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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해운대 폭죽 난동 유감…연루자 가려내 조치할 것”

    주한미군 “해운대 폭죽 난동 유감…연루자 가려내 조치할 것”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서 미군 장병들이 폭죽 수십발을 터뜨리며 소란을 피운 데 대해 주한미군 사령부가 사흘 만에 공식적으로 유감 표명을 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7일 “지난 주말 부산에서 벌어진 (장병들의) 서투른 행동에 대해서 알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으로 부산시민이 느낀 불편함과 혼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주한미군을 힘들게 하는 행동”이라며 “한국인, 한국 문화, 법률과 규정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존중을 대변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병, 장병 가족, 군무원 등 모든 주한미군 인원이 근무 중이나 비번일 때 적절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들이 주둔국에서 미국의 ‘좋은 대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한국 사법 당국과 협조해 사건의 책임자를 가려낼 것”이라며 “모든 지휘관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둔국인 한국과 좋은 이웃이 되고, 강력한 한미 동맹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장병 등 외국인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서 시민을 향해 폭죽을 쏘고 소란을 피웠다. 폭죽 난동 당일 한 미군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드피플+] 엄마와 여동생 휠체어 태우고 350㎞ 걸어간 10살 소년의 용기

    [월드피플+] 엄마와 여동생 휠체어 태우고 350㎞ 걸어간 10살 소년의 용기

    한 인도 소년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휠체어에 태우고 무려 350km를 걸어서 이동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더뉴인디안익스프레스는 텔랑가나주의 10살 소년이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이 탄 휠체어를 밀며 350km 떨어진 카르나타카주까지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을 여의고 자녀 다섯을 홀로 떠맡았다.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나가려 했지만 장애가 있는 몸으로는 힘에 부쳤고 거리에 나앉아 구걸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결국 다섯 아이 중 삼남매는 처지를 딱하게 여긴 이웃 손에 맡겼다. 당장은 생이별이나 다름없는 선택이었지만, 형편이 나아지면 곧 삼남매를 뒤따라갈 생각이었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봉착했다. 인도 정부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전역에 봉쇄령을 내렸고 지역 간 주민 이동이 금지됐다. 구걸로도 끼니를 때울 수 없을 만큼 삶은 궁핍해졌다. 소년과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삼남매와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1단계 봉쇄 해제로 주민 이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길이 열렸다. 소년은 병원에서 구해온 휠체어에 걷지 못하는 어머니와 한 살배기 여동생을 태우고 집을 나섰다. 삼남매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 부산만큼이나 멀었지만 온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지체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동생이 탄 휠체어를 밀며 걸어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은 단번에 주민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리고 서울·부산 간 직선거리인 350km를 이동했을 때 드디어 구원의 손길이 전해졌다.현지 경찰은 국도변을 걷고 있는 소년과 가족을 발견해 보호소로 데려간 뒤 식사를 챙겨주었다. 집을 떠난 지 3주가 넘은 때였다. 경찰 관계자는 “혈육을 끝까지 지키려는 소년의 용기에 크게 감동했다”면서 “10살밖에 안 된 어린이가 가족의 재회를 돕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소년의 사연은 지난 5월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열흘 동안 1200km를 달려 고향으로 향한 15살 소녀 쿠마리를 연상시킨다. 쿠마리의 아버지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리까지 다쳐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봉쇄령으로 대중교통이 끊긴 탓에 고향으로 돌아갈 길도 요원했다. 하지만 딸 쿠마리 덕에 귀향할 수 있었고, 이들 부녀의 사연은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문제는 봉쇄령 해제 이후 인도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7일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1만9664명으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누적 확진자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2만159명으로 집계됐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 때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확진 및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달 봉쇄 해제 1단계를 발령하며 주민 이동 제한을 완화하고 식당, 쇼핑몰, 호텔, 종교시설 운영을 허용한 인도 정부는 이달 6일부터 주요 유적지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도시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다시 도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감염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천영미 교육기획위원장,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공로패수상

    천영미 교육기획위원장,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공로패수상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천영미(더불어민주당·안산2) 위원장은 그간 헌신적인 노력으로 전반기 교육기획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7일 공로패를 받았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지난 2년간 경기도교육청과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소통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잇따른 개학연기 등 다양한 문제들이 학교현장에서 발생하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전국 최초로 ‘경기도교육청 감염병 예방 조례‘를 제정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 해소 및 교육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천 위원장은 ‘경기도 학교자치 조례’ 제정으로 학교의 자율권을 증진시켜 실질적인 학교자치를 구현하도록 근거를 마련했으며, 교육위원으로서 전국적 관심사였던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등 경기도가 혁신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해 나가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천 위원장은 “오늘 이 공로패를 수상하게 된 것은 모든 교육기획위원들의 열정과 전문위원실 직원들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역 주민, 소외된 이웃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현장의 소리를 적극 대변해 경기도와 안산 지역, 경기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주택 현관 앞에 나타난 두다리 잃은 거대 악어

    美 주택 현관 앞에 나타난 두다리 잃은 거대 악어

    최근 미국의 한 주택 현관 앞에 거대한 악어 한 마리가 엎드린 채 쉬고 있다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CNN에 따르면, 악어보호단체 크록 엔컨터스는 지난달 30일 오전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한 주택에서 몸길이 약 2.6m의 악어 한 마리가 현관 앞에 엎드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해당 주택의 한 거주자는 이 단체에 이날 이른 아침 현관문을 열었는 데 커다란 악어 한 마리가 문 앞에 엎드려 있었다면서 악어를 쫓아내려고 시도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당시 악어는 편안하고 그늘진 곳에서 쫓겨나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악어는 포획 전문가들에 의해 현관에서 쫓겨날 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박살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이날 집 앞에는 악어 포획을 구경하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몰려왔지만, 부상자가 나올 우려가 있어 이들 인파를 당시 출동한 전문가들이 해산시켰다.또 몇몇 이웃 주민은 이날 포획 전문가들이 출동하기 전 우체부나 택배 배달원이 문제의 악어를 미처 보지 못한 채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배달 멈추세요! 택배는 여기 두세요! 악어가 현관 앞에 있어요!!(정말이에요)”라고 쓴 벽보를 붙여놓기도 했었다.특히 이날 출몰한 악어는 오른쪽 앞다리 전체와 왼쪽 뒷다리 일부를 잃은 상태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악어 포획 전문가들은 이 악어는 다른 악어와의 싸움에서 두 다리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시 주택 현관 앞에서 쫓겨난 악어는 현재 이 단체가 운영하는 악어 수용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진=크록 엔컨터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족처럼 대해줘 고맙습니다”... 기초수급자 할머니의 기부 사연

