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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트라이트] 100년 동안의 집단민원…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스포트라이트] 100년 동안의 집단민원…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

    # 연천 거림천교 범람… 넉달간 기관 20차례 방문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은 다리라 비만 오면 잠기고 물이 넘쳐 주변 지역에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넉 달 동안 연천군, 철도시설공사, 철도관리공단 등 관련 기관들과 20차례 넘게 만났습니다. 결국 현장에 답이 있더군요.”김영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은 지난해 1~4월 경기 연천군을 수십차례 방문했다. 연천군 연천읍 상리, 와초리 주민 665명이 지난해 1월 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을 자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김 조사관은 “실제 현장에 가 보니 단순히 교량 공사만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쳐지면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천 전체의 폭을 넓혀야 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설치된 다리인 거림천교는 길이가 6m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천 상류의 폭은 18m로 3배나 넓어 이 지역 주민들은 다리가 만들어진 이후 해마다 거림천교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으로 고충을 겪어 왔다. 집중호우 때 불어난 물이 다리가 설치된 좁은 곳을 통과하면서 넘쳐 농경지가 침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습 수해를 막기 위해서는 거림천교 하류에 있는 28개 다리를 동시에 확장해야 했다. 14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부담에 연천군, 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등 여러 기관이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았다.# 기관들 얽히고설켜… 상생·공존 내세워 중재 권익위는 현장조정을 통해 거림천교와 28개 다리 확장공사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 동안 코레일은 경원선 동두천역∼백마고지역 구간을 동두천역∼연천역까지만 운행하고 연천군은 연천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확장공사에 소요되는 20억원은 철도시설공단이, 다리 28개 확장비용 120억원은 연천군이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로부터 60억원을 지원받아 부담했다. 연천군 사례처럼 권익위는 다수의 국민이 불편을 겪거나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고충민원에 대해 현장조정 업무를 한다. 권익위가 조정하는 고충민원은 접수를 시작한 첫해인 2008년 33건에서 지난해 72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길게는 100년이 넘게 해결되지 않았던 민원부터 짧게는 수개월간 갈등을 야기했던 민원이 접수된다. 권익위가 2008~2016년 해결한 민원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 25건만 해도 갈등이나 민원이 지속된 기간을 합치면 1065년에 달한다. 김의환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군 비행장 이전이나 폐쇄, 군부대 사격장이나 훈련장 등과 관련된 불편, 고속도로나 댐 건설 등으로 인한 마을 고립이나 통행 불편 등이 주로 제기되는 민원”이라면서 “여러 기관이 얽혀 있거나 상반된 입장으로 타협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 제3자 입장인 권익위가 개입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권익위 고충처리국 소속 조사관들은 민원이 접수되면 민원인의 요구사항 및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된 기관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현장조사를 시작한다. 민원 해결 가능성을 가늠한 뒤 현장조정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현장조정이 시작되면 추진 계획을 세우고 민원과 연관된 관계기관 담당자나 이해관계자들과 현장조정회의를 연다. 김 조사관은 “민원이 발생한 현장과 가까운 곳에 회의장을 선정해 관계기관 담당자들과 수시로 회의를 연다”고 말했다. # 조정회의 거치면 민법상 화해와 같은 효력 발생 회의 이후에는 조정안을 도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된다. 조정안을 만드는 과정은 인내심은 물론 기관 간의 의견 조율이 중요하다. 합의가 가능한 세부 사안을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조정에 착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부 사안마다 구체적인 대안과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정회의를 거쳐 도출된 조정안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법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 조정안에 참여한 관계기관이 합의사항을 따르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청구권이 발생한다. 섬진강댐 건설로 육지 내 섬마을이 된 전북 임실군 수암마을은 2013년 권익위의 현장중재 덕분에 고립에서 벗어났다. 수암마을은 1965년 섬진강댐 건설로 진입도로가 수몰되면서 차량 진입이 어려워 48년간 소형 선박을 이용해 옥정호를 건너 이웃마을인 운정리까지 나와 육로를 이용하는 등 큰 불편을 겪어 왔다. 작은 배를 이용해 물길을 건너다 전복 사고 등으로 익사한 주민이 육로 개통 이전까지 40여명에 달했다. # 대화로 풀어… 소송 시간·비용 절감 ‘일석이조’ 이 외에도 권익위가 해결한 대표적인 숙원 민원으로는 2013년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에 있던 군사시설 이전으로 마곡신도시 기능을 정상화한 사례,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군용 비상활주로를 이전해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한 사례 등이 있다. 권익위의 현장조정은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 이해관계자, 관련기관 담당자가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대안이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곽형석 권익위 대변인은 “공익사업을 둘러싼 대형 집단민원을 신속하게 조정해 갈등이 커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소송에 따른 시간이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웃집 불 끄고 생명 구한 부부 단양소방서 감사패 수여한다

    이웃집 불 끄고 생명 구한 부부 단양소방서 감사패 수여한다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이웃의 생명을 구한 부부가 감사패를 받는다. 20일 충북 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시 20분쯤 단양군 적성면 하원곡리에 사는 김기용(55)·함인옥(46)씨 부부는 반려견이 짖어 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밖으로 나와 보니 이웃집 창고가 타고 있었다. 김씨는 부인 함씨에게 119에 신고하게 한 뒤 팬티 차림으로 자신의 집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창고로 달려갔다. 소화기 3개로 불길을 어느 정도 잡은 뒤 바로 옆에 있는 창고 주인집으로 가 보니 이모(76·여)씨만 집 밖으로 탈출해 있었다. 이씨로부터 가족들이 집안에 있다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이씨의 남편 안모(83)씨가 자고 있던 방 쪽으로 뛰어가 창문을 열었다. 김씨는 안씨를 창문으로 끄집어냈다. 이어 김씨는 안씨의 딸과 손자·손녀가 있다는 다른 방 창문 쪽으로 뛰어가 창문을 통해 이들의 탈출을 도왔다. 소방서 관계자는 “김씨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中, 韓 사드 해결 진정성 알아… 北 전쟁 자초 땐 돕지 않을 것”

    “中, 韓 사드 해결 진정성 알아… 北 전쟁 자초 땐 돕지 않을 것”

