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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총사업비관리과장 조인철△지역예산과장 김태곤△조세분석과장 김병철△관세제도과장 이호근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이주일△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 송문현 ■관세청 △자유무역협정집행기획관 김재일△광주세관장 서정일 ■영화진흥위원회 △비상임 감사 이인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 김성우 ■제주발전연구원 △행정실장 강홍균 ■폴리뉴스 △광고마케팅국장 김유상 ■고려대 △박물관장 전경욱△빅데이터센터장 고한석 ■충남대 △인문대학장 홍성심△사회과학대학장 겸 행정대학원장 민윤기△자연과학대학장 김건철△경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윤평식△농업생명과학대학장 김세빈△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장 한문희△군사학부장 길병옥 ■바른전자 △사장 박인섭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학교에 간 동물들… 공부할까 장난칠까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학교에 간 동물들… 공부할까 장난칠까

    동물 학교 한 바퀴·우리 집 한 바퀴/박성우 지음/박세영 그림/창비/104쪽·108쪽/각 1만 1000원 ‘수학 문제 풀 때는 팔이 없어서 못 푼다더니/급식 시간에는 여덟 개 팔로 얼른 먹고/흐물흐물 졸더니//학교 끝나니까/여덟 개 다리로 뛰어서 문방구에 1등으로 가네.’(문어는 못 말려) 50여 가지도 넘는 동물들이 왁자지껄 학교로 몰려왔다. 등교는 꼴찌여도 거꾸로 매달리기는 일등인 나무늘보,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데 ‘여기가 학원이야, 여기가 학교야’ 대꾸하는 굼벵이, 받아쓰기 공책이고 스케치북이고 먹어 치우기 바쁜 염소…. 박성우 시인은 그림 동시집 ‘동물 학교 한 바퀴’에서 동물들을 학교로 들여보내 이들이 짓까부는 모습을 시로 엮어냈다. 동물들은 허둥지둥 실수 연발이다. 배추흰나비는 책은 안 가져오고 공책만 펄럭인다고 선생님께 혼나기도 하고 고슴도치는 가시에 닿아 자꾸 터지는 풍선 때문에 주눅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새 유쾌하고 씩씩하게 친구들과 어울린다. 동물들의 특성에 착안한 재치 있는 시들을 짚어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이 설핏 보인다. 김제곤 아동문학평론가는 “동물과 친구가 되고 싶은 어린이의 마음을 자연스레 북돋우고 거기에 살포시 날개를 달아 주는 시집”이라고 평했다. ‘동물 학교 한 바퀴’가 한바탕 익살을 풀어냈다면 함께 펴낸 ‘우리 집 한 바퀴’는 아이의 입말로 쓰인 서정시들을 소담스레 담아냈다. 엉뚱하면서도 당찬 9살 규연이네 가족의 일상을 시로 옮겼다. 툭툭 뱉어내는 듯하지만 어른이 흉내 낼 수 없는 통찰력이 깃든 아이의 말을 받아 적은 듯 순전한 언어들이 반짝인다. ‘뚜띠가 하도 낑낑 짖어 대서/마당에 나와 보니//지붕 위에 반달이 올라 있다//반달아, 순한 강아지니까/마당에 내려와서 놀아도 괜찮아!’(강아지와 반달) ‘엄마, 아빠랑 별을 보러 갔다.//우리가 별을 보려고 반짝이니까/별들도 우리를 보려고 반짝였다.’(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성호의 왕비듬이 황금으로 변했어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성호의 왕비듬이 황금으로 변했어요

    언제나 웃게 해주는 약/정수민 지음/신민재 그림/문학과지성사/208쪽/1만원 ‘벅벅 벅벅, 후두둑 후두둑.’ 누군지 돌아볼 필요도 없다. 성호 곁에 가면 늘 들리는 소리다. 몸이며 머리며 긁을 때마다 모래인지 비듬인지가 떨어지기 바쁘다. 냄새는 또 어떻고. 수만 명의 군중 속에서도 냄새로 성호를 끄집어낼 수 있을 정도다.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성호의 더러운 버릇이 뜻밖의 ‘반전’을 맞는다. 엄마는 머리에서 떨어진 알갱이를 줍느라 허겁지겁하고, 친구들은 머리 한 번 긁어달라고 고개를 조아린다. 쌀쌀맞던 선생님은 무릎까지 털썩 꿇으며 상냥한 미소를 띄운다. 황당한 변화가 생긴 건 엄마가 사다준 목욕약 ‘미다스의 손’을 쓰면서부터다. 노랗고 걸쭉한 액체를 바를 때만 해도 찜찜했는데 몸을 긁을 때마다 황금 알갱이가 생겨날 줄이야…. 비듬 세례를 맞을까 피하던 사람들이 금 세례를 맞겠다고 몰려들자 성호는 전에 없던 거드름도 떨어본다. ‘황금’ 덕분에 ‘권력’을 쥐게 된 성호는 언제까지 고개를 뻣뻣이 세울 수 있을까. 금 부스러기를 만들어내는 목욕약, 그날의 기분에 맞춘 곡을 재생해주는 엠피스리(MP3), 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약, 반 친구들을 지켜주는 수호 요정…. 나열만 해봐도 아이들이 상상 속에서 마음껏 짓까불며 꿈꿔보는 소재들로 야무지게 속을 채운 이야기들이 동화집으로 묶였다. 2012년 대산대학문학상 동화 부문을 수상한 신인 작가 정수민의 첫 책이다. 8편의 동화들은 발랄한 무늬로 직조됐지만 또래나 어른들의 무지와 이기심에 생채기 난 아이들의 마음을 차근히 응시하며 보다듬는다. 표제작 ‘언제나 웃게 해 주는 약’처럼, 억지로 웃게 하기보다는 “시원하게 울어도 좋다”고 손을 잡아주듯이. 초등 고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창문 보며 기다리면 바라는 세상이 보여”

    [이주일의 어린이 책] “창문 보며 기다리면 바라는 세상이 보여”

