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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 男 96.9% “본 적 있고 빠져 있다”

    일본 포르노 동영상 유포의 대가로 통해온 일명 ‘김본좌’가 최근 붙잡혔다. 하지만 그를 검거한 경찰에게 박수를 보내는 네티즌들은 의외로 별로 없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대화명 앞에 검은 리본(▶◀)을 달거나 ‘근조(謹弔)’를 쓰는 등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통상 ‘야동(야한 동영상)’으로 불리는 인터넷 포르노 동영상에 대한 남녀간 관점을 비교해 봤다. ■ 누가 ‘김본좌’에게 돌을 던지겠느냐? 역시 늑대들이 빨랐다. 남성 10명 중 7명은 중·고등학교 때 처음 성인 에로비디오나 ‘야동’(야한 동영상)을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 때 처음 접한 사람이 36.9%였고,31.7%는 고등학교 때 처음 봤다고 답했다. 여성들 대부분이 성인이 되어서야 접한 것과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10명 중 8명 인터넷으로 음란물 봐 미혼인 회사원 이유성(31)씨도 중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포르노 비디오를 본 게 첫 경험이다. 이씨는 “단순히 좋았다라기보다는 ‘아찔했다.’라는 표현이 적당할 만큼 처음 본 영상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에도 한동안 머릿속에서 영상이 떠나질 않았다.”고 돌아봤다.“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지금처럼 성인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성인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할 정도죠.” 웹디자이너 박모(28)씨도 중 1때 친구들과 본 포르노 비디오를 통해 성인 동영상의 세계에 입문했다. 박씨는 요즘 아예 한 성인 콘텐츠 다운로드사이트에 월정액으로 5000원씩 내고 야동을 받아보는 회원으로 등록, 주 1∼2회 정도 성인 동영상을 본다.“P2P(개인간 파일교환)를 통해 다운로드 받는 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돈 주고 받아 보고 있어요. 어느 사회에서나 성적 욕망의 배출구는 있어 왔고 어릴 때 돌려보던 야한 사진이나 성인 동영상이 별다를 것 없다는 생각에 죄책감은 없습니다.” 서울신문이 리서치 전문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50대 남성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96.9%가 성인 동영상을 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거의 모든 남성이 해당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1년에 10차례 정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한 번 이상 보는 사람도 3.6%나 됐고 주 1∼5회는 12.7%, 월 10회 정도는 33.7%로 집계됐다. 남성들의 82.5%는 인터넷을 통해 성인 동영상을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군은 “부모님이 컴퓨터에 아무리 유해 영상물 차단 프로그램 같은 것을 깔아 놔도 (야동을)볼 수 있는 방법이 다 있다. 이번에 잡힌 김본좌도 어른들보다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더 잘 알려진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성인 콘텐츠에 관대한 남성들 대학생 박모(25)씨는 “중 3때 친구들과 함께 비디오를 처음 보고 이런 세상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신기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 이후로 많게는 1주일에 대여섯 번, 적게는 한 달에 1∼2차례 정도 성인용 야동을 본다. 대부분 P2P를 통해 자료를 구하고 친구들과 공유하고 있다. 박씨는 처음 성인 동영상을 볼 때는 죄의식도 느꼈지만 성인이 되고서는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고 한다. 단 여자친구가 있을 때는 ‘여자친구가 혹시 알게 되면 얼마나 부끄러울까.’하는 생각을 가끔 하곤 했다. 인 동영상이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대답한 남성은 32.3%에 그쳤다. 하지만 50.4%는 ‘영향을 미치지만 미미하다.’고 답했고 5.8%는 오히려 감소시킨다고 응답했다. 나머지는 ‘성범죄와 성인 동영상은 전혀 관계 없다.’고 답했다. 서울대 성폭력상담소 하혜숙 전문위원은 “성인 동영상을 보면서 욕구를 해소하는 데 익숙해진 남성들의 경우 이성으로 욕구를 다스리지 못해 아차하는 순간에 성범죄자가 되는 수가 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성인 에로물이나 동영상이 만들어낸 사회적 병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용 이재훈기자 kiyong@seoul.co.kr
  • [여성&남성] 女 30.6% “남편과 함께 처음 봤다”

    성인 에로물이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은 금물. 여자들에게도 엄연히 성적 욕구와 호기심은 존재한다. 단 남자들은 성인 동영상 콘텐츠가 어디에 있는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터놓고 얘기하며 평가까지 하는 수준이라면, 수줍은 그녀들은 에로물이 어디 있는지 찾는 방법을 몰라 마음속으로 얼굴을 붉힌다. 회사원 이모(29)씨는 석 달에 한번 정도 성인 동영상을 보며 성적 욕구를 해소한다. 이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가끔씩 성인 동영상 광고창이 뜨면 눈치를 보다 슬쩍 손길을 보내 어떤 작품인지 살핀다. 이씨는 “누구나 성적인 욕망은 있고 그 욕망을 해소할 곳은 남녀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끔씩 성인 에로물을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인 동영상은 이씨에게 늘 실망감만 안긴다. 서울신문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20∼50대 여성 2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꼴인 206명(79.2%)이 성인 에로물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6.4%는 연간 10차례 정도 성인 에로물을 본다고 했다. 하루에 한 번이라는 ‘마니아’도 1% 있었다. 주로 중학생 때 에로물을 접하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34.5%는 대학 졸업 이후에야 처음 접할 정도로 시기가 늦다. 하지만 대부분 홀로 에로물을 즐기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30.6%는 ‘남편과 함께 봤다’고 해 ‘혼자 봤다.’(57.3%)는 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여성 10명 가운데 절반 정도(48.8%)가 성인 에로물이 ‘필요악’이라고 답한 반면 30.4%는 ‘사회악이므로 사라져야 한다.’고 답했다.68.8%는 에로물이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회사원 김모(26)씨는 대학 시절 에로물이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성인 동영상을 찾아봤다. 그는 특히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적인 성행위를 가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관심을 뒀다. 김씨는 “이런 종류의 포르노를 보면 남자들이 ‘여자들은 처음엔 싫어해도 나중엔 다 좋아하게 돼 있다.’는 왜곡된 ‘강간 신화’를 무의식 중에 갖게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도 모든 에로물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주부 서모(33)씨는 대학시절 남자친구와 처음 에로물을 접했다. 그와 결혼에 골인한 지금도 2∼3주에 한번씩 함께 본다. 처음에는 에로물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남편과 함께 시청하며 생각이 바뀌었다.“함께 보니까 폭력적인 에로물보다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담겨 있는 에로물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가끔 부부 생활에 자극도 되는 데다 요즘은 그냥 드라마 보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답니다.” 20대 초반 주위의 친한 오빠들이 “너도 이제 알건 알아야 한다.”며 보내준 에로물을 여러 차례 받아보며 호기심을 충족하게 된 회사원 이모(25)씨. 이씨도 4년 전부터 사귀어온 남자 친구와 가끔 함께 에로물을 본다. 처음에는 머쓱했지만 곧 ‘다 그게 그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지나치게만 빠져들지 않는다면 에로물을 통해 성적인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성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편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원 이모(24)씨는 몇편의 성인 비디오를 제외하면 에로물을 접한 적이 거의 없다. 우연히 들렀던 성인 사이트에서 나온 에로물을 보고도 어지러운 느낌만 들었다. 하지만 3년 사귄 남자 친구가 “같이 보자.”고 졸라대는 모습에 호기심을 느꼈다.“에로물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은 없지만 남자 친구가 숨기고 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에로물 보는 게 숨길 일도 아니고 오히려 당당하게 함께 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이재훈 김기용기자 nomad@seoul.co.kr
  • 은행 PB센터 보안허술… 전담경비인력 없어

