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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완저우 호화판 연금 생활에 비판 고조

    멍완저우 호화판 연금 생활에 비판 고조

    화웨이그룹 상속자인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호화판’ 가택연금 혜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부터 캐나다 법원에서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 인도 여부에 대한 심리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멍 부회장이 ‘호화판’ 가택연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과 중국에 수감중인 캐나다 인들에 대조적인 차별 대우에 대한 밴쿠버 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멍완저우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전자발찌를 차고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시내를 돌아다니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밴쿠버에 있는 1600만 캐나다달러(약135억달러)짜리와 600만 캐나다달러짜리 집에 머물면서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멍완저우는 밤 11시까지 외출이 가능하며, 밴쿠버 외곽에 있는 리치먼드 시에 가서 외식과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또 딤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화려한 쇼핑몰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에 억류돼있는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 등은 비밀 구치소에 수감돼 변호사와 가족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대비된다. 이런 대조적인 대우 속에서 멍완저우의 ‘행각’에 대한 밴쿠버 주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중국 신화통신은 4일 익명의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코브릭이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중국 국가기밀과 정보를 훔치려 해 중국 법을 어겼다”고 잔했다. 코브릭의 스파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중형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중국 법원은 마약밀매 혐의의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밴쿠버 소재 사이먼 프레이저대학 앤디 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멍완저우의 밴쿠버 가택연금 생활이 보여준 엄청난 불평등이 분노를 촉발시켰다”면서 “외국인들이 밴쿠버에서 돈으로 자유를 사고, (부동산 투자로) 돈을 묶어두는 곳으로 만들어버린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멍완저우는 저택에서 가택연금 생활을 하고 있는데 코브릭 등 캐나다인들은 중국 감옥에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속상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얀 교수에 따르면 멍완저우의 저택이 밴쿠버시 서쪽의 던바 지역에 있다는 사실도 시민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요인이 됐다. 출세지향적인 중산층, 즉 여피 족의 거주지로 유명한 이곳에 외국 자본이 몰려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현지 중국계 주민들 사이에서는 멍완저우 사태를 계기로 캐나다 정부의 과거 차별정책을 떠올리고 있다는 상반된 지적도 나왔다. 캐나다는 1885~1923년 중국 이주민을 막기 위해 ‘인두세’를 징수한 적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화웨이는 중국 기술의 ‘자부심’이며 멍완저우는 ‘타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공주’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4일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화웨이는 힘내라’라는 평론을 통해 “화웨이는 이번 소송을 통해 멍완저우 부회장의 결백을 지키고 미국의 공세를 피해야 한다”며 멍 부회장의 수감을 국가적 차원의 일로 부각시켰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시아연구소 원란장 선임연구원은 “밴쿠버는 매우 아시아적인 도시”라면서 “멍완저우는 어떤 이들에겐 중국 국민이 또다시 차별당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보안 위협을 이유로 자사 장비를 배제한 것은 부당하다’며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국의 제재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며 여론 조성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멍 부회장은 이에 앞서 자신의 체포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캐나다 정부에 대해서도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 한국 100년 뒤 서울 면적 1.6배 바다로

    [글로벌 인사이트] 빙하 녹는 속도 빨라져… 한국 100년 뒤 서울 면적 1.6배 바다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 지구촌 빙하 지역의 최후 보루라는 남극 대륙뿐 아니라 그린란드 빙하의 유실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이젠 인류가 무엇인가 하기에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최후통첩성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빙하를 본 적도 없는 우리에게는 정말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과연 남극의 빙하와 우리 생활이 연관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도대체 지구촌 반대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봤다.●170년 새 美 탠지어섬 66%가 해수면 아래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최근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 유실 속도가 2003년 이후 4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극 대륙에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이 지난 40년 사이에 6배나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과학계에 큰 충격을 줬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에릭 리그놋 교수는 “전체적인 남극 빙하 유실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빙하가 녹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던 남극 동부에서도 얼음이 녹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인류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넘었다”고 말했다. 리그놋 교수는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적응하거나 추가적인 기온 상승을 완화하는 것이지만 너무 늦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면서 “(빙하 유실이 늘어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더욱 빙하의 유실 속도를 빠르게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빙하가 유실되면서 해수면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해안을 따라 삶의 터전을 잡고 있다. 미국 인구의 절반 정도가 해안에서 80㎞ 이내에 살고 있다. 또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해안 지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면의 상승은 곧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는 갠지스강 저지대 마을 주민들이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안전과 주거 등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해수면이 높아져 담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토양의 염분이 증가해 농사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국제이주기구(IMO)는 “다카에 몰려든 이주민 중 70% 이상이 환경적 어려움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미 버지니아 체서피크만 탠지어섬도 1850년 대비 3분의1밖에 남지 않았으며, 대서양 남쪽 해안 지역인 루이지애나 남부 해수면은 해마다 9㎜ 이상 상승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삶의 터전을 갉아먹고 있다. ●100년 후엔 이탈리아 베네치아 바다에 잠겨 한국도 앞으로 100년 뒤 서울 면적(약 605㎢)의 1.6배인 968㎢가 바닷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했다. 한반도의 해안 마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특히 항구 도시인 부산은 해수면이 1m 상승한다면 해수욕장이나 항만시설, 산업공단 등이 모두 침수 위험에 처하게 된다. 태풍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부산은 재난영화인 ‘해운대’가 실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워싱턴의 한 과학자는 “한국은 해수면 상승에 인한 피해가 아직 없지만 다음 세대쯤에는 분명히 영향권에 들 것”이라면서 “인터넷 사이트인 ‘인포메이션 이스 뷰티풀’이 시각화한 ‘해수면의 공격’이라는 인포그래픽을 보면 해수면 상승의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의 공격이라는 인포그래픽은 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해수면이 6.5m 상승하고,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 73m를 상승하는 것을 가정해 해마다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도시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100년 후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200년 후 해수면이 3m 상승하면 독일 함부르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미 뉴욕 맨해튼의 저지대 등이 사라지게 된다. 또 400년 후 해수면이 6m 높아진다면 중국 상하이도 수중 도시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온난화로 이상기온·재난… 바다 생태계 교란 현재 남극과 북극 해빙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겨울 수영 선수’이자 귀여운 북극곰이다. 과학자들은 2050년 북극곰이 멸종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빙과 북극곰의 삶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북극곰은 먹이 사냥과 짝짓기, 새끼 낳기 등에 모두 바다를 떠다니는 유빙을 이용한다. 북극곰은 얼음이 없으면 살 수 없다. 특히 부빙(浮氷)에 구멍을 뚫고 숨 쉬러 올라오는 바다표범을 잡아먹을 수도 없고, 빙산과 빙산 사이를 헤엄쳐 다닐 수도 없다. 따라서 굶주린 북극곰이 동족을 잡아먹는 경우나 인근 마을의 쓰레기장을 뒤지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북극곰은 따뜻한 계절에 겨울 사냥을 위해 지방을 축적해야 하지만 봄과 여름이 길어지면서 겨울 전의 활동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따라서 겨울 사냥에 쓸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한다. 또 사냥할 장소도 부족하고, 어렵게 이동하더라도 쓸 힘이 없게 됐다. 그래서 수영 선수인 북극곰이 익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북극곰은 20여㎞까지 쉽게 헤엄치고, 일부는 최고 160㎞까지도 수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거리가 100㎞ 이상으로 늘어나면 탈진과 저체온증으로 인해 높은 파도를 이겨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얼음 면적이 줄어 부빙 간의 거리가 늘어날수록 먹이 구하기는 물론 기본적인 이동도 어려워진다. 체력 고갈로 짝짓기가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줄리엔 베트로스 교수는 과학잡지 네이처에 “북극곰, 바다표범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종은 빙하에 큰 영향을 받는 생물”이라고 지적했다. 빙하의 감소는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 하얀 빙하는 태양 에너지를 다시 우주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빙하의 감소로 우주로 보내지던 태양 에너지를 바다가 흡수하게 된다. 흡수된 태양 에너지는 바닷물을 데우고 다시 더 많은 빙하를 녹인다. 빙하가 녹아 바다의 면적이 커지면서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하는 해빙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뿐 아니라 바닷속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케빈 애리고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북극해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2015년 연간 해조류 생산량이 1997년에 비해 47% 늘었다고 지적했다. 해조류는 북극해 먹이사슬의 첫 단계다. 새우와 새뿐 아니라 물개와 고래, 북극곰 등 상위 포식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라도 종이컵 줄이고 온난화 늦추기 실천을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리그놋 교수의 지적처럼 ‘벌써 늦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일’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집에서 안 쓰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 등을 실천해 빙하를 지키는 일이 건강한 지구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첫 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주열풍 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新 3多에 우는 제주

