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지애
    2025-12-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85
  • “아직 안 죽었구만” “그럼 내가 누군데”

    |배턴 루지(미 루이지애나주) 이도운특파원|“아직 안 죽었구만.” “살아 있었지.”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 시내 북쪽에 자리잡은 한인침례교회에서 만난 뉴올리언스의 한인 이재민들은 농담으로 정겨움을 표시했다.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인근 배턴 루지의 한인 교회가 한인 수재민과 한국 정부 관계자, 취재기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주부터 물난리로 집을 잃은 한인 수재민 10여명이 임시 거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소식이 알려지자 뉴올리언스의 수재를 취재하러 온 한국 특파원들이 한번씩 취재차 들르는 코스가 됐다. 또 3일 뉴올리언스의 수재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한 민동석 휴스턴 총영사와 외교통상부에서 파견한 신속대응팀까지 이곳에 ‘캠프’를 차려 교회는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교회는 하루에 수백인분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야 하는 고충도 겪고 있다. 전날 밤에는 민 총영사와 신속대응팀 일부, 취재진 등 무려 11명이 교회에서 소개한 이 지역 한인회장의 집에서 묵기도 했다. 수해 현장을 방문한 민 총영사는 기자들 및 한인 수재민들에게 정부의 지원 방침 등을 이곳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따뜻한 말들만 오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 지원할 지원금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이를 집행할 것으로 보이는 미주총연합회 한인회장과 뉴올리언스 한인회측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dawn@seoul.co.kr
  • 뉴올리언스 시장 “연방정부 참상 모른다”

    “빌어먹을 상황이 벌어진 이틀 뒤에나,TV 카메라와 AP 기자들, 제기랄 그런 것들을 앞세운 채 비행기 타고 날아와 한번 쓱 둘러보고 어떻게 참상을 알겠는가.”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레이 내긴 시장이 결국 분통을 터뜨렸다. 내긴 시장은 1일 저녁(현지시간) 지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을 털끝만큼도 모른다.”며 연방정부 관리들을 정조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를 전해 들은 관리들은 자신들도 기막힌 참상에 압도돼 할 말을 잊었다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내긴 시장의 발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 등 피해지역을 둘러보는 여정에 오르기 전날 나온 것이다.그는 최근 “우리는 믿기지 않는 참상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에어포스 원(미 대통령 전용기)으로 한번 휙 돌아보는 것은 정의롭지 않은 일”이라고 부시 대통령을 공박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 역시 2일부터 헬기로 재해지역을 돌아볼 예정이다. 마이클 브라운 연방비상관리청(FEMA) 청장은 2일 NB C-TV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슈퍼돔 근처에 모여 있는 5만명에게 먹을 것을 전달해야 할 트럭이 어젯밤 고작 5대밖에 없었다.”면서 내긴 시장이 분통을 터뜨린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약탈…총격…‘또 다른 戰場’

    |워싱턴·뉴올리언스 이도운특파원 외신|치안 부재와 생필품 부족.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 이재민들의 고통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지 사흘이 지나도록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구호와 대피 계획이 늦어지자 굶주림과 기다림에 지친 이재민들 사이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심지어 환자 호송 차량에 총격이 가해졌다. ●시가전 방불케 하는 뉴올리언스 1일(현지시간) 오전 구호에 나선 군 헬기를 향해 누군가 총을 쏴 후송 작전이 잠시 중단됐다가 중무장한 군·경의 호위 아래 재개됐다. 또 툴레인 병원에서는 응급환자를 수송하던 험비 차량을 저격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환자들을 소개하고 있던 채러티 병원도 총격을 받아 소개 활동을 중단했다. 구호에 투입된 한 경찰관은 다리에 총상을 입어 구호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2일 새벽에는 이재민들이 경찰을 향해 빨리 구조하러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기를 난사하기도 했다. CNN은 쇼핑몰이 불타는 거리에서 무장경찰과 총기를 든 시민이 어슬렁거리는 “시가전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상점 주인들은 총을 들고 직접 방어에 나서는가 하면 10대들에 의한 성폭행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방화 추정 화학공장 폭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마에 화마까지 겹쳤다. 약탈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학공장 폭발은 수중도시를 또 한번 강타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워낙 불길이 거세 그냥 타게 놔두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NBC는 “화학공장에서 난 것은 분명하며 누가 불을 질렀는지 정확치 않다.”고 전했다. 시내 컨벤션센터에 대피 중인 이재민 1만 5000∼2만여명은 구호 손길을 기다리면서 곳곳에 시신과 쓰레기, 인분이 널려 있는 끔찍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컨벤션센터는 먹을거리가 고갈됐고 비위생적이며 안전하지도 못하다.”며 조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컨벤션센터 주변에는 휠체어에 앉은 채 숨진 노인 등 적어도 7명의 시신이 방치돼 있다. 이재민 대니얼 에드워즈(47)는 “개도 저렇게 다루지는 않는다.”면서 “다른 나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하면서 국민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길거리도 각종 쓰레기와 배설물로 가득차 악취가 진동하고 주민들은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도와 주세요.”를 연발한다. 사회·윤리학자들은 다른 사람의 재산과 사회질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극한 상황에서는 급속히 무너져 내린다고 지적했다. 슈퍼돔에 임시 대피해 있던 이재민 2만 5000명은 버스를 나눠타고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다른 2만 5000명은 샌안토니오 등지로 분산 수용될 예정이다. 뉴올리언스 공항에는 야전 병원이 설치되고 있다. ●민간단체 구호금 9000만달러 답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약탈자들을 겨냥,“절대 관용은 없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고 시민들에게 휘발유 사재기에 나서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주방위군은 매일 1400명씩 수해 현장에 도착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뉴올리언스에 투입된 300명 규모의 아칸소주 방위군에 난동자를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면서 “수일 내에 1만 2000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에 투입돼 있는 루이지애나주 방위군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재민 돕기 모금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적십자사와 구세군 등 민간 차원에서 9000만달러가 모였으며 9일 ‘수해지원의 날’을 기해 자선방송도 대대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첩보위성도 구호 및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국립지구우주첩보국은 허리케인 이전과 이후 영상을 연방재난관리청에 제공해 유실된 도로 등 인프라 피해를 알려준다. dawn@seoul.co.kr
  • 美, 주방위군에 난동자 사살권

