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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김정환의 ‘내 영혼의 음악’

    13일 저녁 서울 시내 한 호프집에서 조촐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르네상스적 교양을 지닌 ‘전천후 예술가’ 김정환이 낸 ‘내 영혼의 음악’(청년사 펴냄)을 축하하기 위한자리였다. 평론가 황광수 정호웅 정과리 등 문우들이 저자의 새 ‘아기’에게 덕담을 던졌다.평론가 하응백은 시인 신경림의 모친상가에 들른다고 먼저 자리를 떴고 소설가 조성란이 들어와서 “선생님 너무 멋진 책인 것 같네요”라며 기쁨을 나누었다. 이 책은 지난 98년 5월14일부터 대한매일에 연재한 글들을 모태로 하면서 그 뒤에 계속한 시인의 ‘음반 여행’을 묶은 것이다.연재 초기 많은 독자들로부터 ‘독특한 음반 평’이란 평가를 받았는데,그 힘은 아무래도 저자 문체가 빚는 ‘시적 호흡’에서 나온다.간결,단명한 문체로 발랄하게 이어지는 음반 산책은 독자로 하여금 한편의 시를 읽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그의 음반 여로(旅路)를 따라가다 보면 역시 김정환의 본업이 천상 ‘시인’일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소설,역사서,공연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이리 저리 뛰고있지만 그바닥엔 늘 그의 ‘시’가 배어있다.이미 ‘황색 예수전 1·2·3’,‘기차에 대하여’와 근작 시집 ‘해가 뜨다’ 등에서 보여준 언어 가꾸기의 저력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어떤 형식의 글을 쓰든 그것은 김정환식의 ‘시어(詩語)’로변신하여 단번에 읽는 이를 빨아들인다. “시를 쓰는 내내 음악을 틀었다.음악은 내 상상력의 자양분이다.음악을 듣는 것 못지 않은 느낌을 주도록 썼다”라는 토로에서 음반 여행과 그의 시가 지닌 함수를 짐작할 수 있다.음악을 듣다가 감동하면 작곡가 연주가 악기 등 관련 자료를 모조리 뒤져 질릴 때까지 듣고 추리고 하면서 엮었다.하다보니 5,000여장의 음반이 쌓였고 시중에선 구하기힘든 음반 등을 중심으로 150개를 골랐다. 두번째 이정표는 지은이가 포기할 수 없는,역사 의식이다. 책 곳곳에 그 ‘정신적 도도함’은 드러난다.질곡의 시대를 몸으로 건너온 저자는 가벼워만 보이는 세태,더 나아가 저자의 말을 빌자면 “갈수록 천박해지는 진보 진영”에 “품위 좀 갖추자”고 은근히 시비 걸고 있다.저자가구 소련출신의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와 구 동독의테너 페터 슈라이어 등에 유달리 애정을 쏟은 이유도 이와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진지함에서 우러 나온 무거움은 르네상스 시대의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한 영국 정격 음악 지휘자 앤드루 패럿에대한 섬세한 조명으로 넓어진다. “150개 음반중 가장 애정이 가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곰곰 생각하던 지은이는 “모두 다”라고 대답할 정도로 애정을 담았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쇼숑 ‘포엠’ 라벨 ‘치간느’를 연주한 지네트 느뵈 연주곡집은 작곡가의 작품보다 연주자의 해석 때문에 선정되기도 했다.3만8,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을까라는 물음에 옆에 앉아 있던 정성현 청년사 대표는 “들인 공에 비하면 전혀 비싸지 않다”고거들었다. 이종수기자 vielee@
  • 프로야구 / 정수근 도루史 새로 썼다

