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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케이블 폭주에 지상파 흔들… 이대로는 안 된다

    요즘 지상파 TV 관계자들은 남몰래 속앓이 중이다. 10년 전쯤 경쟁 상대로조차 여기지 않았던 케이블이 시청률이나 영향력 면에서 지상파를 위협할 만한 상대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2013년은 철옹성 같은 지상파의 아성에 균열이 가고 케이블의 역전을 허용한 해로 기록될 법하다. 지상파에서 시청률 사각지대로 인식된 금·토요일 밤 9시 시간대를 개척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는 케이블 최초로 시청률 10% 돌파를 앞두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는 첫 방송에 시청률이 10%를 넘어섰다. ‘꽃보다 누나’1회가 하루 뒤에 방송된 ‘시청률 제조기’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SBS ‘세번 결혼 하는 여자’의 시청률을 넘어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7~8년 전 케이블 시청률 1~2%를 대박의 기준으로 삼던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지상파 안팎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한 지상파 예능국 PD는 “‘응사’와 ‘꽃보다 누나’로 지상파의 광고비 100억원이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면서 “그동안 지상파가 안일한 자세로 자만했던 것과 달리 케이블은 살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결과다. 특히 ‘응사’의 경우 제작진이 예능 출신이고 지상파 드라마의 문법을 파괴했는데도 시청자들이 호응을 보내는 데 지상파 방송계가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지상파 TV가 5060에 맞춘 콘텐츠에 주력하면서 점점 올드 미디어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케이블이 2040을 공략한 젊은 콘텐츠로 트렌드를 이끄는 사이 안방극장이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막장 코드 드라마, 새로움보다 무난한 예능을 내놓으면서 빚어진 결과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 PD는 “만약 ‘응사’가 지상파에서 방영됐다면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넘기 힘들었을 정도로 시청층의 연령대가 높다. 젊은 PD들이 새로운 시도를 담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힘들고 이를 방영할 시간대도 마땅하지 않다”면서 “시청률에 대한 압박이나 지상파로서의 소재 한계도 새로운 시도가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B급 문화와 복고 정서가 유행하면서 표현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케이블이 유리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최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코드를 앞세운 종편에 60대 이상 장년층 시청자를 빼앗기면서 지상파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MBC 예능국의 한 PD는 “지금 지상파 PD는 기존의 시청층을 만족시키는 콘텐츠에 안주할 것인지, 3050세대로까지 시청층을 확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중대기로에 섰다”면서 “하지만 올드 미디어로 이미지가 전락할 경우 미래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어쩔 수 없는 방송 트렌드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경우도 뉴스부터 교양까지 전 장르를 다루는 메이저 방송사보다 특정 장르에 집중하는 케이블 전문 매체들이 튀는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순발력 있게 적용해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올해 지상파가 케이블에서 먼저 인기를 검증받은 육아, 노년, 군대라는 소재를 예능에 접목한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마마도’ ‘진짜 사나이’ 등을 내놓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BS 예능국의 고위 관계자는 “케이블은 몸집이 작아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지상파는 전 세대를 아울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결국은 인력 싸움인데 지상파의 우수 인력이 케이블로 이동한 것도 최근 방송가 지각 변동의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erin@seoul.co.kr
  • ‘열린 그녀’ 전도연

    ‘열린 그녀’ 전도연

    영문도 모른 채 말도 통하지 않는 대서양 외딴섬의 감옥에 갇힌 한 주부가 있다. 언제 나간다는 기약도 없이 불안감과 지독한 고독감에 홀로 떨었던 그녀가 마침내 법정에서 했던 말은 “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였다. ‘집으로 가는 길’은 지난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오인돼 프랑스의 섬 마르트니크 교도소에 2년여간 수감된 한국인 주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전도연(40)은 이 사건의 주인공인 송정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영화는 개봉 첫날인 지난 11일 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극중 정연은 넉넉지 못한 형편에 딸 하나를 두고 사는 평범한 엄마다. 남편 종배(고수)가 친구의 빚보증을 잘못 서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자 고민 끝에 원석을 운반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남편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가방 안에는 마약이 들어 있었고 그녀는 마약 사범으로 몰린다. 최근 만난 전도연은 결혼 이후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정연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밀양’을 찍을 때는 제가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지금은 다섯 살짜리 딸이 있어서 생활에서 얻은 감정들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되죠. 처음 시나리오를 통해 이 사건을 접하고는 화도 나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결국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 속 정연은 주불 한국대사관의 무관심 속에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을 이어간다.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서울에서 온 국회의원들의 뒷수발을 드는 데만 정신없고 정작 자신들의 임무인 재외국민 보호는 안중에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죠. 물론 이 작품도 처음에는 재외국민 보호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시작됐지만 피해자를 가리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크게 보면 오히려 가족 영화에 가깝죠. 집으로 가고 싶은 여자, 아내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남자,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밀양’, ‘너는 내 운명’, ‘하녀’ 등에서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역할을 많이 했던 그는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도미니카 공화국의 나야요 교도소에서 여성 수감자와 교도관 250여명이 엑스트라로 참여한 가운데 촬영을 마쳤고, 구타 장면은 물론 배고픔에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장면도 실감나게 연기했다. “주로 살인, 마약으로 수감된 사람들이었는데 절대 혼자 다니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을 들었고 스태프들끼리 꼭 뭉쳐서 다녔어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리허설도 할 정도로 굉장히 촬영에 협조적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감정 표현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정연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지쳐가고 감정이 무뎌진 것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거든요. 특히 마지막 법정 장면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고 결국 촬영 후 탈진했죠. 철 모르던 아줌마였던 정연이 2년 동안 고통스럽게 성장한 순간을 표현하는 그 순간이 정말 떨렸거든요.” 지난 2007년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전도연. 하지만 그녀는 그 이후 오히려 들어오는 시나리오가 더 줄어들었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카운트다운’의 흥행 부진으로 마음고생도 컸다. “전도연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여배우가 되어 있는 것이 힘들고 속상했어요. 큰 상을 받으면 좋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저는 그 상을 제 연기 생활 중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 상을 절정이고 끝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국내외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만큼 늘 기대 이상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을 터. 그녀는 “그런 부담감 때문에 연기를 더 잘하려고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다고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름살이 그대로 보이고 초췌한 얼굴이 한눈에 드러나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력은 뛰어나다. “이젠 모니터할 때도 연기 외적인 것들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그전에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살면서 점점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요. 오십이 되는 것도 크게 두렵지 않고 나이 드는 것이 오히려 편안해지고 좋아요.” 딸아이에게는 엄한 엄마라는 전도연은 “쉴 때는 장 보고 아이 유치원 보내고 평범한 아줌마처럼 지낸다”면서 “아이를 통해서 성숙해지고 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작품 운이 좋은 자신을 ‘행복한 여자’라고 말하는 전도연. 그는 현재 이병헌과 액션 사극 ‘협녀:칼의 기억’을 촬영 중이다. “코미디를 비롯해 아직 해보지 않은 장르가 많아요. 앞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정말 열려 있는 배우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치열한 짝짓기·복잡한 사회생활… 심해 속 고래의 비밀을 벗기다

