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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구속 면한 이재용, 경영승계 면죄부 아니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 각종 불법행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어제 새벽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그간의 수사를 통해 상당한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삼성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이 부회장이 곧바로 각종 불법행위에서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말 그대로 구속 여부를 가리기 위한 절차일 뿐 범죄 혐의에 대한 전면적인 판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불구속 재판을 통해 혐의가 인정돼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된 사례도 많다. 일각에서는 이번 영장 기각을 ‘유전불구속·무전구속’의 낡은 병폐라며 비판하고 있어 삼성 측에서는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영장 기각으로 검찰 수사의 동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가 무리하다고 주장하는 이 부회장 측이 신청했던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소집되면 수사의 적절성 자체가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내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수사심의위 결정이 권고 이상의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수사팀으로선 큰 부담이다. 검찰은 삼성 측이 이른바 ‘프로젝트 G’를 가동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등이 잇따랐고 이 부회장도 상당 부분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유시장질서를 훼손한 엄중한 경제범죄이다. 이 부회장은 얼마 전 “앞으로 어떠한 불법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미래에 대한 약속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다할 때 더 빛날 수 있다. 한국 경제에서 삼성과 이 부회장의 비중과 역할이 아무리 막대하다 해도 재판 과정에서 선처의 조건일 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 급한 불 껐지만… 삼성 ‘사법 리스크’ 여전

    급한 불 껐지만… 삼성 ‘사법 리스크’ 여전

    삼바·노조와해 재판 2건 항소심 진행 중 리스크 완전히 해소되려면 수년 걸릴 듯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9일 새벽에 기각됐지만 삼성에 그늘을 드리운 ‘사법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원들이 연루된 굵직한 재판·수사 5건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2016년 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내심 대검찰청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기소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지만 어떤 결론이 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 검찰의 기소가 이뤄지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나기까지 2~3년은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는 별도로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현재 특검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해 ‘재판 올스톱’ 상황이다.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에게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이 나온다면 삼성은 또다시 ‘총수 부재’라는 위기를 맞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증거인멸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이모씨의 재판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1심서 징역 1년 4월이 선고된 에버랜드 노조와해 재판,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 부사장이 1심서 각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도 항소심에서 치열한 공방이 진행 중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재용 기소 여부 검찰시민위로… ‘30쪽 의견서’에 달렸다

    이재용 기소 여부 검찰시민위로… ‘30쪽 의견서’에 달렸다

    檢·李측 내일 시민위에 각자 의견서 제출 李측 구속 필요성 관한 소명 부족 앞세워 ‘무리한 수사’ 하고 있다는 점 강조할 듯 檢은 수사심의위 소집 차단에 총력 예상 참여연대 “법 앞의 평등 외면한 처사” 비판 수사심의위 결론 전 영장 재청구 않을 듯법원이 9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공’은 다시 검찰시민위원회로 넘어갔다. 시민위가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하도록 결정하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판단은 수사심의위 의결 이후로 미뤄진다. 수사심의위 결정이 강제력은 없지만 무시할 수도 없어 검찰은 시민위 단계에서 심의위원회 소집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11일 열리는 시민위에 제출할 의견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검찰시민위원 15명으로 구성된 부의심의위 심의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다. 대신 30쪽 이내의 의견서로 각자의 입장을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 A4 용지에 글자 크기는 12포인트 이상, 줄간격 200 등 요건도 맞춰야 한다. 영장심사를 앞두고 트럭까지 이용해 20만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법원에 제출하며 ‘물량’으로 승부를 건 검찰 전략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합병, 회계, 경영권 승계 등 복잡한 사안을 쉽고 간결하게 정리하면서도 왜 불법성이 있다고 보는지 설명해야 해 시간도 촉박하다. 이날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도 시민위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시세조종·부정거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의 중심에 있다고 의심하고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7개월 만인 지난 4일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지만 이 부회장 등을 구속할 필요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변호인 측은 이 부분을 앞세워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반면 검찰은 ‘혐의는 소명됐지만 사안이 방대하고 민감해 구속 필요까지는 없다’는 게 이번 기각 결정의 요지라며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도 “재판에서 다퉈야 한다”고 밝힌 만큼 기소 타당성을 따지는 수사심의위 개최는 불필요하다는 식의 접근이 유력해 보인다. 시민위는 지난해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협박한 혐의를 받은 보수 유투버가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을 때는 심의 대상이 아니라며 안건을 부결시킨 바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사회적 이목이 큰 사안인 데다 부담감도 커 수사심의위 소집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민위가 소집 요청을 하면 수사심의위는 통상 2~4주 내에 개최됐다. 양창수 전 대법관이 위원장인 수사심의위는 민간 법률 전문가 등 15명의 위원을 무작위로 선정한 뒤 이 부회장의 수사 계속 여부 및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규정상 심의 횟수 제한은 없지만 그동안 두 차례 이상 심의가 열린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심의기일에 참석해 각 30분씩 의견을 낼 수 있다.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을 하는데 강제력은 없다. 검찰이 이 부회장의 기소를 전제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도 기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기각을 한 이상, 기소 방침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참여연대는 “법 앞의 평등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하는 등 시민단체들도 잇따라 법원의 이 부회장 영장 기각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냈다. 다만 검찰은 수사심의위 결론이 나기 전까지 영장을 재청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용 구속은 일단 면했는데…다른 재벌 총수들의 판결 보니

