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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보자, 마키아벨리

    다시 보자, 마키아벨리

    냉혹한 통치론 혹은 무자비한 처세술 등의 비판이 뒤따르는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1469~1527)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동아시아 학술계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에 비해 그의 ‘공화주의’ 관련 연구는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3~14일 이틀간 서울 숭실대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마키아벨리의 군주 읽기’, ‘동아시아 맥락에서의 마키아벨리’ 강연·심포지엄은 이 같은 움직임의 산물이었다. 정치적 처세술로만 인식돼 온 마키아벨리 사상에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강조한 공화주의적 측면이 숨어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이 사상이 동아시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볼로냐 학파를 이끄는 마리오 안셀미 볼로냐대 교수와 국내 대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국내 마키아벨리 연구의 대표주자인 곽준혁 숭실대 교수, 일본 근대사상 연구가인 고이치로 마쓰다 릿쿄대 교수, 중국의 공화주의 연구자인 카오친 난카이대 교수 등이 참여해 색다른 시각으로 군주론에 접근했다. 지난해 군주론 탈고 50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정부가 지원하는 저술작업을 맡았던 마리오 교수는 숭실대 강연에서 “군주 또는 독재적 권력행사의 정당화가 아니라 법의 지배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현실주의의 정수로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에 내재한 권력과 힘에 대한 통찰력이 갖는 보편성을 시민적 자유와 관련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국회 심포지엄에서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에 내재된 ‘정치적 현실주의’가 현실로부터 괴리됐거나 현실과 엷게 연결된 이상주의로부터 잉태된 진보진영의 급진주의에 대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면서 “반대로 반공주의를 비롯한 이데올로기적 담론에 지배받는 보수의 단견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도덕주의 또는 이념적 도덕률을 통해 좋은 정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무용하고 위험한지를 배워야 한다. 지금은 마키아벨리 사상에서 민중의 측면도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숭실대 ‘가치와 윤리연구소’를 이끄는 곽 교수는 “마키아벨리 사상은 군주의 통치만이 아니라 시민의 자유라는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갖는 이중성을 검토했다. 내적으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대외적으론 힘의 경쟁이 갖는 제국주의적 요소를 띤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지나치게 윤색됐다는 주장이다. 최근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민음사)를 펴낸 곽 교수는 “마키아벨리는 갈등이야말로 변화의 시작이라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집단지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민주주의가 경제논리에 파묻혀 비효율성을 지적받는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의 비지배논리는 시민적 자유 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심포지엄에선 고이치로 교수가 후쿠자와 유키치를 비롯한 일본 근대 사상가들이 마키아벨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일본 헌법 논쟁과 의회 정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카오친 교수는 “청조 후기 중국에 처음 등장한 마키아벨리는 과학적 정치이론가, 애국자, 제국주의자 등 상반된 형태로 해석됐다”면서 “제국주의에 대한 반발과 묶이면서 중국 도덕주의와의 연관 가능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의 저명 출판사인 루틀리지가 ‘동아시아 맥락에서 정치이론’이란 기획의 하나로 마련했다. 이탈리아 대사관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日 괴물 다나카 양키스 데뷔 합격점

    ‘일본인 괴물’ 다나카 마사히로(26·뉴욕 양키스)가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다나카는 2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필라델피아와의 시범경기에 첫선을 보였다. 세 번째 투수로 2이닝 2안타 3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는 34개였고 최고 151㎞의 직구와 ‘필살기’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뿌렸다. 두 번째 투수 구로다 히로키로부터 5회 마운드를 넘겨받은 다나카는 첫 타자 대린 러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다음 두 타자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세자르 에르난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는 벤 리브레를 삼진으로 낚았고 로니 세데뇨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도미니크 브라운과 켈리 더건을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양키스는 승리 투수가 된 구로다(2이닝 1안타 무실점)와 다나카(홀드)뿐만 아니라 결승타를 친 이치로 스즈키 등 ‘일본인 삼총사’가 4-0 완승을 합작했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의 에이스 다나카는 지난해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이란 믿기지 않는 성적을 냈다. 이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7년 동안 1억 5500만 달러(약 165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공식 데뷔전의 부담을 호투로 털어낸 다나카는 “첫 실전이라 많이 긴장했다. 포수 미트에 집중했고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편 빅리거 기대주 최지만(23·시애틀)은 전날 기세를 잇지 못했다. 최지만은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 5회 무사 1, 2루에서 1루 대주자로 나섰다. 로건 모리슨의 2루타 때 3루까지 나갔지만 후속 더스틴 애클리 타석 때 상대 포수가 공을 뒤로 흘린 사이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6회에도 아쉬움을 줬다. 1루수로 나선 최지만은 무사 1루에서 루이스 히메네스의 땅볼을 잡아 2루로 던지려다 송구 실책을 범했다. 7회 무사 1, 3루 기회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동산고 출신으로 2010년 미국에 진출한 최지만은 전날 생애 처음으로 나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2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전날까지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추신수(32·텍사스)는 2-2로 비긴 오클랜드전에 결장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최용수 ‘명품 스리백’에 첫 승 담았다

