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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농구 남측 대표단 맞은 북측 “왜 수송기를, 짐 싣는건데”

    통일농구 남측 대표단 맞은 북측 “왜 수송기를, 짐 싣는건데”

    “왜 수송기를 타고 온 겁니까? 수송기는 원래 짐을 싣는건데?.” 3일 오전 10시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경유해 오전 11시 10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남북 통일농구 대표단을 마중 나온 북측 인사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북측 관계자들은 미국의 제재 등에 저촉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수송기 두 대를 이용해 방북한 남측 대표단을 맞고는 “수송기 타고 와서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군 수송기가 남북을 오간 것은 결코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민항기를 이용할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해당 민항기가 6개월 동안 미국에 착륙할 수 없다. 미국으로부터 예외 사례로 인정 받아야 하지만 남북 통일농구 경기까지 시간이 촉박하기에 공군 수송기를 이용하게 됐다. 북측 당국자는 수송기에서 내리는 남쪽 대표단 인사의 얼굴을 명단 사진과 일일이 대조하기도 했다.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국장,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정부 대표단 5명은 원길우 체육성 부상과 공항 귀빈실에서 환담했다. 원길우 부상은 귀빈실에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앞서 조 단장과 나눴던 인삿말을 다시 들려달라는 취재진의 주문에 “속도 빠른 게 기자선생들인데 오늘 왜 속도가 이렇게 늦었느냐”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조명균 단장은 “지난번에 북측에서 오신 분들이 평양이 ‘어제가 옛날 같다’고 할 정도로 아주 많이 변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순안공항에서부터 그런 흐름을 느끼기 시작한다. 평양시내 들어가면서 그런 것을 많이 느낄 것이고 저희가 선수단, 대표단만 오는 게 아니라 남측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 또 화해협력을 바라는 마음을 같이 저희가 안고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을 우리 평양 주민들, 북측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원길우 부상은 “북과 남이 다같이 독도 병기된 깃발을 아시아 경기 때 띄우는 게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고 온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통일 의지를 담아서 민족의 염원을 담아서 통일의 열기를 담아서”라고 말하자 조 단장이 “현재 협의 중이고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자는 뜻”이라고 중간에 잘라 정리하기도 했다. 원 부상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직접적 발기와 북남 수뇌분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에서진행되는 북남통일농구경기에 남측 농구선수단을 이끌고 통일부 조명균 장관이 대표해서 여러 일행분들이 평양에 온 데 대해서 열렬히 축하한다”며 “남측 성원들을 여러 번 만났는데 만나볼수록 만나볼수록 정이 통하고 통일에 대한 열망도 강렬해지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남 화해협력, 평화번영의 대통로를 열어나가는 데 체육이 앞장선 데 대해 긍지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통일농구선수단을 원래 체육장관이나 체육 관계자뿐 아니라 통일부 장관 선생이 이끌고 온데 대해서 좀더 의의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은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50분 정도 가볍게 훈련을 진행했고 오후 7시부터 평양 옥류관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주재하는 환영 만찬에 남북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고 베란다 밖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4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훈련한 뒤 오후 3시부터 기념행사가 열리고 3시 40분부터 남북 대표팀 선수들이 ‘평화’와 ‘번영’ 팀에 뒤섞여 여자와 남자 한 경기씩 치르고 5일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전 훈련을 진행하고 오후 3시부터 여자 대표팀끼리 대결한 뒤 남자 대표팀끼리 친선경기를 벌인다. 평양공동취재단·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실종됐던 태국 유소년 축구팀 극적 생존

    실종됐던 태국 유소년 축구팀 극적 생존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한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코치가 2일(현지시간)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된 지 열흘 만이다.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이날 실종됐던 11∼16세 소년 12명과 20대 코치 등 13명이 모두 무사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태국 해군이 공개한 영상에서 선수들은 다소 여윈 모습으로 동굴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실종자들이 발견된 장소는 파타야 비치로 불리는 동굴 내에서 가장 큰 공간으로부터 300∼400m 지난 지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당국은 구조대가 준비되는 대로 구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태국 동굴 실종 소년들 생존 확인했지만 구조 난관

    태국 동굴 실종 소년들 생존 확인했지만 구조 난관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한 동굴에 들어갔다가 연락이 끊겼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실종 열흘 만인 2일(현지시간)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구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전망이다. 수색팀이 실종자들을 발견한 장소는 ‘파타야 비치’로 불리는 동굴 내에서 가장 큰 공간으로부터 300~400m 지난 지점이다. ‘파타야 비치’는 총연장 10㎞에 달하는 동굴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까지 가려면 동굴 입구에서 직선으로 3㎞를 이동한 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2.5㎞가량을 더 들어가야 한다. 보통의 날씨일 때 동굴 입구에서 이곳까지는 걸어서 몇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우기로 접어든 이 지역에 비가 쏟아지면서 동굴 내부가 물로 가득 찬 상태다. 당초 이들이 실종된 이유도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동굴 내부의 도보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종자들을 찾아낸 태국 네이비실 해난구조대원들도 산소통을 메고 수 ㎞를 잠수해 장장 이틀 만에 이곳에 도착했다. 뿐만 아니라 동굴 중간에는 몸을 ‘ㄱ’자로 꺾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공간도 있어, 열흘간 추위와 배고픔을 견딘 소년들이 이곳을 당장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당국은 잠수가 가능한 의사를 동굴 안에 동굴 안으로 들여보내 일단 생존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즉각 구조할 것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치료를 먼저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말을 전후해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면 생존자 구조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구조에 동참한 미국 동굴구조 전문가 안마 미르자는 AP통신에 “당장 이들을 구해낼지 아니면 음식 등을 공급하면서 기다릴지 결정해야 한다”며 “전문 잠수사가 아닌 생존자들이 잠수를 잘한다 해도 동굴을 통해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과정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수사가 동굴 안으로 물자를 들여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이들에게 음식 등을 제공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국 동굴 실종 소년들, 열흘 만에 생존 확인 ‘기적’

