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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위해 대리모 자청…첫 손녀 직접 낳은 美 여성의 모정

    딸 위해 대리모 자청…첫 손녀 직접 낳은 美 여성의 모정

    미국의 한 50대 여성이 임신이 어려운 딸을 대신해 손녀를 낳았다. 10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딸을 위해 대리모를 자청한 여성이 손녀를 순산했다고 보도했다. 줄리 러빙(51)은 지난 2일 일리노이주의 한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몸무게 3.2㎏짜리 건강한 여아를 출산했다. 아기의 생물학적 부모는 러빙의 딸 브리아나 록우드(29)와 사위 에런 록우드(28)다. 딸 부부는 2016년 결혼 후 수년간 임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거듭된 난자 채취와 시험관 아기 실패, 몇 번의 유산으로 딸의 자궁은 임신을 견딜 수 없을 만큼 약해졌다. 대리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병원 측 말에 딸은 좌절했다. 대리모 비용으로 최소 10만 달러(약 1억 1100만 원)가 필요했다. 절대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낙담한 딸을 위해 러빙은 대리모를 자청했다. 51세로 이미 폐경 한대다 대리모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나이였지만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나이 때문에 병원은 번번이 시술을 거절했지만 러빙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19번의 마라톤 완주와 철인 3종 경기 경험이 있었기에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 승낙을 받은 리빙은 2월 딸과 사위의 난자 및 정자를 수정시킨 배아를 자궁에 이식했고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숨을 죽였다. 딸은 “너무 많은 유산을 겪어 트라우마가 있었다. 어머니는 첫 시도 만에 임신했지만, 불안감으로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다행히 아기는 할머니 배 속에서 안정적으로 자랐다. 탯줄 문제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했지만 별문제 없이 태어났다. 젊지 않은 나이에 첫 손녀를 직접 배 아파 낳은 러빙을 보고 의료진도 혀를 내둘렀다. 다만 “모두가 어머니를 대리모로 이용할 수 없다. 드문 경우”라고 강조했다. 어머니 덕에 어렵사리 첫아기를 품에 안은 딸은 “그간 어머니가 나를 위해 어떤 과정을 겪으셨는지 봤기에 한꺼번에 감정이 폭발했다. 어머니가 내게 주신 선물”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불임의 시련과 고난은 살면서 직면한 가장 힘든 모험이었다. 그래도 부모가 되는 방법은 너무나 많다”며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했다. 미국에서 어머니가 딸을 대신해 아기를 낳은 최근 사례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4세였던 텍사스 여성은 폐경 7년이 지난 시점에 대리모를 자청, 몸무게 3.05㎏의 건강한 여아를 낳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정책실 2020년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정책실 2020년 행정사무감사 실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영실(더불어민주당, 증랑1))는 제298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를 맞아 지난 9일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기관 및 시설의 운영 및 전반에 대하여 종합적이고 면밀한 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행정사무 피감대상은 총 6개 기관/시설로 서울시 여성가족재단과 여성일자리 기관인 여성능력개발원 및 북부여성발전센터, 여성노숙인시설인 시립여성보호센터, 가정폭력피해 이주여성 시설인 서울이주여성디딤터와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행정사무감사 질의 과정에서 보건복지위원들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서울시로부터 수탁하여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초등돌봄 시설인 ‘거점 제1호 우리동네 키움센터’의 이용실적 분석 결과, 지역(노원/도봉)이나 시설(일반·융합형 키움센터/지역아동센터) 간의 심각한 불균형과 방만한 인력운영 등을 지적하고 설립 목적에 맞는 운영 개선방안을 요구했다. 또한 여성노숙인거주시설인 시립여성보호센터의 이용자들의 고령화, 높은 장애 및 질병률로 인해 장애인 시설이나 요양시설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시설의 기능재구조화를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여성가족부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이주여성디딤터를 격려하고, ▲여여성일자리기관이 실시하는 교육프로그램의 비대면 방식 전환에 따른 교육효과 제고방안 ▲여성일자리기관의 경쟁력 강화와 종사자 처우개선 방안 ▲여성능력개발원의 경영 전반·실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 필요성 등을 지적하면서, 그간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여성가족정책실과 피감기관/시설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영실 위원장은 “이번에 지적된 여성능력개발원 문제와 같이 오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적된 대부분의 사항들은 우리 위원회에서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음에도, 집행부가 수년에 걸쳐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오늘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된 지적과 대안제시는 내일 열릴 여성가족정책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전반에 대한 확인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회의를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찬 경기도의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학습대책 마련 강조

    김종찬 경기도의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학습대책 마련 강조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셋째날 행정사무감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적응, 교우관계 등 사회성 계발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 개발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위원장 정윤경)가 지난 10일 경기도의회 제348회 정례회 중 부천교육지원청·화성오산교육지원청·안산교육지원청·시흥교육지원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김종찬 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2)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정규교육이 온라인교육으로 변경되면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적응이나 교육에 있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학습자료를 발굴하거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교육청 차원의 대책이 마련됐나”라고 질의했다. 현재 학습자료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시흥에서는 단위학교에서 교육지원청에서 파견한 강사와 협업하여 자료를 만들고 있으며, 안산의 경우 교육부에서 배포한 기초자료와 경기도교육청에서 배포한 한국어교재를 바탕으로 학교별, 소규모별로 다양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외국인 수는 220만 정도로, 국민의 4% 수준이며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경기도지역 부천, 안산, 화성·오산, 시흥 일대 공단이 많은 지역에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어 그에 따른 자녀들의 대한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며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학습자료 및 프로그램을 단위학교에서 주도하는 것이 아닌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학습자료를 발굴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아파트 팔고 운명 같은 제주행 “올레길은 마음길”

    서울 아파트 팔고 운명 같은 제주행 “올레길은 마음길”