    최용수 ‘명품 스리백’에 첫 승 담았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의 출발이 상쾌했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 센트럴코스트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홈 1차전에서 전반 오스마르 아바네스의 결승골과 후반 윤일록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날 서울은 종전의 포백 대신 스리백으로 수비를 안정화하면서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력을 높이는 전술을 들고나왔다. 오스마르, 김진규, 김주영이 스리백을 형성한 가운데 좌우에는 공격력이 좋은 김치우와 차두리가 넓게 벌려 섰다. 센트럴코스트는 서울의 그물 수비에 묶여 전반 내내 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서울의 스페인 출신 외국인 콤비가 선제골을 합작했다. 에스쿠데로가 전반 31분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반칙을 끌어내자 중앙수비수 오스마르가 페널티킥을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이후에도 서울은 주도권을 놓지 않고 센트럴코스트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두 번째 골은 왼쪽 윙백 김치우와 윤일록이 만들어 냈다. 김치우가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에서 땅볼 크로스를 보내자 에스쿠데로가 다리 사이로 볼을 흘려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고, 윤일록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볼을 강하게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포항은 이날 홈에서 열린 E조 1차전에서 일본 세레소 오사카와 1-1로 비겼다. 포항은 전반 10분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선제골을 빼앗겨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가키타니는 문전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김원일, 김광석 사이로 볼을 감아 차 골망 오른쪽 구석에 꽂았다. 포항은 측면 돌파 위주로 기회를 노렸으나 오사카의 강한 압박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후반 9분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태수를 빼고 공격수 배천석을 투입,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황 감독의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5분 김재성이 넘어지면서 찔러 준 볼이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고무열에게 연결됐고, 배천석은 고무열의 발을 맞고 흐른 볼을 오른발로 밀어 넣어 동점골을 터뜨렸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오사카는 미나미노 다쿠미를 빼고 우루과이 대표팀 출신의 디에고 포를란을 교체 투입했다. 그러나 포를란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고, 포항의 기세는 더욱 거세졌다. 후반 27분 신광훈의 크로스를 배천석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세레소의 골키퍼 김진현의 정면으로 가 득점에 실패했다. 황 감독은 또 후반 31분 김승대를 빼고 신인 이광혁을 투입했고, 이후 신영준까지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끝내 역전골을 만들어 내지 못하며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WP “아베 우경화로 미·일 관계 훼손”

