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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부실 금융감독 문책

    금융감독원의 검사권을 놓고 금감원과 한국은행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권한 분산을 통한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일 “최근 일고 있는 국내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 자체가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묻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영국의 금융감독청(FSA)도 조만간 폐지되는데 그 이유도 감독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감독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경쟁 체제, 특히 검사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한은과 예금보험공사의 조사권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추락에 편승해 나눠갖기 식의 권한 분산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권한만 나눈다고 능사는 아니다.”면서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도 검사받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면밀하게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실감독에 대한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실 금융감독에 대해 책임을 엄격하게 물은 대표적인 사례로 1980~90년대 미국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사태가 꼽힌다. 1980년대초 저축대부조합들은 자기자본비율 완화, 이자율 제한 폐지 등 각종 규제 완화에 힘입어 부동산 투기 등 고수익·고위험 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83년 이후 부실채권이 급증했고,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조합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한국의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비슷한 길을 앞서 걸었던 것이다. 1988~91년 사이에만 미국 전역의 869개 저축대부조합들이 파산했다. 부실 조합 정리를 위해 미국 정부가 쏟아부은 공적자금은 이자 비용까지 포함해 4900억 달러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는 저축대부조합에 대한 감독을 맡았던 연방저축대부조합보험공사(FSLIC)가 부실 사태로 기금이 고갈되자, 해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어 FSLIC가 갖고 있던 감독 기능은 새로운 기구인 저축기관감독청(OTS)를 설립해 담당하게 하고, 예금보험 기능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맡기며 권한을 분산시켰다. 권한 분산은 금융회사와의 결탁에 의한 부패 및 무책임한 감독 위험을 예방하자는 취지였다. 미국 정부는 또 장기간 조사 끝에 부실 사태와 관련된 조합 관계자 1800여명을 기소했다. 이 가운데 1000여명이 실형을 살았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고용노동 정책 수요자 입장서 재검토하라”

    고용노동부가 수요자 입장에서 각종 고용노동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 그동안 ‘일자리 현장 점검’ 결과에 따른 일종의 자기 반성이다. 기업들의 애로사항 청취 과정에서 고용부 소관 사업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주재한 ‘제1차 일자리 현장 점검회의’에서 실·국장과 지방청장들에게 현장에서 발굴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보고받은 뒤 “고용노동정책을 수요자 입장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이 이런 지시를 내린 까닭은 기업들의 애로사항 중 고용부 소관 사업이 다수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점을 강조, 다른 부처 소관사항이라도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한 셈이다. 우선 고용부가 운영하는 워크넷 시스템(취업지원 정보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대표적이다. 기업 담당자들은 “워크넷에서 전문인력·고학력자 인력을 찾기가 어렵고, 구직자 정보가 민간취업기관에 비해 미흡하다.”며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박 장관은 “중소기업은 자금지원제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관리업체는 공동주택관리 최저 낙찰제 개선 등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중소기업 자금지원제도의 이자율이 시중은행 일반대출보다 낮아 도움이 안 되고 공동주택관리 최저낙찰제는 경쟁 심화로 용역비가 낮아 인력을 줄이게 되고 낮은 인건비로 구인도 어렵다는 내용 등이다. 그는 이에 대해 “그냥 문서 하나 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공부해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라.”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사는 과학이다/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기사는 과학이다/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신문 기자들의 기사 쓰기에 대해 생각해 본다. 4월 20일 자 서울신문은 총 32면을 발행했다. 사설과 칼럼의 30면과 31면, 전면광고가 실린 32면을 제외한 1면부터 29면까지 정치, 경제, 공공정책, 국제,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소재의 기사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사진과 표, 그림 등이 기사에 적절하게 가미되어 다양함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기자가 실제 자료를 직접 분석해 쓴 기사는 드물었다. 금융감독원, 경기도, 증권예탁결제원 등 자료를 제공하는 곳에서 분석한 내용을 그대로 쓰거나 편집한 경우가 많았다. 취재기자 입장에서 자료출처를 인용하고 나서 받은 표나 분석내용을 쓰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할 수 있다. 이 자체에 문제는 없다지만 자료출처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자세는 개선해야 한다. 기자들이 비판적 관점에서 실제 자료를 꼼꼼하게 조사하지 않고 출입처의 분석에만 의존하면 기사의 엄밀성이 떨어진다. 마감시간 때문에 취재기자가 실제 자료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기사 방향과 내용이 분석을 제공한 측의 입장대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료에 담긴 풍부한 기삿거리들이 조명을 받지 못한 채 묻힐 수도 있다. 실제 자료를 분석하고 기사를 쓸 여력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자료분석이 갖는 장점과 독자에게 돌아갈 혜택을 모르는 얘기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수집된 자료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이를 다루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양질의 기사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 도심교량의 보수관리 자료를 분석해 다리의 안전성을 진단하는 내용은 좋은 기사가 될 것이다. 다소 낯설겠지만 ‘정밀 저널리즘’(precision journalism)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기자들이 자료를 분석해서 이를 토대로 기사를 쓰는 방식으로 미국 언론학자인 필립 마이어 교수가 제안했다. 과학 저널리즘으로도 불리는 이 방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기자들이 사회과학의 분석기법을 알고 이를 기사제작에 활용하는 것이다. 평균값, 퍼센트, 상관관계 등 통계기법과 설문조사, 심층인터뷰 등 사회과학의 체계적인 방법을 자료의 분석과 수집에 이용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기자들이 이 사회과학적 방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가령 검색이나 빈도수 세기, 2개 자료 비교, 평균값 비교 등으로 자료에 ‘숨겨진 사실’을 찾아내 기사화할 수 있다. 마이어 교수에 따르면, 취재기자가 주 고위공무원 자녀들에게 시중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이루어졌다는 고발기사를 썼다. 이 사실은 기자가 직접 주택담보대출이용자 자료를 이자율을 기준으로 검색해 찾아낸 것이다. 이 내용은 금융기관의 보도자료에서는 찾기 어렵다. 다른 사례로 미국의 주 검찰총장이 자신의 치적으로 재직기간에 강력범죄에 대한 기소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담당기자가 강력범죄 기소자료에서 기소율을 계산해 보니 주장과는 달리 기소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발견해 이를 기사화했다. 기자로 수년간 일하다 보면 내적으로 무엇이 채워지기보다는 고갈되는 경험을 한다는 기자들이 많다. 이 때문에 기자들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필자는 기본적인 사회과학 분석기법을 틈나는 대로 공부하는 것도 재교육의 하나라고 본다. 기자 자신이 객관적인 분석기법으로 자료를 들여다보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쓴다면 생생한 기사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정밀 저널리즘의 핵심은 자료에 대한 기자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어서 내적 거부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개인의 버릇도 고치기 어려운데 말이다. 그러나 기자는 사기업을 위해 일하는 회사원이라기보다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일하는 언론인이다. 많은 신문기사가 자료를 근거로 쓰이는 만큼, 좋은 자료를 수집해 이를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주일에 기사 하나라도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해 써 보면 어떨까. 이를 반기는 이는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 “우리도 외국정부 신용 평가”

