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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혐중 정서, 혐일 앞섰다… 가장 차별 느낀 건 베트남인

    [단독] 혐중 정서, 혐일 앞섰다… 가장 차별 느낀 건 베트남인

    한국에 체류한 중국인이 느낀 혐중(嫌中) 정서가 일본인이 느낀 혐일(嫌日) 정서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중국발 미세먼지 등 보건·환경 이슈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비롯한 안보 이슈가 맞물리면서 반중 감정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서울신문 스콘랩이 17일 지식 콘텐츠 스타트업인 언더스코어와 함께 서울연구원의 ‘서울 서베이’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얻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에서 3개월(91일) 이상 체류하는 만 20세 이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차별 경험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매년 벌인다. 외국인 국적은 중국(교포 포함), 일본, 베트남, 미국·유럽, 대만, 기타 등 6개 유형으로 나눈다. 이번 분석은 10년치 서베이 결과(누적 응답자 총 2만 7557명)를 바탕으로 했다. ●日엔 역사 겨냥 차별만 표출될 뿐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최근 3년(2019~2021년)간 12.1%였다. 약 10년 전 조사(2011~2013년)에서는 5.5%였으니 6.6%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여기서 차별 경험이란 ▲거리·동네 ▲상점·음식점·은행 ▲공공기관 ▲직장 ▲집주인·공인중개업소 등 5개 장소에서 차별당한 적이 있는지 묻는 문항에 평균 3점(5점 척도) 이상을 준 응답자 비율을 뜻한다.눈에 띄는 건 중국인과 일본인이 느낀 차별 정도가 역전됐다는 점이다. 첫 3년(2011~2013년)간 일본인 중 3점 이상의 심한 차별을 경험한 응답자는 10.7%였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해 최근 3년간은 0%였다. 약한 혐오차별은 당했지만 예전처럼 극심한 차별에서는 벗어났다는 얘기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는 “한국에서 반일 감정은 보통 일본이라는 국가와 정부, 과거 역사 등을 겨냥해 표출될 뿐 일상생활에서는 잘 표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사드 등 반중 감정 치솟아 반면 중국인은 첫 3년간 2.9%만 차별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나 최근 3년간은 16.2%로 치솟았다.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사회적으로 관찰되는 반중·반일정서의 역전이 실제 외국인들이 느끼는 차별 경험 정도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언더스코어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포털사이트(네이버·다음)의 댓글 작성자 2992명을 추적 조사해 보니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중국 혐오 댓글이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증가했다. 반면 일본 혐오 댓글은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최근 3년간 베트남인 편견 심각 최근 3년간 한국에서 지내며 가장 큰 차별을 느낀 건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베트남인이었다. 이 경향성은 한국어 능력, 직업, 성별 등을 통제하더라도 유지됐다. 베트남 결혼이주 1세대인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는 “‘베트남 이주 여성들은 중개업자를 통해 들어온 사람들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등의 편견들이 겹겹이 쌓여 혐오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과 언더스코어가 분석한 내용은 이 링크(https://bit.ly/3K1i08H)를 통해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이주민·여성···중첩된 혐오 피해자 정치인 이자스민이 견딘 20년

    이주민·여성···중첩된 혐오 피해자 정치인 이자스민이 견딘 20년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5회 이주민 국회의원 1호 이자스민 인터뷰‘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끊이지 않는 혐오“2세들이 받을 상처가 가장 큰 걱정”‘임시 방패’ 차별금지법 제정해야‘내가 하는 말 차별인가?’ 조심했으면이주민이자 여성,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근 10년간 한국 사회에서 그만큼 모진 혐오와 차별을 견뎌온 사람이 또 있을까. 겹겹이 쌓인 소수자 정체성은 보수 정당에 속했던 과거에도, 진보 정당에 속한 현재도 그를 공격하는 꼬투리가 됐다. 전직 국회의원 이자스민(45) 얘기다. 그는 지난달 27일 윤석열정부의 대통령 직속 1호 위원회인 국민통합위원회의 사회·문화분과 위원으로 합류했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5회에서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혐오 피해자인 이 전 의원에게 지난 20여 년 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거듭된 혐오 앞에 좌절하기보다 약 245만 명(2022년 6월·법무부 기준)의 국내 체류 외국인과 한국 사회가 어떻게 공존할지 고민하느라 바빴다. 인터뷰는 17일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 센터에서 진행했다. 그를 내내 괴롭혀온 혐오 댓글에 대해서부터 물었다. -너무 심한 악플(악성 댓글) 탓에 국회의원 시절 블로그 댓글 창을 닫은 적이 있었지요. “저는 악플 쓰는 사람들 입장도 궁금해서 다 읽는 편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메일 한통이 왔어요. ‘의원님 활동을 응원하고 싶어 종종 블로그를 보는데 우리(이주민)를 대표하는 사람이 혐오와 비난을 당하는 게 마음 아파요. 더는 블로그를 못 볼 것 같아요’라는 내용이었죠. 이주민, 특히 그 2세들은 그런 댓글을 보며 ‘한국인들이 우리를 정말 미워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깊은 후유증을 앓게 되죠. 악플 하나가 남기는 파장이 그만큼 큽니다.” 악플은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이 국민통합위에 합류한다는 기사에도 ‘불법체류자에 혜택 주자는 여자를 왜 좋은 자리에 앉히느냐’,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는 “아마 이 인터뷰 기사에도 같은 악플이 달릴 것”이라고 했다. -왜 유독 악플이 심할까요. “이유 없는 미움이야 없을 테지요. (악플 다는 사람들도) 각자 가진 상처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해요. 다만, 예전에 한 대학생이 저를 심하게 비난하는 글을 써서 제3자로부터 신고당한 일이 있었어요. 수사 과정에서 그 학생과 통화했는데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예상 못 한 답이 돌아왔죠. ‘블로그에 다른 글을 올리면 호응이 없는데 이자스민을 욕하면 관심 받는다’고요. 한편으론 안타까웠죠.” -국내 이주민이 자신들을 다룬 뉴스의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글도 찾아보나요. “당연하죠.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처럼 언젠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미움을 안고 떠나는 게 문제죠. 한류가 외국에서 사랑받고 있지만 막상 살아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국가적 위상도 떨어집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차별받는 2세 중에는 사회를 원망하는 아이들이 있어요.”-20여 년간 이주민을 향한 혐오는 양상이 좀 달라졌나요? “여전히 어떠한 설명을 해도 사람들은 들으려 하지 않아요. 아무리 설명을 해도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왜 한국에서 그러느냐’라고만 말하죠. 어느 순간 부정적인 댓글이 대체로 ‘복붙(복사, 붙여넣기)’ 형태가 많은 거에요. 같은 사람들이 계속 여러 기사들에 읽지도 않고 똑같은 악플을 다는구나 싶었어요.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은 아닐까’하는 기대를 하기도 해요.”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며 상처받은 일은 없었나요.(이 전 의원은 아들(1996년생)과 딸(2000년생)을 둔 엄마다.) “잘못된 배려가 상처가 되기도 했어요. 제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개학식에 갔는데 선생님이 출석 부르면서 ‘얘는 다문화 가정이니까 잘 지내라’라고 했대요. 그 말을 듣고는 친구들이 오히려 놀리더래요. 딸이 나중에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 좀 그냥 내버려두라고 선생님한테 말해줘’라고. 제 아들에게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유로 주말마다 경복궁 체험 등 역사 공부를 과하게 시키려고 했어요. 정말 필요한 도움인지 고민 없이 ‘다문화’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있는 거죠.” 그는 2012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주민 출신의 최초 국회의원. 보수정당의 깜짝 공천에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그때뿐이었다. 4년간의 의정 활동 내내 보수와 진보 구분없이 그를 냉대했다. 행동과 발언이 움츠러들었다. 지나고 보니 ‘조금 더 적극적이었어야 했나?’ 싶었다. 2019년 11월, 이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에 입당한다. -정치와 거리를 두다가 정의당에 입당했는데요.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이 된 건 당시 새누리당 빼고는 먼저 제의한 당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이주민 이슈는 당과 무관해요. 모든 당에 이주민 정치인이 있어야 합니다. 이주민 정책에 관심 있는 정치인은 없어요. 힘들고, 표가 안되니까요. 정의당이 소수자 문제에 강한 당이지만 (제가 입당하기 전) 이주민위원회도, 이주민을 위한 정책도 없었어요.”-정의당에 입당하자마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차별금지법은 임시방패 같은 거예요. 이 법이 생기면 누구나 ‘내가 하는 말이 차별인가?’하고 더 조심하게 되죠. 한국은 특히 외국인이나 성소수자에게 배타적이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놀랐던 말이 ‘여기는 게이가 없어’였어요. 말이 되나요?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지만 모든 사람의 성적 정체성을 존중해요. 외국을 보면 성소수자가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고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합니다. 각자 가진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게 국가의 의무죠.”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외국인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이민청’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진보 세력 모두 이 계획을 환영했다. 이민청 설립은 이 전 의원이 이미 6년 전 제안했던 정책이다. 그는 국민통합위에서 다문화·이주민 통합 방안을 모색한다. -국민통합위에 참여했는데 목표가 있나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주민 정책이 달라져요. 장기 계획을 갖고 체계적 정책을 세우기 어렵죠. 우리 사회는 이미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 조만간 인력 부족을 겪게 될 겁니다. 특히, 박사급 인력은 많은데 수출기업 공장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죠. 이 문제의 답이 이주민에게 있어요. 정부는 ‘어떤 이주민을, 얼마나, 어떻게 데려와 어떤 일을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만 고민하면 돼요. 법무부가 이민청 설립을 하겠다고 해서 기대되는데 제 생각을 잘 전하려고 해요.” 이 전 의원은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며 인터뷰 끝에 가해자가 중국 동포인 범죄 기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언론은 가해자가 중국 동포일 때 꼭 제목에 ‘조선족 출신’을 붙이더라고요. 그 자체가 ‘우리’와 ‘남’을 나누는 거잖아요. 이런 관례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스콘랩
  • 차비 마련하려 달랑 30달러에 친딸 팔려던 비정한 엄마 쇠고랑

