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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자 인터뷰 34]정기석 “뉴욕처럼 코로나 항체검사 실시할 단계”

    [2000자 인터뷰 34]정기석 “뉴욕처럼 코로나 항체검사 실시할 단계”

    방역당국의 헌신, 국민 협조로 확진자 한자리 수로 떨어져 4대 밀집시설 제한 완화는 나라면 동의 안했을 것 긴장의 끈 늦추지 말고 방역의 생활화 실천해야 일본 코로나 확산 안 되는 이유 찾기 어려워 겨울철 2차 유행기 가능성 있어 대비해야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21일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9명으로 이제까지 확진자는 1만6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역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의 협조로 여기까지 왔지만 너무 해이해지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소는 정부가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강력 권고를 해제한 데 대해 “내가 질본에 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19일 정부가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되 종교시설, 학원 등 종교시설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한 완화를 발표했다. 정부 발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제한 완화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지만 하필이면 실내 밀집시설을 완화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유흥시설, 실내 체육관, 학원 등이 완화 대상인데 사실 이들 시설이 제일 취약하다. 질병관리본부가 동의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질본에 있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기가 잘 통하는 시설들은 유연하게 하되, 실내 밀집시설을 허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 구체적 지침을 줬어야 했다. 학교가 개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원을 열어주는 것은 방역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Q. 21일 신규 확진자는 9명이다. 정부가 말한 신규환자 50명 이하, 감염경로 불명확 5% 이하가 사실상 열흘 이상 지속되고 있는데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는가. A. 굉장히 잘 되고 있다. 방역 당국이 하고 있는 일에 국민의 협조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만일 실패했다면 셧다운, 록다운 등의 통제를 해야 하는데, 잘 하고 있다. 일본의 호흡기 의사와 얘기를 했는데 한국 따라서 일본도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Q. 지금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A. 너무 해이해지면 안 된다. 방역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종식될 때까지는 방역을 생활화하자는 것이다.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들도 위생수칙을 생활화하고 코로나가 끝나도 계속 지켜야 할 것이다. 기침 예절이나 손씻기는 평생 지켜야 할 일이다. Q. 코로나19 재양성 사례가 사흘 전까지 163건 나왔다. 재양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A. 요인이 여러가지 있다. 첫째, 완전히 음성이 되기 전에 죽어가는 바이러스를 찾아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을 찾는 것이 검사이다. 음성 판정을 일찍 내리기 위해 예민한 바이러스를 다시 검사해 양성으로 판정난 것이라 본다. 둘째는 개인의 면역이 바이러스를 밀어내다가 손상을 입고 몸 안의 바이러스가 다 못 나간 경우이다. 이런 것은 심각하다. 셋째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드물지만 B형 간염, C형 간염처럼 만성 보균자가 되는 것이다. 넷째가 재감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또 걸린 것이다. 질본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 Q. 이웃나라 일본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가리는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찾아내는 공격적인 한국 방식에 비해 일본은 검사를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으로 갔다. 일본 정부의 의료 붕괴를 우려한 이런 소극적 검사 방식이 실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A. 한국이 성공한 이유가 검사를 많이 해서 확진자를 잘 찾아낸 것이다. 일본은 시기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진단키트를 잘 못 만드는 실패를 저지르고는 정부에서 결국은 민간으로 넘겼다. 일본은 확산이 안 되는 이유를 못 찾을 정도다. 사회적 거리를 잘 지켜 운 좋으면 이 사태를 키우지 않고 덮을 수 있겠지만 도쿄, 오사카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을 보면 대량 발생 없이 지나갈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든다. Q. 코로나19 백신이 내년이나 되어야 개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이 나오기까지 우리 사회는 어떤 대응을 하는 게 옳은가. A. 방법이 없으니까 마스크 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늘 강조하지만 핵심은 개학이다. Q.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편향된 정책을 편다면서 정책 검증이 끝날 때까지 지원금을 중단시킨다고 했다. 미국의 조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 WHO의 주 임무가 사회개발이 덜 된 국가에 지원하는 것인데 이게 줄어들 우려는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나라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조치는 WHO 지나친 정치행보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이라고 본다. WHO는 정말 잘 못 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때 안이하게 대응하다가 큰 위기를 겪더니 지카 바이러스에는 과하게 대응했다. 지금의 코로나에는 너무 늦게 나섰다. 7~8년 사이 3건이 다 잘 못한 일이다. WHO의 정치 편향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조직이 비대하고 조직 일부를 없애도 된다. WHO 관계자 만나보면 행정에 치중하고 말만 한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이 그들 주도의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이란 조직으로 세계 보건의료질서를 이끌어 가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Q. 뉴욕주가 3000명을 무작위로 뽑아 항체검사를 한다고 한다. WHO는 지금은 PCR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격리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부정적 뜻을 밝혔다. 한국에서도 항체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A.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체는 병에 걸렸다 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회 전반에 번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내 주장이지만 개학하기 전에 여러 지역에서 한 번 항체검사를 해봐라 하는 것이다. 병에 걸려 확진이 되어 나았거나 자기도 모르게 바이러스가 지나간 사람들이 많아지면 집단 면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Q. 정은경 질본 본부장이 겨울철에 2차 유행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A. 동의한다. 여름에 감기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발생은 가을부터 하는 것 아닌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강간 상황극’ 꾸미고 이를 따라 성폭행 자행한 두 남자 기소

    이른바 ‘묻지마 채팅’인 랜덤 채팅 앱에서 꾸며진 거짓 ‘강간 상황극’이 실제 강간 사건으로 이어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세종시에 직장을 얻어 원룸에서 살다 애꿎은 피해를 당한 여성은 사건 직후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도시로 떠났다. 사건은 지난해 8월 발생했다. 30대 남자 직장인 A씨는 불특정 다수와 무작위로 연결되는 채팅 앱에서 ‘35세 여성’이라고 거짓 프로필을 만든 뒤 “강간을 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을 할 남성을 찾는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또다른 30대 직장인 남자 B씨가 관심을 보였고, A씨는 그에게 세종시 한 원룸에 사는 20대 여성 C씨의 주소를 알려줬다. A씨는 이 원룸에 ‘35세 여성’으로 꾸민 자신이 사는 것처럼 속였다. 세종시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B씨는 그날 밤 곧바로 차를 몰아 주소지로 달려간 뒤 원룸에 침입해 다짜고짜 C씨를 강제로 성폭행했다. C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두 남자를 검거했다. C씨는 두 남자를 전혀 알지 못하는 ‘애먼 이웃’이었다. A씨는 경찰에서 “허탕을 치게 해 (B씨를) 골탕 먹이려고 했을 뿐 실제 성폭행으로 이어지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장난 아니냐고 물었는데 A씨가 계속 믿게 했다. 속아서 이용당했을 뿐 성폭행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인근에 사는 여성 C씨에게 평소 관심을 갖고 주소를 알아냈다가 강간 상황극에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주거침입강간 교사, B씨를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중국 천진한국인(상)회 백석예술대에 마스크 1500장 기부

