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집트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김지석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현대아산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고속철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콘텐츠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835
  • 이란과 우정 확인한 시진핑… 일대일로 본격화

    이란과 우정 확인한 시진핑… 일대일로 본격화

    “중국은 우리가 힘들 때 우리 편에 섰다. 그 은혜를 잊지 않겠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서방의 이란 제재가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테헤란을 방문한 외국 정상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맞으며 “중국은 이란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이란을 찾은 시 주석은 “중국과 이란은 2000년 전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왕래하면서 정을 쌓았고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감사 표현은 빈말이 아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37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아 온 이란은 중국과의 교역으로 연명하다시피 했다. 미국이 자국 내 이란 자산 동결, 무기 수출 금지, 외국 은행들의 이란 대출 금지, 무역 거래 완전 중단, 포괄적 이란 제재법 제정의 순서로 제재 강도를 높일 때마다 중국은 이란과의 교역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해 중국과 이란의 무역액은 520억 달러였다. 중국의 수입 원유 중 15%가 이란산이다. 역으로 말하면 중국 때문에 미국의 이란 숨통 조이기가 차질을 빚어 온 셈이다. 시 주석과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제재 해제 국면에서 발생할 경제적 이익을 양국이 최우선적으로 누리기로 합의했다. 양국의 교역 규모를 10년 안에 연간 6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뜻을 모았고 향후 25년 동안 실현해야 할 협약 17개를 체결했다. 모든 협약은 중국이 건설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경제 재건에 나설 이란으로서도 ‘일대일로’는 가장 확실한 돌파구다. 시 주석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중국식 ‘중동 개입’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정상회담 직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난 시 주석은 “실크로드 상에 있는 나라들이 협력해야 이 지역의 경제적 균형을 방해했던 미국으로부터 이익을 지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앞서 방문한 이집트에서도 “중국은 중동에 (미국처럼) 대리인을 세우지 않을 것이며, (미국처럼) 세력권을 만들지도 않으며, 힘의 공백을 억지로 메우지도 않을 것”이라고 역설하면서 ‘중동 3원칙’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고 지원할 뜻을 분명히 밝혔으며 예멘에 친사우디아라비아 통합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찬성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은 이번 중동 방문을 통해 평화 조정자, 강력한 경제 브로커, 에너지 구매의 최대 바이어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고 평가했으며 미국에 서버를 둔 매체 둬웨이는 “눈에 보이는 환부만 도려내는 미국 방식이 아니라 병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중국 방식의 중동 해법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라진 고대 문명을 추적하다

    사라진 고대 문명을 추적하다

    신의 사람들/그레이엄 핸콕 지음/이종인 옮김/까치/612쪽/2만 3000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신의 지문’의 저자 핸콕이 20년 만에 낸 신작이다. 저자는 ‘신의 지문’ 속편 격인 이 책에서 고대에 일어난 전 세계적인 대홍수에 얽힌 비밀과 그 후의 일들을 추적한다. 전작에선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건설 시기가 기원전 1만년쯤임을 입증하고, 남아메리카의 고대 유적지와의 연관성을 고찰함으로써 사라진 고대 문명의 존재를 증명한 바 있다. 대홍수는 1만 2800년 전 지구와 혜성이 북아메리카 빙원에 충돌하면서 얼음이 녹아 만들어진 엄청난 양의 물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홍수로 인해 지구는 한랭시대를 맞아 1200년간 혹독한 겨울에 시달린다. 그러다 1만 6000년 전 다시 혜성과 충돌하면서 온화한 기후를 되찾게 된다. 저자는 ‘대홍수-혹독한 겨울-부활’ 과정이 남아 있는 고대 문명을 찾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볐다. 가장 먼저 약 1만 2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신비로운 거석 기둥들의 발굴 현장인 터키 괴벨클리 테페를 방문했다. 미국 워싱턴 주의 대홍수 흔적, 페루의 거석 유적물, 이스터 섬의 모아이 거석 등도 찾았다. 저자는 “거석들은 우리에게 고대 문명을 파괴하고 수몰한 혜성과의 충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전승,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전승 등 대홍수를 전하는 세계 곳곳의 전승들도 섭렵했다. 저자는 “이런 전승들을 통해 전해지는 고대 문명의 생존자들은 수렵·채취로 살아가던 인류에게 사라진 문명을 부활시키기 위해 문명의 힘을 전달한 신의 사람들, 즉 ‘신의 마법사’, ‘신비로운 교사’였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1만 1000년 전 ‘최초의 농부’… 문명의 시작 알렸다