    “코로나 시대라고 모두 가만히 집에만 처박혀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막바지 제주올레걷기축제가 한창인 제주올레 12코스에서 10일 만난 사단법인 제주올레 안은주(50) 상임이사는 평소처럼 씩씩해 보였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축제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그는 요즘 매일 전국에서 삼삼오오 찾아온 올레꾼들과 어울려 노란 감귤이 익어 가는 제주올레길을 걷는다.-왜 올레길인가, 왜 걷는가. “올레길은 무료 종합병원이다. 누구나 와서 올레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축제에 참가한 올레꾼들의 표정에서 모처럼 안도감과 해방감이 넘쳐나더라. 자연과 함께하는 이 길을 걸으면서 다들 행복해한다. 부부가 등산을 가면 부인은 남편의 빨리 오라는 소리만 듣지만 올레길은 같이 함께 나란히 걷는다. 바쁠 것도 없다. 올레길을 걸으면 행복해진다. 지금은 코로나19와도 싸워야 하지만 코로나 블루(우울)도 이겨 내야 한다. 코로나 블루를 날려 버리기엔 올레길만 한 게 없다.” -제주올레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 “어느 날 갑자기 제주올레와 운명처럼 만났다. 논산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대전과 서울에서 학교에 다녔다. 시사잡지 기자로 일하다 제주올레가 막 태동하던 2008년 9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에 이끌리듯 제주로 왔다. 제주살이 14년차다. 당시 언론계 선배였던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혼자 힘으로 버거우니 도와 달라고 해 회사를 휴직하고 왔다. 올레길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지다 보니 다시 번잡한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 싹 가셔 눌러앉았다. 신혼여행을 제주로 왔고 그때 남편과 나중에 제주에서 살자고 했는데 그 꿈이 앞당겨 이뤄졌다. 제주는 운명인 듯싶다. 올레길에서 치유받고 행복해하는 올레꾼들의 모습에서 올레길을 잘 가꿔야 한다는 작은 책임감도 느꼈다.” -제주올레 바람이 시들해진 것 아닌가. “도보여행 바람이 불면서 한때는 한 해 100만명이 넘는 올레꾼들이 제주올레길을 찾더라. 우리도 깜짝 놀랐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도 못했다. 일상에 지쳐 올레길을 걸으며 자연에서 위안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유행에 뒤처질까 봐 올레길 도보여행을 하는 올레꾼도 많았다. 제주올레 이후 전국 각지에 올레길이 생겨났다. 이제는 굳이 제주올레가 아니더라고 전국 어디서나 올레길을 즐길 수 있다. 한때 넘쳐나는 올레꾼으로 제주올레길이 군데군데 훼손되기도 했다. 제주올레는 이제 처음 추구했던 본래의 올레길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도보여행 문화도 일반화됐다. 올레길은 한적해야 제멋이다.”-제주올레를 왜 일본에 전수했나. 욕도 먹었다. “제주올레 바람이 불자 2014년 규슈관광기구에서 규슈에도 올레길을 내줄 수 없냐고 연락이 왔다. 현지에 가 보니 올레길을 내겠다는 규수 측의 열의가 대단했다. 올레라는 명칭과 표지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올레길 개설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우리라면 아무리 탐나더라도 대놓고 일본 것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제주올레의 모토는 모두가 함께 즐기자는 것이다. 규슈올레는 벌써 21개 코스가 개설됐고 마을마다 서로 올레길을 내달라고 아우성이다. 해마다 올레 브랜드 사용료도 받는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미야기 지역은 방사능 우려 등으로 고심에 고심했다. 하지만 올레길은 치유의 길이다. 방사능 안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미야기 올레길 개설을 지원했다. 4개 코스가 개설된 미야기올레는 일본 대지진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치유의 올레길로 성장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규슈와 미야기 지역 올레길 개설은 잠시 중단됐지만 새로운 올레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일본에 올레길 개설을 도와주고 욕도 많이 먹었다. 세계의 올레길에는 인종도 국적도 없다. 오로지 올레꾼만 있다. 그게 제주올레가 추구하는 철학이다.” -제주 이주 생활은 만족하나. 요즘 다시 되돌아가는 제주 이주민도 있다. “제주올레가 제주 이주 바람의 불씨를 댕겼다고들 한다. 렌터카를 타고 제주의 껍데기만 둘러봤던 여행객들이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속살에 푹 빠진 것이다. 이주 바람이 멈춘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주거 환경의 악화가 큰 요인이지만 정서의 문제도 있다. 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시골 친화적이다. 도시민들이 제주의 시골에 이주해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을 속에 스며들어야 하는데 정서적으로 통하지 않으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직 순박한 인심이 넘치는 곳이 제주의 시골이다. 이주민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다 퍼주는 게 올레길 제주 시골 마을의 인심이다. 제주 한 달 살기 바람이 지금도 계속 중인 것을 보면 제주 이주는 아직도 매력적인 요소가 더 많다.”-올레길도 좋지만 먹고사는 것은 어찌하나. “제주올레 사무국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한다. 가난하지만 행사 때마다 지원봉사자가 넘쳐난다. 올레길 유지 관리 등 단체 운영을 위해 올레 기념품을 판매하고 게스트하우스인 올레스테이도 운영한다. 전국에서 올레길이 좋아 모여든 사무국 직원들에게 늘 미안하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에서 이주할 때 아파트도 팔고 왔다. 그 아파트 가격이 지금 어마어마하다지만 아름다운 제주올레 풍광과 미리 바꾼 것으로 퉁친다. 올레길에 살다 보면 돈 들 일도 크게 없다. 옷은 다 트레킹복이고 화장할 일도 없다. 제주의 인심이란 게 서로 마음만 열리면 이것저것 다 퍼준다.” -먼 미래에도 제주 올레길은 존재할까. “평소에는 아침에 서귀포 법환포구 인근을 지나는 제주올레 7코스를 1시간 정도 걷고 나서 서귀포에 있는 사무국으로 출근한다. 수십년간 등을 졌던 70대 자매가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화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제주를 찾았던 사람이 올레길에서 생각을 바꾸기도 했다. 입대를 앞둔 자식과 제주에 여행 왔던 무뚝뚝한 경상도 부자는 올레길에서 처음 대화를 시작했다. 올레길에서 만나 결혼을 한 사람도 많다. 제주섬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한 올레길은 생명력을 이어 갈 것이다. 코로나19로 여행도 자연 친화적인 바람이 불고 있지 않는가. 자연만이 위안을 줄 수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올레길을 만들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외부 간섭 등으로 올레길을 개설한 철학이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올레는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 낸 도보 여행길이다. 제주올레는 올레길을 지나는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그들과 함께했다. 올레길 주민들은 제주올레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길만 덩그러니 있다면 진정한 올레길이 아니다. 길을 지나면서 길에 사는 주민들과 교감해야 진정한 올레길이다. 올레길 마을 주민 한분 한분이 가꾼 게 지금의 제주올레길이다. 앞으로도 치유와 상생, 자연과의 공존 등의 철학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늘 씩씩해 보인다. 생활 속 우울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스리나. “무작정 사무국을 벗어나 가까운 올레길을 혼자 걷는다. 길에서 다양한 올레꾼들의 표정을 만나고 그것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코로나로 우울하다면 굳이 제주올레가 아니더라도 집 근처 둘레길을 터벅터벅 걸어 볼 것을 권유한다.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음뿐인가 몸도 건강해지는 게 걷는 것이다. 제주에 와서 병원에 갈 일도 거의 없더라. 올레길을 따라 제주섬을 한 열 바퀴쯤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음속에 평화가 찾아와 있더라. 사소한 우울과 스트레스는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법을 제주 자연에서 배웠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80만원 밥 얻어먹고… 부회장님 아들 ‘황제’ 대접한 軍

