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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 청암상’에 천진우 교수 등 3명

    ‘포스코 청암상’에 천진우 교수 등 3명

    포스코청암재단은 2일 ‘2012 포스코 청암상’ 수상자로 천진우(49) 연세대 화학과 교수(과학상), 곽종문(51) 한겨레중고등학교 교장(교육상), 소말리 맘(41) 소말리맘재단 대표(봉사상)를 각각 선정했다. 천 교수는 나노과학과 의학을 접목한 나노의학이라는 융합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개척하고 정립한 나노 합성화학 분야의 석학이다. 천 교수는 2005년 나노미터(㎚) 크기에 따른 나노-MRI의 조영 효과를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암 추적 물질의 결합을 통해 매우 작은 암세포를 진단할 수 있는 나노입자를 개발함으로써 나노의학 분야의 이정표를 세웠다. 2010년에는 신체조직이 밝게 보이는 ‘T1-조영제’와 원하는 부위가 어둡게 보이는 ‘T2-조영제’가 동시에 결합된 ‘T1-T2 MRI 조영제’를 개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주변 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을 태워서 제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 온열 치료법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향후 뇌암이나 전립선암 등의 치료에 새로운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곽 교장은 소외 계층 청소년을 위한 야학과 대안교육을 통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탈북 청소년들이 정착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는 데 앞장선 교육자라고 포스코는 평가했다. 곽 교장은 1986년부터 2002년까지 국내 최초 대안학교인 영산성지고교의 발전에 공헌하고 2002년 성지송학중학교를 세워 중도 탈락 학생에게 적성과 특기에 맞는 다양한 실험교육을 안착시키는 데에도 기여했다. 소말리 맘 대표는 캄보디아의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16세 때 자신이 겪은 인신매매의 아픈 과거를 딛고 자신과 같이 고통받는 여성을 위한 구조 활동을 펼치는 여성 인권 운동가다. 그는 ‘구출하는 것은 순간이지만 그 직후 어떻게 재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1996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아페십(AFESIP)이란 비정부기구(NGO)를 설립해 피해 여성에게 재봉·미용 기술을 가르치는 직업교육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7000여명이 도움을 받았다. 시상식은 3월 말 포스코센터 1층 아트리움에서 열린다. 수상자들은 상금 2억원을 받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톱스타와 PD, 두 남자의 사랑 쟁탈전

    톱스타와 PD, 두 남자의 사랑 쟁탈전

    톱스타와 PD의 사랑 쟁탈전을 그린 KBS 드라마 채널의 새 드라마 ‘자체발광 그녀’가 7일 밤 10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총 12부작인 이 드라마는 재벌 못지않은 톱스타와 스타 PD가 한 여자를 두고 사랑 다툼을 벌이는 내용이다.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구조지만,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방송가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이야기는 여주인공 전지현이 시사 프로그램 작가가 되기 위해 고액 연봉의 대기업 직원 자리를 박차고 방송국에 입사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나 그에게 떨어진 일은 예능국 6개월 인턴 작가. 게다가 3년 전 헤어진 연인 노용우가 담당 PD다. 용우는 톱스타 강민을 섭외해 오라는 미션을 지현에게 내리고 고심하던 지현은 우연히 강민의 불미스러운 스캔들을 막아주며 섭외에 성공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강민은 지현에게 빠져들고 용우도 함께 일하며 지현에게 예전의 감정을 다시 느낀다. 드라마는 강민과 용우의 사랑을 동시에 받게 된 지현의 갈등과 두 남자의 자존심을 건 사랑 쟁탈전을 코믹하게 그린다. ‘넌 내게 반했어’에 출연한 배우 소이현이 지현 역을 맡았다. 소이현은 “지현의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은 나와 비슷하지만 사랑에 있어서 차가운 점은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오만하지만 귀여운 톱스타 강민 역은 그룹 SS501의 김형준이 맡았다. 박광현은 스타 PD 용우로 분해 자존심 강한 일 중독자를 연기한다. 이정표 PD는 “‘자체발광 그녀’는 밝고 명랑한 드라마”라며 “이야기보다 캐릭터 위주의 드라마다. 강한 면이 있지만 시청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발광 그녀’는 7일 1, 2회가 연속 방송되고 14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2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흑룡氣 팍팍…팔용산·용두산 새해나들이

    흑룡氣 팍팍…팔용산·용두산 새해나들이

    촌스럽긴 합니다. 용의 해가 됐다 해서 용과 관련된 여행지를 소개한다는 게 말입니다. 한데,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옛 경남 마산의 팔용산과 용두산은 꼭 한 번 가볼 만합니다. 팔용산은 960개의 돌탑이 장관이고, 용두산은 해양 트레킹로 ‘비치 로드’를 따라 바닷가를 걷는 맛이 각별하지요. 돌탑을 만나러 가는 길은 풍경을 보러가는 발걸음과는 다릅니다. 누군가의 바람이 켜켜이 쌓인 곳이니, 새해 스스로의 소망을 다지기 딱 좋습니다. 여기에 마산에서 옛 진해까지 이어진 해양관광로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다도해 너머로 때론 소박하고, 때론 장쾌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960개 돌탑 통일을 꿈꾸다 내 나라 안에서 명자깨나 날리는 돌탑군(群)을 꼽자면 전북 진안의 마이산 돌탑이 가장 앞줄에 설 게다. 강원 강릉의 노추산 돌탑길도 명성으로는 마이산 돌탑에 뒤질 망정, 규모로는 뒤지지 않는다. ‘탑돌이 할머니’가 26년째 3000개 가까운 돌탑을 쌓고 있다. 경북 문경 새재의 ‘꽃밭서덜’은 오래 전 한양을 오가던 선비들과 보부상들이 하나하나 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인들의 소망이 축적된 곳인 만큼, 풍겨나오는 기운도 범상치 않다. 이들에 견줘 팔용산(328m) 돌탑군은 쌓아 온 연륜만큼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어법에 맞는 이름은 ‘팔룡산’(八龍山)이지만, 현지에선 팔용산으로 통용된다. 돌탑을 쌓은 이는 이삼용(63)씨다. 전직 마산시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1993년 임진각에서 망향제를 올리는 실향민을 TV를 통해 본 뒤, 이산가족의 아픔을 자신의 정성으로 풀어보겠다고 결심한다. 이른바 ‘통일기원탑’ 쌓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돌탑을 쌓고, 오전 8시쯤 시청으로 출근하는 ‘이중 생활’이 19년 동안 이어졌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돌탑을 쌓다 보니 가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리 없다. 무릎에도 이상이 생겨 지난해 수술까지 받았다. 이씨는 “한번도 휴가를 못 가 늘 가족들에게 미안했지만, 지금은 내 뜻을 이해하는 건 물론, 힘을 북돋워 준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여느 돌탑들이 자신의 기복(祈福)을 위해 세워졌다면, 팔용산 돌탑은 다른 이들의 바람을 위해 세워진 셈이다. 돌탑은 현재 960개가 세워져 있다. 1m짜리 소형탑부터 8m짜리까지 다양하다. 목표는 1000개다. 이씨는 “999개까지 쌓은 뒤, 마지막 1개는 통일이 되면 쌓겠다.”고 했다. 물론 통일이 되지 않으면, 돌탑군은 미완의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어찌나 정교하게 쌓았던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마산을 강타했을 때도 끄덕없었다고. 돌탑을 품고 있는 팔용산은 일제 강점기엔 반룡산이라 불렸다. 그러다 광복이 되면서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산정에서 보면 아래로 뻗어내려간 여덟 줄기가 꿈틀대는 용을 닮았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예전엔 마산과 창원의 경계가 됐던 산으로, 시민들이 휴식처 겸 등산로로 즐겨 이용한다. 팔용산 산행은 2시간이면 넉넉하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가닥인데 돌탑군이 있는 먼등골 코스가 일반적이다. 까마득한 절벽 ‘상사바위’가 절묘하고, 정상에서 보는 마산 시내와 마산만(灣) 풍경도 빼어나다. 정상엔 커다란 무덤 한 기가 남아있다. 성주이씨 문중에서 적어 둔 사연을 읽자니 조선 숙종 때 북면 고암 출신의 선조가 사망하자 운구 비용 2만냥을 들여 묘를 조성했단다. 팔용산 중턱의 봉암수원지 주변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길이 제법 넓고 웅숭깊어 자분자분 걷기 좋다. ‘연인의 다리’ 건너엔 용두산 마산의 남쪽 끝자락에 저도 연륙교가 있다. 마산 사람들이 첫손 꼽는 관광 명소다. 누워 있는 돼지 형상의 저도(猪島)와 육지를 잇고 있다. 그런데 같은 이름의 다리가 둘이다. 하나는 1987년 만들어진 철교, 다른 하나는 2004년 세워졌다. 바로 옆에 새 연륙교가 놓여지면서 옛 철교는 사실상 ‘은퇴’했다. 차량통행은 금지됐고, 요즘엔 사람들만 걸어서 오간다. 빨간색 철골 구조로 만들어진 옛 다리는 ‘연인의 다리’로 불린다. 사랑도 이음이 중요하니, 별칭으로 제법 그럴싸 하다. 생김새가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 속의 다리와 닮았다고 해서 마산의 ‘콰이강의 다리’라고도 불린다. 다리는 사연을 품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뤄지고, 중간에 손을 놓으면 헤어지게 된단다. 또 다리 위에서 빨간 장미 100송이를 건네주며 프러포즈하면 사랑이 맺어진다고도 한다. 다리 철제 난간에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자물쇠들이 빼곡히 매달린 것도 그런 까닭이다. 밸런타인데이 등 기념일이 되면 다리는 연중 최고의 주가를 올린다. 용두산(龍頭山, 203m)은 ‘연인의 다리’ 너머에 있다. 용두산 산행은 다리 왼편 버스정류소에서 출발해, 용두산 정상과 지난해 조성된 ‘저도 비치로드’(Beach road)의 제1·2·3바다구경길 등을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코스는 다소 복잡하지만 이정표가 잘 갖춰져있어 헷갈릴 염려는 없다. 먼저 용두산 정상에 오른 뒤, 섬을 에두른 ‘저도 비치로드’를 걷다가 다시 용두산 능선을 넘는다. 산행 거리는 약 8㎞.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만 찍고 내려올 경우 1시간이면 충분하다. 용두산 정상에 서면 저도 연륙교 주변과 멀리 옛 마산, 진해 인근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나비섬, 곰섬, 닭섬, 자라섬, 고래머리 등 모양에서 이름을 딴 섬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다. 작은 산에서 보는 풍경치고는 참으로 넓다. 남해 쪽 풍경은 비치로드의 사각정자나 제1·2전망대에서 보는 게 좋다. 거제와 고성 앞바다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다소 오르막내리막은 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섬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명불허전’ 해양관광로 저도 연륙교를 뒤로 하고 옛 마산 시내 방향으로 돌아 나오면 신촌삼거리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해양관광로, 오른쪽은 1002번 지방도다. 둘 다 시내로 향한 길이지만, 다소 돌더라도 해양관광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해양관광로는 해양드라마세트장을 지나 옛 진해 시내까지 연결된다. 남해안을 끼고 도는 길 가운데 아름다운 길로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 했다. 최근 해안선 굽이마다 크고 작은 조선소들이 들어서면서 옛 정취가 적잖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도시인들이 보기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한 걸음에 작은 시골 포구의 고즈넉한 풍경이, 또 한 걸음엔 너른 남해의 장쾌한 풍경이 폐부를 씻어낸다. 이 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해거름 풍경이다. 장구섬 등 고만고만한 무인도 너머로 해가 지는데, 여간 장관이 아니다. 해넘이는 해 지기 전 10분, 지고난 뒤 10분이 하이라이트다. 해가 넘어갔다고 서둘러 자리를 뜨지는 말라는 얘기다. 화염에라도 휩싸인 듯, 바다와 하늘이 온통 시뻘겋게 물들며 색의 축제를 벌이는데, 화려하다 못해 선정적이다. 글 사진 창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남해고속도로→동마산 나들목→14번 국도 통영 방면→덕동·가포 방면→덕동삼거리→ 저도 연륙교 방면 좌회전→저도 순으로 간다. 관광 명소인 만큼 여러 곳에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다. 팔용산은 동마산 나들목을 나와 14번 국도를 타고 마산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마산역 앞에서 좌회전, 양덕광장 오거리를 지나 봉양로로 갈아타면 등산로 표지판이 나온다. →맛집:저도 연륙교 주변에 굴구이 집이 여럿 있다.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길 하나 사이로 ‘아귀찜 거리’와 복 요리집들이 늘어선 ‘복거리’가 조성돼 있다. 애주가라면 ‘통술거리’를 찾아도 좋겠다. 월남동 신마산 주변과 오동동 중심가 뒤편 골목길에 있다. →잘 곳:호텔 사보이(247-4455)는 한국관광공사의 호텔 체인인 베니키아 가맹점이다. 가족들이 묵어도 좋을 만큼 깔끔하고 저렴하다. 7만~10만원 선. 팔용산 가기 전 마산 수출자유지역공단 근처에 있다. 호텔 사보이 뒤편엔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3만~4만원 선.
  • “국민들이 몸으로 느끼게…”

