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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 킹’ 너를 믿는다

    한 때 제외될 것으로 여겨졌던 ‘라이언 킹’ 이동국(미들즈브러)이 아시안컵축구 최종엔트리에 결국 포함됐다. 우성용(울산)과 손대호(성남)는 극적으로 승선했고 박주영(서울)도 일단 예비명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안정환(수원)은 끝내 제외됐다.●박주영 `예비´·안정환 끝내 탈락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7일부터 29일까지 동남아 4개국에서 펼쳐지는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할 최종엔트리 23명과 예비명단 7명을 발표했다. 이동국으로선 지난해 독일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지 15개월 만의 복귀. 베어벡 감독은 “매일 그의 상태를 점검 중”이라며 “절대 뛸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예비명단에서 한 명을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예비명단은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7월1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 6시간 전까지 교체할 수 있다. 아울러 이동국이 이르면 다음 주 광주 상무에서 팀 훈련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환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석달에 한 경기에 나설 정도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드필더진에는 손대호가 발탁됐고 대신 백지훈(수원)이 예비명단으로 밀렸다. 지난 2일 네덜란드전 직후 베어벡 감독이 플레이를 비난했던 김두현(성남)은 합류했다. 그러나 이영표를 대체할 것으로 거론돼온 장학영(성남)은 예비명단에도 끼지 못했다. 해외파는 이동국과 조재진(시미즈), 김정우(나고야), 김동진, 이호(이상 제니트) 등 5명이 올랐다. 독일월드컵 출전 선수는 11명이 뽑혀 절반이 바뀐 셈.●25세 이하가 16명… `젊은 피´ 수혈 베어벡호는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예상대로 ‘젊은 피’를 불러들였다. 예비명단 포함 25세 이하가 16명이나 되고 정성룡, 이근호 등 올림픽대표 4명이 올라왔다. 베어벡호는 23일 제주도에서 첫 훈련을 시작,29일 서귀포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갖고 30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한다. 다음달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날 사우디와의 첫 경기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출국한다. 베어벡 감독은 “발표한 23명은 충분히 최소 4강에 오를 수 있고 우승도 가능한 멤버”라고 자신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최종엔트리 명단 ●GK 정성룡(포항)김용대(성남)이운재(수원) ●DF 강민수·김치우·김진규(이상 전남)김치곤(서울)김동진(제니트)오범석(포항)송종국(수원) ●MF 김두현·김상식·손대호(이상 성남)김정우(나고야)김남일(수원)이호(제니트) ●FW 조재진(시미즈)최성국(성남)이천수(울산)이동국(미들즈브러)이근호(대구)우성용(울산)염기훈(전북) ●예비명단 백지훈·양상민(이상 수원)정조국·박주영(이상 서울)김창수(대전)김영광·오장은(이상 울산)
  • [프로축구] 하마터면 ‘아마’한테 당할 뻔

    프로축구 K-리그의 울산 현대와 FC서울, 대구FC가 하마터면 ‘아마추어 반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서울은 12일 인천 숭의종합경기장에서 열린 FA컵 본선 2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내셔널리그의 강호 인천 한국철도를 꺾고 16강에 올랐다. 전국 13곳에서 벌어진 26강전에선 실업·대학팀과 맞붙은 프로 11개팀이 모두 승리를 거둬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불었던 이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은 후반 4분 최원권이 공을 쫓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게 된 김민수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9분 김은중의 동점골이 터지며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서울은 김병지의 선방으로 5-3으로 이겼다. 울산도 이천수 등을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으나 종료 직전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대구도 강릉시청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7-6 진땀승을 거뒀다. 호화군단 수원 삼성은 내셔널리그 하위팀 서산 오메가를 맞아 4-1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고양에서는 지난해 4강까지 오른 국민은행이 수원시청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4로 이겼다.16강전은 8월1일 열린다.인천·고양 임병선기자bsnim@seoul.co.kr
  • [프로축구] 박주영의 이중전략

    무릎 수술 뒤 국내에서 재활 중인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국가대표팀 포지션은 왼쪽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중의 하나. 앞 포지션을 대신할 선수로 이천수(울산)와 최근 컴백한 박주영(서울)이 핌 베어벡 감독의 저울질을 받게 된다. 뒤 포지션을 메울 경우에는 김두현(성남)이 첫 손 꼽힌다는 게 중론.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K-리그 12라운드 FC서울-성남전은 박지성의 공백을 메울 박주영과 김두현의 능력과 몸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 시즌 첫 맞대결인 이날 경기는 다음달 2일 네덜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 최종명단을 28일 확정하는 베어벡 감독에게 잣대가 될 전망. 현재로선 김두현이 박주영을 앞선다. 지난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산둥 루넝(중국)을 3-0으로 격파하고 8강에 극적으로 올랐을 때 세 골 모두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공수를 조율하고 활로를 뚫는 데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을 포함,18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며 정규리그 선두(8승3무·승점 27점)를 질주하는 팀 분위기, 김동현-모따-네아가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의 위력 등이 그의 뒤를 받치고 있다. 베어벡 감독의 낙점을 받기에 넉넉한 우군을 거느린 셈. 박주영은 100%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일 부산전에서 오버헤드킥과 헤딩슛으로 골대를 맞히는 등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과거에도 베어벡 감독은 그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도 “찬스를 기다리지 말고 만들라.”고 주문하는 등 일부러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16일 타이완과의 아시안컵 예선 이후 대표팀과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따라서 박주영으로선 이날 대결에서 김두현이 갖추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는 ‘킬러본색’을 살려야만 베어벡 감독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으로선 지난 3월31일 광주전 이후 정규리그 8경기(6무2패)에서 단 한 골을 넣는 골 부진을 반전시켜야 하는데 박주영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서울은 평소와 달리 역습에 치중하는 경기 운영이 예상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이만수 ‘팬티 공약’의 뜻

