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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정치인과 화안시(和顔施)/최광숙 논설위원

    어색하던 엘리베이터 안이 갑자기 환해졌다. 아래층에 사는 갓난아기가 엄마와 함께 나들이를 가나 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사촌이지만 인사도 없이 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 갓난아기가 빵긋빵긋 눈웃음을 하며 옹알이를 하면 윗집 아저씨도, 옆집 할머니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면서 마치 한가족처럼 된다. 불경에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말이 있다. 돈 없이도 마음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7가지를 일컫는다. 그중에 으뜸이 부드러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화안시(和顔施)다. 둘째 말로 베푸는 언사시(言辭施), 셋째 따뜻한 마음을 주는 심려시(心慮施), 넷째 호의의 눈빛으로 남을 보는 안시(眼施), 다섯째 몸으로 돕는 신시(身施), 여섯째 남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하는 상좌시(床座施), 일곱째 남에게 쉴 공간을 마련해 주는 방사시(房舍施)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놓고 정국이 시끄럽다. 새누리당 회의에서는 육두문자 욕설도 오갔단다. 정치인 얼굴만 봐도 마음이 불편해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웃는 얼굴로 국민들을 좀 편안하게 하는 것도 보시라는 걸 정치인들도 알았으면 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외톨이 장애소년 ‘페북’ 덕에 기적의 생일상 받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6시 미국 버지니아주 트라우트빌에 위치한 한 가정집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일파티를 위해 모여들었다. 이날 무려 300여명의 생일 축하객들은 파티를 위해 마련된 5000개의 물풍선을 가지고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날 파티의 특이한 점이 있었다. 생일 축하객들이 서로 얼굴도 모르는 것은 물론 생일을 맞은 주인공과도 처음 만난 사이라는 점이다. 지난 7일 ABC뉴스등 현지언론은 특별한 10번째 생일상을 받은 소년 캠던 유뱅크의 사연을 전했다. 부모의 사랑과 따뜻한 이웃들의 마음이 담긴 이 사연에는 어린 캠던의 오랜 '아픔'이 담겨있다. 오는 10일 10번째 생일을 맞는 캠던은 안타깝게도 친구가 거의 없다. 이유는 2살 무렵 생긴 언어장애 때문이다. 말과 이해를 잘 하지 못하는 특성과 이같은 이유로 부모에게 홈스쿨링을 받는 캠던에게 친구가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이같은 아들의 처지를 가슴 아파하던 부모가 10번째 생일을 맞아 이 사연을 장문의 글로 페이스북에 올렸고 생일파티를 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그리고 반신반의하며 올린 이 글이 기적이 돼 돌아왔다. 생일파티가 열리던 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자동차로 4시간 떨어진 곳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연을 접한 전세계 사람들이 보내온 200개의 생일 선물까지 항공택배로 날아왔다. 캠던의 아빠 웨인은 "아들 앞으로 중국, 브라질, 독일, 캐나다 등지에서도 생일선물이 왔다" 면서 "축하 메시지가 담긴 수많은 편지와 콘서트 티켓까지 선물을 한아름 받았다"며 기뻐했다. 이어 "사람들의 이같은 마음이 아들의 언어장애를 치료하는 '약'과도 같다" 면서 "아들에게는 이 날이 평생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며 눈물을 떨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동대문 사랑나눔 바람… 에어컨보다 시원하네

    동대문 사랑나눔 바람… 에어컨보다 시원하네

    어려운 이웃의 여름나기에 힘이 된다. 동대문구 14개동 희망복지위원회는 어려운 이웃의 여름나기 해법으로 선풍기와 인견내의, 모시메리 등을 준비했다고 7일 밝혔다. 먼저 지난 2일 이문2동 희망복지위원회가 새터민 10가구에 선풍기를 전달했으며 전농1동 희망복지위원회는 특화사업인 ‘홀몸 어르신 1대1 결연사업’의 하나로 지난 4일 홀몸 노인들에게 선풍기 20대를 건네는 등 시원한 여름맞이에 나섰다. 또 제기동은 지난달 9일 홀몸 노인 30명에게 5만원 상당의 고급 인견내의를, 답십리1동과 이문2동은 모시메리 50세트를 각각 전달하기로 했다. 이어 노인들의 여름 감기 예방을 위해 오는 18일 회기동 희망복지위원회는 홀몸 노인 70가구에 여름이불을 선물한다. 휘경2동은 지난 2일부터 홀몸 노인 50명에게 여름이불과 종합비타민을 전달해 이들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왔다. 답십리2동 희망복지위원회는 9일 홀몸 노인 및 장애인 등 20가구에 삼계탕을 대접한다. 오는 8월에는 이를 40가구로 확대해 포장 돼지갈비를 준비하고 직접 배달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장안1동 희망복지위원회는 폭염과 풍수해 등 재난에 취약한 홀몸 노인과 중증장애인 170가구의 시설 안전 점검에 나섰다. 점검 시 제습제 등을 전달해 장마철 습도 유지를 돕고 냉방용품 수요도 확인해 추가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유덕열 구청장은 “구의 가장 큰 복지자산인 동 희망복지위원회의 맞춤형 지원사업이 복지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면서 “동대문구도 동 주민센터와 경로당 등에 146곳의 무더위쉼터를 운영, 폭염에 대비하고 취약가구의 건강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문화 In&Out] 국민적 불안감에 맞닿은 영화 ‘연평해전’의 선전

    [문화 In&Out] 국민적 불안감에 맞닿은 영화 ‘연평해전’의 선전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영화는 하나의 생명력을 지닌 유기체”라는 말이 있다. 일단 제작자의 손을 떠난 영화는 관객의 것임과 동시에 당대의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흥행의 변수로 작용한다는 뜻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연평해전’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영화다. 제작에서 기획까지 무려 7년이 걸렸고 중간에 투자 배급사가 교체됐다. 촬영 중간에 주연배우가 바뀌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문에 홍보에 차질을 빚었고 개봉일마저 연기됐다. 언론 시사 이후에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30여분의 해상전투 신은 긴장감 있게 그렸지만 초·중반까지 전개가 늘어지는 등 만듦새가 매끄럽지 못하고 실화 영화의 전형성에서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예상 밖의’ 선전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현재 한국의 사회 분위기와 국민 정서를 관통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국가적 무관심 속에 스러져 간 여섯 청춘의 이야기는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의 불안감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다소 ‘올드’해 보이는 이 영화에 20~30대 관객이 몰리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휴전이나 전쟁에 대해 추상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은 불과 10여년 전 벌어진 ‘연평해전’을 통해 군대 문제를 자신들의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였다. 영화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어머니의 효자 아들로 나오는 박동혁 병장, 해군 출신 아버지의 속깊은 아들인 윤영하 소령, 곧 태어날 사랑스러운 아이의 아버지인 한상국 중사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이웃들이다. 영화를 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월드컵 때 무관심 속에 외롭게 산화한 6명의 용사에게 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민에 대한 국가의 진정한 의무를 생각하게 되는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역사적인 공과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지만 정치 논쟁은 국민을 또다시 분열시키고 상처받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영화 이후 제2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정부의 대처를 놓고 보수와 진보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변호인’이나 ‘국제시장’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은 좌우 논리가 아니라 권력과 부당한 대우 속에서 홀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시대적 정서에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이고, ‘연평해전’도 그런 맥락의 영화”라고 평했다. 다만 “관객 점유율이 20%에 그치는 평일에도 ‘연평해전’에 800~900개의 스크린을 잡아 주는 등의 몰아주기식 마케팅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웃사람’ 김휘 감독, ‘퇴마: 무녀굴’로 스크린 복귀

