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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위험신호 보내는 軍간부들… 스트레스 관리 ‘비상’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위험신호 보내는 軍간부들… 스트레스 관리 ‘비상’

    최근 육군 모 부대가 발칵 뒤집혔다. 한 초급간부가 부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고 시도한 것이다.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촉망받던 간부의 이런 행동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간부는 능력을 인정받아 부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었다. 과도한 업무에 압박을 느껴 군 생활의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군 간부들의 스트레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2월 발간한 ‘군 자살률 분석, 예방의 첫걸음’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병사 10만명당 자살률은 2013년 15.4명에서 매년 감소해 2016년 6.4명을 기록했다. 반면 간부들의 경우 2014년 10.2명에서 2016년 14.7명으로 올랐고 자살률도 병사들을 훨씬 웃돌았다. 이들을 그토록 힘들게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병사들은 사회적 단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큰 반면 간부들의 스트레스는 직업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소위나 중·하사 등 초급간부들은 다른 계급보다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하다. 이들은 업무 성과를 강조하는 부대 상급자의 압박을 받는 동시에 병사들을 관리해야 하는 지휘책임까지 지는 ‘샌드위치’ 같은 신세다.KIDA의 ‘2018년 간부 정신건강 영향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육군 소위 계급에서는 진급 관련 문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나타났다. 초급장교의 경우 장기 복무가 보장된 육해공군 사관학교 출신을 제외하면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군대에 소위 ‘말뚝’을 박고 싶어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쉽게 선발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운 좋게 장기 복무에 선발되더라도 다시 경쟁을 뚫고 진급을 해야 한다. 진급을 하더라도 짧은 계급 정년으로 언제 군복을 벗게 될지 모른다는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야 한다. 또 알게 모르게 진급을 위해 동료들과 물밑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다. 대표적으로 군 인사(人事) 시기만 되면 동료를 죽이기 위해 쏟아 내는 각종 투서와 음해는 과연 적(敵)이 누구인지 쓴웃음을 짓게 한다. 또 대인 관계의 어려움도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까라면 까’라는 상명하복의 군 문화도 요즘 입대하는 젊은 장병들에게는 적응이 어렵다. 이와 함께 생도·후보생 시절 교범으로 배운 지식과 달리 ‘보여주기식’ 실적을 강조하는 야전부대와의 괴리감이 매우 큰 것도 군 생활에 회의감을 불러일으킨다. 육군의 한 초급장교는 “갑질이나 폭언 등은 많이 사라졌지만 부대의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한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며 “선임 장교들이 본인의 업무를 후배들한테 많이 떠넘기는데, 막상 잘못되면 온전히 내 탓이 되고 자신들은 면피 논리를 만들기에만 급급하다. 간부들이 본연의 존재 목적과 달리 개인 인사관리에만 몰두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할 체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병사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병영전문상담관이나 ‘국방헬프콜’ 등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익명의 ‘마음의 편지’를 통해 불만을 지휘관에게 마음껏 표출할 수도 있다. 반면 간부는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노출하는 것을 매우 꺼려 한다. 병력을 지휘해야 할 위치나 중요한 보직에서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드러내기가 어렵다. 또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상태를 되도록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가끔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신인성 검사나 상급자의 관찰일지 등으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지만, 군 생활에 의지가 있는 간부라면 자신이 ‘관심간부’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군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인구 감소로 줄어드는 현역 대신 숙련된 간부 등의 비율을 늘려 ‘항아리형 구조’의 군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간부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전투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결국 자신의 불안정한 심신을 노출해도 불이익이 따르지 않는다는 인식을 간부들에게 심어 줘야 한다. 더불어 그들의 고충을 관리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
  • 美FDA, 인보사 임상시험 재개 승인… 코오롱생명과학 기사회생 발판 주목

    美FDA, 인보사 임상시험 재개 승인… 코오롱생명과학 기사회생 발판 주목

    임상 시료 안전 관련 데이터 등 추가 요청 코오롱티슈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항” ‘생명과학’ 품목허가 취소에 행정소송 중 “이번 자료 법원 제출… 허가 회복이 목적”지난해 허가받지 않은 세포가 의약품에 함유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통보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재개한다. 인보사 사태로 국내에서 각종 소송에 직면하는 등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번 미국 임상을 계기로 기사회생할 전기를 마련하게 될지 주목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 보류(Clinical Hold)를 해제하고 환자 투약을 재개토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국 FDA는 전날 코오롱티슈진에 보낸 ‘임상 보류 해제’ 공문에서 “보류 이슈가 해결됐다”며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진행해도 좋다”고 밝혔다. 단 미국 FDA는 이번 문서에서 인보사의 생산공정에 대한 개선 방안, 임상 시료의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요청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이번 요청은 임상보류 해제와는 무관한 내용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인보사의 임상 잠정 중단을 통보받은 지 약 11개월 만에 임상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인보사 사태로 공중분해 위기에 놓였던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임상 재개를 통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인보사 사태 이후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에 몰렸다가 지난해 10월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7월 품목허가를 취소한 식약처를 상대로는 행정소송을 냈으며 해외 파트너사, 주주들, 보험업계, 환자들로부터 1000억원대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해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 즉각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말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의 신청 등을 거쳐 결국 7월 9일 자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국내 허가권자인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행정소송 등이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자료 등을 법원에 제출해 허가를 회복하는 게 목적”이라며 “절차를 성실히 준비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임상 진행이 곧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의미하는 게 아니어서 미국 임상 재개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 성분 논란이 일었던 만큼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은, 사상 첫 ‘회사채 담보로 증권사 대출’ 카드 빼든다

    한은, 사상 첫 ‘회사채 담보로 증권사 대출’ 카드 빼든다

    한국은행이 이번 주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사를 비롯해 비(非)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 대출 방안을 발표한다. 한은이 은행 외 대출한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증권금융(2조원 대출)과 신용관리기금(1조원 대출)이 있었지만, 일반 증권사를 상대로 대출을 허용하고 담보로 회사채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런 내용의 긴급대출 프로그램 초안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한은법 80조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한은이 비은행 금융기관 등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전 정부 의견을 먼저 듣도록 규정하고 있어 현재 이 과정이 진행 중이다. 한은은 정부 의견을 받는 대로 이번 주 금통위에서 이 방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발행·유통에 관여하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은의 직접 대출은 금융기관의 자금난을 덜어 주고 회사채 등 단기자금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신용 경색 등 추가 충격에 대비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 금융 상황이 악화되면 한은법 80조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이 총재가 지난 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처럼 특수목적법인을 정부 보증하에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유동성 공급 대책에 추가적인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 연준과 같은 대규모 회사채 매입 기구 설립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 정부의 보증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마스크·성금 선뜻 낸 난민들 “한국인 밥 情이 우릴 움직였다”

