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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 제품 마케팅 허실

    영화 속 제품 마케팅 허실

    뉴요커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섹스 앤 더 시티’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동시대를 사는 전세계 여성들에겐 하나의 패션 브랜드나 다름없다. 국내에서도 5일 영화 개봉에 맞춰 영화 브랜드를 상품 이미지에 심으려는 업체들의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 강남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마놀로 블라닉의 구두전시회는 실제 영화속 캐리가 신었던 구두 등이 전시돼 성황을 이뤘다. 삼성전자 역시 5일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의 주인공 포를 자사 파브 보르도 750 TV 광고에 등장시켰다. 영화제작사인 드림웍스와 공동으로 6개월간에 걸쳐 CF를 제작한 것. 일명 ‘브랜드 커스터마이즈드(Brand Customized) 광고’로 불리는 이 마케팅은 영화업계에서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측은 “애니메이션 합작 광고를 통해 ‘보는 TV’를 넘어 ‘즐기는 TV’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다.”면서 “광고 아이디어 개발부터 등장인물들의 표정, 손짓, 소도구까지 드림웍스측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속에 직접 제품명이 거론되는 PPL(간접광고)의 형태는 거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싸움’과 ‘용의주도 미스신’은 협찬사나 주인공이 모델로 있는 제품 등이 과도하게 노출돼 비난을 샀다. 이에 대해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요즘엔 상품이 캐릭터를 드러내는 요소로 쓰이기도 하지만,PPL에 끌려 다니느라 이야기 구조나 장면이 엉뚱하게 ‘변질’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일반인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브랜드를 무비판적으로 신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영화가 순수예술은 아니지만 지나친 ‘제품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지나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는 “영화 자체가 이미 하나의 상품인데 거기에 제품 선전까지 보라는 것은 일종의 ‘이중 착취’”라면서 “여성들의 소통이 명품 소비를 통해 이뤄지는 것처럼 부추기는 것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토요영화]마지막 유혹

    [토요영화]마지막 유혹

    ●마지막 유혹(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진정한 ‘팜므 파탈’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 여주인공 브리지트 역의 린다 피오렌티노는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도 위험천만한 막다른 궁지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섬뜩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녀는 이 영화로 개봉 당시 격찬을 받았고, 결국 뉴욕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네오 느와르(신 느와르)장르에 녹여 자유자재로 요리한 존 달 감독의 정교한 연출력도 돋보인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1편이 제작된 지 5년이 지난 1999년에 감독과 배우를 바꿔 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력적인 외모의 브리지트(린다 피오렌티노)와 클레이(빌 풀먼)는 겉으로는 무척 사이가 좋아보이는 젊은 부부다. 하지만 야심많은 브리지트는 남편에게 병원에서 사용하는 코카인을 팔아오라고 시킨 뒤 그 돈을 훔쳐서 도망간다. 브리지트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클레이는 분노에 치를 떤다. 한편, 집을 떠나 작은 마을 베스턴에 도착한 브리지트는 마이크(피터 버그)라는 낯선 남자를 만난다. 마이크는 브리지트에게 한눈에 반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브리지트는 그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에게 바람 피우는 남편들을 청부살해하는 방법으로 큰 돈을 벌어 보자고 제의한 것. 브리지트는 마이크가 자신의 제의에 순순히 응하지 않자, 공무원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마이크의 이혼에 얽힌 약점을 알아낸다. 그녀는 마이크의 전처가 재결합을 원하는 것처럼 거짓 편지를 써서 그를 속이고, 결국 그를 앞세워 남편을 살해하고 보험금을 챙기려는 음모를 실행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협소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언제나 사건은 좁은 술집이나 인물들의 집 안에서 벌어지며 첫 장면부터 배경 설명 없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영화에는 좁은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 구석구석을 꽉 메우는 여배우의 카리스마 덕분이다. 예컨대, 자신의 뒤를 쫓는 남자에게 음식을 대접하고는 교묘히 남자의 차에 펑크를 내버리는 장면 등은 특히나 그렇다. 익히 봐왔던 팜므파탈들처럼 숙명에 내맡겨진 모습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모색하는 캐릭터가 신선하다. 미국 몬태나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감독은 재학중 배우 빌 풀먼에게 영화수업을 받기도 했으며, 이 작품에 자신의 스승인 풀먼을 직접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후 감독은 주로 복잡하게 뒤얽힌 플롯과 섬뜩한 악당 캐릭터들을 통해 도덕적인 주제를 다룬 느와르 장르에서 재능을 발휘해오고 있다.SF스릴러 ‘언포게터블’(1996), 맷 데이먼 주연의 ‘라운더스’(1989),‘조이 라이드’(2002) 등이 대표작들이다.96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당차게 사는 10대 미혼모들 애환