    ‘이웃사람’ 김휘 감독, ‘퇴마: 무녀굴’로 스크린 복귀

    김성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퇴마: 무녀굴’의 첫 번째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됐다. ‘퇴마: 무녀굴’은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과 그의 조수 ‘지광’(김혜성)이 기이한 현상을 겪고 있는 ‘금주’(유선)를 치료하다 그녀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공포물이다. 신진옥 작가의 공포 소설 ‘무녀굴’을 원작으로한 이 작품은 제주 김녕사굴에 얽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공개된 ‘퇴마: 무녀굴’의 포스터 2종에는 퇴마사 진명 역의 김성균과 비밀을 간직한 여자 금주 역인 유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공포에 압도당하는 모습과 함께 최악의 상황에서도 사력을 다해 상대에 맞서는 표정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더불어 ‘끝나지 않은 공포의 시작’이라는 카피는 이들이 어떤 극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함께 공개된 예고편은 빙의에 대한 정의와 함께 실제 사례자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소름 돋는 현실’이라는 문구는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알 수 없는 상대와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모습과 긴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금주’의 모습은 인물들이 거대한 공포에 휘말리게 됨을 짐작케 한다. 김성균과 유선, 천호진, 차예린, 김혜성 등이 출연하는 ‘퇴마: 무녀굴’은 김휘 감독이 ‘이웃사람들’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8월 개봉 예정. 사진 영상=씨네그루(주)다우기술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안경도 도시락도… 종로 이웃사랑의 다른 이름

    종로구가 재능기부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는 오는 9월까지 재능기부 미술 교육 프로그램인 ‘2015 꿈그림 학교’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문화예술교육센터가 지난달 대학로 이전을 계기로 지역 주민에게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교육 대상자는 지역 초등학생 20명으로 이 가운데 20%는 저소득 계층 아동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은 이달부터 15주간 30시간 이뤄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미술 작가들이 직접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생별 작품 제작을 지도하고 전시회를 열어 주민들과 결과물을 공유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꿈그림 학교는 평소 예술 교육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 아동의 재능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과 청소년에게 무료로 안경을 지원하는 ‘사랑나눔 안경전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재능기부를 원하는 안경업소를 선정했다. 동 주민센터에서 대상자를 추천받았다. 다음달까지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자녀 등의 시력을 측정하고 맞춤 안경을 전달한다. 구는 재능기부 안경업소를 추가 모집해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저소득 노인에게는 이달 ‘사랑의 도시락’ 30개를 전달한다. 연잎밥, 찰밥, 된장국, 미역국 등으로 준비한 도시락과 함께 안부편지도 전한다. 이 외에도 가회동주민센터에서는 올해부터 요리책을 점자로 점역해 만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요리책’을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종로5·6가 동주민센터는 주민자치프로그램 ‘춤추는 재봉실’ 수강생들이 만든 일바지 50벌을 지역 저소득 노인과 자매결연마을 강원도 노인들에게 전달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이웃에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재능기부는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메신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재능나눔 문화를 활성화하고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다시 읽는 그리스 비극/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다시 읽는 그리스 비극/박상숙 국제부 차장

    아이가 태어난 곳이 없어졌다. 지인의 소개를 받아 간 이웃 동네 산부인과였다. 몇 년 전 오랜만에 들렀을 때 본업인 분만보다 다이어트,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을 앞세운 광고판을 보며 신통치 않은 사정이 짐작되긴 했다. 강남에서 개업했던 선배도 최근 병원 문을 닫았다. 작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1.21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다. 요즘 병원 가운데 폐업 신고가 가장 많은 곳이 산부인과라고 한다. 아기 울음소리가 잦아든다는 것은 인기 직업이 사라진다는 두려움 이상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13.1%로 OECD 평균보다 낮지만, 출산율이 바닥을 기면서 고령화 속도는 세계 두 번째로 빠르다. 누구는 그 충격파를 강도 9 이상의 지진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고령화가 가져올 암울한 세계를 그나마 그리스에서 엿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이 나라의 파산 원인을 두고 ‘복지병이다’, ‘부패와 탈세가 문제다’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무엇이든 작금의 ‘그리스 비극’을 초래한 데는 연금이 한몫한다. 알다시피 채권단은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줄기차게 연금 개혁을 요구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잡아먹는 연금 개혁 없이 그리스의 미래는 없다고 봤다. 유럽연합(EU) 국가 중 65세 이상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그리스로서는 쉽지 않다. 전체 연금 수급자가 인구의 24%가량을 차지하고 가계의 절반이 노인 연금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마저 깎는다면 빈곤층 양산은 물론 나라 경제가 빙하시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변변한 수출산업도 없고 그나마 먹고살던 관광업도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연금 개혁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다. 10년 뒤면 우리나라도 고령화 비율 20%로 그리스처럼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연금 문제는 우리에게도 ‘뜨거운 감자’다. 공무원연금 개혁법이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통과됐을 때 얼마나 시끄러웠나. 누구 하나 만족하지 않지만 이런 임시변통이라도 할 수 있을 때가 그나마 낫다고 해야 할까. 고령화에 봉착한 선진국들은 출산 위주의 인구 정책을 단호하게 내던지는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이민과 혼외 출산으로 방향을 과감하게 틀었다. 특히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혼외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복지를 보장해 줘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두 국가의 혼외 출산율은 50%에 이른다. 단일 민족과 삼강오륜의 뿌리가 깊은 우리나라에서 이민과 혼외 출산 장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다지만 한국의 이민자 비율은 최근 OECD 조사에서도 33개국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혼외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한국은 여전히 아동 수출국의 오명을 쓰고 있다. 출산율은 오르지 않는데, 있는 아이들마저 해외로 보내다니 아이러니다. 다행히(!) 결혼과 출산에 대한 국민 인식이 점차 변화하면서 인구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저출산 대책 보고서에서 유럽 국가들처럼 동거와 혼외 출산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인간이 고난을 통해 지혜에 도달한다는 교훈을 담은 ‘오이디푸스왕’이나 ‘안티고네’와 같은 고대 그리스 비극은 인류가 늘 가르침을 얻는 고전이다. 지금 진행 중인 그리스의 비극적 현실도 새롭게 읽고 배워야 할 쓰디쓴 텍스트다.alex@seoul.co.kr
  • 부부도 세대 간에도… 갈가리 찢긴 그리스

