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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년 전 ‘영웅’이 또…뒷짐 진 구경꾼 뚫고 사람 구한 美 팔순 노인

    18년 전 ‘영웅’이 또…뒷짐 진 구경꾼 뚫고 사람 구한 美 팔순 노인

    물에 빠진 자동차를 모두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때, 팔순 노인이 뛰어들어 사람을 건졌다. 12일(현지시간) KCRA-TV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여든 살 노인이 침수된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 머데스토시 수로에 차 한 대가 추락했다. 사고 당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스티브 몬텔론고(80) 할아버지는 곧바로 차를 세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수로에는 파란색 차량 한 대가 빠져 있었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지만, 몰려든 인파 중 그를 구하러 뛰어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 뒷짐 지고 바라만 보고 있을 때, 몬텔론고 할아버지가 수로에 뛰어들었다. 할아버지는 “사고 현장에 가보니 사람이 아직 차 안에 있었다. 주변에 한 20명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다들 보고만 있었다. 내가 해결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할아버지 머릿속은 온통 ‘차 문이 열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다행히 차 뒷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하지만 수압 때문에 열기가 쉽지는 않았다. 겨우 문을 열었을 때는 물이 들이닥쳐 차가 기우뚱했다. 할아버지는 “눈앞이 흐릿해 운전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감으로 옷깃을 홱 잡아당기면서 제발 옷이 찢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노인이 거침없이 사고 현장에 뛰어들자 구경꾼 중 한 명이 손을 보탰고, 할아버지와 운전자는 무사히 물 밖으로 나왔다. 그때까지도 핸들을 붙잡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끌려 나온 운전자는 의식은 있었지만 건강 문제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60대 남성이 몰던 차 한 대가 수로에 추락했다. 운전자가 사고로 다친 곳은 없지만, 평소 건강 문제 때문에 병원으로 가 응급조치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할아버지도 다친 곳은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사고 현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할아버지는 “알고 있겠지만 나는 ‘영웅’”이라며 웃어 보였다. 사실 할아버지는 18년 전 불이 난 집에서 사람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카네기 영웅 메달’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2002년 당시 가스 누출로 이웃집에 큰불이 났을 때도 할아버지는 화염을 뚫고 들어가 인명을 구조했다. 계속된 폭발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온몸을 내던져 이웃을 살렸다. 이번에도 할아버지는 망설이지 않았다. 다만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 “그저 그때 거기 있었을 뿐”이라고 겸손을 드러냈다. 할아버지의 영웅담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그가 또 해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월드피플+] 18년 전 ‘영웅’이 또…뒷짐 진 구경꾼 뚫고 사람 구한 美 팔순 노인

    [월드피플+] 18년 전 ‘영웅’이 또…뒷짐 진 구경꾼 뚫고 사람 구한 美 팔순 노인

    물에 빠진 자동차를 모두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때, 팔순 노인이 뛰어들어 사람을 건졌다. 12일(현지시간) KCRA-TV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여든 살 노인이 침수된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 머데스토시 수로에 차 한 대가 추락했다. 사고 당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스티브 몬텔론고(80) 할아버지는 곧바로 차를 세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수로에는 파란색 차량 한 대가 빠져 있었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지만, 몰려든 인파 중 그를 구하러 뛰어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 뒷짐 지고 바라만 보고 있을 때, 몬텔론고 할아버지가 수로에 뛰어들었다. 할아버지는 “사고 현장에 가보니 사람이 아직 차 안에 있었다. 주변에 한 20명 정도가 모여 있었는데 다들 보고만 있었다. 내가 해결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할아버지 머릿속은 온통 ‘차 문이 열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다행히 차 뒷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하지만 수압 때문에 열기가 쉽지는 않았다. 겨우 문을 열었을 때는 물이 들이닥쳐 차가 기우뚱했다. 할아버지는 “눈앞이 흐릿해 운전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감으로 옷깃을 홱 잡아당기면서 제발 옷이 찢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노인이 거침없이 사고 현장에 뛰어들자 구경꾼 중 한 명이 손을 보탰고, 할아버지와 운전자는 무사히 물 밖으로 나왔다. 그때까지도 핸들을 붙잡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끌려 나온 운전자는 의식은 있었지만 건강 문제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현지 경찰은 “60대 남성이 몰던 차 한 대가 수로에 추락했다. 운전자가 사고로 다친 곳은 없지만, 평소 건강 문제 때문에 병원으로 가 응급조치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할아버지도 다친 곳은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사고 현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할아버지는 “알고 있겠지만 나는 ‘영웅’”이라며 웃어 보였다. 사실 할아버지는 18년 전 불이 난 집에서 사람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카네기 영웅 메달’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2002년 당시 가스 누출로 이웃집에 큰불이 났을 때도 할아버지는 화염을 뚫고 들어가 인명을 구조했다. 계속된 폭발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온몸을 내던져 이웃을 살렸다. 이번에도 할아버지는 망설이지 않았다. 다만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 “그저 그때 거기 있었을 뿐”이라고 겸손을 드러냈다. 할아버지의 영웅담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그가 또 해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인도] “바람 피웠지?” 아내 참수한 뒤 시신들고 경찰서 간 남편

    [여기는 인도] “바람 피웠지?” 아내 참수한 뒤 시신들고 경찰서 간 남편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남편이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뒤 직접 경찰서를 찾아간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살던 야다브라는 이름의 35세 남성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0일 새벽부터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당시 남편은 아내가 이웃집에 사는 남성과 외도를 저지른다고 의심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다툼이 시작되자 결국 남편은 아내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남편은 둔기를 이용해 아내를 내리쳐 살해한 것도 모자라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했고, 이후 훼손한 시신을 들고 직접 인근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날 아침 살인을 저지른 남편이 경찰서로 향하는 모습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이 현지 SNS에 유출됐다는 사실이다. 해당 영상의 유출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남편에 대한 즉각적인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영상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자수한 남편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범행에 사용된 무기를 찾아냈다. 피해자인 아내의 시신은 부검이 예정돼 있다.한편 인도에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남편의 엽기적인 행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마다야 프라데시주에 살던 한 여성은 자신이 외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남편의 강요에 이기지 못하고, 강제로 남편을 목말 태운 채 동네를 걷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남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여성이 휘청하거나 멈춰 서면, 어김없이 주위를 둘러싼 다른 남성 주민들의 욕설과 매질이 쏟아졌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당시 현지에서는 “21세기에 이런 오래되고 잔인한 처벌이 존재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인도 내에서 여성의 인권이 신장될 분위기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족 돌보듯 어르신 간병… “돌봄의 골든타임 지킨다”

    가족 돌보듯 어르신 간병… “돌봄의 골든타임 지킨다”