    태국 동굴 실종 소년들, 열흘 만에 생존 확인 ‘기적’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한 동굴에 들어갔다가 실종됐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락이 끊긴 지 열흘 만이다.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2일(현지시간) 실종됐던 11∼16세 소년 12명과 20대 코치 등 13명이 모두 무사한 상태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장에서 브리핑에 나선 나롱싹 지사는 “13명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잠수가 가능한 의사가 동굴로 들어가 건강상태를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사 결과 이들이 움직일 수 있다면 즉시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응급 처치 후 음식을 제공하면서 상태를 살필 것”이라며 “오랫동안 먹지 못한 이들이 당장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나롱싹 지사에 따르면 이들은 동굴 내에서 가장 큰 공간인 ‘파타야 비치’ 근처에서 발견됐다. 당국은 연락이 끊긴 실종자들이 살아있다면 동굴 내에 차오른 물을 피해 이곳에서 지내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해왔다. 치앙라이주 축구 캠프에 소속된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이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 동굴 입구에서는 이들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와 가방, 축구화 등이 발견됐다. 당국은 동굴에 들어간 이들이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이튿날인 지난달 24일부터 해군 잠수대원과 경찰, 군인, 국경수비대 등 1천여 명과 탐지견을 투입해 본격적인 수색을 시작했다. 또 미군 인도 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 30여 명,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중국 동굴 구조 전문가 6명, 필리핀과 미얀마, 라오스 구조대가 수색에 동참했다. 그러나 구조대는 1주일 내내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굴 내 수로의 물이 불어나 유력한 생존 예상지에 접근하지 못하다가, 지난 주말 비가 그치고 동굴 내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색을 재개해 낭보를 전했다. 한편, 지난 주말 구조 현장을 직접 방문했던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구조에 동참한 국제사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년 전 세리 ‘맨발샷’ 보듯… 16번홀 위기서 빛났다

    20년 전 세리 ‘맨발샷’ 보듯… 16번홀 위기서 빛났다

    워터 해저드서 양말 안 벗었지만 클럽에 풀 감기는 어려운 샷 성공 두 번째 연장전서는 버디 ‘마침표’ 유소연·하타오카 꺾고 값진 우승 메이저 2승·LPGA 4승 달성박성현(25)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신고하면서 ‘올해의 샷’에 선정될 장면을 만들어냈다. 마치 20년 전 US오픈 마지막 18번홀에서 박세리의 ‘맨발샷’을 보는 듯 했다. 박성현은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파72·6741야드)에서 끝난 미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연장 끝에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유소연(28)에게 4타나 뒤져 있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깔끔하게 3타를 줄여 10언더파 278타로 유소연,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동타를 만든 뒤 치른 두 번째 연장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내 값진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은 54만 7500 달러(약 6억 1000만원)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로 연결한 ‘챔피언퍼트’로 마지막 방점을 찍었지만 16번홀(파4)의 기가 막힌 샷이 없었다면 연장 합류가 어려울 뻔했다. 박성현은 16번홀까지 하타오카와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선두 유소연에는 1타 뒤져 있었다. 이 홀에서 박성현의 두 번째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워터 해저드 쪽으로 향했다. 놀란 갤러리의 비명이 TV 중계에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다행히 공은 물에 빠지지 않고 턱에 걸린 채로 매달려 있었다. 유소연이 약 7m 버디 기회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박성현으로선 반드시 파를 지켜야 남은 홀에서 추격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결과적으로 승부처나 다름없았다. 그러나 캐디 데이비드 존스가 공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신발을 신은 채 물에 들어갈 만큼 공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 결국 박성현은 불안한 자세로 발을 거의 워터 해저드 바로 앞까지 내디딘 가운데 샷을 했다. 공을 잘 꺼내기만 해도 다행이었다. 하지만 박성현의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갤러리는 탄성을 터뜨렸고, 박성현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공이 홀 거의 바로 옆에 가서 붙은 것이다. LPGA 투어는 “박세리의 1998년 US오픈 때의 샷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맨발 샷’은 한국 전체에 큰 영감을 줬다”고 묘사했다. 박성현은 양말은 벗지 않았지만 샷을 하고 난 뒤 클럽 페이스에 긴 풀이 둘둘 감길 정도로 어려운 위치에서 최고의 샷을 해냈다.결국 이 홀에서 파를 지킨 박성현은 버디로 한 타를 줄인 선두와 2타 차를 유지했고, 유소연이 다음홀인 17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한 틈을 타 연장 승부를 끌어낼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US여자오픈 이후 메이저 2승이자 LPGA 투어 네 번째 정상에 오른 박성현은 “올해 한 차례 우승은 있었지만 컷 탈락을 다섯 번이나 하는 등 힘들었다. 힘든 것을 보상받는 것 같아 울컥했다”면서 “기다림 속에 얻은 우승이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우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슈퍼 코끼리’ G2처럼 파워 과시…태평양까지 넘본다