    “이번 국민투표를 두고 부부, 형제, 친구, 이웃 간에도 갈등을 겪고 있다.” 국민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전한 그리스의 분열상이다. 지난 1주일 동안 그리스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반목과 대립을 경험했다. 채권단 제안 수용 여부를 두고 가진 자와 빈자는 물론 남녀노소 간에도 여론이 갈가리 찢겨 투표 이후 한동안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향후 구제금융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5일 투표를 마친 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수백명의 취재진에게 “누구도 국민 스스로 운명을 선택한 결정을 무시할 수 없다”며 “내일 우리는 유럽의 모든 국민을 위한 길을 열 것을 확신한다”고 결과를 낙관했다. 이날 찬성 진영의 지도자인 안도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도 한 표를 행사한 뒤 “오늘 우리 그리스인들은 조국의 운명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그리스와 유럽에 ‘찬성’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투표 실시를 선언한 뒤 그리스 여론은 연령별, 재산 유무 등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니코스 마란치디스 마케도니아대 교수는 “투표 다음날인 6일부터 그리스는 거대한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분열된 국가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투표를 둘러싸고 세대 갈등이 심각하게 노출됐다. 지난 3일 현지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4세 유권자는 71%가 합의안에 반대하는 반면 65세 이상 유권자는 5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젊은 세대 가운데 직업이 없거나 낮은 임금을 받는 사람이 많고 긴축을 강요하는 유럽에 저항할 준비가 더 잘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 은행이 8000유로 이상 예금의 30%를 돌려주지 않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4일 보도했다. 그리스 은행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개혁의 일환으로 은행이 소액 예금주에게 손해를 부담시키는 방안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도가 나간 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FT 보도는 악의적 루머”라며 반발했다. 안드레아 엔리아 유럽은행감독청(EBA) 청장도 “그리스 은행이 소액 예금주에게 ‘헤어컷’(예금 삭감)을 부과한다는 계획은 들어 본 적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암탉을 울게 하라 나라가 살아난다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암탉을 울게 하라 나라가 살아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아내가 남편을 제치고 설쳐 대면 가정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속담이다. ‘여자는 바깥 일에 나서지 말라’는 가부장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 속담도 바뀌어야 한다. ‘암탉이 울어야 나라가 산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인 일본만 봐도 그렇다. 1990년대 이후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지만 생산가능 인구 감소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줄었다. 이것이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켜 일본의 장기 침체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日 2010년부터 인구 절벽… 71%인 여성 경제참여율 남성처럼 83% 되면 GDP 9% 증가 일본은 2010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절벽’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데도 여성 인력을 일터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일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4위이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1.4%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일본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남성만큼 늘리면 국내총생산(GDP)이 9%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구 절벽에 직면한 국가가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하려면 여성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스웨덴이 좋은 예다. 총인구가 972만명에 불과한 스웨덴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5만 7556달러를 기록했다. 스웨덴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3.6%로 일본보다 바로 한 계단 앞서는 OECD 3위다. 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80.7%로 일본보다 9.3% 포인트나 높다. ●한국 생산가능 인구 2016년 3703만명으로 정점 찍고 내리막… 일본식 장기침체 우려 우리나라는 일본의 인구 구조를 20년 시차를 두고 뒤쫓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도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갈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 3703만 9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탄다. 주요 경제활동 인구인 25~49세는 2009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2030년 이후부터 총인구(5216만명)도 점점 줄어든다. 김한곤 한국인구학회장(영남대 사회학과 교수)은 “지금의 인구 추세와 산업 구조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노동력이 줄어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면서 경제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는 것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올 인구 첫 여초… 女 경제참가율 60%로 男보다 23%P 낮아… 육아·일 병행 어려운 탓 우리나라의 여성 인구는 올해 2531만 4525명으로 사상 최초로 남성 인구(2530만 2520명)를 제칠 것으로 추산된다. ‘여초(女超) 시대’의 개막이다. 해가 갈수록 여성 인구는 남성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2013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3%로 남성(83.6%)보다 23.3% 포인트나 낮았다. OECD 회원국 중에서 꼴찌 수준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애를 낳고 기르면서 일까지 하기가 어려운 사회구조 탓이 크다. 정부의 출산·보육 지원 시스템이 여전히 불충분하고, 육아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 기업의 여성 차별이 여전하다. 통계청장을 지낸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무상보육, 누리과정 등을 도입하면서 보육 정책을 많이 보완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육아 부담이 크다”면서 “미국의 경우 출산·육아휴직을 쓴 여성의 복직을 보장하고 있지만 한국 여성들은 육아휴직을 쓰려면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봐야 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경력단절 여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여성이 아이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에도 탄력시간제 근무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 둘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더 많은 교육과 훈련, 승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이민 적극 받아들이자” 주장… “단순 노동자 유입만 늘 것” 부정적 의견 커 줄어드는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여성 인력을 활용하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반론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동포와 동남아 인력 등이 한국에 오려 하는데 대부분 단순 노동자이고 정부가 이민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선진국의 과학자, 교수, 엔지니어 등 고급 인력은 이민자가 적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칭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국가 경쟁력과 임금 수준으로는 외국의 고급 인력을 끊임 없이 수혈하는 미국처럼 이민으로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도 부정적이다. 백용천 기재부 미래경제전략국장은 “이민 정책이 취약업종의 고용허가제 중심이어서 고급 인력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고용 친화적인 여성 정책을 펴는 게 좀 더 현실적인 인구 절벽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女 평균 월급 男의 67% 수준인 209만원… “워킹맘 위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늘려야” 여성 인력 확충은 고급 인력 확대와도 연결된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2009년 82.4%로 남성(81.6%)을 뛰어넘었다. 지난해에는 이 격차가 7.0% 포인트(여성 74.6%, 남성 67.6%)로 더 벌어졌다. 전문직의 여풍(女風)도 이와 무관치 않다.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 중 여성 비율은 2000년 3.1%에 그쳤지만 2013년 21.2%로 급증했다. 2013년 5급 공채시험(행정고시)과 외무고시의 여성 합격자 비율은 각각 46.0%, 59.5%로 절반 수준이다. 여성 의사 비율도 2000년 17.6%에서 지난해 24.4%까지 올랐다. 지난해 약사 10명 중 6명은 여성이다. 하지만 평균적인 여성의 노동 여건은 남성에 비해 열악하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209만 2000원으로 남성(312만 2000원)의 67.0%에 그쳤다.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주로 비정규직과 단순 서비스업 등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전문직도 위로 올라갈수록 ‘유리천장’이 여전하다. 여성 공무원 비율은 최근 14년 새 13.4% 포인트(2000년 35.6% 2014년 49.0%)나 늘었지만 3급 이상 고위직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중 월급이 적은 임시·일용 근로자 비율은 33.4%로 남성(20.2%)보다 13.2% 포인트 높다. 여성의 산업별 취업자 비중을 보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28.2%로 가장 많다. 금융·보험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각각 4.0%, 3.1%로 낮은 수준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워킹맘을 위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고 저소득층 여성을 위해 최저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여권 들고 떠나는 당신, 유행병 주사 맞으셨나요?

