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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에 K2 오른다고? 유럽 등반가들 위험천만한 도전

    겨울에 K2 오른다고? 유럽 등반가들 위험천만한 도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모두가 의기소침한 이 즈음, 유럽 등반가 둘이 인류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K2(해발 고도 8611m) 겨울 등정에 나선다. 알렉스 가반(38·루마니아)과 타마라 룽거(34·이탈리아)가 파키스탄 카라코람 계곡에 우뚝 솟은, 세상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에 도전하기 위해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캐러밴에 이번 주에 나선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K2는 고산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봉우리로 통한다. ‘야만의 산’이란 별칭은 1953년 미국 산악인이자 이론물리학자 겸 생물학자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지대한 공헌을 한 조지 벨(2000년 작고)이 도전에 실패한 뒤 “당신을 죽이려 드는 야만의 산”이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더욱이 겨울 시즌 등반은 꿈도 못 꾸던 일이다. 이번 등정에는 적어도 24명의 등반가가 함께 한다. 대부분 유럽인들인데 너무 많은 등반가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봉우리에 함께 달라붙어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도 많다. 가반은 책들과 등반 장비들이 뒤에 가득 보이는 부큐레슈티 자택에서 BBC와의 영상 인터뷰를 통해 “아주 거친 풍광”이라면서 “강한 바람 때문에 그 산에는 눈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암석과 얼음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몸집은 크지 않지만 단호한 캐릭터의 그다. K2는 왜 특히 더 겨울에 위험할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보다 200m 정도 낮은 K2는 8000m 이상 14좌 가운데 유일하게 산소통을 쓰지 않고는 물론, 쓰고도 겨울에 정복된 적이 없는 산이다. 그런데 가반 등은 산소통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산소통을 들고 오르는 일은 사기다. 그렇게 8000m를 오르면 산소통 없이 3500m를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엄청난 빙하, 시속 200㎞를 넘나드는 돌풍, 낙빙, 눈사태가 잦아 기술적 완벽함에 불굴의 정신력, 약간의 운이 따라야만 겨울 등정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룽거는 2014년 여름 시즌에 K2를 발 아래 둬 이탈리아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산소 없이 등정했다. 하지만 영하 5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겨울 등반은 완전 다르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텐트가 날아갈 수 있어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녀는 “겨울에 이 산 정상을 오른 첫 여성으로 기록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8000m 고봉을 겨울에 오르는 여성으로도 최초다.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2월 중순쯤 정상에 이른다.2018년 7월 현재 K2를 등정한 이는 367명이며 사망한 이는 86명이다. 굳이 따지면 넷이 도전해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 고산 등반 기록을 검증하는 에버하르트 주르갈스키는 “확언하건대 K2에서 가장 재미있는 겨울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역시 혼잡이나 사고가 빚어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 일곱 차례 등정 시도를 살펴볼 때도 몇몇 사람만 정상에 있어도 충분히 위험하다. 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까 두렵다”고 BBC에 털어놓았다. 가반 역시 다른 등반팀들의 시도를 잘 알고 있다며 다른 팀들과 베이스캠프에서 준비 물품을 공유하려 한다고 밝혔다. 산악 스키 챔피언을 지낸 룽거는 8000m 고봉을 둘, 가반은 일곱이나 발 아래 뒀다. 성탄절에 베이스캠프를 향해 캐러밴을 시작, 그곳에서 새해를 맞고, 한달 정도 정찰에 나서 로프를 매달 루트를 개설하게 된다. 가반은 “이번 탐사에 대해 느낌이 정말 좋다.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적절한 파트너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파키스탄 등반가 나지르 사비르는 “지구촌 등반계가 모두 K2 겨울 등정 드라마에 꽂혀 있다”고 털어놓았다.2008년 8월에도 11명의 숙련된 등반가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해발 8200m로 기술적으로 뛰어넘어야 하는 보틀넥 구간에서 낙빙에 맞아 비극을 맞았다. 한발만 삐끗하면 3000m 아래로 떨어져 크레바스에 처박힌다. 가반은 특히 2018년 이탈리아 친구 시모네 라 테라를 네팔 다울라기리에서 강풍에 잃었는데 그녀 나이 36세에 불과했다. 그는 헬리콥터로 친구의 시신을 수습했는데 “내게 형제 같았다. 처음에는 아주 고통스러웠지만 그녀는 여전히 살아 날 돕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두 사람이 성공한다면 단숨에 세계 산악계의 기린아가 된다. 가반은 “고산 등반에 이정표가 된다.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이 이번 기회에 집중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둘이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달 암석 샘플’ 담은 中 창어-5, 캡슐 회수 성공

    [아하! 우주] ‘달 암석 샘플’ 담은 中 창어-5, 캡슐 회수 성공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달 암석 샘플을 담은 캡슐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창어 5호의 샘플 캡슐은 17일 오전 2시 59분(한국시간) 네이멍구 쓰쯔왕(四子王) 초원에 안착했다. 인류가 달 암석 샘플을 마지막으로 손에 넣은 것은 1976년 구소련의 루나 24호의 채취로, 그때 가져온 달 암석 샘플의 양은 약 170g이었다. 그러나 이번 창어 5호의 달 암석 채취는 무려 2kg에 달한다. 이 샘플 캡슐 반환은 44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쾌거로, 중국은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달 암석 채취에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오전 4시 30분(이하 현지시간)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長征) 5호에 실린 채 발사된 후 비행 112시간 만인 지난달 28일 달 궤도 근처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달 1일 오후 11시 북위 40도 부근 폭풍의 바다에 있는 몬스 룀케르 지역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이 지역은 12억 1000만년 전 토양과 암석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창어 5호가 가져올 샘플은 지구에서 다세포 생물이 진화하기 시작한 12억 년 전부터 있던 비교적 젊은 달 토양이다. 창어 5호는 착륙 이후 이틀 동안 달 흙과 암석 표본 약 2킬로그램을 수집했다. 착륙선은 달의 지각에 구멍을 뚫고 2m 지하의 토양을 직접 떠서 샘플을 채취한 후 이를 상승기에 옮겨실었으며, 지난 3일 달 표면을 이륙한 창어 5호 상승기는 달 궤도에서 궤도선과 성공적으로 도킹했다. 이어 달 채취 샘플을 실은 창어 5호 궤도선·귀환선 결합체는 달에서 지구로의 궤도전이 과정에서 중도 궤도 수정을 거쳐 궤도선과 귀환선의 분리를 실시했으며, 초속 11km로 38만km를 112시간(4.5일) 동안 비행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중국은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쏘아올린 데 이어 창어-5 미션으로 달 암석 채취까지 성공함으로써 중국의 우주굴기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다. 중국은 샘플의 연령과 구성을 분석하기 위해 실험실을 설립했으며 달 샘플 일부를 다른 국가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美 FDA, 가정용 코로나 진단키트 승인…“15분이면 끝!”

