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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책]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미즈키 아키코 지음, 윤은혜 옮김, 중앙북스 펴냄) 국내 한 항공기 1등석에서 승무원에게 추태를 부려 물의를 빚은 일명 ‘라면 상무’ 사건은 세간의 분노와 더불어 1등석 승객에 대한 호기심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일본과 외국 항공사에서 근무한 전직 일본인 스튜어디스가 전체 좌석의 3%에 해당하는 국제선 1등석 승객들을 16년간 밀착 서비스하면서 파악한 공통적인 성공 습관을 소개한다. 그중 하나가 입국 서류 작성 때 승무원에게 절대 펜을 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기록하는 습관 때문에 항상 자신만의 필기구를 지니고 다닌다는 설명이다. 기내에서 신문을 보지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다. 뉴스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집이나 공항 라운지에서 읽고 나오기 때문이다. 1등석 승객들이 역사소설을 즐겨 읽는다는 사실도 재밌다. 228쪽. 1만 3000원. 베케트에 대하여(알랭 바디우 지음, 서용순·임수현 옮김, 민음사 펴냄) 사뮈엘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성공 이후 작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부조리 연극의 대표 작가로 부각됐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베케트 문학의 진면모를 파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이 책에서 베케트를 절망의 작가로만 바라보는 일반적 편견에서 벗어나 베케트 작품 안에서 변화의 가능성과 희망의 흔적을 탐색한다. 바디우는 베케트의 사유가 “긍정의 지점들을 따로 떼어 내 고양하는 사유”라고 평가하며 “베케트의 모든 재능은 거의 과격할 정도로 긍정을 지향하고 있었다”고 선언한다. 바디우의 사유 속에서 베케트는 절망의 가장자리에서 서성이면서도 진리의 희망과 사랑의 행복을 노래하는 작가가 된다. 바디우 전공자인 서용순 영남대 인문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와 베케트 전공자인 임수현 서울여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280쪽. 1만 6000원. 코난 도일을 읽는 밤(마이클 더다 지음, 김용언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셜록 홈스를 창조한 뛰어난 스토리텔러 아서 코난 도일의 글쓰기에 대한 탐구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비평가인 저자는 일생 동안 셜록 홈스 모험담에 열정을 바쳐 온 오랜 팬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셜록 팬들의 모임인 ‘베이커가 특공대’의 회원이기도 하다. 책은 홈스의 미스터리 소설뿐 아니라 덜 유명하지만 매혹적인 코난 도일의 다른 작품들도 소개한다. 다작 작가였던 코난 도일은 과학 및 역사소설을 비롯해 에세이와 회고록도 다수 남겼다. 저자는 모든 종류의 스토리텔링을 아우르는 이야기꾼 코난 도일의 면모를 조명하며 ‘좋은 이야기는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어린 시절 ‘바스커빌 가문의 개’와 처음 맞닥뜨린 기억에서 출발해 홈스 탐정 소설의 특징과 코난 도일의 글쓰기 방법을 해설한다. 부제 ‘스토리텔링의 모든 기술’은 코난 도일의 걸작 ‘추적의 모든 기술’에서 따왔다. 276쪽. 1만 3000원. 남자, 죽기로 결심하다(만프레트 볼퍼스도르프 외 지음, 유영미 옮김, 시공사 펴냄) 여성 우울증의 위험성은 널리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남성 우울증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다. 남성은 여성 이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쉽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병을 키우게 된다. 남자니까 울면 안 되고 많은 돈을 벌어야 하며 늙어서도 약해져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 책은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남성 우울증의 실체를 파헤친다. 독일 남성우울증 전문 정신의학자인 만프레트 볼퍼스도르프 박사는 “남성 우울증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정보가 부족하며, 여성과 달리 자신의 감정을 잘 살피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남성 우울증은 결코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으며, 가족과 이웃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288쪽. 1만 3000원.
  • [커버스토리-귀농귀촌 2.0시대] 귀농귀촌 실패 사례… 정착 성공하려면

