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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집 키우지만… 친홍 vs 친박 vs 복당파 갈등도 커질듯

    몸집 키우지만… 친홍 vs 친박 vs 복당파 갈등도 커질듯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 9명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두고 한국당 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들이 8일 탈당계를 제출한 뒤 9일 한국당에 입당하면 한국당은 당장 몸집이 커지겠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을 전망이다.친박계는 김 의원 등에 대한 복당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7일 “바른정당 통합파가 점령군처럼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복당 심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을 겨냥, “당이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징계하려면 당시 당 대표로 총선 패배 책임이 있는 김 의원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우택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통합파를) 무작정 받는 것이 좋은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갖는 의원도 있다”며 “이 문제는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따져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복당파’가 당협위원장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앞서 당무감사를 통한 당협위원장 구조조정을 예고한 데 이어 “당협위원장은 현역 의원이 중심이 되는 게 정치적 관행”이라고 밝혀 복당파에게 힘을 실어 줬다. 김 의원 등에 대한 복당 심사가 진행되더라도 순조롭게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친박계에 대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비판했다. 또 “과거와는 달리 국회에 참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많이 진출해 있다고 느꼈다”며 “차후 총선에서는 국민에게 이들의 행각을 알려 사이코패스가 국회에 진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통합파의 한국당 복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당내 권력구도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친홍(친홍준표)계, 김 의원을 필두로 한 복당파, 친박계가 얽히고설킨 삼각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 내가 생각하는 난민은…

    # 내가 생각하는 난민은…

    “난민은 이름과 추억, 일상이 있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배우 정우성이 6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난민은 누구인가요?”라고 물으며 인증샷과 함께 자신이 생각하는 난민의 의미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와 늘 뜻과 행동을 함께하는 이정재, 그리고 정우성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 18명이 유엔난민기구(UNHCR)가 난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기획한 캠페인에 나섰다. 난민이란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캠페인에 동참한 배우는 강신철, 고아라, 고아성, 김세린, 김윤식, 김의성, 김종수, 남지현, 박소담, 배성우, 손민호, 신정근, 염정아, 이솜, 이시아, 장우혁, 차래형, 한성천 등이다. 이정재는 “난민은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고아성은 “난민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들입니다”란 글을 남겼다. UNHCR은 지난해부터 지구촌에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난민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후원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난민과함께’, ‘#WithRefugees’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2014년부터 UNHCR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정우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사됐다. 정우성은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의 난민촌을 찾아 아픔을 함께하기도 했다. 아티스트컴퍼니는 “많은 분이 난민의 의미와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고 난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인식 변화를 위해 소속 배우들은 앞으로도 UNHCR의 캠페인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비드 후세인 UNHCR 한국대표부 대표는 “정우성 친선대사와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들의 뜻깊은 동참을 환영한다”며 “이들의 참여가 UNHCR이 더 많고 더 넓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아성은 지난 2일 서울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제2회 난민토크콘서트 ‘우리의 이웃, 난민’에 소개된 애니메이션 영상의 내레이션 재능기부에 나서기도 했다. 박해를 피해 국내에 이주한 미얀마 카렌족 난민 사에크리스 가족, 장준희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카렌족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한편 UNHCR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난민과 국내 실향민 등 보호 대상자는 6500만명으로 사상 최다였으며 절반이 어린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특별기고] 아세안은 ‘제2 교역상대’… 함께 성장할 파트너십 만들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특별기고] 아세안은 ‘제2 교역상대’… 함께 성장할 파트너십 만들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은 8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로 순방을 떠난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개최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신(新)남방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됐던 신북방정책과 함께 우리 외교정책의 주요 방향을 천명하는 것이다.또한 필리핀에서 열릴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 공개 연설에서는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이 발표된다.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취임 직후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던 만큼, 그간 아세안에서는 한국의 대(對)아세안 전략과 비전이 무엇인지 계속 궁금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순방을 통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사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여러 분야에서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다. 아세안은 우리의 제2 교역 상대로, 한국은 매년 300억 달러가 넘는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대아세안 투자도 지난해 대유럽연합(EU) 25억 달러, 대중국 33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어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대아세안 투자도 22억 달러를 기록하며, 대중국 투자액 10억 달러의 2배를 넘어섰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세안은 ‘포스트 차이나’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인구 6억 4천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 6천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공동체이자, 평균 성장률 5%, 역동적인 젊은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해외 여행자 2200만명 중 3분의1을 넘어서는 수가 아세안 10개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아세안은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아세안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라는 관심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아세안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수백년간 지속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심해야 한다. 그 해답은 다음 여섯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한국과 아세안은 강대국들과는 달리 어떤 정치적 야심이나 역사적 갈등 요소 없이 진정한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중견국이다. 오늘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과 불확실성이 강대국들 간의 경쟁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고려할 때, 한국과 아세안은 중견국 외교를 통해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화하는 데 있어 더 큰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다. 둘째, 한국과 아세안은 상호 보완적인 경제를 바탕으로 호혜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현재 많은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아세안 각국으로 진출해 상호 호혜적인 관계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그 예로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GDP와 수출액의 20%가량을 기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 기업인 포스코와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Krakatau) 합작으로 설립된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 회사가 인도네시아의 산업화에 탄탄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기술 협력,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등을 통해 윈윈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간 비즈니스 협력 강화는 아세안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가치 사슬(GVC) 편입을 지원하고, 아세안 통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 공동체는 아직은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 중이다. 우리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이 활발해지고 양 지역 간 비즈니스 협력이 강화되면서, 아세안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SMEs)의 글로벌 가치 사슬 및 글로벌 공급망 편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개발 격차 완화와 경제 통합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아세안은 ‘정보통신기술(ICT) 마스터플랜’을 통해 2020년까지 디지털 경제 블록으로 새롭게 부상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을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어 협력의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넷째,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성취한 경험과 발전전략을 아세안과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아세안은 한국의 제1의 공적개발원조(ODA) 파트너이다. 아세안 국가들에게 한국의 경험 공유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 극복과 최빈국 탈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한국과 아세안 사람들은 아시아적인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가족 중심사상, 효(孝)와 같은 유사한 전통과 가치를 공유한 것을 한국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또한,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널리 즐기는 것만큼이나 한국에서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이해와 신뢰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견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지난 8월 부산에 개원한 아세안 문화원은 동남아에서 ‘코리안 웨이브’의 인기를 넘어, 한국에서 아세안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아세안 웨이브’를 불러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각국의 한국인 커뮤니티와 국내 아세안 인들의 커뮤니티는 점점 더 커지고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아세안인은 2016년 기준 이주 노동자 18만명, 결혼 이주 9만명, 유학생 2만명을 비롯해 50만명에 이른다. 우리 정부가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춘 한·아세안 미래 관계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제는 아세안을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발표한 우리의 새로운 대아세안 전략과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부처와 유관기관, 지자체에 분산되어 이뤄지고 있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하고 총괄할 수 있는 범정부 아세안 태스크포스(TF)를 하루빨리 출범시켜야 한다. 이러한 TF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제는 담론과 총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 분야와 성공사례들을 만들고, 아세안과의 교류 협력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세안 전문가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제11회 외무고시, 외교통상부 북미2과 과장·장관 보좌관·대변인, 주이스라엘 참사관, 주이집트 참사관, 주일본 참사관, 주레바논 대사. 주일본 공사, 주인도네시아 대사 역임.
  • 뜨겁던 입맞춤… 뼈아픈 이별