    ‘바람돌이’ 정수근(두산)이 6년 연속 40도루를 달성했고 이승엽(삼성)은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기아는 창단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정수근은 5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7회 1사후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대타 이도형의 타석때 2루도루에 성공,6년 연속 40도루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96년과97년 이종범(기아)에 이어 도루 2위로 43개와 50개를 기록한 정수근은 98년 44개,99년 57개,지난해 47개로 3년 연속 도루왕에 등극하며 5년 연속 40도루를 작성했었다.정수근은 또 개인통산 306개를 마크,통산 최다도루 신기록(375개) 행진중인 전준호(현대)를 맹추격했다.두산은 이헤천의 호투와 김동주·홍원기의 2점포 2발로 한화를 6-1로 꺾고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1회 구원등판한 이혜천은 7이닝동안 3안타 5볼넷 무실점으로 4승째. 삼성은 수원에서 임창용의 역투와 장단 12안타로 라이벌 현대를 8-4로 물리치고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임창용은 6과 ⅔이닝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6안타 4실점(3자책)으로 버텨 10승째를 마크,다승 공동 2위에 오르며 선두 신윤호(LG)를1승차로 위협했다.이승엽은 9회 무사에서 우중월 1점포를 뿜어 3경기만에 시즌 26호를 기록,펠릭스 호세(롯데)와 홈런공동 1위를 이뤘다. 기아는 사직에서 롯데를 3-2로 물리치고 4연패를 끊었다.기아는 3경기만에 창단 첫 승을 거두며 한화에 반게임차로 앞서 4위에 복귀했다.이종범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의선봉에 섰다.기아는 1-2로 뒤진 8회초 1사 1·3루에서 장일현과 김창희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LG-SK의 인천경기는 연장 11회 시간제한에 걸려 2-2로 승부를가리지 못했다. 김민수기자 kimms@
  • 北·러 정상회담 / 선언에 담긴뜻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된 ‘모스크바 선언’은 지난해 7월 채택된 공동선언보다 북·러 협력관계가 더욱 진전됐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정치·군사 분야에서, 북한은 경제 분야에서 조금씩 양보하면서 각자 실리를 얻는 모양새를 취했다. 공동선언은 다양한 영역에서 해당 협정들이 체결됐음을 밝히고 있어 관련 내용이 무엇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양국 정상이 ‘획기적 이정표’라 평가할 정도의 전방위 협력구도를 만든 셈이다. 결국 미국에 맞서려는 러시아가 북한이라는 카드를 얻었고북한은 미국에 맞서는 든든한 후방세력을 얻은 셈이다. ●양국의 실리 추구=러시아는 공동선언 제5항에서 북한의 대러채무를 언급했다.구소련 당시 현물형태로 제공된 차관 38억루블(약 55억달러)의 상환방식 등 그동안 이견을 보여왔던 빚문제를 해결했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발전소 등 북한의 기업소 재·보수에 있어서 외부재정을 끌어오는 문제를 명기했다.외부는 곧 한국으로 북한에 대한 투자를 한국에 진 빚에서 상계한다는 것에 대해 러·북이 동의한셈이다.한국의 추가지원에 대한 길도 열었다. 북한은 미사일개발계획(공동선언 2항)과 주한미군의 철수(공동선언 8항)에서 소득을 얻었다.북한의 미사일개발계획이평화적 성격임을 다시 강조하면서 북한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그 어느 나라에도 위협으로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때로는 미사일이 위협이 될 수도 있음을 러시아가 용인한 셈이다. 주한미군철수에 대해 러시아는 한·미간의 문제라는 입장이었다.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철수가 동북아 평화와 안전보장에 필수적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한다’고밝혔다. ●러시아의 한반도 무대 복귀=이번 공동선언과 이에 관련된다양한 협정 등으로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보다 큰 영향력을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공동선언 7항은 한반도평화에 있어 러시아가 ‘건설적이고 책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고 남북대화 지지도 언급했다. 특히 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가 오히려 호전적인성격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탄도탄요격미사일협정(ABM)이전략무기 감축의 기초가 됨을 명기(공동선언 2항),북한 미사일의 평화적 성격과 함께 MD 추진의 ‘허위성’을 지적한 셈이다. 모스크바 전경하특파원 lark3@
  • 그라운드 ‘대도’ 전쟁 예고

    ‘바람 바람 바람…’.후반기 프로야구판에 거센 바람이예고됐다. 21일 후반기에 돌입하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홈런 전쟁’과 함께 팬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돌아온 바람’ 이종범(31·기아)이 가세하는 ‘대도’들의 도루 퍼레이드.이종범과 정수근(두산),전준호(현대) 등 내로라하는 준족들이 자존심을 걸고 ‘다이아몬드’를 누벼 팬들의 흥미를 한껏 자아낼 전망이다. 20일 기아와 연봉 계약을 마무리짓고 3년만에 국내 무대에서는 이종범은 김일권-이순철(이상 전 해태)의 계보를 잇는 빠른 발의 대명사.94년(84개),96년(57개),97년(64개) 등모두 3차례 도루왕에 오른 뒤 98년 일본 프로야구(주니치)에 진출했다.94년 작성한 한시즌 최다인 84개 도루는 좀처럼 넘보기 힘든 대기록이다.일본 열도에도 바람을 일으킨이종범은 기동력 야구의 진수를 다시 선보이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견인한다는 다짐이다. 이종범이 국내 무대를 비운 새 98∼2000년 3년 연속 도루왕을 일궈낸 정수근은 이종범의 복귀가 자극제가 되고 있다.그동안 뚜렷한 라이벌이없었던 정수근은 이종범이 지켜보는 앞에서 진정한 ‘대도’임을 입증한다는 각오다.특히 정수근은 프로 첫 6년 연속 40도루 달성을 눈앞에 뒀다.3개만보태면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또 올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면 첫 4년 연속 도루왕의 기록도 수립한다. 지난 11일 수원 롯데전에서 개인통산 372개를 기록,이순철(전 해태)이 보유한 통산 최다 도루를 경신한 전준호도 후반기 28개를 반드시 추가,올시즌 400도루 고지에 우뚝 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수 첫 ‘20홈런-20도루’에 도전하는 박경완(현대)은 홈런 1개와 도루 4개가 부족한 상태.조만간 홈런 추가가 확실시되는 박경완은 도루 기회가 찾아오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민수기자 kimms@
  • 남북 농민 분단후 첫 ‘포옹’