    돌봄매니저, 주 3일·1회 2시간씩 서비스요양보호사·활동보조인, 자택 찾아 간병“걷기도 힘든 저에게 새 가족 생겨 든든” 1년 동안 2545명에 4492건 맞춤형 지원정원오 구청장 “건강한 일상 복귀 큰 도움”“항암제를 복용하면서 발톱 10개가 모두 빠져 걷기도 힘든 저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거주하는 노창신(73)씨는 지난 1월 초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3주마다 항암치료를 해야 했다. 피부 병변에 손발이 붓고 발톱이 빠지는 항암제 부작용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노씨는 돌봐 줄 가족이 없어 일상생활을 거의 하지 못한 채 몸과 마음의 고통을 온전히 홀로 견뎌야 했다. 돌봄이 절실했던 노씨에게 손을 내민 것은 마장동 돌봄SOS센터. 돌봄매니저는 노씨가 주 3일, 1회 2시간씩 성동종합재가센터의 일시재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줬다. 일시재가서비스는 요양보호사 및 활동보조인이 대상자의 자택에 찾아가 가사나 간병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씨는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내 옆에도 대화할 수 있는 가족이 생겼다는 든든함에 마음까지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돌봄이 필요한 순간 누구에게나 돌봄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연계하는 성동구 돌봄SOS센터가 운영 1년 차를 맞았다고 11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7월부터 돌봄SOS센터를 운영하며 1년간 2545명에게 4492건의 돌봄서비스를 연계·제공했다. 돌봄SOS센터의 활동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며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도와 달라는 제보도 이어졌다. 이웃의 관심과 돌봄SOS센터의 세심한 지원이 만나면서 성동구에서는 돌봄 사각지대가 없어지고 있다. 실례로 지난달 4일 성수1가제2동 주민센터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이웃집 어르신이 심장질환으로 목부터 배까지 개복하는 큰 수술을 받고 퇴원했는데, 가족이 없어 식사조차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성수1가제2동 돌봄매니저 노수진(35) 주무관은 즉시 가정을 방문해 상담한 뒤 일시재가와 식사지원, 동행지원서비스를 연결해 줬다. 또 구 자체 사업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1대1 이웃사촌만들기’와 연계해 생활용품 지원 및 지속적인 안부 확인도 이뤄졌다. 노 주무관은 “1년여간 돌봄SOS센터를 통해 꼭 필요한 순간 꼭 맞는 서비스를 연계해 많은 대상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돌봄SOS센터 사업이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억울한 당직사병 “추미애, ‘무혐의’ 내린 동부지검에 명예훼손 고소”(종합2보)

    억울한 당직사병 “추미애, ‘무혐의’ 내린 동부지검에 명예훼손 고소”(종합2보)

    “수사자료 동부지검에 있어 수사 빠르게 진행”검찰 “25일 당직사병 현씨 맞고 서씨와 통화”김영수, 동부지검과 통화 녹취 공개당직사병 “사실이 밝혀졌으면 사과했어야”당직사병, ‘단독범’ 사과한 황희는 고발 안해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특혜 휴가 의혹 관련, 부대 미복귀 사실을 뒷받침했던 당직사병 현모씨가 추 장관과 서씨 측 변호인을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지검은 지난달 28일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전 보좌관을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한 곳이다. 현씨는 2017년 6월 당시 서씨와 직접 통화했던 현씨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웠던 추 장관과 서씨 측 변호사를 같은 수사기관에 고소해 법적 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당시 당직사병 현씨와 서씨가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현씨의 대리인격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공개한 서울동부지검과의 통화 내용에서 검찰은 “서씨 측이 (당직사병과) 통화 사실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직사병 모욕한 800여명도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고소 김 소장은 7일 언론에 “현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한 추 장관과 서씨 측 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처음에는 경찰청에 고소장을 내려 했으나 수사자료가 남아 있는 동부지검에 제출하면 더 빠르게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 판단했다”면서 “다음주 월요일(12일) 내 이름으로 대리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현씨에게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한 80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에 고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단독범이 아니다’ 등 발언을 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사자에게 사과했으므로 고소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의원은 “철부지가 온 산을 태워 먹는다”며 현씨의 실명을 페이스북에 공개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씨의 신상털이와 함께 친문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과 욕설, 협박이 쏟아졌다.현씨는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 나가 서씨 의혹과 관련해 증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으나 추 장관과 아들 등이 모두 무혐의라는 이유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증인으로 채택돼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김 소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 등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발표된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검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추미애 “오인과 추측에 기반한 제보”秋아들 측 “현씨와 통화한 사실 없다” 앞서 서씨 측 변호인은 2017년 6월 25일 당직근무를 서며 서씨의 미복귀 보고를 받았다는 현씨의 주장에 대해 “현씨와 통화할 일도, 통화한 사실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도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다.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이라고 부인했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김 소장이 공개한 통화녹음 파일에서 서씨가 현씨와 통화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거듭 확인했다.동부지검 “서씨, 조사과정서 통화 다 인정” 현씨 측 “아직도 잘못 인정 않는 秋,장관·정치인·부모로서 온당치 않아” 서울동부지검 공보관은 김 소장이 “(서씨 측이) 통화한 적도 없고 (2017년 6월) 25일 당직도 아니라도 해서 현씨가 거짓말쟁이로 몰렸다”고 말하자 “(25일) 통화는 하도 여쭤봐서 제가 수사팀에 다시 확인했다. 서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인정했다. 그것은 팩트가 맞다고 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동부지검이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전 보좌관에게 모두 무혐의라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뒤 해당 사실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김 소장은 이 보도자료에서 서씨가 부대의 당직사병 현씨로부터 복귀 요청을 받은 부분이 명시돼 있지 않다고 항의하고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공보관은 “수사팀과 협의하겠다”면서 “‘6월 25일 당직병사인 제보자’ 내용을 추가해 다시 공보할지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김 소장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현씨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에 당사자에게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게 도리”라면서 “현재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언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이자 정치인, 부모로서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하려 했는데 코로나로 폐쇄돼 이런 방법으로 발표한다”며 당직사병 현씨의 입장문을 페북에 공개했다.다음은 당직사병 현씨 측 입장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OO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과 관련하여 2017. 6. 25.(일) 당시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사단본부중대지원반(이하 ‘소속대’라 한다)의 당직병사였던 현OO측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입니다. 먼저 현병장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직접 경험한 사실관계는 이미 언론을 통해 밝힌 바와 같고 2020. 9. 28. 동부지검의 수사결과 발표 및 별지. 동부지검 공보관과의 통화 녹취자료에 의해 사실이라고 인정되었으며, 붙임 1. 과 같이 사실행위를 다시 정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공연히 ‘현OO의 주장은 거짓이다. 2017. 6. 25. 당직병사가 아니며 현OO은 서OO에게 당일 전화하지 않았다.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이다’라며 현OO이 거짓말을 하였다고 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서OO측 변호사 현근택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하려 합니다. 또한 SNS를 통해 상식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한 약 800여 명도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입니다. 다만 단독범이 아니다 등 이라고 한 황희 의원님은 당사자에게 사과하였으므로 고소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또한 객관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현OO이 거짓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한 일부 언론인들에 대해서는 별도 고소를 하지 않고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하여 문제를 제기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실체적 진실(사실)과 행해진 사실에 위법성이 있는가 하는 두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현OO은 단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실체적 진실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정치적 이해관계와 진영논리 및 객관적 사실은 무시한 채 오직 자기확증 편향을 가진 집단과 개인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신념을 확증하기 위해 한 젊은 청년을 국민적 거짓말쟁이로 만든 사건입니다. 현OO은 당시 서OO의 미복귀 행위가 위법하다거나 탈영이라든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날 그러한 일이 있었다라고만 말했을 뿐,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등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하였습니다. 수사결과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불완전한 정보나 오염된 정보로 인하여 현OO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사결과 등 확정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들을 통해 현OO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에는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인정하고 당사자인 현OO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 것에 대하여 사과나 최소한의 유감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인간적인 기본 도리라고 생각합니다.그런데 현OO의 주장이 사실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현재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언하는 것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장관이자 공당의 대표를 했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한 젊은이에 대한 온당한 처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은 비록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일종의 결과적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발생된 것이라고 보이는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인사행정 업무에 일체의 외부 영향력이 개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추 장관님의 말씀처럼 정기휴가와 질병에 의한 병가는 군인의 기본권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 기본권은 법령과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행사되어야만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군대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한 조직이고, 의무복무 병사들은 병영생활이라는 힘들고 괴로운 특수한 환경에서도 오직 자신의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고 있으며, 직업군인들 또한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훌륭하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현역 및 예비역들의 자존감과 명예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수립하여 주실 것을 기대하는 바입니다.본 사건 관련 현OO병장이 경험한 사실 요약서 1. 현병장은 2017. 6. 25.(일) 08:00 ~ 22:00까지 위 소속대 당직병사였습니다. 2. 현병장은 2017. 6. 25.(일) 20:50경 서OO일병 소속분대(Battle Company)의 선임병장 조OO으로부터 서OO일병이 미복귀하였다는 유선 연락을 받고, 당직실에 비치된 출타자 명부에도 복귀 서명이 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한 후 당직실 유선전화를 이용하여 서OO일병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여 ’22:00 이전까지 복귀하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서OO일병은 알았다‘라고 하였습니다. 3. 서OO일병의 부대 복귀를 기다리던 차에 당일 21:30경 어깨에 육군본부 마크가 찍힌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서OO일병 건은 본인이 처리했으니 지역대 당직실에 보고 올릴 때 미복귀자가 아니라 휴가자로 정정해서 올리라고 지시’하여 현병장은 그대로 이행하였습니다. 4. 현병장은 2017년 6월 넷째 주 소속대 지원반장 이OO상사가 주관한 선임병장 회의시 이OO상사가 ‘서OO일병의 3차 추가 병가연장을 반려하면서 서OO일병은 2차 병가 종료일에 복귀할 것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들은 사실이 있습니다. 5. 현병장은 2020년 6월과 9월에 동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진술하였습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억울한 당직사병 “사과 않는 추미애 명예훼손 고소”…檢, 秋아들 통화 인정(종합)