    여권 들고 떠나는 당신, 유행병 주사 맞으셨나요?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면 먼저 여행하려는 나라에서 유행하는 질병 정보를 확인한 뒤 예방접종부터 챙겨야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해외 여행객의 몸에 무임승차해 들어온 감염병이 국내에 전파되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번 메르스 사태 때는 물론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동남아 또는 중국을 여행하다 홍역에 걸려 귀국한 여행객에게서 예방접종력이 없는 소아와 집단생활을 하는 대학생이 감염되는 등 2013년보다 4배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홍역 확진 환자는 442명이며, 이 가운데 해외에서 유입된 홍역에 걸린 사람은 428명(97%)이나 된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뎅기열, 말라리아도 주로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 여행객에 의해 발생했다. 지난해 신고된 해외 유입 감염병은 400건으로 5년 전인 2009년보다 2배 증가했다. 감염병은 출국 전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예방접종을 챙기는 출국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예방접종은 해외 감염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필수 ‘에티켓’이다. 감염병 주요 유입 국가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중국,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한다. 따라서 아시아 지역 위험 국가를 갈 때는 예방접종을 하거나 감염내과 등 관련 의료기관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홍콩에서 독감이 유행해 보건 당국이 주의보를 내렸다. 홍콩은 봄과 여름 두 차례 독감이 유행하는데, 지난 5월부터 매년 찾아오는 여름철 독감이 시작됐다. 환자 수는 5월 31일~6월 6일 외래환자 1000명당 6.2명에서 6월 14~20일 11.2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북반구에선 계절성 독감이 주로 10월부터 4월까지 특히 겨울철에 크게 유행하며, 온대 지역보다 낮은 위도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드물게 겨울철이 아닌 시기에 유행하기도 한다. 남반구는 4월부터 10월까지가 계절 독감 유행 시기다. 홍콩에서 확산하고 있는 독감은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위협적인 수준이 아니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 지역을 여행하고서 귀국 후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같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후 방어 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보통 2주가 걸리기 때문에 출국 2주 전에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 홍역은 예방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해야 하지만, 어렵다면 출국 전에 1회라도 접종하는 게 좋다. 홍역 1차 접종 시기보다 이른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홍역 유행 국가로 해외여행을 떠날 때 1회 접종을 받고 출국해야 한다. 홍역 위험국가는 필리핀,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다. 과거에 홍역을 앓았다면 다신 걸리지 않으므로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 만 47세 이상 성인은 자연 면역이 형성된 경우가 많아 굳이 홍역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 해외여행 중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잘 지키고, 발열·발진이 있는 환자와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특히 조심해야 할 감염병이다. 2012년에는 전 세계에서 2억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 가장 위험한 감염 지역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만 683건이 신고됐다. 해외에서 유입돼 전파되기도 하지만,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감염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치료가 잘 되지만, 해외에서 주로 감염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말라리아는 국가별로 발생한 종류와 약제에 대한 내성이 다르므로 의사에게 여행하는 국가를 말하고 상담 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종류에 따라 위험 지역에서 벗어난 후에도 길게는 4주까지 먹어야 하므로, 복용 기간을 준수하고 적절한 복용법을 따라야 한다. 보통은 출발 1~2주 전에 복용한다. 또 여행 중에는 되도록 해질 녘에서 새벽 시간대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고 잔다. 외출 시에는 긴 팔, 긴 바지를 입어 모기와의 접촉 빈도를 줄이는 게 좋다. 예방약을 복용했어도 말라리아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여행 중’ 혹은 ‘귀국 후 두 달 이내’에 열이 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할 때는 출발 10일 전에 황열 예방접종을 한다. 황열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 기간은 10일쯤이며, 한 번 접종하면 10년간 다시 할 필요가 없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 외국인 투자 유치 ‘대박과 쪽박 사이’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 외국인 투자 유치 ‘대박과 쪽박 사이’

