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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92% “자가 격리 땐 정부 통제 따를 것”

    일부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의 일탈 및 몰지각한 행동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9명은 “내가 자가 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 정부 통제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답변했다. 메르스 확산 사태 한 달을 맞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들의 공동체 의식과 협조 의지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신문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1.9%가 자가 격리가 되더라도 정부 통제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가 격리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들 중 86.1%는 ‘혹시 모를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를 이유로 꼽았다. 이어 ‘메르스 감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싶다’는 응답이 9.3%였다. ‘집 밖에 나가면 이웃들의 시선이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답변(1.8%)에 이어 ‘경찰의 강제력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답변은 0.8%에 그쳤다. 자가 격리에 대한 강제적인 통제력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이웃과 우리 사회를 앞서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자가 격리 통제를 따르지 않겠다는 이유로는 ‘당장 생계가 막막해서’가 3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메르스 감염 공포보다 현실적인 생계 문제에 대한 걱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어 ‘가족 간 전염이 걱정돼서’와 ‘외출하지 못하는 답답함 때문’이라는 답변이 각각 16.2%였고 ‘지역사회 전파는 없을 것’이라는 인식도 8.6%였다. ‘기타’(21.9%) 의견으로는 ‘격리만 시키고 제대로 조치를 해 주지 않아 방치될 것이기 때문’, ‘정부나 의료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 등도 있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수교 반세기 한·일 관계 얽힌 실타래를 풀자

    한국과 일본이 수교한 지 오늘로 50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한·일 관계는 과연 장년의 연륜에 걸맞은 중후하고 안정적인 풍모를 갖추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너무도 참담한 몰골이다. 수교 50주년이 무색할 정도로 반목과 갈등이 증폭돼 있다. 반일 감정이 하늘을 찌르고, 혐한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실타래가 얽히고설켜 어찌해 볼 엄두를 못 낼 상황이다.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간 한·일 관계는 회복이 시급하지만 솔직히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으로 날아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외교 수장의 일본 방문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교 수장의 첫 방일 자체가 두 나라 관계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그나마 양국 정상이 오늘 각각 상대국 수도에서 열리는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은 양국관계의 미래를 위해 다행이다. 최소한 더이상의 파국은 막아 보자는 공감대가 양국 간에 형성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타래를 풀려면 50년 전 수교 당시로 필름을 되돌려 비정상적인 한·일 관계의 원천이 잘못 끼운 첫 단추 때문인지 살펴봐야만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고쳐 끼우면 그만이다. 큰 수고가 필요하지도 않다.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수교 교섭은 냉전 시기 미국의 입김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교섭은 지지부진했고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관계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장장 13년 넘게 걸렸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라는 상처와 한(恨)이 뿌리 깊었던 것이다. 문제의 원천은 박정희 정권 시기 막후협상을 통해 타결된 한일기본관계조약에 그 상처와 한을 치유할 문구가 빠진 데 있다.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반성이나 사과 없이 냉전 질서 속에서 어물쩍 타협하고 넘어간 것이 50년 후 지금까지도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냉전 시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일본은 안전보장, 우리는 경제개발이라는 실리를 챙겼다. 하지만 암은 근원을 도려내지 않으면 도지게 마련이다. 냉전 붕괴, 민주화, 경제발전으로 우리 국민들은 감춰져 있던 과거사 문제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됐다. 교과서 왜곡, 일본 지도자들의 망언, 신사참배, 일본군 위안부 등 현안들도 주기적으로 대두했다. 특히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이 더욱더 우경화되면서 양국 관계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신매매로 호도하는 아베 총리의 말장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또 한번 피눈물을 흘렸다. 한·일 양국은 북한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갖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큰 병에 걸린 양국 관계의 치유와 회복이 중요한 이유다. 수교 반세기를 지나 새로 열리는 반세기, 아니 100년 이후까지 두 나라가 공동 번영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일본이 쥐고 있다. 전후 70주년을 맞아 발표되는 아베 담화에 침략과 전쟁, 식민지배에 대한 진지하고도 절절한 반성과 사죄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맺힌 호소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 [주말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EBS1 토요일 밤 11시 5분) 청년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대중의 기대에 짓눌려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하다 결국 고민 끝에 점술가를 찾아간다. 점술가는 사랑만이 그의 천재성을 되살려 줄 것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렇게 자신의 뮤즈를 찾아 헤매던 셰익스피어는 우연히 연극 오디션에 참가한 소년 켄트를 보고 묘한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그 소년은 사실 남자가 아니라 남장을 한 여자 바이올라다. 그렇게 셰익스피어는 바이올라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바이올라는 정략 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셰익스피어는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 앞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는 애초에 해피엔딩으로 구상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고쳐 쓰기 시작한다. ■케빈 코스트너의 미스터 브룩스(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둔 성공한 사업가 미스터 브룩스. 그의 다른 이름은 엄지 지문 외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연쇄살인마 섬 프린트다.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살인을 일삼는 그는 살인 중독으로 살인을 저지르지만 살인의 유혹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브룩스가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순간 이웃에 사는 사진가 스미스에게 목격되고 스미스는 이를 빌미로 브룩스를 협박한다. 한편 스미스가 살인 현장을 목격했다는 단서를 발견한 강력계 여형사 앳우드는 스미스를 미끼로 브룩스의 존재를 추적해 온다.
  • 15분에 한번씩 연기가…‘인조화산’ 만든 괴짜男

    15분에 한번씩 연기가…‘인조화산’ 만든 괴짜男

    영국의 60대 남성이 자신의 앞마당에 폭발 직전의 활화산을 연상케 하는 ‘인조 화산’을 만들어 공개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데번주에 사는 브라이언 버틀러(64)는 프랑스의 가든 페스티벌을 방문한 뒤 아이디어를 얻어 인조 화산을 제작했다. 높이 1.8m의 이 인조화산은 그저 산처럼 흙을 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화산이 터지는 것처럼 내부에서 연기가 발생한다. 버틀러의 인조화산은 15분 간격으로 ‘폭발’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제작한 버틀러에 따르면, 인조 화산은 버러지는 페기름과 흙, 돌 등과 연기를 만드는 스모크 머신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실제 화산폭발시 발생하는 화산재 등 분출물 대신 연기만 뿜어져 나온다. 그는 “우연히 프랑스 여행에서 본 가든페스티벌에서 영감을 받아 마당에 이를 만들게 됐다”며 “진짜 화산처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순전히 ‘재미’를 위해 만든 것일 뿐이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인조 화산’을 보면 웃음이 나고 매우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버틀러의 아내는 “남편이 몇 주 동안 저녁마다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더니 인조 화산을 결국 만들어냈다”면서 “가든 페스티벌에서 비슷한 인조화산을 본 뒤 흥미를 보였고, 실제 우리집 앞마당에 등장한 화산을 처음 봤을 때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버틀러 부부는 6월 마지막 주 주말에 이에 관심을 보이는 이웃들과 타 지역 사람들을 위해 집을 개방하고 인조 화산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02명의 헌신… 메르스를 이겼다

