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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노벨과학상, 백일몽 그리고 블랙코미디/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노벨과학상, 백일몽 그리고 블랙코미디/유용하 사회부 차장

    ‘백일몽’, ‘블랙코미디’. 지난주에 끝난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둘러싸고 벌어진 우리 사회의 상황을 이보다 적절하게 설명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노벨상 발표를 보름가량 앞둔 지난달 23일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라는 정보분석 기업의 ‘올해 피인용 우수연구자’ 발표였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매년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경제학 분야에서 2000번 이상 다른 사람의 연구에 인용되는 논문을 낸 과학자를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는 현택환 서울대 교수가 한국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유룡 카이스트 교수, 2017년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2018년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에 이어 한국 연구자로는 네 번째이다. 세계적 연구자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발표 직후 국내 한 언론사가 현 교수와 만난 뒤 ‘노벨 화학상 유력 후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현 교수가 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까지 ‘노벨상 유력 후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장단을 맞추고 나섰다.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를 하도록 연구자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연구기관이 민간기업에서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홍보 치어리더 역할을 한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 과정을 몰랐다면 모르겠지만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기관의 행동으로는 너무 남사스러웠다. 이러다 보니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7일 당일까지 ‘올해 노벨 화학상 한국인 수상이 확실한 이유’라든가 ‘오늘밤 한국 첫 노벨 과학상 수상자 나온다’ 등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국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오늘 노벨 화학상 수상을 예측하느냐’는 어이없는 질문에 ‘수상을 위해 로비 좀 하라’는 황당한 주문까지 나왔다. 더 우스운 것은 현 교수가 수상했을 때 과기부, 서울대, IBS 중 어디가 홍보 중심이 될지 7일 오후까지 눈치싸움을 벌이다 과기부로 정리됐다는 뒷얘기이다.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만 한 동이 들이켠 셈이다. 노벨재단 홈페이지에도 친절하게 설명돼 있듯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가 발표되기 직전인 9월부터 이듬해 수상자 선정을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해당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과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 회원들에게 9월에 추천장 양식이 발송되고 다음해 1월 31일 후보자 추천이 마감된다. 더군다나 후보자는 물론 추천자까지도 50년 동안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수상자들도 발표 당일까지 자신이 해당 분야 후보였는지 알 수 없다. 노벨위원회는 추천된 후보들 중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연구의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해당 연구가 인류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업적을 이룬 과학자에게 그 해 수상의 영광을 안긴다. 수상자를 선정할 때 논문의 피인용 지수 뿐만 아니라 여러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에 로비를 한다고 해서 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잊을 만하면 노벨상과 관련해 웃지 못할 사건들이 벌어진다. 2005년 황우석 박사가 그랬고, 몇 년 전에는 한 줄기세포 관련 기업 대표가 노벨 생리의학상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지만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했다는 황당한 얘기들이 그것이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노벨상 관련 사건들은 상에 대한 무지 때문에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찰과 실험으로 사실을 밝혀내는 과학은 열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꾸준한 성찰과 지지를 바탕으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웃자란 식물은 아름다운 꽃도, 달콤한 열매도 맺지 못하는 법이다. 우리만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한국 과학기술의 많은 분야들이 외국 과학계에서 충분히 인정받는 수준에 올라섰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고 해서 한국 과학기술 수준이 무시당할 수준은 아니란 말이다. 매년 10월만 되면 노벨상 열병 때문에 백일몽을 꾸다 못해 블랙코미디를 연출하는 우리 사회도 이제 좀 차분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dmondy@seoul.co.kr
  • “코로나 막는다” 거북 피 마신 도미니카 일가족…5개월 아기 사망

    “코로나 막는다” 거북 피 마신 도미니카 일가족…5개월 아기 사망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때문에 생후 5개월 아기가 목숨을 잃었다. 26일 현지매체 ‘호이’ 보도에 따르면 아기는 주술사가 동물의 피로 만든 약물을 마셨다가 변을 당했다. 함께 약물을 마신 아기의 부모와 언니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24일 아이티와 국경을 맞댄 도미니카공화국의 한 마을에서 정체불명의 약물을 들이켠 일가족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일명 ‘악마의 눈’으로 불리는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술사 말에 따라 거북의 피가 섞인 약을 먹고 복통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생후 5개월 아기 상태가 심각했다.현지언론은 아기가 코멘다도르의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고 전했다. 7살 난 아기의 언니와 부모는 치료 중이며 상태는 다행히 양호한 편이다. 병원 관계자는 “민간요법이 병을 낫게 해준다는 그릇된 믿음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무지가 불러일으킨 불행한 사건”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28일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5723명, 사망자는 474명이다. 팬더믹 이후 국경을 봉쇄했지만 다른 중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와 관련한 민간요법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개똥쑥(스위트 웜우드) 사용 빈도도 잦아졌으며, 4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주술사가 메탄올로 만든 밀주를 마시고 사망한 사람도 177명에 이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민간요법이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WHO는 일부에서 개똥쑥을 코로나19의 민간 치료요법에 사용하는 데 대해 약효와 부작용 등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경고했다. WHO 측은 성명에서 “전통 치료법이나 자연요법에서 나온 치료법이라고 해도 약효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엄격한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한다”며 “소셜 미디어에서 특정 요법의 효과와 관련돼 유통되는 허위 정보는 주의를 기울여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6년 전 진도 바다에서 멈췄던 삶…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

