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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고대 이집트 노동자의 급여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고대 이집트 노동자의 급여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룩소르의 서안에는 ‘데이르엘메디나’라고 불리는 마을 유적이 하나 있다. 이 마을은 실제로 사람들이 마을에 살던 신왕국 시대에는 ‘질서의 장소’라는 뜻의 ‘세트마트’라고 불렸다. 이곳에 모여 살던 사람들은 파라오들의 무덤을 만드는 작업에 종사하던 장인들이었다. 그러니까 건축가, 석공, 목수, 화가 같은 국가에 고용된 기술직 공무원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이들은 기원전 1152년경에는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파업은 기록으로 확인된 파업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종종 ‘인류 최초의 파업’이라고 불린다(2019년 6월 30일에 나온 이전 칼럼에서는 이 파업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이유는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총리가 직접 서신을 보내기도 하는 과정 등을 거쳐서 노동자들은 급여를 일정 부분 받아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은 어느 정도의 급여를 받았던 것일까? 데이르엘메디나에서는 꽤 많은 양의 기록 유물들도 발견됐기 때문에 비교적 자세하게 당시의 사회상을 복원할 수 있다. 일단 이 마을이 운영되던 신왕국 시대에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단위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단위는 데벤(deben)이었는데, 이 단위는 보통 금속의 무게를 잴 때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1데벤이라고 하면 구리 91그램을 의미했다. 그리고 카르라는 곡식의 양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위도 있었다. 현대의 이집트 학자들은 1카르는 대략 76.8리터 정도이고, 1카르의 곡물은 대략 구리 2데벤 정도의 값어치가 있었다고 추정한다. 데이르엘메디나의 장인 조직에는 2명의 ‘작업반장’이 있었다. 이들은 매달 7.5카르의 곡물(에머밀과 보리)을 급여로 받았다. 그리고 일반 장인들의 경우에는 이보다 적은 5.5카르를 받았다. 일종의 왕실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마을 조직에는 보통 1~2명, 때로는 3~4명까지 서기관들도 고용돼 있었는데, 이들의 급여는 일반 장인들보다도 적은 3.75카르였다. 3.75카르라고 하더라도, 곡물 300리터에 가까운 양이고, 이 정도면 한 가족이 한 달 동안 먹고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노동자의 작업 시간은 대략 하루 8시간 정도였고, 10일 중 하루는 휴일로 보장받았던 여건을 감안하면 장인들은 비교적 여유롭고 풍족한 삶을 누렸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주거지를 비롯한 기타 필수적인 생활용품을 왕실로부터 제공받기도 한 만큼 먹고사는 데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당시 사치품의 가격은 이들이 받았던 급여를 훨씬 상회했다. 상품의 가격은 대략 이랬다. 하인 소녀 410데벤=205카르 황소 95~120데벤=47.5~60카르 암소 40~50데벤=20~25카르 침대 25데벤=12.5카르 식탁 15데벤=7.5카르 의자 11데벤=5.5카르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이들 장인 가운데는 상당한 부를 축적한 경우가 드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서너 마리의 황소와 네다섯 명의 하인을 소유한 장인들도 있었다. 이러한 부는 왕실에 고용돼 있던 장인들이 작업 시간 이외에 사적으로 일종의 아르바이트를 뛰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룩소르 서안 지역에는 왕들의 무덤뿐만 아니라 귀족들의 무덤도 만들어졌는데, 이들 귀족 무덤을 지을 때에 유력 귀족들은 실력이 보장되는 왕실의 장인들을 아주 비싼 급료를 지불하면서 개인적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가끔은 파라오가 가까운 귀족들에게 직접 장인들을 ‘빌려준’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귀족들은 이 사실을 자신의 무덤에 자랑스럽게 기록하기도 했다. 파라오 무덤의 위치나 구조 등을 잘 알고 있던 이들 노동자는 파라오의 무덤을 도굴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즉 무덤을 만든 주인공들이 무덤이 완성된 이후에는 도굴꾼으로 변모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다. 이 ‘비밀스러운 알바’는 이들에게 상당한 부를 안겨다 주었을 것이다.
  • [특별기고] 식량안보, 종자(種子)에서 출발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특별기고] 식량안보, 종자(種子)에서 출발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투탕카멘 완두콩. 3300년 전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투탕카멘의 왕묘에서 출토된 완두콩을 종자로 해서 증식 보급한 보랏빛 완두콩이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산림청(국립수목원)도 증식에 성공해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완두콩 원종(原種)을 가졌다는 보도로 떠들썩했다. 종자 생명력의 신비성, 엄청난 시간과 공간 격차를 메우는 생명공학 수준, 그를 활용한 새로운 종자 개발 가능성 등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디지털혁명, 스마트농업. 요즈음 많이 듣는 말이다. 팬데믹이 초래한 뉴노멀 시대, 자연과 산업 환경의 급변, 그리고 식량안보 산업인 농업의 진로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데 모든 변화에 대한 농업부문 대응은 종자 개발·확보가 시작이자 끝이다. 최근 세계 종자 시장 재편과 그 가운데 벌이는 다국적 종자 기업들의 사활을 건 경쟁, 종자 소비 대국 중국과 종자 선진국 네덜란드의 국가적 대응 등은 종자 개발·확보의 중요성과 의미를 말한다. 우선 세계 종자 시장과 다국적 기업은 독과점 구조를 심화한다. 바이엘의 세계 최강 종자 기업 몬산토 인수·합병은 그 신호탄이다. 중국은 국영 화학기업 중국화공(캠차이나)을 내세워 스위스 다국적 농약·종자 기업 신젠타를 인수했다. 거대인구의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이미 완성된 세계 농업기업 인수라는 중국 농업 부문 해외 진출 전략의 대표적 사례이다. 네덜란드는 종자 산업을 국부창출 기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어우러진 가장 모범적인 종자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채소원예작물, 식량작물, 구근화훼작물로 구분한 품목별 정부 검역시스템 완비, 적정 위치에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품목별 종자단지(시드밸리) 조성, 국제기구와 세계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종자산업협회(플란텀) 구축 등은 네덜란드를 세계 종자산업 질서 주도국으로 끌어 올린다. 한국 종자산업을 말할 때 국내 굴지의 종자 기업 다수가 해외 기업에 인수·합병되었던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토종 종자의 종주권을 우려할 만큼 국내 종자산업은 초토가 됐다. 긴 힘든 시간을 거쳐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국내 종자 시장 60% 정도를 국내기업이 회복한 상태이다. 정부의 장기 지속적 정책 시행이 민간을 유인하여 이 정도까지 회복했다. 정책이 보여준 희망이다. 이 희망을 부른 대표적 정부 정책은 전략품종 종자의 국산화율 제고와 국산 종자의 수출을 지향한‘골든시드 프로젝트’(2012~2021년)와 생명공학과 연계된 육종 원천기술 확보를 추구한‘차세대 바이오그린21 사업’(2011~2020년)이다. 그러나 국내 종자산업 내용을 보면 여전히 영세성을 면하지 못한다. 소규모 다품종 생산이 불가피한 국내 종자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이 경제성 문제로 포기한 틈새 영역을 개인 육종가 또는 소규모 개인 기업이 파고들어 어느 정도 국내 시장을 회복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디지털혁명, 스마트농업 등을 대비하며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펼쳐 확고한 종자주권 회복을 통한 식량안보 기반 마련에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새롭게 대두하는 국내 또는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시대적 문제에 우리 종자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국가적 종자 사업의 시행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생명공학기술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복합된‘디지털 육종기술’기반 종자 개발 사업이 절실한 때이다. 향후 종자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디지털 육종기술’기반 종자 개발에 선진국은 이미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으나 한국은 아직 실용화 초기 단계에 있다. 아울러 새로운 국가적 종자 사업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간, 종자 관련 산·학·연이 함께 하는 네덜란드 유형의 종자 생태계 구축까지 사업 내용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네덜란드 종자산업 생태계는 우리에게 중요한 푯대를 제공한다.
  • 예술 따라 산책하기 딱 좋네

