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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흥행 괴물 그는 어떻게 ‘브랜드 송강호’가 되었나

    1000만 흥행 괴물 그는 어떻게 ‘브랜드 송강호’가 되었나

    “그는 배우이면서 대본이고 관객이다.” 1000만 관객 고지에 새로 깃발을 꽂는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한 말이다. ‘그’는 송강호(47)다. 곱씹어 볼 것도 없다. 감독이 본 송강호는 한마디로 ‘영화의 전부’였다. ‘변호인’이 19일 1000만 관객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그는 지난 6개월간 멈추지 않는 흥행 엔진으로 기록된다. 지난해 8월과 9월 잇따라 개봉한 ‘설국열차’(관객 934만명)와 ‘관상’(913만명)은 1000만명을 카운트다운하다 아쉽게 주저앉았다. 한 배우가 단 6개월간 30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움직인 기록은 한국영화사 한편을 장식할 만하다. 이쯤 되면 송강호는 ‘흥행 괴물’이다. 영화계 안팎에서 새삼 그를 연호하고 있다. 이제 다시 주목되는 것은 ‘변호인’으로 그 자신이 주연한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1301만명)의 기록을 깰 것인지 여부다. ‘배우 송강호’의 브랜드 파워는 어디서 비롯되고 있을까. 그와 함께 작업한 제작자, 감독, 배우, 투자 배급사, 홍보 마케터 등 현장 관계자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그는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의 균형을 절묘하게 잡는 배우”다. “영리하고 철저하지만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이고 세심한 면모가 좁은 한국 영화판에서 그를 성공으로 이끈 키워드”라고 압축한다. 송강호의 연기 몰입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촬영 현장에서 그는 “스태프들이 질릴 만큼 근성을 드러내는 배우”다. 그가 주연한 ‘효자동 이발사’와 ‘YMCA 야구단’의 미술 감독을 맡았던 강승용씨는 “충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킨 뒤 내놓는 연기에 주변 스태프들이 덩달아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투자 배급사인 NEW의 영화사업부 장경익 대표는 “극중 송우석의 공판 장면을 쉬지 않고 원테이크로 찍을 때 현장에서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개 톱배우들은 가볍게 톤을 맞추는 게 보통인데, 송강호는 첫 리딩부터 완벽하게 준비해 와 배우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사에 들어가는 호흡까지 고민하고 계산하는 배우”라고 평했다. 성실함에 후배들이 ‘겁내는’ 배우이기도 하다. ‘관상’에서 내경(송강호)의 아들 역으로 나왔던 배우 이종석은 “선배님은 자신의 촬영 분량이 없는 날에도 항상 촬영장에 나와 모니터를 보며 영화 전반을 챙겼는데, 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출연작들이 그랬지만 ‘변호인’은 특히 그의 연기력에 8할을 기댄 영화였다.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한 그의 연기력은 동료 선후배들에게 단박에 인정을 받았다. 극단 차이무에서 함께 단원 생활을 했던 연극인 오지혜씨는 “어느 날 연극 무대에서 (송강호가) 술 취한 아파트 경비원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연극판에서 그의 연기는 일찍이 정평이 났고, 그가 영화 ‘넘버3’에 캐스팅됐을 때 모두들 적역을 맡았다며 성공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 스태프들은 그를 “1급 스타 티를 전혀 내지 않는 배우”라고 증언한다. ‘설국열차’의 홍보 담당자에게는 “무대 인사나 인터뷰를 할 때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오는 배우이며, 스케줄을 펑크 내거나 변명하지 않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다. 현장에서 막내 스태프까지 일일이 이름을 부르며 챙기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가을 ‘변호인’의 조명 감독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날 행사가 있었던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걸음에 달려왔던 에피소드는 두고두고 스태프들 사이에서 얘깃거리다. 스태프들에게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난 뒤 피로연에까지 반드시 참석해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맥주를 따라 주는 사람”이다. 뜻하지 않게 스케줄이 꼬일 때 ‘표정관리’를 못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는 다혈질 톱스타들은 많다. 다분히 내성적인 면이 있지만 자신의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처세’ 스타일도 그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영화 ‘밀양’을 함께 찍었던 한 스태프는 “상대의 역할과 지위에 맞게 말과 행동을 구사해 누구에게든 실수하지 않는 처세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제작자들에게는 그래서 더 신뢰가 높다. 그의 출세작 ‘공동경비구역 JSA’를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가장 서민적인 풍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관성에 매몰되지 않는 연기력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감독들이 다시 찾는 배우 1순위다. 최근 양우석 감독은 인터뷰에서 그를 “배우 그 이상”이라고 압축했다. 대사의 문장뿐만 아니라 행간을 정확히 읽고 본인의 연기를 관객의 눈으로 객관화시켜 본다는 얘기였다. 양 감독은 “왜 감독들이 송강호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됐다”고 덧붙였다. 장경익 대표는 “극중 공판의 원테이크 장면은 카메라가 줄곧 주인공만 따라다니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이해나 연출적인 마인드가 없고서는 만들기 힘든 대목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테이크마다 다른 연기를 보여줄 정도로 아이디어가 풍부한 배우”라고 분석했다. 영화판의 사람들이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가 된 데는 배고픈 연극배우 시절, 무명 영화배우 시절이 자양분이 됐다는 시각들이 많다. “그런 삶의 경험이 휴머니즘 묻어나는 연기에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수밖에 없는 것”(원동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이라는 얘기다. 홍보사 관계자들에게는 ‘거저 먹는 배우’로 통한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춰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영화의 가장 큰 셀링 포인트는 ‘송강호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자체”(‘관상’의 홍보 대행사 ‘영화인’ 관계자)라는 말이 정설처럼 통한다. 투자자들에게 그의 브랜드가 주는 신뢰는 압도적이다. 국내 40대 남자 배우 중 연기력, 티켓 파워, 존재감에서 1순위이며 어느 시대, 어떤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 그 자체로 중요한 투자 결정 요소(한 메이저 배급사의 투자 담당자)다. 장 대표는 “시나리오는 좋았지만 주연배우가 송강호가 아니었다면 과감한 투자 결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0만 관객 흥행 전담 배우로 이름표를 단 송강호는 그러나 지금 간절히 넘어서고 싶은 벽이 있다. 그를 우뚝 일으켜 세운 소시민적 연기는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한테는 ‘영광의 족쇄’ 같은 것이다.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서민적인 이미지가 자신의 한계라고 고백했다. “소시민적 친근감은 나의 매력이자 최대 약점이다. 지나치게 친근한 느낌에는 신기함이 있을 수 없다. (관객들에게)신기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의 작품 선택 기준은 딱 하나, 얼마나 새로운가이다.” 송강호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영화 리뷰] ‘겨울왕국’

    [영화 리뷰] ‘겨울왕국’

