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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우리 손으로 일자리도 만들어 볼래요

    [현장 행정] 우리 손으로 일자리도 만들어 볼래요

    경력 안 되는 단순노무 벗어나 개성 있는 제품 만드는 공방으로 인테리어 목공·가구 리폼 등 교육 “집에서 놀면 뭐해요. 있는 재주 썩히기도 아깝고, 제가 잘 가르쳐서 후배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으면 보람 있고 좋죠.”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박영태(71)씨는 7년 만에 다시 목공 장비를 잡았다. 40년 넘게 목수 일을 했던 박씨는 2010년 ‘좀 쉬고 싶다’는 생각에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노는 것도 하루 이틀. 박씨는 “좀이 쑤시던 차에 구에서 일자리 사업을 한다기에 참가하게 됐다”면서 “내가 가진 목공 기술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일자리를 줄 수 있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냐”며 밝게 웃었다. 17일 오전 11시. 홍제동 모래내로 24길 골목이 시끌시끌하다. 이날은 구와 지역 주민이 힘을 합쳐 만든 ‘서대문구 어르신 일자리 창작센터’가 문을 여는 날이다. 문석진 구청장은 “우리 주민들이 직접 서울시에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따와서 진행하는 일이라 더욱 기쁘다”면서 “이제 서대문구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다른 지역과는 클래스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행사에는 창작센터 옆 미용실 사장님부터 소품가게 사장님까지 주민 50여명이 함께했다. 무엇이 다른가 보니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이제까지 공공기관에서 제공한 대부분의 일자리는 단순노무 중심이었다. 그래서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일한 경험이 경력이 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일자리 창작센터는 평소 자신이 상상한 개성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에서 제작까지 가능하게 도와주는 기술공방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초보에서부터 마스터 과정까지 다양하게 운영된다. 구 관계자는 “커튼 같은 홈드레싱과 인테리어 목공 사업, 낡은 가구 리폼, 소품 제작 판매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학습 프로그램을 마친 주민이 직접 소규모 창업으로 안정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센터는 170m² 면적으로 교육장, 작업실, 사무실, 다용도실로 구성돼 있다. 교육은 나이가 많아 일자리를 잃은 기술직 노인과 50대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교육생들이 독거어르신과 조손부모 가족 등 어려운 이웃의 노후 주택을 ‘주거 환경 개선 프로젝트’로 직접 수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 구청장은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물론 앞으로 경력단절여성과 청년일자리 교육 정책도 실제 경력에 도움이 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설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1인 가구 함께 식사를 합시다

    공유 서재부터 공유 자동차까지. 1인 가구가 늘면서 함께 쓰고 나눠 쓰자는 ‘공유경제’도 도시의 화두로 떠올랐다. 서울 동작구에선 올해부터 주민들끼리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공유 부엌’을 선보인다. 동작구는 다음달부터 노량진동의 자원봉사센터 지하 식당에서 공유 부엌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 공유촉진 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으로, 1인 가구 주민들끼리 매주 토요일마다 한곳에 모여 밥을 지어 먹고 소통할 수 있다. 혼자 있으면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먹기가 쉽다. 공유 부엌은 이런 현대인들이 건강한 식생활을 하게 해 주고, 단절된 도시에서 이웃과 유대를 다지는 장을 열어 주는 공간이다. 참여자가 음식 재료를 구입해 오면 공유 부엌 매니저(강사)의 안내에 따라 다 같이 조리를 해서 먹게 된다. 구는 사전 신청한 10명을 대상으로 오는 10월까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음식을 만들어 보지 않은 이들을 위해 강사도 초빙한다. 인근 아파트 등지에서 다년간의 요리 경험을 가진 주민들의 재능기부를 받는 형식이다.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등 종류별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희망자는 수시로 구 자원봉사센터에 전화나 팩스로 접수하면 된다. 공유 부엌의 참여 조건은 구의 주민이기만 하면 된다. 꼭 1인 가구가 아니어도 구에 사는 직장인 등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정정숙 동작구 자치행정과장은 “밥을 나눈다는 것은 각자의 생활을 공유하고 미래의 꿈과 비전을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많은 주민의 참여를 촉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 “‘클린 디젤’에 속았다… 정이 뚝 떨어져” “경유에 세금 더 부과해서 수요 줄여야”

    “경유를 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산 것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값이 싸고 연비도 좋고, 오염물질 배출량도 적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원치 않게 미세먼지 확산의 공범이 된 것 같아 제 차에 정이 딱 떨어지네요.” 지난해 말 국산 SUV를 구입한 회사원 최모(35)씨는 17일 “‘클린 디젤’이라는 홍보를 믿고 샀는데 인증기준보다 11배나 많은 배출가스가 나온다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에 이어 닛산도 배출가스를 불법으로 조작한 데다 대부분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가 기준치를 20배까지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수입 디젤 승용차를 모는 회사원 조모(44)씨는 “디젤차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준치를 웃돈다면 향후 디젤차에 대해 환경세 등이 인상되거나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유수의 기업들이 이 정도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소비자들은 제조사 브랜드를 믿고 경유차를 구매하는 건데 가족과 이웃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됐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클린 디젤’은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유차는 고온에서 연소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휘발유차에 비해 질소산화물(NOx)이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가스 형태의 질소산화물도 많이 나오지만 2차 오염물질을 다시 배출하기 때문에 디젤은 절대로 ‘클린’(청정)이 될 수 없다”며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미세먼지의 41%는 경유차에서 나온다. 현재 경유차는 전체 운행 차량의 4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유차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현재 휘발유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데,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하는 세금 체계를 정비해서 경유차 수요를 줄여야 한다”며 “환경부 검사를 이번처럼 신차뿐만 아니라 운행 중인 모든 경유차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혼잡통행료, 주차장 이용료, 환경개선부담금 등 경유차에 유리한 정책을 모두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환경부에서 폭스바겐, 닛산 등 해당 기업이 회수 명령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젤리나 졸리도 ‘안티 트럼프’ 대열 합류? “대통령 후보가 할 말 아냐”