    국민은행 강남 PB센터 권총강도 사건으로 부자들의 ‘요새’나 다름없는 PB센터가 처음으로 털린 사실이 밝혀지자 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시중은행의 한 PB팀장은 “PB고객들로부터 ‘마음 놓고 센터에 들를 수 있겠느냐.’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전했다.이번 사건은 강남 PB센터의 경비와 현금출납 과정이 허술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객의 자산은 물론 가정사까지 훤히 꿰고 있는 PB들은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고객이 방문한다고 연락하면 은행에서 차를 대신 보내주거나, 직원들이 센터 앞에서 대기해서 안내하는 게 보통이다.A은행의 PB담당 부행장은 “용의자처럼 다짜고짜 찾아와 ‘돈이 많으니 상담받겠다.’는 사람들은 사기꾼으로 의심받아 안내 데스크에서 걸러진다.”고 말했다.그러나 붙잡힌 강도 용의자 정모(29)씨는 강남 PB센터에 들어가서 8억원을 예치하고 싶은데 상담을 받고 싶다고 말한 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지점장을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보안과 경비가 허술했다는 얘기다. 사건 당시 청원경찰 1명이 건물 1층 국민은행 강남역지점에 근무하고 있었다.PB센터는 2층에 있다. 1억원을 용의자에게 준 과정도 석연치 않다.PB센터는 상담이 주업무이기 때문에 현금을 거의 보관하지 않는데다 있더라도 전표 작성 등의 절차를 거쳐야만 출금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을 포함해 대개의 은행에서는 지점장이 전화로 부하 직원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시킬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협박받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지 않은 지점장에게 직원이 1억원을 가져다 준 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PB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편 용의자 정씨는 수배 중에 버젓이 해외에 드나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남경찰서 유재선 강력계장은 23일 “7월 초부터 인터넷 상거래 사기 등 8건의 혐의로 수배됐던 정씨가 올 5월22일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체코와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8월24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강남경찰서는 이날 정씨에 대해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이창구·이재훈 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 권총강도 잡혔다

    지난 20일 발생한 서울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PB(프라이빗 뱅킹·고액 자산관리)센터 권총강도 사건 용의자가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2일 오후 5시쯤 경기도 안양시의 한 호텔에서 정모(29)씨를 붙잡았다. 조사결과 용의자는 범행 직후 대담하게도 현장 근처 모텔에서 하루를 머물러 경찰의 허를 찌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권총과 실탄 20발, 은행에서 빼앗은 1억 500만원 중 9500여만원을 압수했다. 정씨는 없어진 1000여만원으로 여자친구와 쇼핑을 하고 신분증 위조 및 오피스텔 계약 비용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범행동기 및 의문점 정씨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목동의 한 실내 사격연습장에서 훔친 45구경 권총을 이용해 20일 국민은행 강남PB센터에서 강도질을 했다. 정씨는 사기·절도 등 전과 8범으로 전국에 수배 중인 상태였다. 경찰에서 정씨는 “자살하기 위해 권총을 훔쳤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총을 이용해 은행을 털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수배 중인 몸이라 약 10일전 어머니가 별세할 때 임종을 지키지 못했고 장례도 치르지 못했다.”면서 “이를 괴로워하다 자살을 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씨의 진술을 범행동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범행이 워낙 대담했던 데다 치밀한 사전 계획 없이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너무 정교했다는 얘기다. 굳이 구하기 어려운 총으로 자살하려 했던 점도 정확히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강남 PB센터를 턴 이유는 경찰은 정씨가 우연히 국민은행 강남PB센터를 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경찰에서 “권총을 갖고 강남역에서 역삼역 방향으로 걸어가던 중 우연히 국민은행 PB센터가 있는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또 “사람이 많은 일반 창구은행보다는 고액 자산가를 관리하는 PB센터가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며 우발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은행 지점장을 여러 차례 미행하거나 사전에 은행을 답사한 적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점장과 자연스럽게 긴 시간 동안 재테크 상담을 한 점으로 미루어 우연히 범행장소를 정했다는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은행에 들어가 1시간 가까이 머문 이유 정씨는 사건 당일 은행 마감시각인 오후 3시55분쯤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와 4시5분쯤 혼자 지점장실을 찾았다. 지점장과 30∼40분간 상담을 받는 척하다 갑자기 강도로 돌변했다. 정씨가 은행을 빠져나온 시각은 5시10분쯤이었다. 은행에 머문 1시간여 동안 정씨는 빠져나갈 상황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계획적으로 범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파악을 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검거과정 경찰은 정씨가 목동 실내사격장 등으로 전화를 걸 때 사용한 이른바 ‘대포폰’(무적폰)을 역추적해 정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정씨에게 대포폰을 배달한 택배회사 직원을 통해 정씨가 머문 서울 송파구의 L호텔을 확인했으며 이 호텔에서 정씨가 사용한 인터넷 접속 내역을 근거로 정씨의 애인 이모(27·여)씨의 신병을 확보, 정씨의 소재를 알아냈다.김기용 이재훈기자 kiyong@seoul.co.kr
  • 국민銀에 권총강도

    20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지점 2층 PB센터에 3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45구경 권총을 들고 침입해 실탄을 보여주며 직원들을 위협한 뒤 현금 1억 5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은 175㎝ 정도의 키에 짧은 머리 스타일이며 진곤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사건 당시 은행 안에는 손님이 없었고 직원들만 7명이 있었지만 이들은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독 범행으로 보이며 범행에 이용한 차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쫓고 있지만 국민은행 측이 한 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낮 강남서 은행 권총강도

    대낮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권총을 든 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억대 현금을 빼앗아 달아났다. 20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지점 2층 PB센터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권총을 들고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한 뒤 현금 1억 5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3시55분쯤 은행에 들어와 “8억원을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며 지점장 면담요청을 한 뒤 황모(48) 지점장과 1시간가량 상담을 하다 갑자기 권총과 실탄을 꺼내보이며 현금 2억원과 수표 1000만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황 지점장은 “은행 금고에 이것밖에 없다.”며 직원을 시켜 현금 1억 500만원을 보라색 종이가방 2개에 담아 건넸다. 범인은 오후 5시10분쯤 강남역 방향으로 걸어서 도주했다. 황 지점장은 경찰에서 “범인은 175∼178㎝ 정도의 키에 짧은 머리, 진한 감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둥글고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으며 서울 말투를 썼다.”면서 “범인이 우리 집과 가족을 알고 있어 신고하지 말라고 협박해 1시간이 지나서야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센터에는 손님이 없었고 직원만 12명 있었지만 별다른 상해를 입지는 않았다. 한편 경찰은 지난 18일 오후 9시30분쯤 양천구 목동사격장에서 발생한 권총 도난 사건 용의자와 이 범인이 동일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은행 강도범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인물이 사격장을 찾아와 “실탄 사격장을 자주 찾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홍보회사 직원인데 권총 사진을 찍게 해주면 홈페이지에다 홍보해 주겠다.”고 요구한 뒤 주인이 한눈을 파는 사이 오스트리아제 삽탄식 9㎜ 글락(GLOCK)17 권총 1정과 실탄 여러 발을 훔친 뒤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단독 범행으로 보이며 사격장 주인에게 은행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용의자와 권총 도난 사건 용의자를 보여준 뒤 두 사람이 동일인물임을 확인, 인근 지하철역과 주차위반 CCTV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상금 1000만원을 내걸고 수배 전단지 10만장을 배포해 용의자를 공개수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고는 서울 강남경찰서 (02)552-0112로 하면 된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공교육에도 ‘영어 광풍’