    102명의 헌신… 메르스를 이겼다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꼬박 2주 만인 19일 격리에서 해제된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덕리 마을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했던 주민들은 날이 밝기 무섭게 그동안 나가보지 못했던 논밭으로 달려갔다.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농작물을 둘러보고 이웃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담소도 나누었다. 일부 주민들은 읍내에 나가 농약과 생필품을 구입하는 등 그동안 미뤄 두었던 일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래윗집에 살면서도 보름 만에 얼굴을 본 최복희(68·여)씨와 이성자(57·여)씨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며 서로를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들은 “동네에 더이상의 환자가 생기지 않고 무사히 끝나 정말 다행이다. 주민 모두가 고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밭에 나와 양파를 캐던 박유현(72)씨는 “몇 년은 된 것 같다. 감옥생활이 따로 없었다”며 “이제 숨 좀 쉬며 살 수 있겠다”고 웃음 지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농민은 “이웃 주민들과 함께 감자 캐러 나왔다”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며 함께 일하니 힘든 줄 모르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황복님(72·여)씨는 “허리와 무릎이 아파 병원을 다니며 물리치료를 받다가 보름 남짓 꼼짝 못하고 생고생을 했는데 이제 한시름 놓게 됐다”고 안도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각계에서 보내준 격려와 성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마을 부녀회장 신정순(68)씨는 “이런 물심양면의 지원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답답한 생활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얼굴도 모르지만 주민들과 함께 고맙다는 전화를 드릴 생각이다”고 말했다. 장덕마을에는 30여개 기관과 단체에서 1억 1000만원어치가 넘는 구호품이 답지했다. 하지만 메르스가 남긴 상흔이 너무 커 주민들의 일상은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격리에서 해제돼 홀가분한 분위기였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아직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공포심을 완전히 떨치진 못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침 일찍부터 방역 차량이 골목을 돌며 소독을 하고 의료진들이 주민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상당수 주민들은 취재진과 마주치기를 꺼렸고 초등학교 자녀를 둔 주민들은 아이들을 통학버스 대신 자가용으로 등교시키기도 했다. 주민 양희철(41)씨는 “정부가 방역 실패로 애꿎은 주민을 죽음의 공포로 몰고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고통스럽게 했다”며 “하루빨리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도와 순창군은 장덕마을의 격리가 해제됐지만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14일을 넘기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1주일간 집중 관리를 하기로 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주민들의 고생이 너무 컸는데 헌신적인 협조로 무사히 이겨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장덕마을은 방광염 치료를 위해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주민 장모(72·여)씨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4일 밤 11시 30분부터 통째로 격리됐다. 다행히 102명 주민의 헌신적인 협조로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이탈자나 의심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순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어서 들어오시게, 내려놓을 것이 있다지?

    어서 들어오시게, 내려놓을 것이 있다지?

