사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헌화와 분향을 마친 전씨는 상주들의 손을 맞잡거나 포옹하며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들의 심정을 위로했다. 전씨는 “어머니,이제 한열이도 만나고 5·18 때 금남로와 도청을 사수했던 민주주의 혁명군도 만나시기를 바란다”며 “어머니의 힘찬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날 배 여사 빈소에는 영화 ‘1987’로 인연을 맺은 장준환 감독도 찾아왔다.제주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장 감독은 이날 제작사 관계자와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분향을 마치고 나서 1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겼다. 장 감독은 “30여 년을 치열하게 투사로 살아오신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서 아드님과 만났을 것”이라며 “편안하게 쉬면서 많은 이야기 나누셨으면 좋겠다”고 추모의 말을 남겼다. 배 여사의 아들인 이한열 열사의 모교 후배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광주 진흥고등학교 2학년생이자 ‘이한열 장학생’으로 선발된 A군은 이날 담임 선생님과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A군은 이 열사의 정신을 이어가는 대학생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유가족에게 다짐했다.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도 빈소를 찾아 배 여사를 추모했다. 송 위원장은 “민주화운동을 하는 모든 분에게 힘과 용기를 주셨는데 갑자기 떠나셔서 한없이 슬프고 괴롭다”며 “남은 사람들이 어머님께서 못다 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참여한 이낙연 전 대표,김두관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대신해 부인 김미경 서울대학교 교수가 권은희 원내대표와 함께 배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오후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빈소를 찾는다. 배 여사는 지난 3일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퇴원했다. 이후 다시 쓰러져 전날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졌다. 배 여사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아들인 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해 대학생·노동자·농민 등의 민주화 시위·집회 현장에 앞장섰다.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한 배 여사의 장례식은 시민사회단체 주관으로 ‘민주의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장례는 전날부터 사흘 간 진행되며 오는 11일 오전 9시 발인해 망월동 8묘역에 안장된다. 발인에 앞서 이날 오후 7시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삶과 민주화 투쟁 과정을 조명하는 ‘추도의 밤’이 펼쳐진다.
  •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배은심 여사 빈소 조문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배은심 여사 빈소 조문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를 찾은 정치권 인사들이 10일 고인의 생전 염원이었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을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 여사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배 여사가 생전 염원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을 두고는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은 우리가 정당하게 평가하고 보상해야 마땅하다”며 “그에 합당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민주주의가 확고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 같은 분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배은심 여사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우리 민주화를 함께했던 모든 분의 어머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를 대신해 빈소를 찾은 배우자 김미경 교수는 “어머니로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인생을 사셨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이제 좋은 곳에서 아드님이랑 만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여사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로 전날 오전 별세했다. 오는 11일 발인과 노제 이후 아들 이한열 열사가 묻혀 있는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된다.
  • 아들 이한열 열사 곁으로… ‘민주화의 어머니’ 떠나다

    아들 이한열 열사 곁으로… ‘민주화의 어머니’ 떠나다

    ‘6월 항쟁’ 李 최루탄에 숨진 뒤유가협 회장 맡아 각종 시위 참여422일간 농성… 보상법 이끌어내 文대통령·대선 후보들 애도 표명사회장 치러… 내일 망월묘역에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9일 오전 5시 28분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별세했다. 82세. 고인은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전날 퇴원했다. 퇴원 후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졌다. 가족이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소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고인은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아들이 경찰 최루탄에 맞아 숨진 뒤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 시위·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수없이 이어진 5·18민주화운동 시위 현장 등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민주화’를 외쳤다. 1998년부터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다. 2009년에는 용산 참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용산 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정치권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광주 조선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 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면서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과의 오랜 인연으로 호상(護喪)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유가협 유족들에게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신가”라며 위로를 건넸다. 유족들은 “이렇게 아픔을 어루만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제 이 세상은 우리들께 맡기고 편안하게 영생하시면 좋겠다”며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고 고통 속에 사셨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유가협 관계자는 이 후보에게 고인이 생전 염원한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힘써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취재진 역시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이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페이스북에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열사와 여사님의 그 뜻, 저희가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감히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남기셨다.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민주화유공자법과 관련해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유가족들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이 고문단을 맡았다. 이한열기념사업회와 광주전남추모연대, 유가협은 장례위원회를 꾸리면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잠정 결정했다. 분향소는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1분향소와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10일 오후 7시 광주·서울 분향소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린다. 11일 발인을 마치면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노제를 한 뒤 아들이 있는 망월묘역(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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