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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피해자·홀로코스트 생존자 만난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만나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다. 12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따르면 이옥선(84)·이용수(82) 할머니는 13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다.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항의해 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 정기집회 1000회를 기념해 마련됐다. 미국 뉴욕·뉴저지 한인 유권자센터와 커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서 두 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일본과 독일이 저지른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증언하고,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할 예정이다. ●‘최고령’ 박서운 할머니 별세 한편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최고령’인 박서운 할머니가 최근 94세로 별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대협 관계자는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에 살던 박 할머니가 지난 4일 노환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여성가족부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1917년 부산 근처의 한 마을에서 10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37년 훈춘시 위안소에서 ‘사사키’라는 일본 이름으로 위안부 생활을 했다. 박 할머니의 사망으로 현재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64명으로 줄었다. 올 들어서만 15명의 피해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월 기준 평균 연령은 86세에 이른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홀로코스트 생존자 만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과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만난다. 뉴욕의 홀로코스트센터와 뉴욕·뉴저지 한인 유권자센터는 21일(현지시간) 뉴욕 퀸즈커뮤니티칼리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항의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함께 다음 달 13일 센터에서 독일과 일본군이 자행한 반인륜 범죄를 증언하고 전범의 심각성을 알릴 계획이다. 한인 유권자센터는 “한국에서는 지난 2007년 미 하원에서 피해 참상을 증언한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한 리브만은 회견에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사과한 독일과 달리 일본은 위안부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자신들이 한 짓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코스트센터와 한인 유권자센터는 센터 내에 ‘아시아 역사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일본의 위안부 공식 인정과 사과를 공동으로 촉구하기로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람은 밉지 않다”… 말 없이 말했다

    “사람은 밉지 않다”… 말 없이 말했다

    “난 일본군의 칼을 맞고도 살아남았어. 그 원한이 평생 가슴에 사무치지만, 그들도 인간인 걸 어떡해. 너무 불쌍해. 울지 말고 힘내서 일어났으면 좋겠어.” 16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다섯명이 매주 수요일마다 그래 왔던 것처럼 건물에 내걸린 일장기를 바라보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하지만 집회 때마다 항의의 표시로 할머니들 손에 들려있던 노란색 나비모양의 손 팻말은 없었다. 대신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희생자 명복을 빕니다. 일본 시민 여러분 힘내세요.’라고 적은 손 팻말이 보였다. 집회의 시작을 알리던 대학생들의 흥겨운 춤과 노래도 없었다. 조용한 음악만이 집회 현장을 채웠다. 이날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930차 수요집회’는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침묵시위’로 진행됐다. 위안부로 모진 고초를 겪었던 이옥선(84)·이용수(84)·길원옥(84)·김순옥(89)·박옥선(86) 할머니가 참석했다. 할머니들은 정신대대책문제협의회 관계자가 일본인의 안전과 무사 구출을 기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자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10분간 묵념을 했다. 평소의 집회였다면 주먹을 불끈 쥐고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고 외쳤을 할머니들이었다.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에 대한 한(恨)으로 가득한 가슴으로 일본인들이 겪고 있는 시름과 고통을 끌어안았다. 길원옥 할머니는 “우리가 (일본에 짓밟혀) 아팠던 것이 생각나지만, 고통받는 일본 사람들이 빨리 힘내야 할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죄는 미워도 사람은 밉지 않다.”면서 “진심으로 일본 지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이 할머니의 음성은 울먹임으로 떨리고 있었다. 정대협 허미례 간사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에서 침묵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하토야마 위안부문제 해결 기대”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1) 할머니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할머니는 지난 21일 하토야마 총리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총리 관저를 찾았으나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할머니는 28일 낮 12시쯤 중의원 제2의원 회관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과 의원 모임’에서도 “축하하러 왔는데 손님을 이렇게 대할 수 있느냐. 너무하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서럽다.”고도 했다. 모임에는 후지다 가즈 중의원을 비롯해 시민단체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할머니는 1996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신당사키가케 대표간사였던 하토야마 총리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하토야마 총리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 마련을 약속했다. 사진도 함께 찍었다. 2000년엔 전화통화도 했다. 때문에 하토야마 총리의 취임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지난 19일 설렘을 안고 일본을 찾았다. 할머니는 “사정하며 만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년 동안 싸우고 있다. 너무 힘들다. 나이도 많다.”며 활동에 힘겨워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죽기 전에 하토야마 총리가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믿고 싶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할머니는 “하토야마 총리를 만나지 못한 것은 상관없다.”면서 “가슴을 찢은 아픔은 궁내청에 있던 명성황후의 국장 기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1일 위안부 문제의 언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제기한 ‘한·일협정 문서공개청구 소송’ 재판에 참가한 뒤 궁내청에서 명성황후의 기록을 봤다. “궁내청 안에서 통곡했다. 큰절도 올렸다. 한이 복받쳐서다. 국모에 대한 예의다. 비참한 죽음을 당하고서도 기록마저 가해자가 갖고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할머니는 “기록으로나마 명성황후를 만날 수 있어 기뻤다. 꼭 기록을 가지고 한국에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궁내청에 기록의 반환도 요구했다. 할머니는 29일 도쿄 일정을 마치고 오사카로 떠난다. hkpark@seoul.co.kr
