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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욕망이 세운 열녀문… 조선의 청춘, 죽음으로 내몰렸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세상의 욕망이 세운 열녀문… 조선의 청춘, 죽음으로 내몰렸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산 자의 욕망이 죽은 자와 만날 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고 살아 있는 돼지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고 했다. 개인에게 죽음은 세계의 소멸이니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더라도 살아 있는 것,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게다. 어수선한 시내 한복판에 난데없이 서 있는 표석을 지켜보노라니 마음이 복잡하다. 거룩한 뜻이 무엇이든 결국은 자멸이다. 팔홍문의 주인들은 자결하거나 살해되거나 자해에 가까운 자포자기로 세상을 떠났다. 500여년 전 조상들은 그 비절참절한 죽음을 고무하고 찬양했다. 500여년 뒤 후손들은 세계 1위 자살률과 최저 출산율로 스스로를 소멸시키고 있다. 철학자 조지아 로이스는 ‘본래 나는 수없이 많은 조상들의 기질이 합류한 만남의 장소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삶이 아닌 죽음으로 경도되는 집단 무의식이라도 있는 걸까? 표류하다 구조되어 조선에서 13년 동안 머물렀던 네덜란드인 하멜은, 청나라 군대가 침략했을 때 숲속에서 목매달아 죽은 조선인의 숫자가 적군에게 살해당한 수보다 많았다고 썼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자살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이유를 포함해 자살을 스스로에게 저지른 살인죄로 여기며 자살자의 시신을 교수대에 매달기까지 했던 서양과 사뭇 다르다. 지금도 죄에 대해 벌을 받기보다는 자살로 ‘공소권 없음’을 택하는 유명인들이 왕왕 나타나는 것을 보면, 미국 속담마따나 ‘일시적인 문제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으로써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은 분명한 듯하다. 팔홍문은 조선 말까지 김포와 자인암을 번갈아 옮겨 다니다가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서울역이 개발되면서 종로 운니동을 거쳐 파주 적성리로 이전된다. 그조차 한국전쟁이 발발해 1차 소실되었고, 1968년 남양주 진건면 이돈오의 묘역에 재건했으나 붕괴됐고, 1984년에 김포시 감정동에 연안이씨 13정려각으로 확장·복원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연안이씨 종친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보니 13정려각은 천지개벽한 김포 신도시 귀퉁이에서 철망을 둘러치고 문이 잠긴 채로 시간을 견디고 있다.김포 대신 신월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도권 2호선 신정네거리역 2번 출구에서 교차로 건널목을 건너면 인도를 끼고 자그마한 도심공원이 펼쳐진다. 장수마을에 걸쳐진 장수공원이라는 이름답게 벤치에 앉아 한담을 나누거나 장기를 두는 노인들이 가득하다. 길쭉한 장수공원의 끝이 보일 무렵 길가에 붉은 비각 하나가 불쑥 나타난다. 서울 시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열녀문이다. 1729년 영조 때 세운 것을 신월동 606 후손의 집에서 보존해 오다가 2004년 양천구청이 기증받아 숭정각을 짓고 이전했다고 한다. ‘열녀 학생 원종익 처 유인(孺人) 전의 이씨 지문’. 비각 안 정문의 글귀를 또렷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과 보존 상태가 좋지만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서 있어 조경의 일부분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성 교화하려 만든 ‘삼강행실도’ 이씨의 남편 원씨는 갑작스런 중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사별한 남편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에 식음을 전폐하였고 결국엔 대상(大祥·사람이 죽은 지 두 돌 만에 치르는 제사)을 지낸 직후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단식사함으로써 남편의 뒤를 따랐다.’ 382일 동안 단식한 초고도비만 사나이가 기네스북에 올라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가 인간 생명의 한계점이다. 식음을 전폐한다는 것은 음식과 물을 모두 끊은 상태이니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열량 소모가 빠른 20대의 이씨는 사나흘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을 것이다. 이씨는 굶어 죽었다. 슬픔도 아니고 그리움으로! 수상하다. 그토록 치명적인 ‘그리움’의 정체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림책인 ‘삼강행실도’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 범죄가 발생하자 삼강오륜의 덕목을 널리 알려 백성들을 교화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군위신강에 부위자강에 부위부강, 부자유친과 군신유의와 부부유별과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참 좋은 말씀들이다. 향 싼 종이에서 향이 나듯 진정한 덕행은 숨겨도 천리향이라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 충효열은 도덕적 의미를 지닌 윤리적 행동이다. 헌데 ‘경국대전’ 반포 후 각 지방에서 효자·충신·열녀 등을 뽑아서 포상 대상자를 해마다 보고하게 하면서 뭔가 야릇해지기 시작한다. 강상죄를 대역죄로 취급해 채찍을 때리는 한편 효행 포상이라는 당근을 주어 유교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엉뚱한 방향으로 먹혀들어 갔다.집 앞에 정문을 세우고 자랑 삼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부역이나 조세를 면제해 주고(복호·復戶), 과거에 급제하지 않은 자에게도 벼슬자리를 주고(상직·賞職), 곡식과 옷감 등의 상물(賞物)을 내렸다. 요즘 식으로 하면 자손들에게 명문대 특례입학과 5급 공무원 채용 자격을 주고 역세권 30평형대 신축 아파트를 준다고 할까. 대번에 없던 문벌이 생기고 현실적인 이득도 쏠쏠하다. 그러다 보니 18세기 후반 고문서로 소지(所志)와 상서(上書)등이 쏟아진다. 개인이나 집안 혹은 현감과 군수 등이 효열을 ‘청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 년이나 몇십 년 동안, 심지어 40년이 넘도록 죽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매달린 집념의 후손도 있다. 염불보다 잿밥이다. 효자와 열녀가 되는 것보다 효자와 열녀가 되어 얻는 보상에 대한 열망이 컸다.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압박이 커졌고 괴이하고 엽기적인 사례도 많아졌다. 몸을 베어 병든 부모에게 피를 먹이다가 과다출혈로 죽는가 하면 어린 자식들을 버려 둔 채로 남편을 따라 죽기도 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이 딱한 정황을 꼬집어 비판했다. “효자가 허벅지살을 베어서 생명을 상하게 하고, 열부가 남편을 잃고 절박한 사정도 없는데 갑자기 순절한 경우에는 정려를 내리지 않아야 한다.”●죽어야 할 이유보다 살아야 할 이유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보다는 삶의 본능이 강하다.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을 수밖에 없다. 목적과 의미가 없을지라도 삶은 생명의 지상명령이다. 지금은 빛바랜 채 눈여겨보는 사람도 별로 없이 길가에서 우두망찰하지만 한때 그 붉은 문은 강력한 압박과 유혹의 빛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 빛에 홀려 에밀 뒤르켐 식의 ‘이타적 자살’을 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남아 있는 정문들은 역설적으로 그렇게 살지 못한, 살 수 없었던 수많은 존재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서울 무반 집안의 둘째 딸 풍양 조씨가 1792년에 남긴 ‘자기록’은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조씨는 15세의 나이로 안동 김씨 집안에 시집가 5년을 살고 20세에 동갑내기 남편과 사별했다. 병에 걸린 남편의 목숨이 경각에 이르자 아는 대로 배운 대로 죽을 생각부터 한다. 그러나 아주 비밀하게 숨긴 건 아니었는지 품었던 칼을 언니에게 들키고, 죽어야 할 이유보다 훨씬 많은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훌륭한 집안에서 잘 배워 ‘여자에게 남편은 오륜의 첫째요, 삼강의 으뜸’임을 알고 있지만 이대로 자결을 하면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불효하고 언니와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자기록’은 구구절절한 변명의 기록이다. 하지만 애당초 스무 살의 그녀가 자살하지 않았다고 죄책감과 회한에 몸부림칠 이유가 없다. 온전히 그녀의 것이 아닌 욕망, 구역질 나는 세상의 욕망에 떠밀려. “나의 남은 해를 생각하니 푸른 머리와 붉은 얼굴이 시들 날이 멀어 남은 세월이 일천 터럭을 묶은 것 같으니 어찌 견디어 살리오. 그러나 사세는 이미 끝났으니 하여금 하릴없으나 잠깐 머물다 가는 세상에 사람의 수명은 백세가 되지 않으니 나의 세상이 또 얼마리오.” 조씨는 그로부터 23년을 더 살았다. ‘가족’의 이름으로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그들 모두가 떠난 자리에 바람이 분다. 소설가
  • 고깔 모양 과자로 38년간 1조원 매출… 추억 떠오르는 그 맛