    서울신문은 한·중 수교 25주년(24일)을 맞아 중국의 한반도 문제 권위자로 꼽히는 자칭궈(賈慶國·61)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을 20일 만났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맡고 있는 자 교수는 중국 외교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학자다. 자 교수는 한·중 관계를 최악으로 빠뜨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중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면, 중국도 사드 수용 조건을 제시해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 위험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한을 타격하기 전에 중국과 북한 핵무기를 누가 통제할지를 놓고 먼저 협상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전쟁을 자초한다면 중국은 북한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한·중 수교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양국 수교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냉전으로 인해 이웃 국가가 수교하지 못하는 비정상을 정상화한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수교를 기점으로 군사적·외교적 대립 관계를 청산했고, 서로 안정감을 얻게 됐다. →당시 북한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은 중국이 한국과 계속해서 대립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다. 그게 북한의 국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과의 수교가 국익이었다. 물론 중국은 북한에 미리 수교 사실을 알리는 등 많은 설득 작업을 벌였다. →한·중 수교가 북·중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나. -꼭 그렇지는 않다. 남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호 긍정적 작용이 가능한 관계이다. 남·북 관계가 좋았던 김대중 정부 시절을 보면 한·중 관계는 물론 북·중 관계도 좋았다.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개혁·개방을 시작한 중국은 사회주의권 붕괴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외국 자본이 절실한 시점에서 1992년 수교 이후 본격화된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는 중국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됐다. 물론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한국도 이익을 누렸다. 수교 이후 양국의 경제적 의존도는 급속하게 증가했고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한·중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관계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양국 관계의 본질이 바뀐 것 아닌가. -수교 이후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단기적이고 지엽적이며 제한적이며 극복 가능한 갈등이다. 만일 중국이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을 적으로 간주했다면 원망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 ‘우리의 안보 이익을 존중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한국을 적국이 아니라 협상 가능한 상대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무조건적 사드 철회를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사드는 철회냐 아니냐로 간단하게 나눌 문제가 아니다. 철회냐 아니냐의 중간에서 많은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나. -한국은 첫째 사드 레이더의 범위가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레이더 범위를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것도 보장해야 한다. 넷째 북한 핵 해결 이후에는 사드를 철거할 것이라고 약속해야 한다. →중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중국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사드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최저선을 정하고 한국과 협상해야 한다. 군사 문제는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하고, 경제 문제는 경제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은 군사와 경제 문제가 뒤섞여 사태가 더 복잡해졌다. 비록 중국 정부가 사드 때문에 경제 보복을 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사드 문제로 경제 교류가 차질을 빚는 것은 좋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점점 굳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난처한 상황을 이해한다. 환경영향평가로 사드 배치를 최대한 연기해 보려 했으나,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도 난감해지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을 중시하고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게 노력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단기간에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개전 전에 한국 등 관련 국가와 소통을 할 것이고, 중국엔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아마도 미국과 중국의 군사 대화가 전쟁 개시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기 전에 중국과 군사적으로 소통할 것이라는 얘기인가. -그렇다. 특히 누가 북한의 핵무기를 통제하느냐를 놓고 사전에 협의할 것이다. 아마도 중국이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핵 시설은 상당히 낙후된 상태여서 관리에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전쟁 이후 북한의 질서를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중국 및 한국과 협의할 것이다. 이런 작업들이 사전에 고려돼야만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전쟁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가. -중국의 대응은 어떤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금처럼 북한이 계속 도발해 전쟁으로까지 이른다면 중국은 북한을 돕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중국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쳤는데 도울 이유가 없다. →그러나 중국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큰 것 아닌가.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던 냉전 시기에는 북한이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탄도미사일과 전투기로 전쟁하는 시대다. 북한을 통과해 중국을 침략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얻는 안보적 이익보다는 손해가 훨씬 커졌다.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그저 무책임한 국가일 뿐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는가. -애초 많은 이들이 김정은 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모두가 틀렸다. 북한의 권력은 고도로 집중돼 있고, 사회동원 능력도 강하다. 비록 새로운 대북 제재로 북한 경제가 더 어려워지겠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 정권의 지속과 붕괴 중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나. -둘 다 최악이다. 지금처럼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것도 문제이고, 갑작스러운 붕괴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국제사회의 합법적 구성원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 상황이다. →중국이 대북 석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없나.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에 북한을 붕괴 수준으로 제재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재난 사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상황이 급변해 석유 공급 중단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제재 못지않게 대화도 강조하고 있다.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려는 의지는 좋으나 지금은 실현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문 대통령도 국제사회의 기류를 무시한 채 공개적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긴장 상태가 아무리 엄중해도 물밑 대화 노력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소통 통로는 확보해야 한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자칭궈 원장은… 중국 국제정치학의 자유주의 학풍을 대변하는 학자다. 1979년 베이징외국어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외국어대,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등을 거쳐 베이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국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상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화미국학회 부회장, 중화일본학회 부회장, 중국국제관계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 [월드피플+] 아내 사별 후 집 마당에 ‘동네 수영장’ 만든 할아버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부인을 떠나보낸 할아버지가 동네 수영장을 만들어 즐거운 인생을 사는 가슴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미네소타 주 모리스에 사는 올해 94세 할아버지 키스 데이비슨의 사연을 소개했다. 전직 판사 출신인 할아버지는 결혼 66주년을 나흘 앞둔 지난해 4월 안타깝게도 부인을 먼저 떠나보냈다. 할아버지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정말이지 많이 울었다"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더이상 옆에 없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지 아마 상상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아내와 함께 살던 큰 집은 한마디 말도 들리지 않는 마음만큼이나 횡한 곳이 됐다. 특히나 장성한 자녀가 3명이나 있지만 손자가 없어 할아버지의 외로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결국 집에 혼자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 할아버지는 고민 끝에 놀라운 아이디어를 짜냈다. 주위에 많은 이웃들이 산다는 것에 착안해 집 마당에 큰 수영장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 할아버지는 "마당에 아이들이 뛰어논다면 적적함과 외로움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이웃들과 사이도 좋아지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놀이공간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이웃들도 올해 초 진짜 공사가 시작되자 두 팔을 걷어부치기 시작해 지난 7월 폭 4.9m, 길이 9.8m에 달하는 수영장이 완공됐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예상처럼 수영장은 동네 아이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수영장이 집 옆에 생기면서 매일 아이들과 이곳을 찾고있다"면서 "할아버지가 마치 동네 아이들 모두를 입양한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동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장 흐뭇한 사람은 물론 데이비슨 할아버지다.          할아버지는 "수영장 출입 조건은 반드시 아이들이 수영하는 동안 부모 혹은 조부모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서 "원래 판사 출신이기 때문에 규칙에 민감하다"며 웃었다. 이어 "언젠가는 이웃에 뭔가 보답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내 외로움도 덜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스페인서 차량 테러 용의자 공개…가족들 “믿을 수 없다” 눈물

