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전 반대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해로운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행동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시범단지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대만독립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218
  • “요격할 테면 해봐”…이란 미사일 한 발서 자탄 수십 개, 이스라엘 비상 [밀리터리+]

    “요격할 테면 해봐”…이란 미사일 한 발서 자탄 수십 개, 이스라엘 비상 [밀리터리+]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을 겨냥해 쏜 일부 탄도미사일에 고고도 자탄 분리 전술을 적용하면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새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발로 날아온 미사일이 상공에서 여러 개 자탄으로 갈라지면 종말 단계에서 상대해야 할 표적 수가 갑자기 늘어난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낮은 고도 방어망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자탄이 풀리기 전 더 높은 고도에서 먼저 요격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4일(현지시간) 이번 전술의 핵심이 단순히 타격 범위를 넓히는 데 있지 않다고 짚었다. 매체는 미사일이 하강하기 전에 탄두를 쪼개 이스라엘의 종말 단계 요격창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몇 발을 쐈느냐”보다 “어떻게 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 공중서 갈라진 한 발…종말 단계 방어망 흔든다 이 전술이 위협적인 이유는 방어 측 계산을 한순간에 바꿔놓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 1발이 하나의 큰 탄두를 유지한 채 내려오면 방어체계는 그 표적을 추적해 요격하면 된다. 하지만 상공에서 자탄이 분리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한 발로 접근하던 위협이 여러 개 소형 표적으로 쪼개지면서 추적과 요격은 훨씬 복잡해진다. 특히 종말 단계 요격망에는 더 까다롭다. 이스라엘 방어체계는 층별로 역할이 나뉘어 있지만 자탄이 높은 고도에서 풀리면 하층이나 중간층에서 대응할 시간은 짧아진다. 결국 더 위에서 먼저 잡지 못하면 아래에서는 흩어진 위협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한다. TWZ는 이를 두고 “방어체계가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최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일부는 확산탄 탄두를 장착한 형태로 분석되며 이런 무기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보도에서는 한 탄두 안에 약 24개 자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숫자 하나가 곧바로 파괴력 전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어 측 입장에서는 한 번에 처리해야 할 표적 수가 늘어난다는 점만으로도 부담이 커진다. ◆ 더 높은 곳서 먼저 끊어야…애로-3 끌어내는 소모전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미사일이 더 낮게 내려오기 전에 상층에서 먼저 끊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여기서 거론되는 것이 애로-3 같은 상층 요격체계다. 자탄이 풀리기 전 단계에서 미사일을 잡아야 이후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이란이 이런 방식으로 미사일을 운용할수록 이스라엘은 더 비싼 상층 요격미사일을 더 자주 써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이번 전술은 단순 타격을 넘어 소모전 성격까지 띤다. 방어망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보다 방어 측이 더 비싼 자산을 더 빨리 소모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이 자탄 분리 이전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할수록 애로-3 같은 상층 자산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 시점을 놓치면 종말 단계에서 복수 표적을 감당해야 하는 더 어려운 싸움이 된다. 최근 전황에서도 이런 위협은 반복적으로 거론된다. 텔아비브 일대에서 확산탄 탄두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미사일 숫자보다 탄두 운용 방식의 변화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예전처럼 “막았느냐, 못 막았느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다만 이를 곧바로 “이스라엘 방공망이 뚫렸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하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더 정확한 표현은 이란이 고고도 자탄 분리 전술로 이스라엘의 종말 단계 방어망 부담을 키우고 상층 요격체계 사용을 압박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방어망이 무너졌다기보다 방어 측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방식으로 전장을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전술의 핵심은 화려한 신무기 과시가 아니다. 하늘에서 갈라지는 순간 방어 측의 시간과 계산을 동시에 빼앗는 데 있다. 한 발이 여러 개로 쪼개지는 그 짧은 순간이 지금 이스라엘 하늘에서 벌어지는 미사일 방어전의 가장 불안한 지점이 되고 있다.
  • 호르무즈, 무력으로 열릴까…이란은 통행감시 프로토콜 추진

    호르무즈, 무력으로 열릴까…이란은 통행감시 프로토콜 추진

    중동국들 호르무즈 무력개방 안보리 결의 추진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반대로 채택 불투명이란 “침략국은 항행 금지 불가피”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안보리가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를 위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결의안은 걸프 아랍국들의 지지를 받아 바레인이 작성했다.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자발적인 다국적 해군 협력 체제로 해협 통행을 확보하고, 통행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대응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의 반대 입장으로 채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무력 사용을 승인할 수 없다는 것으로, 비상임이사국들도 찬반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한국 국빈 방문 중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개방은 “비현실적”이라며 “막대한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해안 위협과 탄도미사일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를 추진 중인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감시하기 위한 규칙을 오만과 함께 만들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감시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오만과 함께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전쟁 상태다. (앞으로도) 전쟁 이전의 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침략국과 그들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항행의 제한과 금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 李대통령 “지금 위기는 소나기 아닌 폭풍우”

    李대통령 “지금 위기는 소나기 아닌 폭풍우”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중동 정세로 인한 경제 위기 우려와 관련해 “현재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라며 “긴 안목과 호흡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고,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에너지 절약 실천 등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협조를 위한 시정연설에서 “당장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파괴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복구되고 이전과 같은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28회나 쓸 정도로 중동 상황 여파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엄벌 대응 방침을 강조했다.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해선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야당의 ‘빚 폭탄’이라는 지적에 적극 반박했다. 이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새로 마련해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기본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지역화폐로 차등 지원하겠다며 추경안 세부 내용을 설명했다. 에너지 수급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석유와 핵심 전략 자원의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7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석유 화학 산업의 ‘쌀’인 나프타 수급과 석유 비축 지원 확대로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유가 정보 공개와 철저한 불법행위 감시를 통해 공정한 석유 유통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 앞에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가자”고 야당의 협조를 구하며 시정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예산과 관련된 세 번째 시정연설을 위해 149일 만에 국회를 찾은 가운데 이날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보이콧이나 규탄 대회 없이 본회의에 참석했다. 16분간 이어진 연설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9번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의원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경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된 덕분”이라며 연설문에 없는 즉흥 발언으로 화답했다. 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은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석을 먼저 찾아 협조 요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포함해 야당 의원 20명 이상과 악수했다. 연설 직전 사전환담 자리에서는 장동혁 대표와도 악수하며 “우리 대표님은 왜 (넥타이) 빨간 것 안 매셨나. 색이 살짝 바뀌었는데”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다만 장 대표는 시정연설 후 “선거 후 세금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한 달콤한 마취제”라고 평가 절하했다. 전임 대통령들은 연설 후 곧바로 국회를 떠난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은 이날도 민주당 의원들과 잠시 시간을 보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오늘은 본회의장 밖 휴게실에서 국회의원들과 일일이 사진을 다 찍어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사전 환담 자리에서 개헌에 대해 “국가 질서의 근간이 되는 헌법은 시대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는데, 우리 헌법이 너무 오래됐다”며 권력 구조 개편 등 전면 개정보다 부분적·순차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을 뺀 여야 6당과 3일 개헌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선거용 개헌 정치”라며 “여야 합의 없는 개헌은 독재”라고 반대하고 있다.
  • “트럼프, 예수와 같은 고난”…백악관 부활절 행사서 낯뜨거운 ‘트비어천가’

