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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상) 아이낳기 왜 기피하나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상) 아이낳기 왜 기피하나

    “그냥 밥만 먹여 애를 키울 순 없잖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기적이어서, 그러니까 자식보다는 자기만 생각해서 출산을 잘 안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정말 현실을 모르는 말이에요.” 공무원 김모(36)씨가 최근 가장 듣기 싫은 소리는 ‘애들은 자기 먹을 건 갖고 태어난다.’는 어른들의 말이다. 일곱살짜리 딸을 둔 김씨 부부는 일찌감치 둘째아이 출산을 포기했다. 공무원 9년차인 그의 월급은 수당을 포함해 270만원 정도. 이 중 70만∼80만원은 딸의 유치원과 학원 등 교육비로 들어간다.100여만원은 세 식구가 사는 기본생활비다. 주택구입 때문에 은행 대출이자로 매월 나가는 40만원을 빼고 남은 돈은 보험과 적금에 들어간다. “아이가 두 명이라면 어떻게 사나 싶어요. 이런 게 보통사람들 얘기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궁하지도 남지도 않는 생활이지만 다들 지금 있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겁니다.”6년 전 대전으로 발령난 김씨는 서울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그는 “그나마 대전은 교육비 등 지출이 비교적 적은 편인데 서울에 가면 자연스레 아이에게 들어갈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한숨지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1.0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저성장과 고령화 등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출산·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의 미비와 젊은 부부들의 개인주의적 특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젊은 부부들이 체감하는 출산·양육의 환경과 실태에 대해 들어봤다. 결혼 8년차 동갑내기 성낙원·이선민(36)씨 부부도 자식이라곤 외동아들 종민(6)이뿐이다. 부부는 결혼 3년 만에 아이를 얻었다. 하지만 맞벌이로 정신없다 보니 둘째아이 낳을 시기를 놓쳤다.“처음 아이 낳아 키우고 직장 일에 정신없이 살다가 자리잡힐 만하니까 이미 30대 중반이 돼 있었더군요. 아이 욕심이 없진 않지만 그 사이 유산한 경험도 있어 하나만 키우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사실 하나 키우는 것도 결코 녹록지 않다. 성씨는 “아내가 공무원이라 첫 아이 낳고 육아휴직을 1년간 얻었지만 여전히 아이는 장모님이 맡아 기르고 있다.”면서 “또 다른 출산이 부모님의 희생을 강요해야 하는 것이 아직은 우리의 현실”이라고 했다. 아이가 하나라서 걱정되는 점도 있다. 아내 이씨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 외롭지는 않을까 그리고 형제자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을 놓치지는 않을까 많이 걱정된다.”면서 “이런 고민은 한 아이 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산본에 사는 정모(29)씨는 2004년 5월 남편(29·회사원)과 결혼했지만 이제껏 아이를 갖지 못했다. 직장인 학원에 보육시설이 없는 데다 육아휴직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이 학대 등으로 시끄러운 사설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기는 더욱 싫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같은 학원 여교사가 아이 운동회 등을 이유로 조퇴할 때마다 터져나오는 주위의 수군거림도 부담스럽다. 서울과 부산에 사는 양가 부모에게 양육을 부탁하기도 힘들었다. 정씨는 전세 1억 3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남편과 맞벌이로 월 430만원 정도를 벌어 내집마련의 꿈을 키워왔지만 결국 아이를 낳기 위해 지난 3월 학원을 그만뒀다.“직장 내 육아시설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고 직장에서 엄마들을 좀더 우대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합니다. 정부가 산후도우미 비용 등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들어가는 부대비용 등에 대해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출산율이 높아지긴 힘들 겁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사는 김모(29·여)씨는 사교육비 문제를 꼬집었다.2004년 5월 동갑내기와 결혼한 김씨도 지난달 육아전문지 기자일을 그만뒀다. 그는 “정부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하는 영어 교육을 1학년으로 당긴다는데 현실에선 아이들의 영어 사교육 연령만 낮추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부 시책이 엄마들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을 그만두면서까지 아이를 기르려고 하지만 사교육비가 두려운 게 사실이라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걱정이다. 충북 증평군에 사는 연경옥(36·여)씨는 초등학교 6학년과 5학년 딸,1학년 아들 등 셋을 기르고 있다. 남편(40)과 화원을 운영하며 한달에 250만∼300만원가량을 벌지만 두 딸의 학원비와 과외비에만 110만원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아들은 3만원짜리 학습지로만 교육시키고 있다. 애들한테 150만원 정도 쓰고 가족보험에 70만원을 붓고 나머지로 생활을 하다보면 적금은 생각지도 못한다. 결혼 12년이 됐지만 24평 아파트에서 전세 2500만원에 살면서 내집마련은 꿈도 못꾸는 이유다.“맞벌이에 바쁘다보니 큰 딸이 두 동생을 보살피는 엄마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건 모험이지요.”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이념 뛰어넘은 ‘사제의 만남’

    “아이고 선생님, 어떻게 이렇게 정정하세요. 제 동창이래도 믿겠습니다.”“이 사람아, 나 아직 끄떡없다네.” 9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 휘문중·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휘문인 큰잔치’를 찾은 70대 제자는 아흔을 바라보는 스승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스승은 진보좌파의 원로 경제학자인 김윤환(85) 고려대 명예교수, 제자는 보수우파의 리더 중 한명인 민병돈(71)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현재 경실련과 민주노동당 고문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952년부터 2년 동안 휘문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고려대 교수로 옮긴 뒤에는 서슬 퍼런 유신치하에서 진보 경제학계를 이끌었다. 반면 민 전 교장은 89년 노태우 정권 초기 육사 교장으로 재직하다 노 정권의 북방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군을 떠난 뒤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통에 본교를 부산으로 옮긴 휘문학교는 서울 광화문 내수동의 한 건물에 임시 학교를 열었다. 김 교수는 민 전 교장의 고1 때 담임으로 일반 사회(정치)와 독일어를 가르쳤다. 민 교수가 옛날 일화를 떠올렸다.“어느날 헌법 수업을 하는데 자네가 당당하게 손을 들고 ‘우리나라 정치환경이 헌법처럼 제대로 되고 있는 겁니까.’라고 물어왔었지. 나는 그때 ‘헌법은 이상이지 꼭 그대로 실행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해주면서 자네가 대단한 인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네.” 두 사람의 인연은 학교를 떠나서도 가끔씩 이어졌다. 가장 극적인 만남은 신군부가 집권하던 80년에 이뤄졌다. 김 교수는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134명의 지식인이 서명한 시국선언에 동참해 고려대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당시 국보위 대령이던 민 전 교장은 스승을 찾아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날 길을 논의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뜻을 굽히지 않다가 결국 4년 동안 교직을 떠나게 된다. 민 전 교장은 “영관 장교의 신분으로 힘이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다.”고 돌아봤다. 이념에 대한 질문에 김 교수는 “우리 나이엔 모두 현실주의자가 되지.”라고 호탕하게 웃었고 민 전 교장은 “이념과 상관없이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내게 훌륭한 가르침으로 각인된 분이기 때문에 존경할 뿐”이라고 말했다.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불교인사 “황우석박사 600억 지원”