    80만원 밥 얻어먹고… 부회장님 아들 ‘황제’ 대접한 軍

    나이스그룹 최영 전 부회장의 아들 최모 병장(당시 상병)의 ‘황제복무’ 의혹과 관련, 간부들이 수차례 식사 접대를 받고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은 10일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제3방공유도탄여단 병사의 특혜복무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소속 부서장인 신모 소령이 최 전 부회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80여만원의 식사 대접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정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 병장의 황제복무 의혹을 폭로한 글이 게시됐다. ▲1인 생활관 사용 ▲간부의 빨래 배달 심부름 ▲외부 무단이탈 등 특혜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수사에 나선 공군 군사경찰은 지난 8월 최 병장을 무단이탈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했지만 신 소령의 대가성 혐의는 입증하지 못했다. 군 검찰은 수사 결과 신 소령이 지난 2~5월 4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의 호텔 음식점 등에서 최 전 부회장과 80여만원 상당의 식사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같은 부서 진모 중사와 장모 준위도 2차례 동석해 40여만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받았다. 최 전 부회장은 “아들을 잘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소령과 진 중사는 군사경찰 수사 당시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손상했다. 군 검찰은 진 중사에 대해 금액과 횟수, 지휘관계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및 징계의뢰 처분을 했다. 장 준위는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으로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 전 부회장은 민간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수사를 하고도 대가성 혐의를 밝혀내지 못한 공군 군사경찰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결혼식도 실험실에서…” 화이자 백신개발 주역, 터키 이민2세 부부

    “결혼식도 실험실에서…” 화이자 백신개발 주역, 터키 이민2세 부부

    화이자와 공동 백신 개발 주역‘흙수저’ 터키 이민2세 부부“저학력·저소득층 여겨진 이민자의 쾌거”9일 바이오엔테크 주가 급등 9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함께 개발, 세계적 이목을 끈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터키 이민자 2세 출신의 독일인 부부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바이오엔테크는 2008년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부부가 공동 창업했다. 이들 부부 모두 1960년대 독일에서 일하려고 터키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라난 전형적인 이민 2세로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다. 사힌은 터키에서 태어나 4살 때 독일로 이주했고 튀레지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독일 베를린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이들 부부의 성공은 청과물 가게에서 일하는 저학력 계층 정도로 수십 년간 여겨졌던 터키 이민자의 쾌거다”고 평가했다. 의대를 졸업한 뒤 연구원으로 일하던 이들은 2002년 독일의 한 대학에서 만나 결혼했다고 한다. 결혼식도 실험실에서 실험복을 입고 올렸고, 결혼식 당일 관청에 혼인 신고를 한 뒤 다시 연구실로 돌아왔을 정도로 두 사람 모두 연구에만 몰두했다.바이오엔테크는 바이러스 백신이 아니라 항암 면역치료법 개발이 주력 분야인 회사지만 올해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병하자 ‘광속’이라는 이름의 개발팀을 500명 규모로 구성하고 재빨리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 최고경영자(CEO)인 남편 사힌은 독일 잡지와 인터뷰에서 “올해 1월 코로나19에 관한 기사를 읽었을 때 아내에게 ‘4월이면 독일도 학교 문을 닫을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은 3월 휴교령을 내렸는데 바이오엔테크는 이미 20가지의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해 낸 때였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5500만 달러(약 616억원)를 투자하기도 한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개발 소식에 9일 주가가 23.4% 급등해 시가총액이 219억 달러(약 25조원)가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들 부부가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검소한 태도로 변함없이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월드피플+] ‘흙수저’ ‘이민자’ 꼬리표 떼고 코로나 백신 만든 부부

    [월드피플+] ‘흙수저’ ‘이민자’ 꼬리표 떼고 코로나 백신 만든 부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나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바이오엔테크의 설립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9일 보도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의 설립자는 우구르 사힌(55)과 외즐렘 튀레지(53) 부부다. 두 사람은 모두 1960년대 당시 일자리를 찾아 독일로 건너온 터키 이주노동자에게서 태어난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소위 ‘흙수저’로 불리는 이민 2세 출신인 사힌은 터키에서 태어나 4살 때 독일로 이주했고, 튀레지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두 사람은 이민자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가난을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학업에 매진했으며, 2002년 실험실 가운을 입고 결혼식을 올려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손가락질과 설움을 연구로 승화한 듯 보인다. 사힌-튀레지 부부는 결혼식 당일 관공서에서 혼인신고를 한 직후 연구실로 직행했을 정도였다. 흙수저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연연하지 않고 앞을 향해 달려 온 부부는 2008년 바이오엔테크를 설립하고 항암 면역치료법 개발에 집중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에는 500명 규모의 백신 개발팀을 구성했다.수개월 간 백신 개발에 매진한 끝에 결국 성공을 눈앞에 둔 부부의 스토리는 ‘흙수저의 인생 승리’로 간주된다. 독일 베를린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이들 부부의 성공에 대해 청과물 가게에서 일하는 저학력 계층 정도로 여겨졌던 터키 이민자의 쾌거”라고 분석했다. 백신 효과가 알려진 뒤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23.4% 급등했고, 시가 총액은 219억 달러(약 25조원)이 됐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이미 지난해 9월 민간 자선단체인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및 결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어 ‘될 성 부른 떡잎’을 미리 알아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들 부부가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검소한 태도로 변함없이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황 프란치스코 신부 선종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황 프란치스코 신부 선종