    국내 신용평가회사가 외국 정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시대가 열렸다. 국내 3대 신평사 가운데 하나인 한신정평가는 13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5개국(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과 남미 1개국(브라질) 등 6개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발표했다. 국내 신평사가 외국 정부 신용등급을 평가해 공개한 것은 한국 금융 사상 처음이다. 한층 강화된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더욱이 각국 정부의 신용평가를 좌우해 왔던 3대 글로벌 신평사(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뒤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주목된다. 한신정평가는 국내 3대 신평사 가운데 유일하게 나이스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토종 업체다. 이번 평가를 위해 2007년부터 연구작업을 해 왔고, 지난해 6월 평가 방법론을 만들어 해당 정부를 상대로 실사와 조사·면담을 실시해 왔다고 한신정평가는 설명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정부 신용등급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채뿐만 아니라 해당국의 기업 및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율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이다. 이번에 발표된 6개국의 신용등급도 해당국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와 기업의 투자의사 결정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 정부의 신용등급은 외화 기준과 자국 통화 기준으로 나뉘어 발표됐다. 평가 항목은 경제 안정성, 재정 안정성, 금융기관 건전성, 외화 유동성이다. 또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매우 낮음 순으로 5단계 평가가 이뤄졌다. 우리나라 정부는 ‘AA(외화)’와 ‘AA+(자국통화)’로 평가됐다. 말레이시아는 ‘A, A+’, 태국은 ‘BBB+, A-’,브라질은 ‘BBB, BBB+’,인도네시아는 ‘BBB-, BBB’, 필리핀은 ‘BB+, BBB-’ 등급을 받았다. 한신정평가는 기존 6개국을 연 1회 이상 방문해 정기 평가하는 한편 국내 투자자와 금융기관, 기업의 관심이 높은 나라를 중심으로 평가 대상을 넓혀갈 예정이다. 지난주까지 멕시코 실사를 끝냈다. 다음 달에는 터키를 실사한다. 인도,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페루 정부와는 실사 일정을 협의 중이다. 이용희 한신정평가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동안 3대 글로벌 신평사들이 주도해온 신용평가 시장에 다양한 의견을 제공해 국제 금융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당정 조율? 불협화음!