    “미국 당국자들은 역내 긴장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베가 어떻게 움직일지 더 이상 확신하지 못하게 됐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잭슨 디엘 부편집인은 17일(현지시간) ‘일본의 도발 행위’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우경화 행보를 비판했다. 디엘 부편집인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이 미국의 국가안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었지만 아베 총리가 취임 이후 일본을 위험한 시대로 이끌고 있다”면서 “그런 걱정이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지난 수개월간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극단적 국수주의로 방향을 틀면서 중국과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내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롯해 공영방송 NHK 경영진의 잇단 망언,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의 WP 기고문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디엘 부편집인은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 등으로 인해 일본과 한·중 간의 화해 가능성이 사라졌고, 아베 정부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사이의 관계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일 양국 간 의사소통 단절이 미·중 간에 비해 더 심각한 상태라면서 미국 당국자들은 영유권 분쟁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베 총리가 어떻게 행동할지, 미국의 말에 귀를 기울일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WP는 지난 12일 사설에서도 아베 총리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베 측근, 北접촉 현안 논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문역인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 참여가 지난해 10월 비밀리에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 북한 당국자와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 이지마 참여가 북한 당국자와 만나 이 시기 일본 도쿄에서 재경매에 부쳐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본부 건물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986년 완공 후 사실상의 ‘북한 대사관’ 역할을 해 온 조총련 본부 건물은 총련계 금융기관 부실로 경매에 넘겨졌으나 1차 낙찰자가 돈을 내지 못해 지난해 10월 재경매에 부쳐졌다. 재경매에서 몽골 법인이 본부 건물을 낙찰받았으나 도쿄지방법원은 해당 법인이 제출한 서류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지난달 말 매각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당시 총리 비서관으로 2002년과 2004년 평양에서 열린 1·2차 북·일 정상회담을 수행한 이지마 참여는 지난해 5월에도 방북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때 북한이 일본의 중요한 거점인 중앙본부 빌딩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지마 참여가 다롄에서 북한 당국자를 만났다면 중앙본부 빌딩과 일본의 독자적인 경제제재 해제 문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이며,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기반 마련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말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고위 당국자와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중간평가 압승’ 아베 폭주 계속된다

    ‘중간평가 압승’ 아베 폭주 계속된다

    9일 치러진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집권 자민·공명당이 지원한 마스조에 요이치(65) 전 후생노동상이 ‘탈(脫)원전’을 내세운 호소카와 모리히로(75) 전 총리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정권의 중간평가 역할을 한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함으로써 ‘자민당 1강’ 체제는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이날 오후 출구조사 결과 당선이 확실시되자 “어떤 후보보다 많은 유권자와 대화하고 정책에 집중한 것이 평가받았다. 도쿄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겠다. 복지·방재·경제에 신경 쓰고 무엇보다 6년 후의 도쿄올림픽을 성공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마스조에 후보는 이로써 13조 3000억엔(약 140조원· 2014년도)의 예산을 집행하는 일본 수도의 행정과 2020년 도쿄올림픽의 준비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임기는 4년이다. 대학교수,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마스조에는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지난해 7월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07년 8월 제1차 아베 내각의 개각 때 입각, 2년간 후생노동상으로 재임했다. 이번 선거 기간에 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 수도권 직하 지진 등에 대비한 방재 대책 강화, 사회보장 대책 등을 강조했다. 탈원전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호소카와 후보는 자민당 출신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전면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아베 총리가 직접 지원 연설까지 하며 뒷받침한 마스조에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당분간 대형 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국정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원전에 대한 찬반이 중요 쟁점이었던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의 여당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소치는 지금] 자메이카, 분실된 장비 찾아

    ‘쿨러닝의 주인공’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소치 썰매 트랙을 내달렸다. 전날 비행기 환승 과정에서 장비를 분실했던 이들은 7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화물과 장비들이 도착했다”며 화물 앞에서 환히 웃는 사진을 올렸다. “다른 팀의 장비를 빌려서라도 훈련할 것”이라던 이들은 자신들의 장비를 가지고 다른 국가들보다 늦게 훈련을 개시, 본격적인 코스 익히기에 들어갔다. 일주일 전만 해도 굵은 빗줄기가 퍼붓던 소치는 10일 산악클러스터에 눈이 내리고, 11일에는 눈구름이 해안클러스터에도 드리운다고 예보돼 조직위를 들뜨게 하고 있다. 한편 일본 야구의 아이콘 스즈키 이치로(41·뉴욕 양키스)가 자국 여자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4)에게 응원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잡지 ‘오리콘 스타일’이 조사한 ‘남녀 스포츠 스타 인기 순위’에서 이치로는 남자 1위에, 아사다는 여자 1위에 각각 올랐다. 소치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美 ‘동해법’ 통과 전 세계 표기 오류 시정 계기로