    남과 북의 농민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통일행사가 분단이후 처음으로 18일 북한 금강산에서 열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전여농),북한의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 남북 농민단체는이날 오전 9시쯤 금강산 온정리 ‘김정숙휴양소’ 앞 운동장에서 소속 농민 1,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6·15남북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남북농민통일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설봉호와 온정리 등 북한 땅에서 하룻밤을 보낸 남한 농민들은 이날 오전 행사장으로 이동,행사장에 미리 도착해 있던 북한 농근맹 소속 농민들과 손을 잡고 행사장에 입장했다. 정광훈 전농 의장은 개막사에서 “조국이 분단된 지 55년만에 성사된 남과 북 농민대중의 첫 만남은 통일의 물꼬를트는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후 “6·15공동선언 이행의 실천을 위해 정치·문화·경제 등 모든 것을총동원,민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주체가 되어 영광된 통일조국을 건설하자”고 말했다. 승상섭 농근맹 위원장은 “북과 남의 농민들은 근면성과땀을 아낌없이 땅에 바쳐가듯이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구슬땀을 바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막식에서는 남한 노래단 ‘소리타래’와 ‘청보리사랑’,북한 공훈배우 김길화 등이 출연하는 남북예술단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남측에서 전농의 정 의장을 비롯해 정용기ㆍ정현찬 부의장,김순옥 전여농 회장 등과 북한측에서 농근맹의 승상섭 위원장,김명철 부위원장,김승현 국제부장 등이 참석했다. 금강산연합
  • 국회 통과 민생법안 내용·의미

    여야가 18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킨 민생법안 가운데 모성보호 관련 3개법안과 의료법,약사법 개정안 등이 눈길을 끈다. 모성보호관련법은 출산과 육아 등 여성근로자의 복지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약사법은 일반 주사제를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키로 하는 등 의약분업 시행초기에 나타난 부작용을 소비자 입장에서 개정했다. ■모성보호법 내용과 의미= 모성보호 관련법의 국회 본회의통과로 여성근로자 보호가 상당 수준 강화될 전망된다.특히여성계는 “모성 보호의 사회적 비용 분담 원칙이 첫발을딛는 것”이라며 여성 근로자 보호에 있어 획기적 이정표로여기는 분위기다. 유급 출산휴가의 경우 선진국 대부분이 12∼14주의 출산휴가를 법으로 정하고 있어 여성근로자 보호가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됐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무급 육아휴직 기간에정부가 생계보조금을 지급키로 한 것도 법안이 유명무실해질 우려를 없앤 것이다.하지만 이번 모성보호 관련법 개정에 태아검진 휴가신설(월 1회),유산 및 사산 휴가신설,가족간호 휴가제 등은삭제됐다.여성계가 지속적 ‘투쟁’을 예고하고 있지만 재계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재계가 주장하고있는 생리휴가제 폐지문제도 노사정위로 넘어가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모성보호에 따른 비용의 절반을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할 경우 고용보험기금의 건전성에 적지않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재정 확보를 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약사법 내용과 의미= 이번 약사법 개정으로 국민들은 일반주사제를 사기 위해 약국과 병원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겪지않아도 된다. 다만 ‘주사제 분업 제외’조항은 공포후 3개월간 유예기간이 있어 그 동안은 현재처럼 약국에서 주사제를 산 뒤 병·의원에서 맞아야 한다. 또 약국과 의료기관의 담합행위가 유형별로 구체적으로 명시돼 담합규제가 활발해진다.담합으로 적발되는 의·약사는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특히 담합이나 대체조제 위반 사실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벌금액의 10% 정도가 보상금으로 지급된다. 처방전을 작성한 의사의 동의가 있을경우 약사는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과 성분,함량,제형이 동일한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조제할 수 있게 된다.특히 전염병이 집단으로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경우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없이 경구용 전염병예방접종약을 조제·판매할 수 있게 된다. 약사법 통과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이날 ▲외래환자에 대한주사제 사용금지 ▲ 성분명처방 의무화 ▲병의원과 약국간담합행위 근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용수 오일만기자 dragon@
  • 中·러, 전략적 동반관계 구축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16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러·중 친선 우호 협력조약및 국제안보에 관한 공동선언’에 서명,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천명했다. 두 정상은 또 공동성명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유지가 국제사회 전략 안보의 초석임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구축에 반대하며,MD강행에 공동대응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이 우호조약을 체결한 것은 냉전상태이던 지난 1950년대(對) 서방 공산권 단합을 과시하기 위해 중·소 우호조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이다.두 정상은 향후 10년간 유지될이번 조약에서 미국 독주의 국제질서에 대항,다극체제를 확립하는 한편,서로가 상대방에 대해 핵무기 선제공격을 하지않고 핵무기를 겨냥하지도 않기로 선언했다. 또 정치·경제·군사 교류 협력을 담보하는 다방면의 포괄적 협력을 규정했다. 두 정상은 “두나라간 이견에 대해서는 유엔헌장과 다른국제법 기준들에 따라 순수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장쩌민 주석은 조약에 서명한 뒤 “이 조약체결로 러·중양국에 세대를 초월한 우호관계가 조성될 것이며,향후 관계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 추모공원, 주민설득이 과제

