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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드 피트, 눈빛은 더없이 착한 남자 심장은 한없이 강한 남자

    브래드 피트, 눈빛은 더없이 착한 남자 심장은 한없이 강한 남자

    “시골에서 자란 제게 영화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관점을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것들을 끊임없이 작품에 반영하려고 노력했죠.” 할리우드 스타이자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51)가 새 영화 ‘퓨리’(20일 개봉)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이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머리에 쓰고 있던 검은색 페도라를 벗어 흔들며 취재진에게 반가움을 표했다. 전쟁액션 영화인 ‘퓨리’에서 그는 냉철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리더십으로 전차 부대를 이끄는 대장 역을 맡아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워 대디)를 구사했다. 전장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그의 얼굴은 흙과 그을음으로 얼룩져 전쟁의 고단함을 생생히 드러낸다. “전쟁터에서 지휘관이 실수하면 순식간에 전 소대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워 대디는 강인하고 엄격하지만 동시에 대원들의 사기까지 관리해야 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정작 자신은 긴장을 풀 수 있는 곳이 없어요. 리더로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 오랜 전쟁에 지치고 피곤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의 사이에 6명의 자녀를 둔 그는 극 중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어야 했던 순간에 아버지로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탱크는 마치 파탄된 가정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탱크의 지휘자로서 이들이 말을 안 들을 때 아버지로서의 경험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머니볼’, ‘월드워 Z’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제작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속도감과 스케일을 추구하는 요즘 유행과는 다소 동떨어진 전쟁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저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이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전쟁의 끔찍함은 물론이고 서로 싸우고 죽이다가 그다음 해 친구가 돼 식사를 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군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잔인한 시대에 이 영화는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자로서의 신념도 뚜렷하다. “할리우드는 현재 상업 영화 위주로 돌아가지만, 저희는 작고 복잡하고 심오해서 만들기 어려운 작품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작자로서 아티스트를 모으고 편집 과정에 끝까지 참여할 때 보람을 느끼죠.” 기회가 된다면 한국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그는 “한국은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도 독창적으로 잘 성장해 자리 잡아 가는 시장이다. 특히 한국 음식은 최고”라면서 친근감을 표했다. 배우 생활 28년째. 굴곡도 많았지만 “슬럼프도 삶의 일부”라고 담담히 말하는 관록의 배우가 됐다. “누구나 실패할 때가 있어요. 그러나 그 순간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중요하죠. 실패가 있어야 성공도 있는 법이니까요.” 결과가 어떻든 그는 자신이 만든 작품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분신과도 같은 작품에 대한 절절한 애착의 표현 방식이다. “내가 그 작품을 사랑한다면 최소한 그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 한 명은 있는 거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지상파 위협하는 ‘메이드 인 tvN’ 무엇이 다른가

    지상파 위협하는 ‘메이드 인 tvN’ 무엇이 다른가

    최근 방송가에서 정설처럼 통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지상파 위에 케이블, 형보다 나은 아우 있다”는 얘기다. ‘킬러 콘텐츠’로 내놓는 족족 흥행에 성공하는 케이블 채널 tvN의 위력을 빗댄 말이다. “지상파 방송 쪽에서 새 프로그램을 내놓을 때 가장 많이 의식하는 건 시청자 반응보다 tvN”이라는 말도 들린다. 지상파 방송의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케이블 채널의 약진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 ‘삼시세끼’, ‘미생’ 등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프로그램은 십중팔구 그 출처가 tvN이다. tvN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철옹성 같던 지상파의 벽을 깬 ‘메이드 인 tvN’ 콘텐츠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방송가 안팎에서 입을 모으는 tvN의 가장 큰 흥행 비결은 “장르의 벽을 깨고 융합하는 조직의 유연함”이다. tvN에서는 예능담당 PD가 드라마를 만들고 드라마에도 다큐멘터리 요소가 거침없이 가미된다. ‘tvN표 킬러 콘텐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롤러코스터-남녀생활백서’는 극화된 스토리에 다큐멘터리 전문 성우를 출연시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푸른 거탑’ 역시 예능과 드라마를 혼합해 성공했다. 롱런하며 인기를 모은 ‘막돼먹은 영애씨’는 아예 다큐드라마라는 낯선 장르를 개척한 산물이다. 예능국에서 제작한 ‘예능형 드라마’도 tvN만의 특장으로 꼽힌다. KBS에서 ‘남자의 자격’ 등을 연출했던 예능국 출신 신원호 PD는 tvN으로 이적한 뒤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시리즈를 연이어 히트시켰다. ‘식샤합시다’, ‘잉여공주’, ‘아홉수 소년’ 역시 예능 PD들이 만든 드라마다. 이명한 tvN 본부장은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을 히트시킨 전력이 있는 송창의 tvN 초대 본부장 때부터 장르 간 융합을 적극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리얼리티, 시트콤, 코미디 전문 PD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흥행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크다”고 자평했다. tvN의 기획회의 시간에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지상파스럽다”는 것이다. 구태의연하고 익숙한 콘텐츠를 경계하자는 의미에서 나오는 말이다. CJ E&M 드라마사업본부 박지영 제작국장은 “지상파의 전형성은 우리의 기획회의에서는 깨뜨려야 될 그 무엇”이라고 말했다. 지상파에서는 문학적인 웹툰이라는 이유로 제작을 꺼렸던 ‘미생’이 탄생한 것도 그런 배경 덕분이었다. 최근 시중 최고의 화제작으로 뜨고 있는 영화채널 OCN의 ‘나쁜 녀석들’도 그런 경우. 영화 쪽 스태프들을 드라마 제작에 대거 참여시켜 ‘영화 같은 드라마’를 추구한 결과다. 2040 젊은층의 폭넓은 관심을 끌어내는 것도 tvN의 힘이다. “신참 PD들한테도 시청률 부담을 주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허락하는 풍토가 주효했다”는 게 내부평가다. 지상파에서는 조연출 이력 10년쯤을 거쳐야만 입봉하지만 tvN에서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5~6년차에도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는 것. 이 본부장은 “예능이나 드라마가 성공하는 데는 PD의 감성이 키포인트로 작용한다. 우리가 기획안 자체보다 연출진을 먼저 보는 이유”라면서 “PD가 브랜드화되면 어느 정도의 질이 보장되고 시청자들도 그 이면의 맥락까지 읽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귀띔했다. 시골 출신으로 ‘촌놈’ 정서를 지닌 나영석 PD에게서 ‘삼시세끼’가 나왔고 1994년 대중문화의 열혈 소비자였던 신원호 PD에게서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 PD의 개성과 정서에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들이 따라붙는다는 얘기다. 프로그램의 새로운 시도가 인정되면 낮은 시청률을 문제 삼지 않는 것도 tvN만의 제작 풍토다. 편집 감각이 뛰어난 입사 3~5년차의 젊은 PD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캐스팅, 제작이 졸속으로 진행되기도 하는 지상파와는 제작 시스템부터 다르다. tvN에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재정을 책임지는 프로듀서(기획 PD)가 따로 35명이 있고 이들이 외주제작사의 대표처럼 드라마의 기획에서부터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그런 덕분에 기획 제작 기간이 지상파와 비교가 안 될 만큼 충분히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 방송계 인사는 “요즘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는 방영 두 달 전 캐스팅해서 한 달 전 촬영에 들어가는 졸속 제작 사례도 많다. 무조건 스타 캐스팅에만 의존하는 데다 보수적인 시각에 더디기까지 한 의사결정 구도로는 케이블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인기 드라마 ‘미생’의 판권 계약과정에서부터 참여한 이재문 프로듀서는 “원작 판권 계약 이후 지난해 겨울 내내 작가들과 한 번에 최소 8~12시간씩 회의를 거치고 조연 캐스팅에 200~300명의 오디션을 실시하는 등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쳤다”면서 “프로듀서는 기획 및 제반 사항을 관리하고 연출자는 작품에만 관여하기 때문에 책임감과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프로그램 편성은 각 채널장(본부장)이 결정하는데 기획이 새롭고 신선하다면 2~3개월이 아니라 2시간 만에도 제작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말문 연 ‘식물인간 이등병’… 군대 구타 의혹 진실은