    “국민들이 몸으로 느끼게…”

    2일 시무식에서 부처 장관들이 던진 화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으로 요약된다. 장관들은 덕담 수준을 넘어 공직사회가 어두운 밤길의 북극성처럼 분명한 이정표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이자 총선·대선을 비롯해 불안정한 한반도 평화, 세계적 경제위기 속 민생문제 등 굵직한 일들이 안팎으로 놓여 있는 상황을 감안, 공직사회가 각종 난관을 헤쳐 갈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하는 자리였다. ●현안 해결·구체적 과제 제시 교육, 노동, 행정, 복지 등 사회 관련 분야 장관들은 중점 추진 정책을 직접 화두로 던졌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아예 구체적인 정책을 낱낱이 언급했다. 이 장관은 시·도교육청 취업지원센터 설치, 보육료 지원 3세까지 확대, ‘브레인-리턴 500프로젝트’ 등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목표 과제를 제시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우리 전자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최고 수준으로 자리매김한 성과를 바탕으로 ‘SOS 국민안심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관련 정보의 연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자정부 한류 수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공공정보 개방, 스마트 정부 구현, 개인정보 유출 없는 안전한 사이버 세상 만들기, 정보 격차 해소 등 실무적 과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를 넘기 위해 고령 농업인을 위한 경영이양 직불제를 확대하며 여성 농어업 경영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며 농어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현안 문제인 농협 개혁도 약속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일자리 마련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열린 노동시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간제 근로 업무 발굴, 저임금 근로자 사회보험료 지원, 영세 자영업자 고용보험 적용,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개선 등을 다짐했다. ●큰 틀 정책·중장기 비전 제시 구체적인 정책 대신 큰 틀의 과제 또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국가를 향해 기반을 든든히 다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또 “주변의 어르신과 어린이, 장애인들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떤 정책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동참도 호소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한·미 FTA가 발효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무역 2조 달러’를 위한 경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중소 기업 간 동반성장,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실물경제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정책 목표를 ‘희망찬 국토해양, 모두가 행복한 선진국가 실현’으로 설정했다.”면서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 지원하고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것은 미래 지속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부처종합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종교계 수장들의 임진년 신년사] “혼란과 전환의 해, 공존의 지혜 모아야”

    [종교계 수장들의 임진년 신년사] “혼란과 전환의 해, 공존의 지혜 모아야”

    임진년 새해를 앞두고 각 종교계 수장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민족종교 수장들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급서로 인한 정세 불안과 새해 두 차례의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한결같이 평화와 협력의 지혜 찾기를 강조했다. 수장들의 신년사를 요약한다.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눈앞의 이익보다 영원한 가치를 지향해야” 새해에는 모두가 지혜로운 삶을 살기를 기원합니다. 성경에서는 지혜의 원천을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라고 가르칩니다. 하느님을 경외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올바른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삶과 선택은 늘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입니다. 눈앞의 이익을 보지 않고 영원한 가치를 지향하는 삶이야말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이익과 평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참으로 지혜로운 행동입니다. 겸손하고 착한 마음, 작은 행복에도 감사하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롭게 사는 사람입니다. ●인공 태고종 총무원장 “승천하는 용의 기상으로 세계의 중심에 서자” 우리 민족은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더욱 단결해 온 저력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가름할 많은 중대사가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한마음으로 어둠과 갈등, 고통과 번뇌를 청산하고 지혜와 자비를 바탕으로 화해와 협력의 큰 마음을 내어 국운 융성과 국가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힘차게 승천하는 용의 기상으로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에 서서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고 국민 모두가 주인이 되어 원대한 희망과 포부를 마음껏 펼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살아갈 세상 만들어야”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이념·세대 간 갈등, 남북 갈등, 분열의 골이 메워지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피조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일에 협력합시다.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정의는 철저하게 약자의 편에 서서 세워야 합니다.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들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상황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하여 정부, 시민사회단체가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안운산 증산도 종도사 “잊었던 내 뿌리·내 역사부터 바로 세워야” 하늘의 광명과 땅의 광명, 사람의 광명이 온 누리에 차고 넘치기를 축원합니다. 지금은 천지에서 사람 알캥이를 결실하는 때입니다. 세상이 흔들릴수록 원시반본(原始返本), 곧 내 뿌리를 찾고 내 뿌리에 기대야 삽니다. 모든 생명력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잊었던 내 뿌리, 내 역사, 내 조상을 바로 세우고 그 힘을 받는 사람만이 새로이 열리는 상생 세상의 주인공이 됩니다. 이제 상극의 원한과 갈등을 넘어 보은, 해원, 상생, 원시반본의 도심(道心)을 회복해 지난 세월의 원과 한을 풀고 모두가 화합합시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밝은 지혜의 눈으로 새 지도자 선택하자” 새해 두 번의 선거와 북녘에서 전해진 세연이진(世緣已盡)의 소식이 민족 명운을 좌우할 전환점들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혜로운 선택과 판단의 기준은 공존과 번영, 평화와 행복에 맞춰져야 합니다. 새 지도자를 선택함에 있어 밝은 지혜의 눈으로, 국민이 찾으면 일궤십기(一饋十起) 하는 참된 지도자를 봐야 합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정확한 선택과 판단을 도리로 삼아야 합니다. 지혜의 눈으로 오늘의 안개를 헤쳐가야 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승천하는 기상이 선업(善業)의 공덕으로 이어지기를 빕니다. ●무원 천태종 총무원장직무대행 “대지와 같은 마음으로 갈등·불화 잠재워야” 올해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정세혼란으로 점철될 상황이 잠복되어 있습니다. 민족·문화·세대·종교 간 갈등은 더욱 폐쇄적이고 정치상황은 오리무중인 듯 혼란스럽습니다.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우리를 보듬고 지혜광명이 길을 비춰 우리 사부대중의 슬기가 나날이 성장하여 흥법호국(興法護國)의 대원력으로 모든 위기를 극복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든 생명을 차별 없이 길러 주는 대지와 같은 마음으로 갈등과 불화를 잠재우고,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새 희망의 서원을 세웁시다. ●경산 원불교 종법사 “지도자는 신뢰를 생명처럼 지켜 나가야” 지도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밝은 시대의 지도자는 선공후사(先公後私)와 지공무사(至公無私)를 표준 삼아 이끌어 갈 때 공익의 참 주인, 세상의 큰 주인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대중의 마음은 곧 하늘 마음이라 했습니다. 지도자가 신뢰를 생명처럼 지켜 나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정직해질 것이며, 자연히 하늘 마음은 지도자에게로 향할 것입니다. 지도자의 혜안은 이정표가 되고, 공익정신은 한층 넓은 길을 개척하며, 신뢰로 함께 가는 길은 어려움을 헤쳐 나갈 용기를 갖게 할 것입니다. ●임운길 천도교 교령 “모두 힘 합쳐 동귀일체 하면 불가능은 없어” 새해를 맞아 국내외 모든 동덕들과 동포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용은 큰 희망과 성공을 상징합니다. 천도교 경전에 ‘용이 물 기운을 얻으니 가장 재미가 좋고 용이 태양주를 전하니 궁을(弓乙)이 문명을 돌이키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희망을 안고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지도록 힘써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동귀일체 하면 불가능은 없을 것입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타인의 상처와 슬픔 소통으로 어루만져

    타인의 상처와 슬픔 소통으로 어루만져

    “제가 속한 언어공동체로 돌아올 때마다 이 공동체가 얼마나 뜨거운 곳인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서교동 북클럽에서 만난 허수경(47) 시인은 고국에 돌아와서인지 활기찼다. 올해 1월 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으로 고국 땅을 밟은 지 1년여 만에 이번에는 시가 아닌 장편소설 ‘박하’(문학동네 펴냄)를 냈다. 그가 터키 하튜샤에서 6년간 머물며 고고학 공부와 함께 탄생시킨 작품은 시가 아니라 소설이었다. 시가 아닌 소설을 쓰게 된 것은 그 자체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언어공동체와 떨어져 살면서 ‘말의 감각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고 느꼈어요. 잊겠다가 아니라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 말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그의 세 번째 소설 ‘박하’는 탄생했다. ‘박하’는 사고로 아내와 아이 둘을 잃은 출판 편집인 이연이 주인공이다. 공허함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연은 선배가 있는 독일로 떠난다. 그곳에서 고고학자 이무의 기록을 접한 그는 기록을 따라 터키로 향한다. 소설은 시 한 편으로 마무리된다. ‘…박하 향기가 네 상처와 슬픔을 지그시 누르고/ 너의 가슴에 스칠 때/ 얼마나 환하겠어, 우리의 아침은// 어디에선가 박하 향기가 나면/ 내가 다녀갔거니 해줘’ “우리 모두가 상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우리의 상처만 보고 남의 상처는 보려 하지 않아요.” 허수경 시인은 이 작품을 통해 상처와 상처 사이에 대한 소통을 말하고자 했다. 그는 소설가로서의 행보에 대해 “저는 시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저라는 문학사를 출발하게 해 준 건 시고 그것을 완성하게 해 줄 것도 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응축된 시어로 투명함과 순수함을 발하는 독일 시인 파울 첼란(1920~1970)의 시를 번역하고 있다. 언제나 뒷문을 열어 놓고 살아가고 있다는 그에게 번역 작업이 새로운 길을 제시할지 아니면 시인으로서 삶을 계속 이어 나갈지를 알려 줄 이정표가 될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론] 녹색성장 정책은 대표적 저탄소 개발전략/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국제학 교수

    [시론] 녹색성장 정책은 대표적 저탄소 개발전략/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국제학 교수