    억울한 당직사병 “사과 않는 추미애 명예훼손 고소”…檢, 秋아들 통화 인정(종합)

    검찰 “25일 당직사병 맞고 팩트 인정”당직사병 “사실이 밝혀졌으면 사과했어야”당직사병, ‘단독범’ 사과한 황희는 고발 안해 추미애 “오인과 추측에 기반한 제보”秋아들 측 “현씨와 통화한 사실 없다”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특혜 휴가 의혹 관련 부대 미복귀 사실을 뒷받침해줬던 당시 당직사병 현모씨와 서씨가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현씨의 대리인격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공개한 서울동부지검과의 통화 내용에서 검찰은 “서씨 측이 (당직사병과) 통화 사실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직사병 현씨는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았던 추 장관과 아들 서씨의 변호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당직사병 모욕한 800여명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김 소장은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현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한 추 장관과 서씨 측 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추 장관 등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한 “동부지검에 고소할 것”이라고 수사기관을 바꿨다. 김 소장은 언론에 “처음에는 경찰청에 고소장을 내려 했으나 수사자료가 남아 있는 동부지검에 제출하면 더 빠르게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다음주 월요일(12일) 내 이름으로 대리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NS에서 현씨에게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한 800여명도 명예훼손 혐의로 함께 고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씨를 겨냥해 ‘단독범이 아니다’ 등 발언을 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사자에게 사과했으므로 고소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황 의원은 “철부지가 온 산을 태워 먹는다”며 현씨의 실명을 페이스북에 공개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씨의 신상털이와 함께 친문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과 욕설, 협박이 쏟아졌다. 현씨는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 나가 서씨 의혹과 관련해 증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으나 추 장관과 아들 등이 모두 무혐의라는 이유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어 증인으로 채택돼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김 소장은 입장문과 함께 추 장관 등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발표된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검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앞서 서씨 측 변호인은 2017년 6월 25일 당직근무를 서며 서씨의 미복귀 보고를 받았다는 현씨의 주장에 대해 “현씨와 통화할 일도, 통화한 사실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도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다.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이라고 부인했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김 소장이 공개한 통화녹음 파일에서 서씨가 현씨와 통화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거듭 확인했다.동부지검 “서씨, 조사과정서 통화 다 인정” 현씨 측 “아직도 잘못 인정 않는 秋,장관·정치인·부모로서 온당치 않아” 서울동부지검 공보관은 김 소장이 “(서씨 측이) 통화한 적도 없고 (2017년 6월) 25일 당직도 아니라도 해서 현씨가 거짓말쟁이로 몰렸다”고 말하자 “(25일) 통화는 하도 여쭤봐서 제가 수사팀에 다시 확인했다. 서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인정했다. 그것은 팩트가 맞다고 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동부지검이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의 전 보좌관에게 모두 무혐의라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뒤 해당 사실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김 소장은 이 보도자료에서 서씨가 부대의 당직사병 현씨로부터 복귀 요청을 받은 부분이 명시돼 있지 않다고 항의하고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공보관은 “수사팀과 협의하겠다”면서 “‘6월 25일 당직병사인 제보자’ 내용을 추가해 다시 공보할지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김 소장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현씨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에 당사자에게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게 도리”라면서 “현재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언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이자 정치인, 부모로서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하려 했는데 코로나로 폐쇄돼 이런 방법으로 발표한다”며 당직사병 현씨의 입장문을 페북에 공개했다.다음은 당직사병 현씨 측 입장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OO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과 관련하여 2017. 6. 25.(일) 당시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사단본부중대지원반(이하 ‘소속대’라 한다)의 당직병사였던 현OO측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입니다. 먼저 현병장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직접 경험한 사실관계는 이미 언론을 통해 밝힌 바와 같고 2020. 9. 28. 동부지검의 수사결과 발표 및 별지. 동부지검 공보관과의 통화 녹취자료에 의해 사실이라고 인정되었으며, 붙임 1. 과 같이 사실행위를 다시 정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공연히 ‘현OO의 주장은 거짓이다. 2017. 6. 25. 당직병사가 아니며 현OO은 서OO에게 당일 전화하지 않았다.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이다’라며 현OO이 거짓말을 하였다고 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서OO측 변호사 현근택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하려 합니다. 또한 SNS를 통해 상식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한 약 800여 명도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입니다. 다만 단독범이 아니다 등 이라고 한 황희 의원님은 당사자에게 사과하였으므로 고소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또한 객관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현OO이 거짓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한 일부 언론인들에 대해서는 별도 고소를 하지 않고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하여 문제를 제기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실체적 진실(사실)과 행해진 사실에 위법성이 있는가 하는 두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현OO은 단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실체적 진실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정치적 이해관계와 진영논리 및 객관적 사실은 무시한 채 오직 자기확증 편향을 가진 집단과 개인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신념을 확증하기 위해 한 젊은 청년을 국민적 거짓말쟁이로 만든 사건입니다. 현OO은 당시 서OO의 미복귀 행위가 위법하다거나 탈영이라든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날 그러한 일이 있었다라고만 말했을 뿐,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등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하였습니다. 