  • 日궁내청 명성황후 국장기록 공개

    日궁내청 명성황후 국장기록 공개

    │도쿄 박홍기특파원│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사무처장인 혜문 스님은 21일 일본 왕실 전담부처인 궁내청이 보관하고 있는 명성황후의 국장기록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궁내청은 혜문 스님이 요청한 국장기록의 열람을 받아들였다. 혜문스님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국장기록을 봤다. 공개된 기록은 조선왕조의 제례와 행사 방법 등이 기술된 의전서(儀典書)인 ‘조선왕실의궤(朝鮮王室儀軌)’의 일부로 한국 정부가 반환을 요구, 외교문제가 돼 있는 사료다. 왕실의궤는 명성황후가 일제에 의해 시해당한 뒤 국장이 치러지기까지 2년여에 걸쳐 기록한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 4권 가운데 한권이다. 또 국장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과 강점 이후인 1922년 일본 궁내청에 보낸 증거인 ‘다이쇼(大正) 11년 조선총독부 기증’이라는 주인(朱印·도장)이 찍힌 문서가 포함돼 있었다. 혜문 스님은 22일 “궁내청 측은 지금껏 소장하고 있는 왕실의궤가 진본이 아닌 복사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진본임을 인정했다.”면서 “내년에 강점 100년이 되는 만큼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왕실의궤를 반환할 것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외무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명성황후의 국장은 조선이 망하기 전에 치러진 마지막 국장이라는 점에서도 왕실의궤의 의미는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의원 입법으로 왕실의궤반환을 요구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다. hkpark@seoul.co.kr
  • 얼굴표현 작가 3인 3색展

    얼굴표현 작가 3인 3색展

    흔히 사진이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 보는 이미지와 잔상을 다 표현하지 못하기도 한다. 일테면 햇빛에 반짝거리는 강물을 찍으면, 필터를 써도 눈으로 보는 그 반짝반짝하는 생동감을 재현해 주지는 못한다. 하물며 인간의 얼굴에 잠깐 드러났다가 사라지고 마는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거나, 또는 고양된 정신과 사회적 풍자를 드러내고자 할 때 사진의 한계는 명확해진다. 그럴 때 작가들이 카메라 대신 붓을 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시대의 고통과 고민을 담아내기 위해 특정한 모델이 있거나 특정 고객이 주문한 초상화가 아닌데도 얼굴을 그리려는 시도들이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지속되고 있다. ●강강훈 ‘모던보이’ 청담동 박여숙 화랑서 전시 아파트 출입구의 1.5배 되는 크기(165×130㎝)로 그린 강강훈(30)의 인물화는 숨을 훅 하고 들이마실 정도로 정밀한 극사실화이다. 얼굴에 있는 수천개의 모공과 솜털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제멋대로 난 콧수염 한올한올, 눈가의 잔주름과 하늘로 날리는 곱슬머리와 눈썹 한올까지 붓 끝에서 살아났다. 이들은 담배를 삐딱하게 꼬나물고 있고, 대형 헤드셋을 끼고 있다. 홍콩·싱가포르·상하이 등 아트페어에서 소개돼 매진됐던 강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 ‘모던 보이’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19일부터 10월3일까지 열린다. 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극사실주의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표현방식일 뿐이라고 말한다. 마치 조선시대 초상화 제조방식인, 형태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전신사조(傳神寫照)’에 맞닿았다. 터럭 한 올마저도 닮게 그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강 작가는 “과학과 미디어의 발달로 점차 정체성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의 모습을 인간이라는 가장 강력한 표현물을 통해 고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즉 얼굴을 통해서 순수함과 꿈을 잃은 채 이기적이고 수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주변의 친구를 중심으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노주현, 정우성, 이정재, 이상봉 등 유명인들을 그리기도 했다. 연출 사진을 찍어 복사지 A4 크기로 인화해 그렸다. 박여숙화랑 측은 올 5월 홍콩 아트페어에 출품된 그의 그림을 경매회사인 홍콩 크리스티의 전 회장인 앤서니 린 등이 구매했다고 전했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희대 서양화과를 나온 강 작가는 극사실주의 2세대를 형성하고 있다. (02)549-7575. ●24일까지 이화익갤러리서 김정선 ‘추억의 얼굴’ 김정선(37)은 추억 속의 이미지를 찾아 회화적으로 재조합한 그림들을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선보인다. MBC 앵커인 김주하의 어린 시절 사진으로 그린 얼굴이나, 사촌 언니의 얼굴, 14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이용수 할머니의 18세 젊은 얼굴, 암으로 고생하는 시어머니의 얼굴, 영화 소나기 속의 여자 주인공의 얼굴, 옥색 저고리를 입은 중년의 아주머니 등이 대형 화폭에 담겨 있다. 김정선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흑백사진, 즉 돌사진이나 결혼, 초등·중·고교 입학식 사진, 회갑 사진 등 통과의례용 사진 등에서 삶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작가적 서정성을 담아 그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잃어버리는 것을 찾아서 재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래된 가족 사진첩에서 또는 인터넷에서 발견하게 된 30~40년 전 엄지손가락만 한 흑백사진 속의 그녀들을 김 작가가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 작가가 그린 얼굴들은 흑백 사진 속의 흐릿한 인물들을 연상시키듯 붓질 몇번만으로 쓱쓱 그린 듯하다. 구체성은 없지만 개성은 고스란히 살아있다. 이용수 할머니나 옥색 저고리의 여성들은 고사리 이파리 같은 무늬가 옷에 가득하다. 배란기 여성의 분비물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고사리 형상이라는 과학상식에 기초해 고사리 모양을 만들어 찍어넣은 것이다. 김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에서 추상화를 주로 그렸다. 