    안젤리나 졸리도 ‘안티 트럼프’ 대열 합류? “대통령 후보가 할 말 아냐”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이슬람교도) 입국금지를 주장한 막말과 관련해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에게서 나올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유엔 난민기구 친선 대사 자격으로 영국을 방문한 졸리는 1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BBC 방송과 가진 공개 인터뷰에서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내게 미국은 자유, 특히 종교의 자유를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로 건설된 나라”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발언했다.  졸리는 이날 난민 위기와 관련해 언급하면서 난민 지원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6000만명을 넘는 사람들이 난민 상태에 있다. 지난 70년 동안 가장 많은 규모다. 122명 가운데 1명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 세상의 평화와 안전에 정말 우려스러운 뭔가를 말해주고 있다”면서 “이런 유형의 인간의 불안정이 이를 예방하거나 되돌리려는 우리의 노력보다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음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졸리는 통제되지 않은 이민에 대한 우려로 두려움의 정치가 커지고 각국이 이웃이 치를 비용이나 도전에 상관없이 자신들을 보호하려는 희망에서 이민자들에게 가장 엄격해지려고 경쟁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단독]“‘클린 디젤’에 속았다… 정이 뚝 떨어져” “경유에 세금 더 부과해서 수요 줄여야”

    “경유를 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산 것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값이 싸고 연비도 좋고, 오염물질 배출량도 적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원치 않게 미세먼지 확산의 공범이 된 것 같아 제 차에 정이 딱 떨어지네요.” 지난해 말 국산 SUV를 구입한 회사원 최모(35)씨는 17일 “‘클린 디젤’이라는 홍보를 믿고 샀는데 인증기준보다 11배나 많은 배출가스가 나온다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에 이어 닛산도 배출가스를 불법으로 조작한 데다 대부분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가 기준치를 20배까지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수입 디젤 승용차를 모는 회사원 조모(44)씨는 “디젤차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준치를 웃돈다면 향후 디젤차에 대해 환경세 등이 인상되거나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유수의 기업들이 이 정도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소비자들은 제조사 브랜드를 믿고 경유차를 구매하는 건데 가족과 이웃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됐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클린 디젤’은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유차는 고온에서 연소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휘발유차에 비해 질소산화물(NOx)이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가스 형태의 질소산화물도 많이 나오지만 2차 오염물질을 다시 배출하기 때문에 디젤은 절대로 ‘클린’(청정)이 될 수 없다”며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미세먼지의 41%는 경유차에서 나온다. 현재 경유차는 전체 운행 차량의 4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유차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현재 휘발유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데, 휘발유와 경유에 부과하는 세금 체계를 정비해서 경유차 수요를 줄여야 한다”며 “환경부 검사를 이번처럼 신차뿐만 아니라 운행 중인 모든 경유차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혼잡통행료, 주차장 이용료, 환경개선부담금 등 경유차에 유리한 정책을 모두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환경부에서 폭스바겐, 닛산 등 해당 기업이 회수 명령을 반드시 이행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주위 둘러보며 포즈 취하는 클로이 모레츠

    [포토]주위 둘러보며 포즈 취하는 클로이 모레츠

    클로이 모레츠가 16일(현지시간) 영화 나쁜 이웃들 2(Neighbors 2: Sorority Rising) LA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클로이 모레츠, ‘국민 여동생’의 파격적인 노출패션

    [포토] 클로이 모레츠, ‘국민 여동생’의 파격적인 노출패션

    클로이 모레츠가 16일(현지시간) 영화 나쁜 이웃들 2(Neighbors 2: Sorority Rising) LA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유경제’ 동작구에선 주방도 나눠 써요

    공유 서재부터 공유 자동차까지. 1인 가구가 늘면서 함께 쓰고 나눠 쓰자는 ‘공유경제’도 도시의 화두로 떠올랐다. 서울 동작구에선 올해부터 주민들끼리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공유 부엌’을 선보인다. 동작구는 다음 달부터 노량진동의 자원봉사센터 지하 식당에 공유 부엌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 공유촉진 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으로, 1인 가구 주민들끼리 매주 토요일마다 한곳에 모여 밥을 지어먹고 소통할 수 있다. 혼자 있으면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먹기가 쉽다. 공유 부엌은 이런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식생활을 하게 해주고, 단절된 도시에서 이웃과 유대를 다지는 장을 열어주는 공간이다. 참여자가 음식 재료를 구입해 오면 공유부엌 매니저(강사)의 안내에 따라 다 같이 조리를 해서 먹게 된다. 구는 사전 신청한 10명을 대상으로 오는 10월까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음식을 만들어보지 않은 이들을 위해 강사도 초빙한다. 인근 아파트 등지에서 다년간의 요리 경험을 가진 주민들의 재능기부를 받는 형식이다.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등 종류별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희망자는 수시로 구 자원봉사센터에 전화나 팩스로 접수하면 된다. 공유 부엌의 참여 조건은 구의 주민이기만 하면 된다. 꼭 1인 가구가 아니어도 구에 사는 직장인 등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정정숙 동작구 자치행정과장은 “밥을 나눈다는 것은 각자의 생활을 공유하고 미래의 꿈과 비전을 함께 하는 것”이라면서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부자들은 가족보다 ○○와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왜?(연구)