    말문 연 ‘식물인간 이등병’… 군대 구타 의혹 진실은

    11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의 ‘식물인간 이등병 사실대로 말해줘’ 편에서는 구상훈 구타 의혹 사건을 다룬다. 구상훈 이등병. 그는 소방 공무원을 꿈꾸던 평범한 19세 청년이었다. 그러나 군 입대 후 자대로 배치받은 지 19일 만에 의문의 변을 당한다. ‘뇌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출혈’ 상태로 부대 안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 이후 그는 식물인간이 됐다. 가족들은 구타를 의심하고 아들의 뒤통수에서 발견된 상흔을 군 헌병대에 제시하지만 돌아온 말은 “욕창”이란 설명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 7개월 뒤 구 이등병은 기적같이 깨어났다. 처음엔 밤을 새워 간호하던 어머니와 눈으로 대화를 한다. 그러길 또 1년 만에 말문이 열렸다. 그러곤 자신은 구타를 당해 쓰러진 것이라면서 자신을 구타한 사람들의 이름을 폭로한다. 구 이등병은 구타의 장소나 목적,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당시 수사기록은 구 이등병의 진술과 엇갈린다. 제작진은 “군 수사당국이 당초 구 이등병의 뒤통수에 상처 흔적이 발견됐는데도 더이상 수사하지 않았던 점 등이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사기록에 주요 목격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진술도 오락가락하는 등 수사 기록 자체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이 사건은 구타에서 비롯됐을까, 아니면 자연 뇌출혈에 따른 결과일까. 사건의 진실 규명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실체적인 진실을 파헤쳐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말문 연 ‘식물인간 이등병’… 군대 구타 의혹 진실은

    말문 연 ‘식물인간 이등병’… 군대 구타 의혹 진실은

    11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의 ‘식물인간 이등병 사실대로 말해줘’ 편에서는 구상훈 구타 의혹 사건을 다룬다. 구상훈 이등병. 그는 소방 공무원을 꿈꾸던 평범한 19세 청년이었다. 그러나 군 입대 후 자대로 배치받은 지 19일 만에 의문의 변을 당한다. ‘뇌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출혈’ 상태로 부대 안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 이후 그는 식물인간이 됐다. 가족들은 구타를 의심하고 아들의 뒤통수에서 발견된 상흔을 군 헌병대에 제시하지만 돌아온 말은 “욕창”이란 설명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 7개월 뒤 구 이등병은 기적같이 깨어났다. 처음엔 밤을 새워 간호하던 어머니와 눈으로 대화를 한다. 그러길 또 1년 만에 말문이 열렸다. 그러곤 자신은 구타를 당해 쓰러진 것이라면서 자신을 구타한 사람들의 이름을 폭로한다. 구 이등병은 구타의 장소나 목적,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당시 수사기록은 구 이등병의 진술과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군 수사당국이 당초 구 이등병의 뒤통수에 난 상처를 사고 당일 인지하고도 더이상 수사하지 않았던 점 등이 제작진의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 또한 수사기록에 주요 목격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진술도 오락가락하는 등 수사 기록 자체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 과연 이 사건은 구타에서 비롯됐을까, 아니면 자연 뇌출혈에 따른 결과일까. 사건의 진실 규명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실체적인 진실을 파헤쳐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단독] 참 치졸한 日… ‘독도 공연 트집’ 가수 이승철 공항 억류·입국 거부

    [단독] 참 치졸한 日… ‘독도 공연 트집’ 가수 이승철 공항 억류·입국 거부

    가수 이승철씨가 지난 9일 일본 공항에서 억류됐다 결국 입국이 거부됐다고 소속사 진앤원뮤직웍스가 10일 밝혔다. 소속사는 “이승철씨가 9일 오전 일본 지인의 초대로 아시아나항공편을 이용해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으나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국사무소에 4시간가량 억류됐다가 결국 그날 다시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이어 “당시 출입국사무소의 한 직원은 그 이유를 묻자 ‘최근 언론에 나온 것 때문’이라고 했다”면서 “이씨가 지난 8월 독도에서 통일송을 발표하고 이와 관련해 언론 보도가 있었던 데 대한 표적성 입국 거부로 보인다. 이씨의 부인 박현정씨를 함께 억류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 측이)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승철씨가 억류 당시 일본 측의 부당한 처사를 문제 삼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돌연 독도 관련 언급을 감춘 채 20여 년 전 대마초 흡연 사실을 따로 거론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이승철씨는 대마초 사건 이후 일본을 15차례 입국하면서도 아무런 제재를 받은 적이 없고, 2000년대 초반에는 현지에서 콘서트를 여는 등 활동에도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표적 및 보복성 입국 거부로 받아들인다”면서 “내 나라 내 땅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이런 식으로 문제 삼았다면 이에 굴복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본에 재입국하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부당한 일에 적극 대처하고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승철씨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8월 14일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함께 독도를 방문해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그날에’를 발표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은 이전에도 이해 못할 ‘보복성’ 처사를 했다. 2012년 독도 수영 횡단 프로젝트에 동참한 배우 송일국에 대해 당시 일본 외무성 차관은 “일본에 입국하기 힘들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2011년 그룹 비스트, 씨엔블루 등 K팝 가수들도 일본 공항에서 8시간여 억류됐다 결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홍콩 영화산업이 걸어온 100년 발자취

