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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래건조대 매달린 고양이 구조하는 이웃주민

    빨래건조대 매달린 고양이 구조하는 이웃주민

    아파트 창문 밖 빨래건조대에 매달린 고양이를 구조하는 이웃주민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영상에는 러시아의 한 아파트 난관에 설치된 빨래건조대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검은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바로 아래층 창문에는 웃통을 벗은 두 명의 남성이 담요를 펼쳐 들고 있다. 남성 중 한 명이 장대를 이용해 고양이를 아래로 떨어뜨려 구조하려 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두 남자의 마음도 모른 채 울부짖으며 빨랫줄을 놓지 않는다. 잠시 후, 남성의 계속된 구조 노력에 고양이가 떨어지자 두 남성이 담요를 펼쳐 안전하게 고양이를 받는다. 두 남성이 고양이를 담요에 포개 담은 후에야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두 남성에게 박수를”, “고양이를 구조해서 다행이네요”, “감동을 주는 영상이네요” 등 칭찬 일색의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 Животные, кошки, собаки, котята, щенки и другие. Animals. Kitten, cats and mor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통일, 주변국에도 대박일까?

    얼마 전 주한미국대사관 측에서 방한 중인 미 한반도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주선했다. 북한 핵과 한·일관계 등이 주요 논제였지만, 말미에 “북한이 엄청난 투자 기회라는 시각도 있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어봤다. 이 전문가는 대뜸 “누가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한국이 추진했던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사업도 별 진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예측가능성인데, 북한은 정치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짐 로저스 같은 투자가도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는 “로저스가 투자에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미국 내에서는 매버릭(독불장군)으로 통한다”고 다소 평가절하했다. 그는 “나의 발언이 미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아마 버락 오바마 정부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대박”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내용인 ‘통일대박’ 못지않게 중요한 국제적인 메시지다. 통일의 과실을 한국이 독점하지 않고 이웃과 나누겠다는 것은 여러모로 현실적이다. 주변국들의 긴장을 늦추고 이해관계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북한 문제는 외교, 안보 측면과 마찬가지로 투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매우 복잡하다. 박 대통령의 주변국 대박론은 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북한에 대한 주변국들의 투자와 비즈니스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부터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야 통일 이후의 각종 투자 사업들도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현재 사실상 북한의 독점적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고속철도·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고,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토류를 비롯한 북한의 지하자원도 싼값에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대북 사업에 들어오는 것이 달가울 리가 없다. 러시아도 지난해 하산과 나진을 잇는 철도를 개통했다. 대북 사업은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유럽과 아시아 간의 ‘리밸런싱(재균형)’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명분이나 이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서슴지 않았던 옛 소련과는 다르다. 대북 투자에 관심은 크지만 신중하다. 섣불리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러시아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되는 걸 원치 않는 면도 있다. 일본은 남북 철도가 시베리아·중국 철도와 이어지면 초조해질 것이다. 한국이 유라시아 시장에 더 가까워지고, 유럽으로 가는 동북아 물류의 시발점이란 입지를 굳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변국 통일대박론’에 일종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지난해 초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에게 “러시아, 북한, 남한을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그 관계자는 “문제야 없겠지만 그보다는 한국이 미국, 캐나다에서 에너지를 사가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캐나다~일본을 연결하는 에너지망이 구상 중에 있다면서 한국도 여기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실질적으로 중요한 동북아 세력이기는 하지만,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다. 러시아와 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남북 철도와 시베리아·중국 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을 잇는 슈퍼그리드 등 북한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배제되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사업들에 반대할 명분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쌍수 들고 환영할 일도 아닐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통일대박 사업에 적절하게 동참시키는 것도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면, 양국 기업이 희토류 개발이나 의료보건, 그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처럼 명분도 있고 실리도 있는 프로젝트를 북한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dawn@seoul.co.kr
  • 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 종로 구민에게 무료 공연 ‘따뜻한 희망 전달’

    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 종로 구민에게 무료 공연 ‘따뜻한 희망 전달’

    뮤지컬 <완전보험주식회사>가 종로 구민을 대상으로 무료 문화나눔 도네이션 행사를 14일 대학로 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에서 개최한다. <완전보험주식회사> 제작사 샘컴퍼니는 2010년 뮤지컬 <넌센세이션>을 시작으로 문화를 매개체로 이웃에게 따뜻한 희망을 전한다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이번 도네이션행사는 종로구민 250여 명을 초청해 무료 공연한다.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는 “종로는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 전통미와 현대미의 조화로 국제문화도시로 발전, 성장하고 있는 도심지역이다. 문화의 중추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일상 속에서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더욱 친근히 문화를 즐기고 다른 이에게 전하게 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앞으로도 종로구를 기점으로 모두가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완전보험주식회사>는 기상천외한 보험 아이템들과 이를 고객에게 팔아 최고의 보험왕이 되려는 설계사와 보험회사의 눈을 속여 보험금을 타내려는 고객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1월 2일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공간 피꼴로에서 공연. 02-6925-5600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노벨상 과학분야’ 일본 올해도 3명… 한국은 또 빈손 왜?

    ‘노벨상 과학분야’ 일본 올해도 3명… 한국은 또 빈손 왜?