    美, 주방위군에 난동자 사살권

    |워싱턴·뉴올리언스 이도운특파원 외신종합|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사상 최악의 재앙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에 2일 새벽 방화로 의심되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화학공장에서 터진 폭발은 시 전역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약탈과 방화, 총격전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사실상 시 전체가 무정부 상태에 빠진 가운데 먹을 물과 식량,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하고 이재민 구호와 대피 작업도 신속히 이행되지 않아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아직까지 원인과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이날 폭발은 새벽 4시35분(현지시간)쯤 우범지역인 프렌치쿼터 지구에서 수㎞ 떨어진 미시시피강 동쪽 강변에서 하늘에 붉은색과 오렌지색 화염을 내뿜으며 시민들을 잠에서 깨웠다. 미 정부는 전날 주방위군에 난동자 사살 권한을 부여하는 등 초강경 태세에 들어갔다. 일부 시민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고 구호작전을 벌이는 군·경과 병원을 공격하는 일도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폭동 조짐마저 보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병력 4만명을 요청했다. 텍사스주 휴스턴 애스트로돔으로 이동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운집한 이재민 5만여명 중에는 한인 교포들도 다수 포함됐다고 휴스턴 총영사관측이 밝혔다. 뉴올리언스 한인 밀집지역인 매터리와 케너에는 최고 2.5m까지 찼던 물이 대부분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휴회 중이던 미 의회는 이날 밤 비상회의를 소집해 105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자금을 구두 투표로 승인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날 피해 교민들을 위해 휴스턴 총영사관에 12명의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2명은 전날 뉴올리언스 현지로 급파했다. 외교부는 인명 및 재산 피해 현황을 영사콜센터(02-3210-0404)로 적극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dawn@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저널] ‘미국판 쓰나미’ 흑인피해 컸던 이유는