    중국 천진한국인(상)회 백석예술대에 마스크 1500장 기부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외동포들의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 천진을 대표하는 한국인 모임인 천진한국인(상)회(회장 신동환)는 백석예술대학교(총장 윤미란)에 마스크 1500장을 기부했다. 지난 16일 백석예술대학교로 “코로나19 방역물품, 천진교민과 중국천진한국인(상)회에서 백석예술대학교에 희망을 전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상자하나가 배달돼 왔다. 상자 안에는 마스크 1500장이 담겨있었다. 지난 3월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의 기부에 이은 두 번째 마스크 기부로 더욱 감동을 더하고 있다. 백석예술대학교에서는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와 천진한국인(상)회에서 보내준 마스크를 본교 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본교와 이웃하고 있는 기관들과 나누기로 결정하고 까리따스방배복지관, 헤리티지너싱홈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일하는 사회사업 기관에 마스크를 전달했다. 백석예술대 윤미란 총장은 “어려운 시기에 귀한 마스크를 보내주신 천진한국인(상)회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는 기쁜 일에 우리 백석예술대학교가 동참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석예술대학교와 천진한국인(상)회는 지난 2019년 공동발전과 우호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천진교민들을 위한 천진교민 한마당 큰잔치, 천진한국상회 회원사를 위한 감사의 밤 공연 등 문화예술교류프로그램 교류와 중국 천진에서 수학하는 백석예술대학교 출신 학생들을 위한 취업정보제공·진로지도 시행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일부터 휴양림 운영재개…야외 체육시설도 개방 검토”

    “내일부터 휴양림 운영재개…야외 체육시설도 개방 검토”

    내일(22일)부터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운영이 재개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내일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을 시작으로 위험도가 낮은 실외공공시설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특히 배드민턴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과 같은 야외 체육시설 개방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르겠으나 방역환경이 준비되는 대로 개방을 검토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청한다”면서 “국민들에게는 운동 전후 친목모임이나 단체식사를 삼가 줄 것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날부터 한 단계 완화해 내달 5일까지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감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실외 시설은 단계적으로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 “우리의 목표인 생활 속 거리두기 이행을 위한 중간 단계”라며 “일부 업종 제한이 완화됐을 뿐 일반 국민들이 지켜야 할 방역준칙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 내 자신이나 가까운 이웃,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며 “개인 위생수칙 준수는 물론,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밀집시설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급적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돌담을 쌓으며

    [안도현의 꽃차례] 돌담을 쌓으며

    고향으로 돌아와 집을 지은 뒤에 제일 먼저 예쁘장한 돌담을 쌓고 싶었다. 오래된 시골마을 동네 노인들이 쌓아 놓은 이끼 낀 돌담의 매혹을 일찍이 눈에 넣어둔 터였다. 하나 예쁜 것을 보는 것과 예쁜 것을 갖는 일은 천지 차이였다. 돌을 구하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지역과 업자에 따라 돌의 가격은 그 모양만큼 제각각이었다. 강에서 나온 반질반질한 돌을 쓰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각이 진 산돌을 쓰라는 조언도 있었다. 돌을 구입하는 가격에다 운반비와 인건비를 포함하면 액수가 어마어마해서 내 계산기는 그걸 감당할 수가 없었다. 아침밥을 먹기 전에 차를 끌고 몇 차례 돌을 주우러 다니기도 했다. 내가 기대하는 돌은 땅속에 얼굴을 묻고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결국은 적잖은 비용을 들여 백리 밖의 돌을 한 트럭 구입하고, 고종사촌 형님의 소개로 운반비만 내고 또 한 트럭 실어오고, 그리고 외삼촌댁 연못에 쓰던 돌을 한 트럭 공으로 얻었다. 일흔 살에 가까운 외삼촌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나는 똘똘이라 부르는 손수레를 끌고 돌을 날랐다. 그러니까 나는 돌담 작업장의 ‘데모도’였다. 손목이 가는 책상머리 한심한 서생으로서는 생전 처음 맛보는 중노동이었다. 20도가 넘는 봄볕은 이마의 땀을 쥐어짰고, 한나절 돌을 나르고 나면 붉은 장갑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외삼촌은 내가 들지 못하는 돌을 번쩍번쩍 들어 올렸다. 평생 공직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임한 분인데 돌담을 많이 쌓아 본 기술자처럼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노고를 쏟은 덕분에 닷새 만에 돌담은 바라는 대로 완성됐다. 어른 배꼽 높이까지 40미터가 넘게 긴 성을 쌓은 것이다.돌담을 쌓는 동안 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돌담에 비가 내려 이끼가 끼는 것을 상상하며 호스로 물을 뿌리는 중이었는데 그만 돌담의 첫머리 부분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예기치 못한 상황 앞에 나도 외삼촌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십 킬로그램 되는 돌덩이가 하찮은 물방울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외삼촌이 벗어 놓았던 장갑을 다시 끼고 요리조리 아귀를 맞추며 무너진 돌을 다시 쌓아 올리더니 내게 말했다. 이제 벼락이 쳐도 안 무너질 거다. 물 다시 뿌려 봐라. 나는 물을 뿌리지 않았다. 돌담이든 흙담이든 모든 담장은 그것이 세워지는 순간 경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안쪽과 바깥쪽이 구분되고, 나의 공간과 타인의 공간이 확연하게 나뉘는 것이다. 돌담을 쌓으면서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우리 집을 보호하는 담장이 아니라 마당의 안과 밖이 서로 갈라서지 않는 담장이 되기를 바랐다. 며칠 전에 경북 영덕의 한 바닷가 마을을 갔는데 그 마을에는 집에 대문을 단 집이 한 군데도 없었다. 이사 올 때 이장님이 맨 먼저 이야기하더군요. 우리 마을에는 대문을 달면 안 된다고. 아직 그런 전통이 왜 생겨났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대문이라는 자물쇠를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이웃 간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배려한 것이 아닐까. 울퉁불퉁한 비정형의 돌덩어리를 정형에 가까워지게 만들면서 외삼촌이 자주 내게 말했다. 작은 돌을 많이 주워 와서 끼우고 채워 넣어라. 돌담을 쌓다 보면 돌과 돌 사이 틈새가 생기게 되는데 그 공간을 메우라는 것이었다. 납작하거나 둥글거나 삐죽한 삼각형이거나 크기에 상관없이 돌은 제 자신이 들어갈 자리를 미리 알고 있는 듯했다. 비어 있는 틈새에 딱 맞는 돌을 끼워 넣었을 때의 작은 기쁨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적재적소, 적재적처, 안성맞춤 같은 말들이 왜 생겨났는지 돌담을 쌓으면서 알았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돌덩이는 하나도 없다는 것도. 돌담을 완성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메워야 할 틈새가 많다. 바람이 드나들게 내버려둘까 생각하다가 또 작은 돌 하나를 주워 끼운다. 비가 꽤 세차게 내렸지만 무너지지도 않았다. 문제는 내 팔꿈치와 팔뚝이 커피잔을 제대로 들지 못할 정도로 쑤신다는 것이다. 연세 드신 외삼촌은 오죽하실까 싶다.
  • 목숨 걸고 광복군에 무기 공급… 항일투쟁 중 사료 모아 독립사 집필

