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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조원의 낭비(외언내언)

    「사흘 굶고 이웃집 담 안넘는 사람이 없다」는 우리속담이 있다.굶주림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가 말해주는 속담이다. 우리 역사에는 흉년이 들어 기근이 시작되면 수많은 사람이 굶어죽는 참상을 기록하고 있다.옛날이 아닌,국민소득 82달러이던 60년대초까지 아득한 「보릿고개」를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서민이 많았다.30년대 김동인의 단편 「감자」에서는 감자를 얻기 위해 중국인 농사꾼에게 몸을 허락하는 아낙네 얘기가 나온다. 수백년의 가난 때문에 우리 조상은 배불리 먹는 생활을 동경해왔다.『이밥에 고깃국을 실컷 먹었으면…』하는 게 조상들의 꿈이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진입했으며 실질교역액은 세계 9위로,수출도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가난한 사람은 있지만 적어도 굶주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우리 국민은 낭비와 사치에 빠져들어 옛날 선인의 근검절약을 외면하게 되었다.매일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1만8천여t으로 전체쓰레기의 31%나 차지한다는 것이다.이것은 부자나라인 일본보다 10%나 높다. 버려지는 음식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7조원.GNP의 5.5%수준이라고 한다.우리가 살 만치 됐다 해서 이렇게 엄청난 낭비를 해도 좋을 것인지,반성해볼 일이다. 우리는 손님접대에 너무 많은 음식을 차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음식점에서도 필요한 이상으로 주문하여 남기는 게 우리 접대관행이다.체면과 과시욕 때문이다.「체면이 있으니 이정도는 차려야」 하는 생각과 허세가 밑바닥에 있다.가정에서는 음식버리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젊은 주부의 헤픈마음도 한몫을 차지한다.어머니대에는 쌀 한톨 새어나가는 것도 아까워했지만 신세대 여성은 그 뜻을 알고나 있을는지 의문이다.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쓰레기봉투에 버려지는 음식쓰레기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다.음식찌꺼기로 퇴비를 만드는 재활용방식이 아직 보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지구상에 해마다 1천3백만명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현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 주한미군 폴 토머스 소령의 “국경없는 인간애”

    ◎한국입양아 치료 헌신하려 전역/3살 장애아 위해 진급포기 귀국 결심/서로 의지하며 살라고 「누나」도 데려가 장래가 촉망되던 주한미군의 현역소령이 한국에서 입양한 신경장애의 세살배기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전역을 결정하고 가족을 데리고 다음달 미국으로 떠난다.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 연설문 작성담당관인 폴 토머스 소령(39).그는 80년 미국 육사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중대장·정보참모 등을 거쳐 94년 중령 진급예정자로 선발된 우수한 장교.지난 94년 11월 아내 로리씨(39)가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서울의 동방아동복지원에서 입양한 강태직군(미국명 티모시 토머스)을 위해 16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올 하반기 전역한다. 『천직으로 여긴 군생활을 그만두는 데 갈등이 있었으나 티제이(태직의 영문 이니셜)가 최근 발작을 일으키는 등 신경장애증세가 심해져 정든 군복을 벗기로 했습니다』 태직군은 오른쪽 뇌가 정상인의 절반밖에 자라지 않아 20여개 단어밖에 구사하지 못하는데다 신체활동마저 부자유스럽고 자폐증까지 앓고 있다는 것.토머스 소령은 태직군의 치료가 한국에서 불가능한데다 2년에 한번꼴로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군인신분보다는 민간인신분으로 한곳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전역을 결심했다. 그는 매튜(13)·사라(10)·데이비드(8)등 2남1녀를 두고 있다.그러나 입양한 아들이 피부색이 다른 친자녀와 어울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을 걱정해 이달초 경기도 평택의 아동복지원에서 박선옥양(5)을 입양했다. 토머스 소령이 태직군을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근무한 지 8개월가량 지난 94년 6월.당초 한국인 가정에 입양될 예정이었으나 장애아라는 이유로 입양이 보류되고 있던 18개월된 태직군을 만났다. 『메릴랜드주의 이웃집에 귀여워하던 한국계 혼혈아가 있었는데 세살 때 백혈병으로 죽었습니다.어린애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이런 경험 때문에 한국에서 고아원을 찾게 됐고 티제이를 만나 키우게 된 것도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습니다.가족도 모두 찬성했구요』 『한국에서는 친부모의 동의 없이는 입양이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우리 입양관련법의 모순을 지적한 그는 『2∼3년의 일정기간이 지나면 부모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자동입양이 가능하도록 법을 고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의 유명한 신경병원에서 태직군을 본격치료하기에 앞서 다음주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트리플러병원에서 예비검진을 받도록 할 계획.지난해 전역원을 제출한 상태에서 미국의 정보통신회사인 GTE의 기획담당으로 취업,오는 3월13일 미국으로 떠난다. 한편 이양호국방부장관은 토머스 소령의 희생정신과 박애정신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9일 상오 국방부청사 소회의실에서 토머스씨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 전북 부안 동문안 돌장승(한국인의 얼굴:62)

    ◎갓 쓰고 마을가는 이웃집 할아버지상/수장승이 암장승보다 키 작고 몸도 여려 한국의 인상이 각인된 풍물의 하나인 장승에는 가식이나 허식이 없는 어줍은 솜씨가 깃들였다.장승에서 자연스럽고도 소박한 민예의 정감이 우러나는 까닭도 여기있다.그런데 나무장승은 비바람에 오래 견디어 내지 못하는 수명의 한계성을 지녔다.이를 보완하기 위해 출현한 것이 돌장승이다. 돌장승은 조선후기인 17세기말부터 18세기전반에 걸치는 시기에 나타났다.돌장승에 새긴 기명이나 관련자료에 따르면 가장 이른 시기의 돌장승은 전북 부안군 부안읍내 두 군데에 자리한 돌장승들이다.이 가운데 조선시대의 부안읍성동문 청원루에서 가까운 부안읍 동중리3구의 돌장승 한쌍 동문안 장승이 있다.장승 유형을 굳이 분류하면 읍장승이라 할 수 있다.옛 고을에 읍성을 쌓고 그 앞에다 세운 장승이기 때문이다. 이들 암수 돌장승 한쌍은 동문안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다.모두 화강석으로 투박하게 깎아 기대석 위에 세웠다.여기 사람들은 수장승은 당산하나씨,암장승은 당산할머니라고 불렀다.당산하나씨 수장승은 당산할머니 암장승보다 50여㎝정도 작은 1백80㎝의 키를 했다.몸둘레도 수장승이 더 가늘다.수장승과 암장승에 상원주장군과 하원당장군이라고 각각 오목새김한 글씨가 희미하게 보였다. 수장승은 벙거지를 썼다.몸전체에 굴곡이 진 쪽도 수장승이다.암장승의 네모꼴 기둥형 몸통에 비해 동적 유연성이 수장승에서 더 엿보였다.얼굴은 달걀형으로 갸름한데 이마에는 백호를 새겼다.양쪽 귀는 본래 실했던듯 싶으나 지금은 흔적만 남았다.눈가장자리를 깊게 오목새김으로 파놓아 눈망울이 주먹만하게 보이고 이빨을 드러냈다.그리고 큼직한 콧방울께서 시작한 돋을새김 볼록선을 귓가를 향해 돌렸다.얼핏 수염인가 했으나 사실은 볼을 두드러지게 강조한 표현기법임이 이내 드러났다. 커다란 눈망울 위에 바짝 붙은 눈썹이 무척 가늘다.그래서 수장승 당산하나씨가 무섭잖게 보이는데 눈썹이 한몫을 거들었다.수장승에 비록 신성을 가미했겠지만 그저 갓쓰고 마을가는 부안사람 할아버지 표정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나 현존하는 돌장승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그룹에 속한다.그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간접적 징표가 있다. 이들 동중리 동문안 돌장승과 같은 시기에 세웠을 서외리 서문안 장승과 솟대당산 석간석의 새김글씨가 그것이다.이 석간석에는 청나라 연호로 강희 28년에 세웠다고 기록했다. 1689년의 일이다.그러니까 서문안 장승을 세우면서 같은 때 동문안 장승도 읍장승으로 함께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동문안 장승을 일러 문지기장군이라 하는 것은 부안읍성 축조 당시 이미 지킴기능을 부여한 흔적일 것이다. 이들 돌장승 한쌍은 나이가 꽤 들어서인지 성에는 관대한 모양이다.정월 보름께 당산제 제의놀이로 그 앞에서 남녀가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할 때면 서로 심한 음담이 흉허물없이 오간다는 것이다.
  • 동거 남자집에 방화 조카 등 5명 사망/동두천시 송내동