    천주교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황 프란치스코 신부가 지난 9일 새벽 제주 골롬반하우스에서 선종했다. 89세. 호주 출신으로 사제서품 이듬해인 1956년 한국에 파견되어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본당사목을 했다. 첫 주임으로 파견된 정선에서 성당을 건립했고 전쟁 후 가난하게 살던 한국인들과 동고동락하며 어려움을 함께 나누었다. 청년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속초 동명동 본당에 청년 JOC팀을 만들기도 했다. 1980년대 초 호주로 파견돼 4년여간 시드니에서 한인 사목을 했으며 1985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서울 신림동 ‘사랑의 집’에서 노동사목을 시작했다. 2009년 제주 남원 본당을 끝으로 은퇴한 뒤엔 제주 골롬반하우스 매니저로 제주 후원회원 지원 활동과 필리핀 이주민사목을 이어왔다. 빈소는 제주 중앙 주교좌성당에 마련됐으며 장례미사는 11일 오전 10시 봉헌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비싼 밥 사주며 “아들 잘 봐달라”…공군 ‘황제복무’ 사건의 전말

    비싼 밥 사주며 “아들 잘 봐달라”…공군 ‘황제복무’ 사건의 전말

    고급 음식점에서 軍 간부들에게 80여만원 상당 식사 접대나이스그룹 최영 전 부회장의 아들 최모 병장(당시 상병)의 ‘황제복무’ 의혹과 관련해 해당 공군부대 간부들이 최 전 부회장으로부터 수차례 식사 접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은 11일 “공군본부 보통검찰부는 제3방공유도탄여단 병사 특혜복무 의혹 수사결과 소속 부서장인 신모 소령이 최 병장의 부친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80여만 원의 식사 대접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정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 병장의 황제복무 의혹을 폭로한 글이 게시됐다. 최 병장이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간부가 빨래 심부름을 대신 해주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었다. 또 외출증을 끊지 않고 외부 무단이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공군 군사경찰은 관련 사안을 수사했다. 하지만 군사경찰은 지난 8월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한 채 대부분을 ‘관리 부주의’로 결론 내렸다. 최 병장에 대해서만 무단이탈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하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이어졌다. 군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일부 간부들이 식사 대접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신 소령은 4차례에 걸쳐 서울 소재 고급 음식점에서 최 전 부회장으로부터 80여만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받았다. 이 과정에서 같은 부대 진모 중사와 장모 준위도 2차례 동석해 40여만원의 식사를 했다. 신 소령은 군사경찰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받자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손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군 검찰은 진 중사에 대해 금액과 횟수, 지휘관계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및 자체 징계를 의뢰했다. 장 준위는 현재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이기 때문에 국방부 검찰단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최 전 부회장은 관할 민간 검찰에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군사경찰도 맹탕 수사란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 검찰은 최 병장의 무단이탈 혐의에 대해선 지휘관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공군은 “9회의 진료목적 특별외출 중 5회 본가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외출 승인권자인 신 소령이 허락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무단이탈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신 소령에 대해선 특별외출 시간에 본가 방문을 방임한 혐의로 지휘감독 소홀로 징계를 의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봉오동·청산리 전투 주역’ 안무 장군, 3000t급 잠수함으로 탄생

