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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 도사동, 취약계층 돕는 ‘두꺼비 재능기부’ 사업 추진

    순천 도사동, 취약계층 돕는 ‘두꺼비 재능기부’ 사업 추진

    순천시 도사동이 최근 주민자치회와 함께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두꺼비 재능기부 문화확산’ 봉사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도사동은 지난 15일 도사동 청년회와 협업해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 4가구를 대상으로 지붕 개량, 화장실 수리, 도배·장판 교체 작업 봉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이 혼자 하기 힘든 물건 옮기기, 주택 안팎 청소 등 환경정비 활동도 실시했다. 김선중 주민자치회장은 “재능기부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어 뿌듯하고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손길이 필요한 곳곳을 찾아 도움을 드리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서하 도사동장은 “주거 취약계층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도사동 주민자치회와 청년회에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통한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사동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두꺼비 재능기부 문화확산’ 사업을 시행해 주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주거 취약계층을 발굴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등 어려운 이웃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봉사활동이다.
  • 네타냐후 “라파 공격, 민간인 가둔채 안 한다” 140만명 어떻게 대피?

    네타냐후 “라파 공격, 민간인 가둔채 안 한다” 140만명 어떻게 대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하마스 소탕을 위한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민간인들이 대피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을 그곳(라파)에 가둬둔 상태에서 (작전을) 진행하려는 게 아니다”며 “우리는 그들이 전장을 떠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파에 남아있는 테러리스트(하마스) 부대를 제거하려는 우리 목표는 민간인이 라파를 떠나도록 하는 일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을 너무 약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게 만드는 휴전 협정은 평화를 전진이 아닌 후진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곧바로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대대적인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 163일째 이어진 전쟁을 통해 가자지구 대부분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접경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은신해 있을 것으로 보고 진입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도시에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전쟁의 포화를 피하기 위해 몰려든 피란민이 최대 140만 명 가량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 시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며 만류하고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하마스 소탕 등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선 라파 지상전이 불가피하다며 최근 이스라엘군의 라파 작전까지 승인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는 금명간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될 예정인 하마스와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해선 “이스라엘을 약화하고 적대적인 이웃(하마스)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만드는 협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하마스는 휴전 협상의 조건으로 가자지구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철수와 영구 휴전 논의 등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숄츠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이 역내 평화를 매우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그는 장기간의 전쟁과 이스라엘군의 봉쇄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기아에 허덕이는 상황도 감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의 이스라엘 국민을 위한 지속 가능한 안보는 팔레스타인과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데에 해결책이 있다”라며 “테러는 군사적 수단만으로 물리칠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행복한 사람은 자기에게 있는 것을 사랑한다

    [최보기의 책보기] 행복한 사람은 자기에게 있는 것을 사랑한다

    “요리란 그저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텃밭 역시 단순히 농작물을 가꾸는 일이 아니다. 모두 삶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일이다. 살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음식이 어찌 생계와 식도락만을 위한 도구이겠는가.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일이다. 나는 살림을 하면서, 요리를 하면서, 김서령 작가가 말하는 삶의 맛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행복이 어떻게 우리를 찾아오는지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실린 얘기는 그런 얘기들이다. 맛이 아니라 삶을 요리하는 레시피. 행복을 찾기 위한 레시피다. 모두가 나름의 레시피를 찾아 행복하기를 빌어본다.”고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니다. 제목에 들어있는 ‘레시피’는 요리법이 아니라 행복법이다. 아내로부터 반강제로 부엌(주방)과 살림을 빼앗은 지난 20년 동안 집 안팎의 일상을 더하기, 빼기 없이 있는 그대로 썼다. 물론 저자가 온전히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요리, 살림, 도시농부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재택근무가 가능했던 직업 덕이므로 알콩달콩 달달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대신 ‘행복이란 밖에서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으면 독서의 대가는 충분하다. 굳이 요리나 살림, 텃밭 농사 같은 일이 아니라도 어느 것 한 가지에서 진지한 삶의 의미와 보람을 건져 올리고 있다면, 그것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데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누구든 행복을 자각할 자격이 있음을 『아내를 위한 레시피: 펜 대신 팬을 들다』로부터 깨닫기 바란다. 스스로 지은 별명이 ‘붥덱(부엌데기)’인 저자는 내공 깊은 번역가, 저술가인데 거기다가 우리나라 야생화에 대한 조예도 매우 깊다. 요리, 살림, 농사, 야생화 탐방 같은 ‘사소한(?) 일상’을 통해 어떻게 가족, 이웃들과 행복한 연대를 얻게 되는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본주의가 규정하는 행복의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저자의 탁월한 정신과 사유를 음미하게 될 것이다. 나와 가족,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사소한 일상이 내게는 없는지 찾아보기도 할 것이다. 부러워하면 지는 것, 불행한 사람은 자기에게 없는 것을 한탄하고, 행복한 사람은 자기에게 있는 것을 사랑한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피의 라마단’…이 공습으로 한자리 모인 팔 가족 36명 참사

    ‘피의 라마단’…이 공습으로 한자리 모인 팔 가족 36명 참사

    이스라엘과의 전쟁 과정에서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의 대가족이 라마단을 맞아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15일 저녁 라마단을 맞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한 건물에 모여있던 타바티비 가족 36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타바티비 가족은 라마단을 맞아 가자지구의 한 집에 모여 저녁 식사를 준비 중이었다. 이번 전쟁으로 난민이 됐다가 오랜 만에 모두 한 자리에 모였으나 타바티비 가족에게는 이날이 ‘피의 라마단’이 됐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족이 모여있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무려 36명의 가족과 친척들이 사망한 것. 이번 공습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모하메드 알 타바티비(19)는 천에 덮힌 시신을 가리키며 “이 분은 어머니, 이쪽은 아버지와 고모, 이들은 내 형제들”이라면서 “우리가 집 안에 있는 동안 그들이 폭격을 가했다. 어머니와 친척들은 음식을 준비 중이었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보도에 따르면 공격 당시 이스라엘군은 테러 공작원들을 표적으로 작전을 진행 중이었으며 현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사도 무함마드가 경전 쿠란을 계시받은 일을 기리는 신성한 달로 지난 11일 시작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휴전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라마단이 시작된 것. 라마단 기간이 되면 이슬람교도들은 일출부터 일몰 시까지 음식은 물론 물도 입에 대지않는다. 다만 해가 지면 가족과 지인, 어려운 이웃 등을 초청해 함께 성대하게 만찬을 차려 저녁을 먹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16일 기준 최소 3만1553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사망했다. 다만 하마스는 사상자 집계에서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하지 않는다.
  • 인접 지자체 ‘윈윈 어깨동무’ 활발…관광벨트 사업 공동 추진 등 협력 강화