    “트럼프, 예수와 같은 고난”…백악관 부활절 행사서 낯뜨거운 ‘트비어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과 관련해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기 전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낯뜨거운 ‘찬양’이 쏟아졌다. 같은 날 부활절 오찬 행사에서 폴라 화이트-케인 백악관 종교특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을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했다. 화이트 고문은 예수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배신당하고, 체포되고, 거짓으로 고발당했다”면서 “이는 우리 주님이자 구세주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익숙한 패턴”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죽음과 매장, 그리고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셨다. 희생을 통해 위대한 지도력을 보여주셨다”면서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 누구도 치르지 않은 대가를 치렀고,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님, 그분의 부활 덕분에 대통령님도 부활하셨다. 그분이 승리하셨기에 대통령님도 승리하신 것”이라며 “대통령님, 저는 주님께서 이렇게 전하라고 하셨으리라 믿는다. 그분의 승리 덕분에 대통령님이 손대는 모든 일에서 승리하리라고”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화이트 고문의 해당 발언 영상에는 1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논쟁이 오갔다. 한 누리꾼은 “화이트 고문의 발언은 신학이 아니라 과장된 아부에 불과하다. 부활절은 영적 구원에 관한 것이지 정치적 홍보 수단이 아니다.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모든 정치인이 자신을 메시아라고 주장하기 시작한다면 역사는 주일학교 풍자극처럼 보일 것이다. 백악관 오찬에서 신앙을 선거운동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신성한 행위가 아니라 연극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영적 멘토를 찾기를 기도한다”고 꼬집었고, 심지어 “그렇다면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십자가에 매달자”는 댓글도 있었다. 반면 트럼프 지지 계정인 ‘마가 트루스’는 “화이트 고문은 잘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끊임없는 공격과 가짜뉴스, 정치적 배신을 겪어 왔지만 여전히 다시 일어서서 미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 바로 우리 신앙이 가르쳐 주는 진정한 회복력과 강인함이다”라고 옹호했다. 화이트 고문은 번영신학(물질적 부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믿는 종파)을 주창하며 TV에서 활동하는 유명 전도사로, 2019년 백악관 대외연락실에 신설된 ‘신앙과 기회 이니셔티브’의 특별 고문으로 임명됐다. 2002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조언자로 활동했으며, 2017년 트럼프 대통령 1기 취임식 때 여성 성직자로서 최초로 대통령 취임식에서 기도문을 낭독했다. 화이트 고문은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께 반대하는 것과 같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 이스라엘 한방 먹었나…헤즈볼라, ‘북한계 스커드’ 추정 미사일로 심장부 타격 [밀리터리+]

    이스라엘 한방 먹었나…헤즈볼라, ‘북한계 스커드’ 추정 미사일로 심장부 타격 [밀리터리+]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지상작전이 확대되는 가운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핵심 전략시설을 겨냥해 ‘북한계 스커드’ 추정 미사일을 쐈다는 관측이 나왔다. 표적은 텔아비브 남쪽 지중해 연안의 팔마힘 공군기지로 지목됐다. 이 관측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탄도미사일급 공격을 실전에 꺼내든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군사전문지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측 소식통들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팔마힘 공군기지를 노린 이번 공격에 스커드-D 또는 이에 준하는 개량형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특히 헤즈볼라가 운용했을 수 있는 미사일이 단순한 옛 소련제 스커드가 아니라 북한의 기술 지원 아래 시리아에서 생산·개량된 파생형 계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팔마힘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이 단순한 공군기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팔마힘은 이스라엘의 예리코 계열 탄도미사일과 애로우 미사일방어체계 시험 기능이 집약된 전략 거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군 정찰위성 발사 기능까지 연결돼 있어 실제로 이 기지가 공격 표적이 됐다면 상징적 도발을 넘어 이스라엘의 전략 억지력과 방공망, 정찰·우주 자산을 함께 겨냥한 셈이 된다. ◆ 왜 팔마힘이었나…미사일 시험·위성 발사 몰린 전략거점 헤즈볼라가 팔마힘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싱크탱크 크리티컬 스렛츠 프로젝트는 지난 3월 전황 보고에서 헤즈볼라가 팔마힘 공군기지를 겨냥한 정밀 미사일 공격을 주장했다고 적시했다. 이번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 보도는 그 연장선에서 당시 사용된 무기가 장거리 로켓이 아니라 스커드급 탄도미사일이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덧붙인 셈이다. 매체는 헤즈볼라가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무기가 시리아를 거쳐 유입된 스커드 계열이거나 북한 기술 지원 아래 개량된 파생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리아는 1990년대 이후 북한의 지원을 받아 스커드 계열 미사일 전력을 생산·개량해왔고 이 가운데 일부 개량형 전력이 헤즈볼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화성-9 계열처럼 정밀도를 높인 북한계 파생형이 이전됐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했다. 매체가 주목한 또 다른 대목은 정확도다. 스커드-D와 북한 개량형 파생 모델들은 초기형 스커드보다 정밀도가 높고 종말 단계 유도 기능을 통해 특정 시설을 노리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즉 이번 공격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위협성 포격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핵심 전략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 시도일 수 있다는 뜻이다. ◆ 북부 국경 넘은 압박…이스라엘 ‘심장부’까지 위협 반경 전황 자체도 이런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계속된 로켓 공격을 이유로 레바논 남부 작전을 더 확대하고 있다. 완충지대를 넓히고 헤즈볼라의 잔존 타격 능력을 더 깊숙이 누르겠다는 계산이지만 반대로 헤즈볼라도 더 멀고 더 민감한 표적을 향해 공격 범위를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보도의 핵심은 단순히 “정말 스커드였느냐”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건 헤즈볼라가 북부 접경을 넘어 이스라엘 중부의 전략시설까지 위협 반경에 넣으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팔마힘이 실제로 ‘북한계 스커드’ 추정 미사일의 표적이 됐다면 이는 헤즈볼라가 더는 국경지대 로켓 포격에 머물지 않고 이스라엘의 심장부 군사 인프라를 압박하는 단계로 전술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수 있다.
  • 트럼프 “호르무즈는 남 일?”…종전 장담 뒤 동맹에 청구서 돌렸다 [핫이슈]