    [글로벌 인사이트] ‘슈퍼 코끼리’ G2처럼 파워 과시…태평양까지 넘본다

    지난달 7일 태평양의 미국령 괌 앞바다에 인도 해군 동부 함대 소속 함정 3척이 출현했다. 인도 해군의 주력 다목적 스텔스 호위함 ‘사햐드리’(6200t급)와 군수지원함 ‘샤크티’(2만 7000t급), 대잠함 ‘카모르타’(3500t급) 등은 이날부터 16일까지 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들과 ‘말라바르’ 연합 해상 훈련을 실시해 가상의 중국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작전을 펼쳤다. 비상이 걸린 중국은 같은 기간 2900여㎞나 떨어진 괌 주변에 해군 정보수집함을 파견해 이들 군함에서 방출하는 통신 신호를 수집·분석하는 대응 작전을 실시했다.말라바르 훈련은 1992년부터 미국과 인도 해군의 연례적 연합 훈련으로 시작됐지만 2015년 일본 해상자위대가 참가하면서 미국·인도·일본 3국 훈련으로 바뀌었다. 이 훈련은 태평양 일본 연해와 인도양에서 번갈아 진행됐지만 괌에서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3국이 괌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한 가장 큰 이유는 인근 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주변국을 위협하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공동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을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했다. 이른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을 연결해 중국을 포위하는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인도는 이 전략의 서쪽 축이 되는 셈이다.●인도, 中과 미확정 국경 놓고 대립 특히 인도와 중국은 3500여㎞에 이르는 미확정 국경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스리랑카의 콜롬보·함반토타항, 방글라데시의 치타공항, 미얀마의 차우퓨·시트웨항 등의 개발을 위해 직접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해상 수송로를 강화하려는 상업 경제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나 인도는 앞마당으로 여기는 인도양에서 중국이 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13억 인구에 국내총생산(GDP) 세계 7위의 인도는 미국이 의도한 대로 단순히 중국을 견제한다는 목표만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한 것이 아니다. 2014년부터 집권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액트 이스트’로 명명한 ‘신동방 정책’을 기치로 내걸고 동남아와 태평양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양뿐 아니라 태평양에서도 미·중과 어깨를 나란히 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과 같은 ‘글로벌 파워’로 부상하기 위해서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 더디플로맷은 지난달 13일 “인도가 태평양에서 전략적 팽창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인도의 관심은 인도양 연안을 넘어 남태평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냉전 시절 비동맹 노선을 견지하던 인도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그동안 관심 대상이 아니었지만 탈냉전기를 맞아 경제 개혁을 추진하면서 아세안(ASEAN) 국가들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이 매력적 시장으로 다가왔다. 인도는 1994년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199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가입을 신청했지만 지역 안보와 경제에 기여한 것이 없다며 가입을 거절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도가 매년 6~1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아·태 지역 국가들의 인도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특히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평화 지향적 이미지를 내세운 인도를 끌어들이면 동남아에서 중국과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우호적 인식이 확대됐다. 인도는 지난 2월에는 인도 최동북단 마니푸르주와 미얀마, 태국을 잇는 1400㎞ 길이의 고속도로 건설에 2억 5600만 달러(약 2866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추진 중인 육·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日帶一路)에 대항해 이들 국가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는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에 건설하는 도로와 철도를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평양에 상주 해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인도는 우선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30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인도·인도네시아 해양 협력에 관한 공동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말라카해협 부근의 사방섬을 인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인도는 이 섬을 태평양으로 향하는 인도 해군의 보급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더디플로맷이 전했다. 인도는 2002년부터 남태평양 섬나라 14개국의 지역 협력 기구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대화 상대국’ 자격으로 꾸준히 참석하고 있으며 피지, 솔로몬제도, 통가 등 PIF 회원국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PIF 회원국들은 2015년 유엔에서 인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2014년 11월에는 이들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피지에 초청해 인도·태평양도서국협력포럼(FIPIC)을 결성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1만 1000㎞ 떨어져 있는 남태평양의 피지는 옛 종주국이던 영국의 인도인 이주 정책으로 주민의 40%가 인도계다. 인도는 2014년 피지에 7500만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했고 지난해 5월에는 피지와 상호방위조약을 맺어 인도군이 피지군의 해군 시설 개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 해군이 피지를 영구 주둔할 기지로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인도의 군사적 자신감도 한몫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국방비 지출은 2016년에 비해 5.5% 증가한 639억 달러를 기록, 프랑스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인도의 군사력을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은 4위로 평가했다. 인도는 중국보다 40년이 앞선 1961년부터 항공모함을 보유한 해군 강국이다. 현재 인도 해군은 러시아 항모를 개조한 ‘비크라마디티아’(4만 5000t급)를 운용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자체 기술로 건조중인 ‘비크란트’(4만t급)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경에는 6만 5000t급의 신형 항모 ‘비샬’도 취역시키는 등 3척의 항모로 인도양과 태평양에서의 제해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계획이다.1974년 이래 6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인도는 중국과 핵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5’의 6번째 시험 발사에 성공해 전력화가 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아그니5의 사거리는 5500~8000㎞로, 베이징 등 중국 북부를 포함한 아시아 대부분 지역과 유럽 일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인도는 사거리 1만 4000㎞의 중국 ICBM ‘둥펑41’에 맞서 사거리 1만 2000㎞인 ‘아그니6’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2016년부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도 실전 배치해 바다에서도 은밀히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인도, 여전히 핵심 이익은 인도양 하지만 인도가 미국이 의도한 바대로 인도·태평양 전략에 묶여 언제까지나 중국을 견제할 서쪽 축으로 남아 있게 될지는 미지수다. 원유의 63%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인도는 1997년 환인도양국가연합(IORA)을 주도적으로 설립했듯이 여전히 중동과 동부 아프리카를 포함한 인도양을 ‘핵심 이익’으로 여기고 있으며 태평양은 부차적이다. 특히 인도는 전체 석유 수요량의 10.4%를 미국의 ‘숙적’ 이란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에 진출할 관문으로 삼기 위해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 항구에 5억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계인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가 지난달 27일 모디 총리를 만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요구하자 인도 정부도 고민에 빠졌다. 인도가 미국·일본처럼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고 심각한 도전으로 여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핵심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발이 묶이는 상황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브히즈난 레즈 인도 옵서버재단(ORF) 연구원은 ORF 기고문을 통해 “인도는 인도양에 더 중점을 둔 나름대로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할 것”이라며 “미국은 인도양이 여전히 인도의 핵심 이익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신 못 차리는 정치권 구태] 느닷없는 ‘개헌 카드’

    [정신 못 차리는 정치권 구태] 느닷없는 ‘개헌 카드’

    야당 선거 참패 후 연일 주장 ‘개혁입법연대’ 방패막이 분석 야당이 느닷없이 개헌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고나와 개헌론을 이슈화시키려 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이전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그토록 개헌을 하자고 했을 때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이제 와서 개헌 카드를 들고나오는 것을 놓고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제기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2일 원내대책 회의에서 “개헌은 촛불의 명령이라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제 명령을 까먹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하반기 국회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서 올해 내에 반드시 완성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 야당의 개헌 주장은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당장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김 권한대행 입장에서는 외부의 적과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이롭다는 분석이 뒷받침된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산적한 민생입법만큼 쌓여 가는 국민의 근심을 외면한 채 이제는 정략적 개헌으로 정쟁을 유발하려는 한국당에 국민 앞의 반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범여권에서 흘러나오는 ‘개혁입법연대’에 맞서 ‘야권개헌연대’를 매개로 고립을 막기 위한 맞불작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보수정당 고립을 타개하기 위한 현실적 카드로서 ‘개헌’ 이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분석이 뒷받침된다. 안상수 한국당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개헌연대에 대해 “선거구제를 비롯해 정서나 방향이 같기 때문에 저희들하고도 연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야권개헌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당은 지난 개헌 정국 당시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서 소선거구제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오히려 소선거구제의 피해자가 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의 선거구제와 민심으로 2020년 총선을 맞이한다면 자칫 ‘군소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입장이 뒤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네티즌은 ‘대통령이 개헌안까지 만들어 발표할 때는 모른 척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개헌 주장을 내놓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현지인과 어울릴 협의체 있어야 러시아서 한국학 성장”

    “현지인과 어울릴 협의체 있어야 러시아서 한국학 성장”