    [커버스토리-귀농귀촌 2.0시대] 귀농귀촌 실패 사례… 정착 성공하려면

    # 은행 간부를 지낸 이모(66)씨는 최근 강원도를 떠났다. 퇴직 후 사업에 실패하고 건강까지 나빠지자 아내와 함께 “공기 좋고 물 좋은 데서 농사나 짓자”며 3년 전 서울을 버리고 내려왔던 귀농자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남의 땅을 임대해 고추, 오이, 고구마 농사를 지었지만 연거푸 실패했다. 경험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서울로 다시 돌아왔지만 귀농하면서 빌린 영농자금은 지금도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있다. # 3년 전 전남 순천시 별량면으로 귀농한 서모(57)씨는 최근 농촌 생활을 접었다. 그런 대로 오이를 잘 길렀지만 판로가 없었다. 농사는 과학 영농, 날씨, 유통, 인터넷 판매 등 여러 가지가 혼합된 종합세트였다. 빚만 잔뜩 지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서씨는 “해충, 말파리, 모기 등이 있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도 열심히 농사를 지었지만 판로 확보에 애를 먹었다”면서 “도시에서 막노동을 해도 농촌보다는 벌이가 나을 것 같았다”고 귀농했던 것을 후회했다. 귀농귀촌이 느는 것 못지않게 실패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장밋빛 꿈을 안고 도시 생활을 청산한 뒤 내려왔다가 영농 기술 미숙과 주민과의 마찰 등으로 도시로 다시 돌아가는 귀농인이 부지기수다. 많은 도시인이 ‘농사나 짓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농어촌에 덥석 정착했다가 큰 코 다치고 영농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다. 경험과 영농 기술 부족이 원인이다.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던 김모(50)씨는 2007년 제주로 귀농했다가 3년 만에 되돌아갔다. 김씨는 귀농 직후 감귤밭 1000여평을 매입해 농사를 시작했다. 농대를 나와 ‘농사는 좀 안다’고 자부했지만 현장에서는 완전히 초보였다. 실패를 거듭했다. 김씨는 차별화 전략으로 유기농 감귤을 재배했으나 판로 개척에 애를 먹었다. 김씨는 “다른 과일보다 감귤 농사가 비교적 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는데 부족한 영농 경험이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김씨의 농지는 현재 제주 현지인에게 임대돼 있다. 해발 400m 이상으로 일교차가 심해 사과 주산지로 유명한 전북 장수군에 내려와 과수원을 하던 또 다른 김모(54)씨도 2년 만에 농사를 포기했다. 추석 사과 ‘홍로’를 재배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헛심만 쓰다가 끝내 도시로 되돌아갔다. 마을 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구동관 충남농업기술원 귀농지원팀장은 “농촌은 30% 이상이 마을 일이다. 귀농인 일부는 ‘내 일 열심히 하는데 왜 이상하게 보느냐’고 말하지만 그건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남 부여군 장암면에서 수박 농사를 짓던 50대 이모씨는 1년 만인 지난 5월 도시로 다시 돌아갔다. 농사일도 힘들었지만 무뚝뚝한 성격에 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면서 외딴섬처럼 지내는 것을 못 견뎌 했다. 단체로 내려와도 마찬가지다. 풍광이 아름다운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백산 자락은 예술인들의 귀촌 부락이었다. 3~4년 전부터 예술인 10여 가구가 찾아와 텃밭을 일구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이후 한두 가구씩 도시로 떠나더니 지금은 달랑 세 가구만 남았다. 송재익 부석면장은 “주민들은 의식주, 예술인들은 예술 활동에 각각 골몰하다 보니 서로 왕래하지 않고 단절돼 있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느릅실 주민들은 지난해 전원마을 조성 사업을 무산시켰다. 아산시가 2014년까지 이 마을 2만 4151㎡에 30가구 규모의 전원마을을 조성하려 하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다. 이장 주영석(70)씨는 “농사도 안 짓는 사람들이 몰려와 ‘독립 부락’을 만들어 놓으면 우리들과 잘 지내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주민은 “농촌이 도시인에게는 따 먹기 좋은 과실로만 보이느냐. 모든 사람이 짐을 싸서 도시로 나갈 때 외롭게 마을에 남아 농업을 지켜 온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텃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우스꽝스러운 태도”라고 꼬집었다. 원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면 외톨이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농기계를 빌려주지 않거나 “내 땅이니 지나가지 말라”며 길을 막아 승용차 운행이 어려운 일도 있다. 농사일은 품앗이가 많은데 일꾼 사는 것도 쉽지 않아 쩔쩔맨다. 마을 아낙네들의 쑥덕거림도 당해야 한다. 지난해 아산의 한 마을은 외지인 7명이 집단 귀촌해 오자 “주민들 식수원인 지하수가 크게 달린다”며 상수도를 끊기도 했다. 원주민들과 잘 지내지 못한 것도 적잖이 작용했다. 강성모(57) 부여군귀농귀촌인협의회장은 “시골 인심이 옛날 같지는 않다. 귀농인이 먼저 다가가야 하고 마을 이장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귀농인이 주민들에게 너무 잘 보이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얼마 전 40대 귀농인이 이웃집 전기를 고쳐 주다가 감전돼 숨지는 사고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전북 진안에서 귀농에 실패한 뒤 충남 아산 유곡리로 옮겨 8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형(44)씨는 “육체 노동을 안 해봐 귀농 초기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손가락이 쑤셨고, 주민들이 새벽 5시에 문을 벌컥 여는 것도 힘들었다”면서 “마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어울려 살고 나누려는 자세가 우선이다. 농법은 시간이 지나면 배워지지만 이것은 그렇지 않다”고 충고했다. 김씨는 “농사를 짓지 않고 살기만 하는 귀촌인은 유대 관계나 애착이 덜해 주민들과의 갈등이 더 심하다”면서 “귀농인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인정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귀농귀촌 유인책을 내놓는다. 창업·주택자금 2억 4000만원 융자에 지자체에서 빈집 수리비와 농기계 구입비로 500만원씩 무상 지원하기도 하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귀농인들의 생각이다. 순천에 귀농했던 서씨는 “지원이 일시적이어서 2~3년 농사에 실패하면 큰 부채로 남는다”면서 “지자체들이 영농교육 등보다 인구 늘리기 수단으로 현금만 쥐여줘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구 팀장은 “귀농 후 3년은 지나야 자리가 잡히는 만큼 현지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초기에 너무 큰 돈을 들이지 말고 임대 등을 통해 경험을 쌓은 뒤 규모를 키워도 늦지 않다”고 귀농인 스스로 치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구로 별별시장’ 별의별 것 다 나온다