    ‘봉오동·청산리 전투 주역’ 안무 장군, 3000t급 잠수함으로 탄생

    올해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승전의 주역이었던 안무 장군이 3000t급 차기잠수함으로 부활했다. 해군은 10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장보고3 배치1 잠수함 2번함인 ‘안무함’ 진수식을 진행했다.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3 두 번째 잠수함이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 및 건조가 진행됐다. 2016년 착공식을 시작으로 2018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식을 갖게 됐다. 안무함은 3000t급 규모로 길이 83.3m, 폭 9.6m에 수중 최대속력은 시속 20kts(33㎞) 이상, 탑승 인원은 50여명이다. 기존 장보고2급 잠수함에 비해 규모가 2배 정도 커졌고 수중 잠항기간도 늘어났다. 1883년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태어난 안 장군은 대한제국 진위대 출신으로 일제의 군대 해산에 항거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19년 대한국민회군 설립 당시 홍범도 장군 부대와 합류했다. 1920년 봉오동·청산리 전투에 참가해 일본군을 대파하는 공을 세웠다. 1924년 일본 경찰의 습격으로 총상을 입고 체포돼 순국했다. 정부는 1980년 안 장군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안 장군의 친손녀 안경원(90) 여사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가 비밀리에 친할아버지인 안무 장군이 독립투사라는 사실을 말해줘 알고 있었다”며 “힘든 가정 형편이었지만 늘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수식에는 안 여사를 대신해 아들 강용구(67)씨가 참석했다. 안무함은 앞으로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22년에 해군에 인도된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돼 임무수행을 할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투탕카멘 무덤의 사진사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투탕카멘 무덤의 사진사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고고학적 발굴이라 할 수 있는 ‘투탕카멘 무덤 발굴’은 1922년 11월 4일에 시작됐다. 이날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무덤의 첫 번째 계단들이 발견됐다”는 문장을 자신의 다이어리에 써 두었다. 그러니까 지난 11월 4일은 투탕카멘 무덤이 발견된 지 98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도굴되지 않은 왕묘는 놀라운 고고학적 발견들이 넘쳐나는 이집트에서도 그 예가 흔치 않은 것이었던 만큼, 무덤은 즉각적으로 학자들과 매스컴의 주목을 끌었다. 때는 바야흐로 20세기, 매스미디어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중이었다. 무덤 발굴 소식도 그 바람을 타고 여러 언론을 통해서 전 세계로 신속하게 퍼졌다. 그리고 이 소식은 서구사회에서는 ‘이집트학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이때 형성된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학문으로서의 이집트학이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사회적 배경이 됐다. 그런데 이때 투탕카멘 무덤 발굴 소식이 보다 더 생생하게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이 소식이 단지 글로서만 전해진 것이 아니라 사진과 함께 전해졌기 때문이다. 무덤의 발굴 과정 전체를 촬영한 한 사진가 덕분이었다. 그 사진가는 바로 해리 버튼이라는 인물이다. 해리 버튼은 1879년 영국 링컨셔에서 목공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노동계층의 집안에서, 그것도 아주 많은 남매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와 마찬가지로 노동자로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컸지만, 우연히 같은 마을에 살던 미술사학자 로버트 헨리 커스트와 교분을 갖게 됨으로써 인생이 크게 바뀌게 된다. 르네상스 시대에 관심이 있던 커스트는 1895년께 아예 피렌체로 이주를 하는데, 이때 그동안 좋게 봐 왔던 해리 버튼을 자신의 비서로 데리고 갔다. 버튼은 커스트를 따라가 옮겨간 피렌체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에 대한 감각을 키웠고, 결정적으로 당시에는 최신이었던 기술, 즉 사진 촬영술을 배우게 된다. 버튼은 1910년에 이집트로 휴가를 가게 됐는데, 이때 그의 사진 능력을 높이 산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그를 발굴 작업 기록을 위한 박물관 전속 사진사로 고용한다. 당시는 발굴 작업을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하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고고학 발굴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시대였고, 자연스럽게 발굴 현장에서의 사진 촬영이 갖는 중요성도 막 인식되기 시작했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고용된 버튼은 주로 미국인 이집트학자 허버트 윈록이 이끌던 발굴팀의 작업을 촬영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이후 버튼은 10년 넘게 이집트에서 머물며 점차 ‘고고학 전문’ 사진사가 돼 갔다.그러던 중 1922년 왕들의 계곡에서 발굴을 해 오던 영국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아주 놀라운 발견을 해냈다는 소식이 들렸다. 정황으로 보아 카터가 발견한 것은 도굴되지 않은 파라오의 무덤이었다. 이집트 고고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플린더스 페트리의 발굴팀에서 훈련을 받아 고고학자로 성장한 카터는 아주 엄정하고 훌륭한 고고학자였지만, 아쉽게도 그의 발굴팀에는 전속 사진사가 없었다. 카터의 발견이 세기의 발견이 되리라 직감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는 대승적으로, 카터를 지원하고자 버튼을 카터 팀으로 파견했다. 결국 버튼은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 과정 전체를 사진 촬영할 수 있었다. 그의 사진은 여러 언론사를 통해서 전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고, 서구사회에서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버튼의 사진들은 매우 퀄리티가 높아 오늘날에도 자주 귀중한 자료로 사용된다. 여러분이 투탕카멘과 관련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봤을 좀 오래된 느낌의 흑백 사진들은 거의 대부분 버튼이 촬영한 것이다. 버튼은 이후에도 계속 이집트에 남아서 여러 고고학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파라오의 저주’라는 도시괴담을 비웃기라도 하이 당시 기준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인 60세까지 살았다. 그리고 이집트 중부 아슈트에 있는 외국인 묘지에 묻힘으로써 영원히 이집트에 남았다.
  • 내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와 국가보훈처는 11일 유엔군 참전용사 추모의 날을 맞아 오전 10시 55분부터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가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턴 터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을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행사에는 참전용사와 장병, 참전국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오전 11시에 부산 전역과 서울·대전·세종정부청사에서 동시에 추모 사이렌이 울리고 1분간 묵념이 실시된다. 이어 유엔군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조포 19발이 발사된다. ‘11월 11일 11시’ 묵념은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가 6·25전쟁 참전 전사자들이 안장된 부산을 향해 묵념을 하자고 처음 제안한 뒤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토종 씨앗 산업화… 양평, 미래 100년 먹거리 확보할 것”

    “토종 씨앗 산업화… 양평, 미래 100년 먹거리 확보할 것”