    ‘한섬지 천리길’(로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관리공단)이 조성한 걷기 길이다. 한려해상, 섬진강, 지리산의 앞글자만 따서 만든 표현이다. 말 그대로 산과 강, 바다를 잇고, 영남과 호남을 씨줄날줄로 엮는다. 그 길이가 얼추 1000리를 훌쩍 넘는다. ‘한섬지 천리길’을 조성한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지역 경제 발전, 둘은 국립공원 탐방객 분산 유도다. 한 해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4700만명 거의 전부가 정상 정복을 노리는 수직탐방형이라고 한다. 이를 평탄한 길을 도는 수평탐방형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한섬지 천리길’ 가운데 경남 남해의 바래길과 전남 구례의 지리산 둘레길 일부 구간을 돌아봤다. ‘한섬지 천리길’은 지리산 국립공원과 섬진강, 그리고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이어 주는 길이다. 새로 만든 길이 아니라 있던 길을 재정비해 조성했다. 관리공단 산하 5개 국립공원사무소와 지자체, 사회단체가 연계해 운영한다. 길은 크게 세 코스로 나뉜다. 지리산 둘레길이 중심이 된 지리산길, 섬진강을 따라 걷는 섬진강길, 그리고 남해 바래길과 이순신 바닷길, 바다백리길 등 남해안 일대에 조성된 길을 이은 한려해상길이다. 현재 조성된 구간은 42개로, 총 52개 구간 조성이 목표다. 거리는 450㎞쯤 된다. 지리산 국립공원 코스가 270㎞로 가장 길고, 경남 남해와 통영 일부를 포함한 한려해상 국립공원 코스가 130㎞, 섬진강 구간이 50㎞ 정도 된다. 개별적으로 ‘한섬지 천리길’을 돌아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좀 더 효율적이다. 프로그램은 10월까지 8회에 걸쳐 운영된다. 지역 예술인의 문화공연, 가이드 해설 등 다양한 이벤트가 곁들여진다. 이번 여정에선 남해바래길 2코스인 앵강다숲길과 지리산 둘레길 화엄사~운조루 구간 중 일부를 걸었다. 앵강다숲길의 들머리는 남해 가천의 다랭이마을(명승 제15호)이다. 논 갈던 소가 한눈팔면 곧바로 바다에 떨어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가파른 설흘산 자락 위에 고만고만한 논들이 층계를 이루고 있는 마을이다. 길은 다랭이마을에서 시작해 바닷가를 따라 원천마을까지 14.6㎞ 구간에 펼쳐져 있다. 한데 아직 주변 산길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걷는 데 어려움이 많다. 가급적 구간 정비가 완전히 끝난 뒤 찾거나, 다랭이마을 주변만 돌아보는 게 좋겠다. 구례 화엄사~운조루 구간의 들머리는 ‘지리산에 깃든 꽃’ 화엄사다. 544년 인도 승려 연기가 세운 이후 여러 차례 중창을 거쳐 현재 이른다고 ‘사적기’는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절집 대부분의 가람 배치가 대웅전 중심인 것에 견줘 화엄사는 각황전(국보 제67호)이 중심이다. 그 탓에 ‘국보급’의 규모와 건축미를 가진 대웅전이 ‘여러 전각 중의 하나’로 저평가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을 차례로 지나면 보제루다. 단청이 없는 소박한 건물이다. 무엇보다 외벽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이채롭다. 하나같이 이리 휘고 저리 굽었다. 리듬에 맞춰 춤이라도 추는 듯하다. 기둥은 키가 작다. 1층의 기둥 높이를 낮게 만들어 탐방객들이 건물 옆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기둥을 높이고 아래 공간을 개방해 대웅전으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여느 절집의 보제루와 사뭇 다르다. 이는 절집의 내밀한 공간을 가벼이 드러내지 않고, 중심 영역인 각황전과 대웅전, 그리고 석탑들이 펼쳐 내는 장엄한 경관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건축적 배려라고 한다. 어느 선인이 이 같은 심모원려의 한 수를 펼쳐 놓았는지 알 길은 없으나, 그의 의중이 적중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보제루를 끼고 돌면 너른 마당이다. 뒤로는 지리산이 너른 품을 벌려 대가람을 감싸고 있다. 마당에는 두 개의 탑이 서 있다. 동쪽 탑 너머는 대웅전이, 서쪽 탑 위쪽엔 각황전이 그림처럼 앉아 있다. 각황전은 현존하는 전통 목조건물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정면에 매달린 ‘각황전’ 현판은 1702년 중건 당시 숙종이 이름을 지어 하사했다. 건물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안겨 준다. 거대한 규모에서 우러나는 장중함으로 먼저 객을 압도한 뒤, 목조건물 특유의 소박하고 단아한 자태로 객의 놀란 가슴을 어루만진다. 밖에서 보기에는 2층 건물이지만, 내부는 툭 트여 있는 통층 구조다. 이런 양식의 사찰 건물은 속리산 법주사 대웅보전, 부여 무량사 극락전, 공주 마곡사 대웅전 등 몇 개에 불과할 정도로 귀하다고 한다. 각황전 앞에는 국보 제12호로 지정된 석등이 있다. 높이 6m가 넘는 거대한 석등이다. 각황전 위쪽의 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은 수리 중이어서 볼 수 없다. 화엄사를 나와 상사마을을 향해 걷다 보면 ‘쌍산재’란 현판을 내건 솟을대문과 만난다. 대문이라고는 하나 권문세가의 그것처럼 크고 고압적이지는 않다. 늘씬하면서도 단아하다. 멋을 아는 고졸한 선비가 세웠을 법한 자태다. 쌍산재는 현 해주 오씨 주인장의 6대조 할아버지가 처음 터를 잡은 뒤, 보수와 증축을 거쳐 오늘에 이른 고택이다. 햇수로는 200년쯤 됐다. 고조부 때 서당채인 쌍산재가 세워진 이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1만 6500㎡(약 5000평) 남짓한 터에 살림채와 별채, 서당채 등 부속 건물, 대숲, 잔디밭 등이 들어서 있다. 쌍산재 대문 오른쪽엔 당몰샘이란 우물이 있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샘으로, ‘지리산 산삼 썩은 물’이라고도 불린다. 가뭄에도 늘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며,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당몰샘에서 물 한 모금 들이켠 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 보고, 오른쪽에 건너채가 있다. 안채 한편에 있는 뒤주는 이웃에 대한 배려의 흔적이다. 지금은 그리 쓸모가 없지만 예전엔 이웃들이 춘궁기 때 필요한 만큼 곡식을 꺼내 가고, 가을에 수확해 가져간 만큼 되돌려 놓는 식량 창고로 쓰였다고 한다. 물론 이자는 넣지 않았다. 쌍산재 최고의 볼거리는 집터 가장 높은 곳에 숨어 있는 서당채다. 가는 길부터 운치가 남다르다. 안채와 별채 사이의 돌계단을 지나는데, 대숲과 동백숲이 우거져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하다. 동백숲 짙은 그늘을 빠져나오면 빛의 세상이다. 오솔길 좌우의 텃밭과 잔디밭이 파란 하늘과 조화롭게 어울렸다. 가정문(嘉貞門)이란 중문을 지나면 놀라움은 찬탄으로 바뀐다. 동백나무가 정돈된 좁은 길 끝에서 서당채가 정갈한 자태로 객을 맞고 있다. 한때 서당으로 쓰였던 건물인데 널찍한 대청마루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대청마루 위에는 쌍산재라 쓰인 현판이 선명하다. 서당채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밖으로 난 작은 문을 나서면 사도지라 불리는 저수지와 만난다. 맑은 날엔 물빛이 푸른 비취빛으로 빛난다고 한다. 저수지로 난 문의 이름도 그래서 영벽문(映碧門)이다. 팁 하나. 구례까지 간 김에 노고단(1507m)도 빼놓지 말고 돌아보자. 천왕봉(1915m)·반야봉(1734m)과 함께 지리산 3대봉으로 꼽히는 곳이다. 구례에서 뱀사골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정상인 성삼재(1090m)에서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7~8월이면 원추리 등이 만개해 천상정원을 이룬다. 글 사진 구례·남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관리공단은 한섬지 산, 바다 문화주간을 7~8월 중 운영한다. 산은 지리산 달궁야영장, 바다는 거제 학동야영장에서 열린다. 기타 한섬지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참조(www.knps.or.kr). ‘한섬지 천리길’을 총괄 운영하는 곳은 지리산 국립공원 남부사무소다. (061)780-7700. →잘 곳: 관리공단에서 지리산 생태탐방연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연수원에서 운영하는 생태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에만 숙박할 수 있다. 가격도 4인실 5만~6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화엄사 초입에 있다. 연수원 운영관리부 (061)780-8700. 쌍산재도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다. 개별 화장실과 샤워 시설도 갖췄다. 홈페이지(www.ssangsanje.com) 참조. (061)782-5179, 010-3635-7115.
  • 한국야쿠르트 “나눔은 가장 건강한 습관입니다”