    미국의 TV를 통해 허리케인 재난 방송을 시청하다 보면 조심스럽지만 외면할 수 없는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방송 화면 속의 재해 현장에 등장하는 이재민들이 거의 대부분 흑인이라는 것이다. 지친 표정으로 슈퍼돔에 수용된 사람들, 고가도로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 물이 허리까지 찬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상점을 약탈하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흑인들뿐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흑인들만 골라서 피해를 입힌 것일까?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번 허리케인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주민 가운데 67%가 흑인이다.또 미시시피주에서 큰 피해를 입은 카운티들도 흑인 주민의 비율이 작게는 25%에서 크게는 85%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피해자 가운데 흑인이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의 방송과 신문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지적하는 기사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워싱턴포스트가 발행하는 인터넷 매체 슬레이트닷컴의 잭 셰이퍼 칼럼니스트는 “대부분 백인인 TV 앵커와 기자들은 피해자의 대다수가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도하지 않는다.”면서 “그 문제를 잘못 건드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멍에를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좀 더 심각한 것은 흑인들이 피해를 입은 이유이다.이들은 대부분이 도심에 살며 그야말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빈민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초대형 허리케인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고, 또 알았더라도 대피할 만한 형편도 안 됐다고 한다. 차도 없지만 타지에서는 먹고 살 길이 막막했기 때문에 떠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유일 초강대국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조지 부시 정부는 2500만명의 이라크 주민을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고 있고,2200만명의 북한 주민에게 ‘인권’을 돌려주기 위해 특사까지 임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미 센서스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도 도움이 필요한 3700만명의 빈곤층이 존재한다.특히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빈곤층은 줄곧 전체 인구의 10∼15%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그 수치는 대체로 흑인의 인구 비율과도 비슷하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초강대국 미국이 안고 있는 인종문제, 또 그와 맞물린 계층간의 간극이라는 사회적 그늘도 살짝 들춰낸 것 같다.dawn@seoul.co.kr
  • ‘무방비도시’ 뉴올리언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백악관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원유 생산 감축분을 상쇄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샘 보드먼 미 에너지장관이 31일 밝혔다.보드먼 장관은 미 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축유를 얼마나 방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도시의 80%가 침수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미시시피주에서만 최소 100명이 숨지는 등 전체 사망자는 수백명에 달할 전망이며 ‘미국판 쓰나미’로 불리는 이번 재앙으로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 등 3개주 주민들의 재산 피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주 방위군 보는 앞에서 버젓이 약탈행위 카트리나의 직접적인 타격을 피했다고 한숨 돌렸던 뉴올리언스시는 30일(현지시간) 인근 폰트차트레인 호수의 제방 두 곳이 붕괴돼 물이 도시로 계속 밀려 들어와 정부 관리들은 남아 있는 주민 모두에게 도시를 떠나도록 명령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도시의 80%가량이 물에 잠겼으며 일부 지역의 수심은 6m에 달한다.”며 “물 위에 시신들이 떠다니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내긴 시장은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오려면 서너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자갈포대를 투하하며 둑 복구에 나섰지만 계속 밀려드는 호수 물을 막아내지 못했다. 시 당국은 현재 슈퍼돔에 머물고 있는 1만 5000여명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올리언스에선 약탈까지 횡행하고 있다.CNN은 빈 가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생필품과 보석류를 닥치는 대로 털어 달아나는 장면을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있다. 일부는 경찰과 주 방위군이 지켜보는 앞에서도 태연하게 가게 털기를 계속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식료품을 머리에 이고 나오던 한 주부는 “당장 식구들이 먹고는 살아야 할 게 아니냐.”고 항변했고 이를 본 목격자는 “지금 뉴올리언스는 바그다드”라고 개탄했다. 미시시피주의 연안 도시 빌럭시도 수백명이 침수 가옥에 고립돼 이 가운데 8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A J 핼러웨이 시장은 “이건 우리들의 쓰나미”라고 한탄했다. 루이지애나 등 4개주의 정전 피해 인구는 230만∼5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복구에는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력회사들은 밝혔다. 카트리나는 여전히 북상하며 조지아와 테네시·켄터키 주에도 많은 비를 뿌려 피해를 키웠다.●“수만명 몇달 안에 집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로 인한 인적ㆍ물적 피해가 급증하자 크로퍼드 목장에서의 휴가 일정을 접고 31일 워싱턴으로 복귀, 정부 구호활동을 독려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피해 지역 주지사들도 총 7500명의 주 방위군을 소집하는 한편 행정력을 총동원해 구조와 복구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료와 발전기를 실은 군용 험비와 트럭들이 복구작업에 나섰으며 미 국방부는 전함 5척과 8개 해군 구조팀을 침수지역에 급파했다. 미 적십자사는 29일에만 3만 7000여명의 이재민에게 텐트 등의 임시 거처를 마련해 줬으나 수만명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dawn@seoul.co.kr
  • 멕시코만 130만명 수도·전기 끊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남부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 역사상 최대 피해가 예상된다.최대 시속 24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했던 카트리나는 29일(현지시간) 위력이 5급에서 1급으로 약화됐지만 이 지역에서만 최소 6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일리 바버 미시시피주 지사는 “미시시피에서만 최소 8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해 사망자가 100여명 선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정부는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를 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재즈의 본고장이며 미국 내에서 프랑스 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시는 80% 가량이 침수됐고 일부 유조선들이 파손, 기름이 유출돼 환경재앙마저 우려되고 있다. 멕시코만 주변 지역의 주민 130만여명이 전기와 수도 없이 지내고 있다. 특히 미국내 석유의 32%, 천연가스의 24%를 생산하는 멕시코만 지역의 침수로 향후 유가 전망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카트리나에 피해를 입은 에너지 생산업체와 정유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보유한 전략비축유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전략적 비축유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기엔 자연 재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스티븐스 에너지부 대변인은 “아직 비축유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요청이 있기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허리케인 ‘이반’으로 원유 공급이 일시 중단됐을 당시에도 전략 비축유 540만배럴을 석유사 및 정유사들에 내주는 조치를 취했었다.●국제유가 다소 진정세 카트리나로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며 폭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29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주말에 비해 배럴당 1.07달러(1.6%) 오른 67.20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또 9월 인도분 천연가스도 지난주말에 비해 10.8% 급등한 가격에서 거래가 형성됐다. 그러나 카트리나에 의해 석유 생산 시설이 얼마나 파손됐고, 또 시설 복구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어 카트리나의 여파는 하루 이틀 이후에나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멕시코만 일대 석유시설의 피해가 클 경우 유가가 상당 기간 배럴당 70달러 이상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독 환경장관 독설 한편 미국이 카트리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독일의 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이 30일 주장, 논란이 예상된다. 녹색당 소속 트리틴 장관은 이날 ZDF TV와 회견에서 “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의 증가는 인간들이 야기한 지구 온난화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dawn@seoul.co.kr
  • 정유소 8곳 가동중단… 피해액 최고 260억弗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1급으로 약해지고 뉴올리언스 시를 비켜감으로써 경제적 피해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1992년 초강력 허리케인 앤드루에 버금가는 피해를 남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카트리나 피해에 따른 보험 지급액을 최고 250억∼260억달러로 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금껏 가장 큰 피해를 준 5급 허리케인 앤드루의 경우 300억달러를 기록했다.9·11테러 때도 보험금으로 300억달러가 지급됐다. 재해 조사업체인 ‘에어 월드와이드’는 보험 피해액을 120억∼260억달러로 가장 높게 잡았다. 그러나 카트리나가 5급으로 맹위를 떨칠 때 300억달러를 예상했던 ‘에퀴캣’은 90억∼16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석유생산 80~90% 차질 무엇보다 멕시코만에 집중돼 있는 원유 생산과 정유 시설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셰브론과 엑슨모빌이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 플랫폼을 폐쇄했고 대단위 정유소 8개가 가동을 멈췄다. 특히 수입원유 11%(하루 100만배럴)를 취급하는 미국 최대의 석유항인 루이지애나주 연안 항구가 지난 주말 잠정 폐쇄됐다.CNN머니는 멕시코만 연안에서 최소 2개의 해상 시추선이 표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광물관리국(MMS) 관계자의 말을 인용, 멕시코만 일대에서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의 92%인 130만배럴을 생산하지 못했고 천연가스도 평소의 83%인 830억 큐빅피트가 감산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원유 생산의 12%와 정유 시설의 10%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FT는 전했다.●파이프라인 장기 피해 우려 그러나 이같은 피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JP모건의 에너지전략팀 캐서린 스펙터는 “굴착장치와 파이프라인, 플랫폼에 미치는 장기적 피해까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반의 경우 파이프라인이 미시시피강 삼각주의 진흙에 뒤덮여 9개월 동안 가동이 중단됐었다.유화업계와 항공업계도 울상이다. 세계 최대 유화제품 제조사인 바스프와 다우케미컬, 옥시덴틀 등 10여개 유화 업체가 현지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항공사는 결항과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파산 상태에 있는 미국 2위 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은 30일까지 예정된 여객기 63편의 운항을 취소했고, 미국 1위 아메리칸항공도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36편을 결항시켰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허리케인 美남부 강타 100만명 대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남부에 29일(현지시간) 일출을 즈음해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상륙, 시속 232㎞의 강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루이지애나주 남동부 37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1만명이 대피했던 뉴올리언스의 미식축구 경기장 슈퍼돔도 정전에다 지붕 천장까지 새는 바람에 국가경비대원들이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키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카트리나 상륙과 거의 동시에 일부 연안지역 주택 지붕들이 강풍에 날아갔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앨라배마주 모빌에서는 곳곳의 변압기가 폭발했으며, 미시시피주 걸프포트 해안가에는 부러진 나뭇가지가 사방에 널려 있고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우가 몰아쳤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핵규제위원회는 뉴올리언스 서쪽 32㎞ 지점에 위치한 워터포드 핵발전소를 폐쇄조치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당초 5등급이었던 카트리나가 전날 밤 4등급을 거쳐 이날 오전 3등급으로 약화된 점이다.●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최대 위기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이날 주민 50만여명에 대해 강제 대피령을 내려 자동차가 없는 저소득층과 도심에 사는 주민, 공항 폐쇄로 발이 묶인 관광객 등을 슈퍼돔이나 고층 호텔로 대피시켰다. 슈퍼돔에 대피해 전날 밤을 꼬박 새운 1만여명은 카트리나 상륙 1시간 전 정전으로 암흑의 공포에 떨어야 했고 에어컨 가동이 중단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시 당국은 인근 주민 등 130만명 중 100만명이 대피한 것으로 추산했다. 뉴올리언스 시의 대부분 지역은 해수면보다 3m나 낮은 저지대이고 부근에 정유시설이 위치, 이 지역 일대가 유해 화학물질에 오염된 호수로 변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레이 나긴 시장은 “시의 하천 제방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일생에 한번 있을 법한 일”이라고 주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제방이 무너질 경우 18세기에 지어진 구시가지 프렌치 쿼터도 물에 잠길 것으로 우려된다.●하루 100만배럴 원유 감산 미국의 석유 생산 및 정유시설이 밀집된 멕시코만 일대에 카트리나가 상륙하면서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우려하는 세계의 이목이 이 일대에 집중됐다. 이날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70.80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에너지 전문가들을 그렇지 않아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국제 유가에 카트리나 상륙으로 인한 이 일대 정유시설의 피해가 큰 충격파를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멕시코만은 미국 석유 생산의 30%, 천연가스의 24%를 점하고 있다. 이미 미 최대 정유회사인 커노코필립스가 매일 하루 24만 7000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뉴올리언스 정유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소개했다. 또 로열 더치 셸이 하루 42만배럴의 석유 생산을 중단하는 등 멕시코만 연안 정유사들의 직원 소개와 가동 중단으로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가 감산되고 있다. 또 미국 석유 수입물량의 11% 정도를 처리하는 루이지애나 근해석유항(LOOP)도 27일 폐쇄됐다. 지난해 같은 지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아이반’ 탓에 정유시설이 파괴되면서 한달만에 국제유가는 무려 22%나 급등했었다.●CNN 24시간 재해방송 전날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주 등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최대 지원을 다짐했다. CNN 등 미 TV방송사들은 28일 24시간 재해방송 체제에 들어갔다. 마커스 스미스 주 경찰 대변인은 뉴올리언스 해안가 요양소에 거주하는 노인 3명이 버스 편으로 대피하다 사망했으나 사인은 탈수증으로 허리케인과의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복제동물간 교배로 첫 새끼출산