    정책 결정의 종착점이 돼야 할 당정이 정책 혼선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운용이 문제로 꼽힌다. 여당의 조정 능력 부족도 지적을 받는다. 여기에 야당과의 소통 부재도 문제를 꼬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및 시·도지사 연석회의를 열어 정부와 한나라당의 취득세 인하 방침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12일 취득세를 낮추기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지만, 통과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취득세 인하와 함께 지난 ‘3·22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야당의 ‘반대 당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는 4월 임시국회에서 상한제 폐지안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처리가 무산됐다. 당정이 조율을 끝마친 정책이 야당은 물론 여당 내 이견에 발목을 잡히기도 한다. 대부업체에 대한 이자제한 문제가 대표적이다. 당정은 이자율 상한선을 39%로 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한나라당 서민대책특위 반대에 부딪혔다. 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자율 상한을 30%로 제한하는 기존 법안을 무조건 처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 문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16일 전·월세 상한제 도입 필요성에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이후 “최고위원 간 이견으로 당론 추진은 어렵다.”고 번복했다. 결국 당 정책위가 중심이 되는 기형적인 형태로 추진되는 실정이다. 정부 정책을 여당이 원점으로 되돌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통일세’ 신설 방안의 경우 최근 한나라당 통일정책 태스크포스(TF)에서 사실상 ‘부적정’ 의견을 낸 상태다. 반대로 여당의 대책 마련 요구에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한다. 한나라당은 유류세·통신료 등에 대한 인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최근 당정 또는 당·정·청 회동이 늘었지만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고, 물가·전세난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미흡하다.”면서 “당정 협의의 틀 자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독자의 소리] 불법금융광고 주의하기를/서울 영등포경찰서 이승환 경사

    얼마 전 수사과 사무실에 앳된 여학생 2명이 헐레벌떡 찾아왔다. 이유를 들어보니, ‘○○ 캐피털 당일 1000만원 무방문 최저금리·주부 가능’이란 휴대전화 문자를 보고 200만원을 대출 받았는데 알고 보니 상호를 도용한 업체에서 돈을 입금 받은 것이라 광고와 달리 매월 8만원을 이자로 내게 됐다는 신고 내용이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불법 금융광고도 활개를 치고 있다. 은행이 아닌데도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증액 등 허위 과장광고를 게재하기도 하고 믿을 수 있는 금융회사의 상호를 도용해 금융소비자들을 현혹한 후 연 40%대의 고금리 대출로 유도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대부업 등록번호, 영업점 주소 및 전화번호, 이자율 등 필수기재 사항을 확인하고 영업점을 방문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또 불법 금융행위를 발견한 경우에는 경찰에 바로 신고해야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이승환 경사
  • 문자폭탄·독촉전화까지… 저축은행은 사채업자?

    “이게 저축은행입니까? 아니면 사채업자인가요. 돈 빌린 사람이 약자라고는 하지만 너무한 것 아닙니까.”  회사원 김모(34)씨는 지난주 내내 불쾌한 경험을 했다.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생활자금이 화근이었다. 김씨는 지난 2009년말 전셋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H모 저축은행에서 5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은행 추가대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TV광고를 보고 저축은행 인터넷대출을 신청한 것. 김씨는 “정식 허가를 받았고, 은행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고 TV 뿐 아니라 포털사이트에서도 같은 내용의 배너광고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면서 “당일 입금이 된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청버튼을 누르는 순간 김씨는 40%가 넘는 연이자율을 안내받고 당황했다. 은행의 초기화면에는 최저 이율 6.5%, 신용도에 따라 6.5~45%의 이자율이 적용된다고 적혀 있었지만 자신이 45%의 최고 이자율을 받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은행측에 문의하자 “최초 거래인데다, 개인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높은 이율이 책정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장 돈이 급했던 김씨는 상환기간 3년에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받았다. 원금 500만원에 3년간 김씨가 갚을 이자만 67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김씨는 지난해 12월까지 단 한차례의 연체도 없이 이자와 원금을 꼬박꼬박 갚았지만, 지난달 해외출장으로 인해 이틀간 입금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귀국 직후 김씨는 은행의 안내에 따라 가상계좌에 곧바로 입금했지만 다음 이자일인 이달 11일이 다가오면서 달라진 은행의 태도를 온몸으로 느껴야했다.  당초 은행은 11일을 하루 앞둔 10일에 한차례의 납입금액 안내를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보내왔다. 그러나 2월에는 8일부터 하루에 두통씩 안내 문자가 날아왔고, 당일 오전에는 “통장에 돈이 남아있느냐.”라는 은행 상담원의 전화를 받았다. 통장에 잔고가 충분히 있었던 김씨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11일 마감 시간을 앞두고 또다시 “계좌에 돈이 없는 사람은 가상계좌로 입금해라.”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심지어 토요일인 12일에도 “가상계좌 입금 요망”을 안내하는 두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당황한 김씨는 급히 인터넷뱅킹에 접속했고, 정상적으로 출금이 된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 14일 오전 김씨는 은행측에 전화를 걸어 “한 차례 연체한 것은 잘못이지만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는데 10여통의 문자와 독촉전화, 주말의 쓸데없는 문자는 너무한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은행 상담원은 “한 차례 연체라도 기록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절차가 계속될 것”이라며 “개인고객의 경우에는 한번 연체하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문자나 전화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그냥 중도상환을 해버리는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제2금융권이기는 하지만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광고를 통해 고객들을 끌어모아 높은 이율로 돈을 빌려주고는 마치 사채업자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상담원들도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는데, 기본적인 서비스 정신조차 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노후자금’ 최대 500만원