    인접 지자체 ‘윈윈 어깨동무’ 활발…관광벨트 사업 공동 추진 등 협력 강화

    인접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관광자원 등을 한데 묶어 관광벨트를 조성하는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 고령군은 지난 15일 고령군청 대가야홀에서 성주군, 경남 합천군과 거창군 등 가야산과 인접한 4개 지자체가 가야산 관광산업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남철 고령군수, 이병환 성주군수, 김윤철 합천군수, 구인모 거창군수를 비롯해 50여 명의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야산권 광역 관광개발계획 수립 ▲지역연계 관광상품 개발 ▲공동 관광브랜드 구축 및 홍보마케팅 협력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가야산권 광역 관광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지자체별 세부사업을 구체화한다. 이들 지자체가 가야산권 관광벨트 조성에 나선 배경에는 달빛철도(대구~광주)와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등 2개의 동서남북간 철도교통 인프라가 가야산권에 구축되면 역세권이 만들어지면서 지역 간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대구와 광주를 연결한 거대경제권이 형성돼 가야산 관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것도 한몫했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달빛철도와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으로 미래를 향한 중요한 변곡점을 맞게 될 4개 지자체가 초광역 협력해 상생발전의 동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 강진군과 해남군, 영암군은 지난 12일 ‘강해영(강진+해남+영암) 프로젝트’ 업무협약 및 동행 선포식을 가졌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3년 동안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및 브랜딩과 프로그램 개발 운영 ▲프로젝트 관광 콘텐츠 활성화 및 역량 강화 ▲강해영 방문의 해 추진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충남 금산군과 부여군, 공주시, 전북 무주군과 대전 유성구가 참여하는 백제문화권관광벨트협의회는 지난 2월 정기총회를 열어 백제권 테마관광상품개발과 관광박람회 공동참가, 공동 홍보마케팅, 축제 교류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전남 광양시와 곡성·구례군, 경남 하동군 등 섬진강권 4개 시·군 ▲경남 김해시·양산시와 부산 북구·사하구·강서구·사상구 등 6개 ‘낙동강’ 이웃 도시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 강원 영월군 등 3도 접경지역 지자체들도 손잡고 문화관광 교류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 꿈 잃은 심장 향한 ‘빈 살롱’의 꽉찬 외침… 도전의 설렘으로 채워 보라!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꿈 잃은 심장 향한 ‘빈 살롱’의 꽉찬 외침… 도전의 설렘으로 채워 보라!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낭만 하면 떠오르는 공간, 살롱문학, 철학, 예술, 어떤 주제든토론하고, 연주하고, 상상하던 곳‘살롱의 슈퍼스타’ 조르주 상드사랑하고 연결하고, 뜨거웠던‘열린 예술의 유토피아’로 자리매김그저 휴식의 공간 넘어당장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역동적 실천 잃지 말라는거대한 울림 진동하는 ‘미래 꿈터’ ‘낭만’이라고 하면 당신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현실에서 허락되지 않은 온갖 꿈들이 떠오른다. 이루어지지 못할 꿈이라도, 언제까지나 간직하고 싶은 마음. 젊은 시절의 열정과 이상을 간직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직은 늦지 않았다’며 서로의 꿈을 무조건 응원해 주는 모임이라도 만들고 싶다. 꼭 엄청난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그저 축하하고 싶은 사소한 기쁜 일이라도 생기면, 아는 사람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다 초대해 작은 파티를 벌이고 싶은 마음. 그리하여 낭만 하면 떠오르는 공간은 ‘살롱’(Salon)이다. 문학과 철학과 예술에 대해 언제든 마음 내키는 대로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 수 있는 곳. 누군가는 피아노를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누군가는 열띤 토론을 하고, 누군가는 차를 마시며 차분히 책을 읽어도, 서로의 ‘자기다움’을 해치지 않는 그런 자유로운 모임이 가능한 곳. 내게 그런 ‘낭만적인 꿈’을 되찾아준 곳이 바로 19세기 ‘살롱’의 성지, 파리의 낭만주의 미술관(La Musée de la Vie Romantique)이다. 해외에서 너무도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면 ‘이런 곳이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잠 못 이룰 때가 많았다. 높이나 규모 면에서는 이제 한국도 아쉬울 것이 없지만, 걸작이 셀 수 없이 많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 같은 곳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부러움이 앞선다. 방대한 컬렉션과 뛰어난 작품성, 역사적 의미까지 한데 어우러져 있는 박물관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럴 때 나는 ‘작가들의 집’을 상상해 본다. 멋진 예술가가 살았던 집을 도시 한복판에 복원하는 것은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복원에는 ‘창조적 시선’이 필요하다. 단지 어떤 유명한 예술가의 유품을 전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예술가의 삶이 지금 여기의 우리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내게 그런 상상을 가능하게 해 준 곳이 바로 파리 낭만주의 미술관이었다. 화가 아리 셰퍼의 집이자 아틀리에였던 이곳을 국가에서 매입해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파리 낭만주의미술관. 이 아름다운 미술관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셰퍼 자신만이 아니라 ‘19세기의 프랑스 낭만주의’ 그 자체였다. 그때 그 시절의 낭만주의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는 인물이 바로 작가 조르주 상드였다. ‘쇼팽의 연인’으로도 알려진 상드의 유품들과 초상화가 이 낭만주의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다. 조르주 상드가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작가로서의 뛰어난 재능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기적으로 ‘살롱’을 개최해 예술과 문학과 철학적 비전을 나누었던 당시 아티스트들의 열정 때문이기도 했다. 이곳은 19세기 낭만주의 미술의 컬렉션 기능도 하면서 ‘살롱의 슈퍼스타, 조르주 상드의 유품이 남아 있는 집’으로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철학에 관한 온갖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새로운 우정과 사랑과 연대감이 싹트던 공간. 그곳에서 상드는 예술가들의 수많은 인연의 네트워크를 가능케 한 명실상부한 살롱의 중심이었다. 지금은 방문객들이 향기로운 베이커리와 커피, 차를 즐기며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르의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것 또한 이곳의 장점이 됐다. 과거와 현재의 뜨거운 만남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런 공간의 공통점이다. 