수사결과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불완전한 정보나 오염된 정보로 인하여 현OO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사결과 등 확정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들을 통해 현OO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에는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인정하고 당사자인 현OO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 것에 대하여 사과나 최소한의 유감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인간적인 기본 도리라고 생각합니다.그런데 현OO의 주장이 사실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현재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언하는 것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장관이자 공당의 대표를 했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한 젊은이에 대한 온당한 처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은 비록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일종의 결과적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발생된 것이라고 보이는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인사행정 업무에 일체의 외부 영향력이 개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추 장관님의 말씀처럼 정기휴가와 질병에 의한 병가는 군인의 기본권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 기본권은 법령과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행사되어야만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군대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한 조직이고, 의무복무 병사들은 병영생활이라는 힘들고 괴로운 특수한 환경에서도 오직 자신의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고 있으며, 직업군인들 또한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훌륭하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현역 및 예비역들의 자존감과 명예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수립하여 주실 것을 기대하는 바입니다.본 사건 관련 현OO병장이 경험한 사실 요약서 1. 현병장은 2017. 6. 25.(일) 08:00 ~ 22:00까지 위 소속대 당직병사였습니다. 2. 현병장은 2017. 6. 25.(일) 20:50경 서OO일병 소속분대(Battle Company)의 선임병장 조OO으로부터 서OO일병이 미복귀하였다는 유선 연락을 받고, 당직실에 비치된 출타자 명부에도 복귀 서명이 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한 후 당직실 유선전화를 이용하여 서OO일병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여 ’22:00 이전까지 복귀하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서OO일병은 알았다‘라고 하였습니다. 3. 서OO일병의 부대 복귀를 기다리던 차에 당일 21:30경 어깨에 육군본부 마크가 찍힌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서OO일병 건은 본인이 처리했으니 지역대 당직실에 보고 올릴 때 미복귀자가 아니라 휴가자로 정정해서 올리라고 지시’하여 현병장은 그대로 이행하였습니다. 4. 현병장은 2017년 6월 넷째 주 소속대 지원반장 이OO상사가 주관한 선임병장 회의시 이OO상사가 ‘서OO일병의 3차 추가 병가연장을 반려하면서 서OO일병은 2차 병가 종료일에 복귀할 것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들은 사실이 있습니다. 5. 현병장은 2020년 6월과 9월에 동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진술하였습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책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책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얼마 전 비대면 시대 삶의 변화를 생각해 보는 책을 기획했다. 총 11명의 필진이 참여할 텐데, 작가 H는 청탁을 단번에 수락했다가 며칠 후 못 쓰겠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공황장애 증세가 심각해졌다는 게 이유였다. 책 쓰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 중 이런 증상을 가진 이는 드물지 않아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됐다. 저자들은 책을 쓰고 내면서 자신의 무엇을 내줄까. 단지 잠을 덜 자고, 퇴근 후에도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고충만은 아닐 것이다. 글을 쓰며 많은 사람은 자신의 모자람을 깨닫고 그런 자신을 불편하게 계속 응시하면서 다독이기도 해야 한다. 책이 나오면 주기적으로 건수를 만들어 SNS에 홍보해야 하고, 답글을 일일이 달며, 작은 매체의 인터뷰도 고맙게 응하고, 동네서점 등 소규모 북토크와 도서관 행사에도 가야 한다. 지난해 책을 펴낸 한 저자는 북토크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독자를 직접 만나고픈 열망이 강해 직장에 연차를 내고 평일과 주말 합쳐 20여 군데의 동네서점을 순회했다. 그중 한 곳엔 신청자들이 오지 않아 단 한 명을 앞에 두고 강의하기도 했다. 그가 힘들다 말한 적이 없지만, 교통비와 때론 숙박비까지 부담해 가며 강연비도 없는 책방 행사에 응하는 걸 지켜보는 마음은 편치 않았다. 무리한 강행군으로 메니에르병이 생겼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한 싱글맘 저자는 아이를 이웃집에 맡긴 채 15명의 독자와 만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고, 또 다른 저자는 책을 집중해서 쓰던 중 무리해서 온몸에 습진이 생겼다. 이 모든 것은 대부분 기꺼워서 하는 일이다. 하지만 때론 건강을 담보로 잡히는 등 희생을 필요로 한다. 미디어가 많아지면서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진다. 독자와 저자의 간격이 극도로 좁혀지고 독자들이 저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도 한다. 책을 내는 일은 자기만의 공간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는 사실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퇴근 후 집에 가서 쉬지 않고 저자를 만나러 오는 독자들이 있다. 그들 역시 피곤함에 절어 강의를 듣는다. 올여름에는 평일 저녁에 진지한 경제학 책 강의를 들으러 10명 안팎의 독자들이 2주 연속 비바람을 뚫고 왔다. 질문도 하나같이 진지했다. 그들 역시 밤마다 책을 붙잡고 지적 각성으로 불면의 밤을 보낼지 모른다. 그로 인해 힘들기도 할 것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매달 이어지는 이런 저자 강연을 쫓아다니는 편집자와 마케터의 존재도 있다. 그들 역시 ‘다품종 소량화’ 시대를 맞아 많은 책을 만들어 내는 와중에 준비하고 홍보할 게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장염을 앓고 신장이 악화되기도 하며, 공황증의 낌새가 나타난다. 이를 ‘피로사회’나 ‘번아웃 증후군’ 등으로 단순하게 규정할 수는 없다. 지금 시대는 더 많은 책을 내게 만들고 더 많은 리액션을 요구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은 점점 줄고, ‘이건 어때?’라고 묻는 책들의 행렬은 끝없이 길어진다. 어찌 보면 책은 얇아지고 자기 이야기 비중이 높아지면서 창작의 긴 고통은 줄어든 대신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는 시간은 길어진 그런 매체가 된 게 아닐까. 책의 존재감은 선생에서 친구의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책을 쓰고 내는 일은 소통과 교제의 욕망과 궤를 같이한다. 어쩌면 이게 비대면 시대에 책의 역할일까. 사람들은 책 속에서 평소와 조금 다른 진지한 자신을 발견한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자기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자신을 찾고, 독자는 저자에게 자신을 비춰 보거나 혹은 맞서면서 자기 삶을 밝혀 줄 모티프를 찾는다. 책은 때로 트라우마를 견디게 하고,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삶의 정당한 명분과 위로를 마련해 준다. 책은 그렇게 내 삶을 잠식한다. 그 안에 내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기에 피로를 알면서도 기꺼이 거기에 끌려들어 간다.
  • 정신질환 엄마 돌연사에… 지적장애 20대 딸은 굶다가 눈감았다

