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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정경연 개인전 ‘장갑작가’로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세계를 종합적으로 보여 준다. 일상적 오브제의 조형화라는 일관된 주제 아래 2000년대 초반의 모노톤 작업, 1990대 설치와 비디오 작업, 다양한 색과 재료를 사용한 근작까지 30여점으로 구성된다.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현대화랑. (02)2287-3591. ●사진(寫眞)하다-미술대학의 옛 모습들 서울대 개교 7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2부 전시. 1950~60년대 서울대 미술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초상사진과 초창기 생동감 넘치는 미술대학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30일까지, 관악구 서울대 미술관. (02)880-9504. 대중음악 ●웅산 콘서트 ‘재즈 인 마이 라이프’ 나윤선, 말로와 함께 국내 3대 재즈 디바로 꼽히는 웅산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일본 재즈의 전설적인 트럼페터 히노 데루마사, 오랜 음악 파트너인 색소포니스트 스즈키 하시쓰쿠, 래퍼 MC스나이퍼 등과 함께 꾸미는 무대. 19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LG아트센터. 6만 6000~8만 8000원. (02)549-5520. ●두번째달 단독 콘서트-달이 뜨는 밤 2004년 드라마 ‘아일랜드’에 아련한 아이리시풍 배경 음악을 깔며 이름을 알린 에스닉 퓨전 재즈 밴드 두번째달이 이후 11년 넘게 쌓아온 주옥 같은 명곡을 한자리에서 되돌아 볼 수 있는 무대. 최근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OST에도 참여했다. 19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 4만 4000원. 1544-1555. 연극·뮤지컬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1988년 고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명품 뮤지션으로 성장할 때까지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거리에서’, ‘혜화동’, ‘그날들’, 변해가네‘ 등 동물원의 명곡들을 들을 수 있다. 내년 1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6만 6000~9만 9000원. 1577-3363. ●연극 ‘고모를 찾습니다‘ 캐나다 대표 작가 모리스 패니치가 쓴 2인극. 30년 만에 만난 고모와 조카를 통해 고독사에 대해 직설적이고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정영숙이 고모 그레이스 역을, 지난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하성광이 켐프 역을 맡았다. 22일~12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 5000~5만원. (02)580-1300. 클래식·무용 ●오마주 투 모차르트 모차르트 탄생 260주년을 맞아 임헌정이 이끈 세종체임버시리즈 ‘오마주 투 모차르트’의 마지막 무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모차르트 협주곡 21번과 27번을 협연한다.‘엘비라 마디간’으로 불리는 21번은 선우예권이 센다이국제콩쿠르 우승 당시 연주곡으로 초겨울에 듣기 좋게 낭만적이다. 19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4만~5만원. (02)399-1114. ●국립무용단 ‘Soul, 해바라기’ 2006년 해외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한국춤의 외연을 넓힌 국립무용단의 대표작 ‘Soul, 해바라기’가 초연 1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초연부터 음악을 맡아온 독일 재즈 그룹 살타첼로의 진도아리랑, 새타령 등이 우리 춤사위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8~20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국립극장 해오름. 2만~7만원. (02)2280-4114.
  •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의 정책 중 가장 명확한 것은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루이스 알렉산더 일본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접한 후 내놓은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은 트럼프의 취임 100일 과제에 들어가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가 중국과 환율 전쟁에 나서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불안감에 원·달러 환율도 널뛰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 환율은 트럼프 당선 당일 달러당 14.5원 급등했다가 이튿날 진정(1.1원 상승)되는가 싶더니 11일 다시 14.2원 올랐다. 3거래일간 30원 가까이 뛴 셈이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과 맞물려 외환시장 진폭이 커지고 있지만 섣불리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없다는 데 외환 당국의 고민이 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돼지저금통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 지정 의지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끌고 가 미국에서 과도한 이익(연간 3000억 달러)을 챙겨 간다고 본다. “중국 제품에 최소 45% 폭탄관세를 물리겠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45% 관세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대미(對美) 연간 수출액은 87%(4200억 달러)나 급감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중국에 수출한다. 이 중 70% 이상이 중간재 형태의 수출이다. 중국에서 2차 가공 후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구조라 미·중 간 환율전쟁이 붙으면 우리나라도 직접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아예 우리나라가 ‘시범 케이스’에 걸려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국 국채를 쥔 중국과 전면전에 돌입하기가 부담스러운 미국이 차선책으로 한국 등 만만한 아시아 신흥국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인 2011년 말 116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58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지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환율 개입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무역 상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2가지 요건에 해당해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환율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외환당국 입장을 (미국이) 이해하게끔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강성 발언들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공약을 그대로 반영했다가는 물가 폭등 등 미국에 돌아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진영에서는 ‘45% 관세’를 비롯해 한발 물러서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와우! 과학] ‘스타트렉’ 속 ‘워프 항법’ 실현 가능할까?

    [와우! 과학] ‘스타트렉’ 속 ‘워프 항법’ 실현 가능할까?