    새로운 장묘문화 이정표가 될 서울시 추모공원 후보지가두곳으로 압축됐다.최종 후보지가 확정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가 2004년이면 야외공연장등 문화·체육시설까지 갖춘 쾌적한 추모공원이 선보이게 된다. 문제는 해당지역의 주민 설득이다. 혐오시설의 자기 지역건립을 극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후보지 물색에서 결정까지 2년8개월이 걸린데서 이 문제의 어려움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선진 외국과 달리 양택·음택 구분의식이 강한 우리이고 보면 전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추모공원은 불가피하다.서울의 유일한 화장장 벽제 승화원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매장 위주에서 화장 위주로 장묘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이다.화장률은 지난해 이미 50%를넘어 섰고 2004년이면 80%에 이를 전망이다.서울시민을 위한 추모공원을 다른 지역에 세울 수는 없지 않는가.추모공원을 세워 장묘문화 개혁의 기폭제로 삼아야 할 이유는 또있다.산업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묘지관리가 유명무실해지고있다.전국 묘지가운데 41%인 820만기가 무연고 묘지로 방치되고 있다.연고 묘지도 절반 가량은 일년에 한번도 제대로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추모공원 방식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선진 외국들은 예외없이 추모공원식 장묘문화를 가꿔가고있다.탈취기나 집진기와 같은 첨단 시설로 쾌적도를 극대화하는 한편 대리석 바닥장식에 국보급 예술작품 전시를 통해혐오성을 탈색시키는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는 야외 결혼식장으로 활용될만큼 주민들의 친숙한 생활시설로 자리 잡기도 했다. 반발이 예상되는 해당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작업은 서울시의 몫이다.추모공원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설명하고 시설에대한 오해를 차근차근 풀어 가야 할 것이다.또 선진국이 초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인센티브제 등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우리 장묘문화을 선진화하는 전기로 삼아야 할것이다.
  • [사설] ‘제주 평화선언’의 함축

    지난 15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 평화포럼’이 17일‘제주 평화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향후 남북관계 발전의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평화선언’은 남북정상회담 정신의 계승을 바탕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총망라하는 평화와 번영의 지식공동체 형성,한반도의 분쟁예방 및 신뢰와 평화체제 구축,‘남북평화센터’ 설립,제주의 한반도·동북아·세계평화 구축의 견인차 역할 노력등을 포함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평화포럼의 성과는 ‘상호 관용과 인내,화해에 기초한 남북교류와 협력의 확대만이 냉전의 마지막 고도인 한반도에 평화공존과 통일을 실현시키는 가장 확실한대안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데 모아진다.포럼에 참가한 세계적 석학들과 국내외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런 결론과 함께 안정적인 남북관계 및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제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긴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김대중 대통령도“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확신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를강력히 희망했다.뿐만 아니라 미국의 조지 W부시 대통령과 일본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총리,옛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노태우 전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한돌을 축하하고화해·협력 분위기가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이처럼 제주 평화포럼은 남북 화해·협력만이 남북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세계평화를 위해 나아갈 길이라는점을 재확인했고 또 이를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천명했다.평화 외에는 선택이 없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남북당국이 그동안 중단된 대화를 다시 시작하기 바란다. 때마침 남북한이 지난 15일 남북정상회담 한돌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교환한 것은 관계복원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북한이 남한에 보낸 메시지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북남공동선언이 21세기 우리 민족이 나아갈 공동 이정표’라는 인식아래 남북문제는 남북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북한도 주저하지 말고 각급 대화에나서 현안을 풀어 나가며 화해·협력하는 모습을 세계에 다시 한번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필수적인 것이다. ‘제주 평화선언’의 함축은 고은 시인의 축시 한 대목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평화는 꽃입니다/평화는 꽃처럼 아름답습니다/만약 이 세상에 꽃이 없다면 괴로운 날들 슬픈밤을 지나쳐/한송이 꽃이 없다면 어떤 것이 평화인지 모를것입니다”. 제주도는 이미 국제적인 ‘평화의 섬’으로 자리잡고 있다.제주 평화선언의 뜻을 새기며 남과 북은 꽃나무에 물을 주듯 화해의 기운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 NGO/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 인터뷰

    “시민단체와 시민운동가들은 겸허한 자기 반성과 함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최근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담은 자전적 에세이집 ‘헌법 등대지기’를 펴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이석연(李石淵·47) 사무총장은 “한국의 시민운동은 관료화와 권력기관화,초법화,센세이셔널리즘 등으로 많은 시민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민운동은 ‘시민없는 시민단체’라는 비난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에 대항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모색해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시민단체는 이를 위해 권력과 항상 건전한 긴장·갈등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이를 전제로 활동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시민운동가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양시,양비론적인 태도나 침묵,왜곡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민운동은 적법절차와 자유시장 경제질서라는헌법의 기본정신을 존중해야만 국민적 정당성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경실련의 활동도 이런 틀안에서 이끌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석기자
  • ‘日 역사왜곡 규탄’南北 한마음

    [금강산 진경호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등 남북의 민간·사회단체 대표 640여명은 15일 금강산에서 ‘6·15공동선언발표 1돌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를 열어 6·15 공동선언의 실천의지를 천명하는 한편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남북대표단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6·15 공동선언은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선언이며 새 세기에 우리 민족이튼튼히 틀어쥐고 나가야 할 조국통일의 공동강령,공동 이정표로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6·15공동선언을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려는 확고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면서 “민족의 화해와 신뢰를 다져 나가기 위해 남북 사이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며 민족의 염원에 맞게 인도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어 공동성명을 통해 “일본 보수우익세력들의역사날조 책동을 온 민족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며 “일본보수우익들의 허황한 망상을 부숴버리고 민족의 존엄을지키기 위한 공동투쟁을 더욱 힘차게 벌여 나갈 것”이라고강조했다. jade@
  • 남북 축하메시지 요약