    프로야구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로축구는 FC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이 진앙지가 돼 국내 스포츠팬들의 이목을 잔뜩 끌었다. 그러나 요즘은 축구보다 야구 쪽이 떠들썩하다. 사실 지난 몇 해 동안 프로야구는 관중 감소와 낙후된 시설 탓에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야구장은 매일같이 열렬한 환호성으로 가득 차 있고, 경기 내용도 박진감 있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축구와 달리 야구는 1970년대의 고교야구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실천하고 있다. 물론 프로축구에서도 서울의 박주영, 수원의 김남일, 울산의 이천수 등이 지역 팬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고 있지만 냉정하게 관찰할 때 그 열기가 프로야구 쪽의 열렬한 지역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를테면 SK 와이번스의 이만수 수석코치가 대표적이다. 오랜 미국 생활 끝에 귀국한 이만수 코치는 지난 22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원정경기 때문에 10년 만에 고향을 찾게 됐다.16년 동안 삼성에서 뛴 이 코치를 보기 위해 수많은 대구 팬들이 1루쪽 더그아웃으로 몰려들었다. 삼성의 홈페이지에도 이만수 코치의 귀향을 환영하는 글이 차고 넘쳤다. 이 코치는 이제 SK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구단 홈페이지에서는 이 코치의 ‘속옷 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가 지난달 29일 홈경기에서 “앞으로 10번의 홈경기 안에 구장이 만원이 되면 속옷 바람으로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겠다.”고 공언해서다. 인천 팬들은 화려한 색상의 팬티를 선물하면서 이에 호응하고 있다. 그 데드라인이 이번 주말 26일이다. 아마도 많은 팬들은 화창한 토요일 1위 SK가 최희섭이 합류한 KIA를 상대로 화려한 경기를 펼치기를 기대하면서 문학경기장을 찾게 될 것이고, 발걸음이 모아지면 그는 속옷 바람으로 그라운드를 도는 ‘아름다운’ 세리머니를 펼칠 것이다. 이 코치의 사례는 오늘의 프로스포츠가 ‘지역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역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스타를 길러내는 것, 선수와 관중이 경기장 안팎에서 열정을 맘껏 발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치는 것이 바로 프로의 세계다. 태생적 한계 때문에 여전히 프로축구의 지역성은 취약하다. 관중 수가 적은 일부 팀에서는 원정 온 상대 팀의 박주영이나 안정환 같은 스타들을 앞세워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도 지역 팬들에게 손을 흔들기는커녕 승패에 상관없이 늘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바쁘다. 팬을 향해 고개를 든 프로야구가 다시 부활의 기회를 잡은 것처럼 프로축구 역시 땅만 보고 공을 찰 것이 아니라 관중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고개를 들고 새로 뛰어야 한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식탁이 쿨~하다

    식탁이 쿨~하다

    라일락 꽃 향기를 흩날리던 때가 엊그제인데 벌써 여름 분위기가 완연하다. 새롭게 시작하는 계절의 첫 단추를 식탁에서 풀어보면 어떨까. 시원하고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한, 그런 기분좋은 식탁 말이다. 소박한 국수 한 그릇이라도 좋다. 싱그러운 여름에 색다른 기쁨을 줄 행복한 그릇을 만나 보자. 여름 식탁에 올릴 그릇은 색과 질감의 조화가 우선이다. 지나치게 강한 색, 화려한 문양의 그릇은 한두 개 포인트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정민씨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단색 제품과 투명한 유리 제품을 섞어 쓰면 시원하면서도 멋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핀란드의 모던 디자인을 대표하는 브랜드 이탈라와 크레이트앤배럴, 이케아 등 대중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시크릿가든앤코(www.sgnco.co.kr)’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입맛 떨어지는 여름에는 밥상도 소박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에는 대나무, 아이비, 꽃 등의 자연을 이용하면 싱그러운 느낌을 더해준다.‘우리그릇 려’의 박은숙 관장이 추천한 작가 이천수의 그릇은 흙에서 바로 꺼낸 듯 어딘가 이지러지고 둥글려진 모서리이지만 오히려 무심함이 멋스럽다. 국수를 담는 면기와 여러가지 반찬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접시가 여름에 특히 실용적이다. 특히 흙으로 만든 그릇은 보온·보냉 기능이 뛰어나 찬 음식은 더 차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드시 값비싼 명품 그릇을 써야만 식탁이 고급스럽고 화려해지는 것은 아니다. 먹고 남은 전복 껍데기부터 로얄 코펜하겐까지 다양한 종류의 그릇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이효재(디자이너·한복집 ‘효재’ 대표)씨는 아무리 비싼 그릇이라도 제대로 어울리는 음식을 담았는지, 또 그 날의 기분에 어울리는지에 따라 그릇의 가치도 달라진다고 말한다. 요즘 젊은 층이 좋아하는 화려한 패턴의 세라믹 그릇들은 가볍고, 색이 다채롭다는 점이 좋다. 이렇게 화려한 그릇은 실용성보다 장식성을 우선하는데 식사를 겸한 와인 파티 등 사람이 많은 날 사용하면 빛을 발한다. 화려한 패턴으로 유명해진 프렌치불의 디너용 접시. 톡톡 튀는 색깔과 문양의 접시는 장식용으로도 좋지만 특별한 날의 뷔페 상차림에 이용해도 좋다. 들고 다니며 먹는 음식은 가벼운 세라믹 소재가 그만이다. 요즘은 그릇을 세트보다 단품으로 구입하는 추세다. 서울 남대문 C동 그릇도매상가(02-776-9311) 3층은 계절별로 유행할 제품을 가장 빠르고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잘 나가는 푸드 스타일리스트도 이 곳에서 구입하는 제품들이 많다고 한다. 주부들이 많이 찾는 일식 밥그릇과 면기는 5000∼1만원 내외로 저렴해서 인기가 높다. 다양한 종류의 수입 제품들도 있으나 계절별로 자주 바뀌니 전화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최은선 스타일칼럼니스트 aleph@nate.com ■ 강한 색에 화려한 문양은 포인트로만…단색에 유리제품 Good~ ●보타닉 문양은 티·커피 테이블에 화려한 꽃과 식물 패턴의 포트메리온이나 로열 덜튼 등은 주로 유럽풍 앤틱 테이블을 동경하는 주부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너무 화려한 문양 때문에 텁텁함을 느낄 수 있으니 여름에는 야외에서 차나 커피를 마실 때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보타닉 문양 제품의 가격은 커피잔 세트(1인 기준)가 1만∼3만원대, 디너용 접시가 1만∼5만원대로 다양한 편이다. ●단색과 덜 무거운 유리 소재로 고급스럽게 북유럽 디자인은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단색 컬러가 특징. 모던한 디자인으로 여름에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연출하기에 좋다. 로얄 코펜하겐의 가장 오래된 디자인인 ‘블루 플루티드 플레인’은 커피잔 세트(1인 기준)가 14만원대이며, 디너용 접시가 18만원대이다. 이탈라의 시원한 울트라 마린 컬렉션의 물잔은 1만원대, 디너용 접시는 2만∼5만원 정도다. ●핸드메이드 그릇은 섬세한 느낌, 투명한 컬러 선택 손맛이 느껴지는 핸드메이드 그릇은 감각적일 뿐 아니라 음식의 보온·보냉 기능이 뛰어나 여름에 사용해도 좋다. 단 가급적 진한 색깔, 투박한 질감을 피할 것. 여름에는 섬세한 핸드메이드 디자인의 접시와 면기들이 인기다. 도예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해 전시, 판매하는 ‘우리그릇 려’와 신세계 리빙 멀티 숍인 피숀은 핸드메이드 제품의 유행을 살필 수 있는 곳.‘우리그릇 려’에서 여름에 가장 많이 팔리는 면기는 6만∼12만원선, 디너용 접시는 15만원선이다. 섬세한 질감과 독특한 꽃 모양으로 인기 많은 피숀의 ‘자르스’는 디너용 접시가 4만원선이다.
  • [프로축구] 역시 성남, 17경기 무패 행진