    복제된 아프리카산 얼룩 살쾡이 암컷 두 마리가 모두 여덟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낳았다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는 멸종위기 동물 연구센터 과학자들이 22일 밝혔다.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이후 복제된 양과 쥐, 소들이 자연교배를 통해 새끼를 낳은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복제된 동물끼리 2세를 출산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얼룩 살쾡이 수컷 재즈로부터 냉동 배아를 추출해 복제된 수컷 디투와는 암컷 낸시로부터 마찬가지 방식으로 복제된 암컷 맷지, 케이티와 차례로 사랑을 나누었고 그 결과 맷지는 지난달 26일 다섯마리를, 케이티는 지난 2일 세 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출산했다. 밝은 갈색 털에다 등에 줄무늬가 있는 여덟마리는 청록색 눈동자를 지녔다고 통신들은 전했다. 센터측은 연내에 이들 새끼를 근처 동물원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들 새끼가 건강하게 자랄 경우 멸종 위기에 몰린 표범, 고니 등으로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팀을 이끈 베시 드레서는 죽은 지 오래된 시체나 유전적으로 가치있는 동물로부터 적절하게 보전된 피부 조직을 추출하기만 하면 복제가 가능하고 이들 복제 동물로부터 2세를 탄생시키는 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FP는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이 상상한 ‘쥐라기 공원’이 현실화될 날이 이번 연구로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는 단언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3중악재’ 겹쳐 국제유가 요동

