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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민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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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성실함이 나를 키웠죠”

    “한국인의 성실함, 정직함이 나를 두번씩이나 하와이 시장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것 같다.” 한인 2세 해리 김(69) 하와이 시장이 방한해 하와이 관광 홍보에 나섰다. 김 시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난한 한인 2세에서 하와이 시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소회를 밝히면서 제2의 고향인 하와이로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이주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000년 미국 전체를 통틀어 한국인 최초로 시장에 선출됐고,2005년에 재선됐다. 김 시장은 인사말 도중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한국에 와서 한국어로 말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한때나마 한국인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정말 죄송스럽다.”면서 “어렸을 때는 가난한 미국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한국에 긍지를 갖는 진짜 한국 사람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 하와이 주지사 도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전부터 그런 권유를 많이 받았다. 시장 임기가 끝나면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며 선거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모린 해리슨 등 엮음

    지난달 18일 오전 미국 필라델피아 내셔널 헌법센터.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성조기를 배경으로 전날 밤늦게까지 직접 작성한 원고를 들고 수백명의 지지자들 앞에 섰다. 그는 “라이트 목사의 정치적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의 설교를 들어왔다.”고 고백했다. 연설은 CNN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오바마의 용기 있는 이 연설은 2003년 4월 그의 ‘정신적 스승’인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가 행한 “정부가 우리에게 ‘갓 블레스 아메리카(미국에 축복을)’이라고 하지만, 아니다.‘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다.”라는 설교 장면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악화되던 여론을 일거에 잠재워 버렸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의 연설 모음집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모린 해리슨 등 엮음, 이나경 옮김, 홍익출판사 펴냄)가 나왔다.2002년 이라크전 반대 연설부터 지난 1월29일 힐러리 클린턴과의 후보 경선레이스 연설까지 21편의 연설문이 실린 이 책은 오바마의 정치철학과 세계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의 유려한 문장이 녹아든 영어 원문도 수록돼 있어 생동감 있는 영어의 맛도 음미할 수 있다. 이 책은 오바마가 왜 ‘대중연설의 연금술사’로 불리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오바마의 웅변능력도 능력이지만 그의 연설문은 흑인 혼혈 출신으로 미 사회의 마이너리티 그룹을 대변하면서도 실업·인종갈등 등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날카로운 상황인식과 대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1860년 2월 뉴욕 쿠퍼유니언 노예제 반대 연설이 링컨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오바마 또한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연설로 백악관으로 입성할 수 있을까. 오바마는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자유의 노래를 부르던 노예들의 희망, 머나먼 땅을 향해 출발하던 이주민들의 희망, 과감하게 가능성에 도전하는 노동자 아들의 희망 말입니다. 그것이 신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이며, 이 나라의 토대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보다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오바마의 정치철학과 지향점이 서늘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책이다.1만 5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7) 리콴유 싱가포르 前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7) 리콴유 싱가포르 前총리