    뜨겁던 입맞춤… 뼈아픈 이별

    ‘개혁보수’라는 기치 아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떠나 ‘풍찬노숙’을 함께해 온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1년도 안 돼 결국 결별을 택했다.불과 2년 전 비박(박근혜)의 싹을 틔우며 당 지도부로 의기투합했던 두 사람은 그간 극한 갈등과 화합을 반복하며 긴장의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 의원과 유 의원의 인연은 2000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체제에서 원내수석부총무와 여의도연구소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은 2002년 대선 캠프에서도 함께했다. 김 의원은 이회창 캠프에서 미디어대책본부장을 맡으며 미디어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유 의원도 정치특보를 지내며 연설과 정책 업무를 도맡아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2005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체제에서 김 의원은 사무총장, 유 의원은 비서실장을 각각 지냈다. 김 의원은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했고 유 의원은 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며 연을 이어 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김 의원과 유 의원은 각각 박근혜 캠프의 조직총괄부장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을 맡았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들은 2015년 2월 새누리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만나 ‘비박 지도부’로 함께 손발을 맞춘다. 이들의 관계는 2015년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 내기’에 김 의원이 청와대의 손을 들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법 개정안에 박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의원과 충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의원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유 의원에게 원내대표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 하지만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친박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며 다시 의기투합한다. 지난 1월 이들은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둥지를 버리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5% 안팎에 머무른 낮은 지지율로 당의 진로를 두고 마찰을 빚어 왔다. 대선 이후 김 의원을 필두로 한 통합파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했던 반면 유 의원은 줄곧 자강론을 내세우며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유 의원은 6일 바른정당 내 ‘통합파’를 이끌고 탈당 선언을 한 김 의원에게 “지난해 같이 탈당할 때 저는 끝까지 새누리당에 남아 개혁을 해 보려고 했고 지금 탈당하신 분들은 제일 먼저 탈당을 했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이라는 초심을 지키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배부른 너구리…하수구에 몸 낀 채 갇혔다 구조돼