    미국발 흥행 돌풍이 한국에서도 이어질까.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에서 내놓은 신작 ‘겨울왕국’(16일 개봉)의 국내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녀와 야수’ ‘뮬란’ ‘인어공주’ 등의 계보를 잇는 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은 ‘그래비티’ ‘호빗’ 등을 제치고 미국의 전체 흥행 톱 4위를 차지했고 현재까지 매출액이 디즈니의 수입 1위였던 ‘라이온 킹’을 넘어섰다. 여세를 몰아 제71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애니메이션상도 수상했다. 이 작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동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상미에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인상적인 노래 등 인기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고전적이고 다소 뻔한 전개를 보인 것과 달리 21세기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된 스토리도 차별점이다. 일단 ‘겨울왕국’은 영상미가 압도적이다. 북유럽의 하얀 설원과 눈보라는 웅장한 느낌을 주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실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교하게 묘사됐다. 제작진은 눈보라를 실제 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눈과 얼음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작업을 통해 만들었고 얼음 궁전도 캐나다 퀘벡에 있는 얼음 호텔을 모델로 해 실재감을 높였다. 캐릭터들의 표정과 움직임, 흩날리는 눈송이의 질감, 동물의 털도 3차원(3D) 기술로 생동감 있게 표현됐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겨울왕국’은 디즈니 사상 최초의 자매 캐릭터를 내세웠다. 가족애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손대는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힘을 갖고 있는 도도한 얼음 공주인 언니 엘사와 용감하고 당찬 성격의 말괄량이 동생 안나가 주인공이다. 안나는 ‘눈의 여왕’ 여주인공인 게르다의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언니 엘사가 원작에서 차가운 악당이었던 것과 달리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줄거리는 안나가 첫눈에 반한 왕자 한스와 결혼하겠다고 나서자 엘사가 이를 반대하며 화를 내다 세상을 얼려 버리고, 안나는 얼어 버린 세상을 녹일 수 있는 언니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이다.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힘을 빌려 우여곡절 끝에 신데렐라로 탈바꿈하는 전형적인 캐릭터 해석에서도 벗어났다. 두 자매가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직접 모험에 뛰어드는 캐릭터는 누가 봐도 ‘21세기형’이다. 왕자 대신 믿음직한 얼음 장수 크리스토프, 눈사람 울라프의 캐릭터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 귓전을 울리는 주제곡 ‘렛 잇 고’는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위키드’의 초록 마녀 엘파바 역으로 토니상을 받았던 이디나 멘젤이 불렀다. 화려한 영상미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겠지만 이야기 구성에서는 취약한 부분도 적지 않다. 초반부에는 전개가 늘어져 단단한 짜임새를 원하는 성인 관객이라면 아쉬움이 들 수도 있다. 전체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960년대 뮤직비디오 발굴

    1960년대 뮤직비디오 발굴

    1960년대 버전의 ‘뮤직 비디오’가 발굴돼 화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 대중가요사를 다룬 김광수 감독의 1968년 기록영화 ‘가요 반세기’를 발굴해 15일 공개했다. ‘가요 반세기’는 1920년대부터 60년대 후반까지 한국대중음악의 이면사를 히트곡 중심으로 집약한 다큐멘터리로 신영문화영화사가 제작, 당시 국도극장에서 상영됐던 것이다. 이 영화는 그동안 필름이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고 신문 기사 등 일부 기록에서만 확인돼 왔다. 이번에 발굴된 영화는 배우 김진규의 진행으로 한국 가요사의 흐름을 정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황성 옛터’(남일해, 최영희), ‘타향살이’(고복수), ‘나그네 설움’(백년설), ‘신라의 달밤’(현인) 등 시대를 풍미한 한국 가요 25곡이 라이브 공연이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삽입돼 있다. 특히 영화 제작 당시 이미 고인이었던 남인수와 이난영의 생전 영상이 눈길을 끈다. 영상자료원은 “2012년 8월 해당 영화 제작부장을 맡았던 박웅일씨가 필름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그를 설득해 영화를 수집했다. 이 영화는 60년대 최고의 가수들이 대거 출연할 뿐 아니라 이들을 깨끗한 컬러 화질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발굴된 영화는 복사본이 아닌 원본 필름으로 화질과 사운드가 모두 양호하다. 따라서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오는 5월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한 한국영화 최고의 작품 1위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자료원은 이날 영화 학자와 영화계 종사자 등 전문가 62명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을 발표했다. 선정 범위는 현존 최고(最古)인 한국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 이후 2012년 연말 개봉한 장편영화까지다. 세 작품에 이어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과 강대진 감독의 ‘마부’(1961)가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청춘들의 배움·관계·시험·연애·돈·취업… 대학생 눈으로 본 ‘대학생 24시’

    청춘들의 배움·관계·시험·연애·돈·취업… 대학생 눈으로 본 ‘대학생 24시’

    초·중·고등학교 12년 과정의 입시 준비 전쟁을 겪고 대학생이 됐지만 학점과 취업이라는 장애물 앞에서 또다시 맹목적인 경쟁을 하는 대한민국 청춘들. 오는 20~29일 오후 9시 50분 총 6회에 걸쳐 방송되는 EBS ‘교육 대기획 6부작-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과 대학교육의 진짜 모습을 담는다. 20일과 27일 방송되는 ‘어메이징 데이’(1·4부) 편에서는 방송 최초로 전국 10개 대학교, 44명의 대학생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촬영해 대학생의 눈으로 대학생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대학생 다큐멘터리스트들은 배움, 관계, 시험, 연애, 돈, 취업 등 대학 생활의 6가지 이야기를 6개월간 기록했다. 고등학교의 연장이 된 질문 없는 강의실, 취업을 위해 관계를 단절하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88만원 세대의 슬픈 자화상, 지방대생의 취업고민까지 대한민국 청춘들의 진솔한 자기 고백과 그 청춘들이 우리사회에 던지는 목소리를 담는다. 말 그대로 인재 전쟁, 취업 전쟁이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재상은 없는 것일까. 21·22일 ‘인재의 탄생’(2·3부) 편에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의 모호한 조건 때문에 절망에 빠진 취업준비생 5명이 6개월의 멘토링을 통해 진정한 인재상에 대해 깨닫고 변화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 서울대 법대 졸업생 김성령, 세계 유수의 젊은이가 모인 베이징대 재학생 김관우, 지방대의 한계에 스스로 갇혀버린 취업준비생 엄지아 등 5명의 청춘들이 주인공. 이들이 진정한 인재가 되어가는 6개월간의 여정은 치열하다. 조벽 교수를 필두로 여성 1호 헤드헌터 유순신, 인사 전문가 조미진 등 인사, 인재 분야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으며 점점 달라지는 청춘들의 자화상을 돌아본다. 이들이 겪는 6개월간의 여정을 통해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인재의 기준도 제시된다. 28·29일 방송되는 ‘말문을 터라!’(5·6부) 편에서는 질문과 생각이 사라진 오늘날의 대학 강의실을 탐구하고, 말문을 트는 것을 시작으로 진정한 배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침묵의 강의실’을 ‘학문의 전당’으로 바꾸기 위해 말문을 여는 교수법을 적용하는 교수 3인의 독특한 수업현장을 들여다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빅뱅, 해외가수 첫 ‘일본 6대 돔 투어’ 성공