    지난달 3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북한이 경제특구의 투자환경을 선전하면서 외국인 투자를 호소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의 소리 방송을 인용한 보도에서 북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는 나선과 항금평, 신의주, 원산 등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경제특구로 소개했다. 심지어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에 대해서도 발전 전망이 밝아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외 경제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켜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 제1위원장이 중국식 경제특구 방식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고자 한 것으로 관심을 끌었다. ●김정은 올 신년사 경제개발구 다각적 개발 주문 북한에서 추진하는 경제특구는 중앙급 경제특구와 지방급 경제개발구로 나눌 수 있다. 북한은 1991년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시작으로 경제특구 개발에 나섰다. 2013년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시행하며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북한은 현재 중앙급 특구(5곳)와 지방급 경제개발구(19곳) 등 24곳의 경제특구를 두고 있다. 이 외에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원산에 경제특구를, 칠보산·백두산에는 관광특구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고 이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급 경제특구의 경우 나선경제무역지대(1991년), 개성공업지구(2002년). 금강산관광특구(2002년), 신의주특별행정구역(2014년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로 개칭),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2010년) 등이 있다. 경제개발구의 경우 현대농업과 관광휴양, 무역을 특화한 압록강경제개발구 등 모두 19군데다. ●나선경제특구 물류·교통 특화… 100억弗 사업 이와 관련, 김 제1위원장은 전 세계 경제특구 개발 관련 자료를 대외경제성에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검토하도록 지시한 자료 중에 상당수가 한국의 경제특구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 제1위원장이 경제특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집권 4년차를 맞아 정치적으로 체제를 공고히 한 뒤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경제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내부에서 부족한 투자 재원을 경제특구를 통해 외부에서 끌어들여 성장을 이뤄 내겠다는 발상이다. 특히 김 제1위원장 시절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지방급 경제개발구다. 이는 기존에 추진했던 대규모 경제특구가 투자유치가 쉽지 않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지방단위에 맞는 소규모 경제개발구를 건설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관심을 두고 개발해온 것은 나선경제무역지대다. 제조업과 물류 및 교통, 관광산업으로 특화발전을 모색한 이곳은 중국 중앙정부와 북한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금액만도 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진행됐다. 중국은 나선경제특구를 통해 동해의 출로를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선지대 진출입로 구축 사업과 항만건설, 물류센터 건설 등에 대한 투자가 예정돼 있다. 신의주시 용운리와 어적리 일부 지역 약 6.6㎢에 조성될 예정인 압록강경제개발구는 모두 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대농업과 관광휴양, 무역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다. 부족한 전기와 가스는 중국에서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중국 단둥과 인접한 만큼 생산물을 중국으로 쉽게 수출할 수 있다. 전문가들도 압록강경제개발구의 경우 지리적인 접근성을 감안할 때 성공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한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3일 “개혁개방을 확대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책노선이 올바르기는 하지만 대전제인 북한 핵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경제개발구 계획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와 북한 경제특구를 연계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이 추구하는 경제특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우선 나선특구 개발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즉 나선경제특구를 활용한 남한, 북한, 러시아의 3각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나진항이 개발되고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연결될 경우 물류에서 대변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중장기적으로 北 경제특구 참여 검토를” 특히 압록강 경제개발구와 온성성관광개발구 개발에 우리가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두 곳의 경우 북한과 중국 간 추진 가능성이 높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중국과 접해 있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개성고도과학기술구와 개성공단을 연계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확장시킬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개성고도과학기술구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 외국기업과 합작해 조성하는 정보기술(IT)공단으로 개성공단과 인접해 있어 연계협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특구가 취지는 타당하지만 북한 사회만이 갖고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지난 4월 북한에서 경제특구로 볼 수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역, 나선경제특구는 외국이 이룬 고도성장을 벤치마킹했지만 한계도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외국 자본의 속성에 대해 어두운 북한 정권이 스스로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 있는 나라라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북한이 지하자원도 풍부하고 싼 가격에 일할 수 있는 노동력도 풍부하기 때문에 정부가 허락만 하면 외국 자본이 물밀듯이 몰려올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고 란코프 교수는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매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의 지하자원이 풍부하긴 하지만 북한보다 훨씬 풍부한 나라는 동남아와 남미, 중동 등에 수십개국은 된다”며 “북한 지하자원에 관심 있는 나라는 이웃 국가들밖에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저임금 노동력 풍부하지만 생산조건 매우 열악 노동력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은 풍부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노동력과 생산관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근로자 해고가 자유롭지 않고 생산 조건 역시 열악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출입국이 간편하고 국내에서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만 북한의 경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성공단의 경우 유엔의 대북제재와 비자, 통신 문제 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이행 등 국제사회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한이 아무리 특구에 소득세와 거래세, 자원세 등 낮은 세율을 보장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가 매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마크 매닌 미 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정치적 위험도 투자자에게는 큰 부담”이라면서 “김정은의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일삼고 숙청을 통한 공포정치를 계속하는 한 경제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딴 세상 얘기로 들리는 사우디 왕자의 전 재산 기부

    세계 34위 부자인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전 재산인 36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기부한 돈은 사우디의 여성 인권 향상, 재난구호, 질병퇴치 등에 쓰이게 된다. 알 왈리드 왕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의 조카로, 세계적 투자회사인 킹덤 홀딩스 회장이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의 기부 활동에 감명을 받아 전 재산 기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알 왈리드 왕자는 “자선사업은 30년 전부터 시작한 개인적 의무이자 내 이슬람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이라며 “사람은 전성기 때 극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잘 나갈 때’ 더 돈을 모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그의 철학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사회 고위층 인사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했다. 억만장자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전 재산을 기부한다는 소식은 딴 세상 얘기로만 들린다. 우리나라 재벌이 알 왈리드 왕자처럼 개인 재산을 아낌없이 기부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어서다. 전 재산을 교육재단 등에 환원한 유한양행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 같은 분도 있었지만 아주 오래전 과거의 일이다. 최근엔 자기 호주머니의 돈을 털어서 기부했다는 재벌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연말이면 대기업들이 앞다퉈 내는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회사 돈이다. 대기업 총수 개인 재산에서 나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재벌들 사이에서는 불법을 자행해서라도 아득바득 한 푼이라도 더 내주머니에 챙기고 어떤 식으로든 자식에게 부와 지위를 물려주겠다는 저급한 천민자본주의 행태만 만연돼 있다. 사우디 왕자의 뉴스가 전해진 날 검찰은 중견 패션업체인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숨겨 둔 채 허위로 개인파산과 개인회생을 신청해 270여억원의 빚을 면제받은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키며 국민적 공분을 산 큰딸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경영 복귀 가능성을 성급하게 언급해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부자가 천국에 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이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맞는 얘기인 듯하다. 재벌뿐만이 아니다. 여전히 한국인들은 기부에 인색한 게 사실이다. 부자든 평범한 시민이든 부의 사회 환원 정신을 배워야 한다. 기부문화가 확산돼야 부의 불평등도 개선되고 살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 [사설] 광주 U대회 국내 관광 활성화 계기 돼야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가 어제 저녁 빛고을 광주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대학생들의 축제다. ‘창조의 빛, 미래의 빛’이라는 구호를 앞세운 광주 대회에는 세계 149개국에서 1만 3000명 남짓한 선수와 임원이 참가했다. 선수단에 심판과 운영 요원을 더하면 참가 인원은 모두 2만명에 이르러 2013년 러시아 카잔 대회의 1만 1759명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국내적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퇴치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메르스 청정지대’를 만들겠다는 조직위원회의 약속을 믿고 기꺼이 한국을 찾은 각국 선수단에 우선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들의 패기는 광주 U대회를 어느 때보다 뜻깊은 젊은이의 축제로 만들어 낼 것이다. 한국민에게 광주 U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제전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장기적인 국제 경제 침체의 여파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6월 이후에는 메르스의 유행에 따라 생산과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누구보다 서민들의 고통이 증폭되고 있었다. 유일한 타개 방안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동안 메르스 공포로 줄였던 소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경비로 쓰려던 것의 일부라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면 서민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제단체들이 여름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기업들도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사원들에게는 갖가지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다르지 않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광주는 맛과 멋의 고장이다. U대회는 광주뿐 아니라 이웃한 전남의 목포, 무안, 영광, 장성, 나주, 화순, 보성, 순천, 구례에서도 나뉘어 펼쳐진다. 전북 정읍과 충북 충주에서도 일부 종목이 열린다. U대회가 아니더라도 흔히 남도문화권으로 일컬어지는 광주·전남은 누구나 여행 계획을 한번쯤 짜 보고 싶은 곳이다. 통일신라시대 중원경으로 탄금대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충주는 중원문화권의 중심 도시다. U대회 기간 동안에는 문화행사도 다투어 열린다고 한다. 되도록 많은 국민이 U대회 개최지로 떠나 관광 활성화와 경제 활력 회복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TV 시끄럽다” 담 넘어 이웃 살해