    치열한 짝짓기·복잡한 사회생활… 심해 속 고래의 비밀을 벗기다

    EBS ‘세계의 눈’은 10일부터 3주간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5분에 3부작 다큐멘터리 ‘대양의 지배자들’을 방송한다. 고래의 짝짓기 습성부터 지능, 고래가 내는 소리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를 조명한다. 세계 최고의 수중 카메라맨들이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고래의 비밀을 풀고자 전 세계 바다를 탐험했다. 1부 ‘바다의 거인, 고래’ 편은 고래의 짝짓기와 폭력성에 주목했다. 수컷 혹등고래는 암컷에게서 선택을 받고자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아르헨티나 발데스 반도의 남방긴수염고래는 7000여 마리가 짝짓기를 위해 경쟁한다. 멕시코 해안에서 새끼를 낳는 귀신고래는 범고래의 공격을 피해 9000㎞ 떨어진 북극해로 이주한다. 지구에서 가장 덩치가 큰 생물인 대왕고래의 먹이는 작은 크릴이다. 2부 ‘생각하는 돌고래’는 복잡한 상호관계를 형성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고래의 지능을 탐구한다. 돌고래와 고래는 매우 지능이 뛰어난 동물로 알려졌다. 과연 이들의 지능은 어느 정도일까. 큰돌고래는 신기한 물건을 대하면 엄청난 호기심을 보이며 쉼없이 탐구하고,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기까지 한다. 호주 서부의 돌고래는 노랑가오리를 이용해 해초류에 숨은 먹이를 찾아내는 영민함을 보인다. 플로리다 남부의 큰돌고래는 바닥에 침전된 토사를 일으켜 V 모양의 벽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는 창의력을 발휘하고, 혹등고래는 청어를 잡아먹기 위해 각각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공격한다. 또한 돌고래는 가장 고차원적인 인지능력이라 볼 수 있는 자아인식이 가능한 동물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보이며, 자기애를 형성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최근 연구에서는 돌고래가 언어 및 자아인식과 관계된 세포를 지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3부 ‘바다의 노래’는 고래가 내는 다양한 ‘소리’에 주목했다. 향유고래는 심해에서 천둥보다 더 큰 소리를 내 대왕 오징어를 잡아먹는다. 바다의 유니콘이라 불리는 일각고래는 얼음판으로 뒤덮인 바다를 헤엄쳐 먹이를 찾는데 음파를 연속적으로 발사해 주변 지형을 파악한다. 아마존강 돌고래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아마존의 흙탕물에서 소리를 활용해 먹이를 찾는다. 고래와 돌고래는 이렇게 초음파를 발사해 그 소리의 반사를 이용해 사물의 위치를 파악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들이 내는 소리에 관한 진실의 일부일 뿐이며, 고래와 돌고래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나, 송강호가 그린 18년 궤적… 정치논쟁에 흔들릴 순 없기에”

    “나, 송강호가 그린 18년 궤적… 정치논쟁에 흔들릴 순 없기에”

    올해 ‘설국열차’와 ‘관상’으로 연타석 홈런을 친 송강호가 신작 ‘변호인’을 들고 또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앞의 두 작품으로 총 1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그는 이번 작품이 200만명을 넘기면 ‘2000만 배우’라는 기록적인 타이틀을 달게 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변호인’은 전작들에 비해 제작비는 적지만 가장 논쟁적인 작품이다. 1980년대 초 부산, 고졸 출신의 세무 변호사가 민주화에 앞장서는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는 스토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해석될 수도 있는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관객의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18년간 제가 배우로서 걸어온 궤적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고 좀 더 편안하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했어요. 배우로서 그런 논쟁에 흔들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1981년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부림 사건은 군사정권 초기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고문한 용공 조작 사건이다. 영화는 탁월한 사업 수완을 발휘해 돈 버는 데만 관심 있던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이 고시 공부를 할 때 신세를 진 국밥집 주인(김영애)의 아들 진우(임시완)가 이 사건의 피해자로 모진 고문을 당한 것을 보고 민감한 시국 사건의 변호를 맡은 뒤 인권 변호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아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불합리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한 분노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우석이 구치소에서 고문당한 진우를 발견한 뒤 상황을 인식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는 단계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데 고민을 많이 했죠.” 극중 송우석이 3분 20초간 열정적으로 변호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한 번도 끊기지 않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을 송강호는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5차에 달하는 공판 준비는 만만치 않았어요. 대사량도 압도적이지만 법정 드라마가 자칫 평면적이고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사가 리드미컬하면서도 장면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죠. 특히 2차 공판 장면을 찍을 때는 카메라의 동선도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감정의 속도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연기했습니다.” 그래도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식사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는 그는 “물론 동향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정서가 중요했지만 인물을 재연하기보다 송강호가 송우석을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많은 분들이 그리워하는 분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용기를 냈고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누구나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할 수 있죠. 그렇지만 이 영화는 어떤 인물을 미화하거나 헌정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물론 영화를 통해 그분 인생의 한 단면이 보여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개봉 전에 갑론을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편견을 갖지 않고 영화를 보신다면 오히려 잠잠해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친근하고 소시민적인 이미지로 각광받은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박쥐’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작품에 고루 출연하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해 왔다. 하지만 신세경·이나영과 각각 호흡을 맞춘 ‘푸른소금’(2011), ‘하울링’(2012)은 흥행 부진을 겪었다. 송강호는 “살다 보면 누구나 나른해질 때가 있지 않나. 좀 더 작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 과정의 하나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작품을 고를 때는 딱 하나, 새로움을 본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올해 만난 세 작품은 그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능력과 작품 세계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다시 그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의미가 있었고, ‘관상’ 때는 감독도 저도 정말 흥행을 시키고 싶었어요. 봉 감독의 아우라를 벗어나 나 혼자 힘으로 멋지게 해 보이고 싶었죠. ‘변호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직구 같은 작품입니다. 전작에서 차갑고 절제한 연기를 보였다면 ‘변호인’은 그 반대의 지점에 있으니까요. 관객분들도 굉장히 흥미롭고 새롭게 느낄 연기를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도박·프로포폴 물의 연예인 MBC·KBS 출연 정지 처분

    MBC와 KBS가 불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해 대거 출연 정지 처분을 내렸다. MBC는 방송인 김용만(46)과 배우 이승연(45), 현영(37), 박시연(34·본명 박미선), 장미인애(29)에 대해 출연제한 처분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MBC는 이날 출연제한심의위원회를 열어 상습 도박 혹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 5명에 대해 출연제한을 결정했다. 출연제한심의위원회에서 출연제한 조치가 결정되면 이들은 앞으로 모든 MBC 프로그램에서 출연이 금지된다. KBS도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와 함께 미성년자 성폭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고영욱(37)과 대마초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센스(26)에 대해 방송출연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주말 박스오피스] 역시 12월엔 로맨스… ‘어바웃 타임’ 개봉 첫주 1위

    로맨틱코미디 ‘어바웃 타임’이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바웃 타임’은 지난 6~8일 전국 568개 관에서 47만 7267명을 모아 1위에 올랐다. 총 누적 관객수는 56만 9883명이다. 공포영화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은 405개 관에서 22만 5734명을 동원해 2위에 올랐고, 정재영 주연의 ‘열한시’는 415개 관에서 15만 8978명을 모아 지난주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누적 관객은 78만 4350명이다.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는 15만 3167명을 동원해 지난주보다 두 계단 상승한 4위를, ‘결혼 전야’는 12만 8680명을 모아 지난주보다 세 계단 떨어진 5위를 차지했다.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이스케이프 플랜’은 관객수 11만 2355명으로 6위를 차지했고, ‘헝거게임: 캣칭파이어’는 9만 8067명으로 지난주보다 네 계단 떨어진 7위에 그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배우부터 감독까지 한눈에… 정우성 특별전