    영화 ‘스타트렉’의 세계에서는 ‘워프 항법’(워프 드라이브)라는 유명한 기술로 먼 은하까지도 손쉽게 여행할 수 있다. 즉 이 기술만 있으면, 우리 인류는 다른 항성계의 문명과 수백 년이 아닌 단 며칠 만에 접촉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게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로켓 추진 시스템은 이 법칙에 묶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기술자와 물리학자들은 ‘스타트렉’ 속 우주 이동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기 위한 개념을 세우기 위해 야심 차게 노력하고 있다. “현재 가장 진보한 성간 여행(interstellar travel)에 관한 아이디어조차도 가장 가까운 항성까지 이동하는 데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린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은 물론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의 부족이 벽이 되는 것”이라고 성간 비행을 위한 대책 마련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단체 ‘이카루스 인터스텔라’의 창립자 리처드 오부시는 말했다. 또한 그는 “빛의 속도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면 은하 탐사는 물론 인류 이주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원자력 엔진과 레이저 추진 우주는 너무나 광대하므로, 천문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빛이 1년간 진행하는 거리를 뜻하는 ‘광년’으로 거리를 표현한다. 1광년은 약 9조4541억㎞에 해당한다. 현재 태양계에 가장 가까운 별은 4.23광년 떨어진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로 알려졌다. 즉, 광속으로 이동하더라도 편도만 4.23년이 걸리는 셈. 매우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광속의 꿈이 이뤄진다면 현대 기술보다는 엄청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사된 가장 빠른 우주선은 보이저 1호로, 시속 약 6만 2120㎞로 비행하고 있다. 이 속도라면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 별까지 7만 년 이상이 걸린다. 과거에도 여러 연구팀은 적어도 광속의 일부 속도에 도달하는 법과 우리가 성간 공간을 탐사하는 것을 앞당길 방법을 제안해왔다. 1950년대, 미국의 방위업체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의 연구자들은 ‘오리온 계획’(Project Orion)을 고안했다. 이는 우주선이 근본적으로 핵폭탄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연속 핵폭발을 제어함으로써 우주선을 빠르게 추진해 수백 톤의 화물과 8명의 우주 비행사를 화성과 태양계 밖으로 빠르게 나른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이 기술을 성간 여행에 적응하는 방법을 나타낸 청사진도 만들어졌지만, 핵 펄스 추진(nuclear-pulse propulsion)라고 명명된 이 방법은 1963년 핵실험 금지 조약으로 그때까지 행해진 모든 실험이 취소됐다. 그런데 지난 4월, ‘브레이크스루 스타샷’(Breakthrough Starshot)이라는 프로젝트가 발표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는 비교적 폭발이 적은 방법을 사용해 성간 비행을 실현하는 노력이다.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일론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4.3광년 떨어진 삼중성계 ‘센타우루스자리 알파’(Alpha Centauri) 별로 우표 크기의 우주선단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이 꿈꾸는 작은 우주선에는 얇고 가벼운 돛이 장착된다. 여기에 지구 궤도에서 레이저를 비춰 추진시키는 기술을 사용해 우주 비행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한 이 기술이 적용된 우주선은 레이저의 힘이 더해져 광속의 20%까지 가속할 수 있다고 한다. 20년 정도면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작은 우주선단이 대부분은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별에 도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라도 살아남는다면 저 멀리 있는 삼중별의 궤도를 도는 행성 주위로 날아가 미지의 데이터를 보내올 것이다. 이에 대해 리처드 오부시는 “성간 비행 분야를 단번에 추진할 생각으로 민간 자본이 사용된다는 점은 어쨌든 흥미로운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되면 좋을 것이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에는 공학적인 과제가 여럿 존재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극복할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초광속을 가능하게 하는 이론도 물론 진정한 돌파구는 워프 항법이 실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론적인 설계와 이를 유지할 기술이 필요하다. 지난 1994년, 멕시코의 이론 물리학자 미구엘 알쿠비에르는 ‘스타트렉’ 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어긋나지 않는 급진적인 ‘초광속 우주선 추진설’(theory of hyper-fast space propulsion)을 제창한 것이다. ‘우주선 자체를 광속까지 가속하는 대신, 우주선 주변의 시공간 구조를 왜곡해 버리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알쿠비에르는 시공간에 거품을 만드는 계산을 제시했다. 이 거품은 그 후방이 확대해 전방으로 수축하는 것으로 추진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선은 거품을 따라 옮겨져 광속의 10배 이상 속도까지 올릴 수 있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간단하지만, 실현하려면 반물질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체를 이용해야 한다. 앞서서 해결해야할 만만치 않은 난제가 존재하는 셈이다. 또 워프를 위한 거품을 만들어 조종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이 있다고 오부시는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중 한 가지 문제는 인과관계의 단절이라는 아이디어로, 예를 들어 거품 안에 있는 어떤 우주선이 거품 밖으로 ‘통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주선이 일단 거품 안으로 들어가면 거품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주여행 분야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스타 트렉’에서 우리가 봤던 것처럼 성간 여행을 하기 위한 개발에는 비용과 에너지의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요구한다. 그는 “현재, 유인 성간 여행의 개념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자금은 세계적인 지출이 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는 매년 여러 선진국에서 10조 달러가 넘는 돈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그는 “15세기에 아무리 뛰어난 생각이라도 21세기의 기술 우수성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향후 27세기의 인류가 어떤 기술을 갖고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memory-alpha.wikia(위), NASA/E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손톱 먹은 쥐’로 전하는 어른을 향한 일침