    일본해만 인정하던 미국 교과서에 처음으로 동해가 함께 표기된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동해 병기 법안이 그제 하원을 통과됐다. 이 법안의 통과로 앞으로 버지니아주의 공립학교 교과서에서는 일본해와 함께 동해도 의무적으로 병기해야 한다. 세계 무대에서 동해의 공식적인 등장은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 회의에서 일본해 명칭이 제기된 후 세계 지도에서 동해가 사라진 지 85년 만이다. 공화당 티머시 휴고 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이 찬성 81표, 반대 15표로 압도적으로 처리된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법안은 미 연방정부가 견지하는 이른바 ‘단일 지명’ 원칙과 배치된다. 그럼에도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일본 식민지 시절 불가피하게 일본해로 쓸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슬픈 역사를 가슴으로 공감한 것은 물론 비판적 시각에서 역사를 재해석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구나 일본의 집요한 방해 공작을 뚫고 이룬 쾌거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앞서 같은 내용의 법안이 하원에 올라가자 이를 전후로 일본은 법안 저지를 위해서 총력전을 펼쳤다.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매콜리프 버지니아주 주지사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고 찾아가는 것도 모자라 로비스트를 고용해 법안 저지 임무를 맡기기도 했다. 일본의 경제력을 내세워 주 의회를 회유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만 것이다. 이번 법안 통과의 일등 공신은 한인의 조직적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교포들이다. 이들은 교과서에 왜 동해를 함께 표기해야 하는 역사적 이유를 의원들을 찾아가 일일이 호소했고,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생업을 제쳐 두고 의회를 찾아 무언의 ‘압력’을 넣기도 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의 의원이라는 것만 봐도 교포들이 얼마나 이 문제에 집요하게 매달렸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이 운동을 주도해 온 한인회장이 “주지사가 정식으로 법안에 서명할 때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정부의 어느 고위 인사나 국회의원보다 백배 천배 낫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큰 이변이 없이 버지니아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법안은 효력을 발생한다고 한다. 앞으로 미국을 짊어질 학생들은 학교에서 동해를 통해 동북아의 과거사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은 미국에서의 한·일 역사전쟁에서 우리의 작은 승리다. 최근 위안부 만화전도 프랑스에서 대성황을 이뤘다. 이 모두 우리 민·관이 합작해 일군 소프트외교의 개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일이 전 세계의 지도에 동해를 새겨 넣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 [금강산 이산상봉 합의] ‘北·日 극비 교섭설’ 왜 지금 나왔을까

    북한과 일본이 과연 극비 접촉을 했는가. 만일 했다면 왜 이 시기인가. 도쿄신문은 지난달 28일 ‘일·북 극비 협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기사로 내보냈다. 기사의 내용은 양국 정부 당국자가 1월 25, 26일 양일에 걸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극비 협의를 가졌다는 것이다. 일본 측에선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오노 게이치 북동아시아과장이, 북한 측에선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담당대사가 참가한 고위급 협의로 추정된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당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런 사실은 일절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도쿄 외교가에선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국 정부도 북·일 교섭의 징후를 포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외무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5일 “도쿄신문 보도 1주일 전 주일 한국 대사관 사람을 만났는데 한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고 대북 접근을 하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불쾌감과 우려를 보였다”고 전했다. 북·일 극비 협의가 사실이라면 시점 자체가 미묘하다. 김정은 체제는 내정의 불안정 요소였던 장성택을 제거하고 대외적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남북 대화와 북·일 교섭 등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정권으로선 한국, 중국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납치 문제 해결로 돌파구를 열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북·일의 이해가 일치하는 지점이다. 문제는 교섭 내용이다. 아베 정권의 대북 입장은 북한과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이다. 따라서 국장급이 만났다면 알맹이 있는 교섭이었을 공산이 크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일 교섭이 물밑 대화를 거친 뒤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보는 게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전격 방북과 같은 ‘서프라이즈 외교’가 12년이 지난 올해 한반도에서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비슷한 처지 다문화 학생 도우니 행복해요”

    “비슷한 처지 다문화 학생 도우니 행복해요”

