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정희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사상자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용기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진보당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 우원식
    2026-03-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10
  • 韓·美·日 일곱 여인 그녀들이 뭉쳤다/27·28일 ‘Women in Dance’ 공연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지하 연습실.광복절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춤 연습이 한창인 데 연습실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안무가와 무용수 모두 여성뿐인 데다,얼핏 봐도 무용수들간 나이차가 확연했다.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제각각이다. 미국인 중견안무가 몰리사 펜리(47)와,3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6명의 한·일 양국 무용수.지금껏 한번도 같은 무대에 서본 적이 없는 이들이 오는 27·28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Women in Dance’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다.지난 10일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보름정도의 짧은 연습기간을 감안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 한·일 합작무용 ‘갑판위의 새들’‘제전의 날’을 선보였던 한·일공연예술교류협의회(대표 송애경)와 일본의 안크리에이티브사가 공동으로 기획했다.한·일 두 나라만의 교류에서 폭을 넓히고자 미국인 안무가를 초빙했고,각 연령대별로 한국과 일본에서 대표적인 무용수들을선별했다. 주최측은 “춤을 매개로 세대와 국적이 다른 여성 무용수들이 한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흥미롭고 뜻깊은 작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모멘타파운데이션’의 예술감독인 몰리사 펜리는 미국외에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안무가이다.지난 98년 국내에서도 한차례 내한공연을 한 적이 있다.그가 이번 공연을 위해 창작한 작품은 ‘쿠로 시오(Kuro Shio)’.한국과 일본의 해안을 따라 흐르는 쿠로시오 난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는 “두 나라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현상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여성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정서와 관심을 춤으로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홍콩 여성 작곡가의 음악 ‘Like water’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춤은 때론 조용하고,때론 역동적인 물의 이미지를 무대위에 펼쳐낸다.그는 “다양한 연령층의 무용수들과 작업하는 것이 처음이라 아주 흥미롭다.”면서 “나이가 다르고,문화가 달라도 예술을 표현하는 방식은 같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움은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무용수 가운데 최고령자는 일본 현대무용단 ‘고부시 노 카’의 단장인 후지사토 테루코.올해 70세임에도 불구하고,30대 후배들과 똑같이 연습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요즘도 하루에 5시간씩 제자들을 가르치고,일년에 서너번은 무대에 선다는 엄연한 현역무용수이다. 그는 “일반적인 통념을 넘어 내 나이에도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언제까지라도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젊은 후배들처럼 점프나 구르기 등 고난도의 동작을 소화하기는 어렵지만,대신 연륜이 묻어나는 몸짓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한국 무용수로는 ‘살풀이’연작으로 유명한 이정희(56) 중앙대 교수가 가장 나이가 많다.20여년 만에 무대에 선다는 그는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안무자로만 활동해왔는 데 오랜 만에 다른 안무가의 작품으로 공연하려니 기대와 함께 걱정도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각각 다른 세대의 무용수들이 한무대에서 공연한다는 발상이 신선하게 여겨져 참가했다.”면서 “관객들이 무대위의 무용수들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무용계에서 존경받는 무용가 이케우치 신코(60),전북대 교수 김원(40),촉망받는 안무가 김영미(37),재기발랄한 일본 프리랜서 무용가 주(37)가 호흡을 맞춘다.이번 공연에는 3국 합작무용 ‘쿠로 시오’외에 몰리사 펜리의 솔로 무용 ‘탈라’‘비를 기다리며’,중견 한국무용가 정혜진의 ‘가문’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한편 10월 23·24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아트스페이스에서도 공연한다.(02)763-1178.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
  • 여중생 사망 1주기 / 여중생 범대위 학술토론회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촛불집회는 투쟁 일변도의 시위형태를 극복하고 투쟁과 축제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위문화를 낳은 계기가 됐다.” 11일 여중생 범대위가 서울 을지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에서 가진 ‘6·13 효순·미선 1주기 맞이 학술토론회’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의 의미를 이같이 해석했다.이들은 촛불집회가 향후 지속적인 평화운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김귀옥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발제를 통해 “촛불집회는 3단계 과정을 거치는 동안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정 문제를 전면으로 이끌어냈고 수백만명이 참가해 대중적인 반전평화운동으로 발전했다.”면서 “특히 광화문에서 이루어진 촛불집회는 가족 단위를 중심으로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만들어내 성숙한 시민사회의 탄생을 알렸다.”고 평가했다.그는 “촛불집회의 주체들이 세대교체론의 징후가 될 수 있는지와 쟁점이 됐던 소파 개정문제를 동등한 한·미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정희 변호사는 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 문제를 다룬 발제에서 “지난 1966년 만들어진 협정이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쟁점이 되고 있지만 현재 정부는 북핵 문제가 우선이라는 논리로 소파개정을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한·미 양국은 초동단계의 수사협조와 주한미군의 훈련 안전대책 수립 등 몇가지 개선사항에 합의했지만 본협정과 합의의사록,양해사항의 틀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세부사항의 개선만으로는 소파의 불평등성이 제거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원칙적인 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의 필요성과 관련,“한·미 양국의 평등성을 기초로 한국민의 인권과 재산권 보호에 충실해야 하고 합동위원회의 공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이를 위해 ▲전속적 형사재판권 포기조항 삭제 ▲공무중 범죄로 한국민이 피해를 입었을 때 1차 재판권의 한국 이양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또 미군의 공무집행중 일어난 피해의 손해배상금을 한·미 양국의 실질적 책임에 따라 분담하고,손해발생시 한·미 공동 현장조사와 자료교환 등을 위해 구체적 세부규정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비정규직 통계는 고무줄?

    A씨는 집배업무를 한 지 3년6개월째다.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고 하루 12시간 가량 일 하지만 임금은 같은 경력의 정규직 집배원들보다 50만∼60만원 적게 받는다.노조를 결성하면 재계약이 안될지 모른다. 7년차 회계사인 B씨는 은행에서 1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같은 직급의 과장들보다 보수도 많고 연봉에는 퇴직금도 계산돼 나온다.좋은 조건이 제시되면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도 있다. A씨와 B씨는 정규직 근로자일까 비정규직 근로자일까?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에 대한 통계가 제각각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노동계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인용,비정규직근로자가 2002년 기준으로 772만명(56.6%)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비정규직 규모가 171만∼250만명(13.5%∼17.6%)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노동부와 노동연구원은 25%라고 반박한다.비정규직에 대한 정의가 서로 다르다 보니 비정규직 통계도 다르게 나온다. ●비정규직 정의,아전인수 노동계가 말하는 비정규직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임금근로자중 상용직(1년 이상)을 제외한 임시직(1년 미만)·일용직(1개월 미만)이다.이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모두 비정규직이다. 재계측은 노동계 시각대로라면 근로계약기간 없이 일하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서비스업 종사자,고연봉 계약직,프리랜서 등도 비정규직으로 분류돼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근로기준법은 계약직이라도 3년 동안 계속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인정하며,1년 이상 근무(5인 이상 사업장)하면 퇴직금을 보장하는 만큼 고용이 연장되는 계약직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다.A씨,B씨 모두 정규직이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정규직과 임금이 다르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데 정규직이냐.”고 반문했다. ●숨어있는 30%를 찾아라 노동부와 노동연구원은 2002년 비정규직 규모를 354만명(25%)으로 추정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임금근로자 중 7개 고용형태(계약근로,파트타임,파견근로,용역근로,가내근로,호출근로,특수고용)에 속하는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본 것이다. 이 때 A씨,B씨는 비정규직이다.그런데도 불구하고 노동부와 노동계의 통계는 30%나 차이가 난다.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박사는 “56%와 25% 사이에는 임금근로자 중 계약기간은 체결하지 않았지만 계속 일을 할 것 같은 임시직·일용직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즉 근로기간 계약 없이 수년째 일하고 있지만 고용보장은 안되는 근로자들,예컨대 건설현장 노동자 등은 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노동센터 이정희 국장은 “노동부가 밝힌 비정규직에는 보험모집인,레미콘운송기사 등 개개인이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형식적 ‘사업자’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아예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돼 비정규직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말했다.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 조차 규모를 축소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통계를 위한 통계를 만들기보다 근로기준법과 사회보장 적용을 받지 못하는 진정한 비근로직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뉴스 플러스 / 선거구 획정위원회 주초 구성