    “6년 전 진도 바다에서 멈췄던 삶…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

    “잃어버린 제 삶, 저 자신을 되찾고 싶어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에 사는 윤길옥(55)씨의 삶은 ‘그날’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매일 대여섯 가지 약을 먹어야 겨우 잠이 든다. 항상 불을 켜고 잔다. 컴컴한 곳에 있으면 악몽 같은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에서 맨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 그게 바로 윤씨다.세월호 참사 후 6년이 흘렀지만 생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숨어야 했다.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오해는 생존자들을 더욱 고립시켰다. 사회는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윤씨는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얼마나 아픈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6년 전 오늘, 윤씨가 세월호 3층 선수 쪽 매점에 갔을 때 배가 기울었다. 온수통의 뜨거운 물이 윤씨의 두 발을 덮쳤다. 두 발 모두 화상을 입었지만 윤씨는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그렇게 윤씨는 바닷물이 머리 위까지 차오르는 순간 마지막으로 세월호에서 탈출했다. 정부는 2015년 6월 윤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윤씨가 다치고, 누군가를 구하고, 사투를 벌이며 탈출할 때 ‘국가’는 없었다. “밖에 나왔더니 기우는 배 객실 유리창 너머로 학생들이 보였어요. 해양경찰이 망치로 유리창을 깼으면 학생들을 많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2016년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윤씨는 퇴원 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30여년 경력의 화물차 운송일이 그에겐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화물차 대신 2017년 새 차를 샀다. 집을 담보로 빚을 내 겨우 마련한 전 재산이었다. 하지만 차 할부금에 기름값, 보험료, 수리비 등 빠져나가는 돈이 버는 것보다 많았다. 빚은 늘어만 갔다. 윤씨는 현재 개인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활달했던 성격도 어두워졌다. 윤씨는 “어딜 가도 사람들이랑 말을 잘 섞지 않는다”면서 “예전에는 동네 목욕탕에 가면 2시간은 있었는데, 요즘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샤워만 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윤씨는 보건소로부터 매달 안부 전화를 받는다. 그는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자살 충동이 인다”면서 “캄캄한 그곳에서 목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을 들이켠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괴로워했다.그럼에도 살아남은 이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윤씨가 꿈꾸는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약 없이 편하게 자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윤씨는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었는데, 드럼과 기타 연주법을 새로 배우고 싶다”며 “여건이 된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윤씨의 바람이다.지난 11일 서귀포에서 만난 또 다른 생존자 오용선(58)씨는 2016년 1월 말까지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7가지 약을 매일 먹었다. 오씨는 “약을 끊으려고 이를 악물고 아등바등 살았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피운 담배도 끊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고통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오씨는 침묵 대신 말하기를 택했다. 그는 “직장 동료들은 내가 세월호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날 배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 누가 물으면 다 얘기한다. 그러고 나면 오히려 가슴이 시원해진다”고 말했다. 오씨는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에 사는 생존자 24명의 기억을 기록하고 법률 지원, 심리 치유 지원 등을 하기 위해 지난 2월 만들어진 단체다. 오씨는 “제주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제주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개인에게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은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4·16 제생지)과 함께 제주에 사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할 예정입니다.
  • ‘쇼미8’ 콕스빌리(cox billy) 정체는 제이켠? ‘궁금증 UP’

    ‘쇼미8’ 콕스빌리(cox billy) 정체는 제이켠? ‘궁금증 UP’

    ‘쇼미더머니8’ 참가자 콕스빌리(cox billy)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8’에서는 다양한 참가자의 무반주 랩 심사가 공개됐다. 이날 콕스빌리는 가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등장했다. 그는 스윙스를 놀라게 한 실력으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송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콕스빌리(cox billy)의 정체에 대해 럭키제이 멤버 제이켠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지난 2005년 EP앨범 ‘Just Clap’로 데뷔한 제이켠은 앞서 ‘쇼미더머니2’에 출연한 바 있다. 이에 콕스빌리(cox billy)의 정체에 많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사진=Mnet ‘쇼미더머니8’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현실 관찰하다가 金·트럼프 만남 상상” “선 너머 北 아닌 선 그은 이들에 화내야”

    “현실 관찰하다가 金·트럼프 만남 상상” “선 너머 北 아닌 선 그은 이들에 화내야”