    배부른 너구리…하수구에 몸 낀 채 갇혔다 구조돼

    어쩌면 과식으로 후회하는 이들은 인간만이 아닐 듯싶다. 미국 너구리인 라쿤 한 마리가 어디서 뭘 그렇게 먹었는지 하수구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 그만 배가 끼어 움직일 수 없게 된 모습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NBC 시카고와 피플 등 여러 매체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州) 자이언에서 꿀을 너무 많이 먹어 구멍에 몸이 낀 ‘곰돌이 푸’를 떠올리듯 조금 익살스러운 라쿤 한 마리가 발견됐다. 이날 자이언 경찰서에는 “라쿤 한 마리가 하수구 입구에 껴서 움직일 수 없게 된 것 같다. 도와달라”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순찰을 담당하고 있는 켄 본 경찰관은 동료 랜디 크노르 경찰관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후 두 경찰관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불룩하게 부푼 배가 하수구 입구에 딱 끼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라쿤 한 마리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어떻게든 라쿤을 구조하려고 했지만 라쿤이 공격성을 보여 두 사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두 경찰관은 자이언 공공사업국 산하 동물관리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얼마 뒤 현장에는 두 명의 구조대원이 끝부분에 유(U)자형 쇠붙이가 달린 긴 막대기를 각각 들고 나타났다. 잠시 뒤 한 사람이 먼저 라쿤의 몸을 막대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라쿤은 자신을 공격한다고 오해하고 막대기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다른 한 사람이 하수구 뚜껑을 끌어당겨 빼내는 것으로 라쿤이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라쿤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있던 구조대원은 막대를 빼지 않았다. 왜냐하면 화가 난 라쿤이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라쿤은 도망칠 공간이 확보되자 다시 하수구 속으로 사라지면서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편 호기심 많고 먹성 좋은 라쿤으로 인한 사건·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라쿤 한 마리가 하수구 구멍에 머리가 끼여 구조되는 일이 있었고 지난 2월에는 라쿤 한 마리가 쓰레기 수거차 뒷부분에 매달린 채 무려 11㎞의 거리를 함께 달리는 사진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사진=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제38회 청룡영화상 후보 공개...‘불한당’ 최다 노미네이트(명단)

    제38회 청룡영화상 후보 공개...‘불한당’ 최다 노미네이트(명단)

    올 한해 관객의 사랑을 받은 총 22편의 한국영화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6일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주최 측이 후보자, 후보 작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후보자(작)는 청정원 인기스타상·단편영화상, 한국영화 최다 관객상을 제외한 15개 부문이다. 올해 영화상에서 화제작은 변성현 감독의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꼽혔다.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편집상 등 총 9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한재림 감독 영화 ‘더 킹’과 전 국민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영화 ‘택시운전사’가 각 8개 부문에, ‘남한산성’이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다음으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박열’이 6개 부문, 류승완 감독 ‘군함도’ 4개 부문, ‘꿈의 제인’ 4개 부문, ‘범죄 도시’ 4개 부문 순이다. 또 배우 나문희의 열연이 인상 깊었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와 이병헌 주연의 ‘싱글라이더’, 김옥빈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던 ‘악녀’가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공조’, ‘여배우는 오늘도’, ‘장산범’, ‘연애담’ 2개 부문, ‘미씽 : 사라진 여자’, ‘공범자들’, ‘재심’, ‘해빙’, ‘형’ 등이 각각 1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올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부문에는 총 5개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영화 ‘남한산성’, ‘더 킹’, ‘박열’,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택시 운전사’ 등이다.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오는 25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8시 45분부터 SBS 생중계로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올 청룡영화상 후보자(작)은 지난 2016년 10월 7일부터 2017년 10월 3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온라인 투표 결과를 종합해 엄선됐다. 제38회 청룡영화상 후보자(작) 노미네이트 현황. ▲ 최우수작품상: ‘남한산성’, ‘더 킹’, ‘박열’,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택시운전사’▲ 감독상: 김현석(‘아이 캔 스피크’), 변성현(‘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이준익(‘박열’), 장훈(‘택시운전사’), 황동혁(‘남한산성’)▲ 남우주연상: 김윤석(‘남한산성’), 설경구(‘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송강호(‘택시운전사’), 이병헌(‘남한산성’), 조인성(‘더 킹’)▲ 여우주연상: 공효진(‘미씽 : 사라진 여자’), 김옥빈(‘악녀’), 나문희(‘아이 캔 스피크’), 문소리(‘여배우는 오늘도’), 염정아(‘장산범’)▲ 남우조연상: 김대명(‘해빙’), 김희원(‘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배성우(‘더 킹’), 유해진(‘택시운전사’), 진선규(‘범죄도시’)▲ 여우조연상: 김소진(‘더 킹’), 김해숙(‘재심’), 염혜란(‘아이 캔 스피크’), 이정현(‘군함도’), 전혜진(‘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신인남우상: 구교환(‘꿈의 제인’), 김준한(‘박열’) , 남연우(‘분장’), 도경수(‘형’), 류준열(‘택시운전사’)▲ 신인여우상: 이민지(‘꿈의 제인’), 이상희(‘연애담’), 이수경(‘용순’), 임윤아(‘공조’>, 최희서(‘박열’)▲ 신인감독상: 강윤성(‘범죄도시’), 문소리(‘여배우는 오늘도’), 이주영(‘싱글라이더’), 이현주(‘연애담’), 조현훈(‘꿈의 제인’)▲ 각본상: 엄유나(‘택시운전사’), 이주영(‘싱글라이더’), 조현훈(‘꿈의 제인’), 황동혁(‘남한산성’), 황성구(‘박열’)▲ 촬영조명상: ‘군함도’, ‘남한산성’, ‘더 킹’,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악녀’▲ 편집상: ‘공범자들’, ‘공조’, ‘더 킹’, ‘범죄도시’,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음악상: ‘남한산성’, ‘더 킹’,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싱글라이더’, ‘택시운전사’▲ 미술상: ‘군함도’, ‘남한산성’, ‘더 킹’,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택시운전사’▲ 기술상: ‘군함도-시각효과’, ‘박열-의상’, ‘범죄도시-스턴트’, ‘악녀-스턴트’, ‘장산범-사운드’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방위비 불만’ 트럼프에 美사령관 “미국 위한 주둔” 일침