    정신질환 엄마 돌연사에… 지적장애 20대 딸은 굶다가 눈감았다

    경남 창원에서 정신질환을 앓아 온 모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되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작은 원룸에 거주하는 이들 모녀는 어려운 경제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기초생활수급자 지정 등 사회적 돌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경남지방경찰청과 마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쯤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한 원룸에서 어머니 A(52)씨와 딸 B(22)씨가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숨진 모녀가 살고 있는 집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웃집 연락을 받은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한 결과 모녀는 나란히 누운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부패 상태로 볼 때 모녀가 발견된 날로부터 20일 전인 지난달 중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모녀에게서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패 상태가 심해 사인은 불명으로 판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을 한 도구 및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타살이나 자살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며 “모녀가 동시에 돌연사했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엄마가 먼저 돌연사 등으로 갑자기 숨지자 사회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딸이 음식물을 챙겨 먹지 못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딸 B씨는 집 안에 쌀 15포대와 냉장고 안에 음식물도 있었지만 엄마가 먼저 돌연사하면서 굶어 죽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B씨는 경계성 지능장애가 있었고, 엄마인 A씨도 2011년부터 수년간 지병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일용직으로 생계를 연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산회원구 석전동행정복지센터는 A씨 모녀가 2015년 한 차례 기초수급자 지원 신청을 했으나 당시 A씨에게 일용소득이 있는 등 지원 기준에 맞지 않아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2018년 석전동행정복지센터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업무를 추진하면서 A씨와 상담을 하고 지원자 신청을 하도록 요청했지만 A씨가 “우리는 건강하게 먹고살 수 있으니 더 어려운 사람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며 신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마산회원구는 “A씨가 기초수급자 신청을 하지 않아 이들 모녀의 최근 상태를 알지 못했다”며 “앞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정신질환 엄마 돌연사에… 지적장애 20대 딸은 굶다가 눈감았다

    정신질환 엄마 돌연사에… 지적장애 20대 딸은 굶다가 눈감았다

    경남 창원에서 정신질환을 앓아 온 모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되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작은 원룸에 거주하는 이들 모녀는 어려운 경제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기초수급자 등 사회적 돌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28일 경남지방경찰청과 마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엄마 A(52)씨와 딸 B(22)씨가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숨진 모녀가 살고 있는 집 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웃집 연락을 받은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확인한 결과 모녀는 나란히 누운 채 숨져 있었다. 숨진 모녀는 부패 상태로 볼 때 발견된 날로부터 20일 전인 지난달 8월 중순쯤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숨진 모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모두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패 상태가 심해 사인은 불명으로 판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을 한 도구 및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타살이나 자살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녀가 동시에 돌연사했을 가능성은 작기 때문에 엄마가 먼저 돌연사 등으로 갑자기 숨지자 사회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딸이 음식물을 챙겨 먹지 못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딸 B씨는 집 안에 쌀 15포대와 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물도 있었지만, 엄마가 먼저 돌연사하면서 굶어 죽었다는 것이다. 딸 B씨는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고, 엄마인 A씨도 2011년부터 수년간 지병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일용직으로 생계를 연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창원시와 마산회원구는 이들 모녀를 돌보지 않았다. 마산회원구 관계자는 “엄마인 A씨가 기초수급 대상자 신청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 모녀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아버지 합의, 아이 ‘진심’ 아냐” 초등생 추행 이웃 실형 선고

    “아버지 합의, 아이 ‘진심’ 아냐” 초등생 추행 이웃 실형 선고

    옆집 사는 초등학생 강제추행한 남성‘처벌불원’ 합의에도 징역 3년 실형“피해자의 합의, 진실로 보기 어려워” 옆집에 사는 초등학생을 강제로 추행한 남성이 피해자 측의 합의와 탄원에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살게 됐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추행 남성과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재판부는 피해 당사자인 아이의 ‘진심’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이웃집에 몰래 들어가 집에서 혼자 TV를 보고 있던 초등학생 B양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B양의 아버지가 신문 배달을 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A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B양 측이 A씨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B양 측의 처벌불원 탄원을 감형인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용서 의사표시, 주변 시선에 압박받은 탓” 재판부는 B양을 직접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B양이 A씨를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사건의 조기 종결을 바라는 주변 시선에 압박을 받은 탓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B양은 A씨의 처벌을 바라고 있고 이 사건 탓에 이성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B양을 지속해서 면담한 변호사 역시 A씨와 B양의 아버지 간 합의 과정에서 B양의 이익이 우선시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B양의 아버지를 통해 B양에게 무리하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으로 B양의 처벌불원 의사가 진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속보] 아파트 44층 화재…아기 안고 경량칸막이 뚫고 대피한 엄마

    [속보] 아파트 44층 화재…아기 안고 경량칸막이 뚫고 대피한 엄마

    전남 광양시 48층 아파트의 44층 통로에서 불이 났다. 아파트 측의 신고를 받은 소방대는 긴급 출동해 이날 오후 2시43분쯤 초기진화에 이어 2시57분 완전 진화했다. 44층 집 안에 있던 A씨(여)는 불이 나자 6개월 된 아기를 안고 경량칸막이를 뚫고 옆 세대로 대피했다. 베란다에 설치된 경량칸막이는 1㎝가량의 얇은 석고보드로 만들어져 화재 등 긴급상황 시 손이나 발로 쳐서 부수고 이웃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다. A씨의 빠른 대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아파트 관리원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학교 관두고 9살부터 전국 헤맨 아들, 17년만에 아버지 살인범 붙잡아