    홍콩 영화산업이 걸어온 100년 발자취

    홍콩 영화 100년사/종보현 지음/윤영도, 이승희 옮김/그린비/832쪽/4만 8000원 리샤오룽(李小龍), 리롄제(李連杰) 주연의 홍콩 무협영화는 전 세계에 쿵후 붐을 일으켰고 1980년대 어두운 홍콩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한 누아르 장르는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알렸다. 하지만 ‘동방의 할리우드’라 불렸던 홍콩 영화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홍콩 영화 100년사’는 19세기 말 서양의 단편영화가 중국에 처음 들어와 월극 극장에서 상영되던 시기부터 2003년 중국 대륙과 홍콩 사이에 체결된 경제 긴밀화 협정 이후 중국, 홍콩 합작 영화 제작에 이르기까지 홍콩 영화 산업 100년의 역사적 변천을 집약한 책이다. 제작, 배급, 상영, 시스템 등을 통해 홍콩 영화사를 두루 관통해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는 풍부한 사진 자료 및 다양한 영화인들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한권의 영화 사전을 방불케 하는 책을 만들었다. 홍콩 영화계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자본이 상륙하고 스튜디오 위주에서 외주 제작 시스템으로 분화하는 과정은 물론 TV 방송 산업이 홍콩 영화 산업에 미친 영향, 극장 체인에서 IPTV로 옮겨 가는 상영 방식 등 홍콩 영화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인도에 이어 세계 3대 영화 생산국이던 홍콩 영화가 중국과는 다른 홍콩의 특수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왜 지금 침체를 겪고 있는지 등을 짚는다. 한국 영화는 물론 아시아 문화 전반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만한 책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걱정된다, 한류… ‘별그대’만 베끼는 한국드라마

    걱정된다, 한류… ‘별그대’만 베끼는 한국드라마

    한류스타인 비와 크리스탈(에프엑스)을 주연으로 내세워 6일 종영한 SBS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유쿠·투더우에 회당 20만 달러, 총 32억원이라는 역대 최고가로 판매됐다. 동영상 조회수는 2억 6000만뷰(유쿠, 6일 오전 기준)를 기록했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교통사고(車禍)와 암(癌症), 치료 불가(治不好)라는 한국 드라마의 3대 클리셰(韓劇三寶)가 다 있다”는 평이 회자되는가 하면 중국 최대의 책·영화·음악 리뷰사이트인 ‘더우반닷컴’에서의 평점은 6.4점에 그쳤다. 한국에서는 상투적인 이야기와 아이돌 가수들의 ‘발연기’가 도마에 오르며 5회부터 시청률이 7% 이하로 떨어졌다. ‘별에서 온 그대’가 일으킨 중국에서의 드라마 한류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별그대’의 화제성과 인기를 이어가는 드라마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별그대’의 성공이 이례적인 것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한류스타와 연애 이야기 등 중국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들이 한국 시청자들에게서 외면받음은 물론 중국에서도 점차 식상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업계가 ‘별그대’만 쫓다 집토끼(한국 시청자)와 바깥토끼(중국 시청자)를 다 놓칠 우려마저 나온다. ‘별그대’ 이후 중국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판권 가격은 5배까지 껑충 뛰었지만 ‘별그대’가 거둔 성적에는 한참 못 미친다. ‘별그대’ 이후 방영된 한국 드라마의 동영상 누적 조회수는 6일 오전 기준으로 ‘쓰리데이즈’(1억 6500만뷰, 유쿠), ‘닥터 이방인’(5억 7200만뷰, 유쿠), ‘운명처럼 널 사랑해’(2억 8900만뷰, 소후), ‘괜찮아 사랑이야’(2억 6400만뷰, 유쿠) 정도다. 올해 유쿠에서 방영된 드라마의 조회수 순위에서 한국 드라마는 ‘닥터 이방인’(8위) 외에는 3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1위인 ‘고검기담’(중국)은 19억뷰, 2위인 ‘사도행자’(홍콩)는 16억뷰를 넘었다. ‘별그대’의 27억 5600만뷰(아이치이)가 워낙 이례적인 기록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1억뷰 돌파’ ‘중국을 휩쓸었다’라는 문구로 홍보에 열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머쓱해진다. 업계에서도 중국에서의 한국 드라마 붐이 식어가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한·중 마케팅 전문회사 엠플러스아시아의 이철호 대표는 “올해 ‘닥터 이방인’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 드라마의 화제성이 한풀 꺾였다”면서 “간접광고의 제약도 많아 효과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간접광고도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선양의 언론사 시대상보(時代商報)는 지난 9월 “‘별그대’는 참신한 내용으로 드라마 한류를 일으켰지만 이후의 드라마는 상투적인 길을 걷고 있다”면서 “패턴화된 내용이 막 달아오른 드라마 한류 붐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3대 클리셰(韓劇新三寶)’라는 용어도 나왔다. ‘상속자들’과 ‘별그대’가 인기를 끌자 롱다리(長腿) 남자배우와 눈의 호강(養眼), 부자 스타일(土豪style)이 ‘새로운 3대 클리셰’로 불렸다. 최근에는 롱다리 남자배우와 함께 남녀 주인공이 서로 미워하다 마음을 여는(冤家) 줄거리, 둘 중 최소 한쪽의 심리적인 문제(心理問題)가 클리셰로 꼽힌다. 한국 시청자들은 한류 스타, ‘기승전연애(무조건 연애로 끝맺는 드라마 전개를 뜻하는 인터넷 조어)’식 줄거리 등 중국 시장을 겨냥한 듯한 드라마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주중 미니시리즈의 시청률이 10%도 넘기 힘든 ‘전에 없는 흉작’의 원인 중 하나다. ‘한류 드라마’로 홍보된 드라마들 중 정작 한국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드라마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럼에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연이은 부진을 타개할 방법을 여전히 ‘별그대’ 공식에서 찾고 있다. 내년 방영을 앞두거나 편성을 조율 중인 이른바 ‘대작’ 드라마들은 비현실적인 남자 주인공(다중인격자, 뱀파이어 등)을 내세워 김수현, 김우빈, 박해진 등 몇몇 한류스타들을 놓고 캐스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별그대’ 이후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와 캐릭터들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통하는 드라마가 중국에서도 통하는 법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는 중국에서의 드라마 한류도 장담할 수 없다”며 우려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미생’, ‘사회 공감형’ 드라마로 뜬 이유는?