    지난 시즌 챔피언 성남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를 굳게 지켰고 울산은 이천수와 알미르의 2골씩, 모두 4골의 ‘폭죽’을 터뜨리며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성남은 1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모따와 김두현의 연속골로 한정화가 한 골을 따라붙은 부산을 2-1로 제압,17경기 무패(10승7무)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22일부터 이어온 17경기 무패 행진은 전남과 부산이 이룩한 21경기 무패 행진에 이어 역대 3위의 대기록. 전반 26분에야 첫 슈팅이 터질 정도로 지난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베트남 원정에서 돌아온 피로감에 성남은 휩싸인 듯했다. 그러나 전반 38분 손대호가 왼쪽 터치라인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모따가 날렵한 터닝 동작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발로 차넣어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17분에는 김두현이, 박진섭이 하프라인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돌아들어가 낚아챈 뒤 한번 트래핑한 뒤 차넣어 골포스트를 맞고 그물을 출렁였다. 울산은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대결에서 이천수와 알미르의 두 골씩을 묶어 4-0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2무3패의 부진에서 벗어났다.4승3무3패(승점 15)를 기록한 울산은 9위에서 4위로 5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천수는 지난달 29일 전남전 이후 2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행에 유리한 국면을 열었다. 대구와 대전의 시민구단 자존심 대결은 끝내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전반 3분 대전 김창수의 K-리그 데뷔골로 끌려가던 경기를 이근호가 후반 17분 동점골을 터뜨려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창단 이후 홈에서 대전에 3승3무로 한번도 진 적이 없었던 대구는 이근호의 동점골로 첫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고 대전은 9경기 연속 무패(3승6무)를 이어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제주 조진수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0-1로 져 12경기 무승(5무7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천수 악연에 인천 또 눈물

    2005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과 맞닥뜨린 인천은 2차전에서 라돈치치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두고도 창단 첫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1차전에서 이천수(26)에게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5 참패를 당한 탓이었다. 올 시즌, 이천수가 6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경기가 인천전이었고 징계가 풀린 이천수가 8개월 만에 골맛의 기쁨을 누린 것도 인천이 1-3으로 무릎을 꿇은 지난달 4일 경기에서다. 인천은 또다시 이천수와의 질긴 악연을 되씹어야 했다. 인천은 9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컵 A조 8라운드 울산전에서 후반 이천수의 프리킥에 이은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로 0-1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5승3패(승점 15)가 된 인천은 울산(4승3무1패)과 승점을 나란히 했지만 골득실에서 ‘2’ 차이로 뒤져 조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전후반 내내 빗줄기가 휘날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인천 선수들은 울산과의 악연을 끊겠다는 각오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였다. 후반 22분 이천수가 프리킥으로 올려준 공을 잔뜩 긴장한 골키퍼 권찬수가 넘어지면서 쳐낸다는 것이 알미르에게 흘러갔고 알미르가 이를 침착하게 텅빈 골문에 집어넣었다. 인천은 최근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1도움)로 기세를 올리던 ‘세르비아 폭격기’ 데얀이 몇 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멈춰선 것이 화근이었다. 반면 울산은 컵대회 5경기 연속 무실점에 무패(3승2무)의 신바람을 이어갔다. 대구의 루이지뉴는 제주전 후반 30분 에닝요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꽂아넣으며 2-0으로 팀 승리를 이끈 것은 물론,16경기에서 12골을 뽑아내는 괴력을 이어갔다. 컵대회에서도 7골로 득점 선두. B조에선 수원이 크로아티아 용병 마토의 페널티킥 골과 서동현의 추가골로 광주를 2-0으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4경기 연속 2골 차 승리를 내달린 수원은 3승2무3패(승점 11)로 이날 대전에 0-1로 진 부산을 끌어내리고 조 2위로 도약하며 1위 서울과의 승점 차를 6으로 좁혔다. 수원과 극명한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FC서울은 경남과 0-0으로 비겼지만 부산이 3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남은 두 경기에 관계없이 조 1,2위가 진출하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러나 4경기 무승(2무2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충격파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인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탁신 전 총리 맨시티 인수?

    지난해 9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영국 런던에 머물러온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구단을 인수할 유력주자로 급부상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2일 일제히 보도했다. BBC는 탁신 전 총리측이 런던 증시 공시를 통해 구단 인수 의사를 밝혔으며 1억파운드(약 1857억원)의 인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CNN도 탁신측이 성명을 통해 구단측에 ‘직설적인 제안’을 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존 워들 맨체스터 시티 회장은 박지성(26)이 활약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성에 가려 존재감을 잃고 있는 팀을 재건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큰손’을 찾아왔다. 워들 구단주는 일단 인수전에 뛰어든 탁신 전 총리와 이 구단 선수 출신으로 토종 금융자본 파트너들을 등에 업은 채 9000만파운드의 베팅을 준비 중인 레이 랜슨 가운데 탁신에 더 기울어진 것 같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탁신이 이번 인수전에 대리인으로 내세운 이는 이천수(26·울산)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풀럼의 구단주인 모하메드 알 파예드. 이집트 부호 출신으로 런던 헤롯백화점 사장이기도 한 그는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비명에 세상을 뜨기 직전 밀회를 가졌던 도디 알 파예드의 아버지란 점에서 세간의 또다른 시선을 받고 있다. 탁신은 3년 전 프리미어리그의 자존심 리버풀 인수에도 6500만파운드를 제시하면서 뛰어들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태국 군부에 의해 부패와 독직 혐의로 기소된 탁신은 아시아에서 골프 여행을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으며 최근엔 태국골프협회(TPGA)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법원에 소환되면 태국에 돌아와 법정투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측근들은 밝히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토종의 힘’ K리그 이근호