    조계종 전 중앙종회의장 설정 스님 등 승려 5명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교계 일부 인사들이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재개를 위해 6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한 사찰의 주지 스님과 불교 신도인 중소기업가 2명이 연구 자금 450억원과 서울, 부산에 있는 150억원대 부동산을 연구 부지로 아무런 조건없이 내놓기로 했다. 이름을 밝히면 논란이 일 수 있어 뜻을 같이하는 스님들에게 대신 발표해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황 박사측 이건행 변호사는 “기금을 출연하겠다는 서면 확인서를 받은 상태다. 황 박사는 이들의 뜻을 전해듣고 고맙다는 의사만 전했으며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이라 구체적인 연구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엄마, 흘린 눈물만큼 웃게 해드릴게요

    엄마, 흘린 눈물만큼 웃게 해드릴게요

    7일 아침 경기도 파주의 집으로 가는 장예은(19) 양의 발걸음이 사뿐사뿐 경쾌했다. 장양은 국내 유일의 혼혈 여자농구선수. 지난해 11월 여자농구 드래프트에서 우리은행에 지명됐다. 번듯한 직업을 갖고 나서 처음으로 맞는 어버이날, 헤아릴 수 없는 눈물과 땀으로 자기를 키워준 엄마 장영심(51)씨를 위해 오래 전 점찍어뒀던 37만원짜리 금팔찌를 샀다. 단 한순간도 잊을 수 없는 은혜. 하지만 고맙기에 앞서 자기 때문에 엄마가 겪어온 아픈 삶이 항상 딸의 마음을 짓눌러 왔다. 아프리카계 주한 미군 남편을 만나 장양을 낳았지만 남편은 딸이 네살일 때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친정에선 옷가게를 내줄 테니 딸을 미국으로 보내라고 종용했지만 장씨는 딸 없인 하루도 살 수 없었다. 그때 이후로 친정과 인연이 완전히 끊겼다. 인삼밭 소작과 아파트 건설현장 페인트칠, 식당 종업원 등으로 때론 하루 17시간도 마다않고 일했다.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8평 단칸방에 살면서도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딸을 위해 매년 보약을 지었다. 그것도 모자라 근처 산을 다니며 취나물과 두릅나물, 오가피와 산삼 등을 직접 캐와 달여먹였다. 2003년엔 피로에 고혈압, 당뇨, 협심증, 위장병 등이 한꺼번에 겹쳤다. 엄마 병환에 신경쓰던 딸도 스트레스성 림프관염증이란 병을 얻어 모녀는 부둥켜안고 펑펑 울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흘린 땀이 뒤늦게 결실을 맺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덜컥 드래프트 5순위로 꿈에 그리던 프로선수가 됐다. 장씨는 “그저 멍할 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첫 월급 170만원이 통장에 들어온 날엔 예은이가 너무 대견해서 그저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장양은 지난달 호주 전지훈련에서 혈압에 좋다는 약을 덜컥 60만원이나 주고 사왔다.“신용카드를 안 가져갔는데 엄마 몸에 좋다는 약을 두고 그냥 돌아설 수 없어서 통역 언니에게 빌려서 약을 사왔어요.”이렇게 비싼 약을 왜 사왔느냐고, 물릴 수 있으면 물리라며 밤새 딸과 다툼을 했지만 장씨는 약 한알한알에서 예쁜 딸의 미소를 본다. 글 사진 파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휘문고 9일 개교 100주년 잔치

    휘문고가 9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 및 스승의 날 큰잔치’ 행사를 연다. 휘문고는 1906년 5월1일 민영휘(閔泳徽) 선생이 고종황제로부터 자기 이름 속 ‘휘’자를 딴 교명을 하사받아 서울 계동 현대그룹 사옥터에 세운 휘문의숙(徽文義塾)에서 시작됐다. 동문으로는 국무총리를 지낸 최두선, 백두진, 이한기씨 외에 조중훈 전 한진 회장, 민경중 전 기아 명예회장, 김성수 전 오양수산 회장 등이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김영랑, 정지용, 홍사용, 박종화, 김훈, 유현목, 손석희씨가 동문이며 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 장충식 전 단국대 재단이사장, 이선근 전 문교부 장관 등도 휘문 출신이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우리·민주 ‘湖心탐탐’