    【동두천=박성수 기자】 15일 하오3시50분쯤 경기도 동두천시 송내동 444 정옥수(63·여)씨 집에서 정씨의 큰아들 주효제(37)씨와 동거중이던 천금순(37)씨가 방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이 불로 정씨와 옆방에 살던 3남 효영(31)씨의 처 서성순(27)씨,아들 상혁(4)·진혁(3)군 등 일가족 4명과 놀러온 이웃집의 김영운(9)군 등 5명이 숨지고 2남 효국(35)씨는 중상을 입었다.
  • 대흥구 중국 심양(세계속 한인촌 탐방:3)

    ◎황무지를 옥토로… 딴 농촌의 3배 소득/5천여명 정착… 우리말·전통풍습 그대로 간직/된장국·김치 담그기 등 가르쳐 중국인을 조선화/「새마을 공장」 4백여곳 유치… 산업화 앞장도 중국 북동부 3개 성의 심장격인 심양.요령성의 성도이자 우리에겐 봉천으로 널리 알려진 이곳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1시간가량 달리다보면 「대흥구육성」이란 큰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초·중학교 우리말 수업 추수가 끝난 텅 빈 논을 배경으로 서 있는 이 보신탕집 간판으로부터 2차선 찻길을 따라 조선음식점 1백여개가 줄지여 들어서 있다.심양∼대련 사이 고속도로가 곁에 있는 이곳은 심양시 우홍구의 「대흥향」.찻길 따라 음식점과 상점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시 교외의 농촌이다.1만5천여명의 주민 가운데 3분의 1인 5천여명이 조선족인 우리동포 자치지역이다.명칭은 「대흥 조선족자치향」. 『20년대초까지 논은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였다.물이 부족해 농사가 어려웠고 극소수 밭농사를 지을 수 있는 지역이 있을 뿐이었다.그런 황무지를 송화강의 지류인 훈하를끌어들여 물길을 낸 뒤 논농사를 시작,궁핍에서 벗어나게 한 게 바로 조선족이었다』고 48년말부터 30여년동안 이곳 공산당간부로 일해온 지역지도자 이성일·67·전당서기)씨는 회고한다.길지 않은 이민역사와 한족에 비해 적은 인구에도 불구,조선족자치지역이 된 것은 『조선족 손으로 이곳을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19세기말∼20세기초 가난과 일제침략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이 모여 이룬 이곳은 우리말과 생활풍습을 고스란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아이의 백일잔치,노친네의 환갑은 물론 전통양식을 보존한 제사풍습 등등.설날이면 이웃집에 세배다니고 농사일과 궂은 일이 있으면 몰려가 품앗이를 하는 등의 끈끈한 유대의식도 변치 않았다.순 우리말로만 수업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이곳 조선족은 절대로 한족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다.행여 자식이 한족과 결혼하려 하면 필사적으로 말리는 것도 다른 지역에 사는 동포와는 약간 다른 풍습이다. ○연변 등 외지동포 이주 오히려 중국인을 「조선화」시켰다.노인등 어른에 대한 깍듯한 예절,논농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쌀재배법을 전파시켰고 적잖은 이 지역 중국인이 김치를 담그고 된장국을 끓여먹는다는 데서도 대흥 조선족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가옥도 이웃 사이에 담장이 따로 없는 개방형 농가다.아이를 조선식 포대기에 들쳐업고 다니는 새색시.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치마저고리에 면사포를 쓰는 동·서혼합 결혼식.집안에 들어서면 구들방이 보이고 크고 검은 무쇠가마솥이 눈에 띄는 곳.안타까운 것이라면 국가규정 때문에 전통적인 무덤(토장)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문화혁명후 토장이 금지돼 화장한 뒤 죽은 이의 유골을 황해로 흐르는 훈하에 뿌리는 전통이 생겼다.죽어서라도 고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1910년말부터 평안도에서 일가친지 모두가 이주해온 황성출(65·전대흥향 공업책임자)씨는 『처음 이주자들은 몇년만 있다 고향으로 가겠다는 생각이었지만 1917년 오강소학교란 조선학교를,20년엔 기독교 예배당를 세우며 차차 정착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러나 30년대초까지도 추수때면 한족 지주등에게빚갚고 나면 빗자루 하나만 남는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전했다.허일벽(72·전대흥향 정부농업조리)씨는 한때 1만여명 가까운 조선족이 모여 살기도 했지만 해방직후와 59∼60년 대약진운동의 실패여파로 상당수 북한으로 이주해갔다고 설명한다. 연변지역등의 조선족마을이 최근 도시이주등으로 급속히 붕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지난해 역시 연변과 흑룡강성등 외지에서 이주해온 동포 가구로 1백호가량 늘었다.이곳 인구는 5천명정도지만 심양시 서탑지역,동릉구 혼하찬지역과 함께 10만 심양지역 조선족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다.해마다 9월초면 열리는 조선민속·운동절에 약 5만명 대부분이 가족별로 참가한다. 한·중 두 나라의 급격한 관계발전을 타고 이곳도 한국행 열풍엔 예외가 없다.4살때 평안도에서 왔다는 흥성촌의 김응석(69)씨의 세 아들중 두명은 한국에서 3년 넘게 일하고 있다.비자등 법규에 대해 알지 못하는 김씨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돈 많이 번다』며 자랑한다.김씨집은 산업화이전의 초가집이고 부엌엔 무쇠가마솥이 걸려 있다.해질녘에 불쑥 들른 취재진에게 『저녁은 꼭 먹고 가야 한다』며 붙드는 것이 이제는 사라진 우리의 옛 정서를 느끼게 한다. 한집 건너 김미영(33)씨 집 역시 남편이 지난해부터 한국서 일하고 있다.농토는 연변에서 온 조선동포에게 맡겨 임대수입을 받는다는 김씨는 남편을 보러 꼭 한국에 다녀오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공단인접한 교통요지 개혁개방이 진전되면서 대흥향은 농공산업단지로 탈바꿈하려는 안간힘으로 한창이다.동북 최대공업단지 철서공단에 접해 있고 북경∼장춘∼하얼빈을 잇는 교통요지인 점도 산업화를 향한 행보를 재촉한다.우리 새마을공장격인 향진기업은 모두 4백6곳.지난해 공업생산은 4억위안(5천만달러)으로 농업생산액 1억위안을 앞섰다.피혁·의복·방직·장식재료등을 중심으로 외자기업의 유입이 늘고 있다.정명수 향정부 판공실주임은 『지난 91년부터 올해까지 외자기업의 총투자액은 7백60만달러』라며 『총생산액으로 볼 때 외자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공업생산의 절반가량인 2억위안에서 올해는 2억8천만위안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소개했다. ○종업원지주제 첫 실시 이곳의 월 평균소득은 여타 농촌지역보다 3배가량 높은 7백∼8백위안정도.한 관계자는 한국 가서 일하고 부치는 노무소득·관광객안내비등을 합치면 실제소득은 훨씬 많다고 귀띔한다.향 행정책임자인 김재만 향장은 심양 조선족제1중학(고교과정)과 심양 정법대를 나온 35살의 청년이란 것도 이곳의 활력과 미래를 상징한다.김향장은 투자유치가 자신의 주임무이며 한국기업의 투자를 주민과 함께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최근 한국의 삼우금속과 합자로 총자본금 11억규모 심양 흥우금속제품공사설립을 계약했다고 설명한다.중국 공무원하면 경직된 행정관리가 연상되지만 김씨는 자칭타칭 「세일즈맨」임을 자랑으로 여긴다. 김향장은 『대흥향은 내년부터 중국 최초로 기업고정재산의 30%한도내에서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하는 기업개혁실험에 들어간다』며 밝은 대흥향의 미래를 자랑삼아 밝혔다.전통적으로 북한의 영향이 강하던 이곳에서 이들은 이제 한국의 존재는 우리민족의 자랑이라고 말한다.이들은한국을 모델삼아 공업화된 농촌속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경제발전의 꿈에 부풀어 있다. ◎장승균/“조선족은 문화수준 높아”/동북부 지역 벼농사 전파… 개발 한몫 중국 조선족은 역사적으로 항일전쟁 및 해방전쟁(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훌륭한 전통을 지니고 있다.특히 중국 동북부지역을 개간,수도작문화,즉 벼농사를 전파시켜 경제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데 크게 공헌했다. 조선족은 또 교육을 중시,문화수준이 높고 노래와 춤등 예술성이 풍부하며 호방하면서도 엄격히 예절을 지키는 민족으로 정평이 나 있다. 조선족은 60년대까지 대부분 농민이었으나 개혁개방후 각 방면으로의 진출,계층분화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연변지역등 농촌에 모여 살던 조선족의 도시이주가 최근 늘면서 일부 집성촌의 해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경상주 조선족은 현재 1만여명에 달하고 임시거주등의 인구까지 따지면 모두 3만여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조선족의 전체인구는 공식통계로는 1백92만3천여명으로 집계돼 있지만 조사연도(90년)와 전중국의 인구증가률 1.4%보다 낮은 1%가량의 인구증가율을 고려할 때 2백만명가량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족의 한국방문 및 장기체류는 상대방 국가의 법률만 준수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한국정부가 민족연관성을 배경으로 조선족에 대해 특혜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게 중국정부의 방침이다.
  • 대설(외언내언)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밤새 내린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걸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마을도 길도 나무도 온통 은백색에 파묻혀 신천지로 변한 정경이 주는 감동이다.「밤에 온 눈/아침에 문을 여니/하이얀 세상이 더 좋와요」(김광섭의 「설경」) 옛날부터 눈이 많이 오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고 했다.보리를 많이 심던 시절엔 푸지게 오는 눈을 기다렸다.「눈이 보리의 이불」이었기때문.보리 싹을 눈이 덮어줘 동해)를 막아 주었던 것이다.정월 초하루 눈이 펄펄 내리면 서설이라고 했다.정초가 아니라도 결혼 첫날밤 눈이 오면 좋다고 했다.장례날도 마찬가지.눈은 순결과 정화의 상징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폭설은 낭만적 시정과는 달리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준다.지난해 설 연휴에 영·호남지방의 폭설로 2백53억원의 피해를 낸 적이 있다.수박·오이등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무너졌기 때문이다.강설량 관측사상 최고의 적설이었다. 93년 1월에도 영동지방에 1m가 넘는 폭설이 내려 1백여 마을이 고립되는 큰 재난을 겪었다.1m이상 눈이 쌓이면 야생동물인 노루 고라니 꿩이 굶어죽게돼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생명을 의지하게 된다.우리나라에서 최고 적설량은 55년1월 울릉도의 2m95㎝.이웃집과 눈속에 터널을 뚫어 왕래해야 할 정도다. 오늘(7일)은 눈이 많이 온다는 대설이다.절기답게 며칠전부터 전남북과 중부 내륙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져있다.그러나 몇년째 계속되는 겨울 가뭄으로 전주지방은 격일급수제가,속초지방은 제한급수제가 실시될 정도로 물 사정이 급박하다.눈이라도 많이 내려 겨울가뭄을 해소시켜 준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부드러운 설편이 생활에 지친 우리의 얼굴을 어루만질때 우리는 부지중에 온화한 마음과 인간다운 색채를 띤 눈을 가지고…」 김진섭 수필의 한 구절이다.뇌물정국으로 지치고 허탈해진 사람들의 마음에 대설의 함박눈이라도 내려 위안을 주었으면….
  • 소음사고(외언내언)