    스페인서 차량 테러 용의자 공개…가족들 “믿을 수 없다” 눈물

    스페인에서 연쇄 차량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들의 신원이 알려지자 주변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모로코 출신인 이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00㎞가량 떨어진 리폴에 거주했다. 인구 1만 명의 소도시인 스페인 리폴도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연쇄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조직원 모두 리폴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테러후 사살된 용의자 무사 우카비르(17)의 부친은 “충격을 받아 제정신이 아니다.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형인 드리스(27) 역시 리폴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드리스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조사 중이다. 드리스는 경찰에 무사가 자신의 신분증을 훔쳐 렌터카 업체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 결혼 축하연을 위해 모로코에서 열린 친척 모임은 무사 형제의 소식에 돌연 장례식장으로 변했다. 무사의 삼촌은 “지역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무사는 온화하고 항상 웃는 아이였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고 기억했다. 용의자 중 한 명인 사이드 알라의 이웃은 그가 근면 성실하고 좋은 청년이었다고 회고했다.그는 “오후 3시에 친구가 불러내 같이 드라이브하러 갔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테러가 일어나기 2시간 전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증오의 씨앗이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증오의 씨앗이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증오가 나라 안팎에서 비극을 낳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로 소중한 생명이 스러지고 있다. 그 자양분은 바로 증오다. 증오는 기본 구성 요소들이 있다. 항상 순수를 내세운다. 반대편은 증오와 혐오의 대상으로, 적으로 간주한다. 인종이나 남녀 차별, 반(反)퀴어(Queer·동성애) 등이 대표적이다. 증오의 기저에는 사랑도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타인이나 다른 단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이 속한 단체에 대한 사랑으로 수렴한다. 증오의 다른 모습은 폭력이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언제나 폭력으로 변하고, 종교, 이념, 민족 갈등과 결합하면 극렬해진다. 문제는 폭력이 항상 약자를 타깃으로 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 호르크하이머와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분노는 눈에 띄지만 방어 능력이 없는 이들을 향해 분출한다”고 갈파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소프트 타깃 테러’(군인과 정부가 아닌 민간인이나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이에 속한다.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슬람국가(IS)로 의심되는 차량 테러가 발생해 13명이 죽고 100여명이 다쳤다. 피해자는 모두 관광객이나 시민이었다. 그동안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은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에 비해 IS 테러로부터 자유로웠다. IS와의 대테러 전쟁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데다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보다 주목도도 낮고, 시리아나 리비아 출신 난민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경유지라는 점도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안토니오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 등 숱한 볼거리와 스페인 내란 때 프랑코 총통에게 맞섰던 특유의 자유주의적인 도시 분위기와 맞물려 한 해에만 3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였다. 오히려 테러보다는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불편 때문에 관광객 반대 시위가 화제가 된 도시여서 이번 테러의 충격은 더하다. 증오는 공통분모가 있거나 가까운 관계의 산물이다. 부부싸움은 물론 민족, 종교, 이념, 지역 갈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 아랍과 이스라엘은 지역과 종교의 교집합이다. 유대민족은 기원전 11세기에 이집트에서 탈출해 팔레스타인에 정착했다. 하지만 서기 70년과 132년 두 차례 로마에 맞선 반란에서 패배해 끝없는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난 민족의 유랑)가 시작된다. 이후 이곳에 팔레스타인 민족이 들어왔지만 1948년 이스라엘이 건립되면서 팔레스타인 민족, 나아가 아랍과 앙숙이 된다. 이스라엘 민족과 아랍인, 기독교인들은 11세기 말 십자군전쟁 전까지만 해도 평화롭게 살았다. 중동에서 시작된 종교 특성상 구약성서도 공유한다. 이슬람교에서는 구약의 오류를 바로잡은 코란만이 신의 계시를 전하는 ‘최후의 말씀’으로 간주하지만, 연원을 따지면 가깝고도 먼 이웃인 것은 맞다. 증오의 또 다른 면은 혼자 자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의 성장이나 단기간 제 집단 간의 교유에서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긴 과정과 제도의 산물이다. 독일의 여성 작가 카롤린 엠케는 그의 저서 ‘혐오사회’에서 “증오는 오랫동안 벼려 온, 세대를 넘어 전해 온 관습과 신념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지난 12일 미국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로버트 E 리 장군의 동상 철거에 반대해 백인우월주의자인 제임스 앨릭스 필즈 주니어(20)가 철거 찬성 시위대에 차량을 돌진, 1명이 죽고 2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났다. 샬러츠빌은 테러와는 거리가 먼 소도시인 것 같지만, 남북전쟁에서 남군의 영웅이었던 리 장군의 동상을 중심으로 흑백과 남북이라는 증오의 관습과 DNA가 축적됐을 수 있다. 우리도 북핵과 원전, 진보와 보수, 여야 등으로 나뉘어 갈등 중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가 이를 소화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선가 증오의 씨앗이 자라고 있을지 모른다. 만약 조금의 여지라도 있으면 지금부터라도 사회적·제도적 장치를 구비해 이를 걸러 내야 한다. 정치인과 교육자, 언론인은 물론 우리 모두 주변에 증오를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일이다. sunggone@seoul.co.kr
  • 동반자이자 메신저, 정치인의 반려동물

