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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Fan’ 잠 못 이루는 부천의 밤… “놓치면 후회” 프로그래머 3인의 선택

    ‘PiFan’ 잠 못 이루는 부천의 밤… “놓치면 후회” 프로그래머 3인의 선택

    매년 여름이면 공포와 스릴러, 판타지 등 독특한 장르 영화의 세계로 안내하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오는 17일 개막한다. 18회째를 맞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47개국 210편의 영화가 상영돼 전 세계 장르영화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호러 장르의 점유율이 높았던 예년과 달리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좀 더 대중성을 강조한 것이 올해의 특징. 영화 마니아라면 1박 2일간 영화도 보고 캠핑도 즐기는 ‘우중 영화산책’ 이벤트도 챙길 만하다. 무슨 영화를 먼저 볼까 고민하지 마시라. 프로그래머 3인이 올해 PiFan의 경향과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 7편을 엄선해 귀띔해 준다. 정리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편장완 수석 프로그래머 “정통 스파이 영화에서 웨스턴·좀비 영화까지 판타스틱 축제의 특성을 맘껏 즐겨라” ●잭 스트롱 첩보물의 주인공인 스파이들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단골 소재이자 선망의 대상이요, 히어로였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지금까지의 스파이물과는 달리 냉전시대 폴란드의 평범한 장교가 어떻게 자신의 동료들과 국가를 배신하고 스파이(잭 스트롱)가 되어 가는가를 그리고 있다. 평범한 주인공인 쿠클린스키 대령이 소련이라는 절대권력에 맞서는 용기가 긴장감을 자아내고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낼 힘조차 없다는 사실이 끊임없는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실제로 리샤드 쿠클린스키 대령은 10년간 폴란드에서 CIA 첩보원으로 활동했다. ●데드 스노우2 신나는 좀비 액션영화이기도 하지만 토미 비르콜라 감독은 이 시대에 우리가 맞서야 할 적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묻는다. 최근 유럽에서 신나치들의 인종차별적 범죄행위들이 보고되고 있고, 각국에서 군국주의와 전체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영화는 나치 좀비들과 인간·좀비 연합군들의 전투를 통해 최근의 전체주의 기류에 대해 통쾌하고도 시원한 최후통첩을 날린다. 영화를 보는 순간만은 누구라도 ‘정의는 승리한다’는 순진무구한 믿음으로 마틴과 좀비 연합군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쉬 울프 남미의 열정과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파격적인 스릴러 영화. 때론 늑대처럼 공격적이고, 때론 하얀 말처럼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양처럼 순수한 다중인격을 지닌 여성 연쇄살인마가 끝없이 남성을 유혹하고 살해하는 것으로 남성 중심 사회에 핏빛 도전장을 던진다. 아르헨티나의 여성감독 타마에 가라테구이의 감각적인 연출과 독특한 스릴러적 세계관이 돋보인다. 영화 속 무채색의 흑백 이미지들은 폭력, 섹스, 다중인격 등이 빚어내는 환상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 ■ 이상호 프로그래머 “북유럽에서 라틴 아메리카까지, 호러영화의 클래식에서 칸영화제의 최신작까지. 시공을 넘나드는 판타지의 향연 속으로 걸어들어갈 것” ●애니멀즈 드림 늑대인간의 저주를 타고난 소녀 마리의 잔혹한 성장기를 그린 영화로 ‘겨울왕국’의 잔혹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마리는 엘사처럼 혼자만의 성으로 떠나는 대신 엄마에 이어 자신마저 해치려 하는 마을 사람들과 핏빛 사투를 펼친다. 하얀 눈밭에 흩뿌려지는 붉은 피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마을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소녀 마리의 모습은 황홀하도록 아름답다.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이 선택한 명품 판타지 영화. ●폴터가이스트 한밤중에 갑자기 켜지는 텔레비전, 으스스한 피에로 인형, 아이들에게만 들리는 알 수 없는 목소리…. 이 영화는 오늘날 호러영화의 틀거리가 된 고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브 후퍼와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두 거장의 만남은 동화적 환상과 무서운 악령이 공존하는 한편의 아름다운 호러영화를 탄생시켰다. 2015년 리메이크 버전이 개봉되기 전 대형 스크린으로 오리지널 버전을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유지선 프로그래머 “에너지 넘치는 동북아의 장르영화 & 정통화법 지키는 동남아의 장르영화 비교감상하기” ●미드나잇 애프터 홍콩의 대표 감독 프루트 챈이 10년 만에 홍콩을 배경으로 한 영화 ‘미드나잇 애프터’로 돌아왔다. 비좁은 도시 홍콩의 몽콕에서 16인승 미니버스에 탄 승객들이 어둠 속 터널을 지나는 순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사라지고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프루트 챈은 영화적 세계를 장르영화의 자장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1997년 7월 1일 홍콩반환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환기시킨다. ●선지자의 밤 1990년대 중반 휴거를 외치며 길 잃은 사람들을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러 모은 광신도 종교집단의 20년 뒤의 이야기. 결국 아무것도 구원받지 못한 채 오히려 모든 것을 갈취당한 채 살아가고 있는 개인의 이야기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현재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국산 영화다.
  • [오늘의 눈] 탕웨이와 중국 한류/이은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탕웨이와 중국 한류/이은주 문화부 기자

    얼마 전 친한 대학 선배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대뜸 “김태용 감독을 아느냐”고 물었다. 평소 연예계보다 정치계에 관심이 더 많던 그에게도 ‘대륙의 여신’ 탕웨이와 결혼하는 영화감독이 누구인지 꽤나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인터뷰 때문에 두어 번 만난 김 감독은 굉장히 차분한 사람이었다. 좋다고 쉽게 흥분하거나 싫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부드러운 성격에 감독으로서의 지적인 면모 때문에 그에게 호감을 갖는 영화기자들이 많다. 중국 여배우와 한국 영화감독의 결혼 소식으로 양국의 인터넷이 뜨거웠던 다음날, 한국을 방문한 중국의 국가 주석 시진핑 내외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를 언급했다. 펑리위안은 “딸과 함께 시진핑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별그대’의 도민준(김수현)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며칠 사이 한국과 중국은 문화적으로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최근 중국과 관련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류 3.0시대가 시작됐다는 기획 기사를 준비하면서 업계 관계자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다. 현재 중국 젊은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거의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는데, 모바일로 2차 콘텐츠가 재생산되는 등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다는 분석들이다. 적극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받아들이지만 중국은 그리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특히 소수민족이 많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진출’에만 목적을 둔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중국 드라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등으로 현지에서 주가를 올린 한류스타 박해진의 소속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드라마가 더빙을 하기 때문에 대사를 완벽히 외울 필요는 없지만 한국 배우들이 대본에 녹아 있는 중국인의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해 현장에서 종종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면서 “중국에서는 한 번 시청률이 좋지 않으면 후속작 캐스팅에 난항을 겪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한국 드라마에 대한 정부 제재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 가변적이다. 물론 중국에서 한류 스타들의 초상권 불법 유통이나 제작의 불확실성 등은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지만 우리도 접근을 달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의 한 관계자는 “고액의 출연료나 많은 스태프의 동반 등 지나친 대우를 요구하는 상업적인 접근으로는 일회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현지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스킨십을 늘리고 중국 배우나 드라마도 한국 진출의 길을 여는 등 쌍방향 교류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탕웨이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의 모델로 출연한 광고 사진을 가리키며 “앞으로 저런 사례가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이때야말로 호기다. 한·일 외교의 급랭과 함께 침체된 일본 한류의 전철을 밟지 않고 중국 한류 3.0시대를 꽃피우려면 민간과 정부의 장기적인 대비와 투자가 필요하다. erin@seoul.co.kr
  • ‘밤 11시 지상파 예능’ 살아날까