    “가족처럼 대해줘 고맙습니다”... 기초수급자 할머니의 기부 사연

    “가족처럼 대해 줘 고맙습니다.” 지난 5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 사회복지과에 연세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관내 교남동에 거주하는 경모(82) 할머니로, 평생 어렵게 모은 4500만원을 기부하기 위해 온 것이다. 경 할머니는 “나에게는 평생에 걸쳐 모은 큰 재산인 만큼 어려운 시절 나를 가족처럼 대해 준 구청 직원을 위해 써 달라”고 밝혔다. 경 할머니는 최근 임대주택 입주자에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택의 임차보증금을 돌려받고 다시 임대주택 입주금을 내면서 생긴 차액 4500만원을 구청 직원들을 위해 써 달라고 기부한 것이다. 경 할머니는 오래전 남편이 사망한 뒤 자녀 없이 오랜 세월을 홀로 살아왔다. 파출부, 청소부 일로 생계를 이어 오다가 2004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됐다. 2015년 종로구에서 홀몸 여성 어르신을 위해 추진한 ‘마음 꽃이 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 같이 따뜻하게 대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경 할머니는 “그간 종로구에서 홀로 사는 나를 수급자로 선정해 먹고 잠자는 데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와줘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종로구 직원 1200여명이 마음을 모아 그간 지역사회 내 어려운 이웃들을 살뜰히 살피고 묵묵히 애써 온 시간들을 보상받는 기분”이라며 “어르신의 아름다운 마음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차별금지법’은 ‘이웃 사랑법’이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차별금지법’은 ‘이웃 사랑법’이다

    예수가 2020년 한국에 있다면 ‘차별금지법‘을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 지난 6월 29일 정의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2006년 국가 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입법을 권고한 이후 7차례나 추진됐지만, 지금까지 매번 법안 통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돼 온 것은 기독교인들이다. 또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표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전염병처럼 ‘동성애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며 성 소수자 혐오를 수용하는 사람들이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이번에도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자마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한국교회수호결사대’ 등과 같은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490여개 집단이 모여 ‘진평연’(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연합)이라는 기이한 이름의 단체 발족을 위한 창립준비위원회까지 모였다.이들이 이렇게 ‘차별금지법’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차별금지법’ 안에 포함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항목이다. 사랑을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삼고 있는 예수를 ‘따른다’는 종교적 정체성을 내세우는 기독교 단체들이 성 소수자들을 ‘차별’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지독한 모순이다. 도대체 예수는 이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다른 인간을 그들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에 근거해서 ‘차별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예수’는 누구인가. 예수는 유대 문화 한가운데에서 등장했다. 예수의 등장은 유대교 안에 있던 선민의식에 근거한 종족우월주의와 종족중심주의를 넘어서서,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 신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유대인만의 신’이 이제 ‘인류의 신’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는 유대교의 ‘종족적 자기중심주의’(particularism)로부터 인류 전체를 위한 ‘보편주의’(universalism)로의 혁명적 전이를 만들게 된다. 종교적·철학적으로 중요한 코즈모폴리턴 정신을 담게 되는 것이다. 코즈모폴리턴 인간 이해에서 인간은 두 종류의 소속성을 가진다. 하나는 자신이 태어난 땅에 소속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우주 즉 코스모스에 소속된 존재이다. 철학적으로 보자면 타자는 그가 누구인가에 상관없이 나의 ‘동료 인간’이며 기독교적 용어로는 모든 인간이 ‘신의 자녀’라는 이해이다. ‘모든 인간이 신의 형상으로 창조됐다’는 인간의 존재론적 평등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는, 서구에서 노예제도 폐지 운동이나 여성의 참정권 운동 등 다양한 평등 운동의 인식론적 토대를 놓았다. 따라서 진정한 기독교인들이라면 한 사람의 인종, 나이, 시민권,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장애, 계층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신의 형상을 지닌 평등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예수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 메시지는 ‘무조건적 사랑과 환대’이다. 그는 유대주의 전통이 강조하던 ‘이웃 사랑’을 ‘원수 사랑’으로까지 확장함으로써 ‘사랑’의 의미를 혁명적으로 급진화한다. 예수는 ‘자신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라’(마가 12:31, 마태 5:44)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예수가 ‘자신을 사랑하듯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는 것은 추상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구호가 아니다. 예수는 이웃 사랑의 요구가 얼마나 구체적이며 치열한 개입을 요청하는 것인지를 그의 메시지에서 분명하게 명시한다. ‘최후의 심판’(마태 25: 31~46)이라고 불리는 예수의 이야기는 ‘신·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구체적인 것이고 복합적인 성찰과 행동 그리고 연대가 필요한 것임을 제시한다. 예수의 화법은 사실적 표현 너머 매우 심오한 은유들을 사용한다. 예수의 메시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때로는 상충하는 해석들이 공존하는 이유이다. 예수의 ‘최후 심판’ 이야기에 보면 대심판관인 신은 ‘심판의 시간’에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눈다. 이 이야기에서 예수는 ‘양’과 ‘염소’라는 메타포를 사용한다. ‘염소’로 분류된 사람들은 ‘영원한 형벌’을 받고 ‘양’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매우 특이한 점은 이 최후 심판의 기준이다. 예수가 제시하는 심판 기준은 6종류의 다양한 타자들을 어떻게 대했는가이다. 즉 배고픈 사람들, 목마른 사람들, 낯선 사람들(stranger), 헐벗은 사람들, 아픈 사람들 그리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책임을 했는가가 바로 최후 심판의 기준이다. 이러한 다양한 범주의 사람들이 모두 ‘이웃’이라는 예수의 강력한 메시지이다. 이웃 사랑의 책임을 다한 사람만이 소위 ‘영원한 생명’을 받고, 그 책임을 수행하지 않은 사람은 ‘영원한 징벌’을 받는다. 예수의 ‘최후 심판’이라는 이야기를 세밀하게 보면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첫째, ‘종교적 소속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어느 종교에 속했는가라는 종교적 소속성이 아니라 어떻게 타자에게 환대와 사랑을 실천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웃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은 분리불가하다는 것이다. 사회의 가장 주변부에 있는 소수자들에게 한 것이 곧 ‘신’에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셋째, 신 사랑과 이웃 사랑이란 엄중한 책임이 요청되는 매우 구체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옥에 갇힌 사람’이란 무엇인가. ‘감옥’이 상징하는 불의한 제도, 편견과 혐오가 인간에 대한 환대와 사랑을 막게 될 때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환대하고, 불의한 것에 대한 저항과 모험을 택하는 정치적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예수가 말하는 ‘낯선 사람들’이란 미등록 이주자, 난민, 성 소수자 등 다양한 근거로 해서 사회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들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낯선 사람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환대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이 예수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이 점에서 예수의 이웃 사랑의 메시지는 ‘해답’이 아닌 커다란 책임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 배고픈 사람, 목마른 사람, 낯선 사람, 헐벗은 사람, 아픈 사람 또는 감옥에 갇힌 사람이란 누구이며 이들에 대한 책임적 환대와 사랑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대교의 전통에서 ‘이웃’이란 유대인들만을 의미했다. 그러나 예수는 그 유대교 전통이 지닌 ‘이웃’의 종족중심성을 훌쩍 넘는다. ‘원수 사랑’까지 이웃의 범주를 확장한 의미이다. ‘나 사랑·이웃 사랑·원수 사랑·신 사랑’이 분리불가하다는 강력한 메시지인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비로소 신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신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요한1서 4:8). 기독교가 ‘예수’를 호명하면서 그 존재 의미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예수의 핵심적 가르침인 ‘포괄적 이웃 사랑’을 해야 한다. ‘신·예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예수의 주된 관심사였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사랑과 환대’가 아니라, 반대로 혐오와 차별을 한다면 그들은 예수의 가르침의 맥락에서 볼 때 신을 외면하는 이들이다. 성서의 예수는 선언한다. 소수자들에 대한 환대와 연대가 곧 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그래서 성 어거스틴은 묻는다.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한다고 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2020년 예수가 한국에 출현한다면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던질 질문은 무엇일까. 예수는 결코 ‘당신은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해서, 헌금하고, 매주 출석했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성서에서 드러난 예수의 메시지에 따르면 예수가 지금 여기에서 던질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성별 정체성, 장애, 나이, 학력, 용모, 성적 지향, 종교, 시민권 등 여러 가지 근거에서 차별받고 배제되는 사람들을 당신은 외면하거나 배척하고 혐오했는가. 아니면 그들과 연대하고, 환대와 사랑을 나누었는가.’ 2020년 한국적 맥락에서 예수의 메시지를 적용해 보자면 ‘차별금지법’은 예수적 ‘이웃 사랑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포괄적 ‘이웃 사랑법’의 충분조건을 만들어 가기 위한 필요조건 중 지극히 기본적인 시작이다.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자크 데리다의 말이다. 데리다의 말을 다시 쓰자면 ‘정의는 기다려서는 안 된다’. 2020년 ‘차별금지법’ 발의가 예수를 따른다는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저지’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하게 ‘지지’돼 통과되기를 나는 희망한다.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아니, 더이상 기다려서는 안 된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목포시, 코로나19 자가격리 위반한 60대 형사 고발