    고깔 모양 과자로 38년간 1조원 매출… 추억 떠오르는 그 맛

    롯데제과의 꼬깔콘이 지난해 85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으로 스낵 시장을 평정했다. 꼬깔콘이 첫선을 보인 1983년부터 2021년 12월까지 38년간 거둔 누적 매출액은 1조 48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자 시장에서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제품은 손으로 꼽을 만큼 찾기 힘들다. 꼬깔콘의 인기는 모방할 수 없는 맛과 형태 덕분이다. 고소한 옥수수 맛과 고깔 모양 등 꼬깔콘은 다른 과자들과 비교해 독창성이 돋보이는 스낵이다. 꼬깔콘은 1982년 5월 롯데제과와 미국 제너럴 밀즈사의 기술 제휴로 탄생했다. 롯데제과는 꼬깔콘 생산을 위해 1983년 평택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같은 해 9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꼬깔콘은 첫해인 1983년 3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출시 초기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듬해에는 전년보다 2배 높은 70억원의 매출을 올려 범상치 않은 제품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매년 꾸준히 400억~5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850억~1000억원에 이르는 높은 실적을 올렸다. 꼬깔콘은 처음에 고소한맛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군옥수수맛, 매콤달콤맛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고소한맛과 군옥수수맛은 아이들부터 장년층까지 폭넓은 소비층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매콤달콤맛은 20~30대층에서 선호한다. 주력 간판 제품들 외에 매년 시즌용 제품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꼬깔콘 스테이크화이타맛’은 고소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인 스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꼬깔콘은 출시 초기부터 독창적인 포장 형태로 시선을 끌었다. 초창기 포장은 습기 방지를 위해 알루미늄지로 포장을 한 뒤 다시 육각 종이 상자에 넣어 시각적 볼륨감과 디자인이 돋보이게 설계했다. 이는 진열에 편리한 구조였고, 보관성에도 유용했다. 1990년대 이후 꼬깔콘 포장은 종이 상자가 사라지고 폴리에틸렌으로 바뀌었다. 많은 장년층 소비자들은 아직도 꼬깔콘에 대한 향수에서 종이 상자를 꼽기도 한다.
  • 기시다 총리도 달려온 파벌 모임 정체는…퇴임 후 존재감 더 높이는 아베

    기시다 총리도 달려온 파벌 모임 정체는…퇴임 후 존재감 더 높이는 아베

    “마치 전당대회가 열린 것 같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이 17일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정치자금모임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모임에서 약 2800명이 몰려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끄는 아베파는 94명의 의원들이 소속돼 있다. 그 뒤를 모테기 간사장을 필두로 한 모테기파(54명),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아소파(49명)가 잇고 있다. 특히 아베파에는 정부 대변인 역할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기시 노부오 방위상,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등 정부 주요 관계자가 포진해 있다. 그런 아베파를 이끌고 있는 아베 전 총리이기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조차도 그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아베파 모임에 참석해 “아베파는 우리 당의 가장 크고 강한 정책 집단”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도 최근 각종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발언권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발언마다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27일 후지TV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노려 “일본도 여러 선택지를 내다보고 논의해야 한다”며 핵 공유를 언급해 일본 안팎으로 논란이 됐다. 아베 전 총리의 주장대로 일본이 핵 공유를 하게 되면 미국의 핵을 일본에 배치해 유사시 일본이 핵을 쓸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할 생각은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9일 후쿠이현 오바마시의 한 강연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독일조차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일본도 2%로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해 보수·우익의 숙원인 방위비 증액을 노린 것으로 해석됐다. 최근에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아베 전 총리는 9일 오이타시의 한 모임에서 “일본의 국가부채 1000조엔의 절반은 일본은행이 사주고 있는데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이므로 (부채) 만기가 오더라도 상환하지 않고 차환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베 전 총리가 비판을 받는데도 발언을 끊임없이 하는 데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직 총리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당의 중심임에도 아베 전 총리가 마치 상왕처럼 행동한다는 이야기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이날 아베파 모임에서 “아베파가 가장 많다고 해서 이를 앞세워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붕괴가 시작된다”고 조언했다. 무파벌의 한 중진 의원은 지지통신에 “물러난 총리가 이곳저곳에서 발언을 계속하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 [시론] 화학물질, 나쁜 것은 당장 멈추자/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시론] 화학물질, 나쁜 것은 당장 멈추자/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2017년부터 국가의 화학안전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처방들이 내려졌고 이행됐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의 성분을 꼼꼼히 파악하고 새로운 원료를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는 듯 보인다. 정부는 화학물질의 등록에 관한 법률을 완전히 개정해 1t 이상 모든 물질에 대해 독성과 용도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제대로 된 이해당사자 참여 시스템을 만들고자 환경부와 시민단체,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진짜 변화가 맞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생활 속 화학제품들은 세상에 등장한 지 대부분 100년도 안 된 것들이다.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화학물질이 대량생산, 대량소비되는 사회로 들어서며 쇠와 돌, 유리 등의 건축자재와 생활용품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환경과 사람의 몸속에 화학물질이 쌓여 갔다. 1950년대 말 유럽에서 탈리도마이드라는 의약품 때문에 팔다리 없는 기형아가 태어났다. 1962년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은 환경 참사의 기록이었다. 아시아에서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이 학회에 보고된 것은 1950년대였고, 미나마타병은 1960년대였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온산병과 원진레이온 직업병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발생했다. 불과 100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산업화가 진행돼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게 된 나라마다 제각각 화학물질 참사를 겪은 셈이다. 사회 전체가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인류가 화학물질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쩌다가 실수로 참사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엄격하게 원칙을 세워 사회 전체가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 참사는 발생할 수 있다는 태도를 공유해야 한다. 20년 전 유럽이 그랬다. 유럽은 위와 같은 참사를 겪은 뒤 화학물질 유해성 분류 표시에 오류가 있고, 발암물질이나 환경호르몬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달라지자고 결단했다. 화학물질 문제의 역사가 짧다는 것은 서두를수록 문제를 바로잡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덕분에 유럽은 세계 곳곳에서 화학물질 관리를 가장 잘하는 지역이 돼 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결단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유자학교(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학교) 프로젝트가 보여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강력하다. 유자학교는 아름다운재단 등 시민사회와 초등학교 교사들이 주도한 생활 속 유해물질 교육 프로젝트다. 화학안전 전문가, 시민활동가, 교사가 함께 교육자료를 개발해 화학물질 문제를 생활 속에서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토론하도록 돕는다. 일부 학생들은 ‘안전을 일일이 따지다가 언제 성장하느냐’고 묻지만 ‘나와 내 가족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 성장보다 안전을 택하는 게 좋겠다’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더 안전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나아가 학교 건축자재나 책걸상 그리고 줄넘기나 농구공 등 다양한 교육용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만난다. 어린이를 위해 당장 더 안전한 제품이 학교에 들어와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사회가 지혜롭게 용기를 내는 방식이다. 생산자는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들겠다, 소비자인 학교와 선생님과 어린이들은 더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결단은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소용없다. 학교에서 시작된 이런 결단은 우리 사회가 화학물질 문제의 해결 방법을 일상생활의 선택 하나하나에서 찾아갈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 결단을 내리자. 좋은 것을 할 수 있다면 당장, 나쁜 것을 멈춰야 한다면 당장.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지금 당장 시작하자. 머리 말고 행동으로 말이다.
  • [나우뉴스] 핀란드, 러와 충돌 대비했나…대규모 지하벙커 시설 공개