    80년대부터 한국학 뿌리내려 사비로 학생들 서울 보내기도 객원교수 파견 등 인재 선발로 한류 확산 긍정적 효과 기대“러시아 한국학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은 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잘되려면….” 러시아에 한국학을 뿌리내는 데 앞장선 고영철(62) 카잔연방대학 교수 겸 한국학연구소장을 지난달 27일 카잔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났다. 러시아 대학은 교수 연구실을 따로 두지 않아 도서관에서 연구하도록 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학교를 함께 찾았더니 벽안의 여자 조교들이 두 손 모아 공손히 “반갑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왼손을 오른손 아래 받쳐 생수를 건네는 예의를 갖추고 있었다. 축구대표팀이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치른 날 오전, 고 교수는 2박 3일 일정의 제6회 국제한국학세미나를 주최한 뒤 참석한 30여명의 교수와 함께 독일전 응원을 간다고 들떠 있었다. 그를 빼놓고 러시아의 한국학과 한류를 얘기할 수 없다. 성신여대에 재직하던 1980년대 문득 대학의 위기를 절감했다. 유럽 등을 돌며 고민하다 러시아에 한국학을 뿌리내리자고 결심했다. 모스크바 대학에서 한국학 연구의 기초를 닦았다. 모스크바 시절에는 한국학을 공부하겠다는 이들이 없어 서울로 유학 보낸다는 달콤한 조건을 내걸어 모집했다. 체계가 없던 때라 개인 호주머니를 털었다. “뒷감당이 안 돼 자격시험에 낙방하기를 몰래 바란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한국학을 가르치려면 한글부터 가르쳐야 했고, 교재를 손수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20여년 노력하니 이제는 제자들도 제법 늘었고 한국학 연구 체계도 틀을 잡았다. 러시아 내 한국학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부와 볼가강 유역의 남부, 극동 등 3개 권역으로 묶어 확산시키는 계획의 일환으로 타타르스탄 및 남부를 지휘하는 책임자로 이 대학에 2016년 부임했다. 고 교수는 “이제 한국 정부도 한국학 연구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성장했다. 국제교류재단을 중심으로 한국학 진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지인들과 어울려 무엇을 할 것인지 협의하는 협의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객원교수 파견도 러시아 대학에 어떤 도움이 될지, 학교와 협력해 현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식으로 자리잡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카잔연방대학이 중심인 남부의 경우 연간 1억원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내년 재신청하면 2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며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효율적으로만 집행되면 한류 확산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대학 10곳과 인연을 맺어 한 학기에 60명씩 한국에 6개월이나 1년간 연수 등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저희 한국학과 재학생이 170명인데 한 명도 여기 남아 있으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옛날에 배운 교수보다 학생들이 나은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교수들에게도 제발 한국에 다녀오라고 등을 떠민다.” 스탈린 시대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했던 고려인들은 1990년대 페레스트로이카 때 볼가강을 따라 올라와 카잔 등 옛 타타르스탄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볼가관구 14개주에 1만 1000명으로 추산된다. 고 교수는 “이분들이 이제야 생활의 기반을 닦고 한국인이란 정체성에 눈을 떠 한글학교에 3, 4세들을 보내고 있다. 이제 막 출발한 단계다.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 대학 역사학과에 재직하는 고려인 교수들에게 한국 역사와 경제를 공부하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카잔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反이민 무관용’에 반기… 美도, 국제사회도 뿔났다

    트럼프 ‘反이민 무관용’에 반기… 美도, 국제사회도 뿔났다

    美 이민세관단속국 직원들은 “조직 해체해 달라” 장관에 서한 국제사회의 트럼프 반감 노골화 IOM사무총장 선거 美후보 낙마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여론에 떠밀려 불법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불법이민자 무관용 정책’에 대한 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전역에서 격리 가족들의 즉각적 재회를 촉구하는 시민 집회는 물론 불법이민자 단속 전담 기관 내부에서 조직을 해체해 달라는 청원이 등장했고,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이 독식해 온 이민자 관련 기구 수장직을 뺏겼다. CNN 등 미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댈러스 등 미국 전역 750개 도시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이민정책 항의 시위를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불법입국자 가족에 대해 부모와 아이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이미 격리된 부모와 아이가 다시 결합하는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는 2000여명의 아이들이 집단 구금시설이나 위탁 보호시설에 수용된 채 부모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집회 참석자 수십만명은 각 도시에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고 적힌 피켓을 들고 강제로 분리된 불법이민자 가족들의 즉각적 재회를 요구하고 무관용 정책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NBC는 뉴욕에서만 약 3만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며 “이민자들이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서도 시위대 3만여명이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집회 규모가 커지면서 주요 거리가 폐쇄됐고 불법이민자 자녀들이 격리된 수용소 인근의 텍사스주 매캘런 국경경비대 시설 앞에도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이번 집회는 영국 런던, 독일 뮌헨과 함부르크, 프랑스 파리 등 해외 대도시에서도 함께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벤 카딘,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조 케네디 3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가수 얼리샤 키스,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 아티스트들도 대거 참여했다. 앞서 진보 성향의 여배우 수전 서랜던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항거하고자 열린 ‘여성 불복종’ 집회에 참석했다가 체포됐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 일부가 “조직을 해체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의 키어스천 닐슨 장관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ICE 조사관 19명이 연대 서명해 닐슨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는 “ICE를 해체하고 우리 임무를 다른 부처에 귀속시켜 달라”는 요구 사항이 담겨 있다. ICE는 불법이민자 단속 외에도 인신매매 단속, 마약 거래, 사이버 범죄 대응 등도 맡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인신매매·마약 거래 등을 단속하는 제2의 기구를 창설하고 불법이민자 단속과 구금, 추방은 별도의 조직에서 관장하도록 기능을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마크 포칸 민주당 하원의원 등은 2003년에 창설된 ICE가 다른 기관들과 업무가 중복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의 도구가 되고 있다며 지난주 ICE 해체 입법안을 제출했다.국제사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밀었던 미국 후보인 켄 아이작스가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새 사무총장에는 포르투갈 출신의 안토니우 비토리노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선출됐다. 이주자 보호와 권리 증진을 추구하는 국제기구인 IOM은 1951년 설립 후 단 한 차례(1961~1969년)를 빼고는 미국인이 사무총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IOM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국가가 미국이기도 했지만 ‘이민자의 나라’라는 역사적 상징성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지낸 케이스 하퍼는 트위터에 “미국의 힘과 권위, 명망이 소멸되는 또 하나의 징조”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vs “반대를 반대한다” 난민 찬반집회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vs “반대를 반대한다” 난민 찬반집회