    목포시가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 조치를 어긴 무단 이탈자를 고발했다. 목포시보건소는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A(65)씨가 지난 4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격리 수칙을 위반한 것을 확인하고, 형사고발 조치했다. A씨는 광주 44번 확진자 접촉자로 지난달 30일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됐다. 당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자가격리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시 보건소에서 대상자에 대해 앱 등으로 수시 감시 하던 중 이날 연결이 되지 않아 담당직원과 목포경찰서 직원이 자택을 방문해 무단이탈 상황을 적발했다. A씨는 자택에 핸드폰을 두고, 자차로 본인 소유의 농장을 방문했다.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 지속발생에 따른 지역사회 전파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이탈자 고발 및 안심밴드 부착 등 자가격리 관리방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가격리 준수는 우리 가족과 이웃, 지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예방책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기고] 곡예사의 꿈

    [기고] 곡예사의 꿈

    공중 그네를 타는 곡예사 이야기다. 우연한 기회에 조쉬 그로반(Josh Groban)이 작곡한 ‘렛미폴’(Let me fall), ‘나를 추락시켜 주오’라는 노래를 영상으로 들었다. 이 노래는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 ‘퀴담’(Cirque du Soleil-Quidam)의 공연 가운데 곡예사의 삶을 그린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좋은 음악은 배경화면이 있으면 가사 내용에 맞는 메시지를 보고 들으면서 선율을 따라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된다. 곡예사는 천장에서 내려온 밧줄이 자신을 지탱해 줄 거라는 믿음 하나로 온 몸을 맡기고 위험한 줄타기를 한다.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대편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공중으로 솟구치는 동작을 반복한다. 때로는 줄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허리 힘 만으로 무게 중심을 잡는다. 곁에 있는 곡예사와 함께 공중회전을 하고, 두 팔과 다리를 이용하여 온갖 무늬를 만들어낸다. 어쩌면 인생과도 같다. 처음은 혼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웃과 동행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자를 구하고 자신도 도움을 받는다. 노래가 끝날 때 출연자 모두가 어울려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사랑과 화합의 장면을 연출한다. 얼마나 인간다운 모습인가. 내가 어린 시절 가까운 동네에 서커스단이 심심찮게 찾아왔다. 그들의 마지막 무대는 언제나 공중서커스 공연이었다. 그네를 타고 반대편에 있는 동료를 잡고 돌아오거나 그네를 흔들다 맨몸으로 공중 돌기를 하며 건너오는 동료를 거꾸로 잡기도 한다. 나는 양쪽에서 줄을 타고 오르내리는 예쁜 얼굴에 몸매도 가냘픈 여인들에게 푹 빠졌던 적이 있다. 서커스 공연의 으뜸은 줄에서 떨어질 새라 관중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곡예를 하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노래의 주인공은 차라리 추락하고 싶다고 했다. 추락은 두렵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기도 했다. ‘내가 추락하게 놔두세요. 다시 오르는 것도 놔두세요. 두려움과 꿈이 충돌하는 순간이 한번은 있는 법. 내안의 누군가가 나의 용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미래의 내가 될 그 누군가가 날 붙잡아 줄 겁니다.’ 하지만 곡의 다음 부분에서는 추락하려는 것은 두려움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싶기 때문이라고 노래한다. ‘내가 추락한다면, (…) 난 아무것도 붙잡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출 겁니다. 당신도 이런 모든 쓸모없는 두려움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추락하길 원한다면, 날 잡아도 좋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추락할 때 누릴 수 있다. 곡예사는 늘 긴장 속에서 추락의 공포를 느끼면서 줄을 탄다. 그러기에 차라리 줄을 놓아 추락해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하고, 추락하면서 무한한 자유로움을 느끼는 상상도 할 것이다. 곡의 가사처럼 밧줄 놓기를 원하는 곡예사에게 추락이야 말로 용기 있는 자아와 자유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처럼 온갖 사회 제도나 인연과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 인생은 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위로 오르기도 하지만 끝이 어딘지 모르고 추락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있다. 질병이나 이별의 아픔, 실패와 좌절의 순간이 닥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멋진 인생을 사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평상심을 가지고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날개를 달듯 잘 나간다고 우쭐대거나 자만하면 언젠가 추락하고 만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 나오는 대장장이 발리안처럼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긍지와 자존감을 지켜내는 자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누린다. 이문열의 장편 연애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가 출판된 후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한 적이 있다. 첫사랑과 재회한 연인들이 갈등과 상처를 이기지 못해 죽음으로 결별하는 내용이다. 이 제목은 오스트리아의 시인 바하만의 시집 ‘다스 슈피일 이스트 아우스’(Das Spiel ist aus·유희는 끝났다)에서 따온 것으로, 원래 의미는 날개가 있기에 추락한다는 메시지이다. 하지만 날개가 있기에 날고, 날 수 있기에 추락도 하는 것이지만, 노래 중의 곡예사처럼 진정한 자유를 위해 추락하고 싶다면, 그리고 추락하면서도 오르고 싶은 욕망이 함께 있다면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힘차게 날 수 있으리라. 오늘도 곡예사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꿈을 꾼다. 불안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기적을 이루는 그런 꿈을 꾼다. 마치 산속 비탈진 언덕 아래에 뿌리를 내리고 울창하게 자란 소나무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오솔길의 후미진 곳에서 분홍빛 활짝 피운 철쭉꽃 군락처럼. 김국현 수필가·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와 공동체의 빈틈/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와 공동체의 빈틈/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마라.”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가끔씩 들었던 말이다. 돌아보면 전쟁의 비극을 직접 겪었던 어른들의 공포와 경계심을 느낄 수 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말이 떠올랐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자 ‘3밀(密)’(밀집, 밀폐, 밀접)을 강조하면서다. 여러 사람이, 닫힌 공간에서, 촘촘하게 모이면 감염 위험이 높으니 사람 간 거리를 두라는 얘기다. 전쟁의 난리통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거 어른들의 되뇜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와의 사투는 현재진행형이며, 끝내고 싶어도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쉽사리 끝낼 수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6개월 전 질병관리본부의 1월 20일자 보도참고자료는 이렇게 적고 있다. ‘검역 단계에서 해외유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 확인,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상향.’ 그게 발단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됐다. 겨울에서 봄으로, 다시 여름으로 바뀌었지만 코로나19는 좀처럼 기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회적 동물, 혼자서는 동떨어져 살아갈 수 없는 존재, 코로나는 그런 사람의 속성을 파고들며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서울·경기 등 수도권으로, 다시 대전·광주로 바이러스는 우리 공동체를 헤집고 다닌다. 코로나19는 무증상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고 감염 속도도 워낙 빨라 집단 발생 사례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4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환자 가운데 집단 발생 관련 사례는 77.8%에 이른다. 1만 3030명 가운데 1만 141명이다. 상당수가 요양원이나 병원 입원환자, 방문판매업체 종사자, 콜센터나 물류센터 직원 등에서 나왔다. 60~70대 고령의 기저질환자에 넉넉지 않은 생활을 꾸려나가는 열악한 현장 노동자까지, 바이러스는 사회적 약자들의 약점을 교묘하게 공략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렇게 바이러스는 우리 공동체의 허약하고 소외된 빈틈을 파고든다.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사회안전망에 미처 걸러지지 않은 채 건강을 위협받고 생계까지 걱정하며 이중고를 겪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한켠, 그 빈틈의 열악한 환경에서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이웃들이다. 힘든 시기, 고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교회나 사찰을 찾은 이들 중에도 집단 감염된 사례가 있다. 그렇다고 종교시설을 꺼린다면 힘겹고 지친 이웃들은 어디서 누구에게 하소연하고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을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주 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입원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병상이 부족해 제때 입원하지 못한 20대 정신과 환자가 의사를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고가 편견을 키우고 편견이 방치를 불러와 모두가 위험해지는 악순환’이라며 백종우 경희대병원 교수는 착잡해했다. 이웃과 약자들의 소외와 그늘, 바이러스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다시 예전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리석은 질문일지 모른다.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무분별한 난개발, 자연과의 공존을 거부한 인간의 욕망,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은 공동체의 허약한 고리와 소외된 약자의 빈틈, 그 틈새가 메워지지 않는 한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우리 곁에서 번식하고 살아남아 집요하게 그 대가를 요구할 테다. 코로나19는 공동체의 빈곳을 파고들며 상흔을 남기고 있다. 우리 사회의 그늘과 치부를 선연히 드러내 보이며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추궁하는 듯하다. 방역 당국은 우리나라 같은 일일생활권에서는 언제든 어디서든 코로나19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피할 수 없는 상황,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변하는 수밖에 없다. ckpark@seoul.co.kr
  • 재난지원금처럼 사라진 손님… “동행세일은 남의 집 잔치”