    차비 마련하려 달랑 30달러에 친딸 팔려던 비정한 엄마 쇠고랑

    차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린 딸을 팔아넘기려 한 비정한 여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경찰은 해외로 나가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8개월 된 딸을 팔려던 27세 여성을 13일(현지시간) 긴급체포했다.  베네수엘라 동부 모나가스에 사는 이 여성은 딸을 팔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광고를 내고 살 사람을 물색 중이었다.  경찰은 "아이를 판다는 광고를 본 사람들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했다"며 "추적 끝에 용의자를 잡고 보니 팔겠다는 여자아이의 친모였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여자에겐 팔려고 한 딸을 포함해 모두 5명의 자식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양육할 형편이 안 돼 여자의 부모와 조모가 아이들을 맡아 키우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도 열심히 일을 찾아 자식들을 키워내는 부모가 많지만 여자는 달랐다. 여자는 가난을 탈출하는 길은 해외 이주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여자가 자식들을 모두 버리고 떠나기로 작정한 곳은 이웃나라 페루였다. 육로로 연결돼 있는 국가라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떠날 수 있는 이민 길이었지만 여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자는 고속버스를 타고 페루와 인접한 곳까지 접근한 뒤 국경을 넘기로 하고 차비를 알아봤다. 페루까지 가려면 최소한 30달러(약 3만 9000원)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차비를 마련한 길이 없던 여자는 5남매 자식 중 막내인 8개월 된 딸을 팔기로 했다. 소셜 미디어에 광고를 올리면서 그는 딸을 넘겨주는 대가로 단돈 30달러를 요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자는 여섯째를 임신 중이다.   경찰 관계자 "다섯을 키우는 것도 어려운데 여섯째 아이가 생기자 여자가 나쁜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사정이 딱하기도 하지만 푼돈에 친딸을 팔려고 한 걸 보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는 양육권을 잃게 될지 모른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구출한 여자의 딸을 모처에서 보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에게 외할아버지와 할머니, 증조할머니가 계시지만 당국이 보호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 아이를 넘겨주지 않고 보호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가 법의 심판을 받으면서 양육권을 박탈당할지 모른다"며 "이렇게 되면 여자의 다른 아이들도 시설에서 보호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크림반도 연쇄폭발로 민간인 대피…“떠나고 싶지않다”며 눈물도