    [나우뉴스] 핀란드, 러와 충돌 대비했나…대규모 지하벙커 시설 공개

    “핀란드는 수십 년간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 잠재적 충돌을 대비해온 것 같다” 미 CNN은 15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지하 벙커 2곳을 직접 방문하고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헬싱키에는 지하 벙커가 5500여 곳 존재한다. 그중 시내 한 주차장 지하에 있는 메리하카 벙커는 도시 기반암을 잘라 만들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72시간 내 6000명을 수용하는 대피소를 설치할 수 있다. 반면 시내 북동쪽에 있는 이타케스쿠스 수영장은 하루 만에 대피소로 바꿀 수 있다.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물을 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리하카 대피소의 일부는 이미 유지 비용을 상쇄하고자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아이들은 스포츠홀에서 하키를 하거나 놀이터에서 뛰놀며 어른들은 카페를 이용한다. 담당 공무원 토미 라스크는 “호텔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별 반 개짜리 수준”이라고 밝혔다.해당 벙커는 단지 레크리에이션 용도로만 적합한 시설은 아니다. 헬싱키에 핵폭탄이 터져도 벙커 주변의 약 20억 년 된 기반암이 방파제 역할을 해서 방사선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벙커 준비에도 많은 시민이 좁은 공간에 들어가 입구를 봉쇄했을 때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라스크는 “단지 여기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정부는 1960년대 이후 핀란드 전역에 지하 벙커 5만여 곳을 건설했다. 규모는 핀란드 인구 550만 명의 80%를 수용할 수 있다. 유하나 바르티아이넨 헬싱키 시장은 “도시(헬싱키)는 소련이나 그 추종자인 러시아에 대해 어떤 환상도 품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유럽 국가에 지하 대피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고 말했다. 한편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핀란드 정부는 이날 가입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스웨덴의 집권당인 사회민주당도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1300㎞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1948년 이후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 왔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면서도 인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역시 1949년 나토 출범 당시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했다. 하지만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스웨덴과 핀란드 내 여론은 나토 가입 찬성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핀란드, 러와 충돌 대비했나…대규모 지하벙커 시설 공개

    핀란드, 러와 충돌 대비했나…대규모 지하벙커 시설 공개

    “핀란드는 수십 년간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 잠재적 충돌을 대비해온 것 같다” 미 CNN은 15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지하 벙커 2곳을 직접 방문하고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헬싱키에는 지하 벙커가 5500여 곳 존재한다. 그중 시내 한 주차장 지하에 있는 메리하카 벙커는 도시 기반암을 잘라 만들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72시간 내 6000명을 수용하는 대피소를 설치할 수 있다. 반면 시내 북동쪽에 있는 이타케스쿠스 수영장은 하루 만에 대피소로 바꿀 수 있다.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물을 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그러나 메리하카 대피소의 일부는 이미 유지 비용을 상쇄하고자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아이들은 스포츠홀에서 하키를 하거나 놀이터에서 뛰놀며 어른들은 카페를 이용한다. 담당 공무원 토미 라스크는 “호텔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별 반 개짜리 수준”이라고 밝혔다.해당 벙커는 단지 레크리에이션 용도로만 적합한 시설은 아니다. 헬싱키에 핵폭탄이 터져도 벙커 주변의 약 20억 년 된 기반암이 방파제 역할을 해서 방사선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벙커 준비에도 많은 시민이 좁은 공간에 들어가 입구를 봉쇄했을 때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라스크는 “단지 여기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정부는 1960년대 이후 핀란드 전역에 지하 벙커 5만여 곳을 건설했다. 규모는 핀란드 인구 550만 명의 80%를 수용할 수 있다. 유하나 바르티아이넨 헬싱키 시장은 “도시(헬싱키)는 소련이나 그 추종자인 러시아에 대해 어떤 환상도 품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유럽 국가에 지하 대피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고 말했다. 한편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핀란드 정부는 이날 가입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스웨덴의 집권당인 사회민주당도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1300㎞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1948년 이후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 왔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면서도 인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역시 1949년 나토 출범 당시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했다. 하지만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스웨덴과 핀란드 내 여론은 나토 가입 찬성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 일본 국가부채 사상 첫 1000조엔 돌파...GDP 채무비중 한국의 5배