    이주열풍 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新 3多에 우는 제주

    최근 5년간 月 1000명 넘던 이주인구 지난해 12월에는 50명 이하로 줄어 내국인 개별 관광객도 8.1%나 감소 숙박업체 객실 수는 2배 이상 껑충 과잉개발로 환경파괴…미분양 최대 “관광 양적 성장 탈피… 내실 다져야”3년 전 제주로 이주했던 박모(45)씨는 최근 제주를 떠났다. 제주의 건설현장에서 목수로 일했던 박씨는 지역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난해부터 일할 곳을 찾지 못했다. 박씨는 13일 “개발 바람으로 3년 전만 해도 제주 건설현장에는 일자리가 수두룩했는데 지난해부터 일감이 뚝 떨어져 마트 배달부로 일하기도 했다”면서 “제주에서는 더는 먹고 살길이 막막해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일감 끊긴 제주… 살길 막막해 떠나요” 제주에서 소형 호텔을 임차해 중국인 대상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이모(52)씨는 사업을 정리 중이다.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후 중국인의 발길이 뚝 떨어져서다. 이씨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제주에서 사라진 데다 경쟁 숙박업소도 우후죽순 늘어나 직원 인건비도 감당하지 못해 임차기간이 남았지만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줄을 잇는 제주 이주민과 폭증하는 제주 관광객.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제주의 미래는 장밋빛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주민 행렬이 종적을 감췄고 폭증하던 관광객도 내리막이다. 잘 나가던 제주에 비상등이 켜졌다. 제주 이주 열풍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매달 1000명씩 제주로 보금자리를 옮기던 이주인구가 지난해 12월 50명에도 못 미칠 정도로 급락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순유입 인구는 2014년 1만 1112명, 2015년 1만 4257명, 2016년 1만 4632명, 2017년 1만 4005명 등 해마다 1만명 넘는 사람들이 제주에 정착했으나 지난해에는 8853명을 기록하며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월별 제주 순유입 인구를 보면 제주 이주 열풍의 확연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월간 순유입 인구는 1월 1038명으로 시작해 6월에는 766명, 9월 467명, 11월 259명으로 줄어들더니 12월에는 47명에 불과했다. 제주 이주 열풍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제주는 2009년까지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전출초과’ 지역이었지만, 2010년부터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순유입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순유입 인구는 2010년 437명, 2011년 2343명, 2012년 4876명, 2013년 7823명, 2014년 1만 1112명 등 꾸준히 늘어났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1만 400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갑자기 곤두박질쳤다.이처럼 이주 열풍이 꺼진 이유에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제주도의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10년 미만 제주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주를 결심한 주된 이유는 ‘회사 이직 또는 파견’, ‘새로운 직업·사업 도전’, ‘새로운 주거환경’,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 ‘건강·힐링을 위한 환경’, ‘자녀의 교육환경’, ‘퇴직 후 새로운 정착지’ 등이었다. 하지만 한라산 중산간까지 리조트가 들어서는 등 과잉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논란이 이어지면서 자연과 더불어 삶의 질을 찾아 제주에 오던 사람들이 더는 제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또 농업과 서비스업 등 새로운 직업·사업을 찾아 많은 사람이 도전했지만, 실패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해 다시 육지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주거환경 역시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언어와 관습 등 지역 문화 또는 지역주민과의 관계 면에서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것도 이주민 감소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인구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제주 곳곳에 마구 지은 주택은 분양되지 않아 제주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제주 미분양 주택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의 ‘2018년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제주는 1295호로 전월 1265호보다 2.4%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사실상 ‘빈집’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50호로 전월보다 14호(1.9%) 늘었다. 한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제주 이주 바람이 불자 육지의 소규모 업체까지 제주에 와 은행 빚을 내 토지를 구매해 주택을 마구 짓기 시작했고 지은 집이 제때 팔리지 않아 이미 도산한 업체도 수두록하다”고 말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31만 3000여명으로 전년 1475만 3000여명보다 3.0% 줄었다. 2017년 중국과 사드 갈등이 터진 이후 2년 연속 줄었다. 2017년 이전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010년 757만명에서 2013년 1085만명, 2016년 1585만여명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제주의 관광객 감소는 내국인 개별 관광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개별 여행객은 1039만여명으로 전년 1130만여명보다 8.1%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이 돈이 되는 해외 노선을 잇달아 개설하면서 여행객들이 외국으로 발길을 돌렸고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내국인 관광객 증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도 최근 ‘경제 브리프’에서 “제주 내국인 관광객은 해외여행 접근성 확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줄지만 숙박업소는 과잉 공급돼 앞으로 제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숙박업체 객실수는 지난해 7만 1822실로 2012년 3만 5000실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루 평균 체류 관광객수가 17만 6000명임을 감안할 때 필요한 객실수는 4만 6000실로 추정돼 나머지 2만 6000실은 남아돌아 경영 악화로 문 닫거나 휴업하는 업체들이 잇따랐다. 지난해 관광호텔 등 6개 관광숙박업소가 폐업했다. 여관 등 일반숙박업소는 사정이 더 심각해 지난해 30곳이 문을 닫았다.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숙박 수요는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세 둔화, 평균 체류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정체된 상황이지만 공급은 계속 늘고 있다”며 “지금도 대규모 신규 호텔 등이 건설되거나 계획 중에 있어 향후 작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숙박업체(호텔 기준)의 객실 이용률은 2014년 78.0%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66.7%, 2016년 63.6%, 2017년 58.5%로 급락했다. ●道, 뱃길 관광 활성화·특화 콘텐츠 발굴 주력 제주도는 감소 추세로 돌아선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온라인 마케팅과 뱃길 관광 활성화, 제주 특화 콘텐츠 발굴 등 맞춤형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이달부터 밀레니엄 세대(1982~2000년생)를 대상으로는 제주의 문화와 레저스포츠 등을 홍보하고,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생)는 휴양과 치유를 테마로 한 마케팅을 집중하기로 했다. 도는 이 같은 세대별 맞춤형 관광을 통해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제주는 단기간에 과잉 관광으로 인한 하수와 쓰레기, 교통난 등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났고 이제는 양적 관광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관광정책을 전환하는 등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른 새벽, 도로 한가운데 버려진 신생아…사고 직전 구조