    조금만 기다려 봐/케빈 헹크스 지음/비룡소/44쪽/1만 1000원 아이들은 원하는 게 있으면 곧바로 손에 쥐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기다릴라 치면 입을 삐죽삐죽 울음부터 터진다. 무언가를 손에 넣기 위해선,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익히려면 숱한 경험이 쌓여야 할 터다. 이런 아이들에게 기다림이 주는 설렘과 행복을 넌지시 일러주는 동화책이 나왔다. 칼데콧상을 세 차례 수상한 미국 동화 작가 케빈 헹크스는 창문 하나와 아기자기한 동물 장난감 몇 개만으로 이런 마법을 부렸다. 창문 안 장난감들은 늘 창문을 바라본다. 저마다 무언가를 기다린다. 꼬마 돼지는 비를, 아기 곰은 바람을, 강아지는 함박눈을 기다린다. 우산 쓰는 기쁨을, 연 날리는 재미를, 썰매 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루하진 않다. 눈을 떼기가 아쉬울 정도로 창밖 풍경이 다채롭기 때문이다. 다사로운 빛깔로 세상을 감싸 안는 무지개, 감히 쳐다보기도 겁나는 번개, 밤하늘을 축제로 물들이는 불꽃놀이가 찾아든다. 외롭지도 않다. 함께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어서다. 다 같이 행복해하고, 무서워하고, 깜짝 놀라는 사이 시간과 풍경, 계절은 우리 곁에 슬며시 다가왔다 지나간다. 계절의 바뀜, 탄생과 죽음, 만남과 이별 같은 우리 생의 자연스러운 법칙이 이 작은 그림책 안에 모두 담겨 있다. 창문 밖의 변화와 장난감들의 다양한 표정은 기다리면서 느끼는 설렘과 드디어 맞닥뜨리는 행복의 감정을 전해준다. 햇살이 늘 감도는 듯한 파스텔 톤의 그림은 온화한 기운과 다정한 분위기를 함께 안겨준다. 작품은 올해 칼데콧 명예상, 닥터수스 명예상을 수상했으며 2015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도서’ 등에 선정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선비 할아버지도 눈썰매 타면 신난대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선비 할아버지도 눈썰매 타면 신난대요

    힐링 썰매/조은 지음/김세현 그림/문학과지성사/84쪽/1만 5000원 보름달이 상서로운 빛을 뿜어내는 밤이다. 흰 눈을 인 기암괴석은 거대한 동물처럼 대지 위에 솟구쳤다 꺼지며 꿈틀거린다. 그 아래 얼어붙은 강은 비단을 다려놓은 듯 매끄럽게 반짝인다. 이 숨 막히는 절경 속으로 네 필의 말들이 질주한다. 흥이 오를 대로 오른 고함 소리가 꽝꽝 얼어붙은 겨울밤 공기를 깨부순다. 네 필의 말인 듯, 학을 탄 신선인 듯, 수염 성성한 할아버지들이 눈 덮인 강 위를 질주한다. 400여년 전 노량진 나루에서 양화대교 근처까지 실제 한강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기이하고도 유쾌한 풍경이 그림책 안으로 들어왔다. 재료는 조선 중기 문인 이경전이 자신의 시문집 석루유고(石樓遺稿)에 썼던 ‘노호승설마기’(露湖乘雪馬記). 이를 시인 조은이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글맛을 살려 다듬어 써냈다. 조선 인조 때 형조판서까지 지냈던 이경전은 예순여섯이던 1631년 노년의 무료하고 쓸쓸한 시간에 마음의 병을 앓는다. 그를 위로하러 찾아온 벗들은 귀가 길 한 친구의 계략(?)으로 썰매 끄는 소년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엔 머뭇대다 썰매에 올라탄 할아버지들은 장난기 어린 눈을 빛내며 은하수 속으로 뛰어들듯 속력을 높인다. 은은한 달빛 아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피어난다. 혹독한 겨울 얼음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힘찬 삶을 살라’고 말하는 듯하다. 지금은 빌딩과 아파트들이 햇빛 한 줌 들어올 틈 없이 빽빽이 둘러싸고 있지만 당시 한강은 중국 사신들이 오면 뱃놀이를 하려 했을 만큼 풍광이 아름다웠다. 그림 작가 김세현은 특유의 무게감 있는 수묵화로 겨울밤의 설원을 유려하게 그려냈다. 초등학생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할미는 손주를 사랑해~” 투박해도 좋아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할미는 손주를 사랑해~” 투박해도 좋아요

    오메 할머니/오채 지음/김고은 그림/사계절출판사/148쪽/9500원 “죽기 전에 한 바꾸 돌라고 왔다.” 배를 까뒤집고 뒹굴던 ‘나’는 순식간에 몸을 뒤집었다. 모든 말을 ‘오메’로 시작하는 ‘오메 할머니’가 갑자기 행차한 것이다. 식구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주인 여자는 못마땅한 듯 입을 삐죽이고 주인 딸 은지는 호들갑을 떨며 할머니를 얼싸안는다. 내겐 비극이다. 할머니와는 첫 만남부터 악연이었다. 차디찬 마당으로 나를 내팽개치던 할머니의 우악스러운 손아귀는 지금도 치가 떨린다. 늙은 개 봉지와 자칭 ‘화순 깡패’ 오메 할머니의 불편한 동거는 이렇게 시작된다. 낄 데 안 낄 데 다 끼는 오지랖에 차진 사투리로 하고 싶은 말은 다 던지는 직설화법으로 도시 이웃들을 들쑤시는 할머니. 중요한 말은 늘 ‘거시기’로 갈음하며 오메 할머니는 이웃들의 해결사로 나선다. 엄마에게 돈 내놓으라 행패 부리는 ‘반지댁’의 딸을 혼쭐내는가 하면 폐지 줍다 사고를 당한 ‘빡스댁’을 위해 두 손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때마다 따라나서는 봉지는 투박하고 억센 외피 속에 깃든 할머니의 따스한 진심을 엿본다. 열 살 먹은 늙은 개 봉지의 시선으로 그린 이야기는 자식에게, 뒤이어 손주에게 가없는 사랑을 퍼주는 세상 모든 할머니들을 향한 헌사다. 작가 역시 자신을 특별히 귀애하던 할머니를 떠올리며 작품을 연다. “할머니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속삭이듯 일러주고 떠나셨다.” 오메 할머니가 다녀간 자리, 할머니의 보살핌이 지나간 자리에는 사람도 물건도 모두 반짝인다. 하지만 할머니의 뒷모습은 긴 그림자만 애잔하게 남기고 간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왕위 뺏긴 햇살 왕자, 사랑·용서로 운명을 받아들였지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왕위 뺏긴 햇살 왕자, 사랑·용서로 운명을 받아들였지요