    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를 아시아의 용으로 키운 이는 리콴유(李光耀·85) 전 총리다.1959년부터 1990년까지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그를 가리켜 “수에즈 운하 동쪽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고 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시대가 인물을 만드는지, 인물이 시대를 만드는지의 오랜 의문에 후자라는 해답을 준 이”라고 극찬했다. 광둥 하카(중국대륙을 떠나 다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주민)에서 ‘건국의 아버지’가 된 리 전 총리. 그는 지난해 8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래서 살아남는 데 필요하다면 무조건 오케이였다.” ‘리콴유 개혁’의 핵심은 다름 아닌 ‘국가 생존’이었던 것이다. ●국가생존 전략 ‘12345 비전´ 서른여섯에 그가 총리가 된 1959년, 싱가포르자치령의 1인당 국민소득은 400달러(40여만원)에 불과했다. 실업률은 13%를 넘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여러 인종이 뒤섞여 툭하면 폭동과 파업이었다. 그나마 자원이 있는 말레이시아에 기대 살아보려고 1963년 말레이시아연방에 가입했지만 이내 인종 갈등으로 쫓겨났다.‘원치 않는 독립’이었다. 1965년 싱가포르공화국을 세운 변호사 출신의 젊은 엘리트 총리는 ‘12345비전’을 내걸었다.1명의 부인,2명의 자녀,3개의 침실,4바퀴 달린 승용차,500달러 주당 소득이라는 야심찬 청사진이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아내를 네 명까지 둘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을 연상시킨다. 문제는 비전을 현실화시킬 수단이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돈도 자원도 없었다. 마실 물조차도 없어 말레이시아에서 사다 먹는 형편이었다. 리 총리는 ‘없으면 오게 하자.’고 생각했다. 돈, 물건, 사람을 끌어 모으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면 유인책이 필요했다. 규제부터 대폭 풀었다. 외국기업이라도 사업설명서를 제출한 뒤 승인만 받으면 국가에서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영어 공교육을 강화, 의사소통도 가능하게 했다.2차 오일쇼크의 와중에도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국제공항을 지었다.1981년 개항한 창이 국제공항이다. 정부 주도의 투자회사(GIC)와 국부펀드(테마섹홀딩스)도 만들었다.GIC는 훗날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KIC) 모델이 됐다. 의사소통(영어)이 되는 인력자원,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시장, 편리한 교통, 빗장 푼 규제 등은 싱가포르에 돈과 사람을 가져다 주었다. 그가 총리직에서 물러나던 1990년,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1만 2200달러)은 취임 당시보다 무려 30.5배나 불어났다.‘(말레이시아에서)버림받은 작은 섬’이 아시아의 금융·물류 허브로 변신한 것이다.2006년 싱가포르의 외국인 투자 유치액(242억달러)은 우리나라(112억달러)의 두 배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도 지난해 싱가포르(2위)는 우리나라(29위)보다 훨씬 앞섰다. ●강력한 리더십 근간은 실용·반부패 리 총리가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단행했던 것은 부패 척결이다.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신설,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최측근이자 절친한 친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20만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테체앙 당시 국가개발부 장관은 오랜 동지였던 리 총리의 단호한 태도 앞에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청렴만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리 총리는 공무원 월급을 파격적으로 올렸다. 지금도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132만달러·13억원)은 미국 대통령(약 44만달러)의 3배, 한국 대통령(2억 4000만원)의 5배가 넘는다. 대신,‘파인(벌금) 공화국’ ‘태형의 나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인구 450만명의 작은 도시국가가 거대 미국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공공기물을 파손한 미국인 청년(마이클 페이)에게 기어코 곤장 6대를 때린 일화는 유명하다. 리 총리는 포커게임으로 가산을 탕진한 아버지 때문에 도박을 지독히 혐오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2005년 싱가포르 정부의 카지노산업 허가를 지지했다. 이같은 실용주의와 원칙주의는 그가 퇴임한 후에도 강력한 ‘그림자 리더십’을 발휘하는 근간이 됐다. 물론 정치 인생을 둘러싸고는 논란이 따른다. 그는 부유한 중국계 집안에서 태어나 영국 유학(영국 케임브리지 법대)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이후 노동운동가로 변신, 좌파와 연대해 권력을 잡은 뒤 좌파를 몰아내고 화교자본을 끌어들여 정권을 지켰다. 그의 통치철학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섞여 있는 것은 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런 그도 벌써 여든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 나라의 위대한 거인’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90년대 DJ·리콴유 사상논쟁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990년대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벌인 사상논쟁이다. 리 전 총리는 서구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거부하고 자주적 정치체계를 만들려 애썼다.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 박정희 전 한국 대통령과 ‘닮은꼴 리더십’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 근간이 바로 유교적 철학에 바탕을 둔 ‘아시아적 가치’였다. DJ는 아시아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부작용의 폐해에 눈돌렸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지도자들간의 이례적 사상논쟁이었다. 당시에도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지만 지금도 종종 국제 심포지엄 화두로 오르내린다.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리 전 총리가 자유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몰랐다거나 평가절하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길고 고통스러우니 도달 속도를 단축하기 위해 아시아적 가치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리콴유 업적’ 빛과 그림자 정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익에 도움되면 누구와도 손잡는다는 실용주의 표방이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외국인 고문을 영입한 MB(이명박 대통령)정부는 리콴유 정부와 여러모로 닮았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그러나 “1950∼1960년대 일반 대중이 무지하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한 것이 리콴유 개혁이었다.”며 “지금은 사회수준이 높아지고 이해관계도 복잡해져 (우리나라에)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경계했다. 그는 “(리콴유의)강력한 리더십과 부패청산 의지 등은 MB정부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목이지만 지나친 엘리트주의, 국익 앞에 개인을 희생시킨 전제주의 등 부정적 유산도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소수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주는 엘리트주의는 가뜩이나 작은 도시국가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었다. 엘리트와 열패자 사이의 위화감이 심각하다. 국내 금융계조차 싱가포르투자청(GIC) 사람들의 엄청난 엘리트의식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나친 원칙주의는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을 억압하기도 했다. 청렴했다고는 하지만 독재자란 굴레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2001년 홍콩 중문대가 리콴유에게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주려 하자 학생들이 “독재자”라며 거세게 반대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권력 세습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싱가포르 현 총리(리셴룽)는 그의 장남이다.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테마섹의 최고경영자(호칭)는 그의 며느리다. 그 자신 지금도 싱가포르투자청(GI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의 싱가포르 열풍이 요즘보다 더 극심했던 적이 있다.YS(김영삼)정부 출범 초기 때다.‘리콴유-권력과 리더십’ 책을 쓴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싱가포르를 배운답시고 어찌나 많이 갔던지 싱가포르 정부가 대사관을 통해 ‘업무에 지장이 많으니 자중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였다.”고 비화를 소개했다. 양 교수는 “리콴유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에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가부장적 철권통치를 휘두른 사람”이라며 “작은 도시국가이기에 리콴유식 개혁이 가능했던 대목도 있고 우리나라와는 사회구조의 틀도 다른 만큼 옥석을 가려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지속 성장에 주목했다. 양 교수는 “서방의 많은 학자들이 싱가포르 경제가 1987년에 과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싱가포르는 견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MB정부가 배워야 할 대목은 바로 이 점”이라고 환기시켰다. 소유는 국가가 하고 경영은 민간에 맡기는 싱가포르식 공기업 민영화 모델도 ‘노사정위원회 위상 강화’라는 전제조건이 요구된다는 조언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GIC와 테마섹이 꼭 잘한다고는 볼 수 없는 만큼 (싱가포르식 모델 도입에)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EU “기후변화로 환경이민 속출”

    EU “기후변화로 환경이민 속출”

    기후변화가 세계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을 격화시키면서 EU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리란 경고가 제기됐다. 특히 기후변화를 피해 ‘환경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역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파이낸셜 타임스,BBC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 채택될 보고서 내용을 이같이 전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와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외교담당 집행위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전세계적인 이주민 양산이 정치적 갈등을 고조시키리란 전망이다. EU차원의 첫 보고서에 따르면 EU로 쏟아져 들어오는 환경이민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야기한 새로운 위협으로 지적됐다. 인접한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 빈곤과 질병, 환경파괴, 정치인종적 갈등을 피해 수십년내 수백만명의 이민자들이 밀려올 것이란 우려다. 이 여파로 역내 인종·정치적 그룹 간 충돌도 예상된다. 자원과 영토확보를 위한 외교전은 이미 가시화됐다.EU, 러시아는 북극빙하가 녹으며 모습을 드러낸 광물자원과 항로에 군침을 흘리며 각축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러시아 잠수함이 북극해 자원을 선점하려는 제스처로 북극해저에 러시아 국기를 꽂았던 사례는 상징적이다. 북극해 슈피츠베르겐 군도의 해상조업권을 둘러싼 러시아와 노르웨이의 갈등도 첨예하다. 보고서는 EU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지역도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강수량 감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경작지 축소, 수확량 감소의 악순환으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다르푸르 지역에서 식수를 둘러싼 긴장은 21세기 최대의 재앙을 낳았다. 중동지역에서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등 국경을 가로지르는 수원을 둘러싼 분쟁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약고나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은 금세기에 물공급의 60%가 줄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태평양국가들과 카리브해 연안국가에서 해안선 후퇴는 국가간 영토분쟁도 야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기후변화의 부작용으로 EU 등 지역 공동체 질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7개 EU 회원국들은 13일 이번 보고서 결과를 승인하고 늦어도 오는 12월까지 후속 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도시재생 업그레이드] (중) 주민·자치단체 윈윈 순환재개발

