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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4연임’ 메르켈/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4연임’ 메르켈/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63) 독일 총리가 4연임에 성공했다.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하원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33.0%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함으로써 4연임의 대기록을 세웠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전후 최연소 독일 총리에 이어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자 통일 이후 16년간 집권했던 헬무트 콜 전 총리와 같은 반열에 오르게 됐다.메르켈 총리는 이날 저녁 투표가 끝난 뒤 개표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선거본부를 찾았다. 난민 수용에 대한 역풍으로 예상보다 낮은 득표율로 연정 구성에 난관이 예상되는 그는 웃음기 가신 표정으로 단호하게 “유권자들의 걱정에 귀 기울이면서 좋은 정치를 통해 다시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함께 가장 강력한 여성 지도자로 꼽힌다. 냉전시대에 영국의 대처 총리(1979~1990년)가 있었다면 탈냉전, 아니 신(新)냉전시대에는 메르켈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를 견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시진핑의 중국 사이에서 제대로 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지도자로 이미 자리하고 있다. 메르켈은 1954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가 동독 브란덴부르크주의 시골 마을인 템플린으로 이주하면서 동독에서 자랐다. 라이프치히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물리학 박사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 평소처럼 사우나에 다녀왔던 메르켈, 이후 정치에 입문한 뒤 콜 전 총리에게 발탁돼 승승장구하며 2005년 총리직에까지 올랐다. 메르켈 총리 하면 큰 눈과 수줍음을 머금은 미소, 그리고 한결같은 헤어 스타일과 바지 정장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메르켈을 그려 온 독일의 한 정치만평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반쯤 감긴 졸린 듯한 눈에 불안함이 있었다면 이제는 합리성이 배어난다”고 할 정도로 지도자로서 경륜이 느껴진다. 흔히 메르켈의 리더십을 ‘무티(엄마) 리더십’이라 한다. 포용력과 안정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침묵과 끈기, 단호함으로 요약되는 메르켈의 ‘조용한 카리스마’에 세계는 아직도 적응하고 있다. 이런 메르켈이 최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식 핵 협상을 제안하며 중재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었다. 그가 한반도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될지 주목된다. 김균미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 김지섭 베트남산악마라톤 42㎞ 4시간10분 만에 주파, 남녀 모두 우승

    김지섭 베트남산악마라톤 42㎞ 4시간10분 만에 주파, 남녀 모두 우승

    “오죽했으면 결승선을 통과한 뒤 우승 소감을 묻는 주최측에게 “더 헬(지옥)”이라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을까요?” 트레일러닝계의 기린아 김지섭(29·노스페이스)이 지난 23일 베트남 북서부 라오까이주의 사파에서 열린 제5회 베트남산악마라톤(VMM) 남자 42㎞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4시간10분26초에 토파스 에코롯지 리조트에 마련된 결승선을 통과해 마르셸 호에케(독일·4시간29분11초)를 18분여나 따돌리고 우승했다. 대회 다음날인 24일 사파 타운에서 진행된 시상식에는 또 한 명의 한국인이 시상대 맨 위에 섰는데 장보영(32) 월간 ‘사람과 산‘ 기자가 6시간15분02초의 기록으로 여자 1위를 차지했다. 박준섭(30·웹프로그래머)은 5시간25분33초의 기록으로 남자 42㎞ 부문 7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10㎞와 21㎞, 42㎞, 70㎞, 100㎞ 다섯 부문으로 나눠 42개국 2500명이 참가해 열렸는데 한국 남녀가 42㎞ 우승을 석권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10일 중국 백두산 천지의 서파 코스에서 열린 노스페이스 TNF 100 대회를 우승한 뒤 불과 2주 만에 또다시 우승의 감격을 맛본 김지섭은 이미 국내 트레일러닝계에서 국가대표급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발고도 1100m에서 1780m까지 누적 상승 고도 2㎞를 내달려야 하는 코스를 그는 시간당 10㎞의 속도로 꾸준히 달린 셈이다. 이 대회는 지난 2008년 국내 트레일러닝계의 선구자인 유지성씨가 참가한 베트남정글·산악마라톤 대회를 계승 발전시켜 이번에 5회째가 열리고 11월 정글마라톤을 개최한다. 중국 윈난성과 접경을 이루는 지역으로 몽족 등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척박한 산지에 일군 다랑이논을 배경으로 뛰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물소와 거위, 개들과 마주치는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김지섭도 “개인적으로 12번 정도 국제 대회에 출전했는데 정말 이번 대회 코스는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개들과 여러 차례 마주쳐 2분 정도 시간을 까먹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워낙 험한 산지에서 개최하다 보니 코스를 이탈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김지섭도 잠깐 길을 잘못 들어 500m쯤 알바(마라톤계 은어로 코스를 이탈하는 것을 가리킴)를 했다가 호에케에게 선두를 내줬으나 험한 고빗길에서 뒤를 따르며 헉헉 소리를 내 호에케가 양보하게 한 뒤 선두를 되찾고 간격을 벌렸다. 수티니 라스프(태국)를 5분 이상 앞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장 기자도 다른 참가자의 잘못된 안내 때문에 엉뚱한 길을 1㎞ 정도 뛰느라 힘들었다. 장 기자 역시 그 바람에 라스프에게 선두를 내줬으나 곧바로 되찾고 끝내 결승선을 5분 앞서 골인했다. 기자가 본업인 이가 취미로 삼은 종목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장 기자는 “동북아시아에 관심이 많아 여행 겸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해왔는데 처음 우승하게 돼 얼떨떨하다. 직장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대략 난감하다”며 “앞으로도 여행을 통해 새로운 지역을 알아가며 트레일러닝도 즐기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지난 6월 서울 둘레길 108㎞를 돌아 뛰어 ㎞당 100원을 모금해 사파 지역 학교 화장실 두 곳을 지어준 진오(54) 스님, 박성식(52) 출판사 다빈치 대표 등 한국인이 20명이나 출전해 더욱 뜻깊었다. 장 기자는 “1위를 차지해서가 아니라 두 학교 화장실에 벽 그림을 그려넣은 작업을 하는 등 보람있는 대회였다”고 돌아봤다. 사파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4연임 리더십 비결은···소박과 결단력 그리고 침묵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4연임 리더십 비결은···소박과 결단력 그리고 침묵