    목숨 걸고 광복군에 무기 공급… 항일투쟁 중 사료 모아 독립사 집필

    “위협과 모욕을 수없이 퍼붓다가 필경에는 온갖 악독한 형벌을 행한다. 나를 꿇어 앉힌 후에 직경 삼촌(三寸)쯤 되는 통나무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양단에 두 놈이 올라서서 통나무를 디디면 형문(刑問) 다리가 부러질 듯 기절하게 되는데, 나는 끝까지 아무 말도 않고 당하였다.” 1929년 2월 만주에서 일본 경찰에 붙잡힌 김승학 선생이 고문을 받던 상황을 기록한 ‘망명객행적록’ 부분이다. 희산(希山) 김승학 선생은 만주 대한독립단에서 활약하고 독립신문 사장과 참의부 참의장을 지낸 독립운동가다. 선생은 1881년 7월 12일 평북 의주군 비현면 마산동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이웃집 방아를 찧어 주고 삯으로 등겨를 받아와 먹었다고 한다. “등겨에 백태(白太·흰콩)를 약간 섞은 것은 상미(上味)라 하여 우리 형제를 먹이고 부모님은 순전한 등겨만을 자시었다. 아침은 겨밥, 저녁은 송피 범벅, 이런 생활을 매일 계속하였다.”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선생은 가난한 살림에도 7년 동안 서당에 다니며 한학을 익혔다. 1899년 선생은 명망 있던 유학자 조병준(건국훈장 독립장)의 문하생이 됐다. 조병준은 “우리는 섬 오랑캐 왜노(倭奴)와 400년 동안 원수인데 을미년에 우리 국모 명성황후를 참시(慘弑)하였으니, 우리 선비로서는 거의하여 왜노를 토벌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다”라고 말했다. 선생은 스승의 우국충절에 크게 감동해 서간도 지역을 다섯 달 동안 답사하며 독립운동을 꿈꾸었다. 선생은 1904년 한문박사과 시험에 응시했는데 시험 부정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이에 학무국장을 찾아가 항의했다가 타협책으로 한성사범학교 입학을 제의받아 1년 남짓 신학문을 공부했다. 1907년 일제가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자 선생은 서울 종로에서 배일(排日) 강연을 하다 체포돼 석 달 동안 구금당했다. 그 후 고향으로 돌아와 극명학교 등에서 근무했는데 매일같이 일경이 찾아와 “김승학과 같은 불온분자에게 교육을 받으면 순량한 자제들까지 불량자가 된다”며 이간질을 했다. 더는 고국에서 있을 수 없었다. 1910년 경술국치 직후 선생은 만주로 건너가 봉천성 관립 강무당에 입학, 군사교육을 받고 의병단에 가담해 6년 동안 활동했다. 국내에서 3·1운동이 발발하자 만주에서 대한독립단이 결성됐는데 선생은 재무부장이 됐다. 선생의 첫 임무는 국내에 잠입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지단(支團)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선생은 평남북 일대를 다니며 친지, 동창들을 설득해 지단과 연통제 기관을 만들었다. 첩보를 접한 일경은 집요하게 추적했고 선생은 배추씨 장수와 좁쌀 장수로 가장해 그때마다 따돌리며 활동을 계속했다. 목숨을 건 활동 덕분에 1920년 1월까지 평안남북도 일대 52곳에 하부 조직을 만들고 독립운동 자금도 수만원을 모았다.선생은 이어 상하이임시정부에 대표로 가서 만주 독립운동 통합단체 명칭을 받고 무기를 구입해 오는 임무를 맡게 됐다. 마우저 총과 루저 권총 240정, 탄환을 상하이에서 비밀리에 구입하기는 했는데 운반이 문제였다. 철궤 4짝을 사서 포장한 뒤 누에고치 거래로 위장해 우여곡절 끝에 압록강변 안동현에 도착했다. 그러나 일경이 정보를 듣고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독립군을 도와주던 이륭양행 주인 아일랜드인 조지 쇼의 도움으로 무기는 내렸지만 선생은 야음을 틈타 상륙하다 경찰견까지 동원한 일제의 추적을 받게 됐다. 옥수수밭에 사흘이나 숨고 맨발로 산골짜기를 헤매며 천신만고 끝에 귀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이 무기는 국내 동포들이 주는 것이니 제군들은 무기를 생명과 같이 사랑하여 한 발의 탄환이라도 헛되게 쓰지 말고 1탄에 왜적 1명씩 잡기로 결심하여야 한다.” 1920년 광복군사령부 무기수여식에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이 무기로 광복군사령부는 서너 달 동안 일본군과 78회 교전하면서 주재소 등을 습격해 일경 95명을 사살하는 막대한 전과를 거두었다. 일제가 한인들을 학살한 경신참변 후 선생은 임정에 상황도 알릴 겸 두 번째로 상하이로 갔다. 뜻밖에도 선생은 독립신문 사장을 맡게 됐다. 당시 독립신문 책임자였던 소설가 이광수는 변절해 국내로 돌아갔고 프랑스 조계에 있던 신문사는 일제의 방해로 인쇄 도구가 압수되고 신문 발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선생은 프랑스 영사관과 교섭한 끝에 신문을 복간, 1927년까지 6년 동안 발행을 책임졌다. 그동안 일제의 추적을 피하고자 28번이나 인쇄소를 옮겼는데 한번 옮길 때마다 마차 2량과 인력거 20여대가 필요했고 한밤중에 이사를 다니기도 했다.선생은 1924년 무렵 임정 학무부 총장 대리 등의 직도 맡았다. 그런데 당시 서간도 독립운동 단체인 통의부와 참의부의 알력이 깊어져 유혈극이 벌어졌다. 독립신문의 글 때문에 불똥이 선생에게까지 튀자 사장직을 사임했다. 그것도 잠시 선생은 임정의 임명으로 비어 있던 참의부 제4대 참의장이 됐다. 갈등을 겪으면서도 참의·정의·신민 3부는 통합을 추진했는데 통일 단체 이름은 ‘혁신의회’였다. 1929년 2월 5일 선생은 혁신의회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환인현 와니전자에서 일경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상하이에서 무기를 구입한 일, 독립신문을 발간한 일 등을 캐물으며 일경은 혹독한 고문을 했다. 특히 선생이 틈틈이 수집해서 보관하던 독립운동사 사료를 내놓으라고 추궁했다. “왜경에게 피포(被捕) 후 손발이 요절되는 수십 차 악형이 주로 이 사료 수색 때문이었다”고 선생은 밝힌 바 있다. 선생은 굴복하지 않았고 5년의 옥살이도 버텨냈다.출옥 후 선생은 다시 만주로 망명, 임정 베이징 조직을 맡고 만주 천금채에 맡겨 둔 독립운동 자료를 찾았다. 독립운동 자료는 선생에게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베이징 조직이 탄로 나는 바람에 선생은 베이징을 탈출, 70여일 동안 무려 1000㎞를 뚫고 한구에 도착했고 만주로 돌아와 은둔하다 그리던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 선생은 정치 참여는 자제하고 독립신문 복간과 독립운동사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방해로 복간은 중단됐고 ‘한국독립사’는 1964년 탈고했지만 출간 직전인 1964년 12월 17일 선생은 별세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경기 고양에 있던 묘소는 2012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했다. 광복회 학술연구원장으로 있는 장증손자 김병기 박사를 만났다. 선생은 3남 1녀를 두었는데 장남도 여러 번 감옥에 갇혔고 자손들도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선생과 가족들은 피란지 부산에서 10여년을 살았는데 부두 노동자 취업도 못하게 이승만 정권의 탄압과 감시를 받았다고 한다. 오리를 키우고 행상을 해서 생계를 잇는 형편이라 자손들이 포상 신청을 하자고 하자 선생은 “독립운동을 한 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느냐”고 화를 내며 만류했다고 한다.김 박사에 따르면 정부가 독립운동가 포상을 시작한 때가 1962년인데 처음에는 친일 역사학자들이 심사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반발해서 이듬해 독립운동사 편찬자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선생은 심사를 하면서 이병도 등 학자들에게 “자네들이 독립운동에 대해서 뭘 아는가”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40대에 독립운동사 연구를 시작해 만주 참의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선생의 유업을 이어받아 ‘한국독립사’를 7권으로 나눠 현대화하고 보완해 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코로나 스트레스?… 캐나다 최악 총기난사 17명 희생