    이른 새벽, 도로 한가운데 버려진 신생아…사고 직전 구조

    미국 캘리포니아의 인적 드문 도로 한가운데서 신생아가 버려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신문 배달을 하는 아우렐리우스 푸엔테스 주니어는 새벽 5시도 채 되지 않은 이른 시각, 차를 몰고 중부 마데라카운티 도로에 나섰다가 도로 한가운데에 버려진 여자 아기를 발견했다. 도로 중앙선 바로 옆에 버려져 있던 아기는 탯줄도 다 떨어지지 않은 채 기저귀만 찬 신생아였으며, 0℃ 정도의 추운 날씨에 몸을 떨며 울고 있었다. 이후 이 남성은 곧바로 구조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구조대가 오기 직전까지 아기를 품에 안아 체온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현장을 지나는 한 여성이 있었고, 그는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여성의 차량에서 구조대를 기다렸다. 차량 주인은 푸엔테스 품에 안긴 신생아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곧바로 차량 히터를 강하게 틀어 언 몸을 녹이려 애썼다. 마침내 구조대가 도착했고, 탯줄도 떼어내지 못한 채 버려진 신생아는 인근 어린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아기는 태어난 지 불과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기를 처음 발견한 푸엔테스는 “차량을 타고 매우 느린 속도로 그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눈 앞에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처음에는 그것이 동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만약 (빠르게 달리는) 다른 차량이었다면 아이와 충돌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도 손이 떨리고 얼떨떨할 정도로 매우 놀랐다”면서 “너무 충격적인 일을 목격한 나머지 일을 할 수 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경찰은 비슷한 시각 20대 히스패닉(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의 미국 이주민) 여성이 아기를 안고 해당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하고 신생아 및 부모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정원 탈북자 조사 폐쇄적… 혈세 쓰며 간첩 조작 못 하게 바꿔야”

    “국정원 탈북자 조사 폐쇄적… 혈세 쓰며 간첩 조작 못 하게 바꿔야”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잇따라 내리는 권고안이 있다.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을 대표해 공권력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들은 검찰총장의 사과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잘못한 사람과 사과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를 받았던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대표는 앞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구잡이로 때려 놓고 일방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그게 사과냐”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39)씨도 마찬가지다. 과거사위는 지난 8일 문 총장에게 유씨와 그의 동생 가려씨에 대한 사과를 권고했다. 과거 검찰이 국가정보원이 제시한 증거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크고, 간첩죄가 무죄 확정되자 보복성 추가 기소를 하는 등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씨는 반문한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고 아직도 관련자 처벌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왜 현재의 검찰한테서 사과를 받아야 하느냐고. 서울신문이 만난 유씨는 여전히 국가와 싸우고 있었다. 다음은 유씨와의 일문일답.→근황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한 여행사에서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패키지 상품을 팔죠. 아직 진행되는 재판들이 많아서 꾸준히 법원에 출석해야 하다 보니 일정한 직업을 가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전엔 건설 현장도 다니고, 시장에서 상하차 작업도 해 봤습니다. →어떤 사건들이 남아 있는지요. -2014년 간첩죄가 무죄로 확정되자 검찰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받았던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보복성으로 추가 기소한 사건이 대법원에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그대로 굳어지면 검찰이 책임질 일만 남았죠. 이외에 기록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 사건에서 피해자로서 증언하고 있고, 저를 간첩으로 몰고 간 언론에 대한 소송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사과는 나쁜 짓 한 사람이 해야 의미가 있어 →최근 전직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죠. 합당한 판결이었다고 생각하셨나요. -전혀요. 너무 관대한 판결이 내려져서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권력을 남용해 간첩 조작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아랫사람들이 잘못했고 난 서명만 해서 잘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을 법원이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벌해야 하는데도 재판부는 관대한 형량을 내렸습니다. 심지어 함께 기소된 부하 직원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요. 저와 같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이 아닙니다. 상급심에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사람들이 가한 피해만큼 처벌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에선 유우성씨가 잘못된 검찰권 행사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인정하면서 검찰총장이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이번 심의 결과는 그동안 있었던 다른 진상조사에 비하면 나아간 결과라고 봅니다. 과거사위도 강제성이 없고 당사자들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조사하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탈북자 진술 증거에 대한 추가 검증 절차를 마련하라는 등의 제도 개선 권고안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잘못은 과거 검찰에서 하고, 사과는 지금 검찰에서 한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정작 사건에 관여된 검사들은 감봉에 그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총장이 사과하는 것이 피해자들에게 큰 위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사과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간첩 조작 사실 밝혀졌는데 폄훼 보도 여전 →사건 당시 정부가 증언에 나선 탈북자들에게 금품을 지급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죠.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났던 걸까요. -국민 혈세를 이용해 간첩 조작이 가능한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국정원 신문 과정이 폐쇄적이고, 탈북자들이 외부의 조력을 구하기 쉽지도 않죠. 당시 재판에서 국정원에 유리한 진술을 해 준 탈북자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됐다고 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탈북자들이 그런 제안을 쉽게 거부할 수 있었을까요? 결국 과거사위가 권고한 것처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옛 중앙합동신문센터)부터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2014년에 이름이 바뀌었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여전히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외부와 차단돼 있고, 상주하는 변호사들도 사실상 공무원이나 다름없어 감시 장치가 없습니다. 인권센터 등 외부 인권기관의 변호사가 정기적으로 교대해 들어가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감사를 벌이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센터 안에서 탈북자들이 자유롭게 변호사도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고요. →현행 국가보안법도 바뀔 필요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간첩의 정의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보를 북한에 팔아먹는다면 간첩이 맞죠. 그런데 탈북자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서 몰래 연락하고, 돈을 보내고, 두만강에서 만나기도 한다면, 그 사람도 간첩일까요? 현행법부터가 문제입니다.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법, 형법에 관련 법이 제각각 있습니다. 앞서 말한 탈북자는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간첩으로 처벌받고, 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벌금으로 끝납니다. 법 잣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유우성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저를 간첩이라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처음 간첩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에 보수 언론에서는 저를 간첩으로 몰아갔고, 조작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도 신변잡기성 보도를 통해 저를 깎아내렸습니다. 예를 들어 ‘유우성은 왜 한국에 와서 개명했나’, ‘왜 유우성은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을까’와 같이 사건과는 아무 상관없는 기사들이었죠. 그 당시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결국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쓰고 싶은 것만 쓰고, 인식하고 싶은 것만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탈북·이주민 정착 관심… 의학 지식 활용 꿈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엔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 문제도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만큼 정착민들을 도울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또 북한에서 공부했던 의학 지식도 활용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의대 진학을 시도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북한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바뀌길 바라시나요. -진짜 간첩이 있다면 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보수적 국가 세력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간첩 조작을 이용해 자신들의 잘못을 덮어 버리는 관례를 수십년 동안 자행해 왔습니다. 사회를 마비시키고,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았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탈북자들을 간첩으로 둔갑시켜 증오를 심는 행위는 아주 큰 잘못입니다. 이번 정부에서 국가보안법을 개선하고, 간첩 조작도 강력하게 처벌하는 등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를 비롯한 모든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바람입니다. 다시는 간첩 조작으로 사회를 공포로 몰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화교 출신으로 2004년 탈북한 유우성씨는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국내 탈북자 정보를 여동생 가려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겨준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가려씨는 재판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가혹행위로 거짓진술을 했다고 폭로했고, 국정원이 입수해 법원에 제출한 유씨의 북한·중국 국경 출입기록이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며 유씨의 간첩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 도시에 살고 싶다…공존을 위한 진화

