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자금 양성화테마별 지상토론(대선주자 국정비전을 듣는다:9)
◎“원칙엔 찬성… 실명제 취지 훼손 말아야”
대부분의 여야 대선후보 및 예비주자들은 지하자금의 양성화를 위한 비실명 SOC(사회간접자본)채권 발행 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했다.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총재,신한국당 이한동·박찬종 고문과 최병렬의원 등은 5일 지하자금 양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비실명 SOC채권 발행과 대금업법 제정여부를 물은 서울신문의 아홉번째 국정테마 설문에 대해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답변했다.그러나 신한국당 이홍구·이수성 고문과 김덕룡 의원은 SOC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경제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금융실명제의 기존 취지가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하지만 대금업법 제정에 대해서는 주자간 의견이 엇갈렸다.신한국당 이홍구·박찬종 고문과 이인제 경기지사는 중소기업의 자금난과 불법적인 사채시장의 비대화 및 이에 따른 탈세 등을 이유로 도입에 찬성했다.반면 신한국당 이대표와 야당의 두 김총재,신한국당 이수성 고문 등은 일본등 외국의 예를 들어 실효성이 없고,규제와 감독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했다.〈신한국당 주자는 당직,고문,의원,지사순〉
◎이회창 대표/SOC중기투자 자금 세제차원 지원 필요
SOC채권 등에 대한 자금 출처를 묻지않는 방안은 금융실명제의 기본정신과 지하자금 양성화라는 기대효과의 실효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그러나 SOC채권과 중소기업 지원자금에 대해 이자소득세 면세 등 세제차원의 지원이 강구되어야 한다.또한 자본 소득가들이 지나치게 세 부담이나 재산 노출에 따른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지하자금을 양성화하여 소득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고 세원의 확대를 도모할 수 있으며 자금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대금업 도입의 기본취지는 이해한다.실제 사채업자중에는 대금업 도입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또한 금융기관의 종류를 다양화한다는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그러나 지하자금의 양성화와 소비자 보호 등의 기대효과에 대한 실효성이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이홍구고문/사금융 시장 양성화/대금업 적극 검토를
지하자금의 양성화를 위해 SOC채권 등 무기명 채권을 발행한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첫째,현행의 금융실명제가 우리의 자금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데 대한 사실에 근접한 조사가 필요하다.이는 소위 「지하자금」의 규모와 형태 등에 대한 조사가 될 것이다.둘째,SOC채권 등 무기명 채권이 그러한 「지하자금」을 유인해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셋째,금융실명제의 취지에 어긋나서는 않된다.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사금융시장의 위축으로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되었다.아울러 불법적인 사채 등 지하경제의 확대와 이로인한 탈세를 조장하는 부작용을 야기 시키기도 했다.따라서 지하자금의 산업자금화와 중소기업의 긴급한 금융수요의 충족 등을 위하여 사금융시장을 양성화하는 「대금업」의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수성 고문/40% 물면 조사면제/형평성에 위배소지
지난달 29일 발표된 정부안에 따르면 중소기업 출자 자금과 벤처 자금은 출처 조사를 면제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바람직한 안이 아닌가 생각된다.그러나 금융소득에 대해 40%의 세금만 내면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하는 것은 문제다.금융소득이 많을수록 추가 세금 담은 거의 없이 출처 조사를 면제받는 특혜를 누리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지하자금 양성화 문제는 경제정의 구현과 부족한 투자재원 조달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여하히 절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므로 비실명 SOC 채권 발행도 이러한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사금융은 제도금융시장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틈새시장으로 중소업자,자영업자 및 개인이 이용한다.따라서 사금융을 제도금융기관으로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나 일본의 예처럼 규제·감독이 어려워 대금업법 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한동 고문/경기 살리려면 필요/부작용 막게 보완을
금융자산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공평과세의 기반을 확립하고 검은 돈의 이동을 차단해 경제와 사회를 보다 투명하게 만든다는 것이 금융실명제의 기본취지다.그러나 지난해부터 불어온 불경기의 찬바람을 맞아 경기불황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이런 이유로 정부도 보완책을 내놓았으나 얼마나 경기회복에 도움을 줄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경기회복을 위해서라면 기본취지가 다소 훼손되더라도 일단 지하에서 제도금융권으로 들어온 자금에 대해서는 출처를 묻지 않는 등 보다 적극적인 보완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금업제도는 지하에 숨은 자금을 양성화하기 위해 제기되고 있지만 각종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보류해야 한다.이자제한법 적용배제와 자금출처조사 면제 등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대금업자에게 현행 이자제한법이 허용하는 최고 금리 이상을 받을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법조계 반발은 물론 금리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으며 결국 사채업자만 보호하게 될 것이다.