    1만 1000년 전 ‘최초의 농부’… 문명의 시작 알렸다

    곡물의 역사/한스외르크 퀴스터 지음/송소민 옮김/서해문집/336쪽/1만 4900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 그리고 문명의 이기들이 모두 재배식물에서 비롯됐다고 하면 과장일까? 재배식물이 없었다면 인류는 땅을 이용하지 못한 사냥꾼과 채집인으로 머물렀을 것이고, 문자는 아예 고안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도시와 국가를 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며, 산업시설도 건설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생태학자 한스외르크 퀴스터는 ‘곡물의 역사’에서 “재배식물이 없었다면 인류 역사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됐을 것이고 어쩌면 아예 시작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단언한다. 그는 약 1만년 전 사람들이 들이나 뜰에 식물을 심기 시작한 것은 특별한 진로 변경이었으며 인간의 생활방식은 재배식물 경작에 의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한다. 책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최초의 경작지에서 현대의 슈퍼마켓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곡물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돌아본다. 가장 오래된 재배식물의 발생 지역은 서남아시아의 저지대 건조 지역을 방패 또는 반달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밀, 보리, 콩, 아마 등 ‘기초 곡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 해발 200m 지점에서 1만 1000년 전에 ‘최초의 농부’가 탄생한 것이다. 최초의 농부들은 재배식물을 먹이 경쟁자로부터 지키기 위해 한곳에 정착해 살게 됐다. 비슷한 시기 혹은 그 이후에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는 벼, 기장, 조, 수수, 목화, 옥수수, 해바라기, 땅콩, 토마토 등 또 다른 재배식물들이 탄생했다. 이집트는 원산지가 먼 재배식물을 최초로 재배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원전 4000년쯤 동방의 큰 강 유역에서는 열매가 열리는 관목식물을 재배했다. 포도, 석류, 무화과, 올리브 등은 지중해 전역에서 확산됐다. 수많은 약초와 향신료는 지중해의 관목과 덤불에서 유래했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 정원에서 양귀비, 파슬리 등의 향신료 식물과 약초를 재배했다. 재배식물의 글로벌화는 15세기 말 유럽의 신대륙 발견이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토마토, 카카오, 담배, 감자, 호박, 땅콩, 피망, 생강 등이 유럽으로 들어와 안정적으로 재배되고 널리 사랑받게 된다. 반대로 밀은 유럽에서 신대륙으로 전해진 뒤 다시 유럽으로 수출돼 오늘날 곡물무역의 시발점이 됐다. 오늘날 슈퍼마켓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식품을 구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충만함에 문화사적인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라”고 제안한다.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이집트 경찰 IS 은신처 급습 때 폭탄 터져 10명 사망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발생한 대형 폭탄 테러가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드러났다고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아흐람은 전날 카이로 외곽 기자주 하람 지역의 한 아파트를 급습한 경찰 7명이 건물에서 일어난 강력한 폭발로 사망했다고 검찰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이 폭발의 여파로 민간인 3명도 사망했으며, 또 다른 13명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국영 메나통신도 경찰이 폭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며, 폭발 뒤 수색을 통해 추가 폭발물 여러 개를 해체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무슬림 형제단’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이 아파트에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들에 대한 체포 작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IS의 이집트 지부인 ‘시나 윌라야트’는 이튿날인 22일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부비트랩이 설치된 집에 들어간 이단자(경찰관) 10명을 유인해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오는 25일 이집트 시민혁명 5주년을 나흘 앞두고 일어났다. 이집트 당국은 그동안 반체제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벌여 왔다. 지난 2014년 7월 이집트 군부가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강압 통치에 들어간 이후 현지에선 군경을 겨냥한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국제 유가·증시 릴레이 추락… ‘역오일쇼크’에 국가부도 위기

    국제 유가·증시 릴레이 추락… ‘역오일쇼크’에 국가부도 위기

    아시아, 유럽, 미국, 중동 등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주가 폭락과 유가 폭락, 화폐가치 하락 사태가 속출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원유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산유국들이 재정적으로 타격을 받자 각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 증시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를 원유가격 급등에서 비롯된 ‘오일쇼크’와 정반대의 개념이라며 ‘역오일쇼크’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국제 유가가 7% 가까이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6.7% 내린 배럴당 26.5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마감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8% 하락한 수치로, 2008년 배럴당 150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이처럼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것은 공급과잉 및 글로벌 저성장 우려 때문이다. 특히 산유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국가부도 위기를 키우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CDS프리미엄은 20일 현재 6986.47bp(베이시스포인트·1bp=0.01%)로 연초 이후 2011.3bp 급등했다. 20일 만에 40% 이상 올라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5년 만기 CDS프리미엄은 209.08bp로 6년 반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48.3bp(30%)나 올랐다. 석유에 의지해 체제를 안정시켜 온 중동 산유국 정권들은 저유가로 돈줄이 말라버리면서 체제 존립을 위협받을 정도로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세계 증시에도 타격을 가했다. 미국의 CNBC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가 지난해 초보다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요 증시를 측정하는 이 지수는 전 고점보다 10% 이상 떨어지면 조정장,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증시별 낙폭을 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증시가 전 고점 대비 45% 떨어져 가장 심각했다. 그리스(44%)와 상하이(43%), 이집트(43%), 러시아(42%) 등도 40% 넘게 떨어졌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증시는 30%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의 닛케이 225지수도 지난해 6월 이후 22%의 낙폭을 기록하며 약세장에 들어섰다. 21일 아시아 증시도 급락해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보다 2.43%, 상하이종합지수는 3.23%, 홍콩 항셍지수는 1.82% 각각 떨어졌다. 각국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통화긴축(미국)과 통화완화(EU, 일본 등)로 양분됐던 세계는 최근 경제위기로 통화완화 쪽으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해 계획한 대로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차례 모두 인상할 가능성은 1%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가운데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ECB의 양적완화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그럼에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금융시장 동요 진정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나 2% 포인트 올리는 소비세 증세를 연기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절대 임신하지 마세요!”…공포의 콜롬비아