    구로구가 23일 구로근린공원에서 지역 12개 단체와 손잡고 ‘구로 별별시장’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로 별별시장은 주민, 예술가,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구로를 생활 터전으로 한 사람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마을행사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주민 주도형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로구의 별의별 사람이 모여 구로에서 일어나는 별의별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 지난 5월 첫 별별시장이 열렸고 10월까지 매월 넷째주 금요일 오후 5~9시 진행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시민기획단 참여로 행사의 내용이 크게 업그레이드된다. 구로구는 별별시장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지난 2일 공개모집을 통해 ‘구로 별별시장 시민기획단’을 선발했다. 난타·연극 지도교사, 악기연주자, 외국어 능통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주민 25명으로 구성된 ‘별별시장 시민기획단’은 각자 원하는 분야에서 재능기부를 펼치게 된다. 별별시장에서는 벼룩시장, 먹거리장터, 아트마켓, 가족워크숍, 길거리공연, 사회적기업 쇼케이스, 우리동네 마을영상제, 구로 ○×퀴즈, 별별시장 라디오 등 주민들을 위해 주민들이 만든 9가지 놀거리가 펼쳐진다. 구 관계자는 “구로 별별시장은 다양한 주민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소원한 이웃관계를 회복하는 장터”라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열린세상] 100년의 가게 꿈을 향해/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100년의 가게 꿈을 향해/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KBS1 TV에서 2011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2년간 방영된 ‘100년의 가게’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국내외 장수 가게를 찾아내 그 성공비결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총 60개 국내외 사례가 방영되었는데, 그중 한국 사례는 11개가 방영되었지만 실제로 100년 가게는 6곳뿐이었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이 지속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국내에 100년 가게가 몇 개 없는 상황에서 해외 사례만 다루어야 하는 한계도 있고 해서 종료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렇게 100년의 가게 반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가업 승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가업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100년의 가게가 탄생될 수 없는 것이다. 수년 전에 졸업한 제자 중에 아버지의 대를 이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제자가 있다. 대형마트에 몇 년 근무하다 그만두고 부모님의 뜻에 따라 가업 승계를 한 셈이다. 다행히 입지경쟁력도 있고 부모님의 신선식품 취급 능력에 힘입어 상품경쟁력도 있어서, 많은 중소유통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도 슈퍼마켓 운영이 잘되고 있다고 한다. 슈퍼마켓을 두 개 운영해 오던 아버지가, 하나는 장남에게 또 다른 하나는 내 제자인 차남에게 경영을 맡겼다. 그리고 아버지는 매일 새벽에 트럭을 몰고 가락시장에 가서 좋은 농산물을 구매해 두 아들 가게에 배송해주고, 가게 운영은 아들들에게 맡긴다고 한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쌓은 신선식품 구매 경쟁력에 새로운 사고를 가진 젊은 아들들의 현대적 경영능력이 합쳐져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최근에 필자가 만난, 서울 휘경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점주도 올 초에 직장을 다니던 아들에게 인근의 작은 슈퍼마켓을 인수케 하였고, 아들은 이를 편의점형 슈퍼마켓으로 새단장하여 문을 열었다. 그 이후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향후 사업전망에 자신감을 갖는 것을 보았다. 이 경우도 아버지가 농산물을 인근 청량리도매시장에서 직접 구매해 자신의 가게와 아들의 가게에 공급하고, 아들은 현대식 디자인과 청결한 가게 이미지, 친절 그리고 과학적 경영기법 접목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었다. 결국 이들 사례를 보면, 가능성과 의지가 있고 오랫동안 쌓아 온 부모님의 상품 소싱능력, 다시 말해 신선식품 소싱능력에 아들들의 젊은 감각과 경영이 어우러지면서 희망적인 가업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자 중에 가업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는 아주 소수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직 고소득 자영업이 아닌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는 그 어려운 일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2010년 소상공인진흥원에서 발표한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을 하게 된 동기가 가업 승계 때문이라고 답한 비중이 겨우 1.6%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00만명 가까운 개인사업자가 신규 등록을 하는 반면에 80만명 이상이 사업을 접고 있으며, 개인사업체의 평균 존속기간이 8년 미만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사업체 평균 존속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자영업자의 어려운 형편을 보면서, 본인도 출구가 있고 대안이 있다면 어려운 사업을 그만두고 싶다는 자영업자들이 많은데 자식들의 가업 승계는 꿈도 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소상공인들도 2대, 3대로 가업 승계가 이루어지며 50년, 100년 장수하는 가게가 많이 나타나야 한다. 이렇게 가업 승계가 이루어지려면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이 주어지고 그들이 의지와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필수조건일 것이다. 이러한 시장환경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정한 역할이 필요하다. 물론 100년의 가게와 같이 장수하는 가게가 되려면 상품과 서비스에서 차별적 경쟁력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고, KBS1의 ‘100년의 가게’ 마지막회, 100년의 가게 성공 조건에서처럼 본업에 충실함과 함께 지역 및 이웃과 공생하는 자세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소상공인들도 분명히 현실은 어려움이 크겠지만 원대한 100년의 가게를 향하는 큰 꿈을 안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 가정집 하수관도 치료해주는 강서구

    가정집 하수관도 치료해주는 강서구

    서울 강서구가 지자체 최초로 개인 하수관로 내시경 진단 서비스를 시행한다. 구는 22일부터 폐쇄회로(CC)TV를 내장한 ‘하수도 조사장비’로 가정용 하수관의 내부를 직접 눈으로 살피며 문제점을 진단해 준다고 밝혔다. 하수도 조사장비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내시경과 같은 기능을 하며, 하수관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본체와 연결된 소형카메라가 하수관로 이곳저곳을 탐색하며 연결관 파손 부위나 하수도 막힘 등의 원인을 찾아낸다. 현행대로라면 하수관로에서 가정으로 유입되는 부분부터는 개인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주민들은 하수관로에 문제가 생기면 개인 하수시설 정비업자를 불러야 했다. 그래서 진단기술이 좋지 않은 시공업자가 여기저기 땅을 헤집거나 잘못된 진단으로 비용부담은 물론 근본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남겨 이웃 간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이번 진단법 도입으로 이런 문제가 말끔히 풀리게 됐다. 땅을 파지 않아도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방문 서비스의 경우 진단이 쉽고 민원인과 함께 모니터로 하수관 내부를 살피기 때문에 하수관로 파손 및 막힘의 원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개인 하수관 누수 진단 신청은 치수방재과(02-2600-6954)로 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공공하수관에 적용했던 서비스를 민간에까지 확대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면서 “앞으로도 구의 장비와 전문 인력을 이용해 주민들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이집트 법원, 무바라크 석방 명령