    지난 11일 남아공 더반에서 폐막한 유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그동안 그토록 공을 들였던 내년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유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당사국 총회는 경쟁국 카타르에서 개최하고, 대신 우리는 각료급회의를 열게 됐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체제의 1차 공약기간이 만료되는 2012년 이후 글로벌 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산유국에서 당사국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엔의 규칙에 의하면 당사국 총회는 유엔 5개 대륙을 돌아가면서 개최한다. 2012년에는 아시아 차례가 되어서 아시아의 여러 국가로부터 지지를 받은 우리가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컸었는데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지구사회에 녹색성장 방법론을 전파함으로써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 유엔 기후변화 협상에서의 주요 관심사는 실질적인 성과 도출이 불투명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 대한 법적 의무부담을 통한 문제 해결이다. 이러한 하향식 해결책은 매우 분권적인 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의 경제활동에 대한 간섭으로 비쳐져 모든 국가들이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치열하게 다투다 보니 합의 도출이 어렵다. 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견해 차이가 매우 커서 2012년 말까지 그 틈새를 줄이고 합의를 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개도국은 여전히 기후변화는 산업혁명시대에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말미암은 것이니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부담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은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1992년 당시와 견줘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 1위국이 되는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으니, 우리를 비롯한 중국·인도 등 선발 개도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 부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실 유엔 기후변화 협상 어젠다에는 그동안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저탄소 개발전략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국가별 처지에 맞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개발전략을 통해서 지구사회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달성하자는 상향식 접근방법이다. 개별국가 상황을 존중하기에 외부에서 국가주권에 간섭한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비용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가 경제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각국이 자국 내에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도 수월하다. 우리나라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바로 이러한 저탄소개발전략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의 증진을 통하여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이러한 성장의 결과, 개도국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은 국제사회에 대한 법적 의무이행이 아닌 자발적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기후변화 협상에서는 의무부담 문제를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의 기 싸움에 묻혀서 저탄소개발전략이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내년 카타르 당사국 총회 이전에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한 각료급회의를 저탄소개발전략에 관한 각료급 회의로 추진해야 한다. 당사국 총회를 유치하게 되면 의장국으로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정작 실질적으로 어젠다를 개발하여 회원국을 설득할 여력이 부족하기 마련인데, 각료급 회의는 어젠다 논의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유엔 내에서 소모적인 논의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주도하여 녹색성장 전략과 같은 저탄소개발전략이 심도 있게 국가 간에 논의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조약에 기반을 두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의 활용 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서는 2012년 각료급회의를 통해서 지구사회에 기후변화 대응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 [CEO 칼럼] 문명과 역사, 그리고 토목/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CEO 칼럼] 문명과 역사, 그리고 토목/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고대 로마가 전성기에 로마를 중심으로 372개의 거대한 도로를 113개의 각 속주를 비롯한 주요 지역으로 연결되도록 건설한 것에서 나온 말이다. 이 도로는 로마의 경제를 움직이고 지역의 안정을 가능케 하는 ‘제국의 혈맥’이었다. 중국은 운하라는 수단을 통해 대륙의 거대한 영토를 소통하도록 만들었다. 흔히 수나라의 양제가 베이징에서 뤄양(陽)을 거쳐 항저우를 잇도록 만든 대운하만을 중국의 운하라고 생각하지만, 이보다 훨씬 전인 춘추전국시대부터 중국의 운하는 지역을 서로 연결해 왔다. 진(秦), 한(漢), 수(隋), 당(唐), 송(宋), 원(元), 명(明), 청(淸)을 걸쳐 2500년 동안 운하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며 경제, 문화, 정치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렇게 도로, 운하와 같은 토목사업은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토목공학을 영어로 시빌 엔지니어링(Civil Engineering)이라고 한다. ‘시빌’의 사전적 의미인 ‘문명의’, ‘시민의’라는 뜻은 도로·항만·공항·다리·철도·상하수도 등 토목이라는 건설 분야가 문명의 기초이며, 역사와 맥을 같이해 왔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토목 분야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한 것이 현실이다. 건설 산업 종사자를 속칭 ‘노가다’라고 폄하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며, 최근엔 ‘토건족’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건설 분야를 단기간의 경기 부양을 위한 수단이나 일시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것 역시 구시대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토목 분야는 일반인들의 편견과 달리 매우 정밀한 계산과 최신 공법들이 동원되는 첨단 산업이다. 초장대 교량, 해저터널 등 눈으로 보이는 화려함뿐 아니라 안전과 편리함, 경제성, 지역의 문화 등을 고려한 문명의 발전 그 자체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인프라는 그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건설 산업을 박대해야 할 정도로 모든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추어진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도로 연장(2.12㎞)은 2010년 말 기준으로 영국의 3분의1(6.78㎞), 일본의 4분의1(9.46㎞), 미국의 10분의1(20.48㎞)에 불과하다. 인구와 면적을 감안한 도로 연장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 수준인 28위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겐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최근 한여름과 한겨울 전력난으로 인한 정전대란이 우려되고 있으며, 전기나 상하수도 시설이 미비한 도서 지역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현실만 봐도 그렇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도로, 항만, 교량, 발전 등의 인프라 자체가 모자란 상황임에도 매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예산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공공 분야 국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인프라 구축 산업 수주를 위해 노력하는 아이러니를 보여 주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정표에 ‘아시안 하이웨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한국을 거쳐 중국, 인도를 지나 터키까지 연결되는 21세기 실크로드를 일컫는 아시안 하이웨이는 2004년 ‘아시안 하이웨이 네트워크 정부 간 협정’이 체결되면서 본격화됐다. 서구 자본주의 중심의 세계 경제 축이 아시아로 옮겨 갈 것을 예측하는 미래학자들에게 ‘아시안 하이웨이’는 문명학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지표가 될 것이다. 도로가 연결되고 물류가 이동하면 경제가 흐르고, 문화가 자연스레 소통된다. 미래에 ‘아시안 하이웨이’의 상습 정체 구간으로 대한민국이 지목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SOC 분야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데스크 시각] 외래 관광객 900만명의 함의/손원천 문화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외래 관광객 900만명의 함의/손원천 문화부 부장급

    박찬훈 추소리 이장에게 굳게 약속했다. 꼭 그의 아쉬움을 지면을 통해 세상에 알려주겠다고.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지역 주민에게 다소간 보탬이라도 된다면 기꺼이 그리 하겠다고 말이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부소담악<서울신문 11월 24일 자 20면> 얘기다. 해당 일자 지면에도 살짝 언급은 했다. 찾아가는 이정표 하나 없다고. 한데, 더 안타까운 건 부소담악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 하나 없는 현실이다. 이는 여행객들이 부소담악의 실체를 명확히 볼 수 없다는 얘기와 맥이 통한다. 부소담악은 멀리서 봐야 제맛이다. 가까이서 절벽들의 근육질 몸매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금강 물줄기를 가르고 있는 광경을 봐야 제대로 완상했다고 말할 수 있다. 박 이장이 아쉬워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전망대를 세우면 된다. 대단한 시설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오르는 길과 비를 피할 수 있는 간이 건물이면 족하다. 부소담악 맞은편 군도 변 공터에 세워도 좋겠으나, 최적지는 마을 뒤 양지복호산이다. 여기에도 까닭이 있다. 마을 한편에 양지복호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규 등산로가 아니다. 양지복호산의 배후 산이자 전국적인 등산 명소인 고리산 등반객들 가운데 일부가 알음알음으로 이 루트를 통해 오르내린다. 그런데 문제는 반드시 민가 텃밭과 묘 하나를 끼고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민가는 서울에 살던 한 노부부가 말년을 함께 보내기 위해 마련한 안식처 같은 곳이다. 불행히도 할아버지는 얼마 전 세상을 등졌고, 할머니는 집 옆 텃밭에 봉분을 세웠다. 그런데 이를 알 리 없는 등산객들이 무시로 지나다니자 할머니는 급기야 금줄을 치게 됐고, 등산객들도 슬슬 이를 언짢게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마을 앞으로 소박한 등산로 내고 예쁜 이정표 하나 세우면 해결될 일이 분란거리로 커지는 중이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핵심은 ‘국내 관광 인프라 조성’이다. 그 예로 부소담악을 든 것인데, 옥천군청 측엔 안쓰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옥천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관광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1000개의 상황을 고려했더라도 한 가지 실수는 나오는 법이다. 외래관광객 숫자가 900만을 넘어섰다. 관광통계 집계가 시작된 1962년 이후 49년 만의 일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외래 관광객 숫자는 1만 5184명이었다. 외형상 무려 600배 가까이 성장했다. 여전히 불투명하긴 하나, 연내 외래관광객 1000만명 돌파 또한 가능성 쪽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탄력 받은 공을 멈춰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컬링 경기처럼 지속적으로 앞길을 닦아 줘서 어렵사리 이끌어 낸 실적이 관광 대국 도약의 마중물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관광 인프라 조성이다. 숙박 시설 등과 더불어 시급히 그리고 꾸준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핵심은 단순하다. 인트라 바운드, 곧 내 나라 국민들이 내 나라를 구석구석 더 자주, 더 편리하게 돌아보도록 하는 일이다. 내 나라 국민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곳은 외국인들도 찾지 않는다. 누구나 다 아는 관광 경영의 상식이다. 몇해 전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우리가 외국인에게 보여줄 게 뭐가 있느냐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집 주변에 무수히 널려 있는 태권도장을 보여줄 수도 없고, 국기원을 돌아보는 것으로는 관광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나마 볼거리라 할 전북 무주의 태권도공원은 2013년쯤에나 만들어진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국기인 태권도의 진수를 맛볼 공간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택견이 지난달 28일 줄타기, 한산모시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자, 똑같은 고민을 관광 당국은 해야 한다. 택견에 관한 것을 외국인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설명할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게 관광 인프라 조성이다. angler@seoul.co.kr
  • 충남 서산 황금산에 오르다