    코로나 스트레스?… 캐나다 최악 총기난사 17명 희생

    범행 당시 기마경찰대 순찰차·제복 위장 체포 이후 숨져 자살·타살 여부도 불분명캐나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최악의 총격 사건이 일어나 17명이 숨졌지만, 범행 동기를 포함해 의문점을 가득 남긴 채 용의자가 숨졌다. 현지 경찰은 코로나19로 인한 신병 비관이 동기일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캐나다 CBC 방송 등에 따르면 노바스코샤의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대(RCMP)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밤 수많은 총격 신고를 받고 작은 해변마을 포르타피크로 출동했고, 이튿날 직선거리로 약 55㎞(주행거리 약 100㎞) 떨어진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용의자를 확보했다. 사망자는 당초 10명 이상으로만 알려졌지만 사건 수습 과정에서 점점 늘어 17명이 발견됐다.RCMP는 숨진 총격범이 치과기공사 개브리엘 워트먼(51)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 내지 못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워트먼은 주변에 특별한 원한이 없는 온화한 주민이었다. 포르타피크 주민들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절한 이웃이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14년 암 완치자들에게 의치를 기증해 언론에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바스코샤 전역에 자택대기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워트먼의 사업장도 비필수 업종으로 분류돼 폐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포르타피크와 주 수도인 핼리팩스 인근 도시 다트머스 등에 의치 클리닉과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범행 초기 워트먼의 행동도 수수께끼다. 그는 발견 당시 RCMP 제복을 입고 있었으며, 승용차를 RCMP 순찰차처럼 위장해 타고 다녔다. 브렌다 러키 RCMP 경찰국장은 “처음에는 동기를 갖고 계획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무차별 총격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트먼이 숨진 경위도 분명치 않다. RCMP는 처음에 워트먼을 엔필드의 주유소에서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이후엔 그가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경찰 총격에 숨졌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희생자 중에 유일하게 공개된 희생자는 23년간 RCMP에서 근무한 하이디 스티븐슨으로 이번 사건에 대응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원두 사재기·공급망 손상 우려… 몸값 올라가는 커피