    이재용 구속은 일단 면했는데…다른 재벌 총수들의 판결 보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의 사전 구속영장이 9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과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재벌 총수’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는 재벌 총수들은 기업이미지와 경영권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속 방어에 필사적이다. 그러나 구속을 면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무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불구속 기소됐다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다수 있다. 국정농단 뇌물 사건에 연루돼 법정 구속을 당한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당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로 2017년 4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듬해 2월 서울중앙지법은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신 회장은 8개월 동안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2018년 10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김승연(68) 한화그룹 회장은 배임·횡령을 저지른 재벌 총수들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나는 관행을 깨고 2012년 이례적으로 법정 구속됐다. 김 회장은 위장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해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2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변호인단은 항소심이 남은 상황에서 법정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재판부가) 확신이 없어 불구속으로 하고 2심에서 또 판결을 기다리라는 것은 재판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옳지 않다”며 김 회장을 법정 구속했다. 이후 김 회장은 2013년 1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고 그 기간을 네 차례 연장하고 있던 차에 2014년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최태원(60) SK그룹 회장도 2013년 1월 회삿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이원범)는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SK그룹의 총수로서 기업 경영 합리성과 투명성에 더 앞장서야 하지만 오히려 계열사 자금을 횡령했고, 사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후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가 2015년 8월 광복절 70주년 특별사면 대상으로 풀려났다. 수감생활을 한지 2년 6개월 만이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심상정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은 ‘유전무죄’…제대로 단죄해야”

    심상정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은 ‘유전무죄’…제대로 단죄해야”

    박용진 “불구속, 돈있고 백있는 이재용에게만 적용되나”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유전무죄의 낡은 병폐가 공고한 사법부의 현실을 확인해준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영장전담판사는 장기간 수사로 증거가 대부분 수집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했는데, 공장 바닥을 뜯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다가 직원들이 구속된 사실을 잊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은 수조원에 달하는 단군 이래 최대 회계 부정사건”이라며 “재벌 경영 승계를 위한 회계부정과 주가조작 범죄가 제대로 단죄돼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입장문에서 “이재용은 오직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며 “참으로 유감이다. 불구속재판 원칙이 돈 있고, 힘 있고, 백 있는 이재용에게만 적용됐다는 것이 씁쓸하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檢 “영장기각 아쉬워… 법·원칙따라 수사에 만전”

    檢 “영장기각 아쉬워… 법·원칙따라 수사에 만전”

    11일 부의심의위원회 열어 안건 논의 불기소 의견에도 기소 땐 양형에 영향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과 기소에 자신감을 보여온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으로 기소까지 다소 시간이 지연될 전망이다. 2018년 12월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년 7개월가량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었지만, 우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과 삼성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적법성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검찰은 삼성 측의 두 행위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불법행위로 봤고, 삼성 측은 정당한 경영 활동이라고 맞서왔다. 50차례 가까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장기화한 수사 끝에 수사팀이 최근 이 부회장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자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로 답을 정해놓고 상황을 짜맞춰 가는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의 판단을 받고 싶다”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관련 규정대로 진행한다면서도 지난 4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심의위 무력화를 위한 영장 청구’라는 반발도 샀다.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민간 위원 250명 중 무작위 선별된 15명이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기소 필요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 수세에 몰린 이 부회장으로서는 회생을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만약 이번에 법원이 이 부회장 등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구속을 결정했다면, 이번 사안에 대한 법원의 1차적 판단이 나온 것이어서 수사심의위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수사심의위는 소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과반 찬성 의견이 나오면 수사심의위로 이어지고, 심의위는 수사와 기소의 적절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내게 된다. 심의위 의견이 수사에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총장과 주임검사는 이 의견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심의위가 ‘불기소’ 의견을 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이는 이후 재판에서 유·무죄 판단과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법원 “李 위법성 있지만 불구속 재판”… 법조계 “檢·삼성 무승부”