    배우부터 감독까지 한눈에… 정우성 특별전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영화배우 정우성 특별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단지 내에 있는 시네마테크KOFA에서 정우성의 대표작을 상영하는 ‘청춘, 가슴 뛰게 하는 이름: 정우성 특별전’을 개최한다. 데뷔작 ‘구미호’부터 올해 개봉한 최신작 ‘감시자들’까지 대표작 16편을 상영하며 정우성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정우성은 1990년대 청춘문화의 상징인 동시에 20년간 꾸준히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그만의 독자적인 연기 영역을 구축했다. 초기작인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1998)에서 그는 새로운 세기를 앞둔 불안과 암울한 정서를 청춘의 고독과 방황, 그리고 눈부신 찬란함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젊은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청춘스타라는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배우로서의 도전을 계속했다. ‘유령’(1999)에 이어 ‘무사’(200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한 단계 도약했고,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똥개’(2003)에서는 어리숙한 철민을 연기함으로써 그동안 각인된 반듯한 이미지를 깨뜨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중국 출신 감독인 유위강(데이지), 배우 고원원(호우시절)과 함께 작업에 참여하는 등 늘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데뷔 최초로 악역을 맡은 ‘감시자들’로 돌아와 호평을 받았다. 이번 특별전에는 연출가로서의 변신을 꿈꾸는 그가 직접 연출한 뮤직비디오 4편과 광고 영상 2편을 묶음 상영할 예정이다. 특별전 기간 중 관객과의 만남도 가진다. 14일 오후 4시 ‘감시자들’ 상영 후, 15일 오후 3시 30분에는 ‘비트’ 상영 후 연기 인생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모든 상영과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영상자료원 ‘예루살렘의 발자취’ 상영

    한국영상자료원은 이스라엘 대사관의 후원으로 오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다큐멘터리 ‘예루살렘의 발자취’(2013)를 상영한다고 7일 밝혔다. ‘예루살렘의 발자취’는 이스라엘 다큐멘터리의 대부 데이비드 페를로브 감독의 ‘예루살렘에서’(1963)의 상영 50주년과 페를로브 감독의 10주기를 기념해 서울, 뉴욕, 뮌헨, 상하이를 포함한 전 세계 50개 도시에서 상영된다. ‘예루살렘의 발자취’는 페를로브의 ‘예루살렘에서’를 보고 받은 영감을 토대로 예루살렘에 대한 시선을 담은 학생들의 단편 9편과 ‘예루살렘에서’를 엮은 작품이다. 페를로브는 ‘예루살렘에서’와 1973~1983년 발생한 이스라엘 사회의 변화상을 포착한 ‘다이어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한공주’ 마라케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한공주’ 마라케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가 7일(현지시간) 모로코에서 열린 제13회 마라케시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금별상’을 수상했다. ‘한공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집단성폭행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전학을 가게 된 한공주가 사건 이후 남은 사람들과 아픔을 견디며 다시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영화다. 지난 10월 열린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과 CGV 무비꼴라주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수진 감독은 단편 ‘적의 사과’로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기쁘다, K팝 캐럴 오셨네

    기쁘다, K팝 캐럴 오셨네

    12월 가요계는 크리스마스 시즌송 전쟁이 한창이다. 가요 시장의 음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획성 신곡이 늘었고 요즘 계절 분위기에 맞춘 시즌성 가요가 각광받으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12월은 연말 시상식과 특집 프로그램이 많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새 앨범 발매가 줄어들지만 연말 분위기의 신곡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가수들도 늘었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송은 지난해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발매 연도와 상관없이 봄마다 사랑받는 대표적인 시즌 가요가 되어 꾸준한 음원수익을 올린 사례도 열풍에 한몫했다. 가장 많은 유형은 레이블별로 소속 가수들이 함께 부른 단체곡이다. 아이돌그룹 비스트와 포미닛이 소속된 큐브·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는 유나이티드 큐브라는 이름으로 지난 3일 캐럴 음원 ‘크리스마스 노래’를 발표했다. 지나, 에이핑크, 허각, 비투비, 노지훈, 신지훈 등 소속 가수 29명이 녹음에 참여했다. FNC엔터테인먼트도 9일 소속가수인 씨엔블루의 이종현과 주니엘을 듀엣으로 해 크리스마스 시즌송 ‘사랑이 내려’를 발표한다. 이종현이 작곡하고 주니엘이 작사한 이 듀엣곡은 사랑을 막 시작한 연인의 풋풋한 설렘을 표현한 미디엄 템포의 고백송으로 곡 전체에 크리스마스 캐럴 분위기를 담았다. 가수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미스틱89도 지난 6일 크리스마스 디지털 싱글 앨범 ‘미스틱 홀리데이 2013’을 발매했다. 타이틀곡은 ‘크리스마스 소원’으로 미스틱89의 소속 여가수인 박지윤, 장재인, 김예림, 퓨어킴이 함께 불렀고 남성 가수인 윤종신, 하림, 조정치, 김정환 등이 부른 ‘겨울 하늘 별’도 수록돼 있다. 또한 성시경, 박효신, 서인국 등이 소속된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크리스마스니까’를 히트시킨 데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송을 준비 중이다. 아예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신곡을 내고 12월 활동을 앞둔 가수들도 있다. 선두에 선 이는 올해 대세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12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엑소다. 이들은 9일 ‘크리스마스 데이’, ‘더 스타’, ‘첫눈’ 등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총 6곡이 수록된 겨울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을 발매한다. 멤버 첸·백현·디오가 부른 타이틀곡 ‘12월의 기적’은 지난 5일 음원이 선공개되자마자 온라인 음원 9개 차트에서 1위를 휩쓸기도 했다. 힙합도 예외는 아니다. 버벌진트는 지난 6일 크리스마스 스페셜 싱글 앨범을 냈는데 타이틀곡 ‘크리스마스를 부탁해’는 2010년 발표된 자신의 미니 앨범에 수록된 곡을 재편곡한 곡으로 대선배 신승훈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피처링해 화제를 모았다. 걸그룹 시크릿도 9일 신곡을 내고 컴백한다. 타이틀곡 ‘아이두 아이두’는 경쾌하고 포근한 곡으로 캐럴풍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혼성그룹 코요태도 6일 아역배우 갈소원이 피처링한 하우스 리듬의 겨울 시즌송 ‘이 겨울이 가도’를 발표했다. 걸그룹 크레용팝도 지난달 신곡 ‘꾸리스마스’를 내고 활동 중이다.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개다리춤을 추는 콘셉트이다. 하지만 이곡은 표절 시비에 휩싸인 바 있다. 이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송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최근 가요계에 기획성 신곡이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 프로젝트 앨범이 인기를 끌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음원 차트 정상을 하루도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종의 자구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원 시장에서 신곡의 생명력이 점점 짧아지고 롱런 히트곡이 없어지면서 음반 제작자들이 시즌송이라는 자구책으로 다양한 기획성 음원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불경기에다 모바일 음원 시장이 작아져 제작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반짝 매출이라도 기대하는 것은 그만큼 가요계가 불황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시즌송은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고 팬서비스를 목적으로 기획된 경우도 많다. 여기에는 음반에 비해 음원은 제작 기간이나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그때의 분위기에 맞춘 신곡을 비교적 수월하게 발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깔려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박용국 이사는 “음원 수익보다는 연말을 맞아 뿔뿔이 흩어져 활동하는 소속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합을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송을 냈다”고 말했다. 한 가요 홍보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계절따라 듣는 사람들의 감성이 중요시되면서 대중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시즌송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월이 비수기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는 점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신곡 발매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앨범이 인기를 끌면서 기획성이 더욱 중요해졌고 다른 기간에 비해 경쟁자가 적어 의외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요즘 신곡 주기가 워낙 짧아 비수기가 따로 없어진 것도 겨울 시즌송이 증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 기자 okong@seoul.co.kr
  • 연기하는 아이돌 밴드들 우리 회사 소속이라고요