    ‘미생’, ‘사회 공감형’ 드라마로 뜬 이유는?

    한 종합상사를 배경으로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그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 눈에 띄는 톱스타도, 그 흔한 러브라인도 하나 없지만 요즘 젊은층은 물론 30, 40대가 모인 자리에서 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5회 만에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했지만 수치를 넘어 사회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바둑을 인생사에 빗대 풀어내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드라마의 세트장이 있는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만난 배우들도 작품에 공감하면서 촬영하고 있었다. 오상식 과장 역의 이성민은 “배우들도 대본을 보면서 극중 캐릭터가 안쓰럽다고 느낀 적이 많다. 특정 직업이라기보다 직장 내 사람들의 이야기, 즉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컴퓨터 타자 자판도 제대로 치지 못한다는 그는 대기업 중역인 친척의 조언을 얻어 가며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임시완은 극중 장그래가 오 과장의 친구인 변 부장을 접대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직장인의 애환을 공감했다. 그는 “그는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과 함께 예전에 술에 취해 들어오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김대리 역할의 김대명은 “직장과 인생이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고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거기에서 오는 깨달음 자체가 나에겐 감동”이라고 말했다. 전작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신데렐라 언니’ 등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뽐냈던 김원석 감독은 ‘미생’을 다큐멘터리처럼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드라마로 만들기를 원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나 의학 드라마, 사극 등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소시민의 삶을 생생하게 다룬 미니시리즈를 하고 싶었다”면서 “사람들이 다큐멘터리나 예능을 보고 울면서도 언젠가부터 드라마를 보고 울지 않는 시대가 됐다. 아주 작은 감동과 소중한 순간이 빛나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PD는 지난 8월 촬영을 시작하면서 제작진에게 “‘미생’은 장그래와 오 과장을 주인공으로 한 ‘버디물’”이라고 강조했다. 러브라인은 없지만 두 남자의 동료애를 통해 그에 버금가는 감정의 쌓임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재문 기획 PD는 “아버지가 없는 고졸 출신의 장그래와 그를 아들처럼 챙겨 주는 권위주의적이지 않는 상사 오 과장은 멘토와 멘티로서 유사 부자 관계다. 웹툰 원작을 썼던 윤태호 작가도 그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미생’의 기획 포인트는 ‘웃기면서 슬픈 공감’이었는데 이 지점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했다. 지난해 웹툰이 공개됐을 때보다 사회 전반이 더 우울해진 것 같고 직장인들의 분노까지 느껴졌다. 우리네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1명의 메인 작가와 고등학교 교사, 대기업 직원, 방송사 PD 출신의 보조 작가 3명이 완성한 대본은 소품 하나도 놓치지 않는 꼼꼼한 PD의 손을 거쳐 ‘미생’의 공감대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실제로 5일 공개된 촬영장에는 깨알같이 적힌 각종 서류부터 모니터에 붙은 메모지까지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이는 모두 ‘상사맨’들의 고증을 통해 완성됐다. 이 PD는 “옛날 상사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답답한 스튜디오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야외 장면을 늘렸고 음악이 몰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반 템포 느리게 들어갔다. 조명부터 촬영,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까지 영화 스태프들도 대거 가세해 영화 못지않은 리얼리티를 살린 것도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높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새 영화] ‘현기증’

    [새 영화] ‘현기증’

    ‘현기증’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나약하고 아름답지 못한 인간의 본성을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더러 이해하기에 불친절한 대목도 있다. 하지만 올해 서른 살인 신인 감독의 패기와 신선함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순임(김영애)은 큰딸의 아기를 목욕시키다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나 쓰러지는 바람에 아기가 죽는 사고를 겪는다.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죄책감에 휩싸인 순임은 사고의 진실에 대해 침묵하고, 이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비극의 소용돌이로 가정이 통째로 침몰한다. 오랜 기다림 속에 얻은 아이를 잃은 영희(도지원)는 엄마를 용서할 수 없고, 고아로 자라 장모님을 모시고 살던 사위 상호(송일국) 역시 크나큰 괴로움에 빠진다. 무엇보다 이 비극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순임이다. 점점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 순임은 깊은 죄책감을 넘어 이상행동까지 보인다. 가족의 무관심 속에 영희의 작은딸 꽃잎(김소은)은 설상가상 학교폭력으로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간다. 영화의 성격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사실적이고,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는 드라마의 성격이 강하다. 치매, 불륜, 학교폭력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를 짚는 동시에 팽팽한 공포와 긴장감을 부여해 스크린을 채운다. 저예산 영화이지만 신선한 카메라 워킹을 동원한 화면 방식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주제를 담으려는 욕심이 과했다. 후반부에 이야기를 밀도 있게 끌어가는 힘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 때문에 극한의 순간에 계산되지 않는 인간의 보호 본능과 나약함을 조명하고자 했던 감독의 기획 의도가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 못했다. 다만 배우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연기 기량을 선보였다. 김영애는 서서히 미쳐 가는 엄마 역할로 모성애와 인간의 밑바닥 사이를 오가는 감정의 큰 진폭을 매끄럽게 소화했다. 그는 시사회장에서 “나도 때로는 바늘 끝까지 예민해지는 때가 있는데 그런 감정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9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송일국은 어깨의 힘을 빼고 사실적 연기를 구사했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가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가시꽃’으로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이돈구 감독의 상업장편 데뷔작이다. 6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日 뉴웨이브의 거장’ 故이마무라 감독 시네마테크KOFA서 새달까지 특별전