    앙겔라 메르켈(63) 독일 총리가 4선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전후 최연소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기록을 세운 그는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헬무크트 콜 총리와 같은 반열에 올랐다.패셔니스타도, 빼어난 미모도 아닌 메르켈을 독일 국민들은 왜 다시 신임하게 됐을까. 안정감과 냉철함을 갖춘 ‘조용한 카리스마’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폴란드 할아버지를 둔 동독 출신의 물리학 박사메르켈은 1954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 호르스트 카스너가 메르켈의 유년 시절에 동독 브란덴부르크주의 조용한 시골 마을인 템플린으로 이주하면서 동독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폴란드 출신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폴란드에선 그의 팬클럽이 결성됐다. 메르켈은 어려서부터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수영 시간에 3m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지 못해 1시간 가량 ‘얼어붙어’ 서 있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릴 때 점프에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러시아 실력이 독보적이었다. 15세 때 러시아어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라이프치히 대학에 탁월한 성적으로 합격해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런 메르켈을 눈여겨 본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는 요원으로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교환학생으로 소련에 갔다가 동행한 울리히 메르켈과 2년간의 동거를 거쳐 첫 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혼으로 끝났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정치 입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 당시 친구들과 사우나에서 있었던 메르켈은 이후 삶이 바뀌었다. 정치에 입문해 동독의 야당이던 민주약진(DA)에 가입해 얼마 안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이어 집권 기독민주당 내각의 부대변인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서 활약했다.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발탁된 메르켈은 여성청소년부 장관, 환경부 장관을 잇따라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1998년 총선에선 기민당이 패배한 뒤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을 맡았다. 같은 해 동거 중이던 요아임 자우어와 재혼했다. 2005년 총선에서 3기 집권을 노리던 노련한 승부사 게르하르트 슈뢰더를 물리치고 총리직에 올랐다. 메르켈의 최대 무기 중 하나로 ‘침묵’이 꼽힌다. 침묵에 대해 “침묵할 줄 아는 능력은 구동독 시절 얻은 아주 큰 장점이다. 생존전략 중 하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냉정·냉철함도 그를 설명하는 주요 이미지다. 남성 중심의 독일 정치판에서 1인자에 오르기까지 한 힘이기도 하다. 콜의 ‘양녀’로까지 불렸던 메르켈은 1998년 말 콜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기민당은 콜 없이 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콜은 정계에서 퇴장했고, 메르켈은 기민당 대표에 오른 뒤 2005년부터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소박함·겸손함, 침묵, 그리고 결단력 메르켈은 개인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카메라에 낯설어하고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어색해 한다. 이번 총선에서 최대 경쟁자인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후보와 단 한 차례 가진 TV토론에선 승리했다는 평가를 얻었지만, 지금까지 TV 토론의 성적표는 좋지 못했다. 그의 이런 성격은 휴가지에서도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7월 말 남편과 이탈리아 북부 산악 휴양지 쥐트티롤 줄덴에서 휴가를 보냈다. 9년째 같은 장소다. 호텔도 같다. 올해 휴가지에서 5년째 붉은색 체크 남방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메르켈은 펑소 낮은 굽의 신발에 비슷한 스타일의 단정한 정장을 입는다. 정치 입문 후 동독에서 온 여성 정치인, 더구나 외모도 꾸미지 않고 핸드백도 들지 않는 그에게 조롱과 냉소가 쏟아졌었다.정치 이력이 붙이면서 이전보다 다소 꾸미기도 했지만, 여전히 소박하다. 가식이 없고 겸손한 태도는 메르켈의 무기가 됐다. 그러나 탈핵 선언과 난민 수용, 동성혼 결혼 수용 의사 표현 등에서 보듯 진보정책을 과감히 수용하는 결단력도 보였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자치광장] 함께 나아갈 동반자, 북한이탈주민/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함께 나아갈 동반자, 북한이탈주민/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국내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이 3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목숨을 건 힘겨운 탈북 이후에도 문화적 이질감과 사회적 무관심,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남쪽 땅에서도 온전한 삶을 살기 어렵다.이들이 국내에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방적으로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 보는 우리들의 시각부터 전환해야 한다. 여러 줄기의 강물이 흘러 바다에 섞이는 것처럼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융합시켜야 한다. 차별과 냉대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와 환경만이 이주민들의 삶을 보호할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도 올해 7월 기준 185명의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구 인구가 37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적은 숫자로 볼 수 있지만 구는 이들을 소수자로 치부하지 않는다. 동대문구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2013년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북한이탈주민 지원 지역·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에 대한 구청장의 책무를 규정하고 이들을 위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제도적·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탈주민들에 대해서는 동대문구 특유의 희망의 일대일 결연사업을 통해 돕고 있다. 서로의 문화를 인정해 주고 이해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어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대문구협의회를 필두로 관내 여러 단체가 북한이탈주민과 융합할 수 있는 어울림 마당 등을 만들어 나갔고, 북한이탈주민 지원 공모사업을 시행해 각종 사업을 발굴했다. 마음을 터놓고 정을 붙일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던 그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고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수십년 전부터 서독이 동독 주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통일의 문이 열렸을 때 동독 주민들은 서독이 되길 원했다. 서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서독에 융합됐다. 흔히 북한이탈주민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얘기한다. 평화통일의 징검다리 역할이자 소통의 연결고리인 이들은 훗날 진정한 하나됨에 귀중한 역할을 할 인적자원이다.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어려움을 이겨 내고 대한민국 땅을 밟아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 그들도 우리 국민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야말로 통일 예행연습이자 통일의 마중물일 것이다.
  • 자본주의 이면 꼬집기… 일상적 사물 오브제화