    美 FDA, 가정용 코로나 진단키트 승인…“15분이면 끝!”

    미국 정부가 집에서 간편하게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정용 진단키트를 승인했다. 처방전이 필요 없는 첫 진단키트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는 15일(현지시간) 이날 성명을 통해 제약업체 ‘엘룸’이 개발한 코로나19 가정용 진단키트에 긴급사용 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성명에서 “이번 진단키트의 긴급사용 승인을 통해 미국 국민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접근성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이번 승인은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연구소나 검사소 등의 부담이 줄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FDA는 다른 항원 검사법과 마찬가지로 이 진단키트는 90~97%의 정확도를 보인다며 결과가 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엘룸의 진단키트는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결해 코에서 검체를 채취한 면봉을 분석할 수 있는 분석 장치다. 콧속에 넣었다 뺀 면봉에서 코로나19 단백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15분만에 감염 여부가 나온다. 진단키트의 가격은 30달러(약 3만 2000원) 정도이고 무증상자를 포함해 2세 이상 누구나 검사할 수 있다. 엘룸은 다음 달부터 이 진단키트를 하루에 10만개씩 생산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에 2000만개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룸은 사재기를 막기 위해 CVS, 월마트 등과 판매 조건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FDA는 앞서 ‘루시라 헬스’가 제조한 가정용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승인했지만 일반인이 구입할 때는 처방전이 필요하다. 또 ‘래보레터리 콥스’의 가정용 진단키트는 처방전이 필요 없으나 병원으로 검체를 보내야 감염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李·朴 구속 국민에 사죄, ‘국민의힘 쇄신’ 디딤돌 돼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 과거 잘못에 대해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쌓여 온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A4 용지 한 장 조금 넘는 분량의 ‘대국민 사과문’에서 사과, 사죄, 용서, 반성의 단어를 십여 차례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이 전 대통령 비리는 국민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주었고 우리 정치사의 커다란 오점을 남긴 사건이었다. 이들을 배출한 소속 정당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잘못을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치사의 큰 변화다. 당시 국정운영의 한 축을 맡았던 집권당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다. 4년이나 걸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김 위원장의 사과와 반성은 책임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였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정치 탄압’이란 방패에 숨어 자신들의 비리와 잘못을 호도하는 잘못된 정치적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대국민 사과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의 일부 친박(친박근혜)이나 친이(친이명박) 의원들이 “김 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하느냐”는 등의 반발이 컸고 어제 사과와 관련해서도 “배알도 없는 정당”이라거나 “당내 분열만 일으켰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총선을 비롯해 2018년 지방선거, 2017년 대선에서 참패한 원인을 선거전략 부족이나 불운으로 오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속참패의 근원은 소속 당 출신의 두 전직 대통령이 사법처리된 뒤에도 조금의 반성이 없이 상식의 정치를 버리고 오만과 독선의 극단적 장외투쟁 등에 몰입한 탓이다. 김 위원장은 당 쇄신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당 쇄신은 수권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비리를 옹호하면서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유리된 일부 극우 태극기부대와는 단절해야 한다. 한국에 건전보수 정치세력을 갈급해하는 다수의 국민이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사과와 반성이 한국 정치가 새출발하는 새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 또한 ‘집권여당으로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김 위원장의 통렬한 반성은 최근 단독입법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대목이다.
  • 화성으로 간 ‘우주굴기’…中 탐사선 톈원 1호, 지구와 1억㎞ 거리 순항

    화성으로 간 ‘우주굴기’…中 탐사선 톈원 1호, 지구와 1억㎞ 거리 순항

    중국이 쏘아올린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화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가항천국(國家航天局·CNSA)은 14일 21시 현재(현지시간) 144일 간 궤도를 비행한 톈원 1호의 비행거리는 3억6000만㎞, 지구와의 거리 1억㎞, 화성과의 거리 1200만㎞로 비행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태양계 제4의 행성인 화성은 공전 궤도상 지구와의 거리가 항상 가변적인데, 가장 가까울 때는 5000만㎞에서 멀 때는 4억㎞ 이상 주기적으로 변한다. 톈원 1호가 화성 부근에 도착하는 시점에 지구와의 거리는 1억9000만㎞다. 중국의 첫 화성탐사선인 톈원 1호는 지난 7월 23일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중국 로켓인 ‘창정 5호’에 실려 발사된 후, 지구·달 사진, 탐사선 ‘셀카’, 3차례 중간수정, 한 차례 심우주 기동, 자체점검 등 일련의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후 수차례 궤도 수정을 거치며 내년 2월 중순 화성에 접근해 ‘브레이크’ 컨트롤로 화성궤도에 진입하고 화성 착륙을 준비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 발사로 화성 궤도 비행부터 착륙, 탐사까지 임무를 한꺼번에 수행할 계획이다. 탐사선은 화성 표면의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톈원 1호는 달 착륙선과 표면탐사 로봇인 로버로 구성됐으며, 내년 2월 중 화성궤도에 도착, 화성표면에 착륙해 탐사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중국이 화성착륙과 탐사까지 성공할 경우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화성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되며 명실공히 우주 강국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1년 화성탐사선 ‘잉훠 1호’를 러시아 화성탐사선과 함께 러시아 소유스 로켓에 실어 발사했으나,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해 실패한 바 있다. 톈원 1호는 화성 전체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표면에 착륙할 로버는 지구와 통신하며 화성의 지질구조와 토양 특성, 물과 얼음의 분포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착륙선은 화성 북부 유토피아 평원에 착륙할 예정으로 이곳은 많은 양의 얼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탐사 로버는 태양전지판을 장착하고 있으며 약 90일 간 임무 수행이 가능토록 설계됐다. 톈원 1호의 화성 탐사 임무는 중국이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네티즌은 어떻게 ‘사용자’가 되었나