    2018년부터 198점 토종씨앗 수집·보존외국산은 ‘품종 단순화’라는 역기능 초래농민들 씨앗 사서 써 종자가격도 큰 부담내년부터 ‘토종자원 클러스터’ 사업 전개로컬판매장 운영·비대면 판매 방식 도입 숙원사업 서울~양평 고속道 건설 총력열차운행 횟수 늘리고 교통환경도 개선글로벌 인재 양성 ‘혁신교육시즌2’ 추진“양평의 청정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토종 유전자원과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먹거리를 확보해 식량주권을 실현할 것입니다.” 정동균 경기 양평군수가 ‘종자 주권 지킴이’로 나섰다. 농부들이 씨앗을 받아서 대를 심어오던 토종 종자가 점점 사라지고 외국계 종자회사에서 씨앗을 사서 쓰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해외 국가에 지급한 종자 로열티는 무려 1357억원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가 벌어들인 종자 로열티는 25억원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로 식탁을 꾸릴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건강이 걱정됐다. 정 군수는 이런 이유로 ‘토종 씨앗 산업화’를 민선 7기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민간단체 등과 손잡고 군 전역에서 198점의 토종 씨앗을 수집해 유전자원센터에 보관해오고 있다. 국내 토종 농업의 중심지로 도약을 위해 내년부터 ‘양평 토종 자원 클러스터 사업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또 코로나 19로 청정지역 양평에 대한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발생하는 교통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도로 건설 등 기반시설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9일 정 군수를 만나 종자주권 지킴이로 나선 배경과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건설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토종 씨앗이 왜 중요한가. “토종 씨앗은 오랜 시간 농업인의 주도로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적응돼 온 씨앗이다. 지역별로 품종이 다양하게 유지 및 계승돼와 지역별 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땅 위에서 수천년에 걸쳐 안전성과 품질이 검증됐으니 우리 몸에도 좋은 것은 자명하다. 특히 토종 작물은 병충해에도 강하게 적응돼왔기 때문에 농약 사용이나 화학비료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도 잘 자랄 수 있다.”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판매되는 씨앗 대부분은 F1(잡종 1세대) 종자이거나 터미네이터 종자(불임성 종자)가 대부분이다. 첫 수확은 보기 좋으나 그다음 세대는 퇴화되거나 아예 후손을 남기지 못하는 1회용 씨앗이라는 점이다. 상업적으로 개발한 보급종은 한정된 품목만 재배되는 품종의 단순화라는 역기능을 초래했다. 게다가 토종종자가 점점 사라지고 외국계 종자회사의 씨앗을 사서 쓰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종자값이 부담되고 있다. 결국 종자 선택권이 없으니 농부권도 없는 것이니 농부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이다.”-어떤 계기로 토종 씨앗에 관심을 갖게 됐나. “취임 초 지역을 순시하다 밭에서 일하는 90세가 넘은 할머니로부터 ‘지금껏 병원 한번 안 갔다’는 말을 들었다. 또 자신이 키운 배추, 콩, 무. 상추. 쑥갓 등 토종 씨앗으로 재배한 농산물로 음식을 해먹고 개량종 농산물은 손도 대지 않는다고 했다. 할머니의 건강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지금 창궐하는 코로나는 즉 면역력과의 싸움인데 우리는 지금 GMO를 먹고 있다. 최근 도시 아이들이 아토피 질환을 많이 앓는데 GMO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아키바리(추청벼)도 일본 벼 품종이고 식당이나 시장에서 흔히 찾는 청양고추도 마찬가지다. 배고픈 시절에는 소출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면역력을 높이고 영양가가 풍부한 토종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최근 경기도의 도움이 필요해 이 지사를 만났다. 지금 우리나라 종자주권이 외국회사로 넘어갔고, 우리는 유전자가 변형된 농산물을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종자회사들이 대부분 외국회사로 넘어갔는데 이제라도 친환경농업특구인 양평군에서 종자주권을 찾아오고 싶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이에 공감하면서 ‘이런 사실 처음 알았다. 양평군에서 길을 열어가면 경기도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유전자원으로 가치가 높은 토종 종자를 수집·보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양평을 토종 씨앗 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민선 7기 주요 공약으로 정했다. 2018년부터 민간단체 ‘토종씨드림’과 연대해 양평군 전역에서 38개 작물 67개 품종 198점을 수집해서 농촌진흥청 유전자원센터, 산림청 시드볼트에 영구 보관해놨다. 또 양평군 토종씨앗보존연구회를 결성해 토종씨앗과 토종 농산물에 관심 가진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 “토종 농산물 로컬 판매장을 운영하면서 비대면 판매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언택트 시대인 만큼 농산물을 소량 단위로 진공 포장해서 인터넷으로 판매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한 끼 분량을 계산해서 2500원짜리 5개를 상자에 넣어 2만~2만 5000원에 팔면 소비자들도 간편하게 드실 수 있다. 농촌 정보화마을 사업 인력을 온라인 마케터로 양성하고 나이 드신 토박이 농부와 귀농·귀촌한 농부들의 도움을 받아 토종 농산물 재배를 추진할 방침이다. 양평 토종 씨앗으로 만든 우리 농산물은 선금을 내지 않으면 구입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향후 계획은. “내년부터 5년간 총 120억원을 들여 ‘양평 토종 자원 클러스터’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청운면 공유수면 부지 3만 4000㎡에 토종자원 채종, 육모, 시험연구 교육 등을 진행하는 ‘토종 씨앗 거점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스마트팜 단지 조성과 연계해 일터와 쉼터가 하나 되는 융복합 토종자원 거점지역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종자은행인 ‘양평 토종 자원 보물창고’도 개설한다. 내년 가을쯤 양평의 토종 씨앗으로 처음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토종 씨앗 500인분 밥상’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 이후 청정지역 양평을 찾거나 이주하는 등 수도권 주민들이 크게 늘면서 교통난이 심해지는데.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양평군의 숙원인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민간투자 제안으로 시작됐으나 수익성 부족 등으로 오랜 시간 추진되지 못했다. 하지만 민선 7기 출범 후 사업을 꼭 실현하겠다는 일념으로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지난해 4월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으로 선정됐으며 다음달 종합평가 결과가 나온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양평까지 이동시간이 15~20분 내로 단축된다. 또 국도 6호선, 국지도 88호선 등 주요 간선도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양평은 상수원보호 등 각종 규제로 지역경제 발전이 정체돼 있어 도로 확장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양평으로 집을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어 대중교통망 확충도 요구된다. “전원도시였던 양평이 서울의 위성도시로 변모하는 추세다. 인구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양평역 기준 1일 전철 101회, KTX 24회, 무궁화호 30회, ITX 새마을 2회 운행되는데 이는 군 단위 중 철도운행 횟수가 가장 많다. 하지만 양평에 건설 중인 많은 공동주택이 완공되면 전입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열차운행 횟수 증대와 교통환경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다른 군 단위 지자체와 달리 혁신교육도시를 지향하는데. “교육 때문에 양평을 떠나는 게 아닌 교육 때문에 양평을 오는 교육 여건을 만들기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혁신교육시즌2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혁신학교에서는 1인 1특기 사업, 글로벌 인재 양성, 기초·기본학력 지원, 문화예술체험 지원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양평 42개 학교 중 16개교가 혁신학교로, 경기도 평균보다 높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포크그룹 ‘따로 또 같이‘ 나동민 미국서 별세…향년 64세

    포크그룹 ‘따로 또 같이‘ 나동민 미국서 별세…향년 64세

    1980년대 포크 그룹 ‘따로 또 같이’로 활동한 가수 겸 작곡가 나동민이 지난 5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지병으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4세.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년 시절 라이브 카페 무대에서 공연해오다 1976년 강인원을 만나게 돼 함께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1979년 강인원, 이주원, 전인권과 포크 그룹 따로 또 같이로 1집 ‘노래모음 하나’를 냈다. 이후 전인권과 강인원이 탈퇴 후 나동민은 이주원과 함께 팀에 남아 3∼4집을 발표했다. 3집은 따로 또 같이의 최고 명반이자 들국화 데뷔 음반과 함께 1980년대 중후반 국내 대중음악의 르네상스기를 이끌었고, 4집은 전문 세션맨을 기용해 스튜디오 세션의 전문화를 가져온 앨범으로 평가받는다. 포크와 록의 결합을 보여준 따로 또 같이는 1970년대 포크 문화와 1980년대 록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하며 1988년까지 활동했다. 들국화의 모체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나동민은 뛰어난 작사·작곡 실력으로 ‘맴도는 얼굴’, ‘언젠가 그날’, ‘조용히 들어요’, ‘잠 못 이루는 이밤을’, ‘풀잎’, ‘그저 가려나’, ‘나는 이 노래하리오’ 등 많은 명곡을 탄생시켰다. 팀 활동이 끝난 후 1993년 ‘하늘과 땅’, ‘나는 떠나가야 하리’ 등이 실린 솔로 음반을 발표하고 미국으로 이민 간 고인은 작곡이나 가수 활동을 하지 않고 음향 관련 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학교 다니고 싶어요” 거리서 옥수수 파는 12살 소년의 사연