    일본 국가부채 사상 첫 1000조엔 돌파...GDP 채무비중 한국의 5배

    일본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일본 재무성은 10일 세수를 이용해 상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국가 장기부채 잔액이 지난 3월 말 기준 1017조 1072억엔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9980조원으로 1경원에 근접한 것이다. 18년 연속으로 최대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1000조엔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응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린 게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현명한 재정지출을 통해 잠재성장력을 높이지 않으면 세수는 늘어나지 않으면서 국가부채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부채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일본의 국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낮게 유지되는 것은 일본은행(일본의 중앙은행)이 국채 금리를 낮은 선에서 억제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로 인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엔·달러 환율이 상승해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면 정부의 재정지출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본은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이 247.3%로 한국(45.6%)의 5.4배에 이른다. 2010년 주요국 가운데 정부부채의 GDP 비중이 200%를 넘은 최초의 국가가 됐다. 이런 가운데 2012년 말 재집권 이후 ‘아베노믹스’(아베+경제정책)를 내걸고 금융완화를 주도해 온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9일 오이타현에서 열린 모임에서 일본은행이 채권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의 국가부채 1000조엔의 절반은 일본은행이 사 주고 있다.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이므로 (부채) 만기가 오더라도 상환하지 않고 차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의 막대한 국가부채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한 말이지만,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정면으로 부정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부처님오신날 환하게 웃는 최민정·구자욱

    부처님오신날 환하게 웃는 최민정·구자욱

    불교계가 오는 8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봉행한다.대한불교 조계종은 8일 조계사에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관계자가 참석해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한다. 조계종은 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한 불자들을 격려하는 ‘불자대상’ 시상식도 진행한다. 올해 불자대상 수상자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한 최민정(쇼트트랙), 꾸준한 기부로 나눔을 실천한 구자욱(프로야구), 캄보디아 출신 불자 스롱 피아비(프로당구) 등이 선정됐다. 천태종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찾았던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8일 오전 10시 30분 봉축법요식을 봉행한다. 같은 시각 전국 천태사찰에서도 봉축법요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다른 종교에서도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지난 4일 “부처님과 예수님께서는 각자 당신들을 따르는 이들을 초월적 가치로 이끌어 준다”면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전 세계 불자 여러분의 공동체에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는 “저마다 종교적 신앙과 형식은 다르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고 형제적 연대를 발견하는 발걸음에 불자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진보 기독교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부처님의 가르침인 이타적 덕행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때라 부처님오신날의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온다”면서 “모든 지혜로운 사람들과 함께 부처님오신날을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 [자치광장] 케이팝 위상, 체육관 아닌 아레나에 담아야/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치광장] 케이팝 위상, 체육관 아닌 아레나에 담아야/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그동안 대한민국 대형 실내체육관은 ‘김밥 프랜차이즈’처럼 주문하는 모든 걸 다 해 왔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체육관에서 대통령이 선출되기도 했고, 입시 설명회, 종교 부흥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체육관은 공연장으로도 대용돼 왔다. MBC대학가요제, KBS가요대상, 심지어 슈퍼스타K의 결승전도 잠실체육관에서 열렸다. 특히 해외 가수들의 내한 공연장으로도 쓰였는데, 잠실체육관에서는 마이클 볼턴, 노라 존스 등 영향력 있는 스타들의 공연이 열렸고 스티비 원더, 레이디 가가는 잠실주경기장에서 노래했다. 하지만 시설이 미비한 체육관에서의 공연은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우리는 대형 음악 전문 공연장 하나 없이 체육관이나 운동장에서 국제무대를 치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방탄소년단(BTS)이 국내에서 연간 10회 공연을 한다고 할 때 최대 12조원이 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 이익을 담아낼 대형 음악 전문 공연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이는 케이팝의 위상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을 맞는 국격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행히 조만간 초대형 음악 전문 공연장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도봉구 창동에서 오는 6월 첫 삽을 뜨는 ‘서울아레나’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서울아레나는 약 5만㎡ 1만 80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최대 2만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200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 대중음악지원시설 등도 함께 들어선다. 서울아레나는 창동역 바로 옆에 위치하는데, 창동역은 1·4호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일 뿐 아니라 향후 GTX-C 노선과 KTX가 정차할 예정이라 공연장 입지의 지리적 이점도 뛰어나다. 지난 4월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와 함께 시청에서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가졌다. 대형 민간투자사업의 기나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케이팝 대표 가수들이 일찌감치 ‘아레나 투어’에 나서고 있다. 가수들이 아레나 투어를 하는 이유는 세계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도 있지만, 수만 명의 관객들에게 고품질의 공연을 선사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다. 홍콩 월드 엑스포 아레나, 일본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열렸던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 같은 국제 음악 축제가 창동에서 열릴 날도 머잖았다. 외국 팬들이 한국어 노래를 듣고 따라부르는 시대다. 그에 걸맞은 공연의 품질을 보장할 때가 온 것이다. 서울아레나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최고 수준의 공연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 日아베 연설하는데 한마디 했다가 끌려나간 30대...“‘푸틴과 비슷” [김태균의 J로그]