    네티즌은 어떻게 ‘사용자’가 되었나

    지난주 미국 연방정부와 48개 주 검찰이 페이스북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세기의 반독점 소송’이 시작됐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는 유명한 반독점 소송들이 있었다. 스탠더드 오일(1911), IBM(1969), AT&T(1989),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2001)를 둘러싼 반독점 소송은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막강한 힘을 가질 때마다 등장해서 미국 산업계의 질서를 새롭게 규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해서 바이든 행정부가 끌고 나가게 될 이번 반독점 소송은 인터넷 기업들의 시장독점 여부를 규정하는 중요한 판결을 끌어내게 된다. 하지만 이번 반독점 소송은 과거의 소송들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하고 있다. 우선 소송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 하나가 아니다. 소송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시작했지만 아마존, 구글, 애플에 대한 조사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이들도 연달아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가령 스탠더드 오일처럼) 거대한 하나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말 그대로 ‘독점’의 모습이 분명했고, 미국 정부의 표적도 분명했다. 반면 이번에 소송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독점의 혐의가 있기는 해도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목표를 향해 수렴하면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구글은 검색엔진으로 각각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경쟁하고 있고 구글과 애플, 아마존은 사물인터넷(IoT)과 단말기, 콘텐츠 플랫폼을 놓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독점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현재 미국의 테크산업이 사실상 다섯 개의 거대기업에 의한 ‘오두제’(五頭制·펜토폴리) 아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섯을 의미하는 펜타(penta-)와 독점(monopoly)의 합성어인 펜토폴리(pentopoly)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실상 나눠 가진 실리콘밸리의 현재 모습을 잘 설명해 주는 표현이다.●그 많던 네티즌은 어디 갔을까 현재 서구 혹은 영어권 검색의 절대 강자인 구글이 등장하기 전까지 검색시장의 선두는 야후였다. 야후가 워낙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자신들이 개발한 뛰어난 검색 알고리듬으로 사업하는 대신 야후에 팔 생각이었다. 그 계획이 무산되는 바람에 지금의 구글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현재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모조리 사들여 경쟁의 싹을 꺾는다는 비판은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199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기억 못 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야후는 원래 ‘검색’으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라는 거다. 1994년에 탄생한 야후의 원래 이름은 ‘제리와 데이비드의 월드와이드웹 가이드’였고, 이름처럼 창업자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가 만든 인터넷 디렉토리, 즉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전 세계의 웹사이트를 분류해 놓은 서비스였다. 물론 전 세계의 웹사이트가 한 줌밖에 되지 않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다. 1990년대의 인터넷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가상세계에 사람들은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스스로를 ‘네티즌’(netizen)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시민(citizen)을 합쳐 만든 네티즌은 지금은 촌스러워서 아무도 쓰지 않는 표현이 됐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의 인터넷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단어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인터넷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했고 전 세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넓은 광장 혹은 미지의 세계로 찾아갈 수 있는 열린 바다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항해한다’는 표현은 단순한 광고문구가 아니었다. 네티즌들은 그만큼 자부심이 강했다. 그들은 단순히 웹사이트를 찾아다니기만 한 것도 아니다. 서점에서 책을 사서 HTML을 공부해서 다소 유치해도 정성껏 꾸민 자신만의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웹사이트를 만든다”고 하면 당연히 비즈니스를 떠올리고, 돈을 버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 지금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쏟아지는 정보에서 기회를 본 기업들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대의 인터넷 세상이 끝나게 된 계기는 인터넷에 점점 더 많은 네티즌들이 모이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현실이다. 인터넷 주소를 정리하는 디렉토리의 개념으로 출발한 야후는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필요한 내용을 제대로 찾아내거나 정리해 주지 못했고, 이 문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라본 구글에 검색의 왕좌를 빼앗겼다. 구글만이 아니다. 요즘 ‘플랫폼(platform) 기업’이라고 불리는 많은 회사는 결국 무한대에 가까운 데이터를 분류해서 개별 사용자가 원하는 하나의 정보, 하나의 조합을 전달해 주는 큐레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들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느냐에 있다. 옛날 사람들이 전화번호부를 돈 주고 사지 않았던 것처럼 21세기 사람들도 검색은 공짜라고 믿기 때문에 돈을 낼 의향이 없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먹고사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준 방법이 네티즌을 ‘사용자’(user)로 바꾼 것이다. “인터넷을 한다”는 말이 과거에는 웹(Web)을 돌아다닌다는 의미였지만 이제는 어느덧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쿠팡이나 당근마켓·아마존 같은 곳에서 물건을 사고,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포스트를 읽는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즉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된 것이다. 네티즌이 온라인의 주체적인 시민이었다면, 사용자는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동적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사용자’가 구매자 혹은 고객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걸 많은 사람이 눈치채지 못한다. 고객은 ‘갑’의 입장에 있지만 사용자는 그렇지 않다.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공짜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이용하기 위해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동의’(EULA)라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우리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때 읽지 않고 동의버튼을 누르는 길고 긴 텍스트가 그거다. 물건을 사는 사람은 그런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 ●날로 커지는 기업의 힘 게다가 동의서는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갱신되고 우리는 그때마다 다시 동의를 해야 하지만, 개별 사용자는 동의서의 조건을 바꿔 달라고 협상할 힘이 없다. 무조건 동의하고 사용하거나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거다. “그럼 사용하지 않고 살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무의미하다. 거대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살겠다는 건 화폐제도에 동의하지 않으니 돈을 사용하지 않고 살겠다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동의서를 받은 기업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된다.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광고수익을 내는 데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유의 개념도 바꿔 버린다. 애플의 생태계에서 구매한 곡은 애플 제품을 떠나서는 들을 수 없고, 돈을 주고 산 전자책도 기업이 서비스를 중단하면 함께 사라져 버린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정이 순식간에 정지 혹은 삭제당할 수 있지만, 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법원이 아닌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기업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 시민이라면 가져야 할 권리가 사용자들에게는 없다. 그리고 기업들의 힘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자신들의 장터에 입점한 상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빼앗아 자체상품을 만들어 팔고, 애플은 제품을 수리하려면 반드시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다른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을 사용자로 만들어 버리는 문화는 이제 디지털 테크기업들을 넘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심지어 트랙터 회사도 정식으로 구매한 고객이 직접 수리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이윤의 극대화가 탐욕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세상에서 과거의 네티즌 문화를 회상하는 것은 단순한 향수병이 아니다. 기업이 장악한 가상공간에서 시민의 권리를 잃고 힘없는 사용자로 전락해 버린 사람들이 긴 잠에서 깨어나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고, 인터넷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인터넷 기업이 있기 전에 인터넷이 존재했음을, 그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유로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손흥민, 토트넘 통산 100호골은 언제 쯤?

    손흥민, 토트넘 통산 100호골은 언제 쯤?