    ‘오늘 김정은과 한잔한다. (중략) 참이슬 두 잔을 원샷으로 들이켠 후 난 그에게 묻는다. “형, 오늘 몇 명이나 죽였어?”’ 지난달 21일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열린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행사에서 한국계 독일인 박본(32) 극작가가 선보인 짧은 소설 ‘동한국’의 한 구절이다. ‘김정은’은 짐작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반면 ‘DMZ의 나라에서’라는 주제로 토론에 나선 김연수(49) 작가의 문제의식은 훨씬 묵직했다. 그는 ‘정전 체제 이후의 문학에 대해’라는 글에서 “1948년 이래 한국문학은 ‘이렇게 우리는 죽을 수 없다’는 콤플렉스와 ‘그건 모두 우리의 잘못이다’는 죄의식에 볼모로 사로잡힌 셈”이라고 적었다. 김 작가는 “우리가 화를 내야 할 대상은 선 너머의 북한이 아니라 선을 그은 사람”이라며 “까뮈의 소설 ‘이방인’처럼 불합리하게 우리에게 받아들여진 상황에 대해 하다 못해 신에게라도 화를 내야 마땅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이후, ‘김 위원장을 형이라고 부르는 1987년생’ 박본과 ‘누군가에게는 김 위원장이 형이라는 사실에 놀란 1970년생’ 김연수가 마주 앉았다. 둘은 김정은부터 최근 화두인 백석 시인에 이르기까지, ‘60년 정전 체제 이후의 문학’에 대해 유쾌하게 논했다. -행사장에서 박 작가의 소설 ‘동한국’이 화제가 됐다. 김연수 작가(이하 김) ‘역시 젊음이 아름답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단순히 ‘젊음만의 문제는 아니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한국에서 이 또래의 젊은 작가가, 그런 작품을 발표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국외자의 자유로움이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그런 자유로움을 왜 우리는 가질 수 없을까’ 고민했다. 박본 작가(이하 박) 국외자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독일에서도 다 그런 건 아니니까. 희곡 ‘으르렁대는 은하수’에서 김 위원장을 등장시켰을 때, ‘이렇게 쓰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다. 그러나 누구를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모두가 싫어하는 인물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도록 입체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픽션이라서, 거짓말이라서 가능했다. -박 작가는 2016년에 쓴 희곡 ‘으르렁대는 은하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대화를 나누는 전복적 상상력을 선보였는데 몇 년 뒤,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났다. 박 뉴스 봤을 때 진짜 이상했다. 말로 설명이 안 되는 기분이었다. 그 작품을 쓸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대선 후보도 아니었으니까. 당시는 ‘아무도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나라도 한 번 써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김 10여년 전 애니메이션 ‘심슨네 가족들’에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건 관찰력이나 정보를 종합하는 능력의 소산이라 볼 수 있다. 문학이 가진 힘 중에 ‘핍진성’을 믿는데, 현실을 오래 관찰하다 보니 허구지만 현실처럼 보이는 작품을 만들게 되고, 가끔씩은 현실과 일치하는 일이 일어난다. 신 내린 것처럼. -정전 상태의 한국에서 김 위원장을 사랑스럽게 그리는 것이 가능한가. 김 사람마다 개인적인 면도 있고, 공적인 부분들도 있다. 김 위원장도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으니 누군가의 아버지일 테지만 그래도 박 작가처럼 발랄하게 그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웃음). 베를린 장벽에 ‘형제의 키스’(1979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와 동독 서기장 에리히 호네커의 입맞춤을 묘사한 벽화)라는 작품이 있지 않나. 예술은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현실과 관계없는 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상상은 그 자체로 실제화될 수 없는데도, 우리는 상상만으로 감옥까지 갔던 전력이 있다. 이번 행사 제목이 ‘In a Nation Shadowed by DMZ’였는데 그 말이 딱 맞다. 그 시대는 끝났을지 모르지만, 그림자는 남아 (우리) 마음에 계속 그늘이 있는 거다. ‘세상이 바뀌는 걸 좀 더 앞당기겠다’의 문제가 아니라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한국은 자주적으로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다. 옛 소련 같은 나라는 (분열되기 전) 자신들이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가졌었는지, 과거를 생각하며 갖는 고통이 있다. 반대로 한국은 억압만 받아서 ‘큰 한국’을 상상하지 못한다. 통일이 되면 더 큰 힘을 가질 수도 있다는 비전과 상상이 없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옛 환상에 시달리지만 한국은 ‘앞으로’가 있다. 김 2005년, 독일 뉘른베르크를 여행할 때였다. 호텔 문이 잘 안 열려 불만을 표하니까 호텔 직원이 그러더라. “너희 나라는 잘살아서 그런 것도 잘되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세계가 바뀌는 대충격이었다. 이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엄청나게 다른 나라라는 생각이 들더라. 통일이 되면 또 어찌 될지 모른다. -60여년 정전 체제를 뛰어넘는 문학은 어떠해야 하나. 김 다시 쓰고 싶다. 예를 들면 지금 백석 시인에 대해 쓰고 있는데, 시인의 경우 북한에서 숙청이 되고 난 후로는 시를 못 쓰고 살았다. 최대한의 능력을 동원해서 시인의 삶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념 말고 사람들 개개인의 삶을 쓰다 보면 그 당시 북한 체제가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남한은 어땠는지를 알 수 있을 거다. 박 책의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문학보다 다른 걸로 극복해야 한다(웃음). 이야기에 개인적인 내러티브를 담으면 좋을 것 같다. 일본으로 건너간 북한인이 다시 북한을 찾아 가족들과 만나는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최고의 발명, 마티네 콘서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최고의 발명, 마티네 콘서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마티네’(Matinee) 콘서트는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하는 연주를 뜻한다. 주로 주말이나 휴일에 연주하고, 경우에 따라 목요일에도 많이 한다. 마티네 콘서트라는 걸 유학 시절 처음 경험했는데, 친한 동료 연주자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가장 비인간적인 최악의 발명품”이라고 농담해 웃은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몸도 안 풀린 상태에서 연주해야 하는 고초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연주자에게도 마찬가지였고,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릴 일’이기도 했다. 연주가 11시에 시작한다고 바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최소 3시간 전부터 홀에 도착해 리허설을 해야 한다. 동료와 나를 포함해 내가 아는 연주자 대다수는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매우 멀어 저녁에 체력과 정신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데에 익숙했다. 학창 시절 시험 혹은 콩쿠르 때 추첨번호 1번을 뽑아 9시에 연주한 경험을 떠올려 보면 참으로 끔찍했다. 그러나 청중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마티네는 최악이 아닌 최고의 발명품일 수도 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늦은 밤까지 파티 후 느지막이 일어나 공연장 로비에서 샴페인 한 잔 즐기다 관람한다. 어둑어둑한 퇴근시간의 교통체증을 뒤로하고 부리나케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달리 주말의 아침 하늘은 청명하고 상쾌하다. 사람들 발걸음 또한 느긋하다. “늦잠과 낮술 그리고 음악.” 감탄사가 절로 터지는 최고의 조합이다. 청중이 기분 좋게 만족할 가능성이 크니 연주 또한 성공적으로 끝나는 사례가 많다. 아침 출근에서 해방된, 샴페인 한 잔 들이켠, 음악회 후 동반자와 점심 먹으러 갈 기대에 미소 짓는 청중들의 얼굴을 한 사람 한 사람 보면 아침에 무대에 올라야 하는 압박도 금세 사라진다. 공연의 길이도 곧 다가올 점심때에 맞춰야 해 보통 휴식 없이 저녁 공연보다 짧게 공연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모로 나에게는 즐겁고 부담이 덜하게 다가온다. ‘스와레’(Soiree 저녁 공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스와레가 예술가의 혼을 갈아 넣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감을 만들어 내는 드라마라면 마티네는 오늘이라는 행복한 날을 선물해 준 신과 화창한 날씨를 무대 배경으로 제공해 준 자연에 감사하는 축제다. 날씨가 좋으면 웬만해선 성공적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공연 형태가 마티네와 오픈에어 콘서트다. 오픈에어 콘서트도 음향적인 문제나 마이크 사용 문제, 악천후의 위험, 이 모든 걸 뒤로하고 언제나 기분 좋게 만족하며 공연을 끝낸다. 주로 서양 결혼식 문화에서 볼 수 있는 야외 그릴파티, 성당이나 메인 홀에서의 예식과 만찬, 그리고 다음날 아침 테라스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새 출발의 신선함을 즐기는 여유로운 아침 식사 장면은 오픈에어 콘서트, 스와레 그리고 마티네로 비교되며 연상할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마티네 콘서트가 자주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매우 자연스럽고 청중의 층 또한 두터워졌다. 유연한 기획력과 좋은 콘텐츠를 활용한 청중 확보에 힘쓴 공연장과 ‘쌩얼’을 보여 주는 것과 다름없을 부담스러운 아침 연주를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청중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한 연주자들이 모두 힘써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 유럽에 투어를 돌다 보면 음악회를 자주 접하지 않았던 현지 청중들이 물론 있을 수밖에 없고, 그들이 연주 후에 연주자에게 찾아와 축하메시지와 감사함을 전하며 궁금한 것을 묻곤 한다. 그중에 나를 가장 혼란에 빠뜨린 질문이 있었으니 “오늘 정말 정말 멋진 밤이었어요. 좋은 공연 감사해요. 그런데 당신 평소에 낮에는 무슨 일 하고 살아요?”였다. 이제는 당당히 답할 수 있다. “낮에도 연주하고 살아요.”
