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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나당동맹에서 한미동맹까지…‘빈틈없는 공조’의 그늘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나당동맹에서 한미동맹까지…‘빈틈없는 공조’의 그늘

    2015년 일본은 졸지에 ‘빨판상어’라는 듣기 거북한 별명을 얻었다. ‘미군이 시키면 무엇이든 하는 빨판상어’다. 국민감정이 안 좋은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아니다. 자국의 학자들이 붙였다.2015년 8월 19일 야마모토 다로 의원은 참의원 전체회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 물었다. “미군이 요구하면 헌법을 짓밟고라도, 국민의 생활을 파괴해서라도, 온 힘을 다해 따르는데…이런 나라를 독립국가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아베 정권이 원전 재가동,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밀보호법, 집단자위권에 이어 안보법제까지 강행하려는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구상 제3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2012년)를 베낀 것 아니냐며 한 질문이었다. 아미티지 보고서에는 ‘일본이 2류 국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일본이 자신에게 강제하는 (군사력 증강, 역내 개입 등의) 제약을 풀고,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이 수행하는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의 TPP 참여 등이 그대로 나와 있었다. 의석에서는 이런 야유가 쏟아졌다. “그런 것쯤은 국회의원이라면 다 알고 있다.” “알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으니 국회의원 노릇도 정치인 시늉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촌뜨기처럼 그런 얘기는 왜 하는가.” 여기서 ‘그것’이란 ‘미국의 속국’을 뜻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동맹을 미국과 맺고 있다. 전시작전권이 주한미군에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작전권은 총리에게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학자나 정치인들은 미국에 대한 속국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미국과 지구상에서 가장 예속적인 동맹을 맺고도 허구한 날 ‘더 강력한 동맹’을 촉구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사뭇 다르다.다로의 논쟁을 계기로 정치학자 우치다 다쓰루와 시라이 사토시는 대담 형식의 ‘속국 민주주의론’을 출간했다. 우치다는 이렇게 말했다. “속국의 입장을 수용하고, 맹세한 자만이 이 나라의 지배층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지난 70년간 일본에 자리잡은 지배구조다.” 시라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금 일본의 천황은 미국”이라며 “존황양이가 아닌 존미양이가 일본의 깃발이 되었다”고 말했다. 우치다의 지적처럼 많은 한국의 엘리트 집단은 “미국 정부의 환심을 얼마나 사느냐가 정치적 능력으로 인정받는다”(박태균 서울대 국제 관계학부 교수)고 굳게 믿는다.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만사 제쳐 놓고 미국으로 달려가 미국 대통령을 알현하고, 낙선한 자도 미국에서 소일하다 돌아온다. 김무성 의원이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워싱턴DC에서 ‘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느냐’는 투로 최근 한국 대사를 몰아붙인 것도 그런 ‘환심사기’로 읽혔다. 족벌언론들은 틈만 나면 ‘미국과 한 몸이 되라’(일체화, 一體化)고 외쳤다. 5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이들은 환호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석을 계속 유지하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강력한 한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중앙일보, 5월 23일자) “지금은 한·미가 한 몸이 돼서 북을 설득하고 때로 압박해 가면서 이른 시일 내 핵 폐기를 결심하도록 해야 할 때이다.”(조선일보, 5월 27일자) 이런 일체화론(‘한몸론’)은 ‘빈틈없는 공조’ 등 때마다 여러 가지 수사로 나타나지만, 최소한 미국의 뜻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뜻에는 차이가 없다. ‘일체화론’은 미군이 한반도 남쪽에 들어오면서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었다. 그 뿌리는 신라가 당나라를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패망시킨 나당동맹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은 이 동맹을 빌미로 신라를 사실상 속국으로 만들었다. 고려는 종주국인 원나라의 요구에 따라 새로 굴기하는 명을 치려다가 왕조 자체가 몰락했다. 명과 군신관계를 맺었던 조선은 인조 때 중원의 새로운 패자 후금(청)과 맞서다가 국민과 국토를 어육으로 만들었다. 조선 말 조미수호협상 때는 청의 이홍장이 교섭을 대신했으며, 이홍장은 ‘조선은 청의 속방이다’를 제1조로 한 초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일체화’라는 표현이 실제로 등장한 것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부터였다. 이용구, 송병준 등 ‘일진회’가 제기한 ‘일한일체화론’이 그것이다. 절찬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은 지난 7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다. 구한말 실제로 존재했던 일본 흑룡회를 등장시켜 친일 미화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흑룡회는 19세기 말부터 일찌감치 조선병합론을 주장했던 일본의 극우단체였다. 제작진이 이 단체의 한성지부장이란 인물을 영웅적인 무사로 등장시켰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일본 군부와 정계에 넓은 인맥을 가진 흑룡회는 19세기 말 일본인보다 더 일본스러운 조선인들을 키워 조선 병탄에 앞세웠다. 이용구(진보회)와 송병준(일진회)이 1904년 12월 2일 ‘일진회’로 통합할 때 후견 집단이 바로 흑룡회였다. 통합 직전 두 사람이 내건 기치가 ‘일한일체화와 문명화’였고, 서약의 표시로 회원들에게 단발을 촉구했다. 일진회는 러일전쟁에서 ‘일본과 한 몸’임을 과시하기 위해 일본군의 병참 지원에 앞장섰다. 북진수송대를 조직해 1905년 6월부터 10월까지 무려 11만 4500명(연인원)의 회원을 동원했으며, 비용 대부분도 일진회가 부담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일진회는 11월 5일 이런 성명을 냈다. “(외교의 권한은) 차라리 우방 정부(일본)에 위임하여 그 힘에 의지하여 국권을 보유하는 것도 폐하 대권의 선양이 아닐까.…그 지도 보호 아래 국가의 독립과 안녕, 행복을 영원무궁하게 유지하고자 이에 감히 선언한다.” 흑룡회의 실력자 우치다 료헤이는 당시 일진회 고문이었다. 성명 발표 후 12일 뒤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빼앗겼다(을사늑약). 1909년 7월 6일 일본 정부는 병탄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이용구는 일본과 정치체제의 통합을 추진하자며 ‘정합방론’을 제시하고, 12월 4일 일진회 이름으로 ‘일한합방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사직과 백성을 영원히 보전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일본과 한국이 합방하는 데 달려 있다.’ 일본은 이듬해 8월 대한국을 병탄했다. 일체화론의 귀결이었다. 지난 11월 2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공개됐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에 접수당한 뒤부터 한국인에게 금단의 땅이었으니 113년 만이었다. 그곳엔 주한일본군 사령부와 일본군 20사단이 주둔했고, 조선총독의 관저가 있었다. 해방 후엔 미군에 접수돼 총독 관저는 미군 병원으로, 일본군작전센터는 미군 벙커로, 일본군 장교 숙소는 주한 미합동군사업무단 건물로 쓰였다. 일본군 병기지창엔 미군 공병대와 시설대가 들어섰다. 1905년 일본군이 접수하기 이전에도 이곳은 ‘종주국’의 기지로 쓰였다. 고려 때는 몽골군의 병참기지가,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1882년 임오군란 때는 청의 군대, 그리고 1895년엔 청일전쟁의 승자인 일본군이 주둔했다. 용산 기지 터는 더 강한 동맹을 앞세운 ‘일체화론자’들의 성지였으며 한국인에겐 ‘속국’의 상징이었다. 한·미동맹에 침을 뱉으려는 게 아니다. 한·미동맹은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켰고, 이후에도 북한의 남침 의도를 저지하는 데 기여했다. 문제는 이 나라를 번방도 속방도 아니요, 아예 속국으로 하자는 일체화론자들이다. 전쟁 중에도 동맹의 그늘에 숨어 권력 쟁취에 여념이 없었고, 평시엔 미군과 미 정부에 충성하는 것으로 권세와 영달을 누리려는 자들 말이다. 그들은 요즘 북한을 ‘핵을 가진 적’에서 ‘핵과 침략 의도를 포기한 이웃’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을 필사적으로 방해한다. 일부 국민을 선동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과 한국이 한 몸이 돼야 한다고 외치도록 선동한다. 권력의 화수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구한말 이용구와 송병준이 일진회 회원들을 앞세워 일장기를 흔들며 일한일체화를 부르짖었던 것과 판박이가 아니고 무엇일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靑에 고시원 생활 호소 편지도 보내…왜 실태파악조차 안 하나”