    공교육에도 ‘영어 광풍’

    인천 동구에 있는 사립 D초등학교는 지난 7월 말부터 한달 동안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학교 주최 영어캠프를 열었다. 미국 출신인 이 학교 나모 교사가 직접 5∼6학년생 6명을 인솔했다. 방학 때마다 열어 온 캠프는 이번이 7번째로 많으면 19명, 적으면 5명이 참가해 왔다. 나 교사는 학생들을 자기 집에 머물게 하며 현지 대학에서 영어연수 수업을 듣게 했다. 학생들은 승마와 수영, 댄스도 즐겼다. 4주간 항공료와 학비 등을 합해 든 돈은 700만원가량. 사설 유학원들이 운영하는 미국 동부지역 영어캠프가 보통 한달에 500만원대인 데 비하면 매우 큰 액수다. 이 학교는 영어캠프 진행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학교 홈페이지에 띄우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캠프에 다녀온 아이들이 못간 우리 아이에게 자랑을 늘어 놓아 속이 상했다. 학교가 나서서 이렇게 위화감을 조성해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사설 유학원 美캠프보다 200만원 비싸 이 학교 이모 교장은 “위화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적은 인원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차피 대학생이건 고등학생이건 해외연수를 가는 아이도 있고 못 가는 아이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온 나라를 덮고 있는 ‘영어 광풍’이 공교육 현장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값비싼 해외 영어캠프를 직접 운영하는 초등학교가 생겼는가 하면 어떤 학교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간 위화감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사립 H초등학교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인근의 자매결연 학교에 매년 네 차례 교환학생을 보내 영어공부를 시키고 있다.11주 코스다. 한국에서 놓치게 될 학습진도는 동행교사가 맞춰준다. 이달 8일 시작한 올해 마지막 프로그램에도 5명이 참석했다. 한달에 300만원 정도로 11주면 얼추 800만∼900만원이 든다. 이 학교 정모 교장은 “5∼6학년 30∼40명 정도가 미국·캐나다 등지로 어학연수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로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자매학교로 보내달라고 요청해 시작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는 영어교육이 제대로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의 사립 S여중도 마찬가지.2년 전부터 매년 2월 호주 시드니 인근의 학교로 보름 일정의 영어 체험학습을 보낸다. 비용은 260만원 정도로 올 2월에는 20여명이 다녀왔다. 학교 관계자는 “비교적 싼 중국 어학연수보다 학생 숫자는 적지만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 “사립학교 과외활동 제재 못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가의 해외 영어캠프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사립학교의 과외활동에 대해 교육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장학지도나 권고 정도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김성일 교수는 “단기로 진행하는 영어캠프식 교육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증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교육 기관들이 앞장서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교 안에서 전체 아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영어공부를 시킬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주위의 사랑으로 소리 얻었어요”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선천성 난청 장애를 앓던 어린 남매가 병원의 도움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돼 따뜻한 화제를 낳고 있다. 2002년 4월 이란성 쌍둥이로 정환웅(4)군을 낳은 엄마 김경미(31)씨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큰딸 슬기(10)양에 이어 환웅이도 선천성 난청 증세를 보이며 엄마 말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도 쌍둥이 형과 달리 환웅이는 소리에 반응이 없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10만원짜리 월세방에서 휴대전화 부품조립 등 허드렛일을 하며 홀로 3남매를 키워온 김씨에겐 아이들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마땅치 않았다. 이때 서울아산병원 사회복지팀과 이비인후과 이광선 교수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씨는 그때까지 모아둔 돈과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수술비 2000만원을 어렵게 마련했고, 병원측은 500만원의 수술비 보조를 통해 같은 해 9월 슬기에게 인조 달팽이관을 귀에 이식하는 인공와우 이식수술로 청력을 되찾아줬다. 이후 환웅이 수술비 마련에 고심하던 김씨는 지난해부터 인공와우 이식수술비에도 의료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올초 환웅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측은 치료비 전액 혜택을 제공하며 지난 8월22일 수술을 통해 환웅이에게 소리를 되찾아줬다. 김씨는 “두 아이 모두 주위의 따뜻한 사랑으로 소리를 얻은 만큼 건강하게 자라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가을 가뭄 ‘목타는 한반도’

    가을 가뭄 ‘목타는 한반도’

    가을 가뭄에 한반도가 신음하고 있다.3개월째 비 소식이 없는 곳이 많은데다 이상고온까지 이어지면서 농작물이 타들어 가는가 하면 식수가 부족해 물을 실어 나르는 곳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가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없어 김장용 무·배추·당근·양파 등 밭 작물이 타들어가고 있다. 규모가 큰 시설재배농은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있지만, 영세농들은 별다른 대책이 없이 하늘만 쳐다 보는 실정이다. 전남 함평에서 콩을 재배하는 김형수(56)씨는 “한창 작물이 성장하고 여무는 시기에 비가 오지 않아 피해가 크다.”면서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송이생산 절반으로… 가격 2배 폭등 배추는 생육기에 가뭄과 고온이 이어지면 뿌리가 썩어드는 무사마귀병에 걸린다. 충북에서는 가을배추가 이미 진딧물 등 병충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들은 가뭄 피해가 확산되자 양수기 등 보유 장비를 재배농에 빌려주고 밭작물 피해를 조사하는 등 잰걸음이다. 충남 서산시 고북면에서 총각무를 재배하는 김모(59)씨는 “무가 쑥쑥 자랄 때인데 아무리 물을 대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송이도 작황이 엉망이다. 강원도 특산 송이 생산량이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떨어졌고, 그 여파로 추석 직전 ㎏당 34만∼35만원대였던 송이 가격(1등급 기준)이 현재는 61만 3000원대로 폭등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밭 토양 수분 함량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면서 “가뭄이 지속되면 생육 지연, 품질 저하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식수난을 겪는 곳도 있다. 장마 이후 그쳐 버린 비에 지하수까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충남의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충북의 제천, 단양, 괴산, 영동 등 20여 곳과 강원의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홍천군 상오안리 농공단지, 철원군 김화읍 유곡리 등에서는 생활용수가 부족해 식수를 소방차로 공급받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산불 위험까지 높아지자 강원도는 최근 산불 진화용 헬기를 원주와 강릉에 각각 1대씩 추가 배치하는 등 가을철 산불예방 특별경계에 들어갔다. 가뭄은 가을 단풍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일교차가 커 어느 해보다 아름다운 단풍이 기대됐으나 이런 기대마저 깨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설악산 단풍은 물론 경기와 수원 충북 속리산 등에서도 나뭇잎이 말라 붙거나 부스러지고 검은 반점이 생기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내년 봄까지 가뭄 장기화될 수도 국립산림과학원 성주한 박사는 “올해는 가을 가뭄이 심해 나무에 스트레스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다음주 후반부터 북쪽에 자리잡은 강풍대가 점점 남하하면서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면 비가 내릴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가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 한 관계자는 “기상학적으로 가뭄이라면 6개월 정도 적은 강수량이 이어져야 하며, 현재 강수량이 적은 달이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는 내년 봄까지 계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서울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학 실험실은 ‘시한폭탄’