우리도 지역마다 그 지역 태생 예술가의 삶을 기념하고, 관람객들이 자신의 꿈을 대입해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예술가가 남긴 유품이나 작품을 고스란히 가져오는 것이 어렵다면 젊은 작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오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곳은 파리 예술가들의 아늑하고도 풍요로운 아지트였다. 1830년 셰퍼는 이 집에 거주하면서 화가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이 동네는 수많은 화가들과 작가들로 붐볐다. 그는 정기적으로 금요일 밤 살롱을 열어 이웃과 예술가들을 초대해 창의성과 동지애를 나누는 저녁 시간을 가졌다. 작가 조르주 상드와 그녀의 파트너이자 작곡가인 쇼팽은 살롱의 단골이었다. 다른 유명한 손님으로는 들라크루아, 앵그르,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있었다. 셰퍼의 집은 활기가 넘쳤고, 셰퍼는 친구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셰퍼가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네덜란드의 화가가 프랑스의 화가들이나 영국의 작가까지 초청해 매주 자신의 공간과 비용을 기탄없이 내주며 예술가들의 공동체, 살롱을 이끌어 갔다는 사실이 더욱 이 공간을 ‘열린 예술의 유토피아’로 느껴지게 만든다. 상드, 쇼팽, 들라크루아, 리스트, 로시니, 디킨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아름다운 살롱의 주인공이었고, 특히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의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녀의 초상화, 쇼팽과 리스트가 연주하던 피아노, 사람들이 앉고, 이야기하고, 박수를 쳤던 각종 의자와 테이블들, 그들이 나누었던 손편지와 온갖 장신구들까지, 이곳에 아름답게 전시돼 있다. 평생 낭만과 열정을 잃지 않기 위해 조르주 상드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의 글 속에 ‘마음 속의 눈부신 젊음’을 유지하려는 온갖 노력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 “노년까지 영혼을 젊고 떨리는 상태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죽음 직전까지 삶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것이 자신의 재능과 내면의 행복을 계속 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해체를 향한 내리막길로 여기는 것은 실수입니다. 그 반대가 사실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놀라운 속도로 오르막길을 오르게 됩니다.” “나는 다시 결혼하느니 차라리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고 싶다.” “쇼팽의 선물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가장 깊고 충만한 느낌과 감정의 표현입니다. 그는 하나의 악기가 무한의 언어를 말하게 했다.”(내 인생의 이야기: 조르주 상드의 자서전)“이 세상 단 하나의 행복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라고 선언했던 조르주 상드는 평생 무려 4만여통에 가까운 편지를 썼다고 한다. 편지에서 다루는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심오하다 보니 그녀의 편지가 바로 프랑스의 역사는 물론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료(史料)가 된다고 한다.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은 사람의 수가 무려 2000여명이라고 하니, 조르주 상드라는 존재가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과 교분을 나누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연인과 친지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수평적 인연으로 얽혀 있는 그녀의 편지는 아직도 새롭게 발굴되는 중이라고 하니, 사랑과 우정을 향한 그녀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 것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녀의 사랑은 곧 창작의 불꽃이 됐다. 그 뜨거운 사랑은 자신의 창작뿐 아니라 연인의 창작에도 불씨를 지피는 것이었다. 그녀의 사랑을 받았던 뮈세도, 쇼팽도, 그녀와 함께할 때 수많은 걸작들을 창조했다. 사랑은 낭만주의의 불꽃이었고, 사랑으로부터 음악과 미술과 문학 그리고 혁명을 향한 갈망까지 함께 불타오르곤 했다. 상드가 일으킨 혁명은 바로 여성도 얼마든지 남자와 다름없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전 유럽에 전파하는 것이다. ‘쇼팽의 연인’, ‘쇼팽의 푸른 노트’, ‘디자이어 오브 러브’, ‘파리에서의 마지막 키스’ 등 조르주 상드의 인생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은 어떻게 한 여성에게서 이토록 다채로운 인연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는지를 다채로운 각도로 보여 준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패션이었던 ‘여성의 바지 차림’은 조르주 상드가 일으킨 또 하나의 패션 혁명이었으며, 격식과 억압에 짓눌린 여성의 몸을 해방시키기 위한 용감한 실험이었다. 그녀는 남장을 하고 곳곳을 누비며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은 공간들을 점유했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은 파격과 실험이 많았지만, 그녀의 내면에서 가장 많이 흘러넘치는 감정은 친절과 다정함이었다. 조르주 상드의 일기와 편지 곳곳에는 그녀를 살롱의 슈퍼스타로 만든 ‘인간관계의 비밀’이 넘쳐 난다. “그 보물, 친절을 내면에서 잘 지키십시오. 주저 없이 베푸는 법, 후회 없이 실패하는 법, 비열하지 않게 목표를 성취하는 법을 알아 두세요.” 그녀는 세상이 자신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자유로운 생각까지 묶어 놓을 수는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젊고 싱그러운 영혼을, 사랑할 줄 아는 영혼을, 언제든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영혼을 간직하고 싶어 했다. 가끔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을 벗어나 상상하고, 토론하고, 마음껏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남들의 비웃음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제 갈 길만 바삐 걸어간 돈키호테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다다를 수 없는 별에 다다르고 싶은 끝없는 갈망. 낭만은 ‘도달할 수 없는 꿈’을 떠올리게 하지만, 또 그런 낭만을 품고 살아가는 삶에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겠지’ 싶은 아스라한 희망을 암시한다.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잊어버린 모든 꿈들. 이성과 합리성의 이름으로 가로막았던 모든 것들.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하겠다며 미루고 또 미뤄 왔던 모든 꿈들. 막상 여유가 생길지라도 ‘더 중요한 일들’ 때문에 결국 미뤄지는 것들. 우리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그런 ‘낭만적인 꿈들’을 이뤄 낸 사람들이 여전히 내 심장을 고동치게 한다. 그 정도 예산과 그 정도 재능으로는 아직 안 된다며 포기했던 그 모든 꿈들을 향한 도전을, 지금 여기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시작해 보자. 우리들의 힐링 스페이스는 그저 휴식을 취하는 아늑한 공간만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마음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선물하는 곳이 아닐까. 낭만주의 미술관은 다시금 우리의 ‘꿈을 잃은 심장’을 향해 외치는 것 같다. 다시 꿈을 꾸어 보라고. 지금 당장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결코 불가능한 꿈을 향한 도전의 설렘을 잃지 말아 달라고.
  • 17년 넘게 이웃 토지 침범한 건물 담장… 내 땅인 줄 알았다면 사용료 안 내도 돼 [법정 에스코트]