    까보레, 데닐손, 루이지뉴, 데얀 그리고 이근호. 다름아닌 K-리그 득점 상위 선수들이다. 까보레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이 4위까지 석권한 가운데 팬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이근호라는 이름이 있다. 대구FC 소속으로 수도권 축구 명문인 인천 부평고 출신이다. 고교 졸업 후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가 됐지만 두 시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대구로 이적, 자신의 이름 석자를 그라운드 곳곳에 뚜렷이 새기고 있다. 이근호의 활약이 반가운 건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들이 두드리는 K-리그 득점경쟁에 거의 유일하게 그가 가세해 토종의 골 욕심을 맘껏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의 세계화 시대에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라고 해서 일부러 시큰둥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득점 순위 다툼에 이근호라는 이름이 올라온 건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또 이근호의 활약이 변병주 감독의 안목과 전폭적인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이근호는 부평고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2003년 백운기전국대회에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기대주였다. 졸업 후 인천에 입단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 2군리그로 내려갔다. 거기서 MVP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그쯤에서 멈출 실력은 아니었다. 그의 장래성을 확인한 변병주 감독은 “스피드와 체력은 물론 드리블과 돌파력, 슈팅력 등이 뛰어나서 격렬하게 공격이 진행될 때 더욱 빛을 내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울산의 이천수가 그렇듯 이런 유형의 공격 기질을 가진 선수들은 투톱, 섀도 스트라이커, 윙 포워드 등 미드필드 전방의 어느 포지션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는데 지금 이근호가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의 신선한 조합을 실험하고 있는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이 이런 공격 성향의 이근호를 놓칠 리도 만무한 일. 지금 그는 대구의 공격 선두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양동현(울산) 이승현(부산) 한동원(성남)과 함께 올림픽 본선행의 견인차로 뛰고 있다. 지난 3월28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에서 그는 전반 33분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한 방으로 한동원의 선제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변 감독의 평가대로 이근호는 골과 도움을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로 성장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외국인 선수들이 이끌고 있는 골 행진에 당당히 가담하고 있다는 점, 약체로 불리는 대구 화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 그리고 양동현과 이승현·한동원·백지훈·박주영 등 한국축구의 다음 세대 공격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해 서로 자극하며 성장해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 이 모든 점들이 이근호를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것들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8) 한어 역관 이언진의 활약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8) 한어 역관 이언진의 활약상