    대학 실험실은 ‘시한폭탄’

    10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19동 지구환경과학관 3층 해양공동생물실험실. 건조기와 인큐베이터, 고압멸균기, 냉장고가 실험실 내부가 아닌 복도에서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뿜어내는 열기가 상당하다. 복도에는 캐비닛, 약품통, 제빙기 등 장비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지나가기가 어려울 정도다. 제빙기에 가로막힌 소화전은 불이 났을 때 재빨리 가동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화전에 붙은 점검딱지. 최종 점검일자가 무려 11년 전인 1995년 10월7일이다. 천장에 붙은 화재 경보기는 두 개 중 하나가 깨져 있다. ●화재 경보기도 깨진 채 방치 18동 자연과학관은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2층 세포생물학실험실 복도에는 알코올과 포르말린 등 인화성 강한 화학약품들이 잠금 장치도 없이 방치돼 있다.3층 분자미생물학연구실 옆 소화전도 형성분석기와 휴지통 등으로 가려져 있고 질소탱크 7개가 복도에 즐비하다.4층 미생물생태학연구실 복도는 각종 연구설비 때문에 어깨를 좁혀야 겨우 지나갈 수 있다. 자연대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친 정모(36)씨는 “지난 9년 동안 소방 시설 점검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캐나다에서 연구할 땐 화재 경보 시스템은 물론이고 1주일이 멀다 하고 비상대피 훈련을 했는데 우리는 너무 허술하다.”고 말했다.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국내 대학 이공계 연구실험실의 현 주소다. 화재나 폭발이 난다 해도 이상할 게 없고, 사고가 났을 때의 신속한 조치도 힘든 상황이다. 학생과 교수진은 불안을 호소하지만 이를 귀담아 듣는 학교는 거의 없다. 서울대가 이 정도이니 다른 대학들의 여건은 말할 것도 없다. 올 들어서만도 지난달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실에서 발생한 전기누전 추정 화재를 비롯해 10건가량의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대 실험실 472곳 소화기조차 없어 서울 한남로 단국대 자연과학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하 1층 연구동의 소화기와 비상유도등은 먼지가 잔뜩 끼어 있고 소화전에는 점검표조차 붙어 있지 않다. 복도에는 아세토니트릴과 메탄올 등 각종 화공약품이 가득하지만 그 옆에는 고전압 급속냉동기가 가동되고 있다. 연구실과 복도의 화재 경보기와 스프링클러는 모두 깨져 있다. 분자생물학과 대학원생 박모(24)씨는 “내년 9월까지 캠퍼스를 옮긴다는 핑계로 학교측이 사고위험을 무시하고 있고 소방서도 이런 상황을 눈감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서울대 환경안전원이 펴낸 서울대 실험실 안전백서에 따르면 서울대 내 실험실 1334곳 중 35%인 472곳에 소화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01곳은 비상통로가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고,71곳은 두 개 이상이어야 하는 출입구 중 하나가 폐쇄돼 있다. 2004년 5월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육 연구시설은 규모에 따라 옥내 소화기(연면적 33㎡ 이상), 옥내 소화전(1500㎡ 이상), 스프링클러(5000㎡ 이상), 자동 화재탐지 설비(2만㎡ 이상)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하지만 연구기관들은 1년에 한 번 자체적으로 점검한 결과만을 관할 소방서에 내도록 돼 있어 사실상 규정이 사문화돼 있다. ●안전 실태조사도 외부위탁 감독 허술 올 4월 시행된 연구실 안전환경조성에 관한 법률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여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법은 연구기관이 안전관리규정을 작성해 게시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과학기술부 연구실안전과는 인원부족으로 실태조사마저 외부에 위탁한 상태다. 위탁기관 조사보고도 다음달이 돼야 완료되기 때문에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서울소방방재본부 예방담당 고승 주임은 “위험한 약품을 다루는 실험실은 따로 방재규정을 둬야 하지만 모든 실험실이나 연구실이 위험물질을 다루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규제라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어 따로 규정을 두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국민들은 차분…사재기등 동요 없어

    북한의 핵 실험에도 불구하고 9일 대다수 국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주가 폭락·환율 급등 등 경제분야의 충격파는 컸지만 한반도 위기설이나 전쟁설이 나올 때면 되풀이됐던 생활필수품 사재기, 은행 현금인출 등 일상 생활에서의 동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부 외국인들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잠실 롯데마트 월드점 전호영 지원매니저는 “추석 직후여서인지 매장 내 손님이 뜸할 정도”라면서 “쌀이나 라면,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 생필품 사재기는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김민석씨는 “전국 주요 지점을 두루 확인해본 결과 북한 핵 실험으로 인한 동요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백화점들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신세계 홍보담당 김자영 과장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시장의 동요는 앞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가 시간을 두고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동요가 더욱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의 주요 유통센터와 백화점, 재래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잠실의 한 유통매장에서 만난 인원달(67)씨는 “북한 핵실험 자체는 괘씸한 일이지만 국력 차이가 워낙 커서 전쟁이 날 것이라 보진 않는다. 국민 의식수준도 높아져 과거와 같은 사재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과거 한반도에 위기론이 대두될 때마다 어김없이 국민들은 불안심리를 행동으로 표출하곤 했다.1994년 3월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에 이어 그해 6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당시 일부 백화점과 시장을 중심으로 생필품의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금융시장에도 예금인출이나 환투기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국민은행 역삼동지점 관계자는 “지점 창구는 평범한 월요일 오후 상황 정도”라면서 “예금을 인출하거나 달러를 사겠다는 등 상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에 대한 문의전화는 은행들로 걸려 왔다.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관계자는 “외국에 유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가 환율 급등이 일시적일지 여부를 묻는 등 외환시장 관련 전화가 몇 통 걸려 왔다.”면서 “단 대부분 유학송금 등을 위한 실수요층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한 외국인들은 핵 실험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신문과 방송 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인 미즈카미 지사에(30·여)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핵 실험 소식을 들었다. 다음주에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상황이 긴박해지면 귀국 날짜를 앞당기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영어강사 미국인 마릴린 플럼리(59·여)도 “오전에 친구들과 핵실험 관련 보도를 봤는데 다들 ‘서둘러 짐 싸서 미국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독일인 교수 한스 알렉산더(50)는 “핵 실험이 사실이라면 매우 놀랍고 무서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나름의 노림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유학생 오가타 야스히로(30)는 “종일 TV뉴스를 통해 시시각각 들어오는 뉴스를 들었다.”면서 “3년간 한국에서 살았지만 이런 긴박한 상황은 처음 접해본다.”고 말했다. 서울 재팬클럽은 연락망 정비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가기로 했다. 유영규 이재훈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본지 보도 그후…희귀병 어린이 2명 희망의 한가위

