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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 체크] “불법점령” “군사합의 위반”… 브룩스가 지핀 함박도 논란

    [팩트 체크] “불법점령” “군사합의 위반”… 브룩스가 지핀 함박도 논란

    1953년 정전협정 이후부터 北 관할 정부, 함박도 주소지 말소방안 추진 해안포 아닌 감시시설만… 위협 적어 빈센트 브룩스 전 유엔군사령관이 지난 20일 서해 5도 지역에 있는 함박도가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있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북에 있다고 정정하면서 안보 위협 논란이 불거졌다. 주요 논란에 대해 사실 여부를 알아본다. ●함박도는 우리 땅? 함박도의 부동산등기부에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고 돼 있다. 일각에서 한국이 사실상 함박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는데 북한군이 불법 점령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국방부가 22일 공개한 NLL 좌표에 따르면 함박도는 NLL 북측에 있다. 함박도에서 가까운 NLL까지 거리는 남쪽으로 약 700m 정도였다. NLL은 1953년에 정해졌고, 그간 위치가 변하지 않았다. 1953년 제작된 정전협정 문서에도 서북 도서 가운데 백령도 등 5개 섬을 제외하면, 함박도를 포함한 모든 도서에 대해 북한의 관할 권한을 인정한다고 돼 있다. 정부는 함박도의 주소지를 말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러 부처의 관련법이 걸려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함박도 레이더 기지, 9·19 군사합의 위반?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2017년 함박도에 레이더 기지 등 감시시설을 만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함박도는 남북이 지난해 합의한 해상 완충수역인 덕적도~초도 사이에 있다. 남북은 이 지역에서 포병·함포 사격과 해상기동훈련 등의 중지를 합의했다. 따라서 해안포가 아닌 감시시설이 들어온 것 자체로는 문구상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함박도에 해안포를 들여와 포문을 열어 놓거나 포 사격을 한다면 군사합의 위반 소지가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해안포가 함박도에 들어오기에는 섬이 작고 전략적으로 맞지 않아 당장은 위협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함박도 레이더 기지, 위협적? 군사전문가들은 대체로 함박도에 설치된 레이더 기지가 북한의 감시 범위를 일부 확대할 수는 있으나 큰 위협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분석관은 “레이더 시설이 있다고 해도 섬이 너무 작아 제대로 된 장비들을 갖춰 들어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남측 입장에서 유사시 쉬운 타격이 가능한 위치라는 점도 위협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북한 후방지역에서의 보다 정밀한 포 사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잠재적 위협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안포가 함께 있으면 위협이 되지만 고정된 감시시설만으로는 군 입장에서 전혀 위협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국도 네팔도 외면한 청년의 죽음…“아이 두고 왜” 아내의 통곡