    “靑에 고시원 생활 호소 편지도 보내…왜 실태파악조차 안 하나”

    은행지점장 출신 이씨, 외환위기 때 퇴직 6억 빚더미에 집 떠나 8년간 고시원 생활 “5만원도 벅찬 그들에게 임대주택이라니 책 받은 서울시 국회의원들도 ‘공감’만 해”“도시의 밑바닥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고시원 주민을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2011년부터 8년간의 고시원 생활을 담아 ‘고시원 사람들’이란 책을 낸 이상돈(63)씨는 7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와 관련해 “수많은 고시원 거주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시원 사람들은 삶에 대한 의지가 있어 조금만 지원해도 대부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서 “정부는 왜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인 이씨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고 사기까지 당해 6억원의 빚을 졌다. 아내와 두 딸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집을 떠나 50대 중반부터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기지개도 맘껏 못 켜는 3.3㎡(1평) 남짓 공간에 살면서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씨는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소설 형식으로 책을 냈다. 현재 이씨가 사는 고시원에는 청소 노동자 등 일용직 노동자 20여명과 대리운전 기사 3명, 기초생활수급자 3명이 살고 있다. 이씨는 올 초부터 고시원 사람들의 생활 실태를 알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월 청와대에 자신이 쓴 책과 함께 “고시원 사람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 비서실에서 한 통의 엽서가 왔다. 엽서에는 “보내주신 책은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국민의 권리를 차별받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더불어 잘살고 행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적혀 있었다. 같은 달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책을 전달했고, 시장 비서실에서 “잘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정부와 서울시에선 고시원과 관련한 개선책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 7월 국회를 찾아가 의원 20여명에게 자신의 책을 전달했다. 고교 동창인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예전에 노동운동하면서 고시원에 산 적 있다”면서 “책 내용이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씨는 “발로 뛰어도 소용없었다”면서 “결국 우려했던 대로 국일고시원에서 참사가 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가 피해 입주민에게 공공임대주택 등을 지원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에 살면 월세뿐 아니라 식비, 전기요금 등 공과금을 직접 내야 하는데 월세 이외의 비용은 고시원에 살던 사람들이 부담하기 벅차다는 것이다. 이어 “고시원 주민에게는 5만~10만원도 큰돈”이라면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평생 이웃 돕다가 극빈층 전락…“사회활동가도 입에 풀칠은 해야죠”

    한평생 이웃 돕다가 극빈층 전락…“사회활동가도 입에 풀칠은 해야죠”

    사회는 진보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삶은 더욱 곤궁해지고 있다. 단체 활동을 자선사업이나 봉사활동 정도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도 그대로다.2016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활동가들을 돕기 위한 ‘풀빵 나눔사업’을 진행해 온 전태일재단은 지난달 31일까지 사회활동가 33명으로부터 활동지원기금 지원서를 받았다. 전태일 열사는 버스비를 아껴 자신보다 더 가난한 어린 ‘시다’들에게 풀빵을 사줬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도봉구 창동 자택까지 2시간 30분씩 걸어다니며 버스비를 아낀 전태일의 정신을 계승하는 게 바로 ‘풀빵 나눔사업’이다. 13일은 전태일 열사 분신 48주기다. 재단에 지원을 요청한 활동가들은 대부분 일정한 급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청소년단체 활동가는 지원서에 “열악한 재정 탓에 교통비 명목으로 8만원을 받고, 홍보물 디자인을 만들어 가끔 수입을 얻는다”고 적었다. 인권단체 활동가는 “따로 임금은 없다. 가끔 받는 강의료로 활동비를 충당한다”고 밝혔다.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청년이었다. 특히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빈곤단체 활동가들은 노동조합 소속 활동가보다 경제적으로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활동가들에게는 적어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가 지급되지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무급으로 활동하기 일쑤였다. 한석호 전태일 50주기 사업 위원장은 “그동안 노조 조합원의 임금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활동가들의 삶을 함께 걱정해 주지 못했다”면서 “생계조차 보장해 주지 못하는 진보 운동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1980년대 사회운동이 활발해졌을 때부터 기반을 닦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노조를 비롯해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 활동가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전태일재단이 지원하는 활동가는 15명이다. 20명이었던 지난해보다 규모가 줄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원금이 부족한 상황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를 본 지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200만원으로 2명을 추가로 지원하게 됐다. 지원금이 1인당 100만원에 불과하지만, 활동가들에겐 가뭄 속 단비와 같다. 사회활동가 지원은 추천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한 장애인 단체의 30년차 활동가에 대한 추천서에는 “다른 사람의 활동비를 챙겨 주려고 동분서주하면서 정작 자신은 강의료만으로 버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재단은 2020년 전태일 50주기를 앞두고 풀빵기금을 대대적으로 모아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 자녀의 장학금과 사회활동가 지원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장애인 지원 이길여 가천대 총장 성남시장 표창패 받아

    장애인 지원 이길여 가천대 총장 성남시장 표창패 받아

    가천대학교는 이길여(사진) 총장이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자립을 지원한 공로로 지난 10일 성남시장 표창패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 총장은 인천의 작은 산부인과 의사로 출발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취약지역 병원 운영과 개발도상국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등으로 국경을 넘는 봉사정신을 실천했으며,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운영에 도 헌신해왔다. 이 총장이 운영하고 있는 가천대와 가천대 길병원을 중심으로 장애인들의 사회적 자립과 사회참여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가천대는 장애학생의 학업 및 학생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설립해 장애학생 현황조사와 상담을 토대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어학연수프로그램, 학생복지프로그램 등에도 우선권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하와이 단기어학연수 프로그램에서 시각장애 학생을 우선 선발해 하와이에서 영어를 배우며 문화를 체험 할 기회를 제공했다. 가천대 길병원도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길병원은 중증장애인 고용을 목표로 지난 2014년 ‘가천누리’를 설립했다. 현재 35명이 가천누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32명이 중증장애인이다. 가천누리 직원들은 입원약정서 등 환자 서명 기록, 전산화 이전 병원 의무기록 등을 스캔, 전산화 하는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이 총장은 “중증장애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립을 가장 바랬다. 이러한 이들의 바람을 지원해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의료 지원 프로그램, 양질의 일자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일자리·재활용·복지 1거3득” 광명시 5060싸이클링 프로젝트