    이집트 법원이 2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석방을 명령하면서 이집트 혼란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집트 국영TV는 이날 카이로 항소법원이 무바라크에게 적용된 부패 혐의 가운데 하나를 무혐의 처분하고 그의 석방을 명령했다며 보도했다. 석방 결정은 지난 7월 3일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국 혼란이 극심한 상황에서 취해진 조치다. 무바라크의 변호인 파리드 엘디브는 “법원이 무바라크의 석방을 결정했다”며 “22일 교도소에서 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가 지금까지 제기된 혐의에서 벗어날 경우 그를 잡아 가둘 법적 근거도 없어진다. 독재자로 악명 높던 그가 정계에 복귀할 경우 이집트는 ‘아랍의 봄’(2011년 민주화 시위) 이전 체제로 돌아갈 수도 있다. 2011년 4월 12일 구속된 무바라크는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2011년 초 시민 혁명 기간 시위대 800여명의 사망을 막지 못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지난 1월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의 오류 및 무바라크와 검찰의 항소 요구를 받아들여 재심을 명령했다. 한편, 이집트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의 하젬 엘 베블라위 총리는 시위대 무력 진압 과정에서 겨우 수백명이 죽었을 뿐이라며 내전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베블라위 총리는 20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겨우 수백명이 죽었을 뿐이다. 앞으로 여러 주, 여러 달 동안 계속 문제를 겪긴 하겠지만 몇몇 이웃 나라에서 본 것과 같은 내전으로 치달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집트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원조 중단에는 반대하고 있으며 사안별로 원조 계획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이집트에 공격용 아파치 헬리콥터 10대를 인도하는 것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200명의 ‘따뜻한 품’

    소외가정과 민간 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서대문구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시행 2년 반 만에 200가정에 도달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20일 오후 4시 구청장실에서 열린 197번째에서 200번째 가정과 후원자 결연식에 참석해 축하했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국가의 복지정책에 따라 공식적인 지원 대상에 포함된 수혜자를 제외한 한부모·조손 가정, 다문화·독거노인 가정 등을 발굴해 민간 후원자들과 이어주는 사업이다. 재정 여건 때문에 국가는 복지 혜택을 마구 넓힐 수 없고 민간 후원자는 돕고 싶어도 적절한 대상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착안, 이 둘을 잇는 역할을 맡으면 어떻겠냐고 문 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2011년 1월 1호 가정 탄생을 시작으로 동주민센터, 복지기관, 서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등이 적극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발굴해 후원자들과 연결해 주면서 200가정을 달성했다. 후원자가 매월 후원금을 내면 구 등은 공적부조 수혜자 수준의 종합적인 관리 체계를 가동한다. 현재까지 8억 3700만원이 지원됐다. 이날 200번째 가정 후원 결연식에 참석한 이는 박동열(79)씨다. 6·25전쟁 때 홀로 월남한 박씨는 온갖 일을 해가며 자수성가했다. 2011년 이미 세 가정 지원을 시작했고 이번에 또 네 가정 지원에 나섰다. 박씨는 “월남해 의지할 곳 없던 나에게 손 내밀어주는 사람이 없던 게 가장 가슴 아팠다”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남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다 함께 행복하고 따뜻한 서대문구를 만들고자 제안했던 사업인데 이처럼 훌륭한 후원자들 덕분에 빠른 시일 안에 200가정이나 품어 안을 수 있게 됐다”면서 “후원자들의 명예를 존중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후원자들에 대한 명예의 전당 같은 것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후원자와 결연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 격려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오리온 ‘초코파이 기부행사’ 22일부터 이마트 매장에서

    오리온 ‘초코파이 기부행사’ 22일부터 이마트 매장에서

    오리온은 22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불우이웃에게 기부한 수량만큼의 초코파이를 추가로 지원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기부 장소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을 받는 고아원·장애인단체·노인 복지시설 등으로 제한된다. 기부는 최소 1박스 이상부터 가능하다. 초코파이를 지정된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 후 구매 영수증을 초코파이 홈페이지(chocopie.co.kr)나 이마트 홈페이지(emart.com)에 올리고 신청하면 된다.
  • 하정우·구혜선 볼까… 극장 말고 청주비엔날레서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최민수, 하정우, 유준상, 임혁필, 박은혜 등 국내 유명 연예인 20명이 손수 만든 공예품을 출품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설명회를 열어 배우 최민수와 박은혜가 직접 바느질하고 빚은 가죽 공예품과 도자 공예품을 각각 출품하는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별 전시 부문인 ‘스타 크라프트’전에 참여한다. 최민수는 7년간 공들여 만든 지갑, 벨트 등 가죽 공예 오브제를 내놓는다. 앞서 몇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나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배우 하정우는 나무로 만든 테이블에 그림을 넣은 작품을 선보이고 배우 구혜선은 그림을 새긴 거울을 출품했다. 가수 조영남·남궁옥분·유열·이상은, 배우 리사, 개그맨 임혁필 등도 입체적인 그림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스타 크라프트전을 기획한 김종근 홍익대 교수는 “연예인들의 작품을 통해 청주비엔날레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작품은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불우 이웃 돕기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70억원이 투입되는 청주비엔날레는 오는 10월 20일까지 40일간 충북 청주시의 옛 연초제조창에서 이어진다. 1999년부터 시작된 행사의 올해 주제는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2013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조아나 바스콘셀로스를 비롯해 영국 왕립미술학교 출신의 깃털공예가 케이트 맥과이어, 미국 최초의 살아있는 인간문화재 데일 치훌리, 도예가인 신상호 홍익대 명예교수 등 60개국의 작가 3000여명이 참여한다. 전시 감독은 박남희 서울과학기술대 외래교수와 가네코 겐지 미노도자기박물관장이 함께 맡았다. (043)277-2501~3.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후아유(tvN 밤 11시) 시온은 형준의 예전 사진을 보던 중 형준과 함께 있는 문식을 발견한다. 시온은 문식에게 6년 전 사건의 전말을 묻고, 건우는 자신이 존경하는 문식을 믿지 못한다며 시온과 말다툼을 벌인다. 한편 성찬이 준 영화 티켓으로 시온과 건우는 얼떨결에 극장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 사이 건우는 갈수록 시온에게 상사 이상의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와타나베의 건물탐방(홈스토리 밤 11시) 일본 도쿄의 요쿠라씨 집을 찾아간다. 깃발 모양의 독특한 집이라 자칫하면 폐쇄적인 공간이 될 수 있었지만, 이웃집과의 경계를 두지 않아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방과 주방 등의 배치가 독특해 복도가 마치 골목 같은 느낌을 주는 집이다. 특히 방은 독립된 공간이면서 동시에 집안 곳곳의 장소와 연결돼 있다. ■팔로잉(OCN 밤 11시) 라이언은 납치된 아이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추적해 아지트를 급습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적 진실 앞에 당황스러워한다. 한편 살인마 조는 변호사를 통해 언론플레이를 시작하고, FBI의 눈을 피해 자신의 전 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라이언이 연쇄 살인범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사이 경찰과 FBI는 아지트를 포위한다. ■전현지의 게임의 법칙 시즌 2(J 골프 밤 9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최초의 여자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미정 교수가 출연한다. 그는 원심력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유도와 한쪽으로만 회전하는 골프 스윙 사이에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김미정 교수는 숏 아이언이 당겨지는 습관 등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다. ■스칸디나비아:혹독한 시련(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외딴 지역에는 나무가 없는 광대한 황무지 북극 툰드라가 있다. 이곳은 1년 중 대부분의 기온이 영하를 맴돈다. 황량하고 사람이 살기 어려운 이 땅에서는 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곳의 척박한 환경과 싸우며 온갖 역경을 이겨 내며 번성하는 커다란 생명체가 있는데…. ■윙스클럽:무한한 바다를 위한 싸움(니켈로디언 오후 1시) 트레사와 네레우스의 연락을 받고 바다로 간 윙스는 빛의 기둥을 포위한 돌연변이들과 싸운다. 마법의 돌 ‘바다의 숨결’로 무한한 바다의 셀키들을 한자리에 모은 트레사와 네레우스. 한편 윙스는 트리타누스와 아이시, 돌연변이에 맞서 싸우지만 역부족인 데다 심지어 트리타누스는 아이샤의 사이러닉스를 노리고 있다.
  • [학교 밖에서 배운다] ‘문화로 솔안(소란)스러운 우리 마을, 송내동’