    ‘3중악재’ 겹쳐 국제유가 요동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정 불안 가능성이 국제 유가를 장중 한때 배럴당 62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10여년 전부터 진행된 권력 승계가 순탄하게 마무리됐고 원유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사우디 정부의 거듭된 언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사우디 왕실에 불어닥칠 내홍의 먹구름에 더 무게를 실었다. ●국제유가 하룻만에 소폭하락 1일 파드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사망 소식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2일 오전(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소폭 하락하며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앞서 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62.3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1달러 오른 61.57달러에 마감됐다. 이 장중가는 1983년 NYMEX에서 거래가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으로 종전 기록은 지난달 7일의 62.10달러였다.WTI 가격은 2년만에 곱절 이상으로 뛰었고 올해만 42%가 올랐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07달러(1.8%) 오른 60.44달러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의 원유 수입원인 두바이유 역시 전날보다 89센트 오른 54.70달러에 장을 마쳤다. 물론 사우디 정정의 향배만이 유가를 끌어올린 것은 아니다. 미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엑손 모빌,BP, 발레로 등의 정유공장이 가동 중단됐다는 소식, 사우디에 이어 2위 수출국인 이란이 우라늄 농축 강행으로 제재를 받을 경우 석유 수급이 커다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등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왕가 권력다툼 격화 우려 석유시장 분석가들은 압둘라 새 국왕이 82세 고령에다 얼마전 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지난 1995년 파드 전 국왕의 뇌졸중 이후 10년간의 통치 경험과 그가 추진한 개혁노선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확인했지만 왕실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이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새 왕세제로 지목된 술탄 빈 압둘 아지즈 국방장관도 고령이어서 차기 왕세제 자리를 놓고 왕실 내 치열한 ‘암투’가 벌어질 가능성마저 상존한다. 1953년 리야드 지사로 출발해 1963년 국방장관에 이어 1982년부터 부총리도 겸임해온 술탄 새 왕세제가 “진작부터 ‘압둘라 이후’를 꿈꿔온 야심가”라고 BBC 인터넷판은 평가했다. 장기간 미국 대사를 역임했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도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반다르 왕자가 최근 자리를 물러나 귀국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BBC 보도는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비관적’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은 유가를 배럴당 40∼50달러 선에 맞추는 것이 사우디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국왕 승계과정에 따른 정치·경제적 불안을 줄이기 위해 비현실적인 유가밴드(적정 가격대)를 폐기하고 당분간 고유가 정책을 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하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컨트롤 타워’인 사우디의 역할을 고려할 때 정정 불안은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핑거 에피소드Ⅲ 칠리요리소동

    |캔자스시티(미 미주리주) 연합|미국 외식업계에 ‘손가락 발견 소동’이 계속되고 있다. 외식업체 애플비 인터내셔널은 한 고객이 지난해 애플비 레스토랑에서 구입한 샐러드에서 발견한 손가락이 종업원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손가락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루이지애나주 제퍼슨의 이 여성고객은 지난달 애플비 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애플비는 성명에서 자체 조사결과 종업원이 1년 전 실수로 엄지손가락 끝을 “해바라기씨만 한 크기로” 자르는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한 여성이 외식업체 웬디스의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체인점에서 주문한 칠리 요리에서 손가락이 나왔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소송을 냈으나, 경찰 조사결과 거짓 주장으로 드러나 사기 혐의로 기소됐었다.
  • 두 10대와 살인마 처절한 사투