    ■남측/ 지난해 6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은 반세기에 걸쳐 쌓아온 불신과 대결의 빙벽을 녹이고,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놓은 역사적인 대사건이었습니다. 남북 두 정상께서 직접 서명한 6·15 공동선언은 21세기평화 정착과 민족 번영을 지향하는 7,000만 온 겨레의 염원과 의지가 담긴 민족의 대장전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동안 남과 북은 정치·군사를 비롯,교류협력 및 인도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룩함으로써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한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이제 남과 북은 지난 한해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남북간의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인 통일에 대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여남북관계 진전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갈망하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입니다. ■북측 /오늘 우리는 내외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6·15 북남공동선언 발표 한돌을 뜻깊게 맞이합니다.이 날을맞으며 열렬한 축하와 동포애적 인사를 보냅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북과 남의 수뇌분들의 애국애족의용단으로 역사적인 평양상봉을 마련하시고 발표하신 북남공동선언은 21세기 우리 민족이 나아갈 앞길을 휘황히 밝혀주는 공동의 이정표입니다.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이 발표됨으로써 지난 1년 동안 북과 남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대결상태를 종식시키고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왔으며 온 겨레는 새로운 신심과 희망을 가지고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 올 수있었습니다. 쌍방은 앞으로도 북남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나라의 통일문제를 풀어나갈 데 대한 북남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민족 내부문제에 대한 외세의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고 북남관계를 우리 민족의 의사와 이익에 맞게 풀어나아가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귀측에서도 우리와 보조를 같이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 남북이 15일 각각 교환한 ‘6·15 선언 1주년 축하메시지’ 전문은 대한매일 뉴스넷(http:///www.kdaily.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 6·15 1주년/ (하)서울·평양표정과 ‘답방’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은 남·북의 분위기는 다소상반된 모습이다.남측의 경우 남북대화가 중단된 데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이행되지 않은 탓에 공과가 엇갈리고 있는 반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채 극찬 일색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남과 북의 표정]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는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한 가운데 민주당,한나라당 등 정치권과 민간단체 등에서 각종 학술대회,토론회,공청회 등을 열고 6·15선언 및 그간의 남북관계를 평가하고 대북정책의 향방을 진단했다. 반면 북한 언론들은 ‘6·15 남북 공동선언’이 채택됨으로써 “우리 겨레는 통일위업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폭넓은 길을 밝혀준 새 세기 조국통일의 이정표를 가지게 됐다”고 일제히 평가하며 김 위원장의 노고를 치켜 세웠다. [김위원장의 답방] 현 시기 남북관계의 최대 화두는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김 대통령의 역사적인 평양방문과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텃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은 남북관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분수령이 될 수 있기때문이다. 현재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방침에 대해 북한이 반발,남북대화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큰 틀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시각이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주로 ‘선언적’인 내용을 담은 5개항의 6·15 공동선언을 구체화하는,실천적 긴장완화조치들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정부 당국이 김 위원장의서울답방에 ‘애착’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답방실현 가능성]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무망하다,또는 난망하다’는 의견서부터 ‘연내 실현 가능’을 점치는 전망까지 분분하다.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내 답방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북한의 과거핵 검증,미사일문제 해결,재래식 무기감축 등을 요구하는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미뤄 북·미대화 및 남·북대화의 극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고,이 결과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당국은 다만 김 위원장의 ‘돌출행동’이란 극적인 변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그리고 그 시기로 6·15 선언 1주년과 8·15 광복절을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둘다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노주석기자 joo@
  • 6·15 1주년/ 전문가 대담