    [이주의 어린이 책] ‘손톱 먹은 쥐’로 전하는 어른을 향한 일침

    제후의 선택/김태호 지음/노인경 그림/문학동네/172쪽/1만 1500원 ‘제후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집에서는 이혼을 앞둔 부모를 피해 다니고 집 밖에서는 고양이들의 공세를 피해야 한다. 고양이들은 날카로운 발톱을 아이의 가방에 박아 넣고 얼굴을 할퀴기 일쑤다. 왜 고양이들은 제후만 보면 달려드는 걸까. 엄마가 두 명의 제후를 발견한 순간 이유는 드러난다. 고양이가 할퀴자 몸은 사라지고 빈 옷에서 뛰쳐나오는 흰 쥐 한 마리. 엄마는 주저앉으며 묻는다. “우리 제후는 어디에 있는 거야?” 이쯤에서 익숙한 민담 하나가 불쑥 비어져 나온다. 손톱을 먹고 사람이 되어 아들 행세를 한다는 ‘손톱 먹은 쥐’. 이혼을 앞두고 부모는 “같이 살자”는 말 대신 “네 결정”이라며 아이에게 생의 무게를 모두 지운다. 제후는 이들에게 손톱 먹인 쥐들로 복제한 ‘가짜 제후’들을 안기고 어둠 속으로 자유롭게 뛰어간다. 붉게 멍울져 부어오른 손톱을 감춘 채. 이제 절박함에 놓인 것은 제후가 아니라 엄마, 아빠다. 동화는 아이들을 겨냥하지만, 어른들이 더 뜨끔하고 서늘할 느낌표와 결 다른 서사를 품고 있다. 관성에 빠진 소재나 주제로 쉽게 유치해지거나 교훈을 설파하다 지루해져 버리는 동화들과 다른 차원에 서 있는 이야기는 가장 나약한 존재들에게 따스한 숨을 불어넣는다.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책은 표제작 ‘제후의 선택’을 포함해 아홉 편이 함께 묶였다. 심사위원들은 “인식적 충격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힘, 삶의 한 조각을 통해 총체적인 인간의 삶과 세계의 진실을 숙고하게 하는 힘에 있어서는 그간 응모된 단편들 가운데 최고”라고 평했다. 초등 고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트럼프發 불확실성에… 한은, 금리 1.25% 동결

    트럼프發 불확실성에… 한은, 금리 1.25% 동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0.25% 포인트 내린 이후 다섯 달째 같은 수준이다. 이번 동결은 금융통화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가계부채 부담뿐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관련해 “국내외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요인이 발생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불안 요인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전반적인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들이 정책으로 실현되면 세계 교역은 물론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공약을 보면 대외 교역과 관련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관세 부과, 비과세 장벽 시행 등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고 정책으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강도나 시기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감세나 규제 완화, 재정지출 확대,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은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12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우리가 곧바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이 문제”라면서 “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수준이 높아 소비를 제약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 겸 합동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리스크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는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와 관계기관 합동 점검 TF 회의를 수시로 열기로 했다. 최 차관은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해 필요하면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추진할 방침”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공약 중 실제로 이행할 가능성이 큰 사안을 점검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1.25% 동결…5개월째 같은 이유는?

    한은, 기준금리 1.25% 동결…5개월째 같은 이유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25%로 다시 한번 동결됐다. 한은은 1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5개월째 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엔 가계부채 부담과 미국 대선 이후 불투명해진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말 1257조원을 넘어선 가계신용 잔액은 급증세를 지속해 13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각종 규제를 연달아 시행했지만, 가계부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돼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일본 닛케이지수가 5.4%나 폭락하고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도 2.25%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 바 있다. 이런 반응은 하루 만에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알기 어려워 불안감이 여전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여서 한은이 섣불리 기준금리를 움직이기 어렵다. 애초 연준은 다음 달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확실시돼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후 금리 인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드는가 하면 금리 인상 전망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는 등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톱’ 김기덕 감독, 원전 정책에 물음표를 던진다