    트럼프 “호르무즈는 남 일?”…종전 장담 뒤 동맹에 청구서 돌렸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전이 2~3주 안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다시 장담했다. 하지만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원유를 실어 가는 나라들이 더 나서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은 전쟁을 밀어붙이고 뒤처리는 동맹과 수입국들에 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장 능력을 꺾고 해군과 공군, 미사일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전략적 목표 달성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그 항로를 쓰는 나라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해협 문제 해결에 더 나서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전쟁 여파가 커지면서 중동 공급 차질은 이미 세계 시장으로 번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월 미국 정제연료 수출은 하루 311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향 수출은 27% 늘었고 아시아향 수출은 두 배 이상 뛰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 수출도 같은 달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은 반사이익을 얻지만 유럽과 아시아는 더 비싼 연료를 사서 충격을 버티는 구조가 선명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곧 끝난다”는 낙관론을 폈지만 출구전략은 더 또렷해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미국 내 전쟁 피로감과 휘발유 가격 상승을 의식해 조기 종결론을 부각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 우려를 누그러뜨리려 했다고 짚었다. 하지만 그는 추가 타격 가능성은 열어뒀고 해협이 열릴 때까지 압박을 이어갈 뜻도 숨기지 않았다. ◆ “곧 끝난다” 했지만 더 선명해진 전후 청구서 동맹들은 이미 다른 계산에 들어가 있었다.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호르무즈에서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라며 미국 구상에 선을 그어 왔다. 영국도 미국을 제외한 35개국과 호르무즈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추진해 왔다. 미국식 군사 압박보다 외교와 제한적 국제 공조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흐름이다. 일본도 서둘러 움직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재개방과 이란전 종식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해 이미 비축유 활용에 들어갔다. AP통신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일본 정상 간 회동에서 항행 자유 회복과 긴장 완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필요한 나라가 직접 나서라”는 메시지가 가장 먼저 압박하는 대상이 이런 아시아 수입국들이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다시 열 것인지, 막힌 물동량은 누가 풀 것인지, 오른 유가와 연료비는 누가 감당할 것인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결국 “미국이 다 떠안을 일은 아니다”에 가까웠다. 종전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전후 부담은 미국 바깥으로 밀어낸 셈이다. 에너지 시장 불안도 더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장은 중동발 공급 차질이 4월 유럽 경제에도 본격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하루 12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손실이 발생했고 4월 손실은 3월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호르무즈는 미국 일이 아니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동맹국들에 더 차갑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유럽은 이미 군사 압박보다 외교 해법으로 기울었다 유럽의 대응은 이번 연설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구상과 결이 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나토는 유로·대서양 안보를 위한 동맹이지 호르무즈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 정부는 미국이 나토를 중동 작전에 더 깊이 끌어들이려는 구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국도 미국과 다른 해법을 찾아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을 제외한 다자 협의 틀을 통해 호르무즈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바레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상선 보호 결의안을 밀어붙였지만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강경한 집행 문구는 빠졌다. 미국식 군사 압박보다 외교와 제한적 국제 공조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결국 이번 연설의 핵심은 “2~3주면 끝난다”는 약속보다 “그다음 부담은 미국이 다 지지 않겠다”는 신호에 더 가까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막고 군사력을 꺾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해협 정상화와 물동량 복구, 유가 충격 완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이 만든 전쟁의 청구서를 결국 동맹과 수입국들이 먼저 받아들게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국방부, 무안서 ‘광주 군공항 이전’ 첫 공식 주민설명회

    국방부, 무안서 ‘광주 군공항 이전’ 첫 공식 주민설명회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이 1일 무안군민과의 첫 공식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통 궤도에 올랐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전남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국방부 주관으로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무안군민을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마련된 첫 번째 자리다. 현장에는 5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해 사업 추진 계획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설명회는 국방부가 주관하고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설명회에서 국방부는 ▲이전사업의 세부 절차 ▲이전 주변지역 지원사업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 등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의 전반적인 추진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는 국방부와 광주시, 전남도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인 소음 피해 방지 대책, 지역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직접 답변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군공항 이전사업 실행력 담보를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추진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 마련 필요 ▲지역 발전을 위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회 개최 ▲사업추진과정에서 주민 참여와 정보 공개를 통한 투명한 의사결정 필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경수 군공항건설단장은 “이번 설명회는 지역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됐다”며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이전사업을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군공항이전특별법의 절차에 따라 예비 이전후보지 선정을 시작으로 이전후보지 및 이전부지 선정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 자전 방향 뒤집혔다…허블이 포착한 ‘이상한 혜성’의 비밀 [우주를 보다]

    자전 방향 뒤집혔다…허블이 포착한 ‘이상한 혜성’의 비밀 [우주를 보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자전 방향이 뒤바뀐 혜성을 포착했다. 주인공은 ‘41P/터틀-지아코비니-크레자크 혜성’(41P 혜성)으로, 태양을 약 5.4년 주기로 도는 전형적인 단주기 혜성이다. 이 혜성은 본래 태양계 외곽의 카이퍼 벨트에서 기원한 천체로, 이후 목성의 중력 섭동에 의해 현재의 궤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기원과 궤도 자체는 비교적 흔하지만, 41P 혜성은 자전 특성에서 매우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제의 변화는 2017년 5월 태양 근접 통과 이후 관측됐다. 당시 닐 게렐스 스위프트 천문대 자료에 따르면 41P 혜성의 자전 주기는 불과 몇 주 사이에 약 3배 가까이 길어지며 급격히 느려졌다. 이는 일반적인 혜성에서 드물게 보고되는 수준의 변화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 허블 관측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자전 주기가 약 14시간 수준으로 다시 짧아지며, 이전에 측정된 46~60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회전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1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데이비드 주윗과 동료들은 이 극적인 변화의 원인으로 ‘자전 방향의 반전’을 제시했다. 회전이 거의 멈출 정도로 감속된 뒤, 표면에서 분출되는 가스 제트의 토크에 의해 반대 방향으로 다시 가속됐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혜성은 태양에 가까워지면 얼음이 승화하면서 가스와 먼지가 분출되는데, 이때 분출하는 제트는 일종의 엔진 역할을 해서 혜성의 속도와 자전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41P 혜성의 핵 직경은 약 1㎞ 수준으로, 혜성 가운데서도 작은 편에 속한다. 이렇게 작은 혜성에서는 분출하는 제트가 회전 속도뿐 아니라 자전 방향까지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 제트가 한쪽 방향으로 계속 분출했다면 자전 방향이 반대로 바뀌는 일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혜성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41P 혜성은 2001년 근일점 통과 당시 매우 활발한 활동을 보였지만, 2017년에는 가스 방출량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표면의 휘발성 물질이 고갈됐거나, 먼지층이 형성돼 내부 얼음을 덮으면서 활동이 억제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이 측정한 토크와 질량 손실률을 바탕으로 한 모델링 결과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지속적인 회전 변화는 결국 구조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회전 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원심력이 자체 중력과 물질 강도를 극복해 혜성이 파편화되거나 붕괴될 수 있다. 연구팀은 41P 혜성이 과거 약 1500년 동안 현재와 같은 궤도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는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 붕괴 단계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태양계에서는 이처럼 분해되거나 사라지는 혜성이 드물지 않다. 따라서 41P 혜성은 앞으로 흥미로운 관측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41P 혜성의 최후는 혜성의 생애와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李 “미래 에너지 수급 더 불안해… 재생에너지로 신속 전환을”

    李 “미래 에너지 수급 더 불안해… 재생에너지로 신속 전환을”