    “비슷한 처지의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합니다.” 한국장학재단의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제도’에 참여해 5일 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다문화가정 출신 대학생인 이정경(왼쪽·23·경기대 행정학과 3년)씨와 강가화(오른쪽·23·전북대 독어독문학과 4년)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재단은 이날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에 참여한 멘토 재학생 10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제도는 대학생 멘토(조언자)가 초·중·고교생 멘티(조언을 받는 사람)의 학습을 돕고, 상담을 하면서 돌봐 주는 제도다. 매년 멘토·멘티가 각각 4700여명씩 참여하고 있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이씨와 강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많은 놀림을 받았다. 이씨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2001년 신사 참배를 했을 때 친구들로부터 ‘고이즈미의 딸’이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면서 “당시 ‘왜 우리 엄마는 일본 사람일까’ 고민도 많이 했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회상했다. 또 한·일 간에 민감한 문제들이 터질 때마다 난처하기만 했다. 강씨는 “교과서나 독도 문제, 신사 참배 문제가 터지면 한국 사람들의 반일 감정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것 같다”며 “한국 사람이기도 하고 일본 사람이기도 한 우리들로서는 이런 비난들이 곤혹스럽다”고 털어놨다. 이들이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멘티들을 보살피고 이들에게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을 조금이라도 걷어 낼 수 있을까 해서다. 강씨는 3년 전부터, 이씨는 지난해부터 멘토링제에 참여하고 있다. 강씨는 “중1부터 중3 때까지 한 학생을 돌봤는데 나와 비슷한 처지여서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며 “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선족 초등학교 쌍둥이의 멘토로 활동한 이씨는 “멘토링을 해 보니 오히려 배울 점이 더 많았다”며 “아이들을 돌보면서 나도 많이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잘 융화돼 어울릴 수 있는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바마 모시면 이긴다”… 한일 ‘과거사 갈등’ 연장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을 놓고 우리 정부가 그의 방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일 간 ‘오바마 모시기’가 양국 외교전 양상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한국과 일본이 오바마 대통령의 자국 방문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이면에는 양국 간 역사 갈등이 고조되는 현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모두 미국의 핵심 동맹인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어느 한쪽만 방문하는 것 자체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한·일 가운데 한쪽에만 힘을 실어 주는 듯한 ‘고약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3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갖는 정치·외교적 함의가 크기 때문에 외교 채널을 통해 방한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오바마 대통령 아시아 순방 발표 이후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이 참여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을 명분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을 종용해 왔고,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지난달 29일 “누가 (미국의) 친구인지 선택하라”고 어깃장까지 놓았다. 우리 정부도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만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외교적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국 정상이 코앞까지 와서 한국을 빼고 일본만 방문하는 건 한·일 관계와 북한 모두에 ‘나쁜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이어 독도 영유권의 중·고교 교과서 기술 등 일본의 역사 도발을 대미 관계의 지렛대로 합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북한 정세도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유가 된다. 서울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모두 방문하거나 모두 배제하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이달 중순 한·중 순방을 확정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반도 통일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 기자회견을 통해 “2주 후 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면서 “한국 및 일본과 논의 중인 통일 문제와 남중국해 사안이 (협의 내용에) 있다”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日 로비 뚫고… 美 ‘동해 병기’ 상원 통과

    日 로비 뚫고… 美 ‘동해 병기’ 상원 통과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했다. 버지니아주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을 찬성 31, 반대 4, 기권 3표로 압도적으로 가결처리했다. 미국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동해’를 가르치도록 한 법안이 미국의 주 상원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입법이 된다. 하원은 다음 주부터 상임위 심의에 들어가고 본회의 표결은 다음 달 중순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주미 일본 대사관이 하원을 상대로 입법 저지를 위한 총력 로비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가 전날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와 윌리엄 하월 주 하원의장을 만나 동해 병기 법안을 부결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4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해 버지니아 상원이 추진한 동해 병기 법안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WP는 전했다. 일본 측의 로비에 따라 매콜리프 주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도널드 매키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돌연 동해 병기 법안을 무력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결국 부결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에 대해 다시 사과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도록 아베 신조 총리 측에 은밀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베 vs 反아베 도쿄도지사 선거 본격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중간평가 역할을 할 도쿄도지사 선거전이 23일 후보 등록 마감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선거의 판세는 ‘탈(脫)원전’ 기치를 내걸고 고이즈미 준이치로(72) 전 총리의 지원까지 등에 업은 호소카와 모리히로(76) 전 총리와 집권 자민당이 지원하는 스에조에 요이치(66) 전 후생노동상의 2파전으로 요약된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없애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활력 있는 일본을 만들지, 지금까지대로 고비용·고위험의 원전에 집착할지를 결정하자”면서 탈원전을 역설했다. 스에조에 후보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탈원전 논의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원전 의존을 없애야 하지만 바로 없애면 대체 에너지를 어떻게 할지 문제가 생긴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면 원전 의존도가 낮아진다”며 점진적인 원전 감축을 주장했다. 공산당·사민당의 추천을 받은 우쓰노미야 겐지(68) 전 변호사연합회장은 “원전 재가동이나 수출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탈원전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원전 문제만으로 호소카와 전 총리와 단일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일각의 ‘탈원전 단일화’ 여론을 잠재웠다. 우익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66)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은 “제대로 된 국가관·역사관을 가진 교사를 길러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선거는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는 아베 총리와 ‘탈원전’파의 대리전 양상을 띤 가운데 의료 복지 정책, 고용대책, 수도 직하지진에 대비한 방재 대책 등이 논의될 전망이라고 NHK는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오자와도 ‘反아베’ 연합전선 합류…자민당 파열음