    한국도 네팔도 외면한 청년의 죽음…“아이 두고 왜” 아내의 통곡

    자살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 최근 10년(2009~2018년)간 한국에서 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네팔 노동자는 모두 43명. 더 큰 비극은 죽음 뒤에서 기다린다. 사람이 죽었는데 한국이나 네팔 정부 어느 곳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통계표에 건조하게 적힌 사망자수 외에 이들이 왜 죽음에 내몰렸는지는 누구도 따져 보려 하지 않았다. 비전문취업비자(E9)로 한국에 들어오는 16개 국가 중 네팔은 지난해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8404명)를 보냈다. 네팔 노동자의 죽음은 우리 곁의 모든 이주 노동자의 얘기일 수 있다. 그들에게 한국은 왜 죽음의 땅이 됐을까. 서울신문은 네팔 카트만두와 동카르카, 포카라 등에서 유가족 등 40여명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들었다. 이 가운데 여전히 죽음의 이유를 찾아 헤매는 세 노동자 가족의 이야기를 정리했다.#28세 게다르 디말시나 유리 테이프가 성의없이 나붙은 사람 키 높이만 한 관이 공항 밖으로 빠져나왔다. 볼품없는 관에는 겨우 스물여덟 된 앳된 남성이 들어 있었다. 네팔 청년 게다르 디말시나였다. 그는 지난달 21일 오전 9시쯤 부산 사하구의 한 수산식품 공장 창고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닷새가 흐른 지난달 26일 시신은 여객기 화물칸에 짐짝처럼 실려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밖에서 기다리던 친척들은 한국 경찰이 보내준 단출한 서류를 넘겨보다가 수군거렸다. “아무리 봐도 자살한 이유가 없어.” 가족들은 게다르가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르에게는 오히려 생의 의지를 다잡을 만한 축복만 있었다. 아내 번더나 디말시나(28)가 불과 25일 전 아빠와 똑 닮은 아이를 낳은 것이다. 번더나의 큰오빠는 “게다르가 아이 출산 나흘 뒤 친구들을 불러 파티할 만큼 기뻐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왜 20일 후에 느닷없이 자살하겠느냐”며 갑갑해했다. 환갑을 맞은 어머니를 남겨둔 채 먼저 갈 무심한 아들도 아니었다. 가족들을 더 답답하게 만든 건 두 나라 관계기관의 태도였다. 게다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다. 주한 네팔대사관이나 한국 경찰은 시신을 돌려보내 준 것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믿는 듯했다. 경찰은 “외관상 타살 흔적이 없고 자살 동기가 명확하다”며 사고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살피거나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지 않았다. 번더나의 큰오빠는 취재진에 “어떻게 CCTV와 휴대전화 확인도 하지 않을 수 있느냐. 한국에서는 이래도 되느냐”고 반문했다.경찰이 파악한 ‘명백한 자살 동기’는 가족을 탓하는 내용이었다. 게다르가 아내를 통해 땅을 샀는데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힘들어했다는 동료 진술이 있었다는 것이다. 취재진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번더나와 가족들은 “거짓말”이라며 흥분했다. “땅은 1년 전에 샀는데 290만 루피(약 3000만원)였던 토지가 435만 루피(약 4500만원)까지 뛰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게다르의 유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한국 경찰 관계자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주한 네팔대사관에 물어보니 유가족들이 물품 받길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가족 얘기는 달랐다. 유품 문제를 두고 대사관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한 네팔대사관 관계자는 “시신과 사망 진단서를 확실하고 빠르게 네팔로 보내는 게 우리 역할”이라면서 “대사관은 중요한 물건이 아니면 보낼 수 없다”고 답했다. 게다르의 시신은 도착 당일 갠지스강 상류의 바그마티강으로 옮겨졌다. 관 뚜껑을 열어 남편을 확인한 번더나는 얼굴을 만지며 통곡했다. “아이를 두고 어떻게….” 가족들은 강물로 게다르의 입을 적신 뒤 불을 입속에 넣어 화장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떠났다가 죽은 채 고국에 돌아온 그는 4시간 만에 불과 함께 사라졌다.#32세 발 바하두르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던 사람이었어요.” 지난달 30일 네팔 포카라에서 만난 리리 마야 구릉(28·여)은 선글라스 안으로 휴지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매일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남편이 떠오른다”고 했다. 남편 발 바하두르 구릉(당시 32세)은 지난해 6월 12일 서울 중랑구 월릉교에서 몸을 던졌다. 당시 CCTV 화면에는 발 바하두르가 다리 위를 수차례 오가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끝까지 망설였지만 이틀 전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그는 ‘한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했다. 발 바하두르는 원래 허가받은 노동자로 한국땅을 밟았다. 2017년 10월 E9 비자를 받고 입국한 그는 이듬해 3월 일하던 사업장에서 나와 고용노동부에 구직등록을 했다. 이주노동자들이 구직등록 후 3개월 안에 직장을 못 구하면 체류자격을 상실한다. 잠시 네팔에 돌아와 가족과 보낸 시간을 빼고는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헤맸지만 맞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간은 매몰차게 흘렀다. 3개월이 지났고 불법체류자가 됐다. 리리 마야는 한국에 와 남편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그를 도왔던 네팔인 라마 다와 파상(43)은 “한국에서 일하다 숨진 이주노동자의 가족들은 사망 소식을 듣고도 형편 탓에 대부분 한국에 오지 못한다”면서 “대사관이 하는 건 없다”고 털어놨다. 발 바하두르는 사망 두 달 전 네팔에서 아내와 즐겁게 데이트를 했다. 그 모습을 지켜봤던 동네 사람들은 리리 미야에게 “그렇게 행복했던 사람이 한국에 가서 왜 그렇게 됐느냐”고 곧잘 묻는다. 군인이었던 발 바하두르의 아버지는 삼 형제 중 막내인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네팔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집에 영정사진을 두고 아침저녁으로 향을 피운다. 일곱 살인 딸이 “이건 죽은 사람한테만 하는 거잖아. 아빠 죽은 거야”라고 물었다. 리리 마야는 “아빠는 외국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저도 죽고 싶었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어요.”#40세 던 라즈 갈레 “나는 결백합니다. 회사가 나를 속였어요. 나는 미치지 않았어요. 회사가 나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 주세요.” 2011년 6월 대구 달서구의 한 이불공장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을 맨 네팔 이주노동자 던 라즈 갈레(당시 40세)가 남긴 영어 유서 중 일부다. 2010년 9월 한국에 온 그는 네팔행 티켓까지 예매해 놓고 비극적 선택을 했다. 지난달 31일 포카라 집에서 만난 그의 아내 만 마야 갈레(48)와 동생 빔 라즈 갈레(36)는 어렵게 8년 전 이야기를 털어놨다. 동생 빔 라즈는 형이 자살한 이유를 모른 채 보낼 수 없다며 한국에 갔다.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성실했던 형이었기에 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형이 남긴 유서를 보고서야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형은 뭔지 모르는 문서에 사인한 후 회사가 나쁜 짓을 한다고 생각하고, 걱정돼 우울증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던 라즈는 네팔어로 된 짧은 유서도 남겼다. “나는 잘못이 없다. 회사에서 몽골 사람과 싸운 적이 있다. 몽골 친구가 한국 사람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 (회사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던 라즈의 이런 주장을 회사는 모두 부정했다. 괴롭힘이나 따돌림은 없었고, 서류에 서명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던 라즈는 한국에서의 주·야간 교대 근무를 힘들어했다. 특히 사망 두 달 전인 4월 중순부터는 야간 근무만 했다. 만 마야는 “남편이 야간 근무를 하면서 잠을 아예 못 잤다”고 말했다. 당시 대책위 활동을 했던 노조 관계자는 “야간 근무를 하면서 따돌림까지 겹치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것 같다”면서 “나중에는 회사가 사실상 해고할 것처럼 나오자 스트레스를 더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팔에는 외국에서 일하고 온 이웃이 선물을 사와 앞집, 옆집과 나누는 문화가 있다. 만 마야는 “아이가 이웃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 아빠 생각이 났는지 얼굴빛이 안 좋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제 중학생이 된 아들은 아빠의 부재를 자각할 무렵 “그렇게 만든 사람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대학생이 된 딸은 여전히 “죽어도 외국은 가지말자”고 말한다. 그래도 만 마야와 빔 라즈는 한국인이 밉지 않다고 했다. “한국에도 네팔처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고 남편은 나쁜 사람을 만났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 때문에 한국인을 싸잡아 비난하는 건 맞지 않죠. 그래도 나쁜 사람은 꼭 처벌받았으면 좋겠어요.” 카트만두·포카라·동카르카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지며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이주노동자 실태조사 어떻게 했나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 ‘네팔 이주노동자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는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경기·울산·대구·청주 등에서 네팔인 141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불성실한 응답지 1부를 뺀 140부를 약 3주간 분석했다. 응답자는 남성이 121명, 여성이 19명이었으며 평균연령은 31.9세, 학력은 대학 입학 이상이 56.7%였다. 이번 조사는 서울신문과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주노조가 함께했다. 조사는 애초 설계 단계에서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네팔 이주노동자들에겐 자살 또는 우울 성향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학술적으로 입증하려고 했다. 하지만 연구에서 유의미한 결과치를 얻지 못해 한계가 있었다. 이는 응답자들이 솔직히 답하지 않았거나 응답 대상자 선정 때 ‘선택 편향’(이주민단체와 평소 접촉하는 등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노동자들이 주로 답변)이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조사와 분석을 이끈 이주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는 이주노동자들의 자살 과정 파악을 시도한 첫 번째 조사였고 고용허가제 탓에 이주노동자가 겪는 고충을 충분히 파악한 조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지며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月300만원 기대감 뒤엔… 탈출구 없는 ‘주60시간 노동’ 절망감