    내년부터 국민연금공단이 60~75세 수급자를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긴급자금을 대여해 준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공단은 내년부터 60~75세 수급자에게 국민연금으로 의료비, 배우자 상제비 등 긴급자금을 빌려 주는 ‘노후긴급자금 대여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수급자는 2년간 급여 범위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으며, 5년간 원리금을 수급액에서 균등 분할상환하면 된다. 공단은 향후 3년간 1만 8000명에게 긴급자금을 대여할 예정이다. 소요 비용은 9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자율은 복지사업이 5년간 국고채 수익률을 상회해야 한다는 기금운용 지침에 따라 국고채 수익률 4.95%와 보증률 0.5%를 더해 5.45%로 책정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해 12월 공단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 3년간 6000∼1만 8000건의 대여가 이뤄진다고 볼 때 기대수익(NPV)은 24억원, 내부수익률(IRR)은 6.25%로 산출돼 수익성과 공공성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든든학자금’ 이름뿐…조건 까다롭고 금리 높아 외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제도인 ‘든든학자금제’가 갈수록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높은 금리 때문에 학생들이 외면해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학생들이 학자금을 빌려쓴 뒤 졸업 후 취업해 갚도록 한다는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16일 지난해 든든학자금을 이용한 대학생이 1학기 11만 4722명, 2학기 11만 7168명 등 모두 23만 1890명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70만명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2학기 기존 일반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학생은 25만 7388명에 달했다. 든든학자금을 이용한 학생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처럼 든든학자금제가 학생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여전히 대출조건이 까다롭고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든든학자금을 신청하려면 소득 7분위 이하 가정이어야 하고, 35세 이하, 직전학기 성적 평점이 B학점(80/100점)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처럼 신청조건이 까다로워 든든학자금과 일반학자금 2가지 모두 이용 가능한 대학생 11만 2097명 가운데 절반은 일반학자금을 대출받았다. 사실상 기존 일반학자금 대출제도보다 나은 이점이 없는 셈이다. 높은 이자율도 문제다. 교과부는 든든학자금의 이자율을 지난해 1학기 5.7%, 2학기 5.2%, 올 1학기 4.9%로 정했다. 이는 일반학자금 대출의 이자율과 같은 수준이다. 게다가 든든학자금제를 이용하면 기존 일반학자금 대출을 선택했을 때 적용되던 이자 지원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일반학자금 대출 학생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무이자 또는 1.5~4%포인트 등의 이자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물가상승 압력요인 수요측면에 더 관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물가상승 압력과 높아진 인플레 기대심리를 어느 정도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금리 인상이 늦지 않았나. -어느 수준이 적절한지는 이견의 여지가 많다. 정상적인 경제 상황이라면 우리처럼 6% 성장과 3% 정도의 인플레를 가진 나라에서 이자율 수준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물가 잡기에 나서는 게 적절한가. -금통위가 금리를 올린 것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차단·관리하는 게 매우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어느 정책이 우선이고 후순위에 둬야 하는지는 적절하지 않다. 대내외적 물가상승 압력에도 (정부와 한은의) 두 정책이 애초의 물가안정 목표를 이룩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연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 -1월에 올리지 않았을 때 과거에는 다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금 금통위는 현재의 물가상승 압력과 일반 경제주체 및 전문가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져 어느 정도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일반적으로 당면한 과제가 인플레 압력 수습이다. →물가에 수요 압력이 어느 정도 있나. -현재 수요와 공급 중 어느 측면의 기여도는 비슷하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로서는 수요 측면의 압력에 더 큰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시중 유동성 동향은 어떻게 보나. -전반적으로 위기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은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가가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월별 물가상승률이 4%를 넘을 수도 있을까. -금리 인상 폭이 0.25% 포인트인 것은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베이비 스텝(baby step·아기 걸음마)’ 방안을 택한 것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PF부실 4조 육박… 저축은행 예금 안전할까