    “미혼모들의 얘기를 발랄하고 경쾌하게 그렸죠.” 최근 10대 미혼모인 ‘리틀맘’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의 현실에 주목한 드라마가 선보여 눈길을 모은다. 케이블 영화 채널 CGV에서 오는 14일부터 방송되는 ‘리틀맘 스캔들’이 바로 그것.총 16부작으로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가족과 사회의 외면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차게 살아가는 리틀맘들의 이야기를 경쾌한 시선으로 그려 나갈 예정이다.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극본을 쓴 김남희 작가는 “10대들의 성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면서 “하지만 엄연히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인 만큼 드라마로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수 연습생 시절 낳은 아이를 몰래 키우고 있는 극중 리틀맘 안성숙 역을 맡은 탤런트 임성언은 “리틀맘이 주인공으로 나온 KBS 다큐 ‘인간극장’을 많이 참고했는데, 실제로 주변에 당당하게 살아가는 미혼모들이 많은 것 같다.”며 “그래도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경제적 현실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드라마 ‘반올림 3’,‘코끼리’와 영화 ‘좋지 아니한가’ 등에 출연했던 송인화도 남자친구와의 하룻밤으로 임신했지만, 가족의 ‘핍박’에도 명랑하게 삶에 임하는 리틀맘 장선희 역을 맡았다. 여성그룹 ‘슈가’ 출신으로 드라마 ‘겨울새’‘사랑하는 사람아’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는 황정음은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반항기가 많은 소녀 나혜정 역으로 출연한다.“그동안 20대 후반의 성숙한 캐릭터를 계속 맡아와 꼭 한번쯤 교복입는 고등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리틀맘이 된 친구 선희의 아픔을 보듬으며 함께 성숙해 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장두익 감독은 “사회적 약자인 리틀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소녀가장 등의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성장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무엇보다 시즌 1,2를 모두 사전제작한 덕분에 제작비를 절감했음은 물론이고 지상파 드라마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모든 음악을 랩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모든 음악을 랩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삐딱이’ 김진표(31)가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가을이면 아기 아빠가 되기 때문일까. 지난달 29일 5년 만에 신보 ‘JP5’를 내고 마주앉은 그에게선 전에 없던 30대의 여유가 감지됐다. “어설픈 티를 내지 않으려다 보니 5년이나 걸렸어요. 이번엔 외부에서 일절 곡을 받지 않고 전곡의 작사와 작곡, 편곡까지 맡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이더군요. 마치 발가벗고 대중앞에 선 느낌이에요.” 그의 말처럼 이번 앨범에는 판소리부터 러시아 집시풍 음악까지 음악적 고민이 오롯이 담겼다. 카메라 셔터소리로 리듬을 만드는 새로운 실험도 감행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에 랩을 얹어보고 싶었어요. 솔직히 요즘 같은 음반 불황에 랩으로 정규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죠. 장르가 다양해 ‘문어발식’ 앨범 같지만, 전체적으론 힙합보다 팝적인 부분을 강조했어요.”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랩으로 표현해온 사회비판적 메시지는 여전히 강한 힘을 발휘한다. 타이틀곡인 ‘그림자 놀이’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현대인들의 소외감을 노래했고,‘나의 주먹’에서는 아무리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회적 패배자들을 은유했다. 인터넷 악성 댓글이 여론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폐해를 꼬집은 곡도 있다. “제가 대중을 선동하려는 게 아니고, 그냥 ‘이야기꾼’으로서의 역할이 좋아요. 그저 이 사회를 더불어 살아가면서 제가 느끼는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힘내자는 취지죠.” 지난 96년 이적과 함께 남성 듀오 ‘패닉’으로 데뷔해 이듬해 솔로로 데뷔한 김진표는 한국말로 랩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던 90년대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자타공인 ‘대한민국 래퍼 1세대’다. “그동안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이 많이 나왔지만, 경쟁심이나 조급함은 없어요. 골동품처럼 느껴진다고 해도 10집 넘게 꾸준히 음반을 내는 것이 목표예요.20대엔 랩은 공격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지만,30대가 되니까 가사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 만큼 유연해진 것 같아요.” 사실 그의 20대는 우여곡절의 그늘이 누구보다 짙었다. 이혼과 재혼을 겪었고, 심장수술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적도 있었다.“‘그땐 어렸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닥쳐 공인으로서 말 못할 애환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낙천적이어서 무슨 일이든 거치고 나면 얻는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견뎌냈어요.” “마흔살에도 랩을 하고 있을 것 같다.”며 웃는 그에게 혹시 2세가 먼훗날 가수를 지망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슬쩍 물어봤다.“제가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의외로 보수적이고 소심한 구석이 있거든요. 굳이 아이가 원한다면 시키겠지만, 도움은 주지 않을 거예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언니들의 수다 더 대담해졌다

    언니들의 수다 더 대담해졌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전세계 여성들의 연애지침서이자 유행교과서였던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극장판이 새달 5일 개봉한다.4년 만에 다시 뭉친 이들은 얼굴의 주름살은 좀더 늘어났지만 여전히 활기에 넘치고 화기애애하다. 캐리 역의 사라 제시카 파커는 “우린 이미 친자매 이상의 유대감이 형성돼 있는 만큼 오랜만에 다시 만나도 바로 어제 헤어진 사람들처럼 편안했다.”고 재회의 순간을 회상했다. ●‘섹스 앤 더 시티’ 언니들의 화려한 귀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는 마치 한 권의 패션잡지 화보를 보는 듯하다. 이번엔 늘 ‘뜨뜻미지근한’ 남자 미스터 빅(크리스 노스) 때문에 속을 끓였던 캐리의 결혼이 주요 소재다. 영화속 캐리는 ‘뉴욕 최고의 싱글녀’란 별명답게 맨해튼 최고급 아파트에서 유명 디자이너의 웨딩드레스를 번갈아 입으며 결혼에 대한 환상을 자극한다. 하지만 행운이 손쉽게 찾아오지는 않는 법. 극적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거침없는 열정의 소유자인 사만다(킴 캐트럴)를 통해 드러나는 성담론의 수위는 더욱 대담해졌다. 자신에게 헌신적인 연하남을 따라 할리우드행을 택했던 사만다는 ‘순정파’에 가려진 자신의 욕망을 좀처럼 다스리지 못한다. 이밖에 이지적인 미란다(신시아 닉슨)와 귀여운 ‘내숭녀’ 샬럿(크리스틴 데이비스)도 친언니들을 만난 것 같은 푸근한 매력을 안겨준다.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의 과거, 현재, 미래를 두 시간가량의 상영시간에 모두 담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캐리의 내레이션을 통해 통일감을 줬던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에선 각기 다른 네 명의 에피소드가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몇몇 자극적인 노출 장면은 지나치게 영화적 흥행만을 고려한 냄새도 풍긴다. ●소설,TV 드라마로 신드롬 확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 앤 더 시티’는 현대 도시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문화 아이콘과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극중 ‘구두수집광’인 캐리가 애지중지하는 브랜드의 구두는 국내외에서 만만찮은 인기를 끌었고, 아침과 점심 사이에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는 ‘브런치’문화도 이 작품을 통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섹스 앤 더 시티’의 백미는 여성들의 솔직한 수다와 끈끈한 우정을 통해 일종의 여성적 연대감을 형성했다는 데 있다.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 이른바 ‘칙릿소설’(도시여성들의 일과 사랑 등을 수다 떨듯 가볍게 풀어나간 소설)이다.‘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쇼퍼홀릭’,‘달콤한 나의 도시’ 등이 인기를 끌었고, 이 소설들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돼 제2의 ‘섹스 앤 더 시티’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유지나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는 “여성들의 소통과 우정이 강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결국엔 결혼에 대한 해피엔딩 등 로맨스 판타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문제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태국發 공포영화’ 국내 상륙