    日아베 연설하는데 한마디 했다가 끌려나간 30대...“‘푸틴과 비슷” [김태균의 J로그]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사는 남성 A(34)씨는 2019년 7월 참의원 선거 유세 때 JR삿포로역에서 연설을 하던 아베 신조 당시 총리에게 “아베, 그만둬”라고 야유를 보냈다. 그러자 곧바로 경찰관들이 달려와 A씨를 강압적으로 붙잡고 5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끌어냈다. 경찰관들은 “민폐다”, “조용히 듣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라며 그를 힐난했다. A씨는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었다. 격차 확대로 갈수록 생활이 힘들어지는 약자들의 분노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장기집권을 이어가던 아베 총리의 연설회장을 찾은 것이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A씨 외에 아베 총리와 정부에 대해 야유를 보내거나 비판 피켓을 들고 있던 다른 9명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이에 분노한 A씨 등은 홋카이도 당국을 상대로 위자료 등 청구 소송을 제기, 지난 3월 삿포로 지방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A씨 등의) 표현의 자유를 (경찰관들이) 제한하려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홋카이도 측은 “당일 현장 경호는 평소와 같았으며 아베 총리나 자민당으로부터의 지시 등은 없었다”며 1심에 불복, 항소했다.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한층 더 심해졌지만, 일본도 비슷한 방향으로 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지적했다. 아사히는 ‘일본은 자유롭게 할 말을 할 수 있는 사회인가’라고 물은 뒤 권력에 의해 강제로 입을 틀어막혔던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2019년 8월 남자 대학생 B(21·도쿄도)씨는 사이타마시 JR오미야역 앞에서 선거 연설을 하던 시바야마 마사히코 당시 문부과학상(교육·과학 담당 장관)을 향해 구호를 외쳤다가 끌려나갔다. 대입 수험생이던 그는 “민간 영어시험 철폐”를 외쳤다. 정부가 대학입시 영어시험을 ‘토익’ 등 민간시험으로 대체하도록 바꾼 데 대한 수험생들의 반발을 현장에서 전달하려 한 것이었다. 그러나 B씨는 입을 떼기가 무섭게 여러 명의 경찰관들에 의해 끌려 나갔다. 경찰은 “B씨가 차도로 뛰어나가려 했기 때문에 이를 제지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차도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나의 주장을 펼 기회를 순식간에 경찰관들이 앗아가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B씨를 힘들게 한 것은 경찰만이 아니었다. 이 사실이 보도된 인터넷 뉴스 댓글과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반일(反日) 행위”, “연설 방해”, “너 이제 취직은 다했다” 등 비난이 나왔다. B씨는 “나의 개인정보가 특정되는 것은 아닌지,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쿠바의 혁명 지도자 체 게바라(1928~1967)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국회의원 회관 입장이 불허된 경우도 있었다. 2020년 8월 아베 총리를 상대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 시위를 벌이던 70대 남성 C씨는 의원회관에 들어가기 위해 사전에 발급받은 출입증을 제시했지만 경비원들이 티셔츠 디자인을 빌미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경비원들은 체 게바라의 얼굴이 안보이도록 티셔츠를 뒤집어 입을 것을 요구했다. C씨가 체 게바라 얼굴을 왜 감춰야 하느냐고 묻자 경비원들은 “그런 티셔츠는 의원회관 규칙에 어긋나는 것”, “정치적 주장이 있어 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답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A씨는 “러시아의 탄압은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만, 일본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형태로 행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권력이 국민들 비판의 싹을 자른다는 의미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이러한 분위기에는 2012년 말부터 2020년 9월까지 일본 역사상 최장기 집권을 했던 아베 전 총리의 영향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반대편에 있는 유권자들의 비난을 참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다. 2017년 7월 도쿄 도의원 선거 당시 아키하바라에서 가진 가두연설 도중 “집어치우라”는 야유가 청중들로부터 나오자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런 사람들에게 져서는 안 된다”고 성난 표정으로 막말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이런 언행은 경찰을 포함한 공무원들이 국민들에 대해 경직된 태도로 공권력을 사용하도록 하는 중대한 배경이 됐다.현재 일본 국회에서는 형법상 모욕죄에 대해 징역형을 부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이 심의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터넷 언어폭력 등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치인에 대한 야유 등 행위로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당국이 편의에 따라 고무줄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다. 시사 만화가 보고 나쓰코(48)는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만큼이나 일본에서도 여당(자민당)이 막강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가 끊어져 버리면 러시아처럼 권력의 폭주를 막을 수 없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제주 베벌리힐스’ 부자들의 불법 특권 8년 만에 끝났다

    ‘제주 베벌리힐스’ 부자들의 불법 특권 8년 만에 끝났다

    ‘제주의 베벌리힐스’로 불리는 비오토피아의 주민회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공공도로인 단지 진입로에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불법으로 설치했던 시설물을 결국 철거했다. 8년 동안 8㎞에 이르는 공공도로를 무단 사유화하는 ‘갑질’을 하면서 법정 투쟁이라는 ‘몽니’까지 부리다 소송에서 지자 두 손을 들었다. 베벌리힐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고급 주거 도시다. 28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안덕면에 있는 고급 주택단지인 비오토피아 진입로에 무단으로 설치된 경비실과 차단기, 화단 등 3개 시설에 대한 철거가 완료됐다. 비오토피아는 SK핀크스가 2009년 온천과 고급 주택 334가구 등을 조성한 단지다.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세컨드하우스로 유명한 이곳은 매년 집값 조사 때마다 제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입주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공공도로에 무단으로 불법 시설물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지방선거 때 사유화 논란이 거세지자 서귀포시는 같은 해 세 차례에 걸쳐 주민회에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안내문을 보내는 등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회는 이에 맞서 2020년 11월 법원에 원상회복 명령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잇따라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1심과 올해 1월 항소심 재판부는 서귀포시의 손을 들어 줬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5월 6일 약속한 기한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계고장을 보냈다”며 “이젠 개방돼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이모(55)씨는 “예전엔 경비실에서 너무 깐깐하게 통제해 도로변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가는 등 번거로워 방문하는 것 자체가 껄끄러웠다”며 “이젠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 진입로 안에는 콘도미니엄과 레스토랑, 이타미 준 건축가가 지은 수풍석 뮤지엄 등이 있으며, 인근엔 방주교회와 본태박물관 등 유명 건축물이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제주의 베벌리힐스’ 부자들의 몰염치… 소송 지자 8년 만에 공공도로 점유 철거

    ‘제주의 베벌리힐스’ 부자들의 몰염치… 소송 지자 8년 만에 공공도로 점유 철거

    ‘제주의 베벌리힐스’ 비오토피아 주민회가 사생활 침해 이유로 단지 진입로에 일반인 출입을 못하게 불법으로 설치했던 시설물을 철거했다. 무려 8년 동안 공공도로를 무단으로 사유화해 외부인 출입을 못하게 ‘갑질’을 한 것도 모자라 법정 투쟁까지 가며 ‘몽니’를 부리다가 끝내 소송에서 지고 두손을 든 모양새다. 28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고급 주택단지인 비오토피아 진입로에 무단으로 설치된 경비실과 차단기, 화단 등 3개 시설에 대한 철거가 완료됐다. 비오토피아는 SK핀크스가 2003년 대지조성사업계획을 승인 받아 2009년 온천단지와 고급 주택 334가구 등을 조성한 곳이다. ‘그들만의 특권’ 처럼 주로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세컨드하우스로 유명한 이 주택단지는 매년 집값 조사 때마다 제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한마디로 ‘제주의 베벌리힐스(Beverly Hills)’로 불린다. 그러나 2014년부터 입주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이같은 불법 시설물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했다. 특히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비오토피아의 공공도로 사유화 논란이 거세지자 서귀포시는 같은 해 세 차례에 걸쳐 주민회 측에 시설물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안내문을 보내는 등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회도 이에 맞서 2020년 11월 법원에 원상회복 명령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잇따라 제기했다. 그러나 2021년 7월 1심과 올해 1월 항소심 재판부는 서귀포시의 손을 들어줬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5월 6일 약속한 기한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계고장을 보냈었다”며 “이젠 시원하게 개방돼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이모(55)씨는 “예전엔 너무 깐깐하게 통제하니까 도로변 갓길에 차를 주차하는 등 방문하는 것 자체가 껄끄러웠다”며 “이젠 자유롭게 지나 다닐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진입로 안에는 콘도미니엄과 레스토랑, 이타미 준 건축가가 지은 수풍석 뮤지엄 등이 있으며 인근엔 방주교회와 본태박물관 등 유명 건축물이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대구FC, 우라와 1-0 제치고 ACL 조 선두 복귀