    골을 넣을 때 마다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손흥민(28·토트넘)에게 다가오는 다음 기록은 토트넘 통산 100호골이다. 손흥민은 2015~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정규리그와 FA컵, 리그컵,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유럽 클럽 대항전 등을 통틀어 246경기를 뛰며 98골(52도움)을 넣었다. 지난 주말 아스널전에서 나온 환상적인 감아차기가 98골 째였다. 올시즌 17경기에서 13골로 경기당 평균 0.76골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은 산술적으로는 3경기 정도 치르면 100호골이 가능하다. 토트넘은 11일 새벽 로열 앤트워프(유로파리그), 13일 밤 크리스털 팰리스, 17일 새벽 리버풀, 20일 밤 레스터 시티 전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J조에서 앤트워프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미 32강 진출을 확정해 향후 일정을 감안하면 주전을 쉬게 하는 로테이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앞서 토트넘은 앤트워프에 조별리그 유일한 패배를 당해 자존심을 회복해야 할 필요도 있다. 조 1위를 차지하면 32강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팀과 승부할 가능성도 높다. 손흥민이 토트넘 통산 100호골을 기록한다면 클럽 사상 18번째가 된다. 환상 호흡을 자랑하는 해리 케인은 아스널전 득점으로 202호골을 기록해 역대 3위다. 역대 1위는 지미 그리브스(266골), 2위는 바비 스미스(208골)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하! 우주] ‘달 샘플’ 실은 中 우주선, 달 표면서 이륙했다

    [아하! 우주] ‘달 샘플’ 실은 中 우주선, 달 표면서 이륙했다

    -12월 중순 지구로 귀환 예정 달 암석 샘플 2kg을 적재한 창어 5호 상승기가 달 표면을 떠났다. 창어-5 착륙선 위에 앉아 있던 작은 우주선은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달 샘플을 지구로 운반하기 위해 3일 오후 11시 10분(베이징 시간) 폭풍의 바다에서 달 상공으로 치솟아올랐다. 상승기의 무게는 수백 킬로그램에 불과하며, 달 궤도에 도달하는 데는 시속 6011km(초속1.67km)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 이륙 6분 후, 상승기는 달 궤도에 도달하여 달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창어-5 임무에서 큰 이정표를 세웠다. 이제 상승기의 임무는 달 궤도를 도는 동안 대기 중인 창어-5 궤도선을 만나고 귀중한 화물을 귀환용 캡슐로 옮기는 것이다. ​ 달 궤도를 도는 동안 상승기외 창어-5 궤도선에게는 도전적인 과제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은 두 우주선의 랑데부와 도킹 작업이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대략 38만km, 곧 광속으로 1초 남짓 걸리는 거리라 통신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지체되므로 이런 과정을 자동화해야 한다. 두 우주선이 랑데부와 도킹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궤도를 동기화하는 데는 약 2일이 걸린다. 도킹에 성공하면 샘플이 담긴 컨테이너가 궤도선에 연결된 재진입 캡슐로 옮겨진다. 두 우주선은 토요일 (12월 5일) 언젠가 최종 접근을 시작하고 3시간 반 후에 도킹을 완료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중국은 44년 만에 첫 번째 달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마지막 단계를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달 샘플이 곧바로 지구로 보내지는 것은 아니다. 창어 5호는 지구 궤도에 진입하는 좁은 창문을 통과하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엔진 분사를 하기 전까지 상당 시간 달 궤도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귀환선은 초속 11km로 38만km를 112시간(4.5일) 동안 비행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한다.달에서 돌아 오는 우주선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지구 저궤도에서 재진입하는 우주선보다 더 빠른 속도로 뛰어들기 때문에 창어-5 재진입 모듈은 일단 지구 대기층에서 한 번 되튐으로써 속도를 낮춘다. 서비스 모듈은 지구로 귀환하여 12월 16-17일 양일 간에 예정된 터치 다운 직전에 네이멍구 쓰쯔왕 초원에 캡슐을 내려놓을 것이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이 지구로 귀환하는 선저우 우주인들을 안착시키던 장소이다. 창어 5호가 이 임무에 성공하면 이는 1976년 구소련의 루나 24호의 달 샘플 채취 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쾌거로, 중국은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달 암석 채취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창어 5호는 지난달 24일 오전 4시 30분(이하 현지시간)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 5호에 실린 채 발사됐다.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중국은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년 사이 세 번째 우주 탐사 계획에 나섬으로써 우주굴기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이번 달 탐사를 통해 해당지역의 지질학적 정보를 비롯해 달의 형성을 밝혀줄 실마리를 찾을 뿐 아니라, 유인 달 탐사 및 달 연구기지 건설을 위한 기술적 토대를 얻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중국의 미투 운동 앞날 여는 재판 시작, ‘샨지’ 오열한 이유