    [여기는 베트남] “학교 다니고 싶어요” 거리서 옥수수 파는 12살 소년의 사연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버림받은 뒤 학교조차 다닐 형편이 못 되는 12살 소년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호치민의 한 거리에서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교복 차림으로 옥수수를 팔고 있는 소년 푹의 사연에 감동을 받은 한 시민이 소셜미디어에 사연을 올리자 큰 사회적 반향이 일었다. 푹은 3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버림받았다. 다행히 할머니가 어린 푹을 데려다 키웠지만, 입에 풀칠하기에도 버거운 형편이었다. 원래 까마우성에서 농사일을 했지만, 농작 일에 실패하면서 호치민으로 이주했다. 푹은 학교에 갈 나이지만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돕기 위해 자정까지 거리에서 리어카를 끌며 옥수수를 팔고 있다. 게다가 몸이 아픈 할머니는 집에서 요양해야 하는 터라 어린 푹은 홀로 늦은 밤까지 장사를 한다. 열심히 일하면 하루에 대략 15만동(한화 7215원) 가량을 버는데 실상 약값과 생활비로는 부족한 형편이다. 푹은 “밤이 깊어지고 사람들이 드문 거리에서 장사하려면 무섭긴 하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할머니를 보살피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한 소년에게 한가지 소원이 있다. 다름 아닌 다른 동갑내기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는 염원.거리에서 교복 입은 아이들이 학교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 소년은 더 열심히 옥수수를 판다고 했다. 푹의 이 같은 마음을 알고 있는 이웃 주민이 하루는 교복 한 벌을 가져다주었다. 푹은 비록 실제 학교에 다니지는 않지만,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서 교복 차림으로 장사를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소년의 모습은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전해졌고, 수많은 네티즌들은 직접 소년이 장사하는 곳에 찾아와 옥수수를 팔아주고 다양한 선물을 건넸다. 그중 가장 기쁜 선물은 “소년을 학교에 보내자”는 네티즌들의 뜻에 따라 드디어 푹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푹은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학업이 많이 뒤처져서 염려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수수를 한꺼번에 모두 사준 손님들의 온정, 조만간 할머니와 손을 잡고 학용품을 사러 간다면서 기쁨에 들뜬 푹의 얼굴, 소년의 앞날을 축복하는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뚱뚱한 사람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유, 수학모델로 풀어냈다

    뚱뚱한 사람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유, 수학모델로 풀어냈다

    김 교수,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개발 신약 효과 수학적 예측에도 참여 국내 대표적인 생물수학자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키는 비만, 치매, 노화가 불안정한 수면상태를 유발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규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팀은 수학적 모델로 세포내 분자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잡 현상이 일주기 생체리듬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불면증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예측해냈다고 9일 밝혔다. 김 교수팀의 예측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이주곤 교수팀의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실렸다. 사람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은 뇌 속 생체 시계를 갖고 있다. 사람의 생체시계는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사람의 생체시계는 밤 9시가 되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7년에는 생체시계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 3명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들에 따르면 ‘PER 단백질’이 일정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생체 시계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환경에서 수 천 개에 이르는 PER단백질이 일정한 시간에 핵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생체시계 연구의 오랜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난제를 풀어내기 위해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을 자체 개발해 분석한 결과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 충분히 응축되고 인산화되면서 핵 안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예측했다. 연구팀은 노화나 비만, 치매가 발생할 경우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들어가 응축되는 것을 방해하는 지방액포 같은 물질들이 세포 내에 많아지기 때문에 세포질이 혼잡해지면서 인산화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일주기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불면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재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과 치매, 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킴으로써 불면증 같은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시키는 핵심 원인이라는 것을 수학과 생명과학의 융합연구로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세포질 혼잡을 해소시킨다면 수면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비선형 역학이론, 확률론 등 수학 이론을 이용해 신체 내 생화학적 반응과 생체주기 조절 메커니즘 같은 생물학 분야의 문제들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생물수학자다. 2016년에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생체리듬 조절과 관련된 신약 효과를 수학적으로 예측하는 연구를 맡으면서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무슬림 무시말라’ 협박전단 붙인 혐의로 외국인 2명 모두 구속

    ‘무슬림 무시말라’ 협박전단 붙인 혐의로 외국인 2명 모두 구속

    최근 주한 프랑스 대사관 담벼락에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는 협박성 내용의 전단을 붙인 혐의로 이슬람 신자(무슬림)인 외국남성 2명이 모두 구속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7일 형법상 외국사절에 대한 협박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A(25)씨에 이어 지난 8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B(25)씨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전날 B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서부지법은 주한 프랑스 대사를 포함하여 대사관 직원들을 협박해 사안이 중대하고 미등록 이주민 신분이기 때문에 도주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B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7일 A씨에 대해서도 증거 인멸 및 도주 염려가 있다면서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쯤 서대문구 합동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 담벼락에 협박성 내용의 전단 5장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전단에는 한글로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 ‘우리의 종교를 파괴하지 말라’고 적혀 있었고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는 자, 그 칼에 죽임을 당하리라’라는 영어 문구도 적혀 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얼굴에 빨간색 펜으로 ‘X’자 표시를 한 전단도 있었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지난 4일과 6일 차례로 붙잡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이슬람을 ‘계몽주의화’해야 한다”는 연설을 한 뒤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 이슬람권 국가를 중심으로 반(反) 프랑스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한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를 당했고,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성당 안에서 흉기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그들은 왜 軍을 떠나나… 대책 없는 인력 유출 문제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그들은 왜 軍을 떠나나… 대책 없는 인력 유출 문제