    1968년 봄 뉴욕 브롱크스구역 한 아파트 보도에서 4명의 소년들이 소리를 지르며 놀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2층창문에서 권총소리가 들리고 소년 한명이 쓰러졌다.이 희생자는 불행하게 당시 유명한 흑인운동자의 아들인 13살난 로이 인니스 2세였다.살해자도 흑인이었다.정치적 흑막이 있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운 경찰에 출두한 살해자는 자신이 낮잠을 자야하는 노동자로서 소년들의 소음을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 사건은 극단적 사고에 속하지만 소음을 논할때 자주 거론되는 사례이다.소음공해가 수많은 사람을 폭력직전상태로까지 이끌고 정서의 파괴를 일으킨다는 것에 이제는 특별한 이견이 없다.69년 미연방정부 소음연구 10인위원회의 보고서는 「우리환경에서 발생하는 소음공해의 점증하는 가혹성은 국가적 중대사이며 대중이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도 현재 가혹한 수준에 있다.서울경우 1백20여곳의 학교가 귀를 막고 수업을 한다.서울교육청이 89년부터 이 「소음학교」방음벽설치를 시작했으나 예산 따기부터 어려워 한해 10곳정도만 개선하고 있다.공사장소음과 주민들 항의정도는 아직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드디어 우리에게도 소음사고의 극단적 사례가 나타났다.서울 관악경찰서는 4일 이웃집 공사현장에서 나는 소음을 참다못해 건물주인을 흉기로 찌른 20대 청년을 살인미수로 구속영장 신청을 했다.이 사건 처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우리는 좀 유심히 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충남환경분쟁 조정위원회가 지난해 8월 공사장소음에 대해 재산피해 및 정신적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는 중재안을 낸 일이 있다.하지만 주택균열까지 포함해서 보상액은 1천만원.소음공해의 개념은 성립되었으나 사실로 인정하는 태도는 여전히 막연한 단계에 있다고나 할까.하긴 지금은 거대한 역사의 소음속에 심리적 안정감 찾기도 어려운 때이니까 생활소음이나 말하기가 적절치 않은지는 모르겠다.
  • 고법원장 4명 전보