    제주에 들어온 예멘인들이 집단으로 난민 신청한 일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30일 서울에서 난민 수용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보이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불법난민신청자 외국인대책 국민연대(난대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 촉구집회’를 열어 “국민은 정치·종교·인종적으로 박해받는 난민을 거부하지 않는다.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어떻게든 입국해 난민법을 악용하는 이주자들을 차단할 제도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난민법 제정 국가이지만 난민 수용 인프라와 경험 부족으로 법·제도에 허점이 많다. 난민 신청한 이들은 신청자 지위를 갖고 여러 혜택과 지원을 받으며 산다”고 지적했다. 난대연은 “입법부는 우리 국민의 순수한 인도주의적 우호가 이를 착복하는 이들이 아니라 온정의 손길이 정말 필요한 이들에게 돌아가도록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고, 법무부는 신속한 난민심사로 난민 지위 남용자를 내보내라”고 요구했다. 집회에는 10∼20대 젊은층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가했다. 이들은 ‘국민이 먼저다’, ‘안전을 원한다’, ‘무사증 폐지하라’, ‘난민법 폐지하라’,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등 구호를 외치며 동참했다. 반면 동화면세점 인근 원표공원에서는 ‘난민반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맞불집회를 열었다.이들은 정부에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자 수용을 촉구하고, 난민 등 외국인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난민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범죄율을 들지만, 통계에 따르면 범죄 건수가 많다고 알려진 외국인 밀집지역조차도 한국인 범죄율이 훨씬 높다. 저들은 팩트(사실)에 관심 없이 주장만 내놓는다”고 난대연 측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들은 말로는 안전을 원한다면서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진정 안전을 원한다면 외국인들을 힘든 3D 직업에 둘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대등한 사람으로 포용하고 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양측 참가자 간 마찰을 우려해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가 배 아플 땐 이유가 있다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가 배 아플 땐 이유가 있다

    수영장 가는날/염혜원 지음/창비/48쪽/1만 3000원참 이상한 일이다. 아이는 토요일 아침만 되면 배가 아프다. 엄마는 다정한 얼굴로 배를 쓸어 주면서 괜찮을 거란다. 속도 모르는 엄마가 괜스레 야속하다. 생각만 해도 즐거워야 할 토요일에 배가 아픈 건 다 수영 수업 때문이다. 엄마에 이끌려 억지로 온 수영장은 어찌나 시끄럽고 차가운지. 수영 모자는 꽉 끼고 배는 여전히 아프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다른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만 바라보다 첫 번째 수업이 끝나 버렸다. 신기한 건 수업이 끝나자마자 배가 멀쩡해졌다는 거다. 두 번째 수업 때도 여전히 배가 아팠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조심스레 물에 들어가 본다. 생각보다 물이 따뜻해서인지 배도 덜 아픈 기분이다. 덕분에 팔을 젓고 발차기를 해 본다. 선생님이랑 수영장을 끝까지 건너고 나니 왠지 신나는 걸. 그다음 토요일엔 물 위에 둥둥 뜬 채 천장을 바라보니 미지의 세계가 나를 떠받치는 것만 같다. 이 짜릿한 기분이란. 처음은 늘 떨리는 법이다. 때론 출발선에서 한 걸음 떼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조바심보다 인내심이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두려움을 떨쳐내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긴장이 설렘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처음으로 수영을 배운 아이가 다음 수업을 기다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2009년 ‘어젯밤에 뭐 했니?’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염혜원 작가의 신작이다.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수영장의 푸른 물과 아이들이 입은 수영복의 다양한 색감이 생생하다. 수영장에 간 첫날 느낀 괴로움과 절망부터 물에서 발장구를 치면서 느낀 기쁨까지 아이가 느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EU, 난민정책 갈등 일단 봉합…합동 심사센터 건립·통제 강화

    EU, 난민정책 갈등 일단 봉합…합동 심사센터 건립·통제 강화

    각국마다 세워… 망명 난민 ‘재할당’ 모로코 등에는 자금 지원 늘리기로 獨 대연정 위기 메르켈도 한숨 돌려유럽연합(EU)이 역내 각 회원국에 ‘합동 난민심사센터’를 세우고 난민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대신 망명 자격을 갖춘 난민에 대해서는 EU 역내 국가들에 ‘재할당’되도록 했다. EU 정상들은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8개국 회원국 이틀째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갈등을 빚어 온 난민정책을 일단 봉합했다. 커져 가는 난민 유입에 통제를 강화하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난민센터는 난민 자격 여부를 심사하고 불법 이민자를 송환하는 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로이터 등은 이날 “정상들이 EU 국경 통제 강화 필요성에 동의하고 터키와 모로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는 방안에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난민 캠프가 있는 터키, 난민들의 주요 출신국들인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출발지인 모로코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지원을 강화해 북아프리카 해안으로 넘어오는 난민을 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상들은 “(난민의) 무절제한 유입으로 회귀하는 것을 막고 기존 모든 경로와 새로운 경로에서의 불법 이주를 단호히 저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선언문에서 정상들은 “난민 재배치와 이주 등 난민센터와 관련한 모든 조치는 (회원국의) 자유의사에 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난민정책 갈등으로 분열 위기에 처했던 EU가 숨을 돌리게 됐다. 난민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대연정 붕괴 위기까지 제기됐던 독일의 갈등 국면이 진정되고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기독민주당(CDU)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는 독일 대연정의 한 축인 기독사회당(CSU)과 난민 문제로 충돌을 빚어 왔다. 기사당의 한스 미헬바흐 부대표는 독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긍정적 신호”라며 메르켈 총리의 CDU와의 연정에 대해서도 “우리는 협력하고자 한다. 기민당과의 동맹은 절대적 우선순위를 점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도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에 대한 책임을 EU가 공유하게 됐다”면서 “이탈리아는 이제 더는 (난민 대책에서) 혼자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에이피알,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수상

    에이피알,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수상

    뷰티·생활문화 기업 ㈜에이피알이 고용노동부 '2018년 대한민국 일자리 100대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높은 성과를 거둔 기업과 정규직 전환 우수, 일·생활 균형 실천, 임금 감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 등 일자리의 질을 개선한 기업들을 인정하고 격려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 분석, 지방고용노동관서 발굴 및 국민추천을 통해 후보기업을 선정하고 이후 현장조사, 노사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100개 기업을 발표했다. 에이피알은 창업 이후 지속적인 기업 성장과 함께 고용 및 정규직 전환이 매년 증가해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화에 앞장서 온 점을 인정받았다. 또 시차출퇴근제도입, 점심시간 연장, 연차 촉진제, 단축근무, 특별휴가 부여 등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일자리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에이피알의 성장에 있어 창의성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실행력을 지닌 구성원들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피알은 뷰티와 생활문화 연구를 통해 고객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에이프릴스킨, 메디큐브, 글램디, 포맨트 등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포브스로부터 ‘2017년 비상할 대한민국 10대 스타트업’으로 뽑혔으며 이주광 김병훈 공동대표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기업인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바른미래당 당권 경쟁 70대 vs 30대 대결 성사되나