    [학교 밖에서 배운다] ‘문화로 솔안(소란)스러운 우리 마을, 송내동’

    ‘쓱싹쓱싹’, ‘뚝딱뚝딱.’ 지난 17일 경기 부천시 송내동의 한 지하 공방(工房). 앳된 얼굴을 한 학생들이 망치와 톱을 손에 들고 연신 움직였다. 무서울 법도 하지만 거침없이 목재를 손질했다. 사포질도 쓱쓱 잘해 냈다. 곁에 서 있던 부모들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작업을 도왔다. 그렇게 2시간 정도 흘렀을까. 형태가 없던 나무가 탁상시계로 다시 태어났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하나둘 모여 만들어진 결과였다. 작업에 열중하던 김서진(8)양은 “하나도 안 무섭고 오히려 재밌다”면서 활짝 웃었다. 김양의 손에는 1㎏ 정도 돼 보이는 망치가 들려 있었다. 송내동이 소란스럽다.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부터다. 사업 타이틀을 ‘문화로 솔안(소란)스러운 우리 마을, 송내동’으로 정하고 마을 사람들이 중심이 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에서 받은 지원금 3000만원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아빠와 함께하는 목공교실’ 수업 역시 이 사업의 일부다. 7월 처음 시작해 벌써 세 번째 기수를 받았다. 기수당 5가족, 10여명 정도를 뽑아 매주 토요일 3회에 걸쳐 시계, 솟대, 보물함 등을 만든다. 솟대는 마을 사람들의 안정과 평화를 기리기 위해 과거부터 만들어 온 긴 장대를 일컫는다. 수업은 현재 공방 대표인 곽계원(40)씨가 도맡아 진행한다. 1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10월 공방을 열었다. 곽씨는 “10년 전쯤 부모들끼리 마을에서 조합을 만들고 교사를 고용해 공동 육아를 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경험을 통해 이웃 간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목공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목공교실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취미를 찾은 학생도 있다. 지난 7월 1기 수업을 수료한 김승주(11)군이 대표적 사례다. 이날도 아버지와 함께 공방을 찾은 김군은 요즘 목재 사다리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아버지 김두영(42)씨는 “프로그램을 들은 이후로 매주 토요일이면 혼자 공방에 나가 깜깜무소식”이라면서 “대여섯 시간쯤 지나 저녁 먹을 때 돌아오는 걸 보면 재밌긴 한가 보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옆에서 오일 마감 작업을 하던 김군도 “토요일이면 집에서 게임밖에 할 게 없었는데 내 손으로 목재를 가공해 새롭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 신기하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본적인 목적은 파편화된 지역사회 살리기와 아이들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다. 이윤철 마을사랑방 공동체 사무국장은 “오래 살아온 원주민들과 아파트 단지로 이사 온 사람들이 혼재돼 지역사회가 개인화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여러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주민 간에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문화 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송내 2동에는 전체 인구 중 유아·청소년이 30%에 이르고 초·중·고등학교가 6개나 있지만 그에 걸맞은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이 없었다. 지역 주민들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목공교실에 참여한 조아영(7)양의 어머니는 “관공서 등에서 진행하는 체험학습은 돈이 많이 들어가고 거리도 멀 뿐만 아니라 경쟁률이 굉장히 높다”면서 “지역공동체 프로그램의 취지와 목적 모두 마음에 들고 이런 프로그램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른 부모와 소통하는 기회도 되고 직접 아이가 개진하는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도 했다. 서진양의 어머니는 “몇 년 전 부산에서 송내동으로 이사 온 후 이웃사촌이 없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낯설음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9월에는 ‘두근두근 가족 숲길 걷기’라는 새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송내 2동에 위치한 성주산의 낮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게 주요 내용이다. 참가자들은 불빛이 없는 밤에 숲길을 체험하고 마을 주변의 자연을 느끼게 된다. 김현미 부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사업담당자는 “앞으로도 많은 프로그램과 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호흡할 것”이라면서 “동 주민센터와 협력해 연계점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추진하고 홍보 효과를 높여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동대문 푸드마켓’ 기부문화 확산 이끈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 ‘십시일반’(十匙一飯)을 꼭 기억해 주세요.” 동대문푸드마켓에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기부문화 확산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역 기업과 중소상인, 주민이 기부한 식품을 지역 홀몸노인, 저소득층에게 나눠 주는 푸드마켓의 이용자가 월 1500여명을 넘어섰다고 19일 밝혔다.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동대문푸드마켓은 수혜자가 월 1회 푸드마켓을 방문해 본인이 원하는 4가지 종류의 식품을 선택함으로써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급식 필요 아동과 홀몸노인, 재가 장애인 등 저소득층의 결식 문제를 없애는 등 복지 공동체 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하거나 직접 마켓을 이용할 수 없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마켓에서 거주지 동주민센터까지 배달하고 동 복지위원들이 이용자 가정에 배달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국민기초수급자 외에 차상위계층으로 이용 대상을 확대 운영하고 있는 동대문푸드마켓은 민간 사회안전망 구실을 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상점, 개인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삼 복지정책과장은 “아직도 동대문푸드마켓에 필요한 물품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부족하다”면서 “십시일반의 나눔 정신으로 지역 기업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행복한 꿈만 꾸렴…취약계층 어린이 건강 대작전] 원기보충 한약 ‘허준 아저씨’ 양천구