    자본주의 이면 꼬집기… 일상적 사물 오브제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두 명이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울 삼청로의 양대 화랑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이용해 미국적 자본주의 문화와 현대사회의 이면을 꼬집는 작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현대미술가 폴 매카시(72)는 국제갤러리에서 ‘컷업, 그리고 실리콘, 여성 우상, 화이트 스노우’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두 블록 떨어진 갤러리 현대에서는 대량 소비사회의 일상적 사물을 단순명쾌한 회화작업을 통해 표현해 온 영국 개념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76)이 ‘올 인 올’이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있다. 두 거장은 일흔살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지치지 않는 작가적 열정을 과시하며 한국 전시를 위한 신작들을 공개했다.●백설공주 등 대중적 아이콘 변형 폴 매카시는 지난 40여년간 신화, 고전동화, 혹은 백설공주와 같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아이콘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1937년 월트 디즈니가 제작한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속의 순진무구한 백설공주 캐릭터는 작가가 줄곧 주목해 온 주제로 미디어가 욕망을 어떻게 상업화하는지에 대한 탐구다. 그는 도처에 깔린 형상을 차용하고 크기를 변형하거나 형상 자체를 파편화하는 방식으로 영웅적이거나, 반대로 비참한 인상을 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보편적인 사회적 가치들이 늘 익숙한 방식으로 수용되고 재생산되는 것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현상을 꼬집는다. 2012년 ‘폴 매카시:나인 드와브즈’전 이후 5년 만에 갖는 국제갤러리 개인전에서 매카시는 백설공주 연작 중에서 두상을 소재로 한 실리콘 조각 작품을 두 가지 버전으로 보여 준다. 극사실로 표현된 흰색과 복숭앗빛의 대형 두상과 실리콘 캐스팅 작업에 쓰이는 속 덩어리(코어)를 활용한 ‘스핀 오프’ 작업이다. 매카시는 “통상 완성된 작품에서는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 조각의 코어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발견하고 작품으로 확장시켰다”면서 “구체적인 형태는 없지만 코어에서 허구적 인물의 이면 혹은 그 내면에 존재하는 불편한 시선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어를 활용한 매카시의 전략은 프랑스의 화가 프란시스 피카비아(1879~1953)의 작품 ‘여인과 우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에서도 발견된다. K3에 전시되는 ‘컷업’ 연작은 3D프린터로 제작된 작가의 신체 모형을 절단해 설치하거나 스캐닝 작업에서 추출된 이미지를 실물 크기로 프린트한 뒤 휘갈겨 쓴 글씨로 프린트 작업을 뒤덮어 버린 것이다. 매카시는 “보기에 좀 끔찍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만연한 폭력성, 그에 대한 자각을 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29일까지.●“바쁜 현대인들 회화 보며 잠시나마 쉬어가길” 역시 5년 만에 갤러리현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30여점의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알루미늄 판에 선명한 색상으로 안경, 책, 전구, 우산, 소파, 노트북, USB, 스마트폰 등을 온전하게 혹은 부분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50여년간 그가 관심을 가졌던 일상적 사물, 추상적 색면, 드로잉적인 선의 결합이 하나의 화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마틴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통하는 ‘유니버설 랭귀지’를 다루고자 대량생산되는 일상의 오브제를 선택했다”면서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정지된 회화를 보면서 잠시나마 쉬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은 캔버스의 정중앙에 하나의 오브제를 그린 것, 안경이나 칫솔 등 오브제의 일부분을 확대해 그린 것, 세로로 그린 것, 여러 가지 물건들이 어우러진 것 등 다양하다. 그는 “임의대로 자유롭게 크기와 형태를 변화시키고, 과감하게 절단해 부분만을 그려 놓아도 감상자들은 자신이 지닌 기억과 정보를 동원해 많은 것을 본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 일상적인 이미지를 그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미국 예일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마틴은 1960년대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 팝아트 등 실험적인 현대미술의 전성기를 경험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1966년 영국으로 이주해 1970~80년대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데이미언 허스트, 줄리언 오피, 세라 루커스, 게리 흄, 트레이시 에민 등 yBA(영국의 젊은 예술가)를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 ‘영국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2016년 영국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전시는 오는 11월 5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 ●오유경 개인전 챕터투 레지던시 1기 참여작가의 1년간 성과를 짚어 본다. 순환이라는 자연과학적, 관념적 현상을 중심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는 ‘카오틱 벗 포에틱’(Chaotic but Poetic)이라는 제목으로 자연계의 순환성을 담은 퍼포먼스 영상, 설치를 선보인다. 대표작 ‘솔트 시티’(Salt City)는 서해안 갯벌에 탑의 형태로 놓인 소금 덩어리가 조수에 의해 서서히 축소·변형되고 종국에 소멸하는 과정을 담았다. 10월 14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로 챕터투. (070)4895-1031.대중음악 ●하림과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의 ‘집시의 테이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악기를 다루는 것으로 정평이 난 뮤지션 하림과 두번째달의 김현보와 조윤정, 클래지콰이의 호란, 싱어송라이터 김목인, 이호석, 베이스 연주자 이동준, 마임이스트 정명필 등이 세계를 여행하며 느꼈던 감성을 들려주는 월드 뮤직 공연이다. 27~29일 오후 8시, 30일 오후 3시·6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 4만원. (070)4250-0508. 연극 ●이방인 극단 산울림이 3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알베르 카뮈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겼다.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가 요양원에서 사망한 뒤 장례를 치르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한 친구를 미행하던 남자를 실수로 총으로 쏴죽이면서 사형수가 된다. 자신을 둘러싼 것들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된 뫼르소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부조리 속에서 살아가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그린다. 10월 1일까지.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 4만원. 1544-1555. 클래식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유럽 문화의 자존심 체코 필하모닉의 네 번째 내한 공연이다. 올봄 돌연 서거한 이르지 벨로흘라베크를 대신해 체코를 대표하는 지휘자 페트르 알트리히터가 지휘봉을 잡고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 서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을 들려준다.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협연한다. 28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만~23만원. (02)599-5743.
  • 허리케인 휩쓴 푸에르토리코, 댐 붕괴 위기…7만명 대피령