    ‘태국發 공포영화’ 국내 상륙

    올여름 극장가에 태국발(發) 공포영화들이 몰려온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5∼6편씩 선보이던 국내 공포영화들이 제작·투자 환경이 위축돼 자취를 감추면서 대신 태국 공포물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 태국 공포영화들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윤회사상이나 업보 등을 소재로 하는 것들이 많다.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요소가 강한 일본이나 할리우드 공포영화와는 달리 극전개가 느리고 서정적인 면이 두드러진 것도 또 다른 특색이다. 뛰어난 연출력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종종 리메이크되는 태국 공포물들은 귀신과 한 등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내용이 적지 않다.‘셔터’(2005년),‘샴’(2007년) 등이 흥행에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엔 악몽이 점차 현실이 되어가는 미스터리를 풀어헤친 ‘바디’가 지난 29일 태국 공포영화로는 처음 선보였다. 의문의 지갑에 얽힌 원한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셔터’와 ‘샴’을 제작한 태국의 유명 제작사 GTH의 작품. 또 불교의 ‘업(業)’을 키워드로 한 영화 ‘카르마’도 새달 19일 개봉한다.‘시티즌 독’ ‘블랙 타이거의 눈물’ 등을 연출한 태국 뉴 웨이브의 선두주자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이 선보이는 첫 공포영화다. 두 여자의 애증을 다룬 이 작품의 잔혹 영상은 한국의 공포영화 ‘기담’을 연상시킨다. 이밖에 제시카 알바 주연의 ‘디아이’(새달 5일 개봉)는 2002년 태국과 홍콩의 합작 공포영화 ‘디아이’를 리메이크한 것. 대형사고나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의 각막을 소재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실제 관속에 들어가 죽음을 체험한 뒤 겪게 되는 공포를 다룬 ‘카핀’ 또한 새달 말 개봉될 예정이다. 이와 과련,‘카르마’‘더 스크린’ 등의 태국 공포물들을 수입한 영화사 누리픽쳐스 정성렬 마케팅팀장은 “주로 원혼을 소재로 한 태국 공포영화들은 은근한 공포를 선호하는 국내 관객의 정서와 맞아떨어져 이미 브랜드화되고 있다.”면서 “‘저비용 고효율’이 특징인 태국 영화들은 수입가도 저렴해 국내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일요영화]6월의 일기

    ●6월의 일기(SBS 영화특급 밤 1시10분) 미리 쓰여진 일기 때문에 벌어지는, 예고살인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물. 드라마 ‘불새’로 스타덤에 오른 그룹 신화 출신 문정혁(에릭)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또한 2년 뒤 영화 ‘세븐데이즈’의 주연으로 한국형 스릴러의 가능성을 보여준 배우 김윤진이 드라마의 키를 쥔 인물로 등장해 긴장감을 더한다. 범인검거 현장에서 청춘을 바치는 강력계 형사 추자영(신은경)과 폴리스 라인을 멋있게 넘는 모습이 좋아 지원했다는 신출내기 형사 김동욱(문정혁)은 한 학급 학생들의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피해 학생들의 시체에선 살인을 예고한 일기내용이 담긴 캡슐이 발견된다. 그러나 그 글씨들은 이미 한달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학생 여진모의 필체로 밝혀진다. 수사팀은 ‘6월에 6명을 죽이겠다.’는 일기 내용에 따라 범인을 찾아 헤매지만, 그 사이에 희생자만 늘어난다. 그러던 중 자영은 유력한 용의자인 여진모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학창시절 단짝친구인 서윤희(김윤진)를 찾아낸다. 어느날 자신의 조카에게 걸려온 전화가 여진모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 자영. 그녀는 ‘방관자’라는 단서를 가지고 마지막 희생자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조카를 지키기 위해 윤희와 맞선다. 이 영화가 각본과 구성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묵직한 무게감을 지니는 이유는 다름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학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뤘기 때문이다. 극중 동욱의 폰카메라에 찍힌 왕따 동영상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과 그 심각성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방관자’라는 마지막 단서는 단순히 학원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한 개인주의에 대한 신랄한 경고이기도 하다. 두 여주인공인 신은경과 김윤진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이 무엇보다 볼만하다. 특히 지난해 200만 관객을 동원한 스릴러 ‘세븐데이즈’에서 딸을 유괴당한 변호사를 연기했던 김윤진은 마치 ‘예행연습’을 하 듯 이 작품에서 자신의 무관심 때문에 눈앞에서 아이를 잃어야 했던 어머니의 처절한 심정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2005년 말 개봉된 영화는 사회문제나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한국형 스릴러 영화 붐’의 신호탄이 됐다고 할 만하다. 실제로 이 작품 이후 국내 극장가에는 ‘그놈 목소리’(2007) ‘추격자’(2008) 등 탄탄한 시나리오와 세련된 영상미로 승부하는 스릴러물들이 꾸준히 인기를 누려 왔다.105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국영화 새 비즈니스 모델 제시”