    국회는 이번주 초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17대 총선 선거구 획정을 위한 본격 협상에 나선다.여야는 민주당 박주선,한나라당 최연희,자민련 김학원 의원과 이정복 서울대 교수,이정희 한국외대 교수,김성기 변호사,백화종 국민일보 주필 등 7명을 선거구 획정위원으로 내정했다.
  • 매맞는 여성 보호시설 르포 / 가정폭력 ‘집안 일’ 아니다

    5월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든 ‘행복한 달’이지만 여성단체가 정한 ‘가정 폭력없는 평화의 달’이기도 하다.가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내가 남편의 폭력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면서 유지하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흔히 가정 폭력을 ‘숨겨진 범죄’라고 한다.그러나 이제 그것은 더이상 부부간의 ‘내밀한 일’도 ‘집안 일’도 아니다.“맞을 짓을 했을 것”이란 피해자에 대한 선입견도 잘못된 것이지만 폭력이 ‘술김에’‘홧김에’휘두른 실수로 용서받아서도 안된다.가정 폭력은 피해자인 여성은 물론 가해자인 남성,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병들게하는 사회적인 병이다.특히 국내의 가정 폭력 발생률(31.4%)은 미국(16.1%),일본(17.0%)의 2배 가까이 되는 등 그 심각성을 인식해야할 때다. ‘그곳’은 멀지 않았다.남편의 폭력에 병든 여성들이 몸과 마음을 누이기 위해 잠깐 찾아드는 곳,그 ‘쉼터’는 서울의 주택가에 있었다.팻말도 없었고,끝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아 담당 사회복지사의 휴대전화에의지,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다. ●피해 여성들의 친정같은 ‘쉼터’ 23일 오전,‘쉼터’에 들어서자 가지런히 책이 꽂힌 서가와 정돈된 분위기는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러나 어제 집을 나왔다는 김영자(가명·45)씨의 시퍼렇게 멍든 눈두덩과 그늘진 얼굴에선 고단한 삶이 단숨에 읽혀졌다.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던 김씨는 22년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조금씩 털어놓았다. “…내가 이렇게 맞다가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누군가 듣고 경찰에 신고라도 좀 해주길 바라며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요.”김씨는 결국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전화하면서 집을 나왔다고 했다.“경찰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우리가 할 일은 끝났다.’면서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경찰에 신고한 나를 남편이 더 심하게 때릴 게 겁나 그길로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그런데 왜 피해자인 내가 이렇게 숨어야 하나요?”숨죽인 그녀의 울음은 처연했다.더욱이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딸을 염려하면서 울음은 오열로변했다. 마주앉은 여성,양윤정(가명·38)씨의 양 볼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남의 일이 아니라는 침묵은 강한 긍정의 표현이었다.양씨는 13년간 맞고 살았던 자신을 되돌아보면 “벌레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난생 처음 집을 떠나 ‘쉼터’에 여윈 몸을 맡긴 지 2개월,“난 많이 변했다.”며 “무엇이든 트집 잡는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면 가슴이 너무 뛰어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남편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지난날의 자신은 ‘노예였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아무리 음식을 잘 만들어도 남편은 단 한번도 만족해하지않고 다른 것을 트집삼았고,상을 뒤엎으면서 그 지긋지긋한 일은 시작됐어요.” 맨몸으로 뛰쳐 나왔지만 보모 교육을 받았고 난생 처음으로 돈을 벌었다는 양씨는 “나도 사람이라는 사실,그걸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한 마디도 털어놓지 못할만큼 가슴 속 상처가 큰 또다른 여성들도 ‘남의 일같지 않은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어 분위기는 참 무거웠다. ●학력·재산·나이와 무관 피해 여성과 24시간을 함께 기거하며 상담을 맡고있는 사회복지사 김성숙씨는 “눈물은 아픔을 씻어내는 정화기능을 한다.”며 “남편의 마음에 맞도록 자신을 바꾸려고 10∼20년씩 노력했던 여성들이 ‘더이상 남편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렸을 때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한다.”고 말했다.또한 이곳을 이용하는 피해 여성은 30∼50대가 주류를 이루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구별이 없고,학력과 재산 유무와도 관계없다고 설명했다.김재엽 연세대 교수는 “소득이 전혀없는 집단의 27.5%,월 300만원 이상의 소득자 28.3%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며 항간의 저소득,저학력층에서 가정 폭력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꼬집었다. 24일,여성의 전화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두 피해여성은 ‘쉼터’에 머문 지난 2개월동안 “나 자신을 찾았다.”고 말했다.의외로 밝아 보이는 얼굴에 안도감이 느껴졌지만,한켠에서는 ‘이렇게 밝은 성격인데 당하기만 했을까?’라는 피해여성에 대한 편견이 떠올랐다.이런 속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듯 동행한 사회복지사 배인숙씨는 “폭력에 노출돼 무기력했던 여성들이 쉼터에서 함께 피해자들과 지내면 자신에게만 있었던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서서히 치유돼 예전의 밝은 성격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보험회사의 교육담당자였다는 이정희(가명·43)씨는 “밖에서는 당당했지만 ‘남편을 무시한다.’며 던진 밥그릇에 이마가 터져도 남편의 마음만 풀어주려고 비굴하게 노력했던 약한 여성이었다.”고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너무 맞으니까 ‘차라리 빨리 때려라.’는 식으로 체념하게 됐지요.어차피 내가 맞아야 끝날 일이라면 빨리 끝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생각이 길들여졌어요.”.그는 중학생인 아들이 “옥상에서 아버지를 밀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야 더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 이혼할 것을 결심했다. 때로 피해 여성들은 ‘내 얼굴에 침뱉기’라거나 ‘남편을 고발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움에 젖기도 한다.자신이 가정을 떠남으로써 ‘가정이 깨어졌다.’는 현실은 더 큰 죄의식을 안겨준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함께 만나고,자신들을 추스르는 과정이 어떤 전문가의 상담보다 더 효과적이라 한다.‘쉼터’를 통해 자신과 남편,가정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여성들은 성큼 성장하게 된다.그래서 쉼터에 머물렀던 여성들 중 35%는 집으로 복귀,가정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전국 32곳뿐… 세대별 보호시설 늘려야 87년 처음으로 쉼터의 문을 열었던 여성의 전화연합은 90년 구타 남편이 ‘인신매매집단’이라고 경찰에 고발,실무자 3명이 경찰에 연행·조사를 받기도 했었다고 한다.또한 쉼터가 집안에 머물렀던 아내들을 집밖으로 유도한다거나 이혼을 부추긴다는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쉼터는 현재 서울 8곳,전남·경남 3곳,부산 2곳 등 전국 32곳에서 운영되고 있다.대부분 10명 내외를 보호할 수 있는 작은 규모라 다 합쳐도 한꺼번에 332명밖에 보호할 수 없다.더욱이 아이들을 데리고 입소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2∼3개월 머무르면 퇴소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거처가 되지는 못한다. 여성부는 올해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지낼 수 있는‘세대별 보호시설’을 충북에 시범적으로 설립,15세대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허남주기자 hhj@ ■가해자 위탁상담 프로그램 “나도 처음부터 폭력 남편은 아니었다.”고 폭력의 원인을 아내의 잘못으로 돌리는 40대 남편,“때려서라도 고쳐서 데리고 살려고 했다.”며 가부장적인 의식을 내세우는 30대 남편,하물며 “때리는 것도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변하는 남편.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도 가지가지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성격장애이자 분노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가정법원으로부터 가정보호사건 처분을 받은 가정폭력사건 중 일부는 상담위탁을 명령받는다.서울 여의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 상담기관에서는‘가정폭력 행위자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잘못을 인정하자 곽모(45·공무원)씨는 술을 마시면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고,아내를 폭행했다.참다못한 아내가 경찰에 고발하자 “공무원 신분인 나를 망신시켰다.”며 처음엔 아내를 원망했다.그러나 3개월간의 위탁상담을 받은 후 술을 끊고,아내와 원만한 관계를 회복했다.“진작 이렇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까지 말했다. 박모(37·대학강사)씨는 결혼 2년,오히려 자신의 성격을 이기지못해 펄펄 뛰는 아내를 밀쳤을뿐인데도 고발,상담을 받게 되자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었다한다.“12살 연하의 아내는 불같은 성격에 걸핏하면 친정으로 달려갔다.화가 나면 벽에 자신의 머리를 찧을만큼 극단적인 성격이었는데 임신중 아이를 잃으면서 결국 결혼생활은 금이 갔다.”고 아내 탓을 했던 그가 상담이 거듭되면서 “나 자신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어떻게해서라도 아내를 달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아내의 화를 돋웠던 것같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상담을 받으면서 남의 결혼생활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고,결혼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하는 박씨는 이혼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때,내가 조금이라도 노력했다면…”이란 생각만으로도 지난 결혼이 준 상처가 치유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부부간 대화법과 스트레스 해소법도 가르쳐 위탁상담은 개인·집단상담은 물론 1박2일의 부부캠프를 실시한다.일정이 끝나면 대체로 폭력을 인정하고,가정폭력방지법을 이해할 뿐 아니라 부부간의 의사소통법 등을 알게 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상담을 받았다고 모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새롭게 가정을 이끌지는 못한다.어쩔 수 없이 이혼에 이르기도 하지만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었음을,조금더 노력했으면 달라졌을 것이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司試 998명·군법무관 25명 합격자 발표