    한국야쿠르트 “나눔은 가장 건강한 습관입니다”

    46년 전 ‘건강사회건설’을 창업정신으로 출발한 한국야쿠르트(회장 윤덕병)는 전 임직원이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는 풀뿌리 봉사활동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한국야쿠르트의 나눔의 정신이 함께 한다. 한국야쿠르트의 사회공헌활동 중심엔 전 임직원이 입사와 동시에 가입하는 사회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가 있다. 1970년 사내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불우이웃돕기 위원회를 모태로 하여 1975년 본격적으로 조직을 정비, 현재 11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전 임직원은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해 기금을 조성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에 쓰고 있다. 이 모임에서 시행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금 지원 사업으로 성금이나 물품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이고, 둘째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활동이 있다. 전국 곳곳의 위원회가 매달 한 번 이상 벌이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사회 복지기관과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연말이면 ‘사랑의 손길펴기회’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다. 홀몸노인 가정과 소년소녀가장, 사회복지관 등을 찾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주거환경 정비와 함께 각종 생필품과 성금을 전달한다.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어르신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사랑의 떡국나누기’ 및 '사랑의 송편 나누기'를 매년 진행하는 것도 ‘사랑의 손길펴기회’의 오랜 전통이다. 이 행사는 노인복지시설, 장애인시설, 영아원 등의 사회복지시설 및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해 풍성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의 정을 전달하고 떡국과 송편 등 명절음식을 대접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 기업의 임직원 뿐 만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기업 사회공헌 사업의 가치를 한 층 더 높여 나가는 것도 한국야쿠르트가 가지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청 시민청 입구에는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가 흘러나오는 계단이 설치되어있다.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계단이 특별한 이유는 시민이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10원씩 기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용자수를 세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이용자수와 누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걸으며 기부하는 가야금 건강계단’ 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장소는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시가 시민들의 비만을 예방하고, 생활 속 걷기와 기부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작년 1월 조성하였다. 한국야쿠르트는 매년 계단에 적립된 금액을 기부해 건강취약계층의 비만예방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서울시민 3000명이 3개월간 몸무게를 3kg씩을 감량하는 '건강체중 3.3.3 프로젝트'에 후원기업으로서 시민들이 감량한 쌀 무게만큼의 쌀을 기부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금성에 활화산 있나?…용암류 증거 발견

    금성에 활화산 있나?…용암류 증거 발견

    지금으로부터 5억 년 전쯤, 우리 지구의 이웃 금성에는 활발한 화산활동이 있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는 금성에서 지금도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증거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유럽우주국(ESA)의 금성탐사선 비너스익스프레스호(號)가 이런 금성에서 여전히 화산활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천문학자들이 밝혔다. 이들 학자는 금성의 화산활동에 관한 이런 증거는 금성이 어떻게 비슷한 크기인 우리 지구와 달리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금성 표면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열점(핫스팟)들을 조사했다. 연구에 참여한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 유진 샬리긴 연구원은 “우리는 금성 표면의 한 열점이 갑자기 더 뜨거워졌다가 다시 식는 현상을 수차례 관측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열점들은 레이더 영상에서 구조상 열곡대(평행한 두 단층애로 둘러싸인 좁고 긴 골짜기인 열곡이 길게 이어져 형성된 띠)로 알려졌지만, 하루하루 온도가 변하는 것을 관측한 것은 처음이다”며 “이는 아직 화산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열곡대는 지각 밑에서 분출하는 마그마와 종종 관련 있는 지표면의 균열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용암류로 인한 균열로 뜨거운 물질이 지표면으로 분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보고 대상 A’(Object A)로 알려진 한 열점은 크기가 약 1㎢, 온도가 섭씨 830도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구에 있는 열점이 평균 섭씨 480도인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런 최신 조사결과는 가장 최근 화산 활동을 암시한 비너스익스프레스호의 또 다른 데이터와도 일치한다. 2010년, 여러 화산으로부터 나온 적외선 영상은 수천에서 수백만 년 동안 용암류가 존재했음을 보여줬다. 몇 년 뒤, 학자들은 금성의 초고층 대기에서 이산화황도 확인했다. 이는 활발한 화산활동에 관한 또 다른 잠재적 신호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며칠 간격으로 촬영된 영상에서 과학자들이 금성 표면 사이의 밝기 변화를 처음 발견한 것이어서 확정할 수는 없다. ESA의 금성 프로젝트 담당자인 호칸 스베뎀 박사는 “우리는 마침내 태양계 내에서 격렬하게 활동하는 작은 모임에 금성을 포함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연구는 금성이 현재도 활발하고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지구와 금성이 다른 진화를 걷게 된 역사를 이해하는 탐구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사진=E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봉 어두운 골목길의 아름다운 변신

    도봉구 우이천로 44길, 46가길 일대 골목길은 미로처럼 굽이진 골목길이다. 차량통행도 안 되고 사람도 겨우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좁다. 특히 밤에는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바뀌어 지역 주민들조차 피하는 길이었다. 그랬던 골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주민들의 작은 모임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참다운 자연,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우이천로 골목길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좁고 어두웠던 골목이 환하게 바뀌자 사람들의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또 빗물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도입해 지역의 특색 있는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도봉구는 주민들의 이런 노력으로 우이천로 44길 일대가 서울환경상 골목길 환경개선 사업 대상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1997년 만들어진 서울환경상은 서울의 환경 개선에 공이 큰 개인과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수상으로 우리 구는 골목길 환경개선 사업에서 3년 연속 수상을 하게 됐다”면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역을 바꾸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올해 환경상 대상 수상을 계기로 우리 구가 효율적인 그린인프라를 구현한 환경도시로서의 위상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을 통해 주민들이 더욱 이웃과 소통하고,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살고 싶은 녹색도시 도봉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웃 위해 텃밭 가꾸는 ‘마을 아름이’ 어르신들