    “한국영화 새 비즈니스 모델 제시”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제4기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 강한섭(50) 서울예대 영화과 교수를 선임했다.3년 임기의 강 신임 위원장은 “위기에 빠진 한국영화 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게 영진위의 당면과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영화산업 진흥정책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펼쳐나간다면 그동안의 내부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면서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영화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신규투자가 감소해 한국영화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실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신임 위원장은 공개 모집 및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후보자 직접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서울 출신으로 경희대 불문과를 거쳐 영화평론가로 활약했으며,1994년부터는 서울예대 교수로 강단에 서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SBS ‘프리미엄 드라마’ 통할까

    SBS ‘프리미엄 드라마’ 통할까

    쏟아지는 드라마들 틈바구니에서 SBS TV가 ‘고품질 드라마’ 전략으로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SBS는 새달 6일부터 기존의 금요드라마를 ‘프리미엄 드라마’로 문패를 바꿔단다. 첫 작품은 소설가 정이현씨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16부작 미니시리즈 ‘달콤한 나의 도시’. 도시 미혼 남녀들의 삶을 ‘쿨’하게 그린 이 드라마는 영화 ‘인어공주’‘사랑해, 말순씨’ 등을 연출한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서른 한 살에 직장생활 7년차인 편집대행사 대리 오은수(최강희)가 영화감독 지망생 윤태오(지현우), 친환경유기농 업체 CEO 김영수(이선균) 등을 만나며 로맨스를 엮는 줄거리의 드라마.2030세대의 일과 사랑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과 ‘내 사랑’ 등을 통해 특유의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굳혀온 최강희는 “맹물 같은 은수의 평범한 사랑이야기가 보통 여성들의 충분한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훈남’과 ‘연하남’의 대명사인 이선균과 지현우와의 연기호흡이 여성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화제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뮤지컬 배우에서 TV탤런트로 입지를 옮긴 이선균은 “극중 영수는 딱딱하고 뭐든 서툰 이미지의 남자”라고 소개하면서 “지난 몇 달 동안 내게 과분했던 ‘훈남’이라는 타이틀이 지현우씨에게 넘어갈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이 여성뿐 아니라 서른 넘은 남성들의 공감대도 형성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극중 여주인공 오은수보다 7살이나 어린 인물을 연기하는 지현우는 기타를 치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귀엽게 부르는 등 순진하고도 태평스러운 연하남 캐릭터를 선보인다.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잇따라 출연하며 ‘누나들의 로망’으로 자리잡은 지현우는 “처음 ‘올미다’에 출연했을 때는 여성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젠 공감하게 됐다.”며 “그동안 연상 연기자들과 작업을 많이 했기 때문인지 이젠 어린 친구들과 작업하는 것이 오히려 긴장된다.”고 말했다. 구본근 SBS 드라마 국장은 “요즘은 시청률 자체가 드라마의 인기 척도가 아니다.”면서 “‘달콤한’은 특정 시청자층을 집중공략하는 고품질 드라마로, 기존의 수·목 미니시리즈들보다 제작비도 높게 책정되는 등 제작과정에서부터 ‘프리미엄 드라마’를 지향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항공기 성능 검증에 목숨 건 사람들