    일본의 ‘자민당 1강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나고시장 선거 패배로 된서리를 맞은 데 이어 다음 달 9일 예정된 도쿄도지사 선거에서도 불리한 형국으로 몰리고 있다. 후텐마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을 반대하는 이나미네 스스무 현 시장이 자민당이 지원하던 스에마쓰 분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에 대해 20일 일본 정부는 “나고시장의 권한은 한정돼 있다”면서 의미를 축소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매립에 대해서는 오키나와현 지사에게 승인을 받았으니 법적 절차에 기초해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7일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 지사는 후텐마 기지(비행장)를 현내 나고시 헤노코 연안으로 이전하기 위한 정부의 연안 매립 신청을 승인했다. 이나미네 시장은 19일 밤 당선 뒤 “새로운 기지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매립을 전제로 한 어떠한 절차나 신청 협의도 거절하겠다”고 역설함에 따라 당초 9년으로 예상된 이전 기간이 지체될 공산이 커지게 됐다. 아베 정권으로서는 집권 2년 차에 ‘반 아베’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스에마쓰 후보를 당론으로 지지하지 않는 등 ‘온도차’가 드러난 것도 자민당으로서는 뼈아프다. 도쿄신문은 20일 “이번 선거는 (기지 이전의) 옳고 그름을 묻는 ‘주민 투표’의 의미를 띠고 있었다”면서 “민의보다 미·일관계를 중시하는 아베 정권의 안보 정책에 제동을 건 선거”라고 평가했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자민당으로서는 도쿄도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상황은 자민당에 유리하지 않다. 14선의 거물 오자와 이치로 생활당 대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탈(脫)원전’을 기치로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19일 밝혔기 때문이다. 2006∼2007년 1차 아베 내각 당시 제1 야당인 민주당을 이끌면서 아베 총리를 낙마시킨 ‘전력’이 있는 거물인 오자와 대표의 합류로 자민당이 지원하는 스에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은 더욱 불리하게 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일본 원전사고 당사자’ 도쿄전력 “원전 재가동”

    후쿠시마 제1원전의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일본 정부에 제출한 재건 계획에 원전 재가동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도쿄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호소카와 모리히로(76) 전 총리와 그를 지지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72) 전 총리가 ‘탈(脫)원전’을 이슈화시킨 것을 감안하면 선거 결과가 재건 계획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정부는 도쿄전력이 지난해 말 제출한 재건 계획을 지난 15일 공식 승인했다. 계획안은 현재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심사하고 있는 니가타현의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6·7호기를 오는 7월쯤, 안전대책 공사 중인 1·5호기를 내년 2월까지 재가동해 올해 1677억엔(약 1조 7034억원)의 경상수지 흑자를 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6·7호기가 계획대로 재가동할 수 없는 경우 올가을까지 전기 요금을 최대 10% 인상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즈미다 히로히토 니가타현 지사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또 20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향후 10년간 4조 8000억엔(약 48조 7560억원)의 비용을 삭감, 2030년까지 일본 정부가 갖고 있는 도쿄전력의 주식을 매각하고 국가가 대신 지불한 제염 비용을 갚는 등 ‘탈국유화’를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원자력손해배상지원기구를 통해 도쿄전력 주식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수습과 관련해서는 방사성 오염물질 제거 사업을 위해 정부가 무이자로 대출하는 자금의 규모를 기존 5조엔에서 9조엔(약 91조 417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방사성 폐기물 중간저장시설의 건설·운영을 위해 국비 1조 1000억엔(약 11조 173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두 前 총리의 반격… 원전 없는 日 꿈꾸며 아베와 정면 대결