    전후 일본의 대표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1926~2006)의 대표작을 만날 기회가 마련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 2관에서 이마무라 감독의 대표작을 상영하는 ‘일본영화 16㎜ 정기상영’전을 개최한다. 일본국제교류기금과 공동주최하는 자리로, 매주 수요일마다 이마무라 감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58년 ‘도둑맞은 욕정’으로 데뷔한 이마무라는 1960년대 오시마 나기사와 함께 일본의 뉴웨이브를 이끈 감독이다. 전후 씁쓸한 사회상을 희극적인 상황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하층계급의 생명력과 삶의 에너지를 포착하는 작품으로 세계적 거장으로 평가됐다. ‘나라야마 부시코’(1982), ‘우나기’(1997)로 두 차례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상영전에서는 감독의 장편 데뷔작 ‘도둑맞은 욕정’(1958)을 비롯해 ‘작은 오빠’(1959), ‘돼지와 군함(1961), ‘일본곤충기’(1963), ‘붉은 살의’(1964), ‘나라야마 부시코’(1982), ‘여현’(1987), ‘검은 비’(1989) 등 8편을 선보인다.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www.koreafilm.or.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역사·물리·심리·의학으로 본 ‘죽음의 실체’

    역사·물리·심리·의학으로 본 ‘죽음의 실체’

    EBS ‘다큐프라임’은 3부작 다큐멘터리로 죽음이라는, 오래되면서도 풀리지 않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했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학, 물리학, 심리학, 의학 등의 분야를 통해 심도 있게 조명한 프로그램으로 ‘죽음의 실체’를 실험으로 증명하는 과정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 3일 방송된 1부 ‘데스’에 이어 4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는 2부 ‘비탐 에테르남’(영원한 삶)에서는 의학적 죽음을 맞이한 뒤 남아 있는 의식과 사후 세계의 존재를 양자물리학으로 풀어낸다.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들이 말하는 이른바 ‘근사체험’은 사후 세계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일까, 아니면 뇌가 일으킨 착각일까. 빅뱅 이론을 정립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 이론물리학자 로저 펜로즈 경과 애리조나대학 마취과 전문의 스튜어트 하메로프 박사는 인간의 의식이 죽은 후에도 양자의 상태로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중우주이론’의 대표적인 학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이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이렇게 사후 세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의식과 사후 세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프로그램은 과학적인 접근으로 의식과 사후 세계에 대한 실마리를 밝히고자 한다. 5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는 3부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에서는 죽음을 피하지 말고 직면하라고 얘기한다. 제작진은 “7세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죽음 교육의 효과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슈퍼스타K6’ 이야기 걷어내니, 음악이 들렸다

    ‘슈퍼스타K6’ 이야기 걷어내니, 음악이 들렸다

    지난달 31일 밤 ‘슈퍼스타K6’(슈스케6)의 네 번째 생방송이 열린 경희대 평화의 전당. 경연 한 시간 전인 밤 10시부터 관객들이 밀물처럼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다. 10대부터 대학생 아들과 함께 온 40대 주부, 삼삼오오 몰려든 30대 남성 직장인 등 관객층은 다양했다. 2~3년 전부터 침체를 거듭하다 이번 시즌에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슈퍼스타 K6’. 현장에서 본 ‘슈스케6’ 인기 회복의 일등 공신은 ‘음악으로의 회귀’였다. 공연장에서 만난 주부 현미선(46)씨는 “지난해 ‘슈스케’에 실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출연자들의 노래 실력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현장에서 이들의 음악을 직접 들어 보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공연장에서 톱6(우승 후보)는 이미 슈퍼스타였다. 곽진언이 나타나자 객석 여기저기서 “멋있다”는 탄성이 흘러나왔고 곽진언은 “아니에요”라며 손사레를 쳤다. 김필, 송유빈 등이 등장할 때도 웬만한 기성가수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 무대에서 심사위원석까지는 불과 약 7m. 위축될 법하지만 이들은 아마추어의 수준을 넘어섰다. 무대 양쪽에 두 개로 나뉘어진 슈퍼 밴드는 TV로 봤을 때보다 훨씬 풍부한 음향을 선보였다. 슈퍼위크 때 김필, 임도혁, 곽진언이 컬래버레이션 무대에서 선보여 화제가 됐던 ‘당신만이’를 부르자 심사위원과 객석은 하나가 됐다. 이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신형관 CJ E&M 상무는 “‘당신만이’, ‘소격동’, ‘신촌을 못가’ 등 이번 시즌 출연자들이 부른 노래는 제작진은 물론 대중에게도 큰 위로를 준 곡이 많아 온라인 음원차트 1위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슈스케6’는 감성에 호소하는 사연 팔이, 악마의 편집 등 슈스케의 기존 인기 요인을 과감히 배제한 것도 특이점이다. 심사위원인 윤종신은 “지금까지는 스토리 텔링이나 편집을 통해 출연자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슈퍼스타K’의 매력이자 구습이었지만 이를 과감히 탈피하면서 프로그램이 빠른 전개와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메인 연출자인 김무현 PD는 시즌 1부터 5년간 조연출을 맡아 ‘슈퍼스타K’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신형관 상무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워낙 자료가 방대하고 촬영과 편집에 대한 노하우가 중요하기 때문에 김무현 PD가 유리했다”면서 “제작진은 ‘슈스케6’가 새로운 시작이거나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패는 노래 잘하는 사람이 나와서 얼마나 좋은 노래를 불러 주느냐에 따라 달렸다. 슈스케 6는 그동안 찾아가지 않았던 곳을 포함해 역대 최다 도시를 돌며 참가 방법을 다양화해 실력 있는 참가자들을 발굴하는 데 노력했다. 선곡도 주효했다. 이들이 경연에서 부르는 노래는 100~200곡의 후보 중에 음악감독, 작가, PD 등이 함께 심사숙고해 출연자에게 잘 어울리는 곡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출연자 본인의 몫이다. 심사위원 백지영은 “이번에는 슈퍼위크 때부터 올라올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올라온 것 같다. 그만큼 출연자들의 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이번 ‘슈스케6’의 성공 요인은 검증받은 명곡보다 비주류의 음악을 듣게 하는 무대를 만들어 냈다는 데 있다. 나 역시 김필이 부른 ‘얼음요새’의 원곡을 찾아 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있다. ‘슈퍼스타K’는 유독 여성 참여자에게 인색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이해나, 미카 등 여성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백지영은 “이해나의 무대 퍼포먼스는 당장 SBS ‘인기가요’에 세워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았다”고 호평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이번 시즌에 문자투표의 비중을 줄이고 심사위원 배점을 높이는 등 제도적인 부분을 보완했지만 걸출한 여성 보컬을 배출한 ‘보이스 코리아’와 달리 여성들의 성적이 저조한 것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면서 “현장 음향을 안방까지 잘 전달하기 위해 더 많은 전문가와 모니터 요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슈스케6’는 3회 방송분만을 남겨 놓고 있다. 우승 상금 5억원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김필과 곽진언의 대결 구도가 뚜렷하지만 여성팬들이 많은 송유빈, 남성팬의 지지가 많은 임도혁 등 복병이 존재한다. 윤종신은 “이제는 실력보다 매력이 중요하다. 음정 박자보다 얼마나 대중을 반하게 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5명이 표 차이가 별로 나지 않을 정도로 끝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쳐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범수는 “‘나는 가수다’ 때도 경험했지만 참가자들의 실력은 검증됐고 이제 얼마나 공연 위주로 무대가 잘 만들어지느냐에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교양국 해체’ MBC, 보복성 인사 논란