    5·31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경쟁이 뜨겁다. 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각축전 양상을 띠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호남의 전통지지층마저 놓치면 끝장”이라며 ‘집토끼’ 사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호남지역 선거결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결과는 불투명하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민심의 추이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표심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여,“관건은 호남” 열린우리당은 7일 ‘반전’의 승부처로 삼고 있는 서울·경기에서 유난히 ‘호남’코드를 부각시켰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서울시장 선거가 이대로는 필패”라고 전제한 뒤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호남을 잡은 후보가 승리했다. 호남 유권자가 많은 강북 서민을 집중 겨냥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오후 서울시 선거대책본부 발족식에서 “강북이 살아야 서울이 산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을 공동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구애에 나섰다. 진 후보는 논평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지도자로서, 북핵 6자회담 해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경의선 열차를 통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호남 민심을 겨냥했다. 진 후보측 양기대 대변인은 “유권자의 30% 이상인 호남인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선거의 전략기획을 맡은 한 의원은 “최근 광주의 지역언론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처음으로 민주당을 2∼5% 앞선 것에 주목한다.”며 막판 호남표심의 쏠림 현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17대 총선 때 여당을 지지한 유권자의 55%가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민주당,“호남은 우리땅” 민주당의 반격도 우리당에는 부담이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여당은 관권선거 획책을 중단하라.’는 논평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출국 다음날인 8일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10일 이치범 환경·이상수 노동부 장관,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이재훈 산업자원부 차관이 ‘나비축제 참관’,‘일일교사 체험’,‘특강’,‘기관방문’ 등을 내세워 광주·전남을 방문하고, 한명숙 총리도 이달 하순 광주·전남을 찾을 계획”이라면서 “지방선거 참패가 기정사실화되자 장·차관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성토했다.또 박광태 광주시장·박준영 전남지사·정균환 전북지사 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호남 공동발전 빅 3연대’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30년 단결한 호남의 연대로 정통 민주세력을 부활시키자.”며 맞불을 놓았다. 한편 오는 13일 열린우리당의 광주시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조영택 예비후보가 옛 내무부 행정과장 때 1000만여원 수수로 징계를 받은 사실 등을 놓고 조 예비후보와 김재균 예비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세력간에 ‘성명전’을 벌이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고소해도 수사 뒷짐진 경찰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회사원 고모(30)씨는 지난 3월16일 황당한 사기를 당했다. 노트북을 사려고 중고품 거래사이트에 올렸더니 안모(23)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안씨는 “인천에 살아 직접 만나기 어려우니 송금하면 택배로 노트북을 부치겠다. 주민등록증 사본도 보내줄테니 걱정말라.”고 했다. 회사일로 바쁜 고씨는 35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안씨는 이후 연락을 끊었다. 고씨는 인터넷 사기거래 피해자들이 모인 게시판에서 안씨가 유명한 사기꾼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에 고씨는 이튿날 안씨 거주지를 관할하는 강남경찰서에 안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 하지만 경찰은 한달이 지난 지난달 18일에야 고씨에게 전화로 “기소하기엔 피해금액이 너무 적고 강남서에 신고된 안씨 사건들이 아직 취합이 안 됐다. 안씨가 요즘은 사기를 안 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고씨는 “안씨에게 사기당한 사람들 40명이 모인 카페도 있고 안씨 신원도 적혀 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6개월간 14건이나 접수 경찰이 사기사건을 접수하고도 피해 금액이 적고 인력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수사를 미뤄 눈총을 받고 있다. 피의자가 같은 사기사건이 6개월 동안 14건이나 접수됐지만 경찰은 개별사건으로 취급하며 사건 용의자를 방치, 피해자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남 양산에 사는 회사원 김모(23·여)씨도 똑같은 피해를 당했다. 지난해 11월 말 인터넷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연결된 안씨에게 디지털카메라 구입대금 47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안씨는 디지털카메라를 보내지 않았다. 김씨는 12월 초 양산경찰서에 안씨를 고소했다. 한달 뒤 강남서로 사건이 넘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사건 처리가 궁금해 강남서에 전화했다가 “피해자들이 제각각 고소한데다 한두 건이 아니라 담당 수사관이 누군지 모르겠다.”는 짜증 섞인 답변을 들어야 했다. 김씨가 강남서로부터 연락받은 것은 지난 3월 말.“안씨가 사기꾼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모인 카페에서 사기 내역을 뽑아 경찰서에 팩스까지 넣어줬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경찰의 무성의를 꼬집었다. ●취재 들어가자 뒤늦게 체포영장 서울신문이 안씨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에서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모두 40명에 이르렀다. 이 중 실제 피해사례를 자세하게 적시한 피해자만 17명, 피해 금액은 897만원에 달했다.40명 모두의 피해 금액을 합치면 2000여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수사에 미온적이다.2일 강남서에서 만난 경제팀의 한 수사관은 “인터넷 카페에 모인 사람들이야 닉네임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 피해자 숫자가 정확하지 않은 것 아니냐. 수사관 한 명당 70∼80여건의 사건이 몰려 있어 소액피해까지 수사에 나서긴 힘들다.”고 말했다. 강남서는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지난 3일 뒤늦게 경제팀의 한 경찰을 전담 수사관으로 정하고 4일 안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이 수사관은 “출석을 통보했지만 안씨가 약속을 어겼다. 영장이 발부되면 즉시 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평택 미군기지터 ‘대집행’] 헬기서 철조망 투하…10시간만에 상황끝