    본지 보도 그후…희귀병 어린이 2명 희망의 한가위

    희귀병을 앓는 환우들에게도 추석은 마냥 즐겁고 기다려지는 명절이다. 힘든 투병 생활을 잊고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언젠가 완치되리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꿈에 부푼다. 서울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던 ‘희귀병 어린이’ 형준이와 원기를 만나 보았다. ■ 진행성 근이영양증 홍원기군 “원기도 꿈을 이뤘어요. 모두 희망을 가지세요.” 한가위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홍원기(8)군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서울신문 4월3일자 6면 보도)평소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원기는 지난달 29일 공군의 도움으로 헬기를 타고 1시간30분 동안 서해안을 누비는 소원을 이뤘다.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원기의 초이동 집이 화재로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모두 16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돌려받은 전세금과 이 성금으로 원기네는 4월 중순 망월동에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하지만 원기는 요즘 힘들다는 얘기를 부쩍 자주 한다. 밤에 자다가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며 서너차례씩 어머니 김오숙(40)씨를 깨워 주물러 달라고 보챈다. 단백질 결핍 때문에 점점 팔·다리 등의 근육이 굳어지는 진행성 근이영양증의 증세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화재 당시만 해도 조금씩 걸을 수 있었지만 이젠 다리에 힘이 빠져 혼자서는 일어설 수조차 없다. 결국 지난달 한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300만원을 주고 전동 휠체어를 구입했다. 수영을 통한 근육강화 운동도 시작했다. 어머니 김씨는 원기의 상태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보통 환우들보다 진행이 좀 빠른 편이라 걱정이에요.‘나도 걷고 싶어. 뛰고싶어.3000년 뒤에 다시 태어나면 나 걸을 수 있는 약이 나올까.’라고 묻기도 해 눈물을 짓곤 합니다.” 매일 복지관과 병원을 오가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원기에게 이번 추석 연휴는 말 그대로 ‘쉬는 날’이다. 요즘 재미를 붙인 인근 미사리 산책으로 투병에 지친 몸을 달랠 예정이다. “원기가 비록 몸은 안 좋아지고 있지만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힘을 얻고 있답니다.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느꼈던 희망을 결코 잃지 않을 테니 여러분들도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빕니다.” 원기 후원계좌는 농협 560-17-002612(예금주는 원기 치료를 돕고 있는 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 ■ 간문정맥 혈관기형 박형준군 “할머니, 기다리세요. 형준이가 갈게요.” 서울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판자촌에 살며 간문정맥 혈관기형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박형준(4)군에겐 이번 한가위가 어느 때보다 새롭다.(서울신문 3월7일자 8면 보도)자주 입과 항문으로 피를 토하던 형준이는 주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아 이제는 병세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덕분에 이번 추석에는 1년만에 대전 할머니 댁으로 가는 귀성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올해 설은 서울의 병원에서 보낸 형준이였다. 병치레 스트레스로 자주 짜증을 부렸던 형준이는 일곱달만에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제법 애교도 부리는가 하면 뭐라는지 알아듣기 힘들던 발음도 꽤 정확해졌다. 보기 힘들었던 미소도 가끔씩 지어보이며 포이동 판자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런 형준이를 이웃 사람들은 ‘포이동 마스코트’라고 부른다.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뒤 모두 25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7월초 버릇처럼 물어뜯은 손가락 상처를 통해 들어간 균이 장을 감염시키는 바람에 한차례 피를 쏟았고, 그 바람에 치료비로 300여만원이나 들었다. 이전에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을 치료비를 이번에는 주변의 따뜻한 온정이 담긴 성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형준이는 한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씩 강남구청 옆 한 아동발달연구소에서 언어·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유독 말이 늦고, 심하게 낯을 가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치료한 뒤부터는 의사표현도 확실하게 하고, 붙임성도 꽤 늘었다. 형준이 어머니 김연(29)씨는 “시간당 6만원이나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형준이가 점점 나아져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종묵(42)씨는 “항상 멀리 나가면 형준이 때문에 불안했는데, 다행히 이번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형준이도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즐거운 한가위를 맞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형준이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767401-01-167369(예금주 김연).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가위 귀성길 곳곳 정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민족대이동’이 시작됐다. 연휴를 앞둔 4일 고속도로와 철도역, 버스터미널, 공항 등에는 수많은 귀성 인파가 몰렸다. 이번 연휴는 나흘이나 되는 데다 공휴일이 징검다리식으로 끼어 있어 귀성길 교통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구간에선 정체가 있었다. 4일 오전까지 전국 고속도로는 대부분 구간에서 원활한 흐름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지·정체 구간이 늘었다. 경부고속도로는 안성분기점∼천안분기점 부근, 죽암휴게소 부근 등에서 흐름이 지체됐다. 영동고속도로 북수원∼광교터널, 호법∼이천 구간과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일죽부근, 하남분기점∼곤지암부근 등에서 거북이 운행이 이어졌다.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4일 오후부터 귀성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연휴 기간 고속버스는 하루 평균 342회 늘어난 6800여회가 운행되며 시외버스는 전세버스 2만 6500여대를 활용해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입된다. 철도공사는 하루 평균 객차 수를 평시 대비 15.8% 증가한 6003량을 운행한다. 연안여객선은 하루 평균 164차례 추가 운항되고 국내선 항공편은 하루 평균 21편 증편된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국내선은 대부분 90% 이상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김포공항은 임시편 10편을 포함해 국내선 75편을 운항키로 했다.유영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등산객과 산림정책아이디어 토론”

    정부대전청사에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정책을 개발하거나,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움직임이 퍼져가고 있다. 동아리 모임 등에서 자발적으로 문제를 깨닫고 스스로 발품을 팔아 해결하는 방식이어서 화제를 모은다. 산림청의 ‘등산사랑’은 단순히 취미로 산을 찾는 산악회가 아니다. 산림청 직원과 민간 전문가 등 2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산림휴양문화의 개척자’를 자처하는 회원들은 ‘고객’의 시각으로 이용하기 편한 등산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박은식 등산사랑 회장은 “함양 육십령과 괴산 희양산 등에 올랐을 때는 회원들 사이에 훼손된 백두대간의 등산로를 산림정책 차원에서 하루빨리 정비해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대전의 계족산에서는 시민들이 만족하는 시설을 갖춘 도심 주변 등산로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다음달 수립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등산로 조성 및 관리 계획에 지침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등산사랑은 10월부터는 ‘등산객과의 대화’에도 나섰다. 산을 찾는 실수요자의 고견을 들어 산림정책에서 부족했던 ‘2%’를 채우겠다는 뜻이다. 대전청사에 있는 각 외청의 산악회장을 초청해 토론회도 갖기로 했다. 문화채청의 ‘무형문화재포럼’은 지난 4월 발효된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협약과 우리 문화재 정책의 괴리를 해소해보겠다는 포부로 문화재 공무원들이 결성한 자발적 모임이다. 회원들은 강릉 단오제와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 등 전승현장을 찾아다닌다. 또 학계의 세미나에도 참여해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초청 강좌도 열고 있다. 박희웅 회장은 “현장 확인 결과 무형 문화재와 관련한 유형의 문화유산에 대한 보호 대책이 미흡함을 확인했다.”면서 “회원들이 제기한 문제는 연구를 심화시켜 정책 건의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의 ‘직무발명제도연구회’는 관심이 거의 없던 직무발명에 대한 법적 토대와 기준을 마련한 주역이다. 회원들은 기술의 해외 유출과 분쟁 증가의 원인이 제대로된 보상체계의 미비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업 방문과 연구, 세미나 등으로 개선안을 마련했고 특허법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직무발명을 발명진흥법으로 일원화시키는 제도화에도 성공했다. 연구회에는 외부 전문가 90여명을 포함한 15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직접 인터넷 홈페이지도 운영한다. 회장인 이재훈 일반기계심사팀장은 “자발적 활동이지만 비용 부담 등 현실적 제약도 없지 않다.”면서 “학습동아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달청에서는 온라인 학습동아리인 유비네트와 오프라인 동아리인 구매제도연구회가 협력해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으로 품목을 지정하는 데서 벗어나 수요기관이 기관 실정에 맞는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다수공급자 계약제도가 획기적인 제도이지만, 사후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조달시장 진입이 쉬워진 만큼 가격과 품질, 납기 등을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수요기관 신뢰를 잃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해 보완책을 마련토록 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의 ☆꼴 입사지원서