    항공기의 한계를 검증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테스트 파일럿(Test pilot)이다. 이들의 임무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항공기를 극한으로 몰아 항공기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28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 직업’에서는 한계 상황을 극복하고 초음속으로 나는 공군 테스트 파일럿들의 세계를 공개한다. 국내 유일의 항공무기 시험평가 부대인 52시험평가전대 281대대. 이곳 파일럿들은 일반 전투기 조종사와는 달리 그 누구도 타보지 않은, 검증되지 않은 항공기를 조종한다.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인 만큼 조종사들이 입는 특수복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불에 쉽게 타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마하 1.5의 초음속으로 달리는 항공기에선 무려 지상의 8배에 달하는 중력가속도를 견뎌야 한다. 때문에 항공기에선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4월 6일, 강원도에서는 실제 무기를 장착하고 비행했을 때의 전투기 성능을 알아 보기 위한 실무장 훈련이 시작됐다.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는 위험한 훈련이다. 단 한 가지 조건이라도 어긋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중요한 훈련을 위해 경남 사천에 있던 테스트 파일럿 전원이 이동했다. 훈련일이 다가오자 이미 500회에 이르는 비행 경험이 있는 김대석(37) 소령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강원도 하늘을 날아 울진 바다에 미사일을 투하해야 하는데, 하늘도 바다도 모두 흐린 상태다. 숨도 쉬기 어려운 긴장된 상황에서 모두 일기예보만 살피고 있는 가운데 비행에 투입되는 김대석 소령은 ‘머리 비행’으로 긴장을 푼다. 오후 3시, 다행히 구름이 걷히고 바람이 잦아든다. 드디어 경(輕)공격기 A-50에 시동이 걸리고 김 소령이 출격 준비를 한다. 이들은 직업의 위험성을 지적할때마다 “남극이나 북극 탐험가들이 목숨을 담보로 탐험 코스를 개발하면 사람들이 그 코스를 따라 가는 것처럼 우리도 같은 이치”라고 설명한다.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건 비행을 감수하는 이들. 오늘도 테스트 파일럿들은 사명감을 갖고 비행장으로 나선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칸, 올해도 어김없이 허 찌르다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칸은 종종 그래왔듯 올해도 예상치 못한 선택을 했다.25일 오후(현지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장 숀 펜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프랑스 로랑 캉테(46) 감독의 영화 ‘더 클래스’에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겼다. 프랑스 영화의 수상은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사탄의 태양 아래서’ 이후 21년 만이다. ‘더 클래스’는 프랑스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과 편견 등을 그대로 필름에 옮긴 다큐드라마. 배우 로버트 드 니로로부터 상을 건네받은 캉테 감독은 “이 작품은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 세계의 축소판을 끝까지 들여다 본 영화”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이스트우드 평생공로상에 머물러지난해와 달리 올해 칸에는 눈에 띄는 경쟁작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익스체인지’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그린 체 게바라의 일대기 ‘체’에 관심이 쏠린 것에 비하면 ‘더 클래스’의 수상은 이례적이라는 게 평단의 반응이다. 심사위원장 숀 펜은 “‘더 클래스’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밝히며 “놀라운 영화”라고 치켜세웠다. 정치적 성향이 강한 숀 펜이 이미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오스카상과 분명히 대척점에 서있을 것이며 선구적이고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에 왕관을 줄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더 클래스’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평생공로상을 나눠 갖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2위작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인 심사위원 대상은 이탈리아 마테오 가론 감독의 ‘고모라’에 돌아갔다.3위작인 심사위원상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일 디보’. 또 터키 출신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은 거짓과 진실의 갈림길에 놓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스리 멍키스’로 감독상을 받았다. 올해 칸은 영화계의 ‘뉴 웨이브’로 떠오르고 있는 남미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줬다. 경쟁 부문 22편 가운데 4편이 남미영화였고 남녀주연상도 모두 라틴 영화가 가져갔다. 일찍부터 수상이 점쳐진 ‘체’의 베네치오 델 토로(41)가 심사위원 전원의 선택으로 남우주연상을 따냈다. 여우주연상은 당초 ‘익스체인지’의 앤젤리나 졸리가 유력후보로 떠올랐으나 브라질 감독 월터 살레스의 영화 ‘리냐 드 파스’에서 호연한 산드라 코르벨로니(43)가 영예를 안았다.●`추격자´ 황금카메라상 놓쳐한국영화는 올해 경쟁부문에 진출작을 내지 못한 가운데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와 김지운 감독의 신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평단의 호응을 얻었다.‘추격자’는 장편에 데뷔하는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수상을 노렸으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출품된 영국 스티브 매퀸 감독의 ‘헝거(Hunger)’에 밀렸다.erin@seoul.co.kr
  • “만주 벌판 달리는 민족적 판타지 담아”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만주 벌판을 시원하게 달리는 민족적 판타지를 담았죠.” 올해 한국영화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이하 ‘놈놈놈’)이 마침내 칸에서 베일을 벗었다.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국형 웨스턴(서부극)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이 작품은 올해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24일(현지시간) 처음 공개됐다. ●“송강호의 오토바이 질주에서 영감” “영화 ‘석양의 무법자’에 대한 오마주(영화적 존경의 표시)를 기본으로 배우 송강호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대평원을 가로지르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했어요. 미국 서부영화가 신대륙에 대한 개척정신을 담았다면, 전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 대한 우리 민족의 판타지를 그린 셈이죠.”(감독 김지운) 열차털이범 태구(송강호), 현상범 사냥꾼 도원(정우성), 마적단 두목 창이(이병헌)가 보물지도를 놓고 벌이는 추격전을 통해 처절한 인간의 욕망을 그린 이 영화는 장르적 쾌감과 화려한 액션 연기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밀양’으로 왔을 때보단 한결 마음이 편하네요. 남자 배우들끼리 있다 보니 재밌는 일도 많았고, 액션 연기의 희열도 만끽했어요. 단 저도 멋지게 말을 타고 싶었지만, 영화의 독창성을 위해 오토바이를 선택했죠.”(송강호) “어린 시절,TV에서 방영되는 ‘장고’‘튜니티’ 등을 챙겨볼 정도로 서부극 팬이었어요.‘좋은 놈’ 역을 맡긴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냉정한 놈’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인공 중 유일하게 서부 총잡이 복장으로 나오는데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어요. 서양인들의 반응이 궁금해요.”(정우성) “자신의 명예욕 때문에 최고에 목숨을 거는 인물이에요. 처음 도전하는 악역이라 망설여졌지만, 기대하지 못한 묘한 경험을 안겨줬어요. 체감온도가 40도가 넘고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혹독한 기후환경,‘전쟁터’ 같은 악조건속에서 배우들간 연기 경쟁보다는 결속력이 더 강해졌조.”(이병헌) ●“한국영화 자신감 되찾았으면” 톱스타들의 공동 주연,170억원에 달하는 순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놈놈놈’.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국내 영화계가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제작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 최종 목표는 국내 개봉인 만큼 한국 관객에겐 좀더 오락적이고 대중적으로 편집해 선보일 계획입니다.”(김지운) “700만명의 관객은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해외에 이미 판매돼 그만큼은 아니라고 해요. 관객 숫자도 중요하지만 한국 영화의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송강호) “흥행 여부를 떠나 가능성을 봤으면 좋겠어요. 이럴 때일수록 국내 영화계가 위축되지 말고 할리우드와 맞설 수 있는 대형 영화들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정우성) erin@seoul.co.kr
  • [부고] ‘산장의 여인’ 가수 권혜경씨