    *北 ‘평화 화답’ 없인 경협 한계. 대한매일은 14일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강성윤(姜聲允)동국대 교수(북한연구학회 회장)와 박영규(朴英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초빙,지난 1년간 남북관계의 진전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와 전망 등을 들어봤다.좌담 내용을 간추린다. ◆지난 1년 남북관계를 평가하면. [강성윤 교수]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55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기록했다는 평가에 걸맞게 남북간 다양한 채널의 대화가 열리는 계기가 됐다.특사·장관급·국방장관·군사실무자·경제·적십자회담 등 6개 차원의 회담이 이뤄졌고,가시적 성과도 있었다.이산가족 교환방문과 비전향 장기수송환 등 인적 교류와 왕래가 이뤄진 것은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평가할 만하다. [박영규 연구위원]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경협과 관련,투자보장과 이중과세방지등 4개항의 합의는 앞으로 남북간 경제협력을 제도화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지난 3월 이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화해와 협력의 계기가 마련된것은 틀림없다. ◆남북관계가 소강국면에 빠진 국내외적 요인은. [강 교수] 한반도문제는 북·미,한·미 관계 속에서 처리될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부시 미 행정부의 등장은 남북관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북한을 상대로 엄격한 상호주의와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면서 북·미 관계가 틀어졌고 남북관계에도 걸림돌이 생겼다. [박 위원] 북한이 지난해 정상회담을 수용한 근본원인 중 하나가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그런 시각에서 볼 때 최근한국 경제가 침체상태에 들어갔고,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둘러싼 국민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서두를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 볼 만하다. [강 교수] 거꾸로 생각할 수도 있다.경제적 지원이 목적이라면 당국간 회담이면 충분했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위험을무릅쓰고 직접 대화에 나선 의미를 분석해야 한다.통일문제에 관한 합의 등 김 위원장이 대화 전면에 나섬으로써 얻은정치적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은.[강 교수] 2차 정상회담을 했을 때 김 위원장이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 [박 위원]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금강산 문제가 해결국면으로 들어간 점 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금년내 답방할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그러나 북·미 대화가 순탄하게 진전될 가능성이 적고,경제난으로 대북지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년 답방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 답방시 효과는. [박 위원] 김 위원장이 답방한다면 우리가 북한에 요구할 게 더 많을 것이다.화해와 교류협력의 기반은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들어졌지만 불가침 분야에서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김 위원장의 양해를 얻어내야 대북 포용정책의 국민 신뢰감을 회복할 수 있을것이다. [강 교수] 그동안 남북은 경제적인 ‘공영’문제는 다뤘지만 군사·평화적인 ‘공존’측면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이끌지못했다.김 위원장 답방시 우리가 해결할 과제다.덧붙인다면2차 회담은 예측이 가능하도록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추진돼야 한다. ◆북·미 대화 재개의 의미는. [강 교수] 부시 대통령이 대화재개를 발표하고 경제제재 완화와 대북지원 등 몇가지 당근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당초 강경자세에서 큰 변화가 없다. [박 위원] 대화재개를 선언했지만 사실은 조건이 붙어 있다. 북한이 먼저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당근을 주겠다는 것이다.2차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할 우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북미·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우리의 역할과 해법은. [강 교수] 실질적 한·미 공조를 위한 역할분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예를 들어 대북 대량살상 무기협상은 미국이,재래식 무기 협상은 한국이 맡는 식으로 나가야 한다.‘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전략’ 차원에서 차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박 위원] 남·북·미 3자 회담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황과 부시 대통령이 대북 협상의제에 재래식 무기 문제를 포함시킨 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남북간 군사협상이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은. [강 교수] 새로운 합의를 양산하기보다 기존 합의를 이행·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남북대화에서 회담 일정의 불예측성,합의의 불이행,남북한 합의문의 불일치 등 ‘3불(不)현상’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또 통일문제를 정치문제와 분리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박 위원]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경제협력을 대가로 안보협력을 받아내는 문제를 국민에게 꾸준히 인식시켜야 한다.동시에 정책의 목적과 수단을 혼용해서는 안된다.예를 들면 경협 자체를 목적으로 인식하면 ‘일방적 퍼주기’라는 강박관념에 얽매이게 된다.2차 정상회담도 공존 공영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향후 남북관계의 전망과 과제는. [강 교수]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접촉 재개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어떤 형태로든 진전될 것이다.또 금강산 육로관광 합의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이 열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들이 남북대화 재개를 희망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요인이다.부시행정부와의 의견조율이 앞으로의 주요 과제다. [박 위원] 정부가 그동안 대북관련 정책과 평가를 너무 장밋빛으로 홍보하는 바람에 역효과를 가져온 측면이 있다.정치권은 이분법적 시각과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진보가 보수를냉전주의자로,보수가 진보를 용공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대북정책도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 정리 박찬구 홍원상기자 ckpark@
  • KBS, 평양 중앙TV서 9시 뉴스

    KBS는 6·15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9시뉴스’의 일부를 평양의 조선중앙TV의 스튜디오 안에서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KBS는 15일 ‘9시 뉴스’ 시작과 함께 조선 중앙TV와 위성으로 연결,서울의 김종진 앵커가 평양에 파견된 정인석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 뒤 기자가 직접 찍은 현지 상황을 보여준다. 정인석 기자는 북한지역의 극심한 가뭄 현장을 소개하고 6·15 정상 회담 이후 북한에 일어난 변화와 북한 주민이 생각하는 향후 남·북 관계 등을 심층 보도한다. 또 6·15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북측에서 벌이는 1주년보고대회,남북공동 사진 전시회를 비롯해 방북 외국인 반응 등 평양의 분위기도 전한다. 정인석 기자는 이번 생방송을 위해 75일 전 북한으로 파견나간 상태이며 대북 관계를 생각해 민감한 정치문제는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평양 생방송은 조선 중앙TV에서 발사한 전파를 조선체신성(정보통신부)이 인도양 위성으로 보낸뒤 금산 지구국과 한국통신을 거쳐 KBS로 연결되는 라인으로 이루어진다.KBS와 조선중앙 TV간의 뉴스 생방송은 평양에서 송출되는 생방송으로는 CNN과 NHK에 이어 세번째이지만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남북 방송교류 협력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다는 의미가 있다. 평양과 개성,묘향산,삼지연 등지에 다수의 취재진을 파견,현지 제작을 진행하고 있는 KBS측은 조선중앙TV 등 관계기관과 상호신뢰와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번 생방송이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송하기자 songha@
  • [Drive & Dining] 대부도 바지락 칼국수