    일본에서 문인들에게 환대를 받고 돌아온 역관 이언진(李彦 ·1740∼1766)이 연암 박지원에게 자신이 지은 시를 보냈다.“오직 이 사람만은 나를 알아 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연암은 시를 가지고 온 사람에게 “이건 오농세타(吳細唾)야. 너무 자질구레해서 보잘 것 없어.”라고 하였다. 오농세타는 중국 오(吳)지방의 가볍고 부드러운 말을 뜻한다. 이언진이 명나라 말기 오지방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유미문학을 본떴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언진은 노하여 “미친 놈이 남의 기를 올리네.” 하더니, 한참 뒤에 탄식하며 “내 어찌 이런 세상에서 오래 버틸 수 있으랴.” 하고는 두어 줄기 눈물을 흘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언진이 세상을 떠나자, 연암은 자신이 젊은 천재를 타박한 것을 뉘우치며 ‘우상전(虞裳傳)’을 지어 주었다.우상은 이언진의 자이다. ●전기 6편 나왔지만 직접 만나 보고 쓴 작가는 없어 이언진이 25세에 일본에 가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돌아오자 조선에서도 이름이 알려졌다. 하지만 2년 뒤에 병으로 죽었다. 일본에 가기 전에는 하찮은 역관이었기에, 그를 만나본 사대부 문인들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지었던 작품마저 불태워 버리고 죽었기에, 그의 생애에 관한 자료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도 그의 이름이 워낙 알려졌기에, 여섯명이나 되는 작가가 그의 전기를 지었다. 그 가운데 그를 만나본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가 남긴 시와 전해들은 이야기만 가지고 암중모색하며 그의 모습을 재구성해낸 것이다. 그를 가장 잘 이해했다는 이덕무도 그의 전기를 지으며 왜어 역관이라고 기록했다, 일본에 간 역관이니까 왜어 역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는 한어 역관이었다. 물건을 관리하는 압물판사(押物判事)로 따라간 것이다. 역관이었던 그의 아버지 이덕방(李德芳)은 문장이 뛰어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관제묘(關帝廟)에 빌어 이언진이 태어났다. 총기가 매우 뛰어나 눈길이 한 번 스치면 모두 이해했다. 문장이 뛰어난 아들을 원했던 것을 보면 글 잘하는 집안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역과에 합격하지 못해 ‘역과팔세보(譯科八世譜)’ 합천이씨(陜川李氏)조에 ‘생도(生徒)’로 기록되었다. 사대부 족보는 조(祖)·부(父)·자(子)·손(孫)으로 내려오지만, 역과 합격자들의 친가, 외가, 처가 선조들을 기록하는 ‘역과팔세보’는 손자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기록했다. 이언진의 할아버지 이세급(李世伋)은 1717년 역과에 10등으로 합격하여 동지중추부사(종2품)를 지냈다. 외할아버지 이기흥(李箕興)은 1714년 역과에 7등으로 합격해 절충장군(정3품)까지 올랐는데, 집안 대대로 청학(淸學)을 전공했다. 위항시인들의 시선집인 ‘풍요속선’에서는 “파리한 모습에 손가락이 길었다.”고 묘사했는데, 창백한 천재의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이상적은 “총기가 세상에 뛰어나, 한 번 보면 잊지 않았다”고 했다. 이덕무는 “책 읽기를 좋아하여 먹고 자는 것까지 잊었다. 다른 사람에게 귀중한 책을 빌리면 소매에 넣어가지고 돌아오면서, 집에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 길 위에서 펼쳐 보며 바삐 걸어오다가 사람이나 말과 부딪치는 것도 알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그는 타고난 천재일 뿐만 아니라 노력하는 천재였다. 스승인 이용휴는 제자의 유고집 서문에서 이렇게 평했다. “생각이 현묘한 지경까지 미쳤으며, 먹을 금처럼 아꼈고, 문구 다듬기를 마치 도가에서 단약(丹藥)을 만들 듯했다. 붓이 한 번 종이에 닿으면 전할 만한 글이 되었다. 남보다 뛰어나기를 구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 가운데 그보다 나은 사람이 없었다.” 먹을 금처럼 아꼈다는 말은 시를 쓰면서 그 표현에 꼭 필요한 글자만 썼다는 뜻이고, 단약을 만들 듯했다는 말은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여러 번 갈고 닦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 아쉬움과 함께 이뤄진 것들이다. 생전의 활동은 1759년 역과에 13등으로 합격해 두 차례 중국에 다녀오고,1763년 통신사를 따라 일본에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그때 그는 25세 청년이었다. 통신사 일행은 오사카까지 조선 배를 타고 가 육지에 상륙해 수군을 남겨두고, 사신과 수행원들만 육로로 에도(江戶·도쿄)에 갔다. 오사카에서는 체제를 정비하느라 자연히 며칠 묵었다.1월22일 손님이 워낙 많이 찾아오자 제술관 남옥은 오전원계(奧田元繼)라는 문인을 이언진에게 미뤘다. “외당에 손님이 있으니, 나가서 접대해야겠습니다. 사역원 주부 이언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고사를 잘 아니 만나보십시오. 분명히 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남옥이 만날 일본 문인이 19명이나 되었으니, 그 가운데 한사람쯤 이언진에게 맡긴 것이다. 이언진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해박한 학식과 번쩍이는 시를 지어 일본 문인들의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관상´과는 달리 출세 못한 채 요절 1월23일과 25일에는 임성(林成)이라는 관상가가 객관에 들려 조선 수행원들의 관상을 보아 주었다. 이언진이 자신의 관상이 어떠냐고 묻자,“골격이 준수하고 학당(學堂)에 근본이 부족하지 않으니 크게 출세할 것”이라고 답했다. 학당은 귓문(耳門)의 앞쪽을 가리키는데, 관상서인 ‘태청신감’에서는 학당을 총명지관(聰明之館)이라고 하였다. 귀(耳)와 눈(目)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학당이 넉넉하면 문장을 떨치게 된다. 귀국한 지 2년 뒤에 이언진이 병들어 죽은 데다 아들마저 없어 양자를 들였으니 그의 관상 내용은 틀렸다. 하지만 조선 문사들과 필담을 나누며 한시를 주고받았던 임성이 이언진의 영민한 모습에 주목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관상 이야기는 ‘한객인상필화(韓客人相筆話)’에 실려 전한다. 일본 문인들은 조선 문사들의 시를 얻고 싶어서, 음식을 싸가지고 며칠씩 걸어와서 만났다. 명함을 들여놓으며 만나 달라고 신청한 다음에, 허락받으면 들어와서 인사를 나누고 필담과 시를 주고받았다. 하루에도 몇 명씩 만나고 몇 십수씩 시를 짓느라 조선 문사들은 지쳤다. 서기들은 그것이 임무였기에 피할 수 없었고, 서너달 동안 이천수 정도 짓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언진은 한어 역관이었기에 바쁘지 않았다. 일본어 통역을 해야 할 필요도 없었고, 서기들처럼 의무적으로 일본 문인들을 만나 시를 주고받을 필요도 없었다. 그 대신에 자신이 만나고 싶은 문인이 나타나면 자기가 먼저 그에게 접근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시를 주고받았다. 서기들처럼 하루에 백여수를 짓다 보면 천편일률적인 시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그는 어쩌다 짓고 싶을 때에만 지었기 때문에 개성이 번쩍이는 시를 지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그의 시를 받아본 일본 문인들은 그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사신 행렬이 어느 도시에 들어가기 전에 그의 이름이 먼저 퍼졌다. 그가 부채에 써준 것만 해도 500개나 되었다고 한다. ●박지원에 혹평 받고 충격… 원고 대부분 소각 사상이 다양했던 일본 문인들은 성리학 일변도의 조선 문사들과 필담을 나누며 한계를 느끼다가, 명나라 고문파(古文派) 문인 이반룡과 왕세정을 숭상하는 이언진에게 흥미를 느꼈다. 정주학(程朱學)에서 벗어나 옛날의 말로써 옛날의 경전을 해석하자고 주장하는 조래학자(徠學者)들이 찾아와 송학(宋學)을 비판했다. 이에 이언진은 “국법이 송유(宋儒)를 벗어나 경서를 설명하는 자는 중형을 내리니, 이런 일에 대해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사양하면서 문장에 대해 논하자고 하였다. 구지현 선생은 ‘이언진과 일본 문사 교류의 의미’라는 논문에서 “필담 내내 이언진은 왕이(王李)로,(조래학자) 정민경(井敏卿)은 이왕(李王)으로 칭하는 것에서부터 양쪽의 견해가 처음부터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였다. 이언진은 고문처럼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고문의 정신을 잘 체득하여 자기 나름대로 일가를 이루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이반룡이 아니라 왕세정에게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그가 앞서 지나갔던 곳을 돌아오는 길에 다시 이르자 그의 시집이 이미 출판되어 있었지만, 일본 문인들은 그가 자신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에 관심도 시들해졌다. 그는 사행에서 돌아온 이듬해인 1765년 ‘일본시집’을 편집하고 짧은 머리말까지 썼지만 출판하지 못했다. 그 자신도 자기의 문장이 평범치 않다는 것을 알아, 병이 깊어 죽게 되자 원고를 모두 불태워 버렸다. “누가 다시 이 글을 알아주겠느냐.”라고 생각한 것이다. 같은 해 박지원에게 품평을 구했다가 혹평을 당한 충격이 컸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박지원은 “우상이 나이가 젊으니 부지런히 도(道)에 나아간다면 글을 지어 세상에 전할 만하다고 생각했었다.”라고 변명했다. 기이한 것보다 정도에 힘쓰라고 권면했는데,“우상은 내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아내가 불길 속에 뛰어들어 일부를 건져냈다. 그의 원고는 ‘피를 토하는 글’이라는 뜻의 구혈초(嘔血草)라고도 불렸고, 유고집은 ‘타다 남은 글’이라는 뜻의 ‘송목관신여고(松穆館燼餘稿)’라는 이름으로 간행되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프로축구] 인천 新별명 ‘대구잡는 매’

    [프로축구] 인천 新별명 ‘대구잡는 매’