    빅뱅, 해외가수 첫 ‘일본 6대 돔 투어’ 성공

    5인조 남성 그룹 빅뱅이 ‘빅뱅 재팬 돔 투어 2013~2014’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일본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6대 돔 투어 공연을 달성했다. 빅뱅은 1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이번 투어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사이타마 세이부돔을 시작으로 후쿠오카 야후오쿠!돔, 나고야돔, 도쿄돔, 삿포로돔을 돌며 공연을 펼쳤으며 3개월간 총 77만 1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빅뱅을 상징하는 노란색 야광봉 5만개가 불을 밝힌 가운데 공연을 시작한 이들은 일본어로 개사한 ‘하루하루’ ‘블루’ ‘배드 보이’를 부르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은 공휴일인 성년의 날로 관객 5만명 중 대부분을 10~20대가 차지했고 중장년층과 남성 관객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한 장 값이 9500엔(약 9만 7000원)인 티켓은 전석 매진됐다. 6대 돔 투어를 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정상급 가수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일본 내 한류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빅뱅이 인기를 끄는 것은 개성 있는 음악과 춤, 패션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솔로 활동으로 확실한 캐릭터를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요시미 와타나베(46) YG엔터테인먼트 재팬 사장은 “빅뱅은 일본에서도 높은 수준의 춤과 노래 실력을 갖고 있고 다른 한류 스타들과 달리 글로벌 아티스트라는 인식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에서도 빅뱅은 절반가량을 솔로 무대로 채우며 각자의 개성을 뽐냈다. 멤버들은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관객과 소통했고, 이들이 함께 모여 플라잉 스테이지를 통해 무대 중앙까지 오자 관객들의 함성으로 공연장이 터질 듯했다. 관객들은 30곡의 노래가 모두 끝날 때까지 기립해 이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특히 빅뱅은 이번 돔 투어 기간에 오사카를 두번이나 찾아 총 6회에 걸쳐 관객 30만명을 동원했다. 일본 교세라돔에서 6회를 공연한 것은 일본 그룹 에그자일이 유일하다. 오사카는 한국과 문화·정서적으로 비슷해 K팝 팬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오사카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영화 ‘변호인’ 양우석 감독 “왜 흥행하냐고? 울고 싶은데 뺨 때린 영화니까”

    영화 ‘변호인’ 양우석 감독 “왜 흥행하냐고? 울고 싶은데 뺨 때린 영화니까”

    1000만 관객 동원 기록이 초읽기에 들어간 영화 ‘변호인’은 양우석(45) 감독의 데뷔작이다. 영화 프로듀서, 웹툰 작가, 컴퓨터그래픽 회사의 창작기획본부장 등 다양한 이력의 그에게 삶을 추동하는 키워드는 두 가지, ‘영화’와 ‘호기심’이었다. 마흔 넘어 늦깎이 감독의 입봉작으로 1000만 흥행 기록을 카운트다운하게 될 줄 그 자신 예감이나 했을까.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양 감독은 “정치적 논란이 될 듯해서 긴장은 많이 했지만, 흥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대학시절 논어, 맹자 등 고전과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서적을 탐독했고 거시적인 시각을 가지려 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어떻게 기획했나. -1980년대를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1990년대 초부터 기획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면서 접었다. 2037년쯤에야 얘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웹툰을 만들 생각이었다가 2011년 시나리오를 썼는데 위더스필름의 최재원 대표가 독립영화로라도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한 달 뒤 투자가 들어오고 주인공 송우석 역에 송강호가 캐스팅되면서 상업영화로 급물살을 탔다. →왜 1980년대, 노무현이었나. -고도 산업화 시대를 열고 민주화가 시작된 1980년대는 성장의 밀도가 가장 높았다. 그때가 대한민국의 사춘기라고 생각했다.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 된 뿌리도 80년대에 있었다. 때문에 그 당시를 살았던 개개인의 삶도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잉여’를 자처한 젊은이들이 조건에 따라 삶이 정해진다고 체념해 버리는 요즘 세태가 너무 아쉬웠다. 1980년대는 민주화조차 이뤄지지 않은 지독하게 열악한 시대였는데도, 구성원들이 악조건을 바꿔 가며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1980년대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대변한 인물이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나왔을 즈음 김재익 평전이 나와 기뻤다. →그래도 인물에 대한 미화 논란은 피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미화는 끝까지 피하려고 했다.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이 봤다면 기분 나쁠 수 있는 내용이 꽤 있다. 국밥집에서 데모하는 학생들을 놓고 친구들과 몸싸움까지 벌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감독으로 가장 공들인 장면인데 그때가 극중 송우석이 인간적으로 가장 약하고 밑바닥을 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을 순수하다고 좋아하거나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하다고 싫어한다. 그 나이에 요트로 진짜 올림픽에 나가려고 한 것이나 1990년 성공이 보장된 길을 버리고 ‘꼬마 민주당’에 남은 것이 순진한 측면 아니었나. 순수함과 순진함이라는 양면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송강호의 연기가 8할을 차지하는 영화다. 연출의 주안점은 어디에 뒀나. -1930년대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라는 고전주의 영화처럼 주인공의 옆에서 걸어가듯 인물중심적으로 찍었다. 너무 세련되면 선동 영화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와 약간 거리를 두고 투박하게 찍었다. 송강호는 대사의 행간까지 정확히 읽는 배우 그 이상이다. 자기 연기를 관객의 눈으로 객관화시켜 보는 능력까지 있다. 송강호는 배우이면서 대본이고, 관객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상황들과 묘하게 맞물리면서 영화가 흥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마침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상황이었던 것 같다. 가끔씩 사회를 반영하고 사이렌 같은 역할을 하는 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이렌이 주의를 환기시킬 수는 있지만, 불을 끌 수는 없다. ‘변호인’은 분노와 증오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회의와 성찰에 관한 영화다. 극중 송우석과 차동영(곽도원) 경감은 둘다 신념을 지녔지만 한 사람은 그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의심을 했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이 영화가 각자의 신념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미모 강박증 버리면 여성팬이 생길지어다

    요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 중인 전지현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자 배우가 주목을 받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의 경우 ‘전지현 보는 맛에 드라마를 본다’는 여성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극중 전지현이 맡은 천송이는 무식하지만 예쁜 척하지도, 가식을 떨지도 않는 캐릭터. 여성 시청자들은 그렇게 자신 있게 망가지는 전지현에게 호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 그녀가 불과 몇 년 전까지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며 박제된 CF 스타의 대명사로 불렸던 사실에 비하면 엄청난 반전이다. 시청자들에게는 결혼 후에도 변함없는 미모를 간직한 전지현의 모습이 주된 관심거리다. 한 30대 후반 여성은 “드라마 속 전지현의 패션과 메이크업 등 스타일을 보다 보면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면서 “결혼과 일을 잘 병행하고 있다는 것도 호감의 한 요소”라고 말했다. 최근 영화 ‘플랜맨’에서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털털한 모습으로 변신한 한지민도 전지현의 팬을 자처한다. 그녀는 “천송이가 나오는 장면만 기다리는데 과하고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됐다. 나도 기회가 되면 그런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요즘은 무조건 예쁘게 나오는 캐릭터보다는 신선함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연예기획사의 간부는 “여배우들은 보통 CF가 끊어질까 봐 망가지는 캐릭터를 꺼리는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돈과 명예를 내려놓고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모에 대한 강박증을 내려놓고 연기에 집중하면 든든한 ‘(시청자)아군’을 얻어 롱런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는 공효진이다.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주기도 한 그는 현실감 넘치는 여성 캐릭터의 대명사다. “미모는 화보와 CF에서 충분히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 평소 그녀의 지론이다. 데뷔 10년 만에 빛을 본 여배우 고아라도 외모를 포기하고 연기를 선택해 성공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만난 그녀는 “더 망가질 준비를 했으나 감독님이 말렸다”고 했다. 선머슴처럼 삐죽삐죽한 머리에 짜장면을 ‘흡입’하는 예고편에 소속사도 처음엔 난감해했지만 잇따른 호평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아라는 “친근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번 여성팬들에게 ‘민폐형’ 연기자로 찍히거나 비호감으로 분류되면 캐스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장소와 상황에 걸맞지 않게 흐트러짐 없는 메이크업으로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거나 발전 없는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다. 때문에 요즘 드라마 제작자들은 여론의 호감도를 캐스팅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최근 종영한 한 드라마도 다소 비호감인 여주인공 캐스팅 문제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고, 관계자들에게 비호감으로 알려진 또 다른 여배우는 캐스팅 직전에 번번이 미끄러졌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숱하게 국내외 드라마를 봐 온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졌기 때문에 아무리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넘쳐도 여주인공이 비호감이면 외면받기 십상”이라면서 “어설프게 예쁘고 연기력이 떨어지는 연기자보다는 아예 신선함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신인을 기용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새해 극장가 코드는… 망가지면 터진다