    4일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새벽 4시10분쯤 경찰이 마을 전체에 대추분교 철거를 위한 경력 진입을 알리는 사이렌을 울리면서 대추리의 긴 하루가 시작됐다.20분 뒤 경찰과 군병력 1만 5000여명이 마치 군사작전 전개라도 하듯 대추리로 몰려들었다.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시위 집결지인 대추분교를 겹겹이 에워쌌다. 하늘에서는 UH-60 헬기가 굉음을 내며 철조망 등 장비를 공중 투하했다. 공병들은 이를 받아 대추리와 도두리 등 5개리 농지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오전 9시20분쯤 경찰 3000여명이 학교에 본격 진입하자 시위대는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돌과 연탄재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방패와 곤봉에 맞은 50여명의 시위대가 이마가 찢어지고 이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전경측에서도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인해전술에 밀려 운동장을 내주고 2층 학교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낮 12시20분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현장을 찾아 전날 밤 10시부터 대추분교를 지키던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합세해 옥상에서 투쟁을 벌이던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10명을 만났다. 임 의원은 “이날 상황은 1980년 광주 전남도청 진압을 연상케 한다. 특전사가 강제 진압했던 당시와 같은 비참한 현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천 대표도 “오늘 일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당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한명숙 총리에게 책임을 묻고 국방부장관 해임 건의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오후 1시35분쯤 경찰 34개 중대 3400여명이 2대 살수차를 앞세워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의 자진해산을 경고했다. 경찰은 소방차 4대와 앰뷸런스 9대를 대기시키며 긴장 상황을 연출한 뒤 1시58분부터 2층 4개 교실에 분산돼 농성하던 시위대 420여명을 한명씩 전원 연행했다. 대추분교에서 경찰과 시위대간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인근 들녘에서는 공병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5m 간격으로 미리 박아 놓은 말뚝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농사만은 짓겠다고 각오를 다지던 주민과 시위대는 이 광경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굴착기 2대를 동원해 대추분교 정문과 운동장에 세워진 동상과 주변에 심어진 수십년 된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또 국방부가 동원한 철거 용역반원들은 학교 마당에 설치된 집회용 무대와 주민들이 촛불시위를 벌이던 비닐하우스를 치웠다. 오후 5시 문정현 신부와 임 의원, 천 대표 등이 연행자 전원 석방을 경찰과 합의한 뒤 옥상에서 내려오자 용역반원은 철거 작업에 돌입,2시간 만에 학교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대부분의 대추리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학교를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의 진압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대추리 주민 신모(69)씨는 “왜 우리가 세번이나 이 땅에서 쫓겨나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학교 안 시위대가 우리와 무관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저 사람들은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득도 없이 우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총무신부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만큼 나쁜 죄악은 일궈낸 땅을 빼앗는 것이다. 미군이 이 땅을 빼앗아가는 것에는 어떤 합리성도, 공동선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kbchul@seoul.co.kr
  • 美軍부지 철조망 설치 완료

    美軍부지 철조망 설치 완료

    4일 주한미군 기지 이전 부지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등에 대한 국방부의 강제 퇴거(행정 대집행) 작업이 상당수의 중·경상자를 남긴 가운데 종료됐다. 국방부는 이날 새벽 행정대집행을 통해 부지 접수와 함께 기지 이전터 철조망 설치 작업에 전격 착수해 대추분교 등에 대한 철거를 마무리지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부지 285만평을 군사시설 제한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일부 주민의 거부로 지체돼 온 미군기지 이전 공사는 본격화되게 됐으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08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국책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외교적 신뢰를 손상시킴은 물론 이전사업비 증가, 국가 재정 및 국민 추가부담 소요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더 이상 사업을 지연시킬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어 “군 병력은 건설지원이 주임무이기 때문에 지역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퇴거 작업은 사실상 경찰이 대행한 셈이어서, 군과 주민들간 직접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부지에 진입하려는 경찰과 저지하려는 반대 주민 및 외부 반미 단체 관계자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 137명, 시위대 93명 등 모두 230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가운데 경찰 5명과 시위대 7명은 중상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시위대 524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국방부는 경찰이 반대 주민들을 폐교된 ‘대추분교’로 몰아넣은 사이 공병과 보병 등 3000여명의 병력을 투입, 주민들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한 철조망 설치작업을 완료했다. 철조망이 설치된 농지에는 군병력이 상주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출입이 원천 금지되며, 출입이 허용된 주택 지역도 다음달까지만 거주가 허용된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관 13명을 현장에 파견해 행정대집행 과정의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서울 김상연·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carlos@seoul.co.kr
  • 교재선정 대가 교사에 돈 제공한 입시학원 대표 등 입건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입시설명회에서 고등학교 진학지도 교사들에게 교재 선정 대가로 돈을 제공한 모 입시학원 대표 유모(40)씨 등 2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서울시내 47개 사립학교 교사들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경찰은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서울시내 47개교 진학담당 교사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21명만 출석했으며 이 중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사람은 1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인터넷 경품사기 억대뜯어

    경품에 당첨됐다고 속여 싸구려 식품을 보낸 뒤 세금 명목으로 억대를 챙긴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구모(40)씨는 지난해 11월 인터넷에 쇼핑몰을 개설한 뒤 거짓 경품 행사를 열었다.1등부터 5등까지 홈시어터, 세탁기 등을 준다고 선전해 많은 사람들이 응모하게 해 놓고 실제로는 버섯엑기스를 주는 3등 경품권만 만들었다. 이를 관리비나 케이블TV 납부고지서에 첨부해 전국 아파트 28만 5000여가구에 뿌렸다. 구씨는 경품권을 받고 전화를 걸어온 피해자들에게 “39만 9800원짜리 버섯엑기스에 당첨됐는데 세금 10%(3만 9800원)는 본인 부담”이라고 속였다. 이런 식으로 4400여명으로부터 1억 8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버섯엑기스는 상황버섯 8㎏에서 무려 2t을 우려낸 원가 6000원짜리로 밝혀졌다.이 과정에서 구씨의 두 남동생은 각각 인쇄물 제작과 광고 및 쇼핑몰 관리를 맡았고 여동생은 전화상담원 노릇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8일 구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구씨의 동생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성편력 많은 아버지 탓 성도덕 왜곡

    서울 중·서부 일대에서 여성 13명에게 무차별적으로 성폭행한 김모(31·금천구 시흥동)씨는 “동거녀가 떠난 뒤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라고 범행동기를 댔다. 김씨는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을 닥치는 대로 성폭행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동거녀(31)가 집 나갈 무렵부터 범행에 나섰다.1월13일 놀이터에서 13세 초등학생을 빈집으로 유인, 성추행한 것을 시작으로 7월13일엔 15세 여중생, 사흘 뒤에는 18세 여고생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했다.8월7일에는 46세 부녀자를 역시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기도 했다. 범행 대상 연령대가 점점 높아진 것. 경찰 관계자는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어린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이 하나둘 성공해가자 갈수록 대담해져 성인으로 범행 대상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같은 해 7월22일에는 중구 만리동에서 36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이 여성을 방치한 채 샤워를 하며 1시간가량 머무르는 등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키 175㎝, 몸무게 70㎏ 정도의 마른 체격에 말쑥하게 생긴 김씨는 어머니(51)와 단 둘이서 살아왔다. 어머니는 네 차례 결혼한 아버지의 세 번째 부인이었다. 김씨는 평생 아버지를 2∼3차례밖에 만나지 못했다.1994년 경북지역 전문대를 중퇴한 뒤 군에서 하사관으로 5년간 복무했다. 제대 후 하는 일 없이 파출부로 일하는 어머니로부터 용돈을 타썼다. 경찰은 김씨가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수가 적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어릴 적 환경이 김씨의 성 도덕을 왜곡시켰다고 분석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여성 편력이 많은 아버지로부터 여성을 대등한 파트너로 보는 성적 도덕성을 배우지 못해 여성을 성적 도구로 보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동거녀가 떠나면서 여성에 대한 복수심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마포 발바리’ 잡혔다