    중국의 미투 운동 앞날 여는 재판 시작, ‘샨지’ 오열한 이유

    중국의 미투(#MeToo) 운동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법정 다툼이 2일 시작됐다. 지난 2014년 중국 국영 CCTV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여성 저우샤오솬이 유명 진행자 주준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고소한 사건 재판이 시작됐다. 소송을 제기한 것이 2018년인데 이제야 첫 재판이 시작됐다. 사실 이런 성희롱 재판이 열리는 일 자체가 이례적으로 여겨질 만큼 중국 여성에 대한 보호장치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샨지(Xianzi)란 별명으로 통하던 저우샤오솬은 재판에 앞서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내가 승소하면 많은 여성들이 앞으로 나와 진실을 고백할 것이고, 패소하면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 항소할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역시나 그녀가 주준을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고 결심한 것은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상대로 여러 건의 법적 소송이 제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위챗 계정에 올린 3000자 분량의 글을 통해 25세이던 4년 전 인턴 생활을 하며 겪었던 성희롱과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가 유명인이고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하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녀의 친구이자 비정부기구(NGO) 활동가인 수차오가 웨이보 계정에 옮기면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과 유럽의 미투 열풍에 힘입어 중국에서도 성희롱 이슈가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렸고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승소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1월 베이징 대학 교수가 옛 제자를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 해고됐다. 몇달 뒤에는 자선단체 창립자가 2015년 모금행사 뒤편에서 자원봉사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샨지와 수차오는 몇 주 뒤 주준으로부터 명예를 훼손했다는 맞고소를 당했다. 그러자 역설적이게도 비로소 주류 언론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파파라치들이 달라붙었고 성희롱을 견뎌낸 수천명의 남녀 피해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결됐다. 샨지는 “내게 입힌 손해가 상당하다. 어느 순간, 가해자가 내게 망상 등 정신장애가 있다고 비난했다. 해서 난 보통 사람이란 것을 증명해야 했다. 2014년으로 돌아가 날짜 하나하나를 세면서 증거를 수집했다. 내 경험을 계속해서 되살려야 했다. 그리고 매 순간 고문이었고 수모였다”고 돌아봤다. 영국에 유학 중인 수차오는 주준이 승소하면 두 여성에 대한 재판이 이어질 것이란 점을 잘 안다며“멀리 떨어져 있어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BBC는 주준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노력했지만 변호사는 일절 반응이 없다고 했다. 중국 법률에도 사업체에서의 성적 비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미국 예일대 로스쿨의 폴 차이 중국센터에서 관련 법규 개정을 연구하는 다리우스 롱가리노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성희롱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업주나 회사가 가해자를 처벌하면 가해자는 회사나 업주, 또는 피해자를 상대로 노동계약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거는 실정이다. 여성의 보호를 위한 법률에 성희롱 개념이 등장한 것은 2005년이 돼서였다. 베이징의 위안종 젠더개발센터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열람할 수 있는 5000만건의 법원 판결문 가운데 성희롱과 관련된 것은 34건에 불과했다. 그 중 두 건만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는데 그나마 둘 다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됐다.그러나 미약하나마 변화의 조짐이 있긴 하다. 남서부 스촨성의 사회활동가가 NGO 사무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했다. 현지 매체들은 중국에서 미투 운동이 시작한 이래 첫 법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시 법원이 15일 안에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명령했지만 일년이 지난 지난 7월까지도 피해자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 지난 5월 중국 전인대는 민법 개정안을 내년부터 발효한다고 밝혔는데 성희롱을 “발언이나 텍스트, 이미지, 신체활동으로 어찌됐든 다른 이의 의지에 반해 하는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정부, 기업, 학교에서도 이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사업주가 이를 막지 못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충분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8년 산업화가 진전된 연안 도시들에 거주하는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81%가 회사에 명문화된 성희롱 정책이 없었으며 12%는 규정은 있지만 처벌 규정이 없었다. 7%만 처벌 규정까지 구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롱가리노는 샨지의 재판이 변화의 단초일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이제 또다른 변곡점을 맞고 있는데 우리는 법원이 공정하고 엄격한 심리를 진행하는지 유심히 볼 것”이라며 “그럴 때에만 법이 성희롱 희생자들을 보호하는 의미있는 장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기록과 단독보도/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록과 단독보도/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홍봉한은 영조 때 척신으로 삼정승의 권력을 누렸다. 사관(史官)으로 공직의 첫발을 뗐다. 그의 딸이 세자빈이 됐다. 날마다 딸에게 집안 소식을 편지로 적어 보냈으나 되돌려 받았다. 세자빈은 편지의 앞단이나 뒷면에 답글을 써서 바로 내보냈다. 친정 아비는 사적인 편지가 궁중에 남아 있을 때 발생할 위험을 경계했다. 딸이 보내 온 편지를 세초해 집안에 궁중 정보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기록이 자신의 권력과 가족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홍봉한의 딸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남겼다. 아비와 달리 기록의 힘을 믿었다. 숨 하나를 쉴 동안에 나라 형편이 달라진다던 사도세자의 죽임을 전후해 혜경궁은 살아남은 자신의 그림자만 보아도 낯이 부끄럽던 심정을 기록했다. 치민 화기로 등이 뜨거워 잠들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벽을 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적었다. 친정이 풍비박산되고 자신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을 때도 기록을 멈추지 않았다. 정신이 다 닳아 여위어 가고 쇠진해 스러질 때까지 기록하리라 다짐했다. 한 터럭이라도 꾸미거나 과장해 기록하지 않겠노라고 맹서했다. 기록을 왜곡하는 것은 아들이었던 정조와 새 임금과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라면서 오로지 하늘 아래 정직하게 기록한다고 밝혔다. 기록에 목숨과 양심을 걸었다. 정약용은 조선조 언론 체계로 작동한 삼사의 관직을 두루 맡았다. 서른 살을 전후해 사간원 정언, 사헌부 지평, 홍문관 수찬을 지냈다. 사간원은 왕의 말과 행동, 정책에 대해 잘잘못을 논쟁하는 일을 수행했다. 사간원은 사헌부, 홍문관과 협력해 비판적 언론으로서 기능을 발휘했다. 여러 차례 삼사의 요직에 보해진 정약용은 당대의 가장 주목받는 언론인이었다. 정조 사후 겨우 죽임을 면하고 열여덟 해 동안 강진에 유배됐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 ‘기록’의 엄중함을 알리는 내용이 있다. 1810년 경오년 봄 다산은 아들에게 일렀다. 편지 한 장 쓸 때마다 두 번 세 번 읽어야 한다. 사통팔달의 거리 한복판에 내가 쓴 편지가 떨어져 적대자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 내용이어야 한다. 편지 글은 수백 년 후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 읽었을 때 조롱을 당하지 않을 수준이어야 한다. 그런 점을 살펴 퇴고를 거듭한 후에 비로소 편지 봉투에 풀칠을 하기 바란다. 작은 기록에도 자신과 가족의 생사가 달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겪었던 다산은 목숨 보전을 위해 기록을 중단하거나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남겼다. 다산의 서책은 그가 목숨 걸고 써 내려간 기록의 결과다. 궁형을 당한 사마천이 기록한 ‘사기’나 사관 민인생 등이 죽음을 무릅쓰고 기록한 왕조실록도 그러하다. 오염된 기록은 법정에서 진실 판단의 증거로 쓰이지 못한다. 알맹이의 변화가 없더라도 획득 절차가 위법하면 증거로 쓰이지 못한다. 독수독과론이다. 2007년 우리 법률은 그 점을 명확히 했다. 판례의 원칙도 그러하다. 그런데 내용도 부실하거니와 출처와 획득 과정이 의심스러운 정보들이 ‘단독보도’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횡행하고 있다. 출입처 일방의 은밀한 주장은 공익보다 자기 이익을 관철하려는 맹독성이 있다. 반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해독제다. 거기서 그치면 안 된다. ‘전지적 출입처 시점’에 물든 기자가 정보의 오염을 분별하지 못할 수 있다. 데스크가 검증해야 한다. 팩트체크 팀을 만들어 보도하기 전에 진위를 따져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검증이 부실한 단독보도가 역사의 법정에서 진실 판단의 증거로 쓰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전히 언론인은 특별한 기록자다. 언론인의 펜은 누구를 찌르고 베고 박멸하는 흉기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 금을 그어 진영화하는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공동체의 오염을 예방하고 감염된 부위를 치유하는 데 쓰이는 글 침이다. 언론인의 기록은 오롯이 진실의 방향을 가늠하고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데 이정표가 돼야 한다. 이념이 다른 언론사의 동년배 기자가 씩씩거리며 불같이 화를 내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기록이어야 한다. 출입처의 이익에 오염된 그릇된 정보로 시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기록들이 단독보도나 언론의 자유로 포장되는 것을 심히 경계할 때다.
  • “이르면 12월 승인 가능” 화이자 백신 최종결과 95% 효과(종합)

    “이르면 12월 승인 가능” 화이자 백신 최종결과 95% 효과(종합)