    예술 따라 산책하기 딱 좋네

    수도권에서 벗어난 지역들에도 가볼 만한 조각공원들이 많다. 소요비용이라고 해야 주차요금 정도이고, 그마저 받지 않는 곳도 있다. 다만 조성된 곳이 숲이거나, 숲 가까운 곳이어서 모기 등 해충들이 있다. 기피제 등을 준비해 가는 게 좋겠다.[충청] 세종시의 홍익대 세종캠퍼스 조각공원은 메타세쿼이아 숲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하다. 조각공원은 정문 초입부터 홍익아트홀 앞에 이르는 구간에 조성돼 있다. 관리가 덜 된 모습이지만 코로나 시대엔 외려 그런 모습에 더 마음이 놓인다. 사람이 덜 찾았다는 방증일 테니 말이다. 전시된 조각 작품들은 ‘역시 예술대학 앞’이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만큼 볼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각공원 뒤편의 숲에도 작품들이 있다. 숲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품들이 꽤 많다. 충북 보은의 속리산조각공원은 국립공원도 즐기고 조각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충청권 출신 작가의 작품 27점이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전시 공간이 넓어서 좋다. ‘사회적 거리’는 염두에 두지 않아도 좋을 만큼 너른 숲 여기저기에 작품들이 세워져 있다. 게다가 속리산의 랜드마크라 할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을 소개하는 정이품송공원, 신병 치료 차 속리산을 찾은 조선의 왕 세조의 고사가 전하는 은구석공원 등 쉴 만한 공간들이 주변에 산재해 있다. 옥천의 향수공원은 이 지역 출신 정지용 시인의 시와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향수’를 비롯한 그의 대표 시와 박목월 등 여러 시인들의 시를 다양한 조각 작품에 새겨 넣었다. 공원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다. 2시간까지는 주차가 무료다. 충주 중앙탑사적공원은 ‘중원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6호)을 중심으로 조성된 복합 공원이다. 탄금호를 따라 중앙탑과 조각 작품, 조형미술 작품 등이 펼쳐져 있다. 중앙탑공원은 밤에 현란해진다. 경관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제천의 대표 관광지인 청풍랜드에도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다. 만남의 광장에서 오른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국내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 30여 점이 늘어서 있다. 차가 접근할 수 없는 곳인 데다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기 좋다.[경상] 대구 외곽의 ‘디 아크’는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이다. ‘다양한 조형예술 작품들로 치장된 강변 언덕’이라 보면 알기 쉽겠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조성된 디 아크는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이다. 이집트 출신의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물수제비와 수면 위로 솟구치는 물고기,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막사발을 콘셉트로 설계했다. 건물 주변으로 영국 작가 로버트 하딩의 ‘컷 아웃’, 손노리 작가의 ‘원융’, 권치규 작가의 ‘만월’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있다. 경북 김천의 직지문화공원은 직지사 초입에 조성된 공원이다. 약 2만 4000평에 달하는 너른 공간에 17개국 유명 조각가의 작품 50점이 전시돼 있다. 유명 시를 새겨넣은 시비도 20여개 세워져 있다. 음악분수와 20m 높이의 이단폭포, 잔디밭 산책로 등도 조성돼 있다. 경남 창원시청 앞에는 둘레 1.2㎞의 작은 저수지가 있다. 조선시대 조성된 용지못이다. 호수 뒤 잔디광장엔 다양한 국가, 다양한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전시됐다. 음악과 조명이 결합된 음악분수쇼도 펼쳐진다. 용지못은 밤에 더 멋들어지다. 용지못의 밤 풍경 가운데 가장 도드라지는 건 지름 3.8m짜리 보름달 조형물이다. 요즘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슈퍼문 조형물이지만, 연혁으로 따지면 용지못 보름달이 ‘원조’로 꼽힌다. 부산엔 2004년 부산 비엔날레 조각프로젝트를 계기로 10여 곳에 조각공원이 조성됐다. 코로나19 시대에 찾을 만한 대표적인 곳은 을숙도 조각공원이다. 비엔날레 당시 출품됐던 각국 작가들의 작품이 잔디광장, 연못공원, 문화회관 광장 등에 나뉘어 전시됐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조각들 이 조화를 이뤄 야외 조각공원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해운대구 APEC 나루공원, 남구 유엔 조각공원, 동래구 아시아드 조각광장, 다대포해수욕장 해변공원, 동구 중앙공원 등도 찾아볼 만한 야외 조각공원이다.[전라] 전북 전주의 팔복예술공장은 폐공장이 문화예술 전진기지로 다시 태어난 곳이다. 팔복예술공장의 전신은 1979년 문을 연 카세트테이프 공장이다. 1992년 문을 닫은 뒤 25년 동안 방치됐던 공장은 2018년 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팔복예술공장은 A, B동으로 나뉜다. 당시 사업체였던 ‘썬전자’의 이름을 딴 카페 써니 등 A동의 핵심 시설과 야외시설들은 코로나19에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다만 B동의 만화방 등 일부 밀폐 공간들은 폐쇄 중이다. 이웃한 익산의 보석박물관, 남원의 서도역 등도 예술 작품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전남 목포의 유달산조각공원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야외조각공원이다. 한국 현대조각의 1세대 작가로 꼽히는 김영중 작가의 ‘샘’, 네덜란드 작가 케빈 판브라크의 ‘서로 바라보기’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40여 점과 만날 수 있다.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 기슭에 깃들어 있지만, 온금동, 다순구미 등 여러 명소들이 쏠린 남쪽 사면의 반대편에 있어 찾는 이가 드물다. 다만 산 사면에 있다 보니 평지보다 많은 품을 들여야 한다. 운동 삼아 찾는다고 생각하면 편할 듯하다. 해남에는 땅끝조각공원이 있다. 해남 최고의 관광지 땅끝마을에서 불과 7㎞ 거리에 조성된 공원이지만 찾는 이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땅끝마을에서 조각공원까지는 줄곧 바다를 끼고 간다. 공원에는 26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공원 꼭대기에 서면 땅끝마을과 땅끝전망대, 그리고 다도해 풍광이 한눈에 담긴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집트 사카라의 11m 깊이 우물에서 2500년 된 27개의 관 나와

    이집트 사카라의 11m 깊이 우물에서 2500년 된 27개의 관 나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고대 이집트의 공동묘지 우물 안에서 모두 27구의 관이 발굴됐다.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30㎞ 밖에 떨어지지 않은 사카라의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던 구역에서 우물 하나가 새롭게 발견됐는데 깊이 11m의 우물 안에서 2500년 된 관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달 초 13개의 관이 발굴됐는데 그 뒤로 14개의 관이 추가됐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모두 목재 관들이며 작은 조각상 등 부장품들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발굴로는 최대 규모라고 입을 모았다. 사카라는 고대 이집트 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의 공동묘지로 2000년 이상, 또는 3000년 가까이 이용됐던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초기 조사 결과 이들 관은 완벽하게 봉인돼 묻힌 뒤로 한 번도 개봉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칼레드 알아나니 유물부 장관은 몸소 발굴 현장을 찾기 전에는 믿을 수 없어 발표를 미뤘다며 깊이 11m의 우물 속에서 관을 발굴하느라 고생한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발굴 작업을 계속해 관들의 기원에 대해 더 상세한 것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관광유물부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더 많은 비밀”을 밝혀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이집트는 정체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고고학적 발견이나 발굴을 잇따라 전하며 관광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사카라의 스텝 피라미드 근처에서 발굴된 고양이와 악어, 코브라와 새들의 조각상들을 지난해 11월 전시해 처음 일반에 공개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영국 BBC는 20일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명희 WTO 총장 선거 2라운드에, 다섯이 새달 6일까지 경쟁