    114주년을 맞은 올해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 발표가 8일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은 올해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학술정보 제공 업체인 톰슨 로이터가 지난달 올해 노벨상 유력 수상자 리스트에 찰스 리 서울대 초빙석좌교수(생리의학),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화학상)을 올려놓으면서 어느 때보다 과학계의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실망도 크다. 특히 이웃 일본이 3명의 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19(일본) 대 0(한국)’이라는 조롱까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노벨 과학상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과거의 업적으로 수상을 기다리기보다는 획기적인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전략기획실장은 9일 “톰슨 로이터의 리스트는 뛰어난 업적을 낸 학자들을 통계적으로 찾아내는 것이고, 실제 수상자는 노벨위원회의 가치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둘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두 연구자가 노벨상을 받을 수준의 연구 업적을 쌓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톰슨 로이터는 지난 5월 한국에서 행사를 개최하면서 향후 노벨상 수상이 가능한 16명의 한국 과학자 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웃 일본의 수상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연구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1980년대 학계에서 ‘불가능’으로 여겨지면서 다들 포기했던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연구를 그 후로도 10년 이상 계속해 결국 성공했다. 물리학계의 한 교수는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야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한국 연구 풍토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노벨상 수상 업적이 대부분 1990년대 초반 이전에 이뤄진 만큼 현재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는 “노벨상은 기본적으로 젊은 시절에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획기적인 연구를 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대학가에서는 젊은 교수들이 연구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젊은 교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벨상이 과거 ‘원천’ 위주에서 최근 ‘응용연구’ 비중을 높여 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차 실장은 “응용 분야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 온 만큼 이 분야 과학자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재단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노벨위원회가 대상자를 물색하고 심사하는데, 한국 과학자들은 비교적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라며 과학외교를 언급한 바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사통팔달 다문화 동남아 배우자/최호림 인류학 박사·글로벌발전연구원 기획경영실장

    [기고] 사통팔달 다문화 동남아 배우자/최호림 인류학 박사·글로벌발전연구원 기획경영실장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급진전되면서 동남아시아를 접할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27%가 동남아인이며, 결혼이주자 가운데 40%가 동남아 출신이다. 동남아는 한국의 최대 투자·관광 대상이고 3대 교역 대상이다. 그러나 동남아문화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이해는 3박5일 패키지 관광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동남아는 사통팔달이다. 인도양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대양주와 태평양에 달하는 뱃길의 중심에 동남아가 있다. 중국, 중앙아시아를 지나 아랍, 유럽에 이르는 실크로드와 통한다. 역사적으로 위세를 떨쳤던 대문명이 동남아에서 소통하며 다문화 동남아를 만들었다. 일찍이 인도문화가 들어와 공통의 문화지층에 자리 잡았다. 신앙과 의례, 음식과 민간예술에서 인도문화는 동남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동남아에서 중국인 사회가 형성된 것은 10세기 즈음으로 간주되지만 중국은 훨씬 이전부터 이곳을 드나들며 교류하고 뿌리를 내렸다. 화인사회는 동남아 경제의 저력이다. 이슬람은 13세기부터 인도를 통해 전해진 후 동남아 전역으로 퍼졌다. 동남아에서 유교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베트남에도 이슬람사원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럽은 15세기 이후 동남아에 들어와 동남아를 식민지화하고 기독교를 전파했다. 식민지배 영향으로 각지에서 민족개념이 형성되었고 영토와 국경 개념이 미약했던 곳에 국민국가의 토대가 만들어졌다. 동남아 곳곳에 유럽이 있고 유럽 곳곳에 동남아가 있다. 동남아 문화에서 배울 수 있는 두 번째 특징은 포용성, 유연성, 실용성이다. 고유한 전통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함께 외부 문화에 대해 활짝 열려 있어서 한류가 동남아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앙코르, 참파, 보로부두르 등 화려했던 고전시대의 유산이 현대 동남아의 자산이 되고 있지만 외부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에 맞추어 고쳐 입는다. 힌두교의 신앙과 예술을 깊이 받아들였지만 카스트제도는 자리 잡지 못했다. 동남아 불교사원에는 정령신앙, 토테미즘, 도교, 조상의례와 다양한 민간신앙이 공존한다. 이슬람과 가톨릭이 널리 수용되었고 베트남에는 유교가 강하게 뿌리 내렸지만 남녀는 평등하고 여성의 역할이 크다. 생산과 거래, 의례에서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는데, 이는 보편적인 모신(母神) 신앙의 전통 때문이기도 하다. 다문화와 마찬가지로 동남아의 모(母)중심적 가족문화는 우리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다. 오는 12월 11~12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내년 아세안공동체 출범을 앞두고 한국과 동남아 간 교류협력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행사다. 동남아는 이미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가족이지만 아세안공동체가 형성되면 더욱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교류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로의 유사성보다 차이에 주목하는 상호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서로 다름에도 관용하고 상생하기 때문에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 [서동철의 시시콜콜] 구봉, 율곡, 우계 역사문화벨트