    ◎서울 한대현/대전 최공웅/대구 지홍원/광주 이철환 대법원은 20일 공석중인 서울고등법원장에 한대현 대전고등법원장을 임명하는 등 고법원장 4명,지법원장 1명,고법부장 1명 등 6명에 대한 전보 또는 승진인사를 오는 23일자로 단행했다. 대전고법원장에는 최공웅 대구고법원장,대구 고법원장에는 지홍원 광주 고법원장이 전보발령됐고 광주 고법원장에는 이철환 춘천지법원장이 승진·임명됐다. 또 춘천지법원장에는 양인평 서울 서부지원장,서부지원장에는 조용완 서울 고법부장판사가 각각 임명됐다. ◆신임 고법원장 프로필 ◎한대현 서울고법 원장/합리적 사고로 신망높아 균형있는 사고방식과 해박한 법률지식,다른 사람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태도 등으로 선·후배 법관 사이에 인기가 높다.전형적인 법조가족으로 고 한성수 대법관이 부친이며 이회창 전 총리의 처남이다.고시 15회의 선두를 줄곧 달려왔으나 대법관 인선에서 두번씩 탈락해 비운을 맛보기도 했다. ▲경남 산청·53세 ▲경기고·서울법대 ▲서울동부지원장 ▲인천·서울 형사지법원장 ▲대전고법원장 ◎최공웅 대전고법 원장/친근감 주는 학자풍 법관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친근감을 주는 학자풍의 법관.서울 가정법원장 때는 가사조정전담 판사제를 신설해 가사사건을 신속·원만하게 해결하는 데 남다른 정열을 쏟았다.국제사법에도 밝아 이 분야의 「바이블」로까지 일컬어지는 「국제소송」의 저자다. ▲서울·55세 ▲경동고·서울법 ▲고시 14회 ▲서울민사지법 부장 ▲대구·서울고법 부장 ▲청주·전주·서울 가정법원장 ◎지홍원 대구고법 원장/민소분야 이론·실무 밝아 깔끔한 용모와 깨끗한 매너로 누구나 호감을 갖게 하는 신사.어떤 경우에도 화를 내는 일이 없어 법원 내에서 「생불」로 통한다.민사소송법 분야의 이론과 실무에 밝아 「소송물에 관한 소고」,「의료상의 과실에 관한 조사」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고교 재학시 국전에 입상했을 정도로 그림솜씨가 뛰어나다. ▲경북 청도·56세 ▲경북고·서울법대 ▲고시 14회 ▲서울북부지원장 ▲창원지법원장 ▲서울 가정법원장 ◎이철환 광주고법 원장/재산많아 한때 누명도 훤칠한 키에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은 온화한 인상을 준다.93년9월 재산공개 당시 73억여원을 신고,사법부내 1위를 차지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그러나 부산굴지의 재벌기업인 (주)삼화의 맏사위로 대부분 상속받은 재산임이 확인돼 누명을 벗었다.등산을 즐기며 김영희씨와 1남2녀를 두고 있다. ▲부산·57세 ▲경남고·고대법대 ▲고시15회 ▲부산·대구지법 부장 ▲창원·부산·인천·제주·춘천지법 원장
  • 청소년 야간통금 필요한가(쟁점)

    학원주변 폭력 등 청소년비행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교육부가 청소년의 야간통행금지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어 문체부도 지난 16일 전국의 시·도의견을 수렴,이같은 심야통금이 바람직하다고 행정쇄신위원회에 건의했다.이같은 청소년야간통행금지문제에 대해 찬반양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한국 국·공립인문고등학교장회 최종근회장과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김옥순 연구실장 찬반논지와 함께 학생·학부모 등의 의견도 게재한다. ◎찬성 최종근 회장 국공립인문고 교장회/대도시 10대 범죄상황 “위험 수위”/건전한 생활지도위해 도입해야 근래에 와서 10대 청소년들의 끔찍한 범죄사실 보도에 접할 때마다 교육자로서 책임감을 통감하게 되며,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사회 환경을 원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통탄할 사태는,첫째 우리 학교 교육의 부실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으나,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가정과 사회,나아가서 국가의 행정기관에서도 무엇인가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학교에서의 인간교육을 강조하는 한편,실시 가능한 사회 환경의 변화를 시도하려는 교육부의 청소년 야간 통금에 대한 이번 건의는 적극적인 자세와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한 점에서 사회 각층의 공감과 성원을 받을 만하다. 통행금지 대상 지역을 우선 서울,부산과 같은 대도시로 한정한 것은 농·어촌지역과 비교하면 이들 대도시의 사회 환경이 청소년들을 오염시킬 소지가 많은데다가,더욱 안타깝게도 이웃집 학생도 돌보고 타일러 주려고 하지 않는 사회적 무관심과 잘못된 이기주의적 사회관계가 팽배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이와같은 청소년 야간통행금지가 개방사회,세계화시대 정신에 역행하며 기본적인 국민의 인권을 제한한다고 반론을 제기할지 모른다.그러나 우리나라 대도시 특히 서울과 같은 초대형 도시에서는,불문율인 도덕심 내지 사회윤리관만으로는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인 소중한 청소년들을 적절하게 지도하고 위험한 수렁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알고 있다.과밀학급,과대 학교,비뚤어진 대학입시경쟁은 학교에서의 인간교육을 몹시 어렵게 하고 있으며,결손 가정의 증가,맞벌이 부부의 증가,핵가족화 현상과 자녀과보호 경향은 가정에서의 도덕교육을 거의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부터 해오고 있는 교외생활지도가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일선 교육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다.이런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교육자나 학부모는 모두 야간통금을 법제화해서라도 청소년을 지도·보호해 나가겠다는 교육부의 건의를 전적으로 찬성할 것으로 본다.우리 교육자로서는 청소년 범죄가 심야에 집중발생하므로,범죄 예방차원에서 통금을 실시한다는 것보다 각종 향락업소와 아직 접해서는 안될 위험으로부터 절대 다수인 선량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야간 통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자율화 개방화가 자유민주주의의 매력이며 질서있는 경쟁을 동반한 효율화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러나 교육 특히 국민교육 내지 바람직한 평민을 길러내는 보통교육을 위해서는 법적인 규제나 통제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반대 김옥순 연구실장 청소년문화 연구소/유흥업소 출입통제 허점 보완을/길거리 통행 막는다고 선도되나 청소년 통금제 실시라고 하는 방안을 놓고 청소년들은 물론 성인들 사이에서 찬성과 반대라고 하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파문이 일고 있다.청소년 통금제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시행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일단은 자녀들에게 일찍 다니라고 할 수 있는 당당한 명분과 함께 자신이 챙기지 않더라도 외압에 의해 자녀들 스스로 일찍 귀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일단 이 방안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 않는듯 하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통금제라고 하는 족쇄를 채워서만이 선도가 가능할지에 대하여는 좀 더 심사숙고하여만 할 것으로 여겨진다.청소년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들을 연령별로 구분할 경우 일정한 연령층에 속해 있는 구성원을 일컫는 것이다.단지 청소년기에 속해 있다고 하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누려야만 될 길거리 통행에 제재를 가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청소년 통금제라고 하는 극단적인 처방안을 내놓게 된데는 유흥업소 출입 등과 같은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하는 성인들의 바람직한 의도에서 연유하였을 것이다.그러나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에 대한 제재와 청소년의 길거리 통행에 대한 제재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은 길거리 통행을 막는다고 하여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에 대한 통제는 계속적으로 실시되어 왔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유흥업소를 출입할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밤늦게 다니는 것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업주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이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을 통제하기 위하여 청소년 통금제를 실시한다고 하는 것은 성인들의 문제를 마치 청소년들의 문제인양 덮어씌워 해결하고자 하는 발상이다.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을 통제하고 유해환경으로부터보호하고자 한다면 청소년 통금제라고 하는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내어 시행하고자 고심할 것이 아니라 지금 실시되고 있는 청소년 유흥업소 통제제도에 과연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는지를 알아내고 보완하고자 하는데 더욱 고심하여야 할 것이다.법이 없어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항상 문제는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 있었다.이제는 제발 새로운 법을 만들어 새롭게 집행하고자 하는 사고와 태도에서 벗어나 있는 법이나 제대로 집행하고자 하는 노력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의 의견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 보호를 ▲박순보씨(38·학부모·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436동 409호)=최근 청소년의 심야유흥업소출입이 업소주인의 악덕상혼과 맞물려 공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야간통금의 실시가 절실하다고 본다.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이 자극적인 모습이 즐비한 야간에 나다녀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유흥가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청소년의 통금을 실시하고 있지만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여서 확대실시가 필요하다. ○규제일변도 발상은 못마땅 ▲오재관씨(47·서울 YMCA 청소년사업부장)=청소년을 밝고 건강하게 이끌어가려는 청소년 야간통행금지방안의 기본취지에는 동의한다.그러나 기성세대가 기존의 사회제도나 법규·행정 등 각 부문에 걸친 모순과 문제점은 정비하지 않고 자라나는 새싹을 규제일변도로만 묶어놓으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먼저 기성세대가 할 일을 해야 한다. ○유해환경 없애는 노력 앞서야 ▲최종덕씨(27·한국기독교학생총연맹)=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신촌·대학로 등에 가보면 각종 유흥업소가 청소년을 상대로 불법심야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경찰의 단속은 유명무실한 실정이다.청소년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이같은 유해환경을 없애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청소년 야간통행금지는 인권침해의 소지마저 있는 구시대적 발상이며 안이한 자세라고 본다. ○생활 크게 달라지지 않을것 ▲정숙경씨(17·서울여상1)=부모님께서 제일 좋아하신다.밤 11시 넘어서 집밖에 나가본 적이 없어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밤늦게까지 술집·노래방·비디오방을 전전하는 청소년이 많은 게 사실이고 폭주족문제도 심각하기 때문에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되면 이런 문제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강제적 규제가 바람직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비행청소년문제가 심각한 만큼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한다.
  • 성가대 출신그룹 「성노래」 화제