    동반자이자 메신저, 정치인의 반려동물

    청와대에는 문재인 대통령만큼이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받는 입주견과 입주묘가 있다. 바로 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와 ‘마루’, 반려묘 ‘찡찡이’다. 취임 100일을 넘긴 문 대통령은 ‘동물사랑’이 남다르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자택에서 10년 이상 기른 풍산개 마루와 길고양이 출신인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왔다. 이후 대통령 후보 시절 방문한 유기견보호소에서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들의 근황을 간간이 전하고 있다.‘퍼스트도그’에 대한 높은 관심은 때아닌 ‘학대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토리가 목줄을 맨 채 바깥에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되자, 과거 목줄에 묶여 학대당했던 개를 또 묶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문 대통령은 “토리는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운 개입니다.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관저 잔디마당을 뛰어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배를 드러내고 눕습니다”라는 글을 직접 SNS에 올렸다.●이명박·박근혜 ‘진돗개’ 김대중 ‘풍산개’ 문 대통령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도 ‘퍼스트도그’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진돗개 ‘송이’와 ‘서리’를 키웠다. 이들은 2003년 전 전 대통령의 압류 재산에 포함돼 경매 대상으로 나왔다. 감정사 조회 결과 순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낙찰가 40만원에 각각 팔렸으나 이후 낙찰자가 전 전 대통령에게 돌려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암수 풍산개를 선물 받았다. 입양 당시 이름은 ‘자주’와 ‘단결’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한이 함께 잘해 나가자는 의미에서 ‘우리’와 ‘두리’라는 새 이름을 붙여줬다. 이들은 2000년 11월부터 서울대공원으로 이주해 살다가 2013년 자연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반려견을 키우지 않았다.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했을 때 보더콜리종인 ‘누리’를 선물 받아 키웠다. ‘누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스스로 집을 나갔다고 한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부터 키우던 진돗개가 낳은 ‘청돌이’와 함께 청와대에 입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돌이와 아침 운동을 함께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퇴임 후에는 논현동 사저에 데리고 갔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삼성동 이웃주민들로부터 진돗개 ‘희망이’, ‘새롬이’를 선물 받았다. ‘희망이’와 ‘새롬이’는 이후 7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청와대에서 나오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새끼 5마리는 혈통보존단체 등을 통해 입양이 됐다. 그러나 청와대에는 여전히 두 마리의 진돗개 태극과 리오가 남았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로 비선실세 논란이 일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진짜 실세는 진돗개”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양이·도마뱀… 애정대상도 제각각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정치권에도 ‘반려동물’ 열풍이 불고 있다. 정치인의 ‘댕댕이’(강아지를 부르는 신조어)는 어느덧 유권자들과의 소통의 도구로 자리잡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SNS상에서 ‘이오비 집사’로 유명하다. 이오비는 브리티시쇼트헤어와 러시안블루가 섞인 민 의원의 반려묘로 이제 갓 한 살이 됐다. 고양이의 ‘이’자와 오비작거리는 모습을 본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민 의원은 트위터에 한 줄 논평과 함께 이오비의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 15일 72주년 광복절에는 “민족 최고의 가치는 평화와 통일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를 향해 꼬리를 흔드는 이오비의 사진을 올렸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나 야당 등을 비판하는 글에는 심기가 불편한 듯 카메라를 쏘아보는 이오비의 사진이 덧붙여져 있다. 민 의원은 “이전에는 정치적 성향이 다른 누리꾼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이오비 사진을 올리면서 논평에 우호적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오비를 두고 ‘공(公)묘’, ‘국묘’라고들 부르는데 ‘깨묘’(깨어 있는 고양이)라고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 의원은 반려동물 의료보험 제도 개선에 관심이 많다. 그는 “정무위에서 합리적인 동물 의료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구립 경로당을 동물 호텔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우리에게 익숙한 개나 고양이가 아닌 이색 동물을 기르는 국회의원도 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마뱀 ‘꿈바’를 키우고 있다. 집에서는 육지 거북이 ‘구돌이’와 도마뱀 ‘존트라볼타’를 기른다. 금 의원은 “꿈바는 저희 집에서 부화시켜 태어난 도마뱀인데 주로 돌보던 아들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의원실로 오게 됐다”며 “손이 가는 것도 적고 깨끗해서 의원실 식구들이 심심하면 밥도 주고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여야 50여명 ‘동물복지국회포럼’ 국회 차원의 동물복지 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19대 국회에서 시작돼 20대 국회까지 이어진 ‘동물복지국회포럼’에는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동물복지에 관심 있는 여야 의원이 한데 모여 입법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포럼의 공동대표단(민주당 박홍근·자유한국당 이헌승·국민의당 황주홍·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오는 23일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동물복지 정책을 점검한다.바른정당은 당 차원에서 반려동물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반려동물특위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의 동물보호센터를 찾아 유기견 봉사활동을 했다. 삽살개, 진돗개, 리트리버 등 개 16마리를 키웠던 정병국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은 현재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지역구인 경기 양평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파파’로 불린다. 정 의원은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이제 동물보호 이슈는 특정한 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적인 문제가 됐다”며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에도 다방면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유기 방지 시스템 강화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는 “병원비를 감당 못해 유기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버리는 게 아니라 맡겨 놓았다가 다시 재분양할 수 있도록 유기 방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도 동물복지에 적극적이다. 이정미 대표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토리’를 위한 방석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그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문 대통령에게 동물권 강화 공약을 이행해 달라는 의미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3년간 반려묘 ‘나비’를 키웠다.●동물보호법안 심사는 제자리걸음 현재 국회에는 10여건의 동물의 생명 보호 및 복지 증진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 동물학대 행위자에 대해 해당 동물의 소유권 등을 제한하거나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한 ‘동물보호법 개정안’(민주당 한정애 의원 대표발의)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동물실험 이후 정상적으로 회복된 동물은 일반인에게 분양·기증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동물을 인간과 물건이 아닌 제3의 객체로 인정하는 ‘민법개정안’, 매년 1주간을 동물복지주간으로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도 계류 중이다. 개식용·도축 금지 논의도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대표는 “개 식용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농장의 단계적 폐쇄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동물보호법 심사는 정작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다른 주요 법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낫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36건의 동물보호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된 4건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회기만료로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워 판매하는 소위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성과로 꼽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4000만원대 ‘드림카’ 타고… 낭·만·캠·핑