    ‘스톱’ 김기덕 감독, 원전 정책에 물음표를 던진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김기덕 감독의 연출작 ‘스톱’이 오는 12월 개봉한다. 영화 ‘스톱’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 살던 부부가 도쿄로 이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내는 임신 후, 방사능에 오염되었을지 모르는 뱃속의 아기를 낳을지를 고민한다. 이 작품은 2015년 일본에서 촬영을 진행, 10회 차로 종료했으며, 앞서 개봉한 ‘그물’보다 먼저 제작이 마무리됐다. 때문에 제작 시점으로는 21번째, 개봉 시점으로는 22번째 김기덕 감독의 연출작이다. 김기덕 감독은 ‘스톱’의 출발점에 대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 사고를 뉴스로 접한 뒤, 원전 폭발에 따른 피해에 두려움을 느꼈을 때”라고 전했다. 특히,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인해 현재 피해 지역의 갑상선 어린이 환자가 급증했다는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스톱’의 의미는 남다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복구를 위해서는 수십 년이 걸리고, 수십 조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지구상에는 약 450기의 원전이 존재한다. 그리고 10년 후, 약 1000기가 추가로 건설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제작사 측은 “‘스톱’은 결코 값싼 전기가 아닌, 원전 정책에 물음표를 던진다. 원전 사고로 발생할지 모르는 오염에 대해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최근 배우 류승범과 함께 작업한 영화 ‘그물’(10월 6일 개봉)을 선보인 바 있다. 사진 영상=김기덕 필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서울포토] 이주열, 금융통화위원회 참석

    [서울포토] 이주열, 금융통화위원회 참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속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속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한은은 1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5개월째 동결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재 요구 이주노동자 보도 후 보복성 강제송환”

    산재 보상을 요구하며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수개월간 단식을 해 오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오먼(40)이 강제소환됐다.<서울신문 10월 26일자 10면> 법무부와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인 ‘아시아의친구들’은 10일 오먼이 지난 9일 고국인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출국됐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불법체류자 신분인 오먼의 여행증명서가 발급돼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의친구들은 “오먼은 범죄 혐의자가 아닌데 이례적으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서 무관이 나와 압송해 갔다”며 “오먼의 소재 파악 및 연락도 안 되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오먼을 강제송환한 것은 그의 딱한 사연이 외부로 알려지고 언론에 보도되자 보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아시아의친구들과 경기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랜 단식으로 심약해진 오먼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오먼이 다시 한국에 입국해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오먼을 돕기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청하고 종교계를 통해 모금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협의도 했으나 (오먼이) 지나친 금액을 요구해 무산됐으며, 보통 강제퇴거할 때는 사고 예방을 위해 자국 대사관에 통보해 관계자가 지켜보도록 한다”면서 보복 소환이 아니라고 해명했다.오먼은 2003년 산업연수생(D3) 비자로 입국해 경북 고령 S금속에서 기숙사를 청소하다 한쪽 눈을 실명했다. 그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보상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뒤 불법체류자가 됐고, 지난해 8월 검거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왔다. 오먼은 보호소에서 눈 치료와 보상을 요구하며 지난 4월부터 단식 등을 했고,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이 법률 지원 등을 해 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트럼프 정책, 우리에게 기회… 윈윈 대안 만들 것”

    “트럼프 정책, 우리에게 기회… 윈윈 대안 만들 것”

    한·미 FTA 양자 채널 힘 싣기 보호무역 확산 저지 공조 병행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 부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제조업 부흥 등 정책 방향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교역과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전통적 안보 동맹이자 경제 협력 파트너인 한·미 간 경제 관계가 호혜적 관점에서 ‘윈윈’(상생)할 수 있도록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다양한 협력채널을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공약을 분야별로 심층 분석해 수출·통상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점검하겠다”면서 “금융뿐 아니라 실물 측면에서도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가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의 수출 둔화 우려와 결합해 세계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측의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해 양자 채널을 강화하고, 미국 의회와 업계 등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트럼프 당선자의 통상정책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주요 20개국(G20) 및 세계무역기구(WTO) 등과 보호무역 확산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도 병행할 계획이다. 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미국 대선 이후)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트럼프 당선자의 성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를 금융시장이 반영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측면을 언급했다. 이어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오늘 하루 거래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했기 때문에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기본적으로 경기를 살리는 성장 친화 정책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시장 기대가 (오늘 시장 상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주의 신작 볼까? 말까?]
  • [지금, 이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지금, 이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민정(이유영)은 카페에서 카프카 단편집 ‘변신·시골의사’를 읽는다. 재영(권해효)과 만날 때도, 상원(유준상)과 만날 때도 그녀는 이 책을 들고 있다. 이때 민정은 민정이 아니다. 말장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두 남자는 그녀를 보고, 예전에 자신과 안면 있던 민정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걸었다. 그런데 민정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본인은 민정이 아니라고 답한다. 재영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는 민정과 일란성 쌍둥이라고. 그녀의 말은 참일까 거짓일까. 그런 물음은 둘 중 하나만 정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물음이 둘 다 정답이 될 수도 있다. 카프카를 전유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변신’에서 ‘그’가 벌레인 동시에 사람일 수 있듯이. 카프카의 소설과 함께하는 순간, 민정은 민정이면서 민정이 아니다. 이처럼 모호하게 쓸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민정이 아니라고 말할 뿐, 자기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는다. 이러면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규정할 수 없다. 민정이지만 민정이 아닌 것이다. 민정은 애인인 영수(김주혁)와 다투고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고 한 상태다. 그가 친구들의 말―민정이 영수 몰래 술을 마시고 돌아다닌다는 소문을 믿고 그녀를 의심한 탓이다. 영수는 민정에게 소리 지르고 욕까지 했다. 그 뒤 그는 왼쪽 다리를 깁스하고 목발에 의지한 채, 종적을 감춘 그녀를 찾아 헤맨다. 징벌을 받은 영수가 속죄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참을 애태우던 그는 마침내 민정과 마주치게 된다. 그렇지만 그녀는 영수가 아는 민정이 아니다. 자신이 민정이 아니라고 하는 그녀. 어이없어하며 그는 너의 모든 것을 말하라고 그녀를 다그친다. 그러자 민정 아닌, 민정 같은 그녀가 차갑게 대꾸한다. “자신도 없으면서.” 영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모든 사실을 알고 그것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인가. 모든 사실을 모르는 대로 놓아두고 그것을 감당할 것인가. 영수는 후자를 고른다. 그는 그녀에게 말한다.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을 믿을 겁니다.” 이것은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이전의 영수였다면 “당신이 진실하다고 여겨서 당신을 믿을 겁니다”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에게 진실은 상관없다.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수는 민정 같(지 않)은 그녀를 온전히 믿을 수 있다. 카프카는 이런 잠언을 남겼다. “진실 된 길은 공중 높이 팽팽하게 당겨진 줄 위가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쳐진 줄 위로 나 있다. 그것은 딛고 가게 되어 있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되어 있는 듯하다.”(프란츠 카프카, 이주동 옮김, ‘꿈같은 삶의 기록’, 솔, 2004, 498쪽) 영수는 여기에 걸려 넘어지지 않았다. 1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포토]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은 아니다”