    月300만원 기대감 뒤엔… 탈출구 없는 ‘주60시간 노동’ 절망감

    이주노동자 벼랑끝 내몬 ‘네 가지 방아쇠’ 무엇이 네팔 노동자들을 벼랑 아래로 떠밀었을까. 지난 10년간 국내 공장·농장 등에서 일하던 네팔 이주노동자의 자살이 끊이지 않자 국내외 노동·의학단체들은 그 이유를 두고 머리를 싸맸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한 가지 동기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자살의 ‘방아쇠’를 찾기 위해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주노조와 함께 국내 네팔 이주노동자의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국내 언론사 최초의 시도다. 지난 8월 네팔 출신 141명이 참여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또 네팔 정부의 ‘2018년 이주 노동 현황 보고서’와 국제노동기구(ILO)의 ‘네팔 노동자의 실패’ 보고서(2016년), 주한 베트남·네팔·태국·미얀마 등 대사관 등에서 입수한 자국 노동자 사망·자살 통계 등도 분석했다. 연구·취재 결과 네팔인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방아쇠는 모두 4가지였다. ▲기대감의 상실 ▲닫혀 버린 탈출구 ▲주변의 기대 ▲무너진 가족·연인 등이다. 네 원인은 서로 뒤엉켜 이주노동자를 흔들다가 삼켜 버린다. 그들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대의 상실 네팔 노동자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고국에서 손에 쥐는 임금의 5~8배를 벌 수 있고 생활환경도 편하다. 명문대 졸업자 등 고학력자까지 한국행 비전문취업비자(E9)를 따려고 애쓰는 이유다. 그러나 정작 좁은 문을 통과해 한국 땅을 밟으면 쉼 없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하는 노동환경과 적지 않은 차별 앞에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네팔 노동자를 극단으로 몰아넣는 첫 번째 방아쇠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팔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할 때 가장 힘든 일로 ‘한국 입국 전 생각했던 노동환경과 너무 달라 느낀 실망 또는 절망감’(28.0%·복수응답)을 꼽았다. 또 25.1%의 응답자는 ‘가족 또는 연인, 음식 등 네팔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힘겹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 타국으로 떠나와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쌓였는데 기대와 달리 가혹한 노동환경을 경험하면서 절망하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신문 인터뷰에 응한 네팔 이주노동자들은 격무에 지친 경험을 털어놨다. 네팔 최고 국립종합대학인 트리부반대에 다니다 한국으로 와 버섯농장 등에서 3년째 일하는 수렌드라 보가티(28·가명)는 “네팔에 있을 때는 ‘한국에 가면 월 200만~300만원은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떴을 뿐 노동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다”며 “직접 와 보면 일이 고되고 문화가 달라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없이 매일 12시간씩 일했는데 네팔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노동환경이라는 것이다. 보가티는 또 “그 과정에서 기술이라도 배운다면 견디겠는데 대부분 단순 수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실태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법이 정한 주당 노동시간 한계치인 52시간을 넘겨 일한다는 사람은 45.6%나 됐다. 또 과로 산재 인정 기준인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한 노동자도 19.1%였다. 주5일제를 보장받는 노동자는 10명 중 2~3명(26.1%)뿐이었다. # 닫혀 버린 탈출구 네팔 이주노동자 케서브 스레스터(당시 27세)는 한국에 온 지 1년 4개월 만인 2017년 6월 어느 날 새벽 회사 기숙사 옥상에서 몸을 던져 사망했다. 밤낮을 바꿔 가며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노동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심한 불면증에 시달린 게 화근이었다. “견디기 힘들면 회사를 옮기면 될 것 아니냐”는 흔한 반문은 스레스터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이주노동자가 일터를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레스터는 유서에 “건강 문제와 불면 탓에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스트레스가 심해 다른 공장에 가고 싶어도 허락되지 않았다. 네팔에 잠시 돌아가 치료받고 싶어도 안 됐다”고 적었다. 이 같은 현실은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조사 참여 노동자들에게 ‘사업장 변경을 시도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71.1%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최대 10번까지 사업장 변경을 요구한 이도 있었는데, 평균적으로 2.7번 시도했다. 일터를 바꾸려 한 이유는 스레스터와 비슷했다. ‘긴 노동시간과 위험한 사업장 등 노동환경 때문’이라는 응답이 36.4%로 가장 많았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노동자들은 3년간 최대 3번까지 사업장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사업주의 허락이 필수적이다. 최정규 변호사는 “업체 사장들과 통화를 해 보면 한 명을 바꿔 주면 다른 이들도 바꿔 줘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소규모 사업장들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가 하루라도 없으면 공장이나 농장이 운영되지 않는다며 변경을 거의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업주가 임금을 체불하거나 성폭력 등을 저질러 노조나 이주민단체가 함께 싸워 주지 않으면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은 사실상 어렵다. # 주변의 기대감 견디기 힘든 격무에 내몰린 노동자에겐 ‘귀향’이라는 선택지가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노동환경이 가혹하고 사업장을 바꿀 수 없어도 네팔로 돌아가긴 힘들다”고 말한다. 어렵게 한국행 티켓을 손에 쥔 자신에게 거는 가족들의 기대와 주변 시선을 알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을 자살로 모는 세 번째 방아쇠다. 네팔 출신인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한국에 가서 일하면 3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업주가 노동자를 때린다거나 임금 체불 등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며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그냥 돌아왔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동안 청주네팔쉼터를 운영 중인 수니타(41·여)는 “돈을 빌려 한국어능력시험까지 쳐서 떠났는데 힘들다는 이유로 돌아오면 ‘일도 못하고 힘없는 남자’라고 소문이 나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네팔인들이 일이 힘들어도 한국에서 안간힘을 쓰며 버티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네팔 정부 보고서에 기록된 17명의 자살자(2008~2014년)는 모두 가정 내 부양 의무를 무겁게 진 남성들이었다. # 무너진 가족·연인 악조건 속에서도 가족이나 연인을 생각하며 가까스로 견디던 이주노동자들은 마지막 버팀목마저 흔들리면 스스로 무너진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라메시 타파(29·가명)는 “내가 일했던 한국 공장에서도 젊은 친구 2명이 자살했다”며 “한 명은 집안 문제, 다른 한 명은 애인 문제였다. 귀국하려고 비행기표까지 준비했는데 그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일한 적 있는 크리시나 스레스터(45·가명)도 “한국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힘들게 일하는데 가족 문제까지 터져 정말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휴가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형편에 잠시 귀국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이가 어리고 사회 경험이 없는 이들이 이런 스트레스를 이겨 내기는 더 어렵다. 카필 달 네팔 트리부반대 인류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카트만두 자택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가족 없이 외국에서 혼자 시작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면서 “가족을 위해 일하며 자기 미래까지 고민해야 해 여러 압박감을 한번에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은 물론 네팔 정부조차 자살 동기 등을 연구한 적이 없다. 민간 연구도 전무하다. 달 교수는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중동과 유럽으로 나가 자살하는 네팔 노동자도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며 정작 노동자들의 건강이나 자살 문제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한 네팔대사관 관계자는 “(네팔) 정부에 연구를 위한 지원금을 요청해 봤지만 진전이 없다”면서도 “네팔 이주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상담도 하며 자살자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이 위원장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사람이 죽어 주한 네팔대사관 등에 신고하면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고용허가제 인원수가 줄어들까 봐 쉬쉬하며 시신을 본국에 보내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카트만두·포카라·동카르카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신문과 베트남 국영통신사 VNA가 공동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지며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코리안드림의 배신