    새해 극장가 코드는… 망가지면 터진다

    신년 벽두 극장가는 별난 캐릭터를 앞세운 코미디들의 각축장이다. 이달 말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가족용 코미디의 수요가 많은 데다 ‘변호인’, ‘용의자’ 등 무거운 영화가 주류를 이뤘던 지난 연말 분위기에 대한 반전 카드이기도 한 것. 9일 개봉한 ‘플랜맨’과 22일 개봉하는 ‘수상한 그녀’는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대로 영화의 흥행 포인트로 직결되는 작품이다. 코믹 사극 ‘조선미녀삼총사’(29일 개봉)와 ‘피끓는 청춘’(23일 개봉)도 이색 캐릭터로 단단히 무장했다.   ●時時 콜콜 깔끔 男 ‘플랜맨’의 한정석(정재영 분)-직업:도서관 사서, 특징:강박증과 결벽증  1분 1초를 계획대로 살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인물. 오전 6시에 기상해 침구를 다림질하고 샤워실의 물기를 드라이어로 말린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편의점에 들어가는 시간도 일정하다. 결벽증까지 갖고 있어 누군가와 포옹하면 득달같이 세탁소로 달려간다. 고양이가 옷에 실례를 하자 그 즉시 기절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하지만 그의 강박증이 어린 시절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가슴 한구석을 찡하게 만든다. 스트레스가 만연한 사회에서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달고 사는 현대인에게 힐링 포인트를 제공한다.   ●거칠것 없는 반전女 ‘수상한 그녀’의 오두리(심은경)-특이사항:겉은 20대지만 속은 칠순 할매. 특기:노래  욕쟁이 할머니에서 순식간에 스무살의 몸으로 돌아가게 된 행운의 주인공. 본명은 오말순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던 오드리 헵번의 이름을 따 예명 오두리로 20대의 인생을 살아간다. 구수한 전라도 화법과 거침없는 욕설, ‘나성에 가면’과 ‘하얀 나비’를 구성지게 불러 젖힌다. 결국 손자가 멤버로 있는 반지하 밴드의 보컬로 발탁돼 가수의 꿈까지 이룬다. 거기에 말순의 짝사랑 박씨(박인환)와 오두리를 좋아하는 훈남 방송국 PD(이진욱)와의 러브 스토리도 훈훈하다. 중장년층 세대의 추억과 판타지를 자극하며 세대 간 이해를 돕는 휴먼 코미디.   ●싼티나는 능글男 ‘피끓는 청춘’의 중길(이종석)-특이사항:농촌 카사노바. 특기:여자 꼬시기  1982년 충청도 소녀들을 사로잡은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느릿느릿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그윽한 눈빛으로 여학생들을 한 방에 쓰러뜨린다. ‘팔꿈치 살이 그렇게 흰 애는 너밖에 읎어~’라는 사투리 닭살 멘트 등에 폭소를 참을 수가 없다. 상대방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공략을 펼치지만 친구의 여자인 영숙(박보영)만큼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마지막 교복 세대이자 두발 자유화가 시행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통학 열차, 교련복, 나팔바지, 롤러스케이트, 맥가이버 칼 등의 소품으로 향수를 자극한다. ‘청춘은 언제다 뜨겁다’는 메시지가 부모 세대뿐만 아니라 젊은층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칼~칼해 털털한 그녀들 ‘조선미녀삼총사’의 진옥(하지원)-직업:만능 검객, 특기:발명  조선 팔도의 수배범들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 삼총사의 리더. 검과 총, 요요 등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 실력뿐만 아니라 남장 도박꾼부터 밸리 댄서까지 다양하게 변신하는 분장술도 화려하다. 비상한 두뇌로 신기한 발명품을 척척 만들어 내지만 늘 2% 부족한 것이 문제다. 진옥은 푼수 같은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활과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터프한 막내 가비(가인)과 함께 사라진 십자경을 찾아 달라는 왕의 밀명을 받고 미션 완수에 나선다. 할리우드 ‘미녀 삼총사’의 조선판으로 2011년 설 극장가에서 흥행몰이를 했던 코미디 사극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뒤를 이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색을 보는 자 욕망을 보리라

    색을 보는 자 욕망을 보리라

    인간은 오감 중에서도 시각을 통해 87%의 정보를 얻는다. 인간이 색을 보고 만들고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담겨 있다. 오는 10일 밤 10시부터 4주 연속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KBS 4부작 다큐멘터리 ‘색, 네 개의 욕망’은 빛의 3원색인 빨강, 초록, 파랑과 하양이라는 네 가지 색으로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들여다본다. 30개국을 돌며 촬영한 이 작품은 제작 기간 2년에 제작비 10억원이 투입됐다. 네 가지 색은 각각 불멸, 소유, 구원, 탐미로 연결된다. 10일 방송되는 제1편 ‘블루-구원의 기도’ 편에서는 파랑이라는 한 가지 색을 바라보는 네 가지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람들은 하늘의 색인 파랑을 신의 영역으로 여겼다. 인간은 그 경계에서 늘 파랑을 탐해 왔다. 파랑을 만드는 남자, 캐는 남자, 쫓는 남자 그리고 파랑을 본 적 없는 시각 장애인까지, 네 사람의 시선과 서로 다른 인생을 통해 인간에게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17일 방송되는 제2편 ‘레드-불멸의 마법’ 편에서는 무한의 에너지를 뜻하는 빨강을 조명한다. 인류는 노쇠한 육신에 빨강을 바르며 젊음이 돌아오길 기원했고 사람이 죽으면 시체와 무덤을 빨갛게 칠하고 부활의 마법을 걸었다. 빨강은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류가 스스로에게 거는 불멸의 마법이었다. 사냥을 나가기 전 자신들은 물론 사냥개의 온몸에 붉은색을 칠하는 파푸아뉴기니 야파르 부족, 신에게 기도하거나 결혼을 할 때 이마 한가운데에 붉은 점을 찍는 네팔의 결혼식을 살펴본다. 24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제3편 ‘그린-소유의 괴물’ 편에서는 생명과 안식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살펴본다. 중세 유럽에서 악마는 초록색이었다. 오늘날의 헐크, 프랑켄슈타인처럼 인간이 만들어 낸 많은 괴물들은 초록빛을 하고 있다. 초록은 자연 상태에서는 흔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면 인체에 치명적인 색으로 돌변한다.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방사성물질인 라듐은 어둠 속에서 초록으로 빛난다. 초록색 카멜레온이 저주의 상징으로 통하는 마다가스카르, 해마다 5월 초에 초록의 생명력을 만끽하는 축제인 영국의 ‘잭 더 그린’을 찾아가 본다. 31일 밤 방송되는 제4편 ‘화이트-탐미의 가면’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순결함과 선량함을 상징하는 흰색을 조명한다. 조선의 미인은 눈자위, 치아, 살결이 하얘야 했고 중세 유럽에선 남성들조차 가발을 쓰고 밀가루를 뿌렸다. 하양은 때로 진실을 감추고 왜곡한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무명 배냇저고리를 입고 삶을 시작한 인간은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 가면을 벗고 다시 처음의 그 순수했던 하양으로 돌아간다. 하양은 진실이 담겨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한지민 “단아한 편 아닌데… 게으른 무계획주의자에 가깝죠”