    충남 서산 황금산에 오르다

    숲에 이슬을 더해 주는 바다. 가로림만(加露林灣)입니다. 예쁜 이름에 견줘 물살은 여간 사납지 않지요. 가로림만이 품은 여러 절경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 충남 서산의 황금산입니다. 해거름이면 황금빛으로 빛난다는 산. 비록, 체구는 작아도 바다와 만나는 해안가 절벽에 ‘국립공원급’ 절경을 숨겨두고 있지요. 황금산의 자랑은 저물녘 풍경입니다. 보다 정확히는 바닷가 절벽들이 그려내는 적벽도(赤壁圖)입니다. 저물녘 햇살에 바닷가 절벽들이 활활 타오르는 듯한 모습은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닙니다. 이제 달력도 달랑 한 장 남았습니다. 산정에서 저무는 해 망연히 바라보고 싶다면 황금산이 좋은 대안이 되겠습니다. 황홀한 해넘이 풍경과 만난 뒤 되짚어 올 때를 대비해 손전등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봉우리가 아닌 바다를 보러 가는 산 지도를 펴고 가로림만에 초점을 맞추면 꼭 게가 두 집게발을 치켜세운 듯한 지형이 보인다. 아래쪽 집게발은 벌천포(벌말), 위쪽 집게발은 황금산(156m)이 있는 대산읍 독곶리다. 독곶리는 서산의 오지로 꼽히는 대산에서도 끝자락에 있다. 예전엔 독곶리에서 하루 두어 번 오가는 완행버스로 한 시간 이상 걸려 서산으로 나가는 것보다 인근 삼길포에서 뱃길로 인천을 오가는 게 더 편했을 정도였다. ‘독곶’이라는 이름도 ‘외따로 떨어져 있는 곶’(串·바다를 향해 돌출한 지형)이란 의미다. 황금산은 그 외진 땅이 숨겨둔 풍경의 보고다. 산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높이는 낮지만, 풍채만큼은 제법 당당하다. 쉬엄쉬엄 걸어도 4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황금산 들머리는 이름조차 없는 작은 포구다. 바다 인근의 산을 오르는 길이니 갯마을을 지나는 게 당연할 터. 하지만 일반적인 산행 기점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황금산을 기준으로 한쪽은 풍요로운 가로림만 갯벌, 다른 쪽은 수많은 굴뚝이 서 있는 공업단지다. 포구 앞바다는 더없이 잔잔하다. 바닷가 사람들 표현대로 ‘장판’을 깐 듯하다. 그러나 포구에서 조금만 나가도 물살은 곧 사나워진다. 물살이 갯바위를 찢으며 울부짖는 듯한, 딱 그 느낌이다. 산행은 대부분 황금산 주차장에서 오른쪽 산사면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를 따른다. 하지만 등산로 나무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좌회전, 먼저 황금산사(黃山祠)가 있는 정상을 오르는 편이 낫다. 원래 등산 코스를 따르면 온 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황금산은 능선으로 이어진 3개의 작은 봉우리가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형태를 하고 있다. 정상까지는 20분쯤 걸린다. 다소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황금산사는 임경업 장군을 모신 사당. 바로 뒤편엔 정상을 알리는 돌탑이 이정표처럼 서 있다. 여기까지는 다소 밋밋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섣부른 실망은 금물이다. 황금산의 진수는 정상의 봉우리들이 아니라 바닷가 절경들에 있다. 일반적인 산행과 다른 점이다. 황금산을 바다를 보는 산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상에서 자박자박 내려오면 길은 네 갈래로 갈린다. 오른쪽은 원래 등산로에서 올라오는 길, 아래쪽은 금굴과 코끼리 바위 등 해안 절벽으로 내려가는 길, 곧장 가면 헬기장이다. 여기서 해안절벽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금이 있던 산’이 ‘금쪽 같은 풍경의 산’이 되다 푹신푹신한 흙길. 게다가 힘들 것 없는 내리막길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대략 유행가 두어 곡쯤 부를 시간, 두 번째 교차로와 만난다. 왼쪽은 코끼리바위, 가운데는 ‘등산로 끝’, 오른쪽은 금굴(堀)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풍경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 높지도, 크지도 않은 산이니 둘러보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황금산은 위에서 보고 아래에서 느끼는 게 순서다. 먼저 절벽과 똑같은 높이에서 전경을 휘휘 굽어본 뒤, 아래로 내려가 바닷가 트레킹을 즐기는 게 좋다는 얘기다. 산행의 대미인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곳은 코끼리바위가 있는 곳이다. 예서 금굴이 있는 해안까지는 20분이면 닿는다. 금굴은 절벽 아래 뻥 뚫린 해식동굴을 말한다. 금굴해변은 날물 때 가야 제맛이다. 김영숙(51) 서산시 문화관광해설사는 “물 빠진 자리에 드러난 다양한 형태의 갯바위들이 산수화 같은 절경을 펼쳐낸다.”고 전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금굴 너머 끝골까지 해안트레킹을 즐겨도 좋겠다. 금굴해변에서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코끼리바위 해변으로 이어진다. 황금산은 이곳부터 숨겨둔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내기 시작한다. 산굽이를 돌 때마다 색다른 풍경들이 펼쳐진다. 기골이 장대한 절벽들이 해안을 굳건하게 감싸고, 이른바 ‘말 근육’ 같은 절벽 사이사이로 소나무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낮은 산이란 선입견은 그 자리에서 산산조각 난다. 바다는 또 어떤가. 물색은 푸르고, 갯내는 없다. 파도가 몽돌 사이를 빠져나갈 때마다 ‘차르르’ 소리를 내는데,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잔잔해진다. ●코끼리 바위 넘어가면 푸른바다·기암·노송이 삼중주 밧줄 타고 코끼리바위를 넘어가면 풍경은 보다 다이내믹해진다. 맑고 푸른 바다와 기암, 노송이 삼중주를 펼쳐낸다. 윽박지르는 듯 서 있는 암벽은 누런 빛깔과 옅은 자줏빛이 뒤섞였다. 해안가 돌들도 마찬가지. 이곳의 풍경은 그야말로 천변만화다. 날씨와 계절, 시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바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지손가락 곧추세우는 풍경은 해거름에야 드러난다. 저물녘, 햇살이 암벽에 부딪치며 황금빛으로 산란한다. 해안 절벽들이 기다렸다는 듯 한껏 자신의 세포를 부풀리는 게다. 짜릿한 풍경이다. 이를 보는 탐승객의 세포도 소름끼치듯 반응한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산, 황금산(黃金山)의 실체다. 예부터 금(金)이 있는 산이라 해서 황금산이라 불렸다던데, 금이 사라진 요즘엔 금쪽 같은 풍경을 캐는 산이란 뜻이겠다. ●‘용유대’(龍遊臺)엔 용의 알(?)이 있다 서산 지역 명소 가운데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 용유대(龍遊臺)다. 광해군 때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단구자 김적이 자주 뱃놀이를 즐기던 곳. 음암면 유계리 정순왕후 생가에서 용유천변 길을 따라 몇 백m 올라가면 단구대(丹丘臺)다. 붉은 언덕이란 뜻의 너럭바위다. 용유대는 여기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갈대 무성한 용유천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둥그런 바위 7~8개가 몰려 있는 희한한 풍경과 만난다. 말 그대로 용이 놀았다는 곳으로, 둥근 바위는 용의 알이란다. 어찌나 심한 풍화를 겪었던지 모난 곳 하나 없이 달걀처럼 둥글둥글하다. ‘알’들을 감싸고 있는 건 노송(松)들이다. 고아한 풍취의 소나무들이 바위 위에 자라고 있는데, 제법 독특한 정취를 풍긴다. 용의 해인 새해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한번쯤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서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송악 나들목→38번 국도 대산·석문 방면→지하차도(북부산업로)→가곡 교차로→대산·성구미 방면 우회전→성구미 삼거리→대산·석문방조제 방면 좌회전→대호방조제 방면 우회전→초락2로 방면 우회전→서산·대산 방면 좌회전→화곡교차로 우회전(29번 국도)→황금산 순으로 간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서 대산 읍내를 거쳐 독곶리로 가는 방법도 있다. 맛집 해미읍성 맞은편 읍성뚝배기(688-2101)는 조미료를 쓰지 않은 소머리곰탕(8000원)과 사골설렁탕(700 0원)이 맛있다. 서산시청 뒤 진국집(664-4994)은 토속음식 ‘게국지’로 소문났다. 1인분 6000원. 향토(668-0040)에서는 서산의 전통음식인 우럭젓국과 꽃게장, 게국지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주변 볼거리 천수만 버드랜드에서 다양한 겨울 철새와 만날 수 있다. 간월암도 지척이다. 삼길포에선 배 위에서 갓 잡아 파는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포구 뒤 삼길산에 오르면 다도해 같은 서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 30년만에 자유투표… 이집트 민주주의 첫발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를 가늠할 이집트의 첫 자유 총선이 28일(현지시간) 초미의 관심 속에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 이후 9개월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이집트 민주주의 실험의 첫 이정표로, 10일째로 접어든 군부 퇴진 시위의 소용돌이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의 투표소 앞에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십~수백명이 장사진을 이뤄 첫 자유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이로 도심 슈브라 지역의 오마르 마크램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는 남녀가 각각 따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부유층 주거지역에 있는 한 투표소에는 오전 한때 5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1시간 이상씩 기다렸다가 투표를 하기도 했다. 이집트 유권자들은 그동안 공정한 선거를 치른 경험이 거의 없다. 무바라크 정권 시절에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집권당이 전 의석을 싹쓸이했다. 때문에 국민 대다수는 이번 총선을 수십년간 독재 이후 민주주의 시대를 맞는 이정표로 여기고 있다. 카이로 교외의 한 투표소에서 난생 처음 한표를 행사한 이드 아이리스 나와르(여·50)는 “자유를 위해 투표하러 나왔다. 이제는 공정한 자유를 원한다.”면서 “무슬림형제단이 두렵기는 하지만 30년 동안 무바라크 치하에서도 살았는데,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남편·딸과 함께 처음 투표를 하러 나왔다는 샤히라 아메드(45)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문명화된 국가를 만드는 것인데, 솔직히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득세를 우려했다. 외신들은 카이로 등의 투표소 앞에 수백명이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무라바크의 30년 장기 집권 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집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광경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군경은 투표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시위대와의 충돌에 대비, 투표소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다. 이집트 내 27개주에서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28~29일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12월 14일, 내년 1월 3일 등 지역별로 3차례에 걸쳐 하원 508석(선출직 498석)을 뽑게 된다. 각각 1주일 뒤 결선투표를 치르는 형식이다. 뒤이어 내년 1월 29일부터는 270석(선출직 180석)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가 시작돼 3월에 마무리된다. 이렇게 구성된 의회는 지난주 최고군위원회가 제시한 향후 정국 스케줄에 따라 내년 6월 말 이전 대선을 치르기 앞서 헌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5월 자유정의당을 창당한 무슬림형제단이 최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점령한 수천명의 시위대는 투표 보이콧, 군부 퇴진 시위를 이어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충북 옥천 숨겨진 명소 ‘부소담악’

    충북 옥천 숨겨진 명소 ‘부소담악’

    충북 옥천 땅에 나랏님의 부름을 받은 뫼가 있었답니다. 무엇 때문에 부름을 받았는지는 역사도, 사람도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나랏님의 굄을 받았다니 자태가 빼어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유추할 수는 있겠습니다.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 또한 산을 넘지 못합니다. 도성으로 향하던 뫼는 현 군북면 추소리에서 비단강(금강·錦江) 물줄기에 발목이 잡혔고, 나랏님 앞에 나아가지 못한 채 그대로 머물게 됩니다. 그 산이 옥천의 숨겨진 명소 ‘부소담악’입니다. 전설보다 아름다운 건 부소담악의 자태입니다. ‘U’자 모양으로 휘돌아 가는 비단강 물줄기를 가르며 칼날처럼 곧추섰는데, 꼭 입이 긴 악어 가비알이 비단강을 한 입 베어 문 듯한 형상입니다.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 추소리 후세의 인심이 참 각박하다. 언필칭 ‘명소’를 찾아가는 길인데 번듯한 이정표 하나 없다. 어쩔 수 없이 내비게이션에 가는 길을 물을 수밖에. 하지만 추소리에서 부소담악은 풍경의 주인이었다. 이정표가 없어도 찾을 수 있을 만큼, 또 먼 발치에서도 또렷이 인식될 만큼 독특하고 당당한 자태로 이방인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이름이 독특하다. ‘부소담악’(赴召潭岳)이다. 풀자면 ‘부소무니 마을 앞 물 위로 솟은 산’이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가 ‘부소’(赴召)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임금의 부름을 좇아 나아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마을 이름치고는 어딘가 어색하다. 연꽃 부(芙), 못 소(沼) 자를 쓰는 게 제격일 듯하다. 실제 많은 이들이 이렇게 쓴다. 하지만 옥천군청 홈페이지 등에 언급돼 있는 이름은 분명 ‘赴召潭岳’이다. 이름의 연원은 불분명하다. 다만 향토사학자들의 말을 종합해 볼 때 백제 성왕과 관련된 표현이 아닐까 짐작될 뿐이다. 성왕이 신라군에 의해 최후를 맞은 곳이 부소담악에서 약 2㎞쯤 떨어진 군서면 월전리고, 추소리와 뒤편 고리산에 백제군 진영이 있었다는 것은 기록이 전하는 사실(史實)이다. 이런 근거 위에 후대의 문장가들이 스토리텔링을 얹어 멋진 이름을 지은 건 아닐까. 하긴 ‘연꽃 같은 호수’(芙沼) 등의 흔한 이름보다는 ‘군왕의 부름을 받은 산’(赴召)이란 이름에서 비장미가 물씬 느껴지지 않는가. 부소담악이 속해 있는 추소리는 작은 마을이다. 추동과 부소무니, 절골 등으로 이뤄져 있다. ‘환산’(環山)이라 불리는 고리산(579m)이 마을을 반지처럼 에워싸고, 마을 앞으로는 호수로 변한 금강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예로부터 마을의 크기는 작아도 풍경만큼은 빼어났던 모양이다. ‘추소 8경’이 따로 전해져 오니 말이다. 이제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가장 큰 원인은 1980년 들어선 대청댐이다. 금강을 허리춤에 두르고 논과 밭을 거느렸던 고리산은 아랫도리가 물에 잠겼다. 그로 인해 주변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절골에 있던 안양사는 터만 남아 더 이상 저녁 종소리(제5경 안양한종)를 울리지 않는다. 초동들이 문필봉에 올라 불어대던 피리 소리(제6경 문필야적)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비단강을 가르는 칼 그런데 제8경이었던 부소담악만은 달랐다. 범상치 않은 풍모야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대청호가 조성되면서 그 자태가 더욱 도드라졌다. 박찬훈 이장은 “예전엔 나무가 많아 병풍 같은 암벽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물에 잠기고 흙이 떨어져 나가면서 나무가 많이 사라져 암벽이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추소 8경’ 가운데 가장 끝자락을 차지했던 부소담악이 오늘날엔 되레 으뜸가는 볼거리가 된 셈이다. 오래전엔 산이었을 부소담악이지만 이제는 물 위에 뜬 바위 절벽처럼 보인다. 수십m 높이의 크고 작은 절벽들이 비단강을 찢으며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소나무와 갈참나무 등을 머리에 인 절벽은 길이가 700m에 이른다. 의병장으로 유명한 조헌과 우암 송시열 등이 부소담악을 ‘숨은 병풍’(隱屛)이라 불렀던 이유다. 4번 국도 이백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구불구불 호반도로를 따라 5㎞쯤 가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나온다. 이 나무가 부소담악으로 드는 사실상의 이정표다. 느티나무를 끼고 야트막한 고개 하나를 넘으면 철조망 둘러친 바위가 눈에 띈다. 일제 강점기 때 텅스텐 광산이었던 곳이다. 박 이장에 따르면 광산은 길이 30m와 50m 짜리 두 개다. 그중 30m짜리는 장마철에도 침수가 되지 않아 6·25전쟁 때 피난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여기서 발길을 재촉하면 곧 추소정이다. 2008년 조성된 2층짜리 정자다. 외관이야 내세울 게 없지만 2층에서 바라보는 풍광만큼은 더없이 빼어나다. 추소정부터 능선길이 급격히 좁아진다. 끝자락까지 갈 수도 있으나 날카롭게 솟아오른 칼바위들과 그 아래 펼쳐진 벼랑이 제법 가슴을 움찔하게 만든다. 그런데 정작 부소담악의 완벽한 자태를 엿볼 수 있는 곳은 따로 있었다. 마을 뒷산이다. 향토사학자 류제구씨는 이 산의 이름을 “양지복호”라고 했다. ‘볕이 든 땅에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란 뜻이다. 야트막한 야산의 이름치고 꽤 거창한 편. 이름에 걸맞게 된비알도 여간 심하지 않다. 허벅지에 쥐가 날 정도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산을 오르지 않으면 풍경의 8할을 놓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 9부 능선쯤 오르면 부소담악과 대청호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왜 부소담악이 비단강을 가르는 칼인지 그제야 확연히 알게 된다. ●풍운아의 사랑 이야기 담긴 청풍정 대청호반 길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군북면 석호리의 청풍정이다. 금강이 휘감아 도는 야트막한 야산 중턱 끄트머리에서 단아한 자태로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정자다. 청풍정엔 전설 같은 사랑 이야기가 흐른다. 주인공은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과 기녀 명월이다. 갑신정변(1884)이 3일 천하로 막을 내리면서 쫓기는 몸이 된 김옥균이 명월과 함께 이곳으로 숨어들었다. 복잡한 정치판에서 벗어나 빼어난 풍광 속에 머물게 된 김옥균은 대의를 접고 무기력한 세월을 보내게 된다. 명월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김옥균이 큰 뜻을 펴지 못한다며 자책했고, 고심 끝에 장문의 편지를 남긴 채 금강에 몸을 던지고 만다. 정자 바로 옆 바위엔 ‘명월암’이란 글자가 또렷이 음각돼 있다. 세 칸짜리 정자야 보잘 게 없다. 하지만 정자가 타고 앉은 주변 풍경만큼은 더없이 빼어나다. 무엇보다 찾아가는 길이 장관이다. 금강과 마주한 산자락을 이리저리 둘러 돌아가는데 그 정취가 자못 도도하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비룡분기점→대전통영간고속도로→판암나들목→4번 국도 옥천 방향 우회전→군북파출소 앞 좌회전→군도 14호 추소리 방향→4.5㎞ 직진→추소리 순으로 간다. 청풍정은 추소리에서 나와 4번 국도 옥천 방향으로 좌회전, 석호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맛집:금강을 끼고 있어 유명한 민물고기 요리집이 많다. 도리뱅뱅이는 부산식당(732-3478)과 삼일식당(732-3467)이 많이 알려졌다. 모래무지 요리인 마주조림은 금강나루터식당(732-3642), 생선국수는 금강집(732-8083)이 유명하다. 잘 곳:읍내에선 옥천관광호텔(731-2435)이 가장 크다. 춘추민속관(733-4007)은 옥천 구읍의 고택을 사들여 식당 겸 민박을 한다. 글 사진 옥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포스코, 구글과 손잡고 ‘IT 철강기업’ 만든다