    “렌터카 100% 전기차 전환 등 속도”육지 연결 해저터널엔 사실상 반대“정치는 현실”… ‘ABC론’ 우회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에너지 수급 문제를 거론하며 국가 전체의 ‘재생에너지로의 신속 전환’을 강조한 것은 중동 정세 악화라는 위기를 국가 시스템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최근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국가들이 공통으로 겪는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향후 국가 역량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취임 300일을 맞은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2번째 타운홀미팅에서 “(에너지 수급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당장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상황이 더 불안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제주도의 전기 렌터카 전환 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렌터카를 100%로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나. 이런 정책도 과감하고 빠르게 이행해야 한다”며 무공해 차량 보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제주도에) 풍력 자원이 엄청나게 많다. 그게(전력) 남는다고 하던데 빨리빨리 전기차 등으로 전환하면 속도를 내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며 “상상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조심스럽지만 섬이라는 정체성이 제주를 제주답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4·3 유가족들을 만나 국가폭력의 형사 공소시효·민사 소멸시효 배제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을 재차 언급하면서 한국 정치문화와 관련해 “국민 삶을 직접 책임져야 할 때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치는 현실이다. 국민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무슨 이념이고, 가치고, 개인적 성향이고 뭐가 중요한가”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ABC론’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유 작가는 여권 지지층을 A(가치 중심), B(이익 중심), C(A와 B의 혼합) 등 세 부류로 나눴는데 이 대통령의 말은 정치인을 판단할 때 이념 등이 아닌 국민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방 이전 회사의 꼼수 혜택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으로 본사를 옮기면 세금 깎아준다는 정책을 했는데 주소 개념으로 하다 보니 주소만 살짝 옮겨놓고 혜택만 받고 그런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겨냥한 기업은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카오와 넥슨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사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면 제가 오늘 결혼기념일입니다”라며 김혜경 여사와 결혼 35주년임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 [세종로의 아침] 이란 전쟁 뜻밖의 승자는 중국

    [세종로의 아침] 이란 전쟁 뜻밖의 승자는 중국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3주 차에 접어들었다. 전쟁 여파로 이달 말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연기되면서 중국 역시 깊숙이 연루되는 양상이다. 이란 전쟁이 처음 발발했을 때부터 중국은 즉각적인 군사 행동의 중단을 촉구하며 전쟁을 반대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이어 이란까지 일련의 공격이 중국의 에너지원을 겨냥하자 미국이 중국 옥죄기를 한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중국이 잇속을 챙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 한국에 배치된 미군 자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이 중동으로 이전하면서 10년이나 묵었던 한중 사이의 가장 큰 갈등이 일단 해소됐다. 중국 관영 언론은 한국이 언젠가는 철수될 수도 있는 방어 시스템에 왜 그토록 많은 정치적 자원을 투자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2016년 사드 배치 당시 안보전문가인 박범진 경희대 교수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고향으로 갔다. 사드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가 고향 인근이어서 지역 어르신과 유지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는 미국이 사드 미사일을 이전했을 때 허탈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미국 자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단지 우려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트리엇 미사일도 중동으로 배치됐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전력이 있는 데다 한국의 무기 체계와 미군 장비가 연계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더피 미국 국방부 차관 역시 사드와 같은 자산 재배치는 “시스템의 강점”이라며 한미동맹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 사드라는 앓던 이를 해결한 중국이 이란 전쟁으로 얻는 가장 큰 수확은 미국의 ‘급소’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이라크 전쟁을 보고 미국의 시스템을 따라 하면서 해군력과 공군력을 키웠다. 이란 전쟁을 통해서는 필요한 무기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미국의 대응과 전술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경제적으로도 별 손해가 없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중국 국적의 유조선은 안전한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91%의 원유를 얻는다며 군함을 보내 호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실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구입하는 원유는 총수입량의 약 33%에 불과하다. 석탄, 태양광, 원자력 등을 모두 합하면 중국의 에너지 자립도는 약 85%에 이르며,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수십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도 공급받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중국이 얻게 된 역설적 이익이다. 무엇보다 큰 이득은 대만 무력 통일에 대한 명분을 얻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의 “임박한 위협”이 없었지만 유엔이나 의회의 승인 없이 공격을 감행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에서 군사적 봉쇄 작전을 벌이더라도 이란 전쟁을 구실로 삼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다 이란 전쟁의 종전 시점 역시 중국이 결정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이란 전쟁 15일 만에 패트리엇 미사일 1년 치를 소진했는데 무기 재생산에는 중국산 희토류가 꼭 필요하다. 미사일, 레이더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국산 희토류의 미국 재고분은 두 달 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원유 대부분을 중국으로만 수출한다는 점도 또 다른 무기다. 만약 중국이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면 이란은 전쟁 자금 고갈로 보복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종전의 열쇠를 쥔 숨은 승자가 됐다. 이란 전쟁은 중국에 위기 속 기회가 되었고, 미국에는 약점을 노출하는 시험장이 된 셈이다. 미국의 소모전이 길어질수록 중국은 대만 문제의 명분까지 확보하며 전략적 우위를 강화할 것이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2차 에코붐 세대’ 결혼도 붐… 연상연하 커플 20% 돌파

    ‘2차 에코붐 세대’ 결혼도 붐… 연상연하 커플 20% 돌파

    혼인 24만 300건… 7년 만에 최대치2차 베이비붐 자녀 결혼 적령 진입신부 연상 초혼도 통계 이후 최고이혼 감소 속 황혼 이혼 쏠림 현상 지난해 결혼 건수가 24만 건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신부가 연상인 초혼 부부 비중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가 19일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 300건으로 2024년보다 1만 8000건(8.1%) 증가했다. 2018년(25만 7600건) 이후 7년 만의 최대치다. 2012년부터 11년 연속 감소하던 혼인 건수는 2023년(1.0%), 2024년(14.8%)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했다. 이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자녀인 ‘2차 에코붐 세대’가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반에 진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1991~1996년생은 매년 70만 명 안팎이 태어나 1986~1990년생(60만 명대)보다 인구 규모가 크다. 30~34세 남성과 여성의 혼인율은 전년 대비 각각 13.5%(1만 2000건), 11.0%(1만 1000건) 증가했다. 나이별 혼인율(해당 나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도 남성 53.6건, 여성 57.6건으로 모두 30대 초반에서 가장 높았다. 박현정 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증가뿐 아니라 결혼 적령기 미혼 남녀 사이에서 결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혼인 건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혼인 신고를 한 초혼 부부 19만 8603쌍 가운데 신부 나이가 더 많은 경우는 20.2%(4만 200건)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8.8%) 이후 최고치다. 동갑내기 부부 비중도 16.7%로 역대 가장 높았다. 반대로 신랑이 연상인 부부 비중은 63%로 낮아졌다. 박 과장은 “남성이 경제적 책임을 주로 지던 과거 가부장적 결혼 패턴이 깨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혼은 2020년 이후 6년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8만 8000건으로 전년보다 3000건(3.3%) 줄었다. 자녀가 다 성장한 후 이혼하는 ‘황혼 이혼’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나이별 이혼 건수는 남성(2만 400건·23.1%)과 여성(1만 4600건·16.6%) 모두 60세 이상에서 가장 많았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7.6년으로 0.3년 늘었다. 3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은 1만 5600건으로 3.3% 증가한 반면, 4년 이하(-5.6%), 5~9년 이하(-7.2%)인 부부의 이혼은 감소했다.
  • [데스크 시각] 보편에서 다양으로