    부자들은 가족보다 ○○와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왜?(연구)

    돈이 많은 재력가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더 많은 반면, 가족·이웃과는 더 적은 시간을 보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진은 2012년 미국 내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미국의 종합사회조사(GSS·General Social Survey)와 8만 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미국인 시간 사용 조사(American Times Use Survey)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연령, 성별, 1주간 근로시간, 가족구성원 수 등 개인의 사회생활에 변화를 주는 요인들의 영향은 제외한 반면, ‘가정 규모’(저소득층은 경제적 필요에 따라 여러 가족이 함께 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와 ‘거주 도시 규모’(농촌지역 인구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다는 점을 고려) 등의 요소들은 반영했다. 연구진은 연간 가계 소득을 두고 저소득층의 기준은 1만2340달러(약 1400만원)로, 부유층의 기준은 10만5086달러(약 1억2300만원)로 책정하고 분석한 결과, 돈이 많은 사람들은 저소득층에 비해 하루 동안 혼자 지내는 시간이 10분,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22분 더 긴 반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26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유층은 저소득층에 비해 저녁시간을 타인과 보내는 횟수가 1년에 6.4회 더 적었다. 이번 연구는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이타심과 배려가 적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넘어, 현실에서 경제력이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기 위해 실시됐다. 실제로 재력이 큰 사람들은 사회 공동체에 참여하는 정도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인맥에 의지해 해결할 법한 일들을 돈을 이용해 해결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돈이 많은 사람들은 이웃집에 아이를 봐 달라고 부탁하는 대신 보모를 고용하는 식이다. 반면 돈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감정적·물질적 어려움을 사회 공동체적 도움을 통해 해결하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고장난 상황이라면 돈을 들이기보다는 이웃의 자동차를 빌리거나 얻어 타는 등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부자들은 이웃 공동체에는 덜 관여하는 반면, 자신이 취사선택한 공동체, 이를테면 사립학교 혹은 정치조직 등의 집단에는 더 많이 관여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면서 “가족과 이웃에 덜 의존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유시간을 자신이 선택한 사회적 그룹과 보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부유층은 저소득층과는 다른 사회생활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저소득층이 영위하기 힘든 일종의 ‘사치’와도 같다. 특히 재력가들은 원치 않은 사람들과는 인맥을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소득층에 비해 더 자유롭게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유명 사회학 분야 학술지인 ‘세이지 저널’(Journal SAG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학교·빌딩서 남은 전기 아파트에 팔아요

    학교나 빌딩, 상가 등의 대형 ‘프로슈머’도 쓰고 남는 전기를 아파트 등의 이웃들에게 팔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시작한 주택 단위의 프로슈머 이웃간 거래사업을 학교와 상가 등의 대형 프로슈머로 확대한다고 16일 밝혔다. 프로슈머란 전기를 생산한 뒤 자체적으로 쓰고 남은 전기를 판매하는 업자를 의미한다. 태양광 발전 설비 등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학교가 대표적인 대형 프로슈머다. 기존에는 남은 전기를 한국전력공사나 전력시장에만 판매할 수 있었다. 이 제도가 현실화되면 아파트 등의 전기 소비자들은 한전에서 사던 요금보다 더 저렴하게 프로슈머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전기 소비자들은 최대 10%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91㎾ 규모의 발전 설비를 갖춘 서울 동작구 내 상현초등학교(프로슈머)와 중앙하이츠빌 아파트 544가구(전기 소비자) 간 전기를 사고파는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프로슈머 거래는 오는 7월부터 한전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한전은 다음달부터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프로슈머 거래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빗나간 풍습…중국, ‘여자시체’ 3000만원에 팔리는 이유?

    빗나간 풍습…중국, ‘여자시체’ 3000만원에 팔리는 이유?