    햇살 왕자/나영 지음/이명선 그림/청개구리/136쪽/1만원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역사적 사실을 사랑과 용서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역사적 배경은 당시를 재현하고 있지만 단종을 ‘햇살 왕자’로, 수양대군을 ‘성 숙부’로, 김종서를 ‘한신 대감’으로 허구화함으로써 독특한 단종 이야기를 엮어냈다. 작가는 “역사를 통해 지금껏 알아오던 이야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써보고 싶었다”며 “순수하고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영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린 왕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게 특징이다. 어린 나이에 왕이 돼 권력을 가질 수 없었고, 천하를 호령하는 숙부와 신하들의 틈바구니에서 좌절과 고뇌를 겪어야 했던 어린 왕의 심리를 세밀하게 포착했다. ‘나이 든 신하들과 어린 왕!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그들과 겨우 알아가기 시작하는 나! 그러나 그들은 나를 왕으로 모셔야 하고, 나는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언제쯤이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19쪽) 작가는 이런 어린 왕의 내면 묘사를 통해 반역에 희생당한 나약한 왕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써 누구보다 당당하고 정의로운 군왕의 모습을 그려냈다. 작품 속 어린 왕은 어린이들에게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사랑과 용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정의롭지 못한 것이 세상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에 대해 되새겨보게 한다.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장편동화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연못에 살던 어린 용의 ‘수호신’ 도전기

    [이주일의 어린이 책] 연못에 살던 어린 용의 ‘수호신’ 도전기

    경복궁 어린 용/조대현 지음/배종숙 그림/예림당/58쪽/9500원 얼마나 찌뿌둥했는지 몰라요. 연못 진흙 속에 100년 넘게 웅크리고 있어야 했으니까요. 내내 잠만 자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꿈을 꾸고 있었답니다. 코발트빛 잉크를 쏟아부은 듯 시퍼렇게 넘실대는 동해 바다 용궁으로 날아갈 꿈을요. 아직도 기억해요. 뜨거운 쇳덩어리로 나를 만들며 대장장이 할아버지가 하시던 말을요. “저 깊은 동해 바닷속 용궁에 살아야 할 용이 고작 궁궐 연못 속에 있다니…. 하지만 네가 진짜 용이 된다면 바다로 날아갈 수 있지.” 19년 전 연못에서 건져 올려지던 날, 난 온몸의 비늘을 부르르 떨었어요. 진짜 용이 된 줄 알았다니까요. 하지만 난 150㎝ 길이의 쇳덩이에 지나지 않았어요. 바깥 세상도 백년 전과는 영 딴판이었어요. 인왕산 기슭 올망졸망 모여 있던 기와집은 어디로 갔나요. 순하고 느긋하던 사람들의 눈빛은 왜 불안으로 번뜩이고 날이 서 있는 걸까요. 온몸에 멍이 박히도록 날아가려 애썼어요. ‘죽어야 산다’는 장인의 말만 떠올리면서요. 어느 날 장인 할아버지와 눈빛이 비슷한 소년이 다가왔어요. “너도 뱀처럼 허물을 벗어 봐.” 맞아요. 나는 1997년 경복궁 경회루 연못에서 발견된 청동 용이에요. 고종 할아버지가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불이 나지 말라고 묻어두었죠. 나는 물의 신이니 불을 막을 수 있다면서요. 내가 정말 수호신이 될 수 있을까요. ‘나’를 벗고 날아갈 수 있을까요. 응원해 주세요. 초등학생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내 생활 습관이 ‘생태 발자국’ 남겨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내 생활 습관이 ‘생태 발자국’ 남겨요

    내 발자국이 지구를 아프게 해요/에코박스 지음/홍수진 그림/지구의 아침/104쪽/9000원 지구는 생명의 별이다. 커다란 동물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까지 수많은 생명이 산다. 그런 지구가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많이 아프단다. 내 몸에 찍힌 발자국 때문이야. 너와 친구, 가족,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내 몸에 시커먼 발자국을 찍어서 아파. 발자국을 지우지 않으면 나는 더 많이 아플 거야. 그러니까 발자국을 지워 줘.’ 지구가 지워 달라고 호소한 발자국은 ‘생태발자국’이다. 생태발자국은 한 사람이 생활할 때 필요한 모든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그것을 버릴 때 드는 비용을 땅의 크기로 바꿔 계산한 것이다. 자원을 만들고 소비되는 것을 지구에 찍히는 발자국으로 표현함으로써 지구 자원의 한계성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인 경제생활과 소비 습관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먹을 때도, 물건을 살 때도, 버릴 때도 지구에 늘 착하지 않은 발자국을 남긴다. 휴대전화를 새로 바꾸면 고릴라가 죽고, 에어컨을 켜면 북극곰이 살 곳을 잃는다. 비닐봉지를 많이 쓰면 새나 거북이가 죽고,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면 황사 바람이 분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은 한 사람당 축구 운동장 두 개 반이다. 하지만 지구는 이미 포화 상태다. 이대로라면 지구가 하나 반 더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이 작고 아름다운 별에서 모든 생명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생태발자국을 지워 달라’는 지구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우리의 소비 습관, 생활 습관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금만 신경 쓴다면 지구에 발자국을 덜 남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초등 전 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생각해 봤니, 우리가 싸우는 이유