    [데스크 시각] 보편에서 다양으로

    서울 태릉선수촌의 뒤를 이어 2017년 들어선 충북 진천선수촌은 명실상부한 국가대표의 요람이다. 이곳에서 국가대표가 흘린 땀방울이 세계 무대에서 메달을 일궈 낸다. 건립에만 5130억원이 투입됐다. 1년 운영비만 수백억원이 든다. 올해 대한체육회 사업계획서를 보면 국가대표 훈련 지원에 688억 5000만원, 진천선수촌 운영에 263억 5400만원, 태릉선수촌 운영에 109억 3000만원, 평창동계훈련센터 운영에 45억 4100만원이 책정됐다. 여기에 후보 선수·청소년 대표팀·꿈나무 선수 등 미래의 태극전사에 대한 투자까지 합치면 전체 우수(엘리트) 선수 양성 지원 예산은 1481억 1400만원에 달한다. 재원은 대부분 국가보조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나온다. 국민 세금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보면 국민이 국가대표를 키운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때문에 우리 국민에게는 국가대표가 세계 무대에서 펼치는 활약을 지켜볼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올림픽이 특히 그렇다. 환희의 순간은 물론 좌절과 눈물의 순간까지, 메달이 유력한 종목은 물론 출전 자체가 기적인 비인기 종목 경기까지, 현장에 가지 못하더라도 생중계를 통해 국가대표와 함께하려는 마음은 당연한 일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이전과 달랐다. 사상 처음 지상파 3사가 중계에 참여하지 않은 올림픽이었다. 2032년까지 4차례의 동·하계 올림픽, 2030년까지 두 차례의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종합편성 채널 JTBC와 지상파의 재판매 협상이 결실을 맺지 못한 까닭이다. 지상파가 없는 낯선 환경 때문이었을까. 이번 올림픽은 이전과 견줘 화제성이 떨어지고 분위기도 나지 않고 시청률도 낮은 편이었다. 지상파 3사는 JTBC의 단독 중계가 보편적 시청권을 훼손한 탓이라고 입을 모았고, JTBC는 지상파 3사가 국민적 관심 행사에 소극적인 취재·보도로 일관했다고 맞받았다. 사실 지상파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인식은 플랫폼이 다변화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는 맞지 않다고 본다. 케이블·IPTV·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유료 방송망을 타는 JTBC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지상파에 견줘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유료 방송에 가입한 데다 심지어 지상파조차 직접 수신이 아닌 유료 방송망을 통해 시청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다. 동계올림픽을 놓친 반작용이었을까. 지상파 3사는 3월 들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에 ‘올인’했다. WBC 중계권은 CJ ENM이 확보해 지상파에 재판매했다. 평가전을 포함해 대표팀이 치른 7경기의 중계를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쏟아냈다. 대표팀과 같은 조에 속한 다른 나라끼리의 경기까지 포함해 점심·저녁으로 두 차례나 겹치기 편성을 한 날도 있었다. 지상파 3사가 번갈아 중계했더라면 어땠을까.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해 세계 정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뉴스를 보고 싶은, 스포츠 외 다른 콘텐츠를 보고 싶었던 국민까지 만족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우리가 국가대표 경기를 보는 건지 캐스터와 해설자의 경쟁을 보는 건지 헷갈릴 정도의 과도한 겹치기 편성, 전파 낭비 논란은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지상파가 반복해 온 일이기도 하다. 이번 동계올림픽이 촉발한 보편적 시청권 논란과 관련해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고 한다. 대통령이 공언했고 여의도에서도 벌써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중계권 공동구매를 제도화하거나, 독점하더라도 재판매를 강제해 보편적 시청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올림픽이 공공재라면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많은 종목이 고르게 중계돼 우리 국민의 시청권을 다양하게 넓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월드컵이 공공재라면 어느 채널을 틀어도 같은 경기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홍지민 전국부장
  • 고유가에 ‘차량 5부제’ 검토… 李 “전쟁 추경도 속도”

    고유가에 ‘차량 5부제’ 검토… 李 “전쟁 추경도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중동 상황과 관련,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되겠다”며 고유가에 대응해 자동차 5·10부제, 수출 통제 등의 비상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 노력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서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 달라”며 “필요하다면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늘리는 등 비상 대책도 강구해야 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차량 5부제 실행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이르면 이번 주중에 시행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입 여부와 시기 등은 언제 결정될지 미정이다. 부제 적용은 요일·대상·차량별로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예컨대 공공 분야에는 2부제(홀짝제)를, 민간 분야에는 5부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민간 분야 차량 운행을 금지한 건 35년 전인 1991년 걸프전 때가 마지막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2008년, 리비아 사태로 중동 불안이 가중된 2011년 등에는 공공기관을 드나드는 차량에 국한해 홀짝제, 5부제 등을 시행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한 편성 및 집행도 재차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 수출 기업 지원 등을 위해서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께서 ‘예산 심의도 사상 최고의 속도로 심의하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국회도 최대한 빨리 심사해 달라”고 했다. 추경과 관련해 “소득 지원 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소득 지원을)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할 수 있게 획기적으로 해 달라”고 제안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그 방법보다는 걷은 유류세를 추경 편성을 통해 소득을 지원해 주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서 세제 개편은 ‘마지막 수단’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는 부동산 가격을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게 금융 부문이고 공급 정책도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금 문제는 어찌 됐든 마지막 수단이다. 전쟁으로 치면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 부마항쟁 등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의제부터 단계적으로 개헌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준비할 것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건 야당도 맨날 하던 얘기”라며 “야당에서 부마항쟁도 전문에 넣자고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저는 그것도 한꺼번에 같이하면 더 좋을 거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도 국민들도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 외에 다른 부처의 지방 이전은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겨서 예측했던 이상의 효과가 있다”면서도 “제가 해수부 옮길 때도 얘기했는데 유일한 예외”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엑스(X)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등에 쓰는 사례가 급증한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금감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전수조사해서 사기죄로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사설] 국민 편익 최우선 놓고 보완수사권 부여로 매듭지어야