    크림반도 연쇄폭발로 민간인 대피…“떠나고 싶지않다”며 눈물도

    러시아가 8년째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대규모 연쇄폭발이 일어나자 러시아인들이 대규모 피난길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보즈레바텔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크림반도 사키 공군기지에서 연쇄폭발이 일어나자 크림반도를 나가기 위한 러시아 민간인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이번 폭발로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으며 러시아 전투기 10여 대가 파괴됐다. 러시아 당국은 인근 노보페도리브카 등 폭발 주변 5㎞ 지역을 차단하는 등 대피령도 내렸다.크림반도 곳곳에서는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많은 러시아 민간인은 수십 ㎞가 넘는 차량 행렬 속에서 초조란 모습으로 한시라도 빨리 크림반도를 벗어나길 기다렸다.크림반도를 떠나는 러시아 피난민의 심경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한 러시아 여성은 “이제야 크림반도에 사는 게 익숙해졌는데, 정든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 집처럼 모든 것이 매우 포근했던 곳”이라며 카메라를 보고 울먹였다. 휴가철 러시아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도 “전쟁 때문에 휴가를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애초 자기 땅이던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인들은 ‘황당하고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해당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이제 러시아인도 지금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까?”라고 되물었다. 우크라이나 방송인 아나톨리 아나톨리치도 “러시아인들은 현재 양국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림반도의 인구는 2014년 강제 합병 이후 빠르게 변했다. 친러시아 정권 아래에서 위협과 열악한 처우를 받던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과 크림 타타르인은 크림반도를 떠났다. 러시아 시민권을 얻지 않으면 외국인으로 분류돼 엄격한 이민법 적용을 받는다. 1년에 180일 이상 체류할 수 없고 체류 기간을 넘기면 강제 추방된다. 반면 러시아군이 크림반도 흑해 함대 본부를 설치한 뒤 크림반도로 이주해온 러시아인 수는 크게 늘었다.이런 가운데 크림반도 연쇄폭발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러시아는 화재 사고라고 발표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반대하는 저항군의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단독]여성엔 화풀이, 다문화엔 욕설… 공포·편견에 쫓겨 신고도 못한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단독]여성엔 화풀이, 다문화엔 욕설… 공포·편견에 쫓겨 신고도 못한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혐오는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와 같다. 마음속에 잠복해 있다가 경제 위기나 전염병 유행, 사회 불만 등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원망할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 감정은 그렇게 모욕이나 명예훼손, 폭행, 협박 등의 범죄로 이어진다.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마음을 뚫고 나와 형사 처벌을 받는 수준의 언어나 물리적 폭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의 방역망을 제때 구축하지 않으면 관련 범죄가 더 늘어나고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에서는 최근 2년간 발생한 국내 혐오(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누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살펴봤다. 2020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남 창원시의 성산·의창구 일대 여성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성만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 음란행위 등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A(33)씨였다. 그는 2020년 8월 전혀 모르는 여성 4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이듬해 2월에는 길을 걷던 여성들에게 커피가 든 플라스틱 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다. 3월에는 거리를 지나는 여성 앞에서 자위 행위를 했다. 피해 여성은 모두 23명이나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외에도 젊은 여성을 상대로 폭행·상해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받았다”면서 “여성에 대한 주관적 혐오나 적대감을 핑계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반복적 범행을 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처럼 혐오 가해자는 사회적 입지가 취약하거나 물리적 힘이 약한 이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는다. 종종 전문가들조차 묻지마 범죄와 혐오범죄를 같은 현상처럼 생각하지만 결이 다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범행 동기지만, 묻지마 범죄는 사회를 향한 분노가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보복형’ ‘사명감형’ 10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8월 현재까지 법원 판결문과 언론 보도 등에서 찾아낸 혐오범죄 24건의 피해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진 가해자들로부터 피해를 당했는지 분석했다. 우선 여성 피해자의 경우 남성 가해자의 보복 심리가 범행 원인이었던 사례가 많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 대상이 됐다. 2021년 6월 발생한 서울 성북구 여성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인 B씨는 그해 5월 여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여성에 대한 증오가 쌓였다. ‘아무 여성에게나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2주 뒤 전혀 모르는 20대 여성을 쫓아가 목을 조르며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간 뒤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얼굴도 수차례 때렸다. 2020년 10월 18일 새벽, 경남 김해에서는 남성 C씨가 여성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2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이후 넘어진 피해자에게 “괜찮으시냐. 병원에 데려다주겠다”며 다가가 수차례 때렸다. C씨는 같은 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또 다른 20대 여성의 목을 감싼 뒤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잘못된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범죄 피해를 주로 당했다. 이 가해자들은 ‘확신범’으로 외국에서는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본다. 2021년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벽보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해자 D씨는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공약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범행을 정당화했다. 종교적 신념에 기대어 다른 종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한 범죄도 있었다. 2020년 8월 경기 남양주의 사찰 수진사 종각에 불을 지른 기독교 전도사 E씨는 범행 도중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는 법정에서 복음(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하나님이 불을 지르라고 하면 또 지를 것”이라고 했다. E씨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은 주로 가해자의 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범죄 표적이 된다. 홍 교수는 “혐오가 가장 불붙기 쉬운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 대상 탓에 자신의 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이주민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아붙인 일이 있었다.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혐오한 사례다. 2020년 10월 김모씨가 겪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한밤에 남편과 편의점 앞을 지나던 중 “야, 코로나!”라는 모욕적 발언을 들었다. 그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였다. 남편이 가해자인 50대 남성 2명에게 항의하자 가해자들은 “이런 싸가지들, 얘들 불법체류자 아냐?”라며 재차 멸시했다. 가해 남성들은 모욕죄로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국내 혐오범죄는 암수범죄 많아 혐오범죄는 특성상 암수범죄(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사건)가 많다. 실제 사건 수는 판결문이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형편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이주민은 말이 통하지 않아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고를 포기하기도 한다. 성소수자도 자신의 성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범죄 피해를 당했음에도 경찰서를 찾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현서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변호사는 “이주민이 모멸적 발언을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해도 상대의 표정 등으로 자신이 혐오받고 있음을 느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내 수사·사법 기관은 매년 혐오범죄가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수사 때 혐오가 범죄 동기로 작용했는지 조사할 의무도 없다. 2016년 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발의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종교 단체가 “통계 수집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서다. 반면 혐오범죄의 위험성을 인지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 동기를 파악해 통계화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통계청 등 두 기관이 혐오범죄 통계를 수집한다. 또 비영리단체인 ‘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아시아인 혐오범죄의 실태를 파악했는데, 2년간(2020년 3월~2022년 3월) 1만 1467건에 달했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법 집행 기관이 혐오범죄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코로나19 혐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했다. 우리 경찰청도 올해 여성 대상 폭력을 위주로 범죄 통계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동기에 혐오를 포함시키는 안은 빠졌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혐오범죄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특히 혐오범죄는 다른 범죄와 비교해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집단에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끼지 못하기에 가해자의 폭력성이 더 크게 터져 나온다”면서 “외국에서는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함께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많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외국처럼 집단 간 갈등이 매우 커지고 있기에 혐오범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단독]여친과 이별 후 여성에 증오심…모르는 여성의 뒤를 쫓았다