    [단독]코리안드림의 배신

    [2019 이주민 리포트]비전문취업비자로 공장·농장서 일하던 네팔 이주민 죽음의 30% 자살 ‘이례적’ “고학력 많고 집안의 기대 받고 왔지만 현실은 밑바닥… 고된 노동·차별에 좌절”인구절벽 시대의 ‘구세주’ 또는 고용·결혼절벽 시대의 ‘침략자’. 이주민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그들의 아들딸인 이주아동 등은 모두 242만명으로 10년 새 125만명이 늘었다. 이주노동자 없이는 성수기 공장, 농장이 돌아갈 수 없지만 반대편에선 ‘부족한 일자리를 가로채는 존재’로 낙인찍는다. 한국인과 외국 태생 배우자가 꾸린 다문화가정 가구원은 지난해 인구의 2%(100만명) 수준이 됐지만 ‘진정성 없는 혼인으로 한국에 들어오려는 이들’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서울신문은 특별기획 ‘2019 이주민 리포트:코리안드림의 배신’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한국에 오기 전후 겪는 현실을 추적하고 이들을 향한 의심과 비난이 근거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1회에서는 코리안드림을 꿈꿨다가 사망한 사연 등을 토대로 이주노동자가 겪는 여전한 차별과 제도적 허점을 짚었다. 사망자 10명 중 3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 10년(2009~2018년) 동안 한국에서 숨진 네팔인들이 남긴 믿기 힘든 숫자다. 사망자 대부분은 비전문취업비자(E9)를 받고 일손이 부족한 공장과 농장 등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다. 의문의 죽음이 매년 되풀이되는데도 우리 정부는 얼마나 많은 이주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22일 서울신문이 주한 네팔대사관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한국에서 숨진 네팔인은 모두 143명이었는데 이 중 30.1%(43명)가 자살이었다. 반면 미얀마 노동자는 2011년부터 2019년 8월까지 51명이 사망(E9 노동자 기준)했는데 7.8%(4명)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었고, 베트남 이주노동자는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14명이 숨졌는데 자살자는 없었다. 사망자수는 각 대사관에서 확인했다. 주한 네팔대사관 측은 “자살자 대부분은 고된 일을 하던 비숙련 노동자”라고 말했다. 실제 2017년 6~8월에는 네팔인 4명이 잇따라 자살했는데 부품·용접 공장 등에서 일하던 이들이었다. 지난달 20일에는 부산 사하구의 한 수산식품 공장에서 네팔인 노동자 게다르 디말시나(28)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네팔은 아시아의 ‘주요 인력 송출국’이지만 한국처럼 자살자 비율이 높은 건 매우 이례적이다. 네팔 정부의 ‘2018년 이주노동현황 보고서’와 국제노동기구 등에 따르면 2008~2014년 쿠웨이트에서 사망한 네팔 이주노동자 중 자살자는 21.7%, 말레이시아는 12.1%, 사우디아라비아 8.2%, 카타르 7.3% 등이다. 서선영 연세대 사회학과 전임연구원은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오는 네팔 이주노동자는 고학력자가 많다. 집안의 기대를 받고 한국행을 택한 이들”이라면서 “하지만 한국에서 최하계층으로 추락해 사업장에서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아도 차마 돌아가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국내 인력난의 대안으로 외국인력 확보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이들이 겪는 차별 등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옳지 못한 행동일 뿐 아니라 국내 산업·인구 구조의 변화를 감안할 때 영리하지도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지며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문준용 “‘아버지 찬스’ 없이 열심히 산다”…한국당 “도둑 제발 저리나”

    문준용 “‘아버지 찬스’ 없이 열심히 산다”…한국당 “도둑 제발 저리나”