    ‘마포 발바리’ 잡혔다

    서울 중·서부 일대에서 13명의 여성들을 잇달아 성폭행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이른바 ‘마포 발바리’가 마침내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7일 마포구 아현동과 서대문구 충정로, 중구 만리동 등에서 16건의 성폭행과 강도·절도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김모(31·금천구 시흥동)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올 1월10일 오후 마포구 신공덕동 한 주택의 열린 문을 통해 들어가 잠자고 있던 A(20·여)씨를 흉기로 위협, 성폭행하는 등 지난해 1월부터 1년여간 16차례에 걸쳐 강도·강간을 저질러 13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8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생 1명, 중·고생 4명, 성인 8명이 성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확인된 16건 외에도 성폭행 1건과 강도 1건, 절도 6건 등 8건의 추가 범행을 자백받았으며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 자백이 모두 사실로 드러나면 전체 범행건수는 24건으로 늘어난다. ●강·절도 등 8건 추가범행 자백 김씨는 주택가를 배회하다 방범이 허술해 보이는 집을 범행대상으로 찍었다. 성폭행 13건 가운데 8건이 열린 문을 통해 들어간 경우다. 문이 잠겼을 때에는 “복덕방에서 옆집을 보러 왔다.”고 속이고 문을 열게 하거나 외출에서 돌아오는 여성을 뒤따라 들어갔다. 범행을 마친 뒤에는 피해자 집의 현관문 손잡이 등에 남은 지문을 지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왜 저질렀나? 김씨는 “동거녀와 헤어진 뒤 성욕을 충족시키고 동거녀를 찾을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마포구와 서대문구에서 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17세 때부터 이 일대에서 살아 지리를 잘 알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첫 범행 이후 5개월간 동거녀를 찾으러 부산에 다녀왔다. 지난해 9월에도 2개월 동안 동거녀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훔친 귀금속은 남대문 시장에 내다 팔았고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는 제품번호로 꼬리가 잡힐 것을 우려해 부숴 버렸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훔친 수표 뒷면에 가명과 가짜 주민번호를 사용했고 7번째 범행 뒤에는 피해자 앞에서 휴대전화로 “○○야, 올라오지마.”라고 가명을 부르는 등 공범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잡았나? 경찰은 지난해 12월9일 서대문구 충정로 빈집 절도사건 현장의 깨진 현관문 유리에서 채취한 혈흔이 연쇄 성폭행범의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연쇄 성폭행이 처음 일어난 지난해 1월 이후 마포 일대에서 발생한 1762건의 강·절도 사건을 전면 재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올 1월6일 김씨가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70만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를 날치기해 이중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한 신발가게에서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김씨가 수표 뒷면에 이서할 때 사용한 이름이 사건현장에서 공범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불렀던 이름과 같은 점에 주목했다. 경찰은 수표를 정밀감식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김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26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의 한 모텔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일단 27일 새벽 지난해 8월과 올 1월 발생한 강·절도를 적용해 김씨를 구속하고 27일 아침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김씨의 유전자(DNA)가 13건의 성폭행과 1건의 절도사건 용의자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사건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더 이상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잡힐까봐 불안해 매일 성당에 다니며 기도했는데 홀어머니 때문에 자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 검거에 공을 세운 마포경찰서 이관형 경사와 김양준 경장을 1계급 특진시켰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여성&남성] 사랑을 식게하는 말들