    [서동철의 시시콜콜] 구봉, 율곡, 우계 역사문화벨트

    삼현수간(三賢手簡)은 구봉 송익필(1534∼1599), 우계 성혼(1535∼1598), 율곡 이이(1536∼1584)가 주고받은 편지를 후대에 4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나란히 한 살 터울인 구봉, 우계, 율곡은 서로 절친한 벗이자 16세기 조선 성리학의 대가(大家)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 현인의 손편지’라는 제목처럼 당시의 성리학 이슈를 치열하게 토론한 내용이 담긴 만큼 학술적·문화재적 가치도 매우 높아 2004년에는 보물로 지정되기도 했다.구봉, 율곡, 우계가 살던 곳은 현재의 경기 파주시의 산남리, 율곡리, 눌노리다. 산남리는 출판단지와 맞붙은 심학산 아랫동네다. 심학산은 조선시대 구봉산(龜峯山)으로 불리며 구봉(龜峯)이라는 송익필의 호를 낳았다. 이곳은 지금 파주시지만 조선시대에는 고양 땅이었던 듯 하다. 그대로 율곡(栗谷)의 호가 된 율곡동(栗谷洞)은 임진각에서 멀지 않은 임진강변이다. 율곡동과는 지척인 우계(牛溪)는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눌노천(訥老川)변이다. 한강과 임진강은 오두산 통일전망대 앞에서 합류하니 세 사람은 물길을 따라 사이좋게 줄지어 살고 있었다.개인적으로 파주 교하에 자리 잡은 것이 벌써 10년이 됐다. 내가 살아가는 고장의 역사와 그 자취에 관심이 없을 수 없다. 특히 구봉, 율곡, 우계처럼 우리 정신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킨 주역들의 체취를 가까이서 맡을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실제로 율곡리 화석정과 율곡의 무덤이 있는 자운서원, 우계를 배향한 눌노리의 파산서원을 종종 찾는다. 둘레길이 있는 심학산에도 자주 간다.율곡은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몽진하던 선조가 강을 건너려 할 때 화석정에 불을 붙여 폭우가 내리는 밤길을 밝혔다. 반면 우계는 달려오지 않아 노여움을 오래도록 샀다. 우계는 깊은 산으로 피란해 몽진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산남리에는 ‘구봉산 아래 크게 문호를 벌여놓고 후진을 양성했다’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구봉의 말년이 불우했던 때문인지 유허비 말고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율곡과 우계의 인심도심논쟁(人心道心爭)은 한국 철학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상적 격돌의 하나이기도 하다. 율곡을 기리는 것은 당연하고, 우계를 기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럴수록 친구지만 사상적으로는 방향을 달리했던 율우의 자취를 한데 엮어 의미를 부여하면 관심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구봉의 유적은 본격적인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파주시는 ‘구율우(龜栗牛)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하면 어떨까. 역사적 연관성이 있는 이웃 문화재가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도 있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깊어가는 가을, 축제엔 한약 향기 가득] 한방 설렁탕 후루룩!

    깊어가는 가을, 추울수록 짙게 퍼지는 계피향이 그리운 시민들은 동대문구 제기동 약령시를 찾아가면 좋겠다. 동대문구는 10~11일 제기동 서울약령시에서 제20회 서울약령시 한방문화축제를 연다고 8일 밝혔다. 1995년부터 시작해 꼭 20년째를 맞은 한방문화축제는 체험형 한방 프로그램과 각종 전시행사, 거리행사, 걷기대회 등이 어우러져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한방 페스티벌이다. 사단법인 서울약령시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동대문구가 후원한다. 먼저 10일 오전 10시 보제원 제향을 시작으로 1000인분의 한방설렁탕 나눔 행사가 열린다. 한방설렁탕 나눔 행사는 조선 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구호활동과 의료 시술을 베푼 ‘보제원’의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또 전문 한의사 등이 어렵게 지내는 이웃 5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시술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설운도, 김혜연, 조항조 등 가수들이 출연하는 ‘FM 95.1 TBS 김성환의 서울부르스’ 라디오 공개방송과 약령밴드, 7080밴드 등이 출연하는 무대로 축제장을 찾은 손님들의 발길을 붙들 전망이다. 11일엔 한방사랑 시민 걷기대회를 시작으로 한약재 썰기 경진대회와 시민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걷기대회 참가자에게는 오미자차와 한방약밥을 나눠 주고 대형 벽걸이TV, 자전거, 축구공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외국인을 위한 뜸과 침, 한방 김치 만들기 등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유덕열 구청장은 “전국 한약재 유통량의 7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한방시장인 서울약령시는 동대문구의 자랑”이라면서 “이번 축제를 계기로 한방문화 세계화를 앞당기는 한편 더욱 친숙하게 시민 곁으로 다가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21년전 ‘밥 한끼’ 1억 8000만원으로 보답한 사연

    21년전 ‘밥 한끼’ 1억 8000만원으로 보답한 사연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옛말이 있다. 사람이라는 ‘동물’을 믿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알려진 한 사례는 위의 옛말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저장성에 사는 다이싱펀(45)씨는 21년 전 집과 직업이 없어 길거리에서 떠도는 한 10대 남자아이 3명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집에서 머물도록 했다. 당시 이중 한명은 비쩍 마른 몸에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말수도 극히 적어 신상 정보를 알아내기조차 어려웠다.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무조건 피하고 보는 이웃들과 달리 다이씨는 그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 밥상을 차려주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 얼마 뒤 이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다이씨의 집을 떠났다. 그리고 21년이 지난 해 5월, 그녀는 세월이 묻은 목소리의 남성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결국 당신을 찾았다. 난 20년 전 당신이 거두었던 그 소년 중 한명”이라고 소개했고 다이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화를 건 남성은 올해 38살이 된 허씨였다. 허씨는 그날 이후부터 자신을 기꺼이 도와준 다이씨를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다이씨가 이사를 간 까닭에 만나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전화번호를 손에 쥐게 된 것. 허씨는 “21년 전 난 17살에 불과했다. 친구 2명과 함께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일자리를 구하러 먼 길을 나섰다가,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어 결국 길거리에서 구걸을 해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그는 열심히 노력해 자신의 길을 닦아나갔고, 결국 선전시에서 유명한 가구업체 사장이 되는 인생역전을 이뤘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기 이전부터 그는 자신에게 식사와 휴식을 베푼 다이씨를 떠올리며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했고, 지난해가 되어서야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허씨는 지난 해 다이씨에게 보답을 위해 100만 위안(약 1억 7500만원)에 달하는 수표를 건넸지만 다이씨는 극구 사양했다. 올해에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다이씨를 위해 집을 수리해주고 현금 5만 위안(875만원)을 또 건넸지만 다이씨는 역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다이씨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돈을 받을 일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그가 출세했다는 소식만으로도 나는 매우 기쁘다”고 밝혔고, 다이씨의 딸 역시 “엄마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빈집 침입해 여성 속옷 입어보는 황당 절도범 “딱! 결렸네”