그러나 어느날 내용이 없는 추상화는 더 이상 그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작가가 되는 일이 당시 내 나이에 맞았다.”고 회상했다. 24일까지. (02)730-7818. ●사시 여성 그린 펑정제 ‘중국 초상화’ 중국의 2세대 팝아트 작가인 펑정제(41)는 사시의 여성을 그린다. 핑크와 그린을 주된 색으로 그려낸 여성들의 얼굴은 탐욕스러운 빨간 입술과 살짝 술에 취한 듯 붉은 눈두덩, 그 속의 눈동자는 작고 초점없이 흩어져 있다. 눈썹은 몇 개의 가닥으로 처리됐다. 중국의 사회상을 여인의 표정 속에 내재화시켰다고 한다. 보색대비되는 색채 때문인지 여인들은 색정과 교태, 요염과 냉소를 나타내고 있다. 오세권 미술평론가는 “근엄하면서 후덕함을 지니고, 냉정하면서 교만하고, 권위를 지키면서 미소를 잃지 않은 이런 얼굴들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이상과 꿈을 담은 중국사회를 은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입장에서 보면 변방인 사천 출신인 펑정제는 중국의 색깔이라고 하는 붉은색, 녹색에 익숙하고 그런 색깔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리며 생활에서도 이용한다고 했다. 핑크 쓰레기통, 핑크 소파, 핑크 유리천장 등등 그의 작업실은 핑크와 그린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가 즐겨입는 옷도 핑크 의상이다. 서울 청담동 디 갤러리에서 10월10일까지.(02)3447-004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3㎞쯤 늘어선 ‘흰국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끊임없는 조문객 행렬 29일이 영결식이어서 문상 기간이 내일 하루밖에 남지않아서 인지 오후 들어서부터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조문이 부쩍 늘었다. 이날 25만여명 등 5일간 누적 조문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씨는 “생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그분의 명복이라도 빌려는 생각에 일을 끝내고 급히 달려왔다.”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권양숙 여사가 빈소 자원봉사자와 분향소를 찾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가 ‘무더운 날씨에도 본업을 뒤로한 채 슬픔을 같이하고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대신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 희생자 보듬었던 고인 이날 오전 제주시 4·3항쟁 유족 대표 20여명이 조문했다. 이중흥(63)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저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방문 당시 사저 정원이 너무 허술해 나무 하나 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니 ‘제주 수종으로 심어달라.’고 하셔서 산딸기나무를 심었다.”고 소회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81) 할머니도 고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큰 별이 떨어져서 달려왔다.”면서 “명절마다 권 여사가 술·과일을 챙겨주셔서 꼭 방문하고 싶었다.”며 눈가를 훔쳤다.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에는 1700개의 만장이 내걸렸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오른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적은 만장은 빈소까지 2㎞ 구간에 설치됐다. 만장에는 ‘돌아와 주세요. 노 통장님.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울어도 울어도 보고 싶다.’라며 애도와 그리움을 나타내거나 ‘우리 갈 길 멀고 험해도 끝내 이기리라.’라는 민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경남지방경찰청장 물병 세례 일부 조문객들이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간부 40여명에게 물을 뿌리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남경찰청장 등 일행이 봉변을 당한 까닭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 ‘새치기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조문하는 동안 먼저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조문객들은 경찰간부 일행에게 물을 뿌리고 울먹이면서 “경호(청와대 경호를 오해)도 못하고 자살경위 수사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무슨 얼굴로 왔느냐, 경찰이 왜 조문 순서를 지키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화가 난 일부 조문객은 경찰 일행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간부 일행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흩어진 신발을 집어와 신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김해 김정한 이재연기자 jhkim@seoul.co.kr ■ 식지 않는 추모열기 서울광장 추모제 끝내 불허 한낮에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뜨거운 추모 열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울역사박물관 등 전국 93개 공식분향소를 비롯한 300여개 민간 분향소에는 고인의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추모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정부는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위해 신청한 서울광장 사용을 이날 결국 불허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등 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 4명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서울시에 허가를 신청했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광장 사용규정에 따라 비정치적 행사만 보장되면 개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8시30분 정동교회 앞 광장에서 20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약식 추모제를 열었다. ●유시민 “영결식 때 노란넥타이 맬 것”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서울역 정부 분향소를 찾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분향소에서 지은 ‘넥타이를 고르며’라는 글을 통해 “꼭 검은 넥타이어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맬 수 없다.”면서 “5월29일 서울광장 노제에서 노란 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꿈을 꾼다….”며 영결식 당일 노란 넥타이를 매고 가겠다고 말했다. 관공서와 기업들이 회식 등 각종 여흥 행사를 국민장 이후로 미루는 등 전국이 ‘엄숙 모드’에 들어갔다. ●재계 줄지어 분향… 진도에선 씻김굿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이날도 정·재계 인사들의 분향 추모가 이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는 오후 8시30분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정부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앞서 오전 7시40분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선두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이 분향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회사 버스 편으로 도착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30여명이 단체 분향을 했다. 