    모더나 이어…“백신 95% 면역효과”20일 미국에 긴급사용 신청할 계획공동 개발사 “이르면 12월 승인 가능”65세 이상 고령층도 예방효과 94% 넘겨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미국과 유럽 당국이 이르면 12월 중순에 승인할 수도 있다고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바이오엔테크 CEO 우구어 자힌은 이날 로이터 TV에 “만약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2월 전반기 말이나 또는 후반기 초에 긴급 사용 승인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힌은 12월 하반기에 EU 당국으로부터도 조건부 승인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힌은 또 이날 CNN에 출연해 20일 미국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위한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날 3상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 이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나이 든 성인에서도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170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처방받고도 코로나19에 걸린 경우는 8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162명은 가짜 약(플라시보)을 처방받은 환자였다. 중증 환자 10명 중에서도 9명은 플라시보를 투여한 실험군이었고, 1명만 백신을 맞은 임상시험 참가자였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재앙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역사적인 8개월간 여정에서 중요한 발걸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CNN “안전 문제에 있어 이정표 세워” 화이자는 이번에 개발한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피로로 임상시험 참가자의 3.7%가 2차 백신 투여 후 이런 증상을 보고했다. 두통 증상을 보인 참가자는 2%였다. 화이자는 바이오엔테크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예방효과는 연령과 인종, 민족적 분포 지도상 일관성을 보였다”며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도 예방효과가 94%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화이자의 백신이 안전 문제에 있어 이정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예일대 면역학자인 아키코 이와사키는 뉴욕타임스(NYT)에 “매우 놀라운 결과”라면서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정말로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화이자의 이번 최종 결과 발표는 모더나 발표가 있은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모더나에 이어 화이자의 백신 예방률도 95%에 달하는 것으로 잇따라 나오면서 광범위한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최종 결과서 95% 면역 효과”(종합2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최종 결과서 95% 면역 효과”(종합2보)

    “65세 이상 고령층도 예방효과 94% 넘겼다…연령·인종 상관없이 일관성…심각한 부작용 없어“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3상 임상시험 최종 연구 결과 95%의 면역 효과가 나타났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CNN에 따르면 화이자는 3상 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170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처방받고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8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162명은 가짜 약(플라시보)을 처방받은 환자였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3차 임상시험 참가자는 총 4만 3538명이다. 화이자는 전 세계 참가자의 약 42%, 미국 참가자의 약 30%가 “인종과 민족 면에서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은 참가자를 둘로 나눠 한쪽에는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하고, 다른 쪽에는 가짜 약(위약·플라시보)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가 백신 후보물질을 맞았는지 위약을 맞았는지 여부는 참가자는 물론 의사들과 화이자도 알지 못한다. 이를 확인할 권한은 오직 화이자와 연관이 없는 과학자와 통계학자로 구성된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라는 독립조직에만 부여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임상시험 전 과정을 감독했다. 접종은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됐고, 1차 접종 3주 후 2차 접종이 이뤄졌다. 2차 접종 일주일 뒤부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거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는지 파악하는 추적·관찰이 시작됐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자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170명 나왔는데, 이 중 진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8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재앙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시키는 데 기여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역사적인 8개월간 여정에서 중요한 발걸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번에 개발한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피로로 임상시험 참가자의 3.7%가 2차 백신 투여 후 이런 증상을 보고했다. 두통 증상을 보인 참가자는 2%였다. 화이자는 바이오엔테크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예방 효과는 연령과 인종, 민족적 분포 지도상 일관성을 보였다“며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도 예방효과가 94%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예일대 면역학자인 아키코 이와사키는 뉴욕타임스(NYT)에 “매우 놀라운 결과”라면서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정말로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CNN은 화이자의 백신이 안전 문제에 있어 이정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는 수일 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신청을 할 예정이다.화이자의 이번 결과 발표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예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난 9일 중간결과가 나온 지 9일 만에 최종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화이자의 중간결과 발표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16일에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결과가 나온 바 있다. 그로부터 이틀 만에 화이자가 95% 예방률이라는 최종 결과를 내놓았다. 모더나에 이어 화이자의 백신 예방률도 95%에 달하는 것으로 잇따라 나오면서 광범위한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앞서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마찬가지로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개발됐으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에서도 보관할 수 있어 훨씬 더 보급이 쉬울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최종 결과서 95% 면역 효과”(종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최종 결과서 95% 면역 효과”(종합)

    “65세 이상 고령층도 예방효과 94% 넘겼다…연령·인종 상관없이 일관성…심각한 부작용 없어“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3상 임상시험 최종 연구 결과 95%의 면역 효과가 나타났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CNN에 따르면 화이자는 3상 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170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처방받고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8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162명은 가짜 약(플라시보)을 처방받은 환자였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재앙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시키는 데 기여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역사적인 8개월간 여정에서 중요한 발걸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번에 개발한 백신이 심각한 부작용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바이오엔테크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예방 효과는 연령과 인종, 민족적 분포 지도상 일관성을 보였다“며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도 예방효과가 94%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화이자의 백신이 안전 문제에 있어 이정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는 수일 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신청을 할 예정이다. 화이자의 이번 결과 발표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예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난 9일 중간결과가 나온 지 9일 만에 최종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화이자의 중간결과 발표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16일에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결과가 나온 바 있다. 그로부터 이틀 만에 화이자가 95% 예방률이라는 최종 결과를 내놓았다. 모더나에 이어 화이자의 백신 예방률도 95%에 달하는 것으로 잇따라 나오면서 광범위한 백신 보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앞서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마찬가지로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개발됐으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에서도 보관할 수 있어 훨씬 더 보급이 쉬울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비건 “다음 정부서도 북미협상 이어져야”

    비건 “다음 정부서도 북미협상 이어져야”

    송영길 의원 등 美 국무부서 비건 만나비건 “북핵 문제 해결에 긍정적 확신”강경화 장관 이어 의원들도 연쇄 방미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17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나 “지난 북미대화의 경험과 교훈이 다음 행정부까지 이어지고, 향후 북미협상이 지속해서 충실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태스크포스(TF) 소속 방미 대표단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만난 비건 부장관이 “하노이 회담의 실패 이후 북한과 협상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대북 관여 정책은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의미 있는 첫발”이라며 “차기 행정부도 이런 노력을 지속하고, 6.15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이정표가 되어 한미의 어떤 정부라도 상관없이 남북미 관계의 발전을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이에 비건 부장관도 동감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한정 의원과 윤건영 의원도 참석했다. 이들은 오는 20일까지 워싱턴DC에 머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이어 민주당 한반도TF도 트럼프 시대의 막바지에 방미를 진행하면서 그 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이 내부 인사들에게 외국 외교 사절과 접촉을 삼가라는 지시를 거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도 정권 및 정책 인수인계를 거부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어쨌든 내년 1월 20일(신임 대통령 취임식)까지 북한의 도발이나 각종 외교 사안에 대해 트럼프 정부와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인사의 방미는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냉동보관 필요 없는 모더나 백신… 효과·안전성 기대 높였다