    [부고] ‘산장의 여인’ 가수 권혜경씨

    가요 ‘산장의 여인’으로 널리 알려진 가수 권혜경(본명 권오명)씨가 25일 오후 1시5분 지병으로 별세했다.77세. 강원도 삼척 출생인 권씨는 1956년 당시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전속 가수 3기로 발탁,57년 음반 데뷔곡인 ‘산장의 여인’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라디오 드라마 ‘호반에서 그들은’의 주제가 ‘호반의 벤치’와 59년 개봉된 신상옥 감독의 영화 ‘동심초’의 주제가를 불렀다. 그러나 인기를 얻은 직후인 59년 심장판막증 판정을 받은 데 이어 후두암 선고까지 받으며 줄곧 병마에 시달려 왔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고인은 50여년 동안 전국 교도소를 돌며 수백 차례의 위문공연과 강연으로 재소자들을 격려해 수인들 사이에서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몇 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된 고인은 최근 교통사고까지 겹쳐 며칠 전부터 중환자실에서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충북 청주시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9시.(043)291-4444.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제61회 칸영화제를 가다] ‘실화영화’ 열전

    [제61회 칸영화제를 가다] ‘실화영화’ 열전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22편이 처음 공개되며 작품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올해 칸은 지난해 환갑 잔치를 화려하게 열었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흐름이 눈에 띈다. ●숀 펜의 영향… 정치사회적 메시지 담은 영화 강세 올해 칸영화제는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쟁부문에는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영화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반전운동에 앞장서 온 심사위원장 숀 펜의 정치적 성향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영화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익스체인지’.1928년 미국 LA에서 있었던 실화를 토대로 한 이 작품은 아이를 유괴당한 어머니(안젤리나 졸리)가 부패한 공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사회복지, 치안 문제와 함께 모성애·아동범죄 등 광범위한 주제를 긴장감 있게 다뤄 대상인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2일 공개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체’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쿠바의 혁명영웅 체 게바라의 일생을 담은 이 영화는 무려 4시간 28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에도 불구, 시사회장 앞에는 영화를 보려는 취재진과 일반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영화는 쿠바혁명과 볼리비아내 게릴라 활동, 미국방문 등을 교차편집 방식을 통해 보여준다. 혁명영웅의 일생을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관조적인 시각으로 그린 수작이라는 평. 이스라엘 출신 아리 폴만 감독의 다큐 애니메이션 ‘바시르와의 왈츠’도 르몽드 등 현지 미디어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82년 이스라엘·레바논전쟁에 참여한 주인공이 잊었던 기억을 통해 당시 전쟁의 참상을 비판한다. ●칸이 새롭게 주목한 ‘남미영화´ 지난해 루마니아 등 유럽과 한국·일본의 예술영화에 관심을 보였던 칸은 이번엔 남미영화의 ‘신선함’에 눈을 돌렸다. 개막작 ‘눈먼자들의 도시’를 비롯해 ‘중앙역’으로 유명한 브라질의 월터 살레스 감독의 ‘리나 데 파세’, 아르헨티나의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 ‘레오네라’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중 ‘레오네라’는 살인 혐의로 수감된 한 여성이 감옥에서 아기를 낳은 뒤 겪게 되는 심리적 변화를 다룬 작품으로, 여주인공 줄리아 역의 마르티나 구즈만은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 영화의 초기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공동 제작에 참여한 파인컷의 서영주 대표는 “최근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감독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모성애를 주제로 한 ‘레오네라’는 배경음악과 열린 결말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유럽영화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로 세번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노리는 다르덴 형제의 ‘로나의 침묵’이나 근친상간을 소재로 한 헝가리 영화 ‘델타’ 등도 현지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영화 ‘4주,3개월, 그리고 2일’ 같은 평단의 쏠림 현상이 없는 가운데 칸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erin@seoul.co.kr
  • 타란티노 감독 “직접 연기를 해봐야 연출감각 UP”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 올해 칸영화제에서 최고의 ‘장외 스타´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쿠엔틴 타란티노(44) 감독을 들 수 있다. 22일 오후(현지시간) 세계 영화 거장들의 영화 철학을 듣는 마스터클래스에 초대된 타란티노 감독. 그의 영화학 강의를 듣기 위해 강연장 주변에는 시작 1시간전부터 영화팬들이 몰려들어 1000여석의 좌석이 꽉 찼다. 기립박수와 함께 등장한 그는 ‘악동´이란 별명답게 한 시간이 넘게 거침없는 언변을 쏟아냈다.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고요? 학교에서 나와 현장으로 달려가세요. 일단 스스로 영화를 만들어봐야 길이 열립니다.” 젊은 시절,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비디오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온 타란티노 감독은 각본을 직접 쓰는 것은 물론 TV시리즈물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제가 직접 연기를 한 것은 연출을 할 때 영화 장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각본이나 연출수업도 중요하지만, 연기를 해보면 카메라 워킹과 캐릭터, 프레임 등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죠.” ‘트루 로맨스´ ‘내추럴 본 킬러´ 등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 그는 영화 ‘저수지의 개들´로 감독으로 데뷔했다.1994년 창의적인 편집이 돋보인 영화 ‘펄프 픽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펄프 픽션´에 이어 영화 ‘킬빌´(2002)에서도 배우 우마 서먼을 여주인공으로 기용했던 그는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바로 ‘펄프 픽션´의 미아인데, 그 역할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가 우마 서먼”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화면을 좋아하는 타란티노 감독은 컴퓨터그래픽과 디지털 기술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저의 최근작 ‘데쓰 프루프´의 경우 액션 장면은 배우나 스턴트맨이 직접 했어요.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해 만든 자동차 추격 장면은 진짜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예요. 제겐 영화의 진실성이 가장 중요한 명제죠.” erin@seoul.co.kr
  • “연필로 그린 2D 애니 호평에 얼떨떨”