    중국 산시(山西)성 등지에서는 미혼 남성이 세상을 떠나면, 부모가 죽은 여성의 시체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사후세계에서라도 아들에게 맞는 배우자를 찾아 결혼을 시키기 위해서다. ‘명혼(冥婚)’이라 불리는 이 풍습으로 인해 미혼여성의 시체가 고가의 ‘인기 상품’이 되고 있다. 산시성 린펀시(临汾市) 홍동현(洪洞县)의 한 병원직원은 “여자시체를 화장하는 것은 가장 큰 낭비”라고 말한다. 젊은 여성의 시체는 흔치 않아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병원에 중병이 걸린 여성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수십 명의 인파가 몰린다. 결혼을 하지 못하고 숨진 아들의 부모들은 병든 여자의 부모를 찾아 시체 가격을 놓고 흥정을 벌인다. 정작 그 여성환자는 아직 치료 중인데도 말이다. 한 달 전 산시성의 후칭화(胡青花) 씨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을 위해 18만 위안(한화 3200만원)을 주고 여자시체를 사들여 명혼식을 올렸다. 후씨는 이 거금이 한푼도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며느리’ 삼은 여성은 젊고, 아름다우며, 아들과 동갑으로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후 시체를 두고 가격흥정을 벌였던 여자집안과는 사돈지간이 된다.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명혼시장도 활황을 맞고 있다. 1990년대 초에는 명혼을 위한 시체 가격이 5000위안(약 90만원) 정도였으나,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5만 위안(약 900만원)으로 뛰더니, 2010년에는 10만 위안(약 1800만원)까지 올랐다. 급기야 올해는 15만 위안(한화 2700만원)이면 ‘뼈 한 조각’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후씨는 현재 주변인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웃주민은 “이렇게 훌륭한 여자시체는 흔치 않고, 18만 위안에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여자시체 가격은 나이, ‘신선도’, 시체훼손 정도, 용모, 집안 배경 등에 따라 결정된다. 병으로 죽은 시체는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시체에 비해 비싸다. 또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가격이 ‘신선도’가 높아 비싸게 팔린다. 따라서 젊고, 아름다우며, 병사했고, 여기에 집안 환경이 좋은 여자시체의 가격은 10만~수십만 위안에 달하는 ‘최고 명품’으로 꼽힌다. 후씨 부부는 둘 다 도시에서 일하고 있어, 농촌에서 일하는 농민들과 달리 집안 환경이 좋은 편이다. 이에 여자집안도 선뜻 ‘저렴한’ 가격에 딸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명혼’을 위해서는 집안에 돈이 많을수록 며느리 찾는데 돈이 적게 들고, 집안에 돈이 적을수록 며느리 찾는데 돈이 많이 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아들에게 훌륭한 명혼식을 치뤄준 후씨의 고민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왜냐하면 여자시체가 귀한 만큼 시체 도굴꾼들이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후씨는 매일 아들과 며느리를 합장한 묘지를 순찰한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홍동현에서는 지난 3년간 27구의 여자시체를 도둑맞았다. 후씨 말로는 보도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여자시체를 묻고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도둑을 당하고, 이는 수년간 예외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최근에는 남녀 합장을 할 경우 묘를 깊숙이 파고 시멘트를 부어 막는다. 이런 과정에도 수천 위안의 비용이 든다. 그러고도 신랑측 집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시로 합장묘 주위를 감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명혼이 이렇게 성행하는 이유는 뭘까? 이 지역 풍습에 따르면, 죽은 미혼 여성은 조상묘에 들일 수 없어 논밭에 방치해 둘 수 밖에 없다. 이에 죽을 딸을 서둘러 명혼 시키면 남편측 조상묘에 합장할 수 있고, 꽤 많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한편 남자 집안에서는 대를 이을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현지의 신귀학(神鬼学)에 따르면, 짝을 이룬 남녀가 세상을 떠나면 그 영혼이 일가를 지켜준다고 믿는다. 그러나 가족 중 혼인을 하지 않은 영혼은 외로움과 증오에 악령으로 변해 가족에게 저주를 내리며, 불행을 가져 온다고 믿는다. 명혼 풍습은 산시성 외 광동성(广东省)과 저장(江浙) 일부 지역에서도 여전히 성행한다. 명혼의 기원은 과거 은상(殷商)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대(商代)의 통치자는 죽은 은왕을 위해 명혼을 올리고, 순장했다. 이것이 현대 명혼의 기원이다. 이후 무왕(武王)이 상나라 주왕을 멸망시키면서 명혼은 차츰 사라져갔다. 그러나 한말(汉末) 천하가 어지러운 틈을 타 명혼이 다시 성행했다. 조조(曹操) 역시 아들 조충(曹冲)의 죽음을 기려 견씨(甄氏) 집안의 여자와 명혼을 올린 고사가 유명하다. 이후 수당(隋唐) 시기 불교의 성행으로 극락세계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면서 명혼이 성행했고, 송대(宋代) 이후에 이르러 본격적인 ‘명혼시장’이 형성됐다. 사실상 죽은 영혼을 달래는 영혼결혼식은 고대 그리스, 수단, 일본 등지에서도 성행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 중 지금까지 명혼 풍습이 남아있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중국은 오히려 경제가 발전할수록 명혼풍습이 새로운 변화를 거치며 성행하고 있다. 이에 중국정부는 지난 3월22일 “명혼으로 인한 시체도굴, 유골훼손 등의 범죄행위를 엄격히 다스린다”는 통지문을 발표했다. 시체도굴 뿐 아니라, 시체매매, 시체 매매알선도 단속 대상이다. 이를 어길 시 ‘시체모독죄’로 최고 유기징역 3년형에 처한다. 사진=중국주간신문(中国新闻周刊)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빵 하나의 행복, 동네가 배부르네요”

    “빵 하나의 행복, 동네가 배부르네요”

    매주 지적장애인 초청해 요리 수업 음식 만들어 아동복지시설에도 나눔 “학생들 자부심 생기고 자신도 성장” “빵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교사인 제가 오히려 배우고 있어요.” 전국 유일의 조리 특성화 공립고등학교인 ‘전남조리과학고’에 재직 중인 김효정(31·여)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재능기부 경험을 이렇게 소개했다. 2008년 중등교원 선발시험(임용시험)에 합격한 김씨는 2009년 전남조리과학고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전남생명과학고로 자리를 옮겼다가 학교의 학과 개편 때문에 1년 만에 다시 조리과학고로 돌아왔다. 김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매주 월요일 학교 인근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곡성삼강원’의 원생들을 학교로 초청해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학생들과 함께 곡성군 주민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무료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학교는 지역을 위해 봉사해야 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제 생각이었는데, 마침 교장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며 지역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지적장애인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음식을 만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난 13일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공동으로 마련한 기념식에서 김씨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재능기부 활동을 소개했다. 김씨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빵, 과자, 김치 등을 곡성군 저소득층 주민들뿐만 아니라 곡성삼강원, 석곡지역아동센터 등 군내 8개 아동복지시설에도 나눠 주는 행사도 매년 갖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지역 주민들과 무슨 음식을 만들지 결정하고, 필요한 음식 재료와 조리기구를 스스로 준비해 1대1로 조리 기술을 알려 주고 있다”면서 “학생들도 장애인, 어르신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면서 조리사로서 자부심을 가지며 뿌듯해한다”고 말했다. 한식, 양식,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 분야에서 ‘전문 조리인’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면서 이웃 사람을 통해 바른 인성을 가진 조리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교사로서 김씨의 바람이다. “조리 분야가 일종의 서비스업이잖아요. 훌륭한 조리 기술만 있다고 살아남을 수는 없어요. 조리사에게는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조리 기술만큼 남에게 베풀고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그런 조리인으로 컸으면 좋겠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메리츠종금 10년째 아름드리 나눔