    “일자리·재활용·복지 1거3득” 광명시 5060싸이클링 프로젝트

    경기 광명시가 추진하는 ‘5060싸이클링 프로젝트’가 일자리·재활용·복지 1거3득 효과를 거두고 있다. 11일 광명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시민체육관에서 하반기에 수리자전거 80대를 시 사회복지협의회에 기증했다. 2015년 시작된 5060싸이클링 프로젝트는 도로나 아파트거치대 등에 방치된 자전거를 시에서 공고절차를 거쳐 수거해온다. 견인사무소에 수거된 자전거는 시 전문기술인력 4명이 수리후 새 자전거를 사회복지협의회에 기증하는 방식이다. 2015년 146대를 시작으로 2016년 125대, 2017년 97대, 올해 들어서는 153대를 기증했다. 4년간 무단방치된 폐자전거 773대를 수거해 모두 521대를 고쳐줬다. 폐자전거가 도착하면 바퀴부터 전체를 분해해 녹슨부분을 깨끗이 털브러시와 수세미로 닦는다. 타이어는 마모상태를 확인해 오래된 건 갈아주고 재활용할 수 있는 건 다시 수리해준다. 체인도 기름을 쳐서 재활용한다. 최종 조립한 뒤 페인트칠을 해 원색을 살려낸다. 실제 수리비용이 타이어 포함시 1대당 3만~4만원가량 절약된다. 최기성 수리반장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 생각하니 보람있고 사명감도 있다”며, “좋은 기술을 배워 향후 창업도 할 수 있다. 부속을 재량껏 교체할 수 있도록 예산을 좀더 확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치자전거를 치우니 도로환경이 정비되고 일자리 창출과 어려운 이웃에 무상으로 수리해줘 복지효과 등 세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1년에 8명이 새로 일자리를 갖는다. 수리된 자전거를 받은 주민 김모(62)씨는 “버려진 폐자전거를 깨끗하게 고쳐줘서 고맙다”며 “자전거를 받고 기뻐할 손녀를 생각하니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도도현 일자리창출 과장은 “폐자전거를 수리해 기증하는 5060싸이클링 프로젝트처럼 양질의 공공일자리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어려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삶을 바꾸는 맞춤 일자리정책을 적극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아이 eye]개인정보, 우리 스스로 관심으로 지킬 수 있어요/이은송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아이 eye]개인정보, 우리 스스로 관심으로 지킬 수 있어요/이은송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어느 날,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나의 게임 아이디(ID) 비밀번호가 오류횟수를 초과해서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해보았더니 해외에서 사용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개인정보를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탐색하고 이용하려고 한 것이다. 처음에는 걱정되고 당황스러웠지만 점차 범인과 내 정보를 보호하지 못한 사회에까지 화가 났다. 곧 해킹된 게임 홈페이지에 들어가 변경, 삭제 등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았고 다행히 이상이 없어 안도했다. 추후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가족, 친구들에게 사건 내용을 알리며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당부했다. 언젠가 유명 연예인의 정보가 해킹당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의 계정으로 부정적인 글들이 작성되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법정 절차까지 밟는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저 ‘잘 관리했어야지, 안타깝다’라고만 생각했을 뿐 당시에는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그런데 유명하지도 않고 정보가치도 낮을 것이라 생각되는 내가 해킹을 당해보니, 해킹이 남의 일이 아니며 본인이 잘 관리한다 해도 나쁜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범죄를 저지른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의외로 해킹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피해 정도가 다를 뿐 자신이 당한 피해 부분과 억울한 심정을 적은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또한 게임, 휴대폰 계정 등의 개인적 문제는 물론이고 카드회사, 금융회사, 항공회사 등 사회적으로 큰 기업들도 해킹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적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직 미성년자인 나는 가입된 곳이 별로 없어 큰 문제가 없었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는 어른들은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악용되어 최악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가담될 수도 있다고 하니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깝게는 나와 가족, 내 이웃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겠다. 우리는 사건이 있을 때 당사자나 주변인이 아니라면 그냥 쉽게 지나치거나 이야깃거리로만 삼는 경우가 많다. 직접 경험한 후에야 심각성을 깨닫고 경계심을 갖는다. 나도 해킹이라는 문제를 당하고 나서야 개인정보의 중요성과 안전한 인터넷 사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관심이 필요하다. 작은 관심들이 모여 큰 힘이 되고 그로 인해 다양한 해결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욱 지능적인 해킹 방법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에 맞춰 우리도 무장할 필요가 있다. 개인은 해킹에 대한 경각심과 올바른 개인정보관리가 필요하며 사회는 유익한 보안 프로그램 개발과 인재 양성으로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어린이의 시선으로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는 ‘아이eye’ 칼럼을 매달 1회 지면에, 매달 1회 이상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 삼성SDI 임직원 모과청 제작·판매…‘매칭 그랜트’로 이웃돕기 성금 마련

    삼성SDI 임직원 모과청 제작·판매…‘매칭 그랜트’로 이웃돕기 성금 마련

    삼성SDI는 지역사회 불우 이웃들의 겨울나기 성금 마련을 위해 임직원들이 사업장 내 모과나무 열매를 직접 수확해 모과청(모과로 만든 조청)을 만들었다고 11일 밝혔다. 모과는 경기 용인시 기흥사업장과 울산사업장에서 자생하는 모과나무 150여 그루의 열매를 활용했으며, 지난주 기흥 본사에서 모과청 만들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임직원들은 모과 1500여개를 모아 300여병의 모과청을 만들었다. 이번에 만든 모과청은 2주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다음 주 임직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며, 회사는 임직원들이 구매한 금액에 동일한 금액을 더하는 ‘매칭 그랜트’ 형태로 성금 마련에 참여한다. 모과청 봉사활동에 참가해 모과 수확부터 모과청 제작·포장까지 참여한 삼성SDI 마케팅팀 조영원 대리는 “작은 봉사이지만 우리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윤문균 현대삼호중 전 사장 퇴임하며 사비 1억원 기부

    윤문균 현대삼호중 전 사장 퇴임하며 사비 1억원 기부

    윤문균 현대삼호중공업 전 사장이 퇴임하며 사비로 1억원을 기부하기로 해 미담이 되고 있다. 윤 사장은 지난 8일 손형림 노동조합 지회장을 만나 회사 임직원들의 복지기금으로 사용해 달라며 4000만원을 전달했다. 오는 14일에는 목포시와 영암군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각각 3000만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윤 사장은 “임직원들의 노력과 지역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차츰 안정을 되찾아 갈 수 있었다”며 “회사를 떠나며 저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11월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으로 부임했다. 재임기간 중 위기에 처한 회사의 공정을 안정시키고 노사화합과 임직원들이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윤 전 사장은 임기 내내 늘 현장을 순회하며 직원들의 안전을 살피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분이다”며 “회사를 떠나며 보인 아름다운 모습에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영암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순천의료원,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활동