    17년 넘게 이웃 토지 침범한 건물 담장… 내 땅인 줄 알았다면 사용료 안 내도 돼 [법정 에스코트]

    2003년 서울 서초구에서 땅과 건물(대지 포함 297.1㎡·약 89평)을 산 A씨 일가는 17년이 지나서야 건물의 옹벽과 담장이 이웃의 토지를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웃이 땅을 산 뒤 경계를 측량하다가 A씨네 옹벽 등이 침범하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고 알려 줬기 때문입니다. 이에 앞서 이 이웃에게 땅을 팔았던 B씨는 자신이 소유권을 갖고 있던 2015~2020년 A씨 일가가 토지 일부를 부당하게 점유·사용했다며 3000만원가량의 사용료를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씨 일가는 자신들이 땅과 건물을 살 때 전 소유자로부터 옹벽과 담장이 타인의 토지를 침범했다는 사실에 관해 듣지 못했다고 항변했습니다. 민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땅을 자신의 것이라 잘못 알고 점유한 ‘선의의 점유자’는 사용료를 물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A씨 측의 주장이었습니다. 민법 제201조 제1항은 ‘선의의 점유자는 점유물에 대한 과실(이익)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A씨 일가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옹벽·담장이 타인의 토지를 침범했음을 몰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2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A씨 일가는 옹벽·담장이 침범한 토지도 자신이 사들인 땅에 포함돼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잘못 믿었고, 그럴 만한 근거도 있었다”며 1심을 깨고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2심 재판부는 “A씨 일가가 건물과 옹벽·담장을 신축한 당사자가 아니고, 옹벽·담장이 침범한 토지도 13.6㎡(약 4평)로 A씨 일가 전체 땅의 4.5% 정도에 불과해 당연히 자신의 것에 포함된다고 인식했을 법하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B씨도 자신의 땅과 건물을 팔 때까지 경계 침범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다음 땅주인이 경계 측량을 한 후 문제를 제기하자 비로소 알게 됐다”며 A씨 일가가 사용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17명에게만 열렸다… 청년정치 기회의 문 [총선리포트Ⅱ-청년정치와 그 적들<1>]

    17명에게만 열렸다… 청년정치 기회의 문 [총선리포트Ⅱ-청년정치와 그 적들<1>]

    21대 국회에서 청년 정치인의 원내 진입 비율은 불과 4.3%였다. 30%에 육박하는 유럽 주요국뿐 아니라 이웃 일본(8.4%)에도 크게 못 미친다. 늘 ‘이번에는 다르겠지’ 기대하지만 22대 총선 공천 역시 ‘청년 외면’과 ‘입맛대로 공천’으로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지역구 본선에 진출한 청년 후보 비율은 고작 3%대였다. 생색내기 혹은 보여 주기용에 그쳤다. 이에 서울신문은 4회에 걸친 특별기획을 통해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지 않는 거대 정당의 변화를 촉구하고, 기득권의 단단한 벽을 넘어설 해법을 모색한다.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4월 총선 공천 결과 2030 지역구 후보가 각각 8명(3.2%), 9명(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에서도 상황은 비슷해 22대 총선에서 전체 청년 공천 규모는 직전 21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 정치인을 정당의 미래 자산이 아닌 보조원이나 조직 동원용으로 소비하는 기득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17일 거대 양당의 총선 지역구 공천 현황을 종합한 결과 공천을 확정한 40대 미만 청년 정치인은 총 17명이었다. 이 중 6명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양지에, 11명은 험지·격전지에 배치됐다.국민의힘은 21대 총선(12명)보다 적은 8명의 청년 정치인을 지역구 본선 후보로 확정했다. 여당은 텃밭 5곳에 ‘국민 추천제’를 도입해 청년 공천을 유도했지만, 청년 공천은 우재준(36) 변호사가 공천된 대구 북구갑 1곳뿐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7명)보다 많은 9명의 청년 정치인을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당규에 명문화한 ‘청년 공천 10% 확보’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청년전략특구로 지정한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공개 오디션에서 탈락했던 친명(친이재명)계 김동아(37)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확정돼 형평성 논란마저 벌어졌다.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청년 몫이 줄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당선 안정권(1~20위)에 배치된 청년은 백승아(39) 전 강원교사노조위원장, 용혜인(34) 새진보연합 상임대표, 손솔(29) 진보당 수석대변인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청년 대표’보다 ‘교사 몫’, ‘진보세력’ 챙겨 주기로 본다. 21대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선 4명의 청년을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21대 총선 때 위성정당에서 당선 안정권에 5명의 청년을 공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청년 정치인이 21대 총선의 13명(지역구 6명·비례 7명)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당의 ‘양지 고령화’도 여전해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에서 공천자 10명의 평균 나이는 59세였고, 민주당 본진인 광주에서 후보 8명의 평균 나이는 57세였다. 1996년 총선만 해도 15%에 달했던 2030 입후보자 비율은 2012년 총선 이후 5%대로 뚝 떨어져 ‘청년 씨가 마르는 현상’이 이어졌다. 여당의 4월 총선 공천 신청자 가운데 청년은 47명(5.5%)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정치권의 불투명한 평가와 불확실한 보상이 유능한 젊은이들의 정치 편입을 막고 있다”며 “청년을 배척하는 ‘정치 토양’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르포] 일조량 부족 “딸기·메론 농사 망쳤다” 전남농가 한숨