    4000만원대 ‘드림카’ 타고… 낭·만·캠·핑

    #사례1. 국내 한 대기업 감사팀 과장으로 근무하는 김모(37)씨는 캠핑 마니아다.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캠핑장 투어에 나선다. 올해 말에는 1년간 휴직계를 낸 뒤 캠핑카를 타고 유럽 대륙을 횡단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국경을 통과할 때 필요한 ‘영문자동차등록증’, ‘한국(ROK) 스티커’, ‘임시 번호판’ 등을 발급받는 절차도 조만간 밟기로 했다. 행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통과하고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캠핑카를 배로 실어날라야 한다. 김씨는 최근 11인승인 벤츠 ‘스프린터’를 구입했다. 차값이 1억원이 넘었지만 장거리 여행을 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 차는 지금 캠핑카 전문 제작업체에서 캠핑용 차량으로 변신 중이다. 김씨는 “구조변경에 내부 인테리어 작업까지 모두 마치면 1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되지만 대륙 횡단이라는 일생일대의 소원을 이루려면 이 정도 거금은 투자해야죠”라고 말했다.#사례2. 대구에 사는 황모(56)씨는 지난 2월 2006년식 25인승 승합차인 현대차 ‘e-카운티’를 1600만원에 샀다. 이후 5개월 동안 캠핑카 공방에서 공방 주인의 도움을 받으며 내부 수리를 했다. 에어컨, 전기 순간 온수기, 물 펌프, 오수통, 태양열 전지판 등을 새로 구입해 달았다.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등 소모품도 싹 갈아 끼웠다. 수리 비용으로 총 2000만원이 들었다. 황씨는 “지난달 구조변경 승인을 받고 한 달 동안 가족들과 함께 전국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면서 “4인승으로 개조한 탓에 버스전용차로를 못 타는 게 아쉽지만 연비(약 7㎞/ℓ)가 나쁘지 않아 만족한다”며 흐뭇해했다.캠핑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캠핑카족(族)’이 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캠핑카 등록 대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9231대로 집계됐다. 2007년 346대에서 10년 만에 27배나 늘었다. 아직까진 ‘캐러밴’ 등 캠핑 트레일러가 전체 캠핑카의 80%를 차지하지만 ‘모터홈’(운전석 뒤를 주택처럼 꾸민 차)으로 불리는 전용 캠핑카의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264대가 등록했다. 지난 한 해 등록한 270대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경기 남양주의 캠핑카 판매점 ‘카인드’ 측은 “주 고객층이 50~60대에서 30대까지 내려왔다”면서 “지금 주문하면 연말에나 차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카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끌고 다니는 이동식 주택인 트레일러는 2000만~4000만원에 살 수 있다. 국산 캠핑카는 4000만~1억원, 수입 캠핑카는 1억~2억원 정도 한다. 캠핑카 전용으로 제작된 벤츠 스프린터는 1억원 후반대에 팔리고 있다. 화장실, 취사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고 출퇴근용과 병행해서 쓸 수 있는 ‘세미캠핑카’는 4000만원 미만으로 저렴한 편이다. 정부가 2014년 6월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캠핑카 튜닝을 허용하면서 개조 ‘붐’도 일고 있다. 중고차를 사 개조하면 신차 구입 비용의 절반밖에 들지 않는다. 교통안전공단이 집계한 ‘연도별 캠핑카 튜닝 실적’에 따르면 허용 첫해인 2014년 123대에서 지난해 610대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17대로 이미 지난해 튜닝 실적을 뛰어넘었다. 개조 캠핑카 10대 가운데 9대는 승차인원이 11인승 이상 35인승 이하인 중형 승합차다.‘셀프’ 개조를 하는 캠핑카족도 있다. 다만 개인이 직접 캠핑카를 제작할 경우 전복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내부에 가구 등을 마구 넣다 보면 차량의 균형 축이 흔들릴 수 있다. 김용달 교통안전공단 검사기준처 부장은 “35도 경사도에서 측면으로 기울어지는 최대안전경사각도 시험을 통과하는 게 관건”이라며 “설계를 잘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규제와 시설 등 인프라는 캠핑카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캠핑카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승합차로 분류된다. 외국과 달리 ‘트럭캠퍼’ 등 화물차는 캠핑카로 등록할 수 없다. 따라서 ‘포터’, ‘봉고’ 등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한다 해도 특수자동차의 하나인 이동업무차량이기 때문에 취사 시설을 갖출 수 없다. 사실상 ‘반쪽짜리 캠핑카’인 셈이다. 중고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것 역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불법으로 캠핑카를 개조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조성훈 캠핑카제작자협회장은 “신조차(새 차), 운행차(중고차)에 대해 동일한 잣대가 필요한데 운행차에 대해 튜닝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현행법의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 수요를 보고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핑카 주차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캠핑카는 전고가 높아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외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해도 전장(길이)이 다른 승용차나 승합차에 비해 길다 보니 주변 차량 이동에 방해가 돼 이웃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한다. 캠핑카를 주차 문제 때문에 되파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 때문에 캠핑카 판매점들은 구매 희망자와 상담을 할 때 ‘주차 시설을 확보했는지’를 가장 먼저 물어본다. 캠핑카 전용 휴게소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20여곳 가운데 오토캠핑 휴게소는 한 곳뿐이다. 지난해 남해 제2고속도로의 장유 휴게소 오토캠핑장이 폐쇄돼 지금은 동해고속도로의 구정 휴게소(동해 방향)에만 남아 있다. 이 또한 캠핑카 전용 휴게소는 아니며 수도 시설을 갖춘 캠핑존에 가깝다. 전기나 물이 급히 필요한 ‘캠핑족’들은 주유소로 가서 양해를 얻고 빌려 쓰는 일이 다반사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용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토캠핑 휴게소를 더 늘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핑카를 몰고 갈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1666곳의 캠핑장 가운데 오토캠핑장은 324곳(19.4%)이다. 이곳에서도 캠핑카를 주차할 만한 곳은 많지 않다. 공간이 넓은 국공립 캠핑장은 전국적으로 96곳에 불과하다. 시설 투자에 인색한 민간 캠핑장에서는 여름철만 되면 전력 사용 문제로 불만이 폭주한다. 캠핑카 제작업체 제일모빌의 장순탁 대표는 “캠핑장 전기가 항상 모자라다 보니 전압이 190V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저전압 상태가 지속되면 에어컨 기판이 녹아 제품 고장으로 이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캠핑은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 문화로 캠핑카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전기차 지원에 버금가는 캠핑카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글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슈퍼맨이 돌아왔다’ 대박이, 강아지 홀로 두고 미끄럼틀행? ‘무슨 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대박이, 강아지 홀로 두고 미끄럼틀행? ‘무슨 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대박이(본명 이시안)가 강아지를 돌보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18일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은 오는 20일 방송분에 대한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축구선수 이동국 아들 대박이가 이웃집 강아지 다롱이를 돌보게 된 모습이 담겼다. 어린 나이에도 익숙하게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습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산책을 하던 중 놀이터에 오게 된 대박이는 미끄럼틀이 타고 싶어 졌다. 이에 대박이는 다롱이에게 “미끄럼틀 한 번만 탈게”라고 부탁하며 다롱이를 홀로 두게 됐다. 다롱이는 한 놀이기구에 줄이 묶인 채 홀로 남겨졌다. 대박이는 다롱이가 신경쓰였지만 미끄럼틀로 향했다. 이에 대박이가 다롱이를 혼자 두고 미끄럼틀을 탔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오는 20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네이버TV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간호사, 치위생사가 경로당으로 찾아갑니다”…마포구, 보건소 등 연계 노인건강 통합 서비스

    “간호사, 치위생사가 경로당으로 찾아갑니다”…마포구, 보건소 등 연계 노인건강 통합 서비스

    서울 마포구는 보건소 간호사, 치위생사 등이 지역 내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건강관리를 돕는 ‘이웃사촌 건강경로당’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해당 프로그램은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지역 노인의 건강관리를 통합적으로 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 1회씩 총 8주에 걸쳐 보건소 간호사, 치위생사, 영양사, 치매지원센터, 생활체조연합회 등이 직접 경로당을 방문한다. 주요내용으로는 ▲사전검진(혈압 및 혈당) 및 만성질환 관리 ▲구강검진(틀니 및 잇몸관리) ▲기억력 증진교육 ▲영양교육 ▲우울예방 ▲계절별 건강관리(폭염 및 한파 대비 교육) 등이다. 마포구 보건소는 올해 3차례에 걸쳐 지역 내 28개 경로당을 방문한다. 1차는 지난 3~5월 진행됐고 2차는 5월부터 이달까지 진행된다. 3차는 다음 달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46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모두 5006명의 노인이 해당 프로그램의 혜택을 봤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즐거운 여가를 보내면서 건강도 관리해 주는 이웃사촌 건강경로당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동성제약, 도봉구 저소득층 이웃에게 소취제 지원

    서울 도봉구는 ㈜동성제약이 방학2동 저소득층 이웃들에게 소취제 ‘스멜굿’ 140개를 지원했다고 18일 밝혔다. ‘스멜굿’은 장마로 인한 습기가 만들어내는 곰팡이, 악취 제거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제약은 지난 4년간 독거어르신 염색봉사, 여성 주민을 위한 생리대 등을 지원해왔다. 또한 노인층을 대상으로 어깨, 허리, 무릎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테이핑 봉사활동을 해왔다. 다음 달 9일에는 방학2동 주민센터에서 저소득층 노인 40여명을 모아 염색봉사를 할 예정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만 블랙아웃