    양천구가 어린이 건강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양천구 드림스타트센터는 어린이들의 각종 질병을 막기 위한 예방 서비스와 영양요리교실, 예방접종 등 다양하고 알찬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드림스타트 지원이 필요한 어린이는 한부모 가정과 기초수급자 가정 등의 어린이 200여명 정도다. 질병 예방 서비스는 함소아 한의원의 후원으로 만 3~5세 어린이들에게 여름철 원기를 보충하는 ‘삼복첩’과 ‘동병하치 약선’(생맥산)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직접 요리를 만들고 먹어 보는 영양요리교실 등을 운영한다. 또 예방접종 사업의 일환으로 만 12세 여자어린이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서비스를 실시한다. 구는 드림스타트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3개 병원(이웃사랑소아청소년과, 메디힐병원, 튼튼소아청소년과)과 협약을 맺었다. 구 관계자는 “모든 어린이들이 똑같은 출발선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보건소 및 협약 기관과 연계해 건강검진과 각종 건강교실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원초적 본능’ 재현?바람난 남편 침대 묶어놓고 끔찍보복

    변태적인 남자의 외도에 화가 난 부인이 끔찍하게 보복을 했다. 상파울로에서 멀지 않은 브라질의 항구도시 산토스에서 20대 후반 남편의 성기를 자른 부인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부인은 남편의 외도를 보고 충격을 받아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사건을 저지르기 전 부인은 우연히 남편이 한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목격했다. 남편이 양성애자인 걸 알게 된 부인은 충격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며칠 뒤 부인은 남편에게 성관계를 갖자면서 변태적인 제안을 했다. 남편을 침대에 묶은 뒤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흔쾌히 부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부인은 남편을 침대에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사랑을 나누는 대신 부인이 꺼내든 건 미리 준비했던 칼이었다. 악마로 변한 부인은 남편의 성기를 잘라버렸다. 이웃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부인은 체포됐다. 남편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영영 성기를 잃어버렸다. 병원 관계자는 “시간이 너무 지나 잘린 성기를 봉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향토기업 특선] 소형 가전제품 원액기 제조업체 휴롬

    [향토기업 특선] 소형 가전제품 원액기 제조업체 휴롬

    경남 김해시에 있는 휴롬은 소형 가전제품 원액기 ‘휴롬’으로 세계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글로벌 강소 기업이다. 과일이나 채소 등을 갈지 않고 천천히 압착해 원액을 짜내는 저속착즙방식(Slow Squeezing System, SSS) 기술을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 2008년 이를 세계 최초로 상품화했다. 휴롬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계속 제품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원액기 단일 품목으로 2009년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10년에는 700억, 2011년 1700억, 지난해에는 27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3600억원, 2015년에는 1조원이 목표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수출도 2010년 100억원에서 2011년에는 680억원, 지난해에는 1100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휴롬의 원액기는 기존의 주스기와는 원리, 방식이 전혀 다르다. 기존엔 칼날이 분당 1000번~2만 4000번 회전하며 갈아서 주스를 만들기 때문에 효소나 영양소가 마찰열에 많이 파괴된다. 과육과 과즙 층이 분리되는 현상이 생기고 산화가 빨리 돼 색이 변한다. 반면 휴롬은 분당 80번 정도로 돌아가는 스크루가 재료를 눌러 즙을 짜내는 저속착즙 방식을 개발했다. 마찰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효소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고 분리 현상도 생기지 않는다. 색깔도 변하지 않는다. 껍질이나 씨앗의 영양소까지 짜낼 수 있다. 그래서 휴롬은 원액을 짜낸다 해서 이를 원액기로 부르며 차별화했다. 휴롬의 성공신화가 있기까지는 창업자 김영기(64) 회장의 40여년에 걸친 끈질긴 연구와 거듭된 실패가 있었다.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4년 고향 김해에서 전자부품제조 회사인 ㈜판성정밀을 설립한 김 회장은 5년 만에 녹즙기 제조 쪽으로 바꿨다. 독자적인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해야 살아남을 것으로 판단했고, 미래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을 고려했다. 김 회장은 10년이 넘는 연구 끝에 1993년 스크루 방식의 ‘오스카 녹즙기’를 개발했다. 그러나 1994년 국내 녹즙기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중금속 파동이 일어났다. 공업진흥청의 재시험 결과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회사 이름을 ㈜동아산업으로 바꾸고 주스기 개발에 나섰다. 수천번의 실험과 연구 끝에 저속착즙 방식을 개발했다. 발상을 전환해 개발한 기술이다. 원액기는 출시되자마자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홈쇼핑 채널에서 매진이 이어졌고 중국, 일본 등 해외 홈쇼핑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주방 브랜드 테팔에서 기술을 사겠다고 제안했으나 김 회장은 거절했다. 김 회장은 2011년 사명을 휴롬으로 바꿨다. 영어 ‘Human’(사람)과 우리말 ‘이로움’을 합친 조어다. 사람에게 이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휴롬은 2010년 대한민국발명품특허대전을 비롯해 미국, 스위스, 독일, 러시아 등에서 열린 국제 발명품전시회까지 6개 전시회에서 상을 받았다. 지식경제부 주관 세계일류상품에 2010·2011년 연속 선정됐다. 2011년 10월 타이완에서 열린 제7회 국제발명전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2011년 5월 영국 헤로즈 백화점에 입점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박람회와 발명품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해외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현재 휴롬은 50개 나라에 300만대 넘게 수출됐다. 지난해 ‘수출 7000만불탑’ 상을 받았다. 김해시 주촌면 1, 2 공장에서 하루 8000여개를 생산하고 있으나 공급이 달려 내년에 3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중국 지린성에 해외 공장이 있다. 김 회장은 회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놓고 하루 대부분을 연구실에 틀어 박혀 기술을 개발한다. 그의 집과 차 안도 실험기구가 가득하다. 휴롬은 순이익의 20%를 기술개발에 투자한다. 직원 300여명 가운데 40여명이 연구원이다. 김 회장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돈을 벌면 가난한 사람과 나눠 먹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김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휴롬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3억원어치의 원액기를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고 김해시에도 불우이웃돕기 성금 2억원을 기탁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미저리’ 뺨치는 美 중년 여성, 두 남성 감금 성관계 요구