    허리케인 휩쓴 푸에르토리코, 댐 붕괴 위기…7만명 대피령

    초강력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푸에르토리코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댐 붕괴 위기까지 찾아와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85년 만에 찾아온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인 ‘마리아’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이날 오후 리카르도 로셀로 주지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북서부 지역 과자타카 댐에 균열이 나타나는 등 붕괴 위험이 있다”면서 “과자타카댐에서 강으로 이어지는 지역에 사는 7만 명의 주민들은 지금 이 방송을 듣는 즉시 대피하기 바란다”고 긴급 소개령을 내렸다. 과자타카 댐 아래쪽 퀘브라딜라스, 산세바스티안, 이사벨라 등 해안 지역 마을은 저지대여서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곳곳에서 산산태, 해일 등을 경고하고 있어 주민들의 이주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다른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까지 산사태로 3명이 매몰되고, 홍수로 2명이 익사하는 등 푸에르토리코에서만 최소 1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푸에르토리코 대부분 지역이 정전 상태여서 허리케인의 피해는 아직 정확한 집계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수색 작업이 본격 시작되면 사망·실종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푸에르토리코는 강풍과 폭우로 전력 인프라 등이 대부분 파괴돼 몇 개월 동안 피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베트남 사파에 32호 화장실 “베트남인들의 근심 풀어야죠”

    베트남 사파에 32호 화장실 “베트남인들의 근심 풀어야죠”

    야단법석이란 이런 장면을 두고 하는 말인듯 싶었다.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370㎞ 떨어진 사파 지역.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6시간 가까이 걸리는 중국 윈난성 접경 지대로 3000m급 준봉들로 둘러싸인 산악지형이다. 몽족을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곳은 최근 관광객이나 배낭 여행자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종편채널 프로그램에 소개돼 이제 제법 알아보는 이도 늘었다. 사파 시내에서 또 자동차로 1시간, 굽이굽이 산길을 돌고돌아 찾아간 곳에 반쾅1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었다. 학교 뒤 33㎡가 채 안되는 공간에 번듯한 화장실 건물이 건립 중이었는데 한국에서 찾아온 21명의 ‘달림이’들이 화장실 벽에 불가의 상서로운 동물인 코끼리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화 캐릭터들을 그려넣고 있었다. 이 학교 화장실은 ‘탁발 마라토너’로 유명한 진오 스님(54)이 지난 6월 서울둘레길 108㎞를 달려 모금한 360만여원의 기부금으로 지어지고 있는 사파 지역 학교 두 곳 화장실 가운데 한 곳이다. 7개월 전 베트남을 돕자는 마음 하나로 달렸던 이들이 23일 제5회 베트남산악마라톤(VMM) 대회에 참가하는 길에 들러 담장에 그림을 그려넣은 것이다. 이런 난장이 없다. 낡은 옷차림에 눈망울이나 미소가 아름답고 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어린이들이 바위에 올라붙어 한국 달림이들의 작업을 바라보며 재잘거린다. 마라톤을 좋아하다 트레일러닝이란 세계에 빠져든 이들이 한데 어울려 붓을 들어 박준섭(30·컴퓨터 프로그래머)씨가 정성껏 그린 밑그림에 색깔을 입힌다. 처음에는 사파 시내에서 구입한 물감을 제대로 구입했는지를 놓고 한참 갑론을박을 벌였다. 급하게 준비한 일이라 당연했다. 초등학교 교사 7~8명이 뭐라고 한마디씩 훈수를 두고 그림을 잘 모르는 진오 스님이 달림이들에게 물감을 물에 개라, 어느 색을 바르라고 일일이 지시하니 이런 혼잡이 없다. 하지만 마라토너들은 각자 요령껏 속도를 냈고 작업은 베트남에서만 30곳의 해우소를 건립해오는 과정에서 보통 2시간 걸렸는데 이날은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진오 스님은 “비가 오거나 손을 타도 지워지지 않는 물감을 구입했는지를 놓고 설왕설래할 때는 아이들도 쳐다보고 있는데 어떡해야 하나 싶어 눈앞이 캄캄했는데 막상 모두들 달라붙어 열심히 작업해줘 그림도 예쁘게 나왔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학교에 기본 중에 기본인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이 학교는 산속 깊숙이 집이 있어 통학할 수 없는 아이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도 씻을 곳이 없어 이번에 지은 화장실에 샤워 시설도 만들었다. 스님이 이렇게 베트남 학교들에 없는 화장실 108곳을 지어주겠다고 발심한 것은 교통사고로 뇌의 반쪽을 잃은 베트남 노동자 토얀의 수술 비용을 모금해 마련해준 뒤 그와 함께 베트남을 찾아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함께 찾았다가 화장실이 없는 것에 충격을 받으면서였다. 또 베트남전쟁 때 한국 군에 피해를 입은 이들이 “한국은 일본에 위안부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왜 베트남 전쟁 때 한국 군의 야만적인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하지 않는 거냐“는 지적을 받고 얼굴이 화끈거린 경험이 자극이 됐다. 2003년부터 경북 구미에서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설립해 이주노동자센터와 외국인쉼터를 운영해오던 진오 스님은 2012년 과로로 몸이 좋지 않아 의사가 권유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사회 공헌 활동의 깊이와 넓이가 더해졌다. ㎞당 100원씩 모금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돕고 있고 2012년부터 국내 모금으로 베트남에 50곳의 화장실을 짓겠다는 목표로 현재 35호까지 계획 중이며 202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 맨해튼까지 4200㎞를 달려 나머지 58곳의 화장실 건립 비용을 모금하기로 마음먹고 있다. 베트남 말고 캄보디아와 스리랑카에도 화장실을 건립하는 측은지심을 이어가고 있다. 담장 그림을 완성한 뒤 모두 한데 어울려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근처의 중학교에 지어지고 있는 32호 화장실 담장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이어가려고 페인트와 붓, 물통 등을 갈무리하고 있는 일행에게 교사 대표가 다가와 “물감과 붓 등을 학교에 놓고 가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애절한 눈빛으로 호소한 것이었다. 결국 한국 달림이 일행은 중학교 화장실 담장 그리기를 포기하고 건립 현장을 돌아보게만 됐다. 중학교보다 훨씬 오지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열악한 여건이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고 돌아서는 일행의 버스가 떠날 때까지 교사들과 아이들의 손짓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다. 사파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손에 든 스마트폰, 아이보다 좋나요