    법원 “李 위법성 있지만 불구속 재판”… 법조계 “檢·삼성 무승부”

    검찰은 자신하던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 불발됐고, 삼성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 인신 구속을 피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과 삼성 측 역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형국이다. 이번 영장 기각은 ‘적법 경영’을 주장하던 이 부회장에 대해 ‘위법성이 있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정식 재판을 통해 죄의 유무를 가리라’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이번 법원 판단이 어느 쪽도 승자로 구분할 수 없는 무승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21호 법정에서 열린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을 범죄행위로 본 검찰과 ‘정당한 경영 행위’라고 맞서는 이 부회장 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졌다. 원정숙(46·사법연수원 30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날 심문은 이 부회장의 인지와 지시 여부에 집중됐다. 이 부회장 심문에만 8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됐다. 검찰이 범죄혐의로 적시한 주요 대목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부분이다. 당시 두 회사의 합병으로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음에도 지주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했고, 이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부양하려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삼성바이오 역시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가 이뤄졌고, 이 같은 주요 불법행위에 대해 이 부회장이 보고받고 승인을 내렸다는 게 이번 수사의 골자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서 20만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을 압박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방안과 이 부회장 보고 및 수정사항 등이 담긴 내부 문건, 이런 내용을 총망라한 사내 기밀 ‘이재용 경영권 승계 프로젝트’인 ‘프로젝트G’ 등을 앞세워 이 부회장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 논리를 기업 경영 논리로 맞바꿔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앞선 법원 판결을 근거로 두 기업 합병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삼성 측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지배구조를 검토·점검한 게 프로젝트G일 뿐”이라면서 “이 부회장은 해당 문건의 존부 자체를 알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맞섰다. 심문을 마친 이 부회장은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과 함께 이날 오후 9시 20분쯤 법정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심문 이후 양측이 제출한 자료와 이날 진술 등을 토대로 장시간 법리 검토를 진행한 원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쯤 이 부회장을 포함한 3명 전원 영장 기각을 결정했다. 원 부장판사는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하여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기각 결정에 대해 “본 사안의 중대성과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라면서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삼성 “총수 부재 최악은 피했다” 수사심의위 소집에 내심 기대

    삼성 “총수 부재 최악은 피했다” 수사심의위 소집에 내심 기대

    불구속 기소로 ‘사법리스크’ 최소화 李부회장, 해외 출장·현장경영 속도 ‘준법경영 강화’ 실행방안 이행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9일 새벽 기각되자 삼성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분위기다. ‘총수 부재’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면서 “기소가 되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기업 경영에 미치는 악영향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원료 수입과 관련해 최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까지 발부됐다면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며 “코로나19에도 그나마 버틴 게 반도체였는데 이중고를 겪을 뻔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삼성 측은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017년에 1월에도 ‘국정농단’ 사건으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한달 뒤 특검이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은 발부됐다. 만약 영장 재청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 볼 수 없다. 삼성 변호인들과 법무팀은 향후에도 방어전에 총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 총수가 구속되면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기소 이후에 대법원 판결까지 나야 확정이 되는 것인데 벌써부터 리스크를 키워 경제를 어렵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 측에서는 지난 2일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소집에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검찰청 산하 자문기구인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기소 적절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판단을 받아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자체가 안 이뤄질 수도 있다. 다른 사례에 비춰볼 때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구속을 면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장 경영과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챙겼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일본발 반도체 위기’가 심화되면 지난해 7월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출장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달 대국민사과를 통해 약속한 ‘무노조 경영 청산’ 및 ‘준법경영 강화’ 등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 이행도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평택 반도체 사업장에 총 20조원 가까운 공격적 투자를 했었던 삼성이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지도 재계에서 지켜보고 있다. 김장호 숙명여대 경제학 명예교수는 “이 부회장이 증거훼손의 여지가 적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히 방어하면서 재판을 해도 될 듯하다”면서 “그렇지만 재판의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대국민 사과에서 내놓은 사회적 선언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재판서 유무죄 다룬다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재판서 유무죄 다룬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두 번째 구속은 면했다. 하지만 법원은 불구속 재판 원칙에 따라 영장을 기각한다고 밝히면서도 일부 범죄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유무죄 여부는 향후 재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8일 오전 10시 30분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오전 2시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심문을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은 법원의 기각 결정 직후 구치소를 빠져나와 각자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되었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하여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하여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전날 심문에서 20만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이 부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합병과 분식회계를 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강조했지만, 법원은 기소 후 재판에서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이재용 기각] 무승부로 끝난 영장심사…수사심의위가 변수로