    이웃 위해 텃밭 가꾸는 ‘마을 아름이’ 어르신들

    “도심 속 텃밭에서 농사지으며 이웃의 정을 느껴요.” 부산 연제구 거제2동 재개발 지역의 한 공터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분주히 물을 주고 잡초도 뽑으며 텃밭 가꾸기에 열심이다. 밭에는 상추, 깻잎, 쑥갓 등이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다. 이 마을 어르신들로 구성된 마을공동체인 ‘마을 아름이’ 회원들이 가꾸고 있는 이곳은 오랫동안 재개발에 묶여 아무도 돌보지 않던 땅을 토지 주인의 허락하에 마을 텃밭으로 꾸민 ‘아름이 텃밭’이다. 10년 이상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60세 이상 어르신 20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은 텃밭 가꾸기사업 외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혼자 사는 노인을 발굴하는 ‘외로운 친구 찾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텃밭에서 수확물을 활용해 지역의 혼자 사는 노인들을 초청해 문화 체험과 함께 저녁 식사를 나누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밭을 찾는다는 박인근(80·가명) 할아버지는 “어려서 농사짓던 경험을 살려 텃밭을 가꾸고 있다. 이웃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면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며 “무엇보다 내가 이웃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제구 거제종합사회복지관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삼성복지재단의 ‘2015년 사회복지프로그램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95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 2월 12일 발대식을 했다. 오는 10월에는 거제2동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마을 아름이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 ‘문화가 있는 밥상공동체’를 운영하는 등 마을 주민 스스로가 이웃과 함께 소통하며 마을공동체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최인용 복지관장은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굴레라는 뜻의 ‘아름’이라는 이름처럼 거제2동 마을공동체 마을이 삭막해져 가는 도심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난개발·외지인에 뭄살 앓는 제주도살이의 진실

    난개발·외지인에 뭄살 앓는 제주도살이의 진실

    소길댁 이효리의 일상이 이슈가 되고 ‘맨도롱 또똣’한 제주도 로맨스가 전파를 타는 대한민국은 지금 ‘제주앓이’ 중이다. 그러나 제주는 몸살 중이다.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었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는 에메랄드빛 바다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멋진 풍경을 갖춘 덕에 제주 여행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그러는 사이 월정리 바닷가는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 가득 찼다. 하지만 정작 월정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이러한 변화가 기쁘지만은 않다. 게스트하우스는 마을 안쪽까지 들어서 있고, 밤 늦게까지 떠드는 관광객들 소리에 바쁜 농사철에도 잠을 설치기 일쑤다. 제주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제주도의 카페 수는 지난 4년 동안 10배, 게스트하우스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3년 전 제주도에 내려와 카페를 차렸던 한윤택씨는 지금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낭만적인 제주살이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소길댁 이효리가 산다는 애월읍은 한 달에 개인 주택 허가만도 165건일 정도로 이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소길리와 이웃에 위치한 하가리 역시도 이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마을이다. 하지만 이주민들이 마을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금세 떠나버리는 일이 많다. 최근에도 대로변에 집을 지은 이주민이 집 앞 도로에 트럭이 다니지 못하도록 민원을 넣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오후 8시 50분 EBS 1TV에서 방송되는 ‘하나뿐인 지구’는 부동산 투기와 무분별한 개발 앞에 놓인 제주도의 실태와 ‘제주살이’의 진실을 알아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살인미수범, 친딸 2명 상습 성폭행 ‘충격’

    살인미수범, 친딸 2명 상습 성폭행 ‘충격’

    친딸들을 성폭행한 남자가 체포됐다. 살인미수로 옥살이를 한 남자는 출소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수갑을 찼다. 사건은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리오온도에서 최근 발생했다. 자식 5명의 아버지인 문제의 남자는 살인미수로 체포돼 7년간 옥살이를 마치고 지난 3월 출소했다. 교도소에서 나온 남자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가정은 이미 엉망이었다. 부인은 자식들을 버리고 도망치고 남자의 엄마가 손자와 손녀들을 힘겹게 돌보고 있었다. 생계가 막막해진 남자는 자식들을 거리로 내보내 구걸을 시켰다. 벌이가 신통치 않은 날이면 남자는 자식들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둘렀다. 3개월째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서 남자의 포악성은 주변에 널리 알려졌다. 보다못한 이웃들은 심각한 가정폭력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면서 남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끔찍한 친딸 성폭행사건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확인됐다. 5명 자식의 피해사실을 확인하던 병원은 13살과 14살 된 두 딸에게서 성폭행의 흔적을 발견했다. 두 딸은 아버지를 감싸며 좀처럼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두 딸은 "성관계를 가진 것은 맞지만 상대는 남자친구였다"면서 아버지를 보호하려 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이름과 주소를 대라는 경찰의 말에 두 딸은 침묵했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정황이 계속돼 정밀조사를 한 결과 두 딸과 관계를 가진 사람은 출소한 아버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남자는 출소 직후부터 두 딸을 번갈아가면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딸이 아버지를 보호하려 한 건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극도의 공포심 때문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5명의 자식 모두 정상체중에 미달하는 등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국이 자식들을 보호시설로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문화마당] 공존지의 문학/김경주 시인