    [이주의 어린이 책] 손에 든 스마트폰, 아이보다 좋나요

    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어/노부미 지음·그림/고대영 옮김/길벗어린이/40쪽/1만 2000원어떤 그림책은 명랑함과 순전함으로 무장한 진심으로 부모를 뜨끔하게 합니다. 꾸밈 하나 없는 단순함으로 무장해제시키는 이야기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내 탓이오”를 주억거릴 밖에요. 일본 작가 노부미의 신작이 바로 그렇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어떤 내용인지는 다 짐작하실 테죠. 어느 부모나 비켜갈 수 없는 주제이자, 요즘 여느 곳에서나 흔한 풍경이니까요. 건이는 블록으로 멋진 자동차를 완성한 참입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아이의 본능이죠. 엄마를 애타게 불러보는데, 그 순간 엄마 모습은 가관입니다. 코를 파며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라니요. 그러고 보니 엄마는 프로그램화된 로봇처럼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 광고가 나오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아기가 울면 아이를 보다 스마트폰을 보고, 광고가 끝나면 스마트폰에서 고개를 들어 텔레비전을 보고…. 아, 건이는 대체 언제 봐주나요. 아이는 급기야 자신만의 나라를 구축합니다. 스마트폰은 절대 발을 들일 수 없는 견고한 성이죠. 아이의 진심은 유치원 선생님의 물음에서 드러납니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선생님의 말에 가지가지 직업을 나열하는 친구들의 답은 찬란합니다. 하지만 건이의 대답은 절박하죠. “엄마가 날 봐 주지 않으면, 나는 없어져도 된다는 기분이 든단 말이에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엄마가 미워지는 건 싫어요. 차라리 그냥 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어요.” 실제 싱가포르 한 초등학생의 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은 곧장 핵심을 파고듭니다. “복잡하게 만들면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으니, 생각이 자꾸자꾸 단순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단순함은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일지도요. 4세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동성애 옹호? 성평등 교육?…페미니즘 교사 논란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수업 시간에 성소수자 축제 영상을 틀고 ‘페미니즘’을 가르친 교사를 형사 고발한 데 이어 파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교사가 소속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학부모 단체가 사실을 왜곡·과장했고 한 언론사가 이를 확인 없이 보도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퀴어축제 영상 틀고 왜곡된 성교육”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전학연)은 22일 서울 송파구 위례별초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성혐오, 동성애 교육을 주입하는 위례별초의 최모 교사와 이를 방임한 이모 교장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학연은 지난 18일 서울동부지검에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최 교사와 이 교장을 고발했다. 최 교사는 지난 7월 수업 시간에 성소수자 축제 영상을 틀었다는 이유로 일부 학부모와 학부모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아 왔다. 같은 달 최 교사가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과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논란을 부추겼다. 이어 최 교사가 교무실에 성소수자의 인권과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부착한 사진이 공개되고,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최 교사는 학부모 단체의 거센 항의와 일부 네티즌의 신상 털기와 모욕으로 충격을 받고 지난 8월 23일부터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소수자 인권 존중 교육 장려해야” 김성애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퀴어축제 영상은 80분 수업 중 3분만 틀었고, 영상에 성소수자들이 벌거벗고 나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최 교사를 지지했다. 이어 “최 교사는 교사들이 성관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자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면서 “초등학생들이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아무런 의식 없이 쏟아내는 상황에서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자는 최 교사의 교육 철학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전학연과 해당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국민 자격 못 얻고 ‘인종청소’당하는 소수민족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국민 자격 못 얻고 ‘인종청소’당하는 소수민족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인 로힝야족은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州)에서 거주하는 인구 110만명의 이슬람 소수민족이다. 전 세계에 약 220만명이 분포하며, 대다수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특히 극심한 탄압을 받아 왔다. 급기야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무장반군과 미얀마 정부군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고, 정부군은 무장 반군 진압을 이유로 로힝야족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로힝야족 민간인에 대한 학살과 방화, 고문, 성폭행으로까지 번지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미 40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몸을 피했다. 그야말로 폐허이자 전쟁터가 된 고향에 남거나, 어쩔 수 없이 난민의 삶을 선택한 로힝야족의 눈물이 끊이지 않는다. 종교를 둘러싼 미얀마와 로힝야족의 갈등은 18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5년 영국은 미얀마를 식민지배하면서 대규모 농지를 경작할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미얀마 인근에서 인도계의 무슬림을 이주시켰다. 이때부터 불교도인 토착민과 이주민인 무슬림 사이에서는 문화적·종교적 갈등이 시작됐다. 2012년 불교도와 로힝야족 간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뒤 유엔은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후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탄압에는 ‘인종청소’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다. 인종청소에 대한 정확한 국제적인 정의는 아직 없고 국제법에 따라 독립적인 범죄로도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유엔은 “강제나 협박을 통해 일정 집단의 사람들을 제거하고 인종적으로 균일한 지역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종교 둘러싼 갈등… 동남아 국가서도 빈번 종교로 야기된 유사한 갈등은 미얀마 인근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불교왕국’으로도 불리는 부탄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지만, 힌두교를 믿는 네팔계 부탄인들에게는 결코 행복한 나라가 아니다. 네팔계 부탄인들은 국민이 아닌 불법 이민자로 간주됐고, 국민으로서 그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 힌두교도들의 시위가 무력으로 진압당한 사례도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2013년까지 서방 국가 이주를 신청한 네팔계 부탄인 난민의 수는 약 10만명에 달한다. 현재 부탄의 불교도는 75%, 힌두교도 및 회교 등은 25%를 차지한다. 태국도 만만치 않다. 2015년 9월 남부 나타리왓주의 상카시티타람 사원 인근에서 3차례 폭탄 공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나타리왓은 주민 대다수가 무슬림인 3개 주 중 하나로, 현지 경찰은 이 공격이 말레이시아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타리왓 및 얄라, 파타니 등 3개 주에서는 2004년 이래 6500명 이상이 폭탄공격 등으로 사망했다. 반대로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방글라데시는 1%가 채 되지 않는 불교도를 탄압하기도 했다. 2012년 한 불교도 어린이의 SNS에 코란을 불태우는 사진이 실렸다는 ‘괴소문’이 돈 뒤 이슬람교도 수천명이 불교사원 20여채와 가옥 50여채를 파괴하면서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문제의 사진을 올린 이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탄압은 또 다른 탄압과 폭력을 낳는다 이처럼 이슬람교와 불교의 갈등은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발생해 왔지만, ‘인종청소’로 표현되는 미얀마와 로힝야족의 유혈사태는 이전보다 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 말레이시아의 국영 베르나마 통신의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출신 IS 조직원들이 로힝야족의 인종청소 논란을 빌미로 삼아 미얀마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미얀마가 IS의 본거지인 시리아보다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하고, 동시에 세력을 잃어 가고 있는 시리아가 아닌 새로운 지역에서 ‘부흥’을 꿈꾸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의 탄압이 또 다른 탄압뿐만 아니라 테러와 관련한 ‘위험한 가능성’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박해받아 온 이들이 삶의 터전과 가족을 모두 잃고 끝없는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다름 아닌 국제적인 테러조직이라는 사실은 더 끔찍한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용서와 희망보다는 복수와 죽음을 떠올릴 가능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탄압과 폭력을 양산케 할지도 모른다. 제2, 제3의 로힝야족이 나오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눈과 귀를 기울이고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테마별 농촌여행 4] ‘전통 농경문화와 조상의 얼’ 김제 여행