  •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국수는 서민들의 오랜 친구다. 먹을 게 풍족하지 않던 시절 국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서로 소통했다. 이상국 시인은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고 노래했다. 지역에 가면 그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친근한 국수를 만날 수 있다. 사람 냄새 물씬 나고 옛 향기가 담겨 있는 국수를 먹다 보면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혹자는 말했다. 국수는 ‘캔버스처럼 하얀 면 위에 지역별 식문화라는 화가가 그려 나간 작품’이라고.①진한 팥국물 침샘 폭발 ‘팥칼국수’ 팥칼국수는 진한 팥국물과 졸깃한 면발이 일품인 전라도의 별미다. 곱게 거른 팥물을 끓이다가 밀가루로 반죽한 칼국수를 넣어 익으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칼국수 대신 국수나 수제비를 이용하기도 한다. ‘맛의 고장’ 전북 전주에서는 팥칼국수집이 사계절 인기다. 물리지 않는 팥의 단맛과 식감 좋은 칼국수가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국산 팥을 사용하기 때문에 풍미가 뛰어나고 뒷맛이 깔끔하다. 쌀로 만든 새알심과 달리 식혀 먹어도 면이 붇지 않아 간식으로도 좋다. 팥은 1차로 고농도 소금물에 삶는다. 1차로 삶은 물은 버리고 찬물에 깨끗이 헹궈 짠맛을 없앤다. 2차로 삶을 때는 센불을 이용해야 팥이 부드럽다. 팥물을 내는 방식은 두 가지다. 예전에는 잘 익은 팥을 채에 넣고 갈아 팥물을 내렸다. 최근에는 껍질까지 모두 믹서에 넣고 갈아 쓰기 때문에 색깔이 더 곱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 엽산, 인, 칼륨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칼국수는 졸깃한 맛이 나도록 반죽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칼로 썬 면을 바로 넣지 않고 다시 한번 치대어야 엉겨 붙지 않고 식감이 살아난다. 시원한 동침이를 곁들이면 개운함과 든든함을 만끽할 수 있다.②사골·닭 육수에 전분으로 감칠맛 더한 ‘밀면’ 사골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전분이 함유된 면발에다 갖은 고명을 얹어 먹는 음식으로 부산의 대표적 향토 음식중 하나다. 밀면의 유래는 6·25전쟁 때 북한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즐겨먹던 냉면을 구호물품인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던 데서 유래했다. 실향민인 고 이영순 할머니가 1952년 남구 우암동에 문을 연 ‘내호냉면’이 부산 밀면의 원조로 전해지고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이 만들어 낸 음식인 셈이다. 전분이 함유돼 일반 국수보다 쫄깃한 맛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 육수는 돼지나 소의 사골, 혹은 소고기의 양지나 사태 부위, 닭 뼈 등을 넣어 푹 고아 만든다. 밀가루가 주재료인 밀면의 특성상 소화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감초, 당귀, 계피 등의 한약 재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2009년 밀면을 지역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물밀면과 비빔밀면, 온밀면이 있는데 여름철에는 찬 육수의 물밀면과 비빔밀면을 즐기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면서도 얼큰한 온밀면을 주로 먹는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에는 고추장 양념장을 넣는 것에 비해 온밀면에는 고추장 양념 대신 잘 익은 김치를 고명으로 올려 간을 맞춘다.③멸치 육수에 애호박·배추 곁들인 ‘누른국수’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국수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만큼 대구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유별나다, 누른국수는 동인동찜갈비, 납작만두, 막창구이 등과 함께 대구 10미(味) 중 하나다. 밀가루에 콩가루, 물, 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얇게 밀어 가늘게 채썬다. 끓는 물에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낸 뒤 채썬 애호박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배추를 넣는다. 여기에 김가루나 지단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이렇게 하면 누른국수 한 그릇이 만들어진다. 누른국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영양까지 보탰다. 대구에는 유명한 누른국수집이 많다. 중구 노보텔 뒤는 한때 누른국수골목으로 유명했다. 그곳에서 ‘암뽕에 소주 한 병 바람’이 일어났다고 한다. 서문시장에는 국수가게 300여개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가게마다 누른국수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된 ‘동곡원조할매 손칼국수’는 반죽에 계란물을 넣어 면에 고소한 맛과 쫄깃함을 더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중구 삼덕동의 대백칼국수, 중구 서성로의 금와식당, 달서구 송현동의 참한손칼국수, 중구 종로2가의 다전칼국수 등도 누른국수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④쫄깃쫄깃 탄력 있는 메밀국수 ‘콧등치기국수’ 쫄깃쫄깃 탄력이 있어 ‘후루룩~’ 하고 메밀국수를 먹을 때마다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콧등치기국수다. 강원도 정선의 대표 토속음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메밀가루를 즉석에서 빡빡하게 반죽한 뒤 투박한 부엌칼로 숭덩숭덩 썰어 삶아 내 면발이 굵고 탱글거린다. 이런 메밀칼국수에 삶은 애호박과 갖은 양념 간장을 올린 뒤 냉육수를 부어 한입 베어 먹으면 면발 끝이 콧등을 툭 치며 웃음과 재미를 더한다. 요즘에는 냉육수보다 뜨겁게 삶아 한 사발씩 내는 음식점이 더 많아졌다. 콧등치기국수는 일반 칼국수나 메밀국수보다 굵고 납작한 면발이 특징이어서 일반 국수보다 씹는 식감도 좋다. 콧등치기국수를 더 재미있게 먹으려면 그릇에 코를 박고 먹어야 하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한다. 코를 박고 먹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쳐 정신이 번쩍 든다는 사람도 있다. 척박한 산촌에서 화전으로 밭을 일구어 메밀을 뿌려 배를 불리던 사람들이 음식에도 해학을 넣어 맛과 재미를 더했다. 콧등치기국수와 궁합이 맞는 김치는 갓김치가 제격이다. 국수에 고명으로 얹어진 갓김치는 남도에서 나는 갓이 아니라 정선 지역에서 나는 키 작은 갓이다. 갓김치가 없으면 메밀국수 맛도 살아나지 않는다.⑤민물고기 푹 삶아 양념장 풀어낸 ‘생선국수’ 대청호와 금강 덕분에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한 충북 옥천에 가면 생선국수를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매운탕 국물에 국수를 넣어 허겁지겁 먹던 그 맛이 생각난다면 강력 추천한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민물고기를 뼈까지 뭉개질 정도로 10시간 가까이 푹 삶아 육수를 만든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골라낸 뒤 양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국수사리를 넣어 삶는다. 마지막으로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썰어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생선을 뼈째 푹 우려낸 국물에 국수사리를 넣어 구수하고 담백하다. 단백질·칼슘·지방·비타민이 풍부해 보양식으로도 좋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 때문에 해장국 대용으로도 좋다. 생선국수는 보청천이 휘감아도는 청산면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모내기가 끝나면 보청천으로 천렵을 나갔다,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었는데 1960년대 면을 넣어 먹은 것이 시초가 됐다. 청산면에만 9곳의 전문 식당이 성업 중이다. 청산면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생선국수 축제를 열고 있다. 한 그릇 가격은 6000원이다.⑥구룡포 명물 해물 칼국수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의 명물 해물 칼국수다. 주재료는 ‘미역추’나 ‘장치’, ‘바다메기’라고도 일컬어지는 장갱이 혹은 아귀다. 사철 잡히는 장갱이는 장어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을 풀고 장갱이나 아귀를 푹 곤 뒤 기호에 따라 홍합, 새우나 콩나물, 파 등을 첨가한다. 여기에 두툼한 국수를 넣어 가열하면 모리국수가 완성된다. 오래 끓이면 생선살이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워져 깊은 맛이 더해진다. 매우면서도 진한 풍미가 독특하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다지 비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국수를 건져 먹고 나서는 빡빡한 국물을 들이켠다. 면이 불어 버리면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모리국수는 1970년대 초반 포항에 공업 단지가 막 들어서던 시절 뱃사람과 서민들의 손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고 한 사람씩 따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 냄비째로 ‘모디가 먹는다’고 모디국수로 불리다가 모리국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나도 모린다”고 말한 게 입으로 전파되면서 모리국수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무적함대’와 함께 12년…“아디오스 이니에스타”