    연기하는 아이돌 밴드들 우리 회사 소속이라고요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과 ‘응답하라 1994’를 제치고 종합 검색 10만건을 넘어 검색어 1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이 있다. 리얼드라마 tvN ‘청담동 111’이다. 이 드라마는 FT 아일랜드, 씨엔블루, 주니엘, 이동건 등이 소속된 FNC 엔터테인먼트를 배경으로 연예기획사의 24시가 생생하게 담겨 국내외 팬들은 물론 관련 업계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특히 가수들과 티격태격하며 재미를 주는 한성호(40) 대표도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가수, 작곡가 출신인 그는 가요계에 아이돌 밴드를 정착시키고 소속 가수들을 연기자로 성공시키는 등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1번지 FNC 사옥에서 한 대표를 만났다. →속칭 회사의 ‘영업 비밀’이 새 나갈 수도 있는데 촬영을 하게 된 이유는. -SM, YG 등 다른 회사들보다 연혁이 짧은데 아티스트의 인지도에 비해 회사가 덜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소속 가수들이 한 회사인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요즘은 전체 아티스트들을 관통하는 회사의 성향과 브랜드도 중요해졌다. 평소 친구 같으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대표를 꿈꿨는데 엉뚱하게 나 혼자 카리스마 있게 나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도 됐다. 대본은 따로 없지만, 방송에 회사의 비밀을 노출하지는 않는다(웃음). →아이돌 밴드 시장을 개척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연습생으로 시작해 무명 가수 생활도 해 보고 작곡가 문하생으로 있으면서 음반 프로듀싱, 회사의 A&R, 홍보, 기획까지 직접 해 본 것이 지금 회사를 경영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대학 때 밴드 활동을 했는데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에는 아이돌 밴드가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스타성을 겸비한 친구들로 대중적인 밴드를 꾸리면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딱 반 걸음 빠르게, 사물을 볼 때 살짝 비틀어 보는 것’이 철칙이다. →현재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 출연 중인 씨엔블루의 강민혁을 비롯해 정용화, 이홍기 등 소속 가수들을 연기자로 성공시킨 비결은. -밴드와 연기는 그 나이대에 맞춰 롱런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통 아이돌 가수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멤버들의 고른 인지도를 위해 연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도 가수가 연기를 같이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다. 예전에 작곡과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OST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가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나. -소속 가수들에게 자기 관리와 인성을 강조한다. 오디션을 보면 재능은 많은데 사생활이 안 좋아 보여 탈락시킬 때 안타깝다. 인성이 안 된 사람을 스타로 만드는 것은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난다 해도 하고 싶지 않다. 데뷔 직전에 늘 ‘스타인 척 하지 말고 고개를 숙여라’고 충고한다. 이건 내가 무명일 때 겸손한 선배들을 보고 느낀 점이다. →앞으로 FNC를 어떤 회사로 꾸릴 계획인가. -일단 내년에 SM,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중국에 자회사(FNC 차이나)를 설립한다. 중국은 일본보다 인프라는 약하지만 잠재성이 큰 시장이다. 씨엔블루의 경우도 중국 본토에 진출하기 위해 타이완, 홍콩에서 인지도를 다졌다. 또한 직접 드라마도 제작해 연기에서 OST까지 한번에 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꾼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든 세련되면서 실용적인 FNC만의 색깔을 일관되게 가져갈 생각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최지우 “제 별명이자 한계 ‘멜로의 여왕’ 이젠 넘어섰어요”

    최지우 “제 별명이자 한계 ‘멜로의 여왕’ 이젠 넘어섰어요”

    “이제 ‘멜로의 여왕’이라는 한계를 깬 듯한 느낌이에요. 앞으로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에 꾸준히 도전하고 싶어요.” 최근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로 연기 변신에 도전한 최지우(38).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숱한 작품에서 ‘눈물의 여왕’으로 멜로의 중심에 서 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무표정한 미스터리 가정부 박복녀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전환점을 맞았다. 3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드라마를 끝낸 소감부터 물었다. “복녀는 철저하게 캐릭터로 승부해야 했기 때문에 참 힘들었어요. 대사도 거의 없는 데다 눈빛 연기가 대부분이었죠. 심하게 무표정하다 보니 심통 나고 화난 사람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중저음의 말투가 편하고 익숙해지면서 초반의 들뜬 목소리가 잡히기 시작하더군요.”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리메이크한 이번 작품에서 그는 상처 입은 한 가정을 해부한 뒤 회복시키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특히 회색 패딩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표정도 없이 ‘네, 그것은 명령입니까’의 단답형 대답만 하는 최지우의 연기는 큰 화제를 모았다. “예전에는 잘 울고 또 주로 내면을 표출하는 캐릭터였지만 이번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다 나중에 터뜨려야 했죠. 물론 여배우로서 손해 보는 점도 많았어요. 늘 모자를 쓰고 있어서 조명이 제대로 닿지 않는 데다 심지어 눈이 퀭해 보이기도 했어요. 삼복더위 때부터 패딩점퍼 네다섯벌을 입고 촬영을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모자를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더라고요.” 원작 드라마를 보고 가슴에 파고드는 메시지와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닌 복녀의 캐릭터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는 최지우. 그는 “일본 원작의 주인공 미타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박복녀를 저만의 방식대로 살리고 싶었다”면서 “특히 후반부에 해결과의 장면에서 모성애가 있고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려 애썼다”고 말했다. ‘지우히메’라는 별명으로 올해 10년을 맞은 일본 내 한류를 촉발시킨 주인공인 그는 사실 국내 활동은 다소 주춤했다. 혹시 ‘한류스타’라는 명예가 굴레로 작용한 것은 아닐까. “어느 순간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내려놓고 자유로워졌어요. 그런 수식어에 발목이 잡힌다면 그건 교만이죠. 제가 와 닿지 않는 연기를 해서 평가가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한류 배우들이 그렇지만 저도 우리나라에서 먼저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선택에 신중하다 보니 공백이 길어졌어요. 그런데 공백이 너무 커지면 저도 보시는 분들도 적응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꾸준히 제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느라 국내 활동이 뜸한 사이 주변에서 연기를 그만뒀냐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는 그는 “모든 여배우가 언제까지나 꽃이기를 바라지만 선배 연기자들을 보면서 세월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받아들이고 내려놓으려 애쓴다”며 “앞으로 겁내거나 움츠리지 않고 다양하게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많은 후배 한류스타가 나와도 꾸준히 응원해 주는 한류팬들이 고맙다는 최지우. 이제 후배들을 챙기는 맏언니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묻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웃는다. “저는 독신주의자는 아니에요. 아이도 좋아하고요. 하지만 결혼에 안달하거나 조바심 내지 않고 현재를 즐기고 싶어요.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거잖아요. 물론 눈가에 주름은 생기겠지만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깊은 맛 ‘상어 밥상’의 모든 것… 국내 첫 ‘상어 루트’ 추적