    ‘밤 11시 지상파 예능’ 살아날까

    한때 평일 밤 11시는 지상파 TV의 황금 시간대로 분류됐다. 늦은 밤에도 각 방송사는 자존심을 걸고 대표 예능프로그램에 유명 MC들을 포진시켜 경쟁을 벌였다. 시청률은 20%를 넘나드는 게 예사였다. 최근 2~3년 사이 시청패턴이 급변화하면서 시청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새 프로그램을 투입해 부활에 나섰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는 미지수다. 밤 11시 예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SBS ‘강심장’, MBC ‘놀러와’, KBS ‘김승우의 승승장구’ 등 장수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되면서부터다. 후속으로 SBS ‘화신’이나 KBS ‘달빛 프린스’, MBC ‘토크클럽 배우들’ 등을 편성했지만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면서 하락세는 계속됐다. 이후 KBS ‘우리동네 예체능’, SBS ‘힐링캠프’와 ‘자기야-백년손님’ 등이 조금씩 자리를 잡으면서 밤 11시대를 힘겹게 받치고는 있지만 시청률 4~6%대에 그치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인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지난 2일 시청률은 5.6%, KBS ’해피투게더 3’의 3일 시청률은 7.1%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밤 11시대에 SBS ‘정글의 법칙’의 도시판인 ‘도시의 법칙 인 뉴욕’과 스타와 팬의 만남을 소재로 한 MBC는 ‘별바라기’를 신설했지만 아직 방영 초기로 시청률은 3~4%대에 머무르고 있다. KBS 예능국의 김호상 CP는 “2~3년 전부터 밤 11시 예능의 시청률이 10%대로 하락하더니 최근에는 시청률 7%만 나와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도로 판도가 바뀌었다”면서 “젊은층은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TV를 보고 중장년층은 종편 등으로 이동하면서 지상파 11시대가 힘을 잃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화된 콘텐츠의 공급에 실패하면서 지상파 11시 예능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tvN 등 CJ E&M 계열의 케이블 TV는 밤 11시대를 주력 시간대로 편성하고 이 시간대에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막돼먹은 영애씨’, ‘겟 잇 뷰티’, ‘푸른 거탑’ 등의 킬러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 CJ E&M 안미현 과장은 “밤 11시대에 20~40대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로맨스나 판타지 드라마를 집중적으로 편성하고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바뀐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소재나 타깃을 특화하면서 평균 시청률 2~3%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에서 시청률 2~3%는 꽤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종편도 중장년층을 겨냥한 집단 토크쇼를 밤 11시 이전에 시작해 지상파 드라마가 끝난 뒤 광고 시간에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을 흡수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예인의 가십에 치중한 스튜디오 토크쇼가 더 이상 대중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서 밤 11시 예능의 침체를 가져왔고 이후 예능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요즘 시청자들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예능을 선호하는데 지상파는 보편적인 소재나 시청층을 염두에 두다 보니 콘텐츠의 변별력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7월부터 신작 프로그램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등이 MC로 나선 SBS ‘매직아이’는 8일 밤 11시 15분에 첫 방송하고,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 ‘나는 남자다’도 8월 초 밤 11시대에 정규 편성될 예정이다. 두 프로그램은 지난 4~5월 파일럿으로 시청자를 만난 바 있다. ‘매직아이’는 의미 있는 뉴스에 대해 출연자들이 경험담을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고 ‘나는 남자다’는 남자 방청객을 초대해 남자들만의 집단 토크쇼라는 콘셉트를 앞세웠다. 김호상 KBS CP는 “기존의 연예인 사생활 토크가 아니라 공통적인 취미를 지닌 일반인들이 참여해 공감대를 중시하는 토크로서 시도나 포맷이 신선해 충분히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승보 SBS 예능국장은 “단순히 양적인 시청률이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소재와 장르로 유행을 선도하고 영향을 끼치느냐 하는 질적인 시청률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결혼에 질색하는 남자 결혼에 집착하는 여자

    결혼에 질색하는 남자 결혼에 집착하는 여자

    ‘응답하라 1994’, ‘응급남녀’ 등으로 젊은 시청자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tvN이 이번에는 새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을 선보인다. 연쇄 살인범을 추적한 ‘갑동이’ 후속으로 4일 8시 50분에 첫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결혼에 질색하는 남자와 결혼에 집착하는 여자의 계약 연애 로맨스를 그린 16부작 코믹 로맨스. 주장미(한그루)는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여자다. 뜻대로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반드시 사랑이라는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 요즘 젊은이들 같지 않은 아날로그 성향이다. 반면 직업, 외모, 학벌, 집안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남 공기태(연우진)는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결혼 안 하는 남자의 전형이다. 드라마는 억지로 결혼을 강요받는 공기태가 집안 어른들을 포기시킬 목적으로 절대 집안에서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주장미를 가짜 애인으로 등장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아랑 사또전’, ‘보통의 연애’ 등에서 주로 진지하거나 무거운 역을 맡았던 연우진은 이번 작품에서 말쑥한 차림에 망가지는 반전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등에 출연했던 한그루 역시 솔직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캐릭터에 도전한다. 한편 아이돌 출신 연기자도 나란히 커플로 호흡을 맞춘다. 2AM 출신의 정진운은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한여름 역을 맡았다. 그는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사랑과 사람을 믿으려 하지 않는 옴므파탈로 변신한다. 시크릿의 한선화는 명문대 출신의 잘나가는 의사로 결혼이 필요 없는 여자 강세아 역을 맡았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건 가치가 없기에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이루겠다는 당당한 성격의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위축된 공포영화 시장…올여름은 시원할까

    위축된 공포영화 시장…올여름은 시원할까

    여름철 극장가의 기본 아이템은 뭐니 뭐니 해도 공포영화다. 여름 한철 ‘반짝 특수’를 누리는 데 공포물만 한 게 없다. 잘 만든 공포영화 한 편이 흥행 부담이 큰 블록버스터보다 더 안전한 효자 노릇을 할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판도가 깨지고 있다. 2~3년째 공포영화 시장이 전례 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소재가 고갈된 데다 무엇보다 강도 높은 스릴러물에 상시 노출되면서 관객들이 공포에 무감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쎈’ 스릴러물이 아예 호러물을 대체하고 있는 현상도 뚜렷하다. 임성규 롯데시네마 홍보팀장은 “최근 스릴러나 누아르물에도 호러 요소가 강화되면서 공포 장르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몇 년간 공포영화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자 제작사들도 흥미를 잃어 제작 편수 자체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동안 지나치게 10대 취향에만 머물러 있던 제작 풍토가 공포영화 시장 축소를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홍보사 워너비펀의 김영심 실장은 “소녀 취향의 심리공포물에서 장르를 확대하지 못하면서 극장가의 주요 관객층으로 급부상한 중장년 관객을 잡는 데 실패했다”면서 “학원 공포물의 경우 제한된 관객층을 노리다 보니 제작비가 축소됐고 눈높이가 높아진 10대마저 외면하면서 흥행에 실패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동안 정체됐던 일본 공포물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리면서 시장이 더 작아졌다. “20대 이상까지 타깃층을 확대한 유럽 공포영화 시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그러나 이처럼 위축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마니아 관객을 노린 공포물이 대기 중이다. 막강 파괴력을 예고한 대형 작품이 아니라 쉽게 손익을 맞출 수 있는 안전지향형의 작은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산 영화로는 학원 공포물의 계보를 잇는 강하늘·김소은 주연의 ‘소녀 괴담’이 지난 2일 테이프를 끊었고 3일에는 공포 스릴러 ‘내비게이션’이 개봉했다.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난 영화 동아리 멤버 3명이 우연히 주운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목적지를 찾아 가던 중 뜻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며 극한의 혼돈에 빠진다는 줄거리다. 일본의 간판급 공포영화 ‘주온’의 세 번째 시리즈 ‘주온:끝의 시작’은 10일 개봉한다. 이번에는 초등학교 담임을 맡게 된 유이(사사키 노조미)가 등교 거부 중인 학생의 집을 방문해 19년 전 사에키 일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겪는 공포를 그렸다. 시즌 3는 지난 15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도시오와 가야코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프리퀄 성격의 작품이다. 영화 ‘폰’, ‘가위’ 등 공포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안병기 감독도 ‘분신사바2’(17일 개봉)를 내놓는다. ‘분신사바2’는 2년 전 자살한 친구와 관련된 의문을 파헤치며 드러나는 끔찍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중국에서 제작됐다. ‘여고괴담’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한별이 주연을 맡았다. 올해 공포영화 행렬의 마지막에 선 작품이 ‘터널 3D’(8월 13일 개봉). 버려진 탄광에 세워진 리조트에 놀러 간 5명의 친구들이 우연히 들어간 터널에 갇히면서 끝없는 공포와 사투를 그린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더 웹툰-예고살인’의 제작진이 만든 청춘 호러물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남다르게 남자영화 전성시대