    두 前 총리의 반격… 원전 없는 日 꿈꾸며 아베와 정면 대결

    전직 일본 총리들의 ‘반(反)아베’ 전선이 형성됐다. 호소카와 모리히로(76) 전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72) 전 총리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두 전직 총리는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열고, 아베 신조 총리의 자민당이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탈(脫)원전’을 기치로 초당적 연대에 합의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번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단했다. 고이즈미로부터 지원 의향을 확인해 매우 든든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호소카와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15일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신문기자 출신인 호소카와 전 총리는 자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뒤 1992년 정치 개혁을 내걸고 일본신당을 결성, 이듬해 8월 출범한 비(非)자민 연립정권의 첫 총리를 지냈다. 그는 일본 정계 최대의 불법 자금 스캔들 중 하나인 리크루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1993년 4월 사임한 뒤 오랫동안 야인 생활을 했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재임 시절 노선이 달랐던 두 총리가 힘을 합친 것은 원전 재가동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지금 일본의 여러 문제, 특히 원전 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관련이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도 “도쿄가 원전 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면 반드시 일본을 바꿀 수 있다. 호소카와가 당선되면 에너지·원전 문제로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탈원전 노선을 분명히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몇 번이나 가두연설차에 탈 것인지 같은 세부 사항도 이미 논의가 다 됐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두 전직 총리가 현직인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선거에서 자민당 측 후보인 마스조에 요이치(66) 전 후생노동상이 패배한다면 아베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민당 출신으로 2008년 정계 은퇴 후에도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전 총리의 ‘파워’를 감안하면 패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자민당 내 인식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의 출마로 이번 도지사 선거는 마스조에 후보와의 ‘2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이 밖에도 공산·사민당 공동 후보로 우쓰노미야 겐지(68) 전 변호사연합회장, 일본유신회의 이시하라 신타로 공동대표가 개인적 지지를 표명한 다모가미 도시오(66)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 등이 출마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脫원전·反아베” 日 전직 총리들 세 모을까

    “脫원전·反아베” 日 전직 총리들 세 모을까

    호소카와 모리히로(왼쪽), 고이즈미 준이치로(오른쪽) 일본 전직 총리가 2월 9일 열리는 도쿄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소카와 전 총리의 부인 호소카와 가요코는 지난 11일 구마모토에서 열린 강연에서 “호소카와, 고이즈미 전 총리가 14일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은 “두 사람의 회담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가 지원을 표명할 공산이 크다”고 보도해 두 전 총리가 ‘탈(脫)원전, 반아베’로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1993~94년 일본 정치 사상 첫 비(非)자민당 출신 총리를 지냈던 호소카와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탈원전을 기치로 내걸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탈원전’ 등을 담은 공약을 만들고 있으며 선거 사무실도 마련한 상태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전직 총리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일본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호소카와 전 총리는 최근 사석에서 한 언론인에게 “일본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말하는 등 이번 선거는 아베 정권에 대한 야권의 심판 성격을 띠게 됐다. 야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자민당의 한 간부는 “호소카와, 고이즈미 전 총리가 뭉치면 꽤 인기를 끌지 않겠는가”라며 당 내부의 긴장감을 전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을 지원할 방침인 자민당은 당 간부를 동원해 고이즈미 전 총리가 호소카와 전 총리를 지원하는 것을 단념하도록 설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中-日 이번엔 ‘아프리카 구애 전쟁’