    한지민 “단아한 편 아닌데… 게으른 무계획주의자에 가깝죠”

    찢어진 바지에 허스키한 목소리, 곱창에 소주를 들이켜는 스크린 속 저 여자. 누군가 하고 얼굴을 자세히 봤더니 배우 한지민(32)이다. 사극 ‘이산’을 비롯해 드라마 ‘부활’, ‘경성 스캔들’ 등에 나왔던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은 온데간데없다. 9일 개봉하는 영화 ’플랜맨‘에서 변신에 도전한 그는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했다”며 웃었다. “실제 제 성격이 단아하고 조용한 편은 아니거든요. 재밌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 웃기는 것도 즐기고요. 그런데 사극에서 늘 고개를 숙이고 왕과 눈도 잘 못 마주치거나, 로맨틱 코미디에서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참한 여성으로 변해 가는 비슷한 패턴이 늘 답답했어요.” 그래서 다소 너저분한(?) 이번 작품의 캐릭터가 한눈에 쏙 들어왔다는 한지민. ‘플랜맨’은 1분 1초를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살아가야 하는 강박증 환자 정석(정재영)과 자유분방하고 계획 없는 삶을 사는 인디밴드 보컬 소정(한지민)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코미디 영화. 정석은 오전 6시에 기상해 침구를 다림질하고 욕실의 물기를 드라이어로 말려야 하는 결벽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소정은 정석의 이런 성격을 고치기 위해 함께 밴드 오디션에 나가자는 제안을 한다. “(성시흡) 감독님은 소정이 착하고 따뜻한 인물이기를 바랐지만 저는 조금 독특하고 엉뚱한 구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소정을 기본적으로 밝지만 친절하지 않은 사차원 캐릭터로 잡았죠. 캔디형 캐릭터라서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화려한 액세서리에, 머리카락도 탈색해 보고요.” 정석의 강박증은 어린 시절 겪은 상처에서 비롯됐다. 소정도 유부남이라는 것을 속인 채 자신에게 접근한 남자에게 입은 상처가 있다. 그래서 이들의 오디션 출전곡은 가사도 독특한 ‘유부남’이다. “‘핸드폰 왜 두 개니, 내 이름 왜 남자니’라는 가사가 무척 와 닿았어요. 매일 노래 연습을 너무 과도하게 해서 후두염에 걸렸죠. 띠동갑인 정재영 선배님이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딱 5분이 지나서 굉장히 편한 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감독의 ‘컷’ 소리가 나기 전까지 계속 애드리브를 하셔서 호흡 맞추느라 좀 힘들긴 했지만요.” 소정처럼 그는 여기저기서 신년 계획을 물어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계획주의자다. “집 안 정리도 잘 못하고 게으른 편이다. 알람을 맞춰 놓지 않고 잘 때가 가장 행복하다”면서 웃는다. 배우의 길로 들어선 것도 그의 인생 계획에는 없던 일이다. “연예인은 완전히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집과 학교만 오가던 소심한 학생이었죠. 고등학교 때 체육 선생님이 광고계에 있던 친척에게 추천해 주면서 우연히 음료 CF에 출연했어요. 그 인연으로 ‘올인’의 송혜교씨 아역으로 데뷔하면서 연기자가 됐어요. 그때는 연기 못한다고 혼도 많이 났었는데….”(웃음) 덜컥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 ‘좋은 사람’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하다. “목소리도, 동작 연결도 제대로 안 되고 어색했어요. 깜냥이 안 됐던 거죠. 그 당시 인터넷이 없었던 게 정말 다행이에요. ‘대장금’ 때도 주인공이 아니라서 좋더라고요.”(웃음) 앞으로 더 엽기적이고 처절한 역할도 해 보고 싶다는 그는 롤모델로 이영애를 꼽았다. “‘대장금’ 때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웃으면서 상대방을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작품 안에서 모습도 좋지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으로도 인정받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주말 박스오피스] ‘변호인’ 3주째 정상… 관객 800만 돌파 눈앞

    영화 ‘변호인’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3주째 정상을 지키며 흥행 열기를 이어 가고 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3~5일 주말 사흘간 전국 925개 관에서 123만 7008명을 모아 1위를 지켰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관객은 786만 189명으로 8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유 주연의 ‘용의자’는 618개 관에서 54만 2730명을 동원해 2위를 지켰다. 누적관객은 309만 9987명이다. 벤 스틸러 주연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373개 관에서 23만 6408명을 모아 3위로, 해리슨 포드 등이 출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엔더스 게임’은 458개 관에서 18만 8966명을 동원해 4위로 각각 데뷔했다. 애니메이션 ‘썬더와 마법저택’은 16만 7089명을 동원해 지난주보다 한 계단 떨어진 5위를 차지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오늘의 눈] 실화와 영화 사이/이은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실화와 영화 사이/이은주 문화부 기자

    2014년 새해 벽두부터 영화계는 첫 1000만 관객 영화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송강호 주연의 영화 ‘변호인’이다. 영화는 개봉 17일 만인 지난 4일 700만명을 돌파했고 이달 중 1000만 관객 동원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는 물론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보다도 빠른 속도다. ‘변호인’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81년 부산에서 실제로 있었던 부림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제5공화국 당시 신군부는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하던 대학생, 교사, 직장인 등 22명을 반국가단체 찬양 활동을 했다고 조작해 그들에게 비인간적인 구타와 고문을 가했다. 영화는 개봉 전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정치색을 뛰어넘어 불과 30여년 전에 이처럼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일이 자행됐다는 사실에 대한 공분을 이끌어 내며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이처럼 실화의 힘은 때론 영화적 허구보다 더 강력하다. 특히 충무로에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물은 흥행에 불패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실화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선호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도 영화 ‘숨바꼭질’은 ‘우리 집에 낯선 사람이 숨어 살고 있다’는 모티브가 실화에서 비롯된 것이 알려지며 스타 캐스팅 없이도 흥행에 성공했고, 국내 3대 미결 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 사건은 각각 영화 ‘살인의 추억’, ‘아이들’, ‘그놈 목소리’로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을 거뒀다. 올해도 용산 참사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법정 영화 ‘소수의견’과 삼성반도체 노동자로 근무하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하는 등 실화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국내에서 실화 영화가 흥행이 잘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이 허구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작가의 상상력이 따라잡지 못할 만큼 더 영화 같은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사회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철도 민영화를 둘러싼 갈등, 밀양 송전탑 사태 등으로 인해 안녕하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또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학가의 ‘안녕들 하십니까’ 파문은 답답한 현실에 대한 작은 외침이었고 이런 분위기에서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국가와 국민, 민주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관객의 응답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사회를 비추는 작지만 강력한 거울이고, 관객들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대해 공감하고 그 속에서 겪은 심리적 고통에 대해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아직도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불합리한 사회문제들을 언젠가 고스란히 스크린에서 만나볼지도 모를 일이다. 2014년에는 관객의 재평가가 필요할 만큼 충격적이고 억울한 사건이 그만 발생했으면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 꽁꽁 언 한탄강, 사람과 철새가 그려내는 겨울이야기