    [포토]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은 아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애틀 도심에서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거에 대해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여성이 이마에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은 아니다’라는 문구를 쓴 채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법무부, 단식농성 우즈벡 노동자 ‘강제 송환’…지원 단체들 “보복성” 주장

    산재 보상을 요구하며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수개월간 단식을 해오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오먼(40)이 지난 9일 강제송환 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인 ‘아시아의친구들’은 10일 “오먼이 범죄혐의자가 아니였는데도 이례적으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서 무관이 나와 직접 압송해 갔다”고 밝혔다. 아시아의친구들 김대권 대표는 “오먼을 본국 대사관에 인계했다는 것은 단순한 추방이 아니라, 본국 정부로부터 조사 등 불이익을 받도록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오먼의 소재파악 및 연락도 안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이토록 이례적인 방법으로 오먼을 강제 송환한 것은 그의 딱한 사연이 외부로 알려지고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자, 보복한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보호소 측은 구금 중인 외국인 노동자 관련 문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약속해놓고 오먼 송환 관련해서는 언질조차 해주지 않았다”면서 “법무부에 약소국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정신이 과연 있는 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아시아의친구들과 경기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랜 단식으로 심약해진 오먼의 건강이 무척 염려된다”면서 “이번 강제송환에 대해 적절한 해명과 사과를 하고 오먼이 다시 한국에 입국해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먼은 2003년 산업연수생(D-3) 비자로 입국해 경북 고령 S금속에서 기숙사 청소 중 한쪽 눈을 실명했다.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상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뒤 불법체류가 돼 일용직을 전전하다 지난해 8월 검거돼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왔다. 오먼은 보호소에서 눈 치료와 S금속의 보상을 요구하며 지난 4월부터 단식 또는 절식을 해왔으며, 9월 하순부터는 물과 소금을 제외한 영양식을 섭취하지 않아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지난달 25일에는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으나 법무부가 병원 이송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지난 1일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단속과 구금, 추방 일변도의 미등록 이주자 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종달새에게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종달새에게