    [르포] 일조량 부족 “딸기·메론 농사 망쳤다” 전남농가 한숨

    전남지역 비닐하우스에서 일조량이 부족해 과일이 잘 자라지 않고 썩거나 곰팡이가 생겨 농가에서는 한 해 농사를 망치고 있다. 여기에 농사용 전기요금과 비료값 같은 생산비마저 올라 농업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장의 실태를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주“3월이면 딸기가 성수기여서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니까 꽃에 곰팡이가 끼면서 수확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눈앞이 캄캄하네요.” 16일 오전 전남 담양군 고서면에서 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배진영(52세) 윤우하(48세)씨 부부는 잿빛으로 변해버린 딸기를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 부부는 5년 전 광주에서 담양으로 귀향해 4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3월이면 한창 딸기를 출하해야 할 때지만 일조량이 부족해 딸기가 기형이 되거나 곰팡이가 슬어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는 하루에 딸기 150박스를 출하해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요즘엔 10박스도 채 안된다. 예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두 달째 수입이 전혀 없다. 딸기 수확은 줄어들고 있는데 기름값과 전기료가 올라 농장 운영비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배 씨는 “농사를 계속해야 되나 접어야 되나 속만 태우고 있다. 내년 농사도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초록빛을 띠어야 할 줄기는 생기를 잃은 지 오래였다. 꽃이 피는 기간이 5일에 불과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꽃에 곰팡이까지 생겨 꽃을 따내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배 씨는 “일조량이 부족하니 벌들도 활동하지 않아 생육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한창 자라고 있는 딸기에 곰팡이가 피어 잿빛으로 변했다. 이제 막 생긴 과실은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꽃에도 곰팡이가 피었다. 수확할 수 있는 딸기는 5개 중 1개도 되지 않는다. 지금은 빨갛게 익은 딸기가 주렁주렁 열려야 하는데 수확할 딸기가 별로 없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햇빛이 들어 곰팡이균을 말려줘야 하는데 아무리 약품 방제를 해도 이게 안 된다. 꽃에 곰팡이가 낀 것을 제거하고 썩은 딸기를 따내는 일이 요즘 하루일과다. 모종값이며 난방비, 인건비까지 안 오른 게 없어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배 씨는 “농산물 재해보험도 안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 농가를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 나주 세지면 멜론농장 김병오씨“수확앞둔 멜론 썩어…30년 평생 처음 겪는다”멜론 심하게 썩고 줄기는 갈변돼 “멜론 농사를 한 지 30년이 됐는데 일조량 때문에 막심한 피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농민들을 살려주기 바랍니다.” 16일 서울신문 기자가 만난 나주시 세지면 김병오씨(60)는 한숨부터 내쉰다. “요즘은 밭에 나가기 싫을 정도”라고 했다. 세지면은 국내 최대 멜론 생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그는 2,310㎡(43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3곳에서 30여 년간 멜론을 재배하고 있다. 또 70여 농가와 함께 만든 세지멜론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올해 맬론 수확량이 반토막 났다”고 했다. 원인은 흐린 날이 많고 눈비가 자주 내려 지난해보다 일조량이 30% 정도 줄어 멜론 크기가 작거나 썩어 상품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 멜론 표면의 그물 모양 네트가 형성될 시기에 균이 내려앉았고 열매가 썩고 줄기는 갈변된 상태가 된 것이다. 특히 무름병, 잎마름병, 과썩음병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고 품질이 떨어져 특품이나 상품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웃 농가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전남도와 농협에 마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다니느라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김 씨는 “멜론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데다 그나마 수확한 것도 60~70%가 정상 등급이 아닌 비품 판정을 받아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멜론밭을 갈아엎어야 할 상황이다. 나뿐만 아니라 세지면의 70여 농가 모두가 다 그렇다“고 했다. 일조량이 부족하고 기온이 떨어지니 시설하우스 난방을 자주 해 전기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하우스 1동당 전기 온풍기 6대씩, 총 3동에 18대를 가동해 지난 1년 동안 전기요금이 3000만원 넘게 나왔다. 시설하우스 멜론 농사는 7~9월 3개월 휴지기를 빼고 9개월간 2.5기작을 한다. 난방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생육기에는 영상 18도, 과실이 커지는 비육기는 23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당도가 오르려면 충분한 광합성이 필요한데, 해가 뜨질 않으니 재배기간만 길어지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농민들의 어려움에 십분 공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천재지변인데 아직 선례가 없다 보니 저희 농가들이 천재지변에 의한 보험혜택을 못 받고 있다.“고 했다. 나주멜론연합회는 전남도가 나서서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재해로 인정하고, 신속하게 현장조사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 차원의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 국민은행, 대한적십자사에 2억 기부

    국민은행, 대한적십자사에 2억 기부

    KB국민은행은 대한적십자사에 적십자회비 2억원을 기부했다고 17일 밝혔다. 기부금은 취약계층 지원, 국내외 재해 긴급구호 활동, 보건 및 안전 사업 등 대한적십자사의 인도주의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18년째 대한적십자사에 기부를 이어왔다. 현재까지 낸 기부금은 총 44억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부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 이웃들에게 희망이 전해지길 바란다”며 “나눔을 통해 상생 문화를 확산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새벽 4시 목말라서 경비원 깨웠더니 화내” 하소연한 입주민