    서울 강북경찰서는 TV 소리가 시끄럽다고 담을 넘어 이웃집 주민을 때려 숨지게 한 30대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강북구의 건물 2층 원룸에 사는 박모(34)씨는 이사 온 지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오전 1시 40분쯤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집 주민 조모(50)씨를 찾아갔다. 조씨가 늦은 시간까지 TV를 시끄럽게 틀어 놓은 것을 지적하며 “소리 좀 줄이라”고 욕설을 했다. 그래도 TV 소리가 줄지 않자 박씨는 담을 넘어 TV 앞에 앉은 조씨의 머리와 가슴을 때리고 머리를 여러 차례 밟았다. 조씨는 한 번 폭행을 하고 돌아온 뒤에도 화를 참지 못해 다시 조씨를 찾아가 폭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폭행을 당한 지 17시간이 지난 같은 날 저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두 번째부터는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찾고 싶은 도서관, 어떻게 만들까요?

    양천구가 작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의 머리를 빌린다. 구는 이를 통해 주민참여와 자치행정의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천구는 8일 오후 2시 해누리타운 2층 아트홀에서 ‘작은 도서관 활성화 방안 찾기 포럼’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공동체가 사라지고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작은 행복과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아무래도 도서관의 운영방향 등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를 하게 되면 관심도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지역 내 도서관 사서, 도서관 자원봉사자 외에 관심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포럼은 경기도 작은 도서관협의회 유반디 자문위원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지정토론과 전체토론 순서로 진행된다. 지정토론 시간에는 도서관 활동가, 도서관 이용주민, 서울시의원 등이 각각의 입장에서 양천구의 작은 도서관 문화 및 향후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한다. 이후 전체토론 시간에는 포럼에 참석한 주민과 관계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을 갖는다. 양천구에는 민선 6기 출범 이후 1동 1도서관 사업을 추진하면서 벌써 5개의 크고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는 신정2동 작은 도서관 별관도 개관을 앞두고 있다. 특히 신정2동 작은 도서관 별관은 오래된 고물상 자리를 주민들이 보다 많이 이용하고 찾을 수 있는 주민 공유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의미가 크다. 김수영 구청장은 “우리 사회에서 도서관은 그저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와 엄마가 손을 잡고 찾아오고, 이웃과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문화적 욕구를 채우며 소통하는 교육문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의 작은 도서관이 주민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 사업을 추진하고, 교육과 문화가 공존하는 특색 있는 도서관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나누자, 당신의 재능…용산 ‘서로서로 학교’ 운영

    용산구가 구민의 재능을 발굴하고 나눔을 실천해 지역에 환원하는 순환적인 평생학습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서로서로학교’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서로서로학교는 가르침과 배움의 경계를 허물어 구민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곳이다. 행정기관에서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어 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이웃과 사회가 공유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는 이달부터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강사 모집에 나선다. 별도 신청 기간은 없으며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나누고자 하는 구민, 지역 소재 기업체, 기관, 직장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인재양성과(2199-6492)로 문의하면 된다. 직접 방문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생활지혜, 경험, 노하우부터 전문분야까지 모든 주제를 대상으로 하며 강사비와 수강료는 없다. 예를 들어 집에서 앞머리 자르는 법, 장 담그는 법, 뜨개질하기 등 소소한 일상의 작은 기술도 모두 포함된다. 구는 강사 모집이 완료되는 대로 학습 신청을 받아 복지관, 북카페, 경로당 등 구민이 모이는 곳이나 원하는 곳을 찾아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15년간 쇠사슬에 묶여 감금된 남자, 악령 때문이라니...

    15년간 쇠사슬에 묶여 감금된 남자, 악령 때문이라니...

    어이없는 이유로 쇠사슬에 묶여 지내던 남자가 구출됐다. 짐승처럼 남자를 쇠사슬에 묶어 감금한 건 바로 가족들이었다. 인도 구자라트의 한 마을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경찰은 "생사를 알 수 없던 남자가 허름한 집에 갇혀 지낸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남자를 구출했다. 남자는 쇠사슬에 묶인 채 흙바닥에 지어진 허름한 집에 감금돼 있었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남자는 극도로 쇠약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남자는 최소한 15년간 쇠사슬에 묶여 갇혀 살았다. 남자를 짐승처럼 갇아둔 건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15년 전의 일이다. 아직 청소년이었던 남자는 산에 땔감을 하러 갔다가 돌아온 뒤 이웃들에게 돌을 던지는 등 이상한 행동을 시작했다. 병원에 데려갔어야 하지만 가족이 선택한 건 격리와 무속신앙이었다. 가족들은 산에 갔던 남자이 악령이 들어갔다며 격리시켰다. 외출을 막기 위해 쇠사슬로 묶고는 바깥세상을 보지 못하게 했다. 무속인이 악령을 내쫓겠다고 했지만 남자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렇게 15년이 흘렀다. 쇠사슬에 묶여 생을 마감할 운명에서 남자가 구출된 건 가족이 이웃에게 무심코 흘린 말 덕분이었다. 경찰은 "남자의 건강이 악화되자 가족 중 한 명이 이웃에게 걱정하는 말을 했다."며 "남자가 갇혀 지낸다는 사실을 안 이웃이 경찰에 제보를 했다."고 말했다. 인도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극도로 몸이 약해진 남자가 사망한다면 가족이 살인혐의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남자는 정신병원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사진=인도익스프레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길섶에서] 잡초/문소영 논설위원