    꽁꽁 언 한탄강, 사람과 철새가 그려내는 겨울이야기

    수십만년 전 용암이 흘러 평야가 되고 그 위로 물길이 지나가면서 생긴 수직 절벽과 협곡을 품은 한탄강. 북한의 강원도 평강에서 발원해 철원, 포천, 연천을 지나 임진강과 만나는 한탄강은 남과 북을 잇는 물길로 쉼 없이 흐르고 있다. 겨울이면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웃도는 강은 요즘 절경을 자랑한다. 얼어붙은 폭포와 주상절리가 장관을 이루고 해마다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다녀가는 곳. 6~10일 밤 9시 30분 EBS에서 방송되는 ‘한국기행’은 얼어붙은 풍경의 갈피갈피마다 포근한 인심이 스민 한탄강을 둘러본다.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자리한 마을 정연리. 예전에는 마을에 가려면 초소 3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었고 대남방송이 생생히 들렸을 정도로 철원 최북단에 있었다. 그러나 이 마을 사람들은 민통선 마을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와 재미를 즐기며 산다. 방공호를 탁구장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논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서 매운탕을 끓여 먹고 콩탕과 감자떡을 나눠 먹으며 추위를 잊는다. 한탄강 주변은 철새들의 낙원이다. 청정하고 조용한 덕에 두루미, 쇠기러기, 독수리 등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다녀간다. 철원의 도연암에서 새들을 돌보는 도연 스님은 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새의 사진을 찍으며 철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연 스님은 인간이 새에게 평생 배울 점이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어른은 자식을 부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얼어붙어 밖으로는 장엄해 보이는 한탄강이지만 얼음 속의 물길은 쉼 없이 흐르고 있다. 철원에 들어와 산 지 올해로 5년이 된 선주용씨. 그에게는 농촌에서의 삶이 여전히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농촌의 겨울은 한산하기만 한데도 그는 온종일 심심할 틈이 없다. 도시에서 보디빌더로 살았던 일상을 벗어던지고 집 앞 냇가에 가서 고기도 잡고 풀피리도 불고 석공예도 하면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삶을 선택했다. 교동마을은 한탄강 댐이 들어서면서 수몰지역으로 확정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떠나고 남은 몇 가구는 함께 이주가 결정됐다. 이수하, 김영자씨 부부는 60년을 함께해 온 집과 이별했다. 정든 집을 떠나온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하지만 부부는 이겨낼 수 있었다. 새로운 땅에 새로운 집, 낯선 것들 투성이지만 부부가 서로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한탄강에 기대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 그들의 온기에 한탄강의 얼음장이 녹아내린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응답하라 1994’ 주역 말띠 스타 고아라

    ‘응답하라 1994’ 주역 말띠 스타 고아라

    갑오년 새해가 오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배우가 있다. 말띠 스타 고아라(24)다. 지난해 데뷔 10년을 맞은 고아라는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만들면서 배우로서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응사’에서 억세면서도 여리고 또 따뜻한 성나정 역을 흠결 없이 소화해 박수갈채를 이끌어낸 그다. “저도 제가 그렇게까지 새침하고 도도한 서울여자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줄은 미처 몰랐어요. 사실 전 소똥 냄새 맡으며 자란, 뼛속까지 촌사람이거든요(웃음). 순대, 곱창, 개불도 무척 즐겨 먹고요. 솔직히 더 망가지고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감독님이 말리셔서 그러지 못했어요.” 마치 드라마 속 성나정을 보는 듯 쾌활한 그녀의 웃음이 차가운 공기를 데운다. 그는 공군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경남 진주 외곽의 공군 기지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1993년 친구 따라 갔던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대상에서 친구 대신 합격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데뷔 과정을 거쳤다. 2005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브라운관에 처음 얼굴을 알린 뒤 드라마 ‘눈꽃’, 영화 ‘파파’ 등에 출연했지만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의 예쁜 얼굴이 오히려 독이 됐던 것. 그가 ‘응사’를 만나 가장 먼저 했던 작업도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성나정으로 갈아입는 일이었다. “일단 선머슴처럼 개구진 나정이를 표현하기 위해 긴 머리부터 싹둑 잘랐어요. 면도칼로 도려낸 머리카락도 나정이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였죠. 살도 7㎏을 찌워서 고아라의 얼굴이 최대한 안 보이게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렇게 완성된 성나정은 1990년을 살아낸 인물로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아련하게 기억나는 90년대 문화 상품으로는 삐삐와 이동통신 광고가 유일했던 그는 당시 신문 스크랩을 통해 IMF, 농구대잔치,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공부(?)했다. “음악과 드라마 등 그 시대의 소품들이 대본에 잘 녹아 있어서 연기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요즘에는 벨소리를 다운받는데 그때는 삐삐에 일일이 노래를 녹음했다는 걸 알고 신기했죠. 작가, PD님도 1990년대는 문화적 르네상스라서 표현할 것이 너무 많다고 하더라고요. 인물들의 사랑도 지금보다 더 순수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나정이의 남편 찾기는 핫이슈였다. 결국 오랜 짝사랑인 쓰레기(정우)와 맺어졌다. “드라마 결과에 만족해요. 저도 나정이의 첫사랑이 결실을 맺을 것인지 무척 조마조마했거든요. 끝까지 누가 남편인 줄은 저도 몰랐어요. 하지만 작가가 나정이는 한결같은 캐릭터라는 주문을 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충실히 연기했어요.” 드라마 속 대사처럼 ‘인연은 어디에나 있다’는 말을 굳게 믿는다는 그다. 그렇다면 그는 극중 성나정과 얼마만큼 닮았을까. “무엇보다 저도 나정이처럼 오지랖이 넓어요. KBS에서 드라마를 할 때 경비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부터 만나는 분들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다녔으니까요. ‘응사’의 신원호 PD도 그 무렵 제가 꾸벅 인사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이번에 저를 불러주신 거죠. 엽기적인 행동으로 친구들을 웃기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주변사람들은 쾌활한 나정이 모습이 제 진짜 모습과 똑같대요. 아, 겉으로는 활발한데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는 바보같이 말 못하는 것도 닮았네요.” 그는 실제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첫눈에 콕 박히는 느낌’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폭넓은 나이대의 나정을 연기하면서 그 역시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말띠해를 맞아 고아라는 배우로서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아직 코미디도, 멜로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어요. 이번에 듬뿍 받은 사랑을 채찍으로 여기고 더 열심히 달려야죠.”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사이비’ 2013 올해의 독립영화에