    유명희 WTO 총장 선거 2라운드에, 다섯이 새달 6일까지 경쟁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1차 라운드를 통과해 2차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WTO 사무국이 18일 오전(제네바 시간) 공식 발표했다. 여덟 나라 후보자가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경합해 1차 라운드에서 한국을 포함한 나이지리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다섯 후보자들이 2라운드에 진출했다. 지지도가 낮았던 멕시코, 이집트, 몰도바 등 세 후보자들은 탈락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은 영국의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문화부 장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은행 전무와 최종 라운드 진출을 경쟁한다. 2라운드에서는 다섯 후보자에 대한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거쳐 두 후보자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다. 회원국별로 두 후보만 선호를 표시할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2라운드는 오는 24일 시작해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하며 그 뒤 일정은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들과 협의해 확정하는데 최종 결정은 늦어도 11월 초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 본부장의 2라운드 진출은 현직 통상 장관으로서 유 본부장의 자질과 전문성,‘K-방역’ 등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대응 과정에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 초기부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한 협업과 지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유 본부장은 제네바 등 유럽 현지를 두 차례 방문하고 미국을 찾는 등 140여 회원국의 장관급 및 대사급 인사와 다양하게 접촉해 왔다. 산업부와 외교부는 주제네바 대표부와 각국 재외공관 간 삼각 채널을 구성하고 163개 WTO 회원국과 각국 제네바 대표부,WTO 회원국의 주한 공관에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교섭 활동을 전개했다. 정상외교 차원에서도 통화나 면담을 통해 유 본부장의 장점을 적극 알렸다. 이번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총장이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지난 5월 사퇴를 선언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WTO는 세계 경제 1,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짙어지는 보호무역 색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통상 차질과 경기침체 등 난제들에 직면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분쟁 해결 방식이 지나치게 중국에 친화적이라며 사실상 WTO를 보이콧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WTO 판사 임명을 거부해 항소기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탈퇴를 불사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WTO의 새 수장은 경제 대국들의 이견을 조율해낼 대대적인 조직 개혁과 함께 자유무역을 촉진해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명희, WTO 사무총장 선거 2라운드 진출

    유명희, WTO 사무총장 선거 2라운드 진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1라운드를 통과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WTO 고위 관리들이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등 후보 3명이 2라운드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는 유 본부장을 비롯해 후보 8명이 출마해 3라운드에 걸쳐 경합하며, 1라운드에서는 지지도가 낮은 3명이 탈락한다. 유 본부장은 영국의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문화부 장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은행 전무와 3라운드 진출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중동 평화” 소문낸 트럼프 잔치… 선거용 비즈니스만 넘쳤다

    “중동 평화” 소문낸 트럼프 잔치… 선거용 비즈니스만 넘쳤다

    27년 전 이·팔 협정처럼 백악관서 체결 이스라엘, 건국 최초 걸프 아랍국 수교트럼프, 유대계 표심·反이란 결집 노려“이스라엘, 5~6개국 추가 협정 추진 중” 팔레스타인, 로켓 발사·시위 강력 반발로하니 “이스라엘 손잡은 결과 책임져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증인 자격으로 참석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아랍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이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했다. 걸프 지역 아랍 국가와의 수교는 이스라엘 건국 7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서명식은 1993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 및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오슬로 평화협정(팔레스타인 잠정자치에 관한 원칙 선언)에 서명한 뒤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과 웃으며 손을 잡던 백악관의 그 잔디밭(사우스론)에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았다”고 성과를 부각했지만, 미 언론들은 중동 평화의 문을 열었던 1993년과 달리 이번 협상은 ‘비즈니스’라고 깎아내렸다.아브라함 협정서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등 4명이 서명했다. 협정 명칭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새로운 평화 모멘텀이 아랍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국은 상호 대사관을 열고 여행·수도·보건·환경·기술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강화하는 내용의 3자 협정 및 양자협정도 맺었다. 이스라엘의 아랍 수교국은 이집트(1979년), 요르단에 이어 총 4개국으로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선을 염두에 둔 듯 기자들에게 “72년간 (수교국이) 2개국이 있었고, 우리가 한 달 만에 2개국을 추가했다. (정확히) 29일 만”이라고 강조했다. 아브라함 협정으로 친이스라엘 복음주의 유권자의 지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6개 국가와 이스라엘 간에 추가로 평화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오만, 수단,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거론된다.이번 협정을 통한 이스라엘의 세력 확대로 궁지에 몰리게 된 팔레스타인은 크게 반발했다. 워싱턴에서 서명식이 진행될 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로켓탄 2발이 이스라엘 남쪽을 향해 발사됐다. 가자지구 등에서는 항의 시위도 열렸다. 이번 협정이 중동 평화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동을 화약고로 만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 해소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친미 국가인 이스라엘, UAE 등을 묶어 ‘반이란 전선’을 강화하려는 게 이번 협정에 대한 미국의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친유대단체 제이스트리트의 제러미 벤아미 대표는 뉴욕타임스에 “이번 협정은 분쟁 해결이나 평화가 아니라 사업상 거래”라고 비판했다. 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네타냐후 총리,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이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UAE도 미국에 F35 전투기 판매를 요구하며 협정의 대가를 챙기려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6일 TV 연설에서 “UAE와 바레인은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함으로써 발생할 어떤 결과에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이스라엘-바레인·UAE 수교 중재한 트럼프, 왜 아브라함 찾을까

    이스라엘-바레인·UAE 수교 중재한 트럼프, 왜 아브라함 찾을까

    미국 백악관에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모두 조상으로 인정하는 아브라함이 소환됐다.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15일(현지시간) 걸프 지역 아랍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서명식을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으로 명명했다.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셰이크 압둘라 빈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이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증인’ 자격으로 서명했다. 이스라엘과 UAE,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각각 양자 협정을 맺었고, 세 나라의 3자 협정도 체결했다. 기원 전 2000년대 사람으로 추정되며 구약성서 창세기편과 정확히 일치하는 아브라함은 첫 아들 이스마엘과 둘째 아들 이삭을 뒀는데 이스마엘은 아랍인의 조상, 이삭은 유대인의 조상으로 각각 여겨진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뿌리인 이스라엘과 이슬람교를 믿는 걸프 지역 아랍국가의 단합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아브라함이 소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대립관계였던 걸프 지역 아랍국가와 수교에 합의하기는 72년 만에 처음이다. 이스라엘이 수교했거나 합의한 이슬람 아랍국가는 기존 이집트와 요르단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었고 1994년에는 요르단과 평화협정으로 적대 관계를 청산했다. 북서아프리카의 아랍연맹 회원국인 모리타니아도 1999년 이스라엘과 수교했지만 2010년 단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곳에 있다”며 “수십 년의 분열과 갈등 이후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집무실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면담하면서 이스라엘과 5∼6개 국가가 추가 평화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그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추가로 수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슬람 국가로는 오만, 수단, 모로코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적당한 시기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레인과 UAE 모두 수니파로 사우디의 영향력 아래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피스메이커’를 자임하며 이번 협정 성사를 중요한 외교 치적으로 포장해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을 하나로 묶은 이번 협정은 중동 지역에서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영향력 확대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아랍권 공동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 가운데 중요한 ‘친(親) 이스라엘’ 성향의 복음주의 기독교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에 판매한 무기를 다른 중동 국가에도 팔 의향이 있으며 미국인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UAE가 F35 전투기 구매를 희망한다고 밝힌 뒤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UAE와 이스라엘이, 지난 11일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팔레스타인은 더욱 고립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성명을 내 “평화, 안보, 안정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이 끝날 때까지 (중동)지역에서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백악관에서 서명식이 진행될 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로켓탄 두 발이 이스라엘 남쪽으로 발사돼 이스라엘인 둘이 다쳤다. 또 나블루스, 헤브론 등 요르단강 서안 도시와 가자지구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英 옥스포드대 박물관, 원주민 머리 전시품 치운다