    “절대 임신하지 마세요!”…공포의 콜롬비아

    남미에 소두증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콜롬비아는 소두증 확산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며 공개적으로 피임을 권고하고 나섰다. 콜롬비아 보건부는 최근 "2016년 7월까지는 제발 임신을 하지 말아달라"는 대국민 권고문을 발표했다. 보건부는 "전염병이 확산되는 국면이며, (감염의)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는 임신을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밝혔다. 성관계를 갖지 말라는 얘기는 없었지만 아기를 갖지 말라는 건 반드시 피임을 하라는 뜻이다. 콜롬비아 보건부가 임신을 피하라고 권고한 건 최근 유행 조짐을 보이는 소두증 때문이다. 소두증은 두부및 뇌가 정상적인 크기보다 작은 선청성 기형의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콜롬비아에선 1만1712명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 등에 물리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롬비아 보건부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 없이 누구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지만 특히 임신부는 태아의 소두증 위험에 노출된다"며 임신을 피해야 한다고 권했다. 가임기의 여성은 아예 모기가 많은 곳에 접근하지 말라는 권고도 냈다. 콜롬비아 보건부는 "해발 2200m 이상의 고지대에 사는 여성은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게 모기에 물릴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에선 아직 소두증 사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의사 출신 콜롬비아 상원의원 호르헤 이반은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서도 소두증을 가진 아기가 태어났다"고 주장하면서 공포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반 의원은 "소두증에 걸린 아기가 태어났다는 불행한 소식을 접했다"며 "보건당국이 사실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롬비아 보건부는 이를 부인도, 확인도 하지 않았지만 불쑥 임신을 피하라는 권고문을 내면서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건부 관계자는 "그간 콜롬비아에서도 소두증의 사례가 있었지만 지카바이러스가 원인으로 확인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국내 학자가 쓴 중앙유라시아 3000년 역사서 나왔다

    국내 학자가 쓴 중앙유라시아 3000년 역사서 나왔다

    한국 학자가 한국어로 쓴 국내 첫 중앙유라시아 개설서가 처음으로 편찬됐다. 집필과 수정에만 장장 3년이 걸린 대장정 끝에 중앙유라시아 유목 제국의 3000년 역사인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오른쪽·사계절)를 펴낸 주인공은 김호동(왼쪽)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다. 중앙유라시아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그는 현재 미국에 머물며 후속작으로 마르코 폴로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2012년에 첫 집필을 시작해 초고를 완성하고도 각종 지도와 계보도를 수정하고 교정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총 96개 테마로 113장의 역사 지도(가운데)와 시대별 유목국가 군주들의 가계를 계통적으로 정리한 22개의 계보도를 담아 우리에게는 낯선 중앙유라시아 역사의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김 교수는 세계사 교과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그리스, 로마 제국, 중국 역대 왕조 등이 주역으로 늘 주목받았다면 중앙유라시아 초원의 유목민과 오아시스 도시민은 실크로드를 종횡무진하며 세계사의 동맥 역할을 한 숨은 주연배우들이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그동안 해외 학술서를 번역한 책만 국내에 존재했던 현실에서 처음으로 한국 학자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집대성한 첫 한국어 작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책은 유라시아 초원 서부의 첫 유목국가인 스키타이(BC 7세기~BC 2세기)와 초원 동부에서 중국을 공략했던 흉노(BC 3세기~AD 2세기)의 흥망을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김 교수는 중앙유라시아 통사를 두 가지 측면에서 저술했다고 설명했다. 실크로드로 잘 알려져 있듯이 중앙유라시아는 세계 여러 문명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는 점과 고대 흉노, 중세 돌궐과 몽골에 이르기까지 유목제국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그리고 세계사를 변화시킨 결정적 요소였다는 점이다. 그는 “고려 시대까지는 흉노, 선비, 거란, 여진, 몽골 등 유라시아 국가가 우리 역사에 깊이 들어와 있었지만 조선 건국 이후 유라시아 커넥션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조선의 이념으로 성리학이 자리잡으면서 중국 중심의 역사로 기울었다”고 우리 역사에서 멀어지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김 교수는 중앙유라시아 언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터키어, 위구르어 등 소수 언어까지 10여개 언어를 구사한다. 학계 권위자로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 역사 시리즈 중 하나인 ‘케임브리지 몽골제국사’의 책임 편집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0~30년 사이에 몽골제국사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전되면서 해외 학자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해 연구 성과를 모으고 있다”며 “해외 40여명의 학자가 공동으로 저술해 몽골의 제국 통치 제도를 분석한 제국사가 2~3년 내에 상하 2권으로 출판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19세기 후반 중국 신강 무슬림 반란에 대한 박사 논문으로 내륙아시아 및 알타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핵 대신 중동 해결사로 나선 시진핑

    북핵 대신 중동 해결사로 나선 시진핑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해 달라는 한국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동 분쟁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선다. 1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9일부터 2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을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첫 방문지로 중동을 택한 것은 처음이다. 아랍 국가들은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처이면서 7번째 교역 파트너다. 또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경유지다. 시 주석의 방문에 앞서 중국 정부는 중동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아랍 정책 문건’을 처음으로 공표했다. 아랍 정책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이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아랍 국가와 ‘1+2+3’ 협력을 하기로 했다. 에너지 부문의 협력을 핵심으로 하고 인프라 건설과 무역투자 부문 협력을 양대 축으로 한 뒤 원자력에너지, 우주위성, 신에너지 협력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중동의 양대 산맥인 사우디와 이란이 국교 단절까지 선언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두 국가를 동시에 방문하는 것은 중동 분쟁의 해결사로 나서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는 크고 문제는 많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광명일보는 “중동 국가들은 이번에 중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자마자 이란을 방문지에 포함시켜 시장 개척 의지를 드러냈다.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이란에 고속철과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는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중동 방문은 애초 지난해 하반기에 계획됐으나 사우디의 예멘 공습으로 무기한 연기됐다”면서 “이란 핵 협상을 적극적으로 중재한 중국이 사전 조율을 거쳐 제재 해제에 맞춰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란 핵 해결 및 사우디·이란 분쟁 중재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중국은 한·미·일의 대북 제재 강화 압력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때 미국 측은 “중국에 대북 석유 수출과 북한산 무연탄 수입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답변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 논의를 지지하지만 대립을 부추기거나 한반도의 혼란을 야기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에 반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年 3700만명 찾는 ‘터키 관광의 중심’… 예고된 테러에 당했다