    ‘무적함대’와 함께 12년…“아디오스 이니에스타”

    러시아월드컵에서 16강 탈락의 쓴잔을 들이켠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5·빗셀 고베)가 12년 동안 땀이 밴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했다. 스페인은 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러시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해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니에스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경기가 스페인을 대표해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면서 “기막히게 좋았던 시간은 이제 끝났다. 가끔 끝이 꿈꾸던 대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러시아월드컵이 끝나면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해 왔던 이니에스타는 스페인의 16강 탈락에 대해 “몹시 나쁘고 가혹한 일”이라며 “많은 상황을 겪어 봤지만 힘겨운 순간”이라고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스페인의 15세 이하(U15), U16, U17, U19, U20, U21 등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친 이니에스타는 지난 2006년 5월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그가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때는 2006년 5월 27일 평가전. 상대는 다름아닌 러시아였다. 이니에스타는 그로부터 12년 1개월여 뒤에 펼쳐진 러시아와의 월드컵 16강전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치른 마지막 경기가 됐다. 당초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작한 이니에스타는 뛰어난 볼 컨트롤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꿨고 이후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5월 바르셀로나를 떠나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한 이니에스타의 통산 A매치 기록은 131경기(13골)로 스페인 대표팀 통산 역대 4번째다. 유소년 시절을 마치고 2001년 성인팀에 몸을 맡긴 이니에스타는 2군팀 세 시즌을 포함해 FC바르셀로나에서만 19시즌을 뛰었다. 지난 2009년과 2015년 바르셀로나가 역사적인 ‘트레블’(정규리그와 컵대회, UEFA 챔피언스리그 등 3개 우승)을 할 때도 중심에는 이니에스타가 있었다. 지난 5월 빗셀 고베로 이적하기 전까지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통산 496경기에 출전해 40골을 기록했다. 2군팀을 제외한 기록은 442경기 출장에 35골. 코파델레이(스페인국왕컵)에는 73경기에 출전해 10골을 신고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빨강은 노랑보다 강하다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빨강은 노랑보다 강하다

    눈으로 뒤덮인 호숫가에서 홀로 앉아 사색에 젖어 있는 스웨덴인들이 아니었다. 지난 16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이 치러지는 니즈니노브고로드로 향하는 비행기 안. 한국 취재진 20여명과 스웨덴 대표팀의 노란색 유니폼을 챙겨 입은 스웨덴인 100여명이 뒤섞여 앉아 있었다. 스웨덴 서포터들도 만만찮았다. 공항에서 이미 맥주 서너 잔을 들이켠 듯 불콰한 얼굴로 큰소리로 떠들어대며 흥을 탔다.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이 열린 우크라이나 키예프 길거리에서 저 유명한 잉글랜드 훌리건들에게 밀리지 않았던 그들이다.이들은 니즈니노브고로드 공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국 취재진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와 어깨를 걸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물론 손으로 스웨덴 국기를 펼쳐든 채였다. 4만 4000여명이 들어가는 경기장에 스웨덴 응원단이 2만명 몰려온다는 얘기도 나돈다. 비행기로 서너 시간이면 닿는 거리라 육로로 이동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였던 축구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이번에 여러 사정 때문에 러시아 집단 원정 응원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교민회 등이 주축이 돼 응원단을 조직했다. 배중훈(31)씨는 여행 가이드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을 찾아 붉은 유니폼을 입은 교민들의 응원을 독려했다. 그는 오는 27일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2차전에 버스 두 대를 대절해 27시간을 달려 응원 간다고 했다. 배씨는 “스웨덴 격파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하고 부탁했다. “설령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해 달라”고 강조하던 그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과거 레닌그라드로 2차대전 때 900일 동안 나치 독일의 포위 공세를 견뎌낸 땅이며 스웨덴이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긴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라며 ‘역사성’까지 언급했다. 어쩌면 바이킹 모자를 쓴 스웨덴 서포터들이 노랑 물결을 이룬 채 스타디움의 대부분을 메울지 모르겠다. 우리 응원단은 현지 교민들과 유럽 각지에서 달려올 유학생, 주재원들이 주력이다. 국내에서는 가가호호 텔레비전 중계를 지켜보거나 길거리 응원을 하기에 앞서 ‘현지 응원단’들을 먼저 응원해 줘야 하겠다. bsn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것이 천국의 맛? 수도원 맥주 트라피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것이 천국의 맛? 수도원 맥주 트라피스트