    [이주일의 어린이 책] 생각해 봤니, 우리가 싸우는 이유

    싸움의 달인/김남중 지음/조승연 그림/낮은산/184쪽/1만 1000원 초등학교 5학년 소령이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을 열고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검색한다. 학교에서 싸움만 잘하는 말썽쟁이거나 최강 주먹을 꿈꿔서가 아니다. 전학 간 학교에서 ‘싸움 짱’인 김진기에게 찍혀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친구 파이팅’을 외치는 어른도, 교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 있다고 말만 하는 선생님도, 장사하느라 바쁜 삼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령이는 세상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지식왕 사이트에 질문도 올리고 특공무술에 종합격투기 도장까지 찾아다니며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배우려 애쓰지만 짧은 시간 안에 싸움을 잘하게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한때 주먹 세계에 몸담았던 삼촌에게 싸움을 배우게 되면서 캄캄했던 소령이의 인생에도 한 줄기 서막이 비치기 시작한다. 진심을 담아 욕을 쏟아내는 법, 싸움의 기본이 되는 하나둘 주먹질, 내 안에 있는 독을 만들어 내는 법까지 다양한 싸움의 기술을 습득한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싸움에 휘말리고, 싸움을 시작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소령이가 겪는 학교 폭력과 삼촌이 겪는 재개발 철거 폭력이 ‘싸움’이라는 주제로 절묘하게 엮여 있다. 왜 싸울까, 누구와 싸우고 있는 건가, 어떻게 싸워야 할까. 소령이가 던지는 질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작가는 “누가 괴롭히고 누가 당하는지 똑바로 안다면, 당하는 사람을 응원하고 괴롭히는 사람에게 한마디씩 한다면, 돈과 권력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세상은 싸움의 달인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팔만대장경 나무 집, 어떤 사람들이 지었을까

    [이주일의 어린이 책] 팔만대장경 나무 집, 어떤 사람들이 지었을까

    바람을 품은 집/조경희 지음/김태현 그림/개암나무/156쪽/1만 1000원 소화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었다. 아버지는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집 짓는 일을 했다. 홀로 소화를 키우게 되면서 먼 곳까지 일을 하러 다닐 수 없게 됐다. 소화의 젖동냥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합천에 눌러앉았다. 그토록 좋아하던 목수 일을 접고 남의 매를 대신 맞고 돈을 받는 ‘매품팔이’를 했다. 어느 날, 매를 독하게 치기로 소문난 점백이 나장에게 다른 사람의 매를 대신 맞은 뒤 숨을 거뒀다. 이웃 뱀골 영감은 아버지에게 받을 빚이 있다며 소화네 집을 빼앗아 버렸다. 뱀골 영감은 상인들 사이에서도 인정머리 없고 인색하기로 유명했다. 한순간에 아버지를 잃고 집까지 빼앗긴 소화는 곱게 댕기 드린 머리를 싹둑 자르고서 아버지 친구인 대목장 아저씨를 따라 길을 나섰다. 소화네 일행은 산속 깊이 자리한 절에 도착했다. 대목장 아저씨는 절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릴 생각도 하지 않고 건물 지을 땅부터 살폈다. 절 경내를 한참 둘러본 뒤 절의 가장 위쪽에 있는 평평한 땅에 건물 지을 자리를 잡았다. 경남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건축 과정을 문학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아버지 품 안에서 해맑게만 자라던 소화가 고난을 딛고 씩씩하게 삶을 추슬러 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장경판전은 바람의 드나듦을 조절해 자연적으로 온도와 습도가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1995년 팔만대장경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작가는 “우리 선조들은 장경판전을 지으면서 저마다의 바람을 담았다”며 “장경판전이 오랜 세월 꿋꿋하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소박하고 순수한 바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붉은 여우 아저씨의 나눔은 행복한 동행이 되었지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붉은 여우 아저씨의 나눔은 행복한 동행이 되었지요

    붉은 여우 아저씨/송정화 지음/민사욱 그림/시공주니어/48쪽/1만 1000원 붉은 여우 아저씨는 흰 털을 가졌지만 늘 붉은 모자를 쓰고 붉은 신발을 신고 붉은 가방을 메고 붉은 옷을 입고 다녀서 ‘붉은 여우 아저씨’라 불린다. 이른 아침, 아저씨는 친구에게 전해줄 것이 있어 집을 나섰다. 아저씨가 들풀로 가득 찬 곳을 지날 때였다. 키 큰 나무에 앉아 있던 대머리 독수리가 잽싸게 날아와 아저씨의 모자를 물고 갔다. 대머리 독수리는 가슴을 활짝 펴고 말했다. “고마워요. 이제는 이 붉은 모자 덕분에 더이상 대머리라고 놀림을 받지 않게 되었어요.”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그것 참 잘됐구나. 그렇다면 내 친구를 만나는데 함께 가 주겠니?” “물론이지요. 아저씨랑 함께라면 저도 행복해요.” 아저씨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대머리 독수리에게 한 것처럼 버드나무에겐 신발을, 숭어에겐 가방을 내주었다. 작은 집 앞에 웅크리고 있는 한 아이에겐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붉은 옷마저 선뜻 벗어주었다. 대머리 독수리와 버드나무와 숭어는 한목소리로 물었다. “붉은 여우 아저씨, 이제 친구를 만난 거예요?” 아저씨가 만나려 한 친구는 누굴까. 진정한 나눔과 동행에 대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인천예림학교에서 10여년간 특수교사로 일하며 장애 아동들을 보살펴 왔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희생과 사랑을 들려주고 싶어 이 작품을 썼다. 물질은 외로움과 결핍, 근심을 한순간 해결해줄 수 있는지 몰라도 영원히 해소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영원한 해갈은 변함없이 곁에 있어 주는 어떤 존재의 깊은 희생과 사랑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올해 우수 출판콘텐츠 당선작이다. 초등 저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진짜야, 밤마다 호박색 눈의 소년이 나타난다구!

    [이주일의 어린이 책] 진짜야, 밤마다 호박색 눈의 소년이 나타난다구!