    지난 15일 대만의 대정전(블랙아웃) 사태를 남의 나랏일이 아니라며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 정전 사태야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대만의 블랙아웃이 ‘인재’(人災)에서 비롯됐지만 근본적으로 탈원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닥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대만의 이번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대만의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멈추면서 일어난 정전 사태의 파장은 엄청나다. 그날 약 4시간여 동안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교통이 마비되고 일부 산업시설도 멈추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대만 정부의 차이잉원 총통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전력 주무 장관인 리스광 경제부 장관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 여진은 진행 중이다. 엄격히 말하면 대만의 정전 사태는 LNG 공급 업체 직원이 실수로 LNG 밸브를 2분간 잠그면서 발생한 것이기에 탈원전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탈원전과 무관하다고도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대만 정부는 그동안 “원전이 없어도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만의 언론과 정치권이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탈원전 정책을 비난하고 나선 이유다. 우리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모델이 대만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만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에너지원의 9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한다.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만 해도 프랑스 등 이웃 나라에서 바로 전기를 사올 수 있지만 대만이나 우리나 제때에 전기를 해외에서 들여올 수 없는 ‘에너지섬’이다. 그렇다고 태양력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조성의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대체 에너지 수급선 어딘가에서 구멍이 나면 일시에 블랙아웃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구조다. 대만 블랙아웃의 도화선도 LNG 발전소에서 일어난 작은 사고였지 않은가. 우리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대만의 2배인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전력 설치 예비비율을 기존 22%에서 더 낮춘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에너지 수급 대책 등 준비 없는 탈원전은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 탈원전에는 어떤 정치 논리도 개입돼서는 안 된다. 에너지는 한 나라를 움직이는 민생이자 경제이자 안보이기 때문이다.
  • 전 재산 선물하고 떠난 기초수급자

    전 재산 선물하고 떠난 기초수급자

    실향민으로 후손·친척 등 없어 복지 지원 감동… 생전 기증 서약 대구에 살던 기초수급자가 전 재산을 기부하고 최근 별세했다.대구공동모금회는 최근 별세한 김용만(91) 할아버지의 전 재산이자 전세보증금인 1800만원을 집주인이 모금회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할아버지는 2013년 1월 “기초생활수급자이기 때문에 생활비를 국가에서 받는다. 내가 가진 전세금으로 이웃을 돕는 게 마지막 할 일인 것 같다”며 전세금 18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김 할아버지는 9세 때 탄광 갱도 사고로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됐다. 그 뒤 부산으로 내려와 6·25전쟁에 참전했으며 30년 이상 막노동과 파지를 줍는 일로 생계를 이어 왔다. 2000년부터 거동이 불편해 일할 수 없게 되면서 기초생활자로 지정됐고 한 달 49만 5000원의 생계비를 받았다. 대구 중구 희망복지지원팀과 사회의 지원도 받았으며 이에 감동해 유산 기부를 서약했다. 김 할아버지는 결혼하지 않아 후손이 없고, 남한에는 따로 친척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할아버지는 생전에 “가족이 없어 죽게 되면 전세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대구 중구청 직원들에게 전했고 유언장 작성과 함께 변호사를 통해 공증 절차까지 마쳤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정전’에 갇힌 대만 차이 내각 최대 위기

    ‘대정전’에 갇힌 대만 차이 내각 최대 위기

    분노한 시민들 “국정 능력 있나” 무능 질타 속 지지도 29%로 추락 지난 15일 발생한 ‘블랙아웃’(대정전)으로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대정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이 아닌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의 조작 실수 때문이었지만, 차이 총통의 대표적인 공약인 ‘탈핵’에 대한 회의감이 급속도로 퍼져 가고 있다.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한다는 탈핵 공약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노선 강화와 함께 차이 총통이 지난해 1월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에너지 수급 조절 실패로 올해 여름 들어 전력 예비율이 3%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예비 경고도 없이 국토의 절반이 대정전으로 빠져들자 “국가 운영 능력이 있는 것이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영국 BBC 중문망은 17일 “이번 대정전으로 차이잉원의 ‘원전 없는 나라’ 신화는 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전망했다. 비록 차이 총통이 사고 직후 “탈원전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고 책임을 지고 사임한 리스광(李世光) 경제부장(장관)은 탈원전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한 핵심 인물이었다. BBC는 “리 장관의 사임은 내각의 둑이 무너지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차이 총통은 야당 시절 ‘사랑으로 전력을 생산한다’(용애발전·用愛發電)라는 구호로 대표되는 대만 탈원전 운동을 이끈 정치인이기도 하다.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참사 발생 이후 벌어진 대만의 22만명 거리 시위 때나 2014년 마잉주 국민당 정권을 상대로 공정률 98%에 이르렀던 원전 4호기 건설 중단 결정을 받아낼 때도 차이 총통은 “나는 사람이다. 나는 핵에 반대한다”(我是人, 我反核)고 외쳤다. 하지만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대정전 이후 ‘용애발전’이란 구호는 ‘용노발전’(用怒發電)으로 바뀌었다. 성난 시민들이 “분노로 전력을 생산하겠다”며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것이다. 대만민의기금회의 여론 조사에서는 차이 총통 지지도가 29%로 추락했다. 차이잉원의 대중국 ‘독립 노선’도 에너지 확보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35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은 추가로 27기를 짓는 세계 최대 원전국가다. 중국은 국민당 마잉주 정권 때는 푸젠성 등 대만과 맞닿은 동부 해안가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해저송전선을 이용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진당 집권 이후에는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아예 고립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의 에너지 외교는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대만 칭화대 쉬룽쥔 교수는 “바다에 고립된 대만은 이웃 국가들로부터 전기를 빌려 쓸 수 없기 때문에 독일처럼 탈원전의 꿈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지난 6월 전력난 때문에 차이 총통이 마안산원전 2호기와 궈성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하자 핵심 지지층은 “탈핵 공약은 대국민 사기극이었나”라고 비판했다. 대만은 섬 전체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 위에 있고 국토가 좁아 원전이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가깝게 입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원전을 맘대로 건설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한여름보다 더 뜨거운 중구의 후원 릴레이

    서울 중구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지역 저소득 및 소외 계층 1500여 가구에 다양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봉사 모임 ‘사나사’(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은 올 7월 황학동에 거주하는 조손가정을 위해 인테리어 전문업체와 함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봉사를 벌였다. 1000만원 상당의 가전·생활용품 등도 후원했다. 아울러 지난 12일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저소득가정 100가구의 초·중·고교 학생들과 함께 충북 영동으로 여름 나들이를 다녀왔다. 세종대로 9길 20에 자리한 신한금융지주회사에서는 1억원을 기부해 이달부터 1년 동안 중구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웃 150명에게 생계비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장충단로 13길 20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서는 올 6월 중구와 공동으로 여름 바자회를 개최해 수익금 일부로 저소득 가구 청소년 50명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구는 지역사회를 위해 후원 릴레이를 펼치는 기업들과 별도로 2012년 시작한 소득·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사업인 ‘드림하티’를 통해 저소득계층 200가구에 현관 방충망을 설치해 주는 등 여름나기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폭염도 잊게 하는 후원자들의 든든한 도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민간 기부와 연계한 참신하면서도 꼭 필요한 지원사업을 적극 발굴해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집회 그만” 청와대 이웃들의 호소

    “집회 그만” 청와대 이웃들의 호소

    17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집회와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앞이 24시간 개방되면서 동네에 집회, 1인 시위 등의 빈도와 수위가 높아졌다”며 “일상생활을 보장해 달라”고 주장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추블리네가 떴다’ 추사랑, 몽골에서 뭐하는 거지? ‘사진보니..’

    ‘추블리네가 떴다’ 추사랑, 몽골에서 뭐하는 거지? ‘사진보니..’