    빈집 침입해 여성 속옷 입어보는 황당 절도범 “딱! 결렸네”

    미국 시카고에서 한 남자 절도범이 아무도 없는 집에 침입해 집안을 뒤지다 발견한 여성 속옷을 입어 보는 장면이 집안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그대로 잡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한 커플은 이웃에 절도범들이 자주 출현하고 있다는 소식에 집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새벽 이들 커플들이 집을 비운 사이 이 감시카메라에는 모자를 쓴 한 절도범이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다. 유튜브 등에 공개된 이 동영상을 보면 이 정체불명의 남성은 집안에 침입한 후 집안 곳곳을 기웃거리다 화장대 위에 놓인 사진첩을 한참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후 그는 서랍을 뒤져 여성 팬티를 발견한 다음 이를 자신의 바지에 걸쳐 입고는 주변을 다시 뒤지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절도범은 이 여성 팬티를 입은 채로 훔친 물건을 담을 자루로 보이는 봉지를 가지고 집안을 뒤지고 있는 장면들이 그대로 녹화됐다. 결국 이 절도범은 사진첩 등 일부 물건들을 자루에 넣은 채 유리창 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해당 감시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을 발견한 커플은 “저런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찍히다니 충격적이고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이들 커플은 다행히 집안을 뒤져 보니 값비싼 물건이 도난 당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감시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은 해당 경찰서에도 제출되어 있으나 아직 이 절도범은 검거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집안에 침입해 여성 속옷을 입어 보는 절도범 (유튜브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장난감 나누며… 공유경제 배워볼까

    장난감 나누며… 공유경제 배워볼까

    성동구는 성동구어린이집연합회 국공립분과 주관으로 오는 11일 왕십리광장에서 ‘문화사랑·사랑나눔 어울림 한마당 문화축제’, 일명 보탬 바자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축제에는 국공립어린이집 영유아 가족을 포함해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각종 의류와 도서 등을 교환할 수 있다.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물품바자회와 영유아에게 환경사랑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친환경 사진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공연도 준비돼 있다. 국공립분과 심정희 회장은 “12회를 맞는 보탬 바자회는 어린이집 영유아, 교사와 원장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행사로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 등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에서 운영하는 무지개장난감세상에서도 영유아의 자원 재활용 실천과 경제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중고 장난감 및 도서 교환을 실시하고 있다. 부모와 영유아가 함께 무지개장난감세상을 방문해 교환품목을 접수하고 본인이 가지고 온 품목의 수와 동일하게 다른 품목으로 바꾸면 된다. 연회비 1만원이면 장난감 1200여점과 도서 2400여점, 육아용품 74점을 빌릴 수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더불어 나눠 쓰는 공유의 시대인 만큼 꼬마들에게 사랑의 기부문화, 알뜰한 경제개념을 일깨우는 특별한 체험축제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한국의 인종차별 심각하다는 유엔의 지적

    우즈베키스탄 여성 K씨는 2002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두 아이를 두었고 2009년에는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K씨는 2011년 9월 부산의 한 목욕탕에 들어가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목욕탕 주인이 K씨의 얼굴이 한국인과 다르게 생겼다며 출입을 막은 것이다. 경찰이 출동하자 주인은 “에이즈 문제도 있어 다른 손님들이 거부감을 느낀다”고 강변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를 한데 모아보자는 취지로 개설된 ‘Change.org’라는 웹사이트에서는 최근 ‘한국 방송은 검은 얼굴(Black Face)을 내보내지 말라’는 청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흑인 모습으로 분장하는 것은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인종차별이라는 것이다. 다문화 시대, 글로벌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의 준비는 여전히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무투마 루티에레 유엔 인종차별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주노동자를 직접 만나 노동 및 주거 환경을 확인하고 근로 실태를 전해듣는가 하면, 지역 이주민센터를 찾아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례를 조사했다. 그러니 루티에레 특별보고관이 “한국에 관계 당국이 관심을 둬야 할 심각한 인종차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그가 확인한 대로 외국인 선원은 한국인 선원보다 더 힘든 일을 하지만 급여는 더 적고, 종종 인종차별적인 언어 및 신체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여성 K씨의 사례에도 “이 사건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결과 차별로 인정받았지만, 이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배상이나 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엔 조사가 있었다고 새삼스럽게 우리의 인종차별 상황을 반성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루티에레 특별보고관이 ‘이주노동자 및 결혼이민자의 인권 침해가 곧 인종차별’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고 본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나 미국의 흑백차별뿐 아니라 이웃의 외국인에게 소소한 우월의식을 표현하는 것도 모두 당사자에게는 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인종차별적 행동이라는 인식을 가진 우리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착 대상 외국인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다문화 정책도 범위를 넓혀야 한다. 포용과 배려를 장기 과제로 삼되 우선 인종차별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국민의식부터 심어야 할 것이다.
  • 베트남서 220㎏짜리 두꺼비 모양 ‘괴물 영지버섯’ 발견…부르는 게 값