    마스크·성금 선뜻 낸 난민들 “한국인 밥 情이 우릴 움직였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잠그며 외국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바이러스는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국내에서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라”는 여론이 거셌다. 이런 와중에 국내 거주 난민들이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오히려 한국 사회에 손을 내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코트디부아르와 수단,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커뮤니티에서는 약 480만원의 돈과 물품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난민 지원단체 ‘피난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국내 거주 난민들이다. 자신들도 고향을 떠나와 결코 여유롭지 않은 처지에 도리어 남을 위해 기부한 이유는 뭘까. 지난 6일 민주콩고에서 온 놈비(46)와 프레디,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앙쥐(41)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십시일반 기부에도 ‘눌러살지 말라’ 비난 놈비를 한국 땅에 오게 한 건 500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낳은 2차 콩고 내전이다. 전쟁이 시작된 1998년 무렵 놈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막 들어간 상태였다. 그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무력으로 납치당해 전쟁터로 끌려갔다. 반군은 총을 겨누는 건 기본이었고, 사람들을 강간하거나 마구 죽였다”고 말했다. 르완다와의 접경지대인 콩고 동쪽 고마 지역에 살던 놈비는 2006년 반군에게 납치됐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해 이듬해 한국으로 왔다. 그는 한국에 온 뒤 민주콩고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프리덤 파이터스’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 꾸려진 이 단체는 모두 놈비처럼 전쟁을 피해 도망친 난민들로 구성돼 있다. 공식적인 내전은 끝났지만, 계속 이어지는 크고 작은 시위와 민주콩고 정부의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런 그와 동료들이 콩고에 있는 지인이 아닌 이방인들을 위해 선뜻 돈을 내놓은 데 대해 놈비는 뜻밖에 ‘한국인의 밥 정’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놈비는 “한국에서 활동할 때 지원 단체에서 식당에 데려가거나 밥을 같이 먹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에게 밥은 환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4월 말 프리덤 파이터스 활동가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한국 상황이 너무 나빠졌다”면서 “먹고 즐기는 걸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데, 우리끼리 즐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성금은 이들이 파티에 쓸 비용을 모은 것이다. 무용수이던 앙쥐와 대학생이던 프레디 역시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서 아프리카 기독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프레디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이 국가에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건 형제를 돕는 것”이라면서 “목사로서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돕는 건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들만이 아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돈을 모아 기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난민들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국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 있는 서아프리카 비아프라(현 나이지리아) 난민들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인들에게 힘을 보태겠다”면서 손소독제를 기부했다. 헌혈자 감소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헌혈에도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일 경기 동두천시청에 소독제를 전달하며 “우리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국의 안전과 모두의 건강을 위한 의무에 함께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민을 비롯한 외국인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편견으로 가득하다. 이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을 기부하고 한국인을 돕고 나섰는데도, 온라인에선 ‘나중에 자기들 가족을 데리고 오려는 투자금일 뿐이다’,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난민이다. 눌러살지 말라’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난민이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부터가 문제다. 놈비는 “정치적, 문화적 상황이 너무 다른데 외국인은 한국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프리덤 파이터스 활동 이후인 2018년 가택 침입 사건이 있었다. 콩고에서는 이렇게 공격당하거나 죽임당하는 일이 일상적이어서 너무 불안했는데, 한국 수사기관은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고 이해하려는 생각도 없었다”면서 “한국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치안이 좋은 나라니까 그런 것”이라고 했다. 프레디는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인도적 체류자로 계속 지내면 어렵사리 일을 구해도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씩 체류연장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아도 언어소통이 자유롭지 않은데, 심사 때문에 일을 계속 빠져야 하니 사측에서는 당연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렇게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는 건 단순히 일을 못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프레디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경제적 능력이 없고, 돈이 없으니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고, 결국 건강 관리는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유령처럼 살아가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소외됐지만 “재난 상황 같이 싸우고 싶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서 외국인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인 난민과 외국인 노동자 등은 완전히 배제됐다. 정부는 지난달 5일 마스크 보급 대책을 내놨지만, 건강보험 가입 자격이 되지 않는 6개월 미만 체류 이주민이나 외국인 미등록자는 마스크 구매 자격조차 부여받지 못했다. 실제 앙쥐는 외국인 등록증이 없어서 마스크 구매를 포기해야 했다. 그는 “난민 신청이 계속 받아들여지지 않아 외국인 등록증이 없는데, 약국에 갔더니 여권을 내밀어도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결국 지인이 대신 사다 준 마스크를 몇 번씩 재활용하며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놈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이들이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는데, 모든 사람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면서 “단순 몸살 정도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고, 무조건 국적이 어딘지 중국에 갔다 왔는지만 물어봤다”고 말했다. 놈비네 가족은 이후 두 달 동안 집 안에만 있었다. 이런 피해는 지난달 20일 이주공동행동 등 이주민 관련 시민단체가 연 ‘코로나19가 드러내는 인종차별 민낯 증언대회’에서 나온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공중시설에서 무조건 외국인의 입장을 제한하고, 이주 노동자들을 아예 공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등 차별 실태가 심각했다. 김영아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대표는 “마스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유일한 자기방어책이다. 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민폐를 끼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난민과 이주민의 공포가 증폭됐고 사회 심리적 방역은 실패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레디는 “한국 내의 인종차별이나 편견이 코로나19 때 많이 드러난 것 같다”면서 “코로나19 초기 식당에서 중국어로 얘기하는 사람만 봐도 바이러스 보균자인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선 이미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전혀 섞이지 않으니 외국인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서 “한국 내 외국인이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는 것도 교류 자체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한국을 돕는 이유는 뭘까. 프레디는 “한국은 우리의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은 우리의 친구다. 본국에 있는 가족보다 여기에 있는 사람을 돕는 게 더 빠르다”면서 “지금 여기에 평화가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앙쥐는 바이러스가 모두의 문제라는 걸 강조했다. 그는 “불이 나면 외국인, 자국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 다 태우지 않겠냐. 그러면 같이 힘을 모아서 모두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면서 “외국인도 한국에서 이 바이러스와 함께 싸울 수 있게, 그래서 모두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英 의료진 사망 넷 중 셋은 소수인종 출신, 정부 “조사하겠다”