    시민구단 인천이 잘나가던 ‘4월의 팀’ 대구의 발목을 붙잡았다. 서울은 컵대회 5승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인천은 25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우젠컵 A조 6라운드 경기에서 방승환(2골), 박재현, 드라간의 릴레이골 잔치에 힘입어 같은 시민구단 대구를 4-2로 꺾고 휘파람을 불었다. 인천은 4승2패로 조 선두 자리마저 대구(3승1무2패)로부터 빼앗았다. 인천은 올 시즌 대구를 상대로만 3전승을 거둬 새로운 천적으로 자리잡았다.4월 들어 4승2무로 무패를 달리던 대구는 처음으로 쓴잔을 들었고 달구벌 4연승 행진도 중단됐다. 인천은 전반 14분 박재현의 도움을 받은 방승환이 문전에 뛰어들며 골문을 열어젖힌 것을 시작으로 전반 34분 박재현의 대각선슛, 후반 3분 이준영의 패스를 받은 방승환의 추가골까지 잇따라 뿜어내 순식간에 3-0으로 앞서갔다. 대구도 ‘괴물 용병’ 루이지뉴가 후반 27분 만회골을 뽑아내 13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터트리는 가공할 득점력을 이어가고 이근호가 추가골을 터뜨렸지만 드라간에게 쐐기골을 내주는 바람에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삼바용병 두두와 정조국의 연속골에 힘입어 광주를 2-0으로 제압, 정규리그에서 1패를 안은 것과 달리 컵대회 5승1무의 순항을 이어갔다. 서울 공격진은 최근의 골가뭄을 오랜만에 씻어내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수원은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마토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대전의 ‘마빡이’ 데닐손에게 헤딩슛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차범근 감독은 최근 5경기 무승(4무1패) 터널에서 탈출하는 데 실패했지만 경남이 부산의 재일교포 출신 안영학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지는 바람에 간신히 조 꼴찌를 벗어난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울산 현대는 올림픽대표팀의 공격수 양동현이 2득점으로 폭발해 포항을 2-0으로 완파하고 5경기 무승 터널에서 탈출했다. 양동현은 후반 13분 이천수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가볍게 밀어넣어 선제골을 뽑고 21분 왼쪽으로 단독 돌파한 이천수의 크로스를 받아 쐐기골을 꽂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천수 딜레마

    천수 딜레마

    ‘돈이 문제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 직전에 몇차례 좌절을 맛본 이천수(26·울산)에게 2부리그 강등이 점쳐지는 풀럼 구단이 또다시 러브콜을 보내왔다. 김형룡 울산 부단장은 16일 “풀럼측에서 이천수에 대한 영입 의사와 조건을 담은 문서를 팩스로 보내왔다.”고 확인했다. 풀럼은 이천수를 7월1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1년간 임대한 뒤 내년 1월7일까지 완전이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연봉은 세금을 제한 뒤 75만파운드(약 13억 9000만원), 울산에 지급해야 할 임대료는 10만파운드(약 1억 8500만원)를 제시했다. 완전이적할 때 이적료는 200만파운드로 책정됐다. 이천수 본인이야 지난 2월7일 그리스와의 A매치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날린 크레이븐 코티지 구장을 홈 경기장으로 갖고 있는 인연을 앞세워 “임대후 이적”이라는 불리한 조건도 감수하겠다는 게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풀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4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7승14무13패(승점 35)로 16위에 처져 있어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강등 위기의 다른 팀들이 비교적 쉬운 상대와 맞붙는 반면 풀럼은 리버풀, 아스널 등 강팀과 미들즈브러 등 만만찮은 적들과 마주쳐 강등권 탈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최근 성적 부진으로 크리스 콜먼 감독을 경질하고 북아일랜드대표팀을 이끈 로리 산체스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긴 점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산체스도 정규리그 남은 경기까지만 지휘봉을 맡기로 돼 있어 이천수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임대되더라도 나중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는 것. 김형룡 부단장은 “일단 풀럼의 영입 의지와 배경 등을 알아보고,2부 강등과 같은 변수가 많은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천수에 대한 러브콜은 풀럼 구단이 LG전자를 스폰서로 맞아들이려는 협상을 추진하고 있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래저래 풀럼의 러브콜을 두손 들어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서울-울산 15일 상암벌 격돌… 누가 먼저 재도약하나

    ‘또 5만 관중?’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수원의 빅매치에 5만 5397명이 입장, 프로축구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15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FC서울-울산전이 ‘대박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수원전의 관전 포인트가 귀네슈-차범근, 박주영-안정환, 김병지-이운재였다면 이번 경기의 키워드는 ‘박주영 VS 이천수’다. 둘은 지난 2005년 말 MVP 투표 당시 한 바탕 기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돌아온 뒤 울산의 우승을 이끈 이천수가 신인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주영에 9표 차이로 MVP를 품었던 것. 그라운드에선 딱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2005년엔 이천수가 시즌 후반부터 합류해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4월8일 정규리그 8차전에서 처음 만났지만 0-0 무승부로 싱겁게 끝났다. 그리고 지난해 7월19일 컵대회 10차전에서 박주영이 후반 15분 투입돼 이천수와 마주보고 으르렁댔지만 둘 다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10월4일 후기리그 8차전에선 이천수의 부상으로 대결이 불발됐다. 세 번째 대결의 관전포인트는 최근 주춤하고 있는 둘이 화끈한 골로 진짜 승부를 가릴 수 있느냐 여부다. 지난 달 18일 제주전에서 정규리그 시즌 첫 골에 이어 21일 컵대회 수원전 해트트릭으로 펄펄 날던 박주영은 이후 3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졌다. 슈팅마저 단 3개에 그쳤다. 박주영이 처지자 귀네슈 감독의 공격 축구도 덩달아 화력을 잃었다. 욕설 징계로 늦게 출발한 이천수는 지난 4일 인천전에서 그리스 평가전 결승골을 연상케하는 컴퓨터 프리킥으로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천수는 이번 서울전에서 정규리그 첫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이번 경기가 팀은 물론 나의 재도약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벼른다. 김정남 감독은 “주 중 전북전은 서울전에 대비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아껴둔 이천수를 120% 활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귀네슈 서울 감독 역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하락한 선수단에 심리치료 처방을 내리는 등 울산전을 부진 탈출의 터닝포인트로 삼겠다는 각오다. FC서울 관계자는 “8일 수원전에 견줘 예매율은 저조하지만 대표팀 젊은피가 펼치는 굵직한 이벤트인 만큼 이번에도 대성황은 불보듯 뻔하다.”고 장담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축구] 차범근의 굴욕