    [이재용 기각] 무승부로 끝난 영장심사…수사심의위가 변수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과 기소에 자신감을 보여온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으로 기소까지 다소 시간이 지연될 전망이다.2018년 12월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년 7개월가량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을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었지만, 우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과 삼성 측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적법성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검찰은 삼성 측의 두 행위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불법행위로 봤고, 삼성 측은 정당한 경영 활동이라고 맞서왔다. 50차례 가까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장기화한 수사 끝에 수사팀이 최근 이 부회장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자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로 답을 정해놓고 상황을 짜맞춰 가는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의 판단을 받고 싶다”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관련 규정대로 진행한다면서도 지난 4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심의위 무력화를 위한 영장 청구’라는 반발도 샀다.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민간 위원 250명 중 무작위 선별된 15명이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기소 필요성 등을 판단하게 된다. 수세에 몰린 이 부회장으로서는 회생을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만약 이번에 법원이 이 부회장 등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구속을 결정했다면, 이번 사안에 대한 법원의 1차적 판단이 나온 것이어서 수사심의위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수사심의위는 소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오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과반 찬성 의견이 나오면 수사심의위로 이어지고, 심의위는 수사와 기소의 적절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내게 된다. 심의위 의견이 수사에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총장과 주임검사는 이 의견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심의위가 ‘불기소’ 의견을 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이는 이후 재판에서 유·무죄 판단과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삼성 “총수 부재 최악은 피했다”…수사심의위 소집에 내심 기대

    삼성 “총수 부재 최악은 피했다”…수사심의위 소집에 내심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9일 새벽 기각되자 삼성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분위기다. ‘총수 부재’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면서 “기소가 되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기업 경영에 미치는 악영향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원료 수입과 관련해 최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까지 발부됐다면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며 “코로나19에도 그나마 버틴 게 반도체였는데 이중고를 겪을 뻔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삼성 측은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017년에 1월에도 ‘국정농단’ 사건으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한달 뒤 특검이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은 발부됐다. 만약 영장 재청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 볼 수 없다. 삼성 변호인들과 법무팀은 향후에도 방어전에 총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 총수가 구속되면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기소 이후에 대법원 판결까지 나야 확정이 되는 것인데 벌써부터 리스크를 키워 경제를 어렵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삼성 측에서는 지난 2일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소집에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검찰청 산하 자문기구인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기소 적절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판단을 받아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자체가 안 이뤄질 수도 있다. 다른 사례에 비춰볼 때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구속을 면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장 경영과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챙겼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일본발 반도체 위기’가 심화되면 지난해 7월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출장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달 대국민사과를 통해 약속한 ‘무노조 경영 청산’ 및 ‘준법경영 강화’ 등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 이행도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평택 반도체 사업장에 총 20조원 가까운 공격적 투자를 했었던 삼성이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지도 재계에서 지켜보고 있다. 김장호 숙명여대 경제학 명예교수는 “이 부회장이 증거훼손의 여지가 적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히 방어하면서 재판을 해도 될 듯하다”면서 “그렇지만 재판의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대국민 사과에서 내놓은 사회적 선언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재용 기각] “재판에서 충분히 심리해야”…기소 후 재판 장기화 전망