    ‘방위비 불만’ 트럼프에 美사령관 “미국 위한 주둔” 일침

    5일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미군의 해외 주둔은 “미국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뉴욕타임즈(NYT)는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아시아 순방에 앞서 하외이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위협과 주변 정세에 관해 브리핑하면서 한국, 일본, 필리핀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은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미군 주둔 비융을 포함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군 최고위급 인사가 이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접근해서 안된다고 조언한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미군 주둔지역을 표시한 스티커가 붙은 지도가 동원됐으며 태평양사령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의 해외 주둔이 자선활동 같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인상을 해왔었다. 특히 7일 한국을 찾는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정은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방문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캠프 험프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싶어하는 ‘방위비 분담’의 모범 사례”라며 “한국은 해당 기지 확장과 미 장병·가족의 이주 비용 대부분을 부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쓸데없는 것? 그런 게 있나요

    [이주의 어린이 책] 쓸데없는 것? 그런 게 있나요

    엉뚱한 수리점/차재혁 지음/최은영 그림/노란상상/50쪽/1만 2000원어른들의 하루는 어쩌면 ‘쓸데없는 것’과 ‘쓸데 있는 것’을 가르고 나누는 데 바쳐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는 쓸데없는 것은 제쳐 두고 쓸데 있는 것만을 위해 몰두한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하루의 끝에서 한번 돌이켜 본 적 있으신가요. 오늘 내가 전념한 ‘무엇’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이었는지, 외려 우리가 그려 온 궤적이 진정한 쓸모와는 어느새 멀어진 건 아닌지 말이죠. ‘엉뚱한 수리점’은 ‘쓸데없는 것’과 ‘쓸데 있는 것’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돌려세웁니다. 어른들은 어둠이 내리면 수리점 앞에 고칠 것들을 들고 줄지어 기다리는데요. 소이의 눈엔 그야말로 ‘엉뚱한 수리’입니다. 강아지풀이 자꾸 자라는 화분을 들고 온 아주머니에게 되묻죠. “왜 고쳐요? 강아지풀로 간지럼 태우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자꾸 김이 서리는 거울을 고치러 온 아저씨에겐 신이 나서 말합니다. “아저씨, 여기에 그림 그려도 돼요?” 커다란 방귀 소리를 고치러 온 아저씨도 이해가 가지 않죠. 친구들이 들으면 깔깔거리며 좋아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어른들에게 고쳐야 할 쓸데없는 것들은 모두 아이에게 빛나는 쓸모입니다. 우리 모두 아이에서 어른이 됐는데 서로가 좇는 가치는 왜 어느새 이렇게 달라져 버린 걸까요. 아이의 천진한 대답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게 됩니다. 지난해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로 선정된 최은영 작가와 차재혁 작가의 신작입니다. 책을 영글게 한 건 차 작가 아들의 한마디였습니다. 작가가 떠드는 아들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아들의 대답. “행복하니까 떠드는 거야.” 책의 실마리가 어디서 풀렸는지 짐작하시겠지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파월 “최대 고용에 최선”… 규제완화 기대감에 美증시 최고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 제롬 파월(64) 연준 이사가 2일(현지시간) ‘세계 경제대통령’ 위상을 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제16대 의장에 공식 지명됐다. 파월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의장 지명자로 소개된 뒤 “가능한 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월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2007∼2009년 경기후퇴 이후 완전한 회복을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금융 시스템은 10년 전보다 훨씬 강하고 더욱 탄력적이 됐다”고 평가했다. 파월 지명 이후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81.25포인트(0.35%) 상승한 2만 3516.26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월 체제의 금리 인상,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상승으로 보인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이날 현재 0.25%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했다.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파월 체제의 통화정책이 ‘현행 유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탄탄한 경기 흐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의 완만한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파월은 은행의 자기자본 위험투자를 막는 ‘볼커룰’ 등 금융규제에 대해선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선택한 것도 점진적 금리인상 등 기존 연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도 자신의 공약 사항인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파월이 중국의 부채 규모 축소에 주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파월은 2012년 연준 이사로 선임된 이후 중국을 6차례나 언급했다. 특히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행사에서 신흥국 내 부채 급증이 초래하는 위협을 경고하면서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현재 공석인 3자리의 인선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준 정책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FOMC의 투표권은 모두 12명에게 주어진다. 연준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이사진 7명과 뉴욕 연방은행장에게 고정적으로 8표가 주어지고, 나머지 지역별 연방은행장들이 돌아가며 4표를 행사하는 구조다. 현재 연준 이사진은 파월을 비롯해 재닛 옐런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랜들 퀄스 이사까지 ‘4인 체제’다. 무엇보다 ‘(전임자였던) 옐런의 2인자’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조기 퇴임한 이후 부의장직이 비어 있다. 