    베트남서 220㎏짜리 두꺼비 모양 ‘괴물 영지버섯’ 발견…부르는 게 값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에서 무게 220㎏, 길이 1.7m나 되는 초대형 영지버섯이 발견돼 화제다. 8일 뚜오이쩨 등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중부 닥락 성의 한 농부가 최근 산악지대에서 신비의 불로초로 알려진 거대 영지버섯을 발견, 인근 마을의 한 주민에 2억 동(1000만원)에 팔았다. ’괴물 영지버섯’을 구매한 다오 득 다오 씨는 남자 8명을 동원, 이를 캐내고 나서 차량으로 집까지 운반하는데 진땀을 흘렸다. 난생처음으로 초대형 영지버섯을 본 이웃 주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괴물 영지버섯은 전면부가 혀를 내민 두꺼비 형상을 갖추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초대형 영지버섯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언마트엇에 있는 다오 씨의 집에는 하루 평균 수백 명의 구경꾼들이 몰려드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그가 영지버섯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하자 하노이의 한 부호가 7억 동(3500만 원)을 제시하며 판매를 제안한 데 이어 한 중국인은 10억 동(5000만 원)에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영지버섯의 나이와 품질을 제대로 평가받아 당국의 공인을 받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판매를 거절했다. 불로초로도 불리는 영지버섯은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중요한 전통 약재로 쓰이고 있으며, 조류인플루엔자(AI)와 심장질환, 간 질환은 물론 암 치료에도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만성피로증후군(CFS), 고산병, 위궤양, 해독, 불면증 등 다양한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로 올레길에서 힐링해요

    구로 올레길에서 힐링해요

    주말 가족·이웃과 함께 도심 속 명품 올레길을 걸어보세요. 구로구는 지역 체육회와 함께 11일 명품 구로올레길 걷기 행사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가족단위로 건강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명품 구로올레길 3, 4코스 걷기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특히 새로 만들어진 코스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주민들도 많아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의 새로운 휴식공간을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명품 구로올레길은 산림, 하천, 도심을 연결해 만든 총 길이 28.5㎞의 산책로다. 2011년 11월 착공해 2012년 말 산림형 1코스(계남근린공원), 2코스(매봉산~와룡산) 3코스(천왕산), 2013년 말에 하천형 3개 코스(안양천, 도림천, 목감천)를 완공했다. 올해 5월에는 도심형 2개 코스(중앙로, 디지털로)와 산림형 4코스(개웅산) 공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올레길 걷기대회는 오전 8시 푸른수목원을 출발해 천왕산, 생태터널, 개웅산 팔각정을 지나 천왕2지구 학교예정부지 광장으로 연결되는 산림형 3, 4코스에서 진행된다. 총 길이 2.2㎞로 소요시간은 약 1시간이다. 걷기 행사 후에는 천왕2지구 학교예정부지 광장에서 푸짐한 경품 추천 행사도 마련된다. 참여를 원하는 이는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당일 행사장으로 방문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걷기 코스가 완만하고 경관이 뛰어나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다”면서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성북구 도심 텃밭엔 이웃사랑 ‘주렁주렁’

    성북구 도심 텃밭엔 이웃사랑 ‘주렁주렁’

    “잘 익은 농산물 서리해 가세요.” 서울 성북구 도시농업팀 정도석(58) 소장은 7일 구청 앞 상자텃밭에서 농작물을 매만지며 “여기 20가지 작물을 심었지만 익은 채소·과일은 없는데 대부분 독거노인들이 새벽에 가져가는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통통하게 여문 가지와 방울토마토가 독거노인들의 입맛을 돋울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면서 “노인들이 서리를 하기 위해 여기까지 걸어오면 운동도 될 테니 서리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2012년부터 성북천변을 따라 벼, 기장, 수수, 토란 등을 상자텃밭에 심고 있다. 불법 주정차로 민원이 끊이지 않던 구청 주변은 매연 대신 잠자리와 나비들을 불러 모으는 공간이 됐다. 벼를 키우는 상자텃밭은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농법을 이용했다. 상자텃밭은 가로·세로가 1m로 정 소장이 직접 고안했다. 그는 구청 5층과 12층에 마련한 옥상텃밭도 관리한다. 특히 5층 텃밭에는 수세미 덩굴 터널, 생수통에 심은 도라지 등을 만들어 매주 3일씩 어린이 농작물 체험을 열고 있다. 썩은 나무의 밑동을 반으로 갈라 꽃고추를 심기도 했다. 제비콩, 달랑무, 돼지감자, 더덕, 목화, 꽈리, 기장, 수수 등도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작물은 구 직원과 일반인에게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불우 이웃을 돕는다. 농작물을 가꿔야 하니 그의 출근 시간은 늘 아침 6시다. 구민들은 정 소장을 만나면 농작물에 대한 질문을 하기 바쁘다. 정 소장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집에서 키우는 상추 잎이 너무 드세다는 것인데 상추는 아래쪽 잎부터 원을 그리듯 따주어야 한다”면서 “요즘에는 수세미를 키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중간에 늘어지지 않게 지주를 잘 세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주민이 원할 경우 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 소장은 8일 구청 바람마당에서 ‘2014년 어린이 텃밭 네트워크 장터’를 연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어린이와 학부모 및 교사 등 300여명이 모여 올봄부터 정 소장과 함께 성북동 텃밭에서 가꾼 과실을 판매한다. 수익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정 소장은 “어린이들이 도시농업을 통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고 먹거리에 대한 바른 자세를 배울 수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마음을 나누게 하는 것이 농업의 장점이기 때문에 상자 텃밭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면 모두 푸르게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1년전 ‘밥 한끼’ 1억 8000만원으로 되돌아온 감동 사연