    냉동보관 필요 없는 모더나 백신… 효과·안전성 기대 높였다

    화이자, 영하 70도 초저온 보관해야 하지만 모더나는 영상 2.2∼7.8도서도 30일 보관최종 임상시험에 참여한 3만여명 분석 호게 회장 “두 회사 비슷한 결과 안심”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백신 낭보’가 일주일 사이 잇따라 나왔다. AP통신 등은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16일(현지시간)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시험에서 94.5%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더나는 이번 결과가 최종 임상시험에 참여한 3만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호게 모더나 회장은 이날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정말 중요한 이정표”라며 “결과대로라면 백신이 코로나19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더나의 이번 발표는 앞서 지난 9일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라고 발표한 데 이어 또다시 나온 희소식이다. 호게 회장은 “무엇보다 다른 두 회사가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이 가장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모더나의 백신은 화이자와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개발됐으나, 화이자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에서도 보관할 수 있어 훨씬 더 보급이 쉬울 전망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반면,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다고 모더나 측은 설명했다. 모더나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으로, FDA의 승인을 받으면 연말까지 미국에 약 2000만개 분량을, 내년에는 최소 5억개 이상 분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올해 말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분량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된다. AP는 “모더나 백신도 실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 등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엔테크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15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의 보급으로 사람 간 전염률이 5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이 정도만으로도 코로나19 대유행 확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연이은 백신 낭보...모더나, “코로나 백신 효과 94.5%”

    연이은 백신 낭보...모더나, “코로나 백신 효과 94.5%”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백신 낭보’가 일주일 사이 잇따라 나왔다. AP통신 등은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16일(현지시간)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시험에서 94.5%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더나는 이번 결과가 최종 임상시험에 참여한 3만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호게 모더나 회장은 이날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정말 중요한 이정표”라며 “결과대로라면 백신이 코로나19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더나의 이번 발표는 앞서 9일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90%라고 발표한데 이어 또다시 나온 희소식이다. 호게 회장은 “무엇보다 다른 두 회사가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이 가장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화이자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소 75% 이상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해왔는데,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보다도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 종식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모더나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으로, FDA의 승인을 받으면 연말까지 미국에 약 2000만개 분량을, 내년에는 최소 5억개 이상 분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올해말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분량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더나는 미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인 ‘오퍼레이션 와프 스피드’의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제기된다. AP는 “모더나 백신도 실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 등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제약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엔테크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15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의 보급으로 사람 간 전염률이 5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이 정도만으로도 코로나19 대유행 확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땅만 파면 나오네…아테네 하수도 공사 중 그리스 신(神) 흉상 발견

    땅만 파면 나오네…아테네 하수도 공사 중 그리스 신(神) 흉상 발견

    땅만 파면 유물이 쏟아져 나오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고대 헤르스 신 흉상이 발견됐다. AFP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그리스 문화부 발표를 인용해 고대 아테네에서 거리 표지석으로 사용되던 조각상 한 점이 나왔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땅 속에 파묻혀 숨죽이고 있던 고대 유물은 하수도 공사 중 발견됐다. 그리스 문화부는 헤르메스의 모습을 한 유물이 기원전 4세기 말에서 3세기 초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헤르메스 흉상 머리 부분은 기원전 5세기 후반 왕성하게 활동했던 그리스 조각가 알카메네스 풍으로 제작됐다. 보통 청년으로 묘사한 다른 헤르메스 상과 달리 원숙한 중년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게 특징적이다.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인 헤르메스는 전령의 신이자 여행의 신, 상업의 신, 도둑의 신이다. 신과 인간, 지하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가지 못할 곳이 없다. 헤르메스라는 이름은 돌무더기를 뜻하는 그리스어 ‘헤르마’(Herma)에서 유래했다. 그리스에서 돌무더기는 이정표나 경계석을 의미한다. 실제로 헤르메스상은 거리 표지석으로 사용되곤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흉상 역시 고대 아테네에서 한동안 거리 표지석으로 사용되다 후에 배수관 속 장식물로 들어가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테네는 땅만 파면 유물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찬란했던 그리스 문명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팠다하면 문화재가 나오는 통에 각종 공사가 지연되기 일쑤다.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는 2006년 시작된 지하철 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공사 현장에서는 2008년 기원전 1세기 형성된 고대묘 1000기가 발굴됐으며, 2012년에는 1800년 전 건설된 도로 일부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300여 명의 고고학자가 달라붙어 발굴을 진행했다. 이후 지하철 공사 재개를 두고 고고학자와 시의회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다. 그 사이 지연된 공사는 우여곡절 끝에 2016년 재개됐으며, 착공 12년 만인 2018년에야 터널 공사가 끝났다. 스크린 도어 설치 등 마무리 공사 후 2020년 개장 예정이었던 지하철은 그러나 계속된 고고학적 발견에 밀려 2023년 4월로 개통일이 미뤄진 상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RCEP 서명한 文 “포스트 코로나에 먼저 행동할 것”…‘세계 최대 FTA’ 타결(종합)

    RCEP 서명한 文 “포스트 코로나에 먼저 행동할 것”…‘세계 최대 FTA’ 타결(종합)