    친애하는 악몽도둑/이민혜 지음/안경미 그림/문학동네/168쪽/1만 1500원 열두 살 시윤이는 오늘도 잠잘 시간이 되자 불안해졌다. 오늘은 또 어떤 악몽에 시달려야 할지 몰라서다. 잠이 들면 어김없이 호박색 눈빛의 소년, 이상한 언니, 머리카락 뱀 들이 방에 나타나 자신을 어딘가로 데려가려 했다. 지난밤에도 호박색 눈빛의 소년이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애는 항상 어떤 언니와 함께 와서 뭔가를 말했다.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숨도 안 쉬고 떠들었다. 처음엔 천장이나 방문 앞에서 떠들다가 조금씩 더 가까이 왔다. 결국엔 자신의 양쪽에 누워 귀에다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오늘밤 둘은 또 어딘가로 자신을 데려가려 했다. 끝까지 눈을 뜨지 않고 입으로 숨을 쉬며 엄마를 부르려고 정신을 집중했다. 엄마를 부르려는 걸 알았는지 둘은 팔을 잡아당겼다. ‘빨리 일어나. 우리랑 갈 데가 있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당겼다. ‘왜 나한테만 무서운 것들이 찾아오는 걸까. 누군가 내 악몽을 훔쳐 가 주면 좋을 텐데.’ 그때 응답하듯 방 벽이 무너지고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 열렸다. 호박색 눈빛의 소년이 그 문으로 발을 내디디며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 난 네가 만들었고, 여긴 네 의지가 만든 세계야.” 시윤은 소년과 함께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데…. 등을 맞댄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가 몸을 돌려 마주하는 순간을 빛나는 동화의 언어로 그려냈다. 초의 늪, 콧대 높은 가오리, 모기약을 좋아하는 오천발, 나비꽃 등 현실과 환상 세계의 존재들을 생생하게 살려냈고, 한 아이의 내면 세계가 세상 모든 존재들의 세계와 어떻게 닿아 있는지를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유럽 사는 친구들 잠들기 전 읽던 동화

    [이주일의 어린이 책] 유럽 사는 친구들 잠들기 전 읽던 동화

    인어의 노래/황선미 지음/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비룡소/220쪽/2만원 자신보다는 남에게 무조건 베풀어주는 천성 탓에 가족에게까지 외면당하지만 그 선함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고 왕이 되는 청년 가베우(‘왕이 된 농부’), 가난한 농부의 딸이지만 지혜롭고 당당한 기개로 왕의 마음을 얻는 소녀 카테리나(‘현명한 카테리나’), 결단 있는 용기로 거인으로부터 왕자의 저주를 풀어주는 돼지치기 소녀(‘용과 소녀’), 죽을힘을 다해 일해도 적은 돈을 받고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부를 얻을 기회를 갖게 되지만 그 돈을 오직 자신만을 위해 써야 하는 구두 수선공(‘황금 오리’)….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가 폴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전해져 내려온 민담에 살을 더하고 오늘에 맞게 재해석해 새롭게 풀어낸 옛 이야기 모음집이다.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내려온 지혜와 용기에 대한 조언이 딱딱한 교훈보다는 마음을 파고드는 공감 어린 문장 속에 녹아 있다.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미덕이지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해준다. 볼로냐 라가치 상을 두 차례 수상한 폴란드 화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림을 그렸다. 작가는 “다른 나라 민담을 우리에게 맞도록 정리하면서 절망적인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가 분명한데도 환상적인 장면이 떠올랐다”며 “민담 속에는 이야기 이상의 어떤 정신이 숨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학교가 없어진대요… 산꽃분교 아이들의 ‘즐거운 이별’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학교가 없어진대요… 산꽃분교 아이들의 ‘즐거운 이별’

    학교야, 울지마!/오채 지음/김영미 그림/문학과지성사/196쪽/1만원 산꽃분교 전교생은 2학년 정미와 다솔이, 6학년 정희와 다은이, 강산이, 다섯 명뿐이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는 데다 마을을 둘러싼 자연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돼 주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농사일을 돕는 것도 재밌고, 전교생이 어울려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는 것도 즐겁다. 이런 아이들에게 슬픈 소식이 날아든다. 교육청으로부터 6학년이 졸업하고 나면 학교를 폐교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은 것. 재밌게 잘 다니던 학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아이들은 똘똘 뭉쳐 폐교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다. 학교는 없어지지만 그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나가기로 한다. 학교에서 야영도 하고, 고구마를 심어 번 돈으로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여행도 간다. 10년 후 자신들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생각하며 타임캡슐도 묻는다. 그동안 넉넉한 품으로 자신들을 맞이해 준 학교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는다. 산꽃분교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이들이 절망적인 환경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 꿈을 갖는 아이로 커나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다섯 아이들의 생생한 캐릭터, 산골 마을의 포근한 풍경, 어른들과 아이들의 따뜻한 교감이 읽는 내내 감동을 자아낸다. 아이들에게 잠시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따뜻한 장도 마련해 준다. 작가는 작품마다 순하고 진실한 것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날마다 뽀끄땡스’로 제4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았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까맣다고 외면받은 먹구름… 개구리는 우정의 손 내밀까

    [이주일의 어린이 책] 까맣다고 외면받은 먹구름… 개구리는 우정의 손 내밀까

    친구가 된 먹구름과 개구리/나효주 글·그림/숨쉬는책공장/42쪽/1만 2000원 옛날 아주 먼 옛날 몽실몽실하고 새카만 먹구름이 있었다. 먹구름은 친구를 사귀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다. 해는 먹구름이 새카매서 무섭다며 피했고, 달은 자신의 빛을 가린다며 싫어했고, 별은 먹구름이 비바람을 몰고 다닌다며 반기지 않았다. 먹구름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다가 문득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래. 저기 가면 친구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먹구름은 숲 쪽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숲 속 동물들도 먹구름이 다가오자 “얼른 집으로 가자”며 황급히 달아났다. “왜 다들 나를 피하는 거야!” 화가 난 먹구름은 거센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여러 날이 지나도 비가 그치지 않자 숲 속 동물들은 근심에 빠졌다. 어느 날 빗소리를 듣고 돌 틈에서 잠을 자고 있던 개구리가 눈을 떴다. “쪼르륵쪼르륵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네. 찰바당찰바당 오늘은 수영하기 좋은 날이네.” 개구리는 물속을 헤엄치며 노래를 불렀다. 며칠이 지나도 비가 그치지 않자 개구리는 의문이 들었다. “왜 비가 계속 내리지?” “그건 다 먹구름 때문이야.” 숲 속 동물들이 말했다. 개구리는 먹구름과 얘기를 해봐야겠다며 먹구름이 있는 산꼭대기로 향했다. 과연 먹구름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아이들은 서로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마음과 달리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친구는 어떻게 사귀어야 할까. 친구를 사귀고 싶은 먹구름이 친구를 사귀어 나가는 과정에서 그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친구란 무엇인지, 친구와 진정한 우정을 쌓아 나가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되새겨보게 한다. 지난해 한국안데르센상 출판미술부문 대상을 받았다. 유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요~~~만한 쌀벌레, 이~~~만한 목소리