    [이재용 기각] “재판에서 충분히 심리해야”…기소 후 재판 장기화 전망

    검찰은 자신하던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이 불발됐고, 삼성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 인신 구속을 피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과 삼성 측 역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형국이다. 이번 영장 기각은 ‘적법 경영’을 주장하던 이 부회장에 대해 ‘위법성이 있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정식 재판을 통해 죄의 유무를 가리라’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이번 법원 판단이 어느 쪽도 승자로 구분할 수 없는 무승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21호 법정에서 열린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을 범죄행위로 본 검찰과 ‘정당한 경영 행위’라고 맞서는 이 부회장 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졌다. 원정숙(46·사법연수원 30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날 심문은 이 부회장의 인지와 지시 여부에 집중됐다. 이 부회장 심문에만 8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됐다. 검찰이 범죄혐의로 적시한 주요 대목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부분이다. 당시 두 회사의 합병으로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음에도 지주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했고, 이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부양하려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삼성바이오 역시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가 이뤄졌고, 이 같은 주요 불법행위에 대해 이 부회장이 보고받고 승인을 내렸다는 게 이번 수사의 골자다. 검찰은 이날 심문에서 20만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을 압박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방안과 이 부회장 보고 및 수정사항 등이 담긴 내부 문건, 이런 내용을 총망라한 사내 기밀 ‘이재용 경영권 승계 프로젝트’인 ‘프로젝트G’ 등을 앞세워 이 부회장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 논리를 기업 경영 논리로 맞바꿔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앞선 법원 판결을 근거로 두 기업 합병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2017년 10월 서울중앙지법은 삼성물산의 옛 주주였던 일성신약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 소송에서 “삼성물산 합병에 총수의 지배력 강화 목적이 수반됐다고 해서 합병 목적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일성신약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다만 당시는 삼성 측의 범죄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다. 삼성 측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지배구조를 검토·점검한 게 프로젝트G일 뿐”이라면서 “이 부회장은 해당 문건의 존부 자체를 알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맞섰다. 심문을 마친 이 부회장은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과 함께 이날 오후 9시 20분쯤 법정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심문 이후 양측이 제출한 자료와 이날 진술 등을 토대로 장시간 법리 검토를 진행한 원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쯤 이 부회장을 포함한 3명 전원 영장 기각을 결정했다. 원 부장판사는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하여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기각 결정에 대해 “본 사안의 중대성과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라면서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암초’ 만난 삼성 수사팀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암초’ 만난 삼성 수사팀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두 번째 구속은 면했다. 하지만 법원은 불구속 재판 원칙에 따라 영장을 기각한다고 밝히면서도 일부 범죄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유무죄 여부는 향후 재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8일 오전 10시 30분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오전 2시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심문을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은 법원의 기각 결정 직후 구치소를 빠져나와 각자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되었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하여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하여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전날 심문에서 20만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이 부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합병과 분식회계를 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강조했지만, 법원은 기소 후 재판에서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위기 극복 위한 경영 정상화 절실”… 사흘 연속 호소문 낸 삼성

    “위기 극복 위한 경영 정상화 절실”… 사흘 연속 호소문 낸 삼성

    수사 이후 ‘신경영선언’ 행사 자취 감춰 日언론 “구속 땐 삼성 중장기 전략 지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삼성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재계도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삼성과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7일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선언’ 27주년이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 놓이자 아무런 기념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신경영선언을 한 이후 삼성전자는 혁신을 거듭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신경영 기념식을 열고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여했지만 각종 수사와 재판이 겹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된 이후인 2017년부터는 관련 기념행사가 모두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이 부회장의 수사와 관련한 법무·커뮤니케이션 업무 임직원 중 상당수는 주말인 6~7일에도 나와 8일 있을 영장실질심사의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비상사태다. 경영진 모두가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사흘 연속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보도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삼성이 위기다.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고 강조했다. 삼성이 앞선 6~7일에도 일부 언론 보도를 정면 반박한 것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에 적극 대응해 대중이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외신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본경제신문은 지난 5일 “이 부회장 구속 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지연되는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블룸버그도 4일 “이번 결과는 한국의 기업들과 정부 사이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 전문가들에게도 재계 1위인 삼성전자 총수의 구속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이 중요한 수주나 투자에서 역할을 해 왔는데 구속이 결정되면 이것이 ‘올스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정상 궤도에 있으면 (총수 없이) 회사 시스템만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누구도 안 해 본 사활을 건 투자를 앞두고는 시스템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만약 범죄가 있는데도 사법부에서 이를 이상하게 판단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법원에서 법리에 맞는 판단을 내리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 “위기 극복 위해 경영정상화 절실”…언론 호소문 발표