    英 의료진 사망 넷 중 셋은 소수인종 출신, 정부 “조사하겠다”

    희한한 일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보체스터셔주 레디치스 알렉산드라 병원의 간호사 줄리 오마르(52)가 코로나19 증상으로 숨짐으로써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코로나19 관련 희생자는 19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NHS 종사자가 10명 희생될 때까지 모두가 소수 인종 배경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긴다. 전체적으로는 적어도 14명이 소수 인종 출신으로 보인다. 영국의사협회(BMA)가 왜 이래야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BBC가 전했다. 2011년 인구 조사 결과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소수 인종 배경을 지닌 이들은 14%밖에 되지 않았는데 국립 집중치료 감사 및 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중환자 3000여명 가운데 34%가 흑인, 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 출신이라고 방송은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수단 혈통으로 가족도 모두 영국에서 살고 있는 아딜 엘타야르(63)가 맨먼저 세상을 떠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단에서 일했으며 런던의 세인트 마리, 세인트 조지 병원에서 모두 근무했다. NHS에서 11년을 근무하다 조국으로 돌아가 장기이식 프로그램을 만들고 2015년 영국으로 돌아와 대체 수술의로 헌신했다. 사흘 뒤 역시 수단 혈통인 암게드 엘하우라니는 더비 앤드 버튼 대학병원의 이비인후과 상담의로 일하다 레스터의 글렌필드 병원에서 숨졌다. 런던 동부 호머턴 대학병원 비뇨기과 상담의인 인도계 압둘 마부드 초더리(53) 박사는 존슨 영국 총리에게 개인보호장비(PPE)가 부족하니 지원해달라고 간청하는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지난 8일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에드먼드 아데데지(62)도 숨을 거뒀는데 윌트셔주 스윈던의 그레이트 웨스턴 병원 응급과에서 원무 일을 대체직으로 하고 있었다. 1970년대 홍콩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앨리스 킷 탁 옹(70)은 중년 때부터 NHS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두 과와 어린이 클리닉 등에서 일하다 지난 7일 스러졌다. 같은 날 레일라니 다이릿(47)은 럭비의 세인트 크로스 병원 근무 중 의심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숨졌다. 딸 마리는 천식을 앓고 있던 어머니가 끝까지 이타적이어서 본인보다 다른 이의 안전을 더 염려해 일주일 동안 자가 격리됐다가 호흡 곤란을 일으켰는데 응급의도 소생시키지 못했다. 런던 동부 다게넘의 발렌스 메디컬센터의 셰드 지샨 하이더(79) 박사는 전날 숨졌는데 딸 사미나는 부친이 50년 넘게 남을 돌보는 데 앞장섰다고 추모했다. 아리마 나스린(36)은 병원 청소부로 일하다 지난해에야 간호사 자격을 따 16년 동안 일했던 웨스트미들런드주 왈살 마노 병원에서 근무하다 지난 2일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스트번 지구 종합병원의 약사 푸자 샤르마도 늘 웃음이 많고 주위를 밝게 만드는 재주를 지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운명했다. 시리아에서 태어난 파예즈 아야체(76) 박사는 40년 넘게 서포크주 NHS에서 근무하고 은퇴한 뒤 지역 순회 주치의 일마저 한달 전에 그만 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전에 진료하던 환자들을 찾아 살피다 감염돼 지난 8일 사망했다고 딸 레일라가 전했다. 조국의 난민을 돕는 기금을 모금하는 데도 앞장 섰다. 카디프에 있는 웨일스 대학병원의 심장전문의 지텐드라 라소드(62)는 25년을 이 병원에서 근무하며 능력이 뛰어난 의사로 손꼽혔는데 지난 6일 집중치료 병상에서 스러져 운명했다. 타밀족 혈통의 안톤 세바스티안필라이 박사는 스리랑카 대학병원에서 의사 수업을 받고 런던 남부 킹스턴 병원에서 노인들 치료를 전담했다. 타밀족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책을 쓰기도 했다. 지난 4일 사망했는데 나이는 70대로만 알려졌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직병리학과 명예교수 사미 쇼우샤(79)도 지난 2일 세상을 떴는데 1978년 이후 런던 해머스미스 앤드 채링 크로스 병원에 있는 영국 암연구소에서 일했다. 알파 사두(68) 박사는 40년 가까이 NHS 산하 런던의 여러 병원에서 일하다 허트퍼드셔주 웰윈에 있는 퀸빅토리아 메모리얼병원에서 파트타임 근무하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지난달 31일 숨졌다. 아들 다니는 가족들의 권유에도 “다른 더 필요한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며 한사코 진단 받기를 거부했다면서 영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의료인들을 교육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비브 자이디(76) 박사는 47년여를 리온시에서 외과의사로 일했는데 부인과 네 자녀 모두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25일 에섹스주 사우스엔드 병원 응급실에서 생을 마쳤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45년이나 존재도 몰랐던 의붓언니와 한달 ‘집콕’해보니