    [이주일의 어린이 책] 요~~~만한 쌀벌레, 이~~~만한 목소리

    나 쌀벌레야/주미경 지음/서현 그림/문학동네/108쪽/1만 500원 제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동시 속에는 아이, 노인, 노동자, 벌레, 동식물 등 세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존재들의 이면이 담겨 있다. 대상 수상작인 ‘나 쌀벌레야’는 사람을 보고 겁먹고 도망가기는커녕 “너 쌀 속에서 놀아 봤니”라고 묻는 쌀벌레의 모습이 당차게 그려져 있다. ‘너 쌀 속에서 놀아 봤니/누가 쌀독 밑으로 더 깊이 내려가나/누가 더 하얗게 쌀가루 뒤집어쓰나/쌀독이 열리고 바가지가 내려올 때/누가 빨리 피하나/참, 마지막 놀이는 위험해/아차 하는 순간 저 구멍 위로/딸려 가는 수가 있으니까/요즘은 쌀이 줄지가 않아/우리야 쌀이 넘칠수록 좋지만/사람들은 뭘 먹고살까’(‘나 쌀벌레야’ 중) 동시집엔 쌀벌레처럼 작은 몸집에도 기죽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는 존재들이 다수 나온다. 뻐꾸기 울음을 잠재우기 위해 큰 돌을 던져대는 할아버지를 향해 더 큰 소리로 울어대는 뻐꾸기들(‘누가 그래’), 숲을 통째로 잘라버릴 듯 날아와 “자, 나를 따르겠느냐”고 묻는 솔개에게 콧방귀를 뀌는 다람쥐와 뱁새(‘흥!’) 등 작은 존재들의 당찬 모습이 익살스럽게 표현돼 있다. 재치 있고 천연덕스런 그림은 시 읽기의 흥을 더하고 맥을 살린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표현으로 시와 아이들의 거리를 좁힌다. 심사위원인 시인 안도현은 “주미경의 동시는 진술로 말을 건다. 아이들의 마음의 결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고, 동심 파고들기를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2010년 월간 ‘어린이와 문학’ 추천 제도에서 동시 4회 추천 조건을 충족하며 등단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행방불명 딜 찾아 떠난 정원요정과 친구들의 모험

    [이주일의 어린이 책] 행방불명 딜 찾아 떠난 정원요정과 친구들의 모험

    정원요정 히스와 시계탑 속의 딜/박은미 글·그림/소년한길/52쪽/1만 4000원 작은 키, 빼빼 마른 몸, 그리고 유난히 큰 귀를 가진 히스는 햇빛숲의 정원요정이다. 햇살이 따뜻한 어느 오후, 아기 고양이가 히스의 정원에 나타났다. “네 털에서는 딜의 잎사귀처럼 좋은 향기가 나는구나. 이제부터 널 ‘딜’이라고 부를게.” 이날부터 고양이 딜과 히스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그런데 폭풍우가 몰아친 다음날 아침 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히스는 엉망진창이 된 정원을 샅샅이 살폈지만 어디에서도 딜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간밤 정원 덩굴에서 단잠을 자던 딜은 거센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히스는 산토끼 우드, 여우 그라스, 들쥐 히솝 등 햇빛숲 친구들과 함께 딜을 찾아나섰다. 친구들은 히스에게 물었다. “네 큰 귀로 딜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실은 아까부터 딜의 울음소리랑 시계소리, 종소리가 들렸어.” 히스와 친구들은 딜이 지그재그강 건너 그림자산 너머 시계탑 마을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날카로운 강물이 종아리를 콕콕 찌르는 지그재그강을 건너 그림자산 아래에 도착했다. 무시무시한 그림자들이 이리저리 겹쳐진 채 잠에 빠져 있었다. 곳곳에 어젯밤 폭풍우에 날아온 동물들을 먹어 치운 흔적이 가득했다. 히스와 친구들은 두려움에 산에 오를 용기가 나지 않는데…. 이들은 무사히 산을 넘어 딜을 찾을 수 있을까. 히스와 친구들이 행방불명된 딜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된다.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도 되새겨 보게 된다. 작품 배경이 되는 햇빛숲, 그림자산, 시계탑 마을 등 가상의 공간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초등 저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이슬·땀방울·빗물·눈물… 진정한 물방울의 여왕은 누구