    [단독]여친과 이별 후 여성에 증오심…모르는 여성의 뒤를 쫓았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 스콘랩, 최근 2년간 혐오범죄 분석통계에 안 잡힌 혐오범죄 최소 24건“코로나19 기점으로 혐오범죄 증가”여성은 ‘보복형’ 혐오범죄 피해 많아성소수자는 ‘사명감형’ 가해자에 피해이주민은 ‘한국사람 안전 침해한다’ 혐오통계 없는 혐오범죄…대책 마련도 깜깜혐오는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와 같다. 마음 속에 잠복해있다가 경제 위기나 전염병 유행, 사회 불만 등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원망할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감정은 그렇게 모욕이나 명예훼손, 폭행, 협박 등 범죄로 이어진다.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마음을 뚫고 나와 형사처벌 받는 수준의 언어나 물리적 폭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의 방역망을 제때 치지 않으면 관련 범죄가 더 늘어나고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에서는 최근 2년간 발생한 국내 혐오(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누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살펴봤다. 2020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남 창원시의 성산·의창구 일대 여성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성만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 음란행위 등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A(33)씨였다. 그는 2020년 8월 전혀 모르는 여성 4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이듬해 2월에는 길을 걷던 여성들에게 커피가 든 플라스틱 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다. 3월에는 거리를 지나는 여성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다. 피해여성은 모두 23명이나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외에도 젊은 여성을 상대로 폭행·상해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받았었다”면서 “여성에 대한 주관적 혐오나 적대감을 핑계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반복적인 범행을 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처럼 혐오 가해자는 사회적 입지가 취약하거나 물리적 힘이 약한 이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다. 간혹 전문가들조차 묻지마 범죄와 혐오 범죄를 같은 현상처럼 생각하지만 결이 다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범행 동기지만, 묻지마 범죄는 사회 등에 대한 분노가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여성 2명 차로 받은 뒤 “괜찮냐”며 폭행…성소수자에는 ‘확신범’에 피해 10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법원 판결문(1심 기준)과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다양한 키워드로 분석해 2020년 1월~2022년 8월 현재까지 국내에서 최소 24건의 혐오 범죄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혐오가 범행을 저지른 일부 원인인 사건은 훨씬 많았다. 하지만, 엄밀성을 기하기 위해 피해자의 소속 집단이나 정체성을 향한 뚜렷한 혐오감이 범행 동기였을 때만 혐오범죄로 봤다. 실제로는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우리 수사·사법기관은 혐오 범죄를 따로 분류해 통계로 잡지 않는다. 따라서 통계만 보면 국내 혐오범죄는 0건인 셈이다. 혐오범죄 여부를 수사단계 때부터 철저히 확인해 관리하는 미국, 영국 등과는 다르다. 판결문 등을 바탕으로 혐오범죄 24건의 피해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진 가해자에게 범행당했는지 분석했다. 우선 여성은 남성 가해자의 보복심리 탓에 피해당한 사례가 많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 대상이 됐다. 2021년 6월 발생한 서울 성북구 여성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인 B씨는 그해 5월 여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여성에 대한 증오가 쌓였다. ‘아무 여성에게나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2주 뒤 전혀 모르는 20대 여성을 200m가량 쫓아가 목을 조르며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가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얼굴도 수차례 때렸다. 2020년 10월 18일 새벽, 경남 김해에서는 남성 C씨가 여성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2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이후 넘어진 피해자에게 “괜찮으시냐.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며 다가가 수차례 때렸다. C씨는 같은 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의 목을 감싼 뒤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잘못된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범죄 피해를 주로 당했다. 이 가해자들은 ‘확신범’으로 외국에서는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본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벽보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붙잡힌 가해자 D씨는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공약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범행을 정당화했다.종교적 신념에 기대어 다른 종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한 범죄도 있었다. 2020년 8월 남양주의 사찰인 수진사 종각에 불을 지른 기독교 전도사 E씨는 범행 도중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는 법정에서 복음(기독교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하나님이 불을 지르라고 하면 또 지를 것”이라고 했다. E씨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은 주로 가해자의 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혐오범죄의 표적이 된다. 홍 교수는 “혐오가 가장 불붙기 쉬운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 대상 탓에 자신의 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이주민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아붙인 일이 있었는데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혐오한 사례다. 2020년 10월 27일 김모씨가 겪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한밤에 남편과 편의점 앞을 지나던 중 “야, 코로나!”라는 모욕적 발언을 들었다. 그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였다. 남편이 가해자인 50대 남성 2명에게 항의하자 가해자들은 “이런 싸가지들, 국내인들 상대로 태클 거는 족(속). 얘들 불법체류자 아냐?”라며 재차 멸시했다. 가해 남성들은 모욕죄로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암수범죄 많은 혐오범죄…통계 없어 수사·사법당국도 실정 몰라 혐오범죄는 특성상 암수범죄(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인지 못한 사건)가 많다. 실제 사건 수는 판결문이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형편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이주민은 말이 통하지 않아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고를 포기하기도 한다. 성소수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범죄 피해를 당했음에도 경찰서를 찾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현서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변호사는 “이주민이 모멸적 발언을 정확히 알아 듣지는 못해도 상대 표정 등으로 자신이 혐오받고 있음을 느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또, 소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혐오 탓에 벌어진 ‘사회적 타살’이 적지 않다. 반복된 혐오는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2018년 9월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이후 일부 참가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등 심각한 영향을 받은 사실이 보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축제에서는 동성애 반대 단체가 퀴어 행진을 막으며 깃발을 잡아당겨 빼앗는 등 방해했다. 이승현 연세대 법학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당시 반대 집회 측이 만든 좁은 길 사이로 통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축제 참가자들은 심한 모욕감과 공포감을 느꼈다”면서 “외국처럼 살인 등 극단적 혐오범죄는 비교적 적어보이는데 지속적 괴롭힘으로 성소수자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은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내 수사·사법 기관은 매년 혐오범죄가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수사 때 혐오가 범죄 동기가 됐는지 조사할 의무도 없다. 2016년 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발의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종교 단체가 “통계 수집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서다. ●“통계 관리부터 시작해야 적절한 피해자 대책 마련할 수 있어” 반면, 혐오범죄의 위험성을 인지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사 단계부터 범행 동기를 파악해 통계화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통계청 등 두 기관이 혐오 범죄 통계를 수집한다. 또, 비영리단체인 ‘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실태를 파악했는데 2년 간(2020년 3월~2022년 3월) 1만 1467건에 달했다. 이런 통계 등을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법 집행기관이 혐오범죄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코로나 혐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했다. 우리 경찰청도 올해 여성 대상 폭력을 위주로 범죄통계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동기에서 혐오를 포함시키는 안은 빠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미국은 FBI 등이 혐오 통계를 집계해야 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고 혐오 개념도 잘 정립돼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 걸 혐오범죄로 볼지 조차 합의되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혐오범죄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특히 혐오범죄는 타 범죄와 비교해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번 겪으면 피해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가해자의 폭력성이 더 크게 터져나온다”면서 “외국에서는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함께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많아 피해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 관리부터 시작해야 혐오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 상담 등 적합한 피해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스콘랩
  • 대구도시철도, 취약계층 법무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대구도시철도, 취약계층 법무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수성구가족센터가 사회취약계층 법무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으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수성구 가족센터의 운영에 관한 사항, 이주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등 형사사건 발생 시 송무업무 지원,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폭력, 모욕 행위 등에 대한 법률조력, 다문화 가정 구성원의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노동사건에 대한 상담을 제공한다. 법률상담은 전화(053-640-2726~8)와 E-mail (law@dtro.or.kr)로 상담신청 받고 있다. 양 기관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지역의 올바른 가족문화 정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ESG 경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아이수루 의원, ‘서울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발의

    아이수루 의원, ‘서울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발의

    서울시가 시행 중인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70만원 지원사업’ 이 외국인 임산부에게도 확대될 길이 열렸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아이수루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비례)은 지난 8일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외국인 임산부에게도 교통비를 지원토록 하는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 했다.  지난 4월 오세훈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시작된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은 임신한 여성과 출산 직후 여성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저출생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시작된 서울시의 주요 정책이지만 최근 본 정책의 지원 기준에 외국인 임산부가 제외되었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 조례」에 따르면 임산부 교통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신청일 기준 6개월 이상 서울시에 계속해서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임산부와 신청일 현재 임신중이거나 출산 후 3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임산부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아이수루 의원은 “결혼한 이주여성 등 외국인 임산부도 주민세와 지방세 등 납세의 의무를 이행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아 교통비 지원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외국인 임산부에게도 교통비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열고자 한다”고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의 개정 사유를 밝혔다. 아이수루 의원은 “앞으로도 서울시 곳곳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이주여성 및 다문화 가정 차별 행정 문제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지역과 상생… 학생 행복한 대학 만들 것” [로컬人 포커스]

    “지역과 상생… 학생 행복한 대학 만들 것” [로컬人 포커스]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이주희 동신대 총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과 상생하는 공유 대학, 구성원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대학을 만들어 ‘강한 지방대학’으로 도약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학생 행복’이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장은 “대학의 책무는 학생들이 성장하고 취업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등록금, 취업 걱정 없이 배움의 즐거움과 대학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고, 졸업 후 좋은 직업과 직장을 갖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동신대는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공부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 디그리’(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단기 학위) 교육 과정을 도입하고 이론보다 실천을 중심에 둔 교육을 통해 ‘잘 가르치는 대학’, ‘취업에 강한 대학’이라는 장점을 키워 나갈 방침이다. 실제로 동신대는 올해 교육부의 대학알리미 정보공시 기준 취업률이 65.2%로 졸업생 1000명 이상 광주·전남 일반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1위다. 이 총장은 지역과 상생하는 공유 대학을 만들기 위해 ▲한의학연구, 바이오센터, 국가지원사업, 특성화 연구를 통해 지역 산업 발전 적극 지원 ▲대학의 인적·물적 인프라 지역 사회와 공유 ▲지역민의 특성과 사회 수요를 충족시키는 평생 교육 프로그램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총장은 “구성원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총장과 대학이 되겠다”며 “변화의 파고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지방대학의 위기를 돌파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에서 교육심리학 학사와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총장은 핀란드 헬싱키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1997년 동신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임용돼 기획협력처장, 국책사업총괄관리본부장, 교학부총장을 지냈으며 지난 7월 15일 제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교육부 정책연구심의위원회 위원과 전남도 노사민정협의회·일자리정책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심리학회 산하 여성심리학회 이사,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이사직을 맡고 있다.
  • [문화마당] 날씨의 문학, 문학의 날씨/손택수 시인·노작홍사용문학관장