    남다르게 남자영화 전성시대

    요즘 한국 영화는 말 그대로 ‘남자 영화’ 전성시대다. 올 상반기에는 유독 강한 액션을 내세운 ‘센 남자’들의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다. 이선균·조진웅 주연의 영화 ‘끝까지 간다’는 거칠지만 촘촘한 액션 스릴러로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트랜스 포머 4’에 맞서 선전하고 있고 앞서 지난달에는 ‘우는 남자’, ‘황제를 위하여’, ‘하이힐’ 등 ‘19금 누아르’ 열풍이 휘몰아쳤다. 이달에도 이런 기조는 계속된다. 멀티 캐스팅을 내세운 남자 영화 ‘신의 한 수’(2일 개봉)와 ‘좋은 친구들’(10일 개봉)이 조만간 간판을 건다. 두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짚는다. ■ 바둑을 소재로 한 ‘신의 한 수’ 바둑알이 무기가 될 줄이야… 정우성에게서 액션을 보았다 바둑은 지극히 정적인 두뇌 게임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잘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직장 생활을 바둑판에 절묘하게 빗대 풀어낸 웹툰 ‘미생’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바둑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 ‘신의 한 수’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독특한 액션 영화다. ‘세상이 고수에게는 놀이터요, 하수에게는 지옥 아닌가’라는 맹인 바둑의 고수 주님(안성기)의 말처럼 영화는 실생활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바둑 용어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간다. ‘패착’(지게 되는 나쁜 수), ‘포석’(전투를 위해 진을 치다), ‘사활’(삶과 죽음의 갈림길) 등 소제목에 맞춘 에피소드로 구성돼 바둑에 담긴 철학적인 은유와 육체적인 액션을 결합시켰다. 영화는 화투, 포커 등 도박 못지않은 내기 바둑판을 소재로 한다. 평범해 보이는 바둑 기원에서는 최첨단 감시망에 수십억원의 판돈이 오가고 게임의 승패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뜻하지 않게 내기 바둑판에 발을 들였다가 살수(이범수)의 음모로 형을 잃은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은 형을 죽였다는 살인 누명까지 쓰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후에 태석은 억울하게 죽은 형을 대신해 복수에 나선다. 2011년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퀵’에서 빠른 오토바이 액션을 선보였던 조범구 감독은 이번에도 속도감 있고 민첩한 액션으로 승부를 건다. 바둑알이 때로는 잔인한 무기가 되고 범죄의 현장으로 변해 가는 바둑판은 마치 비정한 누아르 영화 같기도 하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오락 영화로서의 묘미를 살린다. 태석 역의 정우성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그간의 출연작 중 가장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극 초반 덥수룩한 수염에 안경을 쓴 순진한 모습에서 점차 힘을 키워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모습은 흡사 할리우드 액션 히어로를 떠올리게 한다. 전신 문신을 새긴 이범수는 온몸으로 ‘절대 악’의 캐릭터를 대변한다. 태석과 내기 바둑판의 브로커 선수(최진혁)가 웃통을 벗은 채 영하의 냉동 창고에서 생사를 다투며 바둑을 두는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남자 영화’로서의 본색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후반부에 태석과 살수는 흰돌과 검은돌을 상징하는 흰색, 검은색 수트를 입고 주먹과 칼로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친다. 잔인함의 강도가 높지만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몰입감을 높인다. 감독은 바둑과 액션을 접목시켜 정신과 육체의 완벽한 승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둘은 생각만큼 잘 섞이지 못해 다소 겉도는 인상을 준다. 입으로 먹고사는 내기 바둑꾼 꽁수(김인권)의 코미디는 쉬어 갈 대목을 주지만, 쉼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는 센 액션 장면이 다소 지치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 ‘좋은 친구들’ 총질 없이 누아르 될 줄이야… 주지훈에게서 연기를 보았다 ‘남자 영화’의 참패 원인 중 하나가 수위 높은 잔혹성으로도 가리지 못한 빈약한 시나리오였다. ‘좋은 친구들’은 지금껏 쏟아진 누아르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총질과 칼부림을 말끔히 떨어냈고 평범한 인물들을 앞세웠다. 그리고 친구와 나, 욕망과 죄책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내면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남자라기보다 인간의 이야기에 가깝다. 주인공들은 거친 조폭도, 고독한 킬러도 아니다. 아내와 딸과 함께 살아가는 소방관 현태(지성), 잘나가는 보험사 직원 인철(주지훈), 달동네 세탁소 주인 민수(이광수) 등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20년 동안 친형제처럼 지내온 이들은 결코 나쁜 뜻이 아니었던 행동에서 비극을 맞이한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머리를 맞댄 현태의 어머니와 인철, 이에 가담한 민수가 현태 어머니가 운영하는 성인 오락실에 불을 지르다 사고로 현태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현태는 범인을 찾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한다. 진실이 한 꺼풀씩 벗겨질수록 인철과 민수는 한 걸음씩 벼랑으로 내몰린다. 영화는 진실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포착한다. 현태는 조금씩 친구들이 의심스러워지지만 모른 척하며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인철은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려 알리바이를 세우면서도 범인을 쫓는 현태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음료수도 건넨다.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민수. 인철이 진실을 덮기 위해 발악하는 동안 민수는 술로 마음을 달래며 폐인이 돼 간다. 배우들은 일부러 힘을 주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로 인물들의 심리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특히 주지훈의 연기가 발군인데, 그가 맡은 인철은 자신의 출세 혹은 친구들을 위해 늘 숨가쁘게 달린다. 양극단을 오가는 표정과 대사로 불안함과 초조함, 욕망과 좌절 등 다채로운 심리를 보여 준다. 이광수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보여 준 ‘감초’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버렸다. 다소 아쉬운 건 지성인데, 슬픔을 꾹꾹 누른 채 진실을 파헤치는 현태의 캐릭터가 인철과 민수에 비하면 밋밋하다. 누아르 영화들이 무게감을 주는 것은 남자들의 싸움과 갈등의 저변에 인간의 고독한 내면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좋은 친구들’은 이를테면 겉치레를 덜어 낸 누아르다. 폼 잡는 배우들도, 수위 높은 폭력도 없지만 스토리와 연기만으로 이 같은 누아르의 공식을 충족시킨다. ‘좋은 친구들’이라는 제목처럼 역설적인 상황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면서 스토리는 간결하고, 메시지는 명확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계 챔프 ‘당구여제’ 김가영씨의 20년 당구 인생