    법무부는 제44회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 998명과 제16회 군법무관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25명을 22일 발표했다. 수석합격의 영예는 총점 424.5점에 평균 60.64점을 얻은 이미선(李美仙·23·여·서울대 4년)씨에게 돌아갔다.최연소 합격과 최고령 합격도 여성인 안미령(安美伶·21·서울대 3년)씨와 박춘희(朴椿姬·48·부산대 행정대학원졸업)씨가 차지했다.전체 여성합격자 비율도 23.9%(239명)로 지난해 17.5%(173명)보다 6%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사법시험관리위원회가 행정자치부에서 법무부로 이관된 뒤 처음 시행된 이번 사법시험에서는 2차 합격자 999명중 1명이 최종 면접시험에서 탈락했다.최종 합격자 명단은 법무부 홈페이지(www.moj.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충식 홍지민 기자 chungsik@ ◇제44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명단 김호진 허 백 안미령 신재용 김영주 박 철 김명수 채지훈 정정호 박경덕 송미경 이원호 김세중 이지선 권택곤 김정호 장시영 이신영 김재철 김혜영 박숙란 김지훈 김지정 홍인섭 김기훈 박현준 전안나 송인규 안동규 최수영 정승욱 이유선 조기제 송양근 석경수 서범수 김현종 고 준 정병영 정민호 고종찬 정인경 이희재 김규남 서보형 류주연 김낙형 홍명종 김 중 박세원 정재욱 김재환 박준기 이규철 민병덕 장희정 김병익 강태욱 박재응 정보영 최창희주명훈 김성천 문향란 이보상 오세문 남 현 송인경 이완희 박창우 정 철 한범석 정관주 이원후 정승현 류혜정 김근재 김순길 이정훈 최형원 신성호 강태길 오휴탁 이인철 김은철 장선엽 전재우 신혜성 이동호 신상록 백종석 이동현 서채란 김설이 김형찬 김동기 최윤수 최덕현 김문희 홍미정 장영화 상종우 박복환 최재광 박윤정 김영진 김주완 주성준 한정규 인성복 이창훈 손승현 이경희 진영경 김민선 김완섭 김수련 김인경 정현석 김병조 박성욱 하상제 손승범 이상은 이성범 이승혜 이동현 장성호 이동신 김혜정 신윤정 이진희 장혜영 전상오 조병대 오지원 이주연 권순형 김영재 이영준 윤동환 조명선 박종택 홍완기 박건욱 송상헌 김수환 조준현 장천근 박진영 김혜진 박관우 정영선 정진욱 정보근 이동언 석근배 김희정이영욱 마 훈 이정하 안승훈 김병희 김민성 오기찬 이영진 임선화 진성협 김주섭 안태훈 남현우 김윤관 윤현하 표용형 이영미 심혜진 박완빈 김상만 권순기 장은혜 여치경 손상욱 염옥남 신종선 최영준 이만덕 이미옥 권선영 빈태욱 이순태 김남규 김성준 곽욱섭 성승환 김광복 최희정 신인섭 조석규 구길모 이주헌 최영수 김성우 안성일 류상현 황환민 이종현 황태규 박재문 김형중 김미애 신승용 전승호 김대원 김주철 김응우 이승용 심동영 구준영 이수연 민규남 원신혜 김광재 장윤선 박선일 문현웅 문종철 송병훈 송민화 김계환 박기환 나경광 윤나리 장성원 이 은 이승열 김 석 허 준 우진곤 강선아 배경렬 김연실 이창현김길수 이종건 류수길 손영상 문현정 원창선 길탁균 김희정 김재호 하상일전세영 김방수 이종경 김종필 김영욱 김영준 이동영 이상민 구본덕 김명수기은아 조아라 장석대 문병규 정혜란 황성민 임혜연 안종민 양려원 손계룡김선미 배소영 김종철 정채민 김태준 이헌우 윤영석 김표현 김영찬 김 룡 정광수 강문희 허 현 송미란 김영주 이성범조일권 박정훈 장기태 이상명 서보익 이주관 정명희 김영희 김현진 김영민 노규동 이동필 최우균 진혜원 전용규 유대원 신중권 원중재 이태선 박민선 백갑선 고민지 윤희상 유승원 양우석 고병조 한승철 손범식 조용우 박상현 장상헌 김태희 조철기 이성균 송종선 이동엽 연광석 신정민 문선주 서동용 이상현 정영진 소순진 이민서 유지훈 이수현 윤성웅 조성민 허성환 하민정 김은정 박재형 장혜진 안천식 오영삼 이용균 이수환 권영균 이도행 최병일 김종승 강승호 박민성 박성훈 최희준 유진희 최재혁 이해권 황현정 권현정 김정태 권현유 신성수 김태용 송소영 김재훈 박일규 이정아 장진호 연명흠 임효량 최수진 박석용 배병윤 장윤미 홍완희 양승규 안창현 박미영 강상현 이현주 김성원 이태훈 임채근 이창래 최재용 한소희 김지향 김진규 전병영 유경식 김기풍 김진욱 한정현 김의권 석경희 최민철 한용희 정성무 성정모 박동복 김영오 김종근 김효선 이수연 윤성호 임영빈 배종희 민병권 한원횡 최현석 권성원 문성식 이향열 정도희 최영각 백종현 김성현 김원목 김인중 최효종 김용식 추현욱 장두봉 이명옥 정기호 김세정 우 등 강성운 구미옥 최청호 정현승 박춘희 김병균 조희영 박네라 지성래 조성민 강인원 최정현 이수재 최용석 문석빈 이정희 김병철백승우 김정훈 장석준 김종웅 성기준 임삼빈 진민희 윤준용 정경섭 이동훈강경석 여영찬 정영수 오명은 박라영 유현정 현낙희 김승아 이대원 홍석헌장재완 김범진 이일규 안재훈 김연수 최형철 이승형 이달순 송주연 최재원장달영 정현미 안병한 신승우 민경화 황선익 서창대 최대건 정진욱 박기태김동현 박성민 송현석 김용주 정세영 김민철 정은혜 권용제 권정화 백승주조은희 권준범 김장호 김기수 손정준 김효언 이계준 김원일 변창우 류현희김청미 이형민 최인규 장문석 김성기 김용일 윤현정 민선향 이 웅 안현주 유화진 허건 황보현희 한정일 김성식 정현동 성중탁 현진수 이관우 조건한 남성우 김윤락 오희택 이승훈 장수영 박태영 주소희 이경진 김선주 박명희 김현주 한동영 김소연 유미라 천대웅 이재원 임성준 남경모 장재용 이정배 김진석 임주헌 김종주유현영 양상익 이재한 김진환 조은형 박용진 박희정 이은혜 허정룡 류은아 김지연 김태권 최종혁 박제인 김민우 이행연 권기덕 윤원기 김선우 오성진 이형근 박정난 김순용 남광순 황운서 박승민 최재아 김정우 조영찬 신종환 이선미 전용범 박혜영 최성호 김희명 강동명 고헌주 김동훈 이연주 윤진호 장진욱 김태흥 정동준 박영동 김준래 한정희 김평진 조남택 성 왕 류호중 구창훈 마수열 김성종 심형석 최지윤 장세동 송호철 최연묵 심봉석 하경환 이상훈 황세동 박종열 윤경석 전혜향 라수종 신윤주 김재혁 서여정 김영국 윤화랑 박중욱 박석일 전창우 김상협 신유천 박기원 남호영 정원식 김태석 김태견 김수부 김민아 유헌기 김주희 박성민 정상영 이근창 임수연 이미선 백숙종 김연희 조원준 손유정 박석순 김주인 황인규 윤석범 황현아 이석인 강민정 진준형 이혜영 이경준 이건수 이종준 박순옥 김해경 송방아 최선경 나상훈 남동성 우재욱 신석범 박기완 최태원 박근용 이병록 김성철 김희연 신중광 류태경 정연박 김평수 권우현 이대환 안병준 이정근 채필호 나의엽 서상호 박우영 최유나 손정현 이송헌 김 준 김태현 이지영 김봉균 송은석 박준영 김도경 황정화 김상균 안 석 정영권 윤권철 박재형임성우 심영대 김영심 허수진 조상원 이강길 채희석 최익석 서도희 송창영배대희 김동한 박현섭 나윤주 정지선 박상철 전정숙 박성준 허윤규 임길섭김재호 오태헌 이충명 임유경 정원두 한기문 최준규 최진석 최현정 장홍록정지원 조지은 강경희 이우형 김연호 김건호 최성보 박현규 김철홍 이정훈김주화 안효승 김범진 강애란 정우석 조만래 이경은 서혜진 김선아 배상원최민령 주혜진 류남경 김선희 김도연 최원석 이황희 김 린 김진영 박용식 황재호 김준우 홍성준 원철용 김정환 정유리 차상열 최재훈 이상철 홍은표 이충표 박재우 송상교 이탄희 송오섭 김용민 구태회 장우성 차영갑 홍준용 정희채 이원기 심우섭 김상한 이충일 임화선 이소연 이정원 강상묵 임세진 전규형 조경희 정희엽 정영호 두완수 조정래 이찬규 박진숙 유옥근 황성광 홍득관 조용후 최재준 도용욱 권순범 이경율 이정명 이오령 이재찬 이지영 오윤식 차지원 이종문 이원구 김영진 류 송 안호선 이호산 허이훈 윤치환 이효진 김용희 김원식 손영호 박성민 장지용 이상민 박은정 김규동 이재욱 박영석 박건창 김용태 이숙미 이영범 김태호 김민아 정중호 최인화 임철근 이병선 강선주 유정우 추성엽 이상현 박소현 문지선 박민철 곽 훈 박소연 함영주 곽희두 오상민 박종수 황필규 김병구 오동렬 유지선 최수진 김진량 국원 김보라미 오민웅 김미숙 이수진 백영화 윤정현 이진웅 기노성 진원두 이혜림장철웅 김 홍 이은명 서호원 김현미 안재훈 전재광 안 민 조민우 최준호 최문수 주성훈 박진성 장윤영 형창우 박재순 김준모 문주호 정영훈 윤여준 김정열 이정의 임승택 진동렬 강경호 김병문 김형율 김수경 장석윤 김해성 황현대 조동식 박민정 이준동 정현숙 김화진 강호칠 백수현 전우석 조판제 김동억 박준영 임진석 백경아 박판근 박상훈 유경재 한두영 이종성 황기석 고삼식 백경택 구재천 김종민 권미희 남상숙 강희정 국상우 안재형 정승택 김도형 정치화 박철수 조민영 차혜령 김규봉 우석환 이충훈 김형원 오종열 하성화 송영경 박상수 안성희 송인욱 김수연 정오건 김용걸 장희성 김혜균 최인석 신현호 김태환 신병재 홍석인 이준호 박병주 신봄메 양종렬 최재영 갈우호 이병주 권 정 김준성 이승훈 김종덕 신은영 이제승 안종호 김현진 박성만 김광재 김동희 김지혜 이종규 변상엽 김영남 고경남 고동호 김진수 심종신 신종한 황민호 이종훈 이지형 박영욱 정판희 염경호 정영석 노경환 정한근 손광희 김택선 권성희 장영수 이용만 김선근 이승빈 권신애 김기현 박창식 장윤순 정지은 ◇제16회 군법무관 임용시험 최종합격자 명단 정의관 이철호 서인호 양창호 박 혁 박영익 도현택 김경호 이재용 정찬묵 이병오 박상혁 신종범 김일훈 송형모 백종원 송기출 정의성 강상만 김진철 김방호 장세훈 김태욱 김백진 송가준
  • “또 무죄… 그럼 누가 죽였나”