    [문화마당] 날씨의 문학, 문학의 날씨/손택수 시인·노작홍사용문학관장

    기상정보에는 이야기가 없다. 이야기는 관계가 맺어질 때 태어난다. 관계란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사물들이 우연한 나열을 벗어나 친숙한 대화의 망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제비가 낮게 나는 걸 보니 비가 올려나 보다. 제비가 낮게 날면 새끼들에게 제 살을 먹이로 다 내어주고 빗물에 떠내려가는 어미 고동의 껍질을 볼 수 있단다. 우리 집으로 치면, 사립문으로 들어온 바람이 뒤란으로 빠져나가서 삼인산 쪽으로 휭허니 불어가면 비구름이 몰려온다는 뜻이지.’ 유년시절 나의 기상캐스터는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의 기상위성은 제비와 논고동과 당신의 몸이 확장된 집이었다. 마당귀를 흔들고 가는 미미한 바람결에서도 기상의 변화를 읽는 농경사회의 날씨 감각 속엔 현대인이 넘보기 힘든 우주 자연과의 교감 능력이 있다. 거기엔 무엇보다 자신이 뿌리내린 장소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와 함께 생의 구체적 실감과 직관이 돋보인다. 아마도 어린 나는 논고동 껍질을 보며 막연하게나마 대지와 인간의 관계를 모계의 질서와 같은 선상에서 유비하며 성장기를 보냈을 것이다. 농부의 아들이었으나 도회로 온 아버지의 기상캐스터는 중후한 정장 차림의 남성이었다. ‘새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라는 계몽의 주술이 전국 방방곡곡 가가호호에 울려 퍼지는 9시 뉴스 뒤의 예보까지 자장가처럼 듣고 난 뒤에야 우리 부자는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점성술 시대를 물리친 과학과 이성에 바탕한 강력한 권위를 따라 도시 이주민이 된 뒤에도 가끔씩 아버지는 제비를 그리워했다. 농사와 전혀 무관한 삶을 살면서도 날이 가물거나 장마가 올 땐 좀처럼 근심을 내려놓질 못했다. 아버지의 날씨엔 고향을 지키는 가족들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묻어 있는 것이었다. 뉴스는 보지 않아도 일기예보를 보는 건 삼대를 이어 온 가계의 전통이 되었다. 이제 나의 기상캐스터는 날마다 패션을 바꾸는 여성이다. 신화 속 세이렌의 노래에 홀린 듯 구름처럼 천변만화하는 패션에 감탄하면서 나는 새로 나온 기상보험 상품을 꼼꼼히 뜯어보기도 한다. 그사이, ‘내일은 비가 오겠습니다’란 확정적 정보는 ‘내일은 비가 올 확률이 몇 퍼센트입니다’로 바뀌었다. 권위를 버린 대신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일기예보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겸손한 고백 같기도 하고, 확률 너머의 미지에 대한 불안 같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묻는 말도 취침 전 관심사도 틀림없는 날씨인데 하늘 한 번 쳐다본 적이 없이 하루가 간다. 날씨 인사 없인 말을 틀수가 없으니 내 사회성의 9할 역시 날씨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해야겠건만 계절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잊고 산다. 할아버지의 논고동은 노트북 자판의 @에 지나지 않아 수없이 자판 위의 논고동을 두드리며 헛도는 관계들만 맴돌다 지친다. 일출의 전조로서 일몰을 바라보는 농부와 어부와 염부들의 간절한 시선과 도시 생활자의 시선이 어찌 같을 수 있겠나 변명을 하면서도 아쉬운 건 이 행성과 나의 관계가 점점 더 추상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날씨는 이제 ‘계절의 시대’에서 ‘일기예보의 시대’로, ‘기후변화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점점 더 기상정보의 가치가 중시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정보만 있는 일기예보에 시구나 소설의 배경 묘사에서 따온 대목을 함께 소개해 보면 어떨까. 수많은 고전들이 머리를 스친다. 날씨의 문학이 펼쳐질 법하다. 아니, 문학의 날씨라고 해도 좋겠다.
  • 여친에 ‘아름답다’ 말한 노점상 때려죽인 男…“보고만 있었다” 伊 분노

    여친에 ‘아름답다’ 말한 노점상 때려죽인 男…“보고만 있었다” 伊 분노

    한 이탈리아 남성이 ‘여자친구가 아름답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나이지리아 출신의 이주민 노점상을 폭행해 사망케 한 사건이 알려지며 이탈리아가 분노에 잠겼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외신은 나이지리아 상인 알리카 오고르추크우(39)를 살해하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이탈리아 남성 필립보 팔라초(32)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대낮의 길거리에서 상인을 폭행하는 장면은 많은 목격자에 의해 촬영됐고 이 영상은 SNS상으로 퍼져나갔다. 구경꾼들은 촬영만 했을 뿐 아무도 나서서 말리지 않았고, 폭행 당한 남성은 결국 숨졌다. 경찰은 팔라초가 물건을 팔던 노점상의 목발을 잡아 넘어뜨린 뒤 그를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에는 가해자가 길에서 피해자를 몸으로 눌러 제압한 뒤 손으로 마구 때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마르케주 마체라타에서 이민자 협회를 운영하는 다니엘 아만자는 피해자 오고르추크우가 두 자녀를 둔 아빠라고 밝혔다. 그는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일에 매달렸다고 아만자는 설명했다.아만자는 오고르추크우가 가해 남성과 함께 있는 여성에게 “아름답네요”라고 말했다가 격분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처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그들은 멈추라고 말하면서 촬영만 했을 뿐 아무도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비극적”이라고 개탄했다. 경찰은 길거리 카메라를 이용해 가해자 팔라초의 동선을 추적했고 그는 살인 및 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이탈리아판 ‘조지 플로이드’ 사건”…분노한 시민들 시위 이 사건이 알려지자 피해자의 아내를 비롯한 현지의 나이지리아 공동체와 이 사건에 분노한 이탈리아인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서는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언급됐다. 이는 2020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이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흑인 플로이드를 사망케 한 사건으로, 이후 미국에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구호로 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치비타노바 마르케 시장 파브리치오 치아라피카는 나이지리아 공동체와 만나 “해당 범죄뿐 아니라 폭행을 목격한 사람들의 무관심도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정치인들도 소속 정당의 이민자 정책에 대한 입장과 무관하게 백인 남성이 나이지리아 출신 상인을 사망하게 만든 사건에 대해 입을 모아 규탄하고 있다. 이민 정책에 포용적인 좌파 민주당 대표 엔리코 레타는 트위터를 통해 “알리카 오고르추쿠의 살인 사건은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전대미문의 잔인함. 광범위한 무관심. 여기에는 명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고,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우파 지도자 마테오 살비지 역시 “안전에는 색깔이 없다”며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 [씨줄날줄] 임산부 국적 차별/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임산부 국적 차별/문소영 논설위원