    이름도 희한한 그것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기자 초년병 시절, 저녁 어스름이 깔린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였다. 생맥주 한 잔을 쭉 들이켠 선배는 잔을 내려놓자마자 대단한 비밀이라도 알려주는 양 실눈을 뜨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트라피스트라고 알아?” 선배의 말인즉 서울역 인근의 작은 맥줏집에서 트라피스트, 일명 수도원 맥주라는 것을 파는데 맛도 최고, 가격도 최고라는 것이었다.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든다는 것도 신기한데 맛도 훌륭하다니. 비밀결사단체 같은 이름의 그 맥주를 언젠가 먹어 보겠노라 다짐했지만 딱히 볼 일이 없었기에 기억 한 켠에 고이 묻어 둔 채 일상을 보냈다.트라피스트와의 첫 만남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뤄졌다. 이탈리아로 날아와 주방에서 일하던 어느 날, 1년에 한 번 크게 열리는 마을 맥주 축제에서 무심코 마신 맥주 맛에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알고 보니 그게 바로 수도원 맥주였다. 맥주 한 모금에서 적어도 열 가지 이상의 풍미가 파도처럼 차례차례 몰아치는 황홀한 경험이란…. 인생을 둘로 나눈다면 아마도 그 맥주를 맛보기 전과 후가 되지 않을까. 결국 트라피스트를 쫓아 맥주의 성지, 벨기에로 가기로 결심했다. 훗날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내가 그때 마셨던 건 네덜란드 수도원 맥주였다는 사실을. 요즘과 달리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트라피스트는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궁극의 맥주로 통했다. 트라피스트는 이름 그대로 트라피스트 수도회 산하의 양조장에서 만들어내는 맥주를 뜻한다. 그런데 신을 모시는 신성한 종교단체에서 술을 만들다니, 그래도 되는 걸까. 유럽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도원이 술을 만드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기독교가 태동한 유럽에서 수도원은 종교시설뿐 아니라 생산시설의 역할도 겸했다. 기독교 포교를 위해 유럽 곳곳에 생겨난 수도원은 대부분 양조장을 갖고 있었다. 공중위생 개념이 생기기 이전 유럽에서 술은 일종의 정수 역할을 했다. 자칫 오염된 물을 먹고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는데 물을 포도주, 맥주 등의 발효주와 함께 섭취하면 취할지언정 위생상으론 비교적 안전했다. 양조를 위해서는 기술뿐 아니라 대규모 시설과 노동력이 필요했는데 중앙집권화가 되지 않았던 당시 유럽에서 수도원 말고는 딱히 이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특히 ‘노동하는 것이 곧 기도하는 것’이라는 계율을 가진 시토회 수도원은 자급자족이 원칙이었다. 수도원은 소유한 과수원과 밭, 목장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가공해 직접 소비하거나 판매했다. 맥주도 이 중 하나였다. 17세기 무렵 시토회가 추구하던 경건한 정신을 부활시키고자 프랑스에서 트라피스트회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트라피스트 맥주의 시작이었다. 당시 최고의 지식 집단이었던 수도원에서 양조기술을 발전시켜 고품질의 맥주와 와인을 만들어 냈다. 그 시절 맥주 맛이 그대로 전해졌다면 좋으련만, 오늘날 맛볼 수 있는 트라피스트 대부분은 현대에 와서 완성됐다. 중세의 맛과는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유럽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수도원 양조 맥주의 명맥이 끊겼다. 특히 전쟁물자 동원을 위해 양조장의 금속이 징발되면서 생산시설 자체가 사라진 경우가 많았다. 겨우 살아남은 소수의 양조장은 고난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20세기 들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맥주 장인인 수도사가 전통방식으로 만들어낸, 혹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레시피로 만들어진 맥주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미국과 독일이 장악하고 있는 맥주시장에서 수도원 맥주는 큰 인기를 끌었다. 트라피스트가 상업적으로 인기를 누리자 너도나도 수도원 맥주를 자처하는 짝퉁들이 생겨났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트라피스트 수도원들은 1997년 국제트라피스트협회를 만들었다. 이후 협회의 엄격한 인증을 받은 맥주에만 육각형의 트라피스트 로고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여덟 곳으로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공인된 트라피스트 맥주 양조장은 총 12곳이다. 벨기에에 6곳, 네덜란드에 2곳, 오스트리아와 미국, 이탈리아, 영국에 각각 한 곳이 있다. 재미있는 건 정작 트라피스트회가 탄생한 프랑스에는 협회의 인증을 받은 양조장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이다. 올해 영국 레스터셔주의 세인트 버나드 수도원이 새로운 트라피스트회 멤버로 승인되면서 양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올여름쯤에 영국을 방문한다면 열두 번째 트라피스트 맥주를 맛볼 수도 있겠다. 트라피스트는 누군가에게는 종교적인 체험에 가까운 황홀감을, 누군가에게는 죄를 지으면 가는 곳에 들어선 기분을 선사해 준다. 각 양조장마다 맛과 개성이 확연히 달라 호오가 분명한 편이다. 트라피스트에 영감을 받은 많은 양조장에서는 이른바 수도원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떤 것들은 트라피스트 이상의 놀라운 맛을 보여 주기도 하기에 꼭 인증을 받은 맥주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그 맛이 궁금하다면? 의외로 천국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 숫자로 본 무한도전

    숫자로 본 무한도전

    1위 국내 최초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 1위에 수시로 올랐다. 8명 무한도전에 출연한 해외 스타들. 테니스의 여왕 마리야 샤라포바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프로 골퍼 미셸 위, 힐턴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턴, 이종격투기 챔피언 표도르 예멜리아넨코, 세계적인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 NBA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 미국의 코미디 황제 잭 블랙, 그리고 전설적인 복서 매니 파키아오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셀럽’들은 모두 무한도전을 거쳐 갔다. 이처럼 무한도전의 섭외력이 상당했기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무한도전이 끝나면 해외 톱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국내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17명 역대 무한도전 멤버 수. 현재 정규 멤버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조세호, 양세형을 비롯해 황광희, 전진, 길, 노홍철, 정형돈이 무한도전 멤버로 활약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의 한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과 ‘무리한 도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김성수, 조혜련, 이정, 이켠, 윤정수, 이윤석까지 원년 멤버로 포함한다. 30.4% 최고 시청률은 2008년 1월 19일 방영한 88회 ‘이산 특집’ 때의 기록이다. 156개월 무한도전은 2005년 4월 23일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이달 말까지 꼬박 13년을 달려 왔다. 2012년 MBC 총파업으로 24주간 결방하기도 했으나 김태호 PD는 이 기간에도 유튜브에 ‘무한뉴스’를 만들어 직접 정준하의 결혼 소식을 전하는 등 시청자들과 꾸준히 소통했다. 615회 ‘무모한 도전’(26회)부터 ‘무리한 도전’(26회), 그리고 이달 31일까지 무한도전(563회)의 총 방영 횟수. 1320만원 무한도전에 붙는 15초짜리 광고 한 편의 단가. 40편가량의 광고가 붙어 광고 수익만 회당 5억 2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패키지 광고 등을 고려하면 무한도전이 실제로 광고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가보다 5~6배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63억원 달력과 음원 제작 판매 등 수익 사업으로 사회에 환원한 기부금 누적액. 2017년 무한도전 달력의 판매 수익금 2억 5000만원은 ‘무한도전 장학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달 160명의 초·중·고교생에게 전달됐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Nature Diary/안광식 · 카니발식 사랑/김경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Nature Diary/안광식 · 카니발식 사랑/김경후

    카니발식 사랑/김경후 너를 사랑한다는 건 너를 먹는 일 두 눈과 두 발이 아닌 위가 하는 일 마시고 삼킨다 갯벌지렁이 같은 너를 개흙 같은 내가 들이켠다 너를 사랑한다는 건 너를 먹는 일 너를 씹고 너와 뒤섞이며 개흙 속에 썩고 녹아버리는 일 번개와 벼락 작살 아래 부서질 때까지 나의 위가 하는 일 밤새도록 너를 마시고 삼키고 들이켜는 일 위태로운 내가 위선적으로 나만을 위로하는 일 그게 너를 사랑하는 일 너를 먹는 일 먹고 마시고 뒤틀리는 일 또는 너로 나는 죽어버리는 일 김수영이 복사씨와 살구씨가 미쳐 날뛰는 사랑을 노래한다면, 김경후는 개흙이 갯지렁이를 삼키고 들이켜는 사랑을 노래한다. 사랑은 마시고, 삼키고, 들이켜는 일이다. ‘밀당’을 하고, ‘썸’을 타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이해타산에 따라 제 감정을 더하고 빼는 일을 어찌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사랑은 처절하다. 너를 사랑하는 일은 너를 먹고 마시는 것. 사랑은 광기와 착란과 엉뚱함에 취해 빚어지는 달콤한 사태다. 사랑을 하려거든 살 한 점 남김없이, 뼈 한 조각 남김없이 “번개와 벼락 작살 아래 부서질 때까지” 사랑하라. 그래야 사랑을 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장석주 시인
  • 탄산음료 처음 맛본 아기 반응 화제