    [여성&남성] 사랑을 식게하는 말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지만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별 생각 없이 습관처럼 하는 말이 상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고 심지어 이별을 불러올 수 있다. 애인 혹은 배우자에게 듣기 싫어하는 말에 대해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혹시 평소에 비슷한 얘기를 자주한다면 지금부터 고쳐보면 어떨까. 여자친구와 4년째 사귀고 있는 오모(28)씨. 언제부턴가 자신이 실수를 할 때면 여자친구가 “남자들 다 똑같아.”라고 말해 기분이 상한다. 오씨는 “내 입으로도 농담 삼아 ‘남자들 다 늑대야. 믿지마.’라고 말하긴 한다.”면서 “하지만 여자친구 입에서 그런 얘기를 들으면 도매금으로 나쁜 놈 취급 받는 것 같아 듣기 싫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강모(35)씨는 남편이 입버릇처럼 “피곤하다.”고 말하는 것이 싫다. 강씨는 “똑같이 밖에서 일을 하는데 혼자 매번 피곤하다는 말로 대화를 피한다.”면서 “같은 말이라도 좀 기분 나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비교하는 말은 금물 많은 연인 혹은 부부들이 이같은 말을 무심결에 내뱉고 있다. 막상 화를 내기엔 소심해 보일 것 같아 애써 표정 관리를 하지만 듣기 싫은 게 사실이다. 사랑하는 사람간에 피해야 하는 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설사 농담이라고 해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웃어 넘기기 쉽지 않다.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진 김모(29)씨는 예전에 사귀던 남자와 비교 당할 때면 참을 수 없었다.“오빠는 이렇게 좀 해주면 안돼?”“예전 남자친구는 안 그랬는데.”라고 말할 때면 평소 사랑스러웠던 여자친구가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결혼 5년차인 이모(37)씨는 아내가 옆집 남자 얘기를 할 때면 담배를 들고 베란다에 나간다. 이씨는 “주말에 요리를 해줬다든지 결혼기념일에 어디에 갔다 왔다더라 같은 얘기를 들을 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그나마 연봉으로 비교당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지만 기분 나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비교 당하는 게 싫은 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대학원생 이모(27)씨는 남자친구가 연예인과 자신을 비교할 때면 짜증이 난다.“그냥 해본 소리야.”라고 말해 화를 낼 수도 없지만 들을 때마다 남자친구 입을 막아버리고 싶다. 또 다른 이모(27)씨도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자주 들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뻐.’라고 말하던 사람이 시간이 좀 지나자 ‘너는 친구들처럼 요가나 헬스 안 하냐.’라는 말을 했다.”면서 “그러면서도 꼭 얘기 끝에 ‘넌 지금도 예뻐.’라고 말해 화도 낼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넌 몰라도 된다고? 자신을 무시하는 말에 기분좋은 사람이 있을까. 설사 진심은 아니더라도 뭔가 감추거나 내가 하는 행동을 무시하는 듯한 말투에 사랑은 점점 식어간다. 두 살 많은 남자친구와 4년째 사귀고 있는 이모(25)씨. 남자친구가 자기 식구들과 길게 통화하거나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는데 “아무 일도 아냐.”“몰라도 돼.”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면 기분이 나쁘다. 이씨는 “여자친구이니 문제가 있으면 같이 털어놓고 공유하고 싶은데 그런 말을 들으면 무시당하는 것 같고 겉도는 기분이 들어 속상하다.”고 했다. 임모(27)씨 역시 남자친구에게 뭔가를 물어봤을 때 “됐어.”“별거 아냐.”라면서 숨기려고 할 때면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저도 숨기고 싶은 일이 가끔 있죠.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습관처럼 저런 말을 내뱉는 남자친구가 때로는 야속해요.” 2004년 결혼해 지난해 말 아기를 얻은 정모(30)씨는 부인이 ‘남자’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할 때면 섭섭하다. 얼마 전에는 새로 산 아기 카시트를 뒷자석에 고정시키는 방법을 잘 몰라 이것저것 시도하자 아내가 “그것도 잘 못하냐. 빨리 좀 해봐.”라며 신경질을 냈다. 정씨는 “사실 남자는 언제나 인정받고 싶은데 그런 걸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대답이 짧으면 사랑도 줄어든다 오는 10월 결혼하는 박모(30)씨는 예비 남편에게 불만이 딱 한 가지 있다. 지나치게 말이 없는 것. 처음에는 과묵한 모습에 반했지만 사귄 지 2년이 조금 안 된 지금은 답답할 때가 많다. 박씨는 “나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닌데도 데이트할 때면 거의 혼자서 말을 한다.”면서 “남자친구가 하는 말은 주로 ‘응.’‘알았어.’‘여기 맛있네.’‘다 먹었어?’ 정도”라고 전했다. 회사원 정모(29)씨가 남자친구에게 기대하는 것은 좀더 적극적인 ‘맞장구’다. 하지만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면 집중해서 들어주긴 하지만 다 듣고 나서 “그렇구나.”라는 말, 딱 그 한마디밖에 없다. 지난해 결혼한 차모(29)씨는 차라리 아내가 과묵하다면 덜 서운할 것 같다. 가끔은 수다라고 여겨질 만큼 말이 많지만 대부분 자기 얘기다. 차씨가 뭔가를 얘기하면 “그래?”라고 말한 뒤 “있잖아 근데 말이지.”라며 금세 화제를 자기 얘기로 바꾼다. 그는 “나도 잊고 있던 얘기를 아내가 기억 하고 있을 때면 혼자 떠든 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그럼에도 평소 아내의 짧은 대답은 조금 아쉽다.”고 했다. ●헤어지자는 말은 아껴라 헤어지자는 말을 밥 먹듯 하는 것도 많은 연인들의 불만 사항이었다. 김모(29)씨는 “사귀다 보면 싸울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헤어지자고 하면 곤란하다.”면서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을 들으면 막상 화를 억누르기 힘들다.”고 했다. 나길회 이재훈기자 kkirina@seoul.co.kr
  • 국내최대 다단계 ‘제이유’ 압수수색

    검찰이 국내 최대 다단계 업체인 제이유 그룹의 사업 불법성 여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김진모 부장검사)는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제이유 그룹 본사와 3개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주수도(50) 제이유 그룹 회장 등 회사 간부 10여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에서 회사 회원 리스트와 수당 지급현황, 판매물품 구입 관련 문서 등 30여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해 범죄 혐의를 분석 중이다.검찰은 “현재 수사 초점은 다단계 사업의 불법성에 대한 부분이지만 앞으로 민간 석유탐사 업체인 지구지질정보를 통해 서해 유전사업에 투자한 제이유 그룹이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를 유도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이 역시 현재 제이유 그룹이 법정 한도(총매출액의 35% 이하) 이상의 후원 수당을 지급했는지에 대해서 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제이유 그룹측은 일단 수사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석유시출사업은 단지 투자자의 입장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후원수당 비율 역시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한 부분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불법 사업 의혹을 부인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마포구서 또…잇단 초등생 납치 성폭행

    지난해 초부터 성인 여성 대상 연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에서 이번에는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오후 6시30분쯤 혼자 집으로 가던 서울 마포구 M초등학교 5학년 A양이 승용차에 탄 남자에게 납치된 뒤 인근 공원에서 성폭행당했다. 범인은 승용차에 탄 채 “차 의자가 고장난 것 같으니 도와 달라.”며 A양을 차안으로 유인해 납치했다. 범인은 범행을 마친 뒤 택시비 2200원을 주며 A양을 풀어 줬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4시10분쯤에도 A양과 같은 M초등학교 5학년 B양이 귀갓길에 승용차로 납치돼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성폭행당했다.B양을 성폭행한 범인도 “차 수리를 도와 달라.”며 유인했고 택시비 명목으로 3000원을 줬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과 범인의 행동이 거의 같은 점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범죄차량 꼼짝마