    재난지원금처럼 사라진 손님… “동행세일은 남의 집 잔치”

    5월 지원금 지급 후 반짝 살아났던 경기 코로나 지속 탓 6월 중순부터 발길 끊겨 “‘동행세일’ 백화점·대형마트만 유리할 것지역상권에 필요한 재난지원금 재검토”“긴급재난지원금을 벌써 다 써버렸는지 매출이 다시 줄어서 걱정입니다.” 지난 5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후 반짝 살아나는 듯했던 시장 경기가 다시 얼어붙으면서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상인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숨통을 틔워 줬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재난지원금 소진 이후의 상황이 벌써 도래한 것 같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지난 3일 찾은 경기 성남 분당구 수내동의 금호행복시장. 1992년 건립된 주상복합건물 지하 1개 층과 지상 2개 층에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 식당 등 170여개 상점이 몰려 있어 고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시장 곳곳에 ‘온누리상품권 환영’,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라고 적은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지만 상인들은 이미 지원금 지급 이전 불황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야채류를 판매하는 강종태(61) 상인회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이 시작된 지난 5월 중순부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죽었던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러나 지난 6월 중순부터 다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을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약발이 두 달도 가지 못하고 사라진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강 회장은 “성남시에서 소상공인 경영안정비로 업체당 100만원 지원해준 것과 각종 세금 감면 등의 힘으로 간간이 버텨오다가 재난지원금이 풀려 단비 같이 생각했는데 두달도 안돼 소진되었는지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정부의 도움도 도움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고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시장도 살고 상인들도 살수 있다”면서 “6일 월요일부터 ‘동행세일’에 들어가는데 걱정입니다. 지금 같은 분위기로 봐서는 손님들이 몰려 것 같지가 않아요. 동행세일에 단골 손님들을 웃으며 만 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시장 내 한 식당은 테이블과 의자가 텅텅 비어 있었다. 각종 전류를 팔던 매대 중에는 영업을 중단한 곳도 보였다. 시장에서 만난 한 업주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줄을 서야 사 먹을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아예 사람 자체를 구경하기 힘들다. 종업원 채용은 엄두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수입물품을 판매하는 상인 A씨는 “우리 가게도 그렇고 이웃가게를 둘러봐도 장사가 안 돼 손님은 안 보이고 재고만 잔뜩 쌓여 있다”면서 “정부가 요즘 ‘동행세일’을 실시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와는 상관없는 남의 집 잔치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은 전통시장이나 지역상권 위주로 용처를 제한하기 때문에 시장 상인은 재난지원금 제도가 좋다. 할인 세일로 손님을 모을 수 있는 동행세일은 백화점이나 마트만 유리하다”고 호소했다.경기 광명 광명전통시장에서 수육 등을 파는 이항기(65) 시장 이사장은 “재난지원금이 풀릴 때는 하루 카드매출이 30만~40만원이 되었는데, 7월 들어서는 하루 3만~4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며 울상을 지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과 단체모임을 할 수가 없어 수육이 안 팔리자 견과류 판매로 업종을 임시 교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광명전통시장은 노점을 포함해 400여 점포가 있고, 하루 3만여명의 소비자가 다녀가는 곳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고객이 확 줄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당장 진정 기미가 없는 만큼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한 번 더 지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또 아동학대… 쓰레기집에 세살배기 방치

    또 아동학대… 쓰레기집에 세살배기 방치

    최근 아이를 여행용 가방 안에 가둬 숨지게 하는 등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3살 된 아이를 쓰레기 더미 근처에 살게 하면서 언어폭력을 일삼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입건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5일 “아이가 더러운 곳에 살면서 가족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아이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대예방경찰관(APO)을 투입했고, 여성가족부와 아동보호전문기관도 함께 투입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모(3)양은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차 있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집 대문 앞이나 마당에 쓰레기를 쌓아 둬 악취까지 풍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족들이 평소 박양에게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이웃 주민들에게 종종 들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함께 사는 할머니는 “소리는 질렀어도 때리지는 않았다”며 박양을 학대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아이는 현재 보호시설로 옮겨진 상태다. 경찰은 어머니와 할머니를 비롯해 함께 살던 다른 가족들도 조사해 언어폭력 외에 추가적인 신체적·정서적 폭력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가해자를 특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쓰레기 더미 근처에서 아이를 지내게 한 것에 대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 외에 같이 살던 삼촌들도 있어 좀더 조사해 봐야 피의자 범위를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밖의 혐의가 있었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수감중 모친상’ 안희정, 형집행정지 결정…정치권 조문(종합)

    ‘수감중 모친상’ 안희정, 형집행정지 결정…정치권 조문(종합)