    “연필로 그린 2D 애니 호평에 얼떨떨”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는 ‘놈놈놈´과 ‘추격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물아홉 새내기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스톱´(STOP)도 있다. 영화학도들의 졸업작품을 대상으로 한 학생영화 경쟁부문인 ‘씨네파운데이션´에 진출한 박재옥 감독(29)이 그 주인공. 그가 출품한 6분짜리 애니메이션 ‘스톱´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가던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하자 그의 시계가 멈추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시간이 정지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다뤘습니다. 연필로 그려 만든 2D 애니메이션이 좋은 평가를 받아 얼떨떨해요. 이야기를 얼마나 색다르게 전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했어요. 그게 통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우연히 ‘미래소년 코난´이나 ‘엄마 찾아 삼만리´를 접하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키웠다는 박 감독. 그는 이후 그것이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평생의 직업으로 선택했단다.“애니메이션은 할 수 있는 이야기의 폭이 넓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실사영화에선 아무리 화려한 특수효과를 쓰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거든요.” 최근 세계 영화계에서는 애니메이션 장르를 통해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영화들이 적지 않다.‘스톱´도 그런 반열에 드는 영화일까.“애니메이션은 그 특성상 폭력적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과거의 기억이나 되돌리고 싶지 않은 일들도 거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지요. 직접적이지 않고 은유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한층 효과적입니다.”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인생을 건 박 감독.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꿈꾸는 전세계 유명학교의 영화학도들과 경쟁하고 있는 그의 소회는 어떨까.“언어가 잘 통하지 않고 문화적 차이는 있지만,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는 그는 “이 경험을 다음 작업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erin@seoul.co.kr
  • 칸 영화제 필름 마켓 明과 暗

    칸 영화제 필름 마켓 明과 暗

    |글 사진 칸(프랑스)이은주 특파원|올해 한국영화는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칸 필름마켓에서 일정한 성과도 올려 ‘주연 못지 않은 조연’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올해 칸영화제 한국 필름 마켓의 명암을 짚어본다. ●초반엔 ‘추격자’, 후반엔 ‘놈놈놈’ 분위기 주도 영화제 첫 주말인 17일(현지시간) 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상영된 ‘추격자’는 초반 한국영화의 기세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비경쟁 부문임에도 이례적으로 질 자콥 칸영화제 조직위원장이 깜짝 방문했고, 현지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 영화는 미국, 영국, 일본 등 9개국에 팔렸다. 프랑스에서는 올 겨울 성수기때 100∼150개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폐막을 하루 앞둔 24일 공식 시사회를 갖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하 ‘놈놈놈’)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한 마켓 시사회에서 프랑스와 중국, 터키, 독일 등 4개국에 선(先)판매됐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측은 “심사위원장인 숀 펜을 비롯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배우 내털리 포트먼 등이 공식 상영행사인 갈라 스크리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도 프랑스와 그리스에 선판매됐고,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마더’도 판매 문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 영화 ‘추격자’의 투자사인 벤티지홀딩스의 정의석 대표는 “그동안 한국영화는 작가주의 감독들의 예술영화로 인정 받았다면, 올해는 ‘추격자’‘놈놈놈’ 등을 통해 한국 상업영화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현지의 한국영화 홍보 부스에서 만난 전양준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도 “그동안 홍상수, 이창동 감독을 통해 한국영화는 지적이고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해는 보다 대중적인 시각의 영화가 조명을 받은 것이 특징”이라며 “‘올드보이’ 이후 국제영화제에서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영화가 새 국면을 맞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칸 마켓 ‘썰렁’… 한국 바이어만 ‘북적’ 이번 한국 필름마켓의 무게중심은 수출보다는 수입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칸 필름마켓은 지난해보다 20%정도 바이어가 줄어 들어 썰렁했지만, 한국 바이어들은 외화를 구입하느라 분주했다. 한국은 유명배우와 감독이 등장하는 영어권 상업영화뿐 아니라 ‘페임’‘나인’ 등 뮤지컬로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들을 많이 사들였다. 한 수입업체의 구매 담당자는 “한국 영화의 제작편수 급감으로 외화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인기 작품의 경우 한국 바이어들끼리 경쟁이 붙어 본래 책정된 가격의 두배까지 폭등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케이블 TV 시장이 외화 소비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영화 수입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IPTV 도입 등 매체 환경 변화를 앞두고 케이블 시장은 칸 경쟁부문 진출작 같은 비영어권 유럽영화보다는 상업적 흥행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영화사 스폰지의 송유진 해외영업팀 과장은 “지난해 초 아시안필름마켓에서 국내 바이어들의 숫자가 급증하더니 올해 2월 베를린에 이어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그동안 보이지 않던 수입업자들까지 구매에 나서는 등 이상 열기까지 감지되고 있다.”면서 “경매하듯 외화를 구매하는 것은 한국 영화 시장의 수익성 자체를 떨어뜨려 결과적으로는 한국 영화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rin@seoul.co.kr
  • “체 게바라 행동하는 삶 그려”