    英 옥스포드대 박물관, 원주민 머리 전시품 치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피트 리버스 박물관이 ‘탈식민지화’ 노력의 일환으로 일명 ‘쪼그라든 머리’로 알려진 원주민 머리와 인간 유골 등 유명한 수집품들을 치우기로 했다. 인류학과 고고학, 민족학 분야에서 세계 유수 기관으로 꼽히는 피트 리버스 박물관은 그동안 이런 전시품들로 인해 ‘인종차별과 문화적 몰이해의 장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번진 BLM(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이 옥스포드 대학에도 깃발을 꽂으며 박물관 측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로라 반 브로크호벤 박물관장은 “인간 유골 전시물은 다른 문화권이 ‘야만적이고, 원초적이며, 섬뜩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으로 보여졌다”면서 “전시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존재 방식의 다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기보다 박물관의 가치에 어긋나는 인종차별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치우기로 한 전시품들은 남미 에콰도르의 수아르 원주민인 슈아족 고유 풍습인 ‘싼사’(tsantsa)와 나가족 트로피 머리, 이집트 어린이 미라 등 120종에 달한다. 일명 ‘쪼그라든 머리’로 알려진 싼사는 슈아족의 전리품으로 적의 잘라낸 머리를 수축시켜 만든 장식물품이다. 해골을 제외한 표피를 삶아 수축시키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머리는 기괴한 인형처럼 보인다. 싸사는 적에 대한 경고와 원혼으로부터의 자기방어를 위한 뜻이 담겼다고 한다. 현대에 이르러 이런 풍습은 사라졌지만 서구에서는 비싼 가격에 암암리에 거래되기도 했다.박물관 측은 앞서 지난 2017년부터 소장품에 대한 윤리적 검토를 해왔는데, BLM 운동 이후 식민통치 시대 수집품에 대한 본격 재점검에 들어갔다고 AP는 설명했다. 130년 전통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중 상당수는 대영제국 당시 전세계 식민지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옥스포드대 역시 BLM 시위의 현장이었는데, 지난 6월 시위대들은 빅토리아 시대 제국주의자로 식민정책에 앞장선 세실 로즈 동상의 학내 철거를 요구해 대학 측이 이를 수용하기도 했다. 박물관 측은 전시 중단과 관련해 에콰도르 키토의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및 수아르 원주민 공동체 대표들과 토의를 거쳤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문을 닫았던 박물관은 오는 22일 이 전시품들을 치운 뒤 재개장할 예정이다. 전시품들이 치워진 이유 및 그동안 전시품에 달렸던 제국주의 관점 설명들이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방해했는지까지 새로이 소개할 계획이다.새 전시를 큐레이션한 마렌카 톰슨 오들럼은 “많은 이들이 이번 변화를 특정 전시품의 제거나 손실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더 많은 이야기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잃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그것이 탈식민지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측은 소장한 2800여구의 유해를 어떻게 관리할 지 전세계의 원주민 후손 커뮤니티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번진 BLM 운동은 문화 향유 방식에도 깊이 뿌리박힌 인종차별적 요소들을 제거하자는 캠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뉴욕주 브롱크스 동물원이 1915년 피그미족 흑인 청년 오타 벵가를 철창 속에 전시했던 흑역사를 공식사과하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형제보다 경제”…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고 새 판 짜는 중동

    “형제보다 경제”…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고 새 판 짜는 중동

    산들바람이 불던 지난 8일(현지시간) ‘다윗의 별’이 들어간 이스라엘 국기가 ‘범아랍 왕가’를 뜻하는 빨강 하양 검정 그리고 녹색 문양의 아랍에미리트(UAE) 국기와 나란히 휘날렸다. 그곳은 백악관 잔디밭도, 캠프 데이비드도 아닌 두바이 외곽 사막이었다. 여성 모델 두 명이 양국 국기를 흔들거나 몸에 두르고 촬영에 임했다. 이스라엘과 UAE의 국교 정상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행사는 정장을 차려입은 외교관이 아니라 파자마 차림의 여성 모델이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촬영차 두바이에 왔다는 이스라엘 모델 메이 태거(21)는 “이곳에서 촬영하는 첫 이스라엘 모델이 돼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며 “내가 이스라엘에서 왔지만 여기 머무는 게 매우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 옆에서 UAE 국기를 흔든 모델은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아나스타샤 반다렌카였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지구촌의 미국과 중국, 독일과 러시아 등이 냉전급 불화를 겪는 가운데 ‘앙숙’ 관계였던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이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보증인으로 내세워 새롭게 국교를 정상화한다. UAE와 바레인은 아랍 국가로는 이집트·요르단에 이에 세 번째, 네 번째로 이스라엘과 수교한다. 이날 수교 서명 행사에는 이스라엘과 합의한 바레인 외무장관도 참석한다. 지난 11일 발표된 바레인과 이스라엘 수교에 대해 트럼프는 “9·11 테러를 낳은 증오에 대해 이보다 더 강한 대응은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에겐 치적, 네타냐후에겐 스캔들 돌파구 네타냐후는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UAE와의 수교에 서명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열리는 역사적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UAE 국영 통신사 WAM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외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서명식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압둘라티프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도 참석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외교 치적을 호소할 기회를 잡았다. 물론 부패 스캔들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도 정치적 반전의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UAE와 국교를 수립한 것은 지난달 13일 ‘아브라함 협정’ 발표 이후 한 달 만이다. 이스라엘의 유대교, UAE의 이슬람이 공동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을 앞세운 협정의 이름에서 보듯 공유할 가치를 찾으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친서방 성향의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은 오래전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시온주의 단체’, ‘적’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면서 이스라엘의 실체를 인정했다. 양국의 국교 정상화 배경에는 네타냐후의 외교 수완도 있겠지만 중동 정세 변화가 더 큰 요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2010년 12월부터 확산된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 당시 걸프만 군주들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지 않는 것보다 철권 정치와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더 위협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여파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쫓겨나도, 시리아가 시위에 가담했던 자국민을 학살해도 미국은 무기력했다. 수십 년간 동맹으로 의지한 서방 국가들은 위기의 순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들 국가가 알게 됐다. 또 세대가 바뀌면서 걸프 국가들은 팔레스타인보다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랍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경제 특히 정보기술(IT)과 의약 부문을 부러워한다. 아랍 일부 국가는 국가 안보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집트와 요르단으로부터 듣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터(WP)는 전했다. UAE는 아랍에서는 늦은 1971년 독립하는 바람에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적이 없고, 다른 아랍 국가와는 달리 석유 경제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제주도 3분의1 크기의 섬나라 바레인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한 2018년 5월 “이스라엘도 존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으면서 UAE는 아브라함 협정 발표 다음날 이스라엘을 향한 인터넷 차단을 풀고, 각료들의 통화 라인을 개설하면서 경제 협력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스라엘 국적기가 지난달 31일 사상 처음으로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처음으로 이스라엘 항공기의 상공 통과를 허용하면서 UAE로 오가는 항공편에 대해 빗장을 풀었다. 덕분에 이스라엘 민항기는 사우디를 우회하면 7시간 걸릴 시간을 절반인 3시간 20분으로 줄였다. 하지만 UAE나 바레인엔 팔레스타인을 ‘배신’하는 데 명분이 필요했다. UAE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중단시키겠다는 약속을 이스라엘로부터 받아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에서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지역으로, 원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이 일대에 유대인 60만명도 살고 있다. 국교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UAE가 당장 논란이 많은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개설할 것 같지는 않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으려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의 국교 정상화는 중동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위협이자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한 우려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집트가 1979년 3월 캠프 데이비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한 후 미국으로부터 최신 무기를 반입할 수 있었던 것처럼 UAE 역시 미국으로부터 최신 기종의 드론과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F35 해외 반출은 의회 승인 등 수개월이 걸리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UAE의 F35 보유 여부는 유동적이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는 미해군 제5함대 사령부 본부가 있다.●팔, 서안 합병 중단 약속에 비난 수위 낮춰 양국의 국교 수립에 팔레스타인만큼이나 반발하는 나라는 이란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형제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중동에서 반(反)이란 연맹이 형성되는 것을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란 혁명수비대는 UAE와 바레인을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2009년 취임 첫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힘입어 핵문제 해결에 합의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보유를 추구해 왔다. 또 예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의 반군을 계속 지원했다. 실제로 이란이 지난해 9월 사우디 정유시설을 타격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자 이스라엘과 UAE가 급속히 가까워졌다고 WP가 분석했다. 이란과 함께 터키와 카타르도 자국 아부다비 대사관을 철수하겠다면서 국교 정상화를 거세게 비판했다. 하지만 아랍 국가들의 조직인 아랍연맹(AL)은 지난 9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의 설득에도 수교를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에 실패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등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던 초기와는 다른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밝힌 요르단 서안 합병 중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하고 있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역시 합병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두 국가론’은 팔레스타인 희망대로 살아 있다. 이스라엘이 서안 합병에서 물러선 가장 큰 이유는 “어렵게 달성한 평화와 지역 안정을 해친다”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경고’였다고 WP가 짚었다.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국가가 많아지면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지렛대가 많아진다는 게 이 매체의 진단이다. 잇따른 수교를 묵인한 ‘중동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세계최고 인구밀도 가자지구, 코로나19 감염 연일 최고치