    [도시재생 업그레이드] (중) 주민·자치단체 윈윈 순환재개발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 도촌지구에서는 뜻있는 행사가 열렸다. 성남 구 시가지 단대·중3동 재개발지구 주민들이 임시 거처할 ‘순환이주용 주택’에 보금자리를 트느라 부산했다. 재개발 공사가 끝나면 그동안 정 붙이고 살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입주 행사는 축제 분위기였다. 성남시에서 추진되는 26곳 재개발 사업지구 주민들은 이들처럼 이주할 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2000년 성남시와 대한주택공사가 순환재개발 방식의 도시정비사업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순환재개발 방식은 사업지구 인근에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거나 기존 주택을 활용해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도시정비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되는 주민을 이주용 주택으로 이주시킨 뒤 개발이 완료되면 현지에 다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서울 신림동 재개발사업에서 시범 적용했다. 도시 전체를 순환재개발 방식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5일 성남시에 따르면 수정·중원구 일대 도시재정비 대상은 26개 지구 303.9㏊(92만평)에 이른다. 주거환경개선사업 6곳, 재개발사업 15곳, 재건축사업 3곳, 도시환경정비사업 2곳으로 구 도심 대부분이 정비 대상이다. 이곳에는 2020년까지 판교 신도시의 배에 이르는 6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다. 그런데 사업 방식이 일반 재정비사업과 다르다. 개별 지구마다 민간업체를 끌어들여 사업을 벌이지 않고 성남시와 주택공사가 공동 개발한다. 사업 속도도 주택시장·자금 동원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공사 착공에 앞서 가구주와 세입자가 임시 거처할 수 있는 이주 단지를 먼저 마련한 뒤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다른 지역과 다르다. 성남시가 순환재개발 방식을 선택한 것은 이유가 있다. 성남시는 1970년대 서울 청계천 철거민들이 이주 정착하면서 형성된 도시다. 많은 이주민들이 급하게 집을 짓다 보니 대지 지분이 60∼70㎡로 코딱지만하다. 산을 깎아 주택단지를 조성해 도로나 집터의 기울기가 심하고 교통·주차·공원과 같은 도시편익시설도 형편없을 정도로 부족하다. 재개발 대상 면적에 비해 조합원 수가 많아 사업 수익성도 떨어진다. 세입자 비율은 가옥주의 3배 가까이 된다. 이주 비용이 많이 들고 세입자용 임대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민간업체들이 사업 참여를 꺼릴 수밖에 없고 설령 뛰어들더라도 수익성 위주의 재개발사업 추진으로 주민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성남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0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마련하면서 순환재개발 방식을 추진할 수 있는 공공기관과 손을 잡았다. 이도현 성남시 도시개발과장은 “비리와 사업 지연 등을 막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손을 잡게 됐다.”면서 “순환재개발 방식을 추진하는 데 선결조건인 이주용 주택을 확보한 주공을 파트너로 골랐다.”고 말했다. 주공은 성남시 도시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이주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순환재개발 사업 1단계(단대·중동3구역) 이주대상 가옥주 및 세입자를 위해 성남 도촌지구에 순환이주용 주택 2225가구를 지었다. 이주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단대구역 550가구, 중동3구역 362가구 등 1082가구가 입주했다. 판교지구에도 1990가구를 추가로 짓고 있으며, 여수지구 등에도 추가 건설할 방침이다. 모두 9000여가구에 이르는 이주용 주택을 확보, 단계별로 추진되는 도시정비사업의 보상과 이주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성남 구 도심은 다시 살아난다. 남한산성 일대는 여가기능 활성화구역으로 지정돼 유원지를 중심으로 휴식공간이 조성된다.2·3산업단지 주변은 생산기능 활성화구역으로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기술집약형 벤처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단대오거리나 모란사거리는 교통 요충지의 장점을 살려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업무·상업지구로 변모한다. 정윤희 주택공사 도시재생사업처장은 “성남시 2∼3단계 재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순환이주용 주택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성남시와 협의해 위례(송파)신도시에도 이주용 주택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순환재개발 확대 어떻게 최근 서울 강북의 서대문구 일대는 전세난을 겪고 있다. 대규모 뉴타운사업이 추진되면서 이사를 가야 하는 주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주변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순환재개발 사업으로 추진하면 이런 부작용이 줄어든다. 순환재개발 방식의 이점은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세 수요 급증과 전셋값 폭등을 막을 수 있다. 순환이주용 주택의 임대료는 인근 전셋값의 60∼70% 수준이라서 부담도 적다. 세입자는 최장 30년까지 장기 거주도 가능하다. 흔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세입자 문제. 이주를 앞두고 집단 반발이나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 사업이 지연되기 일쑤다. 그러나 순환재개발 사업으로 추진하면 조합원이나 세입자들의 이주 가옥이 미리 준비됐기 때문에 이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자금과 전문 인력 투입으로 신속한 사업 추진도 가능해진다. 사업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주 아파트가 제공돼 이주비와 이주비 지급에 따른 이자를 줄일 수 있어 사업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사업성이 커져 원활한 도시정비사업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주거생활 안정도 기대된다. 이주용 주택이 들어선 곳이 먼저 살던 곳과 같은 생활권역이라서 통근·통학도 가능하다. 조합원들이 같은 곳으로 이사를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정들었던 생활공동체를 깨뜨리지 않아도 된다. 단대지구 변상환 위원장은 “다시 원 거주지로 돌아와 정착하는 비율이 높아져 재개발 사업이 투기 일색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효과도 기대된다.”며 반겼다. 큰 차원의 도시계획으로 접근하고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 추진이 쉽다고 작은 단위로 쪼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말고 재정비 지역을 넓게 포함시켜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수익성이 낮아 개발이 지연되고 저소득 주민의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순환이주용 주택을 상설 운영할 수 있도록 도심에 일정 분량의 주택을 확보해야 늘어나는 도시 재생사업 추진에 애를 먹지 않는다. 순환이주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빈 집이 발생하면 다른 공공사업에서 나오는 철거민 임시 이주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환이주 주택을 필요로 하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주거복지 차원에서 순환이주용 주택 건립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순환이주용 주택을 짓는 도시정비·택지개발·도시개발사업지구 등에는 용적률 완화,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 순환이주용 주택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사업지 인근의 국·공유지나 군부대 이전지 등을 우선 사용하거나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신림1지구 순환재개발 이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아래 신림2의1지구와 신림1지구 재개발사업은 대한주택공사(주공)가 순환재개발을 도입한 시범 지역이다. 주공은 1994년 신림2의1지구 사업 시행자로 지정된 이후 인근에 주민들이 사업기간 동안 거처할 이주단지 아파트 960가구를 먼저 지었다. 원주민 802가구는 먼 곳으로 이사하지 않고 인근 이주단지로 옮겨 미래의 보금자리가 지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기다렸다.2000년 8월 2의1지구 재개발 사업이 완료됨과 동시에 주민들은 이주단지에서 나와 새 아파트로 이사했다. 주공은 이미 확보한 이주단지를 활용키로 하고 2000년 6월 인근 신림1지구 사업시행자로 나섰다.2002년 신림1지구 원주민 886가구는 신림이주단지 및 신림2의1지구 임대아파트로 이주시켰다. 신림1지구 관악산 휴먼시아 아파트가 완공된 것은 2006년. 주민들은 이주단지에서 나와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신림1지구 원주민 1342가구 중 886가구(66%)가 신림이주단지 및 신림2의1지구에 다시 정착하는 효과를 보았다. 개발기간뿐만 아니라 개발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의 생활공동체가 유지되고 있다. 또 2개 지구 1688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됐지만 순차적 시행으로 대규모 이주에 따른 주변 전셋값 파동도 무사히 넘겼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취임] “서민·이주민 함께 사는 세상 됐으면…”