    미국 위스콘신주에 사는 중년 여성이 두 남성을 자신의 집에 감금한 후 한 남성에게는 성관계를 강요하며 협박했다가 결국 체포되었다고 17일(현지시각)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테리 보이드(52)로 이름이 알려진 이 여성은 지난 12일 자신의 집에 사는 롬메이트를 포함한 두 남성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이 중 전 애인으로 알려진 한 남성에게는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다툼 소리를 들은 이웃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으나 보이드는 집 대문을 열어주지 않자 한 남성이 집 열쇠를 던져 경찰이 집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 남성들은 경찰에게 보이드가 끈질기게 성관계를 요구하며 집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집 내부로 진입하자 보이드는 이번에는 경찰이 자신을 폭행했다며 병원 구급차를 불려 병원으로 실려가고 말았다. 그러나 보이드는 도착한 병원에서도 의사들과 승강이를 벌인 끝에 결국 체포되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피해를 본 한 남성은 조사 경찰에게 “보이드는 원래 나쁜 여자는 아니다”며 “싸움으로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려고 경찰을 불렀다”고 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보이드의 정신 상태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길세만의 노래는 어찌된 셈인지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서늘하게 서글퍼지면서 눈물이 쑥 빠지게 하였다. 아마도 이러저러한 곡경을 겪으면서 굽도 젖도 못하는 그의 딱한 신세 때문에 목소리에 청승이 실린 까닭이었다. 그는 어렵사리 접소에 남게 되든지 아니면 접소에서 배송되든지 둘 사이에 놓인 신세였기 때문이다. 그의 딱한 신세가 내성 떠난 지 사흘 뒤인 샛재 비석거리에서 다시 한번 외대를 당하게 되었다. 온 집안이 눈에 띄게 초례청을 차린답시고 분주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월천댁은 그 바쁜 중에도 마당가에 몰래 옹솥을 걸고 익모초를 달이고 있었다. 구월이에게 먹일 상약인 듯한데, 자궁이 빈약하여 유산할 걱정이 있는 산모는 감꼭지나 벼 뿌리를 삶거나, 아니면 호박 넝쿨의 곧은 순을 고아 먹이면 자궁을 튼튼하게 보전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익모초가 가장 효험이 있다 해서 달이는 눈치였다. 소금 짐을 짊어지고 십이령길에 올라야 할 차인꾼 두 사람이 삼남이*를 비딱하게 쓰고 분주하게 설치고 있었고, 말래 접소에서 동자치 노릇하던 월이도 와 있었다. 이웃 아낙네들 역시 품앗이를 한답시고 숫막을 들락거리며 매통을 갈거나 짚방석을 깔고 앉아 전병을 굽고 술을 담근다며 난리 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그런 북새통 피우는 광경을 바라보는 길세만은 예상과는 달리 초연한 낯빛이었다. 구월이가 배고령과 맺어질 줄 진작부터 알고 있던 눈치였다. 바쁜 중에 마침 천봉삼을 발견한 월이가 박우물로 달려가서 옹가지에 시원한 물을 떠다 일행들에게 대접하였다. 냉수 한 바가지를 벌컥벌컥 들이켠 천봉삼이 월이에게 물었다. “임자… 월천댁이 울바자 밑에서 무얼 달이나?” “감꼭지와 익모초인 듯하오.” “그렇다면 자궁을 도울 상약임이 분명한데…. 구월이 배태하였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팔의 나이에 자궁이 그토록 약하다는 것인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대꾸하는 말버슴새가 야무지던 월이의 대답이 듣기에 따라서는 무언가 은휘하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서 천봉삼이 돌아서다 말고 다잡아 물었다. “내가 남의 일에 공연히 잘난 체하고 헤집고 들었나?” “아니오.” “아니라니?” “사실 약탕기에 끓고 있는 상약이 자궁을 받쳐 주는 상약인 것은 분명한데, 구월이가 먹을 약은 아니오.” “그래, 그럼 누가 먹을 약이오?” “너무 헤집고 들지 마세요. 실은 제가 먹을 약을 달이고 있소.” “아니…? 임자 배태를 했더란 말이오?” 천봉삼의 떨리는 목소리에 월이가 대답은 않고 돌아서며 얼굴만 붉혔다. “임자, 접소에 겹경사가 났소. 그런데 임자가 몸이 그토록 쇠약해질 때까지 내가 보살피지 못했구려. 더욱이나 이 바쁜 와중에 혼주되는 월천댁이 임자에게 먹인답시고 약탕기를 달이고 있다는 게 믿을 수가 없소.” “그래서 저도 놀랐습니다. 은인을 만난 게지요.” 그로부터 이틀 뒤에 월천댁 숫막의 협소한 마당에는 조촐한 초례청이 마련되었다. 혼례식에는 정한조와 곽개천과 천봉삼 내외와 공원 몇 사람이 참례하였다. 신혼부부를 위하여 접소의 공원들이 갹출한 50냥 가까운 축의금이 마련되었으나 그 돈을 부부에게 건네지 않고 월천댁에게 건네주었다. 혼례에 쓰일 물자는 모두 이웃의 품앗이로 마련되었다. 사추리 밑까지 샅샅이 뒤져봐야 불알 두 쪽만 달그락거리는 가난뱅이라고 야무진 말투로 험담을 늘어놓았던 월천댁은 목돈을 건네받자, 고맙고 무안했던 나머지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신혼의 부부는 안방에 버젓하게 자리를 펴고 나란히 누웠다. 때죽나무 열매를 빻아 짜낸 기름을 접시에 붓고 심지를 넣어 붙인 접싯불이 두 사람의 자태를 희미하게 비추었다. 때죽나무 기름은 연기가 나지 않아 신방을 밤새워 밝혀 두어도 그을음 냄새가 나지 않았다. 십이령에 때죽나무가 흔치는 않지만, 월천댁은 혼사 때 쓰려고 때죽나무 기름까지 짜 두었던 것이었다. 배고령은 아내인 구월이의 목덜미를 가만히 끌어안으면서 귓속말을 하였다. “우리가 지붕이 엄연하고 삿갓반자가 쳐다보이는 안방에서 두동베개를 베고 눕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꿈만 같구먼.” “누가 아니래요…. 사실 그동안 아비 묘 앞에서 이녁과 관계를 가질 때, 가시가 등줄기를 파고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왜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 “이녁이 날 소박놓을까 그때마다 이 악물고 참았소.” “사추리에 파고드는 가시 때문에 아파서 내지르는 소리를 난 감창소리로 알고, 처자의 몸으로 일찌감치 살송곳 맛을 들였구나 했지. 잔뜩 끌어안고 흔들고 뿌리치는 것이 모두 요분질로만 알고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두르곤 하였지….” “이녁이 그 맛을 들이게 주선해 주기도 했지만, 아프기도 했지요. 이녁이 정분을 거두고 날 상종하지 않을까 등줄기가 멍들고 허벅지가 가시에 찔려도 참았지요.” “오늘밤은 등메 위에 누웠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군.” “모두가 엄니 덕분이오.” *삼남이:대로 결어 만든 모자
  • 어린왕자·파브르 곤충기·해저 2만리…책으로 엿보는 거장의 상상력 발원지