    깊은 맛 ‘상어 밥상’의 모든 것… 국내 첫 ‘상어 루트’ 추적

    오래전부터 진기했을 뿐 아니라 덩치값을 하는 터라 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하고 이롭게 했던 상어 고기.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상어 고기를 먹었던 걸까. 5일 밤 7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국내 최초로 상어밥상의 식문화와 상어 루트에 대한 추적의 길을 소개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상어 잡이를 나서는 50년 경력의 상어 잡이 이경익씨. 깊은 밤 주낙을 내리고 상어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전통 상어 잡이다. 사람 키만 한 상어를 낚아 올리지만 상어가 예전과 달리 몸값이 떨어진 터라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뿐만 아니라 모슬포항 어부들의 돈줄인 방어를 잡아먹는 통에 속 타는 심정으로 상어를 잡아야만 하는 이경익씨 부자의 상어 이야기를 듣고, 날 음식 문화가 발달해 온 제주도의 상어 음식을 만나본다. 홍어의 주산지로 알려진 흑산도. 하지만 200년 전 ‘자산어보’에 나와 있는 흑산도는 상어 어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실제 1960년대까지만 해도 흑산도는 고래를 잡는 포경선이 머물고 10~11월이 되면 상어 잡이 배들이 몰려올 정도로 상어로 먹고 사는 섬이었다. 집집마다 있었다는 상어간독(지하염장 저장시설)이 아직도 남아 있고, 상어의 주산지라 부위별로 버리는 부분 없이 다양한 상어 요리법이 내려오고 있다. 평생 상어 잡이의 아내로 살아온 박일단씨는 남편이 잡아 온 상어로 쌀, 보리, 생필품을 구입하고, 상어애(간)를 끓여 얻은 상어기름으로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집안을 밝혔다고 한다. 흑산도 사람들의 살림밑천이었던 상어와 바닷사람들의 거친 손끝에서 만들어진 깊은 맛의 상어밥상을 만나본다. 경상도권에서 만나는 상어고기는 ‘돔배기’다. 토막 낸 상어 고기를 뜻하는 경상도 지역 방언. 생선이 귀했던 내륙지방에서 염장을 하면 더 맛이 좋아지고, 먼 길을 이동해 와도 상함이 없는 상어고기야말로 최고의 생선이었다. 덕분에 바닷물고기인 상어와 소금이 만나는 최단거리인 영천은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부터 상어의 최대 물류창고, 내륙으로 상어가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제사용 상어 고기를 팔고 남는 상어뼈로 만든 뼈탕부터 껍질무침 등은 지금도 한결같은 돔배기골목 상인들의 밥상이다. 깊은 바다의 주인, 상어가 보부상길 따라 가장 깊숙이 들어간 내륙은 안동, 봉화, 영천. 유서 깊은 반가들이 모여 사는 안동에서는 예로부터 상어 고기 없이는 제사를 지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가장 귀하고 좋은 것을 올리는 제사상에 상어는 제수음식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풍산 류씨 15대 손인 류한윤씨는 어릴 적 어머니가 해 주신 상어머리와 껍질로 만드는 상어피편, 상어고기밥식해, 상어삼탕의 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멈춰선 대박 행진… 사라진 중박 영화… 불안한 쪽박 행렬

    멈춰선 대박 행진… 사라진 중박 영화… 불안한 쪽박 행렬

    잘나가던 한국영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가을 수많은 신작이 쏟아졌지만 관객 300만명을 넘긴 이른바 ‘중박’ 영화는 찾아 보기 어렵다. 100만명도 넘기지 못한 채 제작비도 못 건진 영화들이 허다하다. 2011년 ‘완득이’, 2012년 ‘늑대소년’ 등이 같은 기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500만~800만을 동원했던 것과 달리 저조한 성적표다. 이것이 호황 뒤에 찾아오는 질적 하락인지, 1보 전진을 위한 숨고르기인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 영화의 성적표는 화려했다. 지난 1월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이 1000만명, ‘설국열차’와 ‘관상’이 900만명을 각각 돌파하며 2년 연속 연간 1억 관객을 넘어섰다. 500만명을 넘긴 영화도 ‘베를린’,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등 8편이나 됐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한국영화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유명 스타들이 주연한 화제작들이 줄줄이 개봉됐지만 성적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배급사들은 서울은 물론 지방 곳곳에 극장 무대 인사를 도는 등 스타 마케팅으로 총력전을 펼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 10월 개봉한 ‘깡철이’는 충무로의 블루칩 유아인이 주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120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천정명·김민정 주연의 ‘밤의 여왕’은 25만명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배우 출신 감독인 하정우와 박중훈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은 ‘롤러코스터’와 ‘톱스타’도 각각 27만명, 17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했다. 안방극장에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바람몰이를 기대했던 스타들도 스크린에서는 약발이 잘 듣지 않았다. 드라마 ‘굿닥터’의 주상욱이 양동근과 주연한 ‘응징자’는 20만명도 들지 못했다. 서인국·이종석 주연의 ‘노브레싱’도 청춘 영화로 기대가 높았지만 계절에 맞지 않는 수영 소재의 영화라는 약점 탓인지 관객 45만여명으로 주저앉았다. 그룹 빅뱅의 탑이 주연한 ‘동창생’은 수능 특수를 타고 가까스로 100만명의 문턱을 넘겼으나 남파간첩이라는 식상한 소재로 극장가의 주된 타깃층인 30~40대를 잡는 데는 실패했다. 아이돌 스타 이준이 주연한 ‘배우는 배우다’도 10만여명, 김선아 주연의 스릴러 영화 ‘더 파이브’도 인기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했지만 7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극심한 가뭄 속에서 선전한 영화들도 있다. ‘친구2’는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한계에도 275만명을 동원했고, 여진구 주연의 스릴러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도 239만명을 모았다. 영화 ‘소원’은 아동 성폭행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으면서도 270만여명의 관객들이 관람했다. 하지만 300만명의 선을 넘긴 흥행작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한국영화의 호황기가 이어지면서 영화판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펀딩 규모가 늘어났지만, 안이한 우려먹기식 기획영화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기이던 2006년 영화 시장에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2007~2008년 질적 하락이 이어졌던 때를 떠올리는 이도 있다. 국내 대형 배급사의 마케팅팀장은 “최근 소형 벤처 창투사에도 자금이 몰리면서 인기 배우, 콘셉트, 장르 등 유행하는 요소 중 하나만 있으면 내용이 그다지 참신하지 않은 기획 영화에도 투자 자금이 몰렸다”면서 “모두 비수기에 홈런을 기대했지만 관객들의 한국 영화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데다 영화를 보는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에 함량 미달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영화홍보사의 대표는 “올가을에 한 주에도 두세 편씩 한국영화가 쏟아진 것은 CJ, 롯데 등 대기업 배급사들이 자사 매출을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영화를 개봉시킨 것과도 관계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로는 하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어디선가 본 듯한 소재나 분위기의 ‘카피캣’ 영화가 쏟아진 것이 호황기 끝에 찾아오는 전형적인 거품 현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관객들이 유사성에 대해 더 예민해졌기 때문에 반복되는 카피캣 영화는 분명 적신호가 켜진 것이고 호황 끝에 거품이 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물론 큰 흥행은 아니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화이’나 ‘소원’ 같은 의미 있는 영화는 반갑지만 함량 미달의 영화들이 내년 초까지 계속 나온다면 한국 영화의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12월 극장가는 내년 한국영화의 흥행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 흥행작이 연초까지 이어지며 해당 연도 흥행의 장기적인 향방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에는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 로맨틱 코미디 ‘캐치미’, 전도연·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 공유 주연의 액션 영화 ‘용의자’ 등 총 4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 영화 제작자는 “지난 2007년 극심한 불황을 한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영화라면 몰라도 대작 영화에서까지 그러한 실패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가을에 유독 우울하고 센 영화들이 많아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가 적었던 만큼 연말에 흥행을 주도하는 대형 작품이 나와 다른 한국 영화에도 좋은 영향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새 영화] ‘어바웃 타임’