오후 1시쯤 분향소를 찾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모두의 비극”이라면서 “생전에 고인을 대전야구장에서 뵌 적이 있는데 매우 인간적인 분이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사장단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충북지역 시민추모위는 28일 오후 7시30분 청주시 상당공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민추모제를 개최한다. 또 전남 진도군은 진도 씻김굿 주최로 28일 오후 8시 진도읍 철마광장에서 인간문화재와 씻김굿 기능 보유자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씻김굿을 한다. 전국종합 김해 강원식 서울 김성수 김민희기자 kws@seoul.co.kr ■휴가내고… 지방서… 자원봉사 물결 서울에 사는 정모(45)씨는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뒤 곧바로 김해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정씨는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휴가를 내고 27일까지 5일째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는 “저에게는 유일한 대통령이었던 노 전 대통령을 위해 무작정 봉하마을로 내려와 국밥 끓이기, 설거지, 청소, 자원봉사 모집, 물나르기 등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다.”면서 “여기서(봉하마을)는 딱 정해진 일이 없어 그때 그때 필요한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모(여·33·여수)씨도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자마자 여수에서 경남 양산 부산대학병원을 거쳐 5일째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씨는 “양산에서 집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봉하마을에 가면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찾아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에는 하루 400~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대부분 새마을단체나 녹색회 등 단체 소속이지만, 상당수는 스스로 일손을 자청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조문객 질서유지, 리본 및 조화 나눠주기, 국밥 끓이기, 쓰레기 줍기, 설거지, 간이화장실 청소 등 수십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와 이씨처럼 스스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도 하루 300명 이상에 이른다. 하루 몇 만명의 조문객을 맞아야 하는 봉하마을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조문객으로 왔다가 일손을 도와달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남은 사람들도 많다. 김모(55·부산·식당업)씨는 25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밤늦게까지 국밥에 들어갈 무를 종일 썰고 이튿날 귀가했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방명록 수놓은 조문객 글들 “당신의 빈자리 이렇게 클 줄…” “6년 전 당신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60년 당신을 기억하며,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경기 부천시 배항섭)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은 고인을 잊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방명록에 옮기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저마다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마음을 햐얀 종이에 쏟아내고 있다. 초등학생 정지은양은 “대통령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국화 놓고 갈게요.”라고 썼고, 김명규씨는 “정작 가야 할 사람은 나이 많은 나인데, 아직 할 일이 많은 당신을 먼저 보내 가슴이 미어집니다.”며 애끊는 마음을 옮겼다. 이진희씨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냥 멍하네요. 멍했다, 슬펐다, 다시 멍해집니다. 살면서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님을 생각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송민호씨는 “주름진 이마와 희끗한 머리를 보면 ‘할아버지’, 막걸리 잔을 기울일 땐 ‘이웃집 아저씨’, 밀집모자를 쓰고 들녘에 나선 모습을 볼 때면 ‘삼촌’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줄 몰랐습니다.”며 생전을 추억했다. 한권, 한권 맺어지는 방명록에는 권양숙 여사를 걱정하는 마음도 담았다. 연옥이라는 추모객은 “권 여사님, 기운 차리세요. 대통령님은 가셨지만, 여사님은 우리 곁에 남아 우리를 지켜주세요.”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해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공시족’에게 공직이란?…달라진 의식들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액 전액 지급하라” 유학생 입국 시즌… 신종플루 금주가 고비 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자 출신고 분석하니 올 지방직 9급 시험문제 분석해보니 경호관은 은폐 시도… 경찰은 부실 수사
  • “꽃잎처럼 흘러가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 에서도 3㎞쯤 늘어선 ‘흰국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끊임없는 조문객 행렬 29일이 영결식이어서 문상 기간이 내일 하루밖에 남지 않아서 인지 오후에 들어서부터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조문이 부쩍 늘었다. 이날 25만여명 등 5일간 누적 조문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씨는 “생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그분의 명복이라도 빌려는 생각에 일을 끝내고 급히 달려왔다.”라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권양숙 여사가 빈소 자원봉사자와 분향소를 찾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가 ‘무더운 날씨에도 본업을 뒤로한 채 슬픔을 같이하고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대신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 희생자 보듬었던 고인 이날 오전 제주시 4·3항쟁 유족 대표 20여명이 조문했다. 이중흥(63)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저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방문 당시 사저 정원이 너무 허술해 나무 하나 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니 ‘제주 수종으로 심어달라.’고 하셔서 산딸기나무를 심었다.”고 소회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81) 할머니도 고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큰 별이 떨어지셔 달려왔다.”면서 “명절마다 권 여사가 술· 과일을 챙겨주셔서 꼭 한번 방문하고 싶었다.”