    임신은 축복이라지만,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본의 아니게 사회적 약자로서의 불편한 체험도 한다. 이런 임산부의 문제를 인식한 서울시가 7월 1일부터 임산부 1인당 7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공약 중 하나로 임신한 여성과 출산 후 3개월 된 여성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 저출생 문제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려는 의도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3월 ‘출산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과 4월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사업 추진의 기반이 마련됐다. 일종의 바우처로,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카드사가 발급한 임산부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포인트로 지급된다. 지하철, 버스,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의 기름값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을 ‘6개월 이상 계속해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임산부’로 한정해 외국인들을 배제했다는 점이다. 결혼이주자 중에는 주민등록을 하지 않은 외국인이 적지 않다. 주민등록을 하려면 한국인으로 귀화해야 하는데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결혼 후 2년이 지나고 나서 귀화를 신청하면 심사 기간도 최대 18개월이 걸린다. 3000만원 이상의 금융자산 및 부동산을 갖고 있어야 하고, 한국어능력시험이나 사회통합 관련 시험 등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은 ‘서울시 6개월 이상 거주’란 조건은 외국인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법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해당 규정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에서는 지방정부가 지원할 때 외국인과 내국인을 나누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그랬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으나 자칫 외국인을 차별하는 행정이라는 지탄을 받을 수 있다. 다행히 서울시는 다문화 가정이 누락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호정 서울시의원과 함께 8월 19일 임시회 통과를 목표로 조례 개정안을 협의하고 있다. 개정법의 효력도 7월 1일로 소급할 계획이라고 서울시 고위 관계자가 어제 밝혔다. 코로나 재난지원금도 결혼이주자들이 외국인으로 분류돼 받지 못하면서 선진국답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책 설계 단계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포용이 필요하다.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회>혐오 택한 정의의 사도들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 스콘랩은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소속 집단 지키려 소수자 밀어내 애착 클수록 이주민에게 부정적 제한된 공감력… 외집단엔 무관심  “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2. 비뚤어진 자기확신 내 견해에 도움되면 거짓도 믿어 부정적 고정관념·혐오 고리 굳혀 “거부할 권리도 존중돼야” 정당화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성소수자 만나본 이들 혐오 낮아 남성 나이들수록 성차별 완화돼  “만나서 다양한 가치 알아야 이해”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1회> 1000명 인식조사 등으로 본 ‘혐오의 원인’소속 집단 애착 클수록 ‘타인 혐오’ 가능성“나는 안 틀려” 삐뚫어진 자기 확신도 문제타인 만나 ‘공감 반경’ 넓혀야 혐오 줄어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이 돼 버린 혐오 이야기를 담은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연재를 시작한다. 첫회에서는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1> 내가 속한 집단만 향하는 공감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2> “내 생각은 틀리지 않는다”는 자기 확신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3> 만나야 풀린다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日전범 위패 모셔온 30대 중국女...생방송으로 공개 심문 당해

    日전범 위패 모셔온 30대 중국女...생방송으로 공개 심문 당해

    일전쟁 당시 난징대학상의 주범인 일본군 전범들의 위패를 봉안해온 난징 사찰이 공개돼 논란이 된 지 사흘만에 위패 봉안자로 지목된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올해 32세의 중국인 여성 우야핑은 25일 오전 경찰에 붙잡혀 형사구류된 상태에서 공개 심문을 받았다. 우 씨에 대한 심문 과정은 이날 오전 중국 관영매체들을 통해 중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송출됐다.  푸젠성 출신의 우 씨는 지난 2000년 난징으로 이주한 이후 2009년 베이징의 한 의학대학에 입학, 2013년부터 난징의 모 종합병원에서 약 6년간 간호사로 근무했다. 하지만 2019년 9월 돌연 병원에서 퇴직한 그는 인근 우타이산의 한 사찰로 거처를 옮겨 사찰 생활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난징의 쉬안짱(현장·玄奘)사에 난징대학살의 주범인 마쓰이 이와네 등 일본 전범 4명의 위패를 봉안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우 씨는 2013년 대학 졸업 후 난징으로 돌아온 직후,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 전범들의 만행을 알게 됐고 그로 인해 심한 정신적 충격과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3월에는 심각한 불면증과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세 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진정제를 복용한 후에야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당시 건강 상태에 대해 우 씨는 “난징으로 돌아온 후 집 안에 앉아 있을 때면 줄곧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면서 “공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해탈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후 그는 2017년 12월 18일 사찰 쉬안짱사를 찾아 일본군 A급 전범인 마쓰이 이와네 등 일본 전범 4명의 위패를 봉안했다. 사찰이 요구한 위패 봉안료는 매년 100위안(약 1만 9300원)이었으나, 우 씨는 2018~2022년까지 총 5년간 위패 봉안료로 총 3000위안(약 58만 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그의 행각은 지난 2월 한 여성 신도가 쉬안짱사를 찾았다가 일본군 전범 위패가 있는 것을 발견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했던 관할 경찰서는 우 씨가 제3자에게 사주를 받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다는 점에서 그의 개인적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그의 행위로 인해 민족 감정이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사회적 악영향이 심각했다는 점 등을 들어 형사 구류한 상태로 추가 심문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난징시 종교사무관리부처는 종교사무조례에 따라 위패가 발견된 이후에도 사실을 줄곧 은폐해왔던 쉬안짱사 주요 책임자의 직무를 해임,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 “인신매매 방지 미흡”… 한국, 20년 만에 2등급으로

    “인신매매 방지 미흡”… 한국, 20년 만에 2등급으로

    “이주 노동·탈북자 등 성매매 노출”외교부 “근절 노력”… 北中 최하위전 세계 196개국 정부의 인신매매 근절 노력을 평가하는 미국의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20년 만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자국과 콜롬비아 등 30개국을 ‘1등급’으로, 한국·일본·이라크 등 103개국을 ‘2등급’으로, 홍콩·에티오피아 등 36개국을 ‘경계가 필요한 2등급’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20년째 최악의 인신매매국인 ‘3등급’으로 분류됐다. 여기에는 중국·러시아·아프가니스탄·미얀마·이란 등 총 24개국이 포함됐다. 평가 기간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다. 국무부는 한국에 대해 전년에 비해 인신매매 관련 기소가 줄었고, 외국인 인신매매에 대한 장기적 대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필리핀 등 아시아 여성들이 인신매매범의 거짓 취업소개로 입국했다가 “클럽에서 일하거나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도 성매매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가 농촌 총각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을 장려했지만 이들 여성 중 일부도 “성매매 및 가사 노동에 착취당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 “신체 또는 지적 장애가 있는 일부 한국 남성이 어선, 염전 등에서 일하도록 강요받았다”며 소위 ‘염전 노예 사건’과 하루 18시간씩 일하는 어업이주노동자 문제도 지적했다. 인신매매범에 대한 처벌도 미흡했다고 명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향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인신매매 예방 및 근절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면서도 “우리나라의 인신매매 방지 노력이 약화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무부가 전년 대비 개선 여부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제정된 인신매매방지법이 내년 1월 발효되면 1등급으로 재상향될 거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 인디애나주 총기 난사범 사살해 추가 피해 막은 ‘착한 사마리아인’

    인디애나주 총기 난사범 사살해 추가 피해 막은 ‘착한 사마리아인’