    검찰이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안 전 지사는 이르면 6일 새벽 복역 중인 광주교도소에서 일시 석방될 예정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이날 안 전 지사가 낸 형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기간은 9일 오후 5시까지다. 안 전 지사 모친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찾아 조문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도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떠났다. 안 전 지사의 대학 후배이자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 의원은 “우리 아버지도 제가 징역살이할 때 돌아가셨다”며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면서 말을 아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민주당에서는 윤호중·이광재·기동민·박용진 의원과 이규희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안희정 전 지사, ‘기타 중대한 사유’로 형집행정지 애초 법무부는 6일 오전 광주교도소에서 귀휴심사위원회를 열고 안 전 지사의 특별귀휴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 안 전 지사가 신청한 형집행정지를 받아들였다. 형사소송법상 형집행정지 요건은 수감자가 형 집행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염려가 있을 때, 70세 이상일 때, 임신 후 6개월 이후, 출산 후 60일 이내, 직계존속이 중병·장애 등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을 때,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등 7가지다. 안 전 지사는 ‘기타 중대한 사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은 이날 오후 8시 안 전 지사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했다. 기한은 9일 오후 5시까지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고 현재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한편 안 전 지사의 모친 국중례씨는 전날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안 전 지사 모친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7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안 전 지사는 2남 3녀 가운데 셋째다. 안 전 지사는 그의 저서에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어머니는 집에 이웃이 찾아오면 꼭 따뜻한 밥 한 끼라도 해먹이셨다. 초등학교 때 소풍 가는 날이면 어머니는 김밥을 싸 오지 못하는 내 친구들 몫까지 10인분이 넘는 도시락을 싸주셨다”고 썼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9년 만에 얻은 쌍둥이, 기르던 개 습격으로 숨져

    [여기는 남미] 9년 만에 얻은 쌍둥이, 기르던 개 습격으로 숨져

    9년 만에 겨우 얻은 생후 26일 된 쌍둥이 자매가 기르는 개에게 습격당해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브라질에서 일어났다고 데일리스타 등 외신이 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바이아주 피리파에서 지난달 23일 29세 동갑내기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생후 26일 된 쌍둥이 자매 안과 아날이 기르는 개 한 마리에게 습격당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헤지스와 일라이니 노바이스 부부가 5년째 기르고 있는 래브라도래트리버와 아메리칸 폭스하운드 믹스견은 평소 순종적이고 얌전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사고는 일라이니가 침실에 쌍둥이 자매와 개를 남겨두고 집에 찾아온 이웃 주민과 잠시 얘기를 나누던 짧은 순간이 일어났다. 아이들의 격한 울음소리에 황급히 침실로 달려간 일라이니는 래브라도래트리버가 아이들을 덮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크게 충격받았지만, 재빨리 개를 끌어냈다. 하지만 미숙아로 태어난 이들 쌍둥이의 복부가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 때마침 집에 찾아온 이웃이 간호사였기에 응급처치를 했고 아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대해 쌍둥이를 맡았던 담당의사는 “쌍둥이 중 한 명은 이미 개에게 물친 상처가 치명상이 돼 숨진 상태였다. 다른 한 명은 이송될 때까지 숨을 쉬었지만 심장 마비를 일으켜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쌍둥이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이들 부부는 9년 만에 쌍둥이를 얻어 매우 기뻐했다고 친척들은 말했다. 그중 한 친척은 “온순하던 개가 돌변한 이유는 아마 쌍둥이의 탄생으로 부부의 관심과 애정이 자신에게 쏟아지지 않아 질투했던 것 같다”면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일라이니는 이번 사고의 충격으로 병원에서 쓰러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웃주민은 “간신히 얻은 쌍둥이였기에 비극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고였다”면서 “쌍둥이를 귀여워하던 부부의 마음을 생각하면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쌍둥이 자매는 제왕절개술로 1개월 정도 일찍 태어났으며 이들이 세상을 떠난 날은 기이하게도 출산 예정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0]미치가미 “한일중 3국, 코로나19 공조·협력 강화해야”

    [2000자 인터뷰 40]미치가미 “한일중 3국, 코로나19 공조·협력 강화해야”