    탄산음료 처음 맛본 아기 반응 화제

    태어나 탄산음료를 처음 맛본 아기의 반응을 담은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는 영상 한 편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탄산음료를 처음 맛보는 아기의 사랑스러운 반응이 담겼다. 빨대로 탄산음료를 한 모금 들이켠 아기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뒤로 젖히며 마치 신세계라도 경험한 듯한 표정이다.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귀엽다”, “사랑스럽다”라는 칭찬과 함께 “탄산음료는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비판의 댓글을 남겼다. 데일리메일은 한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탄산음료 속의 카페인은 아이들의 뇌를 자극해 활동 과잉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탄산음료에 포함된 엄청난 양의 설탕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사진·영상=Daryn Hughe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17초 만에 날달걀 50개 꿀꺽한 BJ

    17초 만에 날달걀 50개 꿀꺽한 BJ

    날달걀 50개를 한 번에 삼킨 중국의 한 BJ가 주목을 받았다. 16일 중국 매체 상하이스트는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된 한 BJ의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서 BJ는 맥주잔 5개에 나눠 담은 날달걀 50여개를 쉬지 않고 벌컥벌컥 들이켠다. BJ가 이 날달걀을 모두 삼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7초. 이 BJ는 구독자를 빠르게 모으려고 이같은 도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겹다”는 반응부터 “대단하다”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상하이스트 페이스북에 소개된 해당 영상은 23일 현재 25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문식 “저예산 영화라고 연기도 저예산은 아니잖아요”

    이문식 “저예산 영화라고 연기도 저예산은 아니잖아요”

    스크린에서 감초로 빛나는 연기자들은, 영화 개봉작이 그가 출연한 작품과 출연하지 않은 작품으로 나뉜다는, 그런 시기가 있다. 이문식(50) 또한 그랬다. 그러나 요 몇 년간은 좀처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없었다. 그가 ‘미쓰고’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15일 개봉하는 ‘중독 노래방’이다.“이유는 간단해요. ‘공필두’, ‘플라이 대디’, ‘구타유발자’ 등 주인공을 맡은 영화들마다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어요.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줄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주연까지 했는데 설마 조연을 다시 할까 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해요. 영화 쪽으로 일이 잘 안 풀리다 보니 쉬고 있는 것보다 연기를 이어 간다는 생각에 드라마를 많이 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 세월이 4~5년 훅 갔네요. 남들은 TV를 하면서 영화도 많이 하던데 전 아직 그 지점을 잘 모르겠어요. 허허허.” ‘중독 노래방’은,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막무가내로 들이켠 작품은 아니다. 미장센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판타지물이다. 고풍스럽고 비현실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외딴 지하 노래방에 세상에 상처받고 저마다 한 가지씩 중독에 빠져 세상을 등진 인물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관객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대안 가족의 탄생을 지켜보게 된다. 이문식은 노래방 주인이자 ‘야동 중독자’인 성욱으로 전혀 웃기지 않은, 진지한 연기를 펼친다. ‘복면달호’를 공동 연출했던 김상찬 감독의 단독 연출작이다.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 망설여지기도 했어요. 저예산 영화의 한계가 있어 겁이 나기도 했죠. 개봉 시기가 신경 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예산 영화라고 연기도 저예산이 아니잖아요. 또 폭력적이거나 코믹하지 않은 연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었죠.” 무대를 주름잡다 TV나 영화에서 감초 연기자로 출발, 스타덤에 오른 뒤 맡은 주연작이 대박을 터뜨린 동료들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7번방의 선물’(2013)의 류승룡, ‘럭키’(2016)의 유해진이 대표적이다. “부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비주얼적으로 썩 좋지 않더라도 연기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게 고무적이잖아요. 그런 작품이 터져 줘야 영화의 다양성도 늘어나겠죠. 저도 그러지 말라는 법 없잖아요. 배우로서 조연이든 주연이든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다 보면 그런 날이 오겠죠. 평생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1993년 말 대학 졸업 즈음 대학로에 뛰어들었으니 배우 길을 걷게 된 지 곧 사반세기다. 영화로는 자잘한 단역을 빼면 ‘간첩 리철진’(1999)이 출발점이다. 이문식은 스크린에서 보인 자신의 연기에 대해 60점을 주겠다며 웃었다. “누군가는 저를 보고 까다롭다고 하는데, 개런티를 따지면 이상하겠지만 캐릭터의 정당성을 따지는 것은 배우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연극할 때의 반도 못하는 것 같아요. 연극은 한 캐릭터를 놓고 3개월 정도는 아파하고 고민하죠. TV나 영화에서는 그렇게까지는 못해요. 100점은 허상인 것 같고, 80점 정도는 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자치광장] 산천어도 사는 서울 ‘아리수’가 답/한국영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자치광장] 산천어도 사는 서울 ‘아리수’가 답/한국영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아침에 눈을 뜨면 수도꼭지를 틀어 수돗물을 한 잔 받아 마신다. 업무 중에도 수시로 마시고, 자기 전에도 한 잔 들이켠다. 화장실에서도 스스럼없이 마신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에 대한 믿음 덕분이다. 아리수가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한 물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는 많다. 지난해 구의아리수정수센터에 생태연못을 조성했다. 이 연못에 1급수 계곡에서만 볼 수 있는 산천어가 산다. 한강물을 여과해 만든 연못에 산천어가 산다는 건 아리수가 얼마나 깨끗한지를 직접적으로 입증해준다. 아리수의 깨끗함은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는 매달 수돗물 수질검사를 하는데 매번 양질로 판명 난다. 아리수는 정수과정에서 170개 항목에 달하는 수질검사를 통과하는 데다 살균력이 강한 오존과 미세물질을 빨아들이는 숯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여러 정수 과정을 거치는 데도 우리 건강에 필수적인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수장에서 수도꼭지까지 이르는 아리수 생산 및 공급 전 과정이 국제표준기구로부터 국내 최초로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인증도 받았다. ISO22000 인증은 식품의 생산과 제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표준규격이다. 엄격한 위생관리와 제품 안전성이 보장돼야 획득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대단한 성과다. 아리수는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으로, 약수와 다름없다. 아리수는 지구 건강도 지킨다. ‘사먹는 생수’는 지구 건강에 좋지 않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생수병 탓이다. 땅에 묻으면 자연 분해되기까지 100년 걸리고 소각하면 유해 환경 호르몬이 나온다. 과도한 생수 생산으로 지하수가 고갈되고 관정 관리 부실로 지하수 오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리수는 그런 문제가 없다. 더구나 값도 무척 싸고, 집에서 수도꼭지만 틀면 언제든 마실 수 있다. 서울시는 상수도관을 녹슬지 않는 관으로 97.7%까지 교체했다. 1994년 4월 1일 이전 지어진 집의 낡은 수도관 교체 공사비도 80%까지 지원하고 있다. 혹시라도 각 가정의 수돗물 수질이 의심스럽다면 다산콜센터 120으로 전화해 무료 수질검사인 ‘아리수품질확인제’를 신청해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아리수가 그 어떤 물보다 좋은 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아리수는 빨래할 때도 샤워할 때도 쓰지만, 기본은 ‘먹는물’이다. 건강과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다면 이제 서울 수돗물 ‘아리수’를 애용하면 어떨까.
  • “최상 대신 최선” 골프 황제의 고백