    [여기는 중국] 학교 관두고 9살부터 전국 헤맨 아들, 17년만에 아버지 살인범 붙잡아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을 잡기 위해 전국을 떠돈 남성이 17년 만에 원수를 갚았다. 19일 ‘펑파이신원’(澎湃新闻) 등은 20년 전 중국 윈난성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얽힌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2000년 8월 27일, 윈난성 자오퉁시 전슝현의 한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9살 소년이었던 샹밍첸(向明钱, 29)은 그날의 일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샹씨는 “동네 개울에서 친구 장쥔(张军, 가명)과 돌을 던지며 물놀이를하다 시비가 붙었다. 그 자리에 있던 여동생이 나를 도우려 했지만 많이 맞았다”고 밝혔다. 애들 싸움은 어른 싸움으로 번졌다. 양쪽 집 어른들도 거친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해가 저물었고 일단 모두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날 저녁, 소식을 들은 샹씨 아버지가 자초지종을 들어야겠다며 이웃집으로 향했다. 그 뒤를 따라 샹씨의 어머니와 삼촌, 샹씨도 장씨네 집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장씨네 집 불은 모두 꺼져 있었다. 어머니와 삼촌이 부랴부랴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장씨네 사람 중 한 명이 삼촌 등에 칼을 휘둘렀다. 장씨네 집 큰아들도 어머니를 찌르려고 달려들었다. 삼촌과 어머니는 겨우 그 집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아버지는 빠져나오지 못했다.샹씨는 “빠져나오려는 아버지를 안에서 여러 사람이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가 “너무 춥고 배고프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이 아버지를 둘러업고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고도 덧붙였다. 사건 직후 아버지를 죽인 장씨 사람은 줄행랑을 쳤다. 신고했지만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날, 샹씨 가족은 직접 경찰서를 찾았다.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법의학관이 아버지를 부검하긴 했지만, 수사는 도통 진척이 없었다. 겨우 장씨네 사람 몇을 불러 조사를 하고는 아무도 입건하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경찰이 장례비 1000위안(당시 환율기준 약 13만 원)을 지원해줄 테니 더는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샹씨는 “아버지는 가슴과 목, 종아리, 아랫배 등 모두 18곳을 찔렸다”며 원통해했다.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어머니 홀로 버겁게 생계를 꾸리는 게 안타까웠던 샹씨는 10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던 날이 잊히지 않았다. 가족들은 짐을 꾸려 마을을 떠났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아야 했다. 장성해서는 샹씨 홀로 전국을 이 잡듯 뒤졌다. 작은 단서라도 흘려넘기지 않고 17년 동안 범인 찾기에 열중한 끝에 샹씨는 2017년 드디어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찾아냈다.샹씨는 범인이 푸젠성 난안시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공장 근처에서 사흘 밤낮을 잠복한 샹씨는 너무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범인을 발견했다. 샹씨 가족을 지옥으로 내몬 범인은 이름을 바꾸고 결혼해 자식까지 낳고 잘살고 있었다. 샹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러나 범인의 신원 확인이 어렵다며 난감해 했다. 범인의 주민등록이 말소된 것이었다. 샹씨가 고향 파출소에 확인할 결과 관련 법령에 따라 범인 주민등록은 2015년 말소된 상태였다. 샹씨는 가슴을 쳤다. “경찰이 수배령을 내리지 않은 것 같다. 그랬다면 주민등록이 말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우여곡절 끝에 범인은 살인죄로 기소됐다.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를 보상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2018년 10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샹씨는 사건 당일 아버지가 입고 계셨던 피묻은 옷을 17년 동안 간직하다 증거로 제출했다. 문제는 샹씨 삼촌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샹씨 아버지 역시 찔렀을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장씨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샹씨는 현지언론에 “아버지 살인범을 잡고 한 달 후 또 다른 장씨도 붙잡혀 재판에 회부됐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샹씨는 “또 다른 장씨도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 그 짧은 시간에 18번이나 칼에 찔릴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범인이 이름을 바꾸고 숨어 살며 다른 지역에 취업하도록 돕고 여자까지 소개시킨 장씨 가족 모두가 공범이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사건 기록이 모두 사라져 사실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샹씨는 누군가 일부러 폐기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샹씨 변호사도 인위적으로 사건 기록을 은폐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 곧바로 출동하지 않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수거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를 펼친 경찰을 은폐 주체로 의심하고 있다. 샹씨는 “분명 아버지 부검하는 걸 봤다. 그런데 부검 기록조차 없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자오퉁시 전슝현선전부는 18일 공식 위챗 계정에 “누군가 사건 자료를 고의로 파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계 부처가 사찰 중”이라면서 “규율 위반 적발 시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9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지켜본 샹씨. 아버지의 원한을 풀기 위해 평생을 바쳤지만 아직도 죄책감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샹씨는 “만약 그날 내가 도랑에서 돌을 던지지 않았다면 이런 불행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추미애, 아들 의혹 반박 “野 억지와 궤변 책임져라”

    추미애, 아들 의혹 반박 “野 억지와 궤변 책임져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씨(27)의 군 시절 특혜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결백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일일이 반박했다. 추 장관은 먼저 당직사병 A씨를 ‘이웃집 아저씨’로 지칭하며 그는 아들과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며 제보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A씨와 제 아들은 다른 중대 소속인데 이른바 군대에서는 같은 중대 소속 아니면 ‘이웃집 아저씨’라고 한다더라”며 “그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해서 여전히 야당 측에서는 공익제보자라 하는 데 그것이 부합하려면 공익제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나 국회의원들도 일단 검증을 거치는 정도는 해야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의혹에 의혹을 자꾸 붙여서 지금 눈덩이처럼 커져 여기까지 왔는데 억지와 궤변은 아마 그것을 제기한 쪽에서 책임을 지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 향해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거다”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 장관은 “검찰이 조만간 수사 결론을 낼테니 지금까지도 저를 향한 억지와 궤변이 엄청나고 지금도 하루에 수천건씩 쏟아지며 감당이 안되는데 조금 더 참아주면 어떨까”라며 “저도 많이 인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면담일지에 나온 부모 민원 기록을 근거로 ‘민원 여부 어떤 것이 맞냐’고 묻자 “군 상사가 아들과 면담할 때 ‘30일 병가가 가능하다고 알려줬는데 자기에게 문의하지 왜 국방부에 민원을 넣느냐’고 물으니 아들이 짐작으로 부모님이 민원을 넣으셨나 보다라고 답한 기록이 그 면담일지”라며 “앞서 한 번이 아니고 지금까지 저는 관여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질의하실 때마다 누차 답변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사실이 아닐 경우 책임을 질거냐고 묻자 추 장관은 “책임이란 용어는 그런 때 쓰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몇달간 부풀린 궤변과 억지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을 지시겠느냐? 전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받아쳤다. 추 장관은 “저와 아들은 공정을 흩트리지 않기 위해서 어떤 일이 있어도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단호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들의 입대 전 축구하는 모습의 사진이 제기되자 “아들이 스포츠매니지먼트 전공 학생이라 저런 사진은 수도 없이 많을 거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 아들이 그 며칠의 휴가를 더 받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했다는 취지로 질문하는 것이냐”며 “그걸 책임을 질 수 있느냐? 그런 의혹제기를 이 국정단상에서 말해서 국민이 오해하게 만드는 데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언론에서 추 장관을 소환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무슨 혐의의 구체적인 근거가 있고 수사에 단서가 있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것을 노려서 지난 몇달간 여기까지 끌고 왔다”며 “그것이 바로 정쟁이고 정치공세”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인도] 21세기에도 여전한 ‘마녀사냥’…70대 여성 살해돼

    [여기는 인도] 21세기에도 여전한 ‘마녀사냥’…70대 여성 살해돼

    수 백 년전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마녀사냥은 인류의 가장 부끄러운 역사이자 악습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여성들이 악습의 피해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북동부 자르칸트주 금라에 살던 75세 여성은 지난 9일 자신의 살던 지역에서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이 여성은 사건 당시 자신의 집 앞에 앉아있었는데, 그녀를 마녀로 내몬 이웃집 여성이 날카로운 막대기로 피해자를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피해 여성의 아들은 “어머니를 살해한 이웃은 어머니를 ‘마녀’라고 불러왔으며, 어머니가 가는 곳마다 유령이 나타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2년 전에도 어머니를 마녀로 내몰며 살해하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현지에서는 마녀사냥과 연관된 살인 사건이 이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재인식이 필요할 만큼 인도 전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인도의 또 다른 마을에서는 여성 3명이 마녀로 낙인찍혀 해당 마을 남성들에게 쫓겨났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마녀로 간주되는 이 여성들 때문에 마을 주민과 가축이 병에 든다며 누명을 씌웠다. 지난 5월에도 뉴델리 동남부의 한 마을에서 역시 여성 3명이 마녀로 내몰려 구타를 당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여성들이 흑마법을 부린다고 주장하며 심하게 구타하고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지난주에는 비하르주의 한 여성은 가족들로부터 마녀사냥을 당했다. 가족들은 이 여성의 몸에 마녀를 의미하는 낙인을 찍은 뒤 머리를 강제로 자르고, 사람의 대변을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갔다. 이교도를 박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마녀사냥은 15∼17세기에 유럽, 북미, 북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행해졌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인도는 2005년 마녀사냥을 방지하는 법률까지 제정했지만, 치안이 불안정한 외딴 마을에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인도 내에서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는 마녀사냥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만연한 인도 사회의 여성차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실수로 경찰 쏜 美 20대에 835년형 선고…29세기 말에 출소