    “새벽 4시 목말라서 경비원 깨웠더니 화내” 하소연한 입주민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물 좀 달라고 했다가 화풀이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전후 상황을 봤을 때 입주민의 행동이 황당하다는 게 누리꾼들의 반응이었다. 1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새벽 4시에 경비원 깨워서 물 요구한 게 잘못임?’이라는 제목의 글이 주목을 받았다. 입주민 단체채팅방으로 보이는 캡처 이미지를 보면 문제의 입주민 A씨는 “정말 경비원 아저씨에게 제가 잘못을 했을까요”라며 이웃들에게 공감을 호소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늦은 시각 귀가하던 중 목이 말랐는데 경비원 초소 안쪽에 비치된 정수기를 발견했다. 그는 초소에 노크하고선 “죄송하지만, 입주민인데 정수기에서 물 한 모금 마실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때가 새벽 4시 30분쯤이었고, 경비원은 교대근무 때문에 자던 중이었다. A씨의 노크에 잠을 깬 경비원은 “교대근무자가 잠자는 시간에 잠을 깨우면 어떡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단체채팅방에 있던 다른 입주민들이 어떤 의견을 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누리꾼 대부분은 A씨의 행동이 황당하고 무례하다고 판단했다. 상당수가 “갑질하는 사람은 자기가 갑질하는지 모른다더니”라는 반응이었다. 해당 경비원이 교대근무를 앞두고 있었는지, 아니면 교대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앞두고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어느 쪽이든 긴급하지 않은 일로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배려 없이 방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누리꾼은 “사막에서 일주일 조난됐다가 포털이 열려서 경비실 앞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 입주민이 단체채팅방에 하소연을 올린 시간이 새벽 4시 45분쯤이라는 걸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경비원의 휴게시간은 법적으로 보장된다. 예전엔 아파트 경비원 같은 감시·단속적 근로자는 업무 특성상 심신의 피로도가 비교적 낮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하에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그러나 심신의 피로도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고용부는 2021년 이를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경비원이 분리수거 등의 다른 업무를 규칙적으로 자주 수행해 그 시간이 전체 업무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경우 휴게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 등을 위해 휴게시설과 근로조건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개정안도 같은 해 시행됐다. 개정안에는 휴게시설 내 냉·난방 시설 구비를 비롯해 야간 휴게 시 충분한 공간·물품 구비, 휴게시간 상한 설정, 휴게시간 알림판 부착 등 조치 의무화 등이 담겼다.
  • 금천구 ‘청소년 CEO 창업단’ 참가자 모집

    금천구 ‘청소년 CEO 창업단’ 참가자 모집

    서울 금천구는 오는 22일까지 ‘금천 청소년 CEO 창업단’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금천 청소년 CEO 창업단은 청소년들이 직접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판매하며 경제 관념을 확립하고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다. 3~6명으로 5개 그룹을 구성해 이달 말부터 12월말까지 진행되며 창업 교육, 창업 상품 선정, 상품 제작 및 판매의 과정을 전액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창업단에 선정된면 자산관리, 경제관념, 시대 흐름에 맞는 창업가 정신 등 청소년의 경제역량 강화 교육을 받는다. 창업 그룹별로 선정 상품의 경제성, 유의사항 등을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고 최종 기획회의에서 판매 물품 선정, 가격 책정, 판매 방안을 논의 후 청소년 축제 등에서 판매한다. 상품판매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관내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기부에 사용될 예정이다. 참가 청소년들은 사회구성원들의 도움으로 창출한 이윤을 다시 이웃들에게 환원하는 과정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배울 수 있다.금천구에 거주하거나 금천구 소재 학교에 재학 중인 12세~24세 청소년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3~6인의 그룹 단위로도 신청할 수 있다. 구글폼(https://forms.gle/cEzenPB2sWZHnRXM9) 또는 모집 홍보물의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지난해에는 건강․환경․MZ문화 등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5개 그룹 25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바다보석 목걸이, 자원순환 열쇠고리․휴대폰 손잡이, 무설탕 탕후루 등 특색있는 창업 상품을 개발했고 판매한 수익금 1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활동을 경험하며 창업역량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시립금천청소년센터(070-7006-8218) 또는 금천구청 아동청소년과(02-2627-2848)로 문의하면 된다.
  • 관악구, 치매안심마을 행운동·대학동 등 4곳 추가

    관악구, 치매안심마을 행운동·대학동 등 4곳 추가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노인이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생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는 요즘, 지역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관내에 60세 이상 인구 11만 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중 추정 치매환자는 7700여명”이라며 “고령화와 함께 치매환자 수가 증가할 수 있어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2018년부터 지정해온 9개 동의 치매안심마을에 올해 행운동, 인헌동, 신사동, 대학동을 추가한다고 17일 밝혔다. ‘치매안심마을’은 지역사회에서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이웃과 함께 치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주민 모두 치매 친화적 환경을 만든다.신규 치매안심마을에는 동네 주민들이 자주 왕래하는 야외에서 게임형 ‘치매안심노리터(老利攄)’가 열린다. 치매안심노리터에서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치매예방 교육을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주관 우수사례경진대회에서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관내 110여개 경로당이 ‘치매안심경로당’으로 바뀔 예정이다. 치매파트너인 기억친구 교육을 열고 동네에서 치매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또 치매 위험도가 높은 집중 검진 대상자들의 무료 조기검진을 확대 운영하고 어르신들이 치매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도 열린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치매안심마을을 확대 운영해 나가고 있다”며 “치매안심마을이 치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불러와, 지역주민 모두가 행복한 관악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문재인, 남김없이 주고 떠난 ‘김밥 할머니’ 추모… “나눔의 의미 다시 생각”

    문재인, 남김없이 주고 떠난 ‘김밥 할머니’ 추모… “나눔의 의미 다시 생각”