    포스코, 구글과 손잡고 ‘IT 철강기업’ 만든다

    “단순한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물류, 안전, 사무환경 등과 관련해 새로운 차원의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개발합시다. 제철소뿐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모든 시스템에 구글의 솔루션을 탑재할 계획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우리가 원하던 바입니다. 몇몇 시스템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함께 큰 그림을 그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구글로서도 큰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회의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비공개 면담을 했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과 글로벌 철강기업의 리더가 만나 양사의 미래상을 놓고 머리를 맞댄 것. 정 회장은 “전사 차원에서 구글과 동반자 관계를 맺고 싶다.”고 주문했다. 슈밋 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양사의 협력이) 포스코의 일부 시스템만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구글의 전략에 어려움이 예상됐을 텐데 정 회장의 제안으로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우리의 전략에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정 회장과 슈밋 회장의 1시간 만남으로 1년여간 진행돼 오던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는 전격 형성됐다. 글로벌 제조업체와 IT기업이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은 세계 최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사 회장은 실무진에서 논의된 ‘몇몇 시스템 업그레이드(포스코)-제조업체 솔루션 진출(구글)’ 수준에 만족하지 못했다.”며 “지난 11일 하와이에서 다시 만나 최종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포스코, 시스템 선진화 과제 풀다 포스코의 IT 시스템 선진화는 정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과제였다. 스마트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실무진들은 지난해 초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상대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다방면의 조사 끝에 올해 초 구글을 최종 파트너로 결정, 본격 협상에 착수했다. “구글은 우리가 구축하려는 설비·물류·환경·에너지·안전 등 통합 시스템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도 IT 계열사인 포스코ICT가 있지만 국내에는 우리가 구현하려는 기술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포스코 실무자가 전한 구글을 파트너로 택한 배경이다. ●구글, 첨단 IT기술 총집합체 구축 구글이 포스코에 구축할 시스템은 선진 IT 기술의 총집합체다. 구글은 ▲설비 도입, 장애 등을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점검,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가상 제철소 3D 구현’ 시스템 ▲스마트폰용 자동 통·번역시스템(미국, 일본 등 외국과 협상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어로 동시통역해주는 시스템) ▲글로벌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정 회장은 “구글과 포스코의 협력으로 모든 IT 시스템이 구축되면 제조업의 혁신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스코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구글의 지도 기능을 활용, 전 세계 공장의 재고 파악과 제품 운송 전 과정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구글도 ‘포스코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제조업체에 적합한 IT 솔루션 개발은 구글도 처음이다. 구글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며 “사업영역을 B2B시장으로 확대할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의 인지도 상승으로 아시아 지역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와 구글은 23일 ‘핵심역량 교류를 통해 글로벌 생산, 창의적 협업, 지식근로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업 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 양사 대표의 결단에 힘을 실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수원시, 2014년까지 걷기 좋은길 8곳 조성

    수원시, 2014년까지 걷기 좋은길 8곳 조성

    경기 수원의 대표적 하천인 수원천과 서호천을 따라 도심 속 자연을 그득히 느낄 수 있는 ‘모수길’이 조성된다. 수원은 삼한시대부터 ‘물의 근원’이라 하여 ‘모수국’으로 불렸다. 모수길은 수원천 상류 광교저수지를 따라 화홍문~팔달문시장~세류동 옛 수인선~서호천 서호~여기산~광교산을 잇는 19㎞의 누리길이다. 걷다 보면 조선시대 수원으로 천도(遷都)를 위해 화성(華城·사적 제3호)을 쌓으며 위에 만든 정자 방화수류정과 옆에 자리한 서호의 낙조 등 수원팔경도 만날 수 있다.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5시간 20분 걸린다. 수원에 2014년까지 이 같은 역사문화 자원과 하천, 전통시장, 옛길을 연계한 ‘걷기 좋은 길’ 8곳이 생긴다. 수원시는 22일 ‘녹색도시회랑 조성’ 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팔색(八色)길과 마을길 12곳을 선정했다. 팔색길은 자연생태를 테마로 한 모수길, 지게길, 매실길, 여우길, 가로수길을 비롯해 역사·문화 테마길인 효행길, 성곽길, 추억길 등이다. 북수원권 지게길(광교쉼터~한철약수터~항아리화장실~파장시장 5.3㎞·1시간 50분 소요), 서수원권 매실길(호매실 국립산림과학원~칠보산~왕송저수지~일월저수지~황구지천 17㎞·4시간 30분), 광교신도시권 여우길(광교 원천저수지~봉녕사~광교역사공원~신대저수지 14㎞·3시간 20분), 영통권 가로수길(영통중앙공원~영흥공원~원천리천~삼성전자~영통초교 10.5㎞·2시간 40분) 등은 생활권역별 산책로로 조성된다. 정조대왕 능행차 길인 효행길(효행공원~노송지대~만석공원~장안문~팔달문~수원천 10㎞·2시간 40분), 세계 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한 바퀴 도는 성곽길(수원역~화성 성곽~화서역 9㎞·2시간 30분), 유적 중심의 추억길(여기산 유적지~잠사과학박물관~서울대 수목원 4㎞·1시간 30분) 등은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연결된다. 시는 전체 88.8㎞ 구간에 이르는 팔색길 산책로에 안내판과 이정표, 보행자의 휴식을 위한 그린 스테이션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정수 수원시 환경국장은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둘레길이나 올레길과 달리 재미있는 도시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시민들의 일상공간으로 꾸밀 방침”이라며 “시민 안식처는 물론 수원을 찾는 방문객에게는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함양 황석산을 오르다…꼿꼿한 고봉 따라 흐르는 만추의 파노라마