며 눈가를 훔쳤다.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에는 1700개의 만장이 내걸렸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오른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적은 만장은 빈소까지 2㎞ 구간에 설치됐다. 만장에는 ‘돌아와 주세요. 노 통장님.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울어도 울어도 보고 싶다.’라며 애도와 그리움을 나타내거나 ‘우리 갈 길 멀고 험해도 끝내 이기리라’라는 민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경남지방경찰청장 물병 세례 일부 조문객들이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간부 40여명에게 물을 뿌리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남경찰청장 등 일행이 봉변을 당한 까닭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 ‘새치기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조문하는 동안 먼저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조문객들은 경찰간부 일행에게 물을 뿌리고 울먹이면서 “제대로 경호(청와대 경호를 오해)도 못하고 자살경위 수사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무슨 얼굴로 왔느냐, 경찰이 왜 조문 순서를 지키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화가 난 일부 조문객은 경찰 일행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간부 일행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흩어진 신발을 집어와 신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글 / 김해 김정한 이재연기자 jhk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위안부 할머니 교문앞 통곡

     “한밤에 자는데 입 막고 등에 총 들이대면서 끌고 갔다.그때가 15살 때다.”  백발 할머니가 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소리 치고 있었다.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이용수(80) 할머니다. 그 옆엔 같은 단체 길원옥(81) 할머니가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말 없이 눈가가 붉었다.할머니들은 “우리가 아직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어떻게 이런 특강이 열린단 말이냐.”고 했다.28일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현대사 특강이 열린 서울 인창고 교문 앞이었다.  안 교수는 “일제 시대 정신대는 강제동원이 아닌 자발적 매춘이었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뉴라이트 교과서를 만든 교과서포럼 고문이기도 하다.  정대협 할머니와 참교육학부모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 10여명은 특강 시작시간인 오전 10시,인창고 앞에서 “역사왜곡 특강을 당장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그러나 안 교수와의 만남은 없었다.충돌을 우려한 안 교수는 이날 오전 9시쯤 미리 학교로 진입했다.  기자회견 후 정대협 할머니들은 강의실로 향했다.“직접 안 교수를 만나 얘기를 해 봐야겠다.”고 했다.그러나 들어가지 못했다.교직원들이 막았다.“누군데 마음대로 학교에 들어오냐.”,“안 교수를 만나 할 얘기가 있다.”는 고성이 서로 오갔다.할머니들은 “추후에 정신대 할머니들 특강도 따로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들은 뒤 학교 밖으로 나왔다.  안 교수는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조심스러운 분위기로 강연을 이어갔다.“나는 보수적 견해에서 얘기를 하는 것일 뿐이니 옳고 그름은 학생들이 다른 얘기도 들어보고 알아서 판단하라.”는 말도 수차례 반복했다.특별히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은 없었다. 그는 “진보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실패한 역사라고 하고,김정일과 손잡고 통일하자는데 어떤 게 좋을지 여러분이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그러면서 “진보도 결국 근대화의 산물인데 왜 그들은 한국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강의에는 이 학교 3학년 학생 8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 창문여고에서 열린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의 특강과 강서공고에서 열린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의 강연도 별다른 무리 없이 끝났다.학교측은 “미리 교육청에 편파적 강연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전세계 힘모아 위안부 문제 풀자”

    “전 세계가 힘을 모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하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피해자와 전 세계 활동가들이 모이는 제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 연대회의가 23~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재일 한국 YMCA 건물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등지의 피해자와 앰네스티인터내셔널 활동가 등 300여명이 모인다.1992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린 이 회의는 일본 정부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피해국 활동가들이 만들었다. 올해는 각국 활동가들의 경과보고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 공개 심포지엄과 공동 결의문 채택 등을 할 예정이다. 올해 회의를 주최하는 일본의 아시아연대회의 실행위원회 대표 다카하시 기쿠에는 “지난해 미국·캐나다·네덜란드 하원과 유럽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 결의안이 채택되는 등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과거 아시아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의 세계적 인권문제라는 사실이 부각됐다.”면서 “그러나 피해자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하루 속히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 결의를 채택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법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길원옥(81), 이수산(82), 이용수(81)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곽 의원은 “필리핀, 타이완, 한국 등 결의안을 채택한 나라들이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에 맞춰 올해 연대회의의 분위기는 사뭇 뜨겁다.”면서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이 살아있을 때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위안부는 과거 아닌 현재 잘못된 역사 바로잡는 일”