    세계최고 인구밀도 가자지구, 코로나19 감염 연일 최고치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 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찍으면서 열악한 생활환경과 빈곤율로 고통받는 가자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자지구는 지난달 난민촌에 사는 가족이 첫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이 지역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봉쇄 및 통행금지 등 엄격한 격리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높은 인구밀도, 보건 미비 등으로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NBC뉴스는 지난 11일 현재 1631명의 감염자 및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확진자 115명, 사망자 1명은 격리시설 내에 있었지만, 나머지는 봉쇄된 가자 지구 내 지역사회 안에서 발생해 향후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전했다.현재 가자지구 내에는 팔레스타인 주민 약 200만명이 살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이스라엘이 남쪽으로는 이집트가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양국 모두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 지도부에 대해 안보상 우려를 언급하고 있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은 가자지구 내에는 중환자실 내 침대 97개뿐이고 병실 안에 환풍기 정도만 있어 코로나19의 발병 결과가 참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내 5개 병원이 있지만 이 중 3개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만 받고 있고, 열악한 현지 의료 시스템에 이미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모하마드 아스푸 박사는 “우리는 매우 스트레스받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는 약 365㎢의 면적 안에 약 200만명이 살고 있어, 전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1㎢ 안에 5000여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인구의 40%가 15세 미만이지만, 지난해 세계은행(WB) 청년층 실업률은 60%, 빈곤율은 39%에 이르는 등 경제상황은 최악이다. 이스라엘과의 분쟁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물자 유입 통제로 의료장비, 식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기는 하루 3~6시간 정도만 제한적으로 들어온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발생 한 달도 안 돼 이미 가자지구 지역사회에 큰 타격을 입혔다. 올해 들어선 빈곤율이 53%에 이르며 전체의 75%가 넘는 가구가 사회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력거꾼인 아드함 유수프 조럽은 NBC뉴스 인터뷰에서 “운전이 유일한 생계수단”이라며 “칸 유니스시에 있는 임시거처에서 생활하며 아내, 세 자녀를 돌보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먹을 것이 부족해 때때로 아이들에게 쓰레기를 뒤져 찾은 음식들을 갖다 주기도 한다는 그는 “아무도 우리들의 비참한 상황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절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우린 누구나 국악 DNA 있어… 제가 찾아내 드릴게요”

    “우린 누구나 국악 DNA 있어… 제가 찾아내 드릴게요”

    독특한 음색·성량 ‘국악계 아이돌’ 불려다양한 협업… 대중문화에 판소리 녹여“국악은 끝없이 확장 가능… 편견 깨야또래들도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만들 것”“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유명한 판소리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이 중중모리 북 장단 대신 피아노 반주를 만나자 애절한 사랑노래가 됐다. 소리꾼 고영열의 허스키한 음색이 맑은 피아노 소리와 조화를 이루니 구절마다 여운을 남는다. 우리 소리를 좀더 새롭고 편하게 전달하도록 한 ‘피아노 병창’이다. 지난 4월 JTBC ‘팬텀싱어3’에서 ‘사랑가’로 첫 무대부터 눈길을 끈 뒤 그가 속한 팀 ‘라비던스’가 준우승을 하며 대중 속으로 들어온 국악인 고영열이 12일 온라인 미니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지난해 3월부턴 매달 창작곡을 한 곡 이상 발표하며 팬들을 만났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한 번도 못한 상황이었다. 올해 첫 미니 콘서트에서 그는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그는 2016년 그룹 두번째달의 ‘판소리 춘향가’ 앨범에 참여하면서 국악계 아이돌로 떠올랐다. 듀오 옥상달빛, 걸그룹 오마이걸의 승희 등과 잇따라 협업을 하며 대중문화에 판소리를 녹이고 있다. 춘향가에서 모티브를 얻은 ‘상사곡’ 등 개인 앨범과 방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도 활발하게 이어 오고 있다. 전통 소리를 알리는 걸 소명처럼 여기며 활동하는 고영열은 어릴 적엔 수영선수를 꿈꿨다. 폐활량을 늘리고 싶어 호흡이 어려운 판소리에 도전했는데 되레 수영으로 다져진 호흡 덕에 남다른 소리가 나왔다. 다른 소리꾼들보다 훨씬 중저음의 독특한 음색도 눈에 띄었다. 국립합창단, 오케스트라와 협연에서도 독보적인 솔로를 해내는 것은 그가 가진 ‘산소탱크’와 독특한 음색 그리고 성량 덕분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한 뒤 처음 맞닥뜨린 충격은 친구들 중 판소리를 들어본 친구가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재미있고 매력 있는 장르를 왜 모르지? 고민하고 연구했어요. 예고를 거쳐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할수록 ‘국악을 내 친구들도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커졌죠.” 거문고, 해금, 가야금, 장구는 물론 피아노와 트럼펫, 기타 등 악기를 닥치는 대로 배웠다. 미디 작업을 익혀 더 쉽고 재미있는 소리를 찾아냈다. 요즘은 쿠바, 이집트까지 월드뮤직에 빠져 있다. 그는 “‘국악에 틀이 있다’는 편견이 오히려 제게도 있었다는 걸 깨닫고 그 벽부터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악이야말로 끝없이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장르”라고 강조했다. 구전한 음악이라 정해진 악보가 없고 떨리는 소리, 꺾는 소리 등 다양한 표현법이 다른 장르에 비해 훨씬 자유롭다는 것이다. “전통을 문화재로만 남기지 않고 이 매력을 더욱 넓히고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게 한결같은 꿈이다. 그러면서 자신 있게 말했다. “우리에겐 누구나 국악을 좋아하고 반응하는 DNA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그 DNA 찾아내고 끌어 드릴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계 없는 상상으로 화폭에 옮긴 고대사