    “허리 수술 3차례, 무릎 수술도 4번이나 받았다. 다시는 아주 좋은 몸 상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두 차례의 공식 투어 대회 복귀전에서 컷 탈락과 부상 기권의 쓴잔을 들이켠 타이거 우즈(41·미국)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내다봐 눈길을 끈다. 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우즈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잡지 ‘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허리와 무릎에 도합 7번의 수술을 받고 나서 아무래도 옛날 몸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우즈는 지난 3일 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2라운드 티오프를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다. 우즈는 두 차례 허리 수술을 받고 15개월을 코스에 나서지 못한 뒤 지난해 12월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챌린지를 통해 대회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 1월 말에 17개월 만의 정규 투어 복귀전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출전했지만 2라운드를 마치고 컷 탈락했다. 우즈는 당시 “상태가 좋지만, 아주 좋지는 않다. 언제나 조금 아플 뿐”이라면서 “그렇더라도 내 몸의 기능을 할 수 있다면 나는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였다. 그러나 2주 뒤 우즈는 두 번째 복귀전에서 또 허리를 부여잡고 기권했다. PGA 투어에서 통산 79승을 거두고, 메이저대회에서 14개의 우승컵을 수확한 최고의 골프 스타였던 우즈는 “상위 레벨에서는 다시 경기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 적도 아주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복귀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힘들고, 너무나 잔혹했다”면서 “침대 밖으로 나올 때 도움이 필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어두웠던 재활의 기억을 곱씹었다. 그러면서도 우즈는 여전히 매년 4월 첫째 주에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즈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지만, 내가 티잉그라운드에 서는 한 나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너무 부러운 커플”...이상윤♥유이, 얼굴 맞대고 다정한 모습

    “너무 부러운 커플”...이상윤♥유이, 얼굴 맞대고 다정한 모습

    배우 이상윤(35) 유이(28) 커플의 근황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24일 배우 이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기만 해도 너무 부러운 커플, 참 좋은 사람들”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이상윤 유이 커플의 다정한 모습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은 얼굴을 맞대고 다정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앞서 두 이상윤과 유이는 지난 5월 공식 연인임을 인정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Mnet MAMA 시상식 진행을 맡으며 첫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이후 모임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본사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불야성’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유이는 “연인 이상윤이 꼭 본방사수 하겠다고 했다”고 말해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이켠 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노벨문학상 누구 품에”… 오늘 밤 세계 문단 ‘들썩’

    “노벨문학상 누구 품에”… 오늘 밤 세계 문단 ‘들썩’

    내전으로 멍든 시리아 시인에게 주어질까. 20년 넘게 쓴잔을 들이켠 미국 문단에 돌아갈까. 13일 밤 8시(한국시간) 발표될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군을 꼽아 보는 전망들로 올해도 세계 문단이 흥성거린다. 그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놓고 높은 적중률을 기록해 온 영국 도박 사이트 래드브록스는 12일 케냐 출신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아프리카 현대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왼쪽)를 유력 후보 1위(배당률 4대1)로 꼽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운데)는 2위(5대1),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가 3위(6대1)에 올라 있다. 미국 소설가인 필립 로스와 돈 드릴로,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가 공동 4위(12대1)로 뒤를 이었다. 한국 대표 시인 고은(오른쪽)도 5위(14대1)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인터파크도서는 국내 도서 판매량 순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를 줄세웠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1만 2000여권이 팔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위, 미국 작가 필립 로스가 2위(400여권), 케냐 작가 응구기 와 티옹오(100여권)가 3위를 기록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임박한 지난달 판매량으로도 순위는 같았다. “노벨문학상은 출판업자와 한림원의 잔치”라는 말이 있듯, 발표 이후 수상 작가의 책은 올해도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인터파크 집계 결과 앨리스 먼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2013~2015년 수상자들은 발표 직후 작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박준표 인터파크도서 문학인문팀장은 “이전까지 노벨문학상은 국내에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하루키를 비롯해 필립 로스, 응구기 와 티옹오 등 비교적 인지도 높은 작가들이 거론되고 있어 수상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즐거움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길섶에서] 안주/박홍기 논설위원

    얼마 전 대학가 먹자골목을 찾았을 때 일이다. 동료들이 한잔하는 데 뒤늦게 합류했다. 식당과 주점이 즐비한 골목은 젊은이들로 붐볐다. 부딪치지 않게 신경써서 걸어야 할 판이었다. 주점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손을 들어 반겨 맞았다. 이미 불그스레했다. 피조개 구이를 시켰다. 술잔을 주고받던 중 안주가 나왔다. 피조개와 치즈를 버무렸는지 먹음직스러웠다. 술을 들이켠 뒤 안주에 젓가락을 댔다.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집히는 조개가 없어서다. 종업원에게 “피조개 구이가 맞냐”고 묻자 곧바로 “네”라는 답이 돌아왔다. 확인을 요구하자 잘게 썰어진 조개를 몇 개 골라냈다. 주인이 오더니 “계산에서 빼드리겠습니다”라고 하더니 안주를 가져갔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이. 당황한 쪽은 주점이 아니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황 끝이다. “그래서 아저씨.” 주점 사건을 들은 젊은 후배의 반응이다. “그런 사람에겐 그런 식으로 대하지 않지요, 휴대전화 카메라는 어디에 쓰세요.” 먼저 사진을 찍은 뒤 따지다 해결이 안 되면 SNS에 올려 버린단다. 신뢰를 깬 쪽이 주점이니 딱히 할 말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쿨하다. 이런 것도 세대 차이일까.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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