    도시에 살고 싶다…공존을 위한 진화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메노 스힐트하위전 지음/제효영 옮김/현암사/369쪽/1만 7000원지구의 지배자는 누가 뭐래도 인간이다. 온갖 자원을 캐내 쓰고, 식량 대부분을 먹어 치운다. 밀림 속 오지나 깊은 바닷속을 제외하고, 인간은 지구 곳곳을 뒤덮은 채 살아간다. 단일 생물종이 지구를 이렇게 완전히 차지한 사례는 인간이 처음이다. 누군가는 ‘공룡도 지구를 지배했다’고 반박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공룡은 수천 종의 동물을 통칭한다. 인간, 즉 ‘호모사피엔스’ 종이 지금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는 비교하기 어렵다. 인간이 만들고,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도시를 자연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여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이 원래 거주하던 동식물을 몰아내고 도시를 만들면서 생태계를 모두 파괴해 버렸다고 생각하기 쉽다. 합당한 지적이긴 하나 도시를 잘 둘러보라. 의외로 많은 동식물이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 비둘기, 개미, 이름 모를 풀들을 비롯해 수많은 동식물이 인간과 함께 안정적인 일상을 영위하며 순조롭게 번식한다. 강력한 지구의 지배자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이 힘은 바로 진화에서 나왔다.네덜란드 레이던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메노 스힐트하위전의 신간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는 도시에서 진화한 동식물을 추적하고, 이 과정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선 도시보다 시골에 더 많은 생물이 살고는 있지만, 오히려 생물종 수는 도시가 더 많았다는 게 이채롭다. 도시는 애초부터 생물이 번성하기 좋은 지리적인 특성이 있는 데다 여러 이주민이 들고 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또 도시 경계와 맞닿은 외곽 지역의 좋은 서식지가 점차 사라지고, 도시 곳곳에 생물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곳이 군데군데 생겨나면서 도시에 더 많은 생물종이 살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인간의 생활양식에 맞춰 진화했다. 예컨대 산업혁명으로 대기오염이 심해지자 하얀 날개 대신 어두운 날개의 회색가지나방이 많아졌다. 그러다 공기가 다시 맑아지자 밝은 색 날개의 나방이 늘어났다. 국화과 잡초인 ‘상크타’는 민들레처럼 씨앗을 날리면서 번식하는데, 도시에 서식하는 상크타의 씨앗이 시골보다 더 무거웠다. 그래야 보도블록을 피해 땅에 바로 낙하하기 때문이다. 유럽 찌르레기는 과거보다 날개가 좀더 둥그레졌는데, 도시에서 방향을 빨리 전환하거나 신속하게 날아오르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흔히 보는 비둘기는 아연과 같은 중금속 오염 물질이 체내에 유입되면 깃털로 보내 중금속을 제거한다. 짙은 색 비둘기 날개를 조사해 보니 밝은 색 비둘기보다 아연의 양이 25% 더 많았다. 특이한 점은 이들 동식물의 변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도시마다 유사한 형태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생태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인간임을 따져 볼 때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도시의 변화가 점차 빨라지므로 이에 맞춰 진화의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또 전 세계 도시마다 적용되는 기술이 비슷해지고 생활양식도 비슷해지면서 함께 사는 동식물도 유사한 종이 많아진다. 그래서 저자는 도시 속에 살아가는 동식물에 관한 책임 역시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외래종 생물을 모조리 잡초와 해충으로 여기고 모두 없애려는 노력은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인간 중심의 급격한 변화에서 조금만 더 이들을 배려해 줘야 한다고 덧붙인다. 일본 롯폰기 힐스에 마련된 옥상 정원, 30층 높이를 덩굴 식물로 덮은 싱가포르의 오아시스 호텔 다운타운, 두 개의 타워에 거대한 숲을 조성한 밀라노의 수직 숲 건물들이 이런 사례다. 저자는 이를 가리켜 ‘다윈의 조언이 담긴 건축 가이드라인’이라고 명명한다. 정원사처럼 굴지 말고, 조경하듯 생물종을 선별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채워지도록 그냥 내버려 둘 것, 무조건 외래종을 배척하거나 토종을 고집하지 말 것, 그리고 굳이 통로를 만들어 도시 내 자연을 연결하기보다 곳곳에 특색 있는 환경이 유지되도록 제대로 분리할 것. 지금 생태학적 도시 설계와 다소 어긋나 보이는 제안일 수 있다. 그러나 도시 동식물과의 공존을 위해 눈여겨볼 제안임은 분명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971년 8월 그날 생존권 외친 죄…반백년을 폭도로 낙인찍혔다

    1971년 8월 그날 생존권 외친 죄…반백년을 폭도로 낙인찍혔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가 두들겨 맞고 고문을 당하며 ‘데모꾼’으로 몰렸습니다. 성남시에서 관심을 갖고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1971년 8월 10일 경기 광주대단지(현재 성남시 중원·수정구) 주민 5만여명이 정부의 불도저식 도시정책에 반발해 생존권을 걸고 일으킨 최초의 도시 빈민투쟁으로 불리는 광주대단지 사건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광주대단지 사건은 전매 입주자들의 재산권 투쟁이기도 했다. ‘관선’ 서울시는 ‘선 입주 후 개발’ 정책으로 도시 기반시설을 전혀 갖추지 못한 광주대단지에 서울 도심의 철거민들을 트럭으로 실어 날랐다. 덩달아 이주민들은 극심한 생활고와 굶주림에 시달려야만 했다. 서울시가 토지 분양대금 확보를 위한 분양지 전매 금지조치를 내리는 한편 경기도가 과도한 취득세를 부과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시위는 6시간이나 이어졌다. 마침내 서울시가 주민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주대단지 주민 전체가 난동과 폭동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사회적 차별이 심했고, 18~20세 꽃다운 청소년들의 아픔은 48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이 고향인 송상복(66)씨는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막노동을 하고 있었다. 마장동 뚝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다가 새벽에 일어난 화재로 무허가 주택 200여채가 잿더미로 바뀌었다. 끝내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한 채 그날 대한통운 화물차 1대에 3~4가구씩 타고 맨몸으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주는 생활용품만 가지고 광주대단지로 이사를 떠났다. 당시 열여덟 소년이었던 송씨는 “사건 당일 집회 장소에 모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나갔다. 친구들하고 놀다가 시위대가 서울로 가자고 시영버스를 타고 내려오기에 같이 합류해 현재 수정구 관할인 수진리 고개까지 올라가 전투경찰들과 마주쳐 돌팔매질 몇 번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낮에 집앞에서 친구들이랑 만화책을 보다가 형사 두 명한테 체포돼 신흥동 성남파출소로 가서 엄청 얻어맞고 온갖 고문을 다 당했다”고 회고했다. 다음날 광주경찰서로 옮겨 가서도 고문을 많이 당하고 10여일 있다가 서대문형무소로 송치됐다. 그 당시 고문으로 걸음을 제대로 못 걸었다. 10여차례 국선변호인의 도움으로 재판을 받고 다음해 1월 말쯤 6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송씨는 또 “전과자 낙인이 찍혀 취직도 못하게 돼 막노동으로 연명하면서 어렵게 살았다”고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금세 눈물도 내비쳤다. 송씨는 “지금 5명의 동지하고만 연락이 된다. 죽은 사람도 서너 명 있다. 지난해 11월 은수미 성남시장과 면담도 했다. 앞으로 명예회복을 위해 신경을 써 주신다니 고맙다. 48년이나 지났고 잊혀졌지만, 이제라도 하루빨리 명예회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2세 청년이었던 박기연(70)씨는 부모님이 서울시에서 일자리를 주고 20평 주택 분양권을 준다고 하기에 억지로 이주를 했다. 그는 “처음 왔을 땐 허허벌판이었다. 덜렁 언덕배기만 보이고 아무것도 없었다. 24인용 군용 텐트를 반으로 잘라서 잠자리를 깔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씨는 “사건 당일 아무것도 모른 채 집회 장소에 모이라고 해서 동료들과 갔다 왔다. 아침에 잠을 자고 있는데 광주경찰서 형사들이 들이닥쳐 다짜고짜 끌고가 고문을 해댔다. 우리가 하지도 않았는데 증인이 있다면서 죄를 덮어씌웠다. 영문도 모르고 두들겨 맞고 데모 주동자로 변질됐다”면서 “구속 6개월 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직장을 잡으려 해도 데모꾼 낙인 탓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시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애써 준다니 매우 감사하다”며 살짝 웃었다. 인천에 살다가 고등학생 때 부모님을 따라 광주대단지로 둥지를 옮긴 김기철(68)씨는 당시 20세였다. 사건 당일 친구들과 시위에 참가했다가 다음날 경찰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김씨는 “집행유예로 6개월 만에 풀려난 후에도 정보과 형사들에게 쫓겨다니며 감시를 받아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직장 문턱도 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고생한 것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성남시의 관심과 명예회복 노력에 감사하다. 먹고살 수 있도록 일이나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20세였던 이세묵(68)씨는 충남 공주에서 부모님과 살다가 형들과 광주 송평동 판잣집으로 옮겨 왔다. 그는 “현재 중원구에 속한 모란동에서 형이 다과점을 하고 있었는데 그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집회를 한다고 해서 수진리 고개로 올라가 보니 전경과 시위대가 새카맣게 모여 대치를 하고 있었다. 시위를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밤 경찰들이 몰려들어 모란파출소로 붙잡혀 갔다”며 “누군가 시위대에 끼어들어 빨간 인주를 몸에 묻혔는데 옷에 인주가 묻은 사람들을 무조건 체포했다”고 증언했다. 광주경찰서로 2~3명이 함께 끌려가 엄청 얻어맞고 실토하라고 고문을 당했다. 그는 또 “뒤늦게라도 진상이 밝혀지고 억울한 한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성남문화원 성남학연구소 상임위원인 윤종준 박사는 “반세기를 향해 달리고 있다. 2년 뒤면 50주년이다. 사건 당사자들이 70대 노인이 됐다. 일부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생존해 있을 때 진상규명과 권리회복, 명예회복이란 숙원을 이뤄 사건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있었다. 성남문화원에서도 2003년 학술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부끄러운 도시 등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다. 윤 소장은 “사건을 촉발한 원인을 규명하는 게 사건의 성격을 바로잡을 수 있는 단초일 것이다. 국가의 주먹구구식 ‘선 입주 후 개발’ 신도시정책 탓에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제활동 공간조차 전무했다. 집도 없는 곳에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켜 극한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는 보고서나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진상규명·명예회복위원회를 꾸리고, 사건 현장에 기념비라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해방 후 첫 도시빈민운동… 소설 ‘난쏘공’ 무대