    ◎미 남·여 4인조 「조데시」·「엑스케이프」 인기/젊은이들의 최대 관심거리 거침없이 표현/여성팬과 있을법한 사연 담담하게 들려줘 성에 대한 솔직한 담론을 펼치는 미국의 4인조그룹 「조데시」와 「엑스케이프」가 화제다.리듬 앤 블루스 장르를 무기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들은 성을 공개적인 장소로 이끌어내 같이 얘기해보자고 노래하고 있다. 80년대 마돈나가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외모로 「아빠,내가 임신했다고 잔소리 마세요」「처녀처럼 행동할거야」 등의 노골적인 내용의 노래를 불러 기성세력으로부터 지탄을,젊은세대로부터 찬사를 한몸에 받은데 비해 조데시 등의 노래에는 충격이나 자극은 없다. 남성 4인조인 조데시의 새 앨범 「쇼,파티후,호텔」은 노래 전체가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관성을 갖는다.공연이 끝난뒤 파티에서 만난 여성팬과 연애를 한다는 내용이다.인기 연예인들에게 있을 법한 얘기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앨범 가운데 「당신을 죽도록 사랑해」에서는 『당신 손을 잡고 예식장으로 들어가고 싶어』라며 여느가수들과 달리 결혼제도를 찬양하고 있다.비평가들은 이들의 음악에 대해 노래 전체가 리듬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통기타의 연주가 특히 돋보인다며 격찬했다.그러나 성을 금기시하는 이들은 나체여성의 실루엣을 그린 앨범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토를 달았다. 또 여성 4인조 엑스케이프의 앨범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여성의 시각에서 성경험을 다루고 있다.엑스케이프는 낮시간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토크쇼 「리키 레이크」에 나오는 여성들의 하소연들을 노래에 담아 전달하며 강간당한 여성이 어리석게도 다시 그 남자에게로 돌아가는 사연을 노래하면서 여성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조데시와 엑스케이프는 겉으로 봐서 다른 가수들과 똑같다.특히 조데시는 귀고리에 앞가슴을 훤히 드러내 이웃집 불량소년 같은 인상을 준다.그러나 이들이 모두 교회 성가대출신들로 사회적인 문제점을 노래하고 싶어 가수로 나섰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여준다.처음에는 종교적인 포크송을 부르려다가 아무래도 리듬 앤 블루스가 젊은이들로부터호응을 얻고 돈도 벌수 있을 것 같아 장르를 바꾸게 됐다. 아버지가 교회 목사인 조데시의 달빈은 섹스 투성이인 노래를 부른다고 집에서 따돌림을 받는 등 이들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하지만 종교적 사명을 갖고 젊은이들의 최대관심사이자 문제점인 성을 거침없이 토해내는 이들은 『우리는 대충 넘어갈 수 없어요.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노래해야 해요』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있다. 실제로 조데시는 최근의 인기에 힘입어 도시 젊은이들 사이에 콘돔을 착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단체를 조직해 활발한 운동을 펴고 있다.
  • 해외여행자 씀씀이 더 헤퍼지는데(박갑천칼럼)

    남녘땅의 한 만석꾼 일화가 전해진다.애담살이 등에 업혀있던 아이가 우물을 들여다보다가 쥐고있던 동전 한닢을 빠뜨렸다.아침에 배깔고 엎드려 눈한번 깜짝일 때마다 벼가 한섬씩 불어난다고 했던 이 김부자는 사람을 시켜 우물물을 펐다.무양무양하게 비쳤던지 누군가 말했다.『그까짓 동전 한닢 건지려고 동전백닢을 쓰십니까』 『모르는 소리.돈은 귀중한 거야.내가 쓰는 백닢은 없어지는게 아니지만 우물에 빠진건 안 건지면 녹아없어져』 만석꾼다운 돈철학이었다고 하겠다.그렇게 귀중한 돈은 또 아낄 줄을 알아야한다.「기문총화」에 보이는 여주살았던 허씨성 가진 사람의 경우를 보자. 그 아버지가 동냥질하며 세아들을 공부시키다가 병들어죽자 둘째인 홍이 자신은 10년기한으로 죽을 먹으면서 돈을 벌테니 형과 아우는 공부하라고 하면서 집을 떠난다.갖은 고생 다한끝에 큰부자가 되었다.이를 안 형과 아우가 8년만에 찾아온다.그는 끼니마다 죽만 내왔다.물론 자신도 죽만 먹으면서.바자윈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리라.그러나 10년이 찼을때 홍은 재산을 똑같이 셋으로 쪼개어 노느고 있다.돈은 아낄 줄만 아는게 아니라 쓸 줄도 알아야한다.홍은 쓸줄까지 알았던 사람이다.그런 예로 「차산필담」에 나오는 김번부부를 들 수도 있겠다. 살림에 어두운 남편.부인의 바느질로 연명해 나갔다.하루는 그집에 오던 손님이 보니 그 집종이 푸주의 쇠고기를 모조리 사간다.그런데 차려온 저녁상은 간장에 된장국뿐.쇠고기에 대해 묻자 부인은 대답한다.이웃집에서 그 푸주의 고기를 사갔는데 그걸 훔쳐먹은 개가 죽는 걸 보고서 가진돈 모두 털어 사다가 버렸노라고.그 부인이 남편에게 공부는 잠시 멈추고 돈좀 벌라고 똥긴다.그는 관서땅으로 가서 큰돈을 벌어가지고 오는 길에 임진강에서 물에 빠져 죽으려는 부부가 빚 때문에 그러는 걸 알고 남김없이 줘버린다. 귀중하게 여길 줄도 모르고 아낄 줄도 모르며 쓸 줄도 모르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 아닌가 생각될 때가 많다.지난 2월 해외여행자가 지닐수 있는 외화한도는 1만달러로 늘어났다.그러자 여행자들의 씀씀이는 더 헤퍼진다.5월말까지 여행경비로 나간 돈이 26억1천만달러.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나 불어났다.그 돈이 꼭 쓰일 데만 쓰인 것일까.일부나마 망상스런 구경거리나 기묘한 먹거리에도 쓰인 것이리라.존절할 줄 모르고 펀들거리며 흥청망청거려도 될 때인지.
  • 일본… 상처낸 자리 쑤시고 되후비고(박갑천 칼럼)