    범죄차량 꼼짝마

    # 장면1 새벽 2시쯤 남자 두 명이 차를 몰고 서울 강남지역으로 들어온다. 고급주택가를 털기 위해서다. 타고 있는 차는 며칠 전 훔친 차다. 폐쇄회로(CC)TV 등이 즐비한 강남지역에서 범행을 하려면 남의 차를 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 장면2 같은 시간 청담동 도로에는 형사기동대차가 서 있다. 두 남자가 탄 차가 기동대차 앞을 지나자 신호음이 삑삑 울린다. 기동대차 위에 설치된 촬영장치가 차 번호판을 읽어 도난차량임을 포착해 냈다. 두 남자는 계획했던 범행을 시작도 해보기 전에 절도 혐의로 붙잡혔다. ●자동차번호판 판독시스템 내달 가동 서울 강남경찰서와 수서경찰서가 다음달부터 국내 최초로 ‘이동식 자동차번호 자동판독기’를 도입해 현장에 배치한다. 지난 17일 1차 시범운용과 다음달 초 2차 시범운용을 거쳐 5월 중순부터 본격 운용에 들어간다. 이동식 자동차번호 자동판독기는 자동차의 번호판을 읽어 이 차가 도난됐거나 수배된 차인지를 현장에서 밝혀내는 시스템이다. 판독에 걸리는 시간이 차 한 대당 0.5∼1초에 불과해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두 개 차로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어 시간당 5000대 이상 검색할 수 있다. 교통시스템 제조회사인 ㈜건아정보기술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스템공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순수 국내기술 제품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촬영장치가 차 번호판을 식별해 자동판독기로 보내면 판독기는 내부에 저장된 도난·수배 자동차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다. 문제 있는 자동차로 판명되면 경보음을 낸다. 경찰서 과학수사반은 매일 경찰청으로부터 도난·수배 자동차 관련 자료를 받아 이를 휴대용 메모리칩에 옮겨 판독기에 담게 된다. ●강남구4대 활용… 범죄예방 기여 클듯 대당 1억원 정도에 달하는 이 장비는 강남구청이 관내 치안을 위해 구입해 강남경찰서에 세 대, 수서경찰서에 한 대씩 보급했다. 강남경찰서는 세 대 중 두 대를 형사과 소속 형사기동대차에 설치해 밤 늦은 시간 관내로 진입하는 자동차들을 검색할 예정이다. 관내 주요 주차장을 돌며 탐조등 형식으로 카메라를 돌려 샅샅이 훑는 것도 병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한 대는 경비과에서 거치식으로 자동차 이동이 많은 청담검문소 앞에 설치하기로 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이제까지 도난·수배 자동차를 검색하기 위해선 경찰관들이 일일이 휴대형 조회기를 통해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졌다. 유괴나 납치, 살인과 강도 등 강력 범죄에 이용된 자동차 중 도난차가 사용되는 비율이 높은 점에 비춰볼 때 자동판독기가 범죄예방과 범인검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면허시험 소속 경찰관 만취 운전

    경찰청 산하 운전면허시험관리단 소속 경찰관이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총무계 소속 전모(36) 경사는 지난 18일 밤 11시46분쯤 혈중 알코올 농도 0.131% 상태에서 서울 지하철 8호선 장지역 1번 출구앞 편도 5차선 도로에서 차를 몰고가다 신호를 기다리던 이모(59)씨의 택시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시간 만에 숨졌고 타고 있던 승객 대모(21·여)씨도 부상을 입었다.송파경찰서는 20일 전 경사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주의의무 위반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10) 110일째 복직투쟁 비정규직

