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시행「새가족법」개개정논란/친족범위 부계8촌서 모계8촌까지 확대
◎“남녀평등에 치우쳐 비현실적/금혼ㆍ혼인취소등 부작용 우려”/부ㆍ모계 4촌이내로 범위 좁혀야
새해 1월1일부터 시행될 개정민법은 남녀평등을 강조한 나머지 친족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놓는 등으로 시행과정의 부작용이 우려돼 재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해 12월 의원입법으로 개정된 민법 가운데 특히 「가족법편」은 친족의 범위,이혼과 부양 및 친권문제,호주제도,재산상속의 범위,금혼의 범위 등에 관한 것이어서 그동안 이 법의 개정을 둘러싸고 여성계와 유림간의 줄다리기 싸움이 끊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법을 집행해야 할 재조 및 재야법조계는 민법개정과정에서 한결같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가 법개정에 따른 모순과 문제점을 스스로 떠안은 셈이 됐다.
이에따라 대한변호사협회 등 재야법조계를 비롯,법원관계자들까지도 개정민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새 가족법은 특히 친족의 범위를 현재의 「8촌이내의 부계혈족,4촌이내의 모계혈족,남편의 8촌이내의 부계혈족,남편의 8촌이내의 모계혈족,처의부모,배우자」에서 「8촌이내의 혈족,4촌이내의 인척,배우자」로 대폭 늘려놓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직계혈족의 직계존속의 경우 친족의 숫자는 부모 2인으로부터 시작해 대를 올라갈 수록 2배씩 늘어나 8대에서는 모두 2백56명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친족에서 제외됐던 며느리ㆍ손자며느리ㆍ조카사위ㆍ손자사위ㆍ숙모ㆍ이모부ㆍ조카며느리 등도 모두 친족에 포함되게 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서정우부장판사는 『개정법은 남녀평등이라는 형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합리성을 잃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민법 제7백77조에 규정된 현재의 친족범위도 넓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 새 법은 모계도 8촌이내로 하였기 때문에 그 범위가 대폭 늘어나는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면서 『친족의 범위를 4촌이내로 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여류중진인 황산성변호사는 개정민법에 대해 『법조계와 학계의 참여없이 법의 형평을 고려하지 않고 개정,굉장한 모순이 지적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보다 진지한 논의를 거쳐 진전된 개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성대법관은 『친족의 범위를 이처럼 늘릴 경우 직계혈족ㆍ배우자ㆍ동거친족ㆍ호주ㆍ가족 또는 그 배우자사이에 절도죄 및 미수범을 범한 때에는 그 형을 면제하고 기타의 친족간에 범한 때에는 친고죄로 한다는 친족상도례의 규정으로 형사피의자가 피해자의 친족임이 밝혀지면 재판도중 공소기각결정을 내려야 하는 등 재판에 큰 혼선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함께 가족법의 개정으로 혼인금지의 범위나 혼인의 무효,취소사유에도 적지않은 혼란이 예상돼 민법의 재개정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