    12일(현지시간) 대형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난 터키 이스탄불의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터키 관광의 중심지다. 터키를 찾는 연간 3700만명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빠짐없이 찾는 곳이다. 터키의 상징인 성소피아박물관과 술탄아흐메트 자미(블루 모스크) 등이 밀집한 술탄아흐메트 지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다. 동로마제국과 비잔틴제국, 오스만제국 등 3개의 대제국을 거치면서 동서양 문명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하지만 이날 술탄아흐메트 광장에 자리한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 아래에는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오벨리스크는 로마제국 시절인 390년 이집트에서 가져와 설치한 유래가 깊은 건축물이다. 이 같은 이유로 AP 등 외신들은 이번 테러가 터키 관광산업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사건 직후 방송에 출연해 시리아 출신의 자살 폭탄 테러범이 저지른 소행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테러를 저지른 단체를 지목하진 않았으나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무장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터키에 위협적인 존재로 언급했다. 터키는 지난해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IS 폭격에 필요한 비행장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PKK와는 10여년간의 휴전을 깨고 교전을 재개했다.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총리는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으며 회의에는 국가정보국(MIT) 국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대변인인 누만 쿠르툴무시 부총리는 자살 폭탄 테러범이 28세의 시리아인이라고 밝혔다. 터키 민영 NTV는 폭발이 술탄아흐메트 지구의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가 자리한 공원 부근에서 발생했다며 폭발로 인근 땅이 흔들릴 만큼 충격이 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테러로 인한 부상자 중에 독일인 6명과 노르웨이인과 페루인 각 1명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독일은 매년 54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터키를 방문해 왔다. 터키 전체 방문객의 15%를 차지하는 규모다. 독일 외무부는 사건 직후 이스탄불에 머물고 있는 독일 관광객들에게 관광 명소 등 공공장소를 피해 머물 것을 요청했다. 이번 테러는 이미 예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러시아계 여성 무슬림이 술탄아흐메트 지구의 경찰서를 찾아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 이 여성과 터키인 경찰 등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이스탄불 사비하괵첸 공항에서 박격포 공격으로 인한 폭발사건이 일어나 현지 저가 항공사인 페가수스항공 소속의 기내 청소원 1명이 숨졌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공항에서 2㎞ 정도 떨어진 숲에서 박격포 4발이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현재 술탄아흐메트 광장 폭발 사건 직후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고 나선 무장 단체는 없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일단 IS의 자폭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나 IS로 추정되는 세력이 대형 폭탄 테러를 감행한 까닭이다. 지난해 7월에는 시리아 국경 부근의 수루츠에서 자폭 공격이 일어나 3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월에도 수도 앙카라의 기차역 앞에서 집회를 위해 모인 인파를 겨냥한 자폭 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102명이 숨졌다. 터키 검찰은 앙카라 테러의 경우 IS를 추종하는 지지 세력이 저지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모든 형태의 테러에 반대하며 테러와 싸움을 벌이는 터키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1400년 이슬람 갈등 왜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는 1400년간 해묵은 종교전쟁을 이어 왔다. 이들은 예언자 무함마드를 선지자로 여기고 하루 다섯 번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향해 엎드려 기도하는 등 공통점을 지녔다. 서로 원수로 여기게 된 건 632년 선지자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숨을 거두면서부터다. 이슬람 공동체는 스스로 후계자를 정해야 했는데, 수니파는 공동체 합의에 따라 적임자를 뽑자고 주장한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혈육을 후계자로 삼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따라 시아파는 선출된 1~3대 ‘칼리프’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무함마드의 사위이자 사촌인 4대 칼리프 알리만을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했다. 반면 칼리프제는 정통 칼리프 시대를 거쳐 우마이야왕조, 아바스왕조까지 이어지다가 1258년 아바스왕조 멸망과 함께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후 이집트와 오스만튀르크 제국에 꼭두각시 칼리프가 잠시 들어섰으나 터키의 지도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4년 공식 폐지했다. 현재 전 세계 무슬림 가운데 수니파는 85%, 시아파는 15% 수준이다. ‘신정일치’를 내세운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선 최고 성직자인 최고 지도자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 위에 있는 반면 수니파의 최고 종교 지도자들은 대부분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다. 사우디와 이란은 1980년대 중반까지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1987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당시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우디의 건국이념인 보수적 수니사상(와하비즘)을 이단이라고 비난하면서 1988년부터 3년간 국교가 단절되기도 했다. 이후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때 봄바람을 타기도 했으나 2011년 촉발된 시리아 내전으로 다시 냉각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중동 G2’ 사우디·이란, 2차 석유전쟁 부르는 패권다툼