    메리츠종금 10년째 아름드리 나눔

    메리츠종금증권의 활발한 나눔 활동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07년 출범해 매월 1차례씩 다양한 봉사를 실천하는 ‘참사랑 봉사단’은 어느덧 출범 10년째를 맞았다. 봉사단은 그동안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운동, 김장 지원, 연탄 배달 등의 활동을 해 왔다. 명절에는 지역 경로당을 찾아 절기 음식을 대접한다. ‘재사용, 환경, 나눔, 기부’가 메리츠종금 봉사 활동의 핵심 키워드다. 2008년부터는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도 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와 협력해 메리츠종금증권 임직원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증하고 판매하는 행사다. 메리츠종금 임직원이 명예 점원으로 나서 직접 판매도 한다. 점자도서관, 재활원, 노인요양원, 외국인 노동자의 집 등 나눔 활동 장소도 점차 넓혀 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적십자사 구로봉사센터에서 사랑의 빵 만들기를 했다. 미혼모 아기 돌봄 활동과 환경 개선 필요 지역에서의 벽화 그리기 활동도 해 오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나우! 지구촌] 23년간 친딸 성폭행 한 父…가석방 정당할까

    [나우! 지구촌] 23년간 친딸 성폭행 한 父…가석방 정당할까

    친딸을 대상으로 흉악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남성이 재범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출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로날드 반 더 플랫(82)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자신의 친딸을 무려 23년 동안이나 성노예로 삼았다가 뒤늦게 이 사실이 적발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뉴질랜드 최악의 성범죄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비난이 거셌는데, 9살 때부터 30대가 될 때까지 아버지에게서 성적 학대를 받아왔으며, 12살 때에는 이로 인해 임신을 하거나 성병에 걸리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16살이 될 때까지 외부와의 접촉은 완전히 차단된 채 감금생활을 해야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로날드는 딸의 발목을 줄로 묶고 천정에 거꾸로 매달아 놓거나, 딸의 머리를 상자에 가두고 자물쇠로 잠근 뒤 성폭행 하는 등 반인륜적인 성적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법원으로부터 15년 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2010년 가석방됐는데, 가석방 된지 불과 2년 만에 현지법을 어기고 오클랜드의 한 박물관에서 아시아계 소녀에게 접근했다가 재구속 됐다. 문제는 가석방 기간 중 법을 어겼고, 재범의 우려가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법원이 그에게 또다시 가석방을 허가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의 석방에는 외출 시 반드시 위치가 추적되는 GPS팔찌를 착용해야 하고 16세 이하의 어린이가 있는 학교나 공원, 도서관 등지의 장소에는 접근이 불가하다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20여 년 간 친아버지에게 성적학대를 받아온 딸과 그의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질랜드 최악의 성범죄자가 가석방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정치권에서도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의 한 하원의원은 “로날드 반 더 플랫이 출소한 뒤 돌아가는 집 주변 이웃들의 걱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남성이 취약한 여성이나 아이에게 또 어떤 범죄를 저지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그의 주소지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곳에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생이 있다. 학부모들의 불만과 불안이 증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석방이 허가된 것은 이미 80세를 넘은 나이 때문에 인지능력 및 성적 일탈행위에 대한 욕구 등이 감소해 또 한 번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다는 심리학자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현지 법원은 이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입장이나 가석방 철회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돈과 명예와 건강/강동형 논설위원

    돈과 건강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건강을 선택할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건강을 잃기 전에는 그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모처럼 한 후배가 전화를 해 지인의 전화번호를 묻는다. 다행히 후배가 찾는 전화번호가 있어 알려 줬지만 그 후배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듣고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건강해 보이던 지인이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는 얘기였다. 지인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지만 그 정도인지는 몰랐다. 그는 잘 웃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좋은 친구다. 총선이 끝난 뒤 병원을 찾았는데 현대 의학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병이 깊었다고 한다. 어떻게 그 정도가 될 때까지 몰랐느냐고 타박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인생무상을 실감하며, 돈과 명예와 건강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오래전에 읽은 ‘라인강변에 꽃상여 나가네’라는 책을 떠올렸다. 단식을 통한 암 투병기를 다룬 책이다. 지인은 물론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이웃과 그 가족들에게 작은 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독일 치하 덴마크 어른들 오명 씻은 소년들의 투쟁사