    45년이나 존재도 몰랐던 의붓언니와 한달 ‘집콕’해보니

    다른 이와 주방을 공유하는 일은 꽤나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런데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사는 마가렛 하나이(71)는 45년이나 존재조차 몰랐던 의붓 여동생 내외가 놀러왔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한집에서 한달 가까이 함께 지냈다. 의붓동생은 영국 슈롭셔주 루들로에 사는 수 브렘너(65)다. 마가렛은 1948년 생후 2주가 됐을 때 수의 어머니와 결혼하려는 아버지와 짧게 인연을 맺은 친어머니가 양육을 포기하는 바람에 입양됐다. 마가렛이 수에게 연락을 취해와 지난해 처음 만났다. 그리고 수와 남편 데이비드가 지난달 5일 마가렛과 존 부부의 오클랜드 집을 답방했다. 두 달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를 돌아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2주 뒤 뉴질랜드는 국가 봉쇄령을 내렸고, 수 부부는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에 따라 두 부부는 ‘집콕’을 하고 있다. 수는 “우리는 여기서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시간 와인을 함께 마시며 요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동생을 “수 셰프”라고 부르는 마가렛은“우리는 아직 서로를 죽이지 않았다”고 신소리를 하고 “대단하다. 알지 않나, 누군가와 함께주방을 공유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다. 하지만 해내고 있는 것 같다. 모두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다른 여인과의 사이에 딸이 있었다는 것을 수가 아버지로부터 처음 들은 것은 2000년의 일이었다. “아버지는 나보고 마가렛이 살아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입양 보낸 것을 후회하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는 것을 마가렛이 알아줬으면 했다. 그는 누가 아이를 거둬들였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자책했고 딸에게 사과하고 싶어했다.” 출생과 사망 기록을 갖고 있는 관공서 GRO에 자료를 요구하고 소셜미디어와 조상 뿌리 찾는 웹사이트에 도움을 청했다. 마가렛이 연락을 해올 때까지 수는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45년 전에 뉴질랜드로 이주한 마가렛은 입양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친부모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야 피붙이가 어딘가에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고 딸에게 털어놓았다. 그렇게 해서 GRO에 연락이 닿았고, 2주 만에 의붓여동생이 자신을 찾고 있다며 수의 연락처를 알려왔다. 남편은 형이 둘이나 있는데 자신은 남자형제나 자매가 없어 늘 부러웠던 차였다. 수도 마가렛의 이메일을 받고 기뻤지만 불행히도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이메일을 받은 것은 복권에 당첨된 것 같았다. 아버지는 일이 이렇게 될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마가렛과 수에겐 두 오빠 로렌스와 존 콘넬이 있어 사형제가 지난해 영국에서 만났다. 마가렛은 “갑자기 다른 가족을 만나 우리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알게 된 것은 대단한 기회였다”며 “우리는 오래 전부터 알아왔던 것처럼 신기할 정도로 빼닮은 구석이 많았다”고 말했다. 둘 다 약한 커피를 좋아하고 무릎이 시원찮다. 수 부부는 이미 귀국 비행기 예약을 두 차례나 취소했고, 이제 11일 귀국 편을 예약했다. 뉴질랜드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단 한 명이어서 영국보다 사정이 나아 의사인 딸은 부부에게 그냥 뉴질랜드에 있는 게 낫겠다고 했다. 하지만 손주들이 보고 싶어 돌아가기로 했다. 자매는 이번 여행을 마친 뒤 연내 다시 영국에서 만날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내년으로 미뤄질 것 같다. “이번 체류에 필적할 만한 여행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벌써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루들로 성을 예약해 온가족이 어울려 볼 생각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3400만년 전 ‘식물 뗏목’ 타고 대서양 건넌 원숭이 발견

    [핵잼 사이언스] 3400만년 전 ‘식물 뗏목’ 타고 대서양 건넌 원숭이 발견

    몸길이 약 20㎝의 원숭이가 약 340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식물 더미를 뗏목 삼아 우연히 대서양을 가로질러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은 남미 페루 아마존의 한 외딴 지역에서 발굴된 원숭이 이빨 화석 4점이 당시 무모한 항해에 성공한 한 영장류 종의 이야기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영장류는 두 대륙을 가로지른 세 번째 포유류로, 새로운 서식지에 적응해 1100만 년 이상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우카얄리피테쿠스 페르디타(Ucayalipithecus perdita)로 명명된 이들 원숭이의 이빨 화석은 지난 2015년에 2점이 발견돼 그다음 해인 2016년 에릭 시퍼트 USC 교수에 의해 연구됐다. 이를 통해 시퍼트 교수는 두 화석이 이전에 이집에서 연구한 한 영장류의 이빨 화석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같은 해인 2016년 한 발굴단은 페루 유루아강 유역에서 같은 종의 이빨 화석 2점을 추가로 발견했다.분석 결과, 4점의 이빨 화석은 약 4000만 년 전 이미 대서양을 건너온 것으로 알려진 다른 원숭이로 광비원류에 속하는 신세계원숭이의 이빨 화석보다 덩어리 부위가 더 많고 더 둥글납작해 완전히 다른 종으로 밝혀졌다. 통계적 분석에서도 이번 원숭이 종은 남아메리카에서 서식하는 영장류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영장류 그룹에 속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시퍼트 교수는 “이 결과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신세계원숭이와 천축서소목(오늘날 기니피그와 친칠라 등과 먼 관계가 있는 설치류) 외에도 이들 원숭이 종이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매우 낮은 가능성을 뚫고 횡단에 성공한 세 번째 포유류 계통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원숭이의 학명은 화석이 발굴된 지역인 우카얄리(Ucayali)와 원숭이를 뜻하는 그리스어인 피티코스(pithikos) 그리고 잃어버린을 뜻하는 라틴어인 페르디타(perdita)에서 유래했다. 연구진은 세계가 5600만 년 전부터 3390만 년 전 사이인 에오세부터 3390만 년 전부터 2300만 년 전 사이인 올리고세로 바뀌는 약 3400만 년 전에 이 원숭이 종의 이주가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시퍼트 교수는 “우리는 이 그룹이 남극대륙의 빙하가 형성되기 시작해 해수면이 낮아진 두 지질시대 사이의 기간인 에오세-올리고세 경계로 부르는 시기에 남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갔으리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10일자)에 실렸다. 사진=USC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취중생] 낙태죄 헌법불합치 1년, 이제는 임신중절에 대해 알아가야 할 때