    文 “다자주의·자유무역에 기여 확신”靑 “중국 주도 FTA 아냐… 오해일뿐”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 외에도게임·영화 등 서비스 시장 활짝 개방국가별 관세철폐율 91.9∼94.5% 달해일본과도 첫 FTA 체결 효과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한·중·일을 포함해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과 관련해 “RCEP은 지역을 넘어 전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 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도하는 상생·번영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고 먼저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RCEP이 ‘중국 주도의 FTA’라는 해석에 대해 “오해”라고 반박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할 최적 조건”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의제발언을 통해 “코로나의 도전과 보호무역 확산, 다자체제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돼 자유무역 가치 수호를 행동으로 옮겼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RCEP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면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시장이 열리고, 중소기업, 스타트업, 발전 단계가 다른 국가들이 함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역내 무역장벽이 낮아지고 사람과 물자, 기업이 자유롭게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참가국 정상들은 “RCEP은 경제회복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文, ‘불참’ 인도에 “조속한 가입 희망” 문 대통령은 인도가 지난해 RCEP 협상 과정에서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오랜 시간 함께 논의한 인도의 조속한 가입을 희망하며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포함해 아세안 10개국,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 정상들은 이날 RCEP 정상회의 및 서명식을 개최했으며, RCEP의 의미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RCEP는 한·중·일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TA다. 이날 서명으로 우리나라도 세계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약 3분의 1을 포괄하는 이 초대형 경제권에 편입됐다. 최근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경제와 교역이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출범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아세안과 협력 강화로 신남방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본과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23억 인구 전세계 30% 시장 열렸다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 시장 개방 “낮은 수준 개방 FTA 업그레이드”“작년 전체 수출액 절반 차지”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RCEP 15개국 인구는 22억 6000만 명으로 전 세계 30%에 달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 30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5조 4000억 달러로 이 역시 전 세계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1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보다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의 메가 FTA의 출범으로 자유주의가 확산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체제 약화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우리 수출 시장 확대와 교역 구조 다변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RCEP 수출액은 269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RCEP에서 아세안 10개국은 우리에게 상품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관세 철폐율(79.1∼89.4%)보다 품목별 관세를 추가로 없애 관세 철폐율을 국가별로 91.9∼94.5%까지 끌어올렸다.자동차·부품, 철강 등 우리 핵심 품목뿐만 아니라 섬유, 기계 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도 추가 시장 개방을 확보했다. 게임·영화 등 서비스 시장도 개방해 아세안 국가와 교류·협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RCEP 참여국 15개국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와 이미 개별 FTA를 체결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이미 체결된 낮은 수준의 FTA를 업그레이드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FTA와 RCEP는 양립이 가능해 품목이 중복될 경우 우리 기업은 수출할 때 유리한 쪽의 관세율을 받아 수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2012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첫 협상이 시작된 RCEP는 ‘중국이 주도한 협정’이라고 알려졌지만, 여기에는 이견도 많다. 아이디어 등을 제안하며 초기 협상을 이끈 것은 일본이고, 현재 실질적으로 주도권을 쥔 것은 10개국이 똘똘 뭉친 ‘아세안’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靑 “中 주도 FTA 아니다” 반박 다만 중국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견제할 목적으로, RCEP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RCEP이 중국 주도의 협정인 것처럼 오해하는 시각이 있는데, 중국 주도가 아니며 중국은 참가하는 15개국 중 하나”라며 “지금까지 협상을 주도한 것은 아세안으로, 8년간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RCEP과 CPTPP는 대립이나 대결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두 협정 모두 아태지역의 다자무역체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RCEP에 참여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CPTPP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두 협정을 대립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미중 대결 관점이 아니고, 다자주의에 입각한 역내 자유무역 질서를 확대하는 취지에서 RCEP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타결까지 8년 이상 걸렸다”中, 미국 주도 TPP 견제 목적 참여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RCEP를 중국이 주도했다고 볼 수 없다. 이미 그 전부터 지금까지 8년 이상 논의가 흘러왔고,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심해지니까 중국이 자기가 속한 지역의 동맹체로서 RCEP에 공을 들인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도 “RCEP 시초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이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는 구상이었는데, 당시 초기 논의를 일본이 주도했다”며 “일본과 중국이 서로 상대가 주도하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주도한 시기도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강력한 TPP와 비교해 RCEP 개방 수준이 너무 낮아 주목받지 못할 때 중국은 발만 담근 상태에서 협상이 흘러가는 대로 놔뒀다”며 “이후 미국이 빠지면서 TPP가 무너지자 중국이 RCEP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미 주도 TPP 탈퇴한 트럼프, 바이든, 복귀해 한국 참여 요구할 듯 TPP도 RCEP와 마찬가지로 아·태 국가들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경제공동체 구상이다. 2010년쯤부터 미국이 주창한 이 협정의 목표는 해당 지역 국가 간 관세 철폐와 경제 통합인데 미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해 2015년 10월 타결됐다. 하지만 각국의 국내 비준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갓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워 2017년 1월 TPP를 탈퇴했다. 이후 남은 11개 회원국은 미국이 강하게 주장해온 항목들을 동결한 채 협정을 ‘포괄적(Comprehensive)·점진적(Progressive)’ TPP, 즉 CPTPP로 바꿨다. CPTPP에 대한 국내 비준을 11개 나라 가운데 과반인 6개국(일본·싱가포르·호주·캐나다·멕시코·뉴질랜드)이 마치면서, CPTPP는 2018년 10월 공식 발효됐다. 한국은 CPTPP는 물론 TPP 단계에서도 참여한 적이 없다. 향후 바이든 대통령 취임 등과 함께 미국이 CPTPP나 TPP로 복귀하고, 우리나라의 참여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예방에 90% 이상 효과” 중간발표 (종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예방에 90% 이상 효과” 중간발표 (종합)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9일(현지시간)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해 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0∼60% 정도만 효과적인 백신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이날 발표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패널인 ‘데이터 감시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에 관해 내놓은 중간 결과로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이날 발표에는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했다. 그 결과 두 실험군을 통틀어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시점은 두 번째 백신 투여 7일 후로, 첫 번째 투여일로부터는 28일 뒤라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투여해야 면역력이 생긴다.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라 CEO는 “전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0년간 가장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자평했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화이자는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미 정부와 과학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의 장기간 안전성과 효험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의 중간 결과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올해 ‘임종국상’에 강성현 교수, 박시백 화백

    올해 ‘임종국상’에 강성현 교수, 박시백 화백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는 14회를 맞은 올해 수상자로 학술 부문에 강성현(왼쪽) 성공회대 교수, 문화 부문에 박시백 화백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사업회는 강 교수가 역사사회학자로서 한국과 동아시아의 사상통제와 공안, 국가폭력과 제노사이드, 냉전과 과거청산 등을 주제로 주목할 성과를 꾸준히 내놨다고 설명했다. 수상저서인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푸른역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반일 종족주의’를 비롯한 한일 극우연합세력의 역사부정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업회는 강 교수가 최근 미국과 영국 등 외국의 기관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사 관련 중요자료를 발굴 수집해 연구 지평을 넓히는 데에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박시백 화백은 일제강점기의 우리 역사를 다룬 7권짜리 ‘35년’(비아북)으로 수상자에 선정됐다. 박 화백은 국내외 독립운동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수집과 연구에 매진해 5년 동안 작품을 썼다. 사업회는 박 화백이 치열한 항일투쟁의 역사가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시사만화가로 만화계에 발을 디디고서 전업작가로 전환해 2013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전 20권을 완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임종국상은 친일문제에 천착한 임종국(1929∼1989) 선생을 기리고자 마련했다. 선생은 국민적 반대 속에 1965년 한일협정이 굴욕적으로 체결되자, 반민특위 와해 이후 금기시하던 친일문제 연구에 착수했다. 이후 1966년 ‘친일문학론’을 발표해 지식인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문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역작들을 남겨 한국 지성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사업회는 ‘친일청산’, ‘역사정의 실현’, ‘민족사 정립’이라는 선생의 높은 뜻과 실천적 삶을 오늘의 현실 속에 올바르게 계승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를, 학술·문화와 사회·언론 두 부문에서 선정해 수여한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9일 오후 6시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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