    1971년 8월 10일 경기 광주대단지(현재 성남시 중원·수정구) 주민 5만여명이 정부의 무계획적인 ‘선 입주 후 개발’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에 맞서 투쟁한 사건이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성된 대규모 도시 빈곤층이 소외와 생존위협 등 구조적 개발모순에 반발한 빈민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소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윤흥길의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의 주제와 배경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철거민 대책이라며 당시 광주군 중부면 일부를 광주대단지로 지정했고 1969년 9월 1일 이주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기반시설을 전혀 조성하지 않았고, 이주민들은 상하수도 시설조차 없는 곳에서 천막이나 판잣집을 지어 근근이 생활했다. 당시 인구는 15만∼17만명까지 늘어났다.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로 이주 지역엔 대부분 빈민이던 주민을 위한 생계수단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불편한 교통 탓에 생계수단을 마련할 만한 서울을 왕래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손수레와 행상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처지여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사전에 이러한 사정을 고려한 철거민은 이주분양권을 불법 전매하고 서울시내의 다른 지역에 다시 무허가로 정착했다. 당국은 전매 입주자들에게 이주민 분양가의 4~8배에 해당하는 평당 8000~1만 6000원인 땅값을 일시에 불입할 것과 이주 초기 단지 내 주민들에게 과중하게 부과된 각종 세금 납부를 독촉했고, 이러한 정책들을 시정해 달라는 주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거푸 묵살했다. 주민들은 “단돈 100원에 매수한 땅 만원에 폭리를 취하지 말 것”, “살인적인 불하 가격 결사반대”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러나 방문하기로 약속한 양택식 서울시장이 나타나지 않자 흥분한 주민들은 관공서를 점거하고, 기동경비대와 투석전을 벌이며 대치했다. 차량을 이용해 서울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지역 내 토지불하 가격 인하, 취득세 감면, 세금부과 연기, 긴급구호대책 마련, 취역장 알선 등을 요구했다. 주민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는 뒤늦은 약속으로 차차 진정됐다. 그리고 2년 뒤인 1973년 7월 1일 성남시로의 승격 조치를 내렸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혐오 시대, 청년들은 무엇에 분노해야 하나/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혐오 시대, 청년들은 무엇에 분노해야 하나/이창구 사회부장

    “꼰대 같은 소리 집어치우라”는 댓글이 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청년들을 훈계하려는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안타까워서 쓰는 글은 더더욱 아니다. ‘혐오’의 시대에 청년들은 과연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지난달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9.4%로 전체 남녀별 연령집단 중 가장 낮았다. 대통령의 지지율을 20대 남성들이 앞장서서 끌어내리고 있는 셈이다. 20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와 갈라선 결정적인 원인은 젠더 이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학창 시절에는 여학생들이 공부를 더 잘했고, 취업 경쟁과 직장 생활에서는 오히려 군대도 갔다 오지 않은 여성들에게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는 남성들에겐 현 정부의 여성 우대 정책이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여성을 혐오해도 우리 사회는 ‘미투운동’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 여성을 적으로 돌린다고 남성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사회구조를 보면 권력을 휘두르는 다수는 여전히 남성이며, 수많은 여성들이 매일 성폭력에 희생되고 있다. 20대 남성이 분노할 대상은 또래 여성이 아니라 폭력적인 가부장주의다. 많은 남성들이 대법원의 양심적·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그럼 군대 갔다 온 내가 비양심이냐”라는 단순 논리를 들이댄다. 총을 드는 것 대신 다른 방식으로 의무를 다 할 테니 종교적 신념과 양심을 지키게 해 달라는 소수를 포용하지 못하는 국가는 전체주의나 다름없다. 우리가 분노해야 할 대상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아니라 자신은 물론 아들까지 군대에 보내지 않았으면서 철 지난 반공이데올로기를 외치는 자들이다. 난민과 이주노동자를 혐오하는 양상은 남녀 구분이 없다. 난민을 일자리 도둑 또는 잠재적 성폭행범으로 보는 청년도 적지 않다. 난민을 추방하는 서구의 극우세력을 비판하던 이들까지 막상 제주도에 예멘 난민 480여명이 도착하자 생각이 바뀌었다. 난민과 이주민을 다 몰아내면 ‘좋은 일자리’가 늘까? 정작 청년들이 분노해야 할 것은 경제력 세계 12위인 대한민국이 480여명 중 고작 2명만 난민으로 인정한 옹졸함이다. 정규직에 안착한 청년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한다. 나는 힘들게 공부해 정규직이 됐는데 정부가 나서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을 공정한 경쟁의 결과로 인식한 탓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은 신자유주의 체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낙오자가 아니라 이 체제의 피해자다. 청년들은 정규직화 정책에 분노할 게 아니라 오직 경쟁만 부추겨 대한민국을 각자도생의 전쟁터로 만든 기득권 세력에 분노해야 한다. 해방 이후 친일과 분단으로 기득권을 유지했던 구세대는 4·19세대에 의해 전복됐고, 군사정권과 야합한 4·19세대는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에 의해 부정당했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정치적 올바름에 경제력까지 움켜쥔 86세대를 향해 욕만 할 뿐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당장 먹고살 길이 없는데 무슨 세대 타령이냐”는 항변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을’들의 싸움을 부추기는 구체제의 본질은 간과한 채 자신보다 약한 타자를 향해 ‘메갈녀’, ‘무기(무기계약직)충’, ‘난민충’이란 혐오만 퍼부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window2@seoul.co.kr
  • 유럽행 불법이주민, 지난해 급감…난민위기 이래 최저