    [이명박대통령 취임] “서민·이주민 함께 사는 세상 됐으면…”

    “이국땅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남편과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이번 기회에 아내에게 좋은 구경을 시켜주려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서울까지 6시간이나 걸렸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여의도의 고층 빌딩과 장엄한 국회의사당의 모습에 아내는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22개월된 아들 상민이는 대통령 취임식 날인 줄 아는지 모르는지 북적이는 사람을 그저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전남 목포에 사는 박종명(47)씨 가족이 25일 오전 대통령 취임식장을 찾았다. 박씨 가족은 아내 부디항(32)이 베트남 출신인 ‘다문화 가족’이다. 목포의 한 정유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박씨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까지 찾아온 이유는 타국 땅에서 마음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서라고 했다. 고된 일 때문에 평소 가족과 나들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박씨는 아내에게 그저 ‘좋은 구경’을 시켜주고 싶어 취임식 참가 신청을 하게 됐다. “TV에서 연설만 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요. 아내에게도 한국은 제 2의 고향일 텐데 대통령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전날 밤 늦게 서울에 도착한 박씨 가족은 여의도 근처 모텔에 투숙하며 취임식이 열리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긴 시간 차를 몰았지만,“취임식을 볼 생각에 피로가 싹 가셨다.”고 박씨는 짐짓 너스레를 떨었다. 박씨는 2005년 베트남에서 온 부디항과 한국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고향이 그리울 법도 하지만 내색없이 열심히 내조하는 아내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힘든 거 있어요. 한쿡 날씨∼너무너무 추워요. 겨울 너무 추워요. 베트남 음식 그리워요.” 어설픈 한국말로 타지 생활의 어려움을 말하는 부디항을 박씨가 물끄러미 쳐다봤다. 사시사철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베트남에서 온 아내는 3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겨울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시어머니가 잘 해주셔서 힘들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넉넉히 벌어다주지 못해 아내가 고생이죠. 많이 미안합니다. 아이 키우려니 허리가 휘어지네요. 육아비용이 한 달에 100만원이 넘습니다.” 박씨는 요즘 육아 문제로 고민이 많다. 수만원을 호가하는 분유, 기저기 가격은 박씨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쪼들리게 한다.‘아이는 부모가 아니라 돈이 키운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남들 하는 만큼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 “서민들이 넉넉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믿고 뽑아줬으니 새 대통령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셔야죠.”새 대통령을 향한 박씨의 바람은 소박했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성남 구도심 재개발 본격화

    성남 구도심 재개발 본격화

    행정구역상 성남시 지역이지만 분당신도시에 비해 크게 낙후된 성남 구시가지가 전면 재개발된다. 시의 재개발 계획 수립 이후 7년여 만이다. 재개발 지역은 성남의 핵심 구시가지로, 성남시의 얼굴이 바뀔 정도로 사업규모가 크다.26개 구역별로 3단계에 걸쳐 재개발된다. 경기 성남시는 25일 구도심 재개발에 따른 주민의 임시 거처인 도촌동 택지개발지구의 임대아파트가 완공됨에 따라 26일∼4월25일 한 달여간 주민 입주를 마치고 재개발 1단계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주민촌에서 새 시가지로 변신 성남 구시가지는 1970년대 초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판자촌 시민들이 이주해 둥지를 튼 뒤 수십년이 지나도록 ‘못사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대표적 도심지다. 그동안 시 명칭이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며 명칭 변경작업도 수차례 시도됐다. 남서울시와 분당시 등 제안이 끊이지 않았다. 분당신도시 주민의 ‘독립시 추진’도 구시가지 주민의 마음을 멍들게 했다. 한 행정구역에 사실상 2개 시가 따로 노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시 행정 수행도 쉽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구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주민화합이라는 의미도 크다. 개발 사업은 한 지역의 주민을 일시에 이주시킨 뒤 도로와 주택지를 모두 새로 건설한다. 주민들은 한시적으로 거주한 뒤 사업이 끝나면 입주한다. ●3단계 나눠 재개발… 2012년 마무리 구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지는 시 전체 인구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수정·중원구 지역이다. 도시기본계획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민과의 마찰 등으로 2012년쯤 골격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사업은 중동3구역과 은행2구역, 단대구역 등이다.1차 이주 대상은 912가구로 임대계약을 마친 주민들이다. 전용 면적이 36∼59㎡ 규모이며, 소규모 단지다. 2단계 사업은 2010년 시작된다. 태평 2·4구역과 신흥2·수진2구역, 중1·금광1구역, 상대원3구역, 도환중1구역 등이 대상이다. 3단계는 태평1구역을 포함해 신흥1·수진1구역, 신흥3·태평3구역, 중2구역, 은행1구역, 중4구역, 금광2·상대원2구역, 도환중2구역이다.2011년 착공해 2012년 말에 마무리 될 전망이다. 면적만도 303만 9000㎡에 이른다. ●도촌동 이주단지 총 2759가구 규모 도촌동 순환 이주단지는 2759가구가 입주할 수 있다. 이 중 1082가구는 1단계 주택재개발사업 철거민에게 공급되고 잔여 1677가구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주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자 및 일반인에게 공급된다. 이주자는 주택공사에서 정한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납부하고 거주하며, 사업 완료 후 새로 건설한 아파트로 이주하고 본인이 희망할 경우 무주택 자격이 인정되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분당에 인접해 투자가지가 높다. 계속 거주를 원하는 주민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투기 바람 다시 고개 구시가지 재개발은 투기 바람도 몰고왔다.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투기 열풍에 재개발이 시작하기도 전에 구시가지 전역이 투기로 들끓었다. 시는 근거 없는 개발 계획을 유포하거나 확정되지 않은 도면을 제시하는 투기 조장행위 등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외지인이 주범이던 투기 열풍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시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개발 계획에서 누락된 지역도 호가가 치솟아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개발방식 놓고 마찰 시가 주축이 돼 시작된 순환 재개발 방식은 주민이 직접 개발하는 자체 철거 재개발 방식과 수시로 부딪치고 있다. 시가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7년여가 지나도록 늑장을 부린 것도 이 때문이다. 시는 구시가지의 경우 도로와 전기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순환 재개발 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집 평수를 넓히기를 바라는 주민들은 시의 정책에 수시로 반기를 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시가지의 노후 아파트의 경우 주민 이견으로 재건축을 위해 10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며 “첫 주민 이주로 시의 재개발 사업이 활로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여수 출입국관리소 화재 참사 1주년… 부상자들 현주소