    “위안부 문제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문제이며 국적, 국경과 상관없는 인권의 문제입니다.” 지난 7월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의 주역인 마이클 혼다 의원이 26일 한국을 찾았다. 혼다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전직 교사로서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와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을 뿐”이라면서 “위안부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 여성들에 대한 현재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를 ‘용감한 여전사(Brave Woman Worrior)’라고 불렀다. 이용수 할머니는 미의회 청문회에서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에 대해 직접 증언을 하고 결의안 통과를 함께 지켜본 인물이다. 혼다 의원은 “한국에 와서 화합과 평화의 상징인 태극기를 봤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자신의 가족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콜로라도주에 격리 수용됐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1977년 일본 포로수용소에 대한 투쟁을 정식으로 전개했고 10년 만인 1988년 레이건 대통령의 사과와 보상을 받아냈다.”면서 “위안부 문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부는 언제나 잘못을 할 수 있고 그 잘못은 국민들이 지적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결의안은 그동안 2차례 발의됐지만 의원들의 참여 저조로 실패했다. 혼다 의원은 이번 결의안의 통과는 민주당이 다수당인 점과 재미 한인 교포들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도 일본계 미국인 3세로서 국내외의 일본인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는 이에 “결의안은 일본을 탄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양심을 가지고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면서 “일본 정부가 정식으로 이 문제를 받아들여 후손들의 교육에 신경을 쓰고 다른 국가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토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본 국민의 생각과 의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하지만 쉽지 않은 숙제”라고 덧붙였다. 혼다 의원은 기자회견 뒤 경기 광주시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과 만났고 서대문형무소와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를 방문했다. 혼다 의원은 28일 귀국한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위안부 결의안 채택 의미] “일본은 사과·배상하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가 평생의 한을 푸는 출발점을 만들어 줬습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위안부로 끌려갔던 이용수 할머니는 30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자 눈물을 글썽이며 소감을 밝혔다. 이 할머니는 미 하원의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지난주 워싱턴에 도착, 미 의회를 돌며 결의안 통과를 호소해 왔다.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직접 지켜본 소감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마이크 혼다 의원 등 미 의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세계평화를 위해서 미국이 이렇게 기쁨을 줄지 몰랐다. 너무 기뻐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이번 결의안 통과는 아시아에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가져올 것이다. ▶결의안 통과 운동을 전개한 미국내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교민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맞았다. 한인들이 열심히 해줘서 역사적인 한을 풀었다. 고맙다. 잊지 않겠다. ▶일본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법적인 보상을 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이번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배경은 뭐라고 생각하나.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 및 국제사회 양심의 승리다.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확신했나. -비록 나의 인생은 고통으로 가득했지만, 나는 지난 60평생을 진실과 정의를 추구해 왔다. 이번 위안부 결의안 채택은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증거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불끈 쥔 두 주먹을 하늘로 뻗으며 “일본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법적인 배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회견을 마치자 그동안의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와 함께 긴장이 풀린 듯 탈진한 모습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dawn@seoul.co.kr
  • [사설]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채택 기대 크다

    미 하원이 곧 본회의에서 `위안부 결의안´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어제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늦췄던 표결인 만큼 미 하원이 더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현재까지 하원 전체 의원 435명 중 168명이 결의안의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당초 20여명에 불과했던 공동 발의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결의안이 갖는 의의에 대한 미 의회의 이해가 폭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낙관은 할 수 없어도 워싱턴 정가에서는 과반수 통과 쪽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한 갖가지 로비를 펼쳤다. 심지어는 주미 일본 대사가 하원 지도자들에게 “결의안을 가결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억지가 미국 사회에서 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일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며 압박하는 일본의 계산이 잘못된 것임을 미 의회가 입증해 보일 것을 기대한다. 미 의회는 미국이 추구하는 인권과 정의를 결의안의 압도적 찬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얼마 전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령 괌에 거주하는 소녀를 일본군이 성노리개로 삼았다는 재판 기록이 발견됐다. 위안부 문제가 미국의 일이기도 한 점을 뒷받침하는 문서다.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방문을 받은 마이크 혼다 의원은 “미 의회가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간에 진정으로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역사적 과오를 용서 받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이다.