    “군인으로서 보람을 느끼려고 일부러 힘든 직책을 선택했죠.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일이 아닌 사소한 업무 탓에 전역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는 A대위는 최근 전역을 고민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장교로 임관해 장기복무에 선발됐지만 ‘나라를 지키는 보람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군인으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실전은 경험해 본 적이 없고 자잘한 행정 업무만 그를 괴롭힌다. 처음 군인을 선택하던 때의 막연한 사명감은 희미해졌다. 가끔 자신이 회사원인지 군인인지 헷갈린다. 그는 “나처럼 갈림길에 선 친구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군의 인력 유출은 육해공군을 통틀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가장 고된 직책 중 하나인 해군 잠수함 승조원의 유출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이달 초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1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잠수함 승조원의 유출률(전역 및 자격 포기)이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5년의 유출률 추이를 보면 2015년 55%, 2016년 26%, 2017년 64%, 2018년 83%, 지난해 42%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평균 유출률은 59%에 달한다. 100명의 승조원을 양성했다고 치면 이들 중 60명가량은 근무 도중 직책을 포기하는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국방부의 ‘잠수함 및 수상함 승조원 생활여건 비교’ 자료를 보면 잠수함 승조원의 1인당 거주 공간은 평균 3.8㎡다. 20.7㎡인 수상함 승조원들에 비해 5분의1 이하로 협소하다. 심지어 화장실 이용도 벅차다. 수상함 근무자의 좌변기당 사용 인원은 평균 6명인 데 비해 잠수함은 16.7명이다. 게다가 침대 또한 1인당 1개꼴도 되지 못한다. 기본적인 의식주 제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국방부는 “잠항 기간이 1회 20일 내외로 길고, 잠수함의 특성에 따른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승조원 유출률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당을 인상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우스운 상황도 펼쳐진다. 잠수함 출동수당은 작전 시 일 1만원을 지급한다. 그런데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4.4% 삭감했다. 인력 유출이 반복되면서 예산을 깎아도 기존대로 수당 지급이 가능한 것이다. 인력의 ‘구멍’은 부대의 기간(基幹)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사관에서 도드라진다. 국방부의 ‘연도별 장교 및 부사관 운영률’을 보면 2017~2019년 장교의 평균 운영률은 98.3%인 반면 부사관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운영률이 90.1%다. 특히 부사관 말단 계급인 하사의 운영률 평균은 76% 수준에 그친다. 군은 100명의 하사를 필요로 하지만 76명의 청년만이 부사관의 길을 고수하는 것이다. 사이버전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군이 공들여 양성한 사이버 전문 인력도 총 78명 중 단 5명만이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인력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인력이 부족하면 작전이나 부대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여전히 긴장이 조성된 전방이나 해·강안 부대 지휘관들도 “사람이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는다. 일부 능력 있는 간부들을 ‘이중 보직’시키거나 공석으로 놔두고 부대를 운영한다. 근무 여건 외에 진급 문제도 인력 유출을 부추긴다. 이들은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 상당 기간을 투자했지만 다수는 장기복무자로 선발될 수 없다. 장기복무나 진급이 안 되면 숙련된 간부의 유출은 당연한 수순이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중간 간부의 비율을 늘리는 항아리형 구조로 재편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A대위는 “‘일을 위한 일’을 억지로 만들어 보여 주기식 성과를 강조하는 문화부터 없어져야 한다”며 “정책부서에서 장병들이 군복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업무를 고안하면 인력 유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 뱃속 딸 얼굴 한번 못 보고 전사…故 문장춘 일병 69년 만에 귀환

    뱃속 딸 얼굴 한번 못 보고 전사…故 문장춘 일병 69년 만에 귀환

    6·25전쟁에서 산화한 국군전사자 문장춘 일병이 69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8일 “2013년 9월 25일 강원 양구 월운리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문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1922년 부산에서 태어난 문 일병은 1950년 8월 아내와 뱃속에 자녀를 남겨두고 군에 입대했다. 그는 미2사단 카투사 부대로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했다. 문 일병은 수리봉 일대에서 발발한 ‘피의 능선 전투’에서 치열한 고지전을 벌이다 전사했다. 피의 능선 전투는 1951년 8~9월 미2사단과 국군 5사단이 북한군이 점령했던 양구 방산면 일대의 고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다. 그의 유해는 62년이 지나서야 발굴됐다. 당시 팔·다리 및 갈비뼈 유해와 함께 그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M1 소총 탄두와 탄피 등이 함께 발견됐다. 이번 신원확인은 딸 문경숙(70)씨가 2011년 6월 유전자(DNA) 시료를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문씨는 “유복녀로 태어나 평생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살아왔었는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감격스럽고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유해는 오는 12일 경남 김해에서 귀환행사를 진행한 이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 도발의 법칙’… 바이든 향해 전략무기 꺼내나

    ‘北 도발의 법칙’… 바이든 향해 전략무기 꺼내나

    北, 클린턴·부시·오바마 취임 후 도발 반복“제재 강화 우려에 한동안 관망 유지할 것”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북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미 행정부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하는 북한이 도발을 통해 주도권 선점을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내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랐다는 분석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선 국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는 등 ‘상황 관리’에 주력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표현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북한은 새 관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그동안 새로운 미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도발을 반복했다. 북한은 1992년 11월 빌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듬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2004년 11월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이듬해 2월 ‘핵무기 보유 선언’과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2008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자 이듬해 4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고 5월엔 2차 핵실험을 이어 갔다. 2012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하자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와 함께 두 달 뒤 3차 핵실험을 했다. 제45대 대선 국면인 2016년 9월 5차 핵실험을 이어 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 6차 핵실험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이어 발사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번에도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 몸값 불리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해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남겼다. 다만 북한이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등 심각한 내부 상황에서 굳이 외부 변수를 새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자칫 제재를 더 조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한동안 관망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한미 연합훈련을 다시 강화하는 등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 전략무기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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