    문재인 전 대통령은 50여년간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 ‘김밥 할머니’라고 불린 고 박춘자 할머니를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16일 페이스북에 “박춘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사시던 집의 월세 보증금 5000만원까지 어린이복지재단에 기부하셨다고 하니,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눔을 실천하는 멋진 삶을 사셨다”고 적었다. 박 할머니는 지난 11일 향년 95세 나이로 별세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청와대에서 열린 기부 나눔 단체 초청 행사에 할머니를 초대했다”며 “어려웠던 어린 날을 회상하며 ‘나누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다’고 행사 내내 눈물을 흘리던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는 가진 것이 많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돈이든 재능이든 마음이든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면서 “박춘자 할머니의 영면을 빌며,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할머니는 50여년간 김밥을 팔아 모은 재산 7억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생전에 밝힌 뜻에 따라 집 보증금 5000만원도 나누고 떠났다. 또 박 할머니는 지적 장애인 11명을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처럼 돌보기도 했다. 2021년에는 청와대 기부·나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은 박 할머니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손을 잡고 펑펑 운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 尹, ‘필리핀 슈바이처’ 박병출 원장 등에 국민추천포상 수여

    尹, ‘필리핀 슈바이처’ 박병출 원장 등에 국민추천포상 수여

    대통령실서 모란장·석류장 등 총 31점 직접 수여“사회적 약자 더 촘촘히 챙길 것” 필리핀의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렸던 고 박병출 원장 등에게 국민추천포상이 수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3회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박 원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는 등 총 31점을 수여했다. 각각 국민훈장 3점, 국민포장 6점, 대통령표창 8점, 국무총리표창 14점 등이다. 국민추천포상 최고 훈격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박 원장은 필리핀 마닐라에 누가병원을 설립하고 30여년간 현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특히 그는 췌장암, 간경화, 위암말기 등의 시한부 투병 중에도 봉사의 손을 놓지 않았다. 국민훈장 석류장에는 고 곽성현 전 한국링컨협회 이사장과 프랑스 국적의 허보록 신부가 선정됐다. 곽 전 이사장은 카이스트에 100억원 상당의 토지를 기부하는 등 국내 과학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허 신부는 28여 년간 아동 보호시설을 운영하며 아동과 청소년들을 보살피며 ‘무의탁 아동청소년의 대부’로 불린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국민추천포상은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국민이 심사에 참여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매우 특별한 상“이라며 “정부도 약자 복지를 국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삼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더 촘촘하고 두텁게 챙기고, 고쳐야 할 제도와 관행들은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시작한 국민추천포상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이웃을 국민이 직접 추천하면 정부포상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다.
  • [서울광장] 메가시티와 갑오개혁

    [서울광장] 메가시티와 갑오개혁

    김포시를 비롯한 수도권의 여러 기초자치단체가 서울 편입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사는 파주를 두고 이런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그만큼 물리적 거리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파주가 ‘서울’에 속해 있던 때가 없지 않았다. 고려가 지금의 서울을 또 하나의 수도인 남경으로 삼았음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종이 양주를 남경유수관으로 승격시킨 데 이어 충렬왕은 한양부로 개칭한다. 남경유수관엔 지금의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 지역을 망라하는 견주(양주), 포주(포천), 행주(고양)에 교하군과 심악현도 포함되어 있었다. 교하와 심악은 모두 오늘날의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다. 이제 심악이라는 땅 이름은 사라지고 심학산이라는 산 이름으로 변형되어 남았다. 파주는 갑오개혁 당시에도 서울에 들어 있었다. 조선은 1895년 5월 26일 ‘감영, 안무영과 유수부를 폐지하는 건’과 ‘지방제도 개정에 관한 건’이라는 고종의 칙령을 반포한다. 전국을 8도제에서 23부제로 개편하면서 기존의 부, 목, 군, 현을 군으로 통일하는 내용이었다. 23부의 하나인 한성부의 관할 지역엔 한성, 양주, 광주, 적성, 포천, 영평, 가평, 연천, 고양, 파주, 교하가 포함됐다. 광주를 제외하면 23부제의 한성부는 오늘날의 서울특별시에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더한 범위와 완전히 일치한다. 동래부는 동래, 양산, 기장, 울산, 언양, 경주, 영일, 장기, 흥해, 거제를 포괄한다. 다시 논의가 불붙고 있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떠올리게 된다.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안이다. 당시에도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도 서부 지역, 곧 강우(江右)는 진주부로 따로 묶었고 동래부에는 경북 동해안 일부 지역도 포함됐다. 행정구역이란 국가가 지방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획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가 생기기 이전에도 오랜 세월에 걸쳐 생존에 수반되는 갖가지 요인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경계가 당연히 존재했다. 그러니 인위적으로 생활권을 가르는 행정구역보다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행정구역의 효율이 높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결국 돌고 도는 이유일 것 같다. 갑오개혁 당시 내부대신 박영효는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면서 8도제의 도는 너무 넓고 337개에 이르는 군현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영효는 그 폐해가 백성에게 돌아간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통치 효율이 높지 못하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실제로 국가 운영과 민생 안정을 위한 군현의 합병은 율곡 이이, 반계 유형원, 다산 정약용이 조선시대 내내 줄기차게 제기한 과제였다. 하지만 군현을 154개 군으로 줄이는 개혁안은 개화파가 이듬해 몰락하면서 일부만 시행됐을 뿐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 편입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김포시가 1895년 당시에는 23부 가운데 어디에 소속되어 있었는지 궁금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당시 김포는 인천, 부평, 양천, 시흥, 안산, 과천, 수원, 남양, 강화, 교동, 통진과 함께 인천부 소속이었다. 과감해 보이는 충주부 영역을 주목하고 싶다. 당시 충주부는 충청도의 음성, 괴산, 영춘, 청풍, 제천, 단양, 진천에 경기도의 용인, 이천, 여주, 죽산과 강원도의 원주, 정선, 평창, 영월을 한데 묶은 3개도 연합 고을이었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의 행정구역 개편에서 ‘영호남 통합 자치단체’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지리산록의 전북 남원과 경남 함양은 오래전부터 이웃과 같은 관계다. 더군다나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은 영남 지역 가야유적 6곳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최근 등재됐다. 같은 문화권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관광 콘텐츠 뭉쳐야 산다… 지자체들, 경계 넘어 상생