    “어린이 문학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 하고 인간 존재에 대해 엄격하고 비판적인 문학과는 달리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 살아도 된다’라는 응원을 아이들에게 보내려는 마음이 어린이 문학이 생겨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으로 가는 문’은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상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2010년 이와나미 소년문고의 창간 60주년을 맞아 감독이 오랫동안 읽어 온 어린이책 50권을 뽑았다. 석 달간 이 책들을 다시 읽으며 직접 짤막한 추천사를 썼다. 그가 고른 작품들은 낯설지 않다. ‘어린 왕자’와 ‘파브르 곤충기’, ‘해저 2만리’를 비롯해 명작 동화로 꼽히는 ‘하늘을 나는 교실’과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주문 많은 요리점’ 등이 목록에 포함됐다. ‘어스시의 마법사’나 ‘마루 밑 바로우어즈’처럼 그의 애니메이션 원작이 된 작품들도 있다. 가장 인상적인 그림이라며 삽입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고양이 일러스트에서는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떠오르고, ‘바람의 왕자들’이나 ‘플램바즈’ 같은 작품에서는 비행기에 대한 그의 오랜 애정이 엿보인다. 2부와 3부에서는 책과 어린이 문학에 대한 생각을 개인사와 함께 풀어낸다. 처음으로 읽은 책이 ‘인어 공주’였던 기억을 떠올리고, 대학 시절 ‘어린이 문학 연구회’에 들어가 활동했던 경험을 들려준다. 감독의 팬이라면 그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한 뒤 기획을 위해 닥치는 대로 어린이 책을 읽었던 일화나 ‘치폴리노의 모험’ 일러스트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 등에 재미를 느낄 법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작 ‘바람이 분다’의 뒷이야기도 살펴볼 수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日, 새달 G20 회의 등서 韓·中과 정상회담 모색”

    한·일, 중·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적으로 모색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HK는 16일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은데다 아소 다로 부총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상도 참배하지 않은 점과 관련해 중국과 한국 측의 항의나 연설의 표현 등이 ‘종래보다 억제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어 “9월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뉴욕 유엔 총회, 인도네시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이어지는 국제회의에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정상들이 접촉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은 참배로 인해 외교문제화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의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일본을 중요한 이웃국가라고 말한다면’이란 사설을 통해 “일본과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인정한 대로 중요한 이웃관계에 있지만 양국의 정권교체 뒤에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가 간의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지도자가 먼저 대화에 나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또 “북핵 대응이나 경제협력 강화 등 중요한 과제가 많다”면서 “역사나 영토문제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상이 협의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이며 관계 개선을 위한 쌍방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해 중국보다는 한·일 관계 개선에 비중을 뒀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반성없는 추도사… 국제사회 자극”

    이웃국가들에 대한 가해 사실과 그에 대한 반성이 빠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 15일 전몰자 추도식 추도사에 대해 일본 언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8·15 추도사를 “‘아베 색’이 진하게 밴 것이자 일본 내부에 주안점을 둔 메시지였다”며 국제사회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추도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들이 1995년 식민지배와 침략을 반성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겹치는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하려는 의도를 이번 추도사에 드러낸 것이라면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제까지 역대정권이 유지해온 ‘역사인식’을 바꾸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며 주변국들의 불신감이 더욱 강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도쿄신문은 또 사설에서 “전몰자를 조용하게 추도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해 지혜를 모으자”며 A급 전범 분사와 국립 추도시설 건립 등을 재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적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로 인해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군사공조 노력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피한 것은 이웃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베 총리가 지난해 신사 참배를 강행해 한·중 양국의 분노를 샀을 뿐만 아니라 역내 긴장완화를 촉구하는 미국의 압박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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