    세계 챔프 ‘당구여제’ 김가영씨의 20년 당구 인생

    아리랑TV는 1일 오후 7시 토크쇼 ‘디 이너뷰’에서 ‘당구 여제’ 김가영씨의 20년 당구 인생을 소개한다. 그는 당구장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추천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큐를 잡기 시작했다. 맨 처음 사구와 스리 쿠션을 배워 대학생 오빠들 틈바구니에서 당구공과 씨름했다. 그가 포켓볼로 전향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이틀 연습하고 나간 포켓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한국엔 적수가 없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세계무대를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당시 제일 이기고 싶고 존경하는 선수가 세계 랭킹 1위였던 타이완의 류신메이였던 그는 홀로 타이완행 비행기에 올랐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하루에 4시간만 자며 연습에 매달린 가영씨는 결국 6개월 만에 류신메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에는 프로 무대에 서기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가영씨는 “그때는 제가 길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당구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당구에 대한 의지와 책임을 전했다. 그는 미국에 진출한 지 1년 만인 2004년 US오픈 준우승을 시작으로 2004년과 2006년,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국제 대회 타이틀만 20개, 국내 대회 타이틀은 50개가 넘는다. 그는 국내 남녀 당구 선수 중 유일하게 연금을 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후배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가영씨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예술 당구를 선보인 그에게 당구를 배우는 시간도 준비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 韓流 3.0시대

    [커버스토리] 韓流 3.0시대

    ‘제2의 할리우드, 중국 시장을 잡아라!’ 인터넷과 젊은 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 대륙을 사로잡는 ‘한류 3.0시대’가 무르익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을 강타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한동안 시들어 가던 한류를 회생시켜 ‘신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있는 것. 중국에서 모처럼 되살아난 한류 3.0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유형을 보인다. 드라마 시장의 경우 스타 배우만이 아니라 감독, 작가, 스태프에게까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기 콘텐츠를 수입해 이를 향유하는 차원을 넘어 한·중 합작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한류는 현지 팬들을 수용하는 유형을 달리하며 꾸준히 진화해 왔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1997년 중국에서 방영된 ‘사랑이 뭐길래’를 시작으로 ‘목욕탕집 남자들’, ‘별은 내 가슴에’, ‘대장금’ 등의 한국 드라마가 중국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것이 이른바 ‘한류 1.0시대’. 이후 국내 연예기획사들의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이 더해지면서 ‘한류 2.0시대’가 이어졌다. 장서희, 채림, 장나라, 추자현 등이 중국 드라마에 출연해 현지 스타 못지않은 대접을 받았다. 그러다 이후 한류는 주춤했고 한때 “생명력이 다했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그런 한류가 3.0시대를 열며 회생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SBS ‘상속자들’로 불씨를 살리는가 싶더니 이어 ‘별그대’로 꽃을 피웠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드라마 콘텐츠를 접한 게 삽시간에 한류가 회생한 배경이 됐다. 특히 10~20대 남자배우층이 두껍지 않은 중국에서 이민호, 김수현, 이종석, 박해진 등이 각광받으며 한류 스타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업계에서도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의 온라인 판권은 인기 드라마의 경우 회당 10만 달러를 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 5만~8만 달러 선이다. 이처럼 중국 한류가 다시 전성기를 맞으면서 중국 드라마나 영화에 진출하는 톱스타도 줄을 잇는다. 김태희와 김범이 중국 사극 ‘서성 왕희지’와 드라마 ‘미시대’의 주인공을 맡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내 활동은 거의 접다시피 한 채 ‘중국 시장 관리’에 올인하는 스타도 적지 않다. 한류 스타가 소속된 회사의 대표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인들의 문화의식이 크게 높아졌고,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과 작가들이 몰려오는 등 중국은 최고의 해외시장으로 부상했다”면서 “드라마의 경우 한국에서보다 최소 2배 이상의 출연료가 보장되는 데다, 한국의 10배가 넘는 거대한 광고시장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중국의 한류 3.0 어떻게 열렸나] 잘 생겼다 별그대 잘 띄웠다 인터넷