    『누에와 같다』는 일본말이 있다.「누에」는 딱새과에 속하는 호랑지빠귀를 이르는 한편으로 전설상의 괴상한 동물을 뜻하기도 한다.『누에같다』고 할때는 후자쪽이다. 「헤이케모노가다리」(평가물어:권4)에 무장이며 가인인 미나모토노요리마사(원뢰정)가 누에를 쏘아죽였다는 얘기가 나온다.이 괴물의 모습은 이렇다. 즉,머리는 원숭이요 몸뚱이는 너구리이며 꼬리는 뱀이고 손발은 호랑이인바 우는소리가 호랑지빠귀 비슷했다.이괴물 따라 정체불명인 사람,아리송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기이한 느낌을 주는 사람을 『누에같다』며 빗대었다. 그말그대로 누에같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나라가 일본이다.아리송하게 처신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그들에게는 또 「우미센 야마센」(해천산천)이란말도 있다.뱀이 『바다에 천년,산에천년』살면 용이 된다는 말을 줄여서 쓰는 것인데 그렇게 풍상을 겪는사이 교지가 발달했음을 이른다.그 「우미센 야마센」의 나라가 일본아닌가 한다. 「망언」으로 표현되는 「소리」를 한두번 나달거린 것이 아니다.구보다(구보전관일낭)로부터 치자면 정부요로의 사람이 한 것만도 열번은 넘는 것 아닐는지.그들이 낸 상처를 헤집는 살똥스런 화살이다.아프고 분해서 소리치면 「그래?그럼 약을 주지」 하는양 「사과」한다.그러고서 조금있다가 또후벼댄다.이짓을 몇십년 계속해온다.당하는 우리의 대응은 어떤가.그들이 들쑤시면 왁자하게 단세포적 반응을 일으키다가 이내 사그라든다. 이웃나라끼리는 침략하고 침략당하고 하는게 대체적인 세계사의 흐름이다.하건만 한일관계는 좀 유별나다.한국은 일방적으로 당해만 오는 것이니 말이다.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은 그들을 그느르며 은혜를 베푼 나라.그 은혜를 원수로 갚아내려오는 일본이다.그맥락 따라 시나리오라도 써놓은 듯이 침략합리화발언을 뜨문뜨문 내뱉는다.「누에」낯짝이다. 며칠전 같은날짜 신문에 난 독일 콜총리의 나치학살에 대한 발언과 일본연립여당의 「전후결의안」표현의 차이는 엄청나다.전자의 솔직함에 비겨 후자는「우미센 야마센」의 말재주.이웃집이 고약할때 내가 떠나면 되지만 이웃나라 보기싫다고 나라가 떠날 수도 없다.그들 속담대로 『독사새끼는 독사(마무시노고와 마무시)』.그런 독사의 용골대질을 당하며 살아가야 할 처지가 괴롭다. 「헤이케모노가다리」 첫머리에는 노자의 말을 빈 『오만한 헤이케(평가)는 오래 못간다』는 대목이 있다.이말을 천지신명 앞에서 곱씹어봐야 할 일본이다.
  • 담넘은 나뭇가지로 소송·배상이라(박갑천 칼럼)

    도시에는 이웃이 없다고들 말한다.옆집주인 이름을 모른다.얼굴이 익지 않으니 인사도 없다.뭣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것 또한 당연하다.물론 이웃사촌같이 지내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생활정도가 나은 동네일수록 더 폐쇄적인 게 현실인 듯하다. 그래서 한지붕아래 사는 노인이 죽은것도 모르고 지내다가 며칠후에야 발견되기도 한다.상대방을 알게되는 계기가 대체로 좋잖은 일일 때라는 게 도시생활의 이웃관계이다.상하수도문제로 말썽이 난 경우라든지 집을 지으려면서 일조권문제 등을 두고 다툰다든지…. 얼마전의 한 고소사건도 그것이다.서울 연희동에서의 일.자기집 나뭇가지가 이웃집 담장을 넘어갔는데 그집 주인이 그걸 잘라낸 데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피고는 원고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정신적 고통을 받은데 대한 배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결딱지싸움의 결과였다고는 하겠으나 이웃끼리 이 무슨 망신이람. 복린이란 말이 「춘추좌씨전」에 나온다.주거를 정하기전에 먼저 그 이웃의 선악을 점친다는데서였다.「명심보감」(성심편)에는 신종황제의 말을 인용한 거필택린이라는 말도 보인다.주거를 정하려면서는 이웃을 먼저 가려야 한다는 뜻이다.한다지만 오늘의 사회에서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어쨌거나 두집안 감정의 앙금은 깊을 듯하다.어느쪽인가 이사갈 마음이 날것도 같다. 이와 관련해서는 야사 한토막이 떠오른다.만취당 권율과 백사 이항복의 이야기이다.이백사의 집 감나무가 담을 넘어 이웃 권만취당 집으로 뻗어나갔다.그런데 그집종들이 담넘어 와 열린 감은 자기들거라고 우김으로써 종들 사이에 티격태격이 벌어진다.나이어린 이항복의 베거리가 깜찍하다.권율의 집을 찾아가 다짜고짜 창문으로 제주먹을 들이밀면서 묻는다.『이게 뉘주먹입니까?』이 서낙한 뚱딴지 짓에 움찔할밖에.『네주먹이지 뉘주먹이란 말이냐』『방안으로 들어갔는데도요?』『그렇더라도 네주먹이지 내주먹이겠느냐』.더이상의 사살은 필요없다.「감」재판은 끝난 게 아닌가.훗날의 오성대감 이항복은 행주산성싸움의 영웅 권율장군의 사위가 된다. 네것내것에 앞서 여유가 풍겨 엇구수해지는 느낌이다.그게 멀리사는 사촌 못지않다는 이웃의 정리 아닐지.한데,소송에 배상이라….『존속살해사건 9일에 한건꼴』(강지원 사법연수원교수)사회의 이웃이니 그렇다고 망단할 건가.
  • 부실공사로 정신적 피해/“위자료 지급해야”/서울지법

    서울지법 윤종현 판사는 18일 강모씨(서울 성북구 정릉동)등 일가족 6명이 이웃집 주인 한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부실공사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보수 비용은 물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도 지급해야 한다』면서 『한씨는 강씨 일가족에게 부실공사에 따른 보수비용 4백80여만원과 정신적 위자료 70만원 등 5백5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부실 공사를 했을 때 재산 피해 뿐아니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책임까지 물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강씨는 지난해 3월 옆집에 사는 한씨의 주택신축공사로 집에 균열이 생기고 누수현상이 생기자 소송을 냈다.
  • 뻗어온 이웃집 나무 자르면 위자료 줘야(조약돌)

    ○…서울지법 민사 항소6부(재판장 현순도 부장판사)는 14일 김모씨(서울 서대문구 연희동)가 옆집의 문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가 원고 집안의 나무가지가 자기집으로 넘어왔다는 이유로 허락없이 가지를 자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자료 3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소승소를 판시. 김씨는 지난해 7월 30년간 가꾼 개잎갈나무의 일부가지가 담장을 넘어 문씨집 마당위로 뻗어 자란데 대해 문씨가 집을 가린다며 가지를 잘라내자 4백2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 「301,302」 독립영화 첫 연출/박철수감독(인터뷰)

    ◎“소외받은 여성의 고독한 내면 영상화”/요리중독증·거식증 다뤄… 참신한 페미니즘 추구 중견 박철수(48)감독이 자체 프로덕션인 「박철수 필름」을 설립,첫 작품으로 여성영화「301,302」(4월 개봉예정)를 선보인다. 『거식증과 요리벽이라는 이색소재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실험성 강한 독립영화(Independent Film·인디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점이 특징. 『국내 독립프로덕션의 열악한 제작환경과 독립영화계열 작품들의 고질적 병폐인 영화배급 문제등을 감안할 때 독립영화를 만드는데는 무수한 어려움이 따릅니다.하지만 작가주의 정신을 실천하고 우리 영화시장의 다원화를 꾀할 수 있는 유력한 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독립영화를 시도하게 됐어요』 지난 90년 MBC­TV「베스트셀러 극장」포맷을 개발,국내 TV영화의 장을 연 박감독은 지난해 3년만에 연출한 영화「우리시대의 사랑」의 부진을 대번에 만회하겠다는 듯 새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대단하다. 「어미」「안개기둥」「접시꽃 당신」등 여성시각의 영화들을 주로연출,페미니즘영화 감독이라는 딱지가 붙었을 만큼 여성을 「소비」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여성주의를 쫓고있다.『「301,302」에서는 더 이상 여성의 입장과 권리를 평면적으로 주장하는 1차원적 페미니즘에 머물지않고 음식물장애와 요리중독증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통해 여성의 절대고독과 소외를 표현하는 한차원 승화된 여성주의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는 것이 감독의 연출의도다. 요리하는 일을 삶의 유일한 즐거움으로 여기는 여자 송희(방은진)와 음식과 성을 혐오하는 이웃집 여자 윤희(황신혜)가 영화의 주인공.가슴속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 두 여성의 내면풍경이 극적인 이야기틀의 도움없이 관객 스스로 보고 느끼게 하는 이미지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한층 색다른 영상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물… 물… 물… 한방울이 아쉽다/제한급수 5개월째…전남 고흥 르포