    [새 영화] ‘어바웃 타임’

    영화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만든 영국의 워킹타이틀사는 한국 관객들이 ‘믿고 보는’ 영화 제작사 중 하나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처럼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재미는 없지만 잔잔한 감수성과 따뜻한 분위기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힐링용 영화가 한국인의 코드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5일 개봉하는 워킹타이틀사의 신작 ‘어바웃 타임’도 이 같은 믿음과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다. 영화 제목을 ‘어바웃 러브’가 아닌 ‘어바웃 타임’이라고 지은 데서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단순히 사랑에 대한 설렘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성찰이 담겼다. 때문에 여성 관객들을 겨냥한 유럽풍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후반부에 들어서 남자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에 포커스가 맞춰지며 남성들에게도 어필할 만한 요소를 갖췄다. 그래서 혹시 영화적 재미가 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다. 극의 대부분은 시간대를 넘나드는 타임슬립형 로맨틱 코미디로, 워킹타이틀사 특유의 통통 튀면서도 흥미로운 전개 방식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소재 역시 매우 보편적이면서도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시간여행을 선택했다. ‘만일 당신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갈 것인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이 소재를 꽤 개연성 있는 에피소드로 촘촘하게 엮어간다. 영화 속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벽장 안처럼 밀폐되고 어두운 공간에서 두 손을 꽉 쥐고 눈만 감으면 자신이 원하는 때로 갈 수 있다. 팀은 이 놀라운 능력을 자신의 사랑을 찾는 데 쓰기로 한다. 어린 시절 첫사랑에게 고백 한번 못했던 때로 돌아가 봤지만 역시 똑같은 결과를 얻은 팀은 런던에서 한눈에 반한 메리(레이첼 맥 애덤스)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미리 알아내고 수십 차례 과거로 돌아가 완벽하게 사랑을 쟁취한다. 하지만 꼭 과거로 다시 돌아가 인생의 테이프를 되감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며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팀은 동생의 사고와 아버지와의 관계 등을 통해 평범하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라는, 다소 평범한 인생의 교훈을 깨닫는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힐’의 각본을 맡고 ‘러브 액츄얼리’를 연출했던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관을 충실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 탓인지 후반부에는 극의 전개가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15세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국민가수 꿈 버릴 수 없는, 나는 다문화 가수다

    국민가수 꿈 버릴 수 없는, 나는 다문화 가수다

    다문화 150만 시대에도 다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4일 오후 8시 20분 방송되는 EBS 휴먼 다큐멘터리 ‘다문화 사랑’의 ‘웬청쒸의 나는 다문화 가수다’편에서는 한국에 반해 귀화를 결심하고 한국 무대에서 국민 가수를 꿈꾸는 중국 출신의 가수 웬청쒸(48)씨를 만나본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랐다. 끼 많고 애교 많은 이 소녀는 17세에 ‘연예인 공무원’이라 불리는 ‘중국 국립 가무단’ 단원으로 발탁된다. 가무단 순회공연으로 ‘웬청쒸’라는 이름을 전국에 알리기 시작했고, 타이완의 등려군이 부른 ‘첨밀밀’을 다시 불러 중국 본토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989년 중국 CCTV-LNTV 가요대상, 1992년 중국 MTV 가요대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그녀는 ‘제 2의 등려군’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화려한 인기와 부를 누리던 그는 어느날 중국에서 홀연히 사라졌고 20년 후 대한민국 부산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대의 젊었던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만든 것은 다름아닌 한국과의 만남이었다. 가무단 활동 시절, CF 촬영차 방문했던 한국은 그녀에게 신세계로 다가왔다. 당시 그녀의 눈에 한국은 그저 모든 게 아름답게만 보였다. 그녀는 어렸고 용감했다. 노래 실력만큼은 자신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중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잘나가는 가수가 되리라 결심한 그는 한국인으로 귀화한 후 ‘헤라’라는 예명으로 본격적인 한국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국 무대의 벽은 높았다. 긴 무명생활 탓에 생활고도 심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였다. 외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을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심지어는 ‘중국 냄새가 난다’며 무작정 그의 노래를 비난한 사람도 있었다. 중국으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실패했다는 이유로 돌아가기엔 자존심이 상했다. 더구나 이젠 내 나라가 된 대한민국에서 꼭 성공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활동한 탓에 중국에 있는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그는 아직도 부모님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글썽인다. 그 죄스러운 마음에 시작한 것이 양로원 봉사활동이다.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구성진 트로트도 한 소절 뽑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단다. 또한 그녀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새롭게 시작한 일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다문화 예술인들의 모임인 ‘한국다문화예술원’을 만들고, 다문화 가족의 멘토가 되어주는 등 각종 다문화 관련 활동과 봉사 활동을 한 그녀는 얼마 전 ‘대한민국 모범기업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무대에서 귀화인 최초로 ‘국민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목표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줌마 부대는 왜 ‘상속자들’에 빠졌나