    [사설] 국민 편익 최우선 놓고 보완수사권 부여로 매듭지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와 그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순차적으로 만찬을 하며 검찰개혁 관련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정부안대로라면 검사의 수사권은 박탈된 것”이라며 “지나친 개혁은 과유불급이고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정부안을 놓고 “검사가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는 독소 조항이 남아 있다”며 반발하고 재수정을 요구하는 데 대해 설득에 나선 셈이다. 이에 부응하듯 어제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수청·공소청법 처리를 시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미애 위원장 등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하면 입법은 막힐 수밖에 없다. 여권의 검찰개혁 드라이브는 시작부터 우려를 자아냈다. 그런데 이제는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갈려 혼란을 주고 있다. 여당은 공소청에는 보완수사 요구권만 부여하자는 입장이다. 보완수사를 허용할 경우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이 무너져서 이전의 검찰청과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 강경파의 논리다. 검사의 권한 남용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로 억울한 처지에 몰린 국민이 기댈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검찰권 남용을 막아 얻는 이익보다 일반 국민이 감당할 혼란이 훨씬 커진다. 오죽했으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이 강경파의 주장을 “감정적 접근”이라고 비판하며 사퇴했겠는가. 안 그래도 여당 강경파가 주도한 사법 3법이 시행되기 무섭게 우려했던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마당이다. 재판소원법은 시행 후 나흘간 무려 44건의 심판 사건이 접수됐다. 소원 제기자 중에는 성추행범도 있다. 법왜곡죄를 근거로 판결에 불복해 1심 판사를 고소한 사례도 나왔다.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의 ‘쌍용차 먹튀 의혹’ 재판에서 일부 무죄 판결이 나오자 피해 주주들이 재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한 것이다. 이런 식의 고소가 남발된다면 대한민국이 ‘고소 공화국’으로 전락할 판이다. 법왜곡죄의 수사 권한이 경찰에 있는지, 공수처에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대목만 해도 졸속 입법의 단면이다. 재판소원법과 법왜곡죄는 친여 시민단체들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말렸던 사안이다. 국민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이로울지 따지지 않고 밀어붙인 후과가 지금 어떤가. 국민 권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검찰개혁 입법의 피해도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세계 최대 분화구 ‘할레아칼라산’일출 압권… 한낮에도 色다른 절경분화구 속 크고 작은 분화구 매력마카푸우 일대 혹등고래 관찰 명소탄탈루스 전망대 일몰은 명불허전루비빛 샌디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화산이 만든 원초적 세계, 미국 하와이주의 두 번째 여정이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이 목적지다. 두 섬은 모양새가 퍽 다르다. 화산이 만들었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우이는 빅 아일랜드처럼 극한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활화산은 없어도, 화산이 하와이에 남긴 풍경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경관이 이 섬에 있다. 하와이주의 주도인 오아후섬이야 설명이 필요 없는 하와이의 대표 섬이다. 마우이와 오아후 여정에서 가장 기대한 건 사실 ‘우영우 고래’ 혹등고래와 바다거북 관찰이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실패했다. 그래도 그 파란 바다 아래 전설적인 동물들이 유영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하와이의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우이섬은 색으로 말한다. 우주 어딘가에서나 볼 법한 색과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할레아칼라산이다. 둘레 33.5㎞, 지름 14㎞로 세계 최대 분화구다. 높이 3055m. 백두산과 서울의 남산을 합친 높이쯤 된다. 고도는 높아도 정상까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봉우리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담뱃잎 냄새도 강해진다. 물론 유황 냄새다. 산자락의 집들은 죄다 지붕에 굴뚝을 이고 있다. 아니, 웬 굴뚝? 하와이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연평균 기온은 22도 정도로 온화하다. 한데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산이나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은 다르다. 고지대여서 낮에도 제법 춥다. 특히 절경으로 입소문 난 새벽 일출과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를 이루는 별밤을 보려면 최소 늦가을 옷차림이 필수다. 숙소에서 대형 수건을 챙겨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외계 행성에 온 듯한 휴화산 분화구는 새벽 무렵에 숨 막힐 정도로 다양한 색상의 일출을 선사한다. 하와이 사람들은 새벽에 나타나는 이 붉은 줄무늬를 ‘카헤 라’라고 부른다. 주로 시 같은 문학 작품에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데 ‘새벽의 붉은 빛줄기’ 정도의 의미다. 태양이 중천으로 오르면 분화구 안에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을 빨강, 분홍, 주황 등의 색조가 드러난다.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거칠고 남성적이라면 할레아칼라 화산은 우아하고 현란한 여성미가 압권이다. 분화구 안의 크고 작은 분화구(제주의 ‘오름’과 같다)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봉긋 솟아올랐다. 분화구 내 토양은 형형색색으로 반짝거린다. 표면이 달과 흡사해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슬라이딩 샌즈 트레일’(키오네히에 트레일)을 통해 분화구 안을 둘러볼 수 있다. 할레아칼라 방문자 센터 약간 아래에 있다. 트레일 길이는 16㎞ 정도다. 공원 관계자는 “키오네히에 트레일 전체가 꽤 길어서 하루 만에 완주하기는 어렵다”면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만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건너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문관측소다. 차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굽어보는 마우이섬 전경이 일품이다. 섬 드라이브에 나선다. ‘로드 투 하나’(하나 고속도로)는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약 85㎞다. 길지는 않지만 만만히 볼 도로는 아니다. 머리핀처럼 굽은 구간이 617개, 1차선 다리가 59개, 사각지대도 수없이 많다.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40㎞)이어서 도로 주행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이른다. 현지에선 ‘이혼의 길’이라 불린다. 글쎄, 난폭운전은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려나. 마우이엔 오아후만큼이나 가볼 만한 해변이 즐비하다. 카팔루아 비치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흔히 플레밍 비치 파크라 불리는데, 몇 해 걸러 한 번씩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카아나팔리 비치 역시 ‘2003년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혔다고 한다. 백사장 길이가 4.8㎞나 된다. 마우이 서쪽에 있다. 이 해변 북쪽의 푸우 케카아, 흔히 ‘블랙 록’이라 불리는 암초 지대는 스노클링 명소다. 라우니우포코 비치 파크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용암석으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이제 오아후섬으로 넘어간다. 마우이에 ‘로드 투 하나’가 있다면 오아후엔 ‘72번 국도’가 있다. 탄탈루스, 다이아몬드 헤드, 진주만 기념공원 등 오아후의 거의 모든 명소가 이 도로에 굴비처럼 매달려 있다. 와이키키를 기준으로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좋다. 교통량, 주차 등에 유리하다.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어렵다. 섬 동쪽 해안의 경우 마카푸우 전망대나 좀 더 위의 카일루아 비치 정도에서 복귀하는 게 좋다. 시내 와이키키 해변 뒤의 탄탈루스 전망대는 일몰을 겨냥해 찾아가면 된다. 해넘이 풍경이 명불허전이다. 야경도 빼어나다. 오아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주 성산일출봉이 다이아몬드 헤드와 생성 과정이 정확히 일치한다. 바다에서 화산이 만든 풍경은 매우 드물다. 성산일출봉과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섬 동쪽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카이 전망대다. 여긴 한국인들에게 이른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산 중턱의 분지에 들어선 주택들이 한반도 형상과 닮았다는 곳이다. 사실 ‘한반도 지형’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억지춘향 작명이지만 코코헤드 분화구 풍경만큼은 아주 빼어나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것도 사실 코코헤드를 보기 위해서다. 라이나 전망대는 현지의 한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다. 제주 지질트레일 중 용머리 해안의 축소판 같다. 주름진 코코 헤드 분화구와 억겁의 풍화,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 바위 지대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좀 더 위의 샌디 비치 공원은 큰 파도가 자주 몰려오는 곳이다. 서퍼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때면 연한 루비 색깔로 물드는 하늘이 황홀경을 펼쳐낸다. 오아후에서 가장 유명한 마카푸우 전망대는 동쪽 해안 끝에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장쾌하다. 구글 지도엔 대놓고 ‘고래 관찰 명소’라고 표기했다.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에 오른 건 역시 혹등고래를 보기 위해서다. TV 드라마로 유명해진 이른바 ‘우영우 고래’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도 혹등고래와 바다거북에 아주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범고래가 혹등고래 새끼를 사냥하거나, 뱀상어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갈가리 찢는 걸 보면 강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민을 넘어 거의 동류의식에 가까운 듯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매우 각별하게 보호 활동을 벌인다.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바다거북 곁에 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대항해 시대’에 멸종에 이르도록 잡아먹었던 죄를 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등고래는 등이 울퉁불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태는 남극 등 극지방의 어장에서 크릴새우 등을 잔뜩 먹은 뒤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하와이 등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키운다. 사실 따뜻한 열대 바다엔 혹등고래가 좋아하는 크릴새우 등 먹잇감이 전혀 없다. 따뜻한 바다는 그저 새끼를 위한 보육원일 뿐이다. 마카푸우 일대의 물빛은 제주 바다와 비슷하다. 지구 끝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빛이다. 같은 화산섬이니 당연하다. 다만 제주 바다와 달리 오아후는 파도가 거세 수영보다는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열대섬 하면 연상되는 반얀트리 나무는 오아후에 세 그루 있다. 카메하메하 동상 옆, 와이키키 해변 인근, 그리고 바다거북 관찰로 유명한 노스 쇼어의 터틀베이다. 이 중 터틀베이 인근의 반얀트리가 가장 크다. 카이마나 비치는 와이키키 동쪽 끝에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하와이 특산종인 몽크 바다표범과 마주할 수 있다. 워낙 귀한 녀석이라 몽크 바다표범이 등장하면 곧바로 해변을 폐쇄하고 ‘인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카카아코는 거리 벽화 덕에 힙스터의 성지가 된 곳이다. 9개 블록의 거리에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호놀룰루 시가지에서 바닷가 쪽에 있다. 하와이를 찾는 신혼부부를 위해 현지의 전설 하나 소개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 중 하나는 나우파카다. 만개해도 쥘부채처럼 절반만 핀 듯한 형상의 꽃이다. 해변에 핀 건 나우파카 카하카이, 산에 핀 건 나우파카 쿠아히위다. 두 꽃은 각각 나우파카 공주와, 그의 약혼자이자 어부인 카우이의 화신이다. 카우이의 사랑을 갈망했던 ‘불의 여신’ 펠레가 둘을 질투해 각각 산과 해변에서 자라게 갈라놨다고 한다. 하와이의 연인들은 종종 완전한 사랑을 꿈꾸며 각자의 팔뚝에 두 꽃을 문신으로 나눠 새긴다. 두 꽃을 표현한 거리 벽화, 액세서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여행 수첩 -하와이 모든 지역의 출입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다. 특히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는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객과 차량 수를 제한한다. 할레아칼라로 가는 도로(Hy. 378)는 일출 예약제로 운영된다. 24시간 연중무휴이지만 매일 오전 3시부터 7시까지는 예약자 외에 공원 출입이 제한된다. 일출 관람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누리집(www.recreation.gov)에서 2개월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 수수료 1달러,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당 30달러다. 패스는 3일 연속 유효하다. 방문 48시간 전 오전 7시에 추가 티켓을 판매하긴 하나, 하와이 가기 전에 예약해 두길 권한다. 할레아칼라 일대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챙겨야 한다. 음식점은 물론 편의점도 없다. -할레아칼라의 아름다운 색이 담긴 사진은 한낮에 촬영해야 한다. 일출, 일몰 전후엔 분화구가 그늘에 가려 암석의 색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권한다. -마우이는 12~4월 혹등고래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1~3월이 절정으로 알려졌다.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섬 사이의 아우 해협이 유명하다. 호오키파 비치 공원에선 바다거북을 볼 가능성이 높다. 오아후에선 마카푸 전망대가 고래 관찰 명소,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노스 쇼어 일대다. -진주만 기념관에선 속이 보이지 않는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소지품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핵심 시설인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호, 태평양 항공 박물관, 보우핀 잠수함 등은 오가는 셔틀과 보트 등의 예약이 필수다.
  • “제대로 막지도 못하는데?”…中 언론이 분석한 주한미군 사드 중동 간 이유 [핫이슈]