◎박찬종 고문/자금출처 조사 생략/다양한 대안을 고려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원래 취지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실명제는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다.그러나 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과거로 회귀해서는 절대 안된다.막대한 지하자금 양성화를 통한 금융질서 정상화라는 목표와 큰 골격은 이미 세워졌으므로 이제는 그 틀에 내용물을 채워가야 한다.이러한 내용물로 자금출처를 묻지 않는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수 있다.특히 SOC채권 발행은 실명제 보완효과는 물론 당장 시급한 SOC투자 목적이라는 「일거양득」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출처를 묻지 않는 것이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대금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금리는 높지만 신속한 대출을 보장하는 민간금융회사로 자리잡은 일본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우리 풍토·경제상황에 부합된 중소기업·서민대출을 전담하는 업종이 구축되어야 한다.
◎최병렬 의원/공익사업 투자조건 사회적 합의 도출을
금융실명제를 피해 지하에 숨어있는 자금을 SOC채권 매입 등 공익을 위한 사업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출처를 묻지않는 방안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다만 이 경우라도 금융실명제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우선 투자대상을 SOC나 벤처산업 등으로 제한해 특혜부여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사회적합의를 형성하고 투자이익을 0에 가깝게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여타의 비실명화 자금에 대한 조치와 비교,형평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또한 시행기간을 제한해 금융실명제가 빈껍데기가 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대금업법의 도입은 사채라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금융을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해서는 사채이용자,사채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본다.다만 이자율의 결정 등의 문제는 현실과 사회상규간의 조화를 고려,청문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좋다.
◎김덕룡 의원/신뢰·형평성에 문제/별도 입법은 불필요
실명제의 대체입법을 통한 제도보완은 필요하다.그러나 금융거래의 실명화와 종합과세를 통한 공평과세 실현이라는 실명제의 기본취지는 유지해야 한다.따라서 도강세 도입이나 무기명채권 발행,분리과세 등은 신중한 대처가 요망된다.현재 실명전환하지 않은 예금은 4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지금 규칙을 바꾸면 정책의 신뢰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금전소비대출,즉대금업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이 있으므로 별도로 대금업법을 입법화할 필요는 없다.대금업을 제도화하면 유휴자금이 지하로 스며들지 않고 중소기업 등 산업자금으로 활용되고 세수증대가 가능하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그러나 고리대금업은 경제정의에 어긋나고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허용해서는 안된다.
◎이인제 지사/탈세자금 도피차단/보완조치 마련부터
지하자금을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을 위한 장기 투자채권으로 유인할 수 있다면 자금출처도 묻지 않을수 있겠다.금융실명제 입법때 그 내용을 보완,경제를 활성화하고 투자를 촉진해 경제기반을 강화해야 한다.자금출처 조사면제에 대해선 기존 실명전환자와의 형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기저리금리를 적용,부담시키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다만 증여자금과 탈세자금 등의 도피처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금세탁방지법 등 보완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금업 도입과 관련,자금경색과 연쇄부도 위기가 팽배한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고 지하자금을 생산자금화 하기 위해 지하자금을 제도권으로 흡수해야 하는 것은 시급한 금융과제다.1차적으로는 대금업을 법제화하고 제도금융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그리고 빠른 시일안에 업무영역 조정에 의해 대금업을 제2금융권에 흡수해야 한다.
◎김대중 총재/명분에 반대 않지만 이율 등 좀더 검토를
지하자금을 양성화해서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사용한다는 명분에 반대할 수는 없다고 본다.그러나 장기채권 형식이라 하더라도 이율 등 좀더 검토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다른 방안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지하자금을 양성화하는 안이 제기되고 있는데 장기투자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진다면 검토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사채자금을 양성화하는 차원에서 단자회사를 설립했지만 큰 실익이 없었다.금융개혁위원회에서도 대금업법 도입에 대해 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오히려 제2금융권에서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신용금고 등에 대한 진입을 자유롭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종필 총재/과징금 부담 낮춰서 실명전환 유도해야
JP(금융실명제) 금융실명제의 시정은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 근본적으로 고쳐서 자금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SOC채권 등 무기명 장기 산업채권의 발행같은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해 정치적 악용을 방지해야 한다.금융자산에 대한 비밀보장을 통해 지하경제를 산업자금으로 흡수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대금업법의 도입에는 반대한다.최근 카드,리스,할부금융,창업투자 등의 금융기관에 대해 진입장벽을 많은 부분 철폐했다.대금업법의 기능이 부분적으로 이루지고 있으며 최근 재경원의 「여신전문금융업법」 제정안이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여신전문 금융기관의 신설은 지하자금을 양성화해 산업자금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금융소득에 대해 원칙적으로 분리과세가 바람직하며 과징금 20%의 부담으로 실명전환의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