    취업 준비생 A(28)씨는 지난달 인터넷으로 한 공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넣다가 짜증이 확 났다. 가족들의 최종 출신학교와 직장명은 물론이고 부모와 자신의 동산·부동산에다 주민번호까지 적으라고 돼 있었다. 회사측에 항의하자 그저 “채용방침”이라고만 했다.A씨는 결국 지원을 포기했다. 대학원생 B(26·여)씨도 얼마 전 광고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쓰다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 집안의 월 수입에다 자신의 키와 몸무게까지 적으라고 했다. 이전에 지원서를 냈던 한 호텔에서는 종교를 묻기도 했다.“업무와 관계 없는 정보까지 요구하는 기업들을 보면 화가 나지만 우리 같은 입장에서는 항의는커녕 어떻게든 잘 맞춰 써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하반기 입사 시즌을 맞아 일부 기업들이 지원자들에게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재를 엄선해 뽑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고칠 생각을 않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약자’인 터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원서를 쓰고 있다.C(25·여)씨도 최근 대기업 입사 지원서를 쓰면서 어머니에게 최종 졸업학교를 물었다가 핀잔을 들었다. 어머니는 “기분 나쁘게 대체 그런 건 왜 묻는 거냐. 집안이 어려워 원래 갈 수 있는 고등학교보다 못한 학교를 갔으니 이모가 나왔던 학교 이름을 써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2003년 초 국가인권위 차별조사국이 100대 기업 입사 지원서 실태조사에 나서 관련 사안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모든 기업들로부터 개선하겠다는 확약을 받은 뒤 조사를 종결했다. 조사에 참여했던 인권위 관계자는 “한동안 잠잠하던 기업들의 불합리한 개인정보 요구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원자가 어떠한 성장 과정을 거쳐왔는지 알아보고 면접 등에서 질문의 기본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일 뿐, 개인정보를 따로 조회해서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세상이 복잡하다 보니 요즘 지원자들 중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시행착오를 막자는 차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전형이 끝난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들을 폐기하지 않고 자기들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해 놓고 있다.D(30)씨는 얼마 전 한 공기업의 하반기 공채에 지원서를 쓰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원서접수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상반기 탈락 때 냈던 자기 지원서가 고스란히 떴다. 공사측은 “1년 정도는 응시자의 신상정보를 보관한다.”고 답했다.D씨는 “어디로 새나가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는데 전형이 끝나면 폐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대형 전자회사에서도 지원정보를 누적해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사팀 관계자는 “차후 재응시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이전 지원자들의 서류를 일정 시점까지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법률로는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입사 지원자와 기업의 관계는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기업이 이미 전형이 지난 개인정보를 모아두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황우석 제자4명 논문 조작”

    서울대는 29일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제자 4명의 박사 논문에서 데이터가 중복 사용된 사실을 확인, 이장무 총장에게 징계를 건의키로 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작 의혹을 받은 박사학위 논문 저자 9명을 조사한 결과 4명의 논문에서 데이터 사진 중복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국제적 연구진실성 기준을 위배한 것”이라고 밝혔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비밀’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더구나 남녀 관계에서라면. 아무리 흉허물 따지지 않는 오랜 연인 사이라 해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 혼자만 간직하고픈 추억 등 상대방이 몰랐으면 하는 자기만의 비밀상자는 있게 마련이다. 너무 속속들이 알아 애정전선이 시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의도에서 비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연인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 보자. ■ 남자 ●“옛 여자친구의 편지만은…” 군대 시절 옛 여자친구에게서 받은 300통의 연애편지. 회사원 서모(31)씨에겐 남에게 절대 공개할 수 없는 보물 같은 비밀이다. 6년 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아기자기한 편지지에 애절한 그리움을 담아 2∼3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왔다. 제대 2년 만에 헤어지고 지금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서씨는 그 편지들을 서류박스 6개에 고이 담아 책상서랍에 간직하고 있다.“인생의 한 부분을 같이했던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거리여서 버릴 수도 없고, 지금 여자친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죠. 만약 지금 이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어딘가에는 그 편지들을 숨겨둘 것 같아요.” ●“불투명한 취업에 대한 고민은 나 혼자서” 대학 졸업반 김모(25)씨는 여자친구에게 취업에 관한 얘기는 절대 꺼내지 않는다. 미래가 불투명한 마당에 언제, 어느 회사 입사시험을 치를 거라고 말하면 공연히 기대감만 부풀려 놓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 김씨는 “여자친구가 이제 겨우 대학 2학년이라 취업에 대한 관심도나 절박함이 나랑 다를 것이란 점도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박모(26)씨도 5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취업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한다.“어디에 시험본다고 했다가 떨어져서 무능력하게 비치는 건 참을 수 없죠.” ●“재산 보고 사람 사귀는 거 아니래요.” 부모가 상당한 재력가인 이모(27·유통회사 근무)씨. 하지만 절대로 가족의 재산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말하지 않는다. 집안의 경제적 배경이 애정관계에 영향을 주는 게 싫다.“언젠가는 지금 여자친구가 저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때 우리 집안의 재력이 그녀에게 헤어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면 곤란하죠. 그런 관계는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여자친구에게 민망한 사실조차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대학생 문모(27)씨도 자기 통장 잔고만큼은 비밀이다. 이유는 이씨와 정반대다.“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변변찮은 통장을 보고 여자친구가 실망하게 되는 게 너무 싫다.”고 말했다. ●“감추고 싶은 콤플렉스는 무덤까지 꼭꼭” 회사원 김모(28)씨는 여자친구와 놀이공원이 있는 지하철역을 지날 때마다 움찔한다. 그에겐 놀이기구 공포증이 있다.“여자친구 앞에서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순 없어요. 금세 친구들 사이에 ‘남자가 놀이기구도 못 탄다.’는 소문이 돌거고, 그러면 고개 들고 다니기 좀 그렇잖아요.”회사원 박모(27)씨는 머리숱이 적다는 사실이 털어놓기 힘든 비밀이다. 박씨는 “탈모가 집안 내력이기 때문에 늘 공포감에 휩싸여 살고 있다. 요즘 자꾸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 같아 앞머리를 내리는 스타일로 바꿔 여자친구의 눈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한 동영상 때문에 이미지 깎이면 안 되죠.” 대학 조교 강모(30)씨는 자기 건강상태에 대해 일절 입을 안 여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당장 어디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한번 된통 당한 적이 있다.“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운동하라.’‘술 마시지 마라.’ 등 온갖 잔소리가 쏟아지더군요. 잘못하면 결혼 약속까지 깨자고 할 것 같아 건강문제는 비밀입니다. ”회사원 정모(29)씨는 집안에 쌓여 있는 1000장 정도의 ‘야동’(야한 동영상) CD가 여자친구에게 일급비밀이다. 들켰다 하면 당장 호색한으로 찍힐 판이다. 정씨는 “여자친구가 아직까지는 ‘남의 남자들은 다 그래도 내 남자는 안 그럴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그걸 생각하면 빨리 처분을 해버릴까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여자 ●“너에게만은 언제까지나 여자이고 싶어.” 병원에서 일하는 홍모(28)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애주가.1주일에 2∼3차례는 동네 술 친구들을 불러모을 정도로 알코올을 사랑한다. 소주 2병을 ‘워밍업’으로 치니 주량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 술 실력은 남자친구에게만큼은 절대 비밀이다.“남자친구 앞에서 가끔은 약한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소주 2병을 마시고도 멀쩡한 줄 알면 안 되잖아요.” 대학생 박모(24)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면 늘 곱게 빗은 머리에 뽀얗게 화장한 얼굴로 나타난다.3년을 넘게 사귀었지만 단 한번도 남자친구에게 맨 얼굴을 드러내 보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화장발 미인인 것도 아니다. 다만 “결코 흐트러진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간혹 오래된 연인들이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뀌는 등 허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박씨는 이해할 수가 없다. 박씨는 “연애를 오래할수록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 편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하면 결국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되고 말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나만의 공간은 비밀로 남겨둘래.” 회사원 한모(28)씨는 자기 방만큼은 비밀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한다. 단 한 번도 남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한 적이 없다. 남자친구와 거의 모든 걸 공유하고 있지만 나만의 공간마저 침해당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자기 방에 남자친구에게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를 숨겨놓은 것은 아니다.“서로 모든 걸 알아 버리면 은밀함이 떨어지잖아요. 사적인 부분은 남겨두어야죠.” 회사원 신모(25)씨는 인터넷상의 ‘나만의 공간’을 수호하는 경우. 매일 쓰는 미니홈피 일기장만큼은 아무리 남자친구라 해도 보여줄 수 없어 비밀번호로 꼭꼭 잠가놓았다. 신씨는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전 문제는 간섭하지 않기” 회사원 황모(26)씨는 “월급 내역만은 절대 비밀”이라고 말했다. 자기 월급이 남자친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것도 이유지만 서로의 수입·지출 내역을 너무 상세하게 알면 원치 않게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결혼하게 되면 알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전까지는 나도 굳이 남자친구의 월급통장을 열어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26)씨도 4년째 사귄 남자친구에게 신용카드 사용내역만은 절대 비공개다. 이씨는 “남자친구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지만 왠지 카드내역서까지 공유하면 씀씀이는 물론이고 나의 생활 전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싫다.”고 말했다.“결혼을 해도 용돈을 어디에 쓰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을 거예요.” ●“내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난 건 비밀”이라고 말하는 김모(31)씨. 직장에서 속상한 일이 생기면 남자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자기 능력에 흠집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남자친구에 비해 별 볼일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말하고 싶지 않아요. 겉으로는 위로를 해 줘도 속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늘씬한 외모의 회사원 노모(24)씨는 “내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사이즈만은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씨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사이즈와 실제 신체 사이즈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굳이 깨고 싶지 않은 환상이랄까,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중고생들 빼앗긴 한가위