    순천의료원,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활동

    순천의료원이 라이프오브더칠드런 NGO단체와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를 펼쳤다. 정효성 원장과 박현정 내과 과장, 수간호사 2명과 사회복지사 1명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케냐 현지에서 활동하는 이대성 박사와 20여년간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이태권 목사, 라이프오브더칠드런 직원, 자원봉사자 등 20여명과 함께 진료활동을 했다. 의료 봉사는 나이로비에서 9시간 거리의 난디 메테이테이 병원 및 해발 2700m의 고산마을 마구무를 중심으로 펼쳐졌다.두 지역에서 각각 700여명과 300여명 등 1000여명의 어린이와 주민들이 도움을 받았다.이번 행사에서 순천의료원 두룸박봉사단은 약품 일체와 노트·스케치북 등 학용품을, 순천시 의사회에서 칫솔, 아리랑 로타리에서 치약, 승평로타리에서 노트·축구공 등을 후원받았다. 난디 지역 두 곳의 학교를 찾아가 280여명의 아이들에게 준비한 학용품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봉사에 참여한 순천의료원 직원들은 “책임 있는 의료인으로서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며 “재능을 나눠주려고 왔다가 얻은 게 더 많은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순천의료원은 앞으로 3년간 케냐에서 봉사활동을 더 하기로 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여성들이 미국 선거판을 뒤집었다.”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여성들이 미국 선거판을 뒤집었다.”

    “여성들의 분노를 과소평가하지 마라.” 6일(현지시간) 실시됐던 2018년 미국 중간선거는 ‘여성 돌풍(女風)’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 여성들의 저력은 하원 다수당을 8년 만에 다시 차지한 민주당 ‘블루 웨이브’의 원동력이었다. 미국 의회에 진출한 여성과 성소수자 숫자가 최다라는 기록 못지않게 달라진 선거문화와 선거 결과가 여성과 젊은 층의 정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거리에서, 이웃집 부엌에서,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지역 정치모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식 미국에 반대했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을 가능케 함으로써 여성은 앞으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여성 하원의원 역사상 처음으로 100명 넘을 듯…여성의원 비율 23%로 소폭 증가 2018년 미 중간선거에서 연방 상하원선거에서 당선된 여성은 10일 현재 120명이 넘어 역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미 럿거스대학의 여성정치센터(CAWP) 집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6대 의회에 진출할 여성 의원 수는 최소 123명이다. 이는 상원의원 100명과 하원의원 435명 등 모두 535명 가운데 23%에 해당한다. 현재의 20%보다 소폭 늘어났지만, 북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하원은 여성의원 101명이 당선이 확정돼 사상 처음 100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88명, 87%로 압도적이다. 공화당은 13명이 당선됐다. 백인이 아닌 여성의원이 4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는데, 역시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다. 100명 중 임기가 끝난 23명만 뽑은 상원은 여성 의원 12명이 당선돼 현재와 마찬가지로 23명이 유지됐다. 민주당 소속이 16명이고, 비백인은 4명이다. 주지사는 전체 50명 가운데 9명이 여성으로 2004년, 2007년과 같다. 민주당 소속이 2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게 눈에 띈다.‘최초’ ‘최다’ 기록 봇물 연방 상하원 여성 당선자 수가 늘어나면서 최초 기록들이 쏟아졌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이 2명 당선됐다. 한 명은 팔레스타인계 변호사이고, 다른 한 명은 소말리아 출신이다. 그런가 하면 첫 원주민(아메리칸 인디언) 여성 하원의원도 2명 배출됐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성소수자이다. 아이오와주에서 첫 여성 하원의원이 당선됐고, 매사추세츠주와 코네티컷주에서는 처음으로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 나왔다. 테네시주에서는 여성 상원의원이 처음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유세를 세 번이나 했을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첫 라틴계 여성주지사가 뉴멕시코주에서 나왔고, 사우스다코타와 메인, 괌에서도 여성주지사가 처음 당선됐다. 그런가 하면 아직 한 명의 여성 당선자를 내지 못한 주들도 많다. 하원은 2년마다 435명을 뽑는데, 알래스카와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버먼트에서는 아직까지 여성 의원이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여성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주는 이번에 한 곳 줄어 18개 주가 됐고, 20개 주에서는 아직 한 명의 여성주지사도 당선되지 못했다.2018년은 미국 정치사에 남을 ‘여성의 해’ 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2018년을 제2의 ‘여성의 해’로 평가한다. 1992년은 선거에서 여성들이 대거 연방 의회에 진출하면서 ‘여성의 해’로 불린다. 선거 직전인 1991년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인 클라렌스 토마스의 상원청문회 때 남성 일색의 상원에서 성희롱 피해자인 아니타 힐이 되레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성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여성 다수를 워싱턴으로 보냈다. 이번 중간선거는 2016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미투운동(나도 피해자다)’, 도를 넘어선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와 분열의 정치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연대했다는 점에서는 1992년과 닮았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밀착된 선거운동과 활성화된 소액 온라인 모금활동, 기성 정치문화와 선거운동코드를 의식하지 않는 여성 후보들의 접근법은 26년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진화했다. 상하원·주지사 선거에 여성 273명 출마…지난 5차례 선거의 평균 171명 웃돌아 중간선거에서 ‘여풍(女風)’은 출사표를 던진 여성후보 수와 여성유권자 수, 선거자금에서도 나타난다. 럿거스대 분석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의 당내 경선에 나온 여성 후보는 590명이다. 민주당이 428명, 공화당이 162명이었다. 하원 예비선거에 476명이 출마했고, 상원 예비선거에 53명, 주지사 예비선거에 61명이 각각 나왔다. 경선을 거쳐 본선 티켓을 거머쥔 여성 후보는 273명으로 줄었다. 이 중 민주당이 209명으로 76%나 됐다. 2008년 이후 10년 동안 5차례의 선거에서 평균 171명의 여성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었다. 하원은 234명이 출마해 101명이 당선돼 당선율이 약 43%에 이른다. 상원은 23명이 출마해 12명이 승리해 당선율이 50%를 넘는 셈이다.‘여성은 교육과 낙태권에만 관심 있다?’…‘NO’ 여성 후보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수적으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선거운동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남성중심 정치·선거문화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여성과 소수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선거에 장애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기존의 선배 여성 정치인들이 능력과 전문성을 강조하려고 화려한 경력과 사생활도 없이 일에만 몰두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선거광고에 담았고, 과거 성희롱 경험이나 대출 때문에 겪는 경제적 어려움, 가족의 약물중독 치료 등 숨기고 싶은 개인사를 과감하게 공개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미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여성 후보들은 여성은 교육과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 등 몇몇 이슈에만 관심 있다는 선입견도 깼다. 건강보험제도와 이민, 총기 규제, 최저임금, 기후변화, 환경 등을 강조하며 이슈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여성 유권자들이 여풍(女風)의 진짜 주인공 여성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여풍도 돌풍이 아닌 미풍에 그쳤을 수 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들은 소모임을 결성하거나 가입해 활동해왔다. 유권자등록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후보들의 선거유세를 지원했다. 미투운동과 반(反)트럼프 시위에 적극 참여하며 연대를 과시했다. 액수에 상관없이 정치후원금 모금에도 적극적이었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에 따르면 이번 선거 동안 정치후원금을 낸 여성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8월 말 현재 여성들이 모금한 후원금이 300만 달러가 넘었다. 대부분 민주당 후보들에게 집중됐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2년 전보다 여성들이 낸 정치후원금이 36% 증가했다. 2018년 ‘여풍’, 스노볼 효과로 이어질지 관심 여풍이 2020년과 그 이후까지 이어질 지가 최대 관심사다. 여성 연방상원의원이나 주지사가 1명 선출되면 다음번 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여성이 평균 7명으로 늘어난다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파급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늘어난 여성의원들이 워싱턴 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사유리의 고백, ‘반려견 모모코가 저를 인간답게 만들었죠’