    [테마별 농촌여행 4] ‘전통 농경문화와 조상의 얼’ 김제 여행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는 백제시대부터 농경문화를 이어온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특히 전북 김제시에는 백제시대에 조성된 인공 저수지 벽골제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벽골제의 도시 김제의 9월은 수확을 준비하고 전통적인 농경문화를 기념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진다. 관광객들은 각 코스와 축제를 하루 동안 돌아다니면서 짧은 시간 동안 김제가 간직하고 있는 농경문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코스1] 김제지평선축제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간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로에서 열리는 ‘김제지평선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5년 연속 지정된 대표적인 가을축제이다. 올해 축제는 총 5개 테마와 55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배트맨, 아이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만화영화 속 히어로 분장을 한 캐릭터 퍼포먼스를 포함해 내·외국인이 함께하는 깃발 세리머니, ‘어메이징 대형 떡 세계 국기 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전통 혼례 및 한복체험, 벽골제 전설 쌍룡놀이, 풍년 기원 입석 줄다리기, 쌍룡 횃불 퍼레이드 등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이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코스2] 벽골제민속유물전시관 벽골제민속유물전시관은 1998년에 개관했으며 4개의 전시실과 1200여 점이 넘는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선사시대의 각종 농기구 및 수리시설 변천사, 벽골제 축조 과정 모형, 벽골제 쌍룡놀이 영상 등을 통해 160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농경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코스3]벽골제마을 벽골제마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인 벽골제를 기반으로 한 농경문화를 느낄 수 있다. 벽골제를 비롯한 다양한 관광지와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딸기 수확 체험, 딸기 인형극, 딸기 요리 교실, 동물 먹이주기 등 딸기와 관련된 다채로운 체험이 준비된 ‘주근깨 딸기 체험’과 몸에 좋은 영지버섯과 표고버섯을 직접 수확하고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는 ‘버섯 키우기 및 수확 체험’이 대표적이다. 그밖에도 떡 케이크 만들기, 쌀 과자 만들기, 생활 공예, 모내기 체험 등을 통해 농촌생활, 농촌문화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소설 <아리랑>을 쓴 조정래 작가를 기념하는 ‘아리랑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조정래 작가의 원고 집필 계획표와 필기구, 앨범, 취재 시 썼던 일용품 등을 전시해놓았다.[코스4] 삶의 향기 김제 제1호 농가 맛집인 삶의 향기는 김제 지역 특산물과 농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을 제공한다. 일반 식당과 달리 처마에 매달린 메주와 아궁이, 고즈넉한 풍경이 색다른 재미를 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얇게 썬 감자에 각종 채소를 싸먹는 생감자칠전판, 김제 한돈과 한방 발효청을 넣고 만들어 맛과 건강 모두를 잡은 발효청수육, 보리굴비, 담백하고 깊은 맛의 나물 반찬이 나오는 벼고을 밥상, 감자 구절판과 꾸지뽕묵에 금반까지 더해져 더욱 맛있는 장수밥상 등 타 지역에서 맛보기 힘든 별미를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혜련 서울시의원 서울온드림교육센터 2주년 성과발표회서 축사