    MBC가 보복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교양제작국을 해체한 MBC가 시사교양물을 제작했던 PD와 기자들을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내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노사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2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 등에 따르면 MBC는 지난달 27일 조직 개편에 이어 31일 밤 후속 조치로 110여명 규모의 인사 발령을 냈다. 이번 인사에 따라 2005년 ‘PD수첩’에서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파헤쳤던 한학수 교양제작국 PD는 사업부서인 신사옥개발센터로, ‘PD수첩’ 팀장을 지낸 김환균 PD는 사업부서인 경인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전 노조위원장인 이근행 PD와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등을 제작한 조능희 PD 등도 비제작부서로 이동하게 됐다. MBC본부는 성명을 통해 “‘교양 없는 MBC’ 조직 개편의 후속 인사는 밀실 보복 인사”라면서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조직들은 사측 마음에 들지 않은 기자들과 PD들을 솎아 내고 배제하기 위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MBC 기자회도 별도 성명을 내고 “미래방송연구실과 통일방송연구소, 뉴미디어국, 시사제작1부 등에 배치된 기자 5명이 교육 발령을 받았다”면서 “징계성 교육 발령”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회사 성장 동력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했고, 그 조직 중심으로 필요한 인력을 배치했다”며 “미디어 융복합 시대에 맞게 직종·부문 간 융복합 역량을 키운다는 원칙도 고려한 인사”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제2의 ‘별그대’ ‘상속자들’ 왜 안 나오나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제2의 ‘별그대’ ‘상속자들’ 왜 안 나오나

    지난해 이맘때쯤 우리는 ‘상속자들’의 고교생 김탄과 최영도의 불꽃 튀는 라이벌전에 시선을 빼앗겼고, ‘별에서 온 그대’의 외계인 도민준의 마력에 흠뻑 빠졌다. 손발이 오그라들 때도 있었지만 흡인력 있는 이야기와 멋진 배우들의 매력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으며 식었던 한류에 불을 지폈다. 이 두 작품을 통해 이민호, 김우빈, 김수현 등 20대 한류 스타의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그들을 뛰어넘는 화제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 해 동안 지상파에서 쏟아내는 미니시리즈는 30여편. 그러나 지난 1년 내내 평균 시청률 10% 안팎에 머무르는 등 전체적인 하향 평준화가 계속됐다. 드라마 PD들은 “사상 유례없는 드라마 흉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박의 기준이던 시청률 20%는 무너진 지 오래다. 한 자릿수 시청률이 1위를 차지하고 두 자릿수에만 올라도 ‘성공’으로 평가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이런 현상이 빚어진 가장 큰 이유로 한껏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갖춘 작품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보통 작가, 배우, 연출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히트 드라마가 탄생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대본이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의 관계자는 “좋은 대본 없이는 아무리 좋은 배우와 훌륭한 PD가 가세해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상파에서 인기 드라마의 명맥이 끊어진 것은 스타 작가들의 공백기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SBS는 수목 드라마에 ‘상속자들’의 김은숙, ‘별그대’의 박지은, ‘주군의 태양’의 홍정은·홍미란 자매 작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혜련 등 스타 작가들을 전면에 배치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이들이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드라마의 부진이 계속됐다. 주중 미니시리즈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작가들의 주말극 선호 현상도 한몫한다. 작가들은 시청률 경쟁이 힘든 미니시리즈보다는 어지간하면 성적을 낼 수 있는 주말극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지 않는 지상파의 안이한 기획 및 제작 방식도 악순환의 원인 중 하나다.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의 실장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드라마에 대해 스타 캐스팅에 연애담이 필수로 들어가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충분한 기획 및 준비 기간을 갖추지 않고 한두 달 전에 급하게 캐스팅하는 등 드라마를 상품 찍어내듯 쏟아내니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 작가나 스타 PD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드라마 시장의 현실도 문제다. 외주 제작사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드라마 시장은 무한 경쟁에 돌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신입 PD가 활약할 기회는 줄었다. 한 지상파 드라마 PD는 “지상파 TV에서 단막극의 방영이 줄어들어 신입PD나 작가가 데뷔할 기회 자체가 태부족이다. 스타 작가가 쓴 드라마에만 편성이 쏠리는 반면 신인 또는 중견 작가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 드라마 부진이 심화된 것”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최근 업계에서는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는 고비용 구조(회당 제작비 최고 7억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 드라마국 함영훈 CP는 “최근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은 스타 배우나 작가 없이도 과감히 지상파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데서 나온 것”이라면서 “건강한 드라마 시장을 위해서는 지상파에서도 제작비를 줄이고 참신한 기획으로 승부를 거는 작품을 적극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새 영화] ‘깨끗하고 연약한’

    [새 영화] ‘깨끗하고 연약한’