    중고생들 빼앗긴 한가위

    고3 수험생 조모(18·서울 목동)양은 이번 추석에 충북 제천의 큰집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학원 특강에 등록했다. 조양은 “중간고사가 끝나긴 했지만 모의고사에서 사회탐구 영역 점수가 계속 낮게 나와 집중적으로 특강을 듣기로 했다.”면서 “친구들 중에도 추석을 학원에서 보내려는 애들이 많다.”고 했다. 딸의 공부를 지원하기 위해 조양의 어머니도 계획을 바꿔 서울에 남기로 했다. 중3 서모(15·경기도 분당)양도 올 추석에는 대구 할머니댁에 가지 않는다. 이달 말 외국어고 시험을 앞두고 학원에서 10월3일부터 5일까지 추석특강이 있다. 서양은 “외고 입시가 이달 말이고 중간고사도 끝나지 않았다. 외고를 준비하는 애들 중 시골에 가는 경우는 절반도 안될 것”이라고 했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를 실력보강의 기회로 삼으려는 중고생들로 학원가가 때아닌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목을 잡으려는 입시학원들의 계산도 맞아떨어졌다. 수험생 입장에서 이번 주말부터 계산하면 추석의 마지막까지 최소 7일(30·1·3·5·6·7·8일)이 확보된다. 서울 강남 대치동과 목동, 노량진 등을 중심으로 학원가에는 ‘추석 프로젝트 특강’‘추석 원샷특강’‘단기 속성강의’ 등 다양한 이름의 강의들이 등장했다. 지난 17일 서울 노량진 A학원에는 새벽부터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다음달 3일과 5~8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되는 단기 추석특강에서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등록하려는 학생들이었다. 대기표만 2000장이 넘게 배포됐다. 학원 관계자는 “인기 강사의 특강은 등록 첫날 오전에 마감됐다.”고 전했다. 고향이 대전인 재수생 정모(20)씨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탐구 영역 수강증을 끊었다.“고3들까지 학원가로 대거 몰려 수강 접수창구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최고 인기 강사의 강의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추석 동안 5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기 있는 과목은 단기특강의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다. 대치동 강남M학원의 ‘추석 5일 완성반’은 지난주 이미 사회탐구가 마감됐고 과학탐구도 90% 정도 찼다. 학원측은 “사탐과 과탐은 학생들이 소위 몰아치기만으로 성적이 비교적 많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목동 등지에서는 학생을 10,15명 단위로 묶어 가르치는 ‘소그룹 추석 특강’이 인기다. 목동 S학원은 추석연휴 5일간 6시간씩 과목당 총 30시간의 집중강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급기야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학원 ○○○ 강사의 추석 수강증 웃돈 주고 삽니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목동 S학원 관계자는 “한 과목을 며칠에 몰아 집중적으로 강의할 경우 학생이 배웠던 것을 잊지 않는 등 학습효과도 크다.”면서 “특히 중위권 학생은 소그룹 집중 강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강 무용론’도 나온다. 목동에서 10년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보습학원 원장은 “단기특강은 학생의 조급한 마음과 학원의 상업적인 계산이 만난 것일 뿐 경험상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 “조급함을 벗고 쉴 때는 푹 쉬어 주는 것도 수험생에게 필요한 공부법”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연차휴가 늪에 빠진 샐러리맨들