    실수로 경찰 쏜 美 20대에 835년형 선고…29세기 말에 출소

    미국의 20대 남성이 살인 등의 혐의로 종신형 등을 더해 징역 835년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 출신의 폭력조직원인 드라르쿠스 파커(27)는 2년 전 다른 폭력조직과 총격전을 벌이다 한 남성에게 실수로 총을 쐈다. 파커의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은 인근 아파트에서 자녀들과 휴식을 취하던 경찰 올리버 존슨 경관이었다. 조사 결과 파커는 다른 폭력 조직원들을 향해 쏜 총탄이 빗나갔고, 당시 집에서 딸과 비디오게임을 하던 존슨이 빗나간 총탄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의 이웃집에 살던 친척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당시 존슨과 같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은 40여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증언했고, 이날 파커는 현장에서 달아났다.그러나 경찰의 추격으로 사건 발생 2주 후 붙잡혔고, 재판이 시작됐다. 최근 열린 재판에서 파커는 2번의 종신형과 징역 835년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존슨 경관을 사망에 이르게 한 빗나간 총탄을 포함해 15발의 쏜 혐의로 징역 20년이 선고됐고, 불법 총기사용 혐의 등 23건의 혐의에 대해 징역 345년이 선고됐다. 이밖에도 어린이 앞에서 총격을 가한 것에 대한 처벌과 1급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80년에 해당하는 6번의 30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모든 형 집행은 연속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판결문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 남성이 감옥에 나오기 위해서는 29세기 말인 2855년이 돼야 출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집 비웠는데, 누가 맥주 꺼내먹고 나체로…윗집 남자였다

    집 비웠는데, 누가 맥주 꺼내먹고 나체로…윗집 남자였다

    자신이 살던 원룸에서 나체로 활보화고 이웃집에 몰래 들어가 맥주를 마시고 음란행위를 하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말부터 최근까지 부산 남구 B원룸 2층에 살면서 1층에 있는 남성 B씨 집에 수시로 드나든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외출한 사이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 냉장고에 있던 캔맥주 등을 꺼내 마시고 나체 상태로 음란 행위를 하기도 했다. B씨는 냉장고 속 맥주캔이 사라진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원룸 폐쇄회로(CC)TV를 확인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신고를 접수하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다른 원룸으로 이사한 A씨를 지난 9일 밤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여기는 인도] 3살 여아 강간살해…17살 소녀는 집단성폭행 영상유포에 음독

    [여기는 인도] 3살 여아 강간살해…17살 소녀는 집단성폭행 영상유포에 음독

    인도에서 세 살 난 여자아이가 실종 하루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데일리메일은 지난 2일(현지시간) 우타르프라데시주 라킴푸르 케르의 한 마을에서 실종된 세 살 여아가 다음날 집 근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피해 아동이 성폭행을 당한 후 목 졸려 살해됐다고 밝혔다. 아이 아버지는 이웃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버지는 평소 사이가 나빴던 이웃집 남자가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딸을 납치해 죽인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4개팀을 구성해 마을을 뒤진 끝에 용의 남성을 검거했다. 다만 아직 정확한 사건 경위와 용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건 최근 한 달간 벌써 네 번째다. 4일에는 사하란푸르의 한 마을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를 본 17살 소녀가 음독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일 더인디안익스프레스는 용의자들이 범행 당시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자 그 충격으로 소녀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 앞서 또 다른 17살 소녀 역시 자택과 불과 200m 떨어진 연못 근처에서 성폭행 후 살해당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실종됐던 13살 소녀가 강간 후 목이 졸려 살해된 채 발견됐다. 소녀의 아버지는 사탕수수밭에서 발견된 소녀의 시신이 훼손됐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들판의 날카로운 사탕수수 잎 때문에 생긴 상처라며 훼손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인도에서는 2012년 이른바 ‘뉴델리 여대생 버스 강간살해 사건’ 후 성범죄 형량이 강화됐다. 지난 3월 뉴델리 사건의 범인 4명에 대한 사형도 집행됐다. 그러나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텔랑가나주에서는 남성 4명이 20대 여성 수의사를 집단 성폭행,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워 수천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특히 아동 대상 성범죄가 심각하다. 지난 2월에는 수도 뉴델리 미국대사관 구내에서 25세 운전사가 5살짜리 여아를 성폭행해 현지가 발칵 뒤집혔다. 인도 범죄기록국(NCRB)에 따르면 2018년 인도에서 발생한 강간 사건은 3만3977건으로, 15분당 1건의 발생률을 기록했다. 피해자 중 25%는 어린아이로 나타났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크메르 루주 학살 ‘둑 동지’ 세상 떠나 “난 명령에 따랐을 뿐”

    크메르 루주 학살 ‘둑 동지’ 세상 떠나 “난 명령에 따랐을 뿐”

    ‘둑 동지’는 1970년대 캄보디아 등에서 잔혹한 학살을 저지른 크메르 루주의 간부였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얼굴의 그는 본명이 카잉 구엑 에아브로 여느 잔혹한 학살 책임자들이 둘러대듯이 자신은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유엔 전범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에 2일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고 영국 BBC가 전범 재판소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스 페아크트라 대변인은 이날 새벽 0시 52분 크메르 소비에트 우애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며 사인을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몇년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몇천 명을 고문하고 학살했던 악명 높은 투올 슬렝 교도소를 운영한 책임자로 2010년 유엔 전범 재판소가 창설되자 맨 처음 반인류 범죄로 기소돼 2년 뒤 종신형을 언도 받았다. 모택동주의를 신봉해 농민혁명을 주창한 크메르 루주는 캄보디아 정권을 장악한 뒤 200만명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둑 동지가 운영했던 교도소는 S-21 교도소로도 불렸는데 적어도 1만 5000명의 남녀는 물론 어린이까지 정권의 적으로 내몰려 수감됐다. 대다수가 고문을 당했으며 크메르 루주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자백을 강요당한 뒤 수도 프놈펜 외곽의 논밭에서 즉결 처형을 당했다. 이 짧은 시기에 캄보디아는 중세 시대로 회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것이 파괴됐다. 그는 재판 도중 S-21 교도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많은 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잘못에 대해 사죄했다. 뒤에 그는 자신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전범 재판에 폴 포트의 보좌관 둘이 섰을 때 반대 증언에 나서는 등 협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메르 루주의 간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는 둑 동지와 국가수반을 지낸 키우 삼판, 폴 포트의 보좌관이었던 누온 체아 등 세 사람뿐이었다. 폴 포트는 베트남이 지원하는 신(新)캄보디아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크메르 루주군을 이끌고 캄보디아 남서부 산악지대로 숨어들었는데 신캄보디아 정부는 폴 포트가 공산당의 지도자로 있는 한 크메르 루주군과 평화협상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발표했다. 1985년 공식적으로 폴 포트는 크메르 루주의 정치적·군사적 지도자직에서 물러났다. 1997년 6월 과거 동료들에게 체포됐으며 다음달 공개재판에서 반역죄를 선고받고 감금되었다가 이듬해 사망했다. 당시 정부군이 그를 전범 재판에 세우려고 은신처 근처로 접근하고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반려견 구하려 불난 집 뛰어든 호주 남성, 끝내 사망…숭고한 희생