    함양 황석산을 오르다…꼿꼿한 고봉 따라 흐르는 만추의 파노라마

    선비 고을 경남 함양. 예사롭지 않은 풍경들을 숨겨 두고 있는 곳입니다. 함양의 외관을 결정짓는 건 산세입니다. 사방을 둘러친 30여개의 1000m급 고봉들이 어깨를 맞댄 채 파노라마를 펼칩니다. 그 가운데 함양 사람들의 굄을 듬뿍 받고 있는 게 황석산입니다. 정상부의 칼날 같은 암봉이 압권인 산이지요. 멀리 덕유산에서도 누런 바위가 또렷이 보일 정도랍니다. 여기에 절정의 빛깔을 뽐내는 상림과 운곡리 은행나무를 보탠다면 만추의 함양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서수(瑞獸)의 뿔을 딛다 함양은 산청(동), 전북 장수(서), 하동(남), 거창(북)과 인접한 전형적인 산악 소도시다. 기특하게도 조그만 품에 지리산과 남덕유산을 모두 품었다. 명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들 또한 어느 산군(群)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함양의 뒷산 괘관산(1252m), 지리산 세석고원과 닮은 월봉산(1279m), 육십령 북쪽 할미봉(1013m) 등 여느 도시에선 한 개도 찾기 힘든 1000m급 고봉들이 ‘발에 차일’ 정도다. 함양 사람 특유의 꼿꼿한 선비 기질 또한 이같은 자연환경에서 잉태되지 않았을까. 그 가운데 독특한 산세를 뽐내는 곳이 용추계곡 일대다. 용추계곡을 가운데 두고 기백산(1331m)~금원산(1353m)~거망산(1184m)~황석산(1190m)이 말발굽 형태로 에워싸고 있다. 산악인들이 비박 산행 황금 코스로 꼽는 이른바 ‘기·금·거·황 코스’다. 호사가들은 1000m가 넘는 네 산을 ‘부부(夫婦)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암수와 음양이 조화를 이뤘다는 게 이유다. 황석과 기백이 바위를 앞세운 근육질의 남성적인 산세인 것에 견줘 거망과 금원은 여성적인 부드러운 육산이다. 이웃한 황석과 거망, 금원과 기백이 각각 한 쌍의 부부로 엮인다. 그래서 산행을 할 때도 ‘부부 일심동체’라며 두 개 산을 타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초보자가 두 산을 묶어 오를 경우 체력적인 부담은 각오해야 한다. 단독 산행 일순위를 꼽자면 단연 황석산이다. 오르는 길이 제법 험하지만, 등산로 주변의 인위적인 구조물이라고는 이정표 몇 개가 전부일 정도로 옛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상의 암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거친 산세… 울퉁불퉁 근육질 자랑하다 황석산을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상 부근 황석산성의 동서남북 네 문을 향해 각각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그 가운데 경사도가 비교적 완만한 접근로가 우전마을 코스다. 마을에서 황석산 정상까지 약 6㎞. 바삐 걸어도 4시간은 족히 걸린다. 26번 국도 변의 거연정 휴게소 바로 왼쪽으로 난 도로가 우전마을 진입로다. 여기서 마을을 지나 3㎞ 정도 오르면 사방댐. 이곳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정표가 세워진 초입부터 너덜지대다. 완만하게 이어진 구간을 20여분 오르면 거대한 피바위와 만난다. 정유재란 당시 치열한 전투 끝에 성이 함락되자 성안의 부녀자들이 적들의 칼에 죽느니 차라리 깨끗한 죽음을 택하겠다며 몸을 던져 순절했다는 곳이다. 부녀자들의 피로 바위 벼랑 아래가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피바위 아래를 가로질러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으면 황석산성 남문이다. 안내판은 황석산성에 대해 ‘2750m에 달하는 포곡식 산성’이라 적고 있다. 포곡식이란 물 확보를 위해 성벽 축조 시 계곡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안내판 끝자락엔 황석산성 전투 당시 500여명이 순국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정대훈 서하면장은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투 중 사망한 조선인 수는 7000여명에 달했고, 성을 포위하고 공격한 왜구의 수도 2만 7000명이 아닌 7만 5000여명이었다.”며 “이때 사망한 왜구만 2만 5000여명”이라고 지적했다. 정 면장은 또 “왜구들이 조선인을 죽인 근거로 코를 베어 오라는 명을 받았는데, 당시 왜구들이 베어 간 코가 3만개에 달했다. 그중 2만개 정도가 황석산에서 가져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죽은 조선인 숫자가 7000여명이었으니, 나머지는 아군의 코였다는 얘기다. 남문에서 황석산 정상을 바라보고 오른쪽 성벽을 따라 이어지던 등산로가 샘터 갈림길에서 성벽과 떨어져 황석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구간. 산세가 어찌나 가파른지 비명 같은 거친 숨소리가 연신 터져 나온다. 정상 바로 아래, 그러니까 안부 주변의 가파른 능선을 따라 산성이 복원돼 있다. 비록 작은 산성이지만, 서수의 뿔처럼 불쑥 솟은 산봉우리를 에두른 자태가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맨 투사를 닮았다. 조총을 앞세워 밀려드는 수만의 왜구들에게 지지 않고 창칼과 낫, 그리고 투석전으로 맞섰던 조선인들의 결기가 여태 남아 있는 듯하다. 안부에서 보면 양옆으로 칼날 같은 암봉 두 개가 서있다. 오른쪽은 북봉, 왼쪽은 남봉이다. 그저 향하고 있는 방위에 따라 이름을 정한 것인데, 멋들어진 자태에 견줘 초라하기 짝이 없는 이름이다. 황석산의 정상은 왼쪽 남봉이다. 정상을 밟기 위해선 로프가 설치된 암릉을 올라야 한다. 로프를 잡고 공룡의 등껍질 같은 암릉을 오를 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정상은 두세 사람이 서 있기도 어려울 만큼 비좁다. 하지만 굽어보는 풍경만큼은 더없이 넓다. 가까이로는 깎아지른 북봉과 만추에 잠긴 함양 일대, 그리고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줄달음치는 거망산과 기백산, 금원산 등이 한눈에 들어찬다. 멀리 덕유산 자락과 지리산도 아련하다. ●노란 눈폭탄 날리는 운곡리 은행나무 안의면 화림동 계곡은 흔히 ‘8담(潭) 8정(亭)’으로 표현된다. 여덟 개 연못에 여덟 개 정자가 있다는 곳. 깊은 녹음과 한가로운 쉼이 한여름의 매력이었다면 가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화려함이다. 수수한 모시 적삼에서 만추의 비단 옷으로 갈아입은 계곡의 정자들이 화려하고 요염하다. 안의면에서 화림동 계곡을 되짚어 올라가면 운곡리 은행마을에 닿는다. 마을에 들면 정말 깜짝 놀랄 풍경과 맞닥뜨린다. ‘살아 있는 화석’ 은행나무다. 돌담으로 멋을 낸 마을 고샅길 끝자락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데, 작은 시골 마을의 품에서 자란 나무치고는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천연기념물 제406호. 이 계절에 운곡리 은행나무는 딱 ‘크레이지 모드’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잎을 떨구는데, 노란 잎들이 꼭 폭설처럼 흩날린다. 어디서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장관이다. 그 많은 잎을 떨궜는데도 여전히 가지마다 나뭇잎들이 치열하게 매달려 있다. 300여년 전에 생식 능력을 상실한 고목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어느 모로 봐도 융융한 젊은이의 기상 그대로다. 높이는 38m.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39m)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나이는 8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에 따르면 운곡리는 돛배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은행나무가 돛의 역할을 하고 있단다. 마을 이름을 ‘은행정’(銀杏亭)으로 바꿀 만큼 주민들의 각별한 굄을 받고 있다. 함양 여행길에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상림이다. 신라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의 정원이다. 2만여 그루의 수목 사이로 낙엽과 단풍이 어우러지며 절정을 이루고 있다. 글 사진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서상나들목으로 나와 함양·안의 방면으로 우회전, 7㎞쯤 직진한 뒤 거연정휴게소 직전에서 좌회전해 1㎞쯤 올라가면 우전마을이다. 마을 끝자락 사방댐 뒤편에 승용차 3~4대 주차할 공간이 있다. 용추계곡을 들머리 삼을 경우 지곡나들목으로 빠지는 게 낫다. 장갑과 등산 스틱은 필수다. →맛집 한징기(963-9986)는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어탕국수집이다. 6000원. 민물매운탕 2만 5000원부터. →잘 곳 함양군에서 용추자연휴양림을 운영한다. 숲속의 집 4인용(5평)이 3만 5000원. 963-8702. 읍내에선 엘도라도 모텔(963-9889, 9449)이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 3만 5000원.
  • 세계 첫 ‘말라리아 백신’ 임상 순조… 상용화 눈앞

    세계 첫 ‘말라리아 백신’ 임상 순조… 상용화 눈앞

    세계 최초의 말라리아 백신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비영리 기구인 ‘PATH 말라리아 백신 개발위원회’와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공동 개발한 말라리아 백신 ‘RTS,S’가 최종 임상실험에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감염률을 절반으로 감소시켰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임상실험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7개국 11개 장소에서 생후 5~17개월 영유아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들에게 ‘RTS,S’를 세 차례 접종한 뒤 12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가벼운 말라리아는 56%, 중증 말라리아는 47%의 면역 효과가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이날 시애틀에서 열린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주최 말라리아 포럼과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신호에 동시에 발표됐다. GSK의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위티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초의 말라리아 백신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말라리아 백신 연구를 적극 지원해온 빌 게이츠도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거대한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논평했다. 백신의 면역 효과는 확인됐지만 말라리아를 완전히 박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소아마비나 홍역 백신에 비해 아직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4년 연구 끝에 백신 개발에 성공한 조 코언 GSK 연구원은 “이번 임상실험에서 얻은 50%의 면역률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차세대 백신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고 말했다. GSK는 생후 6~12주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가 1년 이내에 나올 것이라면서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5년 백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주로 공급될 백신의 가격은 최저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개발에 3억 달러를 투입한 GSK는 비영리성을 강조하면서 순 생산비용에 5% 정도의 이익을 붙여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100개국 이상에서 발생하는 풍토병으로, 2009년 한 해에만 이 병으로 78만 1000명이 숨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KOCHI-일본이 사랑한 세 남자의 고향 료마전의 고치