    저축은행에 돈을 예금한 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 저축은행들이 부실해졌기 때문. 최근에는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가 각각 1~2개의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저축은행 고객들은 어렵게 모은 돈을 행여 떼이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들의 궁금증을 모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저축은행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가. A:저축은행업계의 전체 부실 대출이 6조 7000억원이고, 이 중 PF 부실 채권 규모가 3조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03년 이후 저축은행 부실 해소에 8조 6300억원이 투입됐고, 올해만 3조 5000억원의 구조조정 기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우량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Q:저축은행이 파산하면 내 예금은 어떻게 되나. A: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한 기관에서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된다. 이때 이자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이자율이 적용된다. 이자 소득세와 주민세 등 세금은 본인 부담이다. 파산 이후 보통 2~3개월이면 예금 보험금이 지급된다. Q: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은 돌려받을 수 없나. A:파산한 금융기관이 선순위채권을 변제하고 남는 재산이 있으면 이를 다른 채권자와 함께 채권액에 비례해 분배하므로 전부 또는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Q:파산 은행에 예금과 대출금이 동시에 있거나 타인 대출을 위해 지급 보증을 섰다면. A:예금에서 대출금을 공제한 금액만 받을 수 있다. 지급보증이 있다면 채무자가 돈을 갚을 때까지 대출금만큼의 예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A라는 고객이 파산 저축은행에 예금 5000만원, 대출 2000만원, B를 위한 연대보증 3000만원이 있다면 예금에서 대출금을 제한 3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B가 대출을 갚을 때까지 지급이 보류된다. Q:거래하던 저축은행이 금융지주사에 인수됐다. 어떤 변화가 있나. A:금융기관이 합병되는 경우 합병 전 금융기관의 모든 자산과 부채가 합병 후 금융기관에 그대로 승계되므로 합병 전 저축은행과 거래하던 예금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합병 후 금융기관과 정상적인 예금 거래를 할 수 있다. Q:안전한 저축은행을 고르는 방법은. A:우량 저축은행 선별 기준인 ‘88 클럽’이 믿을 만하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고,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이 8% 미만인 저축은행을 뜻한다. 재무제표와 경영 공시를 꼼꼼히 살펴 영업실적과 내부 관리 시스템이 효율적인 은행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美경제해법 한국이 답이다”

    “미국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한국에서 교훈을 찾아라.”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이어 최근 금융위기에서도 신속히 벗어나면서 미국 등에서 경제위기 탈출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IHT)이 7일 소개했다. 1997년 한국은 미국의 대공황에 못지않은 IMF 위기를 겪었으나 한국인은 집단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이듬해부터 플러스 경제성장을 회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첫번째 교훈으로 IHT는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이나 통화를 통한 양적 완화정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경제가 자연스럽게 바닥을 치고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두번째로는 당시의 한국처럼 구조개혁을 신속하게 단행해 정책 결정자에 대한 여론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경제학 교수는 “한국과 미국 상황은 차이가 많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금융개혁을 올바르게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IMF 위기에서 한국 정부는 상위 32개 은행 가운데 12개를 폐쇄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100조원쯤을 투입해 은행권의 부실 채권을 털어내고, 현금을 공급해 대출 등 자금의 선순환을 회복시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당시 미국 정부는 난관에 부딪힌 은행을 표류하게 만들었으며 금융시스템을 계속 막히게 했던 모기지 관련 악성 상품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문가들은 비판했다. 또 IMF 구제금융 위기 당시 한국은행이 원화를 떠받치기 위해 이자율을 올려 경기 경착륙을 야기했으나 한국인은 더 많이 저축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를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동산 세제 어떻게 바뀌나