파월과 차기 의장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부의장에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파월 효과’에 안도하고 있는 금융시장이 쉽게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테일러 교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평가되는 파월과 달리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파월 이사가 연준을 이끌게 되더라도 우리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2년 연준 이사 취임 이후 모든 FOMC 회의에서 옐런 의장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매달 100억 달러 규모의 느슨한 자산 축소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 연준이 이미 천명한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상 FOMC 위원들을 매파와 비둘기파로 구분하지만, 파월은 현명한 판단을 추구해 왔기에 ‘올빼미’(Wise Owls)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현 1~1.25% 수준인 기준금리를 예고대로 인상한다고 해서 우리 역시 현재 기준금리(1.25%)를 반드시 올릴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가) 반드시 뒤따라 가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이 우리보다 금리가 높은 상황이 발생해도 단기간에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고,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증권시장 등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이사는 후보자 중 시장 친화적인 인물이란 점에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옐런 의장과 비슷한 의견을 공유했기 때문에 현재의 통화정책 연속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관련기사 15면
  •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홍대표 페북에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 김태흠 “제명 위임 안해” 법적 대응 시사 서청원·최경환 제명은 사실상 힘들 듯 바른정당 통합파 “트럼프 방한 후 복당” 유승민 “보수통합과 다른 길 가는 것”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당의 상징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의 ‘20년 인연’도 막을 내리게 됐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8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지 80일 만이며,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지 15일 만이다.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 통합파는 복당의 명분을 얻게 되면서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 2004년 3월 당 대표로 추대됐다. 이후 천막당사를 설치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1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수십년간 이어 온 당의 상징색(파란색)을 빨간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홍 대표가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택한 배경에는 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발표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탄핵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고 탄핵당한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정치재판이라고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 가혹했다”며 “한국당을 ‘국정 농단 박근혜당’으로 계속 낙인찍어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을 모두 궤멸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1시간 20여분 동안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했다. 최고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조치가 ‘보고 사항’인지, ‘표결 사항’인지를 놓고 홍 대표 측과 김태흠 최고위원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논쟁 끝에 홍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일임했다. 이어 홍 대표는 7시간여의 숙고 끝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당의 당원 명부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의 제명에 일제히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원천무효며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김 최고위원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향후 징계 절차도 내홍을 불러일으킬 변수로 남아 있다.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서·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가 징계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제명 여부 역시 불투명해진다. 홍 대표는 “오늘 그것(서·최 의원 제명 문제)까지 논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 했다”며 “지금 의총에 펜딩(계류)돼 있어 시간을 두고 원내대표와 의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및 한국당 복당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확정, 5일 바른정당 의총, 6일 바른정당 탈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야권 재편 ‘시간표’가 회자되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5일 예정된 의총에서 일부 자강파가 제시한 ‘통합전대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강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10명 가까이가 오는 6일 (바른정당 11·13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방송 3사 TV토론 중계 전에 탈당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파는 6일 탈당을 선언한 뒤 9일쯤 한국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통합파 의원은 “7일과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복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13 전당대회 이후 주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2차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강파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은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분은 제가 말한 보수 통합과는 너무 다른 길로 가는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강제 출당된 첫 前대통령