    [글로벌 인사이트] ‘중동 G2’ 사우디·이란, 2차 석유전쟁 부르는 패권다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첨예한 갈등과 관련해 아랍연맹(AL)은 10일(현지시간) 이란이 사우디를 자극하고 있다는 규탄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AL 22개국 가운데 레바논을 제외한 21개국이 참여했다. 사우디가 이들 국가에 반(反)이란 전선에 동참하라며 줄을 세운 것이다. 이들에게 이란은 아랍족이 아니라 페르시아족이 세운 이방인의 나라일 따름이었다. 갈등 배경에는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 헤즈볼라-예멘 후티 반군으로 이어진 ‘시아파 벨트’에 대한 경각심이 깔려 있었다. 사우디의 시아파 종교 지도자 처형과 이란의 사우디대사관 방화, 단교와 예맨 주재 이란대사관 공습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는 ‘돈’과 ‘패권’ 때문이라고 영국 BBC는 규정했다. 인구 7800만명의 이란은 인구 3100만명의 사우디와 국방력 등에서 비슷한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핵 협상 타결로 향후 경제제재 등 족쇄가 풀리고, 서방의 친이란 행보까지 더해진다면 중동의 1강(强)으로 떠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두 나라는 현재 ‘설전’(舌戰) 상태”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직접적 군사 충돌은 공멸이라는 인식이 강해 더이상의 확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번 사태는 사우디가 마련한 시나리오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내우외환에서 탈출하기 위한 사우디의 카드에 중동 전체가 격랑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국제사회와 이란의 수차례 경고에도 지난 2일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시아파 인사 4명 등 47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이에 반발한 이란 시위대는 테헤란과 마슈하드의 사우디 외교공관을 공격해 불을 질렀다. 사우디는 기다렸다는 듯이 1979년 이란 혁명 직후 미국대사관 습격을 거론하며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사우디는 현재 10개월째에 접어든 예멘 군사개입과 국제유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의 핵 협상 타결도 사우디의 입지를 좁혔다. 가장 큰 위기는 시험대에 오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리더십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살만 국왕을 둘러싸고 건강 이상설과 쿠데타설이 끊이지 않는다.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제 겸 국방장관은 재정 개혁과 전쟁으로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국민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의 재정 적자 규모는 5000억 리얄(약 157조원)로 알려졌다.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른다. 올해에도 정부 지출이 20%가량 감소하면서 복지 혜택이 줄고, 연료보조금 삭감과 부가세 도입이 시행될 예정이다. 위기 타개를 위한 승부수는 이란과의 갈등 조장이었다. 서방 세계에 군사적 충돌에 버금가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내·외부의 단결을 꾀했다. 손해 볼 것 없는 ‘꽃놀이패’인 셈이다. 이슬람국가(IS) 소탕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사우디는 애초부터 수니파 반군에 뿌리를 둔 IS 퇴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란 정부는 “사우디는 전략적 실수와 섣부른 접근으로 중동을 위협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으나 강경파들이 주도권을 쥐고 시아파 내부의 결속을 다지면서 이란 역시 손해 볼 게 없었다. 미국은 이번 사태의 한 축이다. 표면적으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양국을 설득하는 등 갈등 해소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하지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이라크의 IS 격퇴전에 깊숙이 끌어들이면서 수니파를 자극하는 등 갈등을 부추겨 왔다. ‘9·11 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이 무슬림 간 반목의 확대를 통해 ‘이이제이’(以夷制夷)의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이는 1932년 사우디 건국 이후 80년 넘게 이어 온 미국·사우디의 동맹에 균열을 가져왔으나 1979년 이란 왕정 전복 이후 긴장을 늦추지 않은 미국·이란 관계에는 해빙 무드를 불러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사우디가 특정 사안을 두고 자주 충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흔들린 것은 2013년 7월 이집트의 군부 쿠데타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원조 중단 결정에 맞서 사우디는 형제국인 이집트에 50억 달러(약 6조원)의 지원금을 퍼부었다. 같은 해 8월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반군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면서 사우디의 미국에 대한 배신감은 커졌다. 사우디는 즉각적인 군사개입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했다. 지난해 7월 타결된 이란 핵 협상은 사우디와 미국이 서로 고개를 돌리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사우디는 미국 등 서방국에 “‘뱀의 머리’(이란)를 믿어선 안 된다”며 협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와 이란이 석유를 무기화할 국면이 무르익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의 한 요인인 저유가에 따른 경제 악화의 장본인은 다름 아닌 사우디였다. 2014년 11월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미국 석유업계를 겨냥해 감산을 거부했다. 당시 번창하던 미국 셰일가스·원유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해서였다. 배럴당 80달러이던 국제유가는 최근 20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종교·민족적 감정까지 더해진 2차 석유전쟁은 이란의 증산과 사우디의 ‘맞불’로 요약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유시장은 하루 150만 배럴 정도 초과 공급 상태이지만, 이란은 하루 생산량을 200만 배럴가량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미국은 최근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사우디가 하루 1025만 배럴인 공급량을 향후 1200만 배럴까지 늘릴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이란과 사우디의 석유전쟁은 자기 파괴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GCC·아랍연맹 소집…사우디 ‘이란 왕따 만들기’

    GCC·아랍연맹 소집…사우디 ‘이란 왕따 만들기’

    중동의 양대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우디가 주요 중동 국가 간 회의를 소집해 발 빠르게 이란을 고립시키고 나섰다. 자국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으로 중동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압박을 받게 된 이란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사우디 등 걸프 지역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는 오는 9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서 GCC 회원국은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GCC 회원국은 모두 사우디와 같은 수니파 국가로 그중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는 사우디와 보조를 맞춰 이란과 단교하거나 관계 수준을 낮췄다. 앞서 이란을 제외한 22개 아랍 국가로 이뤄진 아랍연맹도 사우디의 요청으로 10일 본부가 있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벤 헬리 아랍연맹 사무부총장은 “10일 회의는 이란 시위대가 외교 공관에 행한 공격을 비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중동 국가와 연합해 이란을 포위, 고립시키는 형국을 만들자 이란은 갈등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5일 사우디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이란 시위대의 폭력만 규탄하면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란의 대표적 보수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의 모흐센 카제메이니 사령관은 “시위대의 공격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자세를 낮췄다. 혁명수비대 측은 앞서 사우디의 알님르 처형 이후 “이슬람국가(IS)나 하는 짓”이라며 사우디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지만, 자국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은 논평하지 않았다. 이란의 성직자인 파젤 메이보디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이란이 핵협상 이후 국제사회로 복귀하려는 매우 민감한 시점에서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하면서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을 증폭시켰다”면서 “이란의 과잉 반응을 예상한 사우디는 이를 이용해 이란을 다시 한 번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켰다”고 말했다. 오만, 이라크 등 일부 중동 국가는 파국을 막기 위해 물밑 중재에 들어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는 오만과 이라크 외무장관이 6일 이란을 방문해 로하니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만나 이란과 사우디 간 갈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수니파 국가이자 GCC 가입국인 오만은 전통적으로 이란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난해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 협상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은 이번 사태에도 이란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GCC의 유일한 회원국이다. 앞서 러시아와 터키도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IS와 이름 같다” 항공예약 거부당한 여성 논란