    경기 안산의 대부도는 요즘 ‘바지락 칼국수’ 천국이다. 섬 초입인 탄도에서 시화방조제와 연결되는 방아머리까지 20여㎞에 이르는 길옆에는 바지락칼국숫집이 셀 수 없을 만큼 촘촘히 들어서 있다.거의 모든 음식점이 안산시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된 칼국수를 주메뉴로 하고 있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도 일품이지만 양 또한 푸짐하다.대부도에 바지락 칼국숫집이 많은 것은 인근 섬 주변에서 생산되는 바지락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조리법=먼저 바지락을 소금물에 하룻밤 담가 모래나 재흙을 토하게 한 다음 깨끗이 씻어 건져 놓는다.냄비에 바지락을 담고 끓인뒤 조개가 벌어지면 준비해 놓은 칼국수와 함께 애호박이나 감자를 채썰어 넣은 다음 한 번 더 끓이면 바지락 칼국수가 완성된다.현지주민들은 바지락으로 만든 조개젓 국물을 약간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대부도 칼국수의 원조격인 ‘우리밀 칼국수’ 주인 조돈영씨(57·여)는 “3단계로 만든 바지락 육수를 끓여 감자와 호박을 넣은 다음 마지막에 칼국수와 깐 바지락 한 국자를 넣고 다시 끓여야 제맛을 낼 수 있다”고 자신만의 비법을 소개했다. ◆가격=1인분에 5,000원으로 부담이 없다.4인 가족이면 3인분을 시키는게 적당하다.세숫대야만한 그릇에 나오는 칼국수는 양이 무척 많아 따로 공기밥을 시킬 필요가 없다. 칼국수 외에 조개탕(1만원),해물파전(8,000원),조개구이(1만원)도 인기다. ◆연계관광지=시흥시 정왕동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동 방아머리를 잇는 12.7㎞의 시화방조제 도로가 새로운 관광명소로떠오르고 있다. 방아머리에서 영흥발전소쪽으로 10여㎞ 가면 인천시 옹진군 선제도를 연결하는 선제대교가 나오고 좀더 가면 영흥도를연결하는 영흥대교 공사현장까지 다다를 수 있다.선제도 마을앞에서 이정표도 없는 포도밭길을 2㎞쯤 달리다보면 모세의 기적이 하루에 두 번씩 일어나는 측도를 만난다.또 영흥·자월·덕적도 등 인근 섬으로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하루 한 번 출발하는 배편(영흥도 오전 8시,덕적·자월도 각 오후1시)을 이용할 수 있다. ◆가는길=서해안고속도로 월곶IC를 빠져나와 대부도쪽으로 10㎞쯤 달리다 보면 시화방조제 도로를 만난다.횟집과 칼국숫집들은 방아머리에서 화성쪽으로 1㎞구간에 몰려있다.수원에서는 306번 지방도를 따라 화성시 남양·사강을 거쳐 들어갈수 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
  • 이두헌 ‘12년만에 가요계 컴백’