    미 군사법원이 두 여중생을 치어 숨지게 한 미군 장갑차 관제병과 운전병에게 잇따라 무죄평결을 내림에 따라 재판 과정과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유가족 등은 22일 “피해자는 있지만 책임자는 없는 상식 이하의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이 사건을 조사했던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측은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 병장과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의 과실치사 혐의가 짙어 유죄 평결을 확신했다며 재판 결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이날 워커 병장에 대한 이틀째 공판에서 미군 검찰 측은 “숙달된 고참병인 운전병 워커 병장이 관제병과 수시로 통화를 시도하지 않고 통신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논고했다.그러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우측 시야가 제한된 운전병에게 위험 요소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통신장비가 고장나 이를 알 수 없었다.”고 무죄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지청 박윤환(朴允煥) 차장검사는 “유죄 증거를 충분히 확보,자료를 넘겨줬고 미군 검사측도 유죄를자신했었다.”면서 “사고 원인이 통신기기의 결함이었고 1차적으로 운전병과 관제병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마주 오던 장갑차 관제병이 수신호로 위험상황을 알렸는데도 장갑차를 멈추지 않은 것도 이들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지청의 한 검사는 “현역 군인 8명으로 배심원단이 구성되는 제도상의 허점 때문에 무죄평결이 났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소속으로 재판을 방청한 권정호(權正浩) 변호사는 “정부 당국이 외교적인 창구를 총동원해서라도 미국 측에 재판권 포기를 요청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이정희(李淨熙)변호사도 “부실했던 초동수사와 무기력했던 미군 검찰의 모습을 보면서 무죄 가능성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여중생 범대위의 김종일 집행위원장은 “한국민의 감정을 무시한 기만적 평결”이라면서 오는 27일 재판의 원천 무효와 올바른 해결책 마련을 위한 비상 시국회의를 갖는 등 강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범대위는 내달 초 10여명규모의 방미 항의단을 미국 워싱턴DC에 보내 규탄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주한미군범죄근절본부도 성명을 내고 “미군에 면죄부를 준 군사재판을 규탄한다.”면서 “미군 당국은 이번 재판을 무효화하고 재판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두천 황장석 박지연기자 anne02@ ■여중생 사망사고 일지 ▲2002년 6월13일=여중생 2명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 ▲6월19일=한·미 합동 조사결과 발표 ▲6월27일=의정부경찰서,의정부지청에 사건 송치.유가족,사고 미군 고소 ▲6월28일=미2사단 공보실장 “미군 과실없다.”발표 ▲7월10일=사고 미군 의정부지청 전격 출석,조사 거부 귀대.법무부,미군에 형사재판 관할권 포기 요청 ▲7월30일=주한 미대사,한국 국방장관에 사과 ▲8월7일=주한미군 한국 정부의 형사재판권 이양 요청 거부 ▲9월13일=유족에게 배상금 지급.미8군 사고 미군 2명 군사법원 심리 결정 ▲9월24일=미 군사법원 예비 심문에서 사고 미군 공소사실 부인 ▲11월20일=관제병 니노 병장 무죄 평결 ▲11월22일=운전병 워커 병장 무죄 평결
  • “재판권 찾아야”들끓는 여론