    삼성 “위기 극복 위해 경영정상화 절실”…언론 호소문 발표

    언론호소문 형식이지만검찰·재판부 향한 호소편파적 보도 자제 요청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문제로 또다시 구속 위기에 놓인 가운데 삼성이 호소문을 냈다. 형식은 ‘대언론 호소문’이지만, 실제로는 검찰과 8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재판부를 향한 당부로 읽힌다. 삼성은 7일 ‘대언론 호소문’을 발표하고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삼성은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법원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호소문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합병 성사를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그러면서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고, 그중에는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기사들까지 나오고 있다”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의 임원진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관련 사실을 직접 전달하고 보고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삼성은 연일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인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언론 보도가 8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했다.삼성은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위축돼 있고,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다”면서 “지금의 위기가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삼성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의 주역이 돼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에 위기를 맞으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삼성이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합병과 분식회계를 계획하고 진행한 것으로 보고 지난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이 전날 기소 여부를 국민이 판단해달라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며 검찰의 허를 찌르자 검찰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30분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법서라] 바짝 벼린 검찰의 창과 이재용의 비브라늄 방패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 이야기를 풀어 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할 수만 있다면 서초동 쇠톱으로 인사 발령장을 5등분 해 파쇄하고 싶습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출입처 삼아 오가면서도 이웃한 검찰청·법원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수학 공식처럼 틀리는 법이 없었고, 불의(?)의 인사는 공연을 담당하던 문화부 기자를 다시 잿빛 가득한 검찰청 기자실로 소환했습니다. 약 5년 만에 돌아온 이 ‘개미지옥’ 같은 출입처는 역시 현안을 찬찬히 뜯어볼 사치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삼바 사건’으로 부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이야기입니다. ●검찰, 4일 오전 이재용 부회장 영장 청구 사회부 법조팀으로 인사발령 이틀째인 지난 4일 오전 11시 50분. 점심 자리로 향하던 길에 한 통의 문자 메시지 알림이 울렸습니다. 삼바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핵심 임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전날 언론이 “이 부회장 측이 검찰의 수사 타당성을 민간 법률전문가들의 판단을 받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낸 직후 나온 소식이라 곧 ‘삼성과 검찰의 심리전’, ‘삼성의 승부수에 검찰의 결정구’ 등의 구도로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분식회계와 시세조정, 콜옵션 등의 복잡한 개념이 얽힌 범죄 혐의 설명에 앞서 이번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우선 이 부회장이 검찰에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필요성 및 결과의 적법성 등을 검찰이 아닌 민간 법률전문가들이 심의하는 제도로, 문무일 검찰총장 때인 2018년 검찰개혁의 한 방안으로 도입됐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독점적 권한을 가진 검찰이 아닌 민간의 시각을 반영해 주요 사건을 더욱 투명하게 처리하고 검찰을 향한 국민 신뢰를 높인다는 게 이 제도의 도입 취지입니다.애초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은 완강히 부인하며 ‘적법한 범위 내의 경영적 판단’을 주장해온 이 부회장으로서는 검찰의 기소 기류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제도인 셈입니다. 자신과 삼성 측의 경영적 판단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기소로 기울고 있는 검찰의 시각에서 벗어나 250명의 민간 위원 중 무작위로 뽑히는 15명의 심의위원에게 이번 수사와 기소 등의 적법성 판단을 받겠다는 게 이 부회장 측의 요구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이런 사실은 하루가 지난 3일 검찰 출입 기자들과 삼성 그룹사 출입 기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또 하루가 지난 4일 검찰은 법원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검찰은 세 사람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추가했습니다. 앞서 김 전 사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재용 측 “수사심의위 무력화” 반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당장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습니다.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고 있는 범죄 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다. 수사심의위 절차를 통해 사건 관계인의 억울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고,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와 그 결정에 따라 사건을 처분했다면 국민들도 검찰의 결정을 더 신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삼성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위해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를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져버렸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지적을 ‘억측’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검찰 측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은 지난달 29일까지 두 차례의 이 부회장 소환조사에서 주요 내부 진술과 물증에도 이 부회장이 혐의를 부인하자 이후 회유 등을 통한 진술 오염(번복)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을 통한 신병확보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재가가 났고, 수사팀은 3일 오전 대검 반부패부를 통해 정식 통보를 받고 법원에 청구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즉 수사심의위 소집 무산을 위한 ‘반격’이 아니라 수사팀의 호흡에 따른 영장청구라는 것입니다.결국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은 다시 법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사건 기소에 앞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이 부회장의 ‘방패’도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이 부회장의 ‘비브라늄 방패’ 이 부회장의 호화 변호인단 중에서도 특히 김기동(사법연수원 21기)·이동열(22기)·최윤수(22기) 세 변호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정계와 재계 수사에 특화된 검찰 특수부 조직을 이끌었던 ‘특수통’ 검사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3부장과 원전비리 수사단장,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을 거쳤습니다. 이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과 중앙지검 특수1부장, 중앙지검 특수부 등을 총괄하는 3차장을 지냈습니다. 최 변호사 역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과 중앙지검 3차장,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역임했습니다.여기에 대검 중수부장 출신 최재경(17기) 변호사도 지난 4월 삼성전자 법률 고문으로 합류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조직에서도 굵직한 사건만 전담해온 ‘수사의 달인’들이 이제는 현직 정예 수사팀에 맞서 의뢰인을 보호하는 상황입니다. 변호인들의 화려한 경력 덕분에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을 두고 ‘비브라늄 방패’라는 비유까지 나옵니다. 비브라늄은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나오는 가상의 물질로 외부 충격을 흡수하면서 더욱 강해지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의 이 부회장답게 최강의 변호인단을 꾸렸고, 검찰 역시 변호인단의 방어 논리를 깨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의 기세는 흔들림이 없어 보입니다. 1년 7개월가량 이재용과 삼성이라는 거물을 상대로 수사하면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진술을 탄탄히 쌓았고, 기소를 두고도 수사팀은 물론 최상층부인 윤 검찰총장까지 반대의견 없이 똘똘 뭉쳐 있기 때문입니다. 현직 최고 수사력을 자랑하는 검사들이 대거 투입된 점 역시 자신감의 원천입니다. 2006년 대검 중수부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수사했던 이복현(32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을 이끌고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삼성 합병 관련 의혹을 팠던 김영철(33기) 부장검사가 수사팀에 합류했습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 초기부터 수사를 맡아온 최재훈(35기) 부부장 검사도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1차전을 벌입니다.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수사팀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과 함께 그간 수집한 증거 일부를 공개하게 됩니다. 변호인단 역시 풍부한 기업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검찰 측의 공격과 이를 무력화할 법적 논리를 하나하나 직조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의 운명을 가를 법원 판단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 나올 예정입니다. 구속과 기각 중 어떤 결정이 나오든 검찰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중 한쪽이 입을 후폭풍은 클 전망입니다. 마치 마블 영화 속에서 토르의 망치로 캡틴 로저스의 방패를 때렸을 때처럼 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만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 檢, 절박한 이재용에 속전속결 응수