    원두 사재기·공급망 손상 우려… 몸값 올라가는 커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 시간이 길어진 이들이 커피 한잔으로 위로를 받는 걸까, 혹은 우울감을 쫓으려 카페인을 보충하는 걸까. 최근 국제시장에서 커피 원두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나오는 얘기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는 19일(현지시간) 팬데믹으로 커피 생산국의 공급망 손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격리 기간 장기화로 각국의 커피 수요도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아라비카 원두의 지난달 가격이 전월보다 10%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국제시장에서 지난달 아라비카 가격은 파운드(약 454g)당 1.12달러였다. 또 선물시장에서 지난달 커피 원두 가격도 전월보다 8.8%가 오른 파운드당 약 1.16달러에 거래됐다. 수입국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커피 도·소매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6%, 이탈리아에서는 29.5%가 늘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최근 보고서에서 “팬데믹 공포에 일부 국가에서 식료품 사재기가 있었다”며 식료품 보호주의가 이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최근 커피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도시 폐쇄 및 이동제한 조치에 따라 수확, 운송, 판매 등 공급망 혼란이 벌어질 거라는 우려가 꼽힌다. 실제 원두 수확철인 요즘 콜롬비아에서는 이웃 나라에서 노동자들이 거의 들어오지 못해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동제한 조치로 원두 차량이 항구에 접근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콜롬비아는 오는 27일까지 전국 봉쇄 조치를 취한 상태다.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재배 농가의 웃음꽃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 재택 수요가 늘어도 원두를 대규모로 소비하는 카페 폐쇄가 장기화되면 커피의 총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그녀는 식사를 마치자 곧바로 등을 가져 달라고 하더니 비걱거리는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와 베델은 서울의 외로운 밤에 지쳐 있었다. 루이가 천장에 달아놓은 단 하나의 등불에 의지해 그림자의 정글에서 당구를 쳤다. 9시가 조금 지났다. 거실에 우리 둘만 남았다. 호텔 밖 거리에서 야경꾼들이 돌아 다녔다. 그들이 발에 차고 다니는 작은 물체가 부딪치며 고드름이 우지직 떨어지는 듯한 금속성 소리를 냈다. 게임 열기 때문인지 크지 않은 공간이 금세 더워졌다. 우리는 바에 있던 창문 3개를 모두 열었다. 그러자 이 도시의 온갖 냄새가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11시쯤 됐을까...그때까지도 우리는 당구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작지만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베델”을 불렀다.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뭔가가 들어왔다. 베델이 곧바로 입으로 바람을 불어 램프를 껐다. 침묵과 어둠만이 가득했다. 베델의 거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용 남작께서 오셨습니까?” “예, 접니다.” “용 남작, 이리로 와서 내 친구 빌리와 인사하시오, 이제 두 분은 제 손을 잡고 이동하시죠.” 나는 어둠 속에서 베델의 손이 내 손을 찾으려고 테이블 가장자리를 따라 더듬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쉿! 밖에서 일본인들이 우릴 감시하고 있는 거 다들 아시죠?” 그는 속삭이며 말했다. 그는 나와 어둠속의 유령같은 낯선 이의 손을 잡고 당구대를 떠났다. 베델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춰 계단을 걸어갔다. 침실이 있는 긴 복도를 기어가듯 지난 뒤 베델의 방으로 들어 갔다. 지독한 담배 냄새 덕분에 일부러 알려주지 않아도 그의 방임을 알 수 있었다. 성냥을 그어 불을 켠 뒤 침대 옆 램프 심지에 작고 약한 불을 붙였다. 베델이 방문을 걸어 잠갔다. 호주머니에서 자물쇠를 꺼내 문 손잡이 위에 올려놓은 뒤 정교하게 균형을 잡았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스파이 탐지 방법이었다. “누구라도 엿듣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알아 챌 수 있어요. 문 밖에서 손잡이를 조금만 움직여도 이게 밑으로 떨어지니까.” 꼭 코미디 오페라의 한 장면 같았다. 악당이 나오고 으시시한 음악이 나오는 오페라 말이다. 작고 아늑한 방 5개와 욕실, 어수룩한 웨이터와 관리인, 그리고 으스스한 분위기까지...이런 것들이 코믹 오페라의 필수 조건이니까... 나와 베델은 언제 터질 지 모를 일촉 즉발의 화염에 성냥을 들이 댄 바보들이었다. 자신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정의감에 약자부터 보호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앵글로 색슨 특유의 으스댐과 건방짐으로 대한제국 일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고나 할까. 희미한 불빛 아래서 나는 베델을 찾아 온 미지의 손님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용 남작’(baron)으로 불리던 조선의 유명 지식인이었다. 야간 작업자들이나 입는 더러운 흰색 넝마를 입고 왔으니 그의 실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더러운 누명 옷을 반쯤 걷어 올리고 양말도 신지 않았다. 옷에는 하층민의 직업을 뜻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머리에 튼 상투가 그의 신분을 말해줬다. 그는 잘 생겼고 키도 커 눈에 확 띄었다. 정장을 입고 이리로 왔다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의 본명은 ‘용치선’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흥선대원군 시절 영의정을 지낸 거물이다. 치선은 미국 남부의 가장 큰 대학 가운데 한 곳에서 공부하고 프랑스 파리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며 국제 정세를 익힌 뒤 귀국했다. 그는 조선에 얼마 남지 않은 애국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때 그는 일본이 조선을 점령한 암흑 속에서도 애국단체인 ‘일진회’에 가입해 열정을 바쳤다. 원래 일진회는 이웃 섬나라에서 들어온 점령자(이토 히로부미)를 비난하려고 설립됐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자금력에 굴복해 지금은 침략국을 옹호하는 단체로 타락했다. 그는 나와 베델을 만나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일본인들이 이 영국인 편집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던 터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번역자주:소설에 등장하는 일진회는 1904년 8월 독립협회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사회개혁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러일전쟁 뒤로 일본에 매수돼 친일행각을 일삼는 단체로 전락했습니다. 조선 병합의 뜻을 이룬 일제는 1910년 9월 이를 해산시켰습니다. 일진회는 조선의 망국을 이끈 대표적 매국집단으로 평가됩니다.) ‘황제의 옥새’는 8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자치광장] 위기일수록 빛나는 시민의식/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

    [자치광장] 위기일수록 빛나는 시민의식/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

    지난 2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동나고 손님이 끊어진 골목에서는 한숨이 넘쳐났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성북구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갔지만 경험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우려와 불안의 그늘은 생각보다 크고 깊었다. 그사이 석관동 주민이 마스크 500개를 기부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마스크를 구하는 일이 녹록지 않음을 경험한 주민은 그조차 구할 수 없는 소외 이웃을 떠올린 것이다. 이 미담은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 성북구 전역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 기부가 이어진 것이다. 정릉4동 주민은 한발 더 나아가 방역단을 꾸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주민센터를 보고 마을 주인인 주민이 나서 보자며 의기투합, 골목 구석구석을 방역하고 안심 스티커도 붙여 가며 이웃과 방문객을 안심시켰다. 임대료를 면제하거나 인하했다는 임대인의 소식도 들렸다. 정릉3동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은 길음동, 정릉동, 석관동, 안암동 등 성북구 전역으로 퍼졌다.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는 임차인에게 착한 임대인의 배려와 결단이 주는 위로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대구시민을 위해 보험을 해약해 받은 돈을 기탁한 주민도 있다. 그는 자신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라고 밝혔다. 그동안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고 살아온 만큼 이웃이 어려울 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는 전 국민을 울렸다. 서울시민과 대구시민이 지역의 벽을 허물고 돕고 나누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변화를 시민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이 방역과 확산 방지에 집중하도록 시민이 사각지대를 메우며 함께 든든한 방파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에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예언했다. 그러나 우리 시민의 선택은 천하무인(天下無人ㆍ세상에 남이란 없다)이었다. 네가 쓰러지면 나도 쓰러진다는 공동운명체로서 위기 극복을 위해 마음을 모아 보자는 ‘천하무인’을 선택한 것이다. 세계가 감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 대응능력 중심에 우리 시민이 있다.
  • 문 대통령 “4·19처럼 헌혈로 코로나19 극복…자랑스럽다”

    문 대통령 “4·19처럼 헌혈로 코로나19 극복…자랑스럽다”