    ‘소프트웨어 납품 의혹’ 제기에 페이스북에 반박글의혹 제기한 한국당 “특혜 없었는지 당당히 밝혀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소프트웨어 납품 특혜 의혹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공방을 벌였다. 첫 포문은 한국당이 열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아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설립하고, 그 업체가 정부가 주도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에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납품해 온 데 ‘아버지 찬스’가 있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거론했다. 또 “해외로 이주한 대통령의 딸도 궁금하다”면서 “국민 세금으로 경호하는 대통령의 가족 문제”라면서 문 대통령 딸 문다혜씨의 해외 이주 문제도 언급했다. 이에 문준용“씨는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반박했다. 문준용씨는 전희경 대변인을 지목하며 “어디에 뭘 얼마나 납품했고, 그게 왜 ‘아버지 찬스’인지 대상을 똑바로 말하고 근거를 대라”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설립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찬스 없이 열심히 살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더 이상 허위 사실 퍼뜨리지 말라”고 일갈했다. 또 여동생의 해외 이주에 대해서도 “제 조카의 학교가 개인정보를 한국당에 무분별하게 유출당하다가 징계를 받았다”면서 “그게 잘못된 일이라는 게 이해가 안 가시나? 그게 잘한 짓이라는 게 공식 입장인가”라고 반문했다.앞서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지난 6월 문 대통령 손자의 학적변동서류를 토대로 문 대통령 딸의 외국 이주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문 대통령 손자의 학적변동서류를 제출한 학교 관계자에게 주의·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문준용씨의 반박글에 대해 장능인 한국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준용씨 페이스북 글을 보니 ‘도둑이 제발 저리다’라는 말이 떠오른다”면서 “과잉 반응이자 적반하장식 반응”이라고 맞받아쳤다. 장 부대변인은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또는 비리 의혹은 많은 청년의 공분을 가져온 중대 사건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면서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납품 학교가 너무 많다’는 (문준용씨의) 한 언론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라는 문준용씨는 학교 등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특혜가 없었는지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통령의 자녀가 정책과 연결된 공공기관 관련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임을 왜 모르는가”라며 “문준용씨는 이해관계 충돌에 주의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자숙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잊혀진 교훈, 반복되는 비극…코리안드림은 그렇게 스러졌다

    잊혀진 교훈, 반복되는 비극…코리안드림은 그렇게 스러졌다

    8월 한달 간 네팔·베트남 현장 취재…23일부터 보도“내 동생처럼 시신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한국과 네팔 정부가 막아줬으면 해요.” 2017년 경북 군위의 돼지 농장에서 분뇨를 치우다가 황화수소에 질식사한 태즈 바하두르 구릉(당시 25세)의 형 발 바하두르 구릉(31)은 지난달 31일 네팔 포카라에서 만난 서울신문 취재진을 붙잡고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동생은 3년간 농장에서 일하면서 단 한번도 작업 안전수칙을 설명들은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인재(人災)였습니다. 너무 이른 나이의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기에 형 구릉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습니다.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픔에서 얻은 교훈을 금새 잊었고, 비극이 반복됐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가 사고로 숨지는 일이 올해에도 수차례 벌어졌습니다. 지난 10일 경북 영덕의 오징어젓갈공장 폐기물 지하 탱크에서 이주노동자 4명이 질식사한 것은, 태즈 구릉 사건과 꼭 닮은 ‘쌍둥이 참사’였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같은 현실은 통계에도 어렴풋이 드러납니다. 20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법무부의 ‘비전문취업(E-9)자격자 국내 체류 중 사망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9년 8월까지 비숙련취업(E-9) 이주노동자 1137명이 숨졌습니다. 이 가운데는 장시간 노동이나 차별 등 환경을 견디다 못해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동자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꿨던 이들의 꿈도 생을 마감하면서 함께 꺾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답을 얻기 위해 서울신문은 지난달 아시아의 대표적 인력송출국인 네팔과 베트남 등을 찾아 한국에서 일하다 사망한 이주노동자들의 유족을 만났습니다. 또,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거나 한국행을 꿈꾸는 네팔인에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의 꿈이 꺾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 해법을 오는 23일부터 지면과 온라인 기사를 통해 공개합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군사안보지원사령관에 전제용 소장

    군사안보지원사령관에 전제용 소장

    정부는 19일 제2대 군사안보지원사령관에 참모장인 전제용(54·공사 36기) 공군 소장을 중장으로 진급시켜 임명한다고 밝혔다. 전 소장은 제103기무부대장, 제606기무부대장, 참모장 등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주요 직위를 역임하며 군 방첩과 방산 보안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참모장에는 안보지원사 1처장인 박재갑(52·학군 35기) 해군 준장을 소장으로 진급시켜 임명했다.안보지원사의 전신인 국군기무사령부를 통틀어 군 보안·방첩 기관에 비(非)육군 출신이 사령관과 참모장에 동시에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무사에서도 공군·해군 출신 사령관은 없었다. 이는 현 정부의 육사 배제 기조가 이번 인사에서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주열 “美, 추가 금리인하 닫지 않아”… 한은, 통화정책 운용 부담 덜었다

    이주열 “美, 추가 금리인하 닫지 않아”… 한은, 통화정책 운용 부담 덜었다

    10·11월 금통위… 추가 금리인하 무게 유동성 훈풍에 국내 주식시장 호재로 코스피 10일 연속 상승… 2080선 회복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내려간 상황이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미 연준이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미 연준에 대한 고려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에 인하를 닫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인하 시기에 쏠린다. 올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다음달 16일과 11월 29일 두 차례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가장 큰 변수는 성장, 물가, 금융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며 “지금 대외 위험(리스크)이 상당히 큰데 이것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장 크게 고려할 사항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전개될지 고려해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점도표상 올해와 내년 각각 7명과 8명의 위원이 추가로 한 차례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한 점을 보면 연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미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로 한은도 다음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경제 하강으로 돌아서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당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이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이 경기가 안 좋아지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은 위험 자산에 나쁘지 않은 결과”라면서 “외국인들이 비달러화 자산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보여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더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전 거래일 종가보다 9.62포인트(0.46%) 오른 2080.35로 마감했다.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지난 7월 24일(2082.30)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 2080선을 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19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009억원, 기관은 9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0.59포인트(0.09%) 오른 645.71로 장을 마쳤다.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2.3원 오른 1193.6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軍, ASF 확산 방지 위해 접경지 야외 훈련 연기