    ‘사이비’ 2013 올해의 독립영화에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가 ‘2013 올해의 독립영화’에 선정됐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김이창 감독의 ‘수련’,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 등 추천작 10편을 심의한 결과, ‘사이비’를 올해의 독립영화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협회는 “‘사이비’가 뿌리 깊은 사회문제에서 출발해 나약한 현대인의 본질을 냉혹하리만큼 철저히 파헤쳤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연 감독의 데뷔작 ‘돼지의 왕’도 지난 2011년 ‘올해의 독립영화’에 뽑힌 바 있다. 올해의 독립영화인에는 부산을 중심으로 독립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오지필름과 고(故) 이성규 감독이 공동 선정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가수 비, 10㎝ 하이힐 섹시하게 내리다

    가수 비, 10㎝ 하이힐 섹시하게 내리다

    “이제 더 이상 구설에 오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죠.” 2014년 새해를 누구보다 힘차게 열어젖힌 가수 비(32·본명 정지훈). 군 복무 등으로 4년여의 공백이 있던 그가 2일 6집 앨범 ‘레인 이펙트’를 내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그러나 그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늘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1년 전 배우 김태희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복무 특혜 시비에 휩싸였고, 탈모 보행으로 군 복무 규율을 위반했다는 구설수에도 휘말려 7일간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난 그가 어려움을 거쳐 컴백하는 소감을 소탈하게 밝혔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는데 다 제 맘 같지는 않더라고요. 연예인 최초로 3대 국가기관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최근 검찰에서 군 복무 규정 위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어요. 사실이 아닌 일이 사실로 규정되고 진짜 사실은 아닌 일로 감춰지면서 답답한 적도 많았는데, 어떻게 됐든 그런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한동안 언론과 대중의 집중포화를 맞은 그는 “군모를 쓰지 않고 돌아다닌 것은 분명 잘못됐지만 휴가도 모두 명령을 받아서 나간 것이기 때문에 복귀를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 내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중은 곧 부모님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알아봐 주고 먹고살게 해 줬으니까요.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해 줄 때도 있고 질타할 때도 있잖아요. 그런 부모님이 뭐라고 하실 때는 가만히 있는 것이 맞는 거죠. 이제는 다시 좋은 무대로 사랑받고 싶어요.” 그가 4년 만에 내놓은 앨범의 타이틀곡은 일렉트로닉 힙합 댄스곡 ‘30 Sexy’. 말쑥하게 슈트를 차려입은 채 10㎝나 되는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오른 그의 세련되고 절제된 안무가 돋보인다. 특히 ‘태양을 피하는 방법’, ‘널 붙잡을 노래’, ‘레이니즘’ 등 20대에 내놓은 기존의 노래들에 비해 원숙한 섹시미가 물씬 풍긴다. “서른 살이 된 비의 연륜이 묻어나는 섹시미를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기존의 무대 의상을 벗고, 쥐어뜯고 하는 안무를 줄이고 절제의 미학을 보여 드리고 싶었죠. 20대 때는 선과 힘을 강조한 안무였다면 30대 때는 자리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소울이나 그루브를 타는 쪽으로 바뀌었죠.” 비는 이번 앨범의 수록곡(총 10곡)들을 모두 작사했고 배진렬씨와 공동 작곡했다. 그는 “가장 비다운 스타일의 노래로 후배 아이돌과 차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스타 비가 아니라 뮤지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서 “곡을 만들 때 표절에 대해서도 꼼꼼히 체크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라틴 리듬의 더블타이틀곡 ‘라 송’을 비롯해 창, 민요, 오케스트라 협연까지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담긴 앨범으로 뮤지션으로서의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개 연인인 김태희의 조언이 있었을까. “여자친구가 의상이든 뭐든 조언을 하나도 안 해 줘요. 일에 관한 한 서로 터치하지 않는 거죠. 둘 다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전화로나마 서로 부지런히 챙겨 줍니다.” 새해 새 앨범 활동을 앞둔 그의 각오는 다부지다. “군 복무를 하면서는 하루빨리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지난 1년은 저를 성장하게 해 준 시간이었고, 지금이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1등보다는 가장 비다운 음악으로 국내에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월드투어도 무대는 작더라도 질을 높여 해외 팬들과 가깝게 호흡할 생각입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주말 박스오피스] 누적 관객 500만명 ‘변호인’ 2주 연속 1위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이 2주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27~29일 주말 사흘 동안 전국 911개 관에서 150만 4000여명의 관객(매출액 점유율 45.1%)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개봉 12일째인 30일 오후 현재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공유 주연의 ‘용의자’가 800개 관에서 80만 1000여명의 관객을 모아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4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는 182만 5722명이다. 두 편의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이 69.1%에 이른다. 영국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이 25만 8000여명의 관객을 더하며 3위를 지켰다. 애니메이션 ‘썬더와 마법저택’, 할리우드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가 각각 18만여명, 16만여명을 모아 4~5위에 올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방송사 가요대전은 중고생 ‘귀가 대전’

    ‘SBS 가요대전’이 끝난 30일 새벽 1시쯤 경기도 일산 킨텍스 앞. 30여분 전부터 도로를 따라 장사진을 치고 대기 중이던 택시들로 방청객들이 지남철처럼 쏠렸다. 전날 저녁 8시 45분 시작돼 꼬박 4시간 생방송을 관람한 2000여명이 ‘귀가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 것. 앞서 공연을 한 시간이나 더 남겨 두고 자정쯤 서둘러 공연장 밖으로 빠져나오는 중고생도 많았다. 겨울방학에 들어가지 않은 학생들은 “서울로 가는 막차라도 타야 등교에 지장이 없으니 눈물을 머금고 공연 도중에 나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가요팬들 사이에서 연중 최고 행사로 통하는 방송 3사의 세밑 생방송 가요대전. 가요계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무대를 보고 싶은 팬들에게 12월은 ‘전쟁의 달’이다. 일단 입장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전쟁이지만, 입장권을 얻는 행운을 잡았다 하더라도 새벽의 ‘귀가 대란’을 치러야 한다. 3사의 가요 시상식이 시작되는 시각은 오후 8시40분대. 새벽 1시를 넘겨서야 방송이 끝나기 때문이다. SBS(킨텍스)와 MBC(드림센터)의 가요대전이 열린 날 해마다 새벽 공연이 끝난 일산의 행사장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청소년 자녀들을 공연장에 들여보낸 뒤 부모가 승용차 안에서 몇 시간을 대기하는 풍경은 익숙하다. 공연이 끝난 뒤 그나마 택시라도 제때 잡아타면 다행이다. 지방 등 멀리서 찾은 방청객들은 새벽 첫차를 기다리느라 찜질방 신세를 지기도 한다. 아이돌 스타들에 대한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진풍경을 놓고 일각에서는 심야 생방송 가요대전의 방송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즈음 아이돌 가수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녀의 귀갓길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글이 자주 올라온다. 고교생 딸을 공연장에 보낸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주부는 “주요 방청객이 여중고생인 점을 감안한다면 방송사들이 생방송 시간대를 앞당기는 배려를 해 주거나, 도심 외곽 공연장이라면 대중교통과 연계되는 셔틀버스라도 운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아이돌 스타 팬들에게 무료 티켓을 나눠 준다는 이유로 방송사들이 청소년 보호 대책에 소홀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31일 밤 열리는 MBC 가요대제전은 일산 드림센터에서 새벽 2시쯤 종료될 예정이다. MBC 예능국의 고위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있는 결산 프로그램인 데다 도중에 타종 행사도 포함되어 있어 부득불 공연 종료 시간이 늦어졌다”며 “지하철과 버스 증차를 요청해 뒀지만, 무료 공연이어서 대대적인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14년 영화계 ‘애들은 가라’