    지방자치단체들이 인접 지역의 ‘관광 콘텐츠’를 한데 묶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눈길을 끈다. 각 지자체들이 가진 고유의 관광 자원을 교류와 상생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상생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전남 강진군과 해남군, 영암군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강해영(강진+해남+영암) 프로젝트’ 업무협약 및 동행 선포식을 가졌다. 강해영 프로젝트는 지역연계 관광 활성화 사업 추진으로 생활인구를 유입해 인구소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강해영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3년 동안 진행한다. 올해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및 브랜딩과 프로그램 개발 운영, 내년에는 강해영 프로젝트 관광 콘텐츠 활성화 및 역량강화에 역점을 둔다. 마직막 해인 2026년에는 강해영 방문의 해를 추진해 상생협력의 선례를 남길 계획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3개 군이 온 힘을 합쳐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유입 등 인구소멸 대응의 모범 사례를 남기겠다”며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남도여행 권역으로 관광객 유치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남 광양시와 곡성·구례군, 경남 하동군 등 섬진강권 4개 시·군은 지난해 3월 광양매화축제 개막식에서 ‘섬진강 관광시대 원년’ 선포식을 갖고, 섬진강 통합 관광시대를 열어 간다는 목표로 손을 잡았다. 지난 2020년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4개 지자체들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관광벨트는 광역단체의 경계를 넘어 기초단체들이 공동으로 추진한 전국 최초의 통합 관광 사업이다. 섬진강권 4개 지자체는 지난 8일 광양매화축제를 시작으로 ‘캐시워크 섬진강 봄맞이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4개 시·군 12개 관광명소를 방문하는 스탬프 챌린지다. 광양 매화 마을, 구례 산수유꽃, 하동 벚꽃, 곡성 장미 등이 봄꽃 축제를 연계하는 형태다. 4개 지자체는 지난해부터 13개 관광명소에 대해 입장료 50% 인하 등 연계 할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낙동강’ 이웃 도시인 김해시·양산시와 부산 북구·사하구·강서구·사상구 등 6곳은 지난해 6월 낙동강협의체를 구성하고 낙동강을 매개로 문화관광 교류를 시작했다. 이들은 오는 5월부터 지자체별로 선정한 2개 관광지 스탬프를 찍고, 도장 개수대로 상품을 지급한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층간 소음 중재는 서울서 중구가 ‘최고’”

    “층간 소음 중재는 서울서 중구가 ‘최고’”

    서울 중구가 환경부와 함께 다가구, 오피스텔에 대한 ‘층간소음 예방 및 갈등 저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중구가 환경부의 첫 시범 사업지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층간소음 발생에 따른 이웃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방문하여 상담하고, 현장에서 소음 측정도 해 준다. 다만 그 대상이 주택법에 따른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에 한정돼 있어 그간 다가구, 오피스텔 등 비공동주택은 층간소음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중구가 환경부의 시범 사업지로 선정됨에 따라 오는 12월까지 중구 내 다가구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도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의 층간소음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구가 환경부 사업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갈등소통방’이 있다. 구는 지난해부터 서울 자치구 최초로 이웃 간 분쟁을 조정·중재하는 ‘갈등소통방’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구는 층간소음 문제를 포함해 이웃 갈등 60여 건을 접수해 상담과 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구는 그간 쌓은 갈등 조정 노하우를 활용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서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소음측정기를 무료로 대여하고 갈등 중재 방법도 알려 준다. 관리주체가 없다면 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소음을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갈등 조정을 진행하거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로 안내할 방침이다. 중구에서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1661-2642)로 문의하면 된다. 소음측정기 무료 대여에 대해 궁금한 내용은 감사담당관 갈등관리팀(02-3396-4434)에 문의하면 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제 중구에서는 아파트, 다가구, 오피스텔 어디에 살든 층간소음 문제가 생기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웃 간의 갈등이 커져 혼자 힘으로는 해결하기 버겁다면 언제든 주저 말고 중구의 문을 두드리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홀로코스트 생존자들, ‘가자전쟁 비판’ 유대인 감독 오스카 수상소감에 반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 ‘가자전쟁 비판’ 유대인 감독 오스카 수상소감에 반발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수상 소감으로 공격 중단을 촉구했던 감독에게 유대인 단체가 비난 편지를 보냈다. 지난 10일 열린 제96회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에서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로 영국의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은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그는 상을 받으면서 “지금 우리는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분쟁으로 이끈 ‘점령’과 홀로코스트를 반대하는 사람들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이스라엘의 10월 7일 희생자나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은 비인간화의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시상식 참석자 가운데서도 가수 빌리 아일리시와 그의 친오빠 피니어스 오코넬을 비롯해 배우 라미 유세프, 영화감독 아바 듀버네이 등이 빨간색 바탕에 손바닥이 그려진 동그란 핀을 옷에 달고 나와 휴전을 촉구했다. 미국 홀로코스트생존자재단의 1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섀스터(94) 회장은 홈페이지에 공개서한을 올리고 “나는 아우슈비츠 지옥에서 3년 가까이, 부헨발트 지옥에서 1년 가까이 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고 밝혔다.이어 “나는 지난 일요일 밤 당신이 오스카 시상식 연단에서 무고한 이스라엘인에 대한 하마스의 광적인 잔인성과, 이에 맞선 이스라엘의 어렵지만 필수적인 정당방위를 동일시하는 것을 괴로운 마음으로 봤다”며 감독의 발언이 부정확하고 도덕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당신이 말하는 ‘점령’은 홀로코스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유대인의 존재와 이스라엘 땅에서 살 권리는 홀로코스트보다 수백 년 앞선 것으로, 오늘날의 정치·지리적 상황은 유대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과거 아랍 지도자들이 일으킨 전쟁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반박했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바로 옆에 사는 수용소 지휘관 가족의 일상을 통해 수용소 내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만행의 잔혹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레이저 감독 역시 유대인이지만, 유대인 단체는 그의 수상 소감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데 아우슈비츠를 사용한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앞서 미국의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 역시 지난 11일 소셜미디어에 “글레이저의 발언은 가장 끔찍한 종류의 테러리즘을 변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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