    경기도 양주의 두 여중생을 치어 숨지게 한 미군 장갑차 관제병에 대한 미군사법원의 무죄평결을 비난하는 목소리로 전국이 들끓고 있다.법무부는 이날 이례적인 유감 논평을 냈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도 미군 범죄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행정협정(SOFA)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 비난 성명,법무부 유감 표명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평결은 미국 검찰의 자체 조사와 미군배심원단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당초부터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참여연대,민변 등 9개 시민·여성·환경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SOFA의 전면 개정에 나서야 하며 대선 후보들도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무부도 논평을 내고 “공소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배심원의 평결에 아쉬움을 느낀다.”면서 “장갑차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에 대한 재판결과를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운전병 공판 이날 열린 워커 운전병에 대한 첫 공판은 시종일관 검찰의 무딘 심문과 변호인의 날카로운 변론으로 진행돼 또 무죄평결이 날 가능성을 높게 했다.검찰측은 “장갑차가 여중생을 피할 수 있는 공간적인 여유가 있었지만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변호인측은 상황을 재연한 영상물과 사진자료를 근거로 “운전병은 장갑차의 구조상 시야가 좁아 여중생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도로 조건 역시 마주오던 차량과 비껴가는데 여유가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고 반박했다. ◆격렬한 반미집회 여중생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캠프 케이시 앞에서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시위대는 부대 안으로 붉은색 페인트가 담긴 병을 던지고,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경찰은 공격용 알루미늄 방패로 시위대를 저지했으며,이 과정에서 윤희숙(27·여)씨가 방패에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등 6명이 다쳤다.문정현 신부와 한상렬 목사는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삭발식을 가졌으며,일부 참가자는 ‘살인미군 규탄’이라는 문구를 혈서로 썼다.완전무장한 미군 병사 20여명은 전망대에서 시위 상황을 감시했다. ◆예고된 무죄평결 미군 자체 조사에서도 과실이 인정된 피고인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진 근본원인은 한국이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SOFA 때문이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주한미군 재판은 미국의 군사재판 규정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는 배심원이 사령관이 지명하는 미군으로 구성되며 판사와 검사,변호사도 모두 같은 미군이다.무죄 평결이 나면 검찰은 항소를 할 수도 없다. 이정희 변호사는 “배심원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재판에서 미군 배심원들은 가해자인 미군에게 동료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사건을 수사했던 의정부지청 관계자는 “유죄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미군에 넘겨줬지만 결과가 당혹스럽게 나왔다.”면서 “검사,판사,배심원 모두 범죄 입증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니노 병장의 재판을 참관한 권정호 변호사는 “최소한 배심원에는 한국인이 포함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동두천 유영규 황장석 박지연기자 whoami@
  • [대선후보 정책검증] (1-2)정치·지방자치분야

    대한매일은 정치,행정,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326명으로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또한 공정하고 분석적인 여론조사,정책대결 유도 및 인물 검증을 위해 한국조사연구학회(회장 朴龍治 서울시립대교수),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소장 李南永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대선 여론조사위원회와 분석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대한매일은 이들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주요 대선 후보들의 정책검증 시리즈를 시작합니다.각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질문서는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들로부터 e메일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대선후보의 답변서를 놓고 대한매일 정책분석팀이 본지 명예논설위원들로 구성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정책 비교 및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대선후보들에 대한 정책탐구는 정치,경제,공공,교육,남북 및 외교,사회,의약분업 및 연금,문화·기타 등 8개 분야로 나눠 진행할 예정입니다. 1. 정치개혁과 개헌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해소하기 위해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보장하겠다는것에 주요 후보들의 의견은 비슷했다.후보들은 ‘좋은 대안’을 제시했지만,문제는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여부로 모아진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보장할 것”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은 참모와 보좌기능만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국회의 권능과 역할을 정상화하겠다.”며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관행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또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권력의 시녀가 아닌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도 총리의 헌법상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총리의 장관임명 제청권 및 해임건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또 국무회의 및 장관회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장관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대통령은 외교·국방·안보·통상분야를 책임지고,총리는 내치분야를 관장토록하겠다는 게 정 의원의 구상이다.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분권화,3권분립의 실질화와 국회의 권한강화와 활성화를 통해 대통령의 권력집중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내각제 개헌에 대한 입장은 조금씩 달랐지만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았다.이회창 후보는 “내각제로 개헌하지 않더라도 헌법 정신을 잘 살려나간다면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권영길 후보는 “내각제 개헌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노무현 후보는 “임기말에 개헌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고 국민적 합의가 있으면 개헌을 추진하겠다.”면서도 “개헌을 해도 내각제로 할지,프랑스식 대통령제로 할지,(순수)대통령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민의사에 따르겠다.”고 설명했다.정몽준 의원은 “국민다수의 의사가 수렴되면 집권 이후 생각해볼 일”이라고 답변했다. 중앙당과 지구당 폐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중앙당을 없애는 데 찬성하는 후보는 없지만,정몽준 의원은 중앙당사를 없애고 원내정당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이회창후보는 중앙당과 지구당을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노무현 후보는 “중앙당 기능은 정책·미디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지구당은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을 국회로 넘기는 안에 대해서는 약간의 시각차를 보였다.이회창 후보는 “국회 본연의 기능인 예산감사 강화를 위해 감사원을 국회로 넘길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헌사항”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노무현 후보는 “찬성이지만 헌법개정사항”이라며 “헌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국회가 감사원에 대한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후보보다 적극적인 편이었다.정몽준 의원은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변했고,권영길 후보는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태헌기자 ■전문가 분석 - 개헌없으면 정치개혁 공염불 ‘실질적인 총리의 권한 보장’이든,‘책임총리제’든 후보들의 공약은 모두 1997년 대선에서 나온 것들이다.문제는 실천이긴 하지만,현행권력구조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우리는 대통령제의 많은 부작용을 봐왔다.지금까지 중론은 인치의 문제,즉 대통령이나 측근의 잘못으로 그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권력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데 있다.감사원의 국회 이전이든,중앙당·지구당 폐지든 정치개혁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여기에 걸린다.선거공영제법 등이 안 되고 있는 이유도 근본적으로는 권력구조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 없이는 정치개혁을 이루기 어려우며 이에 대한 공감대가 정치권에 형성되고 있다.현행 헌법은 지난 87년 정치권내 타협의 산물로,15년이 지나면서 많은 문제가 도출된 게 사실이다. 개헌논의는 이번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이 솔선해서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차기정권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도,건전한 야당 육성을 위해서도 내각제가 됐든 이원집정부제가 됐든 개헌논의가 바로 시작돼야 한다. 안순철 단국대 교수 2. 권력형 비리 척결 주요 후보들은 권력형 비리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대통령 친·인척의 부패와 비리를 막기 위해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별도의 감찰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위공직자는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고,감사원에 공직자의 재산등록사항을 실사(實査)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또 국회에는 ‘권력비리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권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공무원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권력형 비리를 뽑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및 고위공직자의 직계 존·비속 재산공개 의무화에 대해선 이회창 후보와 같다.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등의 비리를 감시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를 설치하고,부정부패 사범에 대한 사면과 복권은 엄격히 하기로 했다.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 등 주요 기관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확대도 공약으로 제시했다.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을 기부할 때에는 수표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도 권력형 비리를 막으려는 대안으로 제시했다.공직자윤리위원회의 기능 강화도 강조했다.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은 국가정보원장,감사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금융감독위원장,공정거래위원장 등 6대 권력기관의 장도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정치자금 실명법을 제정해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막고,공직자 비리척결을 위해 수사권을 가진 전담기구를 설치해 고위공직자 재산형성과정을 검증하는 안도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또 정치부패 및 권력형 비리 범죄자에 대한 공무담임권 및 사면권 제한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공무원 노조와 노동자의 경영 참가를 합법화·활성화해 부정부패에 대한 내부 감시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부패방지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과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고 보상기준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주요후보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국내금융거래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회창 후보가 다소 신중한 입장인 반면 다른 후보들은 모두 ‘찬성’이라고 답변했다.이 후보는 “정치적 오·남용 방지장치를 강구한 뒤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전문가 분석 - 공약입법화 실천의지가 중요 각 후보들이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대선공약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공약과 별도로,대선기간을 앞두고 각 정당 의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정치개혁법안을 처리하는지가 더 관심이다.후보가 아무리 좋은 대선공약을 발표해도,각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입법화하지 않는다면 대선공약은 지켜질 수 없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후보와 별도로 각 정당의 실제 움직임과 동향을 대선후보 선택기준으로 삼고,이들이 정치개혁법안 처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금융거래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섣불리 도입을 주장하기보단 신중론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FIU 정보에 접근하기 쉬운 여당이 야당 탄압 수단으로 계좌추적 정보를 이용할 우려가 크기때문이다.따라서 현 금융실명제 법안과 적당히 조율해,사생활 보호가 가능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정희 외대 교수 3. 지역감정 해소 각 후보들은 지역감정 해소에 강한 의욕을 보이면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의원은 지역간 갈등의 원인인 특정지역 인사편중을 막기 위해 인사탕평책을 대안으로 내놓았다.이 후보는 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지역균형발전 심의위원회’를 설치,인사와 예산의 편중 현상을 방지할 방침이다.정 의원은 예산지원에 있어서도 편향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을 약속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지역감정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특정정당이 특정지역을 싹쓸이하는 현상을 막아 지역감정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장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 ‘국가균형원’도 설치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을 대안으로 보는 점에서 노 후보와 비슷하다.그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대선거구제로 바꾸고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대통령선거를 결선투표제로 바꾸는 것도 지역감정 해소에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주요 후보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한 노무현 후보는 물론 적극적이지만,다른 후보들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이다. 노무현 후보는 효과적인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이전 비용은 토지매입과 청사건축 등에 물가와 지가상승률을 고려해도 5조 50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중앙정부 이전은 서울에 꼭 있을 필요가 없는 부처부터 이전하되,행정수도 전체를 옮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대신 ‘균형분산 5개년 계획’을 수립,각 지역의 특장을 살려 기능별 수도를 건설하는 균형분산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정몽준 의원은 중앙정부 이전은 중앙행정기능과 연관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되,대기업 본사도 지방으로 옮기도록 유인책을 마련할 방침이다.그러나 청와대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반대했다.오히려 청와대의 비서실 기능을 축소,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권영길 후보는 행정수도이전은 필요하지만,지방분권화가 선행된 뒤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전문가 분석 - 일관성있는 해소방안 밝혀야 각 후보들이 지역감정 해소 및 행정수도 이전 등에 대해 내놓은 제안들이 현실적으로 이뤄진다면 나름대로 지역감정 해소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다.제안된 정책들이 실현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후보가 추구하는 전체 정책방향과 모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각 후보 및 정당이 제시하는 정책이념과의 일관성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아쉽게도 정책 대부분이 참모들과 자문팀에 의해 좋은 것들로만 모자이크 처리된 느낌이 든다.지지율이 떨어지는 지역을 선심성 정책으로 공략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이 다른 정책과 충돌되거나 전체적 정책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후보들은 큰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일관성 있는 지역감정 해소방안을 밝혀야 할 것이다. 정용덕 서울대 교수 4. 지방자치 개선 각 후보들은 모두 신중한 입장 속에 사안별로 구체적인 보완책을 제시하고 있다. 시·도와 시·군·구,읍·면·동 등 현행 3단계 지방조직을 2단계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개편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지자체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초단체장의 임명직 전환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반대,정 의원은 신중 검토 입장이다.노 후보는 임명제 전환보다 기초단체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주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했다.권 후보는 선출직 유지를 주장했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에 대해선 이 후보와 정 의원은 긍정 검토 입장인 반면,노 후보와 권 후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책임정치를 위해 원칙적으로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의원의 유급화와 정책보좌관제 도입은 ‘신중 검토’ 입장인 이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긍정적이다. 노 후보는 지방의원 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전환,의원 정수 축소를 전제로 유급제를 도입하되 보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각 지자체가 재정 여건을 고려해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책보좌관제는 국회의 동의를 거쳐 광역의원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기초·광역 의회의 통폐합 문제와 지방재정 문제 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현행 무보수 명예직이 소규모 지자체에만 어울리는 제도인 만큼 대도시 지역만이라도 유급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전문가 분석 - 학계개선안 대부분 수용 안돼 전반적으로 지방자치 관련 정책이 미약하고 그동안 학계를 통해 제안된 지방자치제도 개선책이거의 수용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주민직접발안제’와 같이 참정권을 강화하는 제도나 교육·경찰자치 등 지방분권형 장치가 고려돼 있지 않아 과연 자치활성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지방자치를 좀더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하나의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다.기초단체장의 임명직 전환은 지방자치를 하지 말자는 발상과 다름 없다. 또 지방의원 유급화와 정책보좌관제 도입도 기초·광역에 차등을 둬서는 안 된다. 오히려 농촌이나 기초단체가 전문화를 더 필요로 하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는 양론이 있다. 암암리에 내천되고 있는 기초의원까지 전면 허용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우리 정당정치의 현실을 볼 때 책임정치 구현보다는 각종 폐단이 더 많아 일시적으로 정당공천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학계와 시민단체의 중론이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
  • 기능경기대회 이색 참가자들 ‘눈길’