    [문화마당] 공존지의 문학/김경주 시인

    우리는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남의 나라의 전쟁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는 힘의 역학이 지배하고 있고, 강자의 논리는 어느 축에 서 있던지 견고해 보인다. 전쟁이 일어나는 곳 사망자의 절반은 항상 어린아이들이며, 우리는 모든 뉴스에 가해자로 참여하고 있다. 언론은 섹스와 스포츠와 폭력과 예능만을 메뉴에 올리고 있다. 평생 몸을 바쳐 일하겠다고 악을 써도 직장은 우리를 거리로 내쫓고 있고, 외로움과 지루함 때문에 선택했던 반려동물을 휴양지나 고속도로에 버리기 위해 우리는 명절과 휴가철을 기다리는 중이다. 자본주의(capitalism)는 자신들이 선전모델과 광고주들로 설계한 이데올로기를 빠르게 내면화하고 있다. 가상의 공동체 속에서 대중은 떠도는 시민이 되어가고 있다. 문학은 과거와 달리 가상의 공동체로서만 기능한다. 그리고 가장 큰 피해자는 게임 속에서 총을 구매하고, 배고픔을 위해 총을 들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이다. 젊은이들은 자본의 교환가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에는 무관심하며, 이 세계의 구성을 물성(物性)과 금융공학으로만 이해하려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것들이 생존적 사고에 머물러 있으며, 인간의 연약한 고백에 귀를 기울이는 자들은 점점 드물어진다. 뉴스는 가성(假聲)으로 액셀을 더욱 밟으며 우리를 끊임없이 폭력에 가담하게 한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비교와 경쟁의 사회에선 불필요한 간투사(間投詞)처럼 여겨진다. 우리의 교육은 기나긴 반성을 통해 여기까지 왔으나, 여전히 그것의 현실성을 증대시키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없다. 강의실과 지하철과 거리의 어디를 돌아보아도 우리는 더이상 독서가 불행해지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우리는 깊은 단절을 품고 시의 바깥에 있다. 우리는 공감과 소통에 대해 불감증을 앓고 있다. 소통은 공허한 점유율이 되어 우리들의 스마트폰 속 거주자로만 남아 있다. 우리의 소통은 인간에 대한 떨림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며 상실된 언어를 이야기하는 자들은 드물고 귀하다. 세계는 피로하며, 세계의 기상은 매일 매일 악천후(惡天候)이며, 우리의 모국어는 연약해 보인다. 주지육림(酒池肉林)의 세계 속에서 어른들은 화두를 잃었고, 아이들은 차가운 물속에 가라앉아 있다. 인류가 오랫동안 문학의 호명술(呼名術)로 고민해 온 문제들은 인간의 사소하고 미미한 영역이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인간을 작품 속에 남기는 것은 문학의 영원한 숙제이며 미로였다. 우리는 망각이 고통을 잊는 가장 손쉬운 방법임에 너무 쉽게 동의를 표현해 버렸다. 그리고 우리의 언어는 이웃을 찾아가지 못하고 고아(孤兒)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문학은 인간에 대한 불신과 죄악에 대한 불감증(不感症)을 똑바로 응시해 왔다. 불감(不感)은 지금 우리가 교감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매일 악몽을 꾸며 우리는 이 혹성을 탈출할 꿈을 꾸고 있다. 우리는 공동체의 보잘것없는 순간으로 돌아가야 한다.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다시 무지와 공포와 싸워야 한다. 공존(共存)은 우리들의 잠재된 무의식 안의 유일하며 진실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와 세계가 매일 매일 새로워지는 경험을 우리는 회복해야만 한다.
  • 보건소의 한숨… “동료 간호사, 이웃 눈치에 힘들다며 울어요”

    보건소의 한숨… “동료 간호사, 이웃 눈치에 힘들다며 울어요”

    비상근무 28일째인 17일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의사들이 찜통 같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전화를 받고 메르스가 의심돼 찾아오는 방문객을 만나느라 정신없었다. 메르스 외의 모든 업무는 중단됐고, 의사는 방호복까지 껴입어 땀을 비 오듯 흘렸다. 햇볕이 주는 병원균 소독 효과를 위해 문을 모두 열어 둔 터라 에어컨도 소용없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강남구의 경우 지난 16일 324통의 전화를 받고 61명을 진찰했다. 의사 A씨는 “아침 8시부터 12시간 근무하고 보건복지부에 보고할 서류 작업을 하면 밤 12시가 넘는다”면서 “하지만 더 힘든 것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아빠의 직업 때문에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 지역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에 다니는 부모를 둔 아이들은 등교를 막아 달라는 학부모들의 건의가 있다고 한다”면서 “또 아무리 보안 속에 자택 격리자를 지정해도 주변 주민들은 어떻게든 알아내 동네에서 격리시켜 달라고 보건소에 항의한다”며 답답해했다. ●“직원 절반은 행정직… 전염병 전문 인력 부족” 의사 B씨는 “간호사, 행정요원, 구청 직원, 의사가 한 조로 일하는데 한 간호사가 힘도 달리고 가족이나 이웃에게 불안을 심어 준다며 어제 힘들다고 울더라”면서 “이런 면에서 국민들도 함께 싸워 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공공 의료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의사 C씨는 “보건소의 가장 큰 임무는 전염병 관리인데 급성 전염병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100여명의 직원 중 1~2명에 불과하다”면서 “보건소 직원의 절반은 행정직이고, 역학조사 전문가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달리니 아무나 역학조사반에 투입되는데 역학조사는 환자의 동선을 따라가는 기본적인 업무 외에 의약 지식이 있고 질병에 따른 국민의 불안감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홍보 마케팅 기법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처럼 전문 인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사 D씨는 “일부 지자체에서 치사율이 12%라고 발표하고 있는데 치사율은 기저질환자를 배제하고 질병이 종식된 다음에야 나오는 수치”라면서 “계절 독감보다 낮은 유병률인데 중계하듯 치사율을 발표하는 것은 불안만 높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수의 보건소 의사들은 마스크 착용보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야근 삼가고 과로 안 하는 규칙적 생활 중요” 의사 E씨는 “바이러스를 접촉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독감의 일종인 메르스가 몸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야근을 삼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과로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에 고 박승철 박사(2003년 사스대책자문위원장, 2009년 국가신종플루대책위원장)의 고언을 되새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E씨는 “역사적으로 인류는 바이러스와 싸워 왔고 늘 인간이 이겼다”면서 “미생물이 아니라 불안에 지는 것이기 때문에 보건 체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박 박사의 말을 옮겼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처제 범한 ‘무정충’男 “임신했다”는 말에…