    [이주일의 어린이 책] 이슬·땀방울·빗물·눈물… 진정한 물방울의 여왕은 누구

    물방울 콘테스트/마일두 지음/김이주 그림/꿈터/40쪽/1만 1000원물의 나라는 세상 모든 물이 모이는 나라다. 일곱 색깔 무지개와 투명 물고기, 신비한 나무가 있는 요정들의 세상이다. 오늘은 물의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왕을 뽑는 날이다. 여왕이 되려면 예쁘기도 해야 하지만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물방울들은 여왕이 되고 싶어 모두 예쁘게 꾸미고 나왔다. 무지개 옷을 입은 물방울, 신비한 나무의 빛나는 잎을 달고 나온 물방울, 요정의 날개를 빌려서 달고 나온 물방울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 떨어졌고 4명만 최종 심사에 올랐다. 이슬방울, 땀방울, 빗방울, 눈물방울이다. 네 후보는 모두 예쁘고 세상에 이바지한 바도 크다. 심사위원 7명이 이들 중 한 명을 여왕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들이 가장 많이 뽑은 물방울이 여왕이 된다.심사위원들은 먼저 5대2로 이슬을 탈락시켰다. 아름답고 물기가 부족한 지역에 내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여왕이 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음으로 심사위원들은 4대3으로 땀방울을 탈락시켰다. 땀방울이 사람들을 노력하게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너무 지저분하고 1등만 할 것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결국 빗물과 눈물만 남았다. 심사위원들은 시작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3명은 빗물 편을, 다른 3명은 눈물 편을 들었다. 이렇게 되자 대회를 보러 왔던 물방울들은 최종 결정권을 지닌 심사위원장만 바라봤다.심사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빗물과 눈물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여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빗물과 눈물은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을 여왕으로 뽑아 줄 것을 호소했다. 과연 누가 물의 나라의 여왕이 될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살기 좋은 세상이란 어떤 세상인지를 생각해 보게끔 한다. 우리의 미래가 살맛 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소외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밝은 색채를 사용해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그린 그림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초등 저학년.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들, 외국에 사는 다른 엄마들은 어떨까. 우리나라만 이렇게 혼자 아기 키우기 힘든 환경인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엄마들만 유독 힘들어하는 것일까. 마침 사촌들이 해외에서 국제 결혼을 한 뒤 아이를 키우고 있다. 큰이모의 딸, 작은 아버지의 딸, 고모의 딸이 그렇다. 이런 조합을 찾는 것도 흔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모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뒤 해외로 떠났다. 미국과 일본, 호주. 살고 있는 나라도, 형부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이들의 경험과 사연을 통해 ‘독박육아일기 해외편’을 적어보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사촌언니 허지혜(34)는 지난해 7월 딸을 낳았다. 남편은 대만계 미국인이다. 고모의 딸인 홍서영(32)은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호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지난 3월 아들을 낳았다. 두 명 모두 아기를 낳은 뒤 우울감이 심해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기도 했다. 미국과 호주의 육아 경험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편의상 나라 이름으로 표시한다)     -그곳에선 아이 키우는 환경이 어떤지, 경험을 중심으로 알고 있는 보육정책에 대해 알려달라.  →호주: 나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출산휴가를 따로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쉬고 있다. 각 가정의 수입에 따라 정부 지원금(family benefit)이 나온다. 2주마다 300~400 달러를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출산비용과 예방접종 비용도 모두 정부에서 부담한다. 나는 출산하고 1인실에 입원했는데도 내 돈은 단돈 100원도 들지 않았다.  →미국: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은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나처럼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혜택이 적다. 지난해 아기를 낳고 세금에서 2500달러 정도를 줄여 받았지만, 내가 받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단기장애보험(Short-term Disability Insurance·SDI)이라고 하는 갑자기 건강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한 보험 프로그램이 있다. 매달 급여에서 1~2% 정도를 보험료로 냈다.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도 이 보험을 통해 처리했다. 이 보험을 통해 출산 전 4주 동안과 출산 후 6주 동안 월급의 55%를 받는다. 금액이 적다 보니 그냥 아기를 낳기 바로 직전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들은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해준다는데 여기는 아기들도 개인 보험을 들어야 한다. 가장 저렴한 것을 찾아서 매달 300달러의 보험료를 낸다.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정기 진료를 받을 때마다 또 20달러를 내야 한다. 약이나 영양제도 모두 따로 사서 먹여야 한다. 아기가 생후 4일 만에 황달로 병원에 하루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400달러나 나왔다. 아기가 돌이 지난 뒤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 보내는데 한 달에 1700달러를 낸다. 4일 이상 보낼 경우에는 2200달러였다.     -출산 이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엔 어땠나.→미국: 12주 동안 육아휴직을 하며 월급의 55%만 받아 빠듯했다. 이후 복직을 해야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던 아기가 젖병을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행히 재택근무를 허락한다는 직전 회사의 제안을 받았고, 현재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해서 두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기를 데리고 재택근무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시어머니가 평일에 와서 아기를 봐주셨지만,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것과 집안일까지 해야했다. 일할 틈이 없었다. 아기가 밤 10시쯤 잠들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밤중수유도 해야했고 거의 매일 밤을 꼴딱 새다시피 했다. 결국 아기가 11개월 됐을 때 한 회사의 일을 그만뒀다. 수입은 줄었지만 나부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임신부가 예정일까지 꽉 채워서 일을 했다거나 출산 직후 바로 복직을 했다는 얘기가 많고, 그렇게 하는 걸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호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니 회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고, 휴직 기간을 포함해 18주 동안 정부지원금을 2주마다 9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월급 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단 한화로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은 이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직장맘은 어린이집 비용도 절반 지원을 받는다. 다만 어린이집 비용 자체가 비싸다. 하루에 70~80달러, 어떤 곳은 100달러가 넘을 정도다.  특히 일하는 여성에게 좋다고 여긴 것이 유연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 4세와 1세의 두 자녀를 둔 친구는 주 1일 오전 9시~오후 2시 파트타임으로 회사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이 큰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 아이는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이 봐준다. 업무 분야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가능한 회사에는 직장맘을 배려해주는 편이다.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남편들을 위한 정책은 뭐가 있나.→호주: 남편이 아내 출산시 주어지는 2주의 출산휴가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급여도 모두 받았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미국: 단기보험(SDI) 프로그램에 따른 6주의 휴가와 이후 6주의 육아휴직을 엄마와 아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아무 때나 쓰면 된다. 남편은 출산 직후 3주 동안 집에서 나를 도왔다. 이후엔 7주 동안 일주일에 2~3일만 일을 하며 육아를 함께했다.    -외국인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생각과 실제 참여도는 어떤가.→호주: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집안일은 요리는 주로 내가 하고 남편은 빨래와 청소를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분담이 돼있다.→미국: 남편은 정신적으로는 70%, 실제로는 30% 정도 육아에 참여하는 듯 하다. 회사가 집에서 멀다 보니 처음에는 깨어있는 아기를 마주칠 시간조차 없었다. 서서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우리는 아기 이유식 재료 같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서로 의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크게 부딪힌 일도 있다. 미국에서는 영아 돌연사 때문에 부모와 아기가 함께 자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 친구들이 아기와 같이 자는 걸 봤기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자고 싶었다. 남편은 왜 아기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냐며 극구 반대했다. 결국 따로 재우는데, 아기는 혼자서 절대로 자려고 하지 않았고 내내 울어대기만 했다. 한 사흘 정도 남편이 잠든 사이 눈치를 봐가며 내 옆에서 데리고 잤더니 아침까지 푹 잘 잤다. 