    |칸(프랑스) 이은주 특파원|“행동으로 보여주는 체 게바라의 삶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렸죠.”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혁명과정을 그린 영화 ‘체’(Che)로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스티븐 소더버그(45) 감독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내내 중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했다. 상영시간만 4시간28분에 달하는 이 작품에서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만남부터 쿠바혁명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그는 “체 게바라에 관한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그의 신념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그의 생각에 경도되지 않고 감독으로서의 중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소더버그는 혁명가뿐 아니라 의사, 장관으로서의 그의 삶을 조명하면서도 극적 재미보다는 다큐멘터리적 특성으로 감정선을 자제하는 관조적인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소더버그 감독은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는 할리우드의 관습적인 방법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출자로서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영어 더빙을 하지 않고 스페인어 대사로 처리한 것도 당시 문화를 최대한 반영하고 영화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1989년 자신의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소더버그 감독은 “체 게바라는 매우 훌륭한 영화 소재이지만 볼리비아에서의 그의 게릴라 활동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그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간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한편, 체 게바라 역을 맡은 연기파 배우 베네치오 델 토로(41)는 “멕시코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그가 따뜻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고 그에 대한 선입견이 바뀌었다.”면서 “그의 역할을 연기하면 할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rin@seoul.co.kr
  • 졸리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하며 촬영” 이스트우드 “아동 범죄 잔인성 담아내”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연기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영화 ‘익스체인지(The Exchange)’로 제6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할리우드 스타 앤절리나 졸리(33)는 출연 소감을 묻자 자신의 어머니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익스체인지’는 유괴당한 아이를 찾으려는 한 어머니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1928년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영화를 찍기 얼마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정말 자상하신 분이었죠. 이번 역은 제게 큰 ‘도전과제’였는데 촬영 내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고, 오히려 제가 치유를 많이 받았어요.” 졸리는 이 영화에서 의도적으로 아이가 바뀐 것을 알고 부패한 공권력에 맞서는 모성애가 강한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녀는 “시대적 배경이 1920년대임을 감안할 때 한 여성이 정부나 경찰을 상대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주제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작품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78)가 영화 ‘미스틱 리버’ 이후 5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이다. 이번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숀펜이 ‘미스틱 리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까닭에 ‘익스체인지’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이에 대해 이스트우드는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며 나도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봤지만, 내가 적극적으로 추천한 작품이 수상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면서 “이미 작품이 공개된 순간 내 손을 떠났고 영화는 즐기기 위해 보는 것 아니냐.”며 수상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익스체인지’에서 아동유괴나 살인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룬 이스트우드는 “아동 상대 범죄는 가장 끔찍한 범죄로, 내 영화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인간 본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한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진실이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는 31일 자신의 78번째 생일을 앞두고 가장 큰 ‘생일선물’인 황금종려상을 기다리는 이스트우드.‘황야의 무법자’ 등에서 명배우로 이름을 날린 그는 이번 영화에 직접 출연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나이가 들수록 카메라 앞보다는 뒤에 서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erin@seoul.co.kr
  • “3년 연속 칸 레드카펫… 정말 감격스러워”

    “3년 연속 칸 레드카펫… 정말 감격스러워”

    |글 칸(프랑스) 이은주특파원|“3년 연속 칸 진출, 정말 감격스럽네요.” 국내 관객 500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추격자’(제작 영화사 비단길)로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주인공 하정우(30)가 지난 19일 밤(현지시각) 칸의 한 야외카페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감격스럽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용서받지 못한 자’,2007년 ‘숨’에 이어 올해 ‘추격자’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되면서 3년 연속 주연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한국영화의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시사회가 끝난 뒤 사람들이 ‘괴물’‘올드보이’에 이어 ‘추격자’도 코미디와 호러, 스릴러를 버무린 혼합장르의 특징을 잘 살렸다며 손가락을 치켜 세우더군요.” ‘추격자’의 시사회를 열었던 지난 17일 밤, 질 자콥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깜짝 방문을 받기도 한 그는 “‘추격자’를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초청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게 해줘 고맙다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두번째 사랑’ 등 그가 본 한국영화마다 내가 출연한다고 농담을 건네며 우리 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칸에서 그에게 쏠리는 관심은 대단하다. 시사회가 있은 뒤 여기저기서 만나자는 요청이 몰려들고 있는 것.“빔 벤더스 감독,‘반지의 제왕’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을 이미 만났고, 우위썬 감독으로부터도 파티에서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칸에서 우리 상업영화까지 인정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흐뭇했다.”며 즐거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짧은 배우 이력에 해외 스타 제작자들의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는 “(지금의 인기가)내 것이 아니라는 의심을 한다.”며 “해외 영화제에서는 다른 배우들을 많이 보고, 또 영화란 끝이 없는 작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극복할까 고민하게 된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한편 영화제의 일일 소식지를 발행하는 버라이어티는 20일자에 “‘추격자’는 칸 마켓에서 미국 주요 배급사인 IFC를 통해 북미 배급 판권을 넘겨 미국에서 올 하반기나 내년 초 개봉될 예정이며, 일본 영국 프랑스 그리스 베네룩스 홍콩 등지에도 배급 판권이 팔렸다.”는 요지의 기사를 실었다.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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