    3국 사무국 9년간 ‘한중일 협력’, 고유명사 돼 코로나 긴박한 대처 중에도 3국 정보교환 이뤄져 한일 봉쇄조치 없이 코로나 극복한 공통점 있어 코로나 종식은 아직 멀어, 3국 긴밀한 협력 필요 3국 GDP 전세계의 24%이지만, 상호 이해는 부족 3국 정상회의 올해 한국이 의장국, 적극 협력할 것미치가미 히사시 한일중 3국 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은 6일 “코로나19 전에도 그랬지만 사태 이후에도 3국이 긴밀히 정보교환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올해 3국 정상회의 개최 시기는 미정이지만 계속 모멘텀을 유지하며 의장국인 한국에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치가미 총장은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동아시아는 국경을 초월한 공급망과 시장이 발전의 기반이었는데,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면서 “조속한 경제 회복을 위해 3국 간 경제·무역, 교통·물류, 관광, 특허 장관회의를 통해 회복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미치가미 총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Q. TCS는 어떤 조직이고 무슨 일을 하는가. A. 한국, 일본, 중국은 역동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한 지역으로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TCS는 3국의 국제협정에 따라 2011년 서울에 설립된 국제기구다. 사무국은 세 나라의 공동이익을 위해 정부 간 협의 및 민간 각 분야의 교류를 맡고 있다. 정부 간 협의체는 70개 이상이 있다. 코로나19 전까지는 활발하게 운영됐다. 지난해 12월에만 정상회의와 4개 분야의 장관회의가 개최될 정도였다. 사무국은 특히 청소년, 지방, 문화, 경제 등 민간교류를 중시하고 있다. Q. 2011년 9월 발족했으니 8년 9개월 됐는데 업적이라면. A. 정부 간 협의가 늘었다. 2011년 이후 교육, 농업, 스포츠, 수자원 등을 포함해 총 21개 분야에서 장관회의가 운영되고 있으며, 사무국이 실무에 참여·지원하는 영역이 확대됐다. 캠퍼스 아시아(대학생 교류), 어린이 동화교류를 지원하고 기자 및 청소년 교류,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 세미나 및 기업인 포럼 개최, 통계집 발간, 공통 한자 어휘집 발간 등의 사업도 했다. 이제 한일중 협력은 고유 명사가 됐다. 양자 관계의 더하기 이상의 의미가 있고, 3국 공동 이익을 위해 삼각형 체제로 운영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Q. 코로나 사태를 맞아 동북아 3국의 협력이 보다 절실해졌다. 기대했던 협력은 이뤄진 게 별로 없다고 느껴진다. A. 보건장관회의는 2007년 발족 후 3국의 감염병 협력체제를 구축해 왔다. 강력한 코로나19를 막을 수는 없었지만, 각국이 국내 대처에 몰두하는 시기에도 3국 당국 간 정보교환이 이루어졌고, 앞으로 이러한 공조와 협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한일중의 외교장관회의와 보건장관회의 등이 화상회의로 개최됐다. 대면 회의 및 교류는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하루 속히 활발한 활동을 재개했으면 한다. Q.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일본과 비교해 본 소감은. A. 법도, 국민의 요구도 달라서 코로나 대책은 나라마다 당연히 다를 것이다. 한일중 3국, 특히 한일 두 나라는 강제적인 봉쇄조치(lockdown) 없이, 서양 등에 비해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훨씬 적어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에서는 집단감염(클러스터) 확산 차단에 주력함으로써 대처에 성공했다. 한국은 강력한 행정적 대처와 국민들의 협조, 인력 동원 등이 뒷받침된 점이 인상적이며 행정, 의료진, 국민의 분투가 결합됐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완전한 종식은 멀었다. 최근 들어 감염이 약간 늘어나고 있어 낙관은 금물이다. 지난 2일에는 3국의 대표적인 전문가가 모이는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3국의 대처를 더 알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3국이 국제사회에 공헌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성과다.Q. 비전통적 안보 영역으로서 환경문제나 감염병에 대한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앞으로 3국과 TCS는 대화와 협력의 수준을 어떻게 높여갈 계획인가. A. 환경 및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장관회의가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국 모두에 있어 매우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이며, 당국 간 정보 교환이 필수적이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 총 21차례의 회의가 개최됐고 풍부하고 다층적인 협력이 축적돼 있다. 3국 간 공동행동계획이 있으며 비지니스 및 시민단체들 간의 회의도 개최된다. 보건장관회의는 3국 모두에 중요한 과제인 고령화, 사회복지, 의료 분야 등에 대한 대책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사무국이 3국의 우수 대처 사례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환경, 고령화, 재해 등에서 먼저 문제가 닥친 일본 사례가 한중의 참고가 될 것이다. Q. 경제 회복이 포스트 코로나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A. 동아시아는 국경을 초월한 공급망과 시장이 발전의 기반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조속한 회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3국 간 경제·무역, 교통·물류, 관광, 특허 장관회의가 예정돼 있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받아 회복이 절실히 필요한 분야들이다. 코로나와 같은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감염이 다시 동아시아에서 발생한다면 3국에 더 결정적인 타격이 될 것이며 이를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Q.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있었고, 개별적인 양자 정상회담도 열렸다. 올해 개최 전망과 의제는. A. 장관회의를 화상으로 3개 분야에서 개최했고, 의사소통의 제약 속에서도 앞으로 계속 시도해 나갈 것이다. 정상회의 시기는 미정이지만, 모멘텀을 유지하며 논의해 나가겠다. 의장국인 한국에도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Q.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서 공사를 지낸 일본 외교관 1호이다. 한중의 비슷하고도 다른 면을 관찰했을 것이다. A. 한일중을 합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4%, 승용차 생산의 50%를 차지한다. 거대한 경제 공간이지만 그에 맞는 상호 이해는 많이 부족하다. 한국에서는 ‘외모가 비슷한 일본·중국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3국은 사고방식, 가치관 등에서 차이가 크고 서로를 잘 모른다. 잘 안다는 전제로 출발하기보다 모르는 상대방으로부터 배운다는 자세가 건설적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문화 공사를 지냈는데, 중국의 많은 명문 대학에서 일본 문화 행사가 활발했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보지 못했다. 대사관이 주최하는 일본 문화 행사도 서울보다 베이징이 훨씬 많다. 일본의 유력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중국인들이 한국인보다 더 관심이 많다. 언어에 대한 관심은 귀중한 지식과 우정, 행복의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언어를 통해 먼 나라의 문물, 선진 지식, 인정, 역사 등을 알게 되고 취직이나 승진에 유리하다는 실리도 있다. 3국은 한자를 쓴다. 과학, 사회, 철학, 의식, 혁명, 연애 등 일본제 단어가 적지 않다고 중국인이 가르쳐줬다. 예를 들어 화학, 전기는 중국제, 물리, 전화는 일본제 단어다. 영어 단어를 발음하는데도 중국, 일본이 비슷한 사례가 있다. ‘마라톤’의 ‘ㅌ’을 일중은 ‘ㅅ’으로 발음하고, ‘닥터(의사)’는 일중이 ‘닥’대신 ‘독’, ‘덕’으로 발음한다.Q. 주한일본대사관 정치과장, 문화원장, 총괄공사, 부산총영사 등 한국 근무가 길었다. 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현직 일본 외교관에게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A. 1998년 한일공동선언으로 양국은 새롭고 전향적인 시대를 개척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현저하게 늘어났고, 한국인의 일본 관광도 늘었다. 그러나 최근 10년 넘게 양국은 매우 불편한 관계에 있다. 오태규 주오사카 한국총영사는 오사카는 물론 주변 현의 지사들이 식사 자리를 마련해 줬다고 한다. 반면 내가 부산총영사로 있을 때는 몇 번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장께서 “어려운 현안 이야기는 싫다”며 만나주지 않았다. 일본은 소비와 비지니스의 대상 뿐만이 아닐 것이다. 민간 교류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도 국가 간의 신뢰 위에 꽃피는 것이다. 한국은 이웃나라와의 관계 구축에 더 신경을 쓰면 좋다고 본다. Q.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에서 중국 작가 루쉰(魯迅)의 ‘세상에 희망이 있나. 그건 땅에 길이 있나라고 묻는 것이다. 처음부터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야 길이 생긴다’라는 말을 인용했다. A. 많은 사람의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길이나 희망이 생긴다는 의미다. 조용한 용기를 주는 좋은 말이다. 한일 관계는 90년대까지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문제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도외시하거나 ‘잘 되겠지’라는 근거없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21세기에도 인간 사회의 근본은 똑같다. ‘자연에 맡겨서’는 잘 안되고, 많은 사람의 의식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일중 협력과 관련해 정부, 민간에서 노력해 오신 분들이 많다. 그 노력에 감사드리며 그 길이 지속·확대되기를 바란다. 미치가미 히사시 총장은->1958년생으로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83년 일본 외무성에 들어간 뒤 외교관 생활의 상당 부분을 한국과 중국에서 보냈다. 주한일본대사관 정치부 참사관, 문화원장, 총괄공사, 부산총영사를 지낸 자타공인의 ‘한국통’이다. 한국어로 인터뷰를 막힘없이 진행할 정도로 우리말이 유창하다. 저서로는 ‘일본 외교관, 한국 분투기’, ‘외교관이 본 중국인의 대일관(對日觀)’,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 등 다수가 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강남구 폭염 취약 위기가구 집중 발굴

    강남구 폭염 취약 위기가구 집중 발굴

    서울 강남구는 다음달 말까지 여름철 폭염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가구를 집중 발굴·지원한다고 3일 밝혔다. 발굴대상은 2만 1677가구로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수급자 중 ▲만50~64세 중장년 1인가구 4999가구 ▲가계소득이 없는 1만 4514가구 ▲반지하 거주 1884가구 ▲전기료 체납·금융이자 연체 등 위기에 처한 미취업 일용근로자 280가구다. 강남구는 심층상담 후 긴급복지지원 제도를 통해 가구별 30~100만원을 지원한다. 또 반지하 등 폭염취약 가구에는 에어컨, 쿨매트, 선풍기 등 냉방용품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복지플래너, 우리동네돌봄단, 복지통반장 등이 집집마다 홍보에 나서는 한편, 문자 및 전화, 카카오톡 채널 ‘강남좋은이웃’ 등으로 비대면 발굴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강남구는 1일부터 저소득 취약 어르신 558명을 대상으로 여름용 스카프 1매와 덴탈마스크 10매를 전달하고 있다. 또 지난달 강남·역삼·삼성세무서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강남·수서경찰서 ▲서울강남우체국 등 관내 공공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촘촘한 사회복지망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창원시립예술단 3·15의거 6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공연