    ‘잡초와 전쟁을 벌여야겠어요.” 텃밭을 매일 기름칠하는 가마솥처럼 반질반질하게 관리한다고 정평이 난 이웃이 염려하며 지나갔다. 그 이웃의 텃밭은 잡초 제거가 끝나 푸른 것은 채소요, 붉은 것은 흙이라는 식의 조화가 있다. 그렇잖아도 맨손으로 잡초를 쥐어뜯고 있었는데, 고개 숙인 얼굴이 화끈거린다. 20평이나 관리하는 내 텃밭은 온통 푸르다. 40년 만의 가뭄이 지속하다가 지난주 장대비가 한두 번 쏟아진 뒤로 그리됐다. 모진 가뭄에 채소와 잡초가 모두 생장이 억제됐는데, 잠깐의 비로 잡초가 물 만난 고기처럼 퍼덕댄다. 낫으로 잡초의 뿌리 밑동까지 바싹 잘랐는데 언제 잘랐느냐는 식으로 자랐다. 제때 잡초를 제거하지 않으면 잡초가 알곡보다 성장이 빨라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진리를 실감한다. 지난밤에도 장맛비가 찔끔 내렸다. 일기예보에 중북부에는 ‘마른장마’가 지속한단다. 한 친구는 ‘마른장마라니, 뚱뚱한 장마가 더 좋아요’라며 말장난을 건넨다. 찔끔 비에도 힘껏 자란 잡초의 뿌리는 한 톨의 흙먼지도 묻히지 않은 채 새하얗게 빛난다. 애벌레 같다. 잡초도 기회가 생기면 저리 힘껏 자라는데, 발전 없이 사는 국회의원이 태반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담양군

    [新국토기행] 전남 담양군

    전남 담양군은 예부터 대나무가 많이 나서 ‘죽향’으로 불린다. 한때 죽제품과 죽물시장이 전국 상인을 불러들일 만큼 번창했으나 지금은 플라스틱 제품과 수입품에 밀리면서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군은 죽향을 널리 알리기 올가을 세계대나무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담양은 산과 물, 계곡이 어우러진 산자수려(山紫水麗)한 고장으로도 이름 높다. 주변을 둘러보면 호남정맥이 빚어낸 산성산, 추월산 등이 북서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산과 계곡 곳곳엔 조선조 가사문학의 산실인 누정들이 산재한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진 천혜의 조건이다. 먹거리 역시 풍부하다. 영산강 상류의 실개천 등에서 나오는 미꾸라지·메기 등 민물고기 요리와 대통밥, 떡갈비 등도 전통음식으로 자리잡았다. ‘10경’, ‘10미’, ‘10 정자’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풍광과 맛, 역사의 현장이 즐비하다. 광주광역시와 남서쪽으로 경계를 이루며, 이런 입지 조건 때문에 휴양과 전원생활 배후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담양은 1895년 이후 현재의 창평면인 창평군과 남원부 소속으로 양립하다가 1914년 담양군으로 통합됐다. 볼거리 ●연인들이 즐겨 찾는 대나무 정원 죽녹원 2003년 담양읍 향교리 성인산 일대에 31만여㎡ 규모로 조성된 대나무 정원이다. 주말엔 평균 2000여명의 탐방객이 찾는다. 블로그 등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연인들이 많이 모여든다. 죽녹원에 들어서면 분죽, 왕대, 맹종죽 등이 자생하는 울창한 대숲이 펼쳐진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철학자의 길, 추억의 샛길 등 총길이 2.4㎞의 8개 테마별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는 왕대숲에 가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죽림욕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전망대에 오르면 담양천과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이뤄진 관방제림과 담양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는 9월 세계대나무박람회를 앞두고 생태전시관, 인공폭포, 생태연못, 야외공연장 등 시설물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정원 안에는 죽향정, 의향정, 예향정 등 한옥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주말마다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 시음 등 각종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매년 5월엔 대나무축제가 열리는 등 전국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강과 숲이 어우러진 천연기념물 관방제림 영산강 상류인 담양천변에 쌓은 제방 숲이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돼 있다. 조선조 1648년(인조 28년)에 강 주변 마을의 홍수 방지를 위해 축조한 제방으로서, 당시부터 나무 식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엔 수령 350년의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은단풍 등 177그루가 보호수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강과 숲으로 둘러싸인 관방제림은 아름드리 노거수 길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제방의 산책로는 사계절 가족 나들이 코스로 인기 만점이다. 벚꽃으로 가득한 봄과 매미 울음소리 자지러지는 여름 등 언제 찾더라도 운치가 넘쳐난다. ●담양의 상징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 메타세쿼이아 길 이 길에 들어서면 마치 동굴을 지나는 느낌이다. 길 양편으로 곧추 자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터널을 연상케 한다. 담양읍~전북 순창 경계에 이르는 24번 국도 8.5㎞ 구간에 펼쳐져 있다. 이 가운데 담양읍 학동리 2.1㎞ 구간이 전용 숲길로 조성됐다.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폐선된 구간을 산책길로 만든 것이다. 2007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 김상경이 택시를 타고 달리는 장면을 연출한 이후 방송국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촬영 명소로 자리잡았다. 담양군이 1974년 가로수 조성사업을 하면서 선택한 수종으로서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높이가 30~40m에 이르는 아름드리 나무로 자랐다. 주변에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이 길이 한때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주민들이 나서 지켜냈다.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철 사미인곡 등 가사문학의 산실된 누와 정 담양읍~봉산면~고서면~남면 무등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광주호 주변 곳곳엔 조선조 가사문학의 터전인 누(?, 누각)와 정자(亭子)가 즐비하다. 봉산면 면앙정은 송순(1493~1582)의 면앙정가가 탄생한 곳이다. 당대의 지식인 그룹인 고경명, 기대승, 임제, 정철 등이 송순을 사사하며 교류했던 현장이다. 이곳과 이웃한 고서면 송강정은 1548년(선조 17년) 송강 정철이 대사헌을 지내다 당쟁으로 물러나 머물며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지은 곳이다. 무등산 북동 끝자락인 남면 식영정은 1560년 서하당 김성원이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송강이 이곳에서 성산별곡을 지었다. 인근엔 양산보(1503~1557)가 조성한 한국의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이 자리하고 있다. 소쇄원 입구 계곡 건너편엔 행정구역은 광주 북구이지만 이들 시인과 묵객들이 풍류를 즐겼던 환벽당을 만날 수 있다. 고서면 명옥헌 원림과 남면의 독수정 원림 등 선비들의 자취가 담긴 누정이 널려 있다. ●푸른 호수 보며 절벽길 만끽할 수 있는 추월산·산성산 추월산(해발 731m)은 산봉우리가 보름달에 맞닿을 정도로 높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전북과 전남의 도계인 담양군 용면에 있다. 산 전체가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고, 절벽 사이로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보리암이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정상에 서면 담양호 전경과 금성산성, 백암산과 내장산, 무등산 등 호남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풍나무, 노송군락, 참나무류, 느릅나무 등 활엽과 침엽수가 숲 터널을 이룬다. 담양호 동쪽 편엔 산성산(해발 603m)이 자리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축성과 중건과 보수를 거듭해온 성터는 역사 탐방코스로 인기가 높다. 정유재란 때 시체 2000구를 남문 아래 협곡에 옮겨 태웠다고 해서 이 계곡을 ‘이천골’(二千骨)이라 부른다. 이 산성은 시루봉(504m)을 정점으로 남문~노적봉~철마봉~서문~동문~운대봉~연대봉~북문~서문으로 계곡을 감싸는 포곡형이다. 외성과 내성으로 나뉘어 있으며, 특히 적이 침투하기 쉬운 서문 계곡은 옹성으로 쌓았다. 내성엔 동헌, 내아, 연환고, 보국사, 민가터 등이 남아 있다. 담양호를 사이로 우뚝 선 이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운무는 신비감을 자아낼 정도로 절경이다. 먹거리 ● 대나무 향기 그윽한 대통밥 읍내 웬만한 식당에서는 ‘대통밥’을 즐길 수 있다. 지름 10㎝의 왕대 속 부분에 쌀과 각종 씨앗류를 넣고 쪄내는 대통밥은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대나무 향기가 스며든 ‘대통밥’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대통을 감싼 한지를 벗겨 내면 쌀과 밤, 대추, 은행, 잣 등과 함께 막 쪄낸 밥이 입맛을 돋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죽순 나물이나 산채류에 고추장을 더해 비벼 먹어도 일품이다. 한정식집이나 고깃집에서도 대통밥을 판다. 죽순 초무침과 산나물, 해물 등이 밑반찬으로 나오며, 특히 두부를 썰어 넣은 된장국과 잘 어울린다. ●혀끝에 달콤하게 달라붙는 떡갈비 청정지역에서 기른 한우를 엄선해 재료로 쓴다. 소고기를 갈아서 양파, 마늘 등 갖은 양념과 버무려 구워낸다. 식사 도중 잘 익은 고기가 식지 않도록 열에 달궈진 돌판 등에 얹어 내놓는다. 죽순 나물과 푸성귀 무침 등이 곁들여진다. 이가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도 맘껏 즐길 수 있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인지라 무더위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전국적 명물 담양식 숯불 돼지 갈비 점심이나 해질 무렵 담양읍 반룡리 일대를 지나다 보면 구수한 고기 굽는 냄새가 구미를 당긴다. 이 일대는 숯불 돼지갈비집이 즐비하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숯불 갈비집이 한 집 두 집 생기면서 한곳으로 몰렸다. 담양식 돼지갈비는 갖은 양념에 버무린 갈비를 겉이 거뭇거뭇할 정도로 숯불에 구워 내는 방식으로 밥상이 차려진다. 구울 때 진동하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부추긴다. 바싹 구워낸 갈비는 기름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담백하고 쫄깃하다. ‘담양식’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친 발길 사로잡는 창평 시골장터 국밥 슬로시티로 지정된 창평 전통시장은 국밥집 천지이다. 어느 시골 장터나 국밥집은 성업했지만 창평 시장처럼 명맥을 이어가는 곳은 드물다. 5일, 10일 열리는 장날이면 국밥을 먹기 위해 광주, 곡성 등 인근 지역 주민들도 차를 몰고 일부러 찾아 나선다. 평일에도 국밥을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신선한 돼지 내장과 머리 고기, 암뽕순대 등을 이용한 푸짐한 국밥은 인기 만점이다. 몇 해 전부터 장터에 10여개의 국밥집이 자리하면서 ‘창평국밥거리’가 생겼다. 업소들끼리 원조를 내세우지만 맛은 엇비슷하다. 돼지 내장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한약재 등 각종 비법을 사용해 가마솥에 끓여 낸다. 찾는 손님이 많은 만큼 매일 공급되는 신선한 재료가 맛을 내는 비법으로 꼽힌다. 담양 투어를 마치고 들러 주린 배를 채우면 딱 좋다. 담양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U대회 개막 D-2] 148개국 1만 3182명 선수단 등록