  • 美 의사당에 게양됐던 성조기 위안부 할머니에 선물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미국 하원 위안부결의안(HR 121)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사진 오른쪽·79) 할머니에게 미 의회 의사당에 게양됐던 성조기가 감사의 선물로 전달됐다. 톰 데이비스(공화·버지니아) 의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비엔나 한미과학기술재단에서 열린 위안부결의안 통과를 위한 타운미팅에 참석, 하원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미주 한인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지난 6월26일부터 미 의사당에 상징적으로 내걸었던 성조기를 이 할머니에게 기념품으로 건넸다.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워싱턴 범동포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문형·홍일송) 주최로 열린 타운미팅에는 워싱턴 한인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이 할머니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26일 미 의사당에서 열린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로비데이 행사에 참석해 범대위, 뉴욕한인회 회원들과 함께 위안부 결의안 공동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을 찾아가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이 할머니는 결의안을 제안한 일본인 3세 마이크 혼다(왼쪽·민주·새너제이) 의원을 방문,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고 혼다 의원은 “미 의원들이, 그리고 의회가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결의안 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24일 현재 하원 전체 의원 435명 가운데 168명이 위안부 결의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키로 약속한 상태다. dawn@seoul.co.kr
  • “16년만의 성과… 고맙고 부끄럽다”

    “16년만의 성과… 고맙고 부끄럽다”

    “며칠 전에 또 한 분이 돌아가셨어요. 그 분이 오늘 계셨더라면…, 하늘에서 지켜보고 응원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이용수 할머니) “미국이 고맙지만 우리나라 문제에 대해 외국 정부가 나서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기도 합니다.”(길원옥 할머니) 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제767차 수요집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은 ‘미국 하원 국무위원회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121) 통과´에 대해 ‘조심스러운 기쁨’을 표시한 자리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일본과 필리핀, 타이완 등지에서도 동시에 열렸으며 독일에서는 한인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7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 정대협 강주혜 사무처장은 “이번 결의안 통과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로 알리는 계기로서 환영한다.”고 말하면서도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일본 정부의 수용 문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했던 이용수(79) 할머니는 “나는 조심스러운 반가움을 갖고 있다.16년 만의 성과에 기쁘지만 이제 1차 통과일 뿐이니 절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협은 “일본이 유럽연합(EU)국가들을 대상으로 로비가 한창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9월에는 유럽 5개국을 순회하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종군 위안부 아닌 강제 위안부 피해자”

    “내가 왜 위안부입니까?‘종군 위안부’가 아니라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로 호칭을 정정해야 합니다.” EBS ‘시대의 초상’은 12일 오후 10시50분부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한맺힌 육성을 50분 동안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는 “성이 ‘위’씨고 이름은 ‘안부’가 아닌, 내 이름을 걸고 당당히 인터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월15일 미 의회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언자로 일본의 만행을 고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당당한 이 할머니도 처음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했을 때는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알았다는 생각에 죽고만 싶었단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45년 동안 묻어 놓았던 과거를 꺼내 놓은 데는 돌아가신 김학순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김 할머니가 1991년 최초로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하는 것을 본 뒤 자신도 피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피해자 신고를 했다. 증언으로 겪는 고통이 과거의 상처보다도 더 힘겨웠지만, 이제는 위안부 시절의 피해 사실과 ‘수요시위’를 하면서 겪는 심적 고통까지 진솔하게 털어놓을 정도가 됐다. “그런데 아베가 왜 부시한테 사죄를 합니까? 나한테 무릎꿇고 빌어야지. 아이고 참 웃기는 인간!” 이렇게 이 할머니는 지난 4월 아베 일본 총리의 방미 당시 벌어졌던 사죄 해프닝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시대의 초상’은 기존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프로그램 형식에서 벗어나 내레이션 없이 이 할머니의 음성만을 가감없이 들려 준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美 보스턴 도심서 ‘눈물의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보스턴 연합|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도심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현지 교민과 웰슬리칼리지의 이선희 교수 및 재학생 등과 함께 보스턴 도심 관광명소인 퀸시마켓 인근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며 미 하원에서 추진 중인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였다. 이 할머니는 추운 날씨에도 끝까지 시위대와 자리를 함께 하면서 100명이 넘는 보스턴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위안부 결의안 지지 서명을 받아냈다. 때마침 시위대 주변을 지나던 게일 아슨 뉴햄프셔 주 하원의원은 위안부 결의안 지지를 요청받고 즉석에서 서명했다.아슨 의원은 “과거에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해 서명했다.”면서 “과거를 바로잡으려는 정치인들에게 감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크로스빌에 사는 학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에빈 켈드러빈은 “2차대전 당시 일본 정부가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지서명에 동참했다.”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희생자들에게 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가두 시위에 앞서 차기 대선에 도전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모교인 웰슬리칼리지의 펜들턴 아트리움에서 재학생과 교수 등 8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이 겪은 위안부 생활에 대해 증언했다. 