    “IS와 이름 같다” 항공예약 거부당한 여성 논란

    한 영국 여성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비행기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미러'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켄트주(州)에 거주하는 라니 아이시스 레이크(Rani Isis Lake, 29)는 내년 캐나다로의 자원봉사를 앞두고 최근 유명 항공 예약 사이트를 통해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줄줄이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줄줄이 취소 통보를 받은 라니는 자신의 중간 이름이 '아이시스'(ISIS)이지만, 이집트의 신화에 나온 여신 이름인 이 아이시스를 평소에 자신의 이름으로 표기해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등 아무런 지장 없이 생활했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테러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이슬람국가는 지난해 국가 수립을 주장하며 IS로 명칭을 바꿨지만, 영국이나 미국 등 대다수 서방 국가들은 이들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며 ISIS 혹은 ISIL(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라니는 "유명한 항공 예약 사이트 3곳이 모두 예약을 거절한 것은 자신의 이름이 테러집단인 ISIS와 같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아이시스라는 이름을 빼고 어머니 명의로 다시 예약하니 취소되지 않았다"며 "이런 차별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내가 그렇다고 이름을 바꿀 이유도 없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유명 항공 예약 사이트 회사들은 각각 성명을 내고 "해당 항공사가 예약을 취소한 것"이라며 자신들은 무관함을 강조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항공사인 '선윙'(Sunwing) 항공사의 대변인은 자신들은 "라니의 예약을 취소한 적이 없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서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한 제약 관련 회사가 회사명을 'ISIS'로 쓰고 있어 네티즌들의 변경 압력을 받았으며, 호주의 한 소도시도 이름이 'ISIS'를 쓰고 있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또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벨기에의 유명한 초콜릿인 'ISIS'는 제품 이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제품명을 바꾸는 등 ISIS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수많은 가게나 제품들이 곤경에 처하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인간 존엄 박탈한 분열·갈등 끝내자”

    “인간 존엄 박탈한 분열·갈등 끝내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에 “인간의 존엄을 박탈한 분열과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가 자리잡은 곳에 증오와 전쟁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며 강한 정의감을 기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교황은 25일 정오(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례 ‘우르비 엣 오르비’(로마와 온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성베드로 광장에 수만명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 교황은 단호한 표정으로 “시리아와 리비아의 분쟁을 끝내려는 유엔의 노력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힘을 합쳐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폭압을 몰아내야 한다”며 “이곳에서의 분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되물림시킨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슬람국가(IS)의 명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박해받는 모든 형제·자매가 순교자”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는 IS 등 과격 무장단체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교황은 메시지를 통해 세계의 당면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여러 분쟁 지역과 테러 희생자들, 난민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라크, 예멘은 물론 사하라 사막 이남의 부룬디와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을 거론했고 우크라이나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했다. 또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와 레바논 베이루트,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난민 문제에 대해선 “수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희망찬 미래를 안기는 모든 나라와 개인에게 하느님이 보상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지금도 인간적 고귀함을 잃은 채 가난과 폭력, 마약, 인신매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자비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교황은 24일 열린 성탄 전야 미사에선 “이 사회는 종종 소비주의와 쾌락주의, 부유와 사치, 자기애, 외모지상주의에 취해 있다”며 “아기 예수와 같이 소박한 삶을 찾아 본질적 가치로 돌아오라”고 주문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시대] 크리스마스에는 먹고 나누고 사랑하게 하소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글로벌 시대] 크리스마스에는 먹고 나누고 사랑하게 하소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네트워크부장