    올해 부동산 세제는 지난해 종료 예정이던 제도가 연장된 경우가 많다.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취·등록세 50% 감면안은 올해 말까지 연장된다. 다만 올해부터는 취득가격이 9억원 이상이면 취·등록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돼 취득세율 4%를 적용받는다.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를 합하면 세율은 4.6% 선까지 오른다. 이사, 근무지 이동 등으로 잠시 2주택자가 되더라도 50% 감면 혜택을 받는다. 2년 안에 1주택자로 돌아가는 조건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면 올 4월 30일까지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감면받는다. 최초 취득하는 주택이라면 취득 후 5년간 생긴 양도이익을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율에 따라 60~100% 감면받는다. 아울러 올해부터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보증금에는 소득세가 부과된다. 지난해까지 주택 월세 임대소득에는 2주택부터 과세됐고, 전세임대소득에는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전세보증금 합계의 60%에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곱하면 과세율이 된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는 2012년 말까지 연장된다. 기본세율 6~35%만 적용된다. 주택이나 비사업용 토지를 2012년까지 취득하고 2년 이상 보유하면 기본세율을 적용받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18C 연예계 톱스타 달문 최고의 개인기는 뭘까요

    18C 연예계 톱스타 달문 최고의 개인기는 뭘까요

    얼마 전부터 장금(드라마 ‘대장금)이나 동이(‘동이’), 김윤희(‘성균관 스캔들’) 같은 전문직 여성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TV 사극의 주인공은 주로 왕과 왕비였다. 그 시대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이 왕을 중심으로 한 기록이었던 데다 조선이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엮은 ‘조선 전문가의 일생’(글항아리 펴냄)은 가치 있는 책이다. 왕과 양반이 주도했던 시대에 사회의 양지와 음지에서 나머지 대다수 사람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우리의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역사적 실체를 보여준다. ‘조선 전문가의 일생’은 훈장, 역산가(曆算家), 의관, 광대, 승려, 음악가, 궁녀, 목장, 화원, 역관, 서적중개상, 금융업자 등 12가지의 전문직을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12명의 연구자가 조명했다. 철저히 기록을 토대로 분석했다. 조선시대 연예계 톱스타(上色才人)였던 광대의 삶은 어떠했을까. 18세기 무렵 조선 팔도를 뒤흔든, 요즘으로 치면 가수 비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던 달문(達文·1707~?)의 삶은 거지와 다름없었다. 달문의 최고 개인기는 자신의 주먹을 쭉 찢어진 입에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었다. 추남이었던 그는 장가도 들지 않고 노래와 춤으로 살았는데 “아침이면 시중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며 다니다가 저녁이면 부잣집 문하에 들어가 잠자면 그만이지. 한양 성중이 8만호이니 매일 집을 바꾸어 자더라도 일생 동안 다 다니지 못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하곤 했다. 달문은 인형놀이의 일종인 만석중놀이, 탈춤인 철괴무, 남사당놀이 가운데 땅재주 부리는 것과 유사한 팔풍무에 능했다. 18세기 시인 홍신유는 서사시 ‘달문가’에서 그의 춤에 대해 “몸을 뒤로 젖히면 머리가 발에 닿고 배꼽이 불쑥 하늘을 쳐다보네.” “온몸이 유연하여 뼈가 없는 듯 삽시간에 몸을 돌려 뒤집더니 어느새 휙 하고 바꾸어 꼿꼿이 섰다가 갑자기 넘어진다.”고 묘사했다. 말년에 억울하게 역모 혐의로 귀양을 갔던 달문은 어디론가 훌쩍 신선처럼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생을 마친다. 달문의 삶을 조명한 사진실 중앙대 음악극과 교수는 “천민 광대로서 몸은 청계천의 거지 패거리와 함께 지내지만 재상가를 드나들며 상층의 오락 유흥에 이바지했던 달문, 그 괴리를 통해서 중세적 질서와 차별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세상에 눈떠 반역을 꿈꾼 광대가 아니었을까?”라고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에 반역의 정신을 지닌 광대 장생이 들어가도록 추천했던 사 교수는 “영화 주인공으로 제격인 달문의 이야기도 누군가가 찾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 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책에 소개된 12가지의 직업 가운데 가장 덜 알려진 직업은 일수쟁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순봉장책’ ‘순봉책’ ‘일봉책’은 일수쟁이의 장부다. 100년 전 일수쟁이들은 매일 남대문을 중심으로 반경 2㎞ 안에 있던 창내장, 칠패 등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과 서민들로부터 일수를 찍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자율이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는 것. 영조 때 반포된 법인 ‘속대전’의 규율을 따른 것인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적용됐다. 하지만 상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은 현격히 달랐다. 평균을 내어 보면 농촌은 연 30~50%, 도시 전당포는 최대 60%까지 적용된 엄청난 고리였다. 흥미로운 점은 차입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불량채권을 유발한 이에게 고리업자가 다시 대출을 해주거나 일부를 탕감하는 등 온정적인 모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의 일수쟁이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과 달리, 하층 상인을 동반자로서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나라 내홍 2제] 친서민 정책 충돌 조짐