    유럽행 불법이주민, 지난해 급감…난민위기 이래 최저

    지난해 유럽으로 들어온 불법 이주민이 15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유럽연합(EU) 역외 국경관리기구 프론텍스가 4일 밝혔다. 프론텍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유럽으로 유입한 불법 이주민은 전년보다 급격히 줄었으며 난민 위기로 절정에 달했던 2015년보다 92% 줄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은 규모다. 특히 리비아와 알제리 그리고 튀니지에서 중앙지중해 루트를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온 불법 이주민이 크게 줄어 전체적인 수가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오다가 적발된 불법 이주민 수는 2만3000여 명으로 전년보다 80% 줄어든 것이었다. 여기에는 난민 정책 강경파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지난해 6월부터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민자와 난민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반(反) 이민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모로코에서 서(西)지중해 루트를 통해 스페인으로 유입한 불법 이주민 수는 5만7000여 명으로 2년 연속 2배로 늘었다. 이들 이주민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출신자가 대부분이며, 최근 몇 달 동안에는 모로코인 역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정부는 지금까지 이탈리아와 몰타에서 입항을 거부당한 난민 구조선들도 받아들였다. 동(東)지중해 루트로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그리고 이라크 출신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터키에서 그리스로 들어온 불법 이주민도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합계는 전년보다 약 30% 증가한 5만6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불법 이주민 가운데 18%는 여성이었고 약 20%는 18세 이하 미성년자였으며 부모나 보호자 없이 혈혈단신으로 유럽에 들어온 미성년 불법 이주민도 4000명에 달했다고 프론텍스는 밝혔다. 사진=Ggia/wikipedia(CC BY-SA 4.0)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교황 “이민자 악의 근원으로 보는 정치인 용납 안돼”

    교황 “이민자 악의 근원으로 보는 정치인 용납 안돼”

    프란치스코 교황(82)이 이민자를 악의 근원으로 보고 모든 사회 문제의 원인을 그들에게 덮어씌우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간) ‘카톨릭 세계 평화의 날’인 1월 1일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문제가 이주민 탓이라고 비난하고 가난한 이들로부터 희망을 빼앗는 정치인들의 언사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나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고 강력한 반이민자 정책을 추진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등 유럽에서도 이민자 문제가 첨예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성명에서 “좋은 정치는 평화에 기여한다. 좋은 정치는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장려하며, 현재와 미래 세대가 신뢰와 감사로 결속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면서 정치에 있어서의 미덕과 악덕들을 나열했다. 교황은 악덕 가운데 하나로 국수주의를 꼽았다. 교황은 “타인과 이방인들에 대한 공포 또는 자신의 안전에 대한 염려에 뿌리를 둔 불신의 분위기가 우리 시대에 두드러지고 있다”며 “국수주의는 세계화된 이 세상에서 신뢰를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 역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우선주의’ 등의 정치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교황은 아울러 “인종혐오, 인종차별, 자연환경에 대한 무관심, 눈앞의 이익을 위한 자연 자원의 낭비, 난민들에 대한 혐오 등도 정치적 악덕에 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주노동자는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이주노동자는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반나절 넘게 일하고도 잔업수당 못 받아” “文정부 이주민 정책, 이전 정부보다 악화”“이주노동자는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같은 인간, 같은 노동자입니다.” 유엔이 정한 12·18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16일 이주노동자들과 인권단체들이 이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현실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주노동자노조,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진행한 ‘2018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맞이 이주노동자 권리 선언 기자회견’에서 ▲고용허가제 폐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최저임금 차별 중단 ▲단속추방 중단 등을 요구했다. 현장에선 이주노동자가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하며 착취 속에 있다는 피해 증언이 쏟아졌다. 한 이주노동자는 “새벽 4시 반부터 일해 오전 10시에 밥을 먹고 저녁 7시까지 일하지만, 잔업 수당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는 “난민신청자들은 주로 위험하고 오랜 노동시간이 소요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한국어를 배울 시간조차 없고, 건강보험도 없이 비인간적인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이주민 정책이 이전 정부보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이 미흡함은 물론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강화 계획 등은 과거보다 후퇴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조 위원장은 “임금체불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는데 정부는 오히려 강제추방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유엔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쾌락독서(문유석 지음, 문학동네 펴냄) 글 쓰는 판사, 소문난 다독가로 알려진 작가의 독서 에세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 중독자로 살아온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사춘기 시절 야한 장면을 찾다가 한국문학전집을 샅샅이 읽게 된 사연, 고시생 시절 ‘슬램덩크’가 안겨준 뭉클함, 김용과 무라카미 하루키 전작을 탐독한 이유 등 ‘편식 독서’에의 삶을 솔직하게 그렸다. 264쪽. 1만 3500원.사라진, 버려진, 남겨진(구정은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노예, 난민, 이주민, 미등록자, 불법체류자, 무국적자 등에 관한 이야기. 경향신문에서 오래 국제부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전쟁이 파괴한 마을, 욕망이 만든 유령도시 등에서 만난 사람과 장소에 대해 말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폐기되는 것 중 하나는 결국 ‘사람’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392쪽. 1만 7000원.위장환경주의(카트린 하르트만 지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지금 가장 뜨거운 환경 이슈 ‘지구온난화’. 전 지구적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도 번번이 기온 상승 억제에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 끊임없이 탐욕을 채우는 다국적 기업과 일부 NGO의 민낯을 고발한다. 260쪽. 1만 7000원.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엄기호 지음, 나무연필 펴냄) 고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억눌러 온 한국 사회. 이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이들은 ‘언어 없음’의 상태에서 더욱 극한의 고통에 시달렸다. 지금에 와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고통을 말할 수 있게 됐지만 고통이 전시나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사회학자가 써 내려간 고통의 지질학. 304쪽. 1만 6500원.청년 흙밥 보고서(변진경 지음, 들녘 펴냄) 여섯 가지 측면을 통해 들여다본 청년의 삶. 식사·주거·생활·노동 등 각기 다른 영역에서의 곤궁한 삶과 ‘서울중심주의’에 갇혀 소외되는 지역의 청년들, 그리고 청년 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되는 청년수당제도의 의미를 살펴본다. 312쪽. 1만 3000원.물어봐줘서 고마워요(요한 하리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왜 전 세계 3억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울과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걸까. 세계적인 르포 전문기자인 저자가 정신의학자, 심리학자들과 심각한 수준의 우울과 불안을 극복한 사람들을 만나 이유를 물었다. 424쪽. 1만 6000원.
  • 교황은 말한다, 때론 용서 구할 때 다리가 놓인다고