    지난해 10명의 외국인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가 11일로 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부상자들은 잠을 못 자거나 사람 만나기를 꺼리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7명 중 14명 재입국… 모두 장애성 스트레스에 시달려 11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부상자들에 따르면 당시 부상자 17명 가운데 14명은 법무부와의 양해각서에 따라 출국 후 지난해 5월 다시 들어왔으나 모두가 외상후 장애성 스트레스라는 진단을 받았다.3명은 출국 후 개인 사정으로 재입국하지 않았다. 부상자들은 화재 당시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질환과 함께 불면증에 고통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10명은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 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나머지 4명은 마산 파티마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약 살 돈조차 없어 치료비 지원키로 이들을 돌보고 있는 안현숙 이주민여성상담소장은 “당시 부상자들이 화상 등 외상 치료보다는 정신과 치료를 주로 받아야 할 상태”라며 “환자들이 대부분 폐에 들어간 유독가스로 호흡기 질환을 심하게 앓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상자들은 그동안 돈이 없어 치료는커녕 약 사먹을 돈도 없어 약국에서 후불제로 간신히 약을 가져다 먹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법무부는 부상자들의 치료비를 해당 병원에서 청구하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상자들은 12일부터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됐다. 화재 참사 후 사망자들은 1인당 1억원에서 1억 2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부상자들은 화재 직후 치료비로 1000만원을 받고 재입국 때 보호자 1명을 동반할 수 있도록 허가됐다. 보호자의 간병비와 체류비용 등은 일절 지원을 못 받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환자 보호자들이 입국해서 병원에서 간병보다는 밖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은 희생자 합동 위령제를 열고 희생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쾌유를 빌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등 여수 진보연대도 이날 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위령제를 지낸 뒤 인권을 유린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 격리수용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용 시설 정비… 새달부터 다시 운영 한편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화재 이후 수용시설에 스프링클러와 환기장치를 설치하고 불에 안 타는 내화재로 장판을 교체한 뒤 다음달 수용시설을 다시 운영한다. 지난해 2월11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보호실에 수용된 조선족 김모씨가 방화, 김씨 등 근로자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스피닝 글러브-우주탐험(존 커크우드 글, 이주혜 옮김, 대교베텔스만 펴냄) 조립식 미니 천구를 통해 우주를 볼 수 있는 3D 별자리 가이드북. 행성, 은하, 별자리 등 우주에 관한 정보들이 총망라됐다. 초등 고학년 이상.2만 4000원.●도착(숀 탠 그림, 사계절 펴냄) 고국을 떠나 낯선 나라에 정착해야 하는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글 없는 그림책. 모두 841장의 무채색 사진들이 이주민 가족의 슬픔과 희망을 감동적으로 전해 준다. 초등생.1만 9600원.●아기 아기 우리 아기(토박이 기획, 정지윤 등 그림, 보리 펴냄) 유아들을 일과 놀이, 살림과 자연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 곤충, 농기구 등 우리 자연과 풍속을 소재로 다뤘다.4세까지. 각권 5500원.●보리가 싹트기 위해서는 씨앗이 죽지 않으면 안된다(뮈리엘 맹고 지음, 카르멘 세고비아 그림, 베틀북 펴냄) 죽음의 의미를 일깨우는 철학동화. 죽음이 사라진 세상을 보여 줌으로써 죽음의 참가치를 느끼게 한다. 초등 중학년.7000원.●잭의 미스터리 파일-사라진 내 모습을 찾아라(댄 그린버그 글, 잭 데이비스 그림, 박수현 옮김) 주인공 잭은 복제인간 등 상상 속의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길 바라는 열살배기 평범한 남자 아이. 열린 사고 덕분에 특별해지는 아이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동화. 초등생.8000원.●너는 나의 달콤한 ㅁㅁ(이민혜 글, 오정택 그림, 문학동네 펴냄) 13세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연애담, 가정사, 학교생활 등을 각자의 시선에 따라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유머 있게 풀었다.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사건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넓은 관점을 갖게 만드는 성장동화. 초등 고학년 이상.9800원.●글자 줍는 개미(마테오 테르자기 글, 마르코 쥐르혀 그림, 미래아이 펴냄) 세상에 필요한 것은 무력이 아니라 ‘생각의 힘’이라고 귀띔하는 그림책. 초등 저학년까지.8500원.
  • 세계경제포럼-세계사회포럼 또 의제 맞불