    파주·연천 등 해당 부대 예비군훈련 연기 장병 외출도 필요한 경우 제외 최대 자제 병무청 “축산업 종사자 입영 연기 가능” 경기 파주와 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군부대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지난 17일 자체적으로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해 파주와 연천 등 ASF 발생 지역에 위치한 부대의 훈련을 자제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접경지역 부대의 예정된 야외 훈련이 연기됐다. 군 관계자는 “훈련으로 야외에 병력이 돌아다니다 보면 ASF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확산 방지를 위해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부대의 예비군 훈련 또한 일정이 연기됐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만큼 확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군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는 당분간 예정된 부대 훈련을 잠정 연기할 계획이다. 또 장병의 외출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축산농가 접근 방지를 위해 최대한 자제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앞서 18일에는 전군이 주둔지 및 훈련장, 해안 및 강안, 민간통제선, 비무장지대(DMZ) 일대 등을 대상으로 돼지 사체의 감염원 차단을 위한 일제 수색정찰을 하기도 했다. 또 축산 관계자들의 민통선 이북 지역 출입을 통제하는 등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입영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병무청은 19일 “축산 농가의 방역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역병 입영이나 사회복무요원 소집 병역의무이행 통지서를 받은 사람 중 가족이 축산업에 종사하거나 ASF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한해 본인이 원하면 입영 연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파주, 철원 구간의 운영도 이날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美 금리 0.25%P 내려… 한은 새달 인하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지난 7월 말에 이어 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1%로 또 내려잡았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2.00~2.25%에서 1.75~2.00%로 0.25% 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관한 글로벌 진행 상황의 함의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상태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은행도 연내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하강하고 있는 국내 경기 상황을 감안해 이르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1.50%에서 0.25% 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경기 부양이라는 금리 인하의 명분에 더해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기존 0.50∼0.75%에서 0.25∼0.50%로 좁혀져 정책 여력이 커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부담을 덜어 주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정부, 기후변화 안 막으면 아이 안 낳아” 加여대생 서약운동 벌여

    “정부, 기후변화 안 막으면 아이 안 낳아” 加여대생 서약운동 벌여

    캐나다에서 한 여대생이 정부가 기후 변화에 진지하게 대처할 때까지 아이를 낳지 말자는 온라인 서약 운동을 시작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CBC 등 외신에 따르면, 몬트리올 맥길대 재학생 에마 림(18)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의 팔러먼트 힐에서 이런 운동을 공식적으로 전개했다.이날 캠페인에는 많은 사람이 참가했는데, 그녀가 건넨 서약서를 거절한 사람은 100명 중 한두 명꼴이었다. 이른바 ‘노 퓨처, 노 칠드런’(#No Future, No Children)으로 불리는 이 운동은 정부가 안전한 미래를 보장해주리라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이다.이 운동은 또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진행되는데 캠페인은 시작한 다음 날까지 3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참했고, 그 후로도 참가자가 늘어 지금까지 900명이 넘는 사람이 서약한 것으로 확인된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이 학생은 지난 17일 CBC 라디오 아침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왜 이런 운동을 펼치게 됐는지를 설명했다. 그녀는 “우리 정부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의원들이 취하고 있는 조치는 현재 필요한 조치의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혹자는 그녀가 원래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가족들 역시 그녀가 오래전부터 어머니가 되는 것을 꿈꿔 왔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녀의 컴퓨터에는 예전에 지어놓은 아기 이름 목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자란 그녀는 자신이 기억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어머니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엄마가 되는 꿈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수 있어 걱정된다”면서 “어렸을 때 느꼈던 애국심, 즉 정부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퇴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기후 위기를 선포한 직후 트랜스 마운틴 송유관 확장 건설을 승인했었다. 지도자들은 기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자란 그녀는 부모와 조부모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로 대규모 이주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 그녀는 세계적인 기후 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이주는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것보다 몇 배나 힘들 수 있다면서 자녀들이 그런 상황에 직면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두렵다고 말했다.그녀의 어머니 캐서린 카트먼 역시 딸의 생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캠페인이 시작된 날 오타와로 날아온 카트먼은 딸과 다른 젊은이들이 어느 지역에서든 아이를 갖는 것을 안전하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어머니는 딸이 언젠가 아이를 갖길 원하지만, 세상이 기후 위기로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딸에게 아이를 갖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갖도록 부추기는 것은 나로서는 이기적인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에마 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중국 여성, 원정 출산 조직 꾸린 혐의 인정하고 “85만 달러 포기”

    중국 여성, 원정 출산 조직 꾸린 혐의 인정하고 “85만 달러 포기”