참석자들은 이 할머니의 피맺힌 증언을 들은 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알리고 싶다면서 문서로 정리된 증언을 요구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워싱턴 방문에 맞춰 미국에 도착, 미 국무부와 법무부 관계자를 만났으며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 28일에는 하버드대에서 강연했다.dawn@seoul.co.kr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美서 ‘눈물의 증언’ 강행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기간에 맞춰 워싱턴을 방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눈물겨운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7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캐슬린 스티븐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면담했다. ●힐 차관보 면담은 불발 당초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국무부측은 힐 차관보과 아베 총리의 방미 행사 때문에 바쁘다며 스티븐스 부차관보와의 면담으로 대체했다. 이 자리에서 스티븐스 부차관보는 “일본이 여러번 사과했는데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면담에 배석했던 서옥자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장이 전했다. 이 말은 들은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고 설명한 뒤 스티븐스 부차관보의 손을 꼭 잡으며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티븐스 부차관보는 “일본도 미국의 동맹국이라 우호관계를 무시할 수가 없다.”면서 “일본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도 많은 기여를 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서 회장은 전했다. 스티븐스 부차관보은 이날 면담에서의 발언이 개인 입장이라고 밝혔으나 전반적으로 일본을 두둔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서 회장은 말했다. 또 이 할머니는 국무부 방문을 마친 뒤 아베 총리가 방문 중인 미 의회 의사당 부근의 ‘2차 세계대전 일본인 기념비’ 부근에서 ‘사죄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아베 총리 일행을 향해 시위를 벌였다. ●하버드대학서 위안부실상 증언 이 할머니는 28일 보스턴으로 건너가 미국과 세계의 최고지성인들이 모인다는 하버드 대학에서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증언했다. 그는 이날 하버드대 ‘존 F 케네디 스쿨’ 벨퍼 빌딩 5층 벨 홀에서 ‘위안부의 실상: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란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증언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으며 하버드대 학생들을 비롯한 100여 청중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 할머니는 29일에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배출한 명문 웨슬리대학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dawn@seoul.co.kr
  • [사설] 미국, 위안부 사죄수용 운운 자격있나

    지난 주말 미·일 정상회담 직후 열린 조지 부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기자회견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아베 총리가 군위안부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인간으로서, 총리로서 마음으로부터 동정하고 있다. 죄송하다는 생각이다.”고 하자 부시 대통령이 “위안부문제는 세계사에서 유감스러운 한 장이다. 총리의 사죄를 받아들인다.”고 응수한 것이다. 누구를 위한 사죄이고 누구를 위한 수용인지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두 정상의 대답이 아닐 수 없다. 피해 당사자가 엄연히 생존해 있고,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자신의 망언 때문에 당사국으로부터 반발을 산 사실을 망각한 듯 아베 총리의 사과는 정상회담 이전부터 줄곧 미국만을 향해 있었다. 더 어이없는 것은 부시 대통령의 태도이다. 아무리 미·일동맹도 중요하고 전투기나, 소고기의 대일 수출이 미국의 이익에 긴요하다고 해도 피해당사국도 수용하지 않은 아베 총리의 어정쩡한 사과를 제3자가 나서 받아들인다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적어도 피해 당사자와 당사국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촉구했어야 하는 게 인권과 보편적인 가치를 중시한다는 국가의 대통령다운 모습이 아닌가. 일본을 전략적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면 입증할 자료가 없어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아베 총리에 따끔히 충고를 했어야 옳다. 미·일 정상의 부적절한 위안부 사죄와 수용이 있은 이튿날 하버드 대학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생생한 증언을 했다.“일본은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개탄한 이 할머니는 일본 총리가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양국 정상회담으로 잠시 숨을 고른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추진이 본격화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미 의회의 양식있는 판단과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위안부 문제 美 ‘우회 비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하는 시기에 맞춰 미국 정부의 고위관계자가 위안부 피해자를 초청, 면담을 갖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7일 오후 2시(현지시간) 집무실에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갔던 이용수 할머니(78)를 면담한다. ●일본군 만행 증언 듣기로 이용수 할머니는 26일 저녁에는 워싱턴의 위안부 관련 행사에 참석, 지난 1996년 위안부 강제 동원 등에 관련된 일본 전범 16명의 미국 입국을 차단했던 엘리 로젠버그 특별조사국장을 만났다. 미 정부 관계자들이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자를 공식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날에 맞춰 미 국무부에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힐 차관보가 이용수 할머니를 면담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처리 방식에 대한 미 정부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데니스 윌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이웃국가들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일제에 의한 위안부 문제로 촉발된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힐 차관보와 이용수 할머니의 면담에는 서옥자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장과 김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생존자복지위원장, 쿠마 국제사면위원회 아시아담당 국장 등이 배석한다. 이용수 할머니는 26일 저녁 워싱턴 인근 호텔에서 열린 위안부 관련 행사에서 서울신문 기자에게 “힐 차관보가 한국 대사를 지냈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주위에서 들었다.”면서 “위안부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만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또 이날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본 적도 없고 배상금을 받은 적도 없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에 사과한다는 아베 총리의 말에 속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 “아베에 속지 말라”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워싱턴에 도착한 아베 총리를 겨냥 “일본 정부는 과거에 저지른 전쟁범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월15일 미 의회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태 소위의 위안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안부로 끌려가 겪은 고통을 낱낱이 증언한 바 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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