    강제 출당된 첫 前대통령

    서청원·최경환 “인정 못해” 반발자유한국당이 3일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확정했다. 출당 사유는 ‘해당 행위’ 및 ‘민심 이탈’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한 끝에 홍준표 대표에게 결정을 일임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오늘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어 “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6명의 전직 대통령 모두 재임 중 혹은 퇴임 이후 소속 정당을 떠났다. 하지만 ‘자진 탈당’이 아닌 징계를 통한 ‘강제 출당’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당시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에 입당한 뒤 20여년간 당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구원 투수’로 등판해 ‘보수의 상징’, ‘선거의 여왕’ 등으로 불렸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렇지만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데 이어 당으로부터 강제로 당적을 정리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한국당은 또 이날 박 전 대통령 외에도 국정 농단 및 대통령 탄핵의 책임을 물어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제명안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친박계가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강력 반발하면서 당 내홍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는 한국정치사의 큰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당원들의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 의원도 “불법적이고 극단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핼러윈’은 상술인가, 참신한 문화인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핼러윈’은 상술인가, 참신한 문화인가

    이제는 전 세계의 축제가 된 핼러윈이 한바탕 휘몰아친 뒤 지나갔다. ‘원산지’ 격인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지난 몇 주간 핼러윈과 관련한 수많은 행사와 아이템이 쏟아졌다. 매년 10월 31일만 되면 홍대와 이태원, 강남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은 대규모 핼러윈 파티로 들썩이고, 유치원생들까지도 핼러윈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핼러윈은 기독교 축일인 만성절 전야제(All Hallows´ Eve)를 줄인 말로, 매해 10월 31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즐기는 축제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켈트 족의 풍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소규모 지역 축제로 그 명목을 이어 가다가 아일랜드인이 대기근 탓에 미국으로 대거 이주한 1840년대 이후 미국에 핼러윈이 퍼지면서 현재는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고 악령이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자신도 악령이나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던 것이 핼러윈 분장 문화의 원형이 됐고, 특별한 날이 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아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던 중세 사람들의 풍습이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얻는 아이들의 놀이로 이어졌는데, 한국에서는 좀처럼 이러한 핼러윈의 정체성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일명 ‘수입 기념일’, ‘수입 명절’로 부르는 핼러윈을 두고 지극히 상업적인 행사이자 상술이라는 비난과, 이에 맞서 신선한 문화 트렌드라는 대립이 이어진다. 지난달 30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의 핼러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핼러윈과 관련한 ‘재미나다’, ‘즐기다’, ‘좋다’ 등의 긍정적인 연관어 사용은 76%, ‘가짜’, ‘공포’, ‘화나다’ 등 부정적인 연관어 사용은 24%였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각각 68%, 32%로 변동을 보였다. 핼러윈이라는 수입기념일에 큰 관심을 보이는 ‘외국’은 한국뿐 아니다. 일본은 ‘핼러윈 열광국’으로 꼽힐 만큼 매년 그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에는 NHK 기상캐스터가 핼러윈 복장으로 날씨를 전달하기도 했고, 한국의 홍대나 강남처럼 젊은 세대들이 많이 모이는 시부야는 핼러윈 당일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중화권 국가에서도 후끈한 분위기는 유사하다. 대만의 한 3세 아이는 지난해 핼러윈 때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귀신 캐릭터 ‘가오나시’로 깜짝 변신해 여동생을 울린 사진이 화제가 됐고, 올해는 역시 일본 영화 ‘데스노트’의 악마 캐릭터 ‘류크’로 분장해 한국, 중국, 대만 네티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한국을 포함한 ‘외국’이 수입기념일에 이토록 열광하는 현상은 유통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일본기념일협회 추계에 따르면 핼러윈 관련 상품의 일본 국내 시장 규모는 1400억엔(약 1조 4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핼로윈 코스튬 관련 판매는 전년 대비 267%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핼러윈 직전 2주간 매출이 전년 대비 10.7%, 다이소는 30%나 상승했다. 더욱 실감나는 핼러윈 분장을 해 준다는 헤어숍이나 메이크업숍의 광고도 쉽게 눈에 띈다. 유아동뿐만 아니라 파티를 즐기려는 젊은층의 수요가 몰리면서 그야말로 ‘핼러윈 대목‘이 생긴 것이다. 이렇다 보니 해가 갈수록 핼러윈 시즌이 되면 기업은 물론이고 언론까지 열기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핼러윈 대목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것이 내수 진작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수입기념일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핼러윈의 정체성이나 한국 특유의 문화는 온데간데없고 그저 소비자들의 지갑만 노리는 상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핼러윈이 되면 강시나 ‘흑백무상’(黑白无常)이라 부르는 중국의 저승사자 등 전통 귀신의 분장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망가’(일본 만화)의 영향으로 캐릭터 복장을 현실에서 따라 입는 코스튬 문화가 핼러윈 이전부터 뿌리 깊게 자리해 있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유명 영화 캐릭터나 좀비, 드라큘라 등 소위 ‘외국 귀신’들의 분장과 화려한 파티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만의 색깔도, 핼러윈의 정체성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없던 더욱 참신한 문화를 원하는 시대의 흐름은 거스르기 어렵다. 애초에 ‘수입된’ 명절이니 우리만의 색이 없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핼러윈을 즐기는 사람들을 무작정 비난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정확한 유래를 알고 도를 넘지 않는 즐거움에 의미를 둘 때, 핼러윈과 같은 수입기념일이 그저 상술에 불과하다는 고정관념을 벗고 진정한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huimin0217@seoul.co.kr
  • “해당 행위·민심 이탈”…한국당 ‘1호 당원’ 박근혜 출당

    “해당 행위·민심 이탈”…한국당 ‘1호 당원’ 박근혜 출당

    자유한국당이 3일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확정했다. 출당 사유는 ‘해당 행위’ 및 ‘민심 이탈’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한 끝에 홍준표 대표에게 결정을 일임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일임받은 홍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결정했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어 “한국당이 한국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앞으로 깨끗하고 유능하고 책임지는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1987년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6명의 전직 대통령 모두 재임 중 혹은 퇴임 이후 소속 정당을 떠났다. 하지만 ‘자진 탈당’이 아닌 징계를 통한 ‘강제 출당’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당시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에 입당한 뒤 20여년간 당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구원 투수’로 등판해 ‘보수의 상징’, ‘선거의 여왕’ 등으로 불렸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렇지만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데 이어 당으로부터 강제로 당적을 정리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한국당은 또 이날 박 전 대통령 외에도 국정 농단 및 대통령 탄핵의 책임을 물어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제명안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은 당헌·당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반발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해피뻐스데이