    종달새에게(To a Skylark) -퍼시 비시 셸리 …(초략)… 우리는 앞을 보고 또 뒤를 보며, 우리에게 없는 것을 갈망한다: 우리의 가장 진지한 웃음에는 약간의 고통이 배어있고 우리의 가장 달콤한 노래는 가장 슬픈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비록 우리가 증오와 오만과 두려움을 비웃을 수 있을지라도; 우리가 눈물을 흘리지 않는 물건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대의 즐거움에 어찌 근접할지 나는 알지 못하네. 기쁜 소리를 내는 어떤 악기보다도 뛰어나고, 책에서 얻는 어떤 보배보다도 좋네, …(중략)… 그대의 머리가 아는 기쁨의 절반이라도 내게 가르쳐다오; 그러면 내 입에서 흘러나올 조화로운 신기(神氣)에 세계가 귀를 기울이리, 지금 내가 그대에게 귀 기울이듯이. We look before and after, And pine for what is not: Our sincerest laughter With some pain is fraught; Our sweetest songs are those that tell of saddest thought. Yet if we could scorn Hate and pride and fear, If we were things born Not to shed a tear, I know not how thy joy we ever should come near. Better than all measures Of delightful sound, Better than all treasures That in books are found, Thy skill to poet were, thou scorner of the ground! Teach me half the gladness That thy brain must know; Such harmonious madness From my lips would flow, The world should listen then, as I am listening now. * 우리는 앞을 보고 뒤를 보고 또 옆을 보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도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노력을 그만두면 안 되리. ‘종달새에게’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1792~1822)가 이탈리아에 머물던 1820년에 완성한 105행의 서정시다. 그의 두 번째 부인 메리와 시골길을 산책하다 영감을 얻어 쓴 시라는데, 그 특별했던 날을 메리는 이렇게 기술했다. “아름다운 여름 저녁이었다. 오솔길을 거닐다 즐겁게 지저귀는 종달새의 합창을 들었다.” 종달새의 노래와 시인의 시를 대비시키며, 인간이 만든 예술작품보다 뛰어난 새의 즉흥적인 음악을 찬양하는 것, 자연 예찬은 낭만주의의 한 특징이다. 낭만주의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시대의 양식으로서 낭만주의는 프랑스 대혁명과 산업혁명이 유럽을 휩쓸었던 1800년에서 1850년 사이에 유행한, 이성보다 감성에 의존하던 예술을 일컫는다. 강렬한 정서와 체험에의 욕구,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개성과 창의력 예찬, 자연숭배가 로맨티스트의 삶의 철학이었다. 셸리는 자신보다 네 살 위인 바이런처럼 당대의 관습을 거스르는 충동적이며 비타협적인 삶을 살았다. 셸리는 1792년 영국의 서섹스에서 2남 4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상당한 영지를 소유한 귀족이며 하원의원이었다. 이튼칼리지를 거쳐 셸리는 1810년 옥스퍼드대에 등록했다. 옥스퍼드에서 급진사상에 경도된 그는 1811년에 ‘무신론의 필요성’이란 팸플릿을 익명으로 인쇄해 옥스퍼드대의 교수와 성직자들에게 돌렸다. 유럽문명의 오랜 뿌리인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공격한 열아홉살의 청년은 며칠 뒤에 학교에서 쫓겨나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틀어졌다. 옥스퍼드에서 쫓겨난 셸리는 16살의 소녀 해리엇과 눈이 맞아 스코틀랜드에서 살림을 차렸다. 해리엇과 결혼한 그는 저명한 사회주의 철학자 윌리엄 골드윈과 친교를 맺은 뒤 사회개혁의 의지를 담은 시를 쓴다. 골드윈의 딸 메리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셸리는 1814년 몰래 메리를 데리고 유럽으로 달아난다. 대륙을 여행하다 돈이 떨어진 이들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해 11월에 해리엇은 아들을 낳았고, 이듬해 메리 골드윈이 출산한 미숙아는 2주일 지나 사망했다. 1815년 다시 영국을 떠난 셸리와 메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인 바이런을 만나 가까이 지낸다. 호수에 배를 띄워 놓고 시를 논하다 바이런이 각자 귀신 이야기를 해 보자고 제안했다. 훗날 메리가 발표한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이날의 유령담이 모체가 됐다. 해리엇이 자살을 시도해 그녀의 시체가 런던의 호수에서 발견되고 3주일 뒤에 셸리는 메리와 결혼해 1818년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1822년 7월 삼십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셸리는 폭풍 속에 배를 띄우고 항해하다 익사체로 발견됐다. 배의 이름은 바이런의 작품에서 따온 ‘돈 주앙’이었다.
  • 클린턴 비호감 전쟁서 패배… ‘마지막 유리천장’ 높고 단단했다