    경계 없는 상상으로 화폭에 옮긴 고대사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꼿꼿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여인. 그 옆엔 다른 여인이 공손히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두 여인의 상반된 태도가 눈길을 끄는 이 작품의 제목은 단군신화 속 인물인 ‘호녀’. 신화의 주인공은 환웅의 말을 충실히 따라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된 웅녀지만, 이 그림은 동굴을 박차고 나온 호녀가 주연이다. 주체적이고 저항적인 현대의 여성상을 투영한 신화의 재해석이 인상적이다.민중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인 최민화가 한국 고대사를 소재로 한 연작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을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 전시장에 펼쳤다. 고려 후기 승려 일연이 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 유사를 모아 편찬한 역사서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대서사를 화폭에 옮긴 그림들이다. 천제 환웅이 신시에 내려온 장면, 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나는 순간, 해모수 전투와 엄체수를 건너는 주몽의 모습 등이 캔버스 위에서 살아 꿈틀거린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이한열 노제에서 사용된 걸개그림 ‘그대 뜬 눈으로’으로나 공권력을 향한 저항의 몸짓을 담은 ‘분홍’ 연작, 도시를 배회하는 청춘들의 불안을 그린 ‘회색 청춘’ 연작 등으로 최민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번 전시는 꽤 낯설고 이질적이다. ‘지금, 이곳’의 현실을 누구보다 핍진하게 포착해 온 민중미술 작가는 어쩌다 신화의 세계로 눈을 돌린 것일까.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내게 신화를 다루는 일은 오늘의 문제를 다루는 것과 같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 태국, 인도를 시작으로 그리스, 이집트 등 틈날 때마다 문명의 시원을 찾아 해외여행을 하면서 서구 문물에 밀려 사라지는 우리의 전통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전통의 일상화는 예술가의 몫”이라는 고민 끝에 한국의 고대 서사에 걸맞은 상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는 도전에 나섰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서양 신들의 형상은 르네상스 회화를 통해 익숙한 반면 정작 한국 신화 속 인물에 대한 회화적 이미지는 생소하다. 그런 시도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이다.전시작들은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조선 민화, 고려 불화, 르네상스 회화, 힌두 미술 등 동서고금의 미술사를 종횡무진한다. 역사적 고증은 아예 제쳐 두고 예술가의 창의적인 관점으로 인물을 묘사하고 장면을 재구성했다. 국경과 민족, 종교를 구분 짓는 서구의 근대적 역사 개념에서 벗어나 인류 보편의 서사로 ‘삼국유사’를 재해석하는 대담한 시도는 때론 기발하게, 때론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환웅이 웅녀에게 마늘과 쑥을 건네는 장면은 아담이 이브에게 사과를 건네는 성서 속 장면과 겹쳐지고, ‘서동요’ 속 선화 공주와 서동의 모습은 혜원 신윤복의 ‘월하정인’을 연상시킨다.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주몽의 늠름한 자태는 르네상스 회화의 근육질 남성을 닮았다. ‘분홍’과 ‘회색 청춘’ 연작에서 보듯 색채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작가는 이번 ‘원스 어폰 어 타임’ 연작에선 한국의 오방색과 희미하게 퍼져 나가는 힌두 문화의 색감을 섞어 투명하면서도 선명한 파스텔톤 화면을 완성했다. 순간적인 집중 대신 차분하게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연작만으로 여는 개인전은 처음이지만 1990년대 말 구상부터 시작해 준비 기간은 20여년이 넘는다. 지하 전시장에 빼곡히 걸린 드로잉과 밑그림 등에서 그간의 혹독한 습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스라엘-바레인 수교, 대선 앞두고 벼랑 몰린 트럼프의 ‘반전 카드’

    이스라엘-바레인 수교, 대선 앞두고 벼랑 몰린 트럼프의 ‘반전 카드’

    걸프지역의 작은 나라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11일(현지시간)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것인데 대선 50여일을 앞두고 코로나19 초기 은폐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외교 치적으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걸프지역 국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로 바레인과 이스라엘의 평화 합의가 성사됐다면서 “또다른 역사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마드 이븐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과 바레인의 완전한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는 공동성명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발표도 했는데 9·11 테러 19주기임을 의식, “9·11을 낳은 증오에 대해 이 합의보다 더 강력한 반응은 없다”고 자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우리가 또다른 아랍국가인 바레인과 평화협정을 맺을 것이라는 점을 이스라엘 국민에게 알리게 돼 흥분된다”고 밝혔다. 인구가 약 160만명인 바레인은 중동에서 친미국가로 꼽힌다. 미 해군 5함대가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 본부를 두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6월 미국 정부가 중동평화 경제 계획을 발표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 곳도 마나마였다. 바레인은 오는 15일 이스라엘과 UAE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서명식을 할 때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13일 UAE와 평화협약에 전격 합의했다. UAE는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한 세번째 아랍 이슬람 국가이자 첫번째 걸프 국가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었고 1994년에는 요르단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UAE에 이어 바레인까지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하면서 중동 정세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이슬람 아랍국가들은 대부분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유대교가 주류인 이스라엘과 적대적이거나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UAE와 바레인은 이스라엘과 손을 잡아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관리는 “팔레스타인과의 대의를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의회의장 외교특보도 트위터에 이슬람 정신에 대한 거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제 관건은 UAE와 바레인의 뒤를 이어 미국의 맹방이자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동참할지 여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수교가 사우디의 승인 없이 가능했을 것 같지 않다며 중동지역에서 평화를 중재하려는 미국의 노력 막후에서 사우디가 주요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수교할 나라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아주 기대한다”면서 “합류하려는 다른 나라들에 대단한 열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외적 성과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경제관계 정상화 합의를 중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의 평화협상이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다. 2001년 이후 계속된 내전 종식과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개회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집트서 2500년 전 목관 10여개 발견…“봉인상태 완벽, 도굴 안 돼”

    이집트서 2500년 전 목관 10여개 발견…“봉인상태 완벽, 도굴 안 돼”