    바른미래당 당권 경쟁 70대 vs 30대 대결 성사되나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차기 당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8월 19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권 주자로는 손학규(71) 전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준석(33)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재선의 김성식·하태경 의원,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들이 모두 출마할 경우 정당 역사상 나이차가 가장 큰 후보들이 맞붙게 된다. 손 전 위원장과 이 위원장은 나이차가 38살이나 되기 때문이다. 손 전 위원장은 정계에서 ‘산전수전의 노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4선 국회의원을 비롯해 경기도지사, 당 대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정계를 두루 섭렵한 ‘정치 9단’이다. 정치 경력으로는 국회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반면 이 위원장은 정계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된 ‘정치 신인’이다. 그는 지난 2011년 ‘박근혜 키즈’라는 별명을 얻으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30살도 안 되는 나이로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역임하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과 6·13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하며 아직 원내에 입성하지 못했다. 경력만 보면 아직 손 전 위원장에게 한참 못 미친다. 이들 중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건 이 위원장이다. 그는 당내에서 불고있는 ‘세대교체론’에 힘입어 자신감있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자신을 공격하는 안철수 전 의원의 지지단체를 향해 “내가 꼭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돼 앞으로 바른미래당 내에 이런 수준 떨어지는 소리 하는 사람들이 없게 하겠다”고 비판했다. 손 전 위원장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그의 역할론도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손 전 위원장이 차기 당권을 쥐고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 면에서는 김동철 비대위원장 등 다른 주자들도 만만치 않아 실제 당 대표가 누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바른미래당은 곧 구성될 준비위원회에서 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은 29일 정병국, 주승용 의원을 공동 준비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곧 준비위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맛·역사·문화 향기 만끽… ‘정도 천년’ 빛고을 관광객 몰린다

    맛·역사·문화 향기 만끽… ‘정도 천년’ 빛고을 관광객 몰린다

    2018년은 ‘전라도’로 명명한 지 천년이 되는 해다.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부터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따서 전라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광주, 전남북도 등 호남권 3개 시·도는 ‘정도 천년’을 기념해 올해를 ‘전라도 방문의 해’로 지정했다. 광주시는 도심 관광의 원년을 열겠다며 지역의 명소 투어를 비롯,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살린 테마관광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맛과 멋, 5·18 민주화운동과 역사문화 자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호남선 고속철(KTX)·수서발 고속철(SRT)의 개통 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외지 방문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젊음의 광장으로 변신한 전통시장과 세계문화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권,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등 도심 곳곳이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전통과 젊음이 어우러진 시장 호남고속철(KTX)의 종착역인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길 건너편에 ‘1913송정역시장’이란 입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밤이 되면 상가마다 노란 불빛이 켜지면서 정겨운 골목시장으로 변신한다. 1913년 매일시장으로 개장, 한때 광주권 물류 유통의 중심지였다. 산업화 이후 성쇠를 거듭하다가 최근엔 대형마트 등의 진출로 쇠락의 길로 접어든 듯했다. 그러나 2016년 지자체와 상인들이 힘을 모아 시장에 문화예술과 ‘스토리’를 입히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2년 남짓 지난 요즘은 젊음과 전통이 어우러진 ‘명물 장터’로 거듭났다. 허름하고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걷는 재미도 있지만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시장 안에 들어서면 구수하게 스며드는 빵 굽는 냄새가 허기진 여행객의 침샘을 자극한다. 즉석에서 식빵을 구워내는 ‘또아’ 빵집엔 밤낮없이 손님들로 장사진이다. 초코식빵, 치즈식빵, 옥수수식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밀을 발효해 구워낸 빵은 구수한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골목 곳곳의 상점에서는 순대국밥, 인절미, 고로케, 호떡, 양갱, 김부각, 수제 식혜와 맥주 등 자연의 식재료에 정성을 더한 여러 가지 간식을 즐길 수 있다. 옛 도심권인 동구 대인시장 ‘별장 프로젝트’도 올해로 11년째 진행 중이다. 매년 3~12월 토요일 오후 7~11시 야시장이 열린다. 광주시는 시장 내 허름한 상가를 임대,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평갤러리와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주하는 예술가와 상인이 협업을 통해 각종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올해는 다문화 가족으로 구성된 ‘드리머스’의 노래와 아프리카 타악그룹의 음악·댄스 등도 선보인다. 먹거리 가판대, 수공예 작가들의 공동 판매대, 창작 갤러리 등에 방문객이 넘쳐나면서 불야성을 이룬다. 같은 날, 대인시장과 이웃한 궁동 예술의 거리에서도 아트마켓과 길거리 공연이 이어진다. 이곳과 3㎞쯤 떨어진 동구 학동 남광주시장에서는 매주 금~토요일 펼쳐지는 ‘밤기차 야시장’이 연인들의 새로운 데이트코스로 각광받고 있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권 올해로 3년째인 ‘프린지 페스티벌’은 국내의 대표적인 도심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금남로·충장로와 이웃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주변 곳곳에서 매년 4~11월 주말마다 펼쳐진다. 지난 22~23일 전당 앞 5·18민주광장 일대에서는 일본·중국·태국·홍콩 등 6개국 예술가들이 참여한 ‘아시아 마임캠프’가 열려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광장에 설치된 12개 텐트에서는 국내외 마임 아티스트 22개 팀 34명이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프린지 페스티벌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관광앱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외지 관람객도 크게 늘고 있다. 축제는 인형극, 매직 서커스, 어쿠스틱 음악, 힙합, 퓨전국악, 난타공연, 마술쇼, 색소폰 연주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한다. 행사가 시작되면 평균 1만 5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올해만 지난달 현재 13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D-1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다음달 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인근 대인·남광주야시장 등 도심 곳곳에서는 프린지 페스티벌과 동아시아 문화도시공연, 하늘마당 평화버스킹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이어진다. 이와 별도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찾아오는 ‘ACC 브런치 콘서트’도 인기다. 지난 27일 오전 11시 ‘트리오 오원과 함께하는 클래식 오딧세이 스토리’가 열려 실내악의 진수를 보여 줬다. ACC 문화창조원에서는 ‘파킹찬스 2010-2018’(PARKing CHANce)과 ‘베트남에서 베를린까지’를 만날 수 있다.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되는 ‘파킹찬스’는 영화감독 박찬욱과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 형제가 협업한 프로젝트로 신작 단편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사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베를린까지’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주요 이슈들에 대해 반응하고 기록한 15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 전시는 퐁피두센터,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 인도 키란나다르 미술관 등 모두 15개국 35개 기관의 협조로 이뤄졌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아시아컬처마켓’은 30일까지 하늘마당과 플라자브릿지에서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 진행된다.●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천을 건너 1㎞ 남짓 거리의 남구 양림동엔 근대역사문화마을이 있다. 1900년대 초부터 기독교를 통해 서양 문물이 전해진 흔적과 건물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미국 선교사들이 처음 들어와 선교 활동을 했던 곳이다. 수피아여중고, 기독간호대학, 오웬기념각, 호남신학대학, 윌슨 선교사 사택, 이장우 가옥 등이다. 다형 김현승의 시비와 연안송·팔로군행진곡 등을 작곡해 현대 중국의 악성으로 불리는 광주 출신 정율성의 생가도 만날 수 있다. 양림동커뮤니티센터 인근 펭귄마을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오래된 주택가인 이 마을에서 빈집이 불탄 뒤 쓰레기장이 되자 한 주민이 쓰레기를 치우고 텃밭을 가꾼 게 시작이었다. 이주하는 이들이 두고 떠난 옛 물건들을 골목에 하나둘 전시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펭귄이라는 이름도 다리가 불편한 연로한 주민들이 걷는 모습이 펭귄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골목길 곳곳에는 멈춰버린 시계, 신발 등 각종 생활용품, 잡동사니로 꾸며져 있다. 주말이면 골목길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친구, 연인들로 북적거린다.●무등산 시가문화권과 5·18묘지 무등산은 201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5년 만에 2000여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최근 집계를 발표했다. 정상부의 서석대·입석대 등 무등산권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산자락인 북구 충효동과 전남 담양 남면 일대엔 조선조 시가문학을 탄생시킨 누정이 즐비하다. 조선조 대표적 정원으로 꼽히는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풍암정 등 과거 시인과 묵객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이들 가사문화유적지에서 서남쪽으로 차량으로 20여분 거리에는 국립5·18민주묘지가 있다. 매년 5·18 때 기념식이 TV 등으로 생중계되는 묘지엔 5·18 당시 희생자의 무덤과 유영봉안소 등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각종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광주시는 ‘전라도 방문의 해’와 휴가철을 맞아 다음달 광주송정역~터미널~아시아문화전당~광주호생태공원(무등산시가문화권)~국립5·18민주묘지 등을 둘러보는 순환형 투어버스를 운행한다. 도심권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대인야시장~남광주밤기차시장~동명동 카페거리를 오가는 테마형 순환버스도 운영한다. 호남권 3개 시·도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모두 4600억원을 들여 ▲전라도 이미지 개선 ▲전라도 천년 문화관광 활성화 ▲문화유산 복원 ▲랜드마크 조성 등 전라도 정도 천년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정부 결정과정 문제없다면 김해 신공항 뒤집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8일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논란과 관련해 “지난 정부의 결정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경남 김해 신공항 추진 방침을 뒤집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부의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신공항을 만드는 것보다는 김해국제공항을 확대해서 운영하는 것이 좋다는 게 경제 평가 또는 여러 가지 지역 갈등 문제와 관련해 최선의 대안으로 선택이 됐다”며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결정이지만 그 결정이 중대한 문제나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2006년 공론화된 이후 10년간 지역 갈등을 빚다가 2016년 ‘김해공항 확장, 대구공항 통합 이전’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다. 하지만 지난 26일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와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현재 건설 준비 중인 김해신공항 대신 부산 가덕도 등 다른 공항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대체복무기간 최장 3년 검토… 장기간 대면·관찰 심사