그런데 남편이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거듭 지적하더라. 간만에 나도 잠을 잘 수 있어서 힘이 났는데 그 말이 너무 서럽고 화가 났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건 뭔가.→호주: 산후조리 기간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가족이나 친정 엄마가 함께 있으면서 먹을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줬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육아에 대해 모르는 시기에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육아와 살림, 정서적인 보살핌까지 모두 충족할 수 없었다.→미국: 나는 돈이 제일 필요했다. 원래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서 전공과 직업도 모두 돈과는 거리가 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돈이 곧 아기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자 도와줄 사람이었다. 돈이 있어야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서 아기를 더 돌볼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쉬면서 여유도 갖고, 그러면 아기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일주일에 한 두번 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음식도 배달시켜 먹는다. 또 보모를 고용해 일주일 내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런 엄마들은 잠도 충분히 자고 아기들과 놀 시간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 아기들이 내 딸보다 더 건강해보이기까지 했다.    -육아에 대한 정보는 주로 어떻게 얻었나. 한국에서는 주로 산후조리원 동기모임을 하거나 동네에서 또래 아이 엄마들과 친해지며 육아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미국: 자연주의 출산을 해서 집에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았는데, 그 산파가 돌보는 가족들이 3주마다 모인다. 출산부터 육아 정보까지 두루 공유한다. 또 대학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엄마와 아기들이 모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기가 6주쯤 되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임을 찾아갔다. 또래 엄마들과 고충을 나누며 서로 위로가 되고 있다.→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출산 직후 ‘레드북’을 준다. 여기에는 출생 정보와 예방접종 스케줄 등 다양한 육아 정보들이 담겼다. 출산하면 병원에서도 많은 지역 정보를 제공해준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육아 프로그램에나 공원의 유모차 모임 등 엄마들과 함께 소통했을 때가 가장 도움이 된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감은 어떻게 해소했나.→미국: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대학병원 엄마·아기 모임에 참여하면 한주 동안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속마음도 알게 되고 현재의 고충과 아기들의 발달상황을 공유한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자기는 사흘씩 샤워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너무 피곤하고 바빠서 씻는 게 버겁다고. 모임이 있던 그날은 머리에 하도 기름이 져서 베이비파우더를 머리에 뿌리고 왔단다. 그 엄마가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얘졌다”고 웃으면서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도 모두 웃다가 울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요즘은 얼마나 깨끗하고 덜 피곤해졌는지 깨달으며 웃음이 난다.→호주: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의사들은 나의 힘들었던 점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주었다. 산후우울증이 엄마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한국 엄마들과 외국 엄마들의 임신, 출산, 육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공통: 외국에서는 산후조리의 개념이 거의 없다. 한국의 산후조리원 같은 시설은커녕 출산 직후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걸로 생각한다.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고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그대로 먹는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고 찬 음식도 바로 먹는다.→호주: 출산 후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몸이 회복되는 대로 움직이고 외출한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데리고 쇼핑몰에도 많이 나온다.→미국: 미국도 그렇다. 신생아들이 밖에서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카시트나 유모차를 큰 돈 들여서 좋은 것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엄마들은 수면교육을 많이 한다. 일찌감치 아기를 따로 재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미국 아기들도 거기에 잘 적응한다는 거다. 미국 아이들 대부분 독립심도 강하다고 느낀다. 육아 모임에 가면 우리 아이만 동양 아기인데 유독 혼자서만 나에게 매달려 울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아기 자체의 성향 때문인지 엄마의 특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미국 엄마들은 자신의 커리어나 행복 추구를 당연하게 여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모유를 짜서 버리는 일도 많이 봤다. 아기를 맡기고 엄마들끼리만 저녁에 모여 식사를 하거나 주말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나는 아직 그 정도로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나는 아기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고 아기 몸에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육아가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아기와 꼭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강하다.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미국: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든 다 같은 것 같다. 모임을 하다보면 동질감을 더 많이 느낀다.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는 것도 비슷하다. 스탠포드 대학 어린이병원에 육아 관련 강의가 많은데 그 중에 조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있다. 핵심은 “요즘은 당신들이 자식을 키울 때랑 많이 다르다. 그러니 결코 당신이 알고 있는 (육아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은 아기와 함께 붙어있어야 하니 아기를 안아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 강의가 있을 만큼 할머니와 초보 엄마의 갈등이 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호주: 고부갈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서도 시어머니가 육아에 간섭하며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똑같다. 대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아들을 은근히 선호하기도 한다. -아이와 엄마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선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최근 ‘노키즈존’을 내세우는 식당이나 카페도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호주: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모두 버스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리를 내주거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길을 비켜준다. 여성과 아이에 대한 배려심이 아주 높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공원을 지나다가 아기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는 것을 몇 번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모유수유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위기다.  한 지인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에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고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아이가 카시트에 잘 앉아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더나 카시트가 아이 몸에 잘 안 맞게 돼있다는 거였다. 안전벨트의 헐렁임 정도와 어깨선 높이 등을 재보고는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미국: 아기가 잘 울고 활동적이라 밖에 나가면 약간 피해를 끼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가 눈치를 주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울면 “도와줄 것은 없냐”, “얼마나 힘든지 안다”는 등의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준다. 그리고 전업주부나 전업남편들도 많아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차라리 회사에서 일하는 게 쉬는 것”이라는 농담도 많이 한다.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많은 이해가 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호주: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인데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고 산후우울증도 겪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빨리 치료를 해서 육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생겼다.→미국: 힘들었던 경험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항상 활짝 웃고 사람들을 잘 따르는 아기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육아하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친정이 세 시간 거리에 있고,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고 신랑도 자상하고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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