    올해처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말이 가슴에 절절히 와 닿은 때가 또 있었을까. 30일 개봉한 ‘깨끗하고 연약한’은 상실감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일본 영화다. 영화의 남녀 주인공도 아끼는 친구를 떠나보내고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겪었다. 열여섯살 때 불의의 사고로 자신의 소꿉친구 하루타를 잃은 여주인공 칸나(나가사와 마사미)는 8년 전 기억에 갇힌 채 새로운 사랑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다. 칸나를 남몰래 좋아하던 하루타가 그녀에게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한동안 칸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못했다. 로쿠(오카다 마사키) 역시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다. 어렸을 때 자신의 실수로 친구를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일에만 매진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영화 마케터가 된 칸나는 프로모션 파트너로 로쿠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로쿠가 칸나에게 던지는 “죄책감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 안고 가는 것”, “영혼은 자유롭다고 믿고 싶어” 등의 대사는 스크린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다소 뻔한 전개가 예상되는 영화를 감성 충만한 작품으로 빚어낸 것은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일본에서 ‘로맨스의 귀재’로 통하는 신조 다케히코 감독은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에 상처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했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화면에 주인공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잡아내는 섬세한 연출로 여백의 미가 극대화됐다. 감독은 “결국 사람의 상처는 사람을 통해 치유될 수 있으며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탄탄한 원작이 힘이 됐다. 일본에서 295만부가 팔린 이쿠에미 료의 동명 순정만화가 원작이다. 모두 13권으로 이어지는 긴 스토리이지만 영화는 원작의 순도를 유지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잘 접목했다. 일본 영화 특유의 밋밋하고 심심한 전개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흠이다. 일본의 청춘 스타들이 아기자기하게 엮어 가는 에피소드들은 영화의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주효했다. ‘눈물이 주룩주룩’,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주연한 나가사와 마사미가 칸나 역할을 맡아 밝음과 어두움을 오가는 내면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저물어 가는 가을, 메마른 감성을 적시기에는 손색없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신해철측 “장 협착 수술 병원 법적 책임 묻겠다”

    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신해철의 소속사가 고인의 장 협착 수술을 한 병원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30일 밝혔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해철씨가 장 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경과 사항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며 “유족과 상의한 결과 해당 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속사는 변호사 선임을 이미 마친 상태이며 추후 대응은 선임 변호사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해철의 장례 기간 이 같은 결정을 한 데 대해 소속사는 “많은 분이 신해철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계신 걸로 안다”며 “상중 기간만큼은 고인을 편히 모시고자 가급적 언론 보도를 자제하고 있었으나 현재 시각까지도 해당 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기에 그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간다”고 밝혔다. 31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인 미사와 함께 진행되는 신해철의 영결식에서는 서태지가 추도사를 낭독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발연기 아이콘이었는데 작품 이 정도로 마무리 대견하지 않나요”

    “발연기 아이콘이었는데 작품 이 정도로 마무리 대견하지 않나요”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해 준 ‘발연기’ 논란에 감사하고, ‘지적질’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발전이 없을 것 같아 오히려 섭섭하다는 이 배우. 무엇이든 흡수하려 달려드는 다부진 모습이 밉지 않다. 배우 황정음(29)이다. 걸그룹 ‘슈가’ 출신으로 2005년 연기자로 전향해 어느새 올해로 연기 경력 10년째다.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겪는 통과의례인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연기자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격적으로 배우로 이름을 알린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을 비롯해 ‘자이언트’(2010), ‘내 마음이 들리니’(2011), ‘골든타임’(2012), ‘돈의 화신’ ‘비밀’(2013), ‘끝없는 사랑’(2014)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히 연기 이력을 다져 온 그다. “고만고만한 작품으로 안정되게 가느냐, 어려워도 도전하느냐의 갈림길에서는 늘 후자를 선택했어요. 일찍부터 걸그룹 생활을 하면서 나를 괴롭혀야 무언가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수많은 경험이 쌓이면 결국 그게 내공이 되는 거니까요. 저는 드라마를 통해서 인생을 배웁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끝없는 사랑’에서 그는 1980년대 고아 출신으로 소년원에 갔다가 법대에 입학하고 여배우로 데뷔했다가 다시 인권변호사로 성공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인이 됐다. 극의 전개는 빨랐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 탓에 시청자들과의 소통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드라마 ‘비밀’을 끝내고 방송 3사에서 미니시리즈 대본이 다 들어왔어요.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정말 기뻤죠. 하지만 ‘비밀’보다 더 센 드라마, 남들이 못 하는 드라마를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끝없는 사랑’에 도전했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그땐 제가 너무 자만했던 것 같아요.” 남의 말 하듯 자신에게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만큼 오히려 ‘맷집’은 더 좋아졌다. “발연기의 아이콘이었던 황정음이 이 정도로 작품을 마무리한 것이 대견하지 않으냐”며 털털하게 웃었다. 작품에서 망가질 수 있는 힘도 자존감에서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좌절했던 순간이 있었다. 이선균, 이성민과 출연했던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에서였다. “연기 잘하는 두 선배님에게 너무 치이고 자신감을 잃은 데다 연기에 대한 흥미까지 잃어버렸어요. 한마디로 ‘멘붕’이었죠. 그다음 ‘돈의 화신’ 때 마음을 추슬렀어요. ‘비밀’은 이전에 경험하고 습득했던 것을 터뜨려 잘 활용한 시간이었고요. 근데 요즘 저는 또 길을 잃은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더 많은 공부가 되겠지요?” 이번 작품에 온갖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무조건 발랄한 캐릭터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할 일이 많다.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촬영하느라 못 읽었던 책이나 실컷 읽고 싶다”는 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스웨덴 영화 흐름 한눈에

    영화 강국 스웨덴의 작품 경향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제3회 스웨덴영화제가 새달 5~11일 서울 이화여대 예술영화상영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스웨덴 언론인의 반나치 투쟁을 조명한 거장 얀 트로엘 감독의 ‘마지막 문장’(2011),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책임감 없이 살아가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악셀 페테르센 감독의 ‘아발론’(2011) 등 2010년대 스웨덴 영화들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 10편이 상영된다. 2011년 국내에서 개봉한 ‘사운드 오브 노이즈’(2010)를 제외하고는 모두 생소한 영화들이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버지에 대한 5세 여아의 무한한 사랑을 그린 ‘노바디 오운즈 미’(2013), 스웨덴 사회의 부패상을 담은 ‘콜걸’(2012), 다국적 기업의 횡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바나나 소송사건 그 이후’(2011)도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 상영 외에도 ‘노바디 오운즈 미’를 연출한 셸-오케 안데르손 감독이 참석하는 마스터클래스, ‘마지막 문장’을 제작한 프란시 순팅예르 프로듀서가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이번 영화제는 새달 7~13일 부산 영화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진다. 모든 상영작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가요계는 심장을 잃었다”