    ◎바닷물 길어쓰고/걸레는 세숫물에/사흘거리 급수에 집마다 빈물통 가득/실개천 빨래터엔 새벽부터 주부 “북적” 겨울가뭄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남해안을 따라 걸쳐 있던 가뭄 피해띠가 이젠 충청·경기지방까지 북상,전국이 가뭄비상권에 들었다.영·호남지방에서는 생활용수는 물론 식수마저 부족해 5개월째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지난 19일부터는 충북 일부지방에서도 제한급수에 들어갔다.전국의 가뭄현장을 찾아 실태를 점검하고 이를 극복하는 민·관의 슬기를 찾아본다. 20일 하오 전남 고흥군 고흥읍과 도양읍(녹동)일대.전국에서 처음으로 제한급수가 실시된 이곳은 집집마다 온통 빈 물통이 가득하다. 사흘마다 하루씩 공급되는 수돗물을 한 방울이라도 더 받아 놓기 위해 물통을 미리 준비해 둔 탓이다. 그러나 사흘거리로 공급되는 수돗물의 절대량은 빈통을 다 채우기에는 어림도 없다.그래서 대부분의 물통은 빈통이다.각 가구마다 적게는 10여개에서 많게는 30여개씩 준비해둔 빈 물통들은 맑은 수돗물 대신 허드렛 물이나 바닷물로 채워져 있다. 겨울가뭄이 시작되면서 물기근에 시달리다 보니 물배급제가 어느새 정착됐고 각 가정마다 물을 아껴쓰는 갖가지 지혜들이 경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흥읍 서문리 이장 황용주씨(54)는 『누구네 집 할것 없이 물통관리는 집안의 어른이 차고 앉았다』며 『어머니(79)몰래 물 한바가지 떠서 세수하고 무심코 버렸다가 다 큰 자식들앞에서 호되게 혼이 났다』고 말했다. 학림리 김이례씨(50·여)는 『물 한 바가지로 세수하고,세숫물로 걸레를 빨고,걸레를 빤 물은 다시 화장실 수세용으로 쓴다』며 『허드렛물이라도 이웃집에 주면 큰 인심을 얻는다』고 말했다. 물이 귀하자 설거지를 할 때 세제를 쓴다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설거지 물은 어김없이 가축들의 차지가 된다.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상동마을 김정임씨(51·여)는 『물이 귀하다보니 가축들도 맘놓고 물한번 못먹여 본다』며 『설겆이 물은 빈통에 모았다가 가축들에게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이 물비상으로 겪게되는 또하나의 지독한 고통은 빨래.수돗물로는 빨래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끊어질듯 끊어질듯 흐르는 개울은 살을 에는 찬물이지만 빨래를 하려는 주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학림리의 김혜자씨(30·여)는 『일주일동안 모아 두었다가 빨래를 하지만 어둑어둑한 새벽에나 나가야 흙탕물이 다된 빨래터나마 자리 잡을 수있다』며 『한살짜리 딸아이 기저귀를 끝내 종이기저귀로 바꿨다』고 말했다. 고흥읍에서 20㎞쯤 떨어진 도양읍(녹동)도 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70평생 물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는 처음』이라는 김어리 할머니(70)는 『사흘에 한번씩 공급되는 물마저 새벽 1시에서 2시까지 한시간 남짓 찔찔 나온다』며 『물을 절약하기위해 물통을 고무줄로 동여 메놓고 쓴다』고 말했다. 도양읍 6구에 사는 이태희씨(37·여)는 『집집마다 빈통에 바닷물을 길어다 놓고 허드렛물로 쓴다』며 『부근 소록도 등 섬지방의 물기근은 말그대로 「물과의 전쟁」』이라고 전했다. 그간 고흥읍과 도양읍에서는 대형관정을 뚫어 각각 하루 2백50t씩 물을 뽑아 호형저수지와 강동저수지의 물과 함께 정수해 사흘거리로 공급해왔다.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고흥읍 2천여세대 1만여명과 도양읍 1천4백세대 9천여명의 식수원인 이들 저수지 저수율이 각각 15%와 18%로 뚝 떨어져 조만간 생활용수난 해소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느다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으뜸이던데(박갑천 칼럼)

    몇해 전 남녘의 한 고찰에 들러 노승과 얘기를 주고받은 일이 있다.그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음을 기억한다.『우리네로서 항상 마음쓰이는 일은 어떤 죽음이냐 하는 겁니다』 속인들과 같이 병으로 누워 앓고 삐대다가 죽는 일은 욕되다는 뜻이었던 듯하다.어느날 이웃집 가듯이 조용히 눈감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 그동안의 수행이 우습지 않냐는 뜻으로 해석되는 말이었다.대덕들의 좌화(앉아서 숨을 거둠)를 염두에 둔 말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그 좌화라는 게 범인들로서는 쉬운일이 아니다.누군가 동봉 김시습에게 괴애(김수온의 호)가 좌화했다고 전했다.이말을 들은 동봉은 웃으면서 말했다.『괴애는 평생 욕심이 많았으니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시습과 함께 생육신으로 일컬리는 남효온의 「추강냉화」에 쓰여있는 얘기이다.불경에도 조예가 깊었던 김수온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때 그곳 감로사의 고승을 감복시킨 문장가였다.그러니 김시습으로서는 평소에 김수온에 대한 시새움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세상을 등지고사는 그에게 그같은 마음이 있었다고 하겠는가.그렇다면 김괴애에게 그런 애바른 데가 실제로 있었던 것일까. 좌화는 죽는 순간까지의 건강을 뜻한다.그건 생사를 초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것이라 할 수도 있다.「장자」(천지편)에 보이는 바 요임금에게 했다는 봉인(국경을 지키는 벼슬아치)의 말에서 느낄수 있는 경지의 삶이다.『…천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신선이 되어 흰구름을 타고 상제한테 가면 고만이다』 사람들은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그러나 오래 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죽는 순간까지의 건강 아닐까 한다.설사 좌화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죽음이 깨끗해야 이승의 삶도 너볏해 보이는 법이다.『고로롱 팔십』이라는 우리속담도 있지만 고로롱고로롱 오래 살면서 볼일 못볼일 다 겪는 것이 반드시 복되다고 하긴 어려워진다.수즉다욕(수칙다욕)이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으뜸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서울신문 12월 23일자).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강에 적이 되는 일들을 한다.그자신 94세까지 살았던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경고했던바 『사람은 죽는게 아니라 자살한다』고 한 말뜻을 잊고들 산다. 육신의 건강보다 중요한 게 마음의 건강이다.마음의 건강을 잃을 때 육신의 건강은 무너진다.죽음이 평안했던 사람들은 마음이 건강했다.김괴애의 죽음을 말한 김시습의 뜻도 거기 있지 않았을까.
  • 넉넉한 마음/최인학(연변 조선족 1백년:1)