    KOCHI-일본이 사랑한 세 남자의 고향 료마전의 고치

    JAPAN KOCHI 일본이 사랑한 세 남자의 고향 료마전의 고치 인천공항, 나리타공항이 그러하듯 한국과 일본의 공항 이름도 대체로 지명을 내세운다. 그러나 뉴욕 JFK공항이나 파리의 샤를드골공항과 같이 간혹 위인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일본의 고치현은 료마공항을 가지고 있다. 료마는 고치가 그리고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인물이다. 마침, 국내 케이블TV 채널J에서도 사카모토 료마의 일대기를 그린 NHK대하드라마 <료마전>을 11월 중순까지 방영한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일본 고치현 1 평야지대에 위치한 고치성은 텐슈가쿠天守閣와 오테몬大手門을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초기 번주 야마우치 가츠토요가 도사번으로 오기 전에 자신의 성이었던 가케가와성을 모방해 지었다. 원래의 건물이 잘 보존돼 있고, 다른 일본 성과 달리 텐슈가쿠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2 NHK대하드라마 <료마전>. 오른쪽이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분한 사카모토 료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Man of Kochi I 사카모토 료마 사카모토 료마, 한국에선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일본인들에겐 근대화와 부국강병의 선구자로 존경받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2000년을 맞이하면서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일본 1,000년의 정치 지도자’ 앙케이트에서는 사카모토 료마가, 2위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3위 오다 노부나가를 제치고 1위에 꼽혔다. NHK는 지난해 사카모토 료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료마전>을 연중 기획으로 방영했고, 현재 일본방송 전문 케이블TV 채널J에서 이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NHK는 매년 연중 기획으로 대하드라마를 방영해 왔다. 인기가 높기도 하지만 NHK대하드라마가 가지는 문화적 사회적 코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물을 선정하는 데 현재의 시대 상황이 우선 고려되며, 우리가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듯이 드라마 속 인물들이 현실의 인물과 일부 겹쳐지곤 한다. NHK대하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예능 프로그램과 시사만화, 광고 등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패러디되는 것은 물론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매회 드라마가 끝날 무렵 역사적인 배경이 되는 장소와 여행정보를 소개하는 코너를 삽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카모토 료마의 탄생과 유년 시절을 그린 회에서는 그의 고향과 생가터가 어디 있는지, 현재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때문에 NHK드라마는 인기 테마여행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여행상품으로 출시돼 있기도 하다. 우리가 달구벌, 한밭 등과 같은 옛 지명을 일부 사용하듯 일본에서도 옛 지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시코쿠섬 남부에 위치한 고치현의 옛 이름은 도사다. 야마우치 가문을 번주로 하는 도사번을 이뤘던 곳이다. 료마는 바로 이 도사번의 가미마찌에서 1835년 11월15일(공교롭게도 그가 죽은 날과 같다)에 카시의 신분으로 태어났다. 도사번주가 거주하는 도사성은 오늘날 고치성이라고 부르며, 고치현과 고치시청이 인접해 있는 등 고치 시내 중심에 위치한다. 고치성을 중심으로 봤을 때 동쪽에 JR고치역이, 서쪽에 가미마찌가 각각 위치한다. 과거 번의 취락은 성을 중심으로 상위 계급인 죠시가 가까이에 거주했고, 그 바깥으로 하위계급인 카시가, 그리고 더 바깥으로 일반 백성들이 살았다. 하위 계급은 특별한 일이 없고서는 상위계급이 거주하는 곳에 들어갈 수 없었다. 료마가 태어난 마을은 오늘날에도 가미마찌라고 부르며, 료마의 옛집은 보존돼 있지 않다. 료마의 탄생지임을 알리는 이정표에 서면 고치성이 손바닥만해 보인다. 성에 가까이 갈 일이 거의 없었던 만큼 아마도 평생 료마의 눈에 비친 성의 모습이었을 그러했을 터이다. 가미마찌에는 시립 료마박물관이 있다. 작은 규모이지만 료마의 일생을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고, 시내 중심에 위치해 방문하기 쉽다. 또 료마 생가 부지에는 료마우체국과 난스이호텔이 있다. 난스이호텔은 1층의 료마 기념숍을 비롯해 료마를 특화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구경삼아 방문할 수 있다. 고치시에서 태평양 바다까지는 차량으로 30여 분 가량 거리다. 해변 가츠라하마는 현립 사카모토료마기념관과 가츠라하마 수족관 등이 있는 관광 포인트다. 고치의 바다는 태평양이다. 고치시내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일본내해와 다른 망망대해의 빛깔과 웅대한 규모가 인상적이다. 가츠라하마에는 지금도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료마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높이가 무려 13.5m다. 매년 료마의 생일인 11월15일을 전후로 약 한 달여간 단을 만들고 료마와 같은 눈높이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갖고 있다. 사카모토 료마 기념관은 시내에 있는 박물관과 달리 배를 형상화한 외관이 태평양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자랑한다. 기념관에는 료마가 암살당했을 당시 피가 튀었던 병풍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품과 료마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태평양을 향한 면은 전면 통유리로 돼 있어, 마치 크루즈 선미에 서서 바다를 조망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NHK대하드라마 <료마전> 지난해 일본 NHK가 연중기획으로 방영했던 대하드라마 <료마전>이 국내 케이블TV 채널J에서 오는 11월 중순까지 방영된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1회분이 방영되며, 토요일에는 5회를 연속 방영한다. 평일의 경우 아침 9시, 오후 5시, 밤 11시에 같은 회차가 여러 차례 방송되며, 토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5회분을 연속 방영한다. 올해 초에도 채널J에서 방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료마전>의 주인공 료마역으로는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등으로도 친숙한 배우이자 가수인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료마가 사랑한 네 여인으로 히로스에 료코, 아오이 유우, 마키 요코, 칸지야 시호리가 출연하고 있다. <료마전>은 사카모토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사극이지만 일본 역사를 잘 모르더라도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다. 일본 및 해외에서 <대장금> 등 국내 드라마가 인기를 끌듯이, 현대적인 해석과 개성 있는 인물 묘사 등을 통해 재미를 더했다. 1 현립 사카모토 료마 기념관. 함선을 형상화 한 외관이 인상적 2 료마 탄생지 유적. 신분에 따라 거주지 가 엄격히 제한되던 시절이기에, 료마가 실제로 봤던 고치성의 크기는 손바닥만 하다 3 오토메와 료마 남매, 여장부 오토메는 <료마전>의 인기 캐릭터로 드라마에 출연한 테라지마 시노부의 모습을 따라 제작했다 4 료마의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들려주는 해설사. 일본어 가이드북에도 출연해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Man of Kochi II 이와사키 료타로 드라마 <료마전>은 미츠비시 창업주인 이와사키 료타로의 내레이션을 통해 료마의 삶과 당시 일본을 조명하고 있다. 이와사키 료타로는 카시보다 더 하위 계급인 낭인 출신으로 집이 무척 가난했다. 의사가문 출신의 어머니가 아들 교육을 꾸준히 뒷바라지 한 덕에 훗날 큰 기업의 창업주가 될 만큼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와사키 료타로의 고향은 고치시 동부에 위치한 아키시다. 고치에서 약 1시간 거리이며, 이와사키 생가는 아키역에서 자전거로 약 10여 분 거리다. 방문객을 위해 자전거와 지도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길이 단순한 편이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시골전원을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이와사키 생가 앞에 카페가 운영되고 있는데 고치의 특산물인 유자차를 꼭 마셔 볼 것을 추천한다.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또 이 가게는 유제품으로 유명한 이와테현의 치즈공방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어 제품을 판매한다. 주인이 직접 엄선한 아이템을 모아 셀렉트숍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사진, 미술, 공예품 등 갤러리에서 취급할 법한 소품이 눈길을 끈다. 이와사키 생가 가까이에는 노라시계탑이 있다. 과거에 논밭에서 일하던 농부들에게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 설치한 것인데, 지금도 집주인 하루코 할머니의 아들이 정기적으로 손을 보고 있다. 아들은 고치시에서 치과의사를 하고 있는데, 전자방식이 아니라 수동 시계라 사람이 직접 만져줘야 작동한다. 노라시계탑 옆에는 치리멘동 전문점이 있는데, 고치 내에서도 유명한 맛집이다. 치리멘은 작은 바늘 크기의 잔멸치로, 인근 바다에서 잔뜩 잡힌다. 솥에 쪄낸 것을 유즈폰즈 등을 섞어 간이 밴 밥에 얹어 함께 먹는다. T crip. 메이지유신과 사무라이 신분제도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은 1868년부터 1889년까지 진행된 일련의 정치·사회 개혁을 일컫는다. 메이지 일왕은 1867년에 즉위했으며, 사카모토 료마는 이 해 11월15일에 암살당한다. 이전까지의 일본은 도쿠가와 가문을 중심으로 한 에도 막부 체제를 유지해 왔다. 메이지유신 기간 동안 서양의 입헌군주제를 채택해 도쿠가와 쇼군에게서 권력을 박탈하는 한편 번 제도를 폐지하고 지금의 현 제도로 개편한다. 또 사농공상 등의 기존 신분제도도 이때 폐지됐다. 메이지 유신이 가능했던 것은 사카모토 료마가 사츠마번(가고시마)의 사이고 다카모리와 쵸슈번(야마구치현)의 기도 다카요시의 삿초동맹을 성사시키고, 고메이 일왕을 지지토록 만들어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무라이는 쇼군에게 충성하는 무사 계급이다. 이 사무라이 내에도 계급이 3가지가 있다. 죠시上士는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 번주를 보필하는 주요 직책을 맡는 최상위다. 카시下士는 평소에는 실무를 담당하는 하위 계층이고, 낭인은 가난하거나 직책이 없이 사무라이 신분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도사번의 경우, 본래 시즈오카현 출신이었던 야마우치 번주가 데려온 사무라이들이 죠시를 대대로 세습했고, 도사 토착민 가운데 부와 능력이 있던 소수에게 카시의 신분이 주어졌다. <료마전>에 보면 죠시가 카시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죽여도 처벌을 받지 않는 등 지나친 차별의 모습이 보여진다. 유럽의 근대화에 있어 시민계급이 활약했다면, 일본의 근대화에는 카시의 활동이 눈부시다. 카시였던 료마는 메이지유신을 가능케 해 스스로 신분제 폐지를 이뤄냈다. 1 새로 지어진 마키노식물원의 온실 2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야광식물 3, 4 마키노 토미타로우 박사의 평생의 연구와 업적을 전시해 놓은 상설 전시관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Man of Kochi III 마키노 토미타로우 ‘와사비아 와사비 (시에브) 마키노Wasabia Wasabi (Sieb) MAKINO’. 우리가 흔히 아는 바로 그 와사비의 정식 이름이다. 앞에 있는 와사비아가 학명이고, 그 다음 와사비가 통칭이며, 괄호 안에 있는 것은 유사종이 등록돼 있는 경우에 표시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있는 것이 발견 및 연구하고 등록한 사람의 이름이다. 와사비를 비롯해 많은 일본의 식물에는 마키노라는 이름이 끝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마키노 토미타로우 박사는 일본을 대표하는 식물학자다. 현재까지 보고된 약 6,000여 종의 식물 가운데 절반 가량이 마키노 토미타로우 박사에 의해 등록됐다. 고치시 고다이산에는 마키노 식물원이 있다. 마키노 토미타로우 박사는 고치현 출신으로 많은 연구를 고치에서 진행했다. 또 이와 같이 자신의 연구에 근간이 된 고치에 식물원이 설립되길 바랬다. 식물을 연구하는 곳은 여럿 있지만, 마키노 식물원은 일반인들도 관람하고 접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식물원은 본관, 전시관, 정원, 온실 등 4개의 영역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관에는 상설·기획전시 외에 마키노 박사의 일생과 업적이 전시돼 있는데, 특히 인상적인 것은 그가 남긴 식물 화보다. 요즘처럼 놀라운 접사 기능의 카메라가 없던 시절, 식물을 연구·보고하기 위해서는 4계절의 표본과 그에 대한 그림을 자료로 제출해야 했다. 바로크 시대 곤충화가 메리안의 일생을 그린 <나는 꽃과 나비를 그린다>에서처럼 화가가 그리는 아름다운 꽃그림도 많지만 마키노의 식물 그림은 이에 못지않게 아름답고 세밀하다. 목조 건축물의 특성을 잘 살린 설계와 디자인은 식물원의 성격과도 맞는데다 미술작품과 같은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온실은 새로 건립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각 식물을 위, 아래, 또 옆 등 다양한 위치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온실에 들어서는 순간 입구에 가득 심어져 있는 바닐라가 행복한 기운을 선사한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길가에 위치한 작은 비석이다. 마키노 박사의 필체로 “나를 지탱해 주고 가정을 잘 지켜 줘서 고마워요”라고 쓰여져 있고, 그 앞에는 작고 소박한 난초들이 심어져 있다. 이 난초의 이름은 ‘사사엘라 스에코아나 마키노Sasaella Suekoana MAKINO’다. 부인인 스에코 여사가 죽을 무렵에 발견한 난초에 부인의 이름을 붙였다. 마키노 토미타로우 박사는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이지만 그의 업적은 사실 국가나 연구소 등의 지원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는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빚까지 져가며 몇 번이고 도망을 다니면서 힘들게 살았다고 한다. 유명한 일화로 스에코 부인은 집에 빚쟁이가 찾아온 날은 밖에 빨간 이불을 내걸어 들어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을 정도였다고. 감동적이라고만 하기에는 뭔가 서글픈 이야기다. 마키노 식물원은 시내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의 고다이산 기슭에 위치한다. 사람에 따라 식물원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시큰둥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물원과 다른 이색적인 매력이 있는 곳으로 다른 관광지에 비해 다소 접근성이 떨어져도 꼭 강추하고 싶다. 고다이산은 또한 전망대가 있어 고치시의 모습을 조망하기에 좋다. 연인들이 많이 찾는 인기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Travel to Kochi ▶고치현은 사카모토 료마의 고향이기도 한 고치현은 메이지유신 전까지 도사국土佐國으로 불렸다. 시코쿠四國라는 지명은 섬 내에 도사국, 사누키국, 아와국, 이요국 4개의 국이 존재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도사국과 관련해 친숙한 대명사로 도사견이 있다. 투견과 경호견으로 유명한 바로 그 품종으로 투견 경기는 고치현의 이색적인 볼거리 가운데 하나다. 남쪽으로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으며 난류가 흘러서 같은 위도의 지역보다 따뜻한 편이다. 한신타이거스의 2군 경기장 및 스프링캠프가 이곳에 있으며, SK와이번스 역시 지난 4년여간 이곳을 다녀갔다. ▶가는 방법 고치는 일본 시코쿠섬 남부에 위치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츠(화·목·일요일)와 마츠야마(화·금·일요일)를 각각 주 3회씩 운항한다. 고치시까지는 차량으로 약 2시간 가량 소요된다. 시코쿠는 아니지만 인천에서 세토나이 대교가 연결돼 있는 혼슈의 오카야마를 대한항공이 매일 연결한다. 차량으로 약 2시간30여 분이 걸린다. 고치의 료마공항으로 ANA의 에코패스와 일본항공의 재팬세이버 등의 국내선 연계 요금도 이용할 수 있다. ▶Must Have @고치현 자유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좋아하는 곳을 꼽자면 시장이다. 여기에 부담없이 이것저것 사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과 선술집이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고치시에는 히로메시장과 일요시장이라는 두 개의 상설시장이 있는데, 고치시민들에게도 인기 있는 곳이어서 그 흥과 왁자지껄함에 이방인도 동참할 수 있어 좋다. 히로메시장은 다양한 종류의 먹을거리를 파는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푸드코트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백화점이나 마트에 있는 푸드코트와는 좀 다르다. 식사를 해도 좋고, 가볍게 술을 즐기기에도 좋다. 고치현의 대표적인 별미인 가츠오타타키는 물론이고, 야스베 교자 체인점, 소금이나 유자폰즈 등을 뿌려먹는 게 더 잘 어울리는 타코야키, 쇠고기초밥, 고등어초밥, 어묵, 라멘 등을 즐길 수 있다. 실내이고, 두 개의 큰 공간 한가운데 등받이 없는 통나무식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자리를 잡고 마음에 드는 음식을 사와서 같이 놓고 먹으면 된다. 그야말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이밍을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한 테이블에 둘셋이 앉아 있는 곳을 공략해 보자.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있으면 오히려 옆에 앉아 있던 일본인들이 먼저 말을 걸어 온다. 고치시 사람들은 대체로 정이 많아 금세 어울릴 수 있다. 일요일에는 고치성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차도에 자판과 노점상 행렬이 이어진다. 일요일에 열리기에 일요시장이라고 불리우며 수백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술을 받으면 다 마시기 전엔 내려놓을 수 없는 일본 스타일의 술잔, 또 갖가지 아기자기한 공예품, 옛 물건 등 다양한 시장 풍물을 만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일요일 아침에 산책하며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금세 시간이 지나간다. 시장 음식을 먹는 재미도 있다. 꼬치구이, 튀김, 과자, 오코노미야키 등 여러 가지를 먹다 보면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 고치는 유자, 고구마, 가지 등이 유명한데, 특히 고구마 튀김이 독특하면서도 맛이 있다. 1 고다이산에서 바라본 고치시 전경 2 시코쿠의 별미 ‘가츠오타타키’. 가츠오를 짚불에 그을려 특유의 풍미를 더했다. 문득문득 먹고 싶어지는 인상적인 맛을 가졌다 3, 4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히로메시장 음식들 5 잔멸치 치리멘과 유즈폰즈를 버무려 먹는 치리멘동. 아키의 별미 6 가츠라하마 해변에서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사카모토 료마 동상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12일 TV 하이라이트]