    “제대로 막지도 못하는데?”…中 언론이 분석한 주한미군 사드 중동 간 이유 [핫이슈]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된 것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1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의 중동 이동은 사드의 전장 효율성이 제한적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방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 일부와 패트리엇 요격 자산 등을 방공 태세 강화를 위해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인 논평은 하지 않은 채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동에 배치된 사드 부대, 특히 레이더 시스템이 공격받아 심각한 전투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드는 탄도미사일 요격뿐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에 중요한 조기 경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면서 “한국에서 중동으로 사드를 이전하는 것은 이러한 조기 경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번 조치는 중동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의 실효성이 제한적임을 드러낸다”면서 “만약 이러한 무기가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동맹국 방어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 역시 이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동 정세의 긴박성이 동아시아 안보로 파급된 모양새”라면서 “사드를 비롯한 미군 전력이 중동에 계속 잔류한다면 동아시아 안보에는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은 2016년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을 두고 자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조치라며 줄곧 반발해왔다. 중국 외교부는 과거에도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는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해친다”는 취지의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 [송민순 칼럼] 힘이 합의를 밀어내는 세계, 한국의 힘은?

    [송민순 칼럼] 힘이 합의를 밀어내는 세계, 한국의 힘은?

    평화(pax)와 합의(pacta)의 어원은 같다. 평화는 합의가 지켜질 때 유지된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벌거벗은 힘’으로 ‘합의’를 밀어내면서 미국 주도의 평화질서 자체가 붕괴 중이다. 이미 전철을 밟은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2차대전 패전의 무게에 눌려 온 독일과 일본까지도 ‘힘’을 강조한다. 세계는 미국의 행보가 ‘트럼프의 미국’에 그칠지, ‘미래의 미국’이 될지를 가늠 중이다. 미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위법 판정과 벌집을 쑤신 이란 공격으로 미국은 안팎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어떤 경우에도 트럼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부터 국가 산업정책, 일자리 강제 송환, 대외 개입 축소와 방위 부담 이전, 국제합의의 선택적 이행으로 퇴행해 왔다. 적게 일하고 많이 쓰는 미국의 저노동·고소비 패턴은 바뀌기 어렵다. 누가 백악관 주인이 되더라도 내부의 모순을 밖에서 해소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미러의 ‘전략적 안정’(strategic stability)을 유난히 강조한다. “서로의 핵심 안보 영역은 존중하자”는 신호다. 결과는 미주대륙과 태평양, 중국과 동아시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서유럽으로 구분되는 ‘세력권 국제질서’로의 회귀다. 조정자도 맹주도 없는 중동이 먼저 화염에 휩싸였다. 한반도는 누구의 핵심 영역에 속하는가? 중국은 ‘역사의 바른편’을 들고나온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동원했던 담론을 이제 중국이 내세우면서, 주변국부터 가담하란다. 중국은 전략무기 감축협정 참여를 거부하면서 미국에 필적할 전략 핵무력을 구축 중이다. 군사행동에 신중한 군부의 반대그룹도 숙청 중이다. 일본은 2월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보수 자민당에 압승을 안겨 주었다. 국민총생산(GNP)의 2%를 방위비에 투입하고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시키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비울 공간을 채울 태세를 갖추는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러시아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숨을 돌릴 러시아는 “북한의 핵은 번영을 위한 보장이므로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미중 대립의 가중과 러·우 전쟁의 파생효과로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안보와 경제 지원이 전보다 두터워지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김정은은 2월 당대회에서 ‘사탕도 총알도 다 만든다’면서 핵·경제 병진에 나름의 자신감을 보였다. 이 험난한 세계에서 미국이 안보우산을 접으면 한국은 구명조끼 없이 급류에 쓸려 갈 처지다. 안보의 절대적 대외 의존은 통상협상에도 여지없이 작용한다. 국가의 자율성이 절박한 시기에 접어들었다. 첫째는 한미동맹을 자립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 핵 불균형의 극복, 작전통제 권능, 그리고 사기를 갖춘 군이 관건이다. 미국의 핵우산이 작동하는 동안 우라늄 농축 같은 평화적 핵능력에 집중해야 한다. 작전통제권 전환은 한반도의 안보를 ‘미국·북한’에서 ‘남한·북한’ 구도로 바꾸는 길이다. 미국도 미군 주둔을 전제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 과제들은 대통령이 최우선적 집중력으로 지휘해야 성취할 수 있다. 둘째는 남북을 ‘정상적 이웃’ 관계로 설정해야 한다. ‘통일’이라는 목표는 역설적으로 통일을 멀리 보낸다. 통일은 ‘설계’가 아니라 다가올 수 있는 하나의 ‘결과’로 상정해야 한다. 주변 누구도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을 목표로 내걸고 있으면, 한국의 대외자율을 불필요하게 제약하고 스스로를 ‘을’의 처지에 가두게 된다. 북한에는 “앞으로 나오지 않으면 쏘지 않는다. 그러나 나오면 쏜다”는 ‘보장과 억지’ 태세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북한 핵위협 때문에 서해를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 적정 수준의 한미 연합훈련이 불가피하다. 중국에도 한국이 이 점을 적극적으로 교신하는 동시에 방공식별구역(ADIZ) 같은 민감한 문제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화적 핵능력, 작전통제 권능, 남북의 ‘정상적 이웃’ 관계는 한국이 갖추어야 할 ‘힘’의 세 가지 기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주사제 3배·로봇수술 8배 보험금… 개편해도 못 잡은 실손 적자 [실손, 다시 다수를 위한 제도로]