    [취중생] 낙태죄 헌법불합치 1년, 이제는 임신중절에 대해 알아가야 할 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오늘(11일)은 헌법재판소에서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지 1년째 되는 날입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7일과 9일 이틀에 걸쳐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논의해야 할 쟁점을 제시하는 기획을 보도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깨달았던 점은 차일피일 미뤄졌던 법·제도적 논의도 필요하지만 임신중절 합법 시대를 앞두고 사람들이 임신중절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고, 사회적인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시민단체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지난달 8일부터 이번달 8일까지 한 달간 퀴즈를 통한 임신중지 상식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에 앞서 퀴즈를 직접 풀어보니 7문항 가운데 5문항만 정답을 맞췄습니다. ‘임신중지 시술은 출산보다 위험하다’, ‘임신중지 약물은 임신 중 모든 기간에 사용할 수 있다’는 두 문항에 오답을 눌렀습니다. 두 문항의 정답은 각각 ‘X(그렇지 않다)’와 ‘O(그렇다)’입니다. 모낙폐 측에 퀴즈 정답률이 높냐고 묻자 “많은 사람들이 임신중지 상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나영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은 “피임부터 임신중지까지 자신의 증상을 보고 병원에 찾아갈 수 있도록 상식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고, 병원에 가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정보는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등을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사회적인 인식이 변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란한 성생활로 덜컥 아이가 들어선 어리고 부도덕한 여성들이 주로 임신중절을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신중절을 택하는 배경은 다양합니다. 임신중절을 하는 여성은 가정폭력에 노출된 이주 여성일 수도 있고, 당장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일하는 여성일 수도 있으며 양육해야 하는 다른 아이들이 있는 여성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만15세에서 44세 사이의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을 고려한 이유(복수응답 포함)로 응답자의 32.9%가 ‘경제상 양육 어려움’이라 답했습니다. ‘자녀계획상 원치 않았다’는 응답도 31.2%에 달했습니다. ‘파트너와의 관계 불안정(17.8%)’, ‘파트너가 원치 않음(11.7%),’ ‘태아의 건강 문제(11.3%)’, ‘자신의 건강 문제(9.1%)’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국회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대체 법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내년 1월이면 우리는 임신중절이 합법화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새로운 시대에서는 처벌과 규제로 임신중절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을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은 달라진 사회에 발맞춰 피임부터 임신, 출산과 양육 그리고 임신중절까지 제대로 알아가야 할 시기입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스웨덴의 코로나19 ‘집단 면역’, 이민자 무시했다가 실패 궤도

    스웨덴의 코로나19 ‘집단 면역’, 이민자 무시했다가 실패 궤도

    집단 면역 정책을 고수했던 스웨덴이 결국 코로나19 역풍을 맞고 사실상 정책 수정 궤도에 오른 가운데, 미국 매체인 허프포스트가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허프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스웨덴 정부는 사망자의 인종별 통계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3월 말 소말리아 이민자 사회 내부에서 감염률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또 감염자들은 수도 스톡홀름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지역에 따라서도 감염률에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할 당시, 사망자 15명 중 소말리아 출신 이주민은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6명이었다. 이들 중 5명은 모두 빈곤한 이민자가 몰려 있는 예르바 지역에 몰려 있었다. 사망자가 발생하기 전,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공식 발표를 통해 모든 시민들에게 비누로 손을 자주 씻고, 경미한 증상이라도 나타나면 직장과 학교에 가지 말고 집에 머물러야 하며, 70세 노인들은 가급적 외출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했다. 이러한 지침은 스웨덴이 코로나19 대응 방향은 집단 면역으로 확정한 뒤 나온 것이다. 집단 면역은 강력한 통제를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스스로 면역력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인 만큼 스스로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관련된 대다수의 정보가 스웨덴어로만 제공됐다는 점이다. 소말리아 등 스웨덴 내 이민자 그룹에게는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에 불과했다. 허프포스트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제때,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이민자들이 평소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지침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달 11월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집 밖에서도 북적이는 사람들을 본 이민자들은 평상시와 다르지 않은 생활 패턴을 고수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스웨덴 당국은 이민자 그룹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동시에 외국어를 구사하는 의료진과 전담 통역사를 배치했지만, 이미 혼란은 시작된 후였다. 이와 관련해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8일 “우리는 집단 면역을 목표로 하는 전략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봉쇄가 없고 사람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데 매우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시간으로 9일 기준, 스웨덴 코로나19 확진자는 9141명, 사망자는 793명에 이른다. 사진=AP 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종로구, 전 직원이 참여하는 코로나19 극복 ‘착한 운동’ 추진

    서울 종로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 ‘종로구 착한 운동’을 추진하고, 지난 9일 사단법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마스크 1200매와 손소독제 1200개를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종로구 착한 운동’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사회에 작은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으며 ‘공적마스크 양보하기’와 ‘직원 성금 모금’ 등이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하는 ‘공적마스크 양보하기’는 마스크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구매가 힘든 취약계층이 먼저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를 기부하는 운동이다. 구는 ‘공적마스크 양보하기’를 통해 모은 마스크에 손소독제를 추가하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전달했으며, 마스크 5부제 시행에도 마스크를 구매하기가 힘든 난민, 미등록 노동자, 4대 보험에 미가입한 농업 노동자, 미등록 아동 등 국내 거주 외국인 중에서도 절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구는 지난 3월 17일 부터 24일까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저소득층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을 실시한 바 있다. 구 전 직원 1200여명이 모금에 참여해 약 25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구는 종로구사회복지협의회에 성금을 기탁했으며 생계가 어려운 주민을 위해 성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0%대 성장률’ 내비친 이주열

    ‘0%대 성장률’ 내비친 이주열

    한은, 기준금리 동결… 추가 인하 여지 둬 특수은행채 사는 등 유동성 공급은 확대 국고채 1조 5000억 매입… 3년물 첫 0%대 회사채 매입엔 “美처럼 간접방식 효과적”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더군다나 2분기 코로나19의 진정과 3분기 경제활동 개선이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설명회에서 “올 2분기 중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3분기부터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면 한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성장률 1%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전제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0%대 성장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충격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에 올해 세계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우리 경제도 이런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0%대 성장 전망에도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하, 한국판 양적완화, 정부의 재정정책 등이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자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유동성 공급 확대 방안을 추가로 내놨다.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공개시장운영을 위한 단순매매 대상 증권에 특수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기로 했다. 한은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증권사를 포함한 비(非)은행 금융기관에 한은이 직접 대출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채를 한은이 직접 사들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법적 제약이 있다”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처럼 특수목적법인을 정부 보증하에 설립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번 기준금리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국채 매입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10일 국고채 1조 5000억원을 매입한다. 이날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국고채 매입 계획의 영향으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3년물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0.986%로 장을 마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감독 10여명 들어갔는데 대리응시 아무도 몰랐다