    사유리의 고백, ‘반려견 모모코가 저를 인간답게 만들었죠’

    2010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들과 함께 하는 KBS 토크 연예오락 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에 일본 여성 대표로 출연해 엽기적이고 4차원적인 엉뚱함 뿐 아니라 재미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사유리씨(본명: 후지타 사유리·39). 하지만 방송에서 보여졌던 모습들과 달리 직접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린 ‘눈물을 닦고’란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섬세하게 표현낼 정도로 ‘똑똑한‘ 그녀의 본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터뷰 중, 자신은 한국 영화 매니아로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인들의 감성을 잘 끌어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엔 한 종편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상민과 가상부부로 출연해 방송에서 맺어준 ‘썸’이 실제 ‘결혼’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10년 넘게 방송할 수 있었던 건 PD, 작가, 친구, 매니저, 식당아줌마, 경비실 아저씨, 택시 아저씨 등 주위의 모든 사람 덕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녀들의 수다 출연료로 사랑하는 반려견 모모코와 오리코를 사게 됐고 이들 역시 한국생활을 잘 견디게 할 수 있었던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가 됐다고 한다. 지난 2일 논현동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나 최근 방송활동, 이상민씨와의 썸, 반려견 등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각 종 방송프로그램 통해 매우 바쁜데 근황이 어떤지?사실 바쁘지 않거든요. 어제도 그제도 계속해서 놀았어요(웃음). 바쁜 척 만 해요. 3~4년 전에 ‘눈물을 닦고’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어요. 근데 출판사로부터 책 제목을 바꿔서 다시 한번 출판해 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지금 새로운 원고를 쓰고 있어요. 방송활동은 이웃집 찰스라고 KBS1에서 하고 있는데 그건 올 해까지 3년 동안 하고 있는 건데. 너무 재미있어요. 항상 새로운 외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니깐. (Q) 한국에서 방송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오랫동안 관심받게 될 줄 예상했나?사실 저는 인복(人福)이 많은 거 같아요. 옛날부터 항상 제 주변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의 약간 뚱뚱한 매니저도 저랑 처음에 만났을 때 보다 몸무게가 13kg이나 더 쪘어요. 근데 이 매니저도 항상 제 옆에서 가족처럼 해주니깐 저는 지금도 일을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항상 자기가 마인드 컨트롤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일이 많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잖아요. 일이 없을 때 자신감 잃게 되고 뭔가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특히 연예인들은요. (Q) 가수 이상민과의 핑크빛 썸의 진척은?저는 눈이 높진 않거든요. 엄마, 아빠 보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끼리 결혼했다는 걸 느껴요. 저도 나이를 먹어서 빨리 결혼해야 된다라는 압박감이 있는 반면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그렇게 못한다면 차라리 혼자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맘도 있어요. 상민 오빠는 아직 모르겠어요 진짜. 그래서 몇 년 동안 썸만 타고 있는 거죠. 진심 느껴질 때도 있어요. 왜냐하면 정말 좋은 사람이니깐. 촬영 중, 카메라가 멈춰도 우리 엄마랑 매우 친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되면 우리 가족과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 점이 참 좋은 거 같아요. (Q) 부모님은 어떤 분이신지?부모님은 저보다 훨씬 개방적이에요. 특히 엄마는 저의 롤모델이에요. 엄마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고 항상 생각해요. 엄마가 생각하시기에 제가 가끔 건방진 게 있데요. 그래서 건방지지 말라고 항상 얘기하세요. ‘자신감 있는 건 괜찮지만 건방지게 보이는 건 좋지 않다. 너는 항상 자기가 완벽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살아라’. 이런 말씀을 늘 하세요. (Q) 냉동난자 시술까지 받았는데.지금 동결 난자가 8개 됐어요. 좀 더 해야 되는 데 일단 돈도 많이 들고 몸도 힘드니깐 지금 잠시 쉬고 있어요. 올해 다시 한번 시도해야 할 거 같아요. 저는 무조건 아기를 낳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어요. 이미 늦긴 했지만 그래도 준비를 해야 할 거 같아서 하고 있어요. (Q) 올해 한국나이로 40세이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나이 먹어가면서 ‘몸이 보기 좋다’ 이런 거 보단 건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여기는 외국이고 저는 보험도 없어요. 그래서 몸이 한 번 아프면 전 정말 병원비도 많이 나가게 되고, 여기에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니깐요. 또 아기도 낳으려면 건강해야 되고 그리고 제가 강아지 두 마리 있는데 그 두 마리를 돌봐 주는 사람이 저밖에 없잖아요. (Q) 반려견은 언제부터 키우게 됐고 어떤 강아지들인지?미녀들의 수다를 시작하고 나서 출연료를 모아서 모모코를 샀어요. 그리고 오리코는 2012년에 펫샵에서 샀어요. 모모코는 항상 씩씩해요. 그래서 항상 웃고 있고, 요즘 몸이 아파서 많이 웃을 수 없지만 그래도 항상 저한테 행복감을 주고 오리코는 요즘 살이 쪘어요. 진짜 이만했던 오리코까 이만해져서 지금 다이어트하고 있어요. 둘 다 귀여워요.(Q) 일본분들도 반려동물 사랑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한국과 비교해서 어떤 편인지?일본 사람들은 고양이를 좀 더 많이 좋아하고 더 많이 키우는 거 같아요. 일본사람과 한국사람들의 공통점은 요크셔테리어, 포메라이언, 말티즈 등 어떤 종류의 강아지가 유행하면 그 강아지만 키우려고 해요.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영국에 갔을 때 느낀 점은 영국 사람들은 강아지 종류를 그렇게 신경쓰지 않더라고요. 믹스 종도 많이 키우고 그런 걸 키우는 거에 대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문화는 좋다고 생각해요. 일본과 한국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과 달리 강아지나 고양이를 버리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특히 휴가철 때 강아지를 버리고 오는 걸 보면 어떤 마음으로 버리고 오는 건지, 자기 양심도 같이 버리고 오는 구나라고 느껴요. (Q) 사유리씨에게 반려견이란 어떤 존재인지?가족인 거 같아요. 저는 옛날부터 말하는 데, 제가 강아지를 키우는 게 아니라 강아지가 저를 인간으로 키워주는 거라고 느껴요.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책임감이 많이 생겼어요. 혼자 살 때는 저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일단 모모코, 오리코를 먹여 살려야 되니깐 돈을 벌어 와야 되고 모모코가 아프면 병원비를 내야 하고 이런 걸 생각하면 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거에 책임감을 느껴요. (Q) 많은 팬 분들도 모모코 건강을 응원해 주고 있는데 모모코(10살) 건강상태는 어떤지?몇 주 전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동물병원 선생님이 3주를 못 넘긴다고 했어요. 말기암이 너무 심해서. 근데 제가 집에서 주사하고 약 주고 했는데 조금 좋아졌어요. 지금도 동물병원에 검사하러 갔는데 모모코가 지난주 보다 암수치가 적어졌다고 해요. 너무 기뻐요. (Q)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진단받은 모모코의 나머지 여생을 어떻게 함께 보내고 싶은지?정말 죽는 순간까지 함께 있고 싶어요. 힘들 때 옆에 있는게 중요하잖아요. 제일 힘들고 아픈 상황에서 옆에 함께 있어 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끝까지 모모코를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게 정말 감사해요. (Q) 집 근처 길고양이에게 하루 두 번 밥까지 챙겨준다고 하는데.아침과 저녁에 제가 ‘쯔쯔쯔’ 소리만 내면 그 길고양이가 와요. 그래서 밥 줘요. 모모코를 키우는 입장에서 만일 모모코가 길고양이였다면 하는 맘으로 돌보고 있어요.(Q)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 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지?정신이 이상한 사람들 같아요. 일본에서도 사이코패스들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 무조건 집 근처에 있는 고양이나 강아지을 죽이기 시작해요. 작은 동물을 아무렇지 않게 학대하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보통사람은 아닌 거예요. 인간에게도 똑같이 하는 사람이니깐 그때 이미 치료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은 자신의 양심을 똑같이 버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강아지를 한 마리 죽여서 소송당한 사람들은, 피해 주인이 그 강아지를 2백만 원 주고 샀던 거라면, 그냥 2백만원 주면 다 된다고 생각해요. 카메라, 책상 이런 것들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정말 인간한테 하는 것처럼 법을 무겁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안되니깐 좀 서운해요. (Q)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다면?현실적으로 강아지를 살 때보다 키우면서 나이 들게 되면 훨씬 많은 돈이 나가요. 저도 마찬가지로 지금부터 10~20년까지 산다고 생각했을 때, 자기 경제력이 과연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돼요. ‘아 귀엽다. 키우자’ 단지 이런 생각으로 키운다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Q) 삶의 철학과 매사에 긍정적이신데 삶의 철학이 있다면?항상 자기 가치관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방송일이라는 게 내일부터 안 불러 주면 그냥 자연스럽게 끝나는 거니깐요.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상관없어요. 그냥 이거도 하고 안 되면 다른 걸 하면 돼요. 안 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겠지. 더 좋은 게 기다리고 있겠지라고 항상 생각해요. 저는 무조건 10년 후에도 방송일 해야지 하는 마음 없어요. 저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하는 사람 있으면 다른 거 해야죠.(웃음)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전직 美 베테랑 해병대원, 왜 총기난사범이 됐나