    中-日 이번엔 ‘아프리카 구애 전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연일 충돌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새해 벽두부터 아프리카를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오랜 기간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온 중국은 자원 확보를 위한 ‘텃밭 강화’ 차원에서, 일본은 ‘검은 대륙’에서의 중국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 세력을 자처하며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6일 왕이(王毅) 외교부장(장관)이 새해 첫 순방지로 어김 없이 아프리카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장은 1991년부터 새해 첫 해외순방지로 아프리카를 찾고 있으며, 이 같은 전통은 올해로 24년째 이어지고 있다. 왕 부장은 이날부터 11일까지 에티오피아, 지부티,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한다. 왕 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올해 첫 순방지도 물론 아프리카다. 이는 절대 변하지 않을 중국 외교 전통이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애정을 한껏 과시했다. 중국은 경제 및 에너지 분야 협력은 물론 아프리카 원조에도 힘을 쏟으며 아프리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막대한 외환보유액과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지난 10여년간 아프리카 인프라 공사를 독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 무역액은 1999년 65억 달러에서 2012년 약 2000억 달러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2000개가 넘는다. 아베 일본 총리도 9일부터 15일까지 중동 오만을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한다. 일본 총리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것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고, 아프리카는 일본에 ‘약속의 땅’이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아프리카 51개 국가 정상과 대표를 요코하마로 불러 대규모 지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아프리카에 약 1조 4000억엔(약 15조 8000억원) 상당의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등 민간 부문을 합쳐 총 3조 2000억엔의 ‘통 큰’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아베 총리 순방 때도 일본 재계 인사들이 동행하며 ‘금전 외교’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국 동방조보는 “아베 총리는 지난해 몽골, 인도 그리고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소속 국가들을 방문하며 중국 포위 전략을 구사했듯 이번 아프리카 방문도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2006년 고이즈미 美의회 연설 좌절 귀국 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계획 탓”

    “2006년 고이즈미 美의회 연설 좌절 귀국 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계획 탓”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좌절된 건 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계획 때문이었다고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P는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가 미·일관계를 해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데니스 헬핀 전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 담당 전문위원의 말을 인용,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바 있다고 밝혔다. 헬핀에 따르면 고이즈미는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배경으로 의회 연설을 계획했고, 거의 성사단계까지 갔다. 그러나 헨리 하이드(2007년 사망) 당시 하원 외교위원장이 고이즈미가 미 의회에서 연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고이즈미의 의회 연설에 강력 반대했다. 결국 고이즈미의 의회 연설이 무산되자 부시는 대통령 전용기에 고이즈미를 태워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가인 ‘그레이스 랜드’를 구경시켜주는 것으로 위로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베 신사 참배 파장] 벼랑끝 한·일… 다케시마의 날 아베 행보 주목

    [아베 신사 참배 파장] 벼랑끝 한·일… 다케시마의 날 아베 행보 주목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 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벼랑 끝으로 몰린 한·일 관계는 내년에도 ‘지뢰밭’투성이다. 양국 고위급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갈등을 증폭시킬 정치적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다. 29일 한·일 외교가의 전망을 보면 첫 고비는 일본 시마네현이 매년 2월 22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개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꼽힌다.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채택한 일본의 첫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독도 영유권 문제를 명기했고, 일본 외무성이 한국어 등 9개 언어로 독도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이 지난 2월 시마네현 행사에 처음으로 정부 차관보급 인사를 참석시킨 전례를 보면 내년 행사에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나 내각 핵심 인사가 시마네현 행사에 참석할 경우 한국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역사 왜곡 내용을 담은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표된다. 내년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와 8·15 패전일도 주목된다. 아베 총리의 참배가 국제사회에서 비판받고 있지만 그는 측근들을 통해 매년 한 차례 참배를 공언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춘계 예대제 때는 내각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가 참배했고, 재임 중 6차례 참배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8월 15일 패전일에 참배를 단행한 바 있다. 내년 상반기 중 나올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판결도 주목된다.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을 확정할 경우 이 문제는 양국 간 최대 외교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상 문제는 종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는 강제 연행 자체를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내년 중 추진하는 헌법 해석 변경과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도 중대 변수다. 특히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및 국제 분쟁에 대한 적극 개입을 천명한 ‘적극적 평화주의’ 기조가 구체화될 경우 한·일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를 격동시킬 뇌관이 될 수 있다. 올해 불발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내년 개최도 불투명하다. 한·중 모두 일본과의 양자 정상회담조차 꺼리는 상황에서 아베의 ‘우경화 악재’를 딛고 3국이 만날 정치적 공간도 매우 협소하기 때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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