    김혜련 서울시의원 서울온드림교육센터 2주년 성과발표회서 축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혜련 의원(동작제2선거구)은 지난 21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서울온드림교육센터 개관 2주년 기념 성과발표 및 토론회에 참석하여 중도입국청소년을 격려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중도입국자녀의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서울시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이 공동 설립한 서울온드림교육센터는 2015년 9월에 개소했고 중도입국청소년들에게 귀화시험, 진학지도, 한국어 교육 및 한국문화・역사 알기 등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상담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혜련 의원은 서울온드림교육센터의 2주년을 축하하고 중도입국청소년을 격려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축사를 통하여 “중도입국자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다문화가족 자녀보다 더욱 한국의 문화와 언어가 익숙하지 않아 정규학교를 다니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이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지적 차원의 지원을 넘어 한국사회의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결혼이주가정 청소년 및 중도입국 다문화청소년들의 한국사회 적응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책 마련을 위한 ‘서울시 다문화청소년 사회참여활동지원 연구 용역’을 진행하는 등 다문화정책과 청소년정책의 발전을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美 긴축 공식화, 빚 부담 증가에 최우선 대비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다음달부터 보유자산을 축소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9년 동안 유지해온 양적완화 정책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준금리는 1~1.2%로 동결했지만 12월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도 다음달 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져 긴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어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본 메시지는 미국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보유자산 축소는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실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준은 현재 4조 5000억 달러가량의 국채와 주택담보부채권(MBS)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100억 달러씩 줄여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어 사실상 장기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충분히 예상했던 터라 일단 미 금융시장 반응은 담담했지만 중장기 파장은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는 어제 오전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 경제에 끼칠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일단 마음은 놓인다. 관심은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과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이다.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로 국내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해 가계부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는 가계 지출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경기에 악영향을 준다.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2005년 8월~2007년 8월 19조 70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통계가 있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32억 5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에 대해 “국내 경기와 물가 경로가 중요하고 북한 리스크가 있어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금리 인상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미국발 긴축과 금리 추가 인상이 국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 [인사]

    ■법무부 ◇고위공무원 승진△서울서부지검 사무국장 이갑수△창원지검 사무국장 신현성△광주지검 사무국장 정동진△전주지검 사무국장 김정호△부산동부지청 사무국장 박상욱◇고위공무원 전보△서울고검 사무국장 김영창△부산고검 사무국장 복두규△광주고검 사무국장 이정범△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 강진구△인천지검 사무국장 강성식△대전지검 사무국장 백운기△대구지검 사무국장 박천홍 ■농림축산식품부 ◇국장급 전보△정책기획관 김정희△농업정책국장 이주명△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장 남태헌△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조재호△농식품공무원교육원장 서해동△대변인(직무대리) 김종구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대변인 정진욱△기업집단국장 신봉삼△시장감시국장 신영호◇과장급△정책홍보담당관 이태휘△경쟁심판담당관 유성욱△소비자거래심판담당관 심주은△정보화담당관 최영수△디지털조사분석과장 전찬수△기업집단정책과장 육성권△지주회사과장 정창욱△공시점검과장 신동열△내부거래감시과장 홍형주△부당지원감시과장 최장관△소비자정책과장 남동일△소비자안전정보과장 인민호△약관심사과장 배현정△전자거래과장 음잔디△서비스업감시과장 전성복△카르텔총괄과장 이유태△입찰담합조사과장 이순미△카르텔조사과장 김근성△유통거래과장 문재호△가맹거래과장 김대영△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소비자과장 김성균△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건설하도급과장 배찬영△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 연규석△대전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 양성영△대구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 서창현△OECD대한민국정책센터 파견 류용래△공정거래위원회 최무진 권혜정 ■코스맥스 ◇임원 전보△국내 마케팅본부 총괄 부사장 윤원일△국내 마케팅본부 이사 김철희△코스맥스광저우 총경리 전무 이상인
  • [이주의 시작 볼까? 말까?]
  • “장애인·성소수자…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연대”

    “장애인·성소수자…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연대”