    국내에서도 야당 원내대표의 원정 출산 의혹이 불거져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 한 중국 여성이 원정 출산 조직을 꾸려 운영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 리동위안이란 이름의 이 여성은 미국 현지에서 아이를 낳으면 미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부유한 중국 가정에 접근해 까다로운 미국 이민 규정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교육하고 어떻게 하면 임신한 사실을 숨길 수 있는지까지 일러줬다는 것이 검찰의 기소 내용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그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You Win USA Vacation Services’란 이름의 회사를 차려 중국인들과 심지어 정부 관리들에게 아이를 미국에서 낳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일인당 4만 달러에서 8만 달러까지 전신환으로 모두 300만 달러 이상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오는 12월 선고 재판이 열리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 1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그녀의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500명 이상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으며 미국 국적은 “가장 매력적인 국적”이며 “미국 정부의 일자리를 구하는 데 최우선 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리동위안은 중국에서 먼저 하와이주로 비행기로 가는 것이 미국 세관을 통과하기가 훨씬 쉽다며 하와이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가면 그곳에 아파트를 얻어 체류하도록 주선하겠다고 광고했다. 이와 관련, 18일 국내 인터넷에서는 LA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 가까운 한 산후조리원이 야당 원내 대표가 원정 출산을 위해 머무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며 산후조리원이 있던 주택가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산후조리원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그저 평범한 주택처럼 보였던 것도 이채로웠다. 리동위안은 중국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실시하는 인터뷰 면접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2주만 미국 체류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체류 목적을 둘러대는 방법까지 조언했다. 하지만 그녀의 고객들은 길게는 석달까지 체류 기간을 늘려 아이를 낳았다. 리동위안에게는 이민 사기 음모에다 비자 위조 혐의가 주어졌다. 그녀는 연방 당국과의 플리바겐(형량 거래) 과정에 50만 달러 이상 나가는 집과 여러 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 등 85만 달러 자산을 포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실 미국에 원정 출산하는 일 자체는 불법은 아닌 반면, 비자 위조는 명백한 사기에 해당한다. 연방 당국은 리동위안이 미국에서 아이를 낳는 일의 혜택을 광고하고 가족 구성원의 이민 자격을 얻는 데 도움을 준 행위 등이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이를 그곳에서 낳았다는 이유 만으로 미국 국적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펼친 바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소득 관계없는 초등 돌봄…‘방과 후’ 걱정 없는 광진

    소득 관계없는 초등 돌봄…‘방과 후’ 걱정 없는 광진

    “대한민국 소득 수준은 올라갔지만 아직도 ‘아이 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이라고 엄마들이 하소연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자양종합사회복지관에 마련된 ‘우리동네키움센터 광진1호점’. 이날 열린 개소식에서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의무교육과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은 제대로 정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초등학교 돌봄 공백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아이를 키웠던 저로서는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아이가 열나면 친정엄마를 고생시키고 가족들끼리 해결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말 필요한 시설”이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개소식이 열린 우리동네 키움센터는 방과후와 방학 등 초등학생의 공백 시간을 메워 주는 돌봄공간으로, 맞벌이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소득 수준에 따라 돌봄이 제공되는 기존의 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생 돌봄 공백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구 관계자는 “우리동네 키움센터는 맞벌이 가정들을 위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돌봄을 제공한다”면서 “광진구에서는 2022년까지 15개 시설을 설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센터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교사가 가르치고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제안한 과제를 친구들과 함께 협력해 해결하는 아이주도형 콘텐츠로 운영돼 눈길을 끈다. 이용 대상은 지역에 거주하는 돌봄이 필요한 6~12세 아동이다. 정기적인 돌봄인 상시돌봄과 휴교나 이용자의 긴급한 사유로 인한 일시돌봄 서비스로 나눠 운영된다. 상시돌봄의 경우 간식비를 포함해 월 7만원이고 일시돌봄은 일일 5000원으로 간식비는 별도다. 이용 시간은 학기 중엔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센터에는 센터장과 돌봄교사 2명이 상주해 ▲숙제지도 ▲독서프로그램 ▲학습 멘토링 등 학습지원과 ▲과학탐구활동 ▲요리교실 ▲체육활동 등 특별활동을 함께 한다. 구는 올 연말에 자양2동 인근에 광진2호점 우리동네키움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요즘 자주 회자된다”면서 “맞벌이 가정의 자녀 등 방과후에 갈 데가 없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주한미군 “기지 15곳 폐쇄… 용산 등 연내 반환 가능”

    2002년 협정 언급… 동맹 균열 우려 불식 주한미군사령부는 18일 한국 정부가 조기 반환을 요청한 주한미군 기지에 대해 한국 측으로 조속한 반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평택기지 등으로 이전이 완료됐거나 이전 예정인 미군기지 26개에 대한 조기반환을 적극 추진하고 용산기지의 반환 절차도 올해 안에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주한미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6개의 미군기지 중 한국 정부가 가능한 한 조기에 반환하길 특별히 요청한 4개의 기지(쉐아 사격장, 캠프 이글, 캠프 롱, 캠프 마켓)를 포함한 15개의 기지는 이미 비워져 폐쇄됐다”며 “(이들 기지는) 대한민국 정부로 전환(반환)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서울 용산기지의 두 구역은 이미 비워져 폐쇄돼 반환이 가능하고 다른 세 개의 구역도 올해 여름부터 반환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므로 현재는 총 5개의 구역에 대한 반환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의 증거로서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LPP)과 2004년 용산기지이전계획(YRP),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가능한 한 조속히 기지들을 반환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이날 입장 표명은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주한미군 기지 조기반환 추진 발표 등으로 한미 동맹 균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보수층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5일 최초로 서울안보대화(SDD)에 참석하는 등 한미 동맹에 이상이 없다는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협력해 나간다는 차원에서 입장을 발표한 것”이라며 “연합사령부 부지에 대해서도 반환 절차 협의를 빠르게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국방부와 환경부 등은 올해 말까지 국무조정실 산하에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주한미군 측과 반환 문제를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국당 삭발 릴레이… “여론 호의적” 자평