    오는 25일 정책의원총회를 앞둔 한나라당 정책위원회와 서민정책특위가 친서민 정책을 놓고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정책위는 지난 19일 ‘서민정책특위 정책제안 검토’라는 제목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위는 서민특위가 4개월 남짓 활동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놓은 74건의 정책 제안 가운데 27건(36.5%)에 대해 ‘신중검토’라는 결론을 냈다. 사실상 불가하다는 의미다. 이미 추진·시행되고 있는 정책 16건을 제외하고 보완수용 및 수용가능 등 긍정적 결론을 내린 것은 31건(41.9%)이었다. 특히 정책위는 서민특위가 발표할 때마다 이슈가 됐던 쟁점과제들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기업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납품단가조정 협의제의 실효성 제고, 납품단가 연동제, 중소기업 인력 및 기술유출 시 징벌적 손해 배상제 실시 등에 대해 모두 ‘신중검토’ 의견과 함께 반대 사유를 밝혔다. 대부업과 제2금융권 등의 최고 이자율을 30% 이내로 전면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단기간에 과도하게 인하하여 역마진이 발생할 경우 음성화·불법화의 가능성이 증가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정책위는 이 밖에도 택시 유류세 면제 일몰 3년 연장, 온누리상품권 구매액 소득공제 등 세제 지원, 택시의 버스전용차로 이용, 운전자 복지재단 설립 등에 대해서도 모두 부정적으로 결론지었다. 서민특위는 이 같은 쟁점과제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5개 주요 개정법안과 2개 개선과제 등의 내용을 정책의총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론을 확정하기 위한 표결 등의 절차는 밟지 않을 전망이다. 경로당 양곡 지원, 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제외하고 모두 정책위에서 반대하고 있어 일단은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그러나 법안은 결국 각 상임위에서 처리하는 만큼 오히려 야당과 손을 잡고 통과시키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골드뱅킹 배당소득세 15.4% 부과

    기획재정부는 14일 ‘금통장 계좌’인 골드뱅킹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부과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최근 국세청이 골드뱅킹에 대한 세금부과 여부를 질의함에 따라 지난 11일 예규심사위원회를 열어 금 통장 계좌도 배당소득의 범위에 해당하는 파생결합증권에 포함된다고 결정했다. 재정부는 2009년 2월 4일 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배당소득의 범위를 규정한 조항(26조의 3)을 통해 광산물의 가격과 이자율, 또는 이를 기초로 하는 지수의 수치 또는 지표 등과 연계한 증권도 배당소득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금 통장 계좌에서 2009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으로서 2009년 2월 4일 이후 지급 분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종합과세 대상자들은 발생 이익에 대해 최고 38.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관련법 개정으로 2009년 2월부터 당연히 납세 의무가 발생했던 상품인 만큼 소급과세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면서 “금융기관이 새 상품을 만들어 팔 때 자의적으로 과세여부를 판단해 놓고 이제 와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부업 인터넷광고 24% 오류

    대부금융협회가 인터넷 홈페이지로 대출 광고를 하는 240개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57곳(23.8%)이 필수사항을 기재하지 않거나 잘못 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7월 대부업 금리상한이 연 49%에서 44%로 인하됐지만 44%를 초과하는 이자율을 기재하거나 이자 외에 10∼15%의 부대비용을 요구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대부업체들이 인터넷 광고를 하려면 해당 지자체에 대부업 등록을 할 때 사용한 상호와 전화번호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대부업 등록업체가 아님에도 임의로 대부업 등록 번호를 기재해 마치 등록업체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호황 대부업 대출금리 더 높여