    다시 의제대결이 시작됐다. 매년 1월말이면 세계화 담론과 반세계화 담론이 ‘지구적 대결장’에서 맞부딪친다. 세계화 진영은 스위스 다보스에 37년째 붙박이 전진기지를 세워 왔고, 반세계화 진영은 전 세계(2005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2006 베네수엘라 카라카스·파키스탄 카라치·말리 바마코,2007 케냐 나이로비)를 돌며 다보스와 대결하는 대항캠프를 7년간 꾸려 왔다. 전자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며 세계 각국 정상과 장관, 국제기구 수장, 재계 및 금융계 최고 경영자들을 불러 모아 세계경제 발전방안을 논하고, 후자는 이름 없는 생활인들이 ‘세계사회포럼’이란 이름으로 다보스가 상징하는 세계화엔진에 맞불을 놓는다. ●각자 의제 놓고 마주선 두 포럼 올해도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두 포럼이 각자의 의제를 놓고 마주섰다. 세계경제포럼은 23일부터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을 의제로 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세계사회포럼도 하루 앞선 22일부터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슬로건 하에 전 세계 72여개 국가에서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두 포럼은 참석자 면면에서 양극단이라 할 만하다.‘2008 세계경제포럼’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등 27개국 정상과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및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사공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이 다보스를 찾아 신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반면 세계사회포럼에 유명인사는 거의 없다. 각 나라에서 살아 가는 평범한 생활인들이 참여자 대부분을 구성한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개개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항 공간’으로 세계사회포럼을 활용하는 측면이 크다.72여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된다는 점에서 규모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2008년 1월 양 포럼은 ‘불투명한 세계경제’란 공통 변수를 만났다. 변수는 동일하되, 변수를 해석하는 관점은 상이하다. 두 포럼의 대결 각이 명확해지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이란 세계경제포럼의 올해 의제는 세계가 당면한 ‘공동의 위기’를 전제로 깔고 있다.▲전 지구를 심한 독감에 걸리게 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점점 커지는 식량안보 위협 ▲천정부지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 등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2008’ 보고서 골자는 세계화란 양지에 깃든 불길한 그림자를 드러낸다.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중될 거란 절박함을 포럼 의제는 함축하고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한가 세계사회포럼의 시각은 정반대다. 세계화의 균열은 ‘협력’이란 ‘포장된 언어’ 이면에서부터 파생된다고 본다. 현실 속 세계화는 국가간 ‘협력’보다 자본·군사 강국의 ‘독주’에 기반한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의 교토의정서 비준거부와 대 테러 전쟁 확대는 ‘협력적 세계화’의 감춰진 진실이다. 세계사회포럼은 현재의 위기 극복은 세계화 담론이 지배하는 ‘기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008 세계사회포럼’은 예년과 달리 특정 국가에 모여 진행하는 행사 대신 나라별 자체 기획에 따라 치러진다.‘세계사회포럼-1·26 세계행동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류미경 조직기획팀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해당 국가의 요구와 문제의식을 반영한 일상화된 포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 대회에서 제안돼 합의됐다.”고 설명했다.22일 정오 전 세계 동시다발적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발을 뗀 ‘2008 세계사회포럼’은 26일 ‘전쟁과 신자유주의, 인종주의와 가부장제에 맞선 세계 공동행동’으로 절정을 이룬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빈민을 위한 원탁회의가 개최되고, 볼리비아에서는 차별반대 전국 캠페인이 발족되며, 프랑스에서는 이주민 및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대규모 집회가, 독일에선 공공재 사유화를 반대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국내에선 비정규직 차별과 이주노동자 문제, 빈곤의 여성화와 기후온난화, 장애인 차별 등 14개 의제를 놓고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토론할 예정이다.33개 단체,1000여명이 참여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재해위험지 특별분양 공무원에 특혜 논란

    정부가 재해위험지구 이주민들을 위한 민간주택 특별분양 대상에 공무원을 슬그머니 끼워넣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해위험 개선사업 및 이주대책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통과시켰다. 이 시행령안은 해마다 재해위험이 되풀이되거나 상습침수지역의 개선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민간 사업자가 재해위험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아파트 등 민간주택을 특별분양할 때, 이주 대상자는 물론 사업지구 소재 공공기관 종사자에게까지 특혜를 주기로 한 것. 시행령안 제29조는 재해위험 개선사업지구 안의 이주 대상자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의 교원 또는 종사자,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 종사자에게 민영주택을 특별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재해위험지구에 주택을 소유하면서 거주하는 일반 이주 대상자와는 달리, 공공기관 종사자는 이미 다른 지역에 주택을 소유 또는 임대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 주민에게 개발혜택이 돌아가게 하려는 특별분양 취지에서 벗어난다. 또 같은 지역 민간 사업체 종사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주무기관인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거주여부와 관계없이 재해위험지구 안에 소재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고, 기관 유치 차원에서 특별분양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라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거나, 지정되지 않았지만 상습침수 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전국적으로 1300여곳에 달한다. 서울은 대상지역이 별로 없으나 경기도의 경우 광주시 실촌읍 삼리지구, 이천시 설성면 장릉지구 등 47곳이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다. 이번 특별법 시행령이 공포되면 민간사업자는 이 재해위험지구나 상습침수지역을 개선사업지구로 지정받아 침수 예방 및 방지 사업과 함께 부지분양, 주택분양 사업을 할 수 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단독] 이주노동자 의료死角 늪으로

    [단독] 이주노동자 의료死角 늪으로

    필리핀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조안(57·여)은 지난해 9월 가정부로 일하던 서울 성북동의 한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분당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병원은 하루만에 퇴원시켰다. 정밀진단을 받아야 했지만 돈이 없었다. 몸은 점점 초췌해졌다.12월 초 피를 토하며 다시 쓰러졌다. 철결핍성 빈혈에다 대장암 3기였다. 항암치료에만 1000만원 정도 든다. 지난해 9월 정밀진단을 받았으면 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베트남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반큼(28)은 대뇌동경맥기형 발작장애를 앓고 있지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거부당했다. 수술비가 없을 것 같고 보증인도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무료진료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립의료원을 찾았지만 방사선 치료시설이 없다고 했다. 발작이 심하면 바로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천주교 의정부이주노동자상담소측이 치료비 3000만원을 가까스로 빌려온 뒤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 사회의 극빈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의료복지 사각지대의 끝으로 더 내몰릴 전망이다. 이주노동자의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무료진료사업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조만간 이주노동자의 본인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지침이 개정될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스리랑카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 카밀(55)은 지난해 12월 초 가슴을 콱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병원에 갔더니 급성 심근경색이라고 했다. 심장조형술을 받으려면 500만원이 든다고 했다. 입국한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아 돈이 없었다. 무료진료사업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조만간 본인부담이 대폭 증가하게 돼 있어 신청은 꿈도 꾸지 못한다. 언제 발작을 일으킬지 모를 폭탄을 심장에 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부터 로또 복권기금을 활용해 이주노동자의 응급입원진료와 당일 외래수술 등에 대해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무료진료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복권기금 지원이 끊기며 석달 동안 사업이 중단됐다. 다행히 올초 자체예산 48억원을 투입해 재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지정의료원이 60여곳밖에 되지 않아 응급환자들이 지정병원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데다 지정의료원이 치료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조만간 이주노동자 본인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지침이 바뀔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공공의료팀 관계자는 “47억여원으로 운영했던 지난해 9월 말 기금이 고갈되면서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에 올 연말에도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고, 대상자가 아니면서 지원금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 환자 본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지침을 개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무료진료사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이애란 의료팀장은 “건강보험에 가입된 이주노동자들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처럼 위장해 악용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보험공단 조회로 간단히 막을 수 있어 시스템으로 보완이 가능한데 전체를 대상으로 본인 부담을 늘리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외국인노동자 위한 인터넷 방송국 개국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언어로 스스로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의 소식을 전해온 인터넷방송사 ‘이주노동자방송국(www.migrantsinkorea.net)’이 지난 7일부터 다국어 방송 전파를 내보냈다. 네팔어, 태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중국어, 영어가 기존 한국어에 더해졌다. 2005년 8월 한국어 방송으로 개국한 이주노동자방송국은 오픈 2년7개월 만에 7개 국어 방송 체제를 갖췄다. 방송국은 개국 당시부터 다국어방송을 지향했다. 다국어방송은 단순히 ‘이주민이 직접 이주민의 언어로 뉴스를 만든다.’는 제작방식상의 특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박경주 이주노동자방송국 대표는 “다국어방송은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의 정보 소외를 막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생산된 풍부한 콘텐츠가 한국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엔 한국 언론들이 생산한 이주민 뉴스에 적지 않은 편견이 깔려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올 한 해 한국 언론의 이주민 기사 유형을 분석한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위원은 개국 당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념심포지엄(‘이주민과 미디어’)에서 ‘주류 언론의 이주민 기사에 이주민의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사건사고 기사가 가장 많았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주민에 대한 한국 언론의 편견 어린 시선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이상으로,‘사건 사고 속 이주민’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으로서 이주민’ 이야기를 그들 스스로 생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국은 공동편집국 형태를 지향한다. 언어별 편집장이 해당 언어 뉴스면을 기획·운영하고 다시 중앙편집국 회의를 거쳐 조율한다. 나라마다 자국 내 상황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뉴스 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최대한 존중한 방식이다.20여명의 자원봉사자로 운영되는 방송국은 장기적으로 언어별 전담 취재기자를 두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회 곳곳 그늘 찾아 연합봉사”