    21년전 ‘밥 한끼’ 1억 8000만원으로 되돌아온 감동 사연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옛말이 있다. 사람이라는 ‘동물’을 믿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알려진 한 사례는 위의 옛말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저장성에 사는 다이싱펀(45)씨는 21년 전 집과 직업이 없어 길거리에서 떠도는 한 10대 남자아이 3명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집에서 머물도록 했다. 당시 이중 한명은 비쩍 마른 몸에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말수도 극히 적어 신상 정보를 알아내기조차 어려웠다.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무조건 피하고 보는 이웃들과 달리 다이씨는 그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 밥상을 차려주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 얼마 뒤 이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다이씨의 집을 떠났다. 그리고 21년이 지난 해 5월, 그녀는 세월이 묻은 목소리의 남성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결국 당신을 찾았다. 난 20년 전 당신이 거두었던 그 소년 중 한명”이라고 소개했고 다이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화를 건 남성은 올해 38살이 된 허씨였다. 허씨는 그날 이후부터 자신을 기꺼이 도와준 다이씨를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다이씨가 이사를 간 까닭에 만나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전화번호를 손에 쥐게 된 것. 허씨는 “21년 전 난 17살에 불과했다. 친구 2명과 함께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일자리를 구하러 먼 길을 나섰다가,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어 결국 길거리에서 구걸을 해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그는 열심히 노력해 자신의 길을 닦아나갔고, 결국 선전시에서 유명한 가구업체 사장이 되는 인생역전을 이뤘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기 이전부터 그는 자신에게 식사와 휴식을 베푼 다이씨를 떠올리며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했고, 지난해가 되어서야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허씨는 지난 해 다이씨에게 보답을 위해 100만 위안(약 1억 7500만원)에 달하는 수표를 건넸지만 다이씨는 극구 사양했다. 올해에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다이씨를 위해 집을 수리해주고 현금 5만 위안(875만원)을 또 건넸지만 다이씨는 역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다이씨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돈을 받을 일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그가 출세했다는 소식만으로도 나는 매우 기쁘다”고 밝혔고, 다이씨의 딸 역시 “엄마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엘리베이터 올라갑니다…주민 입꼬리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 올라갑니다…주민 입꼬리 올라갑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은 언제나 서먹하다. 분명 우리 동네 사람인데, 인사를 먼저 건네기 쉽잖다. 입을 닫고 앞만 바라보자니 10초가 1시간처럼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는 이웃과 단절된 우리 주거문화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현대인의 대표적 주거지인 아파트 증가에 따라 이웃집과 물리적으론 가까워졌지만 감성적 거리는 더 멀어졌다. 금천구가 살기 좋은 아파트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매월 첫째 월요일 ‘내가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6일 시흥동 벽산5단지에서 첫 행사를 가졌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마을공동체 ‘해피하우스’가 공동 주관해 아파트 곳곳에서 주민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갑작스러운 인사에 주민들은 당황해하면서도 함께 “안녕하세요”라고 응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가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을 통해 노리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공동체 복원을 통해 지역의 현안에 주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층간소음 등 주민들 사이에 생기는 갈등을 미리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해피하우스 마을 리더 김미자 대표는 “입주 초기 아이들 때문에 층간소음으로 아래층 노부부와 사이가 껄끄러웠지만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면서 어르신들과 층간소음에 대한 오해도 풀고 나중엔 오히려 아이들을 많이 예뻐해주셨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아파트와 1~2인 고령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요즘 이웃과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한다”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이웃의 존재와 가치를 되살리고 살기 좋은 아파트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새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

    [새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이하 ‘소년’) 속 열여섯 살 소녀 교코는 서서히 가까워오는 엄마의 죽음 즈음에서 남자 친구 가이토에게 문득, 하지만 단호하게 ‘섹스’를 요구한다. 푸릇하게 박동 치는 원시의 생명력을 품은 교코는 죽음을 앞두면서 본능적으로 생명을 잉태하는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굳이 프로이트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죽음의 충동을 일컫는 타나토스와 생명의 욕망을 상징하는 에로스는 이렇듯 불가분의 관계다. 소년, 소녀가 자란다는 것은 삶의 수많은 신비로움을 체험해 가는 것이다. 혹은 죽음의 과정이 주는 처절함과 무게감을 배워 가는 것이거나. ‘소년’ 속 섬마을 소년과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두 개의 죽음이 닥친다. 그리고 소년과 소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대한다. 가이토는 거센 파도가 몰아친 다음날 파도에 떠밀려온 남자의 시체를 발견하고,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감정에 빠진다. 신화 속 비너스가 태어난, 생명의 공간인 바다이건만 가이토에게는 죽음과 배신의 공간이자 두려움의 대상일 따름이다. 반면 교코는 죽음이 예정된 엄마와 함께 찬찬히 남아 있는 삶의 기쁨을 누리며 죽음을 준비한다. 그리고 교코는 엄마의 침대를 둘러싼 이웃들이 춤을 추고 노래 부르며 떠나보내는 극적인 체험 속에서 신과 교접하듯 자연으로 돌아간 엄마의 죽음을 지켜본다. 그리고 더욱 강렬한 생의 욕망과 희망을 찾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아마미섬이라는 공간에는 1997년 스물일곱 나이에 만든 첫 장편영화 ‘수자쿠’로 칸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미학적 주장과 철학적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남서쪽으로 멀찍이 떨어진 아마미섬과 그곳에서 바다를 터전 삼아 사는 사람들의 삶은 이미 철학적이다. 그 자체로 아름답다. 영화의 영상은 푸른 바다빛과 주황, 보라의 변화무쌍한 하늘빛, 빼곡히 들어찬 녹색의 숲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뭇 생명을 잉태하고 품는 바다는 삶과 죽음을 모두 아우르는 상징적 공간이자 자연과 인간의 공존적 관계를 보여준다. 나뭇가지를 훑고 가는 바람과 그 틈새를 비집고 내리쬐는 햇살, 무섭게 덮쳐오는 파도와 폭풍이 지나간 뒤 잔잔한 해수면, 그리고 바닷속을 그려낸 마지막 장면 등은 ‘소년’이야말로 심미주의 영상의 최대치를 여실히 확인시켜 준다. 50대 안팎의 이들이라면 교코를 연기한 배우 요시나가 준(21)의 모습에서 청춘 시절 순결한 욕망의 대상이었던 영화 ‘테스’ 속 나스타샤 킨스키 또는 첫사랑의 설렘을 고스란히 받아준 ‘라붐’의 소피 마르소가 절로 떠오를 수 있다. 2014년의 청춘들 역시 20~30년 전 아버지 또래 세대들이 느꼈던 그 원초적인 날것의 감성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고, 강렬한 생명의 욕망의 시절이 있기에 세대 간의 틈새를 좁히기에 오히려 제격인 영화다. 주인공 또래의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픈 성장영화임에도, 지극히 아름답지만 다소 수위 높은 장면 탓에 안타깝게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9일 개봉.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아내 사별 뒤 장모 40년간 봉양한 60대...中 감동 물결