    16일 전남 목포실내체육관에서 막이 오른 ‘제37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는 1800여명의 선수단 중에는 이색 인물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2연패한 장애인 김의용(48)씨는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린다. 가구 직종에 참가하는 김씨는 1976년 작업 중 오른손 손가락 세개가 절단된 불운을 겪고 가구제작을 하지 못하는 처지를 당했지만 굴하지 않고 꾸준히 기술을 연마해왔다. 지난해 전국공예품 경진대회 목칠부문 경기도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두각을 나타냈으며 올해에도 경기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2년 연속 금메달을 안았다. 내년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6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다.아들 희준(28)씨가 자신의 뒤를 이어 제자를 자청,뿌듯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용 직종에 참가한 김서곤(19)씨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미용직종 동메달리스트인 어머니 장문순(48·여)씨의 뒤를 이은 미용인이다. 어머니를 지켜보며 미용인의 꿈을 키운 김씨는 고3때부터 미용인의 길에 들어섰고 현재는 삼육간호보건대학 토털미용과에 재학중이다. 4년제 대학 2학년을 마치고 자퇴,취업전선에 뛰어든 이윤호(28)씨는 시계직종에 출전한다.이씨 역시 아버지 희영(47)씨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케이스.76년 제11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시계수리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배운 이씨는 “사양화하고 있는 시계수리 분야를 부활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4세때 앓은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된 이정희(38·여)씨는 17세때부터 전통자수에 매료돼 이번 대회에 수(手)자수 직종에 도전한다.이미 20차례의 공모전에서 입상을 한 그녀는 2000년에는 전북 정읍 예술회관에서 개인전까지 연전문가이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깨를 겨루어 그들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씨는 정읍에 130평 규모의 전통자수 전시판매장을 설립 중에 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국정감사 결산·반응/ ‘혹시 했더니 역시‘ 정치감사로 마무리

    지난달 16일부터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가 5일 운영위의 대통령경호실 등을 끝으로 362개 기관에 대한 감사 일정을 마친다.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등과 겹쳐 ‘정책 감사’가 아닌,수박 겉핥기식 ‘정치 감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병풍과 대북지원설-초반은 민주당의 병풍공세가 주도했다면 후반부는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북 비밀지원설이 국감장을 뒤덮었다. 민주당은 국방위와 법사위를 중심으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와 귀향증,군검찰의 병역비리 수사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는데,추태의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17일 국방부에 대한 감사장에서 일어났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헐뜯기를 주고받다 “인간 말종”“이회창이 대통령 되면 난 이민간다.”등의 험한 말과 몸싸움을 해 눈총을 받았다. 병풍이 시들해진 지날달 25일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정무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등은 ‘현대상선의 4900억원 대북 비밀지원설’을 제기했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권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민주당 의원들이 크게 당황했으나,결정적 증거는 안 나와 감사기관의 조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료제출 거부,증인채택 논란-한나라당은 처음부터 민주당의 병풍공세에 맞서 공적자금 국정조사로 맞불을 놓았다.감사원 등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이 기관들이 난색을 표시하자 이를 민주당이 거들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비리를 감추기 위해 고의로 응하지 않는다.” “무리한 요구로 국감 파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소모적 정쟁을 주고 받았다. 증인채택 문제도 부딪쳤다.한나라당은 특위와 일부 국감장에서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대통령 차남 김홍업(金弘業)씨 등을 요구한 반면,민주당은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장,이회창 후보의 동생 이회성(李會晟)씨 등을 신청해 마찰을 빚었다. ◆기억에 남는 지적들-예년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국립대병원 군 면제진단서 남발’과 이미경(李美卿) 의원의 ‘국어교과서 오류 무성’,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의 ‘공무원범죄 기소율 저조’ 등의 지적이 돋보였다. ◆국감제도 개선요구-한국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정치학) 교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그 어느 해보다 국회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미약했고,대선 후보에 대한 충성 경쟁을 벌여 국민에게 더 많은 정치 불신감을 심어주었다.”고 아쉬워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창수(鄭昌洙) 팀장은 “시민단체들이 곧 연대모임을 갖고 파행 국감과 정책부재 선거운동을 비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지현(李知炫) 간사는 “국감을 선거운동의 장으로 만들어 행정기관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국정감사를 상시 개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두리아 NEWS/ 남북선수단 개회식 동시입장하자 北응원단 “”통일된 것같다”” 눈물 글썽