    바쁘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법으로 보장된 연차휴가를 제 때 쓰기 어려운 게 직장인들의 현실. 하지만 못간 휴가를 돈으로 보상해 줘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적잖은 비용부담으로 이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9·10월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가사용 촉진기간이어서 요즘 기업마다 연차휴가 소진을 둘러싸고 진통이 적잖다. 일부 기업들은 10월1일부터 추석 연휴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근무일을 연차휴가를 떨어버릴 절호의 기회로 보고 사실상 ‘강제휴가’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일 때문에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은 자칫 휴가도 못가고 수당도 못 받게 생겼다며 볼멘 소리를 낸다. ●징검다리 근무일 무조건 써라? 국내 유명 이동통신사 영업사원 A(29)씨는 지난달 말 인사팀의 공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일요일(10월1일)-개천절(3일)-추석연휴(5∼8일) 사이에 낀 2일과 4일을 연차휴가일로 등록할 테니 무조건 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장 팀장은 “대체 인력이 없으니 그냥 일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A씨는 꼬박 이틀의 연차를 쓰면서 일은 일대로 하게 됐다. 노사간 서면 합의를 전제로 징검다리 연휴에 끼인 근무일을 연차로 일괄 소진할 수는 있지만 A씨의 회사는 노조와 합의도 하지 않았다. 결국 노조의 반발로 이 공문은 취소됐지만 한참 동안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A씨는 “현장 일을 하면 눈치가 보여 연차 쓰기가 거의 불가능한데 회사에서 꼼수를 쓰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여름휴가를 연차로 대체하라니… 유통회사에 다니는 B(31)씨는 연차 15일 중 6일을 여름휴가로 바꿔치기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주5일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사측은 당초 3일간이던 여름휴가를 없애고 대신 연차휴가 6일을 무조건 여름휴가로 대체하라고 지시했다. 여름에 연차로 쓰지 않으면 이듬해 대체수당은 물건너가게 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시기를 정해 연차휴가를 강제로 적용하면 불법이지만 B씨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회사 방침에 따라야 했다.“멀쩡한 연차휴가가 15일에서 9일로 줄어든 것 아닙니까. 안 그래도 업무에 바빠 연차를 쓸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정말 힘 빠집니다.” ●”나도 안가니 너희도 가지마” 유명 전자회사의 영업사원 C(34)씨는 일 욕심 많은 팀장을 만난 죄로 연차를 쓰지 못했다. 팀장은 종종 팀원들에게 농담처럼 “목표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휴가를 쓰겠나. 목표를 달성하면 그때 쓰자.”고 말해 왔다. 이 때문에 연차는커녕 정기휴가조차 겨울이 돼서야 겨우 사흘 다녀온 적도 있었다.C씨는 “팀장은 ‘나도 안가니 너희도 가지 말라.’는 식이었다.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를 팀장의 성향 때문에 못 가는 게 억울했지만 아무도 반항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24시간 대기조 연차는 꿈 서비스가 빠르기로 소문난 보험회사에 다니는 D(31)씨는 최근 연차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고스란히 이를 반납해야 했다. 보상을 맡고 있는 그가 담당하는 병원으로 가입자가 들어오면 1주일씩 보상 처리에 매달려야 하는 탓이다. 사고는 예고 없이 접수되기 때문에 연차 사용은 무산되기 일쑤다. 그는 “고객만족 시스템만 있을 뿐 직원들이 휴가를 쓸 수 있게 배려해 주는 시스템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일단 사원들의 복지를 강조한다. 웅진식품 정진서(36) 인사과장은 “회사로서도 연차를 활용해 직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의욕을 얻게 하는 게 목표다. 동료에게 연차 사용에 따른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업무를 분담하고 한달에 한번, 또는 꼭 필요한 날 연차를 써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부 임금근로시간정책팀 김양현 팀장은 “장시간 근로가 미덕인 시대는 가고 적절한 휴가와 재충전이 필수인 시대가 왔기 때문에 사측은 최대한 연차휴가를 사용할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고 노동자들은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 만약 사측이 법에 저촉되는 규정을 강요할 경우 노동부 감독관에게 권리규제요청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주5일시대 바뀐 휴가제도 ‘촉진제’ 도입 사용안해도 수당없어 올 7월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주5일 근무가 확대됐지만 함께 바뀐 연차휴가제의 내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아 곳곳에서 혼선이 일고 있다. ●연차휴가 일수는 종전과 비슷 개정 근로기준법은 ▲매년 근무일의 80% 이상 출근한 노동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고 ▲3년차부터 2년마다 1일씩 추가하도록 규정(주5일 사업장에만 적용)하고 있다.종전에는 ▲100% 출근하면 10일,90% 이상 출근하면 8일의 휴가를 준 뒤 2년차부터 1년마다 1일씩 늘었다. ●대체수당은 종전과 큰 차이 개정법에 추가된 ‘휴가사용촉진제도’는 사용자가 매년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남은 연차 일수를 공지하고 ‘10일 이내에 구체적인 연차 사용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연차를 쓰지 않으면 이듬해 대체수당을 안줘도 된다고 규정한다.종전에는 연차휴가를 소진하지 못하면 이듬해 수당으로 줬다. 올 추석처럼 연휴 사이에 낀 근무일을 노사 합의하에 연차휴가로 지정하는 ‘유급휴가 대체조항’도 있다.근무 효율이 떨어지는 징검다리 근무일에 단체로 연차휴가를 쓰는 제도다. 한편 하계·동계휴가는 노사간 합의에 의해 주어지는 약정휴가로 연차와는 다른 개념이다.이 때문에 약정휴가를 연차휴가로 대체하도록 강제할 수 없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변질‘센트룸’ 유통 논란

    변질‘센트룸’ 유통 논란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사는 김창길(37·회사원)씨는 지난 7월 중순 아내(36)가 복용해온 약을 반으로 갈라보고는 깜짝 놀랐다.6월22일 동네 S약국에서 조제해 온 2개월치 약 포장에 각각 한 정씩 들어 있던 종합비타민제 센트룸이 검버섯 같은 것이 끼어 있는 등 변질돼 있었다. 김씨가 약국으로 찾아가 확인한 결과 약의 유통기한은 내년 4월30일까지였다. 김씨는 “만성 당뇨병과 갑상선염으로 투병 중인 아내가 전에 없이 만성 두통과 소화불량, 신경과민을 호소해 약에 문제가 있나 싶어 잘라 본 것”이라면서 “유통기한도 지나지 않은 유명 약품이 썩어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세계로 유통되는 유명 종합비타민제 센트룸이 유통기한을 9개월이나 앞둔 상태에서 변질돼 복용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제약회사측은 약국과 복용자의 잘못된 관리 탓이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S약국에 확인한 결과 김씨 아내와 비슷한 시기에 조제된 센트룸을 복용한 박모(60·여)씨 등 4명이 똑같은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S약국 김모 약국장은 “약은 유통기한이 지나도 변질 가능성이 아주 낮은 제품이다.25년 동안 약국을 운영해 왔지만 약이 이렇게 변질된 건 처음이다. 원 제조국인 미국 제품에 비해 캐나다에서 수입된 센트룸은 방습코팅이 좀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와이어스가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100정 들이 1만 6000통을 수입해 온 물량 중 일부다. 하지만 ㈜한국와이어스측은 별다른 대책이나 피해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와이어스 품질관리과 홍기형 과장은 “약통에 담겨 있었으면 이상이 없었을텐데 약국에서 별도의 봉투로 조제된 제품을 장마철에 관리를 잘 하지 못했거나 젖은 손으로 만져 습기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인 책임은 약국에 있어 제품을 조제하고 있는 약국측에 앞으로 컨테이너 보관상태에서 처방하도록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국내 다른 비타민제들도 장마철 습기 등에 대비해 제조되고 있는데 유독 센트룸만 변질됐다는 점에서 최초의 제조 과정에서 내수성을 높이기 위한 포장이나 코팅 등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 나온 제품들을 모두 조사해 리콜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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