    아내 사별 뒤 장모 40년간 봉양한 60대...中 감동 물결

    아내와 사별한 뒤 40년간 장모를 봉양해 온 남성이 중국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화시두스바오 등 현지 언론의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청두시에 사는 마원청(68)은 약 40년 전인 1976년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은 장모와 단 둘이 생활해 오고 있다. 자녀들이 모두 성장해 분가한 이후에도 마씨는 장모를 모시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몸이 아프거나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을 때에도 마씨는 장모를 자신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보살폈다. 그리고 최근 마씨의 장모는 101세 생일을 맞았고, 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신을 극진히 살핀 사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씨의 장모는 “수 십 년전 급하게 수술을 받을 일이 있었는데, 치료비가 없어서 더 이상 입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집에 돌아왔는데 사위가 3개월 동안 매일 나를 데리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다녔고, 결국 병을 다 낫게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에 마씨는 “당연한 일이다. 처음부터 내 어머니였는데, 내가 돌보지 않으면 누가 돌보겠냐”고 반문했고, 마씨의 장모는 “비록 딸은 떠났지만 내겐 아들(마씨)이 남았다”며 남다른 가족애를 과시했다. 이 같은 마씨의 효심은 그의 자녀들 뿐만 아니라 이웃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네티즌들 역시 현대 사회에서 보기 힘든 진정한 효심이라며 마씨를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가 꿀보직?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꿀보직? 그렇지 않아요!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 사이에서 ‘꿀보직’(편한 군 생활을 일컫는 은어)으로 통하는 곳이 있다. 1년 11개월 동안 소총 대신 구급상자를 들고, 군용트럭 대신 구급차나 펌프차를 타며, 최전방 일반전초(GOP) 대신 소방서에서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항상 출동 대기한다. 군 입대를 대신해 소방서 근무를 자원한 의무소방원. 그들에게 요즘 말썽 많은 군 폭력은 남의 얘기다. 의무소방원의 세계를 살짝 엿봤다. 지난 1일 경기 포천소방서로 배치받은 제44기 의무소방대(GIFF) 한동수(23) 대원은 지난 3월 시험에서 4단계의 전형과 5.5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었다. 군인 계급으로 이제 막 이등병(소방계급 이방)을 단 한 대원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말끝마다 “…다, …나, …까”를 반복했다. ●소방학교선 매일 소방PT 1~2시간씩 “소방학교 훈련받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불평불만을 토로할 수 없습니다. 기상하자마자 10분 만에 옷 갈아입고 운동장에 집합해야 하는 아침점호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한 대원은 얼마 전까지 소방훈련을 받던 충남 천안의 중앙소방학교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쳤다. 꿀보직을 기대했다가 ‘빡센 뺑뺑이’에 혼났다는 것이다. 오전 6시에 기상벨이 울리고 10분에 점호가 시작된다. 그전에 침구를 정리하고 옷까지 입어야 한다. 한 대원은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 들었다”며 살짝 미소 지었다. 소방학교의 아침점호가 엄격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언제 어디서든 출동 상황이 되면 지체 없이 출동 준비를 할 수 있는 투철한 정신 자세와 태도를 의무소방원에게 심어 주기 위해서다. 점호와 식사 후 오전 8~10시 소방학교 운동장에는 비명이 울려 퍼진다. 의무소방원 훈련병들은 구토와 어지럼을 동반한 체력 고갈, 근육 경련을 기본으로 겪게 된다. 환자를 들것에 옮기고, 무거운 장비를 날라야 하는 의무소방원 임무의 특성상 강한 체력은 필수이기 때문에 공포의 체력단련(PT)은 하루 1~2시간씩 빠짐없이 이뤄진다. 소방PT는 육군의 PT보다 강도나 횟수가 두 배 이상 강력하다. 소방학교에서는 체력훈련, 소방예절 등 기초소양훈련과 함께 소방장비 운반 및 활용, 진화훈련, 로프 매듭법 등 구조장비 활용, 심폐소생술(CPR), 환자 운반 등 구급법, 인성교육까지 소방서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출동직만 있고 구조 작업 땐 책임감 커 “소방서에 배치받은 지 일주일 됐습니다. 그래서 기초적인 업무를 익히고 교육받고 있어 아직 출동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주부터 근무조에 편성돼 출동하게 되면 구급차나 P차(펌프차)를 타고 현장에 나가 출입 통제나 장비 조달, 들것을 나르고 환자를 옮기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방대원을 지원하는 임무가 저희 임무죠.” 중앙소방학교 제44기 의무소방원 가운데서도 가장 우수한 교육 성적을 거둬 최우수상을 받은 한 대원이지만 아직 소방서 생활이 익숙하지는 않다. 오전 6시 30분 기상벨이 울리고 포천소방서에서 근무하는 4명의 의무소방원이 눈을 뜬다. 군에선 연대전술훈련(RCT), 대대 군전투력측정(ATT), 혹한기 훈련, 유격 등 각종 훈련과 초소 근무, 제초 작업, 진지 공사 등을 한다. 의무소방원의 일과도 군의 일과만큼이나 빡빡하다. 의무소방원은 2교대 혹은 3교대로 돌아가면서 출동당번을 맡는다. 출동직과 행정직으로 구분돼 있던 과거와 달리 2012년부터는 모든 의무소방원이 출동직으로 분류돼 항상 출동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출동벨이 울리면 당번은 곧장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내무반엔 늘 긴장감이 흐른다. ‘혹시라도 잘못된 조치를 취하거나 제대로 구조 작업을 보조하지 못한다면 환자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현장에 출동하기 때문에 소방서로 복귀하면 항상 녹초가 된다. 