    지난주 지인들과의 조촐한 송년 파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먹는 독일 빵 ‘슈톨렌’이 단연 인기를 끌었다. 오렌지필이나 레몬필, 건포도 등 말린 과일을 듬뿍 넣어 구운 후에 버터를 촉촉이 발라 주고 겉면에 하얀 설탕 가루를 가득 씌운 슈톨렌이 입안에서 사르르 달콤하게 퍼진다. 독일 가정에서는 12월 초 슈톨렌을 만들어 놓고 크리스마스 전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한 조각씩 먹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구운 후 3주간 숙성할 때 가장 맛이 있는 슈톨렌을 통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준비하는 것이리라. 프랑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통나무 모양의 케이크 ‘부쉬 드 노엘’을 먹는다. 남부 페리고르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새해 첫날까지 통나무에 불을 지펴 건강을 기원한 데서 유래했는데 따뜻한 와인 ‘뱅쇼’와 함께 즐긴다. 크리스마스이브 자정 미사 후에 먹는 ‘르 레베용’은 일 년 식생활 중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만찬이다. 남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 고기 요리를 잘라 첫 부분은 가난한 이웃에게 주고 난 후에야 가족끼리 먹는 훈훈한 풍습도 전해진다. 한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는 호주에서도 모양은 사뭇 다르지만 크리스마스 음식을 즐긴다. 공원이나 해변에서 ‘바비’라 불리는 바비큐를 즐기며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여 마신다. 디저트로는 ‘크리스마스 푸딩’을 먹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좋아지기 때문에 보통 한두 달 전에 만들어 놓는다. 크리스마스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은 ‘파블로바’이다. 겉은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운 머랭으로 딸기, 키위, 살구 같은 새콤달콤한 열매를 토핑으로 올려 먹는다. 지금은 크리스마스가 먹고 마시며 선물을 주고받는 명절이 됐지만 한때 종교적, 정치적, 때로는 경제적인 이유로 법으로 금지되며 역사적 부침을 겪었다. 19세기 산업혁명 후 부자들만의 명절로 퇴색했던 나눔의 크리스마스를 되살린 데는 스크루지 영감이 한몫 톡톡히 했다. 자린고비 수전노로 인정이라곤 손톱만치도 없는 스크루지 영감이 죄를 뉘우치고 사람다운 마음을 찾게 된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크게 인기를 누리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크리스마스 정신이 새롭게 되살아났다. 기독교도가 아닌 사람들까지 모두 축하하는 세계적 축제가 된 것이다. 12월 초 두바이에서 700m 초대형 슈톨렌이 공개됐다. 장애인센터 기금 마련을 위해 한 쇼핑몰과 호텔이 주최하는 자선행사에 15명의 제빵사가 계란 2394개, 건포도 300㎏, 밀가루 125㎏으로 1600개의 슈톨렌을 손수 구워 냈다. 이슬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런 크리스마스 행사는 다소 낯선 풍경이지만 빨간색 모자를 쓴 자원 봉사자들의 수고로 700m 슈톨렌은 몇 시간 만에 모두 팔려 나갔다. 종교는 달라도 아기 예수의 탄생에 즈음해 나눔을 실천하려는 마음은 같은 것이리라. 이라크 북부 난민 캠프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작은 텐트 안에 아기 예수의 마구간이 꾸며진 사진을 본다. 요르단, 터키, 레바논 난민 캠프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 흩어진 시리아 난민 400만명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문득 시선이 머문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자마자 헤롯왕의 유아 살인 명령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해야 했던 ‘난민 아기’ 예수는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고 말한다. ‘지극히 작은 자’를 돌아보며 빵 한 조각을 나누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축복하며 기도한다.
  • 브라질·러시아 등 ‘골칫덩이’ 신흥국에 휩쓸리지 말라

    브라질·러시아 등 ‘골칫덩이’ 신흥국에 휩쓸리지 말라

    “우리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믿습니다. 외환 보유액과 경상수지가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하지만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 위기에 휘말리는 게 걱정입니다.”(‘국제통’으로 불리는 기획재정부 전직 고위 관료)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은 3684억 달러(약 434조 5278억원)로 세계 7위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1120억 달러(약 132조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경제 위기론이 등장한 것은 미국 금리 인상과 유가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신흥국 혼란에 우리도 쓸려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흥국 수요 감소로 수출이 부진하면 우리 기업은 타격을 피할 수 없고,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 정부는 1100조원을 돌파한 가계 부채 탓에 부양책을 쓰는 데 한계가 있다. 16일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대(對)신흥국(국제통화기금이 분류한 선진 37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수출 비중은 58.2%로 선진국(41.8%)을 크게 웃돈다. 신흥국의 경기 하강 압력이 수출에 큰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 충격 우려 등으로 위험도가 높은 국가에 수출하는 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도움으로 CDS 프리미엄(국가 부도 위험성 잣대를 나타내는 지수) 상위 10개국에 대한 우리 기업 수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에만 189억 2000만 달러(약 22조 3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액 4402억 달러(약 518조원)의 4.3%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CDS 프리미엄이 베네수엘라, 파키스탄, 이집트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브라질(4.541%)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49억 4000만 달러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CDS 프리미엄 8위 러시아(3.037%), 10위 터키(2.745%)에 대한 수출액도 각각 39억 9000만 달러와 52억 6000만 달러에 이르는 등 비중이 만만치 않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흥국에 대한 수출로 우리 경제가 얻는 부가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23%나 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금융 부문이 직접 타격받을 가능성은 낮으나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꺾이고 수출마저 부진해지면 펀더멘털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통상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상대국의 수요가 부진한 점, 유로화와 엔화 등 경쟁국 통화도 동반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호재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트럼프의 ‘무슬림 막말’… 英·佛·이집트 등 전 세계서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그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전날 트럼프는 최근 무슬림 부부에 의한 캘리포니아주 총기 난사 사건의 대책으로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막말로 ‘파시스트’ ‘미국의 무솔리니’ 등의 비난을 받았다.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는 오해를 자초하면서까지 백악관이 나선 데는 이번 막말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이슬람과 서방 세계를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테러 정책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트럼프의 막가파 언행이 여론을 호도하고 무슬림을 자극해 더 큰 불상사를 가져올까 우려해서다. 당내 지지율 1위인 트럼프를 지켜보며 속앓이만 하던 공화당도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의 막말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의 헌법적 가치에 반한 것”이며 “보수주의 및 공화당과는 관계가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막말 불똥이 공화당 전체에 튈까 봐 거리 두기에 나섰다. 외국 선거에 대한 언급을 삼가 온 관례를 깨고 세계 각국에서도 질책이 쏟아졌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무용하며, 무엇보다도 옳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의 마뉘엘 발스 총리도 “트럼프는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우리의 유일한 적은 극단화된 무슬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은 자신이 쓴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악의 화신 볼드모트에 트럼프를 비유하며 “끔찍하다. 볼드모트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트위터에 썼다. 이집트의 공식 이슬람교기구인 다르 알이프타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발언은 증오의 수사법”이라면서 “이슬람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적 태도는 800만 무슬림이 평화롭고 충실하게 살고 있는 미국 사회 내에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물러서기는커녕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트럼프는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무슬림으로부터 미국을 지켜야 한다. 내 발언이 맞다”고 거듭 주장한 뒤 공화당에서 탈퇴해 독립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며 공화당을 협박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이날 CNN이 발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32%를 얻어 2위인 마코 루비오(14%)를 크게 누르고 1위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USA투데이의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자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그가 공화당을 탈당해 제3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껏 고무된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내가 최근 모든 여론조사에서 32~35%를 얻어 1위다. 조만간 유세장에서 만나자”고 의기양양했다. 유권자를 등 돌리게 만들 법한 막말에도 오히려 지지율은 승승장구하는, ‘트럼프 딜레마’에서 미국 정가가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권과 자유의 선봉 국가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배출한 나라의 정치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에 대한 회의가 미국 안팎에서 분출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워싱턴의 정치·외교학 교수들은 “일자리 등에서 히스패닉과 흑인에게 밀려 경제적 상실감이 큰 백인 중산층의 절망감이 트럼프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면서도 “현재 여론조사는 트럼프가 출연하는 ‘리얼리티쇼’일 뿐 우리는 아직 진짜 투표를 하지 않았다. 내년 2월 시작되는 예비선거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내 칼로 찌른 남편, 시민들에 몰매