    한국당 삭발 릴레이… “여론 호의적” 자평

    ‘조 장관은 정신병자’ 비유 박인숙 사과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자유한국당 인사들의 삭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18일에는 한국당 5선 중진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심재철 의원이 삭발했다. 앞서 야권에서는 지난 10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을 시작으로 한국당 박인숙 의원, 황교안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강효상 의원 등이 삭발 행렬에 동참했다. 이 부의장은 “조 장관이 개혁의 주도자가 될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며 “조 장관이 수사받으라는 것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도 “문재인 좌파독재 정권은 조 장관 임명으로 법치를 짓밟고 있다”며 “조 장관은 위선 비리 종합세트다. 조국은 즉시 사퇴하라. 문 대통령은 즉시 조 장관을 파면하고 구속하라”고 했다. 이들에 이어 차명진 전 의원도 같은 장소에서 삭발 대열에 합류했다. 이미 삭발한 김 전 지사가 직접 머리카락을 잘라 주고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 등이 함께 자리해 이를 지켜봤다. 차 전 의원은 삭발 뒤 “마음 한구석에 혹시나 남아 있는 사욕을 떨쳐버리겠다는 의미에서 마지막 자산인 머리카락을 밀어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삭발 투쟁이 여론의 호응을 받고 있다고 자평한다. 이창수 대변인은 “당 지도부에서 만드는 분위기가 아니라 모두 자발적인 동참”이라면서 “당으로도 격려 전화가 많이 걸려 오는 등 주변 분위기가 호의적이다”라고 했다. 반면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 대표가 삭발하며 앞장을 선 상황이라 내년 4월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기 위해 너도나도 삭발에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러다가 한국당 의원 전원이 삭발하는 상황까지 올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돈다”고 했다. 한편 조 장관을 ‘정신병자’에 비유하며 비난해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박인숙 의원은 이날 “제 잘못된 발언으로 정신적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한다”며 “조 장관과 가족의 잘못을 지적하고 강조하려다가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됐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드론봇·정찰위성·무인기 활용 첨단화…정예화된 간부·군무원 중심 집중 양성

    드론봇·정찰위성·무인기 활용 첨단화…정예화된 간부·군무원 중심 집중 양성

    정부는 18일 인구 감소에 따라 과학기술 중심의 전력구조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병역자원 감소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범부처 ‘인구정책 TF’가 발표한 방안에는 ▲첨단 과학기술 중심 전력구조로 개편(드론봇, 정찰위성, 중·고고도 무인항공기 활용 등) ▲병역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전환복무(의경·해경·소방 등) 및 대체복무(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 등) 적정수준 검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여군 활용 확대 방안 모색, 부사관 임용제도 개편 및 귀화자 병역 의무화를 검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국방부는 인구 감소에 따라 지난해 발표한 ‘국방개혁 2.0’에서 관련 대응 방안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다. 국방부는 2019년 말 기준 57만 9000명인 상비병력을 2022년 말 기준으로 50만명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우선 사람 중심의 전력체계를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전력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드론봇과 정찰위성 등 첨단 무인 감시정찰 자산을 활용해 병력 감소에 따른 감시 공백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또 연간 2만 8000명에 달하는 대체·전환 복무 인력을 축소하고 현역의 비중을 늘린다. 이를 위해 의경 제도는 2023년까지 전면 폐지된다. 연간 2500명을 선발하는 전문연구 요원은 당초 2024년까지 50% 이상 감축하려고 했으나 최근 일본 수출규제 대응 차원에서 ‘일부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방부는 병력 감축 대신 정예화된 간부와 군무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육군 기준 현행 21개월인 병사 복무기간을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하는 등 복무기간 단축도 진행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한국당 릴레이 삭발에…핫플레이스 된 靑 분수대

    한국당 릴레이 삭발에…핫플레이스 된 靑 분수대

    2017년 9월 첫 항의 방문 땐 靑서 ‘예우’ 새정치聯·정의당도 朴정부 당시 찾아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고강도 대여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의 청와대 분수대 방문이 잦다. 지난 16일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한 데 이어 18일에는 아예 최고중진 연석회의를 분수대 앞에서 열었다. 황 대표는 “국민 분노와 저항의 불길이 청와대 담장을 넘기 전에 잘못된 꿈에서 깨어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회의가 끝난 후에는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과 전임 부의장인 심재철 의원이 삭발했는데 16일 황 대표, 17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까지 사흘째 분수대 앞 릴레이 삭발이다.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분수대를 찾은 것은 지난 2017년 9월 5일이다. 한국당은 김장겸 전 MBC 사장 체포 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80여명의 의원들이 청와대를 찾았다. 제1야당의 첫 항의 방문이라 청와대도 의원들을 영빈관으로 안내하고 전병헌 당시 정무수석이 대화를 제안하는 등 예우했다.하지만 한국당의 방문이 잦아지면서 청와대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황 대표의 삭발 때는 문 대통령이 강기정 정무수석을 직접 보내 삭발을 만류했다. 한국당의 청와대 분수대 앞 항의 내용과 방식도 다양하다. 지난 16일 긴급 국가안보대책회의, 앞서 4월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관련 항의 의원총회, 1월에는 ‘민간인 사찰 및 적자 국채발행 진상규명’ 촉구 항의서한 전달도 있었다. 야당의 청와대 항의 방문은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 분수대를 찾은 바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최근 보수 야당의 핫플레이스는 어디?

    최근 보수 야당의 핫플레이스는 어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고강도 대여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의 청와대 분수대 방문이 잦다. 지난 16일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한 데 이어 18일에는 아예 최고중진 연석회의를 분수대 앞에서 열었다. 황 대표는 “국민 분노와 저항의 불길이 청와대 담장을 넘기 전에 잘못된 꿈에서 깨어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회의가 끝난 후에는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과 전임 부의장인 심재철 의원이 삭발했는데 16일 황 대표, 17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까지 사흘째 분수대 앞 릴레이 삭발이다.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분수대를 찾은 것은 지난 2017년 9월 5일이다. 한국당은 김장겸 전 MBC 사장 체포 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80여명의 의원들이 청와대를 찾았다. 제1야당의 첫 항의 방문이라 청와대도 의원들을 영빈관으로 안내하고 전병헌 당시 정무수석이 대화를 제안하는 등 예우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방문이 잦아지면서 청와대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황 대표의 삭발 때는 문 대통령이 강기정 정무수석을 직접 보내 삭발을 만류했다.한국당의 청와대 분수대 앞 항의 내용과 방식도 다양하다. 지난 16일 긴급 국가안보대책회의, 앞서 4월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관련 항의 의원총회, 1월에는 ‘민간인 사찰 및 적자 국채발행 진상규명’ 촉구 항의서한 전달도 있었다. 야당의 청와대 항의 방문은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 분수대를 찾은 바 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서울포토] ‘동병상련’ 황 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에 위로의 손길

    [서울포토] ‘동병상련’ 황 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에 위로의 손길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했다. 또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차명진 전 의원이 동참했고 전날 삭발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직접 차 전 의원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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