    감독 10여명 들어갔는데 대리응시 아무도 몰랐다

    현역 병사, 선임 부탁에 대신 시험 치러 신분증-수험표 대조하고도 눈치 못 채당시 감독관들 “특이사항 없었다” 진술 2월 권익위에 접수된 제보 통해 들통공군 현역 병사가 선임병의 부탁으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수능 대리시험이 적발된 것은 2004년 11월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이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수능 감독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공군에 따르면 A상병은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고교에서 진행된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당시 병장이던 B씨를 대신해 시험을 치렀다. A상병은 B씨의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과 수험표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감독관들은 수험생과 신분증, 수험표를 대조하는 본인 확인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사건은 지난 2월 11일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인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제보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인 뒤 지난 2일 군사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B씨는 당시 지방 소재 대학생 신분이었지만 수능을 다시 치르기 위해 소위 ‘명문대’ 출신인 A상병에게 대리시험을 요구했다. B씨는 수능에 접수한 뒤 부대에 수험표를 제출해 ‘특별외출’을 허가받았다. A상병도 정기 휴가를 사용해 수능 당일 함께 부대를 나섰다. B씨는 서울 소재 3곳의 대학교에 응시해 한 사립대에 최종 합격했지만 입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상병에게 다른 대학의 2차 면접까지 대신 봐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A상병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대가 수수와 강압 여부 등 구체적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초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B씨에 대해서도 지난 6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A상병은 조사 과정에서 대리시험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5년 만에 대리시험이 적발되면서 감독 체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로 구성된 감독관은 교실당 2명(탐구영역 3명)이며 교시별로 교체하게 돼 있다. A상병이 시험을 치렀던 시험장에는 총 10여명이 감독관으로 들어갔지만 누구도 대리시험을 적발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사장에 들어간 정감독관 4명을 조사한 결과 모두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교육부 ‘수능부정행위심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감독관 등에 대한 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 SLBM 시험 정황 포착…실제 발사 나서나

    北 SLBM 시험 정황 포착…실제 발사 나서나

    북한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시험을 하고 있다는 정황이 9일 포착됐다.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이날 지난 5일 촬영한 북한 신포조선소의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모형 미사일 사출 시험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신포조선소는 북한이 SLBM 탑재 잠수함을 건조하는 곳이다. 현재 북한은 SLBM 3~4개를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사출 시험대에 있는 미사일 정비 발사탑이 원래 위치보다 뒤로 이동한 것이 보인다. 시험에 필요한 원통형 캐니스터와 관련 장치들도 움직인 모습도 포착된다. 38노스는 또 두 대의 차량 및 트레일러와 소형 크레인이 주변에 있는 것도 확인된다고 전했다. 시험대 서쪽의 충격 완충지대 위에 4개의 미확인 물체가 배열돼 있다면서 이는 사출 시험이 막 이뤄졌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신포조선소에서 사출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실제 SL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군 안팎에서는 최근 단거리 발사체 시험을 거듭한 북한이 다음 단계로 SLBM 발사 시험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신형 SLBM인 ‘북극성 3형’을 바지선에서 발사했다. 다음 단계로 실제 잠수함에서 시험발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거리 발사체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용인한 가운데 진행됐다면, SLBM의 경우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어 과연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는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코로나19 의심” 입항거부에 여객선 아수라장…바다로 뛰어든 승객들

    “코로나19 의심” 입항거부에 여객선 아수라장…바다로 뛰어든 승객들

    선원 중 일부가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입항을 거부당하자 공황에 빠진 승객들이 단체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승객 255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 정박하려던 여객선이 감염 우려에 막혀 도킹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타라칸에서 출발해 술라웨시섬과 자바섬 등을 경유한 여객선이 플로레스섬 북부 연안 마우메레 항구에 들어서자 갑판이 술렁였다. 선원 중 3명이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여 입항이 거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였다. 여객선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귀국한 이주 노동자가 대거 탑승해 있었다. 자칫 고국땅을 한 번 밟아보지도 못한 채 바다를 떠돌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번지자 여객선에는 대혼란이 일었다.현지언론은 입항 거절 직후 공황에 빠진 승객들이 몰려들면서 갑판은 아수라장이 됐고, 구명조끼를 놓고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던 승객 중 일부는 바다로 몸을 던졌다가 구조됐으며 일부는 육지까지 헤엄쳐 입항했다고 전했다. 도킹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자 긴급회의를 거친 관계당국은 “하선 전 당국의 검역에 협조하고,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한다”는 조건으로 일단 선박의 입항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여객선에서 내린 승객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모처에 격리됐다. 관계당국은 승객들의 검체를 자바섬으로 보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대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255명의 승객은 항구 근처에서 격리 상태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9일 기준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956명, 사망자는 240명으로 확인됐다. 치명률이 10%에 육박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동남아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중앙 정부는 ‘봉쇄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자카르타 주 정부 등 지방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위한 ‘봉쇄’를 원했지만,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경제 영향을 우선시해 전면 봉쇄는 불가하다는 원칙을 고집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봉쇄 이후 생필품 부족과 가격 인상 등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지방정부는 감염병 확산 우려에도 강력한 조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자카르타의 경우 10일부터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대규모 사회적 제약’을 시행하지만, 외출 금지나 대중교통 운행 중단과 같은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0.75%로 동결 “코로나 대응 효과 지켜봐야”

    한은, 기준금리 0.75%로 동결 “코로나 대응 효과 지켜봐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사상 최저수준인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이 기존 전망경로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통화정책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고 정책 방향을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돼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 지난달 26일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형 양적완화(QE)’라는 평가가 나왔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긴급 유동성 대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총재는 “올해 글로벌 경기는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경기부진이 일부 국가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는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의 강도가 셀 것”이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향후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선 “금리를 지난번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참혹한 뉴욕 하루새 사망 779명 최다…미국 확진 43만명 넘어