    독일 치하 덴마크 어른들 오명 씻은 소년들의 투쟁사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필립 후즈 지음/박여영 옮김/돌베개/248쪽/1만 3000원 1940년 4월. 히틀러의 독일이 북유럽 침공을 개시한다. 타깃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이웃사촌이었지만 침입자에 대한 두 나라의 대응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덴마크 정부는 ‘늑대 같은 영국, 프랑스로부터 보호해 주겠다’는 독일의 우회적인 항복 메시지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였다. 노르웨이는 달랐다. ‘전쟁기계’ 독일군에 맞서 치열한 항전을 벌였다. 뭍에서 밀리면 바다에서 저항을 이어갔다. 덴마크인들 끓는 피가 없을까. 소심한 어른들의 나약한 결정에 반발한 젊은이 몇몇이 반기를 들었다. 새 책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덴마크 점령에 맞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저항운동을 벌인 십대 소년들의 투쟁기를 담고 있다. 덴마크 여행 중 우연히 레지스탕스 박물관을 찾은 저자는 ‘처칠 클럽’ 특별전을 통해 덴마크 저항운동의 불꽃을 피운 용감한 소년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당시 생존했던 ‘처칠 클럽’의 리더 크누드 페데르센의 입을 통해 잊혀진 역사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냈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다. 자연자원도 적다. 그런데도 비싼 비용 들여 침공을 강행한 이유는 뭘까. 독일이 노린 건 세 가지였다. 먼저 덴마크 철도다. 이를 통해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막대한 양의 철광석을 실어올 수 있었다. 철광석은 무기제조에 필수적인 재료다. “철광석 없이 전쟁을 치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한 독일군 장성의 말에서 당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둘째는 병참이다. 덴마크의 비옥한 땅에서 나는 농축산물은 독일군을 먹여살리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은 히틀러의 친덴마크 성향이다. 히틀러는 덴마크 사람들을 완벽한 인간, ‘지배 인종’의 전형이라 생각했다. 금발에 파란 눈은 엘리트 종족의 표상처럼 보였다. 그러니 이런 나라는 당연히 자신의 휘하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터다. 청소년들이 처음 벌인 저항운동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독일어로 된 표지판을 망가뜨리고 독일군의 전화선을 끊는 것이었다. 전략 요충지 올보르로 이사한 후에는 ‘처칠 클럽’이라는 덴마크 최초의 레지스탕스 단체를 결성해 본격적인 저항운동에 나섰다. 비록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활동”일 수도 있지만, 이들의 투쟁은 덴마크인 모두의 저항정신과 결속을 이끌어냈다. 2차 대전을 통틀어 가장 극적인 일화 중 하나인 ‘덴마크 유대인 구출 작전’도 바로 이때 전개됐다. 덴마크 사람들 스스로 ‘히틀러의 애완 카나리아’라는 오명을 씻어 낸 셈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남 창원 창동예술촌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남 창원 창동예술촌

    경남 창원의 창동예술촌은 옛 마산의 원도심에 있다. 창동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어촌 마을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개항장이었고 물자를 실어 나르던 항구였다. 물자를 보관하던 창고가 많아 동네 이름도 창동이다. 지금은 매립돼 바다가 예술촌이 위치한 곳에서 한참 가야 나오지만 100년 전만 해도 불과 100~200m 앞에서 파도가 출렁이던 동네였다. 한때 경남도청 또한 마산에 있었다는 점도 화려한 원도심의 과거를 말해 준다. 그리고 여느 도시처럼 1980년대 산업화 이후 도시의 주요 기능들이 지금의 창원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쇠락해 갔다. 창동예술촌은 쇠락한 원도심의 재생을 위해 창원시가 주도해 2012년 5월 출범한 마을이다. 창동 예술촌은 1시간이면 가볍게 돌아볼 정도로 작다.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10여분이면 한 바퀴 돌아볼 만큼 짧은 거리다. 작은 곳이지만 크게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첫째는 예술촌이 만들어진 곳이 후미진 골목이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기대 이상의 다양한 예술 장르와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상길로 불리는 번화한 거리에서 사람 두 명 정도가 오갈 만큼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거기서 예술촌이 시작된다. 조각가 문신의 개미조형물이 입구에 서 있다. 좀더 안으로 들어가면 창동아트센터다. 이곳을 중심으로 골목에 테마를 입히고 골목 안 빈 점포를 활용해 예술가들이 입점해 있다. 골목의 테마는 크게 3개로 나뉜다. 마산예술흔적골목과 에꼴드창동골목, 문신예술골목이다. 마산 예술흔적골목은 마산을 예술사적으로 재조명한다. 1950~80년대 골목 모습을 복원하고 대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입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미술협회 사무실도 이 골목 안에 있다. 에꼴드창동골목은 예술인과 예술 상인들이 융화되는 골목이다. 예술을 틀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인 생각 이상의 풍경이 펼쳐진다. 세 번째 골목은 학문당 서점 맞은편의 시민극장 옆과 뒤로 연결되는 문신예술골목이다. 마산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4)을 알리고 추억하는 길이다. 그가 거닐었던 파리의 뒷골목을 재현하는 한편 그의 연인이었던 이의 이름을 딴 미술관 갤러리 리아도 있다. 후미진 골목을 돌면 문신이 20대에 그린 초상화가 나타난다. 그 옆에는 88올림픽을 기념해 올림픽 공원에 세웠던 그의 조각품을 축소한 모형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골목 한쪽에는 문신이 그린 호랑이가 있다. 문신에 대해 모르더라도 그의 초상화와 호랑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샘솟는다. 1980년대 이미 세계가 낳은 10대 조각가에 들었던 예술가로서 그의 삶이 궁금해진다. 골목에서 유화와 한국화 등 순수예술부터 조각, 도예, 생활공예와 팝아트, 심지어 무용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예술촌이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 30여명이었던 입주 예술가들은 4년이 지난 지금 50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국전에 입상한 작가도 나왔고 연작 시리즈를 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는 예술가들도 많다. 이곳에 입주한 작가는 누구나 자신의 작업실을 개방해야 한다. 방문자들이 작업 현장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작가와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주말엔 사람들로 골목이 빼곡하다. 예술가들이 주도하는 플리마켓과 각종 공연도 주말 골목을 채운다. 예술촌이 만들어진 지 4년 만에 주변 상가에서는 매출이 30% 이상 올랐다고 반색이다. 골목은 추억이라는 감성까지 입었다. 골목 하나 하나 사연을 입고 있다. 개미조형물이 형성된 길은 옛날 선창으로 이어지는 큰 길이었고, 예술촌이 시작되는 입구의 쪽샘골목길은 1960~70년대 학사주점과 DJ가 있던 다방들이 늘어섰던 곳이다. 예술촌 주변은 3·1 만세운동의 현장이었고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 의거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약속 장소였던 시민극장과 학문당 서점이 있고 30~40년 된 음식점도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예술가들이 모였던 사랑방과 우동집도 그 이름대로 남아 있다. 여기에 골목은 시민과 어린이들이 3·15 의거를 기념해 기증한 315개의 작은 화분들로 꽃향기를 덧입었다. 골목과 이어지는 대로인 상상길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전 세계 2만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창동예술촌은 과하지 않게 주민들 속으로 파고들었고 기대 이상의 감동을 안겼다. 아직 한계는 많다. 예술가들을 지원하기로 한 5년의 기간이 이제 거의 끝나 가기 때문에 새로운 비전을 다시 그려야 한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마산역에서 좌석 800번 또는 지선 27번 버스를 탄다. 약 20분 소요. 택시 이용 시 요금 약 6000원. →함께 가볼 만한 곳:문신미술관이 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있다. 문신 작가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으로 작가가 사망하기 1년 전에 개관했다. 문신 작가는 죽고 난 후 작품을 고향에 바치고 싶다는 의견을 자주 피력해 이후 시립미술관으로 바꿨다. 2010년 원형미술관이 추가로 개관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마산 원도심과 바다 풍경이 시원하다. 인근의 가고파 벽화마을도 함께 돌아보기 좋다. 옛 ‘홍콩빠’(어시장)는 60여개 점포가 홍콩의 수상시장처럼 늘어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곳으로 1960~70년대 어시장의 명물이었다. 80년대 매립 후 대우백화점 뒤편으로 옮겨 왔다. 창동 예술촌과 이웃하고 있는 부림시장은 한때 마산의 큰 재래시장으로 떡볶이와 칼국수 등 먹거리가 많다. 창작 공예촌이 들어서 있다. →맛집 :마산의 오랜 원도심답게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 많다. 오복보리밥(221-5596)은 30여년 가까이 손맛을 지키며 푸짐한 보리밥 정식을 내는 곳이다. 보리밥 정식 1인분(7000원)에 상다리가 가득하다. 복희집(242-1157)은 창동이 번화하던 시절부터 대표 분식집이었다. 2대째 가게를 이어 오고 있다. 떡볶이, 단팥죽, 팥빙수 등이 유명하다. 부림시장의 상남식당(243-6139)은 주문 즉시 생칼국수를 썰어 삶아 국수를 낸다. 푸짐한 잡채밥도 인기 있다. 전쟁통에 먹던 떡볶이를 재현한 30년 역사의 6·25 피난떡볶이(247-4830)도 있다. 국물 많은 떡볶이가 묘하게 중독적이다.
  • 관광예절 지켰다면 벽화를 지웠을까요