    대구FC, 우라와 1-0 제치고 ACL 조 선두 복귀

    대구FC가 우라와 레즈(일본)를 꺾고 다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 선두로 나섰다.대구는 21일(한국시간) 태국 부리람의 부리람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CL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8분 제카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우라와를 1-0으로 꺾었다. 2승1패(승점 6)로 기록을 같았지만 대구가 상대 전적에서 앞서 1위에 복귀했다. 2군 전력으로 나선 산둥 타이산(중국)를 첫 경기를 7-0 대승으로 기분좋게 마친 뒤 지난 18일 김도훈 감독의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와의 2차전에서 0-3 충격패를 당했던 대구는 이날 ‘난적’ 우라와를 상대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우라와에 맞선 대구는 라마스와 정치인의 슈팅이 잇달아 골문을 벗어나고 후반 시작 직후 정치인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번번히 득점에 실패했지만 후반 8분 기어이 우라와의 골문을 열었다. 상대 왼쪽 측면에서 케이타가 골문 앞으로 배달한 크로스를 제카가 솟구쳐 올라 머리로 받아 넣었다. 대구는 이후 우라와의 거센 반격에 시달렸지만 촘촘한 수비로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우라와는 후반 막판 잇단 슈팅이 골키퍼 오승훈의 선방과 골대에 막히면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K리그2(2부) 소속팀으로는 처음으로 ACL 무대에 선 G조의 전남 드래곤즈는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3차전에서 1-2로 졌다.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 2차전을 0-2로 내준 전남은 2연패, 1승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전남은 나란히 2승1무(승점 7)를 거둔 빠툼타니, 멜버른과는 승점 4점 차로 벌어져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전반 12분 칼 젠킨슨에게 선제골을 내준 전남은 바로 4분 뒤 이규혁의 골로 균형을 되찾았지만 전반 22분 수비진이 앤드루 나바웃 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내줬고, 남은 시간 더는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 “생지옥 난리통에 종이학이 무슨 소용”...日 ‘우크라 종이학 보내기’ 논란 [김태균의 J로그]

    “생지옥 난리통에 종이학이 무슨 소용”...日 ‘우크라 종이학 보내기’ 논란 [김태균의 J로그]

    “죽음의 공포에 질린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종이학을 받는다고 해서 과연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겠나. 보내는 사람의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일 뿐이다.” “서양인들 관점에서 보면 ‘색종이로 만든 새들을 왜 이렇게 많이 보냈지?’ 정도로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종이학을 접어보내려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아사히신문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마음으로 응원하기 위해 사이타마현의 장애인 취업지원센터 회원들이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파란색과 노란색의 종이학들을 만들어 오는 25일 우크라이나대사관(도쿄도 미나토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센터 회원 40여명은 지난달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인구가 약 4200만명이라는 점에 착안해 종이학 4200마리를 접었다. 여기에 참여한 쓰카다 마호(23)는 “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나도 힘을 내 접고 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그러나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의 창립자로 유명한 니시무라 히로유키(46)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종이학 보내기 운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니시무라는 “쓸데없는 짓을 해놓고 자신이 좋은 일을 했다고 느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이학을 받는 쪽에서 기뻐할 상황인가”를 먼저 고려해야 함에도 “좋은 일을 하고 있는 나의 기분이 중요하다”라는 생각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처치 곤란한 것을 보낼 때에는 상대방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 확인한 연후에 하자”고도 했다. 연예인 다이고(36)도 “우크라이나에 종이학을 보내는 것은 정신나간 짓이다. 그럴 여유가 있다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우크라이나에 송금해 주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전한 일본에서 가족이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우크라이나에 종이학을 전달했을 때 고마워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는 “우크라이나에 평화의 염원을 담아 종이학을 보내는 게 이렇게까지 심하게 공격당하고 부정당할 일인가”, “자신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종이학을 접는 사람들이 적어도 이 일을 공격하는 사람들보다는 평화에 더 근접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등 반론도 잇따랐다. 앞서 기후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남성이 반전의 의미를 담은 종이학 1000마리를 접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보내려고 한다는 소식이 보도됐을 때에도 비난이 빗발쳤다.이 남성은 지역 신문에 “파란색과 노란색의 종이학을 접으며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을 종이학을 통해 호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난이 거세지면서 결국 우크라이나 대사관 전달을 포기하고 종이학 꾸러미를 자신의 펜션 입구에 걸었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진 피해지역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일 등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왔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이재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하고 공연히 처리에 부담을 줘 민폐를 끼친다”는 의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 한 회사만 84년 다녀 ‘기네스북’ 오른 100세 노인, 비결 묻자 이렇게 답했다

    한 회사만 84년 다녀 ‘기네스북’ 오른 100세 노인, 비결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전 세계에서 직장생활을 가장 오래 한 사람이 나왔다. 주인공은 올해 100살이 된 브라질 남성 바우테르 오르트만이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 발리 두 이타자이시에 있는 브루스키 의류원단 회사에 다니는 바우테르 오르트만은 최장기간 직장생활을 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12살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든 그는 15살이었던 1938년 1월 17일 이 회사에 정식으로 취직한 뒤 지금껏 이곳에서만 84년째 일하고 있다. 당시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우물로 식수를 해결해야 하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직할 생각을 하지 않고 묵묵히 회사를 다녔다. 또 회사에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해 기초교육도 마쳤다. 그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일상을 소개하면서 “처음 일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세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직장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비결을 묻는 말에 그는 “인생은 잠깐 스쳐 가는 것이며,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면서 “조바심 내지 말고 느긋하게 웃으며 사는 것이 비결”이라고 전했다.
  • 우승 없어도 빛난 양효진… 우승보다 더 빛난 케이타

    우승 없어도 빛난 양효진… 우승보다 더 빛난 케이타

    국가대표 출신 센터 양효진(33·현대건설)이 올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개인 통산 두 번째 MVP 수상이다. 남자부에서는 ‘말리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21·KB손해보험)가 MVP의 영광을 안았다. 양효진은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했다. 양효진이 MVP에 뽑힌 건 2019~20시즌 이후 두 번째다. 올 시즌 현대건설을 정규리그 1위(28승3패)로 이끈 양효진은 “(코로나19로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돼) 시즌 마무리를 잘하지 못해 아쉽다. 여운이 많이 남는 시즌”이라면서 “그래도 개인적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15연승으로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양효진은 시즌 블로킹(87개)과 속공(134개)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했다. 득점(502득점)과 공격 성공률(52.48%)은 최근 8시즌을 통틀어 가장 높다. 2007~08시즌 프로 데뷔 후 15시즌을 줄곧 현대건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 양효진은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현대건설 잔류를 결정했다. 포지션이 라이트인 케이타는 ‘괴물’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남자부 MVP를 수상했다. 득점과 공격(1134번), 서브(109개) 부문 리그 1위에 정규리그 총 6라운드 중 네 차례나 라운드 MVP를 받았을 정도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1285득점을 기록해 레오(32·OK금융그룹)가 2014~15시즌 삼성화재 시절에 세운 기존 남자부 역대 최다 득점 기록(1282득점)을 갈아 치웠다. 케이타는 “팬들과의 약속(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지키지 못해 매우 아쉽다”면서도 “내년에도 V리그에서 같이 더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여자부 신인상은 ‘중고 신인’ 세터 이윤정(25·한국도로공사)이 차지했다. 실업팀 수원시청에서 뛰었던 이윤정은 이번 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정규리그 2라운드 초반부터 주전으로 출전해 팀의 12연승을 이끌었다. 시즌 30경기 86세트를 뛰며 신인 중 가장 많은 세트 성공(세트당 7.802개)을 기록했다. 남자부에서는 레프트 박승수(20·OK금융그룹)가 신인상을 받았다. 2013년 창단한 OK금융그룹 구단 역사상 신인상을 받은 첫 선수가 됐다.
  • 케이타 “진심으로 KB손해보험에 남고 싶다…구단서 많은 노력 중”