    “매혈을 헌혈로 바꾼 계기가 4·19 혁명”“연대의 상징…오늘도 협력의 상징돼”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의 헌혈 동참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19 혁명 60주년인 이날 페이스북에 ‘4·19혁명과 헌혈, 나눔의 역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아직 혈액 보유량에서 8000여명분이 부족하다고 한다”며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헌혈은 서로의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사랑의 실천”이라며 “또한 가장 적극적인 나눔”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피를 사고팔던 시절이 있었다. 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기도 했다”며 “이 매혈의 역사를 헌혈의 역사로 바꾸게 된 계기가 바로 4·19혁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960년 4월 19일을 역사는 ‘피의 화요일’이라 부른다. 무차별 발포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부상자 치료를 위한 혈액이 부족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헌혈이 우리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는 것이 뜻깊다”며 “60년 전 그날처럼, 5·18 민주화운동 때도 시민들의 헌혈은 수많은 이웃을 구하며 연대의 상징이 됐고 오늘도 우리의 협력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 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 대통령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보유량 부족, 헌혈은 가장 적극적인 나눔”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아직 혈액 보유량에서 8000여명분이 부족하다고 한다”며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4·19 혁명 60주년인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4·19혁명과 헌혈, 나눔의 역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헌혈은 서로의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사랑의 실천이자 또한 가장 적극적인 나눔”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도 피를 사고팔던 시절이 있었다. 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 매혈의 역사를 헌혈의 역사로 바꾸게 된 계기가 바로 4·19혁명이었다”며 이 날의 의미와 헌혈을 연결지었다. 문 대통령은 “1960년 4월 19일을 역사는 ‘피의 화요일’이라 부른다. 무차별 발포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부상자 치료를 위한 혈액이 부족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이어 “헌혈이 우리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는 것이 뜻깊다”며 “60년 전 그날처럼, 5·18 민주화운동 때도 시민들의 헌혈은 수많은 이웃을 구하며 연대의 상징이 됐고 오늘도 우리의 협력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우리 국민들의 헌혈 동참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라면서 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 늘 감사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국 플로리다 해변 다시 개방하자 수백명 인파 몰려

    미국 플로리다 해변 다시 개방하자 수백명 인파 몰려

    미국 플로리다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해변을 폐쇄했다가 다시 일부 해변의 재개장을 허용하자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했던 해변의 재개방 여부를 지역 자치장의 재량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해변에서 조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건강을 위해 주민들이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같은 날 플로리다주 내 잭슨빌의 래니 커리 시장은 지정된 시간에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듀발 카운티의 해변을 재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막고자 수건이나 의자를 지참하는 것은 금지됐다. 커리 시장은 “이번 조치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당신의 이웃뿐만 아니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지침을 잘 따라 달라”고 덧붙였다.이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수많은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려들어 수영과 서핑을 즐겼다. 개방 조건이었던 거리두기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SNS에는 이들의 시민의식을 비판하는 ‘플로리다 멍청이들’(#FloridaMorons)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쏟아졌다고 더힐과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근 지역들도 잭슨빌을 따라 해변을 재개장할 전망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세인트오거스틴이 위치한 세인트존스 카운티도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해변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히메네스 마이애미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해변 재개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해변을 개방한 첫날 플로리다주 일일 사망자(58명)는 최다를 기록했다고 WP는 전했다. 지금까지 플로리다주 내 누적 확진자 수는 2만 5000여 명이며 사망자는 740명으로 집계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욕지고메원, ‘코로나19 ’성품기탁..통영시에 3100만원 상당 기능신발

    욕지고메원, ‘코로나19 ’성품기탁..통영시에 3100만원 상당 기능신발

    식품제조업체인 ‘욕지고메원’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등을 위해 3100만원상당의 성품을 경남 통영시에 기탁했다다. 19일 욕지고메원 등에 따르면 이 회사 김민경 대표는 최근 “지역 취약계층에 전해 달라”며 기능성 신발 160켤레 를 통영시에 기탁했다. 부산의 향토신발업체가 개발한 이 신발은 공인 기관의 임상실험을 통해 신체를 보호해주고 발의 피로도를 감소시키는 효능이 입증돼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 회사관계자는 “이번 성품 기탁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민과 부산지역 신발업계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업체는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매출액 감소 등 자신도의 어려움을 겪는데도 코로나19 위기극복에 힘을 보태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김대표는 “모두가 힘겨운 시기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지역사회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면서 “회사 설립이후, 통영시로부터 받은 다양한 지원을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탁하신 성품은 기능성 제품이니만큼 꼭 필요하신 분들에게 전달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욕지고메원은 부산 출신 김 대표가 욕지도로 귀촌해 설립한 식품 제조사다. 욕지도 특산품인 고구마에 청정 다시마와 사과를 첨가해 만든 ‘고메원도넛’이 주력 상품이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통영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고메원도넛은 지난해 ‘통영시 명품특산물 해풍내음’으로 공식 지정받았다. 또 고메원도넛 판매처인 서므로카페가 욕지도의 핫 명소로 알려지면서 이곳은 SNS 등에서 ‘욕지도맛집’, ‘욕지도 가볼만한 곳’ 대표 키워드 관광지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순천시민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부행렬 줄이어

    순천시민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부행렬 줄이어

    순천시민들의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부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17일 순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지만 ‘순천형 권분운동’에 참여하는 각계 각층의 도움이 계속 되고 있다. 권분은 조선시대 흉년이 들면 관청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부유층에게 재물 나누기를 권했던 미풍양속이다. 허석 순천시장이 지난달 제안한 이후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시민들과 함께 서로 나누고 돌보는 ‘순천형 권분’ 운동으로 퍼지고 있다. 온 국민의 관심이 국회의원 선거에 쏠렸던 지난 한 주간에도 기부의 손길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이상대 순천시 체육회장 500만원을 시작으로 14일에는 민주평통 순천시협의회에서 1000만원을 전달했다. 또 우제 ㈜일진공조 대표가 500만원, 팔둘회 회원들이 200만원을 기부했다. 선거가 끝난 지난 16일에는 현대제철 순천공장에서 1000만원, ㈜강남기술공사 500만원, 자원봉사협의회 200만원, 지본교회에서 50만원을 기탁했다. 현재까지 순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코로나19 극복 성금으로 기부된 총액은 2억 8500만원에 달한다. 1억 5700여만원 상당의 마스크 및 손세정제 등 기부물품도 접수됐다. 허 시장은 “누구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하기 위해 성금을 기탁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보내주신 기부금은 순천형 권분사업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호식이두마리치킨, 사랑 나눔 이어가…‘함께 그리고 도약’