    ●세상은 넓다(KBS1 오후 5시 40분) 시청자가 출연해 자신이 찍어 온 지역을 화면과 함께 자신의 시각으로 설명하는 ‘세상은 넓다’. 이번엔 인도 북부로 떠난다. 다양한 매력에 이끌려 무작정 배낭을 메고 떠나 보고 싶은 나라 인도. 물감을 던지며 신분의 벽을 허문다는 홀리페스티벌부터 인도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갠지스 강변 등을 소개한다. ●영광의 재인(KBS2 밤 9시 55분) 어린 재인(박민영)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영광은 그곳에서 재인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에게 잘보이기 위해 인우 일행과 난생 처음 야구라는 걸 접하게 된 영광은 생애 첫 홈런을 날리게 된다. 한편 재인의 아버지 윤일구는 친구이자 동업자인 서재명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고 검찰에 자진 출두할 것을 요구한다. ●뽀뽀뽀 아이조아(MBC 오후 4시) 오늘 뽀뽀뽀 동산에서는 어떤 신나는 일이 벌어지게 될까. 알롱달록 상상여행 쭉쭉 로봇과 뒤뚱 로봇의 이야기 속으로 출발한다. 운동장 색깔놀이에서는 알록달록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 한가득 예쁜 색깔을 칠해 본다. 매직세븐 뮤직 송에서는 신나는 동작과 함께 오늘의 노래 ‘아이엠 어 리틀 티폿’(I’m a little teapot)을 함께 따라 부른다. ●SBS 대기획 뿌리깊은 나무(SBS 밤 9시 55분) 자신을 겨눈 화살들을 향해 걷기 시작한 이도(송중기). 화살은 다행히 그를 피해 과녁을 맞힌다. 가까스로 태종 앞 계단에 이른 이도는 갑자기 태종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만 달라며 목숨을 구걸한다. 이도는 자신의 무례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오직 태종의 뜻대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한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가을이 되면 전국의 명산은 등산객으로 북적인다. 그 수는 무려 다른 계절의 두 배. 하지만 그 증가세에 따라 각종 산악 사고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산악 정비사업’이다. 사람이 오르기 어려운 절벽에 설치하는 계단과 산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표지석 설치 등 작업 종류도 다양한데….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10분) 386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가수, 그리고 다시 무대에서 활약했으면 하는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팝 발라드계의 1인자 원미연, 한국 가요계 댄스음악의 신호탄을 올린 댄싱킹 박남정, 청순가련의 대명사 강수지. 세 명의 전설이 한자리에 모여 ‘칠판토크’ 코너에서 서로에 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도 있었나 싶었습니다. 바다를 등에 지고 입에서 단내 나도록 발품을 팔아야 오를 수 있었던 그 산은 참 빼어난 풍경으로 그간의 노고에 대해 듬뿍 보상을 해줬습니다. 산정에 서서 이제야 이 같은 풍경을 찾은 과문함을 자책했던 것 또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는 최고의 남해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빛깔 고운 북천역 코스모스까지 만나고 오신다면 단언컨대, 모자람 없는 초가을 여행이 되실 겁니다. ●쪽빛 바다 등지고 오르는 길 금오산은 ‘쇠 금’()에 ‘자라 오’(鰲) 자를 쓴다. 경북 구미, 전남 여수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다. 산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명성 등에서는 구미, 여수의 금오산이 한참 앞서지만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깊이를 견주자면 하동의 금오산을 앞줄에 세워야 한다. 금오산 전망의 백미는 바다 쪽이다. 지리산의 연봉들이 물결치는 북쪽 사면도 좋지만 남해 쪽빛 바다를 죄다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남 사면이 훨씬 매혹적이다. 하동 옥산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섬진강 만덕포구로 빠져 들기 직전 한 차례 솟구친 산이 금오산이다. 고도는 해발 849m. 북쪽으로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고봉들이 즐비한 하동 땅에서 금오산의 높이야 그리 대단할 게 못 된다. 하지만 등산을 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발고도 0m부터 올라야 한다. 여느 1000m급 고봉에 견줄 만큼 힘든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산행 들머리는 진남면 중평리의 청소년수련원 주차장이다. 수련원 오른쪽의 계곡길을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약사암 갈림길이다. 길 왼쪽으로 약 25분가량 올라가면 다시 석굴암 갈림길과 만난다. 어느 쪽으로 가도 정상에 오를 수 있으나 대부분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른 뒤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왼쪽 길을 따르면 곧 된비알이다. 경사면에 나무 계단을 깔아 뒀다. 오르기는 쉬우나 단조롭고 지루한 게 흠. 입에서 단내가 폴폴 날 때쯤이면 달바위에 닿는다. 예까지는 채 한 시간이 안 걸린다. 달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도 예사롭지는 않다. ●걸개그림 같은 남해 풍경 달바위 조금 위쪽은 임도다. 아랫마을 고룡리와 연결된 포장도로다.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금오산’(鰲山)이 음각된 정상석이 나온다. 옛 이름인 ‘소오산’도 함께 새겨져 있다. 정상석 맞은편 나무 덱이 있는 곳은 해맞이 공원. 그 아래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경이 일망무제로 줄달음친다. 왼쪽으로 고전 ‘토생전’의 배경이 된 비토섬 등 사천의 섬들이 바둑알처럼 물 위에 떠 있고, 오른쪽으로는 하동 너머 광양 등 남도의 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빛은 어찌나 고운지 더도 덜도 아닌 딱 옥빛이다. 눈앞에 거대한 걸개그림 하나가 떡하니 버티고 선 형국이다. 금오산 정상은 한국통신 중계탑이어서 오를 수 없다. 그 바로 아래 헬기장이 발로 오를 수 있는 사실상의 정상이다. 해맞이 공원을 돌아본 뒤 고룡리 방향 임도를 따라 KT기지국까지 내려가 보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등 내륙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힌 채 내달리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나무 덱에서 하산길로 접어들면 왼쪽으로 너덜지대가 장관을 이룬다. 예서 15분쯤 내려가면 봉수대다. 고려 헌종(1149) 때 설치됐다고 전해진다. 과거 봉수대 파수꾼들이 사용하던 거처인 석굴암은 지금은 불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볼품없는 집이지만 전망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오른쪽 비탈길을 가는가 싶다가 왼쪽 능선을 따라 곧장 내려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계곡을 따라 왼쪽으로 누운 폭포(와폭)와 소류지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하동청소년수련원(055-880-2771)이다. 일반인도 예약을 하면 숙박할 수 있다. 일출 산행을 목표로 삼았다면 하루를 묶는 것도 좋겠다. 수련원 왼쪽은 경충사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사당이다. 금오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차로도 쉬 오를 수 있다는 것. 고룡에서 포장도로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6.3㎞를 오르면 산정에 가 닿는다. 길은 매끈한 편. 하지만 폭이 좁다. 굽어진 각도 또한 급한 편이어서 늘 마주 오는 차와 비켜 갈 장소를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는 한들한들 코스모스역입니다 이 계절 하동 여행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경전선 북천역이다. 하동과 사천의 어름에 있다.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 송정역 사이 300.6㎞ 구간을 5시간 30분 동안 달리는 ‘느림보 열차’, 경전선의 한 역이다. 하루 이용객이 평균 20명 남짓한 북천역이지만, 가을만 되면 무려 3000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몰리고 주변 도로가 정체를 빚는다. 원인은 딱 하나, 코스모스다. 하동군은 2007년 역사가 있는 직전리 일대 31㏊에 대규모 코스모스·메밀꽃밭을 조성했다. 경관직불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경관직불사업은 논에 벼 대신 경관 화초를 심고, 농민들에게 소득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대박’을 터뜨렸다. 이듬해엔 명성을 타고 역 이름도 ‘북천코스모스역’으로 바꿨다. 올해도 직전리 남바구 들녘 등 약 40㏊에 코스모스와 메밀꽃을 심었다. 하동에서 고개 넘어 사천 가는 코스모스길 너머 북천역이 보인다. 단층 슬래브 지붕을 인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이다. 핑크빛 바탕에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림으로 멋을 냈다. 스피커에서는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온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으로 시작되는, 저 유명한 나훈아의 ‘고향역’이다. 역 구내는 온통 코스모스 일색이다. 역사와 철길 주변, 멀리 남바구 들녘까지 형형색색의 꽃술들이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은 가까이 갈수록 더 명료해진다. 맑고 깨끗한 빛깔과 가녀린 선은 쉬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북천역 관계자는 10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역 인근의 ‘이병주 문학관’과 청학동, 삼성궁 등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금오산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진주 분기점→남해 고속도로→진교 나들목 우회전→2.2㎞→고룡교→금오산 순으로 간다. 북천역은 진교 나들목에서 좌회전해 청학동 이정표를 보고 계속 간다. 북천역 883-7788. ▲맛집 화개면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883-1667)은 사찰국수(7000원, 2인 이상)로 유명한 집.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다. 재첩국은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 부흥재첩식당(884-3903), 하옹촌(883-8261) 등이 알려졌다. ▲잘 곳 화개면 용강리 쉬어가는 누각(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수류화개(882-7706)는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펜션.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 ‘청남대 대통령길’ 방문객에 인기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충북 청원군 문의면)가 걷기 명소로 뜨고 있다.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덤으로 전직 대통령들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는 둘레길이 있어서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초 청남대 주변에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 5명의 이름이 붙여진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전직 대통령들이 청남대에 묵으면서 즐겨 찾던 곳에 의미를 부여해 이정표를 설치하고 꽃을 심는 등 환경을 정비한 것으로 총 길이는 8㎞다. 5개 코스 가운데 가장 긴 2.5㎞의 ‘김대중 대통령길’은 청남대 관리동에서 전망대, 초가정으로 연결된다. 소요시간은 60분 정도. 이 초가정에 앉아 주변에 펼쳐진 대청호를 바라보면 마치 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리가 불편했던 김 전 대통령은 골프카를 타고 초가정에 와서 독서와 사색을 즐겼다. ‘전두환 대통령길’은 청남대 본관에서 오각정, 양어장으로 이어지는 2㎞ 구간으로 30분 정도 걸린다. 양어장은 청남대 설립 초기 겨울철에 스케이트장으로 활용됐던 곳으로 전 전 대통령이 스케이트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대통령길’은 조깅 팬이였던 그가 수행원들과 달렸던 1㎞ 구간이다. 방문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청남대관리사업소 정진원 운영과장은 “현재 추세라면 올해 방문객이 지난해의 62만명보다 10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길이 관광객 유치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말 하루 방문객 50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산책로를 걷고 싶어 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둘레길 걷기행사 장소 선정을 위해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이 길이 1위로 선정돼 지난달 24일 공무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걷기행사를 갖기도 했다. 도는 청남대가 걷기 명소로 인기를 얻자 내년에 ‘이명박 대통령길’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전직 대통령들의 가족과 당시 정권 실세들을 초청해 청남대에서 걷기 행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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