    2014년 영화계 ‘애들은 가라’

    갑오년 새해에는 어떤 영화들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까. 올해는 영화 관람객이 2억명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새해 극장가를 호령할 키워드는 뭘까. ‘블록버스터급 사극’과 ‘19금(禁) 영화’다. 내년 영화계에는 제작비 100억원을 웃도는 블록버스터급 사극이 줄줄이 쏟아질 전망이다. 2012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여파다. CJ 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3대 메이저 배급사들은 하나같이 대형 사극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에 선보일 ‘역린’은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정치 드라마와 액션을 결합한 대작이다. 현빈의 군 제대 이후 컴백작으로 그는 비운의 왕인 젊은 정조 역을 맡았다. 드라마 ‘다모’의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름 개봉 예정인 ‘명량:회오리 바다’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종병기 활’로 2012년 여름 극장가를 강타했던 김한민 감독의 차기작으로 배 12척으로 330여척을 앞세운 왜군의 공격을 막아낸 명량해전을 다뤘다.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을, 류승룡이 일본인 장군 구루지마 역을 맡았다. 여름 성수기인 7월 선보일 사극 대작 ‘군도:민란의 시대’는 양반과 탐관오리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후기, 백성들의 편에 섰던 도적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하정우가 억울한 사연으로 도적 떼에 합류한 돌무치로 출연하고 강동원이 최고의 무술 실력을 갖춘 조윤을 맡아 군 제대 이후 처음 복귀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사극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간 조선의 국새를 찾기 위해 대결하는 산적단과 해적단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김남길, 손예진이 주연한다. 이병헌, 전도연도 고려시대 민란을 주도한 세명의 검객이 펼치는 애증과 복수를 다룬 ‘협녀: 칼의 기억’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임성규 팀장은 “사극의 친숙함에 액션, 판타지, 코미디 등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한 장르적 다양화가 특징으로, 다양한 관객층을 흡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쇼박스의 한 관계자는 “소재의 한계를 겪는 현대극에 비해 과거를 배경으로 한 사극은 창작의 여지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현재를 반추하게 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도 쉽다”고 말했다. 한동안 뜸했던 19금 영화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과거 19금 영화가 선정성에 크게 기댔던 것과 달리 내년 유행할 영화들은 스토리를 강화해 중장년층 관객에게 호소하는 멜로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작품은 송승헌, 조여정 주연의 파격 멜로 ‘인간 중독’이다. ‘음란서생’ ‘방자전’ 등을 연출했던 김대우 감독의 작품으로 1969년 베트남전의 전쟁 영웅이었던 대령이 부하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순수의 시대’는 조선판 ‘색, 계’로 불리며 일찌감치 영화계의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조선 초기 태종 이방원의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복수를 위해 한 남자의 첩이 된 여인이 점차 그 남자에게 빠져들면서 빚어지는 이야기다.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를 표방해 새해 2월 개봉할 ‘관능의 법칙’도 눈길을 끈다. 일도, 사랑도 화끈하게 즐기고 싶은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로 문소리, 엄정화, 조민수가 주연을 맡았다. 이 밖에도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정우성 주연의 ‘마담 뺑덕’도 파격적인 19금 멜로를 예고한다. ‘후궁: 제왕의 첩’을 제작했던 황기성 사단은 이번엔 불륜을 소재로 한 19금 현대극 ‘탐미주의’를 제작 중이다. 서로를 운명이라고 믿었던 연상연하 부부가 각자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다. 19금 멜로의 고전 ‘정사’도 후속편인 ‘정사2’가 기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관계자들은 내년에 19금 영화가 쏟아지는 이유로 부가 판권 시장의 성장과 4050 중장년층 관객의 확대를 꼽고 있다. ‘관능의 법칙’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올해 IPTV 등 부가 판권 시장의 수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시장에서 인기 있는 19금 영화들의 기획이 늘었다”면서 “4050 관객들이 극장가의 핵심 관객층이 되면서 성인 취향의 콘텐츠가 증가한 것도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보통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19금 영화가 많이 제작되는데 사회 경제적인 압박과 불안을 영화를 통해 해소하려는 심리가 이런 트렌드로 연결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사의 컬처K] 안에서 잘해야 밖에서도 잘나가… 한류스타 ‘U턴행’

    한류 스타가 잘나가는 배우나 가수의 척도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와 해외 시장의 온도 차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한류 스타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으로 유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이 국내 시장을 다지는 데 더 열을 올리는 이유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중문화 시장은 워낙 유행이 빨라 팬덤을 지키기 어렵고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해외에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국내 인기 관리가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국 드라마와 가요를 무분별하게 수입했지만 요즘 해외 에이전시는 한국에서의 시청률과 선호도는 물론 배우, 연출가, 심지어 어느 작가가 썼는지까지 꼼꼼히 따진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2~3년씩 긴 공백기를 갖던 한류 스타들이 요즘 ‘다작’을 외치며 국내 시장으로 유턴하고 있다. 최근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 출연한 한류 스타 최지우는 “국내에서 한류 스타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아 작품 선택에 신중하게 된다. 공백이 길어질수록 내 변한 모습을 시청자도 낯설어해 국내 복귀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 앞으로는 공백 없이 꾸준히 국내에 내 모습을 노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류 스타 장근석도 ‘미남이시네요’로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 출연 중인 KBS 드라마 ‘예쁜 남자’의 시청률이 고전을 면치 못해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이사는 “국내 시청자들은 연기력에 대해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편이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등 배우로서 다양한 얼굴이 있는 그가 해외를 의식해 국내에서 변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열애 사실이 알려진 배용준도 몇 년째 차기작을 물색 중이지만 컴백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진도 중국에서 대표적인 한류 스타지만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조연급으로 출연 중이다. 소속사 대표는 “한국에서 꾸준히 후속 작품이 성공해야 이를 발판으로 해외에서도 수명이 오래간다”면서 “이 때문에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좋은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K팝 스타들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입지를 다지지 않고 섣불리 해외 활동에 나섰다가 국내 입지마저 좁아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걸그룹 원더걸스가 인기 절정의 시기에 미국에 진출하면서 후배 그룹이던 소녀시대에게 추월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차세대 대표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인식되던 인피니트도 월드투어에 주력한 사이 국내에서는 엑소 등 신인 아이돌에게 치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몇 달씩 해외 활동에 나섰던 K팝 스타들이 요즘 부쩍 국내 팬 다지기에 공들이는 사례가 많다. 한 가요 기획사 본부장은 “국내 가요시장 경쟁이 치열해 팬 이탈을 막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국내 활동을 자주 하면서 팬과의 스킨십을 늘려야 하는데 컴백하는 팀이 많아 작곡자 수급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4년여 만에 컴백을 앞둔 비도 일본 제프 투어 등 해외에서 먼저 몸을 풀고 자신감을 얻은 뒤 국내 시장에 얼굴을 내민다. 비의 소속사 큐브DC의 홍일화 부사장은 “예전처럼 해외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해서 국내에서 자동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니다. 해외의 K팝 팬들도 한국 활동 성과에 민감하다”면서 “해외 시장보다 국내 시장을 지키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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