    아줌마 부대는 왜 ‘상속자들’에 빠졌나

    요즘 30~50대 주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드라마 이야기는 꼭 빠지지 않는다. SBS 수목 드라마 ‘상속자들’이다. 당초 이 드라마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연령대가 낮은 10대 고교생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깨고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아줌마들이 즐겨 보는 드라마’에 등극했다. 지난 28일 ‘상속자들’의 성별 및 연령별 시청률을 보면 40대 여자가 21.8%로 가장 높고 30대 여자(19%), 50대 여자(15.3%) 순으로 10대 여자(10.4%)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주부들은 왜 10대들의 이야기에 빠지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일명 ‘아줌마들의 동화’라고 불릴 만큼 판타지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 소설처럼 순수한 감수성을 일깨웠다는 분석들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40대 여성 시청자는 “‘응답하라 1994’가 공감하는 드라마라면 ‘상속자들’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처럼 설레는 맛이 있다. 오히려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 첫사랑의 순수함을 떠올리게 한다. 자유분방한 요즘 20대의 이야기였다면 그런 느낌은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은상(박신혜)을 둘러싼 김탄(이민호)과 최영도(김우빈)의 삼각관계는 유치한 듯하면서도 개성있는 김 작가 특유의 ‘대사발’이 잘 살아나 보는 맛이 쏠쏠하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한 30대 여성 직장인은 “캐릭터가 잘 살아 있는데다 10대지만 요즘 시대를 반영한 대사들이 재미있어서 즐겨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들은 착한 남자 콤플렉스를 지닌 김탄에게, 미혼 여성들은 ‘나쁜 남자’ 영도를 좋아하는 쪽으로 갈리는 것 같다. 처음엔 외면하던 50대 어머니도 함께 본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홍보 관계자는 “40대 여성 시청자들은 상위 1%가 다니는 특목고인 극 중 제국고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탄이 엄마(김성령)와 가사 도우미인 은상 엄마(김미경)가 나오는 장면에서도 특히 시청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섹시하고 사악한 격정 하이틴로맨스’라는 다소 난해한 수식어를 갖다 붙인 김 작가의 마법이 이번에도 어느 정도 통했다 싶다. 전작 ‘신사의 품격’에서 멜로의 사각지대인 40대의 꽃중년 이야기를 다뤄 성공한 작가는 10대 로맨스에서도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데 성공한 셈이다. 치기 어리지만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열정적이고 순수한 10대들의 사랑을 어른들의 문법으로 풀어냄으로써 30~50대의 첫사랑 판타지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교복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20대인 이민호, 김우빈, 박신혜 등의 성숙한 외모와 연기도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파급력을 생각할 때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자극과 화려함은 넘치지만 사회 현실에 대한 성찰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판타지는 현실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복잡한 현실을 잊게 해준다는 점에서 ‘상속자들’이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작품은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의 불편한 문제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만 쓰고 있을 뿐 사회문제에 대한 성찰과 문제 의식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 ‘여성 매니저계 대모’ 벨액터스 이주영 대표 “준비중인 시놉시스만 50여권…배우에게 좋은 작품 쥐어줘야”

    [커버스토리] ‘여성 매니저계 대모’ 벨액터스 이주영 대표 “준비중인 시놉시스만 50여권…배우에게 좋은 작품 쥐어줘야”

    남성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매니저 업계에 최근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원조로 꼽히는 이가 이주영(51) 벨액터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다. 30대 중반, 두 아이의 엄마로 거친 연예계에 뛰어든 이 대표는 지난 18년간 수많은 스타들을 키운 연예계의 대표적인 여성 매니저다. 권상우, 문근영 등이 그의 손에 발탁돼 스타로 성장했다. 고소영, 한예슬, 김민정, 이동건, 김민 등 당대 톱스타부터 요즘 급부상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정우도 모두 그가 만든 스타들이다. 그가 여성 매니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집중력에 있다. 스타의 차량을 운전하는 로드 매니저부터 시작한 그는 미숙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다음 날 동선을 혼자 예행연습했던 ‘악바리’였다. “그 당시에는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없으니 전날 스케줄이 끝나면 다음 날 일정의 목적지를 일일이 사전 확인했죠. 감독도 미리 만나 다음 날 마치 구면처럼 보이게도 했어요. 제 배우에게만큼은 전문가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캐스팅을 의뢰할 때도 그저 인간적인 관계에 매달리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만들어 다녔고요.” 톱스타들도 솔직히 신인 여성 매니저에게는 불안감을 느끼게 마련. 이 대표는 승부욕으로 그런 편견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최고의 사진작가 조세현씨에게 신인인 문근영, 권상우를 데리고 갔더니 ‘이들을 스타로 만들지 못하면 대표님의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 그 소리에 승부욕이 발동해 더 열심히 했다”며 웃었다. 아이스타 엔터테인먼트, 스타파크 엔터테인먼트 등의 회사 대표로 소속 배우들을 주연급 반열에 올려놓은 뒤에도 그의 손에서는 늘 대본이 떠나지 않았다. 자신과 일할 때 그 배우가 전성기를 보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절대로 배우의 운전기사, 집사, 심부름꾼, 보디가드가 아니에요. 최고의 매니저는 배우에게 좋은 작품을 하게 하는 거죠. 그래서 제 책상에는 제작 준비 중인 영화와 드라마 시놉시스 50여권이 늘 놓여 있어요. 좋은 대본을 구하러 다니고 배우들에게 좋은 기회를 열어주는 거죠. 단역이었던 오정세를 키운 것도 그런 노력의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옥석을 고를 줄 아는 ‘촉’도 매니저의 주요 자질의 하나. 어느 날 소속 배우들의 프로필을 훑어 보던 중 꽃미남 일색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찾아봤다. 그때 눈에 띈 이가 권상우와 드라마 ‘신데렐라맨’을 함께했던 정우였다. 이 대표는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정우를 찾아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하지만 매니저로서 가장 힘든 것은 작품을 놓고 배우와 의견이 부딪힐 때다. 인기 여배우들과 호흡을 자주 맞춘 이 대표는 “감성적이고 예민한 그들이 때론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고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보통 스타들은 매니저를 언니, 이모, 삼촌이라 불러요. 그렇게 서로의 관계를 ‘친척’처럼 뭉개버리는 관행이 싫었어요.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긴장할 때 좋은 성과가 있는 거니까요. 여성 매니저의 단점요? 남자 배우들과 함께 사우나도 못 가고 몸 부대끼며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한다는 거죠. 하지만 여배우라 하더라도 함부로 그 집에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이성이든 동성이든 소속배우와 매니저 사이에 지켜야 할 선을 지켜온 것, 그러면서 관계의 긴장을 유지해 온 것, 그게 저의 롱런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 한류 첨병이자 밤낮없는 3D직종… 매니저들의 희로애락