    주사제 3배·로봇수술 8배 보험금… 개편해도 못 잡은 실손 적자 [실손, 다시 다수를 위한 제도로]

    전립선결찰술도 85억→469억 껑충 고가 시술, 지급 증가폭 더 가팔라특정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해도 새 항목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 반복비급여 가격·이용 관리 제도 마련을“한번 맞으면 회복이 빨라요. 실손보험 있으면 부담은 거의 없으세요.” 가벼운 감기몸살 증상이 있어 동네 의원을 찾은 가정주부 강모(64)씨는 기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비급여 주사제를 권유받았다. 의사는 비타민과 면역증강 주사를 처방해주고 실손 청구를 위해치료목적 소견서를 써줬다. 1회 비용은 7만~10만원이었다. 강씨는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마다 같은 주사를 맞았다. 몇 개월 사이 지급된 보험금만 200만원을 넘겼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강씨는 “처음에는 치료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거의 관행처럼 반복됐다”고 했다. 10일 서울신문이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급여 주사제(영양제 등) 관련 실손보험금은 2021년 2503억원에서 지난해 7266억원으로 약 2.9배 증가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경증 질환에서도 비급여 주사가 관행처럼 권유되고, 환자 본인 부담은 낮게 체감되는 구조가 반복 청구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표준화 이후 3세대에서 도수치료·비급여주사·MRI 등 이른바 ‘3대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했다. 4세대에서는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는 등 세대 개편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3세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8.8%, 4세대는 147.9%에 달해 보험료 수입보다 지급보험금이 많은 구조가 이어졌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더 많이 나간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용이 많을수록 보험료를 더 부담하도록 설계했지만 손해율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동안의 개편이 비급여 의료에 대한 직접적인 제도 개선보다는 상품 구조 조정을 통해 의료 이용을 유도·조정하는 방식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의료 이용량을 일정 부분 조정하려는 설계였지만,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시행 횟수는 여전히 의료기관 자율 영역에 남아있다. 최양호 한양대 보험계리학과 교수는 “표준수가를 도입해 비급여 항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비급여 부분의 세분화된 위험률을 반영하는 등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평소 빈뇨감 또는 잔뇨감에 시달리던 박모(69)씨는 강남의 한 의원을 방문해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은 뒤 전립선 결찰술을 권유 받았다. 의원 측은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진료비는 약 300만원 수준이었으나, 1일 입원 비용을 포함한 총의료비는 1306만원이 나왔다. 박씨는 “수술이 필요한 건 맞지만 이렇게 큰 비용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가 시술 영역에서는 보험금 지급 증가 폭이 더 가파르다. 전립선결찰술 관련 실손보험금은 2021년 85억원에서 지난해 469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451.8%로 약 5.5배에 달한다. 고가의 로봇수술도 같은 흐름 속에 있다. 메리츠·삼성·현대·DB 등 4개 손해보험사 합산 기준 로봇수술 관련 실손보험금은 같은 기간 404억원에서 3388억원으로 2984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739%로 8배 이상이다. 일례로 수도권의 한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 로봇수술을 받은 한모(46)씨의 총진료비는 약 1597만원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된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은 29만원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비급여 처리됐다. 한씨가 실손보험을 통해 돌려받은 금액은 1400만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시술의) 청구 건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1회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용 구조 탓에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말했다. 특정 비급여를 특약으로 분리해도 새로운 항목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무릎 주사, MRI·MRA, 발달지연 치료 등 다른 비급여 항목에서도 유사한 확대 흐름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비급여 항목을 관리 급여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이 실손보험 문제 원인으로 의료계 수익 극대화 행태를 지적한 데 대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로는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해 불가피하게 비급여 진료를 통해 적자를 보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비급여 통제 이전에 정부는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상품 구조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급여 가격과 이용 구조를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고가·반복 비급여는 보험료 인상 압력을 반복적으로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소정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새로운 비급여 항목은 끊임없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비급여 항목을 분리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면서 “가족 1년 의료비 지출이 500만원이 넘었다는 등 정말 의료 지출이 많아서 힘든 상태부터 보험 보장을 받는 등의 제도 개편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사설] 이란 전쟁 장기화 조짐… 커지는 안보 불확실성 대비를

    [사설] 이란 전쟁 장기화 조짐… 커지는 안보 불확실성 대비를

    이란 전문가회의가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이란의 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인물이 군부 지지로 최고지도자에 오르면서 이란은 항전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항복하기 전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양측 간 공방은 주변 중동국까지 확산돼 전쟁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중동에 군사 전력을 쏟으면서 주한미군 핵심 전력 일부의 중동 이전도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C-5, C-17 등 미군 수송기들이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를 이륙해 중동과 지중해 근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트리엇 발사대나 미사일 차출에 이어 주한미군의 한반도 방어 공약을 상징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일부 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북 재래전 방어는 한국이 주도하도록 하고 주한미군의 기능을 변화시킨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기조에 비춰 볼 때 주한미군의 전력 차출은 향후 더 빠르고 큰 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북한은 핵 개발 가속화 등 비대칭 전력 강화에 나섰고, 대만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갈등도 잠재돼 있다. 지난달 서해상에선 주한미군 전투기의 출격에 중국 전투기가 대응 출격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유엔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작전 중이던 호주 헬기를 중국군 헬기가 가로막는 일도 있었다. 한미가 어제부터 오는 19일까지 진행 중인 연례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훈련에 대해서도 이를 비난해 온 북한의 대응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혼란한 국제 정세의 빈틈을 노린 북한의 오판과 안보 불확실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한미 간 조율이 더없이 중요한 때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상의 안보 분야 후속 협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