    온·오프라인 서명 - 관련 토론회 등 계획 “약자와 연대하는 길 택해야” NCCK 성명 “역차별 모순” 보수 개신교계 반대 고수 종교 편향, 장애인 홀대, 여성 비하, 성소수자 박해….우리 사회의 편견과 홀대를 없애고 개선하자는 몸짓들이 분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차별금지법 제정을 본격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종교·시민사회단체가 서명운동 등 연대에 나서는가 하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110개 종교·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제정연대)는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 선포 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대대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은 헌법이 규정한 인간존엄과 평등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법”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즉각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특히 “평등과 인권, 반차별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한국사회를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을 선언하고 온·오프라인 서명에 돌입하는 한편 공동체 및 지역간담회, 차별금지법안 관련 토론회를 잇따라 열겠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장애·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선진국들은 20~30년 전부터 차별과 증오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무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정 권고해 입법이 추진됐으나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제사회로부터 지속적인 차별금지법 권고를 받았지만 결국 법 제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종교계에서는 그동안 불교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정 요구가 있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문화 다종교 사회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생활영역에서 일어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차별금지법의 국회 입법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연대활동도 불교계 시민단체가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제정연대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및 종교평화위원회, 대한불교청년회,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등 불교 단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에 비해 보수 개신교계는 ‘결사 반대’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성경에 명시된 세상의 질서를 왜곡한다는 ‘동성애’ 등을 내세워 차별금지법이 오히려 역차별의 모순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교단 총회며 연합기관 회의를 통해 ‘차별금지법 결사 저지’를 공론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진보적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전격 성명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NCCK는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제안’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인 여성, 이주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며 “한국교회는 지금 즉시 부당하게 억울함을 당하고 있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독교계에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광서 전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는 “소통과 융합이 대세가 된 현대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배타와 불관용의 논리는 그것이 정치든 종교든 억지스럽고 불편하다”며 “정치·종교 지도자들의 의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국토부 “재건축 이사비 7000만원 지원은 위법”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조합에 무상 이주비 7000만원을 제안한 현대건설에 시정을 지시했다. 시정 지시를 수용하기로 한 현대건설은 7000만원에 상응하는 혜택을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수정안을 내놓기로 했다. 국토부는 법률 자문 결과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회사가 과도한 이사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따라 시정을 지시했다고 21일 밝혔다. 도정법은 “누구든지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5억원 무이자 대여를 기본으로 제공할 계획이었다. 5억원이 필요하지 않은 조합원에게는 무상으로 7000만원의 이사비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과잉 마케팅’이라는 논란이 일자 현대건설 측은 “기업 이윤을 조합원 모두에게 공정히 돌려주고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국토부 시정 조치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기는 마찬가지다. 현금 5억원을 입주 때까지 무이자로 빌려주는 것은 괜찮고 무이자 비용에 상응하는 이사비 7000만원을 주는 것은 법 위반이라는 게 모순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 신용도를 감안해 5억원을 연 2.7%로 조달하면 1년 이자비는 1340만원이다. 이를 이주 및 공사 기간을 감안해 약 4년간 빌려준다고 보면 54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무이자 대출 대신 이사비로 7000만원을 줄 경우에는 세금(기타소득세 22%, 주민세 2.2%) 등을 제외하면 실제 지급액은 가구당 5400만원이다. 공교롭게 무이자 대출 비용과 딱 맞아떨어진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한성백제 옛 도읍 송파, 혼불로 깨어나다

    한성백제 옛 도읍 송파, 혼불로 깨어나다

    “와, 진짜 말이다. 무거워 보이는 옷도 입고 모자도 쓰셨네요. 옛날 사람들은 정말 이런 걸 썼다는 건가요?”21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경당역사공원 안. 풍납초 5학년 어린이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질문을 쏟아냈다. 공원에는 이른 오전부터 인근의 풍납초·토성초 5학년 학생들을 포함한 지역 주민 400여명이 몰렸다. 이날 오후 7시 개막을 앞둔 제17회 한성백제문화제의 혼불채화식을 보기 위해서다. 문화제는 2000여년 전 한성을 수도로 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한 송파구의 연중 최대 행사다. 본격적인 축제의 장이 펼쳐지기 전 백제의 혼을 담은 혼불을 들고 2㎞를 행진하는 의식을 치른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경당역사공원은 풍납토성 유물이 다량 발굴된 터”라면서 “인근 초등학교, 유치원 학생들을 비롯해 백제 왕조의 후손인 의령 여씨(宜 余氏), 부여 서씨(扶餘 徐氏) 40명이 참석해 한성백제문화제의 묘미를 살렸다. 주민들께서 나흘간 축제를 즐겨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구에 따르면 1994년 한성백제문화제가 처음 시작됐고, 백제의 후손을 찾아 참여를 요청한 것은 5년 전이다. 이날 혼불채화식에서는 가야금 병창 그룹 ‘소리디딤’의 연주를 시작으로 송파구립민속예술단의 무용 ‘진혼무’ 등 다채로운 민속 공연이 이어졌다. 가장 큰 볼거리는 한성백제 시대 장군처럼 당시 갑옷과 투구를 쓰고 말을 탄 관계자들이 혼불을 들고 풍납동 일대를 돌아 몽촌토성이 위치한 올림픽공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풍납토성(북성)은 몽촌토성(남성)과 함께 백제가 처음 수도로 삼은 하남 위례성이라는 게 학계의 추정이다. 다양한 백제 유적이 출토됐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경당역사공원에서는 한성백제의 왕과 귀족 등 최고 상류층이 이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토기, 기와 등이 출토됐다고 한다.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추정되는 흔적도 나타난다. 한성백제 493년의 역사를 품은 이곳은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됐지만, 이주·보상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풍납1·2동에 아직 주민 6만명이 살고 계시는데, 이분들 모두 한성백제의 후손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주열 “셈법 복잡해졌지만…국내 시장에 큰 영향 없을 것”

    이주열 “셈법 복잡해졌지만…국내 시장에 큰 영향 없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미국이 새달부터 자산을 줄이기로 한 것과 관련,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자체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국내 경기나 물가 경로, 북한 리스크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내 금리 인상 조건은 ‘뚜렷한 경기 회복세’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미국이 본격적인 돈줄 죄기에 나선 만큼 고려해야 할 요인이 더 많아졌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 연 1.25~1.50%가 된다. 1.25%인 국내 금리보다 상단이 높아져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다.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10월과 11월 두 번 남아 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금융안정회의 직후 ‘금융 안정 상황’ 자료를 통해 “북한 리스크 상존,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으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7월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꾸준히 순유입됐지만 8월에는 순유출로 바뀌었다. 한은이 금융시스템 안정 상황을 수치화한 ‘금융안정지수’는 지난달 3.8로 올랐지만, 아직은 주의 단계(8~22)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 총재는 연내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내외 금리 차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통화정책의 고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미국 12월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있었고 그래서 이번 결정을 호키시(매파적)하게 보는 쪽도 있지만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본다”며 “국내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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