    [마이너리티 리포트] (10) 110일째 복직투쟁 비정규직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함소란. 쉰두살 먹은 해고 노동자이자 스물네살 딸을 둔 엄마랍니다.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 14명과 올 1월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별 다섯개짜리 호텔에서 해고된 뒤 110일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답니다. 하지만 호텔측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지요. 저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지어진 이 호텔에 그해 8월 하우스키퍼로 입사했습니다. 서류, 면접, 영어책 읽기 등 까다로운 공채시험을 통과한 정규사원이었죠. 호텔이 문을 연 지 한달 만에 들어왔으니 창립 멤버와 다를 바 없었고요. 하우스키퍼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500여개 객실을 나눠서 청소와 정리정돈을 해야 합니다. 맡은 객실을 모두 청소하려면 정해진 시간보다 두세 시간 더 일하기 일쑤인 데다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야 해서 점심은 정말 밥먹듯이 걸러야 했죠. 위장병을 앓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객실 이불과 카펫을 청소하며 나오는 먼지에 기관지염과 알레르기도 달고 살았습니다. 해고된 지 석달 만에 제 몸무게가 10㎏이나 불어난 것을 보면 호텔 일이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기본급에 상여금 900%, 봉사료와 각종 수당 등을 합치면 14년차이던 2001년 연봉이 2700만원이나 되었죠. 병원을 자주 찾는 여든 된 친정 아버지와 그보다 두살 적은 어머니를 봉양하며 딸을 지방 미술대학으로 유학보냈고 97년엔 수원에 6800만원짜리 24평 아파트도 장만했습니다. 남편과는 88년 헤어졌지요. ●힘든 노동, 그 대가가 비정규직 전환 칼바람이 불어온 건 2001년 12월이었습니다. 갑자기 호텔에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는다는 공고문이 나붙었습니다. 신청자가 아무도 없자 사측은 하우스키퍼들을 1순위로 정해두고 퇴직을 강요하기 시작했지요. 하우스키퍼를 시작으로 8차까지 단계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거라면서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계속 일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호텔 인사담당자는 노동조합이 뭔지도 모른 채 묵묵히 일만 해온 우리를 호출기로 한명씩 불러 “다른 사람들도 다 명예퇴직서에 서명했다. 결국 못 배겨낼 테니 빨리 결단을 내리라.”고 협박을 하더군요. 청소하는 객실에 찾아와 이것저것 트집을 잡으며 서명하지 않으면 퇴직금도 못 받을 것이라고 위협하는 데에는 당할 길이 없더군요. 결국 같은 해 12월31일부로 하우스키퍼들은 용역회사 소속으로 비정규직이 됐습니다. 우습게도 용역회사는 우리를 비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 호텔측이 전직 인사부장을 앞세워 급조한 용역업체였습니다. ●줄어든 수입에 신용불량 일보직전까지 추가 구조조정은 없었습니다. 외려 남아 있는 직원들은 단체협상을 통해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 혜택을 받더군요. 반면 우리는 연봉이 1500만원 수준으로 확 줄었습니다. 아줌마들이 모여 있는 하우스키퍼들만 만만하게 보였나 봅니다.50명가량이 모여 2002년 6월 전국여성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노조원에 대한 각종 불이익이 이어졌습니다. 청결 상태에 대한 사소한 트집은 물론이고 우리와 말이라도 한마디 나눈 비노조원은 따로 불러 호통치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하나둘 노조를 떠나 15명만 남게 됐죠. 2004년 재계약 당시 연봉은 또다시 130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줄어든 수입에 살림은 갈수록 어려워져 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척이 빌려간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저 또한 폐결핵으로 보건소를 다니느라 자주 결근하게 돼 조금씩 빚이 늘어났습니다. 카드 네 개를 돌려막아 봤지만 소용없이 신용불량자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살던 집을 7500만원에 전세 주고 3000만원짜리 전세로 옮겼습니다.4500만원은 고스란히 빚갚는 데 썼습니다. ●노동부 불법파견 판정에 호텔 ‘콧방귀´ 2004년 5월 노동부에서 사측의 고용 행태에 대해 불법파견이라는 판정을 내려 다음달 5일까지 호텔측이 저희를 직접 고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호텔측은 콧방귀만 끼고 있고 검찰은 현재까지 호텔측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호텔은 지난해 말 용역회사와의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우리를 거리로 내몰았습니다.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15명 모두 생명력 강한 우리네 엄마들이니까요.‘붉은 엄마들의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복직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찾기도 어려운 엄마들이기에 메아리 없는 외침이라도 내지르고 있답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기간제 노동자 ‘사용사유 제한’ 최대쟁점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돼 있는 비정규직 법안의 쟁점은 무엇일까. 비정규직 법안으로 묶어서 불리는 법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두개다. 지난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고 21일 법제사법위원회,24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쟁점은 두 가지다. 먼저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사유 제한이다. 사용사유 제한은 기업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데도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정부안은 사용사유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비정규직 고용계약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뒤 이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무기(無期)계약’으로 전환되도록 했다. 하지만 무기계약 전환이 곧바로 정규직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애매하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사용사유를 제한하면 형편이 안되는 중소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사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출산과 육아, 질병과 부상, 휴직과 파견 등 10가지로 사유를 한정하자고 주장한다. 정부안대로라면 사측이 2년 계약이 끝나고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채 다른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편법을 쓰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어 비정규직 양산이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파견노동자 보호 관련 조치도 쟁점이다. 정부안은 합법적인 파견기간이 끝나거나 불법파견으로 판정되면 사측이 해당 노동자에 대해 고용의무를 지도록 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계약기간이 끝나거나 불법파견으로 판정되면 자동적으로 사측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게 되는 고용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솜방망이 처벌이 ‘불법파견’ 조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 파견근로가 ‘조자룡 헌칼 쓰듯’ 쓰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불법 파견근로에는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이 있다. 위장도급은 기업에서 노동자를 채용하면서 직접 근로계약을 하지 않고 용역업체를 통해 도급계약을 한 뒤 자기 회사에서 파견 형식으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은 노동자에 대해 법률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고 복리후생도 책임지지 않는다. 불법파견은 기업이 파견근로가 허용되는 26개 이외의 업종에서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불법 파견근로를 제대로 제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은 “불법파견 판정을 받으면 당연히 사측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데 이행하지 않아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검찰도 기소를 망설이는 데다 기소해도 법원에선 고용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는 등 불법파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개정 법률에서 제재 수준을 높였다고 해명했다. 노동부 비정규직대책팀 김인곤 팀장은 “이제까지는 제재 수위가 약해 불법파견을 제대로 막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개정안에선 기존의 1년 이하 징역과 1000만원 이하 벌금 규정을 3년 이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제재 수단을 강화했기 때문에 불법파견 방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편견딛고 희망을 쏜다”…20일 ‘장애인의 날’ 명암] “어떻게 살라고”

    [“편견딛고 희망을 쏜다”…20일 ‘장애인의 날’ 명암] “어떻게 살라고”

    17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1059번지 옛 대현파출소 1층.20평 남짓한 공간에서 발달 및 정신지체장애인 15명과 이들의 어머니들이 함께 고무 패킹 뜯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작업량은 비장애인 1명 몫에도 못 미친다. 이곳은 2004년 3월 일선 경찰서가 지구대 체제로 개편돼 파출소가 문을 닫으면서 관할 성동서와 성동구청, 복지관이 합의해 장애인들의 일터로 마련해준 ‘요한 작업장’이다. 하지만 작업장은 곧 폐쇄될 위기에 놓여 있다.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성동서에 문을 닫아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벌이는 안 되지만 일하는 보람에서 사는 기쁨을 느끼던 장애인들은 그래서 요즘 얼굴이 어둡다. 3급 정신지체장애인 박재홍(30)씨는 선천성 자폐증 탓에 한 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일엔 전혀 신경쓰지 못한다. 박씨는 2004년 직업훈련을 마친 뒤 네댓군데 제조공장을 다니며 노동자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처음 박씨를 비장애인과 함께 일을 시키던 공장들은 업무효율이 떨어지자 박씨 자리를 격리했다. 작업량이 모자란다며 매일 꾸지람을 들었다.15명 장애인들은 박씨와 같이 느린 행동과 모자라는 언어지각능력 탓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작업장에서 수도나 전기제품 고무 패킹 분리작업과 크레파스와 볼펜 포장 등의 단순 노무로 한달에 사오십만원을 번다. 밥값도 안 되지만 일하는 보람만으로 행복하다. 이들에게 지난달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경찰관들이 찾아와 1층 작업장을 2층으로 옮길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성동서를 찾았더니 지난해 7월 국유지 가운데 노는 땅과 건물에 대한 활용계획 조사에서 성동서가 이 건물 매각 계획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18일 경찰청에서 승인이 떨어졌고 성동서의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더욱 씁쓸한 건 매각 이유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요한 작업장을 없애고 치안센터를 만들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성동서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장애인들이 집앞을 자꾸 돌아다녀 보기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아마 그 이유 때문에 치안을 빌미로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겠느냐.”며 씁쓸해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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