    대체복무기간 최장 3년 검토… 장기간 대면·관찰 심사

    대만·러시아 등 40여개국서 실시 심사 까다롭고 현역보다 기간 길어 전문가 “합숙 형태 대체복무 고려 노동강도 따라 기간 달리할 수도” 여야 입장차…입법과정 진통 예고헌법재판소가 28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 도입하라고 결정하면서 국회와 정부는 대체복무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현역 복무자 간 형평성이 제도 성패의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대체복무의 기간과 영역을 합리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징병제를 실시하는 90여개국 중 대만, 그리스, 러시아 등 40여개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대체복무자의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복무기간을 현역보다 길게 해 의도적인 병역 기피를 방지하려 하고 있다. 그리스와 러시아는 국방부가 심사 주체가 돼 대상자에 대해 서면심사를 실시하고 의심자에 대해서는 추가 대면심사를 한다. 두 국가 모두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에 비해 1.25~1.5배 길다. 이에 우리나라도 합숙 형태로 현역보다 복무기간을 길게 하고 대면 심사 및 장기간 관찰심사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복무 기간은 현역병은 육군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이다. 만약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복무 기간을 현역병의 1.5배 수준으로 한다면 최장(공군의 예를 적용) 3년이 된다. 또 우체국, 병원, 소방 등의 업무에 종사시켜 노동의 강도에서도 현역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나 500여명 수준에서 연간 쿼터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최근 5년간 ‘입영 및 집총거부자’는 연간 평균 약 540명이었다. 김병렬 국방대 교수는 “대체복무의 기간과 영역을 현역보다 길고 어렵게 해 의도적으로 병역을 기피하려고 대체복무를 선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일률적으로 현역 복무기간의 1.5배로 결정할 게 아니라 여론을 수렴해 현역 수요와 대체복무 수요을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대체복무 기간과 강도의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쿼터제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심에 따라 현역 복무 대신 다른 길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데 양심을 지킬 기회를 일부에게만 준다는 건 부당하다”며 “쿼터제는 이번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위배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향후 국회와 정부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관련 법을 개정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 간 입장 차이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방부와 국회는 조속히 병역법을 개정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대체복무의 기간과 강도를 적절히 정하면 제도 남용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국회는 서둘러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남북 분단이라는 안보 상황을 고려하고 국방 의무의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외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합리적인 대체복무제를 만들어 군 복무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국회에서 입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헌재가 명시한 기한까지 적절한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을 위한 병역법 개정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남북, 개성∼평양·고성∼원산 도로 현대화 합의