    [커버스토리-중국의 한류 3.0 어떻게 열렸나] 잘 생겼다 별그대 잘 띄웠다 인터넷

    중국을 기반으로 한 ‘한류 3.0시대’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발달과 함께 도래했다. 현재 중국의 TV는 한국 드라마의 방영을 거의 금지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방영된 뒤 1~2시간 후면 중국어로 번역된 한국 드라마를 인터넷을 통해 감상한다. 중국의 심의기관인 광전총국의 까다로운 검열이 TV에 비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아이치이 등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총 40억뷰를 넘기는 기록을 세운 뒤 SBS ‘쓰리 데이즈’ ‘닥터 이방인’ ‘너희들은 포위됐다’, MBC ‘트라이앵글’ ‘호텔 킹’ 등도 유쿠닷컴, 바이두, QQ 비디오 등 중국의 8개 인터넷 사이트에 경쟁적으로 팔려 나갔다. ‘닥터 이방인’의 경우 매회 방송이 끝난 뒤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등 3~4개의 중국 기업 광고가 붙는다. 중국의 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 한국 드라마의 온라인 판권은 회당 3000달러 선에 거래됐지만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올 초 2만~3만 달러이던 회당 가격은 8만~10만 달러까지 뛰었고, 아직 방영되지 않은 드라마를 입도선매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신혜선 선임연구원은 “동영상 사이트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의 제재가 거의 없다. 그 덕분에 ‘별그대’ 등 경쟁력 있는 한국 드라마 콘텐츠가 중국에 공급되면서 한류 3.0시대가 자연스럽게 열렸다”며 “인터넷 속성상 패러디 등 2차 콘텐츠가 빠르게 확대 재생산됐다”고 짚었다. 최근 ‘별그대’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한 중국의 한 대학교수는 “만약 ‘별그대’가 인터넷에서 방영되지 않고 보통 중국 드라마처럼 방영됐다면 이렇게 영향력이 크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환경이 받쳐 준 덕분에 한국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가 다시 급상승할 수 있었다는 분석들이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사 아이엠컴퍼니의 배경렬 대표는 “중국은 위성, 유료 TV 지역 케이블 등을 포함한 TV 채널의 수가 2300개나 되고 영화관이 2만개가 넘는다. 최근 영화 시장에 자본이 몰리면서 영화 산업의 질도 급속히 높아졌다”며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최근 중국의 한류 확산 속도는 일본보다 2~3배는 더 빠르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 배우들이 유난히 ‘먹히는’ 이유는 뭘까. 한국 배우들이 골상학적으로 중국 남방계나 북방계의 중간 정도 외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런 온화한 외모에 섬세한 감정 표현 연기가 중국팬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한다는 것. 특히 ‘별그대’ 이후 키 크고 잘생긴 한국 남자 배우들은 ‘백마 탄 왕자’ 이미지에 판타지까지 가미돼 더욱 각광받는다. 이민호, 김수현, 이종석, 김우빈, 박해진, 전지현, 박신혜 등 한류 3.0시대의 스타들은 중국 팬미팅에서 수많은 팬을 몰고 다니며 현지 광고 모델로도 상종가를 친다. 2PM의 멤버 닉쿤은 지난 23일 첫방송된 중국 드라마 ‘일과 이분의 일, 여름’의 주인공을 맡았고 이정진도 최근 중국 드라마 ‘사랑이 다시 온다면’의 촬영을 마쳤다. 송승헌도 한·중 합작 영화 ‘제3의 사랑’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폐막한 제17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는 중국 영화의 주인공을 꿰찬 한국 배우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우위썬 감독의 영화 ‘태평륜’의 주인공인 여배우 송혜교가 개막 선언을 했고 오는 11월 개봉하는 중국 영화 ‘노수홍안’의 주인공 비가 레드카펫을 밟았다. 한류 3.0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팬들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대목이다. ‘별그대’에서 여주인공 천송이가 언급한 ‘치맥’(치킨과 맥주)이 대륙에 열풍을 일으킨 사례는 대표적이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 드라마 세트가 전시된 ‘별그대’ 특별기획전에도 중화권 관광객들이 연일 몰리고 있다. 중국 드라마 제작사들의 벤치마킹 움직임도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한국 스타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한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문의가 급증한다. 아예 중국 아이돌 가수를 한국에서 트레이닝 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요즘 중국에서는 한국의 CF 감독, 사진작가 등과 함께 한국 스타일의 광고를 찍는 것도 유행이다. 배우 이민호는 네이버 라인의 중국 CF에서 한국 드라마 형태로 출연했다. 이민호의 소속사인 스타하우스 관계자는 “예전에 한류 스타는 단순히 CF에 얼굴만 내밀었지만, 요즘엔 목소리 광고 등 세세한 부분까지 요구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스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것도 한류 3.0의 특징이다.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까지 관심 영역에 들어가고 있는 것. 중국이 최근 스튜디오 예능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바뀌는 추세도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국산 예능 프로그램들의 진출 기세는 거세다. 후난TV에서는 MBC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 시즌 2가 방송 초읽기에 들어갔고, tvN ‘꽃보다 할배’의 중국판인 ‘화양예예’(花???)는 지난 15일 동방위성TV에서 첫 방송된 뒤 동시간대 2위에 올랐다. 중국 절강TV에 포맷이 팔린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도 올 10월 현지 방송된다. 이들은 SBS PD들이 공동 개발 및 제작에 참여해 기술자문까지 해 준다. SBS 예능국 글로벌콘텐츠팀 김용재 차장은 “최근 절강TV 관계자들이 방문해 국내 멀티카메라 제작 시스템은 물론 구성, 편집, 자막에 대한 노하우까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 합작 쪽에서도 한국은 기획과 개발 컨설팅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대세다. CJ E&M은 ‘일과 이분의 일, 여름’과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중국 드라마에 한국 크리에이터와 감독 등을 투입해 시나리오 개발, 캐스팅, 해외 배급 등을 진행했다.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영화 쪽에서는 공동 제작이 크게 늘었다. 장윤현 감독이 현지에서 메가폰을 잡은 스릴러 ‘평안도’,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 버전 등이 그런 경우다. CJ E&M 글로벌사업팀 정지현 부장은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는 참신한 스토리와 스타일리시한 화면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작가나 조명, 미술, 촬영감독 등 스태프들의 노하우를 문의하는 사례도 급증했다”며 “코미디, 사극 위주인 중국 영화가 공동 제작을 통해 한국의 멜로, 판타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 중국 한류 3.0의 그늘

    ‘한류 3.0시대’에는 한국 배우들의 몸값이 눈에 띄게 뛰었다. 드라마 한 편당 출연료는 국내의 최소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형성돼 있다. CF 쪽에서는 한국의 1.5배 이상이 통용가격으로 굳어 있다. 기업 행사에서는 계약 담당자가 한류 스타에게 “얼마를 받길 원하느냐”고 대놓고 물어보는 사례가 흔하다. 하지만 양국의 제작 시스템 및 문화 차이로 위험 부담도 적지 않다. 중국에서 한 해 동안 사전 제작 시스템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는 평균 3만~4만편.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빛을 못 본 채 사장된다.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부 당국(광전총국)을 통해 사전에 시나리오 검열에 통과해야 촬영이 가능하다. 거기다 귀신, 외계인 등의 소재는 일체 금지됐다. 또 중간에 영상 검열이 있는 데다 작품을 찍은 뒤에도 배급권이 있어야 방송사에 팔 수 있다. 한 가수 출신 연기자는 수년 전 중국에서 드라마를 찍었지만 아직까지 전파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다. 높은 개런티에 쾌재를 불렀다가 제작 과정에서 투자가 끊겨 드라마가 ‘엎어지는’ 사례도 많다. 신한류 붐을 타고 불법 에이전트, 사칭 매니저가 난무하는 것도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빈, 이민호, 김수현 등을 한꺼번에 섭외하겠다며 40만 위엔(약 7000만원)을 영업비와 진행비로 요구한 중국 에이전트 사기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배우와 찍은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친분이 있다고 중국 투자자를 속여 막무가내로 한류 스타의 사무실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출연료 가로채기 등의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국내 한 여배우의 매니저는 “중국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고 실제 제작사에서 지불한 출연료와 지급된 돈이 달라 알아보니 중간에 소개해 준 불법 에이전시에서 수억원을 가로챈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캐스팅과 관련된 거짓 루머나 초상권 침해 문제도 심각하다. 한 한류 스타의 소속사 관계자는 “가끔 우리도 모르게 소속 배우의 생일 파티를 연다는 전단지를 보거나 아예 출연이 확정됐다며 얼굴이 박힌 드라마나 영화 시놉시스를 받아 볼 때는 황당하다”면서 “특정 시놉시스를 오래 검토할 경우 출연이 확정됐다는 소문이 발생해 연쇄 피해가 나기 때문에 중국 작품의 출연 제의는 빨리 검토하고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게 철칙”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스타들을 경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인터넷TV 하나당 한국 드라마 편수를 규제하고 한국 연예인의 광고를 규제하려 하는 것. 드라마나 CF 촬영장에서 한국 스태프를 4명 이하로 제한하기도 한다. 중국 방송사나 기업들이 전세기까지 동원해 한국 스타 ‘모시기’에 열을 올린다는 소식에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국 스타들의 고액 출연료가 알려지면서 중국 스타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일부에서는 한국 스타들이 돈을 많이 주면 무조건 출연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안티 블로그나 안티 카페가 생겼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지 문화를 잘 파악하고 진출하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아이엠컴퍼니의 배경렬 대표는 “한국 스타들의 일방통행만으로는 모처럼 형성된 중국 한류가 다시 세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지 예능 프로그램이나 팬미팅 등의 노출 빈도를 늘려 중국인들과 친밀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한류 3.0의 생명력을 이어 가려면 중국 배우들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전지현도 中생수 광고 예정대로

    전지현도 中생수 광고 예정대로

    김수현에 이어 전지현도 논란이 된 중국 생수 광고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가지 유무형의 손실이 예상되는 바, 신중한 검토와 심도 깊은 논의 끝에 부득이하게 본 계약을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동안 광고주 및 광고대행사와 원만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광고주는 한국 내 이슈가 되고 있는 정치적인 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업이고 이번 헝다빙취안(恒大氷泉) 광고에 소속배우를 기용한 것에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광고가 중국 대륙에만 한정된 계약으로, 생수의 원천지인 창바이산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한류) 배우를 기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그가 돌아왔다, 트랜스포머 시즌 4 :사라진 시대… 올여름 극장가 강타할까