    창원시립예술단 3·15의거 6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공연

    경남 창원시 창원시립예술단은 3·15의거 6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를 오는 16·17일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4일 밝혔다.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는 지역 대표 민주화 역사로, 대한민국 현대사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3·15의거 정신을 시민들에게 감동적인 드라마로 전달하기 위해 제작한 오페라다. 시립예술단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지난해 3월 갈라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오페라 찬란한 분노는 1960년 3월 15일, 자유당의 불법 부정선거와 폭력, 불의에 항거한 마산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마산 시민들의 정의를 향한 저항정신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창원시립예술단은 오페라 찬란한 분노는 3·15의거 당시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유와 민주, 정의를 외치며 불의에 당당하게 맞선 평범한 이웃과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진해 출신 오페라 감독 신선섭이 총감독을 맡고, 한국 오페라계 실력파 연출가 김숙영이 대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작곡은 한국 작곡계 떠오르는 별 김대성, 지휘는 이동신 지휘자가 맡았다. 상임지휘자 공기태가 이끄는 창원시립합창단과 소프라노 김신혜, 테너 민현기, 바리톤 박정민, 소프라노 배성아, 바리톤 정명기, 테너 이해성, 테너 이희돈, 바리톤 김정대, 바리톤 어달호 등이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웅장한 관현악 연주와 함께 열창한다. 시는 창원시립예술단이 창작오페라 제작을 위해 오랫동안 지역 민주화 관련 원로들과 자문위원들로 부터 자문을 받고 조사를 하는 등 3·15의거의 자유, 민주, 정의 정신을 오페라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국내 정상급 제작진과 14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출연진이 함께 하는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가 3·15의거 민주화 역사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좌석은 모두 예약제로 지정한다. 공연 및 예약 자세한 사항은 창원시립예술단(055-299-5832)으로 문의하면 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주민들의 동네이야기 한곳에” 청주시 동네기록관 만든다

    “주민들의 동네이야기 한곳에” 청주시 동네기록관 만든다

    청주시와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공모를 통해 동네기록관 만들기를 진행한다. 4일 재단에 따르면 동네기록관은 주민들이 동네 이야기와 일상의 역사, 이웃들의 발자취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수집하고 기록해나가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청주 지역을 기반으로 사진, 음악, 미술, 도시재생, 독립서점 등 장르와 형태 구분 없이 문화공간을 운영 중인 개인·단체 가운데 ‘동네기록관’을 희망하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공간 크기 등은 제한이 없다. 희망자는 청주문화재단 홈페이지 www.cjculture.org 에서 지원서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한 뒤 오는 14일부터 31일 오후 5시까지 이메일(alswjd0114@cjculture.org)로 제출하면 된다. 재단은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통해 10개 안팎의 공간을 선정할 예정이다. 동네기록관에는 1곳당 최대 2000만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선정된 동네기록관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지속 운영해야 하며 해마다 평가를 통해 최대 1000만원의 프로그램 운영비가 추가 지원된다. 동네기록관은 마을의 역사가 담긴 사진을 전시하고 관련 책자나 자료들을 수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마을공동체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거나 마을기록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할수도 있다. 이 사업은 기록을 주제로 청주가 문화도시에 선정됨에 따라 마련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유일하게 푸틴의 ‘차르 야망’에 ‘Nyet(아니오)’ 외친 네네츠 자치주

    유일하게 푸틴의 ‘차르 야망’에 ‘Nyet(아니오)’ 외친 네네츠 자치주

    강한 러시아를 만들어 차르란 평가를 듣고 싶어 안달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도록 한 1일 개헌 국민투표가 78%란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장기 독재에 신작로를 깔아준 높은 지지율이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얼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러시아 연방의 지방 행정조직 85개 가운데 딱 한 곳은 푸틴에 반기를 들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전했다. 그곳은 바로 북극 아래 네네츠 자치주다. 그야말로 순록 떼를 몰고 다니는 이들이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푸틴에 반대하는 깃발을 들어올린 것이다. 수도 모스크바로부터 1600㎞ 떨어진 곳인데 3만 7490명이 투표에 참여해 55%가 반대 표를 던졌다. 연초 크렘린이 개헌 국민투표 회부안을 만지작댈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주민들은 푸틴의 권력이 확고해지고, 이웃 아르칸겔스크와 합병되면 자신들의 고장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줄어들어 더 궁핍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주의 지사들은 지난 5월 13일 대략의 합병 일정을 합의해 서명했다. 9월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은 취소했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불안해 한다. 이번에 손질된 헌법 40곳 가운데 ‘러시아 영토 일부를 분리하는 행동과 행동 조장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이곳 주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지역 기업인 타탸나 안티피나는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은 항의의 방법으로 (개헌 국민투표에) 반대 표를 던졌다. 이렇게 해서 모스크바 당국의 관심을 끌고, 여기에 우리도 살고 있다고, 우리도 의견이 있다고 말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주에 1만 5000명의 서명이 담긴 합병 반대 청원서를 들고 모스크바를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역시 반대 표를 던졌다고 밝힌 올가 본다레바는 지난 5월 이후 주민들이 계속 합병 반대 시위를 벌여왔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 채팅 방을 통해 “매일 플래시몹 시위를 했고, 일인시위도 했고, 4일에는 자동차 행진 시위 등 지역 당국이 우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해 해변에 있는 정식 등록 유권자 32명인 볼롱가 마을에서는 모두 17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모두가 반대 표를 던졌다고 했다. 크렘린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지역 유권자들이 반대 표를 던질 권리가 있지만 이들은 “절대적인 소수”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용산을 밝혀준 모범구민 찾아요

     서울 용산구는 용산구민대상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고 4일 밝혔다.  밝고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주민과 단체를 찾는다. 추천 부문은 효행상, 봉사상, 협동상, 모범가족상, 특별상 등 5가지다.  추천 대상은 용산구에 5년 이상 거주한 구민으로 각 분야에서 구민 화합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자이다. 특별상은 거주지 제한이 없다. 추천 기간은 다음달 7일까지다.  후보자 추천은 주민 30명 이상이 확인한 서명부를 거주지 관할 동 주민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구청 부서장, 동장, 관계단체 대표, 법인, 학교장, 구의원 등도 추천 가능하다. 관련 서식은 구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효행이 지극하고 가족과 이웃을 돕는데 앞장선 자에게는 효행상을, 지역사회 발전과 공공 봉사활동에 공헌이 현저한 자에게는 봉사상을, 법질서 확립 등 국민운동추진과 주민 단결에 솔선한 자는 협동상을, 3대 이상 동거가족으로 이웃에 귀감이 되는 가족은 모범가족상을 받는다. 특별상은 특정 분야에서 국내외 활동으로 명성을 떨친 전문인과 용산구를 빛낸 단체를 선별한다.  부문별 1명 내외로 수상자를 선정해 8월에 공적내용 현지실사를 거친 뒤 9월에 공적심사위원회 심사를 이어간다. 시상은 27회 용산구민의 날인 10월 18일에 실시한다. 수상자 인물 조각이 새겨진 상패를 지급한다.  1994년 시작된 용산구민대상은 지난해 매주 이태원에서 유기견과 유기묘에 대해 입양행사를 여는 비영리 단체 ‘유기동물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수상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아름다운 용산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민을 찾는다”며 “지역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분들이 선정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추천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허가 없이 아무 배나 ‘無法 바다’… 어민들 “北中 누가와도 몰라”

    허가 없이 아무 배나 ‘無法 바다’… 어민들 “北中 누가와도 몰라”