    교황은 말한다, 때론 용서 구할 때 다리가 놓인다고

    지구촌 감싸는 당대 실존적 문제 망라 2016년부터 12차례 만난 佛 석학 볼통 “어떤 해법도 종교·신앙으로부터 나와교황을 이해하려면 훨씬 더 노력해야”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이자 역사상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그는 사제들에게 ‘거리로 나가서 낮은 자세로 부닥치라’고 외치며 스스로도 세계 각지를 돌며 화해와 평화의 전령으로 보편적 종교의 순명을 실천하고 있다. ‘역사상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교황’이라는 수식어가 새삼스럽지 않은 프란치스코, 그는 과연 누구일까. 대담집 ‘공존을 위한 8가지 제언’(책세상 펴냄)은 청빈과 겸손, 소박의 교황인 프란치스코의 심층을 볼 수 있는 텍스트로 눈길을 끈다. 프랑스 최고 석학중 한 사람으로 통하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리서치 디렉터인 도미니크 볼통과 바티칸 ‘성 마르타의집’에서 2016년 초부터 12차례 만나 허심탄회하게 나눈 이야기 묶음이다. 대담에는 정치와 사회, 인간과 종교를 비롯해 지구촌을 감싸는 당대의 실존적 문제가 망라돼 있다. 공교롭게도 대담은 지금 뜨거운 이슈인 유럽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물음표를 찍으면서 시작된다. 교황은 난민과 이주민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우리의 신학은 이주민의 신학입니다.” 교황은 역시 신앙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이후로 우리 모두는 이주민입니다. 예수님 자신도 망명자요, 이주민이었지요.” 인간의 존엄성이란 필연적으로 ‘길 위의 존재’를 내포한다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교황은 “걷는다는 것, 늘 길 위에 있다는 것, 그것은 항상 소통한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유럽은 그 뿌리로 돌아감으로써 스스로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럽은 지금 두려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문을 닫고, 닫고, 또 닫고….” 프란치스코는 “지금 세상은 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다”는 말을 자주 입에 올린다. 그 전쟁을 놓고는 이렇게 잘라 말한다. “‘전쟁을 하는 것은 나를 방어하기 위해 달리 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어떤 전쟁도 정당하지 않습니다. 정당한 것은 오직 하나, 평화뿐입니다.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지만 평화로는 모든 것을 얻지요.” “정치란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 가운데 하나입니다. 모두의 공동선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교황이 내린 정치에 대한 정의다. 그렇다면 종교는 이 혼탁한 세상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느님은 아우슈비츠 어디에 계시느냐’는 대담자의 질문이 날카롭다. “저는 하느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왜 이런 일을 허락하시느냐고 묻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을 저지르고 있는 건 바로 우리입니다.” 교회는 다리를 놓음으로써 정치에 봉사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의 도구란 바로 근접성입니다. 우리는 설득을 잃어버렸어요. 다리를 놓읍시다. 함께 일합시다. 용서를 구하세요. 때로는 용서를 구할 때 다리가 놓입니다.” 1년여의 만남 끝에 볼통은 이런 말을 남겼다. “교황에게서는 모든 것이 종교와 신앙으로부터 나온다. 철저히 정치적인 문제들을 다루려 해도 우선 종교와 신앙이 개입된다. 사회적으로는 프란치스코 회원 같고, 지적으로는 도미니코회원 같고, 정치적으로는 예수회원 같다. 하여간 그는 매우 인간적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려면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소수자·난민·여성… 넓어진 인권, 깊어진 혐오

    성소수자·난민·여성… 넓어진 인권, 깊어진 혐오

    동성애 차별… 대학선 女회원 경매 불법체류 이주민 죽음에 여론 싸늘 “개개인의 가치와 충돌하는 과도기 보편적 문제로 인식하는 교육 필요”1948년 유엔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10일로 7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흐름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여성, 난민, 성소수자 등에 대한 인권 이슈에서는 ‘혐오 반작용’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민이나 이주민 문제를 직접 체험하면서 시민 개개인의 가치와 충돌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인권 선진국으로 가려면 쉽고 직관적인 인권감수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인 중학생 A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다.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에서 친구들에게 ‘아우팅’(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을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을 당했다. 휴대전화를 몰래 본 아이들이 소문을 냈고 결국 전교생이 알게 됐다. 친구들은 “쟤는 동성애자야, 더러워”라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았다. 결국 학교를 옮긴 A양은 “어릴 때부터 이성애자만이 ‘정상’은 아니며, 성소수자에 대해 심하게 말하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교육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최근 한 대학생 연합 노래 동아리에서는 남성 회원만 모인 술자리에서 여성 회원을 경매에 부친 일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동아리 남성 회원들은 공연 파트너를 정할 때 술자리에서 동아리 여성 회원의 이름을 적고 인기순을 매긴 후, 많은 술잔을 건 남자가 ‘낙찰’받는 식의 행각을 벌였다. 여성들이 문제 삼고 나서자 가해자들은 사과는커녕 “페미니스트는 밟아야 한다”며 되레 손가락질을 했다. 이주민에 대한 공격도 여전하다. 지난 8월 경기도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 단속반에 놀라 자리를 피하려다 추락사한 이주노동자 딴저테이(25)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토끼몰이식 단속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으나 여론은 싸늘했다. 차별의 교차점에 있는 집단은 더 고통을 받는다. 김라현 장애여성네트워크 인권교육팀 활동가는 “장애인 여성은 장애 남성에 비해 무학(無學), 즉 학교에 가지 못하는 비율이 4배 높아 교육 기회에서부터 차별을 받는다”면서 “주변으로부터 ‘네 주제에 어떻게 결혼을 하냐’는 식의 비하 발언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국민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각 취약 계층에 따라 인권을 존중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성소수자 4.1%, 난민 4.7%, 비정규직 6.7%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의 인권 감수성은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인권보다 ‘비용’을 중시하는 문화로 인해 차별과 혐오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과거에는 인권은 곧 좋은 것이라고 추상적으로 인식했지만, 막상 난민이나 이주노동자를 일상에서 맞닥뜨리니 갈등이 발생하는 양상”이라면서 “복지·보육·노동 분야의 인권 수준은 개선됐지만 사형제·국가보안법·범죄피해자 인권 등 국가 질서와 관련한 문제에선 아직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임운택 계명대 교수는 “이주노동자를 인권 문제가 아닌 비용 문제로 취급하는 등의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사회의 질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미국과의 접경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의 국경장벽 너머로 미국 국경순찰대가 쏜 최루가스에 놀라 5살 쌍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겁에 질려 뛰어가는 온두라스 여성. 아이들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있고 한 아이는 맨발이었다.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천㎞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캐러밴)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걸어가는 수천명의 모습과 함께 중미 캐러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이들 너머로 3년 전 유럽으로 향하던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 모습이 겹친다. 또 그 너머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아기의 모습도.난민 문제가 지구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급작스럽게 부상한 현안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불균형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난민과 불법 이민이 정치쟁점화하면서 반(反)이민,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의 망명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린 것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더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난민 하면 흔히 정치적 망명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빈곤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경제적 난민’이 늘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낫지만, 일자리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종교·인종·문화적 차이가 통합과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편견이 부각돼 포용의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생존 위해 ‘위험’ 선택한 중미 캐러밴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를 출발한 중미 이주민은 한 달 만인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4000여㎞를 걸어서 왔다. 출발할 때 160여명이던 대열은 6000~7000명으로 불어났다. 대다수는 중미의 온두라스 출신이고 일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출신도 포함돼 있다.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으로부터의 살해 위협과 가난, 정치적 탄압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멕시코 당국과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티후아나 지역에 약 6200명, 그리고 멕시칼리에 3000명 등 1만여명이 모여 있다. 티후아나에 운집한 6200여명 중 1000여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국경 근처 스포츠 단지에 대형 임시텐트를 치고 겨우 비만 피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노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미 캐러밴의 목표는 미국에 가서 일자리를 잡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중미는 세계에서 살인사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현지 마약과 범죄조직에 협조하지 않으면 납치되거나 신체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 상당수는 하루 5달러도 벌지 못해 생존을 위해 위험을 선택했다. 이들이 굳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러밴을 꾸려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의 주장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소규모로 이동하면 범죄조직의 납치 등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땅이 코앞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수천㎞보다 더 멀게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5800명의 군대와 방위군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6m 높이의 철제 울타리 주위에 가시철망을 설치하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이들 중에 범죄자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심사를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들 앞에 이미 3000여명의 신청서류가 쌓여 있고 미국 국경검문소에서는 하루에 100건 정도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망명심사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돼 추방된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치고 절망한 사람 중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450명이 고국으로 떠났고, 300여명이 추가로 돌아갈 의향을 밝혔다. 중미 이주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적 망명이 인정돼 미국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음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정착하는 방안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들에게 미국보다 훨씬 쉽게 망명 비자를 내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고 갱단의 손질이 미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일부는 캐나다 이주도 희망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법 월경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있다.●유럽 ‘관용적 난민정책’ 갈등 증폭 유럽은 2015년 7년째 내전을 겪는 시리아 등의 중동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난민 위기를 겪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6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터키 등 육로와 지중해를 통한 대규모 중동 난민의 유입은 반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한 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하면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난민과 불법 이민 증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촉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독일의 관용적 난민 정책은 보수층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3년 뒤 정계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국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극우정당이 정권을 차지한 국가들, 특히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EU가 할당한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이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는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 불참하거나 정식 채택될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국제협약에 불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국제이주협약 초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도 주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의회 결정을 따르겠다며 협약 가입을 유보했다. 이탈리아도 회의 불참을 발표했다. 국제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취업 이민과 난민을 위한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이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여러 국가가 함께 찾아가는 시도”라고 유엔 국제이주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권국가로서 국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움을 청하는 난민들을 내칠 수만도 없다. 난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난민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늘려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낼 강력한 지도력이 절실한 지금, 메르켈 총리의 퇴진 예고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생각나눔]유엔 12월 ‘이주민 권리장전’ 채택, 한국 선택은