    호식이두마리치킨, 사랑 나눔 이어가…‘함께 그리고 도약’

    상생의 대표브랜드 호식이두마리치킨(대표 홍윤원)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선행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대구 북구 관음점(점주 김용대)에서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사랑의 치킨을 전달한 데 이어 강원도 원주의 9개 가맹점에서는 1월부터 원주아동센터에 정기적으로 치킨을 후원하며 가맹점 단위의 사랑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상생을 바탕으로 한 가맹본부 단위의 사회공헌활동으로도 유명하다. 가맹점 700호, 800호, 900호, 1000호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700포, 800포, 900포, 1000포 사랑의 쌀을 기부해 오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달성군 ‘고마워요. 사랑해요’ 행사를 통해 현재까지 2500여 조손, 저소득 가정에 매월 치킨교환권을 전달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 구호 지원금 2억 원을 기부했다.이러한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선행들은 곧 가가호호 봉사단이라는 상생협력 봉사단으로 발전했다. 매년 소외된 이웃들을 대상으로 기부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가맹본부와 전국 각지에서 지역단위로 이웃들에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가맹점이 만나 새로운 봉사단을 구성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으로 구성된 호식이두마리치킨 가가호호 봉사단은 매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장애인, 어르신, 지역아동 등에 사랑 나눔 치킨을 전달하고 있다. 2020년에도 가가호호의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며 서울 신월1호점, 전북 송천2호점, 대구 침산점 등 전국 각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치킨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관계자는 “가가호호 봉사단은 그동안 소외된 이웃들에게 끊임없이 사랑 나눔을 실천해온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매월 전국 방방곡곡 지역 단위의 사랑 나눔을 실천하며 상생의 가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2020년 ‘함께 그리고 도약’을 키워드로 ‘Together with’ 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웠다. 창립 이후 20여 년이 넘도록 추구해온 가치인 상생을 발판삼아 고객, 가맹점주, 소외된 이웃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기업이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방법 어때요

    [달콤한 사이언스]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방법 어때요

    “우리 아이는 아기 때는 책읽기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책이라곤 쳐다보질 않아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가 아이들의 독서습관이다. 독서지도 전문가들은 책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멀리서 찾지 말고 부모의 평소 습관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모들은 휴대전화나 TV에 눈을 돌리고 있으면서 아이들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한다거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고 해놓고서는 슬그머니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두는 행위도 아이들이 책을 멀리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또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다른 아이들도 모두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이런 저런 전집류의 책을 사두거나 부모들의 기준으로 좋은 책을 사서 강요하기 때문에 독서를 등한시 하는 이유도 있다.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을 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 심리학·인간발달학과, 텍사스 오스틴대 심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아이들은 인과관계가 명확한 이야기책을 선호하고 그런 책들이 독서의욕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학의 최전선’(Frontiers in Psychology) 16일자에 실렸다. 독서는 이해력과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문장이해력이라는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과서조차 읽기 힘들어하고 제시된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성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아이들을 사물과 ‘왜’, ‘어떻게’라는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있는 ‘꼬마 과학자’라고 표현한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탐구심은 기본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탐구심과 인과관계에 대한 욕구가 독서라는 실질적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사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의 3~4세 어린이 48명을 대상으로 두 종류의 책을 3주 동안 읽혔다. 두 종류의 책 모두 동물과 관련된 내용이지만 한 종은 단순히 동물의 특징을 나열한 것이며 다른 한 종은 동물들의 행동과 특징을 인과관계에 맞춰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관찰 결과 아이들은 인과관계에 입각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는 책들을 더 선호했으며 책 내용을 더 오래 기억했고 다음 단계의 책을 좀 더 쉽게 읽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아이들의 독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와 흥미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나 선생님과 책을 함께 읽어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반사회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아이들이 직접 좋아하는 책을 고르도록 하는 것이 책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잃지 않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에이미 부스 밴더빌트대 교수(인지발달·학습심리학)는 “사람이 사물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인식하는 것이 인과관계이며 학습이라는 것도 단순히 사실을 암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우리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 원리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스 교수는 또 “모든 인지기능은 인과관계에서부터 시작돼 차츰 확장해나가는 만큼 독서를 어려워 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책들부터 읽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 노원구, 인적안전망 확충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한다

    서울 노원구, 인적안전망 확충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한다

    서울 노원구가 복지관과 요양기관 종사자, 동주민센터 직능단체 회원 등 다양한 인적 안전망을 활용해 위기가정 발굴에 적극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복지대상자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동 주민센터가 찾아가겠습니다’ 안내물 배포를 통해 각종 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긴급복지 지원제도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위기상황 발생 시 신고는 경찰서로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해 위기가정을 인지하더라도 주민센터로 연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따라 구는 관련 기관 종사자 교육과 공동주택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먼저 관련기관 종사자 교육이다. 다양하고 세분화 된 긴급복지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교육 PPT자료를 제작 배포해 복지관 등에서 교육 자료로 수시 활용토록 했다. 장애인 관련시설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및 장기요양기관, 의료복지시설 등 총 289곳과 지역 내 19개 동주민센터에 교육자료를 배포했다. 교육 자료를 바탕으로 각 기관은 종사자들에게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긴급복지지원과 신고의무자 제도 등을 상세히 교육, 종사자들이 위기가정을 적극 발굴하는 인적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주민센터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 등 각 직능단체 회의 시 긴급복지제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 위기가정을 적극 발굴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민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요양보호사, 생활관리사, 장애인활동 지원사 등 돌봄영역 종사자 2000여명에 대해서는 별도로 집합교육을 실시한다. 공동주택 등 거주지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가장 먼저 지역 내 아파트 1529곳에 홍보물을 배부했다. 홍보물에는 고지서, 전단지 등이 쌓여있거나, 계절에 맞지 않은 옷차림을 한 아이를 목격하는 경우 등 위기가정의 구체적 사례를 나열해 경비원과 통장, 이웃들이 이러한 사례 발견 시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동주민센터 연락처를 함께 실었다. 긴급복지 대상에 대한 사후관리도 철저를 기한다. 복지관련 종사자, 구민들이 동주민센터로 위기가정을 발굴해 신고하는 경우, 동에서 긴급여부를 판단하고 48시간 이내 현장을 방문해 선(先)지원 결정 후 후(後) 적격심사를 진행한다. 또한 필요 시 교육복지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연계를 주선한다. 지난해 구가 지급한 긴급생활지원금은 모두 4만 8000여건으로, 약 22억 2500만원에 이른다. 현재 구는 가정폭력, 방임, 학대 등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상담서비스를 위해 ‘위기가정 통합지원센터’를 노원경찰서와 연계 운영 중이다. 이밖에 본인과 돌봄제공자의 갑작스런 사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대상자에 대해 일시적으로 긴급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원구 돌봄SOS센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돌봄 공백과 위기가정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보부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없도록 홍보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뉴저지주 요양원에 시신 17구 층층이, 사인조차 파악 안돼