    참혹한 뉴욕 하루새 사망 779명 최다…미국 확진 43만명 넘어

    미 코로나19 사망자 1만 4739명 미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뉴욕주에서는 하루 사망자가 779명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숨졌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8일 오후 8시 10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3만 376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1일 20만명에서 1주일 만에 갑절인 40만명으로 불어난 수치다. 전 세계 확진자(146만 4852명)의 4분의 1에 달한다. 미국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스페인(14만 6690명)과 이탈리아(13만 9422명), 프랑스(11만 70명) 등 3개국의 환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3월 19일 1만명이었던 미국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0일 만에 43배로 증가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누적 사망자는 1만 4739명에 달했다.CNN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사망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정치에 따르면 2009년 4월부터 1년간 미국 신종플루 사망자는 1만 2469명이었다. 그나마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3일 3만 3300명 이후 4일 2만 8200명, 5일 2만 9600명, 6일 2만 9600명으로 증가세가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메사추세츠 8만 넘겨…뉴저지도 확진 5만 육박 다만 전날 뉴욕주에서는 코로나19 발생 후 가장 많은 779명이 숨졌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작동하면서 신규 환자 증가 곡선이 완만해지고 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사람 숫자가 마침내 약간 평탄해지고 있지만 아직 숲을 빠져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자택 대피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욕주 다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뉴저지주에서는 하루 새 3088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며 누적 환자가 4만 7437명이 됐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1680명이 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총 환자가 1만 6239명으로 늘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하루 신규 환자로는 최대인 1529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환자가 1만 5078명으로 늘었다. 메사추세츠주에서는 환자가 1365명 늘며 8만 1344명이 됐다. 이 주는 이달 10∼20일 사이 환자 수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활절 등 종교 기념일을 앞두고 자칫 사회적 거리 두기가 흐트러질까 우려하는 당국자들의 호소도 잇따랐다.트럼프, 버몬트주 코로나 중대재난지역 선포 승인47개 주, 워싱턴DC·괌 등 52곳으로 확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몬트주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중대 재난지역 선포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중대 재난지역 선포 지역은 47개 주와 워싱턴DC, 괌, 푸에르토리코 등 52곳으로 늘었다. 뉴저지주는 식료품점과 약국 등 필수 점포들도 매장 내 고객 수를 승인된 수준의 절반으로 제한하고, 종업원이나 고객 모두 마스크를 쓰라고 명령했다. 뉴저지주에서는 학교나 병원 등을 제외한 비필수적인 건설 공사도 중단됐다. 마이애미는 식료품점이나 식당, 약국, 편의점 등에서 종업원이나 고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조지아주는 이미 선포했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다음 달 13일까지 연장했고, 미네소타주는 자택 대피 명령을 다음 달 4일까지 연장했다. 오리건주는 이날 남은 이번 학년도 수업을 취소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명문대 다니는 현역 병사가 수능 대리시험…軍 조사 중

    명문대 다니는 현역 병사가 수능 대리시험…軍 조사 중

    명문대에 다니는 공군 현역 병사가 선임의 부탁을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해 군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공군에 따르면 A상병은 지난해 11월 14일 2020학년도 수능시험 당일 서울 시내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당시 병장 신분인 B씨를 대신해 시험을 치렀다. A상병은 자신의 신분증이 아닌 B씨의 신분증을 들고 고사장에 들어갔다. 또 그가 소지한 수험표에는 자신의 사진이 아닌 B씨의 사진이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감독관은 수험표와 신분증, 수험생의 얼굴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수험생 본인확인 등 교육 당국의 수능 시험 감독 업무가 매우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사건은 인지되지 못하다가 지난 2월 11일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최초 인지됐다. 서울시 교육청은 제보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인 뒤 지난 2일 군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B씨는 군사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기 전인 지난달 초 전역했다. 이들은 모두 대학교 재학 중으로 반수를 위해 시험을 치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상병은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서울 소재 대학교 출신으로, B씨는 지방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현역 장병이 국가공인시험이나 자격증 시험 등을 신청하면 시험 당일 특별외출을 허가해 주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이들은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군 당국은 B씨의 강압에 의한 대리시험 가능성과 이들의 친분관계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사경찰은 A상병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대가 수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역한 B씨에 대해서도 민간 경찰과 공조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수능이나 토익(TOEIC) 등 시험을 본다면 특별외출을 시행하고 있었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임신중절 처벌 없애도 규제 그대로… 지역·상황별 여성권리 차별 없어야”

    “임신중절 처벌 없애도 규제 그대로… 지역·상황별 여성권리 차별 없어야”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1년간 우리 사회는 ‘몇 주까지 임신중절을 허용할 것인가’, ‘임신중절 허용 사유를 제한할 것인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되풀이했다. ‘낙태죄’가 사라진 자리를 채울 새로운 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낙태죄 폐지를 이끌어 낸 시민단체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처벌 조항만 없앤다고 실질적인 규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여성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임신중절 허용 법안의 세세한 내용까지 세심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신중절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형법상 처벌 조항이 사라졌어도 병원과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중절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임신중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수술과 약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임신중절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박아름 공동집행위원장은 “임신중절 제도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때인데 정부와 의료계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약자의 낙태권을 보장할 대책도 필요하다. 이유림 집행위원은 “미성년자나 이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은 블랙마켓(불법 암시장)이나 불완전한 시술에 내몰리기 쉽다”고 했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 역시 “의료서비스 낙후 지역에 살거나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주 여성들은 제때 안전한 임신중절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면서 “지역별로, 상황별로 임신중절 서비스의 질이 차이 나지 않는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신중절 전 상담·숙려기간 의무화 여부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향후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성계는 의무 상담이 자칫하면 임신중절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거나 트라우마를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름은 상담이지만 실제로는 낙태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설희 공동집행위원장은 “2010년 ‘낙태죄’ 처벌 강화를 거론하던 시점에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 상담을 제공한다면서 ‘위기임신상담센터’를 운영한 적이 있다. 임신을 중단하려는 여성을 비정상이라고 낙인찍은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임신중절을 일부 여성의 일탈 행위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의무 상담의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상담이 임신중절을 말리기 위한 것이 아닌 안전한 임신중절을 위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게 여성계의 여론이다. 박 위원장은 “대부분 임신중절을 결심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이들에게 필요한 상담은 임신중절의 방법, 약물과 수술의 장단점, 사후 관리 등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고 말했다. ●임신중절 사유를 제한할 것인가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 국회에서 유일하게 발의된 대체법안은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은 여성이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증명해야 임신중절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해 논란이 됐다. 임신 14주까지는 여성의 요청만으로, 14주부터 22주까지는 기존 사유에 더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회·경제적 사유에 해당될 때 임신중절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활동가들은 특정 허용 사유를 두어 낙태를 제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지금도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임신인 경우 임신중절이 허용되지만 의사가 성폭력 피해에 의한 임신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해자를 성폭력으로 고소하고 오라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유죄 판결을 받아 오라고 한 적도 있다”며 우려를 표현했다. 사유를 증명하는 동안 안전한 임신중절 시기를 놓칠 위험도 있다. 나영 위원장은 “임신중절은 이른 시일 안에 해야 하는데 허용 사유를 판단하고 검열하는 과정 때문에 괜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밖의 디테일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대목은 더 있다. ▲임신중절을 했을 때 유·사산휴가를 줄 것인지 ▲임신중절 성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임신중절을 선택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등이다. 다만 활동가들은 지지부진하던 논의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고 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재생산권’의 패러다임을 차근차근 바꿔 온 여성들의 노력과 의지를 봤기 때문이다. 문 위원장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결정권을 대립적으로 보던 지난 관점에서 벗어나 임신중절을 출산, 양육과 연결된 권리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안전한 임신중절을 위한 법 개정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디테일’ 3가지