    대부업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대출 규모가 6개월 만에 15.3% 늘었고, 평균 신용대출 금리도 1.1%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등록 대부업체는 1만 5380개로 6개월 새 4.0%가 늘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부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분석 대상인 7666개사가 189만 3535명에게 6조 8158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거래자 수는 21만 9098명(13.1%), 대출금은 9044억원(15.3%) 증가했다. 전체 등록 대부업체는 1만 5380개로 전년 말(1만 4783개)보다 597개(4.0%)가 늘었다. 대부업체 대출 중 신용대출이 5조 4539억원으로 80%를 차지했다. 담보대출은 1조 3619억원(20%)이었다. 평균금리는 신용대출이 연 42.3%로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1.2%포인트 낮아진 18.3%를 기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 소액 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업체들이 영업력을 확대한 결과 최고 이자율에 근접하는 신용대출 비중이 확대됐고, 고금리 대출 관행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 85개사의 대출금은 5조 9000억원으로 전체 대부시장 대출의 86.9%를 차지했다. 신규대출 이용자의 57.5%는 회사원이었고, 자영업자(20.9%)와 학생·주부(10.2%), 공무원(2.7%) 등이 뒤따랐다. 대출 목적으로는 생활비 충당(43.6%)과 사업자금 조달(20.5%)이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 시장 규모가 늘어나고, 생활비 목적의 신규대출 비중이 확대된 것은 서민들의 단기자금 수요가 광범위하게 잠재돼 있다는 뜻”이라면서 “1년 이내에 최고이자율 5%포인트 추가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건설업계 ‘수주 가뭄’ 내년이 더 두렵다

    건설업계 ‘수주 가뭄’ 내년이 더 두렵다

    경기도의 한 중견 건설사 임원 정모씨는 요즘 현금 조달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현금 창고가 텅 빈 데다 내년에는 실질자본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정씨는 “예전에는 찬바람이 불면 쏟아지는 발주 물량 덕분에 어느 정도 자금난을 해소했는데 요즘에는 지역에서도 발주 물량이 씨가 말랐다.”면서 “월 이자율 3.5%인 사채를 쓸까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는 지인의 도움으로 돈을 조달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행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내년 건설 경기가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혹한기를 견디기 위한 ‘먹을거리’ 확보가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토해양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은 23조 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7000억원가량 감소한다. 건설업체들은 이미 올해 공공 공사 발주 물량 급감과 주택경기 침체로 수주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장대비를 몰고 올 검은 구름은 ‘빅5’ 건설사라고 비켜 가진 않았다. 빅5 건설사의 3분기 실적은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감소는 대우건설(-15.7%), GS건설(-7.9%), 대림산업(-3.7%), 현대건설(-3.3%) 순이다. 삼성물산만 16.6% 상승했다. 속사정은 제각각이다. 1~3분기를 종합하면 삼성물산은 국내에선 4조 2000여억원을 수주해 선방했지만 해외에선 플랜트 수주가 기대 이하였다. GS건설도 국내 공사 수주액은 5조 9000억원으로 업계 수위였지만 해외 플랜트 수주가 부진했다. 국내 공공 분야 공사 수주 1위(1조 4771억원)인 대림산업은 국내외에서 모두 목표치에 미달, 올 목표 수주액의 절반가량만 채운 상태다. 반면 현대건설은 1~3분기 해외공사 수주액이 11조원을 넘기며 전체 수주액의 70%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공공 분야 공사 수주 감소가 치명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상태가 안 좋아 당장 관련 공사 수주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전체 공공 분야 공사 발주량도 지난해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내년 SOC 예산 중 신규 발주 물량도 1000억원에 못 미친다. 공공관리자제 도입으로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당분간 연기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 업체 실태 조사와 환율 변동도 업계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한 대형업체 임원은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조직 개편 얘기가 차츰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아파트 분양 등의 주택사업보다 해외시장에 더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캐피털사 30% 高利 여전

    캐피털사들이 여전히 연 30%가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44%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여신금융협회가 2일 홈페이지(www.crefia.or.kr)에 공개한 ‘신용대출 상품 비교공시’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등 12개 캐피털사의 평균금리는 올 8~9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대부분 30%대 초·중반이었다.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의 평균금리는 ‘우수직장인론’ 30.0%, ‘일반직장인론’ 34.4%, ‘자영업자론’ 34.8%였다. 업계 2위 롯데캐피탈은 이용자가 가장 많은 ‘옐로우’ 상품의 평균금리가 34.2%에 달했다. 회사별로 취급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의 평균금리는 ▲IBK캐피탈(휴우론 BS) 33.5% ▲씨티그룹캐피탈(일반상품대출) 33.3% ▲우리파이낸셜(모두론 일반2) 31.9% ▲아주캐피탈(직장인일반) 31.5% 등이었다. 한국아이비금융은 평균금리가 42.8%로 대부업체 최고 금리에 육박했다. 취급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의 평균금리가 30%를 밑도는 캐피털사는 SC캐피탈(27.3%), 하나캐피탈(25%), NH캐피탈(20.8%) 등 3곳에 불과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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