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슈] 盧대통령 “北에 많은 양보” 해석 엇갈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몽골 방문 중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고 한 언급과 관련, 정부 정책으로서의 실체가 있는지, 알리려고 했던 ‘노심’(盧心)은 무엇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의 선긋기를 통한 대북 독자노선 채택이 아니냐는 분석으로도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자들은 교착상태인 6자회담 타개를 위한 대북 메시지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잇단 안보 회의를 통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방북,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의 6자회담 복귀 설득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한 유일한 카드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차관과 이용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이달 말 중국을 방문, 중국측으로부터 탕자쉬안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를 듣고 교착 타개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즉흥 발언? 계산된 발언?
몽골 동포간담회에서 ‘남북철도와 유라시아 철도 연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양보’를 밝힌 노 대통령의 언급은 동문서답에 가까웠다. 정부 당국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정교하게 계산된 발언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결론이 모아진다. 다만, 노 대통령이 현 한반도 정세를 보는 상황인식이 답변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채 나왔다고 보고 있다.
“제도적·물질적 지원을 조건 없이 하려 한다.”는 언급과 관련,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특별한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몽골 발언이 있은지 이틀 뒤인 11일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에 무거운 책임을 갖고 해법을 찾아야 할 당사자는 한국이며, 한국 대통령으로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운명을 미국에 맡길 수 없다.”고까지 했다. 노 대통령 발언이 나온 뒤 “확대해석은 하지 말라.”며 진화에 나서던 입장에서 한발 더 나간 발언이다.‘노심의 전달’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종석 장관도 12일 라디오에 출연, “미국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것 같으니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야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DJ 방북과 6자회담 교착타개
중·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7·28일 중국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평양을 방문했으나 결국 빈 손으로 돌아왔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DJ방북을 통한 설득밖에는 길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노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를 선뜻 받아들여 회담이 이뤄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우선 목적은 6자회담의 재개란 것. 특히 정부는 미국의 대북 압박과 교착상태가 계속될 경우,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한 플루토튬 재처리 등 악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상황관리’ 차원에서도 긴급한 조치란 설명이다.
●한·미간 갈등과 특별한 조치는?
워싱턴측은 한·미간 북핵문제 해결에서 전술적 차이가 있음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개성공단을 둘러싼 이견도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변화하고 있으니 ‘당근’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북한의 개혁을 촉진하는 전제로 ‘당근’을 줘야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분위기는 한국이 남북 관계 진전을 통해 6자회담으로 데리고 나오려는 노력에는 묵인하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지켜본다는 말이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16∼18일 남북 장성급회담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때 남북간 현 상황과 관련한 ‘공감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