    남북, 개성∼평양·고성∼원산 도로 현대화 합의

    남북은 개성∼평양 경의선 도로와 고성∼원산 동해선 도로를 우선 현대화하고 이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대북제재를 감안, 공동연구조사단을 먼저 구성하고 8월초부터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대한 현지공동조사를 차례로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28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 간 도로 연결 및 북한 지역 도로 현대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도로협력 분과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개성∼평양 간 경의선 도로는 고속도로, 고성∼원산 간 동해선 도로는 국도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동해선은 자연경관이나 환경적 보전가치, 명승지 등을 감안해 국도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10·4 선언에도 포함된 바 있다. 김정렬 2차관은 “이번 회담에서는 10·4 선언에 없던 고성∼원산 구간에 대한 부분이 추가되고 구체화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은 공사범위와 현대화 수준은 도로와 구조물, 안전시설물, 운영시설물 등 동해선·경의선 도로 현대화 구간의 제반 대상을 국제기준에 준해 지역적 특성에 맞게 정하기로 했다. 도로 현대화를 위한 설계와 시공은 공동으로 진행하며, 착공식은 필요한 준비가 이루어지는 데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도로 현대화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먼저 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경의선 도로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는 8월 초에 이뤄지며 이어서 동해선 현지 공동조사도 진행된다. 또 도로 현대화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도로건설과 운영에서 필요한 선진기술의 공동개발에 협력해 나가는 데도 합의했다. 앞으로 남북은 동해선·경의선 도로 현대화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와 관련한 실천적 문제들을 문서교환방식으로 계속 협의, 해결해 나가며 필요에 따라 쌍방 실무접촉도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도로협력 분과회담에서 남북 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해 합의한 사항들을 충실하게 이행,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산∼개성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된 내용은 공동보도문에 담기지는 않았다. 김정렬 2차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문산∼개성 고속도로 건설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산∼개성 고속도로 건설은 2015년에도 추진됐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남한의 문산(파주시 문산읍)과 북한의 개성 구간(19㎞)을 연결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연결된다. 이번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과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백승근 국토부 도로국장 등 3명이, 북측에서는 단장인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과 김기철 국토환경보호성 처장, 류창만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장 등 3명이 각각 대표로 나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난민 돕던 독일 여성, 무슬림 이민자에게 살해당해

    난민 돕던 독일 여성, 무슬림 이민자에게 살해당해

    “난민들은 위험하지 않으며 오히려 위험에 처해 있다” 이렇게 주장해온 독일의 한 여성 활동가가 최근 한 무슬림 이민자에게 살해당해 유럽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독일 타게스슈피겔과 빌트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난민인권 활동가 소피아 뢰슈(28)는 지난 21일 오후 3시 20분쯤 스페인 알라바주(州) 아스파레나 에기노에 있는 한 주유소 부근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실종 신고 하루 만이었다. 뢰슈는 일주일 전 독일 작센주(州) 쉬코이디츠에서 모로코 번호판을 단 트럭을 얻어 탔다. 그녀는 남쪽으로 약 260㎞ 떨어진 곳에 있는 고향 암베르크에서 친구들을 만나려고 했다. 그녀는 이 트럭에 얻어 타기 직전 찍어둔 차량 번호판을 친구들에게 보냈고 친구들은 뢰슈가 약속한 날짜에 도착하지 않자 그녀의 오빠에게 알렸다. 이에 따라 뢰슈의 가족은 실종 신고를 냈고 19일 스페인 바일렌 하엔 마을 고지대 도로에서 문제의 트럭이 스페인 치안수비대의 교통경찰에게 저지당했다. 트럭 운전자는 어린 세 딸과 아들 하나를 둔 41세 남성으로 부제마라는 이름만 알려졌다. 그는 모로코에서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주한 이민자로 평소 회사에서도 다른 직원들에게 친절했던 사람이었기에 그를 알았던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페리호를 타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모로코로 들어가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이 소피아 뢰슈를 트럭에 태웠던 사실은 인정했지만, 납치, 성적 학대, 폭행 등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소식통들이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정보에 따르면, 소피아 뢰슈의 시신에는 명백한 증거가 남아 있다. 용의자는 범죄 흔적을 지우려고 시신을 불태우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피아 뢰슈는 생전 독일 밤베르크에 있는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청년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있는 한 비영리단체(NGO)와 함께 가난한 이민자들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현지 경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태경 “진짜 난민은 따뜻하게 포용해 한국의 품격 지켜야”

    하태경 “진짜 난민은 따뜻하게 포용해 한국의 품격 지켜야”

    최근 제주도에 예멘 출신 난민 수백 명이 갑자기 몰리면서 국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7일 “진짜 난민들은 따뜻하게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멘난민을 국가현안으로 건의하겠다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기사를 링크 한 뒤 자신의 의견을 적었다. 하 의원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테러리스트, 경제적 이주민은 배제하고 정치, 종교적 박해 때문에 피신해 온 진짜 난민들은 따뜻하게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상당히 엄격한 난민심사를 통해 4만여명의 난민 신청자 중 800여명만 인정했다”면서 “무분별한 난민 유입을 우려해 진짜 난민까지 추방시키자는 주장은 과하다. 선진개방국가로서 한국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26일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이미 2012년 제정된 난민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난민의 처우에 대해 인도주의적 의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국가적으로 이런 경험이 없다”며 “강제 징집을 피하기 위한 가짜 난민의 문제나 불법 취업을 위해 난민법을 악용하는 사례 등이 끊임없이 제보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40만 명 가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은 561명, 비자를 통해 입국한 난민도 200여 명이다. 우리나라에 총 800여 명에 이르는 난민들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의 문제를 넘어 제주의 무비자 입국을 악용하는 사례나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 이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갈등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계와 인권단체 등은 예멘 난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자고 나섰지만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 및 개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50만명이 참여하는 등 반대 여론이 거세다.한편 제주로 오는 예멘인들은 같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머물다가 한국으로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난민법이 없어서 난민 지위를 얻으려면 한국으로 올 수밖에 없다. 난민 지위를 얻게 되면 국내 체류 및 이동은 물론 다른 나라까지 출국할 수 있으며 취업 등이 가능해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 현재 제주에 체류 중인 예멘인 486명도 출도 제한 조처만 풀리면 다른 지역으로 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 지난 4월 말 출도 제한 조처가 실시되기 전 제주에 온 예멘인 60여명은 입국 즉시 외국인등록증을 취득, 다른 지역으로 간 것으로 조사됐다. 난민 인정심사 결과에 따라 출도 제한 조처가 풀리게 되면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가겠다는 예멘인들도 많은 상태다. 난민 심사는 26일 시작돼 하루에 2∼3명이 면접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 486명이 모두 심사를 받으려면 8개월이 걸리지만, 심사를 받은 순서대로 차례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25∼26일 심사를 받은 예멘인들은 한 달 후면 인정 여부를 통보받게 된다. 난민으로 인정되거나 인도적 체류가 허가되면 출도 제한 조처가 해제돼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불인정 되더라고 이의신청과 행정소송 등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별도로 출도 제한 조처에 대해 해제 여부를 따질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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