한 대원은 사고 현장에 가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두개골이 함몰되거나 피부가 찢어져 뼈가 보이는 환자, 피 칠갑이 된 구조자는 물론 시체를 보거나 실내에 가득 찬 피 냄새로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무생활은 가족 분위기… 폭력 없어 포천소방서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평균 화재출동이 2.12건, 구조출동 3.87건, 구급출동 28.9건, 벌집 제거 등 생활 민원 관련 출동은 3.2건에 달한다. 당번이 아닌 날에는 장비 관리 및 정비, 상황 대비 훈련 등으로 하루 일과가 채워진다. 의무소방원이 행정 업무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빡빡한 일과와는 별개로 의무소방원의 내무생활에선 구타, 폭행 등 가혹 행위를 찾아볼 수 없다. 기수당 150~200명 등 비교적 소수를 선발하는 데다 배치받는 센터나 소방서에 의무소방원이 10명을 넘지 않아 자연스레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번갈아 출동당번을 맡는 데다 새벽 출동 대기로 인한 고질적인 수면 부족도 서로 돕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구급법 교육받고 소방관 진로 선택 많아 “소방학교에서 들었던 강의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구급법입니다. 구조자의 상태가 육안으로 봐서 사망한 것 같아도 CPR를 실시해야 한다는 강사님의 한마디 때문입니다. 사람의 사망 여부는 의사만이 판단할 수 있고, 구조대원은 ‘살아 있다’ 혹은 ‘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CPR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대원은 “구급법교육 이후 죽음을 대하는 소방관의 자세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다시 말을 이어 갔다. 그는 “의무소방원 가운데 소방관을 진로로 생각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소방교육과 소방서에서의 생활을 거치면서 소방관에 대한 매력과 동경으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실제로 소방서에 와서 생활해 보니 평상시에는 사람 좋은 이웃 아저씨 같다가도 출동벨만 울리면 눈빛이 바뀌면서 다른 사람이 되는 소방관의 모습에 새삼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에둘러 감정을 표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타산지석인 타이완의 생존법/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타산지석인 타이완의 생존법/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한국과 대륙(중국)이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FTA)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한국과의 많은 경합 부분에서 더 어렵게 될 텐데….” 경쟁국 사이인 한국과 중국의 FTA 체결은 타이완 관가와 경제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최근 타이베이에서 만난 타이완 정부 관계자들은 “APEC 회의 때 체결 가능성이 높으며, 늦어도 연내에는 타결을 예상한다”며 발 빠른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었다. 타이완은 지난해 무역액 303억 달러로 우리의 6대 교역국이다. 2011년 35억 달러, 2013년 10억 7000만 달러 등 우리는 지속적인 흑자를 거둬 왔고, 한 해 54만여명을 웃도는 타이완인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두 나라는 중국이란 블랙홀의 흡입력 앞에서 어떻게 경제적, 전략적 자존과 독립성을 유지해 나갈지에 대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병상련의 처지다. 한쪽으로 기울어가는 경제적 의존성이 전략적 자유와 생존 공간을 좁히고, 취약성을 높인다는 우려와 초조감이 두 나라 대중 전략의 고민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중국의 압박 속에서 지구촌 대부분의 국가들과 국교 없이 비공식 관계만 유지하는 타이완이 국가단위가 아닌 경제체들의 만남의 장인 APEC을 어떻게 국제적 네트워크와 활동 공간을 넓히고, 국격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는지 눈여겨볼 만하다. 오는 11월 베이징 APEC 회의에서 아·태 지역에서의 타이완의 역할과 기여를 부각시키려는 결의와 노력은 인상적이다. 방문 중에 만났던 루시아 린 차관 등 교육부 관계자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과 초융합적인 경제환경에 맞는 인재양성과 시장지향적 기술교육 및 직업훈련 등을 설명했다. 타이완이 APEC 회원국들과 성과를 공유해 나가기 위한 틀과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도 소개했다. 농업위원회 천바오지 위원장은 곡물 수확에서 저장·가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30%가량의 유실률을 줄일 수 있는 방안과, 이를 동남아 등 APEC 지역국가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도 전했다. 대기업 의존형인 우리와 달리 중소기업이 수출과 경제의 축인 타이완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정부와 대학들이 나서서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인재 및 정보 소통의 틀을 구축하며, 중소기업의 환경적응 능력에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30대 기업 가운데 28곳은 부진에 빠졌고, 1, 2등 기업도 불안한 미래를 맞고 있다”는 우리에게 유연한 적응력과 단단한 내구력을 가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생존을 위해서라도 벤치마킹해야 할 참이다. 동남아 등 지역에 대한 기여와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생존 공간을 넓히고, 정보와 네트워크의 공유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과 국가의 활력을 높이는 타이완의 생존 전략은 거대 이웃의 부상 속에서 우리에게 타산지석이다. 출범 초 정부가 외쳤던 ‘정부3.0’과 ‘창조경제’가 껍데기만 남은 것은 아닌지, 일방적인 대기업 의존형 경제가 얼마나 더 유효할지, 지속 가능한 국가 번영의 전략을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숙고할 때다.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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