    “가요계는 심장을 잃었다”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이튿날인 28일에도 그의 빈소에는 ‘마왕’과의 갑작스런 이별을 슬퍼하는 동료 가수와 일반 팬들의 조문 행렬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이날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오후 1시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입관식이 치러진 후 본격적인 조문이 시작됐다. 오전 11시부터 빈소를 찾은 배철수를 시작으로 이승철, 김현철, 김수철, 박학기, 강인봉 등 동시대를 함께한 가수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조문을 하고 나온 이승철은 “가요계의 심장, 브레인 같은 역할을 해줄 친구였다. 다시 활동을 활발히 하려는 시기에 이렇게 돼 안타깝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오후에는 조용필도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평소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그가 후배 가수의 빈소를 찾은 건 이례적이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해철이는 데뷔 때부터 너무 잘 알던 사이인데, 갑작스럽게 변을 당해 너무 당황했다”면서 “음악적인 모험 정신이나 욕심이 대단한 친구였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조용필에 이어 생전 신해철과 각별한 사이였던 싸이도 빈소를 찾았다. 이 밖에 가수 한대수를 비롯해 시나위의 신대철, 김혜림, 사진작가 김중만 등도 함께했다. 서태지 역시 이날 오전 소속사 서태지컴퍼니 홈페이지에 올린 추도문을 통해 “많은 분이 신해철이라는 커다란 이름을, 우리의 젊은 날에 많은 추억과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해 준 그 멋진 이름을 기억해 주실 겁니다”라면서 “항상 최고의 음악 들려주어 고맙다는, 그래서 형이 너무 멋지다는 말을 차마 다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소속사 측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고인이 세상을 떠날 당시 상황에 대해 “계속 무의식 상태여서 말씀(유언)을 따로 남기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마음 편히 가실 수 있게 악플을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지상파 3사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라디오 DJ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던 고인을 애도하는 특집 방송을 편성했으며, 시청자들의 신청곡과 사연이 줄을 이었다. 그가 진행했던 MBC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홈페이지도 고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추모글로 가득 찼다.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문정희, 질척거리는 건 딱 싫어요 싸움도 대신 했던 의리녀

    문정희, 질척거리는 건 딱 싫어요 싸움도 대신 했던 의리녀

    지난해 영화 ‘숨바꼭질’ 개봉을 앞둔 문정희(38)는 “예쁜 역할은 다음번에 하겠다”고 말했다. 전작인 ‘연가시’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물통째 물을 들이키고 ‘숨바꼭질’에서 과격한 사이코 패스로 출연했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말이 씨가 됐는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마마’에서 문정희는 사랑스러운 주부 역할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껏 뽐냈다. 새달 13일 개봉하는 영화 ‘카트’에서는 어둡고 똑 부러진 성격의 마트 계산원(혜미) 역할로 돌아온다. 이 가운데 그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혜미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요즘 들어 실물이 예쁘다는 인사를 유독 많이 듣는데 ‘마마’ 때 지은의 캐릭터가 애교도 많고 예뻐서 그런 것 같아요. 전 카메라에 더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는데(웃음)…. 실제 저는 흐지부지하고 질척거리는 걸 싫어하는 ‘완전 남자’ 같은 성격이에요. 톰보이 같던 학창 시절에는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남자 애들과 다툼이 있으면 대신 싸워 주기도 했어요. 배우가 되고 나서도 상황은 비슷했죠.” 그런 이유 때문인지 그의 주변에는 ‘의리 있는’ 언니들이 많다. 영화 ‘카트’를 함께 찍은 염정아, ‘마마’에 함께 출연했던 송윤아가 대표적이다. 멜로영화 주인공 제의를 고사하고 ‘마마’에 출연한 것도 여자들끼리의 우정을 중시하는 자신의 생각이 반영됐다. “‘마마’는 6년 만에 복귀한 배우 송윤아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엔 소속사에서도 출연을 만류했죠. 하지만 국내에서 여자들의 끈끈한 우정이나 의리를 소재로 한 작품이 성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꼭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카트’ 역시 여성들의 연대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다. 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들이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 통지를 받은 뒤 힘을 합쳐 대항한다는 이야기다. 주류 상업 영화계에서는 처음으로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후반부의 다소 선동적인 부분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고등학생 태영(도경수)부터 ‘88만원 세대’ 미진(천우희), 20년 청소 노동자 순례(김영애) 등 세대별 비정규직의 아픔이 현실적으로 담겼다. “‘카트’가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사회고발 영화이지만 결국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건축학개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든 명필름에서 제작한다는 데 믿음이 갔죠.”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해고된 두 아이의 엄마 선희(염정아)의 감정선이 영화의 밑그림을 그린다면 혜미는 함축적이지만 극적인 지점을 담당한다. 정규직이었던 전 직장에서 유산의 아픔을 겪고 퇴사했던 싱글맘 혜미는 또다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동료들을 독려해 노조를 결성하는 적극적인 인물이다. 극 중 혜미가 회사의 종용에 못 이겨 진상 고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장면에서 ‘감정 노동자’들이 느끼는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현대인들이 공감할 코드가 영화에는 많지요. 영화를 찍기 전에 마트에 가서 계산원들이 익숙하게 바코드를 찍는 모습을 유심히 봤어요.” 쌍용자동차나 이랜드 홈에버 노동조합의 투쟁 과정을 다룬 문서자료들을 검토하며 캐릭터를 연구했다는 그다. 마트를 점거하고 농성하는 장면에서는 찬바닥에서 냉기가 올라와 내복을 서너 벌씩 껴입고 찍어야 했다. 그래도 감독(부지영)부터 출연자들까지 거의 모든 구성원이 여성인 현장이라 유대감은 더 깊어졌다. 그는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여성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대접받고 여권이 신장되면서 이런 작품도 나올 수 있었겠지요. 실제 저도 사회 봉사를 하거나 사회 참여하는 일을 소중히 생각하는 편입니다.” 연극배우로 데뷔한 그는 뒤늦게 뛰어든 영화와 드라마에서 승승장구하며 어느덧 주류 연기자가 됐다. 최근 팬카페에 ‘언니 내 거!’라고 외치는 10~20대 팬들이 생겨나는 등 대중적 인기도 부쩍 높아졌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바꾸게는 하지만 사람이 그 자리 때문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대학(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생인 이선균, 오만석과 함께 공부할 때는 “나중에 우리가 무대에 설 수나 있을까”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 시절의 소박함이 너무나 그립다고 한다. “배우는 허구를 현실로 바꾸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늘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항상 제가 생각하는 것이 전부가 아닐 거라고 믿죠. 겉으로는 우아해도 물 밑으로는 발갈퀴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백조처럼 연기를 하고 싶어요. 연기를 만만해하지 않고 늘 어려워하는, 치열하게 꿈을 꾸는, 그런 배우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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