    ‘FC서울, 성남에 이어 이번엔 꼴찌 광주에게까지….’ 프로축구 수원이 광주에 무너졌다. 수원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대회 B조 3라운드 경기에서 전·후반 이동식 남궁도에게 연속골을 허용한 뒤 후반 하태균이 1골을 따라붙는 데 그쳐 광주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달 21일 서울전(1-4),1일 성남전(1-3)에 이어 충격의 3연패. 수원의 3연패는 지난 1996년 창단 이후 2001년과 06년 단 두 차례였다. 더욱이 상대는 앞서 정규리그와 컵대회 모두 단 1개의 승수도 올리지 못한 꼴찌 상무여서 충격은 더 컸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컵대회 전적마저 1승2패가 돼 광주(1승1무1패)에 뒤졌다. 반면 광주는 2005년 9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레알 수원’을 울렸고,‘거함’을 제물삼아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올 시즌 감격의 첫 승리를 노래했다. 차범근 감독은 “포지션과 포메이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주말 서울전을 앞두고 4일 안에 선수들의 경기력과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정환과 나드손, 그리고 드래프트 최대어 하태균을 최전방에 내세운 수원은 약체 광주를 상대로 지난 2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베테랑 강용, 한태유가 버틴 광주의 수비진은 철벽과 다름없었다. 포항, 부천을 거쳐 상무에 입대한 이동식은 전반 19분 수원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아크 뒤에서 잡아챈 뒤 틈을 엿보다 25m짜리 오른발 중거리포를 때렸고, 예리하게 궤적을 그린 공은 수원의 왼쪽 그물을 흔들며 파란을 예고했다. 광주는 후반 4분 만에 남궁도가 전광진의 프리킥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연결,2-0으로 달아났다. 안정환, 나드손을 빼고 에두와 이현진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 수원은 후반 13분 송종국의 절묘한 패스를 하태균이 대각선 슛으로 마무리,1골을 만회했지만 그게 다였다. 대구FC는 서귀포 원정에서 브라질 용병 루이지뉴의 연속골로 제주를 2-1로 제쳤다. 루이지뉴는 컵대회 4골로 득점 순위 선두에 올라섰다.FC서울은 창원에서 심우연의 결승골로 경남 FC를 1-0으로 눌렀고, 울산은 양동현, 이천수, 알미르의 연속골로 인천을 3-1로 완파했다. 전북은 청소년대표 이현승이 ‘도움 해트트릭’을 올리며 포항을 3-1로 제압했다. 단일 경기에서 한 선수가 3개의 도움을 올린 건 지난해 3월26일 최원권(FC서울·대구전) 이후 처음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전술 부재 베어벡 또 고개 숙이다

    24일 한국축구대표팀을 2-0으로 제압한 우루과이의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수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한국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우리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번의 좋은 기회를 살려 승리했다. 그 외에는 대등한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듣기에 따라 덕담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한국축구의 집중력과 수비조직력의 허술함을 꼬집은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삼총사 등 해외파 7명이 총동원된 한국은 타바레스 감독의 말처럼 “시차적응도 안 된 데다 컨디션도 안 좋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전반 19분까지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하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패턴에 익숙해진 우루과이는 전반 19분 호르헤 푸실레(포르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어준 공이 골키퍼 김용대의 옆으로 흐르자 카를로스 부에노(스포르팅 리스본)가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넣어 1-0으로 앞서갔다. 수비수들이 대인마크에 허점을 보여 빚어진 실점이었다. 전반 37분에도 센터서클 부근에서 길게 연결된 패스에 수비라인이 뚫리며 부에노에게 또다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단독 찬스를 내줬다. 핌 베어벡 감독은 후반전에는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대신 김두현(성남)과 김치우(전남)를 투입하면서 이천수를 왼쪽 측면으로 돌려 변화를 꾀했다.25분에는 조재진(시미즈) 대신 정조국(서울)을 투입했지만 무기력한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패스는 정밀하지 못했고 전방과 미드필더진의 거리는 멀어 보이기만 했다. 효율적이지 않은 측면 돌파와 부정확한 크로스, 정확도가 떨어진 이천수의 슛에만 의존한 세트피스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팬들은 박지성과 김두현을 동시 투입해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극대화하는 실험을 해보지 않은 점, 섬처럼 고립된 조재진을 좀더 일찍 교체해 전술의 변화를 꾀하지 않은 점을 들어 베어벡 감독을 질타했다. 또 취임 이후 3승2무3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컬러를 보여주지 못한 리더십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지성 vs 레코바’ 24일 우루과이와 A매치 관전법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한국과 우루과이의 A매치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우선 프리미어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띄우고 있는 박지성(사진 왼쪽·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왼발의 달인’ 알바로 레코바(오른쪽·31·인터밀란)의 플레이메이커 싸움. 레코바는 한 때 세계 최고 연봉을 자랑한 남미 최고의 테크니션. 또 이번 A매치는 1999년 잠실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격파한 이후 8년 가까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3전 전패), 콜롬비아, 파라과이 등과 겨뤄 4무5패로 밀렸던 ‘남미 징크스’를 깨뜨리느냐에 눈길이 쏠린다. 여기에 아시안컵 우승을 겨냥한 핌 베어벡호가 그리스와의 새해 첫 A매치 1-0 승리를 이어갈 것인지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박지성으로선 우루과이와의 첫 대면.2002년 2월 몬테비데오 경기때는 발목을 다쳐 벤치를 지켰고,2003년 6월 상암벌에서는 무릎 수술 탓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지휘한 대표팀을 레코바가 마음껏 유린하며 0-2 패배를 안기는 걸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박지성은 신형 엔진이란 별명에 걸맞은 강철 체력을 뽐내며 최근 40일간 4골을 몰아치는 골감각을 자랑하는 ‘떠오르는 해’다. 반면 레코바는 체력 저하가 약점으로 거론돼 올시즌 소속팀이 리그 선두를 달리는 데도 부상 탓에 3경기 출장에 그쳐 스스로 이적을 공언할 정도의 ‘지는 해’. 박지성은 지난 17일 볼턴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골을 뽑아낸 골감각을 앞세워 설욕을 벼른다. 그러나 16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레코바로서도 이번 대결은 놓칠 수 없는 한판. 이탈리아 리그 최고의 테크니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나설 게 틀림없다. 박지성에겐 2003년 우루과이전 전반과 후반 45분씩 활약했던 설기현(레딩FC)과 이영표(토트넘)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삼총사가 국내 무대에 서는 것은 지난해 9월 타이완과 아시안컵 최종예선 이후 6개월 만의 일. 여기에 그리스전에서 멋진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린 이천수(24·울산)가 프리킥 대결로 거든다면 금상첨화. 박지성은 우루과이의 주포 디에고 포를란(비야 레알)이 부상으로 제외된 틈을 타 레코바를 딛고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우뚝서야 한다. 우루과이전이 또 다른 의미있는 도전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FC서울 박주영 수원전서 대표팀 탈락 분풀이…해트트릭 시위