    처제 범한 ‘무정충’男 “임신했다”는 말에…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3. 무정충 남편의 기구한 인생 역마차 (선데이서울 1973년 3월 18일) 정관수술을 한 50대 신사의 새 아내가 임신을 했다. “혹시 수술이 잘못되었나?” 재검사해봤으나 수술은 완전무결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관 수술의 사실을 밝힐 수 없는 기막힌 사연과 새로 맞은 그 아내가 사망한 전처의 동생이라는 기구한 처지 때문에 고민하는 인생 역마차. ●아내 잃자 함께 사는 처제가 임신했는데…. 서울시내에 주소를 둔 사업가 김준호(55·가명)씨는 슬하에 3남 2녀의 자녀를 둔 채, 8년 전에 아내를 잃었다. 부인이 죽기 전 김씨는 부인의 건강을 염려해서 다시는 임신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정관수술을 해 버렸었다. 그런데 김씨에게는 친동생처럼 한 집에서 지내는 처제가 있었다. 올해 25살 되는 처제 한선희(가명)양은 언니가 죽기 전부터 줄곧 형부 집에서 같이 살았다. 언니가 죽고 나자 한양은 언니 대신 언니의 자녀인 조카들을 돌보며 형부의 뒷바라지를 해 주었다.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젊고 아름다운 처제를 아침저녁으로 대하던 홀아비 김씨는 점차 그녀에게 이성으로서의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다. ●뜻밖의 요구조건 작년 여름의 일이었다. 무더위를 못 이겨 홑이불마저 집어던지고 속옷 바람으로 자고 있는 처제의 방에 형부가 들어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에 입술을 비비며 속살을 더듬는 손이 거칠어지자 처제는 깜짝 놀라 눈을 떴다. 형부의 행동에 기겁을 한 처제는 완강한 자세로 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한번 불붙은 홀아비의 사랑은 결코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정식으로 혼인신고는 못한다 하더라도 네가 이 가정의 주부로서 같이 살면 될 것 아니냐.” 그 후로도 형부의 끈질긴 설득에 처제의 마음은 동요를 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형부의 막대한 재산에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드디어 부부의 인연을 맺기로 했으나 거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따랐다. “나도 형부의 아이를 낳아야 떳떳한 형부의 부인 노릇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아이를 가지도록 해야 되겠다”는 것이었다. 처제는 물론 형부가 정관수술을 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다만 이웃 사람들끼리 수군대는 소문에 형부는 애를 낳을 능력을 잃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 점을 확인해 보려고 했던 것이다. ●처제 안 놓치려 ‘사실’ 감추고 난처해진 형부는 처제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뜬 소문 믿지 마라”하고 자신 있게 다짐하고 나섰으나 영리한 처제는 자기 친구가 간호원으로 있는 Y병원에 가서 정식으로 정액검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사랑하는 처제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김씨는 할 수 없이 Y병원으로 갔다. 의사가 내 주는 컵을 들고 정액을 받으려고 돌아섰으나… 그러나 막상 정충이 한 마리도 안 나오는 정액을… 김씨는 의사에게 말했다. “아무리 검사용이라고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도저히 정액을 뺄 수가 없으니 집에 가서 빼오면 어떻겠느냐”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의사의 허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자기 회사의 사원을 몰래 불러내어 돈 2000원을 주고 정충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이튿날 다시 Y병원으로 간 김씨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의사의 확인서를 받아들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와 처제에게 그 확인서를 내밀었다. 드디어 동침을 허락한 처제는 다섯 조카의 ‘이모’가 아닌 ‘새엄마’로서 새생활을 시작했다. 젊은 처제를 맞아들인 김씨도 새로운 활기가 솟아오르는 듯 명랑하고 행복한 생활을 맛보게 됐다. ●뜻밖의 사건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이었다. 밥을 제대로 못 먹던 처제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비틀며 “임신한 것 같다”고 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순간 몽둥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임신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혼자 그렇게 생각한 김씨는 산부인과 병원에 처제를 보내 임신 여부를 확실히 가려내도록 했다. 병원에 다녀온 처제는 “역시 임신이 틀림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혹시 나의 정액이 다시 나오는지도…?” 자신이 없어진 김씨는 잘 아는 의사를 통해 자신의 정액검사를 정식으로 해 보았다. 검사 결과 김씨의 정액에서 정충은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처제에게는 형부 말고 다른 남자가 또 있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씨로서는 그 사실을 추궁할 용기도 자신도 없었다. 너무도 처제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번연히 남의 씨라는 것을 알면서 그 자식을 낳게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두 사람이 맺어지기 전에 검사한 형부의 정액이 다른 남자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처제는 앙큼하게도 “우리 아기가 나오면 이름은 무엇으로 지으시겠어요?”라며 아양까지 떨고 있지 않는가. 처제를 범한 자신의 불륜을 책해야 할 것인가. 부인 아닌 처제의 부정을 꾸짖어야 할 것인가. 하루하루 커지는 처제의 배를 쳐다볼 때마다 김씨는 무거운 번뇌를 짓씹을 뿐이라고. 정리=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취약계층 살피미’ 된 노원 공인중개사들

    노원구는 17일 오후 5시 구청장실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노원구지회와 위기가정 발굴 및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상호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다양한 복지서비스 지원에도 불구하고 복지사각지대가 발생함에 따라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찾아가는 방문복지를 통해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협약을 통해 공인중개사협회 노원구지회 회원 728명은 취약계층 발굴을 위한 ‘마을살피미’가 된다. 부동산중개서비스와 관련해 상담을 해주고 가정방문을 해서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어려운 이웃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복지정보를 안내하며 이들을 구청 또는 동 주민센터로 연계하는 일을 한다. 공인중개사들이 대부분 한곳에서 오래 영업을 하면서 주민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마을살피미의 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구는 공인중개사들이 발굴하거나 연계한 복지사각지대 위기가정에 대해 전화상담 및 현장방문 등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사례관리를 통해 지원 현황과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찾아가는 방문복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그간에도 공인중개사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재능기부 등 이웃나눔을 실천해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서도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정을 발굴하고 구청과 협력하여 복지서비스를 홍보하는 마을살피미의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메르스 비상] “청정마을이 감염마을로 전락…봉쇄 풀려도 생계가 더 걱정”

    [메르스 비상] “청정마을이 감염마을로 전락…봉쇄 풀려도 생계가 더 걱정”