    클린턴 비호감 전쟁서 패배… ‘마지막 유리천장’ 높고 단단했다

    트럼프 초반부터 격전지서 승기 NYT 클린턴 당선 점치다 ‘수모’ 라이언 하원의장 1호 축하 전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급 충격’(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미국판 문화대혁명’(중국 관영매체 환구망) 세계 각국 언론매체의 평가처럼 8일(현지시간) 미 대선 결과는 대이변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겨룬 끝에 승리했다. 선거 직전까지 클린턴의 우세를 점친 여론조사 결과를 비웃듯 연출한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클린턴 대형 경합주 버지니아만 이겨 이변의 조짐은 개표함을 열자마자 보였다. 트럼프는 처음 개표를 시작한 인디애나와 켄터키는 물론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대형 경합주에서 승기를 잡았다. 특히,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에서 클린턴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간발의 차로 승리하자 트럼프 캠프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플로리다에서 지는 공화당 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한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여서 트럼프가 막판까지 사활을 걸었던 곳이다. 또 ‘풍향계’로 불리는 오하이오에서도 초반부터 5% 안팎의 차이로 앞서가다 끝내 승리했다. 1960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오하이오의 승자가 모두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승패의 열쇠를 쥔 동부지역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우세를 보이면서 그의 열세를 예측했던 언론들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전 클린턴 당선 가능성을 80%대로 점쳤다가 개표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점점 높여 잡았다. 트럼프는 소폭의 우위를 끝까지 지키며 경합주 대부분을 차지해 승세를 굳혔다. 반면 클린턴은 대형 경합주 가운데 버지니아 한 곳을 챙기는 데 그쳤다. ‘예상 밖 승리’의 감동은 더욱 벅찰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뉴욕 등 미국 전역에서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하며 한밤 승리를 즐겼다. 트럼프의 승리 연설이 열린 뉴욕 맨해튼 중심가 힐튼 미드타운 호텔의 연회장에는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트럼프를 연호했다. 이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슬로건이 쓰인 빨간 피켓을 들거나, 빨간 모자를 쓰고 단합을 과시했다. 백인 여성 헤슬리 시넥은 “모든 사람이 변화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트럼프는 승리가 확정된 9일 새벽 2시 47분쯤 연회장 연단에 올라 청중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당선인 주변에는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와 가족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등이 함께 섰다. 반면 유리 천장으로 만든 뉴욕의 가장 화려한 컨벤션센터는 이날 밤 가장 우울한 장소로 돌변했다. 클린턴이 승리하면 이곳에서 첫 여성대통령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대형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패배가 확정되자 무대와 조명이 곧바로 철거되고 깊은 어둠에 묻혔다. 개표가 시작되고 그가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주요 경합주서 줄줄이 패배하자 지지자들은 눈물을 훔쳤다. 개표가 거의 종료된 9일 새벽 2시쯤 클린턴 캠프의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이 지지자들 앞에 나와 “오늘 밤에는 어떤 것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떠들썩한 분위기가 한순간에 사라지며 클린턴의 지지자 수천명도 뿔뿔이 흩어졌다. 클린턴은 가족과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맨해튼 중심가의 페닌슐라 호텔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던 공화당의 거물들도 승리가 확정되자 발 빠르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이날 가장 먼저 트럼프와 부통령 러닝메이트 마크 펜스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애슐리 스트롱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의 전화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두 사람이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폭로된 후 공동유세를 취소하는 등 트럼프와의 관계를 단절했다가 막판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승리 가능성이 제기되자 입장을 번복했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캐나다 이민국 홈페이지는 한때 마비됐다. 캐나다 이주를 타진하는 미국안의 이민국 홈페이지 접속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佛, 트럼프 축전 준비 안했다 낭패 프랑스 정부는 트럼프가 당선되자 큰 충격에 빠졌다. 엘리제궁(대통령궁) 비서관들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클린턴에게 보낼 당선 축하 편지만 준비했다고 현지 라디오 RTL이 보도했다. 이변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아 트럼프 당선 축하 편지는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선 기간 인종·여성 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에 대해 “그(트럼프)의 과도한 언행들은 심지어 미국인들마저 구역질 나게 한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공포지수 급등·국채금리 급락… “24시간 모니터링 비상태세”

    공포지수 급등·국채금리 급락… “24시간 모니터링 비상태세”

    주가·환율 하루종일 롤러코스터…금·국채 등 안전자산에 돈 몰려 정부 “경제·금융시스템 직격탄…시장 상황에 단호히 대응할 것” 우려가 현실이 된 하루였다. 설마 했던 ‘트럼프 리스크’가 9일 현실로 다가오자 오전 한때 오르던 지수들은 일제히 롤러코스터를 타듯 추락했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돈은 금과 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 몰렸다.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이날 주식시장 ‘공포지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공포지수)는 전날보다 16.59% 급등한 19.2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30선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1년 9개월 만에 580선으로 주저앉았다. 그래도 코스피 낙폭(2.25%, 45.00포인트)은 브렉시트 때(3.09%, 61.47포인트)보다는 작았다. 외환 시장도 요동쳤다. 원화값은 장중 달러당 22원이나 떨어졌다. 불안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금 1g당 가격은 전일 대비 4.13%(1940원) 오른 4만 893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 여파로 금값이 2370원가량 상승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엔화도 강세다. 엔·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16엔 오른 105.12엔까지 치솟았다가 102.57엔으로 내려왔다. 국고채 가격도 올랐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425%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은 채권값 상승을 의미한다.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bp, 10년 만기 국채는 3.1bp 각각 하락했다. 정부도 하루종일 비상이 걸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은 각각 긴급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위원장은 “미국 새 행정부의 경제·금융정책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최상의 긴장감을 갖고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시장상황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유럽 은행 부실 문제,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연초부터 이어진 다른 대외 리스크와 결합되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자칫 리스크 관리에 작은 빈틈이라도 생기면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비상대응태세를 주문했다. 정부는 24시간 시장 모니터링에 착수한 상태다. 이주열 총재도 “미국 정책 변화는 우리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외환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리면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시장은 쇼크가 단기 변수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시스템이 지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결과의 직접적인 영향은 하루 이틀 정도로 끝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당분간 변동성은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금융시장에 브렉시트의 10배 충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온갖 추문과 비난…美대통령 된 트럼프 영욕의 선거운동