    이집트 수도 카이로 인근 사카라 유적지에서 2500년 된 나무관 최소 13개가 봉인된 채 묻혀있는 고대 무덤이 발견됐다. 무덤이 도굴되지 않아 그 안에 진귀한 부장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6일(현지시간) 고대 공동묘지 터였던 사카라에서 지하 11m의 수직갱으로 된 무덤을 찾아냈으며 거기서 나무관 최소 13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이번에 발견된 나무관들이 이 지역에 매장된 몇천 개의 관 중에서도 특별한 이유는 지금까지 완벽하게 봉인된 채 온전하게 남아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 나무관의 겉면에 칠해진 몇몇 안료의 색상은 여전히 온전한 상태여서 발굴팀을 놀라게 했다. 현지 고고학자들의 초기 분석에서 이들 나무관은 이른바 은닉처로 불리는 이 암굴묘 속에 옮겨진 뒤 봉인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수직갱으로 된 이 묘에서는 이 밖에도 봉인된 공간 3곳이 더 발견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 무덤 안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나무관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칼레드 엘아나니 이집트 관광유물부 장관은 설명했다. 사카라는 고대 이집트 수도 멤피스의 네크로폴리스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네크로폴리스는 고대 도시의 가까운 곳에 있는 대규모 공동묘지를 말한다. 따라서 지난 3000년간 이집트인들은 그곳에 죽은 사람들을 묻었다. 이 때문에 그곳은 고고학적으로도 관심이 큰 유적지인 것이다.그곳에는 고관이나 관리들만이 묻힌 것은 아니다. 그들의 부장품이나 상형문자 명판(카르투슈), 미라로 만든 동물들 등도 함께 묻혔다. 하지만 이런 무덤 역시 지난 몇천 년 동안 약탈의 대상이 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덤에서 누구도 건드리지 않고 열어보지 않은 관들이 나왔다는 것은 그 안에 부장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 관이 나무로 만들어지고 건조한 곳에 묻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안에 섬뜩한 체액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게다가 잠재된 부장품은 그곳에 묻힌 죽은 자가 누구이고 역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도 알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이런 발견은 고대 이집트의 장례 풍습에 관한 이해를 더욱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나무관들 속 미라 즉 죽은 사람들의 이름과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굴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물론 무덤 내부에 매장된 관들이 총 몇 개인지도 조만간 알아낼 것으로 보인다.사진=이집트 관광유물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대 이집트 벽화 속 케이크·빵 재현한 연구자들…레시피 공개

    고대 이집트 벽화 속 케이크·빵 재현한 연구자들…레시피 공개

    요리 조리법(레시피)에는 글로 된 설명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그림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에는 다양한 재료와 조건이 서로 관계가 있고 이를 명확하고 짧은 시간에 전달하려면 언어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레시피를 작성하는 방법은 지금은 물론 예전에도 똑같았던 것 같다. 온라인 미디어 ‘아틀라스 옵스큐라’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이 만들던 케이크나 빵의 레시피가 무덤 벽화에 남아있어 최근 한 연구자는 고대 이집트 요리를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즉 그림을 보고 고대 이집트의 요리 문화를 5000년 만에 부활하게 했다는 것이다. 벽화에 요리 레시피가 그려져 있어 고대 이집트인들은 도처에 상형문자를 남겼다. 그 문장은 비석이나 파피루스에 새겨져 오늘날까지 보존됐다. 사실 역사가들은 이런 문자를 통해 당시의 무역 상황이나 장례 절차 등의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요리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정보가 누락돼 있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문자만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상형문자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들의 암굴묘 벽화를 조사해 5000년 된 요리 문화와 그 레시피를 알아냈다. 그중에는 레크미르의 타이거넛 콘스 케이크(Rekhmire’s Tiger Nut Cones)라는 요리가 있다.고대 이집트의 귀족으로 투트메스 3세, 아멘호테프 2세 치하의 제상이었던 레크미르가 묻힌 암굴묘의 벽화에는 타이거넛과 벌꿀로 원뿔 모양의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 여기서 타이거넛은 기름골이라는 덩이줄기를 말하는 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기원전 15세기 이집트에서 만들던 케이크의 주재료로 여겨진다. 타이거넛은 특별한 날에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평소에 약이나 향수, 또는 음식 재료로 쓰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이 공개한 벽화에서처럼 고대 이집트인들은 긴 막자로 타이거넛을 부순 뒤 두 손으로 꿀과 섞어 원뿔형으로 만들었을 것이다.케이크와 마찬가지로 빵 역시 고대 이집트에서는 요리의 기본이었다. 그리고 그런 빵은 당시 재배된 엠머밀과 보리가 쓰였다. 이 고대 빵을 굽는 과정 또한 벽화에 그려져 있었는데 예를 들어 람세스 3세의 암굴묘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엠머밀빵(Emmer Wheat Bread)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벽화 레시피에 따르면, 당시 사람들은 포도를 발로 밟아 주스를 만들고 거기에 밀가루에 반죽한 것 같다. 반죽한 밀가루는 길게 뽑아 나선형으로 만든 뒤 굽기 전에 일단 삶았다. 이는 오늘날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절차이지만, 벽화는 정확한 이미지를 제공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런 벽화는 고대 요리 문화를 밝혀내고 당시 레시피를 재현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앞서 설명한 요리들 중 메크미르의 타이거넛 콘스 케이크의 레시피다. 궁금한 사람은 도전해 고대 이집트의 맛을 즐겨 보길 바란다.레크미르의 타이거넛 콘스 케이크 재료타이거넛: 1컵꿀: ¼컵올리브유 : ¼컵잘게 썬 대추야자 : ½컵(취향) 순서①타이거넛에 ½컵의 물을 붓고 20분 담근다. 그 후 물기를 빼 푸드 프로세서로 분말 상태로 만든다. (여기서 푸드 프로세서는 다양한 칼날을 이용해 음식 재료를 손쉽게 다듬을 수 있는 다용도 주방 기기를 말한다.)② 타이거넛, 꿀, 올리브유, 대추야자를 냄비에 넣고 보통 불에서 2분간 가열하면서 저어준다.③꿀이 타지 않도록 약한 불로 줄여 5분간 더 섞는다.④ 불을 끄고 섞인 것을 접시에 붓고 20분간 식힌다.⑤손으로 지름 2.5㎝의 볼(공)을 만든 뒤 원뿔로 형성해 곧추세워 완성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프리카에 관심 없던 트럼프 “에티오피아 지원금 끊어라”

    아프리카에 관심 없던 트럼프 “에티오피아 지원금 끊어라”

    트럼프, 취임 이후 아프리카 한번도 방문 안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신분으로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아프리카 문제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에티오피아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에티오피아가 세우는 대규모 댐이 하류 국가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이유였다. 미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단과 이집트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거대한 댐 건설을 추진하는 에티오피아에 대해 미국의 해외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최대인 이 댐의 저수총량은 740억t으로 계절성 폭우가 쏟아진 지난 7월부터 물을 담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는 환호했지만 이집트와 수단은 우려하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 청나일강에 댐 건설에 하류, 물부족 우려 자금 지원 중단 조치는 미국의 중재로 에티오피아가 수단과 이집트와의 10일간의 협의에도 합의문 채택에 실패한 지난달 28일 나왔다. 협상 기간에도 에티오피아는 물을 방류하지 않고 저수량을 계속 늘려 신뢰를 보여주지 못했다. 에티오피가는 댐의 첫 2개의 수력발전 터빈을 가동하기 위해 저수량을 계속 늘려왔다. 미국은 그동안 에티오피아가 수단과의 국경선 근처인 청나일강에 높이 145m의 초대형 수력발전 댐 건설하면 하류 국가들이 수량 부족 위협을 받는 것을 우려해 왔다.나일강을 공유하는 이집트는 심각한 물부족에 실존적 위협이라고 칭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46억 달러를 투입한 댐은 빈곤에 빠진 수백만 국민을 위한 개발 엔진”이라고 주장한다. 중간에 위치한 수단은 댐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값싼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국 지원중단금 에티오피아 예산 약 10분의 1 미국의 자금 중단 세부 내역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원 중단 금액은 에티오피아 연간 예산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1억달러로 알려졌다고 영국 BBC가 미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금 지원 중단에 에티오피아는 지역과 국경 안전, 건물 신축 등은 영향받지만 에이즈, 난민 지원 등과 관련된 자원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방문은커녕 아프리카 이슈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것에 비추어 보면 이번 에티오피아 자금 지원 중단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전했다. 댐 문제는 아프리카 이들 3개국에서 매우 심각하고, 지역 강국인 이집트와 에티오피아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국이 주도한 중재 협의가 거절한 에티오피아에 트럼프 대통령이 가한 채찍이라고 BBC가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에 주재하는 피츰 아레가 에티오피아 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자금 지원 중단을 일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17년 외교 관계가 두 나라의 문제가 아닌 이슈로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스라엘의 첫 UAE 직항편 사우디 영공 통과해 아부다비 착륙