    “청정 장수마을이 메르스 감염 마을로 전락해 지역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16일로 13일째 외부와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는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덕리 주민들은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이 지옥 같기도 하지만 봉쇄가 풀려도 앞으로 살아갈 일이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덕마을 51가구 주민 102명이 격리 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4일 오후 11시 30분부터다. 지난달 경기 평택 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이 마을 강모(72) 할머니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지역사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을이 통째로 격리됐기 때문이다. 외부로 통하는 모든 도로는 경찰과 군청 직원이 4인 1조로 24시간 철통 감시를 하고 있어 주민들은 오도 가도 못한 채 집안에 갇혀 있다. 주민들은 하루 두 차례 순창군 보건의료원 직원들로부터 발열검사 등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생필품은 보건의료원 직원들이 주문받아 대신 구입해다 주는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확진 환자였던 강모 할머니가 지난 12일 숨을 거둬 마을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다. 수십년을 함께 살아온 이웃사촌인데 장례식에 가 보지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메르스 양성반응 주민이 발생하지 않았고 전국 각지에서 격려의 손길이 이어져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장덕마을 주민들이 격리 초기 생필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구호품이 전달돼 주민들의 식생활은 걱정이 없다. 한창 바쁜 영농기지만 주민들이 바깥 출입을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전북도청, 경찰청, 순창군청, 사회봉사단체 등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일손을 돕고 있다. 우선 급한 오디와 블루베리 수확, 담배순 자르기, 모내기 등은 일손 돕기로 해결했다. 수확한 농산물도 일손 돕기에 참여했던 기관, 단체에서 모두 수매해 판로 걱정은 덜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이날 오후 당직자들과 함께 장덕마을에 내려와 오디 수확 일손 돕기에 동참했다. 그러나 순창군 전체가 메르스 오염 지역으로 인식돼 관광객이 줄고 농산물 판로가 막혀 지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순창읍은 메르스 파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읍내 시장통은 손님이 확 줄었다. 장수고을 청정 지역인 순창군의 이미지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어 지역 농산물 구매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한 주민은 “순창군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부터 주문 대부분이 취소됐다”며 “작업 현장에 가 보지도 못하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격리 조치가 풀리면 장덕마을 학생 13명이 학교에 나가야 하는데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을까 걱정돼 주민 전체에 대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순창군의 농산물은 안심하고 구입해도 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뉴스 플러스] 층간 소음으로 다투다 또 이웃 살해

    서울 동작경찰서는 층간소음으로 이웃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47)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자신이 사는 빌라 아래층 주민 A(40)씨와 그의 어머니 B(67)씨를 흉기로 찔러 A씨를 숨지게 하고 B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날 자신의 집에서 주민 반상회를 하던 중 아래층에서 찾아온 A씨 가족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부엌에서 가져온 흉기를 휘두르는 과정에서 두 사람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사당동 층간소음 살인사건 발생…반상회 하다 흉기 휘둘러

    사당동 층간소음 살인사건 발생…반상회 하다 흉기 휘둘러

    사당동 층간소음 살인사건 발생…반상회 하다 흉기 휘둘러 사당동 층간소음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또 다시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평소 층간소음으로 사이가 좋지 않던 이웃을 다툼 끝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47)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자신이 사는 빌라 아래층 주민 A(40)씨와 그의 어머니 B(67)씨를 흉기로 찔러 A씨를 숨지게 하고 B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날 자신의 집에서 주민 반상회를 하던 중 아래층에서 찾아온 A씨 가족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부엌에서 가져온 흉기를 휘두르는 과정에서 두 사람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씨는 A씨 등 아래층 주민과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V안 그들을 보다 TV밖 우리를 본다

    TV안 그들을 보다 TV밖 우리를 본다

    # 하루 24시간 내내 아이돌 그룹 엑소에 빠져 있는 중학생 딸을 보는 엄마는 속이 타들어간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했고,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돌파구가 엑소였다”는 딸의 고백에 엄마는 오열한다(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 백혈병과 싸우는 5살 소녀에게 뽀로로가 찾아온다. 뽀로로는 소녀에게 ‘용기의 모자’를 씌워주고, 소녀는 아픈 주사를 맞으며 울음을 꾹 참는다(tvN ‘촉촉한 오빠들’). 일반인들의 애달픈 사연을 관찰 카메라로 포착하며 웃고 우는 프로그램들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에서 동시에 선을 보이고 있다. 육아, 가상결혼, 여행 등 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던 TV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여기에 가족과 꿈 등 감동적인 코드를 버무린 ‘일반인 감성 예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조짐이 보인다. 일반인 감성 예능으로 최근 가장 상승세를 타고 있는 프로그램은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다. 갈등을 품고 사는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관찰 카메라를 통해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화해를 시도한다. 지난 4월 25일 정규 방송을 시작한 ‘동상이몽’은 ‘모바일 메신저로만 대화하는 모녀’ ‘무용 유망주인 딸을 혹독하게 가르치는 엄마’ 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며 순항 중이다. ‘동상이몽’과 같은 날 첫 전파를 탄 JTBC ‘엄마가 보고 있다’ 역시 일반인 부모와 자녀를 내세운 관찰 예능이다. 집을 떠나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38살 아들, 병원 응급실에서 전쟁 같은 일과를 보내는 간호사 아들 등 자녀의 하루를 어머니가 관찰 카메라를 통해 지켜본다. 어머니는 그동안 몰랐던 자녀의 고된 일상을 이해하고, 연예인들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를 열어준다. ‘화성인 바이러스’ 등 기존의 일반인 예능은 특이한 일반인 캐릭터를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최근의 프로그램들은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웃들의 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데서 달라졌다. ‘동상이몽’은 부모와 자녀가 숨겨둔 속내를 터트리면서 스튜디오가 눈물바다가 된다. ‘엄마가’ 역시 고군분투하는 자녀를 지켜보는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흐르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 같은 ‘감성’ 코드를 본격적으로 수용한 프로그램이 지난달 25일 첫선을 보인 tvN ‘촉촉한 오빠들’이다. 정년퇴임을 앞둔 아버지, 취업준비를 하는 자녀, 3년 동안 가족과 만나지 못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등에게 잊지 못할 이벤트를 해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긴다. 웃음기를 뺀 담백한 연출에 남성 연예인 진행자들은 서슴없이 눈물을 쏟아낸다. 방송가에서는 일반인 감성 예능의 등장을 연예인 관찰 예능 붐 이후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서구의 리얼리티 쇼는 원래 일반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관찰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연예인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했다”면서 “관찰 카메라가 이제 본격적으로 일반인을 관찰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촉촉한 오빠들’의 유학찬 PD는 “연예인 관찰 예능이 유행한 건 연예인의 진솔한 모습이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인데, 여기서 더 나아간 것이 연예인이 아닌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특히 ‘감성’ 코드는 일반인 관찰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장치다. 정 평론가는 “가족, 인간관계 같은 코드를 통해 감동적으로 풀어가는 건 서구의 리얼리티 쇼를 한국적으로 변주한 것”이라면서 “일반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불편하지 않게 다루려 고민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일반인 예능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다음달 11일 첫 방송되는 KBS ‘청춘FC’는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처한 축구선수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축구에 담긴 청춘들의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그릴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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