    ‘추블리네가 떴다’ 추사랑 추성훈 가족이 출연하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었다. 오는 26일 SBS 새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추블리네가 떴다’가 첫 방송된다. ‘추블리네가 떴다’는 추성훈과 아내 야노시호, 딸 추사랑, 남매듀오 악동뮤지션, 배우 김민준이 몽골에서 14일 간 생활하는 모습을 그린 SBS의 새로운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오랜 만에 모습을 공개할 추성훈 가족 외에도 5년간 몽골에 살았던 악동뮤지션이 여행의 가이드로 함께 한다. 또 종합 격투기 선수 김동현 강경호 배명호로 이뤄진 일명 ‘UFC’ 라인업, 야노 시호를 중심으로 한 모델 라인업 아이린 엄휘연, 유도 선수 출신으로 모델을 거쳐 연기자로 변신한 김민준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한 조합이 완성됐다. 특히 촬영지가 몽골로 밝혀져 이국적인 풍광을 배경으로 멤버들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제작진에 따르면 ‘추블리네가 떴다’의 콘셉트는 ‘Like a Local’, ‘Global Stay’ 즉, 낯선 곳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정순영 PD는 “‘추블리네가 떴다’가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살아보기’”라며 “무엇을 해야 한다는 목적 없이 현지인처럼 사는 여행을 시도했다. 호텔 대신 집을 빌리고, 슈퍼와 재래 시장에서 산 재료도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는 등 그 나라 사람처럼 살아보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정 PD는 이어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사랑이를 두고 추성훈 부부는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를 주고 싶어했다. 대자연 속에서 동물과 교감하고, 마을 이웃의 대소사에도 참여하는 모습 등 ‘추블리네가 떴다’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들도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블리네가 떴나’는 오는 26일 오후 6시 10분 첫 방송 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상순 호소 “여전히 집 앞 관광객들 많아, 사생활 침해는 이제 그만”

    이상순 호소 “여전히 집 앞 관광객들 많아, 사생활 침해는 이제 그만”