    “바다에 나가면 죄다 레저보트여유. 해무가 자주 끼는 요즘에는 코밑까지 다가오는 것도 몰라 깜짝깜짝 놀래유.”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 어촌계장 박기복(70)씨는 2일 “레저보트가 고장이 잦아 표류하고 어선과도 자주 충돌하는데 아무런 통제를 안 한다”면서 “보트도 위치발신장치를 달도록 해 어선처럼 누구 것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이런 허술한 상황에서 북한 애들이 보트를 타고 무더기로 밀고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했다. 밀입국 중국인한테 해상 경계가 3차례나 뚫린 태안 앞바다는 수많은 어선, 해삼 등을 훔치는 절도단 보트, 낚시와 물의 향연을 즐기는 레저보트와 카누 등이 마구 뒤엉켜 있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피서객과 낚시꾼도 들끓어 바다와 해안은 배와 인파로 넘친다. 남북 관계 경색으로 군함과 경비정까지 늘어 서해안 전역에 긴장감까지 감돌지만 밀입국 차단 실패로 안보 해이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선박 식별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레저보트 등 식별불가 선박 뒤섞여 혼잡 박씨는 속사포로 불만을 쏟아냈다. “대충 면허 따고 1500만원만 주면 보트를 사유. 이걸로 몇 명이 밤낮을 안 가리고 몰아대며 낚시하고, 어민들이 피땀 흘려 만든 해삼·전복·바지락 양식장도 마구 돌아다니쥬. 그런데도 단속하지 않아유.” 박씨는 “이러다 보트와 부딪치면 해경이 (덩치가 커 가해자이기 십상인) 어선만 잡는다”면서 “레저보트가 점점 늘어 큰일”이라고 했다. 이어 “밀입국 사건과 남북 갈등이 심해선지 군함도 자주 보인다”며 “그래도 밀입국 때처럼 또 뚫릴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23일 두 번째 밀입국 보트를 발견해 신고한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어촌계장 이충경(49)씨는 “주말이면 마을 앞바다에 레저보트가 수두룩하다. 동호회들도 1인용 카누를 차량에 싣고 우르르 몰려온다”면서 “안개가 끼면 보통 위험한 게 아닌데도 출항신고 절차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피서철인 요즘 주말에는 외지인이 1500명이나 몰려온다. 얼마 전보다 4~5배 늘었다”며 “주민들이 애써 키우는 해삼, 전복 붙은 돌을 마구 뒤집어 싸우기도 한다”고 했다. 태안에 등록된 레저보트만 493척, 전국적으로는 3만척에 이른다. 문희경 태안군 주무관은 “주로 수도권 보트족이지만 전북, 강원도에서도 온다”고 전했다. 서울 2316척, 경기 5093척이다. 문 주무관은 “등록 대상이 아닌(엔진을 달지 않은) 카누는 몇 척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밀입국 보트도 수산물 도둑 살피다 발견 밤이 오면 유튜버들이 들이닥친다. 바닷가나 얕은 물에서 조개 등을 잡는 ‘해루질’을 찍으려고 20~30명씩 떼로 온다. 이씨는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바닷가를 헤집어 놓는다”며 “5년 전부터 이런 일이 일상이 되다 보니 밤에 사람이 몰려다녀도 의심을 안 한다”고 했다. 그는 “6월부터는 바닷물이 맑아지는 ‘청물’ 때여서 도둑도 날뛰는데 요즘은 해삼이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밀입국 보트도 수산물 도둑이 있는지 살피다가 발견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마을 앞바다 해삼 양식장을 망원경으로 보다가 해안 쪽으로 돌리니 외진 자갈밭에 보트 한 척이 있더라. 수상해서 다가갔더니 보트에 있는 물품이 다 한자로 쓰여 있었다. 어민은 잘 안 갖고 다니는 우비도 있고. 기름통이 지난 번 이웃이 발견한 밀입국 보트에 있던 것과 똑같더라”고 회고했다. 이씨는 곧바로 군부대에 신고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4월 20일에도 중국인 5명이 밀입국하고 버린 1.5t급 고무보트가 발견됐다. 밀입국자들은 태안이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가장 가깝고 이 가운데 의항리는 해경 파출소가 없어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3년 전쯤 파출소가 철수하면서 북쪽으로 학암포파출소가 8㎞쯤, 남쪽으로 모항파출소가 10㎞ 떨어져 있어 해변의 경계가 좀 허술하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해경이 해체돼 조직과 인력을 축소하면서 파출소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오래전에 주민 편의 등을 이유로 해변 철조망까지 철거돼 육지 침투가 훨씬 더 쉬워졌다. ●서해, 섬 많아 레이더 피하기 쉬워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에서 태안까지 바닷길로 360㎞가 넘는다. 이번 밀입국 보트는 시속 30노트(55㎞) 정도로 7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14~17시간이 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트로 왔다”는 이들의 진술로 미뤄 엔진과열 등을 우려해 20노트(37㎞)로 몰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4~7시간이 더 걸렸다. 서해안 지역 사단 작전보좌관을 지낸 이득운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동해와 달리 서해는 섬이 많다. 레이더를 피하려고 섬 옆에 은폐하면서 천천히 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거꾸로 대한민국 최대 규모 8조원대 사기범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한 곳도 태안이다. 조희팔은 2008년 남면 마검포항에서 어선을 타고 영해 12해리(22㎞)를 넘어 공해상까지 간 뒤 중국 배로 갈아타고 도주했다. 당시 태안해경 서장은 직위 해제됐다. 서해안은 2000년대 전까지 간첩 침투 사건이 적잖았다. 1980년 9월 태안 천수만에서 간첩선이 적발돼 간첩 8명이 자폭하고 1명이 생포됐다. 1995년에는 남파간첩 2명이 권총과 독총으로 무장하고 충남 부여에서 군경과 교전을 벌이다 1명이 사살되고 김동식이 생포됐다. 교전 중 경찰 2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반잠수정으로 서해 공해를 거쳐 제주 성산포로 침투한 뒤 부여에서 접선하다 발각됐다. 이 교수는 “1990년대까지 간첩 침투가 많았는데 2000년대 들어 개방화와 제3국을 통한 위장취업 등 다른 수법이 많아 뜸해졌다”면서 “과거 간첩 사건을 보면 당일침투는 소형 보트로 북방한계선(NLL)을 바로 넘어 서해안 일대로 잠입했고 당일 이상은 모선으로 공해까지 갔다가 보트로 바꿔 타고 침투했다. 정보활동과 요인암살이 주요 목적이었다”고 했다. 태안 해상은 해경 경비정과 해군 함정, 해안은 육군이 초소 등을 설치해 감시 중이다.●“밀입국 사건은 군경의 안보 해이 보여 준 것” 최근 태안 밀입국 중국인은 모두 양파밭 등 취업이 목적으로 대공 용의점은 없다고 분석된 가운데 지역 32사단장, 세종경찰청장, 세종시장 등은 지난달 12일 세종시청에서 통합방위협의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남침투 시 국가 중요시설이 있는 세종과 대전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태안에서 100㎞ 남짓한 이곳은 정부세종청사 등이 있고 삼군본부도 가깝다. 이 교수는 “이번 밀입국 사건은 변명의 여지 없이 군경의 안보 해이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서해안을 통한 무장간첩 침투가 아주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만큼 야간에 운행하는 소형 보트나 미승인 선박은 무조건 추적 검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월 20일(5명), 5월 23일(8명), 6월 4일(5명) 발견된 밀입국 보트를 타고 온 중국인 18명 중 4명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특히 5월 23일 보트에는 총책이 탔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해경 관계자는 “총책을 잡으면 다른 밀입국자들의 행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총책 검거에 모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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