    [생각나눔]유엔 12월 ‘이주민 권리장전’ 채택, 한국 선택은

    12월 10일부터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 난민대책회의에서 ‘이주를 위한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for Migration·유엔이주협정)’의 채택여부가 결정된다. 국제 이주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협정이다. 한국은 초안 작성에 참석한 193개국 중 하나로 줄곧 지지 입장을 보여왔다. 많은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무난한 채택이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연쇄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로 국내에서도 일부 반대 여론이 있다. 국제 이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인도주의적 입장’을 보이던 정부가 일각의 ‘현실적 반대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엔이주협정이란=급증하는 이주자와 난민 등 국제적인 이주 문제를 다루기 위한 최초의 정부간 협약이다. 체류 조건에 관계 없이 이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시장의 차별 없는 접근을 허용하며 이주민의 복지제도를 보장한다. 모든 형태의 차별, 비난 및 반대 표현 등을 근절토록 돼 있다. 모든 이주자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좋은 거 아닌가=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분명히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지난해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민·난민 정책에 반대된다고 거부했다. 당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전 세계 이주자와 난민을 지원하는 데 관대함을 계속하겠지만, 우리 이민 정책은 미국인에 의해서만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멕시코 국경의 장막을 치고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일명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고 있다. 이후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우파 정부가 들어선 유럽국들의 거부 의사도 잇따르고 있다. 주로 난민 문제로 홍역을 치른 국가들이다. #한국의 기존 입장은=한국은 유엔이주협정을 지지해왔다. 강경화 장관은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최고대표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전 세계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크게 확대해오고 있다”며 글로벌 난민 위기 대응에 있어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 지속 협력해 나갈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이탈 의사를 표명한 국가이 나타나고 있지만 10여개국 정도로 초안에 참여한 총 193개국 중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 어떻게 변했나=제주도에서 예멘 난민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달 1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올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481명 중 339명에 대해 국내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고, 일부는 불인정하거나 보류했다. 예멘 난민과 이들을 반대하는 측 모두 반발 중이다. 반대 단체는 “가짜 난민에 대한 인도적 체류 허용을 철회하라”는 입장이고, 찬성 단체는 “난민 인정을 한 명도 안하다니 제도 자체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엔이주협약에 반대하는 난민대책 국민행동 관계자는 “외교부 앞에서 집회를 열자는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유엔이주협정 꼭 지켜야 하나=정부는 유엔이주협정에 대해 공식 조약이 아니어서 강제성이 없다고 본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는 수많은 국가가 협의를 통해 만든 협정문이라는 점에서 강제성이 있는 조약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국회에 사전보고를 하고 비준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안전문제, 고용시장의 경쟁 심화, 국민 세금으로 시행하는 외국인 교육·복지 지원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국내 외국인 체류자가 230만명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할까=하지만 난민 문제를 침소봉대해서도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불법체류자는 33만 5433명으로 전체 체류자 중 14.5%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3D 업종의 경우 한국인이 원치 않는 일자리가 많아 외국인이 없으면 안 될 정도인 곳들도 있다”며 “세계 각국 일자리 시장의 교류가 점점 늘고, 우리 국민들도 많은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이주협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외교부 관계자는 “기존의 기조는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경비통’ 원경환 서울경찰청장 내정

    ‘경비통’ 원경환 서울경찰청장 내정

    부산청장 이용표·인천청장 이상로원경환(57) 인천경찰청장(치안정감)이 서울경찰청장에 내정됐다. 부산경찰청장에는 경찰대 3기 출신인 이용표(54) 경남경찰청장(치안감)이 승진, 내정됐다. 정부는 29일 이러한 내용의 경찰 치안정감 승진·전보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원 청장은 강원 출신으로 평창고와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89년 간부후보생 37기로 경찰(경위)에 입문했다. 대통령 경호실 경찰관리관, 경찰청 인천아시안게임 기획단장, 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 파견 등 경비 계통 경험이 많다. 지난해 경남경찰청장, 강원경찰청장을 지낸 뒤 지난 7월부터 인천경찰청장을 맡는 등 3차례나 지역 치안을 총괄해 왔다. 강원경찰청장 시절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치안을 총괄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인천경찰청장에는 원 청장과 간부후보 동기(37기)인 이상로(54) 대전경찰청장이 승진, 내정됐다. 나머지 치안정감 3명인 임호선 경찰청 차장, 허경렬 경기남부경찰청장, 이상정 경찰대학장은 유임됐다. 이로써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6명은 경찰대 출신과 간부후보생 출신이 3명씩 구성됐다. 경무관 4명의 치안감 승진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김진표 경찰청 대변인, 노승일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김재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조용식 서울경찰청 경무부장이 각각 치안감으로 승진, 내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음주 운전’ 이용주 의원 벌금 200만원 약식기소

    ‘음주 운전’ 이용주 의원 벌금 200만원 약식기소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유철)는 지난 22일 이 의원에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약식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이 의원에게 관련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해 추가 조사 없이 벌금 액수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05~0.10%에 초범인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3일 이 의원 사건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1일 밤 강남구 청담공원 인근에서 술을 마신 채 7~8㎞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 기준(0.05%)보다 높게 측정됐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공동발의했던 이 의원에게 비난이 폭주했으나 평화당의 처분은 당원 자격정지 3개월 징계에 그쳤다. 지난 22일 자정쯤 종로구 효자동에서 술에 취한 채 100m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는 김 전 비서관의 경우 서울 종로경찰서가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다. 김 전 비서관은 음주 후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고, 대리기사와 만나는 장소까지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0%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경찰은 동승자들의 음주운전 방조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간담회에서 “일정이 조율되면 바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한국 사정 어두운 베트남 부부에 “아파트 당첨됐다” 사기 행각

    한국 사정 어두운 베트남 부부에 “아파트 당첨됐다” 사기 행각

    한국 물정에 어두운 베트남 이주민 부부를 상대로 각종 사기를 쳐 2000만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30대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박우근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와 함께 기소된 B(31)씨는 징역 7개월을 선고받았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A씨와 B씨는 지난해 6월 21일 이웃에 사는 베트남 이주민 부부를 상대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칭, ‘아파트에 당첨됐다’는 거짓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계약금 명목으로 약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여기에 A씨는 피해 부부의 휴대전화로 100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판사는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면서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회복도 상당 부분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A씨와 B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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