    ◆29일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스타디움에 들어서자 관객들은 ‘코리아∼코리아’를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아리랑’이 연주되는 가운데 한국 남자핸드볼의 황보성일(27)과 북한 여자축구의 이정희(27)가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맞잡은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며 입장한 선수단은 잠시 귀빈석 앞과 북한응원단 앞에 멈춰 손을 흔들었으며,앞서 입장한 다른 나라 선수단들도 동시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들을 뜨겁게 맞이했다. 북측 응원단 최정희씨는 “오늘 행사를 보니 마치 통일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또 청년동맹 소속 이광수씨는 “내 생애 최고의 감동을 받은 날”이라며 “도저히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담배라도 피워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이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은 6만여 관중 전원에게는 카드섹션과 개회식 연출을 위한 응원도구가 지급됐다. 조직위측은 개회식 식전행사 ‘어서 오이소’ 코너에서 관중들의 참여와 흥을 유도하기 위해 ‘나무주걱’ 등을 전 좌석에 배치했다.관중들은 코미디언 김종석과 난타 공연팀의 주도로 나무주걱을 두드리며 흥을 돋웠다. 또 무려 40분이나 걸린 44개국 선수단의 입장 때 6만여 관중들이 계속해서 박수갈채를 보낼 수 있었던 것도 나무주걱 덕분이었다.나무 주걱은 손목 움직임만으로도 손뼉보다 훨씬 크고도 경쾌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흡족함을 나타냈다. ◆한국,일본,중국 등 이른바 ‘아시아 빅3’는 이날 입장에서도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평. 가장 먼저 경기장에 들어온 일본은 시종 환한 웃음을 지었고 상당수 선수들은 TV 카메라에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드는 등 쇼맨십까지 보였다.일본 선수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소형 국기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 중국은 ‘아시아의 1인자’라는 자존심을 내세우려는 듯 여유만만한 표정이었고 남녀 각각 다른 색깔의 양복 차림인 것이 특이했다. 마지막으로 북한과 함께 동시입장한 한국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비교적 자유로운 대열로 손에 손을 맞잡고 행진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려는의지를 표현했다는 평.일부 선수는 환호하는 6만여 관중에 고개를 숙여 답례하기도 했다. ◆본부석 왼쪽 남쪽 출입구 1층 관람석에는 붉은색과 초록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한 응원단 250명이 자리해 관중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식전행사인 난타공연부터 선수단 입장,식후공연 때까지 북한 응원단은 자리를 지켰다.특히 북한 응원단은 남북 선수단 입장과 공동 성화자가 트랙을 돌 때는 대형 인공기를 들어올리며 뜨거운 박수로 이들을 맞았다.북한 응원단은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에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함께 하기도 했다. ◆개회식이 끝날 즈음 주경기장에는 석달 전 월드컵 때의 흥분을 고스란히 담은 ‘대∼한민국’ 구호가 메아리쳤다. 남북한 선수들이 북측 출구를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출구 주변에 있던 관중들을 중심으로 ‘주걱 박수’에 맞춰 ‘대∼한민국’을 외친 것.함성은 차츰 경기장 전체로 퍼졌고 600명의 ‘코리아’ 선수단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잦아들지 않았다. 부산 조현석기자 hyun68@
  • 아시안게임/ 북측 공동기수 이정희 “통일 첫발 자리에 서 기쁩니다”

    “우리 민족이 통일의 첫 발을 디딘 자리에 서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29일 열린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남북선수단의 공동기수를 맡은 북한 여자축구팀의 골키퍼 이정희(27)는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정희는 남측 기수인 핸드볼의 황보성일(27)과 함께 공동입장한 남북선수단을 이끌었다.다음은 일문일답. ◆남북단일기 공동기수를 맡은 소감은. 이번 부산대회처럼 우리 민족의 큰 경사 자리에 남조선과 세계 인민들 앞에 공동기수로 서 기쁘다.운동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황보선수와 얼마나 연습했나. 오늘 낮에야 처음 황보선수를 만났다.오랫동안 발을 맞춰본 것은 아니지만 잘 해낼 것이라고 믿었다. ◆다른 선수들 반응은 어땠나. 26일 처음 기수로 뽑혔다고 들었을 때 다른 선수들이 “조국 통일의 첫 자리에 서게 됐으니 잘 해라.”고 격려해줬다.몇몇 선수들은 “정말 좋겠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목표는. (웃으며)모든 운동선수들이야 목표는 똑같지 않겠는가.물론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하지만 축구가 혼자 하는 게 아닌 만큼 (대표선수들이)같이 단결해서 잘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남한 사람들은 만나봤나. (손을 내저으며)기자 선생도 알겠지만 어디 그럴 기회나 있었나.앞으로도 만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 ‘원 코리아’ 37억축제 빛내다, 부산아시안게임 남북 43번째 동시입장

    ‘아시아를 하나로,부산을 세계로’ 37억 아시아인의 대축제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29일 오후 6시 주경기장에서 화려한 개회식을 갖고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들어갔다. 다음달 3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가입 예정인 동티모르를 포함,사상 최다인 44개국 9900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38개 종목 419개의 금메달을 놓고 다음달 14일까지 16일간 열전을 벌인다. 이날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은 같은 단복을 입고 한반도기를 앞세운 채 나란히 입장,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2년만에 다시 한번 세계를 감동시켰다. 참가국 가운데 맨 마지막 43번째로 입장한 남북한은 ‘KOREA’를 새긴 청사초롱에 이어 ‘남남북녀’ 공동기수 황보성일과 이정희를 앞장세운 채 손에 손을 잡고 들어와 화합의 장을 연출했다.또 오랜 전란의 아픔을 씻고 참가한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지난 5월 독립한 신생 동티모르 선수단 등도 6만여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개회식은 ‘난타’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아시아 각국에서 모은 그릇과 주걱 등 생활도구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란 속에 ‘어서 오이소’라는 부산 사투리가 정겹게 손님을 맞았다.선수 입장에 이어 개회가 선언되자 현란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고,부산시내 차량들은 일제히 7초간 경적을 울려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이어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한 식후 행사가 펼쳐졌다.먼저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장유상이 가야제국의 시조 김수로왕과 바다 건너 찾아온 허황옥의 만남과 혼인을 노래했다.가야 시절 청년들의 ‘태껸’과 선비의 학춤이 이어지면서 흥겨움은 절정에 달했다. 16일간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밝힐 성화는 남북한 화해가 아시아의 단합으로 이어지는 것을 형상화한 방식으로 점화됐다.남북한 유도 영웅인 하형주-계순희에 의해 점화됐다.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형주(40·동아대교수)와 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계순희(22)는 홍명보 유상철 김태영 이민성 김병지 등 월드컵 4강 주역들로부터 성화를 넘겨받아 그라운드 중앙에 설치된 임시 성화대에 붙을 붙였다.남북 화합의 성화는 이어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한 42개국 선수단이 자국에서 채화해온 성화와 합쳐진 뒤 성화대로 옮겨져 환하게 경기장을 밝혔다. 첫날 경기에서 한국은 김상훈(울산시)이 펜싱 남자 플뢰레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하이빈에게 져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첫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영호(대전도시개발공사)는 준결승전에서 왕하이빈에게 진 데 이어 3·4위전에서도 무릎을 꿇어 4위에 그쳤다. 북한은 남자농구 예선 첫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를 85-64로 대파했다. 부산 곽영완 최병규 조현석기자 kwyoung@
  • 두리아 NEWS/ 북 코치 김성희 “유남규 보고싶다”