    오는 10일 오전 11시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는 3000여명의 목회자가 참여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기독교계가 교파를 초월한 대사회 목회자 봉사단체인 한국교회희망연대(한희연)를 발족해 이날 출범식을 갖는 것이다.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목회자들이 성도와 함께 봉사에 뛰어들기 위해 조직”한 단체. 교회와 목회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반기독적 정서를 인식, 사회참여 측면에서의 책임의식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벼른다.●10개 교단 120개 교회 목회자 참여 참여하는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합동정통, 고신, 감리, 성결, 한국기독교장로회, 침례, 합신, 하나님의성회 등 10개 교단. 영락교회를 비롯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제자교회, 종교교회, 은평성결교회 등 개신교계의 중대형 교회들이 대부분 들어 있다. 각 교단에서 12개씩 총 120개 교회의 목회자가 함께 하며 이들 말고도 대학생선교회를 비롯한 기관 사역단체와 초교파 교회, 해외교회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희연’은 10일 출범식을 가진 뒤 세계선교·국제봉사·사회봉사·긴급재난·인재양성·외국이주민·국제조직위원회 등 7개의 위원회 체제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 최홍준(부산호산나교회), 박은조(분당샘물교회), 이윤재(분당한신교회), 피영민(강남중앙교회), 옥성석(일산충정교회), 박성민(한국대학생선교회), 권태진(군포제일교회).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가 위원회를 이끄는 책임자들이다.●오는 성탄절을 연합활동 첫 계기로 교회 대표들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19일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에서 발기인 준비대회를 열어 이철신(영락교회) 목사를 상임대표로, 정삼지(제자교회)·최이우(종교교회)·양병희(영안교회)·한태수(은평교회)·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공동대표로 뽑아놓았다. ‘한희연’의 약칭은 구약성서 속 희년(禧年·50년마다 노예를 해방하거나 빼앗은 땅을 되돌려주던 유대 풍습)의 정신을 되살린다는 뜻에서 딴 것. 약칭과 관련, 참여 목회자들은 “우리 기독교계의 대사회 봉사가 대부분 개별 교회 차원에서 이뤄져 사회 전체를 아우르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한희연은 그동안의 활동과는 달리 ‘연합’과 ‘봉사’를 핵심주제로 택해 사회 곳곳의 그늘진 현장을 직접 찾아가 활동한다.”고 밝혔다.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머리가 아닌 허리” 역할을 강조하며 수평적인 사역 중심의 모임에 전격 뜻을 모은 ‘한희연’은 오는 성탄절을 연합활동의 첫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욘사마 덕분에 日 ‘고려신사’ 참배 증가

    욘사마 덕분에 日 ‘고려신사’ 참배 증가

    ‘욘사마’ 배용준이 주연하는 ‘태왕사신기’의 인기에 힘입어 고구려 왕족과 후손을 기리는 일본의 한 신사에 관광객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도쿄신문은 29일 “욘사마가 태왕사신기에서 고구려의 왕을 연기하면서 고구려 연고의 고려신사가 그에 버금가는 유명세를 타고있다.”고 보도했다. 고려신사는 고구려 보장왕의 막내아들 약광(若光)을 모신 신사. 고구려 멸망 후 사이타마(埼玉)현 히다카(日高)시에 이주한 고구려 왕족과 승려 등 약 800명이 고려군(郡)을 설치하면서 생긴 곳으로 그 지역을 통치한 후손들이 현재 신사의 대표로 봉직하고 있다. 신문은 “욘사마의 팬들이 잇달아 방문해 신사측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고려신사가 주목받게 된 것은 태왕사신기 때문”이라며 “특히 다음달 3일에 첫 방영되는 태왕사신기의 예고편이 반복적으로 나가면서 부터 유명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신사에는 욘사마 관련 상품을 들고 온 여성들이 많다.”며 “이달부터 고려신사의 유래 등에 대해 물어오는 여성 참배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신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일 우호에 힘써왔지만 욘사마 덕분에 양국의 거리가 더 줄어들어 기쁘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고구려 이주민과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편 29일 방영된 태왕사신기 23회는 33.0%의 시청률(TNS미디어)을 기록, 종전기록을 갈아치우며 다음주 대단원의 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도쿄신문 인터넷판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기고] 한국농업의 세계화·해외진출 서두르자/임수진 한국농촌공사 사장