    [지금, 이 영화] 해피뻐스데이

    해피버스데이(Happy Birthday)가 아니다. 해피뻐스데이(Happy Bus Day)가 이 영화의 제목이다. 생일을 축하하기는 한다. 하지만 큰아들(김권후) 생일에 맞춰 엄마(서갑숙) 집에 모인 이들 가족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야기하려면, 큰아들과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 구성원도 소개해야겠다. 둘째 아들 기태(이재인)와 그의 부인 선영(김선영), 셋째 아들 성일(이주원)과 그의 여자 친구 정복(장선), 딸 아현(김애진), 넷째 아들 상훈(박지홍), 막내아들 승환(김성민)이다. 이처럼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내용 파악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막상 작품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어서다. ‘해피뻐스데이’에서는 캐릭터가 곧 내용이다. 등장인물끼리 엉키고 깨지는 모습을 가만히 보라. 그럼 이 영화가 캐릭터들 간의 부산한 운동성 자체를 내용으로 바꿔 담아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정된 공간(집)에서 거의 모든 서사가 진행되므로 캐릭터의 에너지는 더욱 응집해 들끓는다. 원래 이 작품이 2014년 상연된 연극에 바탕을 둬서일 수도 있다. 그때 제목은 ‘괴물’이었다. 괴물은 일차적으로 큰아들을 가리킨다. 그렇지만 실은 여기 나오는 인물들―독특한 아우라를 가진 캐릭터가 전부 괴물처럼 느껴진다.이런 점에서 ‘해피뻐스데이’는 부조리극 같은 인상을 준다. 합리성을 배제한 기이한 것들의 세계가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큰아들 생일에 맞춰 엄마 집에 모인 이들 가족의 목적부터가 그렇다. 그들은 큰아들을 죽이려고 왔다. 엄마를 포함한 모두가 공모자다. 심지어 엄마의 남동생―외삼촌(김용준)의 입회 아래, 다들 큰아들 살해에 동의했다는 서명까지 받는다. 고작 이 정도를 갖고 당신이 스포일러당했다고 화내기에는 이르다. 이것을 미리 알아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앞서 밝혔듯이, 이 영화의 진짜 내용은 가족이 큰아들을 없앤다는 충격적 설정이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에 있다. 큰아들의 죽음은 매개다. 가족 한 명 한 명의 비밀을 드러내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엄마가 총괄적인 살인 계획을 짜고, 기태가 독약을 사오고, 선영이 독약을 넣을 음식을 장만하고, 성일이 정복과 화장실에서 당당하게 섹스를 하고, 그러거나 말거나 아현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트랜스젠더 상훈은 사랑하고 싶어 안달하고, 본드를 분 승환이 가족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정도는 비밀 축에도 끼지 못한다. 이보다 더 큰 비밀이 한참 남았다. ‘해피뻐스데이’는 관객이 예상하는 범위를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훌쩍 뛰어넘는다. “계속해서 배우들에게 진실성에 대해 강조”했다는 이승원 감독은 괴작을 만들었다. 진실(성)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오는 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마을 먹거리·자랑거리 강서에서 모두 만나요

    마을 먹거리·자랑거리 강서에서 모두 만나요

    서울 강서구는 4일 김포공항 롯데몰 잔디광장에서 마을공동체 축제 한마당 ‘2017 강서 마을박람회’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올해 4회를 맞는 이번 박람회는 ‘행복한 동행 40년, 살고 싶은 마을 60년’이란 주제로 진행된다. 강서구는 “강서구 개청 40년을 기념해 마을공동체 간 활동 경험을 공유하고 다가올 미래 60년을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자는 의도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45개 마을 모임이 참여, 체험마당·경제마당·먹거리마당·공연마당을 꾸린다. 체험마당에선 방송 녹음 체험, 나무 저금통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다. 경제마당에선 수세미, 액세서리 등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먹거리마당에선 결혼 이주 베트남 여성의 베트남 음식 등을 맛볼 수 있다. 공연마당에선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등이 펼쳐진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친형 이재선씨 빈소 찾은 이재명 시장, 유족 반대로 조문 못하고 발길 돌려

    친형 이재선씨 빈소 찾은 이재명 시장, 유족 반대로 조문 못하고 발길 돌려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폐암으로 별세한 다섯살 위 셋째 형 이재선(58)씨의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이 시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원천동)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친형 이재선씨의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유족 측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한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매우 침통한 얼굴로 장례식장을 떠나는 이 시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끝내 화해하지 못한 셈이다. 두 사람은 원래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우의를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안동의 화전민이었던 가족은 1976년 성남으로 이주한 뒤 생계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12세 때부터 영세공장을 옮겨다니던 이 시장은 중졸 및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1982년 생활보조 장학금을 받는 좋은 성적으로 중앙대 법대에 들어갔다. 특히 당시 정비공으로 일하던 재선씨에게 학업을 권유했고, 재선씨는 1983년 건국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뒤 198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 시장도 같은 해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당선 무렵인 7년 전쯤부터 크게 반목하는 사이로 변했다. 이 시장은 당시 소셜미디어에 재선씨의 부적절한 행동들이라며 이권사업 개입설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재선씨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발적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성남지부장으로 영입돼 화제를 모았다. 이 시장은 “‘일베’에 이어 박사모까지.. 죄송하다”라고 형을 비판했다. 재선씨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선에서 이재명이 유리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것이다. 왼쪽엔 욕쟁이, 오른쪽에는 거짓말쟁이라고 쓰고 공중파에 나가서 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가 시장이 되자 형님 부부는 이권 청탁을 해왔고, 묵살을 당하자 ‘종북 시장’ 퇴진 운동을 시작했다”며 “급기야 형님은 어머니를 폭행하는 등 패륜을 저질렀다”고 경위를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깨지는 보수개혁… 바른정당 8~10명 탈당 유력