    전직 美 베테랑 해병대원, 왜 총기난사범이 됐나

    테러혐의점 발견 안 돼현지언론 PTSD에 무게지인 “그럴 사람 아냐” 충격미국 해병대 기관총 사수였던 20대 남성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교외의 술집에서 총기를 난사해 시민과 경찰 등 12명을 살해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테러 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있다. 외신은 범인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았은 것으로 추정했다. 8일(현시지간) CNN 등에 따르면 전역한 해병대원인 이언 데이비드 롱(29)이 이날 오후 11시 20분쯤 LA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오크스의 ‘보더라인 바 & 그릴’에서 권총 30여발을 난사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롱은 바에 들어와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총을 쐈다. 총격 당시 바에서는 대학생들의 컨트리 음악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사망자 상당수가 대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경찰이 롱의 총에 맞아 숨졌다. 롱은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제3해병연대 제2전투대대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해병대는 그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5년간 복무했으며, 2011년 상병 계급을 달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임지는 하와이였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사격 인스트럭터(강사)로 일했다는 기록도 있다. 롱은 기관총 사수였다. 컴뱃액션리본과 해병대 굿컨덕트메달 등 몇 개의 상을 받았다. 군에서 절도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기록이 있으며 불명예 제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롱은 2009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결혼했지만, 2011년부터 별거했다. 2013년 4월 벤투라 카운티에서 최종 이혼했다. 자녀는 없었다. 이후 롱은 범죄 현장에서 약 5마일(8㎞) 떨어진 주택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거주했다. 롱의 이웃은 AP통신에 “롱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해 심하게 걱정한 적이 많다”면서 ”아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까봐 안절부절못했다”고 밝혔다. 이웃은 또 “6개월 전쯤에 롱의 집안에서 뭔가 부수는 듯한 소리가 들려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면서 “뭘 집어 던지고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그가 무척 화가 난 상태였지만 구금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AP는 경찰관의 말을 인용해 롱이 PTSD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롱의 지인의 “롱은 평소 범행을 저지른 바에 자주 출입했다”면서 “롱은 지역 사회의 일원이었다. 이번 범행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인은 “그는 평소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군복무를 했고 더 많은 사람을 도우려고 대학에서 학위도 받았다. 나는 내 친구들 중에서 그가 최고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퇴직을 앞둔 경찰관이 현장에 최초로 도착, 롱과 총격을 벌이다가 숨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시 숨진 고속도로순찰대 론 헬러스는 총격 발생 직후 출동해 롱에게 총을 쐈다. 그러나 롱이 쏜 총 여러 발을 맞았다. 헬러스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지 경찰은 “헬러스가 영웅적으로 대처한 덕분에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고 애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끔찍한 총격에 관해 충분히 보고받았다. 경찰이 보여준 위대한 용기에 감사드린다. 모든 희생자와 유족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고 적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2만분의 1 기적’ 조혈모세포 기증한 해병대장교의 훈훈한 생명나눔