    두 10대와 살인마 처절한 사투

    공포 영화를 보러 가서 별 무서움을 느끼지 못할 때만큼 기분 찜찜한 일은 없다.20일 개봉하는 자움 세라 감독의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House of Wax)는 그런 우려를 접어도 좋을 만큼 충분히 무섭고 끔찍한 영화다. ‘강렬한 비트의 청춘 호러’를 표방한 이 영화는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의 1953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돌발 장면과 음향으로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드는 심리적 공포물이 아니라, 머리·팔·다리가 처참하게 뜯겨져 나가고 피가 솟구쳐 범벅이 되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6명의 10대가 숲속에서 야영을 하게 된다. 이들은 루이지애나에서 열리는 풋볼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주말 여행을 가던 중. 다음날 아침 자동차 팬벨트가 끊어진 것을 알게 된 이들은 근처 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곳에서는 실제 사람은 없고 오직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을 한 정교한 밀랍인형들뿐이다. 이들은 밀랍인형들이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이후 흉칙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살인마가 10대 일행을 차례차례 살해하면서 닉과 칼리만 남는다. 둘은 살인마와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스크린이 온통 피로 물들어 가면서 공포는 배가되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는 줄어든다. 그저 ‘얼마나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되느냐.’에 영화 감상의 포인트를 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러브 액추얼리’로 얼굴을 알린 알리샤 쿠스버트,TV 드라마 ‘도슨의 청춘일기’로 인기를 모은 채드 마이클 머레이 등 유망주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대재벌 힐튼가의 상속녀이자 할리우드의 사고뭉치로 악명 높은 패리스 힐튼이 이 영화를 통해 데뷔했다.18세 이상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PGA 페트로빅·LPGA 프라마나수드 정상 올라

    “무명에 종지부를 찍었다.” ‘누구나 그린의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는 골프의 진리는 2일 ‘피자배달부’ 팀 페트로빅(29)과 2년차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26·여·이상 미국)에 의해 재확인됐다. 페트로빅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루이지애나TPC(파72·752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클래식(총상금 5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제임스 드리스콜(미국)과 연장전 끝에 생애 첫 투어 우승컵을 품었다. 페트로빅은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드리스콜과 연장에 돌입한 뒤 첫 홀인 18번홀(파5)을 2퍼트 만에 깔끔하게 파세이브로 마무리,3퍼트를 범한 드리스콜을 물리치고 투어 데뷔 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2년 전 두 차례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1988년 프로에 입문한 페트로빅은 경비를 벌기 위해 피자 배달을 하며 투어 우승의 꿈을 키워 왔고,99만달러의 상금으로 고난의 세월을 털었다. 프라마나수드도 ‘유리구두’를 신었다. 테네시주 밴더빌트레전드골프장 아이언호스코스(파72·6458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프랭클린아메리칸모기지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4라운드에서 프라마나수드는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따라붙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3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아마추어 시절 오초아(애리조나대학)와 미국 대학 무대를 양분했던 프라마나수드(툴사대학)는 그러나 이후 오초아의 그늘에 가렸다.2002년 나란히 2부 투어에 데뷔했지만 오초아가 상금왕에 오르며 투어에 직행한 반면 그는 퀄리파잉스쿨 24위로 이듬해 조건부 출전권을 따는 데 그쳤었다. 한편 김초롱(21)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 3위, 장정(25)은 9위(3언더파 285타),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10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경주, 유럽투어V 다시 도전

    ‘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중국 그린에서 다시 한번 힘찬 시동을 건다.28일부터 중국 상하이 톰슨골프장(파72·7300야드)에서 열리는 BMW아시안오픈(총상금 150만유로)에 출전해 2003년 린데저먼마스터스에 이은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두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것. 악천후로 차질을 빚은 EPGA 조니워커클래식에서 공동 23위에 그친 최경주는 24일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상하이로 이동해 이번 대회를 위해 샷을 가다듬어왔다. 조니워커클래식에서는 밸런스가 흔들렸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간다면 ‘톱10’은 물론 우승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무엇보다 올시즌 본무대인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선 9개 대회에 출전해 베이힐인비테이셔널 공동 8위에 오른 것을 빼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상처입은 자존심을 EPGA 우승으로 회복한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에는 조니워커클래식 우승을 거머쥔 애덤 스콧(호주)과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빠졌지만 어니 엘스(남아공·세계랭킹 3위)와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18위) 등 톱랭커들이 최경주와 함께 2주 연속 중국에서 플레이를 한다. 한편 올 FBR오픈과 투산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두 차례 공동2위에 올랐던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과 PGA에 첫발을 내디딘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도 오는 29일부터 4일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루이지애나TPC(파72·7520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클래식(총상금 550만달러)에 출전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퓨전클래식 피아노 즐겨볼까