    ◎“상다리 휘게 손님 대접” 풍습 그대로/학술회의 쉬는 시간마다 술·음식 우리가 흔히 북간도로 불려온 오늘날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외롭고 고달픈 민족의 땀과 한이 얼룩진 수천리 밖의 북지다.그 미지의 땅을 찾아 이민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연지도 어언 한 세기를 맞게되었다.그럼에도 거기에 뿌리를 내린 이른바 조선족은 중국속의 영원한 소수민족이다.서울신문은 그들 삶의 애환을 민족지(민주지)시각에서 추적,매주 금요일에 연재키로 했다.집필은 현지를 장기답사한 인하대 최인학교수(비교민속학)가 맡았다. 올해 중국 길림성 연길시를 방문한 것은 제1회 중국조선민족민간문예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연길시내 신화반점이 회의장소였는데 40명 정도의 학자들이 참석했고 이중에 22명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민간문예는 구비문학을 말한다.문학성에 비중을 두어 구비문학이라는 명칭을 보편화 한 우리로서는 약간 생소했다.민간문예는 연희성을 더 강조한데서 붙여진 용어다.일본의 구승문예와도 맥을 같이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회의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의장이 상오회의를 종결했다.정확히 상오11시30분에 식당으로 몰려갔다.참가자 전원이 식탁에 둘러앉았다.『낮이어서 술은 약간 들겠습니다』라고 건배를 자청했다.그러나 사정은 사뭇 달라 독한 술병이 계속 비워졌다.음식 역시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날라왔다.가져올 만큼 다 가져와야하는 접대모습 때문에 중간에서 그만 둘 수도 없었고,나중에는 채 비우지 목한 음식접시에 다른 음식 그릇들이 포개포개 쌓였다. 서울에서 학술회의를 자주 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대뜸 경비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참가비도 없고 요리는 고급인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그렇다고 연회상을 앞에 놓고 궁금증을 물을 수도 없다.꾹 참을 수 밖에.하오2시가 되자 분과회의가 시작되었다.소파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술기운에 졸음을 참느라 고생했지만 그들은 늠름했다.낮술이 열기를 더 해 줬는지 회의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하오5시가 되자 모두 식당으로 안내되었다.낮보다 성대한 만찬이 베풀어졌다.다음날도같다.더는 참을 수 없어 귓속말로 의장에게 물었다.『경비가 많이 드실 테지요』하자 의장은 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북경(중앙정부를 지칭)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모자라서 몇몇 회사로부터 찬조금도 받았고,잡지사로부터 책을 내는 조건으로 공동주최를 한다는 것이었다.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북경에서 지원금을 받을 정도라면 이 회의의 성격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고 보니 연변 뿐아니라 요령·흑룡강성에서도 참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결국 동북 3성이 모이고 한국을 넣어 국제회의 성격이 되었다.처음 계획단계에는 북한 학자도 참석하기로 했으나 김일성사망으로 인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어떻든 회의는 진지하게 진행됐지만 잔치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었다.일상 먹는 것보다 특별하게 차려 먹으면 그게 잔치가 아니겠는가.그렇지만 우리 시각에서는 과소비요 낭비임에 틀림 없다.얼마전 조선족의 박경휘씨가 쓴 「조선족의 미풍양속의 계승과 제거해야 할 몇가지 풍습」이란 글을 읽었다.이 글에는 장점과 단점을 명료하게구분하여 항목을 늘어놓았는데 단점으로는 첫째 대식풍습,둘째 허례허식 풍습,셋째 과소비풍습,넷째 체면과 겉치레 풍습,다섯째 어린이를 황제처럼 모시는 풍습의 5개항목이다.어쩜 한국인의 단점이라고 해도 무방 할 만큼 공감이 가는 항목들이 아닌가.「나쁜 버릇 개 줄까?」하는 속담이 떠 올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 한국은 현실적으로 빠른 국제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데 비해 중국조선족은 그 속도가 느리다는 것 뿐이다.그러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의식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 먹고 남아야 식성이 풀리는 것 아닌가.중국조선족 스스로가 악습이라고 하는 이 잔치의식은 결코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인지도 모른다. 첫째는 대접정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우리에게는 가난한 선비 부인이 자신의 머리를 깎아 술을 받아와 남편의 벗을 대접했다는 설화가 있다.대접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마음이 넉넉하지 아니하고서는 남을 생각할 수 없다.옛날엔 부인들이 끼니 때가 되면 이웃집 굴뚝을 버릇처럼 쳐다보곤 했다는것이다.만일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으면 양식이 없는 것으로 알고 보리쌀을 바가지로 퍼다 주었다는 미담은 설화가 아니라 실화로 남아있다. 둘째는 넉넉함이다.우리가 생각한만큼 조선족은 가난하지 않다°그들은 우리처럼 자가용차나 개인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고,집안에 수세식 변소나 무엌에 냉장고가 없다 뿐이지 마음마저 가난한 것은 아니다.그리고 최소한의 의식주는 넉넉하며 생활에도 불편이 없다.국민학교 학생들의 의복을 보면 한족이나 다른 소수민족들의 아이들보다 한결 사치하게 입혀 놓았음을 알 수 있다.아이들의 얼굴도 명랑하고 동심이 활짝 피어 있다.백화점에 가면 전기제품을 비롯한 상품이 넉넉하지 못함을 실감한다. 그러나 시장거리를 가보면 야채가 풍부함을 느낀다. 셋째 황금만능주의가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아직은 위험선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곧 한국처럼 황금만능주의가 생겨 겉치레 경제가 만연해질까 걱정이다.그러나 한국처럼 오랜지족,야타족이 생겨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그것은 아직도 성인사회가 자녀들의 장래를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황금만능주의가 중국조선족에 파급된 요인은 한국 방문객 탓이라는 조선족 지성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일 금융가 테러공포/주우그룹에 석달새 15회

    ◎은행지점장 피살·생보 사장집엔 화염병/거품경제 후유증… “부실채권 둘러싼 다툼” 일본 굴지의 재벌인 스미토모(주우)계열의 스미토모은행 이사 하타나카(전중화문·54)나고야지점장이 지난 14일 사택인 나고야시의 아파트 문 바로 앞에서 권총으로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금융계의 어두운 면이 들춰지는 등 그 충격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범행시간 불과 7분 지난해 2월 오사카의 스미토모생명보험사장집에 화염병이 날아든 것을 비롯,석달동안 스미토모계열 회사와 간부를 상대로 한 테러가 15차례나 자행됐던 뒤라 스미토모그룹은 수사결과를 초조하게 지켜 보고 있다. 하타나카지점장의 현관방에는 아침 7시13분쯤 배달된 조간신문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이웃집 노인이 하타나카지점장의 사체를 복도에서 발견한 시간은 7시 20분.범행 시간은 불과 7분 사이.그러나 총소리를 들은 사람도 없고 수상한 사람을 봤다는 주변 목격자도 없다. 방에는 흐트러진 모습이 전혀없어 경찰은 범인이 하타나카지점장의 사정에 정통하고 지점장을 복도로 불러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며 총기사용에도 능숙한 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히 스미토모은행과 거래가 있었던 폭력조직등에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부실액 1백6조원 일본 은행들은 거품경제기에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려 왔다.이 때문에 92년 무렵 거품경제가 걷히면서 은행들은 과도한 부실채권을 보유하게 됐다.현재 굵직한 은행 21곳의 부실채권 규모는 13조엔(1백6조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 금융계 1위를 목표로 융자선을 확대해 온 스미토모은행의 부실채권도 지난 3월 현재 5천2백46억엔(4조3천억원 상당)에 달한다. 부실채권가운데는 폭력조직이 세운 회사에 대출된 것도 많고 부실채무자가 폭력조직을 동원해 은행과 다투는 경우도 종종 벌어지는 것이 요즘 일본 금융계의 사정이다. 이 때문에 일본경찰은 「썩은 인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하타나카지점장이 폭력조직에 의해 살해됐다는 심증을 굳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인을 상대로 한 테러는 스미토모계열에 그치고 있지 않다. 지난 2년동안 후지사진필름전무등 3명의 기업인이 살해당했다.그밖에도 테러사건이 줄을 잇고 있어 기업인들을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언론들도 이번 사건을 크게 보도하면서 「경제테러」라는 새로운 말로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경찰도 5백명정도를 투입,기업체 임원 경호에 나서고 있고 기업도 자구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임원들 24시간 경호 건설회사 제네콘은 이미 회장과 사장 집에 두명 이상의 경호원을 배치해 놓았다.미쓰비시중공업은 회장과 사장,방위기술과 원자력관련 기업간부에 경호원을 붙여 엄중 경계를 펴고 있고 은행들은 협박전화가 있었던 간부들에게 24시간 경호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테러」의 범인 검거율은 오히려 매우 낮은 편.피해자들이 수사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곳 언론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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