    가수 이상순이 집 앞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향해 2차 호소문을 게재했다. 17일 이상순은 자신의 SNS에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우리 집에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곳(집)은 우리가 편히 쉬어야 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담장 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편히 쉬지도, 마당에서 강아지들과 놀지도 못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상순은 “제발 더 이상의 사생활 침해는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이상순은 아내 이효리와 살고 있는 집 앞 방문객들을 향한 호소문을 게재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방문객들이 북적이자 또 한 번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이상순 SNS 글 전문.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우리집에 찾아오고있습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이곳은 우리가 편히 쉬어야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집에 찾아와 담장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맘편히 쉬지도, 마당에서 강아지들과 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들어오는 차들과 사람들 때문에 이웃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오는 차들과 관광객들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더이상의 사생활 침해는 하지 말아주길 부탁드립니다. 우리부부, 집에서만은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진제공=JT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文 대통령 100일, 소통 잘했지만 갈 길 먼 협치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 되는 날이다. 탄핵 정국 이후 무너진 국정 운영의 틀을 새롭게 만들고 4강 외교를 빠르게 복원하면서 우려했던 국정 공백과 국가 위기를 무난하게 넘긴 시기로 평가된다. 취임 초기 이후 줄곧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70%를 넘어설 정도로 국민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과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후한 평가를 받는 것은 서민과 어려운 이웃에 다가선 소통 행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어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사과의 뜻 표명과 진상 규명 의지를 보였고, 지난 8일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대표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하면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일자리 창출 과정에서 재계와의 소통을 확대하려는 노력 역시 문 대통령이 취임 때 약속한 ‘소통의 대통령’을 위한 노력일 것이다. 더불어 적폐 청산과 일자리·소득 주도 성장,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같은 큰 틀의 개혁과 국정 어젠다를 제시하며 국정 운영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다. 초유의 탄핵 정국을 불러온 시대정신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한 적폐 청산 작업과 소득 주도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 기조를 세우면서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시도 역시 지지율 고공행진의 원동력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던 권력기관들의 적폐를 없애는 개혁 작업을 속속 진행하고 있는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큰 틀에서 새 정부의 국가 경영 초반 성적표는 대체로 ‘총론은 합격점이나 각론은 미흡하다’ 정도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가야 할 국정 운영 방향은 잘 짚었지만 이를 실천할 세부 정책에서 다소의 불협화음을 동반한 것도 사실이다. 역대 정권이 겪었던 취임 초기 인사 파문에서 문 대통령도 자유롭지 못했다. 좁은 인재풀과 대선 후보 시절 약속했던 대탕평책은 인사 과정에서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현 정부가 야심차게 제시한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고 개혁 추진에 동력을 불어넣으려면 야당과 인내심을 갖고 소통해야 한다. 북핵,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안보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4강 외교를 복원했고 무엇보다 우리가 외교 안보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지만 이것이 되레 국가 안보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격화되는 한반도·동북아 정세에서 국민 불안을 최소화하는 외교안보 전략이 필요하다. 100일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겪은 다소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당면한 현실에 바탕을 두되 중·장기적 시각으로 국정 운영에 나서기를 당부한다. 5년간 현 정권이 내건 모든 공약을 집행할 수는 없다.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실천 과정에서 국민적 동의를 더 폭넓게 구해야 한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긋한 신선놀음 아직 늦지 않았다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긋한 신선놀음 아직 늦지 않았다오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이 경계를 맞댄 지역에 거친 산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대야산(931m)입니다. 산이 깊으니 계곡이 발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대야산은 괴산과 문경 양쪽 자락에 같은 이름의 계곡을 매달고 있습니다.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선유동(仙遊洞) 계곡입니다. 두 선유동 계곡은 각각 구곡(九曲)의 풍경을 품었습니다. 구곡은 선비의 유토피아지요. 몸을 정갈하게 하고 마음을 씻는 곳입니다. 옛 선비들이 ‘즐겨찾기’ 해 뒀던 곳이니 후세들이야 그저 믿고 찾으면 될 겁니다. 계절은 벌써 가을을 향해 갑니다. 하지만 정신이 바짝 들 만큼 시원한 물놀이와 볕에 달궈진 바위 위에서 즐기는 찜질의 재미를 아직은 놓칠 수 없지요. 게다가 이런저런 사연으로 ‘늦캉스’를 계획한 이라면 한 줌의 여름 볕이라도 허투루 보낼 수는 없을 겁니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망연히 신선놀음하기 좋은 곳, 선유동 계곡입니다.괴산 선유동 계곡은 화양동 계곡과 가깝다. 예부터 화양동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었으나 적요한 분위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호사가들이 규모가 크고 웅장한 화양동을 남성적,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고 아기자기한 선유동을 여성적이라 구분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유구곡을 지은 이는 퇴계 이황이다. 퇴계가 송면리 부근의 함평 이씨 집을 찾았다가 산세와 계곡의 풍광에 빠져 아홉 달을 머물면서재구곡을 정하고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계곡의 길이는 2㎞ 정도다. 들머리는 제1곡 선유동문(仙遊洞門)이다. 층층 시루떡 같은 바위 앞으로 너른 계곡이 펼쳐져 있다. 수심이 얕고 물흐름이 느려 천연 풀장으로 제격이다. 휴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제2곡 경천벽과 제3곡 학소암을 지나면 곧 제4곡 연단로다.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했다는 곳이다. 두 개의 거대한 바위가 인상적이다. 연단로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제5곡 와룡폭(臥龍爆)이다. 4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너럭바위 위로 계곡물이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린다. 폭포 아래는 너른 소다. 물놀이 기구에 올라타고 둥둥 떠다니고 싶은 곳이다. 선유동문에 견줄 만큼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제6곡 난가대(柯擡)와 제7곡 기국암(碁局岩), 제8곡 구암(龜岩) 등은 나란히 붙어 있다. ‘난가’는 말 그대로 도낏자루가 썩는다는 뜻이다. 바둑 따위의 놀이에 정신이 팔려 세월 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로 흔히 쓰인다. 난가는 바둑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이웃한 기국암은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바위다. 신선들의 바둑을 구경하다 집에 돌아가 보니 자신의 5세손이 살고 있었다는 나무꾼의 이야기가 전해 온다. 제9곡은 은선암(隱仙岩)이다. 이름처럼 신선들이 홀연히 사라졌다는 바위다. 세상 모든 것이 한여름밤의 꿈과 다름없다는 가르침이 이름에 담겨 있지 싶다. 은선암 앞은 너른 암반이다. 다리쉼하기 좋다. 은선암에서 작은 도로를 건너면 제비소다. 제비가 많았다는 제비바위 아래 푸른 빛의 소가 펼쳐져 있다. 제비소는 충북과 경북을 가르는 경계다. 제비소로 드는 물줄기 위에 놓인 작은 다리를 경계로 한쪽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 다른 한쪽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다.제비소에서 버리기미재를 굽이굽이 넘으면 용추계곡이 나온다. 문경 쪽 선유동 계곡의 상류에 속하는 계곡이다. 핵심 볼거리는 용추폭포다. 2단으로 쏟아지는 폭포의 상단에 하트 모양으로 파인 소가 멋지다. 대야산 등산로를 따라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볼 수 있다. 용추계곡 아래는 문경 선유동 계곡이다. 괴산 선유동과 마찬가지로 하류에서 상류로 이르는 구간에 순차적으로 구곡의 이름을 붙였다. 괴산 선유동에 퇴계의 숨결이 배어 있다면 문경 선유동에는 고운 최치원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고운은 문경 선유동의 아홉 절경을 찾아다니며 ‘선유구곡’ 등의 석각 글씨를 새겼다고 한다. 신선들이 노닐었던 계곡의 들머리는 제1곡 옥하대다. 이어 영사석, 활청담, 세심대 등의 절경이 주르륵 펼쳐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제9곡 옥석대다. 사실상 계곡의 들머리 구실을 하는 곳이어서 주차장과 식당 등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옥석대는 문경 선유동 계곡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길게 파인 너럭바위 사이로 옥빛 계곡수가 쉼 없이 흐른다. 옥석대 초입에는 학천정이 세워져 있다. 그윽한 풍모의 정자와 깊은 계곡이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다. 학천정 옆의 큰 바위에 ‘산고수장’(山高水長)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덕을 높이 쌓고 마음 씀씀이를 넓게 하라는 가르침일 터다. 문경은 일제강점기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탄광이 들어선 곳이다. 탄광이 사라지며 기능을 잃은 폐철로를 활용해 ‘철로 자전거’를 조성했는데, 이게 ‘레일 바이크’의 효시가 됐다. 철로 자전거는 진남역, 불정역, 구랑리역, 문경역, 가은역 등에서 탈 수 있다. 선유동 계곡이 깃든 가은읍은 한때 무연탄 산지로 활황을 누렸던 곳이다. 옛 영화의 흔적이 남은 관광지들이 제법 많다. 왕릉리의 가은역은 대표적인 등록문화재(제304호)다. 1955년 세워져 이듬해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니 살아낸 세월이 꼬박 62년에 이른다. 2004년에 폐역이 돼 현재는 관광 시설물로 활용되고 있다. 문경석탄박물관은 광산시대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이다. 가은역에서 양산천을 건너면 만날 수 있다. 가은 일대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과 그의 아버지 아자개가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다. 가은역에서 400m쯤 떨어진 곳에 아자개 장터와 벽화거리 등이 조성돼 있다.문경에서 찾아야 할 명소 한 곳만 덧붙이자. 신라 때 열린 우리나라 ‘1호 고갯길’ 계립령이다. 문경과 충주를 잇는 고개로, ‘하늘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계립령이 이은 두 마을의 이름이 독특하다. 충주 쪽은 미륵리, 문경 쪽은 관음리다. 현세의 고통을 구제하는 관음의 대자대비와 내세의 염원이 담긴 미륵의 용화세상을 계립령 양쪽 기슭에서 동시에 만나는 셈이다. 충주 쪽은 걸어 올라야 하지만 문경 쪽은 포장도로다. 걷는 재미는 없어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내친걸음 ‘김연아 소나무’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스케이팅 자세를 빼닮았다는 나무다. 정상 어름에 있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괴산 쪽 선유동 계곡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 혹은 문경새재 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좋다. 다소 빠른 길인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에 비해 교통량이 적고 풍경도 빼어나다. 문경 쪽 선유동 계곡 역시 문경새재 나들목을 이용한다. 영강을 따라 경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가 열린다. 가은읍 내 아자개장터는 4일, 9일 열리는 오일장이다. 주말마다 할머니 장터 등 농특산물 판매장이 선다. 토요일에는 골동품 경매시장도 열린다. →맛집과 잘 곳: 강이 많은 괴산의 특성상 민물고기 매운탕 집들이 많다. 괴강매운탕 본가할머니집(832-2974·이하 지역번호 043)과 우리매운탕(834-0005)이 그중 알려졌다. 둘 다 괴산읍에 있다. 서울식당(832-2135), 토속정(832-0979) 등은 올갱이(다슬기의 사투리)탕을 잘한다. 잘 곳은 쌍곡, 화양동 등 유명 계곡 주변에서 찾는 게 좋겠다. 괴산펜션넷(www.goesanps.com)에 다양한 펜션들이 소개돼 있다. 문경은 약돌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화강석 비슷한 약돌을 갈아 사료와 함께 돼지에게 먹이는데,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영양 성분도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새재할매집(571-5600·이하 지역번호 054), 문경약돌한우타운(572-2655) 등이 알려졌다. 가은읍 가은터미널 맞은편의 대복순대국밥(571-9991)은 광부들이 즐겨 먹었다는 석쇠불고기를 내는 집이다. 묵조밥을 내는 소문난식당(572-2255)도 맛집으로 꼽힌다. 유명 관광지인 문경새재 주변에 문경관광호텔(571-8001), 문경새재유스호스텔(571-5533) 등 깔끔한 숙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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