    반려견 구하려 불난 집 뛰어든 호주 남성, 끝내 사망…숭고한 희생

    반려견을 구하려 불난 집에 뛰어든 남성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30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데일리메일은 시드니 남부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50대 가장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29일 새벽, 키라위 지역에서 주택 한 채가 화염에 휩싸였다. 집 안에는 일가족 4명이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불길을 삽시간에 번졌다. 놀란 가족들은 황급히 집 밖으로 대피했다. 그런데 개들이 보이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반려견 2마리가 불이 난 집에서 미처 탈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그때 웨인 레어(55)가 화마를 뚫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불길이 매섭게 솟구쳤지만 레어는 망설이지 않았다. 오직 반려견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머지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그가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레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반려견들의 생사도 알 수 없었다. 이웃 여성은 “레어가 반려견을 구하려 뛰어들었는데, 거센 불길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부상 정도가 심해 채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레어의 아내는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 중이며, 20대 자녀 2명은 치료 후 퇴원한 상태다.가족들은 깊은 실의에 빠졌다. 이웃 여성은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벌어졌다. 그들은 집과 가족을 한꺼번에 잃고 큰 슬픔에 잠겼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레어는 평소에도 반려견을 끔찍이 아꼈다”라며 애도를 표했다. 레어가 목숨을 바쳐 구하려 했던 반려견들은 어떻게 됐을까. 현지언론에 따르면 반려견 중 한 마리는 이웃집에서 발견됐으나, 다른 한 마리는 숨을 거뒀다. 이웃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혼란에 빠진 레어 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빨래를 널며

    [배민아의 일상공감] 빨래를 널며

    유행처럼 귀촌 바람이 일던 때 구경 삼아 보러 갔던 전원주택에 마음이 흔들렸다. 울타리 없이 탁 트인 넓은 잔디 정원에 이웃집과 올망졸망 조화롭게 조성된 예쁜 집, 황토 시공된 친환경 내장재, 소일거리로 가꾸기 좋은 크기의 텃밭 등 모든 것이 적당해 보였던 첫 모습에 반해 그날로 이사를 결정했다. 가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미 그림 같은 영화 속 전원주택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안주인이 되었다. 화창한 날 잔디에 물 뿌리는 장면, 정원에 앉아 책 읽는 장면, 마당 빨랫줄 위로 하얀 빨래를 탁탁 털어 걸치는 장면들이 뽀얀 필터에 느린 화면으로 재생되며 영화 속 여주인공의 평화를 내 것으로 상상했다. 모든 것이 딱 좋아 보였던 상상이 현실일 수 없음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눈에 반했던 집의 장점들이 모두가 예상했던 반전처럼 완벽한 단점으로 바뀐 것이다. 텃밭 사이 두더지 구멍들에 소스라치게 놀라 텃밭을 방치한 건 둘째치고, 울타리 없는 정원은 사생활 보장이 어려운 길거리의 연장이나 다를 바 없었을뿐더러 정원으로 향한 옆집의 주방 창문은 우리를 지켜보는 눈처럼 여겨졌다. 결국 4년을 사는 동안 정원에 돗자리 한 번 깔아 보지 못했고, 물을 뿌리지 않아도 쑥쑥 자라 주기적으로 깎아야 하는 잔디는 게으른 일상에 보태진 노동으로 여겨졌으며, 빨래를 내다 널 때도 옷을 갖춰 입어야 하는 번거로움에 자연스레 실내 건조대를 사용했다. 아무리 햇빛이 잘 드는 쪽으로 빨래를 넌다 해도 이중창을 통한 간접 햇살은 직사광선의 뽀송함과는 차원이 달랐고, 황토방이 항시 머금고 있는 습기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에 여지없이 곰팡이를 번식시켰다. 장기 여행을 마치고 귀가한 어느 여름 이후 집안 곳곳에 번진 곰팡이와 지속적인 전쟁을 치르다 전세 계약이 끝나 곰팡이 핀 대부분의 옷을 버리거나 세탁한 후 곰팡이로부터 탈출했다.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선택한 단독주택은 작지만 대문이 있어 사생활이 보장되고 빨래도 밖에 건조할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이다. 햇살 가득한 날 물기 머문 빨래를 탈탈 털 때 분무처럼 흩어지는 기체의 촉촉함, 햇볕에 바짝 말라 바슬대는 섬유의 촉감은 누구의 입맛도 홀릭하게 한다는 겉바속촉의 맛 그 이상이다. 그러나 2년간 뽀송함을 만끽하던 지금의 집도 유례없던 올해의 긴 장마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제습기를 돌려도 눅눅하던 실내에 빨래까지 널어놓은 어느 날 오랜만에 연 옷장 안에서 곰팡이 냄새가 확 올라왔다. 이전 집에서 생긴 곰팡이 옷 중에 세탁이 번거로워 곰팡이 부분만 쓱싹 닦아 놓았던 두터운 외투가 문제였다. 몸에 맞지 않아 버렸어야 할 옷이었는데 아쉬움에 가져온 것이 화를 불러일으켰고, 이미 다른 옷에도 곰팡이 균을 전파시켰다. 아깝더라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했다는 걸 장마가 끝난 후 내리 3일간 여섯 번의 세탁기를 돌리며 때늦은 후회를 했다. 곰팡이는 사실 우리 주위에 늘 있을 수 있다. 바이러스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판에도 잠깐의 방심으로 피어난 곰팡이가 사회 곳곳에 해악처럼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존재만으로도 주변을 부패시키고 썩게 만드는 곰팡이는 더 큰 후회를 하기 전에 무조건 제거하는 것이 답이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햇볕이 가장 좋은 시간에 옷과 이불을 내다 말리기를 반복하며 곰팡이 박멸에 나선다. 새삼 햇볕의 고마움, 강력한 소독 효과에 감사한다. 오랜 장마도 결국은 끝이 나듯 언젠가는 햇살 가득한 날에 곰팡이 서식이 종식될 것을 기대한다. 입지도 못하면서 괜스레 갖고 있던 외투는 다시 똑같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지금 당장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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