    [광주 U대회 개막 D-2] 148개국 1만 3182명 선수단 등록

     개막 이틀을 앞둔 제28회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U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8개국 1만 3182명의 선수단이 등록을 마쳤다. 2013년 러시아 카잔 대회 162개국 1만 1759명과 비교하면 참가국은 적지만, 인원은 더 많다. 스포츠 강국답게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단 한 명만 등록한 ‘나홀로 국가’도 있다.  30일 광주 U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선수단을 등록한 국가는 러시아로 927명에 이른다. 카잔에서 개최국 프리미엄을 누린 러시아는 전체 351개의 금메달 중 무려 155개를 휩쓸며 압도적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광주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러시아는 리듬체조 간판 야나 쿠드럅체바(18) 등 정상급 선수들을 다수 출전시켰다.  러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는 이웃 일본(679명)과 중국(611명)이다. 카잔 대회에서 24개의 금메달을 딴 일본은 한국(17개)을 따돌리고 종합 3위를 차지했으며, 이번에도 같은 순위를 노린다. ‘사격 신동’ 양하오란(19) 등이 포함된 중국은 러시아와 우승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999년 스페인 팔마 대회 이후 16년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미국은 네 번째로 많은 605명의 선수단을 광주에 보내 명예 회복을 노린다. 대학농구 최고 명문인 캔자스대 팀은 자국 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한국은 역대 최대인 553명의 선수단을 꾸려 다섯 번째 규모다. 이용대(배드민턴)와 기보배(양궁), 양학선(기계체조), 손연재(리듬체조) 등 스타들이 출전해 금메달 25개와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각각 한 명씩만 등록해 의문을 낳았다. 두 나라는 카잔 대회 때 수십명을 파견했던 터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출전을 꺼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지아 선수단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등록한 한 명도 사진이나 여권번호 등이 제대로 기재돼 있지 않아 실제로 참가할지 미정”이라면서 “여러 차례 참가를 독촉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UAE 선수단 담당자도 “등록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내전을 겪고 있는 이라크와 독립국가 건설을 꿈꾸는 팔레스타인은 각각 5명의 선수단을 등록해 대회에 함께할 뜻을 내비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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