    퓨전클래식 피아노 즐겨볼까

    클래식 피아노 콘서트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 퓨전 클래식 피아노 연주회 두 개가 기다린다. 16일 오후 4시·7시30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클로드 볼링 무대와, 역시 같은 날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마련되는 막심 므라비차 무대. 클래식은 엄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조금은 풀어져서 즐겨도 좋을 퓨전공연들이다. ●클로드 볼링 전설적 음반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으로 잘 알려진 클로드 볼링(75)의 재즈앙상블 공연은 팬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화제였다.2003년 겨울 예술의전당 공연 때도 매진을 기록했던 그는 팬들의 호응에 화답이라도 하듯 3년 연속 내한무대를 가져오고 있다. 그는 프랑스 칸 출신이다.18세 때 ‘딕시랜드’라는 그룹을 만들어 첫 레코딩을 한 뒤 유럽의 대표적 재즈뮤지션으로 꾸준히 성장했다.‘프랑스의 그래미상’이라 불리는 그랑프리 디스크를 6회나 수상했다. 클래식에 팝과 재즈를 접목해 부기우기, 블루스, 스탠더드 팝 등의 분야를 두루 개척했다. 그의 화려한 연주세계를 한마디로 대변해주는 기록은 뭐니뭐니 해도 명반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올해로 발매 30주년을 맞는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 530주간 머무는 전설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TV와 영화 등 대중 장르에 꾸준히 기여한 것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배경.‘빌리와 필’‘루이지애나’ 등 100여편의 영화 및 TV드라마 음악을 맡았다. 이번 서울공연에서는 플루트 연주자 오신정이 협연한다.(02)860-5643. ●막심 므라비차 75세의 볼링이 관록을 보여준다면 이제 서른살인 막심 므라비차의 무대는 ‘패기’와 ‘속도감’으로 채워질 듯하다. 맹렬한 속도로 인기를 확보해가고 있는 그는 퓨전 클래식 피아노계의 ‘황태자’쯤 된다고 할까. 그의 일렉트릭 피아노를 접한 신세대 관객들이 “게임음악인 줄 알았다.”고 평할 만큼 힘있는 속주가 주특기다. 이번 무대는 그의 개인기에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가 더해져 조금은 웅장해질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널리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룹 퀸의 인기곡 ‘보헤미안 랩소디’ 등 이번에도 대중에게 익숙한 곡목들을 골랐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그는 9세때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해 그해 연주회를 가졌던, 말 그대로 ‘피아노 신동’이다. 이 젊은 피아니스트에게는 그러나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1990년 고국의 내전상황에서 “하루에도 수십개씩 터지는 포탄소리를 들으면서도 사는 것을 포기할 수 없어 피아노를 쳤다.”고 기억하는 연주자이다.(02)515-474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해외자원 개발 ‘승부수’

    해외자원 개발 ‘승부수’