    ‘2만분의 1 기적’ 조혈모세포 기증한 해병대장교의 훈훈한 생명나눔

    해병2사단 장교가 백혈병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생명나눔 선행이 눈길을 끈다. 9일 해병대 제2사단에 따르면 선봉연대의 김민욱 소위가 백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조혈모세포는 피를 만드는 어머니세포라는 뜻으로, 온 몸에서 발견되지만 특히 골수에서 대량으로 생산된다. 주로 골수에 존재하면서 증식과 분화 등을 통해 백혈구·적혈구·혈소판의 혈액세포를 만들어낸다. 미분화된 골수조혈세포의 조상세포로 골수이식에 필수적인 세포다. 정상인의 골수혈액에는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세포가 1%가량 존재한다. 김 소위는 대학교 재학 시절 우연히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알고 난 뒤 2015년 6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누군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김 소위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 소위는 망설임 없이 세포협회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이달 초 인천 A병원에 입원해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환자에게 기증했다. 김 소위는 “국민의 군대이고 해병대 일원으로 투병 중인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선행을 실천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나의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조혈모세포 기증 활동에 적극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병대 제2사단은 행복나눔 1·2·5 운동(한 달에 1번 선행, 2권 독서, 일일 5번 감사)을 실시해 장병들의 선행활동을 장려하며,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참 해병’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미국 LA 인근 술집 총격범은 아프간 참전병…PTSD 겪었나

    미국 LA 인근 술집 총격범은 아프간 참전병…PTSD 겪었나

    7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술집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이언 데이비드 롱(28)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5년간 해병대에 복무했다. 당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전투 임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8일 롱은 사우전드 오크스에 위치한 보더라인 그릴 & 바에서 권총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12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경찰관도 있었다. 롱 역시 술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술집에 들어온 지 불과 몇 초 안에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롱은 총기를 사건 현장에서 약 8㎞ 떨어진 주택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고 그를 아는 이웃이 전했다. 롱의 어머니는 12~15년 전부터 그곳에서 거주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6개월 전쯤 그의 집안에서 물건을 부수는 소리와 고성이 들려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롱에게 실제 정신적 문제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그에게 별다른 범죄 전력은 없으며 교통사고 등으로 몇 차례 입건된 기록만 남아있다. 롱이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탄환을 더 많이 발사할 수 있는 ‘확장 탄창’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불법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300표 뒤집은 앤디 김, 공화 텃밭서 재선 현역 잡았다

    2300표 뒤집은 앤디 김, 공화 텃밭서 재선 현역 잡았다

    민주·공화서 한국계 하원의원 동시 배출 앤디 김, 중동 전문가… 오바마 지원받아 “우리가 해냈다… 새 세대 리더들 美 통합”‘한인 2세’ 앤디 김(왼쪽·36) 민주당 후보가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경합 지역’(Toss-up)으로 꼽혔던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 제3선거구에서 대역전에 성공하며 7일(현지시간) 당선을 확정 지었다.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 공화당 후보로 당선된 영 김(김영옥·오른쪽·56)과 함께 두 명의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특히 동부·서부에서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하원의원이 동반 배출된 것으로, 앤디 김은 민주당으로 하원의원이 된 첫 한국계로 기록됐다. 앤디 김은 선거 당일 심야까지 0.9% 포인트, 2300표가 밀리던 상황에서 극적 반전을 거뒀다. 오션·벌링턴 카운티 소속 53개 타운으로 이뤄진 3선거구는 백인 비율이 압도적이고 공화당 성향이 강해 친트럼프 성향의 현역인 톰 맥아더 후보가 3선 연임에 도전한 지역구다. 앤디 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승리를 선언했다. 트위터에서 그는 “우리가 해냈다”면서 “내가 유치원을 다녔고, 내 두 아들을 키우는 지역을 대표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세대의 리더들이 우리나라(미국)를 통합하고 통합과 명예로 이끌 시간이 왔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지지 선언을 받았던 그는 중동문제 전문가로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라크 및 IS(이슬람국가) 담당 보좌관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 전략 참모를 역임하는 등 국무부와 상원 외교위에서도 활동했다. 앤디 김의 아버지 김정한(69)씨는 소아마비를 앓은 고아 출신이면서도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쳐 유전공학박사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앤디 김은 시카고대를 나와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이민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나는 가족과 이웃, 나를 키워준 커뮤니티, ‘아메리칸 드림’을 선사한 뉴저지주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출마의 변을 밝힌 바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충돌하는 두 은하 속 블랙홀 합체 순간 포착 (네이처)

    충돌하는 두 은하 속 블랙홀 합체 순간 포착 (네이처)

    두 은하가 충돌할 때 각 은하 중심에 있는 두 거대 블랙홀이 서로 끌어당기는 순간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출신 천문학자 마이클 코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충돌이 진행 중인 여러 은하에서 각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이 서로 끌어당겨 합쳐지기 직전의 순간들을 포착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이같은 천문 사건은 우리은하가 수십억 년 안에 이웃은하인 안드로메다와 충돌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허블우주망원경과 하와이 W.M.켁 망원경 등에 포착된 방대한 자료를 선별해 충돌 중인 은하 수백 개를 조사했다. 코스 박사는 “두 은하의 중심에 각각 자리잡은 두 블랙홀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을 자세히 본 것은 꽤 놀라운 일이었다”면서 “이는 해석에 의존하지 않은 매우 깨끗한 결과물이므로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방대한 X선 자료에서 시각적으로 희미하지만 활발한 블랙홀들을 찾아냈다. X선은 은하 중심을 덮고 있는 두꺼운 먼지와 가스구름을 통과하므로 이를 측정하면 관측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블랙홀들이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로 합쳐지기 직전까지 서로 끌어당기는 모습을 포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블랙홀이 충돌하면 중력파라는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할 것이다. 초기 우주에서는 은하 충돌이 더 빈번하게 이뤄졌으며 이번에 포착된 새로운 이미지들은 이런 사건 중 하나에 관한 상세한 광경을 제공한다. 또한 이런 이미지는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이 안드로메다에 있는 블랙홀과 합쳐질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블랙홀은 결국 부서져 하나의 더 큰 블랙홀로 합쳐질 것이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8일자)에 실렸다. 사진=NASA/ESA/W.M.켁천문대/마이클 코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성모독으로 위협받는 파키스탄 여성 가족, 이탈리아에 도움 요청

    신성모독으로 위협받는 파키스탄 여성 가족, 이탈리아에 도움 요청

    ‘신성 모독죄’로 사형 위기에 처했다가 무죄가 선고됐으나, 보수 이슬람교도들의 거센 항의와 요구로 재심을 받게 돼 다시 사형에 당할 위기에 처한 파키스탄 여성의 가족들이 이탈리아 등 서방 주요국들에 도움을 청했다. 이탈리아가톨릭협회(ACS)는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여성 아시아 비비의 남편이 자신과 가족들이 파키스탄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비비의 남편은 ACS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영상에서 “목숨이 위험에 처해있다. 물건을 사러 밖으로 나갈 수도 없기 때문에 먹을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탈리아 정부에 도움을 호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비비 남편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 젊은 여성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인도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도움을 약속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비비와 그의 가족의 안전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비의 남편은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도 가족들의 망명을 허용할 것을 요청했으며, 비비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변호인 사이프 울 물룩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네덜란드로 이미 출국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기독교 신자로 다섯 아이의 엄마인 비비는 이웃 주민들과 언쟁을 하던 중에 이슬람 선지자 모하마드를 모독한 혐의로 2010년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독방에 수감돼 있었다. 당시 비비는 자신의 물그릇 사용에 항의하는 무슬림 여성에게 “난 인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당신들의 예언자 무함마드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뭘 했냐”고 따져 물었다는 이유로 신성모독 혐의가 적용됐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비비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모든 공소 사실에 지난달 31일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판결에 격분한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비비를 잡아 죽이라”며 바로 격렬한 항의시위에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는 결국 이슬람 강경론자들의 거센 항의에 굴복, 비비 사건을 대법원 재심에 회부하도록 하고, 재심 전까지 비비가 출국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비비에 대한 사형 판결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불러왔고, 파키스탄에서도 그를 돕겠다고 나선 정치인이 암살되는 등 논란은 계속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안양시, ‘평촌역 문화의 거리 김장대축제’ 오는 8일 개최