    뉴저지주 요양원에 시신 17구 층층이, 사인조차 파악 안돼

    에콰도르와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벌어졌던 참혹한 일들이 이제 미국 뉴저지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뉴저지주 북서부 앤도버 서브어큐트 재활센터 요양원은 지난 주말 25개의 시신 봉지를 주 보건 당국에 신청했다. 그리고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이 요양원에 시신들이 무더기로 있다는 익명의 전화 제보가 있었다. 경찰이 출동해 15일 뒤져보니 요양원의 영안실에 17구의 시신이 쌓여 있었다. 4구만 수용할 수 있는 비좁은 곳이었는데 네 배가 넘는 시신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다. 최대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지금까지 68명이 사망했는데 이 가운데 26명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전했다. 나머지 사망자들의 사인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17구의 시신 주인공들이 코로나19로 숨졌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17구 가운데 13구는 이웃 병원에 주차돼 있는 냉동 트럭에로 옮겨졌고, 나머지 네 구는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뉴저지주에서 가장 큰 요양원 가운데 한 곳이었는데 병원 두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76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41명이 병원 직원들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전역에서 어르신들이 머무르는 요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희생자가 나타나고 있다. AP 통신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요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면서 “뉴저지주 요양원에서만 47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필 머피 뉴저지주 지사는 이날 주 전역의 요양원에 대한 실태 파악을 주 검찰총장에게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17일 오전 6시 40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13만 4465명, 사망자는 14만 2148명인 가운데 미국은 각각 65만 4301명, 3만 1628명으로 나타났다. 뉴저지주에서만 7만 5317명이 감염돼 이 중 3156명이 세상을 떠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 도중 ‘미국의 재개’이란 이름의 3단계 경제활동 재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1단계로 ▲14일간 독감과 코로나19 같은 증상이 하향 곡선을 보일 것 ▲ 14일간 환자 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거나 검사 수 대비 양성 반응자 비율이 떨어질 것 ▲병원이 모든 환자를 치료하고 의료진을 위한 강력한 검사 프로그램을 갖출 것 등을 요건으로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는 주의 개인에 대해서는 사회활동을 재개하도록 허용해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은 계속 대피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병원, 요양원 등에 병문안도 금지된다. 우려했던 내용을 감안해서인지 이날 ‘미국의 재개’ 방안은 주 지사들이 자율적으로 경제활동 재개 여부를 판단하도록 융통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44년을 바늘에 실 가듯 해로하고 코로나19에 나흘 간격 운명

    44년을 바늘에 실 가듯 해로하고 코로나19에 나흘 간격 운명

    44년을 부부로 지내며 영원히 떨어질 것 같지 않았던 미국 뉴저지주의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나흘 간격으로 세상을 등졌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저지 닷컴이 전한 두 사람의 사랑 얘기는 영화에나 나올 법했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이웃에서 알고 자랐다. 알프레도 파바타오(68)는 성공한 의류 사업가의 아들이었고, 수사나 갈라파테(65)는 말을 키우는 집안의 딸이었다. 부모들은 반대했다. 내로라하는 남자 집안과 중산층 여자 집안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둘은 1976년 결혼해 다섯 아이를 뒀다. 부부와 어린 세 자녀는 2011년 미국으로 건너와 팰리세이즈 파크에 정착했다. 이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데 14년이나 걸리면서 훌쩍 자라버린 두 자녀는 필리핀에 남았지만 그들도 언젠가 미국으로 데려와 함께 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주일의 사투 끝에 스러지면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공중보건 일을 했는데 남편이 일하던 노스 베르겐의 하켄색 메리디안 팰리세이즈 병원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났다. 막내딸 셰릴은 “바늘에 실 가듯 엄마아빠는 떨어지지 않았는데 나란히 세상을 등지는 것도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수사나는 장기요양 병원인 베르겐 뉴브리지 병원의 간호사 보조원 일을 어떤 때는 12시간씩 해냈다. 알프레도는 몇년 전에 은퇴할 수 있었지만 잡역부로 계속 일했다. 올해 65회 생일을 지내는 아내와 함께 은퇴하기로 했다.필리핀에 남은 두 자녀 스티븐과 앤 미셸을 미국에 데려올 자격을 얻기 위해 바지런히 일해야 했다. 펠리세이즈 파크에 사는 셰릴과 언니 안젤라, 오빠 시빌까지 일곱 식구가 함께 지내는 것은 부부의 꿈이었다. 셰릴은 “부모님은 서로를 돌보고 가족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부모”라고 돌아봤고, 두 사람을 잘 아는 약사들은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었고 우리가 그들을 애도하는 유일한 사람도 아니다. 그들은 모두에게 사랑 받았다”고 말했다. 알프레도가 먼저 몸에 이상을 감지했다. 지난달 재채기를 시작해 성패트릭 데이(3월 17일)에 감기로 발전됐다. 알레르기 탓인가 했지만 다음날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튿날 한 의사가 권해 몇시간 뒤 그는 해켄색 메리디안에 입원했다. 그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셰릴이 아버지를 입원시킨 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도 섭씨 40도에 이를 정도로 고열에 시달렸다. 수사나는 병원에 가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뒤 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나흘이나 기다려야 했다. 결국 베르겐 커뮤니티 칼리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에서 긴 줄을 섰다. 일출 전에 나서도 워낙 줄이 길어 허탕을 친 날도 있었다.그러다 입원 나흘 만인 지난달 23일 알프레도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3층 응급실로 옮겨졌다. 다음날 새벽 5시 30분 수사나가 5층 병실에 입원했다. 감염 위험 때문에 면회가 금지돼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을 보지 못한 채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셰릴은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로 어머니에게 알렸다. 수사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실의 의료 장비가 작동음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셰릴은 미칠 것 같았는데 이윽고 수사나가 전화를 끊었다. 20분 뒤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본인도 오래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폐가 손상돼 숨쉬기조차 곤란하다고 했다. 몇 시간 뒤 졸도했고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부착시킨 채 응급실로 옮겼지만 끝내 같은 달 30일 눈을 감았다. 2주 이상 흘렀지만 딸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부모님 없는 삶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셰릴은 “부모님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00을 주셨다”면서 “그들은 좋은 상태에서 좋지 않은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장례 비용 때문에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에 페이지를 만들었다. 자녀들은 부모님 유해를 필리핀에 묻고 싶어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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