    그가 돌아왔다, 트랜스포머 시즌 4 :사라진 시대… 올여름 극장가 강타할까

    올여름 할리우드 최대 기대작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트랜스포머’ 시즌 4)가 25일 베일을 벗는다. 변신 로봇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어린아이부터 30~40대 남성 관객까지 전방위로 ‘로봇 판타지’를 자극한다. 전편들의 국내 흥행 성적이 그 위력을 방증한다. 2007년 선보인 1편이 744만명, 2009년 2편이 750만명, 2011년 3편이 778만명 등 모두 227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을 하루 앞둔 24일 예매율이 80%를 넘길 만큼 영화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전 세계 최초 개봉하는 ‘트랜스포머 4’의 장단점을 짚어 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UP> 딸 바보 아버지의 모험… 더 화끈해진 로봇군단 시즌 4의 가장 큰 변화는 뭐니 뭐니 해도 주인공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전 시리즈에서 예쁜 여자친구와 로봇으로 변하는 꿈의 자동차를 가진 청년의 로망이 그려졌다면, 이번에는 하나뿐인 딸을 애지중지하는 아버지가 주인공이 됐다. 엔지니어인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는 딸 테사(니콜라 펠츠)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산 고물차가 평범한 트럭이 아니라 변신 로봇인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위험에 처한 딸을 구하기 위해 거대 로봇들의 전투에 뛰어드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가족 모험 영화 같은 인상을 준다. 물량 공세로 쉴 새 없이 퍼붓고 파괴하는 장면이 많아 피로감이 짙다는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마이클 베이 감독은 영화의 중후반까지 완급 조절을 한 흔적이 역력하다. 전편에 비해 유머도 많아졌고 서사가 강조된 덕분에 쉬어 갈 포인트가 적지 않다. 잘 다듬어진 컴퓨터 그래픽(CG)도 로봇들의 개성과 캐릭터를 무리 없이 표현한다. 특히 시즌 3부터 선보인 3D 효과는 이번에 훨씬 스케일이 커졌다. 극 초반 광활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로봇이나 도심의 고층 빌딩, 아파트 등에서 펼쳐지는 전투 장면은 눈이 시원해지는 볼거리다. 더욱 다양해진 로봇 군단도 한결 즐거운 감상을 보장한다. 오토봇의 수장이자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베스트 파트너인 범블비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무기 전문가 오토봇 하운드와 검을 주 무기로 다루는 무사 로봇 드리프트, 쌍권총을 활용하는 크로스헤어 등도 새롭게 등장해 현란한 액션 밥상이 차려진다. 티라노사우루스, 익룡 등 공룡을 형상화해 공룡 로봇이라 불리는 ‘다이노봇’ 군단도 눈길을 끈다. 오토봇 진영에 맞서는 적인 락다운과 갈바트론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 만큼 파괴력이 막강하다. 후반부에 대형 우주선 나이트십에서 펼쳐지는 액션, 각양각색의 로봇들이 벌이는 육지 전투 장면 등도 압권이다. <DOWN> 로봇 싸움만 164분… 쿵푸팬더 화낼 中 촬영분 ‘트랜스포머 4’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이 꼽힌다. 상영시간이 무려 164분. 물고 물리는 서사를 앞세운 영화도 아닌데,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은 SF 액션물의 긴장감을 절반으로 뚝 부러뜨려 놓는다. 영화는 시카고에서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결전이 벌어지고 난 5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전반부에서는 정부가 일부 오토봇을 제외한 트랜스포머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면서 디셉티콘에 맞서 싸우던 오토봇들의 배신감을 강조한다. 여기에 아버지의 부성애를 덧입히는 등 전반적인 서사는 전편들보다 강해졌지만, 압축미 없이 전개되는 엉성한 스토리는 로봇들의 현란한 전투 장면이 펼쳐지기 전까진 다소 지루하다. 이번 영화는 홍콩, 베이징 등 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중화권 도시를 배경으로 삼았다. 판이 커진 중국 영화시장을 염두에 둔 계산에서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로케이션’으로 일찍부터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이 대목이 오히려 영화의 족쇄가 됐다. 후반부는 마치 홍콩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공간적 요소를 부각시켰으나 영화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지 못하고 사족처럼 겉돌기만 한다. 중화권 인기 여배우인 리빙빙이 영어 대사와 액션신을 소화했으나 이 역시 온전한 캐릭터로 소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화제를 모았던 전 슈퍼주니어 멤버 한경의 출연 분량도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3초에 불과해 ‘생색용 종합선물세트’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 투자사가 영화의 완성본을 본 뒤 투자 철회를 발표하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 한국전쟁 멈추던 날… 그들은 왜 전장에서 죽었나

    한국전쟁 멈추던 날… 그들은 왜 전장에서 죽었나

    국립대전현충원 6·25 사병 묘역에는 일렬로 서 있는 3개의 묘비가 있다. 묘비의 주인들은 다르지만, 묘비 뒤편에 적혀 있는 전사일과 전사 장소는 모두 같다. ‘1953년 7월 27일 화천에서 전사’. 1953년 7월 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돼 6·25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날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전쟁의 마지막 날인 이날 전사하게 된 것일까. 24일 밤 10시 50분 방송되는 KBS 1TV ‘다큐 공감-마지막 전사자’ 편에서는 6·25 전쟁 마지막 순간에 안타깝게 전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던 전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 조명한다. 제작진은 현충원에 나란히 안장된 3명의 전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파헤치던 중 나란히 서 있는 묘비 3개의 주인들이 한날, 한시, 한 장소에서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이들은 전쟁이 끝나기 불과 6개월 전인 1953년 1월 동시에 입대해 함께 8사단 16연대 1대대 1중대에 배치된 전우였다. 전쟁의 끝자락, 남은 가족들에게 꼭 살아서 돌아오겠노라고 약속했던 세 사람은 전쟁의 마지막 순간, 그 몇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안타깝게 숨을 거둬야만 했다. 그들은 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을까.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하는 가족들에게 6·25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었다. 정전 협정이 시작되면서부터 더 치열해져만 갔던 고지전.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워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잊어서는 안 될 6·25 전쟁, 그러나 잊혀 가고 있는 전쟁의 마지막 순간을 돌아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무겁고 심각한 장르 벗어나 반전 시동… 하반기 안방극장 3대 키워드는