    온갖 추문과 비난…美대통령 된 트럼프 영욕의 선거운동

    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전세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인차별, 이주노동자 차별 등을 비롯해 과거 성추행 사례까지 드러나며 온갖 추문을 뿌렸고, 그에 대한 비난이 넘쳤다. 하지만 그 추문과 비난이 놀라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선거기간 동안 그가 보인 행적에 대한 비판은 미국 안팎을 넘나들었고, 정치 분야에만 머물지도 않았다. 멕시코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면서 국가간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이에 멕시코의 한 잡지는 트럼프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 사진의 표지에 ‘미국인 파시스트’라는 의미의 ‘Fascista Americano’라는 문구를 넣으며 그를 거칠게 비난했다. 히틀러를 떠올리게 하는 사진이었다.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중국에서도 트럼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화장지를 제작하는 산동성(山东省) 칭다오(青岛)의 벽지회사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트럼프와 힐러리 등 미 대선후보의 얼굴을 새긴 휴지를 판매했다. 당시 제품을 내놓자마자 인터넷에서만 5000롤 이상의 트럼프 휴지를 팔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 불티 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회사는 50여 곳으로부터 트럼프 휴지 주문을 받아 5000롤 이상을 출하했다. 이에 비해 힐러리 화장지는 단 8곳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상태다. 또 일마 고어(Ilma Gore)라는 이름의 미국 출신 여성 화가는 최근 직접 그린 트럼프의 나체 그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강제로 삭체처분을 받았다. 그녀가 그린 그림 속 트럼프는 옷을 전혀 입지 않은 채 한쪽 다리를 올리고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기울인 자세이며, 특유의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그림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전세계 누리꾼들로부터 열광을 받았지만, 반대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는 등 뜨거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의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을 놓고도 풍자와 조롱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의 헤어스타일리스트였던 에이미 래시(52)는 “트럼프의 금발은 100% 그의 모발”이라고 강조하는 기사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는 "트럼프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헤어스타일을 전혀 바꾸지 않았으며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매우 오랫동안 전문적인 미용실을 다니지 않았다. 대신 그의 가족이 대신 커트를 해주거나 염색을 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사실은 그의 헤어스타일을 정면이 아닌 뒤에서 바라봤을 때 확실히 알게 됐다. 뒷 헤어라인을 직선으로 잘라놓은 것을 확인하고는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얼마전엔 미국의 생물학자 조우 핸슨이 페루의 아마존지역을 찾았다가 '가발 모충'을 만났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는 "페루 아마존에서 정말 희한한 모충을 봤다"며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핸슨은 모충을 '트럼프 모충'이라고 불렀다. 그는 "'트럼프 모충'은 눈길을 끌길 원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지길 원한다"며 "눈에 띄면 죽을 수도 있는데 (노출을) 원하는 건 매우 혼란스러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린 아이들을 동원해서 부른 선거송에 대해서도 전체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USA 프리덤 키즈’라는 3명의 소녀들이 부른 ‘자유의 부름’(Freedom’s Call)에는 트럼프가 평소 언급해 온 공격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메시지가 다수 포함돼 있어 8~12세에 불과한 소녀들이 부르기에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자유의 적들이여 이 노래를 들어라/ 다 함께 그들을 무찌르자(때려 눕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는 가사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게 무자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마치 아돌프 히틀러나 김정은 등 유명 독재자에 대한 헌사를 연상케 하는 공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국 대선 승리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는? “이민자·모델 출신…5개국어 구사”

    미국 대선 승리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는? “이민자·모델 출신…5개국어 구사”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에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46)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멜라니아는 잘 알려진대로 모델 출신이다. 1m80에 52㎏로 16세 때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 18세 때 이탈리아 밀라노의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했다. 대학 중퇴 후 밀라노, 파리 등에서 모델로 일하다 1996년 뉴욕으로 이주했다. 이후 유명 잡지의 커버걸로 활약하다 2000년 트럼프의 모델 매니지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와는 1998년 9월 뉴욕패션 위크 때 처음 만났다. 당시 트럼프는 부인 말라 메이플스와 별거중이었다. 1999년 하워드스턴 쇼를 통해 두 사람의 열애가 세상에 알려졌다. 2001년 미국 영주권 취득 후 2005년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와 결혼해 그 다음해 미국으로 귀화했다. 트럼프 부부 슬하에는 아들 배런 윌리엄 트럼프(10)가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멜라니아가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이다. 트럼프는 줄곧 이민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펴왔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1100만 명 추방과 미국 멕시코 국경 사이 이민 장벽 건설 공약으로 세웠다. 멜라니아는 미 역사상 최초로 공산국가 출신의 영부인이 됐다. 멜라니아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영부인이 될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지금은 21세기다. 나는 나다.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부인이 될 것이다. 여성들을 도울 것이고, 어린이들을 위해 일할 것이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다”라고 답했다. 그는 5개 국어를 구사하며, 류블랴나대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식 사이트에는 건축과 디자인 학위를 취득했다고 기재돼 학력위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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