    미국 인디애나주 세이무어에 사는 엘리시샤 디켄(Elisjsha Dicken, 22)은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일요일 오후에 주도 인디애나폴리스 외곽의 그린우드 파크몰을 여자친구와 함께 찾았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6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었다. 갑자기 푸드코트에서 총성이 울렸다. 오후 4시 54분쯤 백팩을 메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한 시간 2분 뒤 라이플 소총을 들고 나온 조너선 더글러스 사피어먼(20)이 2분 동안 무려 24발의 총알을 사방에 뿌려댔다. 빅터 고메스(30), 페드로 피네다(56)와 그의 부인 로사 미리안 리베라 드 피네다(37)가 목숨을 잃었다. 열두 살 소녀를 포함해 두 사람이 다쳤다. 범인을 제외한 사상자 5명 가운데 페드로만 빼고 모두 여성이었다. 마침 디켄에게는 얼마 전 합법적으로 소지할 수 있는 면허와 함께 구입한 권총이 있었다. 사피어먼은 무슨 이유에선지 화장실로 다시 들어가려고 했고, 디켄의 권총이 불을 뿜었다. 사피어먼과의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권총으로는 정확한 조준이 어려웠다. 하지만 경찰이나 군대 경험이 전혀 없던 그는 굉장히 침착했다. 그는 자신이 사피어먼을 맞혔다며 몰 경비원에게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말했다. 경찰은 권총을 들고 있는 그에게 수갑을 채웠다. 경찰 본부로 데려가 그곳에서 심문을 했다. 폐쇄회로 카메라의 동영상을 대조하며 그가 더욱 많은 인명 피해를 막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짐 아이슨 그린우드 경찰서장은 다음날 아침 기자회견을 열어 난사범과 희생자, ‘착한 사마리아인’의 신원을 공개했다고 야후! 뉴스가 전했다. 아이슨 서장은 “그의 행동은 영웅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무장한 시민이 어젯밤 난사 2분 동안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더라면 훨씬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두 번째 총기, 글락 피스톨에 탄환 이 100발 넘게 장전된 채로 발견됐다. 모두 용의자가 지난 2년 동안 합법적으로 그린우드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경찰은 또 사피어먼이 화장실에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그의 휴대전화도 찾아냈다. 경찰이 차후에 용의자의 임대 아파트를 수색해 랩톱(노트북) 컴퓨터와 부탄 가스가 들어 있는 오븐을 발견했다. 수사관들은 아직까지 범행 동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사피어먼은 청소년기 비행을 저지른 적은 있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범죄 경력이 없었다. 그는 지난 5월까지 한 창고에서 일하다 그만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그가 최근 살던 아파트에서 퇴거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친척들은 평소의 그가 폭력적이나 불안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최근 총기 난사가 잇따르는 미국에서는 이렇게 확장돼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슬프다. 지난 5월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에서는 흑인들을 겨냥한 백인의 총격으로 10명이 숨졌고, 텍사스주 유밸디의 초등학교에서는 총기 난사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했다.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에도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 하이랜드파크에서 기념 퍼레이드를 노린 총격 사건이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특히 유밸디 참극 때 현장에 출동한 경찰 376명이 출동해놓고도 허둥지둥대며 지휘권 타령이나 다며 제대로 초동조치를 하지 않아 참상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때에 무장한 시민이 총기 난사범을 제압했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거리가 적지 않다. 더욱이 인디애나주에서 총기 구입을 좀 더 쉽게 법률을 개정해 용의자와 디켄 모두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은 깊이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본다.
  • “최저임금부터 재해보상금까지 차별… 외국인 선원 특례 없애야”[우리 삶을 바꾼 변론]

    “최저임금부터 재해보상금까지 차별… 외국인 선원 특례 없애야”[우리 삶을 바꾼 변론]

    한때 한국 원양어선은 ‘현대판 노예선’이라 불리며 악명을 떨쳤다. 외국인 선원은 열악한 숙식 환경에서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한국인 선장과 선원 등에게 폭언·학대에 시달렸다. 2011년 인도네시아 선원 32명이 집단 탈출한 사조오양 소속 ‘오양 75호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외국인 선원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주노동자 일터 가운데서도 어선은 가장 환경이 열악한 인권 사각지대로 꼽힌다. 어업의 특성상 일터가 바다 위에 고립돼 있고 고용허가제보다 더 차별적인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외국인 선원에게 한국인 선원과 동일한 임금 기준으로 재해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국적에 따른 선원 임금 차별을 문제로 인정한 첫 사례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외국인 선원 재해보상금 소송을 대리한 이현서(변시 5회·화우공익재단) 변호사를 만났다. 인도네시아 출신 A(37)씨는 선원취업(E10) 비자를 받아 한국에 왔다. 2018년 3월부터 35t 규모의 어선에서 근무한 그는 며칠씩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어획 작업을 했다. 그러다 그해 12월 사고가 났다. 경북 경주시 감포항 해상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다가 오른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갔다. 손가락과 손등뼈가 부서져 분쇄골절과 압궤손상 진단을 받은 A씨는 이듬해 4월까지 일을 쉬어야 했다. A씨는 이주노동자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재해보상금을 신청했다. 수협은 그에게 상병급여 186만원과 장해급여 1365만원을 지급했다. 한국인 선원이 받는 보상금보다 훨씬 적었다. 수협이 보상금 산정 기준이 되는 임금을 한국인과 외국인 선원에게 다르게 적용한 탓이다. 매년 해양수산부 고시로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승선평균임금이 결정되는 한국인 선원과 달리 외국인 선원은 ‘적용 특례’ 규정을 두고 임금을 달리한 데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선원넷) 소속 김종철·박영아 변호사와 함께 A씨를 만났다. 외국인 선원 노동 실태를 조사하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한 동료들이었다. 선원넷 변호인단은 A씨를 대리해 지난해 1월 수협을 상대로 상병·장해급여 일부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이 아니라 ‘한국인 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승선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상병·장해급여를 다시 지급하라는 취지였다. “선원넷에서 활동하다 보면 임금 문제가 계속 나와요. 기본적으로 임금 체불이 많고 기술력·노동시간을 따져도 한국인과 임금 차이가 너무 커요. 결국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만 최저임금을 더 낮게 정해 차별하는 외국인 적용 특례를 없애야 바꿀 수 있습니다.” ●“모든 게 외국인 선원에 불리한 특례” 기존 재판 중에 외국인 특례의 적용 범위를 문제 삼아 외국인 선원이 승소한 사례가 있긴 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 등은 특혜 자체의 위법성을 따져 보자고 목표를 세웠다. 변론의 초점은 한국인과 외국인 선원 간 임금 격차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데 있었다. 해수부가 고시한 2020년 선원 최저임금은 221만원, 반면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은 그보다 35만원 적은 186만원이다. 특례에 따라 수협과 선주 단체(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가 외국인 선원에겐 육상근로자 최저임금의 96%만 지급하자고 협의했기 때문이다. 한국인 선원은 최저임금에 생산수당을 추가로 받지만 외국인 선원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임금 격차는 더 커진다. 이 변호사는 “선원법도 국적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6조를 준용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외국인 특례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균등한 처우를 막는 차별이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외국인 선원은 쏙 빠진 채 선주와 수협끼리 임금 기준을 협의하는 절차도 문제로 지적된다. 재해를 당해도 외국인 선원은 무조건 수협과 선주가 정한 임금 기준으로 보상금이 정해진다. 한국인 선원의 경우 해수부가 고시한 ‘재해보상 시 적용하는 임금 기준’(통상임금·승선평균임금)에 따라 상병급여와 장해급여를 받는 것과 다르다. 2020년 기준 통상임금 산정을 위한 월 고정급 최저액은 261만원, 승선평균임금은 458만원으로 고시됐다. 외국인 선원 특례는 최저임금에 대해서만 명시됐고 보상금 기준이 되는 통상·평균임금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그런데도 수협은 외국인 선원의 보상금 산정 때도 임의로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변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명백한 차별이라 법리적으로 더 다툴 여지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법정에서 “차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수협의 모습에 힘이 빠졌다고 했다. “수협은 재판에서 외국인 선원을 차별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어요. 이주민은 한국인보다 기술력도 떨어지고 언어 문제도 있고 숙식을 더 챙겨야 하고 휴어기 때도 한국인과 달리 월급을 줘야 한다면서요. 그 자체로 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는 주장인 데다 외국인 선원의 노동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죠”●법원 “선원 임금체계 보완 필요” 재판부는 선원넷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히 “최저임금이란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의 최저선을 정한 것”이라며 “위임의 한계를 일탈해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만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한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대목은 변호인단이 재판 내내 강조했던 대목이다. 재판부는 “현재 대한민국에 적용되는 관련 국제규범 및 해양업 규모, 외국인 선원 종사자 비중에 비춰 보면 선원 최저임금 등 관련 규정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특례를 폐지해 동일한 노동을 하는 선원이 국적에 관계없이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선원법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고용허가제(E9)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국가가 관리하는 반면 선원법 적용을 받는 외국인 선원은 해수부의 위탁을 받은 수협에서 관리해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섬 밖으로 한 번도 나가지 못한 선원도 봤고 이탈 보증금을 없애라고 했더니 아예 본국에서 올 때 거액의 보증금을 내고 오게 하는 꼼수를 부린다거나 선원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선착장에서 출도를 감시하는 사례도 있었어요. 외국인 선원 대다수가 한 번쯤은 여권이나 신분증, 통장을 수협에 빼앗긴 경험이 있는데 국제사회에선 인신매매로 규정하는 문제죠” 인권 유린이 비일비재해도 외국인 선원 고용 및 관리 주체가 해수부 위탁을 받은 수협, 즉 민간의 조합이다 보니 이윤 창출에만 골몰하는 우려가 있다. 고립된 채 해상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이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다. 공익 변호사로서 이주민·난민 사건을 주로 맡아 온 이 변호사는 이주민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는 이주민을 도구로만 여겨요. 이주여성은 저출생을 해결하는 수단, 이주노동자는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말이죠. 난민 정책도 난민이 한국에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증명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어요. 우리의 필요로 쓰되 우리를 귀찮게 해서는 안 되는 존재, 이주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그 인식을 만든 정부의 관점부터 바뀌어야 해요.” 
  • 결혼한 친언니로 위장해 혼인신고 했다가 30년 만에 들통난 중국 여성