    ●27일 부산에 온 북한선수단 2진은 입국장에 몰려든 많은 취재진을 보고 긴장한 듯,열띤 질문 공세에 “좋습니다.” 또는 “나중에 얘기합시다.”라고 간단히 대꾸한 뒤 버스에 올라탔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정순택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오거돈 부산시 부시장은 계류장에서 박명철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겸 조선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등을 맞았고 박 위원장과 이 회장은 북한 선수들이 묵고 있는 선수촌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30분동안 창문을 닫은 채 담소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여자탁구 에이스였던 이분희의 남편이기도 한 탁구선수겸 코치 김성희는 경찰 저지선 가까이 다가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려다 질문이 빗발치자 “다음에 합시다.”라고 말한 뒤 버스에 올랐다.특히 그는 “유남규도 부산에 와있다.”는 국내 기자의 전언에 반색하며 “어서 빨리 보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기자 4명도 도착해 취재에 들어갔다. ●이날 입국한 북한 선수 중 최고의 인기는 남북공동입장 기수로 선정된 북한 여자축구팀 이정희(27)의 몫. 리무진 버스를 타고 선수촌으로 향하던 이정희는 남측 안내원이 얼굴을 몰라 이름을 부르자 벌떡 일어서며 “제가 이정희입니다.”라고 밝혔고 안내원이 인사말을 건네자 “환영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골키퍼로는 크지 않은 175㎝의 키이지만 순발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그는 지난해 12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북한팀을 정상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 5월 독립을 선포한 신생국 동티모르 선수단 29명도 서포터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부산에 발을 디뎠다. 동티모르는 이번 대회에 육상과 배드민턴 복싱 등 9개 종목에 15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한달전부터 용인대에서 전지훈련을 해온 아프가니스탄 태권도팀이 이날 입국한 선수단 본진과 합류,선수촌에 둥지를 틀었다.이들은 용인대 외국인 기숙사에 기거하면서 한국 대학생을 파트너삼아 매일 새벽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강도높은 훈련을 받아왔다. 도복도 없이 우리나라에 발을 디뎠던 선수들은 용인대와한국스포츠의 도움으로 어엿한 장구들을 갖추고 대회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다.이들 중 남자 페더급의 아이마르(22)와 플라이급의 파르하드(24)는 메달권 진입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용인대 유병관 교수는 전했다. 부산 조현석기자hyun68@
  • 아시안게임/ 개회식 남북한 동시입장 공동기수 선정 남 황보성일·북 이정희

    한국의 남자핸드볼팀 주포 황보성일과 븍한 여자축구팀 골키퍼 이정희가 부산아시안게임 개회식 남북한 동시입장 공동기수로 선정됐다. 유홍종 한국선수단장은 26일 선수촌내 NOC(국가올림픽위원회)센터에서 방문일 북한선수단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이에 따라 27세 동갑내기인 황보성일과 이정희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주경기장에서 펼쳐질 개회식때 나란히 한반도기를 들고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남북한은 한반도기의 뒤를 따라 단장이 함께 입장하기로 했으며 임원은 임원끼리,선수는 선수끼리 짝을 지어 한민족의 단결을 과시하기로 했다.선수단 표지판에는 영문 ‘KOREA’와 한글 ‘코리아’를 함께 표기키로 했고,개막식 참석 규모는 남북한을 합쳐 600명으로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때는 북한의 박정철 유도코치와 한국 여자농구 센터인 정은순이 공동기수로 나섰다. 황보성일은 성균관대 3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98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올 6월 스위스 바젤로 이적해 활약하다 지난 25일 선수단에합류했다.이정희는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북한 여자축구팀의 베테랑 골키퍼다. 한편 유 한국선수단장은 다음달 1일 오후 7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이 주최키로 한 만찬에 박명철 북한 국가체육위원장과 임원단 20여명을 초청한다는 뜻을 전했고 북측은 수락 여부를 곧 통보키로 했다. 부산 곽영완기자 kwyoung@
  • 참여연대 후원의 밤/ “눈도장 찍자”정치인 장사진

    지난 10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참여연대 8주년 후원의 밤 행사에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한국의 대표적 시민단체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유명 정치인이 장사진을 이뤘다. 예년 후원의 밤 행사 때는 볼 수 없었던 광경으로 마치 유명 정치인의 후원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권양숙씨,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정몽준 의원 등이 속속 몰렸다.이부영·김근태·김민석 의원 등도 눈에 띄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위상이 언제 이처럼 높아졌느냐.”며 가시 있는 말을 던졌다. 참여연대측은 오히려 시민단체를 묵묵히 지켜주는 일반 시민의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다.정부의 지원이 미진한 현실에서 시민의 회원 참여는 조직의 활성화는 물론 소액 다수를 통한 재정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반짝 지원’보다는 열성적인 시민의 꾸준한 참여가 시민단체의 바람직한 위상 정립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이날 행사에도 열성적인일반회원 350여명이 참가했다. 참여연대 이정희 사무국장은 “유력 정치인과 기념사진 한장 찍으려고 모여드는 다른 후원의 밤 행사에 비해 일반 시민이 주도하는 행사는 순수한 열정 그 자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참여연대의 재정자립도는 81%에 이른다.시민단체 가운데 ‘회원에 의한 재정자립’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총 회원 수는 1만 3000여명으로 시민단체들 사이에 모범적인 회원 확보 사례로 꼽히고 있다. 나머지 재정은 수익사업이나 후원행사 등을 통해 충당한다.하지만 참여연대를 비롯,거의 모든 시민단체는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해 재정 상황이 턱없이 열악하다. 유영규기자 whoami@
  • 문화광장/ 미술

    ◇ 구본주-시대의 표정:아버지= 1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6전시실(02)580-1510.예술의전당이 젊은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SAC 젊은작가전’의 첫 초대전.위축된 40대 아버지들의 삶이 농축된 조각 12점. ◇ 이희중-너희가 풍류를 아느냐= 10월6일까지 갤러리사비나(02)736-4371.서양화가가 요즘 시각으로 해석한 조선시대의 민화 30점.원근법이 무시된 신선 학 나비 소나무 달 절 꽃 등의 풍경화. ◇ 이정희전-완두콩의 색은 연약한 녹색 =17일까지 관훈갤러리(02)733-6469.연약하고 부러질 것 같은 청회색빛 헐벗은 나무들을 나무판 위에 그린 유화. ◇ 월&화이트리드= 10월19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영국의 여성 조각가 레이첼 화이트리드와 캐나다 출신의 남성 사진작가 제프 월의 2인전. ◇ 허만갑 개인전 =15일까지 서울갤러리 제1전시실(02)2000-9737.정동진 동백리 등 시골 풍경을 주제로 한 풍경화 30여점.그림 판매액 일부를 수재민돕기 성금으로 사용.
  • 대한민국창작캐릭터 대상 조원진씨

    문화관광부가 주최한 ‘2002 대한민국 창작 캐릭터 공모전’에서 ‘여섯친구들(세이아미코)’을 출품한 조원진씨가 대상(문화관광부장관상)을 차지했다.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대서양관에서 치러진 시상식에서 조씨는 상패와 함께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이밖에 주요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금상=이정화(커피하우스)▲은상=나성운-김운곤(행복전파대플리쥬얼),이재열(몽돌이)▲동상=임선경(Roll&Basket),박진식(의기소침),이정희(맘대로),이광희(조와조디),안재형(안티컴)
  • 정부 미군범죄 개선안 안팎/ “”SOFA 재개정 하라”” 들끓는 여론 달래기

    정부가 7일 내놓은 ‘미군관련 사건 예방 및 처리개선안’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미봉책 측면이 강하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난 91년 SOFA 합동위원회에서 의견접근을 보았던 것으로 초동수사 협조체계의 구체적 내용을 내놓지 않았다.지자체와 미군부대간 상설협의체 설치 부분은 구체적인 방법을 합의하지 못하면 30년 전부터 미군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꾸려져 존재했던 ‘한·미친선협의회’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미군 범죄 등 많은 문제들을 오히려 은폐시킬 우려까지 제기된다. 또한 주한미군이 훈련할 때 부대이동계획을 통보하도록 미군측의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도 이미 합의된 내용임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어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변 이정희(李正姬) 변호사는 “미군과 합의 내용중 현실적인 문제가 자주 발생했던 부분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합동위에서 합의를 이룬다면 얼마간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합의내용에 대해 실현가능한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회의적이다.”고 말했다.한편 정부가 개선책을 내놓은 시점은 미군이 재판권 포기 거부를 우리 정부에 통보한 날이기도 해 미군에 쏟아지는 비난을 희석시키고 본격적으로 SOFA 재개정운동에 나설 민간단체 등의 요구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고유경(高維京) 간사는 “기존의 많은 합의들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실질적인 수사를 위해 한국 경찰의 영내 진입을 허용하거나 훈련 계획 통보를 강제하게 하는 등 세부적인 이행방법을 어떻게 합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간사는 또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런 날 이런 식으로 발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