    케이타 “진심으로 KB손해보험에 남고 싶다…구단서 많은 노력 중”

    ‘괴물’, ‘폭격기’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번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노우모리 케이타(21·KB손해보험)가 KB손해보험에 잔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하지만 케이타가 지난해 이탈리아 프로배구단과 체결한 계약이 정리돼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어 케이타의 다음 시즌 V리그 복귀가 쉽지만은 않다. 케이타는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했다. 포지션이 라이트인 케이타는 득점과 공격(1134번), 서브(109개) 부문 리그 1위에 정규리그 총 6라운드 중 네 차례나 라운드 MVP를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1285득점을 기록해 레오(32·OK금융그룹)가 2014~15시즌 삼성화재 시절에 세운 기존 남자부 역대 최다 득점 기록(1282득점)을 갈아 치웠다. 케이타는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절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이라면서 “팬들과의 약속(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지키지 못해 매우 아쉽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수상 소감 말미에 “내년에도 V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케이타는 시상식 종료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KB손해보험에 남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케이타는 “아직 KB손해보험과 재계약을 한 상태는 아니다. 앞서 수상 소감에서 말씀드린대로 저는 KB손해보험에 남고 싶고, 이를 위해 KB손해보험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KB손해보험에 남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진심이고,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 역시 진심”이라고 말했다. 케이타는 이어 “KB손해보험 구단에서도 저와 재계약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타는 2022~23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이탈리아 프로배구단 베로나와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이처럼 케이타와 베로나의 계약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KB손해보험은 다음 시즌에도 케이타가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도록 현재 베로나와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은 트라이아웃 전날인 오는 28일 오후 6시까지 케이타와 계약해야 케이타를 다음 시즌에도 기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따라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제출한 외국인 선수가 계약을 포기하면 향후 2년 간 V리그에서 뛸 수 없다. 케이타는 “KB손해보험에서 뛰면서 정말 집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사실 제가 해외리그에 나가게 된다고 해도 향후 V리그에 복귀할 생각이 있다. 확실한 것은 돌아와서 KB손해보험에서 뛸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 사령탑·베테랑·프런트 ‘삼각편대’… 대한항공 우승 DNA로 고공행진 [스포츠 라운지]

    사령탑·베테랑·프런트 ‘삼각편대’… 대한항공 우승 DNA로 고공행진 [스포츠 라운지]

    프로배구 V리그 두 시즌 연속 통합(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을 일궈 낸 대한항공의 원동력은 감독과 선수, 구단 간 3박자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젊은 감독의 지도력과 10년간 한솥밥을 먹은 베테랑을 중심으로 뭉친 선수들의 믿음, 구단주를 비롯한 프런트의 전폭적인 지원 등 ‘3색 원동력’이 대한항공을 정상으로 이끌었다는 게 배구계의 평가다. 대한항공은 2011~12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에 이어 두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팀이 됐다. 삼성화재가 ‘신치용 체제’에서만 대업을 달성한 데 견줘 대한항공은 다른 외국인 감독 지도로 정상에 등극했다.1 두터운 선수층… 공격 훨훨 포지션별 ‘황금 분할’ 가능 대한항공이 정상에 오른 비결 중 하나는 선수단 구성에 있다. 두터운 선수층 덕에 각 포지션에서 ‘황금 분할’이 이뤄졌다. 리시브·토스·공격의 3박자를 무리 없이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 곳곳에 포진했다. 특히 정지석과 곽승석이 이루는 레프트 라인은 굳건했다. 정규 시즌 36경기를 모두 소화한 곽승석은 리시브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탄탄한 수비 라인의 중심이 됐다. 서브가 강해진 최근의 배구 흐름을 고려하면 안정된 리시브는 득점을 위한 필수조건이고, 다양한 공격 루트를 짜기 위한 출발점이다. 안정된 리시브가 없으면 속공과 시간차 등의 세트 플레이가 쉽지 않다. 곽승석과 정지석은 단순히 리시브에 그치지 않고 오픈과 퀵오픈, 후위 공격까지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구사해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득점왕 노우모리 케이타가 버틴 KB손해보험의 수비를 흔들었다. 챔피언결정 1~3차전을 치르는 동안 세트, 디그 등 대부분의 비득점 기록에서 대한항공은 KB와 비슷했지만 리시브 효율에선 30.80%로 KB(19.83%)를 크게 앞섰다. 리시브가 제대로 되니 ‘캡틴’ 한선수와 유광우 토스도 ‘팔색조’처럼 다양해졌다. 정규리그 득점 6위에 이름을 올린 링컨 윌리엄스가 3차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걸맞은 34득점을 올리고, 정규리그 득점 10위의 임동혁도 알토란 같은 4점을 보탰다. ‘센터 부자’인 대한항공의 높이도 세트가 거듭될수록 빛을 발해 김규민이 8점, 조재영이 4점을 보탰다. 어떤 포지션에도 빈틈이 없었다. 세 경기를 통틀어 공격 종합에서 54.01%로 KB(50.46%)에 우위를 보였고 팀 득점(305개-294개)과 세트당 블로킹(1.923개-1.692개), 서브 득점(2.000점-1.077점)도 모두 앞섰다. KB가 한 번도 시도하지 못한 시간차 공격 성공률도 40%나 됐다. 위기 돌파 능력도 빛났다. 대한항공은 의정부 원정 2차전에서 세 번째 세트를 24-19로 앞서다 그만 24-26으로 덜미를 잡혔다. 대역전패로 중심을 잃은 대한항공은 4세트마저 허무하게 내줘 마지막 3차전을 준비해야 했다. 지난 9일 3차전 파이널 세트 7차례의 듀스를 치른 뒤 기어코 승리를 잡아낸 것은 ‘백미’였다. 배구의 듀스는 축구로 치면 페널티킥 승부에 비유된다. 짓누르는 압박감에 누가 먼저 실수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대한항공은 버텼다. 케이타를 비롯한 KB의 범실이 이어졌고, 정지석과 김규민이 블로킹한 공이 케이타 뒤에 떨어지면서 177분간 이어지던 혈전은 비로소 끝이 났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14일 “엄청난 경기였다. 모든 건 선수들이 해낸 결과다. ‘톱’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에서 승패가 갈리는데 우리가 그걸 해냈다”면서 “대한항공의 장점은 선수층이 두텁다는 것, 더 중요한 건 포지션마다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잘 해냈다. 세 번째 별을 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2 고참보다 어린 외국인 감독 경기 흐름 바꾸는 지략 펼쳐 팀 고참 선수보다 나이가 적은 35세의 틸리카이넨 감독의 검증된 지도력도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다시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 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의 대업에 이어 대한항공의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24승 12패(승점 70), 1위로 이끈 틸리카이넨 감독은 매 경기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하고 중요한 순간마다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지략을 펼쳤다. 특히 챔프 3차전 첫 세트 23~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장면은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순간이었다. 주심은 링컨이 서브하면서 엔드라인을 밟았다고 판정했고, 틸리카이넨 감독은 서브 반칙이 아니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다른 코칭스태프는 틸리카이넨 감독을 말렸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매의 눈’이 통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링컨의 서브 반칙 선언을 번복했다. 그리고 링컨은 곧바로 다시 얻은 서브 공격 기회를 성공시켰다. 그는 V리그 역대 최연소 사령탑이다. 세터 한선수(37)와 유광우(37)보다 두 살이 어리다. “어딜 가든 항상 어리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털어놓은 그는 젊은 지도자답게 신선한 배구 철학을 갖고 있다. 챔프전 세 경기는 물론 시즌 내내 자신이 얘기하는 것보다 선수들끼리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 하프타임을 불러도 자신은 빠졌다. 대신 선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해냈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리더가 있다. 리더가 코트에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 가야 좋은 결과가 만들어진다”면서 “팀에서 리더의 역할은 감독, 코치만 하는 게 아니다. 감독이나 코치의 말이 유일한 해결책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3 통합 챔프 밑거름 ‘프런트’ 구단주 등 전폭적인 지원 통합 우승을 거머쥔 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전진하겠다”는 틸리카이넨 감독은 “팀에 새로운 문화와 배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심어 주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겠다”면서 “언젠가 내가 이 팀을 떠나게 될 때 이 팀에 새로운 시각을 전달해 준 사람으로 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는 선수답게, 감독은 감독으로서 각자가 맡은 역할을 프로답게 할 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취임 일성과 함께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의 새 지휘봉을 잡은 그는 선수를 대하는 접근 방식도 달랐다. 새 선수를 뽑을 때도 그는 “파워가 있다” 혹은 “잘할 것 같다”는 덕담 대신 “선수에게 필요한 건 공격의 효율성, 인성, 안정성, 꾸준함”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왕년의 명리베로 최부식을 비롯한 장광균, 문성준 등 ‘원팀 코치’들의 보좌도 통합 챔프의 밑거름이 됐다.
  • 여경과 4살 어린이의 포옹에 네티즌들 눈물 뚝뚝... 이유는?