    관광예절 지켰다면 벽화를 지웠을까요

    지난달 서울 종로구 이화동 벽화마을의 명소인 ‘해바라기 계단’과 ‘잉어 계단’이 누군가의 페인트 덧칠로 사라져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범인들을 잡고 보니 다름 아닌 동네 주민들이었습니다. 경찰은 13일 주민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재물손괴죄가 적용돼 벌금형이 내려질 듯합니다. 주민들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때문에 일상 생활이 너무 힘들어져서 그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집 앞에다 낙서를 해대고, 대문을 발로 차고, 집안을 들여다보니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됐습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화병이 날 지경이었어요.” 입건된 5명 중 한 명으로 사건을 주도한 이화동주민협의회장 박종덕(56)씨의 말입니다. 박씨의 집은 해바라기 계단 바로 옆에 붙어 있습니다. 그는 종로구청에 민원을 여러 차례 넣었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서 이웃 주민 2명과 함께 지난달 15일 해바라기 그림에 회색 페인트를 덧칠했다고 했습니다. 박씨는 “해바라기 계단 주변의 거주자가 모인 협의회의 39가구가 모두 동의한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잉어 계단을 없앤 것은 권모(45)씨 등 2명입니다. 해바라기 그림이 사라진 데 ‘용기백배’해서 지난달 24일 회색 페인트통을 들고 잉어 그림들을 없앴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단에서 좀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은 이들의 행동을 크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40년 넘게 거주했다는 박모(60)씨는 “해바라기 계단을 보려고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 실망하고 돌아가고 있는데, 이건 나라 망신이고 동네의 수치”라고 했습니다. 50년 넘게 거주한 박모(74·여)씨도 “동네가 좀 시끄러워지긴 했지만, 밝고 활기차게 변했고 집값도 많이 올랐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앞으로의 문제는 벽화의 복원입니다. 계단에 해바라기와 잉어 그림을 다시 그리려면 4260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용에 앞서 주민 간 갈등의 해결이 우선이라는 게 관할 종로구청의 입장입니다. 사실 이런 갈등은 전국 곳곳의 벽화마을, 둘레길 마을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그림을 훼손한 주민도 심했지만, 지역문화를 이해하고 관광예절을 지키려는 관광객의 노력도 절실해 보입니다. 글 사진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자살’ 마음먹은 남자 ‘살자’ 달라지게 만든 바로 옆 이웃 사람들