    무겁고 심각한 장르 벗어나 반전 시동… 하반기 안방극장 3대 키워드는

    하반기 안방극장이 일제히 분위기 반전에 들어간다. 무겁고 심각한 장르물 위주였던 상반기와는 사뭇 달라진다. 방송사들이 너나없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상반기 흥행 성적을 뒤집어 보겠다는 각오다. 트렌드로 잡히는 키워드는 세 가지다. 멜로 장르, 퓨전 사극, 흥행 검증을 받은 남녀 주인공의 재결합이다. 가장 뚜렷하게 감지되는 변화는 뭐니뭐니 해도 멜로의 컴백이다. 상반기 ‘신의 선물-14일’과 ‘쓰리 데이즈’로 장르물의 유행을 주도했던 SBS는 새달부터 월~목 밤 10시대 미니시리즈를 모두 멜로물로 채운다. 최대 기대작은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제). 지난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정통 멜로 붐을 일으켰던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이 1년 만에 다시 내놓는 야심작이다. 인기 추리소설 작가 겸 라디오 DJ(조인성)와 겉은 차갑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신과 의사(공효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로맨틱 멘탈 클리닉’을 모토로 내세운 이 작품은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사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닥터 이방인’ 후속으로 다음달 선보일 새 월화드라마 ‘유혹’(가제)은 멜로 색채가 좀 더 짙다. 빚더미에 몰려 벼랑 끝에 놓인 남자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다는 내용으로 권상우, 최지우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한류 드라마의 원조 격인 ‘천국의 계단’ 이후 11년 만이다. 한동안 복수극만 내놓았던 KBS도 멜로로 반전을 노린다. 23일 첫방송하는 새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은 몰락한 스타 뮤지션 장준현(지현우)이 악연으로 얽힌 억척녀 최춘희(정은지)를 트로트 스타로 키우면서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가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높다. 흥행 대박을 터뜨렸던 ‘어제의 커플’들이 다시 남녀 주인공으로 손을 잡는 것도 주요 트렌드다. ‘개과천선’ 후속으로 새달 2일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주인공 장혁과 장나라는 2002년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다시 뭉쳤다. 당시 캔디형 여주인공과 재벌 2세를 연기했던 이들이 이번엔 착한 게 유일한 개성인 여자와 잘못된 결혼으로 후계자에서 밀려날 위기의 재벌 3세 역으로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다. 25일 방송되는 KBS 새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의 이준기와 남상미도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7년 만에 재결합한다. 개화기 조선을 배경으로 액션 활극에 감성 로맨스를 더한 퓨전 사극이다. 8월 방송 예정인 KBS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가제)에서는 7년 전 드라마 ‘케세라세라’에서 호흡을 맞춘 에릭과 정유미 커플이 의기투합한다. 왕년의 드라마 주인공 커플이 다시 뭉치는 것은 이점이 적지 않다. 따로 호흡을 맞추는 워밍업 단계 없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최대 장점이다. 지난 19일 열린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이준기는 상대역인 남상미에 대해 “오래 지켜봐 온 연인처럼 촬영 현장에서도 금세 편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퓨전사극도 하반기 드라마의 대세다. 새달 선보이는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는 조선시대에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의 통행금지 시간에 귀신을 잡던 방범 순찰대인 야경꾼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한국판 ‘고스트 바스터즈’로 기대를 모은다. 귀신을 보는 능력이 생겨 야경꾼이 된 후 불량 왕자에서 적통 왕자로 거듭나는 주인공은 정일우가 맡았다. tvN에서 8월 방송될 예정인 사극 ‘삼총사’는 동명의 서양 고전을 조선 인조시대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 될 예정이다. 조선 최고의 검색과 첩자들이 펼치는 호쾌한 액션 로맨스 활극으로 씨엔블루의 정용화, 양동근, 이진욱이 호흡을 맞춘다. 마니아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르물이 득세한 상반기는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전례 없는 시청률 고전에 시달렸다. 함영훈 KBS 드라마국 기획팀장은 “올해는 세월호 참사로 드라마 결방 사태 등 악재가 겹친 데다 방송사들이 대개 하반기에 주력 작품을 내놓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흥행작으로 검증받은 감독과 배우의 재결합, 대중적 장르 선택 등으로 드라마 힘겨루기는 지금부터 본격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KBS 사장 후보자 23~30일 공모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는 현재 공석인 KBS 사장 후보자 공모를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KBS이사회는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선출 방법 등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은 오는 25일 정기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KBS이사회는 지난 5일 길환영 전 사장을 공사 사장으로서 직무 수행 능력 상실 등의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임 제청했다. 박 대통령은 10일 이를 재가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눈총 무서워 차 안에 숨어 감독하기도”

    “눈총 무서워 차 안에 숨어 감독하기도”

    영화 ‘와즈다’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40)다. 사우디에서 태어나 호주 시드니대에서 연출과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영화 상영이 금지된 사우디 최초의 감독이 됐다. 이 작품은 2012년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20개 부문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보수적인 사우디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상영 문제가 신문 1면에 실리기도 했고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뤘다는 이유로 극우 단체의 위협이 가해지기도 했다. 사우디 영화의 첫 국내 개봉을 앞두고 만수르 감독을 이메일로 만났다. →사우디 최초의 극 영화 감독이 됐다. -무척 자랑스럽다. 사우디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원래 예술가란 그런 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 세대에는 후배들이 더 많은 경계를 넘을 것이다. 물론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여성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과도 대화할 의향이 있다. 그들의 사고와 가치도 존중한다. →임신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사우디에서 금지된 자전거를 타는 소녀의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는. -나의 경험담이라기보다 학교에서 함께 자란 소녀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모든 인물은 실제로 내가 겪어 본 인물들이다. 자전거는 움직임의 자유를 상징한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신체구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안 좋다고 생각한다. 미신이지만 이것이 여성의 많은 것을 제한한다. 예를 들어 여자 학교에는 체육 수업이 없다. 다행히 나의 부모님은 성별 때문에 무언가에 제약을 하신 적이 없다. 사우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모님이다. →사우디에서는 외출 시 여성의 몸과 얼굴의 노출조차 금지되는데 사우디에서 영화를 연출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 어려웠던 점은. -친척들의 반대도 있었고 아버지의 친구나 동료, 종교 지도자들이 집 앞에 찾아와서 “딸을 제대로 통제하고 영화 감독이 되지 못하게 하라”고들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야외 촬영에서 동네 구경꾼들이 몰려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공공장소에서 남성 스태프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 차 안에 숨어서 감독하기도 했다. 이후 차에서 나와 배우들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했다. →결국 영화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사우디의 여성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꿈을 좇는 것을 포기하지 말고 그 힘을 믿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는 슬픈 현실에 처한 여인들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현대 여성들의 승리와 영광의 이야기다. 여성의 연대를 통해 후세에 더 많은 것을 성취하도록 하고 싶었다. →이 영화 이후 이슬람 율법까지 바뀌어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허용됐다. 앞으로 어떤 변화를 꿈꾸나. -영화 투자자들이 다른 곳에서 촬영하자고 말렸지만 사우디 올로케이션으로 찍어서 진실한 모습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지난해 30명의 여성이 이슬람 의회 의원으로 임명되었고 내년에는 여성들도 투표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여성이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찍고 싶나.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사우디에서 최대한 많은 영화를 찍고 싶다. 전통과 현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적당한 긴장감이 조성된 이야기로 발전시키고 싶다. 한국에서 내 영화가 개봉돼 자랑스럽고 한국 관객들이 이야기의 보편성에 공감해 줬으면 좋겠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지구촌 기자들 한반도 분단의 비극 피부로 함께 느끼다

    지구촌 기자들 한반도 분단의 비극 피부로 함께 느끼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2회 세계기자대회에 참석한 각국 기자들이 17일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DMZ)와 경기도 파주 판문점 등을 방문해 한반도 분단 현실에 대한 문제 인식을 함께했다. 기자 65명은 유엔사 캠프 보니파스의 공동경비구역(JSA) 안보견학관에서 JSA와 DMZ, 한반도 분단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한국군과 북한군의 삼엄한 경비 태세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북한군과 어떻게 소통하는가”, “왜 이산가족은 서로를 마음껏 보지 못하는 것인가” 등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기자들은 판문점 제3초소와 도라전망대를 찾아 북한 땅도 살폈다. 특히 도라전망대는 개성공단과 도로를 육안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흐린 날씨 탓에 뚜렷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사진 촬영을 하면서 북한의 모습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버스 안에서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참관하며 분단의 비극을 간접 체험했다. 브리핑을 맡은 한국군은 1976년 8월 JSA에서 북한군이 미군 장교를 도끼로 살해한 ‘도끼만행사건’을 설명하며 “여전히 위험한 지역이기 때문에 버스 안에서 지켜보는 것만 허용된다”고 소개했다. 견학에 동참한 태국의 키르티콘 낙솜폽 프로듀서는 “일반적으로 방문이 쉽지 않은 곳에 올 수 있게 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상황과 이에 대한 남측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하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개막한 이번 대회에는 5개 대륙의 기자 76명, 국내 외신기자, 한국기자 등 총 100여명이 초청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창경궁을 방문한 뒤 K팝 홀로그램 공연을 관람하고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의 특강과 만찬에 참여했다. 18일에는 경북 경주와 독도를 나누어 방문할 예정이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전 세계의 기자들이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세계 저널리즘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진실과 자유민주주의, 인권 등의 가치와 저널리즘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소련 축구 호령한 고려인 스타 미하일 안의 일생