    직접 김장을 담그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흥겨운 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김장대축제가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다. 시는 ‘제17회 평촌역 문화의 거리 김장대축제’를 8일부터 사흘 동안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가을 김장철을 맞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일반시민 누구나 참여해 김장으로 정을 나누는 행사로 평촌역 상가연합회가 주최한다. 다양한 김장담그기 체험행사가 열리고, 담근 김치를 홀로 어렵게 살아가는 노인과 다문화 가정에 전달하는 훈훈한 자리가 마련된다. 축제의 백미라 할 축하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축제 첫날인 8일 평촌역 무대광장을 수놓을 공연에는 많은 인기가수가 출연해 흥겨운 무대를 꾸민다. 공연에서는 특히 객석에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즉석 노래자랑대회도 마련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모두 1200포기 김장김치를 담그며, 일반시민에게는 김장재료를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도 주어진다.. 시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도 돕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여는 행사라며 시민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사설]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日의 징용판결 도발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잇단 막말 도발에 우리 정부가 공식적인 유감 표명과 함께 상응 조치를 예고했다. 외교부는 그제 밤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 채 우리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적으로 행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정감사에서 “일본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을 계속하면 우리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당연한 조치다. 일본 정부와 여당의 고위 정치인들이 지난 10월 30일 대법원 판결 이후 쏟아내고 있는 한국 비난을 들어 보면 이들이 과연 한국을 이웃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고노 다로 외무상은 그제 급기야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는 황당한 표현까지 썼다. 법치주의 국가를 자랑하는 일본 정부의 주요 각료가 한국 최고 법원의 판결을 폭거라고 비난하다니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 제소하겠다는 방침도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데도 국제사회의 여론을 호도하겠다는 속셈이다. 일본 정부가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 동안 우리 정부는 대응을 자제해 왔다. 대법원 판결 직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을 뿐이다. 이런 물렁한 대응이 일본의 금도를 벗어난 언행을 유발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일본의 반발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도 “기존 정부 입장과 다른 사법부 판결로 입장 정리에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한·일 외교에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계속 정부의 방침을 미룰 수만은 없다. 하루빨리 정부의 입장을 정립해 일본의 막무가내식 도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포항지진 1년] 가시지 않은 상흔… 시민들 일상 뒤흔드는 ‘여진’ 아직 진행중

    [포항지진 1년] 가시지 않은 상흔… 시민들 일상 뒤흔드는 ‘여진’ 아직 진행중

    거주 불가 판정 대성아파트 ‘흉물’ 그대로 흥해초교 두 동 철거…컨테이너서 수업 한동대 학생 “비상물품 가방 늘 가까이 둬” 1년 넘게 두 딸·부인과 텐트생활 40대도 8~9평 ‘희망보금자리’ 약 30여명 거주 “에어컨도 없이 폭염 견뎌… 올 겨울 걱정”1년 전 지진이 할퀴고 간 상처는 경북 포항시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북구 흥해읍의 대성아파트는 건물 전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담벼락과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은 쓰러져 있었고, 벽면은 온통 금이 갔다. 창틀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뒤틀려 있었고, 바닥에는 깨진 창문에서 떨어져 나온 유리 조각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 흉물스러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15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거주 불가’ 판정을 받았다.흥해초등학교는 지난해 지진으로 균열이 생긴 건물 두 동을 철거했다. 5, 6학년 6개 학급 학생들은 운동장에 임시로 설치된 컨테이너를 교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2년 뒤에야 새 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진 대피소였던 흥해체육관에는 2평(6.6㎡) 남짓 크기의 텐트 250개가 해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30명쯤 살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주민들이 일터로 나갔는지 텐트 안에 남아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회사원 김준호(49·가명)씨는 아내와 두 딸과 함께 텐트에서 지내고 있었다. 김씨는 “태풍은 예보라도 있지만, 지진은 이사를 간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그저 하늘에 운명을 맡길 뿐”이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여전히 텐트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자신이 살았던 다가구주택이 ‘소파’(기둥·벽체·지붕 등 주요 구조부가 50% 미만 파손) 판정을 받아 오갈 곳이 없는 상태였다. 일부 주민들은 붕괴 우려 속에서도 들어가 살고 있지만, 김씨 등 30명은 불안해 자신의 집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건물 붕괴 판정을 다시 하고 지원금을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텐트 거주자들은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20ℓ짜리 빈 물통을 대거 수집한 김씨는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 이불 속에 넣고 자면 아침까지 따뜻하다”면서 “체육관은 환기가 잘 안 되고, 난방도 안 되지만 무너질 수 있는 집보단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텐트 거주자 중에는 지금도 땅이 흔들리는 것 같은 트라우마를 겪으며 하루하루를 공포 속에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지진 당시 외벽 벽돌이 와르르 무너지는 영상이 공개됐던 한동대는 건물 수리가 말끔하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학생들은 1년 전 악몽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한예은(22)씨는 “지난해 12월까지 여진이 계속되면서 새벽에 자다가 서너 번 정도 집을 탈출했고, 지금은 미세한 떨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면서 “언제라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외투를 껴입고 자거나 비상 물품을 챙긴 가방을 항상 가까이 두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진으로 주택이 반파 이상 피해를 입어 이주 대상이 된 가구는 총 793가구였다. 이 가운데 788가구(99.4%)가 이주를 완료했다. 남은 5가구는 이주가 진행 중이거나 개인 사정으로 이주를 못 하고 있다. 개인 주택에 사는 주민은 개별적으로 수리하거나 이사하면 되지만, 공동주택 주민들은 내부 수리를 할 때에도 이웃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지진 피해 아파트 대부분이 아직 철거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흥해초 옆 공터에는 컨테이너로 된 ‘희망보금자리’라는 이름의 임시 이주단지가 있었다. 한 가구당 8~9평(26.4~29.7㎡) 정도를 사용했고, 현재 살고 있는 30가구 대부분이 1인 가구였다. 지난 1월 희망보금자리에 입주한 이순정(78)씨는 “대웅파크 1차 아파트가 전파 판정을 받아 이곳으로 넘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컨테이너로 지은 집이라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설치하기도 어려운 구조였다. 이씨는 “지난 여름에 폭염 때문에 생고생했는데, 겨울에는 또 얼마나 추울지 걱정된다”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가자니 돈이 없고 여기에 계속 살자니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글 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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