    결혼한 친언니로 위장해 혼인신고 했다가 30년 만에 들통난 중국 여성

    최근 중국에서 이미 결혼한 언니의 신분을 도용해 혼인 신고를 한 철없는 여동생 탓에 무려 30년간 서류상 중혼 상태였던 여성에게 죄목를 물어야 하는 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중국 매체 극목신문에 따르면 미성년자였던 샤오신은 성년자만 혼인 신고를 할 수 있다는 중국 혼인법에 따라, 자신의 친언니이자 이미 결혼해 유부녀인 신 모 씨의 신분을 도용해 혼인 신고를 한 채 무려 30년째 결혼생활을 이어온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불행의 시작은 지난 1989년 7월 중국 쓰촨성 따저우 대죽현에 거주하는 샤오신 씨가 미성년 신분에도 불구하고 남성 A씨를 만나 결혼을 계획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샤오신 씨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동거인 A씨와 결혼을 위해 관할 경찰서를 찾았으나, 미성년자는 혼인 신고를 할 수 없다는 혼인법의 벽에 부딪혀 혼인 신고를 차일 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는 곧 돈벌이를 위해 대도시로 이주를 준비 중이었고, 그 전에 서둘러 혼인 신고를 하길 원했던 샤오신 씨는 고민 끝에 이미 유부녀 상태인 친언니의 신 씨의 신분증을 몰래 훔쳐 그의 신분인 척 가장해 정식 부부가 됐다.  그런데, 무려 30년 만에 따저우 대죽현의 경찰서에서 혼인 서류를 정리, 온라인 데이터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하던 중 언니 신 씨가 무려 30년 째 중혼 상태인 것이 확인돼 논란이 된 것이다.  당시 혼인 기록을 관리하는 데이터 시스템이 불완전했던 중국 행정 사정 상 샤오신 씨의 이같은 행각은 최근에 들어와서야 확인됐다.  철없던 여동생의 신분 도용 탓에 졸지에 친언니 신 씨는 무려 30년간 남몰래 두 집 생활을 해 온 중혼죄로 낙인 찍힌 상태다.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직후, 친언니 신 씨는 여동생의 남편과 중혼 상태를 무효화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고, 관할 법원은 원고 신 씨의 신청에 따라 지난 14일 혼인 무효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관할 법원은 샤오신 씨가 국가와 행정권을 능멸했다고 비판하고, 혼인 질서를 파괴하고 사법 자원을 낭비한 행위에 대해 엄중한 죄를 묻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샤오신 씨가 당시 혼인법에 대해 무지한 미성년자였다는 점과 원고인 언니 신 씨 개인의 권리가 경제적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단순 경고 처분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고 신 씨와 샤오신 씨 두 자매는 판결에 승복하고, 샤오신 씨는 자신의 죄를 누우치고 있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 [핵잼 사이언스] 中연구진 “아메리카 원주민 뿌리는 동아시아”…1만 4000년 전 두개골 분석

    [핵잼 사이언스] 中연구진 “아메리카 원주민 뿌리는 동아시아”…1만 4000년 전 두개골 분석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1만 4000년 전 유골의 주인이 현생 인류와 같은 호모 사피엔스 종이며, 유전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과도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과학원 쿤밍동물학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유골은 1989년 윈난성의 동굴인 마루동(馬鹿洞)에서 발굴된 선사 인류의 두개골로, 탄소 동위원소 연대 측정 결과 플라이스토세(약 258만 년 전~1만 2000년 전) 후기인 1만4000년 전의 인류로 밝혀졌다. 외형은 멸종한 화석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에 가깝지만, 뇌 크기는 현생인류의 조상보다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외형의 특징을 토대로 마루동이 최근까지 존재했던 미지의 고대 인류에 속하거나, 현생인류와 고대 인류의 혼혈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연구진은 해당 유골에서 추출한 고대 유전자의 게놈을 분석한 뒤 현존하는 다양한 인종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마루동 두개골의 주인이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마루동 여성이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이어진 동아시아인들과 같은 모계 혈통에 속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연구를 이끈 쿤밍동물학연구소 쑤빙 박사는 “마루동인(人)은 형태학적으로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과 같은 고대 인류가 아니라 현생인류에 속한다는 점을 아주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서 유전자 비교를 통해 약 4만 년 전 동아시아 남쪽에 살던 인류가 현재의 중국 동부 해안과 한반도, 일본을 통해 북극으로 이동한 뒤 1만 5000년 전 시베리아에 도달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쑤 박사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하던 당시의 동아시아인의 유전자를 해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결과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동아시아인의 후손임을 확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아시아 남부에서 발굴되는 마루동인 이전 화석에 대한 게놈 분석도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자료는 선사 인류의 이동을 보여주는 더 완전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며, 피부색의 변화 등 지역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신체적 변화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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