    “생각이 에너지다.”라고 외치는 광고카피가 있다. 아무리 땅을 파도 기름이 안 나왔지만 지구 반대편을 파니 우리도 산유국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비유를 우리 농업에도 적용해 보고 싶다. 최근 먹는 것으로만 인식되던 식량 작물이 석유를 대체할 바이오에너지로 각광받으며 국제곡물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최고 70%나 치솟았다. 식량 안보와 미래에 다가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유휴경작지를 활용하여 자급률이 낮은 밀, 콩, 감자, 옥수수 등을 재배해 생산량을 늘리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우리 밀의 품질 우수성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군부대 급식제공 등 국내 소비 촉진운동을 전개하고 생산 확대방안을 적극 모색하여야 한다. 생산확대를 위한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해외농업 진출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에 쌀을 수출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상상력을 초월하여, 일말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농업 분야에서도 자본과 기술, 식품을 비롯한 농산물이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이동되고, 자본과 기술이 투자되는 대가로 국내에서 부족한 원자재를 공급받는 등 국가간 전략적 제휴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얼마 전 러시아 연해주와 앙골라 등 아프리카 지역의 현장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농업의 해외진출이 얼마나 필요하고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시야를 넓히고 저변을 확대한다면 한국농업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지역은 토지자원에 비해 인구나 자본 혹은 농업기술이 부족하여 농업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는 곳이다. 특히 한인 이주민의 역사가 깃든 연해주의 우수리스크 지역은 ㏊당 농지 임차료가 1∼5달러에 불과하고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까워 자본과 기술을 갖춘 우리 농업의 해외진출 적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우리농업의 해외진출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요한 반면 수익은 장기간에 걸쳐 회수될 수밖에 없고, 국가간의 신뢰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호장치 등이 필요하다. 또한 전략적 해외농업에 대한 우리 농업인들의 인식전환과 합의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그동안 민간부문에서 추진하여 왔던 해외농업투자는 성공사례가 드물다. 해외농업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했지만 대내외적 관심부족으로 지속적 투자재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미래 전략기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적절한 투자와 지원을 하고 우리 농업인들의 전향적 사고전환이 뒤따라 준다면 그만큼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일제치하 농업이민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조국을 잃고 만주지역을 떠돌며 지주의 핍박 속에 농토를 개간하던 것이 불과 100여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가난의 질곡을 벗어나고자 만주나 연해주로 떠났던 것이 과거의 역사라면 이제는 우리 농업인이 당당한 투자자가 되어 농업 미개척지로 진출할 때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농업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이 에너지이듯 생각을 바꾸면 우리가 농업수출국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농업의 해외진출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임수진 한국농촌공사 사장
  • [Metro] 고양에 국제이민정책硏 유치

    세계 이민정책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국제이주기구(IOM) 산하 국제 이민정책연구원이 2009년 3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문을 연다. 경기도는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정성진 법무부장관, 브런스 매킨리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이민정책연구원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제이주기구 산하 연구기관으로 설립될 국제 이민정책연구원은 경기도 사상 처음으로 유치하는 국제기구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이민정책연구원은 국제이주기구에서 선임한 10여명 내외의 이사회가 조직 및 운영관리를 담당하며 행정지원부, 지역개발부, 정책개발부, 대학교수부 등 4부와 이민자료센터, 다문화진흥센터 등 4부2센터 체체로 구성될 예정이다. 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이주민 정책에 대한 각종 정책 수립에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Local] 보령댐 수몰민 애향의 집 준공

    충남 보령시는 15일 미산면 용수리에 보령댐 수몰민의 향수를 달래줄 ‘보령댐 애향의 집’을 건립, 준공식을 가졌다. 보령댐이 담수를 시작한 지 11년째를 맞아 768㎡의 부지에 사업비 35억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댐 건설 전 9개 마을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영상이 연출되며 벽면에는 실향민들의 가족사진을 내걸었다. 또 선사시대 고인돌과 지역 문화재들을 전시했고, 이주민의 영상을 이용해 드라마 형식으로 연출한 ‘매직비전’을 볼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과 양서류··파충류·어류·조류·저서동물 등 6종을 사진 패널로 관람할 수 있고 다양한 식물 사진 36종도 전시됐다.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신안 “섬으로 이사 오세요”

    신안 “섬으로 이사 오세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를 불리기 위해 초·중학생 붙잡기에 안간힘이다. 수천만원대 주택·생활 자금과 대학 4년 동안 장학금까지 내걸었다. 전남 신안군은 1일 “관내 섬인 당사도로 이사오기로 한 김모(45)씨 등 4가구에 국민주택자금과 생계소득진흥자금 등 7000만원을 저리 융자하고 1000만원을 보조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은 또 이들에게 군유지와 유휴지 등 농지 6만여㎡를 공짜로 빌려주고 낙지잡이와 민박집 운영 등 다양한 생계대책을 마련해 주기로 했다. 신안군은 암태도 당사도분교에 학생이 1명만 남아 폐교 위기에 몰리자 올해 전학 올 초등학생을 모집했다. 군이 이주민에게 이처럼 파격적인 생활조건을 제시하면서 인구도 늘고 있다. 올해 6학년 1명이던 당사도분교는 초등학생 5명이 새로 전학오게 돼 내년에도 정상수업을 하게 됐다. 신안군으로 이사를 확정한 가구는 경기도 화성, 울산, 전남 영암 등에서 모두 4가족이다.2가족은 집터를 샀고 나머지는 군에서 제공한 집터를 고르는 중이다. 신안군은 유인도 72개 등 1004개 섬이 있고 지난달 기준으로 인구는 4만 6585명이나 해마다 200명 안팎이 줄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주 지원대책을 다른 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목포시는 관내 중학교 3학년 가운데 졸업성적이 전체 10등안에 든 학생이 시내 고교로 진학하면 고교 3년 동안 학자금과 대학 진학시 4년 동안 장학금을 내년부터 지급한다. 또 목포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중학생도 전체 성적이 10%안에 들고 목포시내 고교로 입학하면 목포시내 중학교 졸업생과 같은 혜택에 생활비로 월 20만원을 더 주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혜택은 현재 중학교 3년생부터 적용된다. 지난달까지 목포시 인구는 24만 3879명이다. 시 관계자는 “해마다 목포시내 중학교 졸업생 가운데 20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라며 “다양한 지원책으로 우수 학생을 유치하면 명문고 육성과 인구 늘리기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종교플러스] 마하보디사 파주서 카티나행사

    조계사 부설 이주민쉼터 마하보디사는 10·11일 파주 보광사 설법전에서 ‘카티나’행사를 연다. 남방불교의 전통인 ‘카티나’는 음력 6월보름∼9월보름의 여름철 우기(雨期) 안거가 끝난 뒤 대중들이 스님들에게 가사를 공양하며 함께 독경을 하는 법회. 이번 행사에는 스리랑카, 미얀마, 캄보디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남방불교권 스님과 이주노동자들이 참여한다.(031)825-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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