    20만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 檢, 절박한 이재용에 속전속결 응수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1년 7개월 넘는 수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충분히 수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수사팀이 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는 각각 150쪽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제출한 수사기록도 400권, 20만쪽 분량에 달한다. 이 정도면 어떤 판사 앞에서라도 충분히 혐의를 소명할 수 있다는 게 검찰 내부의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의 규모와 죄질, 그로 인한 경제적 이익 등을 감안했다”면서 “피의자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이전에 이미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했고, 검찰총장에게 승인을 건의했다”고 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전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이 불법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다. 앞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0.35주와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최대주주(23.2%)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는데도 지주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동시에 부양하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수사팀은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 의혹 또한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이 부회장에 대해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꿔 장부상 회사가치를 4조 5000억원가량 늘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앞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 적절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게 골자다.  김 전 전략팀장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가 추가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거짓 증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의 기소가 임박해 오자 지난 2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며 마지막 카드를 꺼냈지만, 결과적으로 구속영장 청구라는 역공을 맞게 됐다. 이미 이 부회장 영장 청구에 관해 총장 보고까지 마친 수사팀은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자, 구속영장 청구로 수사 기밀 유출과 이 부회장 측의 여론전 형성 원천 차단에 나섰다. 15명의 민간 법률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검찰은 이 부회장 기소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주요 증거 등을 공개해야 하는데 이 경우 막강 변호인단을 꾸린 이 부회장 측에 검찰 논리가 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부회장은 검찰에서도 특수부 요직을 거친 김기동·이동열·최윤수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전략을 짜왔다.  하지만 영장 청구라는 검찰의 역공이 자칫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부회장 측의 수사심의위 카드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각된다면 ‘무리한 수사’라는 삼성 측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법원을 설득할 결정적인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결국 다음주 영장 심사는 1심만큼 중요한 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수사심의 요청 공개 하루 만에…검찰,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종합)

    수사심의 요청 공개 하루 만에…검찰,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종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관련제일모직 가치 부풀리고 삼성물산 떨어트려이 부회장, 부정거래·시세조종 등 혐의 적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이 관련 사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사실이 공개된 지 하루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이날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 등에게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 전 사장은 위증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본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2015년 상반기에 신규주택을 300여 가구만 공급했지만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이후 서울에 1만 9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2조원 규모인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사실을 합병 결의 이후인 2015년 7월 말 공개했다. 반면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의 표준지(가격산정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의혹 역시 의도적인 ‘분식회계’가 맞다고 보고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영장에 적었다.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이후 1조 8000억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4조 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 합병 비율의 적절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까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판단했다.김 전 사장에게는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김 전 사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제일모직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 부회장의 승계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두 차례 검찰에 출석해 각각 17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조사에서 “(합병 관련 의사결정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이 지난 2일 기소 타당성을 검찰수사심의위에서 판단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사실이 전날 알려졌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로 2018년 도입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재용이 불러낸 ‘수사심의위’는 어떤 곳?…과거 사건 살펴보니