    소련 축구 호령한 고려인 스타 미하일 안의 일생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의 막이 올랐다. 우리 대표팀의 본선 첫 상대인 러시아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도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가 소비에트연방으로 불리던 40여년 전, 소련의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고려인이 있었다. 한인 3세로서, 소련 축구계에 큰 족적을 남긴 미하일 안이다. 17일 밤 10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하는 ‘다큐공감’은 미하일 안을 소개한다. 미하일의 할아버지는 소련으로 강제 이주한 한인이다. 소련의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미하일은 시골의 작은 축구 클럽에서 처음 축구를 접했다. 유망주들만 받아들이는 티토프 스포츠 전문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17세에 소련 청소년 대표팀의 선수로 뽑혔다. 19세가 된 미하일은 소련 리그 명문팀인 우즈베키스탄의 FC 파흐타코르에 입단했다. 그는 미드필드임에도 불구하고 3시즌 연속 팀 내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고 1976년 U-23 소련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돼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이후 미하일 안은 소련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고 1974년과 1978년에 전 소련 축구선수 33인에 선정되는 등 모든 소련인들이 알아보는 스타로 성장했다. 고려인으로는 실로 대단한 성공이었다. 하지만 불행은 예고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1979년 8월 리그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탑승했던 비행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해 추락했고, 미하일을 포함해 승객 178명 전원이 사망했다. 고려인을 대표해 유럽을 호령하던 미하일은 그렇게 2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고려인의 긍지를 위해 뛰었던 미하일을 만나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요즘 드라마·예능 흥행 포인트는 ‘男男 케미’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요즘 드라마·예능 흥행 포인트는 ‘男男 케미’

    요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홍보 문구에서 빠지지 않는 구절이 있다. ‘남(男)-남(男) 케미’라는 단어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할 때도, 신인 배우를 홍보할 때도 이 수식어는 자주 등장한다. ‘남-남 케미’란 남자 출연자끼리의 화학작용을 뜻하는 말로 끈끈한 우정을 의미하는 ‘브로맨스’(브러더+로맨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남-남 케미’가 ‘남-녀 케미’보다 중요해진 이유는 뭘까. 최근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남-남 케미’의 덕을 톡톡히 봤다. 북에 두고 온 애인을 찾아 헤매는 의사 박훈(이종석)의 지지부진한 멜로가 힘을 받지 못하던 이 의학 드라마는 지난 10일 방송분에서 그동안 서로 반목하던 박훈과 한재준(박해진)이 함께 환자를 살리기로 의기투합하면서 시청률이 반등했다. 이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서 ‘남-남 케미’가 부각되며 순간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팬들이 ‘훈재준’이라는 단어를 만들 정도로 멜로보다 남자 주인공들 자체에 더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도 멜로 라인 못지않게 남자 주인공 윤동하(박서준)가 룸메이트이자 사업 파트너인 용수철(윤현민)과 훈훈한 우정을 엮는 ‘남-남 케미’로 주목받았다.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형사 4인방 중 파트너로 등장하는 배우 박정민과 안재현은 귀엽고 엉뚱한 ‘남-남 케미’로 극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인기 드라마에서 ‘남-남 케미’는 드라마를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요즘 드라마의 주 소비층은 30~40대 여성들인데, 이들은 비현실적인 신데렐라 콤플렉스보단 훈훈한 남자 주인공들이 엮는 현실적 서사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남-남 케미’로 뜬 스타도 많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주인공 김수현이 아끼는 대원 역으로 나왔던 이현우는 두 남자의 브로맨스가 각광받으며 10대 팬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KBS 드라마 ‘학교 2013’에 출연한 이종석과 김우빈도 친구 이상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 주는 이야기 구도를 엮다 둘 다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에는 예능이나 가요계 등 다른 분야까지 이런 유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엠넷 ‘엠카운트다운’의 경우 전통적인 남-녀 MC의 틀을 깨고 정준영과 안재현을 내세운 남-남 MC를 배치했다. 동갑내기 친구 키와 우현이 만든 그룹 ‘투하트’도 그런 경우. 여성 출연자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브로맨스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았다. ‘남-남 케미’는 외국 드라마를 홍보할 때도 자주 쓰인다. 미국 드라마 ‘한니발’에서는 투톱으로 등장하는 한니발과 윌,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는 셜록과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왓슨의 관계가 모두 ‘남-남 케미’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은 팬들이 이민호와 김우빈 주연의 브로맨스 콘셉트의 동영상을 직접 만들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기획사 입장에서도 이는 손해 볼 것 없는 트렌드”라면서 “드라마 속 여성 상대역과 불필요한 오해가 불거지는 것보다는 ‘남-남 케미’로 화제가 되는 쪽이 홍보에도 더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erin@seoul.co.kr
  • [새 영화] ‘경주’

    [새 영화] ‘경주’

    지난해 4월 전주영화제에서 인터뷰한 재중 동포 장률 감독에게 차기작으로 경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의아함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망종’, ‘경계’ 등에서 소외된 경계인들의 목소리를 현실적으로 그려 온 그와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결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때 장 감독은 “알고 보면 나도 좀 재미있는 사람”이라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12일 개봉한 ‘경주’는 장 감독의 장기인 리얼리즘 화법에 소소한 유머를 더한 ‘장률식’ 로맨틱 코미디다. 화려하고 톡톡 튀는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사색적이고 여백이 많은 예술영화로 그만의 향기를 풍긴다. 언뜻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감독은 천년 고도인 경주를 영화의 소재이자 배경으로 선택했다. “어느 곳에서도 능을 보지 않고는 살기 힘들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 경주. 친한 형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베이징대 교수인 최현(박해일)은 7년 전 고인과 함께 경주의 한 찻집에서 봤던 춘화를 떠올리고 경주행을 결심한다. 옛 연인 여정(윤진서)에게 경주에 와 달라고 부탁한 뒤 찻집 아리솔을 다시 찾은 최현은 당시 춘화가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정 역시 그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허탈한 마음을 안은 최현의 발길은 다시 아리솔로 향하고 그곳에서 찻집 주인 공윤희(신민아)와 재차 마주한다. 처음에 뜬금없이 춘화를 찾는 그를 변태로 취급했던 윤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닫혔던 마음을 연다. 이야기는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1995년 경주로 여행을 왔던 장 감독은 경주의 전통 찻집 아리솔에 그려진 춘화를 보고 다시 그곳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십장생 화가’로 유명한 김호연 동국대 미술학부 교수의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김 교수는 영화를 위해 ‘경주’라는 제목의 그림을 새로 그렸다. 감독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도시의 이미지를 두 남녀 주인공을 통해 전달한다. 충동적으로 찾은 경주에서 윤희에게 신비로움을 느끼는 최현, 죽은 전남편과 닮은 최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윤희. 두 사람의 만남은 달달한 로맨스는 아니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는 계기가 된다. 롱테이크와 느릿한 호흡은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 지식인 캐릭터인 최현의 엉뚱한 행동, 그에 따른 지식인에 대한 풍자 등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가 극의 윤활유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나른한 지식인을 표현한 박해일은 극 중 캐릭터에 제대로 몰입했다. 지금껏 들뜨고 불안한 연기로 기억됐던 신민아도 많이 정돈되고 안정됐다는 평가들이다. 영화 ‘베를린’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엉뚱한 매력의 플로리스트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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