    “사실상 도박이죠. 평균 30곳을 뚫어서 1곳 터지는데 위험 부담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래도 한번 터지면 그야말로 ‘대박’ 아닙니까. 여기에 자원 확보라는 생존 명분까지 감안하면 기업들이 자꾸 지구에 구멍을 낼 수밖에 없죠.”(A기업 관계자) 대기업들이 해외자원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한동안 투자에 비해 적은 성과 탓에 외면하기도 했었지만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원자재 대란’이 기업들의 발걸음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 움직임도 활발해 투자 가속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해외자원 사업에 쏟아부은 투자 금액은 7억 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6억 7900만달러)보다 15%가량 늘었다. ●“캐자.” 11개국 19개 광구에서 탐사·개발·생산 활동을 벌이는 SK㈜는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이베리아 노스 광구의 운영권(지분 87.5%)을 확보했다고 밝혔다.SK㈜가 직접 광구를 운영하는 것은 1989∼93년 미얀마 유전개발 사업에 100% 지분을 투자했다가 실패한 이후 처음이다. SK㈜는 그동안 해외 유전이나 가스전에 대해 이집트 북 자파라나 25%, 예멘 마리브 광구 15.9% 등 10∼20% 안팎의 지분만 참여했다.SK㈜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유전이나 가스전에 대해 일정 비율의 지분만 참여해 왔지만 석유개발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광구의 경우 직접 운영권을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SK㈜는 올해만 해외 자원개발에 1628억원을 투자한다. LG상사는 지난달 21일 LNG 5200만t 규모의 필리핀 말람파야 가스전 지분 일부를 매입키로 결정했다.LG상사측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800만달러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도 올해 142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세차례에 걸쳐 호주 퀸즐랜드주 폭스리 탄광과 캐나다 엘 크뷰 석탄광산 등지의 지분을 매입했다. 포스코는 2008년까지 전체 철강원료의 20%(1200만t)를 해외 개발을 통해 확보할 방침이다. ●“심봤다.” SK㈜가 지난해 해외자원 개발을 통해 얻은 수익은 1983억원. 지난해 697억원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해외 보유 매장량을 지난해 3억배럴에서 2007년 5억배럴로 늘리고, 일일 지분 원유·가스 생산량도 지난해 2만 4000배럴에서 2007년 5만배럴,2010년에는 10만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영업 이익도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A-1광구 가스전에서 20년간 매년 1000억∼1500억원의 배당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또 미얀마 A-3 광구에 대한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A-3광구는 총 면적이 6780㎢로 A-1 광구의 3배 규모다. 정부의 지원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산자부는 유전개발 펀드 등을 통해 해외유전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신규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융자 규모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국의 거짓말/제임스 로웬 지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란 E H 카의 해석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보려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만일 과거의 사실 자체가 왜곡돼 있다면 과거라는 거울속에 비쳐지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 또한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왜곡을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역사왜곡이 한반도 주변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미국 버몬트대학에서 인종관계론을 가르쳤던 제임스 로웬은 자유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사회야말로 역사왜곡의 고수임을 최근 저작 ‘미국의 거짓말’(김한영 옮김, 갑인공방 펴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말한다. 미국 전역의 역사적 현장들은 건망증을 앓고 있다고.20세기 초반 미국을 휩쓸었던 잔인한 린치와 인종폭동은 오늘날 그 현장에서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며, 영웅들에게 누가 될 수 있는 인격상의 결점도 감쪽같이 생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념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에이브러햄 링컨?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아니다. 책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남북전쟁시 남부연합의 기병대장이자 KKK단의 창시자인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다. 저자는 미국 전역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는 100군데 이상의 사적지를 돌며 기념비와 동상, 박물관, 생가, 선박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의 과거사는 결코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되고 기념되고 있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특히 인디언, 흑인, 여성, 동성애자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역사는 물론 남북전쟁에서 베트남전쟁에 이르기까지 신교도 앵글로색슨족으로 대표되는 백인 우월주의와 남성지배주의의 논리에 의해 역사를 왜곡하여 기록하고 있다. 아이다호주 앨모에 가면 대학살기념비가 있다.300여명의 백인들이 1861년 서부로 이동하던 중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을 알리는 기념비다. 그러나 나중에 결코 그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혀졌음에도, 기념비는 여전히 역사적 장소로 부각돼 있으며, 관광객들이 몰린다. 마크 트웨인은 인종과 계급 차별을 풍자한 문학대가임에도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니발에 가면 이같은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껍데기 기념물만 내세워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노예폭동의 현장에 가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렵고, 여성의 참정권과 인종 차별 폐지를 주장했던 헬렌 켈러 생가엔 그같은 사실은 없고 남부연합 깃발을 꽂아놓음으로써 오히려 그녀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고 있다. 책은 특히 부록을 통해 반드시 철거되어야 할 미국의 역사적 기념비 20개를 적시한다. 모자를 벗어 백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의 루이지애나 바통 루즈의 ‘착한 검둥이’ 동상,KKK단을 기리고 있는 애틀랜타의 스톤 마운틴 기념물,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루스벨트 동상 뒤에 서 있는 흑인들과 인디언 구조물 등이다. 상류계층의 심리적 우월감을 고취하고, 인권이나 정의의 관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을 좋고 당연한 것으로 고착화하는 이 기념물들이, 바로 지금 미국이 기리고 있는 역사적 현실이라고 꼬집고 있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美 ‘지적설계론’ 교육반영 논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보수세력이 과학에 근거한 진화론 대신 종교에 기반을 둔 ‘지적설계론’을 학교 교육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지적설계론이란 성서의 창조론 내용을 이론으로 가르치되 신이나 종교와 관련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각각 24일과 23일 사설을 통해 ▲지적설계론을 과학시간에 가르치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공립학교들이 확립된 과학이론인 진화론의 대안으로 과학이론이 아닌 지적설계론을 가르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CBS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55%가 진화론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67%는 진화론을 믿지 않았다. 또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분의1이 성경이 글자 그대로 진실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7년 미국 대법원은 루이지애나주에서 창조론을 과학 교과과정의 일부로 편입시킬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의 위스콘신, 사우스 캐롤라이나, 미시시피주 등에서는 최근 학교 위원회들이 창조론의 변형인 ‘지적설계론’을 교과과정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법원이 보수화하면 판결이 바뀔 수도 있다. dawn@seoul.co.kr
  • 귀신잡는 해병 만드는 여성조련사

    “강인한 해병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귀신 잡는 해병’을 조련하는 여성 교관들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해병대는 포항 해병대교육단 소속인 이미희(사진 오른쪽·25·사관후보 97기) 중위와 이지애(사진 왼쪽·24·부사관후보 283기) 하사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실시된 훈련과정을 모두 소화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대장·훈련 교관(DI)반 교육과정을 완벽하게 수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중위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입대한 남녀 사관후보생을 지도하는 소대장 임무를, 이 하사는 부사관 후보생들을 교육하는 훈련교관 임무를 각각 수행하게 된다. 두 사람은 4주간의 제식동작, 총검술, 침투훈련, 사격, 유격훈련 등 혹독한 훈련을 거쳐 실습평가와 천자봉 행군을 무사히 통과해 ‘해병 조련사’ 자격을 얻게 됐다. 해병 연평부대에 근무중인 이명기 원사의 딸인 이 중위는 “내가 곧 해병의 표본이라는 사명감으로 지옥훈련을 견뎌냈다.”면서 “사관후보생들을 해병 최고의 지휘관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또 해병대 첫 여성 부사관으로 임관해 첫 여성 분대장을 거쳐 이제는 첫 ‘여성 DI’라는 호칭까지 얻게된 이 하사는 “교육과정이 견디기 힘든 극한 상황의 연속이었으나 이를 악물고 견뎠다.”면서 “강인한 예비 부사관 양성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