    ‘도대체 왜 날 안 뽑아주느냐 말이야.’ 축구천재 박주영(22·FC서울)이 해트트릭으로 폭발했다. 박주영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컵 B조 2라운드에서 수원 삼성 수비진을 유린하며 세 골을 뽑아내 4-1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스탠드에서 지켜본 핌 베어벡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우루과이와의 A매치를 앞두고 자신을 합류시키지 않은 데 분풀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한국과 터키를 대표하는 명장 차범근과 세뇰 귀네슈,90년대와 21세기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안정환과 박주영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3만 5993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K-리그의 흥행 부활을 예고하는 듯했다. 두 팀은 숨쉴 겨를조차 없이 빠른 템포의 공격축구 진수로 보답했다. 박주영의 해트트릭은 탁월한 슛감각 덕이기도 하지만,4-3-3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는 차범근 감독의 전략에 수원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부응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포메이션 특성상 김진우나 백지훈 같은 미드필더의 수비 커버가 필수적인데 이게 원활하지 않아 뒷공간을 파고드는 이청용과 박주영에게 번번이 뚫렸다. 첫 골은 전반 7분 이관우의 프리킥을 달려들며 머리에 맞힌 수원 수비수 마토에게서 터졌다. 그러나 서울은 6분 뒤 김은중의 힐킥을 이어받은 이청용이 골키퍼 이운재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찔러주자 박주영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지난 18일 제주전에 이어 박주영의 2경기 연속골. 후반 들어서도 박주영의 골폭풍이 몰아쳤다.6분 이을용의 프리킥을 아디가 헤딩으로 찔러준 것을 수비수가 잘못 걷어내 자기 앞으로 굴러오자 수비수 2명을 차례로 제치고 왼발로 골문을 흔들었다.1분 뒤엔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이어 골문 오른쪽으로 달려들며 논스톱 슈팅,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종료 5분 전에 정조국이 이민성의 롱패스를 이어받아 예각에서 날린 미사일슛으로 수원 대첩은 막을 내렸다. 박주영의 해트트릭은 데뷔 첫 해인 2005년 5월18일 광주전, 그 해 7월10일 포항전에 이어 세번째. 수원은 후반 36분 이관우의 프리킥을 안효연이 솟구치며 날린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데 이어 종료 2분 전 마토의 프리킥 슛이 또다시 골대를 맞히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이로써 수원은 2005년 4월 이후 서울에 4무3패의 굴욕을 이어갔다. 한편 대구는 올림픽대표 이근호(1골 1도움)의 결승골로 이천수가 선발 출전한 울산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주영 또 빠졌다

    24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벌일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박주영(FC서울)이 또 빠졌다. 대한축구협회가 19일 발표한 26명의 국가대표팀 명단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레딩FC), 이영표(토트넘) 등 프리미어리거 3인방을 비롯, 일본에서 활약 중인 조재진(시미즈)과 김정우(나고야),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 김동진, 이호(이상 제니트) 등 해외파 7명이 포함됐다. 여기에 올림픽대표팀의 김창수(대전)와 강민수(전남), 기성용(서울) 등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핌 베어벡 감독은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까지 감안해 이들을 승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단에 보낸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 타이완전 이후 7개월 만에 재합류가 점쳐졌던 박주영은 제외됐다. 지난달 28일 올림픽예선 예멘전 퇴장으로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은 23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설명할 에정이라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국내파 공격수로는 정조국(서울), 이천수(울산), 최성국(성남) 외에 미드필더 손대호(성남)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이동국(미들즈브러)과 독일 분데스리가에 적을 두고 있는 차두리(마인츠)는 소속팀 적응이 더 급선무라는 베어벡 감독의 판단에 따라 제외됐으며 7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안정환과 골키퍼 이운재(이상 수원)도 역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음은 대표팀의 나머지 명단.김용대 김상식 김두현(이상 성남) 김영광 오장은(이상 울산) 정성룡 오범석(이상 포항) 김치곤(서울) 김치우 김진규(이상 전남) 백지훈(수원) 염기훈(전북)
  • [하프타임] 심판욕설 중징계 이천수 17일 K리그 복귀

    심판에 대한 욕설로 중징계를 받은 이천수(26·울산)가 17일 전북과의 경기로 복귀한다.16일 김정남 울산 감독은 “홈 경기 엔트리에 이천수를 포함시키고 선발이 아닌 조커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프로축구] 정조국 2경기 연속골 ‘신바람’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정조국의 2경기 연속골을 앞세워 개막 2연승의 콧노래를 불렀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와 호화군단 수원 삼성은 자존심 대결에서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11일 광양 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프로축구 K-리그 2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13분 정조국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4일 개막전에서 대구FC를 2-0으로 제압한 데 이어 포항과 나란히 2연승에 골 득실(+3)까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한 골 뒤져 2위를 달렸다. 서울은 정조국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예멘전 대표 차출에서 빠진 박주영을 전면에 내세워 김진규, 강민수를 대표팀에 내준 전남을 공략했다. 전남은 태국 방콕의 무더위 속에서 지난 7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느라 소진된 원기를 회복하지 못해 승리를 내줬다. 정조국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인 이청용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연결해준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열었다. 개막전 선제 결승골 주인공인 이청용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전북의 김형범도 이날 무승부로 빛이 다소 바랬지만 2경기 연속골로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만 5골·2도움으로 감바 오사카(일본), 다롄 스더(중국) 등 난적을 물리치고 8강에 오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형범은 전반 45분 ‘이천수 존’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그물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후반 9분 ‘개막전 영웅’ 안효연이 엔드라인까지 치고 들어가 꺾어준 크로스를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이적한 브라질 용병 에두가 몸을 돌리며 왼발 슛을 터뜨려 동점이 됐다. 수원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관우를 후반 24분 안정환으로 교체했지만 안정환은 두차례 슛 기회에서 머뭇거리다 공을 빼앗기는 등 제 컨디션을 보여 주지 못했다. 전북은 수원전 5경기째 무패(1승4무). 울산 현대는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에서 권혁진과 우성용, 호세의 골에 힘입어 3-1로 승리,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울산은 5경기째 무패(3승2무)의 우위를 지켰다. 시민구단 맞대결에서 인천은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데얀의 K-리그 데뷔골과 김상록의 결승골로 대구를 2-1로 꺾고 개막전 패배의 아픔을 달랬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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