    ‘새벽기차’의 기관사가 홀로 돌아왔다.앞으로 달려갈 행선지를 알리는 이정표격인 앨범 한장 달랑 들고. 9일 오후4시·7시 두차례 서울 메사팝콘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여는 이두헌(37).‘새벽기차’‘수요일엔 빨간장미를’‘풍선’같은 히트곡을 남긴 그룹 ‘다섯손가락’의 리더였다.그룹 해체 뒤인 89년 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으니 12년만의 컴백인 셈이다.12년만에 내놓은 앨범 타이틀은 ‘이매진’.첫 솔로 앨범이다.종전 분위기를 깔면서 조금씩 색깔이 변한 노래들이 담겼다.지난 6일 같은 장소에서 환영무대 성격의 공연이 있었지만 9일 무대가컴백을 알리는 정통 콘서트다.콘서트 타이틀은 ‘턴 레프트’.변화에의 욕구가 강하게 드러난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변신을 꿈꾸지 않을까요.다섯손가락 시절 팝록이 주조였다면 새 앨범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새벽기차’같은 분위기에 다양한 리듬과 조금 더 강한 비트를 넣은 게 다른 점입니다.”94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음대와 USC(남가주대)에서 7년간 연주를전공하면서 여러 음악 장르를 만났고 새 앨범으로 소화했다.그래서인지 새 노래들엔 펑크,라틴 모던록,재즈같은 리듬이 드문드문 묻어있다.초등학교시절 한대수의 ‘바람과 나’를 듣고 가수에의 꿈을 키운 인연을 살려 한대수의노래인생을 담은 블루스풍의 ‘한대수’도 들어있다. “요즘 흔한 386세대니 하는 말들이 왠지 족쇄를 채우는 것같아 싫어요.386세대는 그 세대에 맞는 노래만 해야 하나요. 우리 가요계는 나이에 맞는 장르를 당연시합니다.저만 해도이제 시작인데….”경직된 분위기와,주문에 따라야 하는 방송국 무대가 싫어 그룹 활동 17년간 방송 출연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그만큼 자유로운 라이브 무대를 고집했다.지난해 7년만의 귀국에서 받은 가요계에 대한 인상은 여전히 좋지않았다. “댄스 계열의 장르가 군림하고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어요.예전엔 록이나 포크,트로트가 나름대로 비슷하게 성했는데 지금은 댄스 아니면 발라드로 양분되는 것 같아요.무엇보다 만능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풍토가 다양성과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지난해 가을학기부터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 출강하면서 재즈 뮤지션,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등 귀국 후 줄곧 바빴다.가끔씩 주변에서 다섯손가락 재결합 여부를 물어오지만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내년초쯤 두번째 솔로앨범을 낼 계획이다.거기엔 굵고 직선적인 록에 힙합도 담을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시도를 더 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세월이 흐른뒤 ‘이것이다’라는 방향이 잡힐 때 그때 가서 한쪽을 고수할 수도 있겠지요.”김성호기자 kimus@
  • 인천 국제업무지역 조성 난항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조성이 돼었야 할 국제업무지역이 아직도 허허벌판이다.인천공항고속도로와 영종도 도로에는 국제업무지역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10여개나있지만 막상 가보면 건물 2동만이 건설중인 황량한 모습 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객터미널 남측 5만평에 업무시설 5동,상업시설 1동,호텔 3동 등이 들어서는 국제업무지역을 공항개항 전까지 조성하기로 했었다. 이곳에는 국내·외 기업과 단체들의 비즈니스 사무실과 각종 행정시설,백화점,각국의 항공사 지역본부 등이 입주하기때문에 공항의 종합적 기능 수행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착공된 것은 호텔 1개동과 업무시설 1개동 뿐이다.호텔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10월 착공,내년 말 준공예정이며,업무시설은 이달 초 첫삽을 떠 내년 10월에야 준공된다. 나머지 업무시설과 호텔은 지난달 27일 사업자 모집공고를냈기 때문에 사업추진이 불투명하다.상업시설은 아직 사업자 모집공고조차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숙박시설을 찾지 못한 외국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는 등 공항의 종합적·체계적인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공사측은 부지를 민간업체에 연간 토지가액의 5% 수준의 저가로 임대해 50년간 사용토록 한 뒤 국가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참여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업무지역에 대한 민자유치가 부진한 것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신규사업 기피 ▲사업성이 불투명해투자비 회수에 따른 위험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사설] 정당 노선 정책으로 말해야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이 최근 당의 이념과 정체성 등에 관해 활발한 당내 토론을 통해 입장을 정리해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각 정당이 내년 지방선거와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의 기본 노선을 정립하는 것은 그들의 지지 세력을 결집해 나가는 데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또 우리 정치문화의 고질이라 할 수 있는 지역대결의 선거 풍토나 보스 중심의 정당운영 등 후진적인 정치행태를 극복해 나가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보수로 회귀하고있는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며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을 지향할 것을 밝혔다.또 꾸준한 개혁으로 당의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것임도 아울러 밝혔다.한나라당도 ‘개혁적 보수정당’을 표방하면서 보수 중산층의 지지기반을 확충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한나라당측은 “현 정권의 경제·대북·교육 정책에 실망을 느낀 기업인과 교사,그리고 개혁의 이름으로 이뤄진 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는 계층을지지세력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책노선 차이는 지난 주말 ‘여·야·정부’의 3자 합숙토론회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비록 여야가 상시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의 조기 정착,기업활동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행정규제 완화 등 7개항의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경제정책의 기조와 국가개입문제,재벌정책 등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던 것이다.한나라당은 “정부의지나친 시장개입은 자본주의 성격을 벗어나고 있다”“복지문제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사회주의와 다를 게 뭐냐”고 비판했다.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재벌에 대한 규제를 완화·철폐해 투자와 경기를 활성화시키자고 하지만이는 결국 재벌과 기득권층을 옹호하자는 것”이라며 “재벌보다는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창의성을 북돋워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가 경제정책의 시각을 달리하고 지지층을 차별화하는것은 정당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정당이당 노선을 분명히 하고 정책 선택의 잣대를 당 이념과 정체성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은 정당정치의기본이기도 하다. 문제는 당 노선은 입으로 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부닥치는 개별 사안에 대해 어떤 정책을 선택하고,입법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민주당이 ‘서민층’을 대변하고 한나라당이 ‘보수 가치’를지향하는 방식으로 노선의 차별화를 이룬다면 이는 우리 정당발달사에 중대한 변화의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 2001 길섶에서/ 최고의 날

    노인은 물었다.“앤드루,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날은 언제인가요?” 앤드루는 “제가 사장으로 승진한 바로 그날입니다.저는 사장으로 승진하려고 20년을 일했습니다.” “그다음 두번째로 좋았던 날은?” 노인의 질문에 앤드루는 말했다. “연봉이 10만달러를 돌파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노인은 실망스러운 듯이 말했다.“위대한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것보다 자신이 실제로 뭔가를 이룩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위대한 야구감독치고 자기가 고용된 날이 최고의 날이었다고 말하는사람은 없습니다.” 앤드루는 “그렇다면 사람들이 인생의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을 자랑스러워해서는 안되나요?”라고 반문했다.노인은 미소지었다.“물론 그럴 수 있지요.그러나 자신의 지위에서 무엇인가를 실제 수행해냈다는 것 인만큼 자랑스러워해서는 안됩니다”라고 못박았다.자리에 오르려고 너무 힘을 쓴 나머지 정작 그 자리에 오른 뒤엔 일을 게을리하는 예가 적지 않은 세태를 ‘CEO가 빠지기 쉬운5가지 유혹’이라는 책은 잘 지적하고 있다. 이상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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