    [커버스토리] 한류 첨병이자 밤낮없는 3D직종… 매니저들의 희로애락

    스타를 발굴하고 재능을 키워주고 장기적인 비전까지 제시하는 매니저는 지금의 한류열풍을 일궈낸 실질적인 첨병이다. 최근 연예인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들의 역할도 커지고 대우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 그럼에도 정신없이 바쁘고 불규칙한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탓에 예나 지금이나 매니저는 ‘3D 직종’이다. 스타를 빛내는 ‘무대 뒤의 손’ 매니저들의 역할은 연예인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매니저들은 스타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고 1시간 늦게 잔다. 여성 듀엣 다비치를 담당하는 코어엔터테인먼트 최선용 팀장은 최근 다비치의 신곡 발표와 함께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행사가 있으면 서너 시간 전에 집에서 출발해 멤버들을 데리고 미용실에 들른다. 이들이 스케줄을 소화하는 동안 먹을 것을 챙겨 주지만, 정작 자신은 운전을 하느라 식사도 제때 못 한다. 최 팀장은 “행사가 많을 때는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 잘 때도 많다”면서 “이런 생활을 이겨내지 못하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타병’에 걸려 온갖 까탈을 부리는 상전(?) 연예인들을 맡는 고충은 말로 다 못 한다. 필요한 물건을 매니저가 손에 쥐어줄 때까지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정도는 ‘애교’다. 화가 나면 스케줄을 펑크 내고 잠적하거나 생방송을 앞두고 집 문을 걸어 잠가버리면 화병이 날 지경이다. 14년간 가요판에서 톱가수들을 키워낸 중견 매니저 A씨는 “몇몇 가수들은 이름조차 꺼내기 싫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예인들은 뜨면 자신이 잘나서 그런 것이고 못 되면 회사가 제대로 관리해 주지 못해서라고 생각하는 일명 ‘연예인병’에 걸린 경우가 많다”면서 “매니저는 스타를 만들려고 사생활도 없이 뛰어다니는데, 그런 태도로 일관하면 어깨에 힘이 쭉 빠진다”고 토로했다. 월평균 100만~120만원을 받는 로드 매니저로 시작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3D 업종인 탓에 요즘 가수 매니저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한 매니지먼트회사 이사는 “그저 연예인을 옆에서 보는 것이 좋아 매니저를 시작했다가 일주일 만에 그만두는 사례가 허다하다. 업계에선 이젠 조선족을 써야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기자, PD 등을 직접 상대하는 일은 매니저 기본 실무를 6~7년쯤 쌓은 실장급 이상이 돼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때부터는 홍보와 스타 눈치 보기 사이에서 심각한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실장은 “스타가 된 연예인은 아티스트 취급을 받길 바라면서 이것저것 출연 조건이 까다로워지는데, 신인 때부터 도와준 지인들의 인터뷰나 출연 부탁을 거절해야 할 때는 너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인기 여성 아이돌 가수들을 유독 많이 맡았던 10년차 매니저 김모씨에게는 두고두고 아픈 기억이 많다. 현장 매니저 시절 “사투리가 마음에 안 드니 일주일 동안 말하지 말라”는 주문에 황당했던 기억, 현장에서 말다툼을 하다 결국 가수 혼자 밴을 몰고 가버린 일, 10시간이 넘는 성형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가수의 집에 호박죽을 넣어주고 온 일 등을 떠올리면 아직도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힘든 문제는 스타가 대책 없이 저지르는 방송 펑크. 예능 프로그램 콘셉트가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녹화날 문을 걸어 잠그고 집에서 나오지 않거나 전날 애인과 싸우고 과음한 뒤 가요 순위 프로그램 출연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하는 등의 행태가 그렇다. 한 매니저는 “PD들에게 스타의 절친이 사고사했다고 둘러대거나, 과로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기사를 내는 게 방책”이라면서 “그래 봤자 이 바닥 사람들은 빤히 다 아는 거짓말인데, 그럴 때면 번번이 십년 감수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PD들에게 연예인을 홍보하는 것도 매니저들의 기본 업무. 주초인 월·화요일 방송사에는 음악 프로그램 PD들을 만나려고 매니저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한 신인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는 “매일 5~6개팀은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출연자가 정해져 있다 보니 신인들은 고작 3~4개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요즘은 지상파뿐만 아니라 케이블 PD들까지 챙겨야 한다”면서 “그렇게 어렵게 만난 PD들에게 CD를 줘봤자 제대로 인사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허탈해했다. 그렇다면 매니저들이 가장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역시나 신인부터 키운 연예인이 스타덤에 올랐을 때다. 성공한 자식을 보는 부모의 마음을 넘어, 스타의 성공은 곧 매니저의 성공이 된다. SM엔터테인먼트의 탁영준 가수매니지먼트실장은 “매니저가 스타의 그림자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매니저는 스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가수 매니저 A씨는 “신인부터 키워낸 가수가 7000여명이 꽉 들어찬 콘서트 무대에 섰을 때 백스테이지에서 바라보면 소름이 끼치도록 감격스럽다”고 했다. 매니저 B씨는 “뭐니뭐니 해도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다비치의 매니저인 최선용 팀장 역시 멤버들이 음악방송 1위 소감을 말하면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언급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그 짧은 무대 인사말 한마디에 지인들의 연락이 줄을 잇는다. 그때만큼은 내가 열심히 살았구나,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연을 느낄수록 빠져드는 드라마 OST 같은 곡”

    “사연을 느낄수록 빠져드는 드라마 OST 같은 곡”

    ‘가성의 왕’ 조관우(48)가 5년 만에 신곡을 내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MBC ‘나는 가수다’ 이후 활발한 방송활동을 했지만 음반 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그 역시 신보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내년 전국 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싱글 앨범을 냈다. 지난 26일 발표한 신곡 ‘화애’(火愛)는 가성의 동양적인 음색을 지닌 조관우의 목소리와 현악기의 애절한 음색이 잘 어울려 드라마 OST 같은 느낌을 주는 곡이다. “피아니스트가 저를 위해 만든 곡이라서 더 부르기 어렵고 부담이 됐어요. ‘화애’는 반복해서 듣고 그 사연을 느끼면 느낄수록 빠져드는 곡입니다. 가사와 곡 분위기에 동양적인 정서가 많이 담겨 있고 제 목소리와 클래식의 조화를 잘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춰 노래를 불렀죠.” 자기 가슴 속의 연인을 태워 보낸다는 뜻의 ‘화애’는 후렴구의 ‘가니 가니 나를 버리고서 내가 없는 곳에 너는 멀리 가려 하니’라는 부분에서 한국적인 정서와 애잔함이 돋보인다. 하지만 지난여름 목 용종 제거 수술을 한 뒤 목소리를 잃을 뻔한 위험에 처했던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나는 가수다’에서 가창력으로 이기려고 무리하게 소리를 내다 보니까 성대 결절이 오고 목에 용종이 생겼죠. 수술을 하고 목소리를 내봤는데 저음만 가끔 나올 뿐 한 달 동안 목소리가 안 나오더군요. 그땐 제 생명이 끊어진 것 같고 나쁜 생각마저 들었어요. 이후에 다행히 목소리가 나와서 녹음을 할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제겐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목소리가 그냥 가버리는 것이 잔인하게 느껴졌죠.” 그는 “‘나는 가수다’가 제게 준 것도 많지만 저처럼 잔잔하고 지속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목소리의 가수들이 단발적으로 승부수를 건다는 것이 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1994년 1집을 내고 ‘얼굴 없는 가수’로 데뷔한 조관우는 ‘늪’이 크게 히트하며 동양적인 멜로디에 R&B 솔 음악을 하는 가수로 알려졌지만 ‘꽃밭에서’, ‘님은 먼곳에’ 등의 리메이크곡이 실린 2집 앨범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갑자기 팬 연령대가 높아졌다. 이후 피습 사건 등에 휘말리며 모아둔 돈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까지 겪었지만 내년 20주년을 계기로 새롭게 도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새 앨범은 고교를 자퇴하고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둘째 아들 조현(15)군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을 계획이다. “둘째는 초등학교 때 레이 찰스의 영화를 보고 한동안 재즈에 빠져서 지냈어요. 피아노, 기타 등 모든 악기를 다루고 작사·작곡·편곡에도 재능이 있죠. 제가 출연한 시트콤에 OST를 작곡한 경험도 있고요. 아들과 함께 새 정규 앨범에는 지금 세대들이 들을 만한 음악을 접목할 예정입니다.” 이로써 그의 아버지(유명 국악인 조통달씨)와 음악을 하는 첫째, 둘째와 함께 3대를 잇는 음악 가족이 된 셈이다. “처음에는 제 노래 실력조차 인정하지 않고 그렇게 음악을 반대하던 아버지도 이젠 (제가) 카스트라토 창법의 음역에 어느 정도 걸친다며 자랑스러워하시더군요. 이젠 음악의 길을 함께 걷는 아들도 있고, 내년 20주년을 앞두니 다시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 홈런을 칠 수 있게 이번 앨범에서 꼭 안타를 치고 싶네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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