    이스라엘의 첫 UAE 직항편 사우디 영공 통과해 아부다비 착륙

    이스라엘 국적기 엘알항공의 여객기 조종석 위쪽에는 아라비아어와 영어, 히브리어로 ‘평화’라고 새겨져 있었다. 이 여객기는 31일 오후 5시 20분(한국시간)쯤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을 이륙해 8시 40분쯤 UAE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다음날 오후 텔아비브로 돌아온다. 이스라엘 공항공사는 텔아비브에서 아부다비로 향하는 노선에 ‘LY971’, 귀항 편에 ‘LY972’ 편명을 부여했다. 971번과 972번은 각각 UAE와 이스라엘의 국제전화 국가번호다. 여객기에는 메이어 벤샤밧이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 대표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에이비 버코위츠 중동특사 등이 탑승했다. 이스라엘 항공기가 걸프 아랍국가로 비행하는 것은 1948년 건국 이후 처음이다. UAE 국적기 에티하드항공은 지난 5월 팔레스타인에 지원하는 방역 물품을 수송하려고 이스라엘로 처음 비행한 적이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8일 트위터에 직항 노선 개설을 확인하면서 “이런 게 바로 ‘평화와 평화의 교환’”이라고 축하했다. 아부다비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해 3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지금까지 이스라엘 항공사뿐 아니라 이스라엘행 항공기의 영공 통과도 허용하지 않았다.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 13일 UAE와 평화협약에 전격 합의했다. 두 나라가 수교하면 UAE는 중동 이슬람권에서 이집트와 요르단에 이어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는 나라가 된다. 평화협약을 맺은 뒤 두 나라는 보건, 물류, 교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속히 접근하고 있다. 이달 초 두 나라 사이의 전화망 연결을 사상 처음으로 시작했고, UAE는 1972년 이래 계속된 이스라엘 봉쇄령을 해제했다. 하지만 UAE가 협약의 대가로 기대하는 F35 전투기 수입을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의 국가 수립과 인정을 했을 때만 이스라엘을 인정하겠다는 약속을 UAE가 배반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협약의 대가로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 확대 정책을 포기한 것도 국내에서는 많은 비난을 듣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불가능했던 평화 협상, 무대는 마련됐다”…이스라엘~UAE 사상 첫 민항기 운항

    “불가능했던 평화 협상, 무대는 마련됐다”…이스라엘~UAE 사상 첫 민항기 운항

    네타냐후 “아랍 지도자들과 더 많은 비공개 만남”이스라엘 민항기가 31일 사상 처음 아랍에미리트(UAE)로 곧바로 날아갔다. 이스라엘이 아랍 몇몇 국가와 관계 정상화를 위해 비밀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의 국교 정성화 협상 무대가 마련됐다. 이스라엘과 UAE는 수주 이내에 백악관에서 공식적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30일 예루살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랍 및 이슬람 지도자들과 더 많은 비공개 만남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언론 예루살렘포스트,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기자회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여했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이번 평화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무대가 마련되었다”며 “새로운 낙관론을 느꼈다. 우리는 이런 낙관론을 붙잡고 지역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UAE 다음은 바레인과 오만”… 폼페이오도 설득네타냐후 총리가 비공개 접촉한 국가를 거명하지 않았지만 엘리 코헨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은 지난 16일 바레인과 오만이 UAE 다음으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수단과 바레인, 오만을 방문해 UAE의 선례를 따르도록 설득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과 UAE의 관계 정상화가 아랍권에서 세번째로 추진되는 사실이 발표된 이후 양국 국무위원 간의 전화 통화도 잦아졌다. UAE는 앞서 29일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1972년도의 법률을 무효화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요르단과는 국교를 수립한 상태다. 특히 31일 오전 10시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민간 항공기가 사상 처음으로 아부다비로 향했다. 이 항공기에는 쿠슈너 선임보좌관을 비롯한 미국과 이스라엘 대표단이 탑승했다. 두 나라를 잇는 첫 민항기는 완전 정상화로 가는 주요 단계로, 상징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타임지가 평가했다. 양국 간의 항공, 관광, 무역, 건강, 에너지, 보안 문제를 포함한 상호 협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네타냐후 총리실이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의 돌파구는 내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로 향하는 길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UAE-이스라엘 정상화는 아랍 정세 변화 반영”UAE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것은 아랍 세계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통적인 지지보다는 이란에 대한 우려를 우선적으로 공유하는 정세 변화를 반영한다고 타임이 분석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이란과의 핵협상에 매달리면서 이스라엘과 다른 중동 국가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팔레스타인은 UAE가 이스라엘과 합의한 것은 자신들의 갈등은 해결하지 않은 채 아랍 세계가 유대 국가에 문호를 개방한 것은 “등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은 자신의 영토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예루살렘 동부지구를 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등에 칼 꽂아”… 사우디 “평화 협상 먼저”팔레스타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마련한 중재안에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전반적 통제권은 이스라엘이 갖지만 영토의 70%에 팔레스타인에 제한된 자치를 부여하고, 예루살렘의 성지는 이스라엘이 관리하되 예루살렘 외곽에 팔레스타인에게 상징적 주둔지를 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합병 계획 중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가 네타냐후 총리는 “그 계획은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리비아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평화 협상에 서명하지 않으면 UAE의 선례를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2년 전 텍사스에서 두 딸을 명예살인한 FBI 10大 수배범 검거

    12년 전 텍사스에서 두 딸을 명예살인한 FBI 10大 수배범 검거

    미국 연방수사국(FBI) 현상범 명단의 가장 위쪽에 있던 야세르 압델 사이드(63)가 수배 12년 만에 검거됐다. 이집트 태생으로 미국에 귀화해 택시 운전 일을 했던 야세르는 2008년 1월 1일(이하 현지시간) 아미나(18)와 사라(17) 두 의붓딸이 총에 맞아 숨진 채 자신의 택시 안에서 발견된 다음날인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이미 달아난 뒤였다. 그는 텍사스주 어빙으로 외식을 하러 가자고 두 딸을 택시에 타게 한 뒤 그 안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FBI는 2014년 10대(大) 현상 수배 도망자 명단을 작성했는데 야세르도 포함됐다. 그 뒤 7년이 다 돼 지난 26일 댈러스에서 북서쪽으로 58㎞ 밖에 떨어지지 않은 어빙 카운티의 저스틴에서 체포해 오스틴에서 구금 중이며 다른 친척 둘도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야세르는 곧 댈러스 카운티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FBI 댈러스 지부가 배포한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지부의 특별수사관 매슈 드사르노는 “FBI 댈러스 폭력범죄 태스크포스는 그를 찾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해왔다. 숙련된 수사관들은 그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어린 피해자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말했다. 두 소녀의 어머니 패트리샤 오웬스는 검거 소식을 듣고 “이제야 아이들이 안식을 누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CBS DFW 방송은 야세르와 함께 체포된 이들은 아들인 이슬람과 동생(또는 형) 야심이라며 둘 다 범인 은닉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딸을 살해하기 전부터 야세르는 사라가 무슬림이 아닌 남자와 만난다는 이유로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고 가족 중의 한 명이 경찰에 털어놓았다. 이모인 게일 개트렐은 소녀들의 죽음이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을 맹신하는 곳에서 흔한 “명예살인”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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