    깨지는 보수개혁… 바른정당 8~10명 탈당 유력

    홍준표, 오늘 박근혜 제명 재확인 “서청원·최경환은 원내대표 소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최고위원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작업을 매듭짓기로 했다. 복당을 원하는 바른정당 통합파에 명분을 주기 위해서다.홍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3선 의원들과 만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명이) 내일 끝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다만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을 위한 의원총회 개최에 대해서는 “그것은 원내대표의 소관”이라고 답했다. 홍 대표는 표결 대신 보고 형식으로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확정하면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정당 통합파가 의총이 예정된 5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6일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당 열차’에 합류할 바른정당 의원은 8명 안팎으로 분석된다. 통합파의 한 의원은 “통합파와 자강파는 ‘현재의 한국당과 함께할 수 있나 없나’라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의견을 달리한다”며 “5일 의총에서 마지막까지 (조율을) 시도해 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 출당만 이뤄지면 언제든지 한국당에 복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라디오에 출연해 “5일 의총에서 결론이 안 나면 (통합파는) 나갈 것”이라며 “7명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그 대열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른 통합파 의원은 탈당 규모와 관련해 “다들 생각이 복잡해 8명도 됐다가 10명도 됐다가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자강파가 ‘중재안’으로 제시한 통합전대론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자강파의 대표 격인 유승민 의원부터가 전당대회 연기에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예정된 전대는 자강파를 중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잼버리지원특별법 연내 발의 내년 2월 통과 추진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 제정이 본격 추진된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 성공 개최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도는 잼버리 지원 특별법을 의원 입법 형식으로 연내에 발의하고 내년 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여성가족부, 한국스카우트연맹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법안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연말 이전에 발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게 전북도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송하진 전북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 등을 방문해 잼버리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특별법에는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행사·운영 지원, 수익사업, 공무원 파견, 잼버리 특구지정 및 운영 등에 관한 내용이 모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리실 산하에 잼버리 지원단 설치, 세계스카우트센터 설립을 지원 특별법에 포함시켜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카우트연맹은 특별법 명칭에 스카우트를 명시하고 조직위에 스카우트 인력을 활용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대회 개최가 앞으로 6년 정도 남았지만 대회장과 기반시설에 확충에 많은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특별법 제정일 시급해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곤충학자가 만든 시간 맞추기 싫다? 서머타임 없어지나

    곤충학자가 만든 시간 맞추기 싫다? 서머타임 없어지나

    여름철에는 1시간을 당기고 겨울이 되면 1시간을 늦추는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 사라질까.오는 5일 새벽 2시(현지시간)에 맞춰 미국 서머타임이 해제된다. 이 시각에 맞춰 시곗바늘을 한 시간 뒤로 돌리는데 새벽 2시가 1시로 조정되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의 시차는 동부의 경우 13시간에서 14시간으로, 서부는 16시간에서 17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 유럽지역의 서머타임은 지난달 29일 새벽에 해제됐다. 서유럽과 한국의 시차는 7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났고 영국과 포르투갈과 시차는 8시간에서 9시간으로 조정됐다. 서머타임은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에서 세계 70여국에서 시행 중이다. 1895년 뉴질랜드 곤충학자 조지 B 허드슨이 처음 제안해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도입됐고 1960~70년대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이 채택했다. 특히 EU는 개별 회원국의 서머타임 폐지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1966년 통일된 서머타임 시행법안이 발효돼 처음에는 4~10월에 시행하다가 1970년대에 3~11월로 서머타임 운영시간을 늘렸다. 현재 하와이주와 애리조나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가 서머타임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서머타임 시간대 조정이 단기적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상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내놓아 폐지에 대한 의견이 탄력받고 있다. 실제로 매세추세츠 주 의회 특별위원회는 지난 1일 서머타임 폐지 권고안을 입안했다. 매사추세츠 뿐만 아니라 메인과 뉴햄프셔 등 북동부 주들을 중심으로 폐지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럽에서도 폴란드와 핀란드가 서머타임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어 국민 신뢰 회복”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어 국민 신뢰 회복”

    “대탕평 정책으로 대화합 이룰 것” 대통령 서면축사·1만여명 참석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취임 법회가 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일원에서 신도와 종교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조계사 대웅전과 인근 우정국로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법회는 반야심경 봉독과 종정 진제 스님 법어, 설정 스님 취임사, 정·관계 인사들의 축사로 진행됐다.설정 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수행 가풍과 승풍을 진작해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고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바쁜 일정을 핑계로 출가 수행자 본분을 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에서 반대 기류가 적지 않았던 점을 의식한 듯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저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모든 것이 제 부덕과 불찰”이라며 “대화합을 이루기 위해 선거 문화를 개선하고 대탕평 정책을 펼쳐 종도들이 환희작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면으로 보낸 축사에서 “불교는 우리 민족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왔고, 국민은 불교에서 지혜와 위안을 얻었다”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름을 실천하는 파사현정(破邪顯正), 뭇 생명과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사랑하는 자비행의 불교 정신은 나라다운 나라로 가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정 스님은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의 선맥을 이어받아 평생을 수행에 전념하신 선승”이라며 “총무원장 스님께서 쌓아 오신 높고 두터운 경륜이 한국 불교계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종교계에서는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해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주화 이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황직을 시작하시며 서로 다른 종교인들의 우정 어린 대화의 필요성을 재천명하셨다”며 “우리 사회와 민족을 위해 모든 종교인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설정 스님께서 큰 역할을 하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설정 스님은 수덕사에서 혜원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1994~1998년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을 맡았다. 2009년 덕숭총림 수덕사 제4대 방장으로 추대됐으며 지난달 12일 선거인단 319명 가운데 234표를 얻어 임기 4년의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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