    안전한 임신중절을 위한 법 개정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디테일’ 3가지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1년간 사회는 ‘몇 주까지 임신중절을 허용할 것인가’, ‘임신중절 허용 사유를 제한할 것인가’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되풀이했다. ‘낙태죄’가 사라진 자리를 채울 새로운 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낙태죄 폐지를 이끌어 낸 시민단체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처벌 조항만 없앤다고 실질적인 규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여성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낙태 허용 법안의 디테일을 세심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쟁점 1. 임신중절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형법상 처벌 조항이 사라졌어도 병원과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중절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임신중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모든 여성이 수술과 약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임신중절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박아름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은 “임신중절 제도와 매뉴얼, 홍보물을 만들어야 할 때인데 정부와 의료계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약자의 낙태권을 보장할 대책도 필요하다. 이유림 모낙폐 집행위원은 “미성년자나 이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은 블랙마켓(불법 암시장)이나 불완전한 시술에 내몰리기 쉽다”고 했다. 나영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 역시 “의료서비스 낙후 지역에 살거나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주 여성들은 제 때 안전한 임신중절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면서 “지역별로, 상황별로 임신중절 서비스의 질이 차이 나지 않는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쟁점 2. 임신중절 전 상담·숙려기간 의무화 여부 헌재는 낙태죄 위헌판결을 내리면서 향후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성계는 의무 상담이 자칫하면 임신중절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고, 트라우마를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름은 상담이지만 실제로는 낙태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설희 모낙폐 공동집행위원장은 “2010년 ‘낙태죄’ 처벌 강화를 거론하던 시점에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 상담을 제공한다면서 ‘위기임신상담센터’를 운영한 적이 있다. 임신을 중단하려는 여성을 비정상이라고 낙인 찍은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임신중절을 일부 여성의 일탈 행위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의무 상담의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임신중절 상담이 임신중절을 말리는 목적이 아닌 여성의 건강과 안전한 임신중절을 위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게 여성계의 여론이다.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대부분의 여성이 낙태를 결심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이들에게 필요한 상담은 낙태의 방법, 약물과 수술의 장단점, 사후 관리 등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고 말했다.쟁점 3. 임신중절 사유를 제한할 것인가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 국회에서 유일하게 발의된 대체법안은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은 여성이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증명해야 임신중절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해 논란이 됐다. 임신 14주까지는 여성의 요청만으로, 14주부터 22주까지는 기존 사유에 더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회·경제적 사유에 해당될 때 임신중절이 허용된다는 내용이다. 활동가들은 사회·경제적 사유로 임신중절을 제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지금도 성폭력 피해에 의한 임신인 경우 임신중절이 허용되지만 의사가 성폭력 피해에 의한 임신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해자를 성폭력으로 고소하고 오라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유죄 판결을 받아 오라고 한 적도 있다”며 우려를 표현했다. 사유를 증명하는 동안 안전한 임신중절 시기를 놓칠 위험도 있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임신중절은 이른 시일 안에 해야 하는데 허용 사유를 판단하고 검열하는 과정 때문에 괜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밖의 디테일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대목은 더 있다. ▲임신중절을 했을 때 출산휴가처럼 유·사산휴가를 줄 것인지 ▲임신중절 성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임신중절을 선택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등이다. 다만 모낙폐 활동가들은 지지부진하던 논의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고 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재생산권’의 패러다임을 차근차근 바꿔 온 여성들의 노력과 의지를 봤기 때문이다. 문 공동집행위원장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결정권을 대립적으로 보던 지난 관점에서 벗어나 임신중절을 출산, 양육과 연결된 권리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밥딜런이 극찬한 ‘포크 전설‘ 존 프린, 코로나19로 사망

    밥딜런이 극찬한 ‘포크 전설‘ 존 프린, 코로나19로 사망

    1971년 데뷔···저항정신·유머 담아그래미상 두 차례 수상하기도美 음악계 인사들 잇따라 사망그래미상을 두 번 수상한 미국 포크 가수 존 프린이 코로나19로 숨졌다. 74세. 빌보드와 AFP통신 등은 “미국 전설이자 존경받는 싱어송라이터 존 프린이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그의 아내 피오나 웰랜 프린은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노래를 부르며 기도해달라”며 소식을 전해왔다. 피오나 웰랜도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현재는 완치된 상태다. 1946년 미국 일리노이주 메이우드에서 태어난 그는 클럽에서 공연하던 중 당시 인기 컨트리 가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게 발굴돼 1971년 ‘존 프린’을 발매하며 정식 데뷔했다. 그는 사회 비평적이고 저항적이면서 유머러스한 컨트리 음악으로 꾸준한 얻었다. ‘파라다이스’, ‘헬로 인 데어’, ‘샘 스톤’ 등 히트곡을 남겼고 앨범 중 15장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오르기도 했다. 1991년과 2005년에는 그래미어워즈 포크 분야 최고상인 ‘베스트 컨템퍼러리 포크 앨범’에 선정됐다. AFP통신은 “그는 한때 작사계의 마크 트웨인이라고 불렸으며, 초현실주의적인 기지로 우울한 이야기들을 꾸며냈다”면서 “밥 딜런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사·작곡가 중 한명으로 프린을 꼽았고 그의 음악이 순수한 프루스트적 실존주의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40만명, 사망자가 1만명을 넘기면서 최근 미국 가요계 스타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컨트리 가수 조 디피와 ‘아이 러브 록 앤 롤’ 원작자 앨런 메릴, 재즈 트럼펫 연주자 월리스 로니가 숨졌다. 이달에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OST로 유명한 작곡가 애덤 슐레진저, 재즈 기타리스트 버키 피자렐리, 재즈 피아니스트 엘리스 마살리스 등이 별세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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