    아내 칼로 찌른 남편, 시민들에 몰매

    “거리의 정의는 우리가 지킨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이집트의 한 거리에서 자신의 아내를 칼로 찌른 남편에 맞서 싸우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거리가 내려다보이는 발코니 위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파란색 상의와 청바지 차림의 한 남성이 땅바닥에 누워있는 여성을 칼로 찌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커플 주변으로 몰려든 시민 중 한 남성이 남편의 잔인한 행위에 떨어져 있던 바위를 들어 머리를 내리친다. 이어 주변 남성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아내에게 칼부림한 남편은 달아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뒤쫓아가 돌과 막대기로 매질을 퍼붓는다. 잠시 뒤, 시민들의 매질이 잦아들자 다리를 절며 줄행랑친다. 이 영상이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무기력한 경찰 대신 자경단(일정한 지역 내의 민간인들이 범죄나 사회질서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조직한 단체를 일컫는 말)이 스스로 형벌을 집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Unusua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예술만 하라, 현실은 우리가 책임진다”

    “예술만 하라, 현실은 우리가 책임진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제적인 현실을 고민하지 않고 실험적인 작업을 마음껏 해보고, 다양한 나라의 예술가들과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작품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 젊은 예술가들이라면 누구든 꿈꾸는 일이다. 이런 환경을 찾기 위해 유학을 떠나기도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작가들이 함께 모여 작업하면서 교류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예술교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의 대상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중심부에 위치한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1870년 윌렘 3세가 네덜란드 현대미술 발전을 위해 세운 왕립학교가 전신인 라익스 아카데미는 1980년대에 이르러 네덜란드와 외국 작가들을 위한 국제 레지던시 형태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50명의 입주 작가들이 작품에 집중하고 세계 정상급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들에게 2년 동안 숙소와 별도로 35~55㎡ 크기의 전용 작업공간을 제공해 서로의 작업과정을 개방하고 작가들 간 협동작업을 통해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다른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차별점은 전문기술지원 시스템이다. 마르틴체 반 슈텐 수석코디네이터는 “회화 외에 사진과 영상, 3D 프린터 등 디지털 미디어 설비, 도자기, 금속과 목공, 판화 등에 이르는 세분화된 공방을 갖추고 기술 전문가들이 상주해 있다”고 설명했다. 라익스 아카데미의 또 다른 장점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유명 작가들과 큐레이터, 비평가들로 이뤄진 어드바이저 그룹이다. 이들은 입주작가 선정에도 긴밀하게 개입하고, 이후에 이들의 작업에 대해 자문도 해준다. 25년째 어드바이저로 활동중인 독일 화가 헤르만 피츠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화하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기도 한다. 그 자체가 작가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매년 11월 마지막 주말에는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통해 참여작가들이 자신의 1년간 작업을 점검하는 동시에 현지 및 세계 각국의 미술계에 소개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전통이다. 4년 전부터는 ‘암스테르담 아트’ 행사와 맞물려 오픈스튜디오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저녁 콘스탄테인 왕자의 개막축사와 함께 시작돼 29일까지 열린 스튜디오 오픈행사에서는 46명의 입주작가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맘껏 쏟아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네덜란드 거주 작가가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아르헨티나, 중국, 쿠바, 핀란드, 이집트,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에서 온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한국 측 공동 후원기관으로 협약을 맺고 2005년부터 선발된 한국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주요, 김성환, 함양아, 손광주, 송상희, 임고은, 오민, 진시우, 배고은, 안지산 등 10명의 작가를 배출했으며 현재 김영은(사운드, 퍼포먼스), 김지선(영상, 퍼포먼스), 류노아(회화) 작가가 입주해 있다. 입주 2년차인 김지선은 “생활적인 부분까지 불편이 없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좋지만 특히 체류기간이 2년으로 길어서 작업에 안정적으로 몰두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작가는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앞으로 작가 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고, 유노아 작가는 “유학경험이 없어서 한국에 있을 때 부족함을 많이 느꼈는데 큰 자극을 받고 스스로 변화를 찾게 된다”고 만족해했다. 글 사진 암스테르담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