    이재용이 불러낸 ‘수사심의위’는 어떤 곳?…과거 사건 살펴보니

    ‘삼성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일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소집을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는 어떤 곳일까.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정치 검찰’의 오명을 씻고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2018년 1월 대검찰청에 설치한 자문기구다. 외부 사법 전문가 250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중요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기소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수사심의위가 개최되면 250명의 위원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뽑힌 15명이 수사 계속 여부, 구속영장 청구·재청장 여부, 기소 여부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다. 지난 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기소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갈등이 고조되자 법무부에서 “수사심의위를 비롯한 외부 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합리적인 사건처리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는 공문을 전국 66개 검찰청에 보내기도 했다.●안태근 사건 “구속 기소하라”…수사 동력 역할도 출범 이후 2년 5개월 동안 수사심의위가 다룬 사건은 총 8건이다. 특히 2018년 4월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직권남용 사건에서 구속기소를 결정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안 전 국장의 성추행 및 인사보복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찰 내부 조사단의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문 전 총장이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고 수사심의위가 기소 의견을 내면서 안 전 국장은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 경찰과 검찰의 갈등을 빚은 ‘피의사실 공표 사건’에서도 수사심의위의 결정이 파장을 일으켰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6월 울산지방경찰청이 “약사 면허증을 위조해 약사 행세를 한 남성을 구속했다”며 낸 보도자료를 문제삼으며 경찰관 2명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입건했다. 이에 경찰이 반발하면서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수사심의위가 “(이 사건의) 수사를 계속 하라”는 의견을 내면서 오히려 검찰이 수사 동력을 얻게 됐다.●김학의 사건 땐 소집 NO…강제성은 없어 부실 수사 논란을 빚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심의위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제로 수사심의위가 열리지는 않았다. 지난해 3월 김학의 사건 검찰 수사단이 꾸려지고 나서 문 전 총장이 “향후 수사심의위원회의 외부 점검을 받는다는 각오로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5월 강원랜드 수사 외압 사건 때는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수사팀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방해한 검찰 간부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문 전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문 전 총장은 수사심의위 소집 대신 법리 검토를 위한 전문자문단을 꾸리도록 했다. 이후 자문단에서 “수사 외압은 없었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을 냈고 이 사건은 2018년 10월 무혐의 처분됐다. 수사심의위에서 결정한 내용이 강제성을 갖는 건 아니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은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수사와 기소에 독립된 권한을 가진 검사는 수사심의위 권고와는 다른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검찰 말고 외부 판단받겠다”...이재용 반격에 시험대 오른 윤석열

    “검찰 말고 외부 판단받겠다”...이재용 반격에 시험대 오른 윤석열

    이재용 변호인, 수사심의위 요청수사팀과 변호인 대립 심한 듯검찰시민위 1차 관문 통과해야수사심의위 결정 구속력 없어지연 의도·여론 활용 시선도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회계부정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검찰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반격에 나섰다. 독점적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한 것이다.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쪽으로 결론을 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갈림길에 서게 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변호인은 전날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이 기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수사심의위에서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게 타당한지를 판단해달라는 취지다. 지난달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부회장 측에서는 검찰이 기소를 할 것으로 예상되자 수사심의위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조사 과정에서 대립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소집 신청이 접수된 만큼 절차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수사심의위는 대검찰청에 설치돼 있는데, 이 사안이 수사심의위 심의 대상인지는 1차적으로 관할 검찰청의 검찰시민위원회 판단에 따른다. 이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장이 고검 산하 검찰시민위원 15명을 무작위로 뽑아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게 된다. 주임 검사와 이 부회장 변호인이 각각 30페이지 이내의 의견서를 제출하면 참석한 위원들이 이를 검토한 뒤 부의 여부를 결정한다. 참석한 위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수사심의위는 열리지 않는다.반대로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부의 결정이 이뤄지면 대검 수사심의위(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는 법조계, 학계 등 외부 전문가 250명으로 구성된 위원들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15명의 위원을 선정한다. 이후 열리는 현안위원회는 부의심의위원회와 달리 검사 측과 이 부회장 변호인이 직접 30분 이내로 사건 설명을 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다. 자문을 위해 전문가를 출석시켜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위원 중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을 한다. 수사심의위 의결과 수사팀 의견이 일치하면 검찰은 오히려 수사 명분을 얻게 된다. 그런데도 이 부회장 변호인 쪽에서 이러한 위험을 알고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것은 수사팀 의견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견을 그대로 따을 필요는 없다. 규정에도 ‘주임검사는 심의 의견을 존중해야한다’고 나와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사건 수사 착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윤 총장이 시험대에 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기소 지연 전략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수사심의위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수사팀이 기소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서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에 유리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략이란 의견도 있다. 검찰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결론을 뒤집고 기소를 강행하면 재판에서 변호인 측이 무리한 기소를 주장하며 참고자료로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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