    한국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를 동경한다. 각종 통계 지표에서 드러나듯 이들 나라는 삶의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국가 경쟁력도 상위권에 자리한다. 반면 한국은 둘 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전자와 후자의 두 마리 토끼(실은 나누어지지 않는 한 마리 토끼다)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현대 스웨덴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의 그날을 영위하기 위해 참고가 될 만하다.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프레드릭 배크만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크만은 2012년에 처음 쓴 장편으로 자국 스웨덴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30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소설의 명성에 힘입어 영화도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네스 홀름 감독은 소설의 중심 서사를 충실하게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줄거리는 이렇다. 오베는 직장에서 은퇴한 59세 남자다. 그는 매일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난다. 간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동네를 순찰하기 위해서다. 오베는 지나칠 정도로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규율 위반만큼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다. 한편 오베는 차근차근 죽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반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소냐의 빈자리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침내 오베가 하늘에 있는 아내 곁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새로 이사를 온 파르바네 가족이 그의 집 문을 두드린다. 그 뒤에도 본의 아니게 그들과 자꾸 마주치게 되면서, 틀에 얽매인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오베의 삶도 변하기 시작한다.파르바네는 이란 출신 이민자로, 남편 패트릭과 결혼해 오베가 사는 마을로 이사 온 인물이다. 그녀와 엮이면서 오베는 혼자였다면 인연을 맺지 않았을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차츰 그는 동네 질서 유지보다 이웃 고민 해결에 앞장선다. 동일성의 화신 오베는 이질성의 표상인 파르바네와 사사건건 맞부딪치며, 자신이 용납하지 못하던 것을 조금씩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결국에는 그토록 싫어한 ‘고양이, 과체중 알레르기 환자, 동성애자’와 함께 아침 시찰에 나서는 기묘한 장면까지 펼쳐진다. 오베는 서툴게 일하는 이웃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외면하는 대신 얼굴을 찌푸릴지언정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소냐를 따라 죽으려고 했던 오베의 자살 기도는 이제 기약 없이 점점 미뤄진다. 그가 불편하게 여기던 사람들이 도리어 오베의 삶을 잇도록 하는 동력이 된다. 비록 웃는 낯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파르바네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사람들을 향해 기꺼이 손을 뻗는다. 오베의 변모는 그가 원래 좋은 사람이었다는 식의 언설로는 납득되지 않기에 곰곰 생각해볼 만한 의의를 갖는다. 자폐의 문을 여는 힘은 외부로부터 격발된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불가사의한 존재와 대면하는 의외의 사건을 회피하지 않을 때, 요지부동한 ‘나’의 세계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발들일 공간이 생겨난다. 고갱이는 타자와의 조우-환대이다. 오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지금, 이 영화] 오베라는 남자

    [지금, 이 영화] 오베라는 남자

    한국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를 동경한다. 각종 통계 지표에서 드러나듯 이들 나라는 삶의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국가 경쟁력도 상위권에 자리한다. 반면 한국은 둘 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전자와 후자의 두 마리 토끼(실은 나누어지지 않는 한 마리 토끼다)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현대 스웨덴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의 그날을 영위하기 위해 참고가 될 만하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프레드릭 배크만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크만은 2012년에 처음 쓴 장편으로 자국 스웨덴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30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소설의 명성에 힘입어 영화도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네스 홀름 감독은 소설의 중심 서사를 충실하게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 줄거리는 이렇다. 오베는 직장에서 은퇴한 59세 남자다. 그는 매일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난다. 간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동네를 순찰하기 위해서다. 오베는 지나칠 정도로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규율 위반만큼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다. 한편 오베는 차근차근 죽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반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소냐의 빈자리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침내 오베가 하늘에 있는 아내 곁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새로 이사를 온 파르바네 가족이 그의 집 문을 두드린다. 그 뒤에도 본의 아니게 그들과 자꾸 마주치게 되면서, 틀에 얽매인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오베의 삶도 변하기 시작한다. 파르바네는 이란 출신 이민자로, 남편 패트릭과 결혼해 오베가 사는 마을로 이사 온 인물이다. 그녀와 엮이면서 오베는 혼자였다면 인연을 맺지 않았을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차츰 그는 동네 질서 유지보다 이웃 고민 해결에 앞장선다. 동일성의 화신 오베는 이질성의 표상인 파르바네와 사사건건 맞부딪치며, 자신이 용납하지 못하던 것을 조금씩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결국에는 그토록 싫어한 ‘고양이, 과체중 알레르기 환자, 동성애자’와 함께 아침 시찰에 나서는 기묘한 장면까지 펼쳐진다. 오베는 서툴게 일하는 이웃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외면하는 대신 얼굴을 찌푸릴지언정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 소냐를 따라 죽으려고 했던 오베의 자살 기도는 이제 기약 없이 점점 미뤄진다. 그가 불편하게 여기던 사람들이 도리어 오베의 삶을 잇도록 하는 동력이 된다. 비록 웃는 낯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파르바네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사람들을 향해 기꺼이 손을 뻗는다. 오베의 변모는 그가 원래 좋은 사람이었다는 식의 언설로는 납득되지 않기에 곰곰 생각해볼 만한 의의를 갖는다. 자폐의 문을 여는 힘은 외부로부터 격발된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불가사의한 존재와 대면하는 의외의 사건을 회피하지 않을 때, 요지부동한 ‘나’의 세계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발들일 공간이 생겨난다. 고갱이는 타자와의 조우-환대이다. 오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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