    여경과 4살 어린이의 포옹에 네티즌들 눈물 뚝뚝... 이유는?

    소셜 미디어에 오른 1장의 사진에 파라과이 네티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의 주인공은 정복 차림의 여경과 허름한 옷차림의 한 어린이. 무슨 사연인지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아이는 여경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품속에 안겨 있고, 그런 아이를 꼭 안아주고 있는 여경의 얼굴엔 왠지 안타까움과 슬픔이 배어 있다. 여경은 울음을 참으려 애쓰는 표정이다.  두 사람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에스텔라 레온이라는 이름의 이 여경은 파라과이 이타키리 12경찰서 소속이다. 여경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축구장으로 근무를 나갔다. 프로축구가 열리는 일요일 축구장에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 경찰이 배치된다.  여경이 축구장에 도착해 순찰차에 내릴 때 어디서가 나타난 한 어린이가 그에게 다가섰다. 사진 속 바로 그 어린이다. 아이는 손을 잡아달라는 듯 처음 보는 여경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경은 그런 아이의 손을 잡아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의 이름은 실비오, 나이는 4살이라는 건 이때 알게 됐다. 여경이 "엄마는 어디 계시니?"라고 묻자 아이는 "우리를 버리고 집을 나갔어요"라며 울먹였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두 사람을 헤어져야 했다. 시간에 맞춰 축구장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여경과 아이 사이에선 2차 만남이 이뤄진다. 아이가 다시 여경을 찾으면서다.  아이는 한참이나 여경을 찾은 듯 그녀를 보자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섰다. 여경은 아이에게 "엄마가 보고 싶니? 내가 좋아? 안아줄까?"라고 물었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경은 망설이지 않고 아이를 꼭 안아줬다. 여경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 그런 아이를 마치 자신의 아들처럼 꼭 안아주고 있는 여경의 사진은 이때 동료가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것이었다.  사진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사연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언론에까지 보도됐다.  알고 보니 여경은 자녀 둘을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었다. 찾아간 기자에게 여경은 "일 때문에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항상 미안했는데 엄마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아이를 보니 왠지 내가 미안했다"며 "근무 중인데 눈물이 나려고 해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에 가장 진심인 포옹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가 손을 내밀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은 평생의 인연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경은 아이와 그의 형을 입양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여경은 "언젠가 신에게 아이들을 입양하겠다는 약속을 드린 적이 있다"며 "이제 그 약속을 지켜 아이에게 엄마 되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 성폭행·살해당한 주인 한 달째 기다리는 우크라 충견의 사연

    성폭행·살해당한 주인 한 달째 기다리는 우크라 충견의 사연

    우크라이나에서 반려견 한 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주인을 거의 한 달 동안 기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트비히 포르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마카리우에 사는 아키타견 ‘리니’는 지난달 중순부터 집앞 현관에서 주인 타티아나를 기다리는 중이다. 타티아나는 당시 한 군인에게 강제로 끌려나가 행방이 묘연하다. 그는 러시아군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피란을 결심하고 친구를 기다리던 중 러시아가 용병으로 투입한 체첸공화국 민병대에 끌려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가 악명 높은 체첸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카리우는 러시아군이 철군 전에 132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고 바딤 토카르 마카리우 시장이 지난 9일 밝힌 곳이기도 하다. 그후 리니는 지금도 집 앞에서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개는 원래 주인과 그의 남편까지 셋이서 함께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남편이 숨지면서 둘은 서로를 의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도 10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을 통해 리니의 사진과 함께 사연을 소개했다. 사진 속 리니는 현관 앞에 앉은 채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사연을 접하고 리니를 여러 차례 보호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먹이와 물을 주기적으로 주며 새 주인을 찾아주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리니는 먹이나 물에도 그리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배를 조금 채우고 나면 다시 자리에 앉아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 그런 리니에게 현지 매체는 ‘마카리우의 하치코’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하치코는 리니와 같은 아키타견으로 10년 가까이 일본 시부야역에서 숨진 주인 우에노 에이타로를 기다려 유명해진 충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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